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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인 곤돌라 3년 한시운영에 합의…가리왕산 복원 착수 첫발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알파인 경기장 곤돌라 활용에 대해 의견대립으로 진행하지 못했던 가리왕산 복원이 첫발을 뗀다. 한시적으로 복원기간 동안 곤돌라를 운행하기로 하고 강원도는 가리왕산 복원에 착수한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가리왕산 전면복원 합의 사항, 즉각 이행 촉구’ 기자회견에서 시민·환경단체 관계자들이 가리왕산 복원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정부는 가리왕산 관련 갈등을 해결하고자 11일 ‘가리왕산 복원에 착수하고 복원 준비기간 동안 곤돌라 한시 운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리왕산의 합리적 복원을 위한 협의회의 결정을 수용하고 이에 따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은 즉시 복원에 착수된다. 강원도와 관계부처는 동 경기장 조성 협의 시 전제조건이었던 산림복구 및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의 복원에 필요한 절차를 이행한다.복원에 앞서 복원계획 수립, 묘목준비 등 사전준비가 필요한 점과 올림픽 유산으로서 곤돌라를 활용하고자 하는 정선 지역주민의 요구를 감안해, 경기장 내 곤돌라는 복원 준비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정선군은 금년 내로 곤돌라 운영준비를 조속히 완료하고, 운영개시일로부터 3년 간 곤돌라를 운영한다. 다만 2024년 12월 31일이내로 운영기한은 한정했다. 곤돌라 운영기간 종료 시 정부는 향후 곤돌라 시설의 유지여부를 검토해 결정하나 검토 기준, 방법 등은 정부에 일임된다. 협의회는 “곤돌라의 한시 운영 기간 및 종료 후 유지여부 등에 대해 환경단체의 이견이 있었으나, 다수 의견에 따라 복원 준비기간 동안 곤돌라를 한시 운영하고 운영 종료 시 유지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안전사고, 자연재해 발생 등 곤돌라 시설의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3년의 한시적 운영기간 중이라도 정선군과 협의하여 곤돌라를 철거할 수 있도록 했다. 곤돌라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정선군에서 부담하고, 곤돌라 운영과 관련된 편의시설은 향후 복원에 지장을 주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설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생태복원추진단을 운영해 가리왕산 복원계획을 수립하고, 복원계획 확정을 위한 환경부·산림청과의 협의를 올해 중으로 개시하는 등 복원에 즉시 착수한다. 원래 형태의 지형과 물길의 복원, 자생식물을 이용한 식생 복원, 산림경관의 연속성 확보, 야생동식물 서식·생육환경 확보 등이 추진목표다. 정부는 “가리왕산의 합리적 복원을 위한 협의회 논의결과를 존중해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며 지역주민, 시민단체, 지자체, 중앙정부 등이 참여하는 산림복원 사례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서울 31.6도 올들어 가장 더워…내일은 누그러질 듯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9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이 올해 들어 가장 더웠다. 10일은 이날보다 기온이 떨어져 더위가 한 풀 누그러질 예정이다. 사진=연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대부분의 기온이 크게 오르며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1.6도까지 올라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10일은 따뜻한 남풍이 계속 유입되겠지만 서쪽에서 다가오는 구름대의 영향으로 낮 기온이 이날보다 2∼4도 낮은 21∼30도의 분포를 보일 예정이다.이날 올해 최고기온을 기록한 곳은 서울 31.6도, 수원 32.3도, 이천 31.7도, 동두천 30.6도, 파주 30.2도, 인천 29.5도, 평창 32.5도, 영월 32.3도, 원주 31.8도, 춘천 31.2도, 철원 29.7도, 진천 33.6도, 청주 33.5도, 부여 33.0도 등이다.이밖에 서산 32.2도, 충주 31.6도, 보은 31.3도, 익산 34.4도, 전주 33.6도, 남원 32.1도, 광주 32.1도, 순천 30.0도, 김천 33.3도, 대구 32.7도, 상주 31.6도, 진주 31.3도, 안동 31.1도 등도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기온으로 파악됐다.10일 지역별 예상 아침 최저기온은 16∼22도, 낮 최고기온은 22∼31도다.일부 지역엔 비가 온다. 서해상에서 북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경기 북부와 제주도는 오후부터, 그 밖의 수도권과 충청권, 전라권은 밤부터 비가 온다.예상 강수량은 제주도(북부, 서부 제외) 100∼200mm(많은 곳 산지 300mm 이상), 전남 해안과 경남권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북부, 서부) 50∼100㎜, 수도권과 충청권, 남부지방(전남 해안과 경남권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외), 서해5도 30∼80㎜, 강원도와 울릉도·독도 5∼40㎜다.특히 10일 밤부터 11일 오전 사이 고온 다습한 공기가 대기 하층의 강한 남풍을 따라 들어오고 지형 효과가 더해지는 전남 해안과 지리산 부근, 경남 남해안, 제주도에는 시간당 30㎜ 이상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10일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이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도권·충남·전북·대구는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이다.
- [부동산캘린더] 인천 연수구 분양 나온다…전국 13개 단지 청약
-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6월 둘째주 전국 13개 단지가 분양에 나선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 ‘연수서해그랑블에듀파크’, 경기 연천군 연천읍 ‘e편한세상연천웰스하임’, 경남 거제시 상동동 ‘더샵거제디클리브’ 등이 분양할 예정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주 전국 13개 단지에서 총 8032가구(일반분양 7625가구)가 분양을 시작한다. 서해종합건설은 인천 연수구 동춘동 동춘2구역 도시개발사업구역 내 1~1블록에서 ‘연수서해그랑블에듀파크’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3층 총 12개 동, 전용면적 74~118㎡, 총 641가구를 분양한다. 커뮤니티 시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입주자를 위한 펫 놀이터 등이 들어선다. 인근에 동춘초·청량중·대건고·연수고 등 학교가 위치하고 동춘동 학원가와 연수구 국제언어 체험센터, 송도국제도시 학원가 등 교육시설도 있다. 주변으로 봉제산과 청량산을 잇는 17km 길이의 연수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또 송도현대프리미엄아울렛, 코스트코,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등 생활편의시설도 있다. 동춘역(인천 1호선), 연수역(수인선), 송도역(KTX)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수도권 이동이 편하다.포스코건설은 경남 거제시 상동동 일원에 ‘더샵거제디클리브’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총 13개 동, 전용면적 74~98㎡ 총 1288가구 규모이다. 커뮤니티시설은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필라테스룸, 사우나 등 여가시설과 도서관, 1인 노트북존, 라운지카페, 파티룸 등 다양한 편의시설로 구성된다. 단지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차로 10분대 전후로 이동이 가능하다. 또 거제시청을 비롯해 생활편의시설인 하나로마트, 고현시장, 대형병원, 홈플러스, 영화관(CGV), 고현버스터미널 등이 반경 4㎞ 이내에 위치한다.주요 단지의 모델하우스도 오픈한다. 현대건설, SK건설, 코오롱글로벌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일원에서 ‘평촌트리지아’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34층 총 22개 동, 전용 36~84㎡ 총 2417가구로 구성된다. 전용 59·74㎡, 91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동서건설은 강원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일원에서 ‘평창진부웰라움더퍼스트’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5층 총 4개 동, 전용 84~122㎡ 총 265가구로 구성된다. 평화데이터센터 구축과 평창 평화 AI 시티 사업을 연계해 AI 관련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진부면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인근에 KTX정차역인 진부역이 있어 서울까지 1시간 대로 접근 가능하고 영동고속도로 진부IC, 경강로, 진부시외버스터미널 등 교통망도 갖추고 있다. 주변으로 하나로마트, 진부면민체육공원, 문화센터 등 생활편의시설이 마련돼 있고 진부초·진부중·진부고가 가까이 있어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 커지는 이재용 사면 가능성…"결심 섰다면 이른 사면도 고려해야"
-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재계가 연일 정부를 향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청와대도 전향적인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재계 일각에선 반도체 경쟁이 나날이 격화하는 만큼 광복절까지 기다리며 시간을 지체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결심이 섰다면, 굳이 ‘법정 기념일’에 얽매일 필요 없이 과거 고(故) 이건희 회장 사례처럼 단독 특별사면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도약’ 국무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재계, 연일 “이재용 부회장 사면” 목소리김부겸 국무총리는 3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 5단체장과 간담회를 열었다.이날 간담회에선 전날 4대 그룹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의 간담회에 이어 이 부회장 사면 건의가 또 나왔다. 앞서 경제 5단체는 지난달 청와대에 사면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만 TSMC와 미국 등이 반도체 산업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언젠가 반도체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빨리 현장에 복귀했으면 좋겠다는 다급한 심정에서 사면 건의를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단체장들은 이날 말씀은 없었지만)이심전심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어제 대통령 발언도 고무적이다. 많이 걱정해주시는 것이라 생각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김 총리는 “(사면 건의를) 대통령께 전달은 해드릴 것”이라며 “경제계 지도자들이 여러 가지를 건의한 것 중에서 상당 부분은 정리해서 대통령께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앞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은 전날 열린 문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에둘러 건의했다. 최태원 회장은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김기남 삼성전자(005930) 부회장도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경제계의)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진행된 취임 4주년 특별연설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반도체 전쟁 격화…이른 시기 단독 특별사면 고려도”여당에서도 기류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전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입장이 상당히 변하신 것이 아닌가 느꼈다”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고민하고 있는 것을 이해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로선 ‘광복절 특사’가 점쳐지고 있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광복절’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단독 특별사면을 통해 하루빨리 이 부회장을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차피 사면을 해주기로 결심이 섰다면, 서둘러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잇따라 새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1위인 TSMC는 최근 애리조나 주에서 반도체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아울러 향후 3년 동안 공장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1000억달러(111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인텔도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발표, 200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입키로 했다. 사면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특사 상신 전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심사를 거치도록 돼 있다. 사면심사위 위원은 모두 9명으로 내부 위원과 4명 이상의 외부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다. 사면심사위가 대상자를 선정하면, 대통령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사면권을 행사한다. 주로 삼일절·광복절 등 법정 기념일에 특사를 하는 게 관례이긴 하지만, 시기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다.일례로 이 부회장의 선친인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은 2009년 8월 배임·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4개월 뒤인 12월29일 이 전 회장에 대한 단독 특별사면을 발표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상황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전 회장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재계 관계자는 “청와대나 여권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을 볼 때 사면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산업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결심이 섰다면 법정 공휴일이라는 관례에 상관없이 이른 시기에 단독 특별사면을 하는 것이 반도체 업계와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구효서 "슴슴한 차 한잔 같은…문학의 담백한 맛 즐기세요"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기성 문학이 추구해온 유식한 수사력이나 깊이, 사색, 다 내려놨어요. 이번 소설은 슴슴한 차 한잔처럼 담백하게 독자들이 즐기면 그걸로 됐어요.”국내 유수 문학상을 휩쓸며 한국 문단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구효서(63) 작가가 4년 만에 장편소설 ‘옆에 앉아서 좀 울어도 돼요?’(해냄)로 돌아왔다. 작품은 제목부터 구 작가가 지금껏 써왔던 작품들과 달리 따뜻한 위로를 잔뜩 품고 있다. 순해 보일 것 같다는 이유로 제목도 일부러 ‘요’자로 끝맺음했다. 부제가 ‘파드득나물밥과 도라지꽃’인 이번 책은 강원도 평창 산골의 펜션 ‘애비로드’에서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각자의 상처를 꺼내보이며 서로 치유받는 과정을 그린다.4년 만에 장편소설 ‘옆에 앉아서 좀 울어도 돼요?’로 돌아온 구효서 작가가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에서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구 작가는 소설만큼 푸근한 미소를 얼굴에 잔뜩 품고 신작에 대해 “나이 들어서 갑자기 나긋나긋한 소설을 쓰니 오글거린다”면서도 “한번 읽어보면 나름대로 다른 맛이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문학의 담백한 맛을 아는 나이가 된 것 같다”며 웃는 작가의 모습에서는 원로 작가의 여유가 한껏 묻어나기도 했다.1987년 단편 ‘마디’로 등단한 후 큰 공백없이 꾸준히, 다양한 작품을 실험해 온 구 작가에게도 이번 소설은 특히 새로운 실험이자 도전이었다. 소설이 작가 스스로가 몸담고 있기도 한 일명 ‘주류 문학’이 탐구하는 문학의 범주에서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에는 소설가라면 끊임없이 인간의 감정, 감각에 대해서 하나하나 분석하고 회의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슬픈 영화를 보면서도 눈물이 나면 감정에 기만당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울음을 참곤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환갑이 지날 즈음 시선이 달라졌다. 세상을 너무 날카롭게 바라보는데 경도된 나머지 인간이 일상적으로 나누는 이해와 사랑, 위로 등의 감정에 대해 너무 간과하진 않았는지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된 것이다. 이번 소설에서는 묘사력도, 사색도 없애고 간단한 문장과 대화로 가득 채웠다. 소설 속 인물들도 감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한다. 그는 “옛날 같았으면 ‘맛있다’는 표현도 촌스럽다고 생각해서 소설 속에서 직접적으로 안 썼을 것”이라며 “이번 소설에서는 맛있는 건 ‘맛있다’고 슬픈 건 ‘슬프다’고, 그것도 여러번 강조해서 썼다”고 말했다.4년 만에 장편소설 ‘옆에 앉아서 좀 울어도 돼요?’로 돌아온 구효서 작가가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에서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소설에서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구 작가의 경쾌한 문체와 강원도 시골의 평화로운 풍광이 펼쳐진다. 소설 속 인물들도 편견, 욕심, 이기심같은 도시에서 흔히 목격하는 욕망들을 없앤 순박한 사람들로 그렸다. 구 작가는 “현대 도시 사람들은 땅, 아파트, 정치, 이념, 성향, 종교 등 모든 것에 과몰입돼 있다”며 “이런 몰입에서 눈을 돌리고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태평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모습을 통해 소소한 힐링도 하고, 지금껏 도시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거울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소설을 쓰는데 어린시절 강원도에서 자랐던 기억이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어릴 적 누나들과 들판에 나가 나물을 캐곤 했다는 구 작가는 대뜸 “쑥부쟁이가 어떤 꽃인지 아느냐”고 물으며 “나만큼 꽃과 햇빛이 주는 감흥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은근히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작가가 지금껏 써오던 순수문학을 그만 쓰는 것은 아니다. 이번 책을 집필하며 그는 인간의 오감에 대해 깊게 탐구한 단편 소설집도 동시에 썼다. 시각, 촉각, 청각, 미각, 후각이 과연 인간이란 생명체에 주어진 원초적인 기능인지, 혹은 문화적 환경 속에서 학습되고 길들여진 것인지를 다룬 소설이다. 그는 “단편집도 곧 나온다”며 “한 작가가 같은 시기에 쓴 전혀 다른 책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클라라 주미 강 "바흐 무반주 전곡, 20대부터 늘 꿈꿨던 일"
-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사진=빈체로)[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바흐 무반주 전곡 연주는 20대 초반부터 늘 꿈꿔왔던 프로젝트였어요.”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도전에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4)은 27일 서면 인터뷰에서 “20대 때 섣불리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쉽사리 도전할 수 없었지만, 30대인 지금 전곡 연주와 녹음을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3곡)와 파르티타(3곡)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음악’으로 꼽힐 만큼 고난도의 테크닉과 음악적 깊이,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2시간 이상 피아니스트 없이 온전히 바이올린 홀로 끌어가야 해 연주자에게는 체력적, 정신적으로 부담이 큰 만큼 커다란 도전이지만 더 높게 도약할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한다.주미 강은 2019년 포르투갈 마르바오 페스티벌에서 사흘에 걸쳐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전곡을 연주한 적이 있지만, 6곡 전부를 하루에 연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봉쇄가 시작되면서 포르투갈에서의 연주를 되돌아봤다”며 “바흐 전곡을 좀 더 탄탄히 다져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부연했다. 대전과 대구에서 두 차례 공연을 진행한 주미 강의 바흐 무반주 전곡 연주 무대는 오는 3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6월 1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두 차례 남아 있다. 주미 강은 “바흐 무반주 전곡 연주는 계속 쉬지 않고 가져가고 싶은 프로젝트”라면서 “교회, 성당, 박물관, 병원, 고아원 등에서 ‘찾아가는 음악회’ 형식으로 연주하고, 살아있는 동안 최소 한 번 이상 녹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주미 강은 이번 공연이 끝난 뒤에는 7월 평창대관령음악제 무대에 오르고, 9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함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으로 전국투어를 진행한다. 특히 해외에서 수 차례 실내악과 듀오 무대를 함께 하며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던 김선욱과의 전국투어가 기대를 모은다. 주미 강은 “김선욱과 함께 무대에 서면 오케스트라가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음악적으로 묵직하고 단단하면서 엄청난 유연성이 있는 피아니스트”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리허설 때는 영감을 많이 주고, 무대에서는 기둥처럼 든든하게, 완벽하게 지지해주고 받쳐준다“고 덧붙였다.한국계 독일인 주미 강은 인디애나폴리스, 센다이, 서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게르기예프, 테미르카노프 등 저명한 지휘자와 호흡을 맞추며 유럽과 아시아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기품 있는 연주, 우아한 음색으로 정평이 난 연주자로, 악기는 삼성문화재단 후원으로 1708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Ex-Strauss’를 사용한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사진=빈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