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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결산 ④] 문화올림픽 ‘전통과 현대 조화 이룬 한국의 美’
- [평창=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5일 강원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공연이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안방에서 3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인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해으며 17개의 메달은 2010년 밴쿠버 대회(금 6·은 6·동 2)를 훨씬 뛰어넘는 한국의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이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16일간의 열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평창올림픽은 세계인의 찬사와 감동을 불러온 개막식과 폐막식으로 한국의 문화적 자부심을 표출했다. 청와대는 평창올림픽 성과 결산 자료를 통해 “첨단기술과 생동감 있는 문화공연, 인상적 성화점화 장면과 더불어 남북 공동입장 등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비용을 대폭 절감한 최고 수준의 가성비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한국의 미’를 알린 개막식은 큰 호평을 받았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예산 1715억원의 40% 미만인 668억원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우주의 조화를 주제로 무용수들이 장구 군무를 통해 스타디움에 태극문양 연출한 태극 퍼포먼스 △1218개 드론과 최첨단 디지털 아트를 통해 4차산업혁명 기술을 구현한 드론 오륜기 △여자하키 단일팀 박종아, 정수현 선수 이후 김연아 선수가 등장해 겨울왕국을 형상화한 얼음조각 위에서 아이스쇼를 펼친 김연아 선수의 성화봉송 △고구려 동굴벽화 사신도에서 뛰쳐나온 백호, 고구려 고분벽화의 전설 속 동물인 인면조, 고구려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오행사상과 오륜을 상징하는 다섯아이 등 한국 전통문화를 재조명한 게 대표적이다. 외신도 문화올림픽 평창에 환호를 보냈다. BBC는 개막식 공연과 관련, “모든 공연이 세밀하고 세련됐다”, 로이터통신은 “생동감 있고 화려한 불과 얼음의 개회식”, 미국 데일리 비스트(Daily Beast)는 “개막식은 유치하기 마련이지만, 평창올림픽 개막식은 너무 많은 눈부신 시각적 볼거리와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개폐막식뿐만 아니라 날마다 문화가 있고 축제가 되는 문화올림픽 구현한 것도 주요 특징이다. 평창 올림픽플라자와 강릉 올림픽파크를 중심으로 한국 전통문화에서 첨단기술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로 문화올림픽 실현한 것이다. 경포해변, 소나무숲 등 천혜의 자연을 활용한 독창적인 프로그램들도 기획 운영됐다. 티켓링크 예매 1위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오른 강릉단오제를 차용해 국내 최초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파괴한 이머시브(Immersive Show) 도입한 테마공연 ‘천년향’, 천혜의 자연환경인 경포해변을 무대로 5m 크기의 대형 설치작품을 전시해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볼거리 제공한 파이어아트페스타, ‘악의 사전’이라는 파격적인 주제의 전시로 문화올림픽 행사 중 가장 많은 관람객(10만2359명)을 확보한 강원국제비엔날레도 이목을 사로잡았다.
- [평창결산 ③] 경제올림픽 ‘1.4조 소비 증가로 GDP 0.2%p 상승’
- [평창=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5일 오후 강원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안방에서 3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인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해으며 17개의 메달은 2010년 밴쿠버 대회(금 6·은 6·동 2)를 훨씬 뛰어넘는 한국의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이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16일간의 열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평창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청와대는 평창올림픽 성과 결산 자료를 통해 “평창올림픽은 1조4000억원의 소비지출 증가를 통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 포인트 정도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소비, 고용, 투자 등 평창올림픽 개최에 따른 직접 효과는 물론 관광산업 활성화 국가 이미지 제고 등 간접효과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경제올림픽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우선 내외국인의 경기장 방문 및 관광으로 5000억원, 대회경비 9000억원 등 약 1조4000억원의 소비 증가를 통해 연간으로는 성장률 약 0.05% 포인트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는 2011년 평창올림픽 개최 확정 이후로 보면 소비(2.3조원) 및 인프라 투자(11.4조원) 등 총 13.7조원 지출이 증가했으며 GDP는 6.5조원 증가했다. 아울러 고용은 2011년 이후 투자 및 소비 지출에 따라 건설, 관광 등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총 14만명이 증가했다.관광활성화, 관련 산업 진흥, 이미지 제고 등 간접 효과도 상당했다. 우선 평창 및 강원 지역의 관광인지도 증가에 따라 겨울스포츠를 중심으로 항구적인 관광 증가가 예상된다. 실제 노르웨이의 경우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개최 이후 해당 지역 관광객이 2017년 연간 약 35만명 수준으로 증가해 올림픽 개최 이전인 1993년(약 15만명)과 비교했을 때 약 2.3배 늘었다. 관련 산업 진흥도 기대된다. 스키, 스노보드 등 겨울스포츠 및 이를 활용한 겨울축제 등이 확대되면서 스포츠 등 관련 산업이 성장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이후 지역내 스포츠의학 및 트레이닝 특화 병원을 육성하는 등 관련 스포츠산업과 연계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실현하고 있다. 일본 역시 1972년 삿포로 동계올림픽을 통해 지역축제인 눈축제를 세계적 겨울축제로 육성했다.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국가이미지 상승은 물론 올림픽을 후원한 국내 주요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2002년 월드컵 개최 당시 국가이미지는 1.2% 포인트 상승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림픽으로 국내 100대 기업 브랜드 인지도가 1% 포인트 상승시 11.6조원의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 [평창]갈릭걸스·배추보이..국민종목으로 이끈 기업 있었다
- 이상호(사진=CJ)윤성빈(사진=CJ)[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한국에서 동계 종목이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건 4년에 한 번, 동계올림픽이 열릴 때다. 그럼에도 한국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유일하게 종합 순위 ‘톱10’에 든 아시아 국가다.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자처한 기업들의 손길이 있었다.한국은 25일 폐막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5·은8·동4’로 종합 7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따낸 17개의 메달은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이다. 무엇보다 쇼트트랙에서만 메달을 쓸어 담는 ‘메달 편식’ 현상을 없애고 스켈레톤과 컬링, 스노보드, 봅슬레이 등 아시아 선수들에게 불모지로 불렸던 종목에서도 메달을 따내는 게 주목할만한 쾌거다.스켈레톤과 스노보드, 봅슬레이 등은 우리나라 동계 스포츠에서도 ‘비인기 중의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된다. 평창대회를 준비하기 전까지 메달은커녕 올림픽 출전권조차 따내기 어려운 종목들이었다. 수익을 위해 투자하는 기업의 특성상 동계 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와도 같았지만, ‘키다리 대기업 아저씨’들은 아낌 없이 지갑을 열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후원? 우리랑 닮아서요”‘아이언맨’의 탄생을 위한 부품값과 연구개발비는 포스코대우와 CJ그룹 등의 후원으로 시작됐다. 포스코대우는 2011년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7년 22억원. 계약 첫해 썰매 구입비 1억원을 포함해 4억원을 후원하고 이후 매년 3억원씩을 주는 조건이었다. 5평 남짓한 공간에 직원은 3명이 전부였던 연맹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3년 3월 미국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7차 대회에서 2인승 봅슬레이 대표팀은 한국 최초의 국제대회 금메달을 획득하기에 이른다. 평창에선 윤성빈이라는 ‘슈퍼 스타’를 탄생시켰다.포스코대우는 “어려운 여건을 딛고 성장한 포스코대우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도전으로 세계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의 모습이 너무나 비슷했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어 “봅슬레이·스켈레톤 종목의 발전 가능성을 선수단의 열정으로 느낄 수 있었다”며 “평창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의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덧붙였다.CJ그룹은 ‘비인기 종목 유망주의 꿈을 후원한다’는 철학으로 2010년부터 동계스포츠 선수들을 지원했다. 여기에는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의지도 담겨있다.윤성빈은 CJ그룹이 눈여겨본 유망주였다. 단순히 돈으로 후원하는 것이 아닌 자사의 건강식품 등을 챙겨주는 정성을 보였다. 윤성빈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져 아예 봅슬레이스켈레톤 연맹의 후원사로 나섰다. 이밖에도 모굴스키 최재우,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김호준, 스노보드 알파인 이상호 등 이번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 비인기 설상 종목 선수들이 CJ의 후원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CJ는 연간 동계스포츠 선수 및 연맹 후원을 위해 10억여원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 KB금융 등도 알려지지 않은 봅슬레이·스켈레톤의 ‘키다리 아저씨’다.동계 스포츠 후원 기업 명단.(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컬링, 뜰 줄 알았다니까요”신드롬 수준의 인기몰이를 하는 ‘팀 킴’ 여자 컬링 대표팀의 ‘키다리 아저씨’는 신세계와 KB 금융그룹이다. 신세계그룹은 2012년부터 대한컬링경기연맹과 공식 후원협약을 맺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연맹 운영비와 전국 대회 개최 등으로 약 100억원 규모의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신세계그룹은 대규모 베팅의 배경으로 컬링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100억원 베팅은 손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종목인 컬링에서 더 좋은 환경이 뒷받침된다면 효자 종목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때문에 소속팀 창단이나 국가대표 등 특정팀을 지원하지 않고 저변 확대를 위해 연맹 차원의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신세계그룹 측은 이데일리에 “스케이트와 스키 외에 이렇다 할 동계레져스포츠가 없는 국태 특성상 저변이 확산한다면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컬링이 동계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의 조건 없는 사랑은 김연아로 시작해 컬링 대표팀의 성공으로 정점을 찍었다. KB금융그룹은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의 경우 2008년부터 10년 이상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대한컬링경기연맹 등 거의 모든 비인기 동계 종목의 스폰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KB금융의 한 관계자는 “이미 스타가 된 선수들을 후원하기보단 비인기 종목이라 할지라도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 했다”며 “우리는 환경을 지원한다는 사회적 책임의식과 ‘꿈을 그리고 온 힘을 들이면 꿈이 이루어진다’는 경영철학이 있다”고 전했다.윤종규 회장의 스포츠 사랑은 업계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상상 이상이다. 윤 회장은 후원하는 선수들의 생일에 수제 케익과 직접 쓴 축하카드를 보내고 모바일 메신저로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롯데는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 회장사를 맡아 한국 스키 첫 메달을 수확한 이상호를 후원해 왔다. CJ제일제당과 신한금융그룹 등도 대한스키협회의 공식 후원사다.
- [평창] ‘영미~신드롬’ 숨은 공신은 신세계
- [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 25일 오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올림픽 컬링 여자결승 대한민국과 스웨덴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김은정과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왼쪽부터)가 은메달을 목에 걸고 인사를 하고 있다.[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거둔 큰 성과는 이른바 ‘메달 편식’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기까지, 그 과정에는 선수들의 흘린 땀에 힘을 보탠 기업의 손길이 있었다. 눈여겨보지 않은 비인기 종목에 대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차원의 지원이 ‘마늘소녀’ 여자 컬링팀을 만들었고, ‘아이언맨’ 윤성빈을 낳았다. 기업의 꾸준한 물적심적 지원으로 선수들이 ‘폭발적인’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는 게 해외 언론의 분석이다.대한민국 선수단은 25일 폐막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5·은8·동4’로 종합 7위를 기록했다. 17개의 메달은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이자, 역대 최다 종목 메달이다.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스노보드 등은 4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가 시상대에 오를 엄두조차 못내던 종목들이다. 윤성빈의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 성적표는 16위였다. 그간 몇몇 기업은 조용히 비인기 종목에 ‘억 소리’나는 후원을 이어왔다. 신세계와 KB금융은 이번 평창올림픽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 ‘팀 킴’ 여자 컬링 대표팀의 대한컬링경기연맹 공식 후원사다. 신세계의 경우 2012년 10월부터 컬링연맹과 후원협약을 맺고 총 100억여원 규모의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신세계-이마트 전국컬링대회’는 이제 선수들의 실전 경험을 위한 중요 사업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KB금융그룹은 2015년부터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을 돕고 있다.CJ그룹과 포스코대우, KB금융, 현대자동차, LG 전자 등은 아시아 최초 썰매 종목 금메달리스트 ‘아이언 맨’ 윤성빈을 탄생시켰다. 포스코대우는 2011년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과 7년 22억원 규모의 메인후원사 계약을 맺었다. CJ그룹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을 비롯해 대한스키협회 등에도 후원사로 이름을 올리며 연간 10억여원 이상을 쾌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호는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아시아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낸 후 “그동안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종목임에도 도와주신 CJ와 협회장사인 롯데 등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 [평창] 임효준 금에 웃고, 컬링 은에 울고..17일간, 영광의 순간들
- [강릉=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스타움에서 폐회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이번 올림픽은 대한민국에서 열린 첫 동계올림픽이자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후 무려 30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된 올림픽이었다. 개막을 앞두고 대내외적으로 많은 우려를 낳았던 평창은 이제 ‘가장 성공한 동계올림픽’이라는 찬사와 함께 올림픽 개최의 바통을 중국 베이징에게 넘겼다.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수확했다. 전체 순위로는 독일(금14), 노르웨이(금13), 캐나다(금11), 미국(금9), 네덜란드(금8), 스웨덴(금7)에 이어 종합 순위 7위다. 금메달 숫자가 아닌 전체 메달 숫자로 순위를 매기면 6위로 한 계단 올라간다. 금메달은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거둔 최다 금메달 6개보다도 한 개 모자랐다. 전체 메달 숫자는 총 14개(금6, 은6, 동2)를 가져온 2010년 밴쿠버 대회를 뛰어넘었다. 의미있는 메달이 많이 나왔다. 스켈레톤, 컬링, 스노보드, 봅슬레이 등 그동안 한국의 불모지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한 것은 큰 성과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6개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일궈냈다.평창동계패럴림픽 대회가 오는 3월9일부터 18일까지 10일간 바통을 이어받아 열린다. 평창에서 개·폐회식과 설상경기인 장애인 바이애슬론,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가 치뤄지고, 강릉에서는 빙상 종목 전 경기가, 정선에서는 장애인 알파인스키와 장애인 스노보드가 열린다.1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평창의 추위마저 녹여버린 잊지 못할 명장면을 뽑았다.△2월 9일 : 하나 된 코리아, 11년 만의 공동입장2월 9일,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코리아’의 이름으로 공동 입장하는 장면은 우리 민족의 가슴을 울렸다. 세계가 우려한 불안한 올림픽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평화와 화합이 뭔지 전세계에 확실히 보여줬다.△2월 10일 : ‘불굴의 사나이’ 임효준의 첫 金대한민국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쇼트트랙 남자 1500m 임효준이었다. 7차례나 수술대에 오른 시련 끝에 나온 인간 승리 드라마였다. 그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난 임효준은 4년 전 소치 올림픽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에 값진 금빛 선물을 안겼다.△2월 13일 : 남북 단일팀,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단일팀의 귀화 선수인 랜디 희수 그리핀이 조별예선 B조 3차전 일본과의 경기 2피리어드에 득점을 터트렸다. 영국 BBC는 아름다운 골이 아니라 역사적인 골이다. 한 골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대표팀의 역사적인 첫 골을 장식한 퍽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2월 16일 : 스켈레톤 천재, 윤성빈 금빛 질주설날인 16일, 윤성빈의 금메달 소식에 온 국민은 환호성을 질렀다. 윤성빈은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 썰매종목 금메달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금메달이 확정되고 온 국민을 향해 금빛 세배하는 세리모니는 설 연휴 최고의 장면이었다. 윤성빈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2월 17일 : 두 번의 눈물, 압도적인 금메달 최민정500m 결승에서 실격을 당해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던 최민정.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에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그가 결승선에 들어오는 순간 2위 선수는 한참 뒤에 있었다.△2월 18일 : 아름다운 라이벌, 이상화 vs 고다이라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치고 은메달이 확정된 순간, 이상화는 한동안 트랙을 떠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 곁에는 이번 대회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있었다. 올림픽 레이스를 끝내고 복잡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트랙을 돌던 이상화의 등을 고다이라는 차분하게 다독였다.△2월 19일 : 차민규, 한국 빙상 깜짝 스타 탄생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평창에서 차민규라는 새로운 스타를 발견했다. 차민규는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단거리를 이끌 차세대 스프린터로 발돋움했다. 차민규는 자신의 기량을 120% 발휘해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다. 이번 은메달로 한국 단거리의 차세대 주역임을 입증했다.△2월20일 : 여자 쇼트트랙, 팀워크가 뭔지 보여주다심석희-최민정-김아랑-김예진이 나선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3000m 계주 금메달은 팀 추월 ‘왕따 논란’으로 가라앉은 선수단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린 금메달이었다. 최민정은 “혼자 딴 금메달이 아니라 모두가 같이 딴 금메달이라 기쁨이 5배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 아니 모든 국민들이 다 같은 마음이었다.△2월 21일 : 맏형이 끌어주고 아우가 밀어주고이승훈-김민석-정재원은 이번 대회 팀추월에서 준준결승부터 준결승, 결승까지 흐트러짐 없는 팀워크와 우월한 기량으로 속 시원한 레이스를 펼쳤다. 결과는 은메달. 맏형 이승훈의 리드, 김민석의 뒷받침, 정재원의 투지가 삼위일체로 맞아떨어진 완벽한 메달이었다.△2월 23일 : 최다빈, 하늘에 있는 엄마에게 바치는 선물최다빈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대표로 나선 7위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하늘에 있는) 엄마가 항상 응원해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실의에 빠져 올림픽을 포기하려 했던 최다빈. 결국 평창에서 엄마를 위해 최고의 연기를 선물했다.△2월 23일 : 여자 컬링, 역사를 바꾼 마지막 기적의 샷일본과의 4강전. 7-7 연장전에서 ‘안경선배’ 김은정이 가볍게 밀어넣은 스톤은 천천히 굴러간 뒤 다른 스톤을 절묘하게 피해 과녁 한 가운데로 들어갔다. 모든 국민들이 김은정의 드로우에 시선을 집중했다. 한국의 승리로 끝나고 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한국 컬링의 기적은 25일 스웨덴과 결승전에서 아쉽게 져 은메달을 땄다.△2월 24일 : ‘장거리 황제’ 이승훈, 역사를 다시 쓰다이승훈은 마지막 종목이던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금메달로 올림픽 메달을 5개로 늘린 이승훈은 자신의 종목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아시아 선수가 됐다. 이미 ‘살아있는 전설인 이승훈은 벌써 베이징을 바라보고 있다. △2월 25일: 누구도 예상 못한 한국 봅슬레이의 기적10여 년 전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바퀴 달린 썰매 타고 연습했던 한국 썰매가 평창에서 기적을 일으켰다. 원윤종-전정린-서영-김동현의 봅슬레이 4인승 팀은 대회 마지막 날 기적같은 은메달을 차지한 뒤 크게 포효했다. 은메달은 한국 봅슬레이가 올림픽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 [평창] 평창의 시작부터 끝까지..김연아 항상 있었다
-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인 김연아가 성화대 앞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평창특별취재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화려한 막을 내렸다. 92개국 2925명의 선수들은 모두 떠났지만 17일 동안 흘린 땀과 뜨거웠던 열기는 평창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등공신이 김연아다. ‘피겨 여왕’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그녀가 남긴 발자취는 또 다른 감동을 줬다. ▷더반을 감동을 준 김연아2011년 7월 7일 0시 20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국제회의장에서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선 제29회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프랑스의 안시, 독일의 뮌헨과 함께 대한민국의 평창이 최종 개최 후보도시로 선택을 기다렸다. 95명의 IOC 위원이 투표에 참여했고, 자크 로케 IOC 위원장이 투표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회의장엔 침묵이 흘렀고, 로케 위원장의 발표에 관심이 집중됐다. 최종 결과는 63표를 획득한 평창이 25표를 얻은 뮌헨, 7표에 그친 안시를 제치고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그 순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유치에 나선 우리나라 관계자들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3수 끝에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의 개최지로 선정되던 날 그 자리에 ‘피겨 여왕’ 김연아가 있었다. 김연아는 IOC 위원들 앞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연설자로 나섰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연단에 선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감동 깊은 연설을 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유창한 영어실력과 차분한 말투, 풍부한 표현력으로 더반을 사로잡았다. 평창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 처음 도전을 시작한 건 2000년이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2000년 11월 무주와 평창을 동시에 후보도시로 나섰다. 평창은 첫 도전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삼켰다. 2003년 체코의 프라하에서 열린 제115차 IOC 총회에서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캐나다에게 개최권을 빼앗겼다. 1차 투표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었으나, 2차 결선 투표에서 평창은 53표를 얻었지만, 밴쿠버가 56표를 받아 개최지로 선정됐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단은 멈추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한 뜻이 모아지기 시작했고, 2007년 7월 과테말라의 수도인 과테말라시에서 열린 IOC 총회에 집중했다. 두 번째 도전에서는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유력했다. 그러나 투표 결과 러시아의 작을 마을 소치에게 또 다시 개최권을 빼앗겼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친 반면 우리는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앞장섰던 탓에 막판 표를 빼앗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4년 체코에서와 마찬가지로 1차 투표에서는 가장 많은 득표에 성공했지만, 2차 투표에서 내줬다.김연아가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휴전결의안’을 채택하는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세 번째 도전에 나선 평창은 힘을 하나로 모았다. 그리고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피겨여왕’ 김연아가 전면에 나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김연아와 함께 남아공 더반으로 날아가 유치작전에 힘을 보탰다. 김연아의 합류로 유치활동은 대성공을 이뤘다. 당시 남아공 현지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김연아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연설에 나선 김연아에 대한 평가도 뜨거웠다. 남아공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행동 하나하나가 돋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런 김연아의 활동은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유치활동에 나섰던 한 관계자는 “IOC 위원들이 김연아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느끼고 있다. 평창으로서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김연아의 연설은 인상적이었고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연아는 연설에서 “저는 동계스포츠에 대한 대한민국의 노력이 낳은 살아 있는 유산입니다”라며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려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전달했다. 당시 현지 언론은 “김연아의 연설은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김연아’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연아의 활동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로 이어졌다. 대한민국의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일을 김연아가 해냈고, 스포츠외교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로케 IOC 위원장이 “평창”을 외치는 순간 김연아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김연아(오른쪽)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지난해 7월 ‘2018,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행사에 참석해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호 홍보대사로 전 세계 누벼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이후 김연아는 1호 홍보대사로 더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은 동계스포츠의 불모지였다. 이런 이미지를 바꾼 주인공이 김연아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피겨 여왕’으로 활동했다. 소치 이후 김연아의 은퇴설이 흘러나왔다. 국민은 평창에서도 그의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17년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일등공신으로 힘을 보탰던 김연아는 2014년 11월 다시 올림픽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김연아는 “동계 스포츠인이자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사명감을 보였다.김연아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알리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날아갔다. 지난해 10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성화인수식에도 함께 했고,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를 찾아 평창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호소한 것도 김연아였다. 김연아는 약 4분 연설에서 “유엔총회에서 평화 증진에 있어 스포츠의 역할과 올림픽 이상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연 뒤 “올림픽 헌장은 ‘올림픽의 목적은 인류의 조화로운 발전과 인간 존엄성을 수호하는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스포츠 경기를 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이 올림픽 정신이며, 스포츠의 힘을 보여주는 가능성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10살 때 남북한 선수들이 시드니 올림픽에 함께 들어가는 것을 보며 스포츠의 힘을 목격했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전 세계와 인류를 위한 올림픽 평화 정신을 나눌 최고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호소했다. 김연아가 지난해 10월 31일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인수식에서 성화램프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개회식 주인공에서 관중 속 조용한 응원까지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쉬지 않고 달려온 김연아는 개회식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또 한 번 주목받았다. 김연아는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최종 성화 점화자로 등장했다. 하얀 원피스에 스케이트를 신고 성화대 아래 마련된 작은 은반에서 우아한 몸짓을 뽐냈다. 김연아의 성화 최종 점화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왔고, 유치에 적잖은 힘을 보탰기에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남북 아이스하키 여자 대표팀 박종아-정수현이 성화대 앞까지 올라서자 김연아가 스케이트를 타고 나타났다. 작은 빙판 위에서 화려한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성화를 건네받으면서 박종아-정수현 선수의 손을 모아 함께 성화를 들었다. 김연아는 앞서 유엔 본부 연설 직후 “북한이 피겨 종목에서 출전권을 획득했는데 선수 시절 만나보지 못했다”면서 “북한 선수들이 평창에 꼭 참가해 경기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마침내 이뤘다. 김연아의 성화 점화에 외신들은 찬사를 보냈다. 피겨 전문 채널인 아이스네트워크는 “김연아의 스케이트가 성화를 환하게 비추었다. 위대한 점화”라고 감탄했다. 미국의 타임지 등은 “환상적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김연아는 한국동계스포츠의 상징이다. 피겨 불모지인 한국 선수로서 11번의 세계신기록을 기록했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당시 최고 점수였던 228.56점을 받으며 우리나라에 첫 피겨 메달을 선물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판정 논란 속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의 가치는 그가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걸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그를 보고 자란 ‘연아 키즈’들은 어느새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이후 김연아는 ‘여왕’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민이 돼 선수들을 응원했다. 23일 여자 피겨 싱글 경기가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 김연아가 검은색 점퍼 차림으로 관중석에 앉았다. 4년 전 올림픽 무대에서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전해줬던 그는 평창에서 마음을 졸이며 선수들을 지켜봤다. 유명 인사 및 정치인들이 평창에 들러 메달을 딴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자랑하듯 떠들썩한 행동을 보인 것과 사뭇 대조를 보였다. 윤성빈이 한국의 올림픽 사상 처음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던 순간에도 김연아는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에게 방해가 될까 3차전 경기만 보고 조용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김연아는 자신의 종목이었던 피겨 경기장에서 최다빈과 차준환을 관중석에서 응원했다. 최다빈 선수는 “롤 모델 김연아 선배의 응원 속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연아는 봅슬레이 경기와 민유라-겜린의 아이스댄스 경기장을 찾아 조용히 관전했다. 민유라는 경기 직후 “김연아 선수가 보고 있어서 너무 좋았다. 진짜 올 줄 몰랐다”라며 감격했다. 자신의 롤모델로 ‘김연아’를 꼽은 바 있는 이상호는 24일 스노보드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뒤 “김연아 선수의 자리에 조금 다가간 것 같아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올림픽 주인공은 선수’라는 걸 몸소 보여준 김연아였다.김연아가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조용히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평창]호랑이 띠 선전하고, 한글 인기 뜨겁고..숨겨진 이모저모
- ‘스키 여제’ 린지 본이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인형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강릉=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마스코트 ‘수호랑’의 인기가 높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상징인 호돌이와 비견될 정도로 전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수호랑은 관중에 대한 보호를 의미하는 ‘수호’(Sooho)와 강원도의 정선아리랑, 호랑이를 상징하는 ‘랑’을 결합해 만들어졌다.◇수호랑의 기운을 받은 ‘호랑이띠’의 선전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유독 호랑이띠 스타들의 선전이 화제가 됐다. 호랑이띠 스타 중 빛난 스타는 스벤 크라머르(32·네덜란드)와 숀 화이트(32·미국)이었다.‘장거리 황제’ 크라머르는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단일종목 최초 3연패를 달성했다. 1986년생으로 호랑이띠다. 벌써 4번째 올림픽을 참가한 그는 평창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이 장거리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숀 화이트는 직전 대회인 소치에서는 4위에 그쳤지만 자신에게 부상을 입혔던 고난도 기술을 완벽히 구현해 평창에서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의 동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이어서 더욱 의미깊었다. 여성 호랑이띠 스타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대한민국의 최민정(20·성남시청)다. “경쟁자는 바로 나다”는 당당한 인터뷰를 남긴 최민정은 500m 결선에서 실격된 후에도 ‘꿀잼이었다고 한다’며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통산 10번째 메달을 획득하며 빙속 여제임을 여실히 드러낸 이레인 뷔스트(32·네덜란드), 이승훈과의 경쟁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테드 얀 블로먼(32·캐나다) 등도 호랑이띠 스타였다.◇명절의 중심에 선 올림픽올해 설날은 유난히 독특한 풍경을 자아냈다. 올림픽이 한창인 시기에 설날 연휴가 잘했다. 자연스럽게 가족들이 한데 모여, 올림픽을 보고, 찾으며, 즐기는 설날이 됐다. 각종 올림픽 이야기가 설날 밥상을 가득 채웠다.연휴 중 쇼트트랙 남녀 경기의 시청률은 50%를 웃돌며 전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설연휴기간 금메달 2개를 수확한 대한민국 선수들의 활약이 어우러지면서 이번 명절은 모든 국민이 하나 되어 즐기는 축제가 됐다. 올림픽은 안방에만 머문 것이 아니었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연휴 기간 올림픽 현장을 찾은 관람객이 무려 46만3300여 명에 이르렀다. 수많은 관람객이 경기장 및 평창 올림픽 플라자와 강릉 올림픽 파크를 찾아 직접 참여하며 추억을 쌓았다.◇한글, 새로운 한류를 만들다대회의 열기 못지않게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한글’이었다. 한글을 활용한 평창 동계올림픽 엠블럼, 픽토그램, 룩 사이니지 등은 각국 선수단, 외신,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올림픽 베뉴 곳곳에서 열린 한글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한글이름과 덕담 써주기 행사, 활판인쇄 체험전시 등도 큰 관심이 쏠렸다.해외 선수들도 유니폼 곳곳에 한글을 선명히 새기고 경기에 출전하며 한글 사랑에 동참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을 통해 세계인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려줬다.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이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으며, 한글의 기능적 우수성과 형태적인 아름다움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에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매개체이자 홍보 아이템이 됐다. 조직위원회는 한글을 대회 디자인으로 활용하기 위해 끊임없는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다. 문화올림픽의 기치 아래,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세계에 효과적으로 알리고자 엠블럼, 라이센스 상품, 메달 등 곳곳에 한글을 바탕으로 한 한국적인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캐나다 이긴 독일 꺾고 체면 살린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정상에 오르며 약물로 구겨진 러시아의 체면을 조금이나마 살렸다.OAR은 25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독일을 연장전 끝에 4-3(1-0 0-1 2-2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OAR의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다.도핑 조작에 따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로 러시아라는 이름 대신 OAR을 달고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 금메달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4강에서 캐나다(1위)를 모두 1점차로 꺾는 등 이변을 일으킨 독일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정규시간 종료 직전까지 3-2로 앞서며 금메달까지 목에 거는듯했다. 금메달이 하나 더 추가되면 독일의 15번째 금메달로 대회 종합 우승도 가능했다. 하지만 마지막 56초를 남기고 무너졌다. OAR은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 OAR은 9분 40초에 키릴 카프리조프가 서든 데스 골을 터뜨리며 짜릿한 역전극으로 한동안 회자할 명승부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