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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공백시 '사실상 2인자' 김여정?…北은 '침묵'
  • 김정은 공백시 '사실상 2인자' 김여정?…北은 '침묵'
  •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신변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고시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고지도자 권한 대행을 준비 중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와 후계구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사진=연합뉴스).22일 요미우리 신문은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작년 말부터 김 제1부부장이 긴급시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하는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작년 말 평양에서 중앙위원회 총회가 개최됐을 때 김 위원장이 사망 등을 이유로 통치 할 수 없게 될 경우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심장병, 당뇨병이 복합적으로 악화해 프랑스 의사단이 1월 북한을 방문했다는 정보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북한 특성상 최고지도자 승인 없이 외교 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은 김 부부장이 북한 내 서열 2인자로 자리매김 했다는 분석이다. 1988년생인 김 제1부부장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잇는 ‘백두혈통’으로 1989년 김 위원장과 스위스 베른에서 함께 유학생활을 했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스위스 유학생활부터 두터운 관계를 바탕으로 그간 공식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제1부부장은 2018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특별 신임을 받는 인물로 등장했다. 그 해 2월 김 제1부부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때 대남 특사로 파견돼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가지고 방한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동선을 살피며 수행비서 역할을 해냈다. 이후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 사찰에 동행하는 등 군 영향력 행사에 나서기도 했다.북한은 그간 김일성과 김정일 유고에 대비해 수년간 후계 권력 승계 작업을 진행해 온 점을 고려해 해외 언론들은 혈통·직책·수행이력을 감안 김 제1부부장이 2인자 자리를 굳혔을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30대 젊은 나이지만 고도비만으로 인해 고혈압과 심장병, 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만큼 언제든 사망할 수 있다는 의료계 분석이 많다.캐서린 보토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연구분석담당도 김 위원장 후계구도와 관련해 김 제1부부장의 후계자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그는 “북한에서 여성 지도자는 없었다”면서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 씨 혈통이다. 김 위원장의 자녀는 아직 지도자가 될 나이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도 “김여정은 북한 정권의 심장부에 있는 인물”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프로파간다를 이어갈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후계자로 평가했다.다만 현재까지 김 위원장의 정확한 상태가 오리무중인 상황이고 북한이 김 위원장 후계자를 지정한 적 없다는 점에서 권력승계를 논할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시드니 국제경영대학 북한 전문 레오니드 페트로프 교수는 “김여정의 김정은에 대한 영향력은 크다. 김정은의 대내외적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신뢰받는 정치인”라면서도 “북한은 서열과 남성 중심의 유교 국가로, 신뢰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유교적인 색채가 짙은 북한 사회에서 김 제1부부장의 역할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와 관련해 북한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지 이틀째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올해 초 ‘자력갱생’ 강화를 주문했다는 내용만 다뤘다.
2020.04.22 I 황효원 기자
"北, 작년말부터 긴급상황시 김여정 권한대행 준비"
  • "北, 작년말부터 긴급상황시 김여정 권한대행 준비"
  •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북한이 작년 말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긴급 상황시 최고지도자 권한 대행을 하도록 준비해 왔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2일 보도했다.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사진=연합뉴스).이날 요미우리신문은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서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총회가 개최됐을 때, 김 위원장이 사망하는 등 통치가 불가능해졌을 경우 권한을 모두 김 부부장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후 김 부부장의 이름으로 당과 군에 지시문에 많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김 부부장은 체제선전을 담당하는 당 선전선동부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노동당 중앙위 총회를 거쳐 인사권을 장악한 핵심 부서인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취임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부부장은 김일성 주석의 피를 이어받은 ‘백두 혈통’의 일원으로 김 위원장과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3일 자신의 명의로 담화를 발표하는 등 김 위원장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으로 북한 내 서열 2인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에도 김 부부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장례식 때 조의문을 전달하는 등 남북대화 메신저 역할을 해왔다. 요미우리 신문은 “김 위원장이 고혈압,심장병,당뇨병 등 복합적으로 건강이 악화했고, 프랑스 의료진이 지난 1월 북한을 방문했다는 정보도있다”며 “김여정 권한 대행 준비 작업 과정도 1월 이후부터 빨라졌다”고 전했다.
2020.04.22 I 황효원 기자
英가디언 "김여정, 北정권 이어받을 김정은 분신"
  • 英가디언 "김여정, 北정권 이어받을 김정은 분신"
  •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영국 가디언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주목했다.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20일(현지시간) 가디언은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에게 가장 신임받고 있고, 프로파간다를 이어갈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후계자이자 분신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김 부부장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낸 뒤 국제무대에서 행보를 이어갔다고 소개했다. 김 부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지난달 처음 본인 명의의 담화를 내는 모습은 2인자의 자리에 올라선 이의 존재감을 보여준 것이라 평가했다.이어 “북한 정권의 심장부에 있는 인물”이라며 “스위스 베른에서 학교를 다니던 1989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김정은과 한집에서 살았다”고 김 부부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을 인용해 “두 사람은 모두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하며, 사실상 함께 망명 중이었다”며 “공동운명체라는 엄청난 의식이 생겨났을 것”라고 전했다.지난달 김여정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라는 담화를 공개했다. 이를 두고 매체는 김여정 이름으로 나온 첫 담화는 북한 내에서 공고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소개했다.캐나다 시드니 국제경영대학 교수도 “김여정은 김 위원장의 숙청 과정이나 군사 작전에 밀접한 영향력은 없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국내외 활동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신뢰받는 정치인이다”고 설명했다.다만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신뢰하는 동맹은 아니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화여대 국제학부 리프-에릭 이즐리 교수는 “김 위원장에 무슨 일이 생겨도 김여정이 북한 정상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의견을 내놨다. 그는 “김여정은 김 위원장의 정치 체제를 보다 매끄럽게 만들고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일 뿐 정책결정자 자리로 가지 못할 것”라고 했다. 시드니 국제경영대학 북한 전문 레오니드 페트로프 교수도 “김여정의 김정은에 대한 영향력은 크다. 김정은의 대내외적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신뢰받는 정치인”라면서도 “북한은 서열과 남성 중심의 유교 국가로, 신뢰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2020.04.21 I 황효원 기자
국내 사육돼지 1120만마리…ASF에 2분기 연속 감소
  • 국내 사육돼지 1120만마리…ASF에 2분기 연속 감소
  •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소·돼지·닭 등 국내에서 키우는 가축이 1년 전보다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사육에 제한을 받는 돼지의 경우 2개분기 연속 사육마릿수가 감소했다.지난해 11월 7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에서 한우들이 축사로 들어가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20일 통계청의 1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기 한·육우 사육마릿수는 316만2000마리로 전년동기대비 3.4%(10만3000마리) 증가했다.한우의 경우 가격이 오르면서 번식우 마릿수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한우 수컷과 암컷 가격(600kg)은 각각 562만6000원, 589만3000원으로 전년대비 0.7%(4만원), 3.2%(18만원) 올랐다.다만 분기별로 보면 전분기대비 7만5000마리 줄면서 지난해 3분기(326만9000마리) 이후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젖소 사육마릿수는 전년동기대비 0.5%(2000마리) 증가한 40만9000마리다. 전분기보다도 0.2%(1000마리) 늘었다. 지난해 생산이 증가하면서 2세 미만 젖소가 늘었기 때문이다.돼지는 비육돈 사육이 늘면서 전체 사육마릿수가 1120만8000마리로 1년새 0.1%(9000마리)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1171만3000마리) 이후 2개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가을철 ASF가 확산하면서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으며 경기·강원 북부 일대 사육이 제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산란계 사육마릿수는 전년동기대비 3.9%(270만8000마리), 전분기대비 0.2%(11만마리) 증가한 7281만1000마리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계란 가격(특란 10개 기준)은 2019년 12~2020년 2월 1117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3%(315원)나 올랐다.육계는 사육마릿수가 9635만마리로 전년동기대비 2.9%(275만마리), 전분기대비 8.6%(761만1000마리) 각각 증가했다. 오리 사육마릿수는 818만7000마리로 전년동기대비 13.0%(94만5000마리)나 늘었다. 전분기보다는 5.2%(45만마리) 감소했다.가축동향 추이. 통계청 제공
2020.04.20 I 이명철 기자
“휴가철 계곡·하천 불법점유 막는다”…벌칙 2배로 강화
  • “휴가철 계곡·하천 불법점유 막는다”…벌칙 2배로 강화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앞으로 계곡이나 하천에 불법으로 평상이나 그물막을 설치해 무단 점유·사용하면 기존 벌칙에 2배에 달하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최근 3일간 이례적으로 겨울비가 내린 강원 평창군 대관령 도로변으로 빙벽과 얼음이 녹은 물이 흐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20일 행정안전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소하청정비법 개정안을 21일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소하천은 평균 하폭이 2미터 이상이고 시점에서 종점까지의 연장이 500미터 이상의 하천 중 시장·군수·자치구청장이 지정·고시한 것을 뜻한다.이번 개정안은 소하천 시설 파손 등으로 인한 공공피해 발생 및 불법행위에 대해 당초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벌칙 규정을 강화했다.이어 소하천 시설 등을 무단으로 점용하거나 사용한 경우에는 점용료 등에 상당하는 금액을 변상금으로 징수했지만 앞으로는 점용료의 120%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변상금을 상향 징수하도록 했다. 소하천에서 수해방지를 위해 긴급한 경우에는 통상의 대집행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 점용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특례 규정도 마련했다.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소하천 내 불법 시설물 설치·영업 등으로 인한 상습적 피해 발생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경기도와 강원도 등에서 행락철 하천·계곡에서 유수 흐름에 방해되는 시설 설치·불법 영업행위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건의 사항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소하천구역 내 무단으로 농작물 경작, 비닐하우스 설치 등 사례가 가장 많았고, 유수 흐름을 방해하는 평상이나 그늘막 설치 등도 다수였다.이외에도 작년까지 국고보조로 추진되던 소하천정비사업 예산이 지방 재정분권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지방이양 사업으로 전환되면서 관리청이 소하천정비사업 시행계획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경우에는 오는 6월 1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제출하거나, 행정안전부 재난경감과로 제출할 수 있다.윤종진 행안부 안전정책실장은 “소하천정비법 개정을 통해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소하천 정비사업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추진을 도모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2020.04.20 I 최정훈 기자
‘해커로 해커를 막는다’ 줌(Zoom) 등 보안강화 나선 화이트해커
  • [보안 따라잡기]‘해커로 해커를 막는다’ 줌(Zoom) 등 보안강화 나선 화이트해커
  •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코드게이트 2019` 국제 해킹대회에는 97개국 8616명의 화이트해커들이 참여했다.(사진=코드게이트보안포럼 제공)[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이 실시되면서 개인정보 유출, 해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줌(Zoom) 등 화상회의 서비스·제품 보안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화이트해커`까지 활용하고 나섰다. 화이트해커는 보안 시스템의 취약점을 발견해 `블랙해커`의 공격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내 화이트해커들은 국제 해킹대회를 석권하는 등 두드러진 실력을 보이며 보안업체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화상회의 서비스 보안취약점 찾아라` 화이트해커 활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화상회의 서비스·제품의 보안 강화를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보안 검증된 서비스·제품의 보급 확대 지원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화이트해커 등을 활용한 신규 보안 취약점 신고 포상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KISA가 기존에 상시 실시하던 소프트웨어 취약점 신고포상제를 화상회의 서비스 대상으로 특별히 실시하는 것으로, 분기별로 우수 취약점을 선정해 평가결과에 따라 최고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해커는 악의적인 목적으로 다른 컴퓨터에 무단 침입해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망치는 `크래커(블랙해커로도 불림)`와 순수하게 학업이나 선의적인 목적으로 해킹을 하는 화이트해커로 구분된다, 화이트해커는 보안 취약점을 연구해 해킹 방어전략을 구상하는 보안 전문가를 지칭하기도 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이 급격하게 발전함에 따라 국가 및 사회의 대부분의 시설들이 사이버 상에서 연결되고, 사이버 공격에 따른 피해가 커짐에 따라 정부 주도로 화이트해커를 양성해 사이버 공격 방어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3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총 1000여명 규모의 화이트해커 양성 계획을 발표했으며, KISA는 최정예 사이버보안 인력양성 과정(K-Shield)을 운영하고 있다.◇화이트해커 양성 지속…모의해킹 훈련, 국제 대회서 실력 갈고닦아 한국의 경우 사이버 공격에 취약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보안 전문인력 및 화이트해커의 수가 수백명에 불과해 수천명에서 수십만명에 달하는 미국·중국·유럽 등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도 화이트해커를 활용한 모의 훈련을 실시하고 국제 해킹대회를 개최하는 등 보안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ISA는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사이버 위기대응 훈련에서 화이트해커를 투입한 웹사이트 대상 모의침투 등 실전형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도 오는 5월에 모의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실제 운영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취약점을 찾는 `핵 더 챌린지` 경진대회를 2018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코드게이트의 국제 해킹방어대회에는 지난해 97개국 8616명의 화이트해커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해킹대회 `데프콘(DEFCON CTF)`에서 라온화이트햇 소속의 화이트해커들이 우승을 차지했다.(사진=라온시큐어 제공)◇보안업체 최일선에서 활약…세계 해킹대회 석권한 실력 자랑국내 보안업체 중에서는 라온시큐어(042510)가 화이트해커 그룹으로 구성된 자회사 라온화이트햇을 두고 있다. 라온화이트햇은 최신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보안 인텔리전스 핵심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모의해킹, ISMS인증 컨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선진 모의해킹 기법을 활용해 웹기반 실습형 교육서비스인 `RAON CTF` 서비스를 출시해 올해 10여개의 대학 교육기관과 정보보호 전문가 양성 기관 등에 제공하고 있다.특히 라온화이트햇 센터의 이종호 핵심연구팀장은 미국 데프콘(DEFCON CTF), 일본 세콘(SECON CTF), 대만 히트콘(HITCON CTF) 등 세계 3대 국제해킹대회를 석권하며 실력을 입증했고, KISA의 `사이버 가디언스`로 위촉돼 활동했다. 신한금융그룹,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방과학연구소 등 민·관의 보안 업무에 참여한 경력이 있으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정보보호전문위원회 가술전문위원으로 활약했다. 이 외에도 라온화이트햇 소속의 화이트해커들은 코드게이트 대회에서 2018~2019년 2연패를 달성했고, 지난해말 과기정통부 주최 사물인터넷(IoT) 보안위협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SK인포섹도 80여명으로 구성된 화이트해커 그룹 `EQST(이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EQST는 `Experts, Qualified Security Team`를 의미하는 단어로 모의해킹, 디지털 포렌식 등 실제 현장에서 침해위협을 다루고 있는 보안 전문가들의 위협 정보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능형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EQST는 취약점, 공격패턴 등 침해위협을 연구할 뿐만 아니라 실제 침해사고 현장에 투입돼 원인 조사 및 대책을 수립하고, IT인프라 보안 취약점 진단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모의해킹과 관련한 크레스트(CREST) 국제 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SK인포섹은 EQST 연구 활동의 성과물을 위협정보 분석보고서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보안관제 플랫폼 `시큐디움`에 반영해 지능형 위협에 대한 예방·탐지·분석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이버위협연합(CTA)과 공유한 해킹 정보, 시큐디움 인텔리전스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된 정보와 포렌식 분석까지 더해진 침해사고지표를 대외에 공개하고 있다. 해커들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는 AD 서버 해킹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점검 툴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2020.04.18 I 이후섭 기자
“선거구 획정 때 해외처럼 면적도 반영해야”
  • [이주의 입법보고서]“선거구 획정 때 해외처럼 면적도 반영해야”
  • (자료 = 입법조사처)[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22대 총선에서는 선거구를 획정하는 기준으로 인구수와 함께 선거구 면적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제21대 총선 선거구 획정의 특징과 개선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21대 총선 선거구 획정의 특징은 행정구역 전체 또는 일부를 조정하는 구역조정과 경계조정을 많이 사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자치구·시·군을 구성하는 읍·면·동 단위를 이동시켜 인구수를 맞추는 경계조정이 가장 많이 활용됐다.경기 화성, 강원 춘천, 전남 순천 선거구는 이번 총선만 특별히 적용되는 특례규정에 의해 경계조정됐다. 예를 들어 경기 화성은 봉담읍의 16개 리(里)가운데 10개는 화성갑에 나머지 6개는 화성병에 붙이는 방법으로 조정됐다.하지만 21대 선거구 획정 때도 획정위가 법정시한을 준수하지 못하고 선거에 임박해 획정안을 제출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 총선 선거구 획정은 선거일 39일 전 확정, 지난 17대 총선(37일 전) 이후 가장 선거에 임박해 이뤄졌다. 20대 총선 때는 42일 전이었다.강원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5409㎢)처럼 인구밀도 낮은 농어촌 지역에서 4~5개의 시군을 합치는 ‘거대선거구 문제’도 여전했다. 거대 선거구들은 49개 선거구가 있는 서울 전체면적(605㎢)보다 적게는 3.9배에서 최대 8.9배나 넓다. 이들 지역은 다른 시·도에 비해 지역 대표성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또 획정위의 인구범위 설정방식이 인구 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한다는 비판도 있다.보고서는 고질적인 선거구 획정 지연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획정안 제출기한을 현행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는 선거 13개월 전 획정안을 제출토록 하고 있는데 이 기한을 앞당기면 획정안이 확정되는 시점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또 선거구를 획정할 때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캐나다 등처럼 인구 기준 외 면적 기준을 도입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영국은 선거구 획정 시 선거 크기가 1200㎢를 초과하면 인구기준 적용 예외로 하고 최대 1300㎢를 넘지 않도록 한다. 캐나다의 경우도 인구밀도 낮은 선거구의 경우 인구 편차기준 적용을 예외로 한다.보고서는 “인구수 대비 면적요인을 선거구 획정에 반영할 때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적용할 것인지는 여야 합의를 통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04.18 I 조용석 기자
국립발레단도 온라인 공연 동참…'KNB 리플레이'
  • 국립발레단도 온라인 공연 동참…'KNB 리플레이'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된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예술단체들이 진행 중인 온라인 공연에 국립발레단도 동참한다. 국립발레단은 온라인 공연 ‘KNB 리플레이(RE:PLAY)’를 오는 18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진행한다.첫 작품으로 국립발레단의 2017년 창작발레 레퍼토리 ‘허난설헌-수월경화’(안무 강효형)를 오는 18일 오후 3시와 19일 오후 7시 2회에 걸쳐 상영한다.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안무에 나선 ‘KNB 무브먼트’ 시리즈’로 안무가로 주목 받은 솔리스트 강효형의 안무작이다.조선 중기 천재 여류 시인 허난설헌의 시를 소재로 한 창작발레로 호평을 받았다. 2017년 초연 이후 같은 해 6월, 콜롬비아 보고타 마요르 극장에서 공연하며 국립발레단의 첫 중남미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뤘다. 18일 공연의 주역은 수석무용수 신승원, 19일 공연의 주역은 수석무용수 박슬기가 맡는다.두 번째 작품은 코로나19 여파로 공연을 취소한 ‘안나 카레니나’(안무 크리스티안 슈푹)다.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회에 걸쳐 상영한다. 2017년 평창동계올림픽 기념공연으로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인 크리스티안 슈푹이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를 발레로 재탄생시켰다.안나 카레니나와 장교 브론스키의 불꽃 같은 사랑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삶을 그린 드라마 발레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비돌트 루토스와프스키의 음악과 함께 19세기 러시아 귀족 사회를 엿볼 수 있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100여벌의 무대의상이 큰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온라인 공연은 수석무용수 박슬기, 김리회, 솔리스트 한나래가 각각 주역으로 나선다. 상영일에 따른 캐스팅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국립발레단의 ‘KNB 리플레이’는 5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5월 상영작은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국립발레단 ‘KNB 리플레이’ 일정표(사진=국립발레단).
2020.04.16 I 장병호 기자
가족 위해 총선 유세 현장 나섰던 ★…결과는?
  • 가족 위해 총선 유세 현장 나섰던 ★…결과는?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5 총선 투표가 28년 만에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끝이났다. 특이 이번 총선에서는 후보들의 가족들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떨까.먼저 서울 중구 성동 을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지상욱 후보(47.2%)는 아내인 배우 심은하까지 발벗고 선거운동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후보(51.9%)에게 패했다.서울 중·성동을 지역구는 종로와 더불어 ‘서울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앞서 선거 전에도 2000표 이내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초박빙 지역으로 꼽힌 바 있다.2001년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심은하는 2005년 당시 연세대 교수였던 지 후보와 결혼 후 정치인의 아내로 살면서 육아와 내조에 전념해왔다.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심은하는 지 후보의 선거 유세에 함께하면서 지 후보의 ‘최대 지원군은 아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한 지 후보는 당시에도 당선 확정 후 부인인 심은하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하지만 21대 총선에서는 심은하의 노력에도 지 후보는 2위를 기록하며 박성준 당선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암벽 여제’ 김자인(왼쪽)은 경기 의정부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후보를 도와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배우 심은하도 서울 중구성동을에 출마한 남편 지상욱 후보를 도와 남편 알리기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를 지낸 ‘암벽여제’ 김자인은 남편이자 소방관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5번째 인재로 영입된 오영환 후보(52.0%)가 문희상 의장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에서 당선됐다.오 후보는 지난 2010년 광진소방서 119구조대원을 시작으로 서울 119특수구조단 산악구조대, 성북소방서를 거쳐 최근까지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현장 대원으로 일했다.그는 지난 2015년 일선 소방관들의 애환을 다룬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를 출간하고 인세수익의 86%를 순직 소방관 유가족과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기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같은 해 오 후보는 김자인 씨와 결혼해 또다시 유명세를 탔다. 1988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3년간 교제 후 결혼에 골인했다. 지난 1월7일 국회에서 열린 오 후보의 민주당 영입 행사에도 김씨가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제21대 총선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에서 미래통합당 유상범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15일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배우 유오성의 형인 유상범 미래통합당 후보(48.5%)가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에서 원경환 더불어민주당 후보(38.4%)를 제치고 당선에 성공했다.전직 검사장과 지방경찰청장 간 대결로 관심을 모은 선전에서 승리한 유 후보는 강원 영원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 사법시험(31회)에 합격한 이후 2007년 7월까지 25년간 검사 생활을 했다.2014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 재직 당시 정윤회 문건 사건 수사를 지위한 그는 2015년 2월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같은 해 12월 창원지검장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뒤 유 후보는 2017년 6월 창원지검장에서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된 데 이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인사를 겪기도 했다.툭히 유오성은 이번 선거에서 스케줄을 제외하고는 형의 선거 운동에 힘을 쏟아 이목을 집중 받기도 했다.16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송파을 당선이 유력한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송파구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서울 송파 을에 출마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46.03%)는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50.46%)에게 패했다.앞서 최 후보와 배 후보는 지난 2018년 6·13 재보궐 선거에서 처음 대결해 최 후보가 득표율 54.4%를 얻어 배 후보(29.6%)를 누르고 승리했다.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아들인가수 최낙타의 도움을 받아 관심을 받기도 했다. 최낙타는 지난 2013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로 지난해 tvN 예능프로그램 ‘작업실’에서 뛰어난 외모와 실력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2020.04.16 I 김민정 기자
정치에 선그은 연예계…지원유세·홍보물 도용도 'NO'
  • 정치에 선그은 연예계…지원유세·홍보물 도용도 'NO'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15일 끝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4·15 총선)에서는 연예인들의 지원유세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과거 연예인·유명인들의 선거 지원유세는 이들이 대중에게 쌓은 인지도, 친근감 등을 통해 정치인이 보다 정감있게 유권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다는 점에서 자주 활용되던 선거운동 전략이었다. 유세 현장에서 스타의 한 마디 지원은 대중의 환심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로 꼽히기도 했다. 연예인들이 정치적 소신을 드러내는 일도 적잖았고 그런 연예인들을 일컫는 ‘폴리테이너’라는 단어도 일반적으로 사용됐다. 이번 4·15 총선에서 연예인들의 지원 유세는 드물었다. 지원유세에 나선 연예인은 후보의 가족, 일부 원로 연예인들에 국한됐다. 연예계의 정치판에 대한 선긋기가 과거 총선과 달라진 특징 중 하나였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배우 심은하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약수동 인근에서 남편인 지상욱 미래통합당 성동구을 후보의 선거지원에 나서 지역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왼쪽부터)유상범 미래통합당 후보(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참), 유상범 후보의 동생인 배우 유오성이 지역구 선거 유세에 나선 모습. (사진=유상범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뜸해진 연예인 유세…나섰다가 빈축만이번 총선에서 지원 유세로 눈길을 끈 유명인은 1990년대 톱스타 심은하였다. 남편인 지상욱 미래통합당 후보(서울 중구·성동을)의 유세를 도왔다. 2001년 지 후보와 결혼하며 연예계를 떠난 심은하는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지 후보의 내조를 톡톡히 했다. 이번 4·15 총선에서는 뒷전에 머무른 과거와 달리 전면에 나서 남편을 도왔다. 점퍼의 앞면과 뒷면에 ‘지상욱 배우자’라는 글귀를 새기는가 하면, 지 후보 없이 홀로 서울 중구 약수시장을 찾아 지역구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배우 유오성은 형인 유상범 미래통합당 후보(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배우 박정숙은 남편인 이재영 미래통합당 후보(서울 강동을), 클릭비 하현곤은 친척 형인 하창민 노동당 후보(울산 동구)를 가족이란 명분으로 지원했다.(밑에서 왼쪽부터)배우 김성환, 가수 김연자, 배우 전원주 등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사진=이낙연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혈연’ 없이 친분 및 정치적 소신에 따라 지원 유세에 나선 연예인들은 드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추세에 조금이라도 거스르는 행동을 보이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데다 반대편 정당 지지 유권자들의 악플·보이콧 세례를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가수 김흥국과 산악인 엄홍길씨는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했던 대구지역 수성갑에 출마한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가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지역구에서 저렇게 공개적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다니는 것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가수 송대관 역시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돕고자 전북 김제·부안 선거구 선거운동에 나섰다가 구설에 올랐다. 송대관은 지난 4일 유세차량에 올라 “코로나19로 지친 주민을 위한다”며 지지 연설을 했지만 오히려 다른 정당 지지 유권자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강조로 나홀로 유세 중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핀잔을 들었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서울 종로구) 유세 현장에 나타난 배우 전원주에게는 지지 정당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비난이 일었다. 전원주는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를 지원하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친분이 있던 안상수 무소속 후보와 이학재 새누리당 후보 지원 유세에 가세한 바 있다. 그런 그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모습에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권자들은 “철새 연예인”, “배신자” 등 댓글들이 달았다. 가수 겸 배우 배슬기 역시 김병준 미래통합당 후보(세종시 을)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진보 정당 유권자들에게 “우파 연예인”이라는 댓글을 받았다.한 연예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유세에 참여한 연예인 관련 기사 댓글들을 모니터링하면 좋은 말보다는 악플이나 보이콧하자는 의견들이 더 많다”며 “SNS로 간접 지지 의사를 표시하는 것만 해도 이미지 타격이 커서 연예인 본인도, 소속사도 주의하는 편이다. 정치에 뜻이 있지 않고서야 소신, 가치관을 드러내기 더욱 어려워진 시대”라고 말했다.(왼쪽부터)래퍼 마미손, 트로트가수 유산슬(유재석). (사진=세임사이드 컴퍼니, MBC)◇선거 홍보 활용 NO…특정 정당 지지 오해 ‘선긋기’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예인의 이미지, 노래 등 콘텐츠를 선거운동 홍보물에 활용하는 것도 철저히 선을 그었다. 자칫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오해를 사전에 막기 위함이다. 래퍼 마미손은 오준석 민중당 후보(서울 동대문갑)가 자신과 노래 ‘소년점프’를 패러디한 홍보물을 내놓자 소속사 세임사이드 컴퍼니를 통해 “특정 정당 홍보나 후보의 홍보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며 “아티스트와 회사 동의 없이 어떤 관련 이미지와 저작물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JTBC 드라마 ‘SKY캐슬’에서 김주영 역을 맡았던 배우 김서형 역시 지난 4일 총선 정당 후보에 자신의 초상권이 무단 도용됐다며 즉각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의 소속사 마디픽처스는 “초상권 무단 도용의 문제가 확인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김서형 배우는 어떤 정당 홍보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개그맨 유재석이 트롯 가수 유산슬로 데뷔해 인기를 얻은 곡 ‘사랑의 재개발’은 지난해 말부터 각 정당이 선거송으로 독점 사용하기 위해 물밑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특정 정당에 구애받지 않고자 모든 정당과 후보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들의 지원 유세 자체가 이미 구시대적인 선거운동 전략이 되어버린데다 SNS·포털 등 온라인의 발달로 악플 창구가 늘어나면서 연예인이 정치적 소신과 조금이라도 얽힐 경우 입게 될 타격이 커졌다”며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정당이나 후보를 ‘악’으로 여기고 이를 지지하는 사람을 배척하려 하는 확증편향 추세도 점점 심화되는 만큼 앞으로 선거에서 연예인 지원 유세를 찾아보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04.16 I 김보영 기자
  • '파란 넥타이' 김종인 "내 임무 끝"..'깁스' 안철수 "최선 다해"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학교 교수가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5일 오전 서울 노원구 극동늘푸른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상계1동 제7투표소 앞에서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제21대 국회의원선거날인 15일 선거운동 대신 국토 종주 마라톤을 마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반깁스와 목발을 짚고 투표소에 나타났고,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파란 넥타이를 착용하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인근 투표소에 부인 김미경 씨와 함께 나와 투표했다.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하비에르국제학교 체육관 평창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는 “투표율이 높아지면 통합당에 상당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통합당이 1당을 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그러면서 “어제로 내 임무는 다 끝났으니까 더 이상 공식적인 자리에는 안 나타나려고 한다. 여러분을 만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특히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다른 통합당 인사가 당색인 ‘해피 핑크’ 넥타이로 통일한 반면, 김 위원장은 파란 바탕에 흰 꽃과 옅은 파란 꽃무늬가 들어간 넥타이를 착용했다.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종로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15일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 설치된 혜화동 제3투표소에서 부인 최지영 씨와 함께 투표하고 있다. 왼쪽은 이날 오전 경기도 안양시 호계3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안양동안을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심재철 후보 부부의 투표 모습 (사진=연합뉴스)한편, 안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10분께 부인 김미경 씨와 함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투표소를 찾았다.전날 국토 종주 마라톤을 마친 영향으로 다리에 반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 안 대표는 시민 사이 줄을 서 자신의 투표 차례를 기다렸다.그는 투표를 마친 뒤 “일부 정치권에서 투표율의 높고 낮음에 따라 자기들 유불리를 계산하는 관행이 대한민국 정치에 가장 잘못된 부분 중 하나”라며 “어떤 후보라도 좋다. 꼭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말했다.안 대표는 또 “최선을 다했다. 현명한 국민 여러분께서 잘 판단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2020.04.15 I 박지혜 기자
황교안·김종인 "차명진 후보로 인정 안 해"
  • 황교안·김종인 "차명진 후보로 인정 안 해"
  • 제21대 총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일대에서 유세차량을 타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겨레 기자]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4일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에 대해 “공식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날 차 후보가 신청한 제명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제명으로 국회의원 후보자 자격이 박탈됐던 차 후보는 다시 자격을 회복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세검정에서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법원 결정을 인정하지만, 정치적인 것은 정치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밝혔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차 후보에 대해 “정치적으로 끝난 건데 동요할 필요 없다”며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차 후보가 총선 완주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 “정치는 정치로 판단해야지 법리로 따져선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이날 차 후보가 통합당을 상대로 낸 제명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재판부는 “통합당의 차 후보에 대한 지난 13일자 제명결의의 효력은 ‘제명결의 무효확인 청구사건’의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이를 정지한다”고 주문했다. 차 후보 측은 제명결의 무효확인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총선을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봤다. 앞서 차 전 의원은 최근 경기 부천병 후보자 토론회에서 세월호 사태를 언급하며 단체 성관계를 뜻한 은어를 사용해 지난 10일 당 윤리위로부터 ‘탈당 권유’ 징계를 받았다. 그러자 차 전 의원 지난 주말 지역구 선거 유세에서 “제명은 면했다”며 관련 언급을 계속했다. 급기야 더불어민주당의 상대 후보가 자신의 현수막 근처에 현수막을 달았다며 또 성관계에 비유하기도 했다.
2020.04.14 I 김겨레 기자
 불현듯 저들은 바다로 갔다… 김태규 '동지여행'
  • [e갤러리] 불현듯 저들은 바다로 갔다… 김태규 '동지여행'
  • 김태규 ‘동지여행’(사진=누크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어스름하게 해가 떨어지는, 아니 그렇게 해가 떠오르는 시간일 해변가. 예닐곱 명이 바다쪽을 향해 섰다. 저들의 말소리, 저들의 표정은 읽어낼 수 없지만 이미 다 들리고 다 보일 만하다. 불현듯 택한 여행일 거다. 매서운 바람을 뚫어야 하는 겨울바다는 늘 그렇듯 쉬운 결정이 아니다. 푸른 하늘과 붉은 바다가 뒤섞인 보랏빛 하나로 이런 상상력을 끌어내게 한 이는 작가 김태규다. 작가는 수채화나 드로잉으로 자연을 그린다. 봄·여름·가을·겨울, 각 계절이 내는 색과 외양의 변화를 은근한 톤으로 옮겨왔다. ‘동지여행’(2020)은 그중 겨울편인 셈이다. 작가는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이력이 되레 돋보이는 경우다. 튀지 않은 붓으로 종이를 갈라내던 옛 선비의 문인화와 자주 오버랩되니 말이다. 단단하고 정갈한 화면의 힘이랄까. 사람의 흔적을 잘 드러내지 않던 작가가 드물게 세운 인물로 다른 분위기를 냈다. 오랜만의 장소, 오랜만의 시간 앞에 머뭇거리는 발길들이 눈을 오래 붙든다. 5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34길 누크갤러리서 정직성과 여는 2인전 ‘24절기’(The 24 Divisions)에서 볼 수 있다. 종이에 수채. 34.2×42.7㎝. 작가 소장. 누크갤러리 제공.
2020.04.14 I 오현주 기자
이낙연 "지도자가 당 소속 후보 돕는 건 관행·의무"(종합2보)
  • 이낙연 "지도자가 당 소속 후보 돕는 건 관행·의무"(종합2보)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사거리에서 전혜숙 광진갑 후보, 고민정 광진을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유태환 이용성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지도자가 자기 당 소속 후보들을 돕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고 의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에서 맞붙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측이 자신의 외부 지원 유세에 대해 “대권 놀음”이라고 비판하자 이를 직접 반박한 것이다.이 위원장은 이날 종로 평창동 거점유세를 통해 “민주당의 많은 중진의원들이 서로 품앗이처럼 지원 유세를 다닌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일 이후 서울·경기·인천·충청·강원·경북·부산·경남 지역 후보들을 지원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 내 세력 기반이 취약한 이 위원장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기회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선거 끝나는 순간까지 종로 안 벗어날 것”이 위원장은 “단지 저는 어느 날에도 반드시 마지막 일정을 종로에서 소화했고 날마다 종로를 벗어나는 것 또한 아니었다”며 “지금부터 선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는 종로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그러면서 통합당에서 ‘여권 인사 n번방 연루설’ 등이 나왔던 것을 겨냥해 “선거 막판이 되니깐 흑색 선전하는 정치, 이제는 국민이 속지 않는다”며 “막말하는 정치, 그런 식으로 더 이상 국민께 상처를 드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싸움질하는 정치와 막말하는 정치,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정치, 흑색선전정치는 끝장내야 한다”며 “보수는 조금 더 품격이 있어야 하고 진보는 현실을 조금 더 볼 줄 알아야 한다. 그 두 가지가 수렴될 때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위원장은 야권에서 제기하는 ‘여당이 과반 의석을 달성하면 문재인 정권이 폭주한다’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의석을 달라고도 호소했다.그는 서울 광진 건대입구 사거리에서 진행한 전혜숙 광진갑·고민정 광진을 후보자 지원유세를 통해 “이번에 저희 민주당에게 안정 의석을 주신다면 선거가 끝난 바로 그 순간부터 제가 위원장으로 일하는 국난극복위원회를 다시 가동해가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퇴치와 경제적 고통의 극복에 대해 바로 드라이브를 걸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얻어서 국민들의 고통을 하루라도 더 빨리 조금이라도 더 가볍게 해 드리는 일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이 위기의 강, 이 고통의 계곡을 국민 한 분도 낙오시키지 않고 모두 함께 손잡고 건너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렇게 하도록 국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안정 의석 가져야 코로나 힘 있게 퇴치”이에 앞서 이후삼 충북 제천단양·이삼걸 경북 안동예천 후보자 지원 유세 등에서도 “코로나19를 퇴치하려는 전쟁과 경제적 위축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두 개의 전쟁을 하루라도 빨리 이겨서 끝내려면 국민 여러분께서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시고 마음을 모아주셔야 한다”며 “이 두 가지 일을 하려면 정부가 힘 있게 그 일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하고 정부가 힘 있게 그 일을 추진하려면 여당이 안정적인 의석을 가져야 정부를 도울 수 있다”고 했다.또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견제해야겠다고 말한다”며 “지금이 폭주라면 코로나19 대처를 더 물렁물렁하게 하거나 느슨하게 하거나 아니면 흐지부지하게 하자는 것인지 야당에게 되묻고 싶다”고 반발했다.경북 포항시청 앞에서 진행한 오중기 포항북·허대만 포항남울릉 후보자 지원 유세에서는 “제가 정치를 하는 그 순간까지, 정치를 그만두고 자유인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도 지역주의 완화를 포함한 국민 통합을 위해서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여러분에게 드린다”고 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께서 나신 구미에 전남 도민의 숲을 만들고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기념공원 부근에 경북도민의 숲을 만드는 사업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며 “지역의 장벽은 낮아지고 있고 더 낮아져야 한다”고 전했다.현충원 방문 때 참배를 건너뛰는 일도 비일비재한 민주당 지도부 입에서 고(故) 박정희 대통령 언급이 직접적으로 나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남에서만 내리 4선을 하고 전남지사를 지내는 등 호남이 정치적 기반인 이 위원장이 대권 행보를 고려해 내놓은 발언이란 해석이다.
2020.04.13 I 유태환 기자
 "구르지 않으면 넘어진다…자전거도 예술도"
  • [시대藝인] "구르지 않으면 넘어진다…자전거도 예술도"
  • 작가 유선태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연 개인전 ‘꿈꾸는 오브제’에 세운 자신의 조각작품 ‘아하!’(2020)를 올려다보고 있다. 국적이 애매하다는 80㎝ 오브제를 330㎝ 대작으로 키웠다. 여느 작품처럼 오른쪽에 자신을 투영한 ‘자전거 탄 남자’를 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신기한 노릇이다. 문 너머로 새로운 세상이 자꾸 열리니. 나무에 걸린 문으로 들어서면 높은 산 깊은 호수가 펼쳐지고, 바위와 나무가 엉킨 숲 끝에 난 문으로 들어서면 광활한 들판과 푸른 하늘이 보인다. 하얗고 까만 격자형 타일이 끝나는 낭떠러지에선 투명문을 만나기도 한다. 그 뒤로 허연 폭포수가 무섭게 떨어지는. 도무지 끝을 알 수 없는 여정이 아닌가. 가로막는 게 한 가지가 있다면. 그 문을 통과하는 두려움. 그런데 그것도 괜찮다. 혼자가 아닌 듯하니. 항상 문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는 한 사람이 있으니. 자전거에 올라탄 채 안을 응시하는, 아니면 이미 저만치 그 세상에 들어서 있는. 어서 오라고도, 다시 돌아가라고도 하지 않는. 그래. 그를 ‘자전거 탄 남자’라고 부르자. 마치 벽에 걸어둔 인터넷세상인 듯, 클릭하고 클릭해 자꾸 안으로 빨려드는 듯, 그림 안팎으로 한참 밀당을 하던 그때. 진짜 ‘자전거 탄 남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작가 유선태(63)다. 오랜만의 외출이라고 할까. 개인전으론 4년 만이고,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선 5년 만이다. 책이 날고, 축음기가 떠다니며, 누워 있는 시계에, 꽃·풀을 잃은 화분 등. 한 번 보면 절대 잊지 못하는 특유의 회화작품에 조각·설치작품까지 얹은 45점을 걸고 세운 뒤, ‘꿈꾸는 오브제’란 전시타이틀을 달았다. 유선태의 회화작품 ‘시간의 사원’(2019). 서양의 건축물에서 볼 법한 기둥을 문으로 삼고 안으론 동양화에서 자주 보이는 산수를 배치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48번 이사한 인생… 삶도 예술도 ‘노마드’ 그동안 무엇이 변했는가를 물으니 “변한 건 내가 늙은 것”이란 익살스러운 ‘현답’이 돌아왔다. “작품이란 건 변한다기보다 추구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갈지자 행보이긴 하지만, 예전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간다는 말이 맞을 거고.” 인간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저 바뀌는 호기심을 찾아가는 것뿐이라고. 어쩔 수 없이 질문을 바꿔야 했다. 그동안 무엇을 채워왔던가로. 그제야 듣고 싶은 얘기가 나왔다. ‘오브제의 확장’이다. “예전에 오브제는 그저 벽에 붙어 있거나 좌대에 몇 점 올려 있을 뿐이었는데, 이번에는 조각으로 여러 점을 빼냈다. 사실 내가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 오브제가 있고, 그 오브제가 튀어나와 조각이 되고, 그것을 흡수한 다른 오브제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결국 “그림도 조각도 오브제도 다 한통속이 돼간다”는 거다. 유선태의 회화작품 ‘나의 정원’(2020). 풍경 속의 풍경 위로 책·축음기·시계 등 작가가 아끼는 오브제가 떠다닌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지난 30여년을 오브제와 씨름해왔다. 도대체 그이에게 오브제가 뭐길래 이젠 장르를 넘나드는 열쇠까지 쥐어준 건가. “샘물이다. 영감의 원천이다.” 어떻게? “하나하나가 얘깃거리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것들이 말을 한다. 시간을 말하고, 삶의 흔적이라고 말하고.” 그러곤 “오브제 그 자체가 이미 작품이 아니겠느냐”고 되묻는다. “예술이란 게 창작이지만 때론 발견이기도 하다. 삶의 구석에 버려진 것을 재발견하는.” 하지만 그렇게 좋아한다는 오브제 때문에 고생도 만만치 않았단다. 풍물시장에서 사고, 길에 떨어진 것을 줍고, 지인들이 가져다주고. 그렇게 수집한 오브제가 이사 땐 몇 트럭씩 나온다니. 그럼에도 “사람들은 오브제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고.” 그러니 힘이 배로 들 수밖에. 작가 유선태가 자신의 회화작품 ‘나의 정원’(2019) 앞에 섰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라고 말한 하얗고 까만 타일 뒤로 허연 폭포수가 쏟아져 내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 고생을 그이는 ‘자전거 타기’로 풀어냈으려나. 자신을 투영했다는 그 ‘자전거 탄 남자’를 기어이 작품마다 들였다는 얘기다. “동물을 좋아했다. 수의사가 꿈일 만큼. 고향 전주에서 어린 시절 닭을 많이 키웠는데 어느 날 이사를 하면서 내다 팔아야 했다. 이후론 닭을 오래도록 못 먹었지만, 어쨌든 열네 살 그때 그 돈으로 중고 자전거를 샀다. 10년을 탔나 보다. 자전거처럼 좋은 게 없더라. 주말에는 낚싯대를 들고 강이나 호숫가로 가서 한참을 있다가 왔다.” 이제야 고리 하나가 풀린다. 바로 이 장면이 그이의 작품세계가 아니던가. 낚싯대를 드리워야 할 듯한 산과 물만 넘실대는 풍광. 자신 외에 아무도 없으니 그 앞에 앉으면 누구나 미지의 세계를 꿈꿔야 할 듯한 전경. ‘예술과 예술 사이’(2020), ‘시간의 사원’(2019), ‘나의 정원’(2019·2020), ‘말과 글: 세 개의 시간’(2017), ‘말과 글: 책 위에서의 명상’(2017) 등등의 그림이 줄줄이 엮여 나올 수밖에. 그 위로 ‘자전거 탄 남자’의 예술철학은 이 대목에서 절정에 이른다. “자전거라는 게 구르지 않으면 넘어지는 거다. 예술도 마찬가지더라. 한 달을 놀고 여섯 달을 쉬고 한 해를 건너뛰면 쓰러지게 돼 있다.” 유선태의 ‘나의 정원’(2020) 왼쪽 디테일과 ‘나의 정원’(2019) 오른쪽 디테일. 대부분의 작품에 덧입혔다는 ‘말’과 ‘글’이란 글자가 비로소 선명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예술에 대한 확신이 없다…신념은 있다” 세상에 다 있는 오브제고, 현실에 다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결코 실제처럼 보이지 않는 그곳. 그이의 작품에 왕왕 ‘초현실주의’란 단정이 붙는 이유다. 하지만 유 작가는 고개부터 가로젓는다. “내 그림은 초현실주의가 아니다”라고. “그냥 상상이라고 보면 된다.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모든 사람들은 자기 독백을 하고 자기 삶을 말한다. 그게 어떻게 이즘이 될 수 있겠나. 각개전투지. 난 지극히 현실에 바탕을 둔 사람이다.” 그저 바쁘게 경계를 넘나들 뿐이라는 유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방점을 찍은 건 조각으로 보인다. ‘시간의 화살’(2020), ‘문’(2020), ‘세 여인’(2020) 등 1m 안팎의 브론즈 작품이 여러 점인데 그중 유독 시선을 끄는 대작이 한 점 있다. “10여년 만에 괜찮은 작품”이라고 스스로 평가한, 알루미늄을 주재료로 쓴 ‘아하!’(2020)다. 장정 9명이 붙어 전시장으로 옮겼다고 할 만큼 무게감도 대단하지만 일단 330㎝의 높이로 압도한다. 모델은 역시 오브제. “국적이 애매한 80㎝ 정도의 여인상”이다. 그 크기만큼 나무로 깎았다가 성에 차지 않아 결국 3m 대작으로 키웠다. 비스듬하게 기울인 몸체가 특징인 이 여인 옆에도 ‘자전거 탄 남자’를 둔 건 물론이다. 유선태의 조각작품 ‘문’(2020). 115㎝ 높이의 브론즈로 제작했다. 문 위에 ‘자전거 탄 남자’가 도드라져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유선태의 조각작품 ‘문’(2020). 중앙에 거울을 넣고 테두리는 철과 나무로 둘렀다. 거울작품은 작가가 최근 새롭게 시도하는 영역. “그림도 조각도 오브제도 다 한통속”이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거울 속에 비친 작품은 ‘예술과 예술 사이’(2020)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열네 살 이후 끝없이 떠돌아야 했다는 이 ‘자전거 탄 남자’의 인생은 과연 어땠을까. “내 삶은 노마드(유목민) 같다. 이사를 마흔여덟 번 했으니까. 집에 누워 있어도 내 집이 아니다 싶을 만큼.” 그 때문인가. “세상은 즐겁고 아이러니하고 풍자스러워야 한다”는 게 그이의 생각이다. 그래서 ‘꿈꾸는 오브제’란다. 잠시나마 다른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어차피 예술은 던져보는 거고, 과정이고 음모”라며 웃는다. 다만 그 길에 ‘문’은 필요하다고 했다. “내 호기심으로, 오브제의 시간으로 들어가게 하는 통로”라고. 이렇게 엄청난 세계를 꺼내놓고도 그이는 “예술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한다. “내 앞길을 모르겠고 그림이 잘 될 거란 장담도 할 수 없으니.” 하지만 “신념은 있다”고 했다. 죽을 때까지 작업은 하겠다는 의지 말이다. 위트로 진지함으로 ‘들었다 놨다’한 게 몇 차례인가. 그이의 페달에 따라 움직이는 세상을 닮았구나 싶다. 전시는 26일까지. 유선태의 회화작품 ‘말과 글: 100만 달러’(2017). 작가에게 지폐는 상생을 의미한단다. 사람과 사람 관계, 또 그 관계에서 서로 필요한 것을 연결하는 도구로. 지폐 가운데 자신의 작품 ‘나의 정원’(2019)을 박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유선태의 설치작품 ‘예술은 오래된 가방’(2018) 두 점과 ‘시간을 나르는 가방’(2019). 가방이란 오브제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어 완성했다. “노마드(유목민)의 필수품이 가방이 아니겠느냐”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유선태의 330㎝ 조각작품 ‘아하!’(2020)를 뒤에서 바라봤다. 비스듬하게 기울인 몸체가 제대로 드러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0.04.13 I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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