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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거점 확대 나선 배터리3사, 2분기 실적은 엇갈리나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 배터리사들이 잇따라 해외 생산 거점을 확대하며 한편에서는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니켈과 리튬 등 핵심 광물의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투자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배터리3사가 모두 외형을 키우고 있지만, 실적에서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3사는 최근 완성차 업계와 합작법인 등을 통해 생산거점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첫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부지를 선정하고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 합작법인에는 25억 달러(약 3조1262억원)가 투자되며 올해 말 착공에 돌입, 2025년 1분기 가동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스텔란티스와 캐나다에 짓기로 한 합작법인의 사명을 ‘넥스트스타 에너지’로 정하고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올해 하반기 착공을 시작한다. 2024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은 북미뿐만 아니라 포드와 유럽 터키에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유럽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자잿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했던 올 초 수준보다는 안정화됐지만, 리튬의 경우 1년 새 400%가 올랐을 정도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관계자들이 지난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시에서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작공장’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다만, 업계는 배터리3사가 원자재 가격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의 계약에서 판가 전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3사는 계약 구조상 시차를 두고 판가 전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원자잿값 변동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배터리 3사 간 2분기 실적 희비는 갈릴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투자 확대 등에 따른 비우호적이 영업환경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니켈과 리튬 등 핵심 광물의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보다 안정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꾸린 삼성SDI와 일정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나 초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SK온은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시장 추정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264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63.49% 감소하지만, 1분기인 2589억원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전지와 소형전지로 다양화한 제품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고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87% 늘어날 전망이다. 11분기 삼성SDI가 전년 동기 대비 142.02% 증가한 32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1분기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이어가는 셈이다. 삼성SDI 역시 중대형전지와 소형전지로 다각화된 제품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초기 가동 비용 등으로 2730억원가량의 적자를 낸 SK온의 경우 공격적인 생산 거점 확대를 이어가고 있어 2분기 역시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자금 운용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재무적 위험부담은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K온 측은 이에 대해 “전략적 투자를 진행 중으로, 하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국내 배터리3사의 외형은 생산능력 확충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차별화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 효과와 수율, 제품 포트폴리오 등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부커상 불발됐지만 ‘저주 토끼’ 정보라가 남긴 것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보라 작가가 쓴 소설집 ‘저주토끼’의 영국 부커상 최종 수상은 불발됐지만, 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긍정적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 증대와 판권 거래 활성화는 물론 한국 장르문학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이번 ‘저주토끼’의 부커상 최종 입후보 성과는 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 증대와 판권 거래 활성화에 긍정적인 선순환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27일 기대했다.복수를 주제로 다룬 정보라 작가가 쓴 소설집 ‘저주토끼’의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이 불발됐지만, 정보라 작가가 남긴 긍정적 파급 성과는 다양하다.◇한국문학 국제적 인지도 확산①번역원에 따르면 2016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이후 한국문학 작품의 해외 수상 또는 입후보 성과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 5년 간 한국문학 해외 수상·입후보 건수는 약 5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3년 오정희 작가의 ‘새’가 독일 리베라투르상을 받은 이후 2015년까지 한국문학의 해외 수상 또는 입후보 건수는 누적 16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6건, 17건의 수상·입후보 성과를 보였다.번역원 측은 “한강의 부커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며 “이러한 추세에 비추어, 올해 정 작가의 입후보 성과 역시 향후 한국문학 작품의 수상·입후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판권 거래 활성화 선순환 기대②‘저주 토끼’는 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영어로 번역 출간됐다. 현재까지 17개국에서 판권 계약이 체결돼 기대 현실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저주토끼’의 부커상 쇼트리스트 진출에는 작품을 직접 발굴하고 출간을 추진한 번역가 안톤 허(본명 허정범)와 한국문학 작품을 지속해서 출간해 온 출판사 혼포드 스타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번역원은 뛰어난 원작과 우수한 번역, 현지 출판사의 출판·홍보 역량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결과라고 분석했다.◇소외된 장르문학 재평가·가능성 확인③아울러 한국 문단의 장르적 다양성을 확장하는 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르 문학은 판타지, 과학소설(SF), 추리 등 특정 유형의 서사를 띤 문학으로 대중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국내 문학계에서는 순수 문학에 비해 저평가되거나 소외돼 온 게 사실이었다.2017년 출간된 ‘저주 토끼’는 공포, 판타지, SF가 혼재된 10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표제작을 비롯해 ‘머리’, ‘몸하다’, ‘안녕, 내 사랑’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이 실렸다. 올해 부커상 최종 후보 중 여러 장르성을 갖춘 단편집은 ‘저주토끼’뿐이며 환상문학에 속하는 작품으로도 유일했다.번역원은 연간 약 180~200여 종의 한국문학 번역서가 출간되고 꾸준한 한국문학의 수상 또는 입후보, 선인세 규모 증가, 해외출판사와 선 계약 체결 후 번역원 지원 신청 건수 증가 등에 비춰 현재를 문학한류의 도입기로 보고 있다. 이번 입후보 소식을 계기로 각 지표의 양적 성장이 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번역원에서는 해외출판사를 통한 번역출간 지원 확대 및 번역인력 양성 전문화 등을 통해 문학한류 ‘성장기’ 진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지속·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정보라 ‘저주토끼’ 부커상 아쉬운 고배…수상작 ‘모래의 무덤’(종합)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인도 작가 기탄잘리 슈리의 소설 ‘모래의 무덤’(Tomb of Sand)이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정보라(46) 작가의 ‘저주토끼’(Cursed Bunny) 최종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다.부커재단은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이벤트홀인 원메릴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지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Tomb of Sand)’을 2022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책을 번역한 데이지 록웰도 함께 수상했다.복수를 주제로 다룬 정보라 작가가 쓴 소설집 ‘저주토끼’의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이 불발됐다.‘모래의 무덤’은 이 부문 17년 역사에서 힌디어로는 처음으로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으로, 최종 수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아직 한국어로는 출간되지 않았다. 작품은 인도 북부에서 80세의 한 여성이 남편의 죽음으로 깊은 우울증에 빠진 뒤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기 위해 나서는 여정과 그 과정에서 딸이 느끼는 혼란을 담았다.부커재단은 “종교, 국가, 성별을 막론하고 국경의 파괴적 영향에 대한 긴급하면서도 매력적인 항의”라고 소개했다. 1957년 출생인 기탄잘리 슈리는 대학에서 인도 현대사를 전공하고 세 편의 소설과 여러 소설집을 냈다.기탄잘리 슈리는 “부커재단에서 연락이 왔을 때 믿기지 않았다”며 이 작품을 펴낸 출판사 틸티드 액시스를 운영하는 데보라 스미스와 데이지 록웰 번역가,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데보라 스미스는 2016년 이 부문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했다.2016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부커상 수상의 기대를 모았던 정 작가의 소설집 ‘저주토끼’는 아쉬운 고배를 마셨다. 2017년 아작 출판사를 통해 국내 출간된 작품은 지난해 안톤 허(본명 허정범·41)의 번역을 통해 해외 독자들과 만났다. 2021년 영국 혼포드 스타(Honford Star) 출판사를 통해 처음 해외에 소개된 이후 총 18개국에서 번역 출판 계약했으며, 한국의 장르 문학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정 작가는 6월 초 일정을 마치고 귀국 후, 당분간 밀린 번역과 집필 작업에 매진할 예정이다.부커재단은 26일 밤(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 이벤트홀인 원메릴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인도 작가 기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Tomb of sand)을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호명했다(사진=부커상 홈페이지).앞서 부커재단은 지난달 7일 ‘저주 토끼’를 포함한 최종 후보작 6편을 공개하면서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활용해 현대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와 잔혹함을 이야기한다”고 ‘저주 토끼’에 대해 소개했다.저주토끼는 이번 시상식에서 슈리의 ‘모래의 무덤’을 비롯해 201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올가 토카르추크(폴란드)의 ‘야곱의 책들’(The Books of Jacob), 욘 포세(노르웨이)의 ‘새로운 이름’(A New Name), 가와카미 미에코(일본)의 ‘천국’(Heaven), 클라우디아 피네이로(아르헨티나)의 ‘엘레나는 안다’(Elena Knows) 등 세계 유명 작가들의 5개 작품과 경쟁했다.한편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며 2019년까지 맨부커상으로 불렸다. 2005년 신설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작품에 공동 기여한 작가와 번역가에게 상금(5만 파운드·한화 약 8000만원)을 균등 지급한다.
- [목멱칼럼]기업이여! MZ세대 직원의 발판이 돼라
- [박용후 관점디자이너]“평생직장 따윈 없다. 최고가 되어 떠나라!” 배달의민족 벽 모퉁에 적혀 있는 글귀입니다. 그것도 입사를 원하는 자들이 면접을 보는 공간에 떡 하니 붙어있죠. 배민은 왜 이런 문구를 보란듯이 붙여놨을까요? 또한 그것이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요? 이 문구가 갖는 의미와 파괴력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요즘 젊은 세대의 특성을 제대로 꿰뚫고 있습니다. NC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요즘 세대를 ‘애늙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인터넷과 동영상, 검색이 일상의 중심에 있는 환경 가운데 성장해 온 그들의 지식량은 지금의 기성세대가 그 시절 갖고 있던 지식의 양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죠. 김 대표는 ‘보고 들은 것이 많고, 아는 것이 많은’ 그들을 예전처럼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을 옮겨준다는 개념의 ‘가르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합니다. 또한 기성세대가 그들의 사고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숨이 차고 가쁘도록 빠릅니다. 막스 베버, 헨리 포드, 프레더릭 윈슬로 테일러의 이론으로 대변되던 기업운용의 경제원칙이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젊은이들이 일을 하고 삶을 영위해가는 곳으로서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미 크게 바뀌었고 지금도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사원, 대리, 과장, 부장, 임원으로 성장하는 기존의 수직적 직급체제를 통한 성장시스템은 그 의미가 이미 퇴색되고 있습니다. 한 회사에 입사해서 한단계 한단계 차근 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며 성장하던 시스템은 붕괴되고 있으며 평생직장 따위는 이미 고려대상에서 사라졌습니다. 이제 G제너레이션의 성장 생태계는 기존시스템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인사시스템 운용에 있어서도 앞서 밝힌대로 직원들을 ‘교육시킨다’ ‘가르친다’는 개념은 예전에 비해 그 효율성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motivate), 그들의 성장을 돕는(assist)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한 회사에서 평생을 바치던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부모세대와는 전혀 다른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한 직장에서 성장의 사다리를 밟아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 따위는 당당하게 거부합니다. 오히려 자신의 성장을 위해 회사를 성장의 사다리로 활용하며, 만약 성장을 위해 ‘다른 회사’라는 새로운 사다리가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결단하고 옮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본인의 ‘실력’이며, 본인의 ‘행복’입니다.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어야 하며, 회사의 비젼을 느낄 수 있는 회사여야 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곳을, 자신에게 신선한 자극이 많은 직장을 좋은 직장이라 여깁니다. 자신의 의견을 묵살하고 억압적이고 소통이 안되는 조직도 그들의 기피대상 일순위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고려사항이 아니라 기본이자 필수사항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는 회사는 실력있는 젊은들의 기피대상이 됩니다. 그저 먹고살려고 일하는 직원이 많은 회사는 도태됩니다. 기꺼이 그들에게 사다리가 되어주고, 성장한 직원들에게 다른 사다리가 필요하다면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는 회사가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좋은 회사입니다. 그들이 다른 회사로 옮기면서도 “나는 어느 회사 출신이다”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입니다. 회사가 그들을 바꾼다기 보다는 그들이 회사를 바꾸고 있다는 점을 받아드려야 합니다. 세상은 이미 바뀌어 있고,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그걸 느끼지 못하는 회사는 시간의 문제일뿐 도태될 것입니다. 좋은 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좋은 인재는 자랍니다. 변화를 슬기롭게 수용하는 회사에 인재가 몰려듭니다. 기존의 방식만 고수하다가는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부는 언덕같은 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바뀐 세상을, 바뀌고 있는 세상을 느끼고 행동해야 진화할 수 있습니다.
- LG에너지솔루션, 2030년까지 타이트한 수급 기대-키움
-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키움증권은 26일 북미 배터리 시장 수급 타이트 현상이 오는 2030년까지 지속돼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60만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동욱 연구원은 “북미 배터리 시장은 2030년까지 수급 타이트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공격적 증설에도 불구하고 OEM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고,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휘발유 차량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의 권장소비자가격 상승,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확대 정책 추진으로 북미 전기차 배터리 수요 비중은 지난해 13.5%에서 올해 17%, 내년 21%, 2030년 28%를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미국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확대에 더불어, 노조를 보유한 공장에서 만든 전기차는 추가적으로 4500달러를 지원하고,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사용 시 500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자동차 빅 3인 GM, 포드, 스텔란티스에 모두 공급하고 있어, 경쟁사 대비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현대차의 전기차 건설 발표 및 혼다의 GM과의 협력 강화도 이런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수급 타이트 현상 지속을 반영해 원재료 가격이 연동되고 수익성이 담보되는 계약 만을 선별 수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파우치형·소형 원통형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중대형 각형·중대형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검토를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4680 등 고용량 신규 폼팩터 원통형 제품을 고객사의 양산 스케줄에 맞춰 연구개발을 집중적으로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눈 큰 아이 vs 눈 큰 여인…5월 미술품 경매시장에 쏠린 '눈'
- 하비에르 카예하의 ‘같은 옛이야기’(2018·왼쪽)와 천경자의 ‘여인’(1990·가운데).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5월 메이저 경매에 각각 메인작품으로 내놓은, ‘눈’으로 승부한 새로운 ‘얼굴’들이다. 카예하의 작품은 추정가 9억∼12억원, 천경자의 작품은 추정가 6억∼9억원을 달았다. 오른쪽은 파블로 피카소의 ‘액자 속 남자의 흉상’(1969). 역시 ‘눈’에 힘을 준 작품이다. 26∼27일 크리스티홍콩경매에서 추정가 1억 5000만홍콩달러(약 245억원)를 걸고 새 주인을 찾는다(사진=서울옥션·케이옥션·크리스티).[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쏟아내듯 경매시장으로 보낸 미술품들이 또박또박 새 주인을 찾아가면서 기록한 낙찰총액이 785억 3000만원. 지난 1분기가 그랬다. 오프라인·온라인 가리지 않고 국내 10개 경매사가 71회(오프라인 10회, 온라인 61회)의 경매를 치러냈으니 매주 5회 이상 어딘가에선 경매봉 내리치는 소리, 그게 아니라면 응찰가 올리는 마우스 클릭소리가 계속 들렸단 뜻이다. 지난해 1분기(527억 7000만원)와 비교해 48.8%가 늘어난 그 낙찰총액 덕분에 당장 실적을 크게 올린 데는 다름 아닌 국내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다. 두 회사가 최근 신고한 1분기 매출액은 325억 2000만원(서울옥션 216억 3000만원, 케이옥션 108억 9000만원). 이 중 미술품 판매가 182억 2000만원, 경매수수료 수입이 122억 8000만원이다. 지난해 1분기(228억 1000만원)보다 42.5%를 늘렸다. 올해 2분기의 정중앙인 5월에도 경매봉 떨어지는 소리는 요란할 예정이다. 양대 경매사가 예정한 메이저 경매가 200여점, 277억원어치를 내놓고 컬렉터를 부른다. 24일 서울옥션은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을, 25일 케이옥션은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5월 경매’를 열고, 각각 90여점 172억원어치(서울), 110여점 105억원어치(케이)를 판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5월 메이저 경매에 출품하는 이배의 작품들. ‘붓질 3-89’(2021·163.7×131.7㎝·왼쪽)은 서울옥션에 추정가 4000만∼8000만원에, ‘불로부터’(2001·162.2×130.3㎝)는 케이옥션에 1억 9000만∼3억원에 나선다(사진=서울옥션·케이옥션).◇카예하 원화 국내 첫 경매…천경자는 큰딸 연상한 그림5월 이들 메이저 경매에선 그간 ‘메인작품’으로는 드물었다고 할 새로운 ‘얼굴’들이 눈에 띈다. 인물화 그것도 ‘눈’이 매우 독특한 회화작품의 등판이다. 스페인작가 하비에르 카예하(50)에겐 대표적인 캐릭터가 있다. 산처럼 솟은 더벅머리를 목 대신 어깨에 올린 한 소년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특별한 외형이라면 얼굴의 절반을 차지하는 두 눈. 그래서 이 소년은 작품명보단 ‘눈이 큰 아이’로 줄곧 불려 왔던 터다. 그 ‘눈이 큰 아이’가 국내 경매에 처음 나온다. ‘같은 옛이야기’(Same Old Story·2018·130×116㎝)란 타이틀을 단 출품작은 카예하의 첫 원화작품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 작가는 에디션이나 판화, 아트토이 등으로만 거래된 적이 있다. 서울옥션에 나서는 작품의 추정가는 9억∼12억원이다. ‘눈이 큰 아이’의 대항마 격인 ‘눈이 큰 여인’도 뜬다. 바로 천경자(1924∼2015)의 ‘여인’(1990·40×31㎝)이다. 카예하보단 현실적인 눈을 가진 인물이지만 천경자 특유의 고독한 외현은 출품작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특히 화려한 치장과는 달리 공허함을 품은 멍한 눈동자가 말이다. ‘여인’은 천경자가 큰딸을 생각하며 그렸다는 스토리에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굴곡 많은 삶을 산 여성작가가 자신과는 다른 인생을 살길 바라는 딸에게 기울인 마음이 어떻게 보일까 해서다. 케이옥션에 나서는 작품의 추정가는 6억∼9억원. ‘인물·얼굴·눈’ 등을 키워드 삼은 5월의 미술품 경매가 유독 뜨겁다면, 해외서 날아온 소식들이 분위기를 달군 덕도 있다. 2주 전 크리스티뉴욕경매에서 1억 9504만달러(약 2500억원)에 팔린 ‘총 맞은 푸른 마릴린’(Shot Sage Blue Marilyn·1964)이 그중 하나다. ‘경매에서 팔린 20세기 미술작품 중 최고가’란 다소 억지스러운 수식이 달리게 됐지만, 이 범주에 드는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1955·1억 7940만달러)과 장 미셸 바스키아의 ‘무제’(1982·1억 1050만달러)를 제친 건 맞다. 앤디 워홀의 총 맞은 푸른 마릴린’(1964). 지난 9일(현지시간) 크리스티뉴욕경매에서 1억 9504만달러(약 2500억원)에 팔리며 ‘경매에서 팔린 20세기 미술작품 중 최고가’란 타이틀을 얻었다(사진=크리스티).앤디 워홀이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한 마릴린 먼로의 색색 초상화 5점 중 ‘블루’ 배경인 작품은 진짜 ‘총 맞은 작품’으로 화제가 됐더랬다. 행위예술가 도로시 포드버가 워홀의 스튜디오를 방문해 먼로의 초상화 5점을 겹쳐 세워놓고 권총을 발사했던 건데, 낙찰작은 그때 살아남은 3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오렌지’ 배경의 한 점은 2017년 경매가 아닌 개인 거래를 통해 2억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26∼27일 여는 크리스티홍콩경매에 출품한 피카소의 ‘액자 속 남자의 흉상’(Buste d’homme dans un cadre·1969·92×73㎝)도 역시 ‘얼굴·눈’이 돋보이는 인물추상화로 꼽힌다. 추정가 1억 5000만홍콩달러(약 245억원)를 달고 나선 작품은 프랑스작가 알렉산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에 등장하는 리슐리외 추기경을 그렸다고 전해진다. 강렬한 검은 눈을 즐겨 그렸던 피카소의 붓이 빚은 강인한 남성상이 도드라진 작품은 영국배우 숀 코네리가 컬렉션한 그림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품은 아들 스테판 코네리가 내놨다. ◇이우환 ‘동풍’, 31억원 최고가 ‘동풍’ 기록 깰까 ‘인물·얼굴·눈’이란 키워드 외에도 국내 5월 경매에서 눈여겨볼 지점이 적잖다. 세계적인 큰 작가의 조각작품 두 점도 묘한 대결구도를 만드는데. 서울옥션에 출품하는 이브 클랭(1829∼1962)의 ‘미켈란젤로 이후 죽어가는 노예’(The Dying Slave After Michelangelo S20·1962·22×15×60㎝)가 그 하나고, 케이옥션에 출품하는 안토니 곰리(72)의 ‘밈(MEME) CXXXVIII’(2011·10.5×6×37㎝)이 다른 하나다. 이브 클랭의 ‘미켈란젤로 이후 죽어가는 노예’(1962·왼쪽)와 안토니 곰리의 ‘밈 CXXXVIII’(2011).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5월 메이저 경매에 내놓은 조각작품이다. 클랭의 푸른 조각은 추정가 1억∼2억원, 곰리의 블록 조각은 추정가는 2억 5000만∼3억 5000만원에 출품했다(사진=서울옥션·케이옥션).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을 본뜬 클랭의 작품은 그의 상징이라 할 강한 푸른색이 특징. 300개의 에디션 중 285번이며 추정가는 1억∼2억원이다. 나무로 만든 블록로봇을 세운 듯한 곰리의 작품은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1976)에서 쓴 용어 ‘밈’에서 따왔단다. 추정가는 2억 5000만∼3억 5000만원이다. 케이옥션에서 나오는 이우환(86)의 ‘동풍 S85080’(1985·227.3×181.8㎝)도 향방을 지켜볼 대작 중 한 점이다. 지난해 8월 31억원에 낙찰되며 ‘생존작가로 가장 비싼 작품’을 기록한 이우환의 1984년 작 ‘동풍’과 닮은꼴이라서다. 이번에 출품하는 ‘동풍 S85080’은 여러모로 ‘동풍’(1984)과 유사해 컬렉터의 집중관심 대상이다. 150호 동일한 크기에 같은 색상을 가진 데다가 제작연도까지 비슷하다. 다만 1984년 작품보단 구성이 다소 단순하고 느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역시 케이옥션에서 추정가 20억∼30억원을 달고 출품했다가 유찰된 적도 있다. 이번 경매에선 추정가 12억∼30억원으로 시작가를 낮추고, 다시 한번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이우환의 ‘동풍 S85080’(1985). 지난해 8월 31억원에 낙찰되며 ‘생존작가로 가장 비싼 작품’을 기록한 이우환의 1984년 작 ‘동풍’과 크기·색상·제작연도가 닮아 관심을 끈다. 지난해 10월 한 차례 유찰됐던 작품이 이번 케이옥션에서 추정가 12억∼30억원을 달고 다시 나선다(사진=케이옥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