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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원조로 만든 전투기, 역수출 추진…세계 시장점유율 50% 도전
- [사천(경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달 찾은 경상남도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고정익동은 활기가 넘쳤다. 축구장 3배 면적인 2만1600㎡(약 6500평) 규모의 이 공간에는 국내 공군에 납품할 물량 뿐만 아니라 최근 수주한 수출 물량 조립이 한창이었다. 여기에 올해 양산을 시작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자체 개발 전투기 KF-21 라인도 준비하고 있었다.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K-방산’의 최전선이었다. ◇폴란드·인도네시아·태국 수출 물량 제조 한창취재진이 찾았을 당시 폴란드로 가는 FA-50 항공기 2대가 격납고에 대기하고 있었다. KAI는 지난 2022년 9월 폴란드와 48대의 FA-50 경(輕)전투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우리 공군 전술입문용 훈련기 TA-50 2차(Block-Ⅱ) 버전을 수출 사양에 맞게 변경한 FA-50 GF(Gap Filler·갭필러) 12대를 우선 폴란드에 납품하기로 했다. 갭필러는 군에서 구형 장비와 신형 장비 도입 시기 사이를 메운다는 의미다. 지난 해 7월 FA-50 GF 1·2호기 납품을 시작으로 이번 11·12호기까지 지난 달 29일 폴란드에 도착했다. 역대 최단기간인 계약 1년 3개월 만에 FA-50GF 12대를 폴란드에 납품하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경남 사천 KAI 본사 고정익동에서 우리 공군에 납품될 전술입문용 훈련기 TA-50 Block-Ⅱ 조립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KAI)이후 KAI는 2025~2028년 FA-50 PL 버전 36대를 제작해 폴란드에 납품할 계획이다. FA-50 PL은 T-50 계열 항공기 중 최고 사양이다. 경전투기는 연료탱크가 작아 작전 수행에 한계가 있다. FA-50 PL은 공중급유 기능과 함께 300갤런(약 1136L) 상당의 연료탱크가 추가된다. 또 최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탑재해 탐지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AIM-9X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해 타격 범위도 확대한다. 타겟팅 포드(TGP)와 레이저 유도폭탄 등 지상공격 능력도 추가될 예정이다.폴란드 1차 수출 물량 조립이 끝난 KAI 고정익동 조립라인은 인도네시아와 태국으로 갈 FA-50 항공기 조립이 이뤄지고 있었다. 앞서 KAI는 2011년 T-50 계열 초음속 항공기 16대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었다. 이에 더해 2021년 인도네시아는 T-50 전술입문훈련기 6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이 물량이 현재 고정익동에서 조립되고 있다. 태국 역시 마찬가지다. 2015년 최초 4대의 T-50 항공기를 도입하기로 한 태국은 이후 2017년 8대 추가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에 2대를 더 들여오기로 하면서 KAI는 현재 이 물량을 만들고 있다. 이에 더해 KAI는 고정익동 한 켠에 말레이시아 수출형 FA-50 생산 라인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해 말레이시아는 KAI와 FA-50 18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동남아 시장에서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였다. 말레이시아가 도입할 FA-50은 고객 요구에 맞춰 공중급유 기능과 무장 확장 등 성능이 개량된 버전으로 초도 납품은 2026년 진행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는 FA-50과 동일 기종으로 2차 18대 추가 도입을 계획하고 있어 물량은 최대 36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KAI가 역대 최단기간 납품한 FA-50GF 12대가 폴란드 민스크 공군기지 주기장에 일렬로 세워져 있다. (사진=KAI)◇美 기술받아 만든 FA-50, 역수출 추진이와 함께 우리 공군에 납품될 성능개량형 전술입문용 훈련기 TA-50 생산 라인도 분주했다. 전술입문용 훈련기는 전투조종사가 전투비행대대에 배치되기 전 무장과 레이더 운용 등 전술임무를 숙달하는 항공기다. 기존 Block-Ⅰ 버전에는 없는 정밀유도폭탄(JDAM) 운용능력을 갖췄다. 야간투시장치 사용에 적합한 조명장치를 장착해 야간비행 능력도 강화했다. 또 레이더 경보수신기(RWR), 전자전탄살포기(CMDS) 등을 통해 적의 공격으로부터 항공기 자체 보호 능력도 확충했다. 이를 위해 KAI는 2020년부터 TA-50 성능개량형을 연구개발 해왔다. 공군은 약 1조원을 들여 20대를 확보할 예정이다. 여기서 생산된 TA-50 Block-Ⅱ 1호기가 지난 달 말 공군에 납품됐다. KAI 관계자는 “T-50 계열 항공기는 다양한 국가에서 약 140여대 도입해 운용되고 있을 만큼 뛰어난 성능과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미국의 기술지원을 받아 개발한 항공기지만, 미국에 역수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해군은 2025년 하반기 계약을 목표로 145~220대의 고등훈련기를, 2027년을 목표로 64~132대의 전술훈련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미 공군 역시 2026년 계약을 목표로 128~244대 규모의 전술훈련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2018년 KAI와 미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의 FA-50은 미 공군 차기고등훈련기(APT) 사업에서 보잉의 T-7에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T-7이 기체결함 등으로 예정보다 개발이 지연돼 논란이 됐다. FA-50이 미 해·공군의 차기 유력 훈련기 기종으로 언급되고 있는 이유다. KAI가 개발한 육군기동헬기 수리온(왼쪽부터),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의무후송헬기, 경찰헬기, 산림헬기, 소방헬기가 회전익동 앞 활주로에 주기돼 있다. (사진=KAI)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FA-50은 전 세계 전투 가능 항공기 시장에서 2022년 이후 납품 전망 순위가 3위로 뛰었다. 2위 러시아의 부진 속에 한국이 약진하며 미국(1370대)과 프랑스(210대) 다음의 시장점유율(6%)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FA-50이 미국에 진출하면 해외 고등훈련기 및 경전투기 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의 500대 수요를 기반으로 서방 국가와 중동·아프리카 등에 대한 추가 수출이 이뤄져 1000여대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KAI는 회전익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KAI 회전익동에선 육군에 납품될 수리온 헬기 마지막 물량과 경찰·해경·산림·소방 헬기 1대씩이 조립되고 있다. 또 육군 공격헬기로 활약한 소형무장헬기(LAH) 생산도 한창이다. KAI 관계자는 “T-50 계열 항공기는 우리 공군에 납품된 이후 10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출이 시작됐다”면서 “수리온 헬기 전력화 10년이 도래함에 따라 이 역시 수출의 물꼬가 틀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현대차·기아, 美현지 전기차 생산 본격화..“악재뚫고 질주”
- [이데일리 박민 기자] 지난해 미국에서만 사상 처음으로 150만대 이상(165만 2821대) 차를 팔아 완성차 판매 순위 4위에 등극한 현대차·기아가 새해에도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는 미국 시장은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강화에 따른 보조금 혜택 축소, 고금리에 높아진 구매비용으로 인한 수요 둔화로 업황이 어두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지 전기차 생산공장 가동과 신차 출시 등으로 파고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17일 현대차·기아는 올해 미국내에서 순수 전기차(BEV)와 하이브리드(HEV) 등 친환경차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미국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하이브리드(HEV)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공장에 혼류생산 방식을 적용, 순수 전기차(BEV)와 하이브리드(HEV)를 동시에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만 전년보다 52.3% 급증한 친환경차 총 27만8122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낸 바 있다.현대차·기아는 올해 다양한 차급의 신차를 출시해 가격 다양화를 꾀하고, 고객 선택의 폭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의 뒤를 잇는 후속 전기차 시리즈를 출시한다. 연내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EV3’와 준중형급 세단형 전기차 ‘EV4’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도 연말쯤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아이오닉7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오닉7은 아이오닉5·아이오닉6에 이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현대차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 모델로, 3열 시트를 배치한 대형 전기 SUV이다. 기아 전기차 브랜드 EV 라인업. (사진=기아)무엇보다 현지 생산을 강화해 북미내 생산 차량에만 세액공제(보조금)을 적용하는 IRA 수혜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현지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즉각적이고 유연한 수요 대응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아는 오는 2분기 중 미국 조지아주(州) 웨스트포인트의 공장(Kia Autoland Georgia)에서 EV9을 생산할 예정이다. 아직 차종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 추가적으로 전기차 현지 생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현대차가 2021년 11월 미국 LA 오토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세븐’(사진=현대차).이르면 오는 3분기부터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의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가동할 예정이다. HMGMA에서는 아이오닉5가 첫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ㆍ기아는 당초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했으나, IRA를 등 더욱 치열해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자 가동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특히 현대차·기아는 올해 IRA 규정이 강화돼 보조금 혜택 차종이 대폭 줄어든 점을 오히려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미국 내 보조금 적용 차량은 셰보레(2종)와 크라이슬러(1종), 포드(3종), 지프(2종), 링컨(1종), 리비안(5종), 테슬라(5종) 등 미국산 브랜드 19개 차종만 해당한다. 일본·독일차는 올해부터 모두 제외됐다. 미국 내 판매 물량 대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 기아 역시 수혜 차종은 없다.그동안 현대차·기아는 IRA가 상업용 차량에 한해서는 예외 조항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상업용 전기차 리스 판매 비중을 늘리는 전략으로 미국 내 판매 점유율을 높여왔다. 여기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에서도 미국 현지 딜러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판매장려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할인정책을 펴면서 보조금 혜택을 상쇄하며 고군분투해왔다. 이를 통해 현대차ㆍ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전년보다 62.6% 증가한 9만4340대의 전기차를 판매,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외 투자자와 기관을 상대로 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 규모를 20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2030년에 전체 자동차 판매의 53%에 해당하는 66만대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 현지 공장 전기차 생산 비중을 지나해 0.7%에서 2026년 37%, 2030년 75%로 확대할 계획이다.
- 유해란, 양희영, 전인지 LPGA 개막전 출격..고진영, 김효주는 훈련
- 유해란. (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유해란(23)과 양희영(35) 그리고 전인지(30)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 우승 사냥에 나선다.지난해 신인상을 받은 유해란과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 양희영 그리고 통산 4승의 전인지는 18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LPGA 투어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50만달러)에 나란히 출전한다.LPGA 투어는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2024시즌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 총 33개 공식 대회에 총상금 1억1800만달러(약 1567억원) 이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가 예정돼 있다.시즌 개막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1월에 열리면서 한국 선수들의 참가가 뜸했다. 12월 시즌을 끝낸 한국 선수들은 귀국했다가 2월 초까지 전지 훈련하는 선수가 많다. 이에 훈련 중간에 미국으로 건너가 대회에 참가하는 것보다 훈련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시즌에 돌입하려는 선수가 많았다. 또 참가 자격이 최근 2년간 LPGA 투어 대회 우승자로 제한적인 것도 한국 선수의 참가 인원이 적은 이유다.작년에는 한국 선수가 1명도 참가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3명이 나선다. 유해란은 일찍 시즌을 시작하고, 올랜도에 거주하는 양희영과 인근에서 훈련 중인 전인지가 개막전 우승에 도전한다. 고진영과 김효주는 참가 자격이 있지만,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출전하지 않는다. 둘 다 2월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타일랜드부터 시즌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올해 대회엔 총 36명이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릴리아 부(미국)와 2위 인뤄닝(중국) 그리고 세계랭킹 5위 넬리 코다(미국) 등이 출전한다.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이 대회 사상 첫 타이틀 방어를 노린다.올해 6회째 열리는 이번 대회는 2019년 지은희를 시작으로 2020년 가비 로페스(멕시코), 2021년 제시카 코다(미국), 2022년 대니엘 강, 지난해 헨더슨이 한 번씩 우승했다.경기 방식은 프로선수와 스포츠스타 그리고 연예인 등 유명 인사가 함께 경기하는 ‘프로암’ 방식으로 진행한다. 프로선수는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방식으로 치러 우승자를 가리고 유명인사 부문은 홀별 성적에 따라 정해진 점수를 부여하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해 별도 순위를 매긴다. 지난해 대회에선 테니스 선수 출신 마디 피시(미국)가 152점을 획득해 우승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유명인사 부문 3위에 올랐던 은퇴한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올해도 출전한다.이와 함께 메이저리그 투수 출신 존 스몰츠와 NBA 스타 레이 앨런, NFL 출신의 래리 피츠제럴드, 배우 브라이언 바움가르트너 등도 유명인사 부문에 출전한다.
- 악재 잇따르는 코스피…'지정학 리스크, 업종별 전략은'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바람 잘 날 없는 국제 사회의 지정학적 이슈에 증시 투자심리가 출렁이고 있다. 안 그래도 코스피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 갈등에 더해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따른 미·중 마찰 부담까지 겹겹이 쌓이면서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이슈에 따라 업종별 주가가 엇갈리는만큼 글로벌 이슈를 고려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해상운임이 상승하며 해운주는 오르고. 부품 수급 우려에 테슬라와 함께 2차전지주는 내리고 있다. 대만 선거가 곧바로 극단적인 무력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향후 반도체, 방산 등 업종을 유의해 살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코스피, 지정학 이슈에 ‘희비’…해운↑2차전지↓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4포인트(0.04%) 상승한 2525.99에 거래를 마쳤다. 9거래일 만의 상승 전환이다. 코스피 업종들은 이날 주요 지정학적 이슈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에 홍해가 위협받는 가운데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부근의 해상 무역로인 오만만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중동 지정학 긴장이 고조됐다. 지정학적 갈등에 철강(-1.03%%)과 화학(-1.09%) 업종은 2차전지주 약세로 ‘파란불’을 켰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3%대, LG화학(051910), 포스코퓨처엠(003670)은 2%대, POSCO홀딩스(005490), 삼성SDI(006400)는 1%대 하락했다. 홍해를 비롯한 핵심 교역 항로가 군사분쟁에 휩싸이자 공급란 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전기차 공장들이 중국에 핵심 부품을 의존하고 있는데, 홍해는 유럽과 중국을 잇는 주요 경로다. 이에 따라 홍해 봉쇄로 독일 내 차량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힌 테슬라도 3%대 하락했다. 반면 물류난에 해상운임이 치솟은 가운데 흥아해운(003280)이 14%대 급등하는 등 해운주는 강세를 보였다. 운수창고업도 영향을 받아 0.79% 올랐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 갈등에 따른 운송 차질 우려에 테슬라, 포드 등이 하락했고, 이와 함께 배터리 셀 가격 하락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2차전지 밸류체인 종목들이 동반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홍해 리스크가 중소형 해운주 강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대만 선거, 미·중 분쟁 유의…반도체·방산 주목지난 13일에는 친미(親美)·반중(反中)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대만 대선에서 승리하며 국내 투자자들도 셈이 복잡해졌다. 증권가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이전까지의 국제 분쟁과 달리 이번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영향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패권 전쟁 속 대만은 지리적 중요성과 더불어 인공지능(AI) 혁신 근간인 반도체 기술의 거점이기 때문에 더욱 첨예한 갈등이 예상되며, 미국의 군사 재정정책 등에 영향을 미칠 경우 증시에 주요 변수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며 “올해 코스피 관련 영향을 선제적으로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관찰하며 대응해야 하는 변동성 요인이 발생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극단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되지만, 반도체 섹터는 유의해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른다.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대만에게 일종의 경고 차원의 무력 시위, 경제적 제제를 가할 수 있지만 명분을 고려하면 무력 충돌, 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방산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선거에 지정학 리스크가 부각할 수 있고, 전 세계 국방 지출 확대가 예상되면서 지난해 소외됐던 방위 산업 기업이 반사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코스닥, 美증시 혼조세에 하락 출발…860선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코스닥 지수가 하락 출발했다. 지난주 미국 증시가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둔화에도 주요 금융주들의 엇갈린 실적, 홍해 운송차질 등으로 혼조세를 보인 여파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전 9시11분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3포인트(0.18%) 내린 866.55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1% 하락한 3만7592.98을 기록 했다. S&P500지수는 0.08% 상승한 4783.83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02% 오른 1만4972.76에 거래를 마쳤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PPI 둔화로 인한 인플레 하락 기조 유지에도 주요 금융주들의 엇갈린 실적과 홍해 운송차질에 따른 테슬라와 포드 등 자동차주가 부진했다”며 “연방준비제도(연준) 정책 관련 논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며 증시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급별로는 개인이 나홀로 310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53억원, 14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11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하락 우위다. 오락문화와 디지털컨텐츠, 인터넷, 방송서비스, 기타제조, 일반전기전자, 금속, 제약, 금융, 기타서비스 등이 1%대 하락세다. 이밖에 제조와 건설, 유통, 섬유의류, 제약, 비금속, 기계장비, 의료 및 정밀기기, 운송장비 및 부품, 소프트웨어 등도 1% 미만 하락 중이다. 반면 운송은 3.65% 강세다. 화학과 IT하드웨어,컴퓨터서비스, 통신장비, 반도체도 1% 미만 오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내리는 종목이 더 많다.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에코프로(086520)는 각각 0.99%, 0.32% 하락하고 있다. HLB(028300)는 2.39%, 알테오젠(196170)은 1.79% 내리고 있으며 셀트리온제약(068760)과 JYP Ent.(035900)도 1%대 약세다. 반면 LS머트리얼즈(417200)는 3.47% 상승 중이며 HPSP(403870)도 0.96% 오름세다.
- [생생확대경]더 확대해야 할 재계 '3세 동맹'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가운데)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있는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다원 기자)[이데일리 김정남 산업부 차장] 1960년대 서부영화 ‘황야의 7인’ 영문명인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7)은 요즘 금융시장을 상징하는 대명사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등 시가총액 최상위 업체들이다. 가장 뜨거웠던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해에만 250% 넘게 폭등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을 넘어 세계를 들었다 놨다 하는 곳이다.삼성전자는 미국이 치켜세우는 최고 회사 중 하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0월과 11월 당시 물류 대란을 해소하고자 주요 기업인들을 잇달아 백악관으로 불렀는데, 이때 두 번 연속 나간 이는 최경식 삼성전자 북미총괄(사장)이 유일했다. 특히 외국 기업에 속한 인사는 그밖에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3월 반도체 공급망 회의 때는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을 불렀다. 미국이 국가 중대사를 함께 논한 유일한 외국 회사가 한국에 기반한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현대차그룹은 더는 한국 비중이 큰 회사가 아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각각 87만370대, 78만2451대를 팔았다.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 정도면 GM, 토요타, 포드와 함께 첫 북미 ‘빅4’에 오를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 어느 시골을 가도 현대차 딜러숍을 찾을 수 있고 기아 SUV를 볼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BMW, 스텔란티스, 혼다, 폭스바겐 등을 앞섰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다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 또한 분명히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앞에는 아직 굴지의 도전 상대들이 엄연히 있다는 점이다. 세계를 주도하는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말할 것도 없고, 대만 TSMC 같은 곳의 명성 역시 삼성전자 못지 않다. 왕년의 반도체 제국 인텔이 어떤 부활 시나리오를 써나갈 지도 예단할 수 없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변화’를 유독 강조했는데, 이는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이지만 눈을 세계로 돌리면 한 치 앞이 안 보인다는 위기감이 기저에 있었을 것이다.그런 점에서 새해 들려오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업은 고무적인 일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이번 CES 2024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순히 삼성전자 부품을 현대차·기아 차량에 탑재하는 하드웨어 협업 수준이 아니다. 핵심 플랫폼을 공유하고자 소프트웨어를 함께 만들겠다는 뜻이다.이런 동맹을 일상적이라고 여기면 오산이다. 두 그룹은 오히려 70년 이상 한국 재계의 수위를 놓고 다퉜던 라이벌이었고,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 1995년에는 갈등에 극에 달한 앙숙이었다. 2020년대 들어 활발해진 ‘3세 동맹’은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실리주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3세 시대 들어 비로소 경쟁의 범위가 한국에서 세계로 확 넓어졌다는 해석 역시 가능하다. 두 그룹뿐만 아니다. 한국 기업들이 매그니피센트 세븐을 넘어서려면 국내외 막론하고 그 누구와도 마주 앉을 수 있어야 한다. 과거와 명분보다 극한의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세계 시장에서 애플과 테슬라를 멀찍이 따돌리는 꿈도 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