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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의 힘? 강원도의 맛!
- [조선일보 제공] 감자, 옥수수, 오징어회. 강원도 하면 떠오르는 '뻔한 음식 트리오'입니다. 이 세가지, 물론 맛있죠. 하지만 이 셋만 먹고 온다면 좀 안타깝습니다. 산과 바다를 헤집고 살펴보면 별미가 꽤 숨어있거든요. '강원도 숨겨진 별미 베스트6'을 소개합니다. 올 여름 강원도로 휴가를 떠나시나요? 강원도 사람들, 억울할 수도 있겠다. "언제 숨겨 놓고 먹었나?"라며. 우리가 몰랐던 거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강릉 주문진과 사천항, 정선, 평창을 샅샅이 뒤져 별미를 찾아냈다. 강릉 돌고래횟집,장원물항각_성게물회 주황에 가까운 진한 노란색 성게알이 검붉은 해삼과 함께 빨간 국물 한가운데 섬처럼 떠있다. 성게알과 멍게를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입에 넣는다. 성게알이 크림처럼 부드럽다. 씹을 틈도 없이 혀 위에서 녹아내린다. 고소하다 못해 달다. 성게알이 우아하고 세련된 감칠맛이라면 해삼은 야성(野性)이 넘친다. 오독오독 단단한 해삼은 씹으면 씹을수록 성게알과는 다른 종류의 감칠맛이 배 나온다. 성게알과 해삼이 서로의 감칠맛을 배가하고 증폭시킨다. 여름 바다를 한입 가득 머금은 기분이다. 성게물회는 동해의 여름 별미다. 강릉 '장원물항각' 주인 홍순철씨는 "성게는 8월까지가 제철"이라고 했다. "보라성게와 불그스름한 말똥성게가 있어요. 말똥성게가 조금 더 나아요. 가시가 짧아 밤톨처럼 생긴 말똥성게는 7월 말부터 알이 차기 시작하니까 조금 더 있어야 먹지요. 가시가 길고 색이 검은 보라성게는 지금도 맛있고요." ▲ 성게물회 한 그릇풋풋한 여름바다가 그대로 그릇에 담겼다. 강릉 사천항에서 촬영했다. 촬영을 위해 연출한 것으로, 실제로는 이렇게 그릇이 넘칠 듯 가득 담겨 나오진 않는다. 성게는 그동안 국내에서 쉬 맛볼 수 없었던 별미이다. 그런데 최근 동해 어느 항구이건 흔하게 보게 됐다. 까닭이 있다. 성게는 거의 전량 일본으로 비싼 가격에 수출됐었다. 지자체와 어민들은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어린 성게를 동해안 일대에 대량 뿌려놨다. 그런데 값싼 중국산 성게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 수출이 크게 줄었다. 천적인 돌돔 등이 남획되면서 개체 수가 줄어들자, 성게 천지가 됐다. 강릉 사천 '돌고래횟집' 주인 최금순씨는 "요즘은 금어기도 없고 아무 때나 잡는다"고 했다.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다. 우선 싱싱한 성게를 반으로 가른다. 노란 성게알 네 덩이가 보인다. 숟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알을 떠낸다. 냉면 사발에 가늘게 썬 오이와 양파, 부추, 쪽파 따위 채소를 푸짐하게 담고, 초장을 풀고 식초로 새콤달콤하게 간 한 국물을 붓고 성게알을 얹는다. ▲ 강릉 '장원물항각' 성게알밥국물은 식당마다 나름의 노하우가 다르다. 장원물항각에서는 초고추장을 동치미국물에 푼다. 사이다를 전혀 넣지 않았는데도 톡 쏘는 탄산 느낌이 나니 희한하다. 식초와 물엿은 새콤달콤한 맛을 살릴 정도로 자제한다. 여기에 해삼이나 전복을 넣는다. 남은 국물에 소면을 말아 먹는다. 돌고래횟집은 북어와 다시마 우린 육수를 사용한다. 여기에 초고추장과 청양고추, 양파, 배, 사과 따위를 갈아 넣는다. 채 썬 오징어, 해삼을 곁들인다. 장원물항각이 성게 자체의 맛과 향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돌고래횟집은 성게에 다른 해산물을 더해 감칠맛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 데 목표를 둔 듯하다. 동해안을 따라 널린 횟집마다 성게물회를 낸다. 대개 한 그릇에 1만원 받는다. 성게알을 뜨거운 밥에 비벼 먹는 성게알밥이나, 성게부침도 대개 1만원씩 받는다. 장원물항각_ 강릉 교1동 1820-5(교동택지 경포초교 근처) (033)644-0327·0325 돌고래횟집_ 강릉 사천진리 해안도로 뒷섬 앞 (033)644-1237 아직도 내가 그냥 수수한 감자로 보이니 정선 옥산장_감자붕생이 '감자붕생이'는 강원도 정선 토속음식이다. 정선 '옥산장' 주인 최숙희씨가 설명하는 감자붕생이 만드는 법은 이러하다. "우선 감자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을 해요. 감자를 솥에 담고 익반죽한 감자가루를 수제비처럼 떼어 감자 위에 얹고 푹 쪄요. 감자가 잘 익었으면 잘게 으깨요. 익은 감자를 으깨서 떡처럼 익은 감자가루 덩어리에 골고루 묻혀주죠." 약간의 소금 간이 전부다. 감자도 아니고 떡도 아니다. 감자·감자떡 범벅? '뭐 이런 음식이 있나' 하는 마음으로 먹기 시작했는데, 묘하게 맛있다. 따끈하고 쫄깃한 감자떡과 포슬포슬한 감자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입으로 가져가게 된다. 탄수화물 중독인가? 어쨌건 마음이 편안하고 푸근해진다. "붕생이는 정선사투리로 '보슬보슬하다'는 뜻이에요. 우리 정선 사람들은 감자붕생이를 된장과 함께 채소에 싸서 쌈처럼 식사로 먹기도 해요." ▲ 정선 '옥산장' 감자붕생이감자붕생이는 아쉽게도 아무 때나 먹지 못한다. 미리 예약해야 할 뿐 아니라, 감자붕생이만 먹을 수도 없다. 감자전, 감자송편, 메밀전병, 도토리묵무침, 황기백숙 등 정선 토속음식이 고루 나오는 '전통코스요리'(1인 1만5000원·15인 이상)나 '특정식'(1인 1만원)을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감자를 갈아서 만드는 수제비인 '감자옹심이'(6000원)는 따로 주문 가능하다. 옥산장은 본래 여관이다. 최숙희씨의 어머니 전옥매(75)씨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전씨가 "인생살이가 하도 힘들어서 강가에서 울다가 꽂힌" 수석을 전시한 수석전시실 '돌과 이야기'에 가면 전옥매씨가 반갑게 맞아주며 정선과 수석과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준다. 여관도 정갈하지만, 여관과 식당 사이에 있는 한옥에 묵으라고 권하고 싶다. 전옥매씨가 전통 강원도집을 보여주고 싶어 지은 한옥. 지붕은 기와 대신 굴피(참나무의 두꺼운 껍질)로 얹었고, 서양 벽난로와 비슷한 고콜(관솔불을 올려놓기 위해 벽에 뚫은 구멍)도 있다. "황토에 짚을 섞어 쌓은 벽 덕분인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는 게 최숙희씨 설명. 둘이 들어갈 만한 작은방 3만원, 서넛이 잘 만한 큰방 4만원. 7월 20일~8월 20일 성수기에는 1만원씩 더 받는다. 옥산장_강원도 정선 북면 여량리 149-30, (033)562-0739, www.oksanjang.pe.kr 보드라운 장치살… '서울에선 못 보드래요' 주문진 월성식당_장치찜 "몇 분이세요." "둘이요." "언니야, 여기 2인분." 순식간이다. 주인에게 "뭘 먹을지 말하지 않았잖느냐"고 묻자, 옆에서 먹던 손님들이 "여긴 다 이거 먹는다"고 한다. 강릉 주문진 '월성식당'. 출입구에는 '도루묵찌개' '생태찌개' '명태매운탕' 따위가 붙어 있지만, 모두 '장치찜'을 시킨단다. 장치는 '긴 물고기를 통틀어 이르는 강원도 사투리'다.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 장치라고 하면 길이가 50㎝쯤 되는 바다메깃과 생선이다. 주문진 토박이인 손님들은 장치가 "복어 비슷하다"고 했다. "남자 어른 팔뚝만한 굵기에 길이는 팔 하나쯤 될까? 독이 있어요. 복어처럼 강하지 않고 훨씬 약하지만. 그래도 내장은 먹으면 안 돼요. 센 사람은 안 죽지만 약한 사람은 죽거든." ▲ 강릉 주문진 '월성식당' 장치찜많이 잡히지 않아 이쪽에서 다 소비되는 듯하다. 장치찜을 맛보면 서울에 보낼 물량이 없는 게 당연하단 생각이 절로 든다. 살이 무른 장치는 하루쯤 꼬치에 걸어 말린다. 꾸둑꾸둑 하게 마른 장치를 갈치조림 하듯 얼큰하게 조린다. 강원도 하면 빠질 수 없는 감자도 큼직하게 잘라 넣는다. 장치는 보드라우면서도 기름지다. 붕장어(아나고)가 아주 굵고 크게 자랐다면 이런 맛이 나지 않을까 싶다. 포실포실한 게 주문진 토박이들 말마따나 복어살 같기도 하다. 부드럽고 기름진 장치와 매콤한 양념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양념이 폭 밴 포슬포슬한 감자도 기막히다. 밥은 물론이지만 소주 안주로도 그만이겠다. "어떻게 장치만 먹어. 소주 한잔해봐." 옆에서 장치에 대해 신나서 설명해주던 주문진 토박이들이 자꾸 소주잔을 권한다. 월성식당_ 장치찜 1인분 5000원(공깃밥 포함 6000원). 강릉 주문진 주문9리(주문진 시장통 먹거리길 13호) (033)661-9910 사골과 눈맞은 조개의 '찐한' 변신 주문진 북청해장국_조개해물해장국 조개를 넣고 끓인 해장국이라고 해서 맑고 가벼운 국물을 예상했으나, 틀렸다. 주문진 '북청해장국'의 '조개해물해장국'은 묵직하다. "사골국물을 폭 우려요. 여기다가 바지락·백합 따위 조개를 듬뿍 넣고, 무청 시래기 넣고, 콩나물 넣고, 된장·고추장 풀어서 팔팔 끓인 거예요." 깊을 수밖에. 그러면서도 선지나 고기를 넣는 해장국보다는 훨씬 가볍다. 맵지 않고 구수하면서 칼칼하다. ▲ 강릉 주문진 '북청해장국' 조개해물해장국.작고 허름하나 유서 깊은 식당이다. 함경도 북청에서 월남한 전춘원 할머니가 50여년 전 문을 열었고, 이제는 딸이 이어 운영하고 있다. 옛날에는 밥을 말아 냈다는데, 요즘은 따로 낸다. 할머니가 성공하자 조개해물해장국을 내는 식당이 옆에 서넛 정도 문을 열었는데, 국물 내는 방식이 미묘하게 다르다.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끓인 '곰치국'이 시원하면서도 칼칼하다. 뽀얀 국물이 시원한 '황태해장국'도 있다. 조개해물해장국·황태해장국 5000원, 곰치국 1만원. 새벽 4시쯤 문 열고, 저녁 8시쯤 닫는다. 북청해장국_ 강릉 주문진항 초입 수협 근처, (033)662-2359 "옆 사람은 어떻게 비빌까" 평창 옛날메밀국수_메밀국수 자기의 능력과 눈치에 따라 맛있는 막국수를 먹을 수도, 형편없는 막국수를 먹을 수도 있는 막국수집이다. 메밀국수 1인분을 주문하면 먼저 열무김치와 김가루, 간장양념장, 갓김치, 무김치, 배추김치, 달걀 노른자 지단, 주전자 가득 담긴 육수가 나온다. 상에는 들기름과 설탕가루, 간장, 식초가 항상 놓여 있다. ▲ 평창 속사 '옛날메밀국수'잠시 기다리면 빈 냉면 사발과 동그랗게 말린 막국수 세 덩어리가 채반에 담겨 나온다. 사발에 육수와 각종 양념을 입맛대로 섞고 국수를 말아서 먹는다. 국수는 훌륭하다. 껍질까지 모두 갈아 넣은 메밀 100%다. 전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쫄깃한 맛이 없고 뚝뚝 끊기는 면을 씹고 있으면 짙은 메밀향이 콧속에 꽉 찬다. 보들보들한 국수를 좋아한다면 메밀 껍질이 깔깔해서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다. 1인분(3사리) 6000원, 반공이(10사리) 1만8000원, 한공이(20사리) 3만5000원. '공이'는 냉면 뽑는 국수틀에 메밀반죽을 넣는 부분. 여기에 메밀 반죽을 넣고 누르면 면발이 아래로 후드득 떨어진다. 옛날메밀국수_ 강원도 평창 용평면 속사1리 555-1, (033)332-1948 별다방은 못 따라올 생원두의 맛 강릉 테라로사_커피전문점 갓 볶은 커피 풍미가 깜짝 놀랄 만큼 강렬하다. 테라로사(Terarosa). 한국에서 생(生) 커피원두를 직접 수입해 직접 볶는 몇 안 되는 곳이다. 11개국 22가지 커피를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블루마운틴을 제외한 대부분 커피가 1잔에 4500~5500원이다. 3가지 다른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 코스' 1만6000원. 에스프레소(4500원)도 훌륭하다. 커피원두는 1봉지(250g·약 20잔 분량)에 싱글(한 지역에서 생산한 커피원두만 모은 것) 1만6000~1만8000원, 블렌드(여러 지역 커피원두를 섞은 것) 1만3000원. 매일 새벽 굽는 빵과 케이크도 괜찮은데, 커피와는 치즈케이크(5000원)가 가장 어울린다. 테라로사_ 강릉 구정면 어단리 973-1, (033)648-2760, www.terarosa.com ▲ 강릉 로스터리 카페 '테라로사'.
- ''국가대표'' 이구동성 "태극마크 부끄럽지 않은 영화"
- ▲ 영화 '국가대표' 출연배우들(사진 왼쪽부터 최재환, 김동옥, 하정우, 김지훈, 이재응)[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영화 '국가대표'(감독 김용화, 제작 KM컬쳐)의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자신들의 작품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용화 감독을 비롯해 하정우,김동욱, 김지석, 최재환, 이재응 등 '국가대표' 출연진들은 29일 오후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린 '국가대표'제작보고회에 참석,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은 영화"라고 입을 모았다. 연출을 맡은 김용화 감독은 "하정우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감독이 할일이 없을 만큼 뛰어났다"며 "배우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영화속 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주장인 차현태 역을 맡은 하정우는 "무주와 평창을 오가며 합숙 3개월을 포함 7개월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촬영했다"고 강조한 뒤 "영화 속 배우들의 가슴에 달린 태극마크에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영화가 나왔다"고 자평했다. 홍철 역을 맡은 김동욱은 "감히 국가대표급 영화라 자신한다"며 한국영화의 새로운 대작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칠구 역의 김지석 또한 "영화를 촬영중에 '개봉만 해봐라'하고 이를 갈았다"며 "섵부른 예측이지만 그만큼 흥행에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감독과 출연배우들이 언론시사회가 아닌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영화에 대해 자신감과 확신을 갖고 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영화의 배급을 맡은 쇼박스측은 "'미녀를 괴로워'를 통해 662만 관객을 동원한 김용화 감독의 장점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며 "실제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소화한 배우들과 시원한 스키점프 장면 등이 영화의 재미를 더해 '미녀는 괴로워'에 버금가는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국가대표'는 저마다 가슴아픈 상처가 있는 청년들이 스키점프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자신들의 꿈을 이뤄간다는 내용. 실제 대한민극 국가대표 스키점프 선수들의 실화를 모티브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4회차에 걸쳐 촬영했다. 이후 3개월에 걸쳐 CG와 후반작업을 마무리해 오는 7월30일 계봉예정이다. (사진=한대욱 기자)
- 입소문부터 시골막장찌꺠로 매출 UP
- [이데일리 EFN 송우영 객원기자] 재래식 된장보다는 깊은 맛이 덜하지만 일반 개량식 된장에 비해 맛의 깊이가 있고 단맛이 있어 서울 지역 사람들에게 특히 어필하는 맛이다. 이런연유로 최근 막장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서울까지 입소문난 강원도식 막장 ‘빡작장’ <바우골>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에 위치하고 있는 돼지고기 특수부위와 쇠고기 숯불구이 전문점인 <바우골>은 용평스키장을 찾는 스키어들에게 꼭 들러야할 맛집으로 이름이 나 있다. 돼지고기와 쇠고기 숯불구이 외에도 동네 지인들만 요청해서 먹던 것을 메뉴화한 ‘빡작장’은 전국으로 소문이 났다. 집에서 담근 막장에 호박, 무, 파, 고추 등 채소를 푸짐하게 넣고 빡빡해질 때 까지 졸여 만든 것이라 해서 붙여진 빡작장 또는 빡찍장 등으로 불리는 강원도식 막장찌개다. 스키선수였던 심재영 대표는 스키국가대표 코치일을 그만두고 큰 식당에서 주방일을 하던 어머니와 일반 밥집 ‘유성식당’을 열었다. 된장국밥, 알밥 등을 팔았지만 그때 빡작장이라는 메뉴는 없었다. 집에서 심 대표의 어머니가 담근 막장으로 끓여 먹던 빡작장을 먹어봤던 지인들이 음식점에서도 먹을 수 있길 요청해서 내던 것을 이후 고기음식점<바우골>을 오픈하면서 정식 메뉴화 했다. “빡작장은 강원도 향토음식이지만 흔한 메뉴라 메뉴판에 올린 곳도 별로 없어 타 지역에서 온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듯하다.” 어머니가 매년 콩 2~3가마로 큰 장독 2~3개 분량을 직접 담근다. 11~12월 초 중 강릉, 횡계에서 재배된 국산콩을 가마솥에 넣고 장작불로 삶아 메주를 쑤고 초가집 아래 햇볕에서 말린다. 4월 즈음 메주를 가루 내어 찐보리쌀과 소금, 고춧가루 등을 섞어 담근다. 식당에서 나온 누룽지도 빻아 같이 섞기도 한다. 심 대표는 “4~5년 묵혀야 제 맛이 난다”라고 말한다. 매년 장을 담그는 양을 늘리고 있으나 그 양이 부족해 점심시간 식사메뉴로 판매하라는 고객들과 따로 막장만 구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지만 고기를 먹고 난 고객들에게 후식 메뉴로만 판매하고 있다. 2~4명이 먹을 수 있는 7000원짜리 빡작장 한 뚝배기에 들어가는 막장의 양은 종이컵 1개 분량으로 일반 된장찌개 한 뚝배기를 끓일 때 넣는 된장 양의 20배 정도다. 별도의 육수를 넣지 않아도 맛이 나며 호박, 무, 파, 고추 등을 많이 넣고 빡빡해질 때까지 끓이는데 약 30분정도 걸린다. 그래서 아는 사람들은 전화로 미리 빡작장을 주문하기도 한다고. 익으면 단맛이 강해지는 양파는 넣지 않는다. 파를 잘게 썰어 넣는 것도 맛의 비결. 고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빡작장을 먹는데 주로 고기를 찍어먹기도 하고 밥에 비벼먹기도 한다. 마늘과 채소 등을 찍어먹는 쌈장에도 시중판매용 쌈장에 막장을 섞어 내는데 깊은 맛이 있다. <바우골>에는 빡작장 외에 막장으로 끓인 후식 메뉴로 된장국밥과 밥에 김과 날치알을 섞어 작게 뭉쳐내는 알밥이 있다. 고기를 먹은 후 50%가 된장국밥을, 40% 정도가 빡작장을 식후메뉴로 선택하고 있으며 10%정도가 알밥을 주문해 고기와 함께 구워먹기도 한다. ◇ 시골막장찌개로 점심매출 UP, 객단가 UP <삼다가> 분당 궁내동에 위치한 <삼다가>는 제주도 산지에서 직송한 흑돼지전문점이다. 이곳에서는 시골막장찌개를 흑돼지김치찌개, 흑돼지제육볶음과 함께 점심 식사메뉴로 마련하고 있다. 멸치육수로 진하게 끓여낸 시골막장찌개는 재래식 된장의 깊은 맛과 일반 된장의 달큰한 맛을 함께 지니고 있어 특히 나이가 조금 있는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다. 채소를 큼직하게 썰어 뚝배기에 끓여낸다. 이희야 대표가 강원도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맛을 보게 된 막장찌개에 반해 바로 막장을 만드는 할머니를 찾아 항아리 200개를 보내어 막장 제작을 요청, 주문해 받고 있다. 매년 12월 햇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어 4월에 담근다. 그곳에서 약 3년 정도 숙성한 막장이 도착하면 항아리채로 3~4일 숙성한다. 이동하면서 흔들림과 온도변화로 막장이 받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과정이다. 그리고 멸치만으로 낸 육수로 끓여 하루 더 냉장 숙성한다. 장은 한 달에 1~2회 직접 가져온다. <삼다가> 역시 여느 고기음식점처럼 고기를 먹고 난 후 식사를 주문하면 나오는 서비스 된장찌개가 있지만 이곳에서는 많은 고객들이 ‘시골막장찌개’를 주문한다. 4인이 오면 시골막장찌개를 2인분 정도 주문해야 충분하기 때문에 객단가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된장찌개가 조금 부드러운 맛이라면 막장찌개는 칼칼하면서 진한 맛으로 한번 맛본 고객들은 <삼다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골막장찌개를 선호한다. 시골막장찌개만 먹는 마니아층도 형성되어 있는데 주로 30대 후반~4·50대 남성이다. 막장 구매처 및 문의 : 향토식품전문회사 (주)참소반 TEL. 1588-9092, (02)896-0181~4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 관련기사 ◀☞고깃집 후식메뉴의 새로운 패러다임 ‘막장찌개’ [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 고깃집 후식메뉴의 새로운 패러다임 ‘막장찌개’
- [이데일리 EFN 송우영 객원기자] 최근 외식시장을 살펴보면 고객이 선호하는 맛의 트렌드는 단맛과 개운하게 매운 칼칼함이다. 단맛과 매운맛은 중독성이 있어 한번 인이 박히면 쉽게 다른 음식을 찾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막장찌개는 그런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된장찌개다. 막장은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개량식 된장에 비해 깊은 맛이 있고 재래식 된장에 비해 단맛이 돌아 두 가지 된장의 단점을 보완한다. ◇ 고깃집 객단가 높이는 막장 고기음식점에서 고기를 먹고 난 후의 식사메뉴로 가장 대중적인 것이 바로 된장찌개. 넣는 재료나 육수 외에는 변화를 줄 수 없어 다른 업소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은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된장찌개는 주로 고기를 먹은 뒤 공깃밥을 주문하면 서비스 메뉴로 제공되어 제 가격을 받지 못해왔다. 고기음식점을 비롯한 한식집에서는 비용을 따로 산출하기 어려운 반찬이나 찌개 추가주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고기음식점의 된장찌개 또한 그러한 메뉴 중에 하나다. 밥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고기를 먹고 난 후에도 식사주문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데 공깃밥 가격에 밑반찬과 찌개를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고기가격에 포함되었다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여느 식재비에 비해 고기값의 비율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음식점은 고객들로부터 모든 메뉴에 제대로 된 값을 받을 수 있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 막장의 깊고 단맛, 고객 입맛 트렌드에 적중 막장은 지역마다 그 맛과 방식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정의하자면 간장을 빼지 않은 된장이다. 간장에서 건져낸 메주로 만든 것이 된장이라면 막장은 마른 메주를 가루로 빻아 되게 쑨 보리죽 또는 보리밥과 삶은 콩, 그리고 고춧가루나 고추씨가루 등을 섞어 담근다. 수분양도 된장에 비해 많이 잡고 햇볕이나 따뜻한 곳에 두어 숙성기간을 단축시킨다. 막장은 일반 된장에 비하여 조금 질고 보리 전분에서 비롯된 자연적인 단맛이 있어 달짝지근하다. 간장을 빼지 않았기 때문에 영양이 된장에 비해 더욱 풍부하며 맛이 깊고 담백한 맛이 있다. 막장은 1년에 한번밖에 담지 않고 오래 숙성해야하는 재래식 된장과 달리 한해에도 여러 번 담글 수 있다. 재래식 된장과 유사한 깊은 풍미를 지니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역시 업소에서 사용하기 좋은 아이템으로써 조건을 만족한다. 특히 된장 맛을 좌우하는 아미노산 성분이 일반 된장에 비해 10배 가량 많고 된장에 비해 염도가 낮아 걸쭉하게 끓여낼 수 있다. 또한 재래식 된장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군내가 나지 않고 일반 개량식 된장의 느끼한 마무리와 달리 깔끔한 맛이 난다. 이런 막장으로 끓인 막장찌개는 고기음식점 된장찌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메뉴로 보인다. 음식점에서 쉽게 접할 수 없어 고객들 사이에 인지도는 떨어지나 익숙하기도 한 메뉴이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에 살고 있는 30대 후반 이후 고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지역마다 담그는 방법과 재료의 비율 차이가 있으나 밀, 보리쌀 등의 곡물이 들어가고 고추씨나 고추를 빻아 넣어 칼칼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며 간장을 빼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로 강릉, 평창, 안흥 등 강원도 지역과 경상남도 지역의 막장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찐보리쌀 등의 곡물에서 생성된 단맛은 요 근래 젊은 층 고객들이 선호하는 맛이기도 해, 연령대에 상관없이 폭넓은 고객층에게 만족을 줄 수 있다. 막장찌개라는 이름을 제시함으로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된장찌개가 아닌 독특한 메뉴로 프로모션이 가능하다. 여러 채소를 넣고 자작하게 끓여내 밥 위에 얹어 타깃층에 맞는 막장덮밥을 개발한다면 점심 매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차돌박이와 된장찌개로 유명한 용산구 용산동의 <봉산집>에서는 차돌박이를 넣고 끓인 ‘된장찌개’를 제공한다. 메뉴판에도 ‘된장찌개’로 되어 있어 차돌된장찌개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곳에서 사용하는 장은 메줏가루에 보리가 들어간 엄밀히 말하면 막장으로 끓인, 황해도식 막장찌개다. 이곳 막장찌개는 구수하고 깊은 맛이 강하고 일반 개량식 된장에서 나는 잡내가 없어 차돌박이나 양 등의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난 후 입가심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 외식업소에서 막장 활용방안 이번 기사를 진행하면서 월간 <외식경영>에서는 3월, 바싹불고기전문점<연탄집>과 고기음식점<로즈힐>의 도움으로 불고기벤치마킹투어 참석자들과 한일고기음식점연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두 번의 시식회를 진행했다. 시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고기음식점 운영자와 조리파트 직원, 예비창업자들이었다. ‘끓이는 과정에서 떫은맛이 느껴진다’는 의견과 함께 그것을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들이 오갔으며 그 의견 외 대부분은 ‘일반개량식된장과 재래식된장의 장점만을 가져온 것 같다’와 ‘청양고추의 칼칼함과 적당히 깊은 맛이 잘 어우러졌다’로 막장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에 이어 가격에 대한 문의도 이어졌다. 막장은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오래 끓이면 떫은맛이 나는 단점이 있다. 쇠고기 기름이나 우유 등으로 막장을 한번 덖어서 끓이면 그 떫은맛이 사라진다. 재래식 된장보다는 깊은 맛이 덜하지만 일반 개량식 된장에 비해 맛의 깊이가 있고 단맛이 있어 서울 지역 사람들에게 특히 어필하는 맛이다. 막장 맛이 진하므로 별도의 육수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청양고추나 고춧가루를 넣어 매운 맛을 더하면 고기를 먹고 난 후 후식메뉴로 개운함을 준다. 이미 막장 자체에 단맛이 있으므로 양파 등 익었을 때 단맛이 나는 채소류를 넣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호박, 무, 파 등을 넣고 자작하게 졸여 내면 쌈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생막장을 그대로 쌈장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군내가 없으면서도 콩의 구수한 풍미와 보리 등의 곡물로부터 우러난 단맛이 잘 어우러져 있어 이것만으로도 나물무침을 만들 수 있다. 신선한 채소와 고명 등을 잘 활용하여 막장덮밥이나 막장국밥으로 개발하면 점심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일등 공신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된장에 비해 맛이 강하기 때문에 중독성 있는 메뉴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 영국 신세대 작가들 ‘개성 넘친 소통’
- [경향닷컴 제공]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BAs)’는 영국 현대미술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그룹이지만 데미안 허스트, 게리 흄, 트레이시 에민, 질리안 웨어링 등의 멤버들은 더 이상 젊지 않다. 요즘 영국에서는 YBAs 이후 세대(브리티시 뉴 제너레이션)의 작업이 오히려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선배들이 다져놓은 실험적 토양과 국제화된 작업환경에서 차분하고 개념적이면서도 개성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나다니엘 라코베의 작품 ‘검은 오두막’ 앞에서 라코베와 드라이든 굿윈이 포즈를 취했다. 드라이든 굿윈, 나다니엘 라코베, 피오나 배너, 데이비드 바첼러, 필립 알렌, 피터 맥도널드, 게리 웹, 마틴 크리드 등 8명의 영국 신세대 작가들의 작품이 10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런던 콜링’이란 제목으로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 유은복씨와 영국 큐레이터 찰스 단비가 공동 기획한 것이다. ▲ 데이비드 바첼러 ‘칸델라 12’드라이든 굿윈은 정적인 이미지와 동적인 이미지의 상관관계를 관찰하고 이를 드로잉·사진·만화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는 작가로,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한 인물의 두 가지 동작을 겹쳐서 그린 초상화 시리즈 ‘레드 드로잉’과 자신의 형 데미엥의 얼굴이 움직이는 모습을 애니메이션 프레임처럼 연속동작으로 그리고 동영상으로 촬영한 ‘데미엥을 찾아서’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 맞춰 동료 나다니엘 라코베와 함께 한국에 온 굿윈은 “이미지의 전환을 보여줌으로써 인물의 다양한 모습을 포착하고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더욱 활발하게 만든다”고 자신의 작업을 설명했다. 나다니엘 라코베의 작업은 런던 같은 대도시에서 받은 인상을 표현한 것이다. 작품 ‘검은 오두막’의 경우 나무집 안에 설치한 전등이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패널 사이로 빛이 새어나와 전시장의 그림자가 수직이동한다. 라코베는 “도시의 밤거리를 걷다보면 건물과 건물 사이로 움직이는 조명을 만난다”면서 “내 작품은 도시에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낭만적 순간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YBAs 작가로도 거론되는 피오나 배너는 1997년 ‘The Nam’이란 작품으로 유명해졌다. 이 작품은 1000쪽의 책 모양으로, 베트남전쟁에 관한 할리우드 영화 6편을 자신의 단어로 재구성한 텍스트 형식이다. 전쟁과 여성에 관심이 많은 그는 이번 전시에서 여러 종류의 전투기 모습을 찍은 영상물, 그리고 전투기의 명칭이 실존하는 새의 이름에서 따온 것에 착안해 재규어 파이터의 날개에 새에 관한 묘사를 직접 적어넣은 설치작품 ‘새’를 내놓았다. 데이비드 바첼러는 현대 도시환경에서 색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탐구해온 작가다. 이번에는 각양각색의 플라스틱 병에 전구를 넣어 만든 ‘샹들리에’, 영국의 뒷골목인 해크니가의 분위기를 바퀴 달린 이동판과 그 아래서 은은하게 스며나오는 레온조명으로 표현한 ‘해크니 로드’를 볼 수 있다. 필립 알렌은 영국 추상주의 회화의 대표작가로 유기적인 형상과 기하학적인 모양, 캔버스 위·아래의 두꺼운 칠이 특징이다. 또 피터 맥도널드는 교사·과학자·헤어드레서 등 평범한 인물의 머리를 과장되게 표현해 현대인의 불안 심리를 드러낸다. 게리 웹의 독특한 유머가 섞인 모더니즘 조각, 똥 누는 행위를 인간의 원초적 일에 비유한 마틴 크리드의 영상물 ‘쉿 필름’도 주목할 만하다. 영국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11일 오후 3시 토탈미술관, 12일 오후 3시 영국문화원에서 드라이든 굿윈, 나다니엘 라코베, 그리고 큐레이터 찰스 단비가 참석한 가운데 영국미술의 한국전시가 갖는 의미와 초대 작가의 작품설명이 진행된다. (02)379-7037 ▶ 관련기사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에서 마주한 황홀
- 들어봤나 곶감된장, 마셔봤나 오디와인
- [조선일보 제공] 서울 토박이에 맞벌이 주부인 김윤경(35)씨는 된장·고추장 때문에 늘 고민이다. "누구네처럼 시골 친척이 된장을 부쳐주는 것도 아니고, 시중 제품을 사먹자니 성에 안 차고요." 이럴 때 주부 9단들은 권한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권하는 '신토불이 명품'을 찾아보라고. 전통 장류부터 차(茶)제품, 육류, 주류까지 다양할 뿐 아니라 품질도 우수하다. 6월 11일부터 3일간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일산 킨텍스에서 여는 '메이드 인 그린 페어'(www.mgreen.or.kr)는 각 지자체의 명품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스님이 만드는 '곶감된장' 먹어봤나요? 경북 상주시가 자랑하는 '곶감된장' '곶감고추장'은 맞벌이 주부 김씨에게 '강추'할 만한 제품. 도림원(www.dorimfood.co.kr)이라는 사찰에서 수행하는 비구니 스님 10명이 1000개의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켜 만든다. 곶감은 인동초·맥문동·대추와 함께 메주를 띄울 소금물을 1년간 숙성시킬 때 들어간다. 법연 스님은 "메주 띄울 때 나는 특유의 냄새를 산약초와 곶감이 제거해줘 장이 향긋하면서 구수하다"고 자랑한다. 고추장은 쌀과 엿기름에 곶감을 같이 넣고 달인다. 사찰 신도들이 알음알음으로 얻어먹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2년 전 상품화했다. 1㎏에 2만8000원으로 비싸지만 주문량 맞추기도 모자랄 정도. 지난해 매출액만 5억원에 달했다. "향이 달고 맛이 짜지않아 찌개보다 생된장으로 더 많이 먹는대요." 좀 더 칼칼한 맛을 원한다면 경남 창녕의 '양파고추장'도 괜찮다. 양파 재배를 많이 하는 창녕군이 개발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 판매업체인 창녕식품(www.cnfood.co.kr) 김용식 대표는 "단맛이 강한 양파가 들어가 짠맛이 덜한 데다 칼칼해서 쌈장 대용으로도 많이 구매한다"고 말했다. 양파고추장 1㎏에 1만9000원선. 집에서도 응용해볼 수 있다. 요리연구가 최승주씨는 "양파를 푹 달여서 건더기는 건져낸 뒤 그 물에 엿기름을 넣고 조청처럼 달인 다음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넣어 저어가면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고 귀띔한다. ▲ 전국 방방곡곡에 숨어 있는 ‘명품’들. 사진 왼쪽 위 부터 시계 방향으로 전남 무안의 ‘ 백련차’, 경북 상주의 ‘곶감고추장’, 경북 청도의 ‘청도반건시’.■녹차? 나는 뽕잎차·백련차 마신다 전통 찻집에나 가야 마실 수 있는 국화차·백련차들도 지역 명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전북 부안의 뽕잎차가 그 중 하나. 카페인이 거의 없는 데다 혈압 강하물질과 식이섬유가 녹차보다 3배 이상 많고, 칼슘은 시금치보다 50배가 많다는 뽕잎을 차로 개발한 것이다. 판매업체인 동훈푸드(063-583-9961) 황강일 대표는 "녹차처럼 무쇠 솥에 덖어서 건조하는 게 아니라 무진공 상태에서 동결 건조시킨 덕분에 차 맛이 쓰지 않고, 시원하고 깔끔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본디올홍제한의원 김재홍 원장은 "뽕나무의 잎뿐 아니라 가지를 보리차 달여먹듯 하면 몸의 부종, 팔다리가 저린 증상, 기침, 당뇨, 동맥경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유명 한식집에서 맛본 구수한 메밀차를 집에서 맛보고 싶은데 시중 한약재가 중국산인지 의심스럽다면 강원도 평창군이 개발한 메밀차 제품(봉평메밀산업협회, 033-332-9939)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숭늉처럼 구수한 맛과 함께 몸의 열을 내려주고 탁한 기운을 제거해주는 차. 하지만 김재홍 원장은 "메밀을 너무 오래 마시면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으므로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경북 봉화의 국화차(국화농원 국태 054-672-7537)는 두통을 없애주고 숙면에 좋다고 해서 각광받는 차. "신경 많이 쓰는 일을 해서 머리 위로 기운이 몰리는 상기증을 자주 느끼는 사람들에게 좋습니다." 동양 최대 백련 자생지라는 전남 무안에서 생산하는 백련차(다연 061-454-6464)는 심장에 좋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와 함께 탁한 기운을 배제해 남자의 양기를 보호해주지요." ▲ 한국산 와인 어때요? 왼쪽이 경북 청도의 감와인, 오른쪽이 전북 부안의 오디와인./최순호기자, 농림부 제공■프랑스 와인? 오디 와인도 맛있어요 '와인'이라는 이름을 붙여 지역별로 개발한 과일주도 재미있다. 포도와인 선물이 식상한 사람이라면 참조해볼 만하다. 전국 감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경북 청도에 서는 청도반건시로 감 와인을 생산한다. "신맛, 떫은맛, 달콤한 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게 청도군의 자랑이다. 뽕나무로 유명한 부안에서는 오디 와인을 개발했다.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웰빙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밖에 경남 함양군의 머루와인은 신경 쇠약에 좋은 '약술'이라고 해서 농협 매장과 유기농 매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 제주도는 감귤을 발효시켜 감귤와인을 개발했고, 충남 예산은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만을 모아 발효시킨 사과와인을 생산한다.
- 坊坊''綠綠''… 전국 수목원 베스트8
- [조선일보 제공] 수도권 평강식물원_ 아시아 최대 규모 암석원이 있다. 국내 및 히말라야, 알프스, 연해주 고산식물 1000여종을 심었다. 연못정원, 이끼원, 약초원, 고산습원 등 12개 주제별 식물원도 있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668, (031)531-7751, www.peacelandkorea.com 한택식물원_ 자생·외국식물 8300여종 730만 개체로 국내 최대 수준인 사립 식물원. 33개 주제원 중 자연생태원이 가장 볼만하다. 자생식물 1000여종을 자생지 환경과 비슷한 곳에 심어놨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 153-1, (031)333-3558, www.hantaek.com 강원 한국자생식물원_ 한국 꽃과 나무만을 고수한다. 5월 붓꽃과 부채붓꽃, 5월 꽃창포와 분홍바늘꽃, 7월과 8월 벌개미취와 절굿대, 9월 산 구절초가 무리지어 핀다. 미선나무, 섬백리향, 산수국 등 자생식물 1100여종이 원래 환경에 가깝게 식재돼 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병내리 405-2, (033)332-7069, www.kbotanic.co.kr 충청 고운식물원_ 산악지형 그대로 살려 조성했다. 둘러보기 편안한 동선 설계가 돋보인다. 300여 품종 단풍나무와 국내 가장 많은 원추리 속을 보유했다. 충남 청양군 청양읍 군량리 산 32-4, (041)943-6245, www.kohwun.or.kr 호남 한국도로공사수목원_ 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 건설에서 발생하는 나무와 암석을 재배치했다. 잡초원은 국내에서 이 수목원에만 있는 주제원. 식물을 과별·속별로 심어 유사종과 비교 관찰이 쉽다. 무료. 전북 전주 덕진구 반월동 848, (063)212-0652, arboretum.freeway.co.kr 영남 기청산식물원_ 비슷한 식물을 비교하거나 특징을 이야기하기 쉽게 순서 있게 식재하는 등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경북 포항 북구 청하면 덕성리 362, (054)232-4129, www.key-chungsan.co.kr 제주 한라수목원_ 제주 자생식물과 도입 아열대 식물 보유. 제주에만 자라거나 멸종 우려되는 희귀 식물 전시한 희귀특산수종원이 특히 볼만하다. 수목원 상부 지역에 광이오름의 숲을 이용한 삼림욕장이 있다. 제주 제주시 연동 1000, (064)710-7575, sumokwon.jeju.go.kr 여미지식물원_ 동양 최대 온실식물원을 보유했다. 2550종 6만 개체 식물을 보유했다. 1만2540㎡(3800평) 규모 온실식물원에서 꽃과 나비를 사시사철 볼 수 있는 화접원이 가장 인기.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2920, (064)735-1100, www.yeomiji.or.kr ▶ 관련기사 ◀☞곰들이 뛰어노는 수목원… 이것은 동화다☞"농게잡고 뗏목타고, 체험마을을 찾아서"☞전남의 최대 피톤치드 발산지로 삼림욕 효과 우수
- 서울시내 자전거 순환도로 88㎞ 생긴다
-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서울 도심부와 외곽을 순환하는 자전거전용도로를 비롯해 서울시내 총 88㎞ 길이의 자전거 도로망이 구축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자전거 중심으로 도로교통 체계를 바꿔나갈 계획이다. 다만 도심부 주요 차도 일부를 자전거도로가 차지하게 됨에 따라 차량 교통체증과 이에 따른 반발 등도 우려된다.서울시는 도심과 남산, 한강을 아우르는 서클(Circle) 형태의 자전거 전용 순환도로망을 추가 구축키로했다고 14일 밝혔다. ◇ 도로 `다이어트`..종로~태평로~소월길 등 24.1㎞ ▲ 자전거 도로가 놓이는 서울시내 주요 도로 예상도. 위부터 종로, 태평로, 남산2호터널 진입부, 평창터널. (자료: 서울시)서울시는 2014년까지 ▲도심을 순환하고 도심과 외곽, 한강을 잇는 24.1㎞ 순환망 ▲한강과 한강지천(중랑천 불광천 홍제천) 물길을 잇는 38.1㎞ 외곽순환망 ▲도심순환과 외곽순환을 잇는 연결노선 26㎞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기자설명회에서 "기후변화와 교통체증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통수단의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다"며 "자전거도로망 구축으로 시민들이 서울 도심은 물론 한강과 남산, 외곽지역까지 자전거로 달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우선 2011년까지 종로 훈련원로 장충단길 소월길과 태평로 등 도심 주요 지역을 순환하고 도심과 외곽, 한강을 잇는 24.1㎞의 자전거길을 만든다. 종로 등 도심순환노선은 11.21㎞로 종로 자전거길은 기존 도로를 `중앙버스차로+일반4차로+양방향 자전거전용도로` 혼합 형태로 변경해 만든다. 훈련원로 등은 1개 차로를 축소하는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설치된다. 또 도심의 남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한남로와 한강진길, 반포로 등 5㎞ 연계노선도 1개차로를 축소해 만든다. 고저차가 큰 곳은 자전거 경사로(Bike-Pullway)와 자전거 엘리베이터 등이 설치된다. 아울러 청계천, 고궁, 동대문 등 관광코스를 통과하는 테마노선 7.9㎞도 놓아 자전거로 도심을 관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외곽순환 38.1㎞..중·장거리 이동 및 여가 활용 서울시는 한강과 중랑천, 불광천, 홍제천 등 물길을 잇는 38.1㎞의 외곽순환망을 통해 중·장거리 이동 및 여가활동 수단으로서의 자전거 활성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산 아래 평창터널, 성북동길, 성북천 등까지 잇는 외곽순환 노선은 2014년까지 완료된다. 외곽 노선 중 하천변 도로는 민자사업과 하천정비사업 등에 반영해 설치되며 나머지는 차로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놓인다. 특히 구기터널에는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가, 평창터널(2.28㎞)에는 폭 3m를 추가 확보해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된다. 이밖에 도심순환과 외곽순환을 잇는 연결노선 26㎞는 도 2012년까지 구축된다. 이 노선은 경의선 폐선부지에 조성되는 공원 내 9㎞, 은평뉴타운과 도심 경복궁역을 잇는 자전거전용도로 8㎞, 천호대로와 중랑천 자전거전용도로 연결구간 6.6㎞ 등으로 구성된다. ◇ 자전거 수송분담률 6%..年 1500억 대체편익 기대한강 광나루 공원과 난지공원은 자전거를 테마로 한 공원으로 꾸며진다. 난지공원의 경우 자전거 익스트림장, 이색자전거 체험장, 어린이 자전거면허시험장 등의 특화시설이 설치돼 오는 9월 개장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88㎞ 노선이 구축되면 은평에서 도심 간 자전거로 40분이면 닿을 수 있는 등 자전거 인프라가 취약했던 강북지역에 자전거 생활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구축이 완료되면 자전거교통 수송분담률이 현재 1.2%에서 6%까지 오르고 자동차 이용 대체편익이 연간 1500억원 발생하게 된다"며 "환경오염 비용 464억 원을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23만6000톤 저감되는 등 기후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시내 자전거 순환도로 노선 계획도 (자료: 서울시)
- 평창, 동계올림픽 3번째 도전
- [조선일보 제공] 세 번째 도전 기회를 얻은 강원도 평창이 과연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까? 평창은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총회에서 위원들의 무기명 투표 끝에 찬성 30표, 반대 13표로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도시로 선정됐다. 2010년, 2014년에 이어 '삼수(三修)'에 나서는 것이다.김진선 강원도지사는 "국민에게 빚을 졌다. 죽을 각오로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 차례나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 큰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두 차례 도전에서 국제무대에서 평창에 대한 인지도는 확실히 높아졌다. 이번엔 외형이 아니라 투표권을 가진 IOC 위원들의 마음을 확실히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평창은 앞선 두 차례 도전에서 모두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역전패했다. 김 지사는 특히 그동안 유치위원회가 단합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이번엔 KOC, 정부와 협의해 유치위를 구성하겠다. IOC 위원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을 중용하겠다"고 말했다.평창은 정부의 승인을 거쳐 오는 10월 15일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유치 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IOC는 내년 6월쯤 유치 의사를 밝힌 도시 중 3, 4 곳을 추려 후보도시를 선정한 뒤, 2011년 7월 IOC 총회에서 개최지를 최종 결정한다. 현재까지 평창 외에 독일의 뮌헨, 프랑스 안시가 각각 자국의 유치 후보도시로 선정됐으며 불가리아 소피아, 중국 하얼빈,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도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한편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힌 부산시는 이날 총회 전 허남식 시장이 KOC 위원들을 상대로 동계올림픽 대신 하계올림픽 유치를 호소했지만 평창의 '삼수'를 막지는 못했다. 허 시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가 (하계올림픽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지만 부산(하계올림픽 유치계획)이 이번 KOC 총회의 공식 안건으로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박용성 KOC 위원장은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 간에 동·하계 대회 유치를 놓고 대립할 경우 갈등을 피하기 위해 공평하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지천으로 널린 산나물·야생화 ‘아라리의 지붕’
- [경향닷컴 제공] 웅장한 육산의 풍모를 오롯이 간직한 가리왕산(加里王山)은 봄철 산행의 최적지로 꼽힌다. 강원 정선군 정선읍 회동리와 평창군 진부면, 북평면에 걸쳐 있는 해발 1561m의 가리왕산은 늘 이맘때면 온통 파스텔톤으로 채색된다. 능선을 따라 피어난 다채로운 야생화는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 가리왕산 정상에 오르면 인근 명산의 유장한 산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정선군 제공한창 물이 오르기 시작한 천연 활엽수림대는 부드러운 산줄기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 탄성을 자아내고, 깊은 계곡의 폭포는 청량감을 더한다. 특히 5월이면 희귀한 약초뿐만 아니라 곰취 등 수십종의 산나물이 지천으로 널려 미각까지 자극한다. 많은 등산 마니아가 봄철 산행지로 가리왕산을 주저없이 택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고대 맥국(貊國)의 갈왕(葛王)이 난을 피해 은둔했던 곳이라 하여 갈왕산(葛王山) 또는 가리왕산(加里王山)으로 불린 산은 곡식을 차곡차곡 쌓아둔 ‘낟가리’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상봉, 중봉(해발 1443m), 하봉(1380.3m) 등 3개의 봉우리가 완만하게 이어져 있으나 자작나무, 구상나무, 마가목, 단풍나무 등 각종 수목이 울창한 숲을 이뤄 초보자들이 오르기에는 다소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상의 빼어난 조망은 산행의 힘겨움을 일순간 잊게 만든다. 가리왕산의 정상인 상봉 망운대에 이르면 태백산, 계방산, 오대산, 두타산, 청옥산, 치악산, 발왕산, 노추산, 소백산 등 주변 명산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동해 바다의 푸른 물결도 볼 수 있어 금상첨화다. 발 아래로 드넓게 펼쳐진 운해는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한다. ▲ 회동계곡의 맑은 물줄기가 이끼 낀 바위사이로 쏟아져 내리며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게다가 정상 평탄지대에 10m간격으로 세워진 3개의 돌탑과 간간이 눈에 띄는 주목군락도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은 언뜻 보아도 세월의 무게를 실감케 하고, 정상 표지석 옆에 자리한 삐뚠 돌탑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여유를 갖고 꼼꼼히 둘러보면 지역민들이 왜 가리왕산 8경 중 상봉 망운대를 으뜸으로 손꼽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산중 골짜기마다 끝없이 이어져 있는 깊은 계곡은 수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열목어 등 희귀어류가 다수 서식하고 있다. 이 중 단연 돋보이는 곳은 회동계곡이다. 기암괴석 사이로 맑은 계류가 힘차게 흘러내리는 계곡 입구엔 ‘가리왕산 자연 휴양림’이 조성돼 있어 가족과 함께 망중한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휴양림 매표소 우측엔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얼음동굴’도 있다. 수억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 절리동굴로 여름철에도 찬바람이 나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길이가 약 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동굴 안쪽에는 삼복더위가 끝날 때까지 얼음이 차 있어 옛 사람들이 이를 많이 이용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이 밖에 가리왕산은 예로부터 산삼이 많이 나는 영산으로 알려져 심마니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곳이다. 중왕산과 상봉 사이 마항치엔 1723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강릉부삼산봉표(江陵府蔘山封標)’라 새겨진 비가 있다. 이는 일반인들의 산삼채취는 물론 출입을 금지시킨 것으로 조선시대 때부터 이곳을 산삼의 주산지로 여겼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여름에도 찬바람 쌩쌩…석회암 얼음동굴 매력 ▲ 정상 표지석 옆에 쌓여 있는 돌탑.‘아라리’의 고장인 강원 정선의 지붕으로 불리는 가리왕산은 규모가 크긴 하나 능선이 완만한 편이어서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등반시간은 코스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4시간10분~8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대표적인 등반코스는 △하안미 5리 백일동~상수도 취수원~안부~중왕산~마항치~1450봉~정상~중봉~회동리 얼음굴 매표소(8시간30분) △숙암리~장구목이골 입구~정상~오잠동 갈림길~숙암리(4시간10분) △휴양림 매표소~ 심마니교~절터~능선 갈림길~가리왕산~마항치~중왕산~1160고개~하안미리(6시간30분) △회동버스종점~어은골 입구~절터~능선~가리왕산~마치치~중왕산~1160고개~하안미리~버스종점(8시간20분) 등이다. 능선 종주 코스의 경우 산행시간만 8시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 식수를 준비해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스가 평이하나 중봉에서 가리왕산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등반객은 접근성이 좋고 숙박이 용이한 점을 들어 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삼는다. 가리왕산 주변엔 산행 후 둘러볼 만한 곳도 많다. 휴양림에서 35㎞가량 떨어져 있는 정선군 동면 화암동굴은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개발된 테마형 동굴로 피서철엔 야간 공포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인근의 화암약수터는 탄산이온, 칼슘, 철분, 등 미네랄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위장병, 피부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을 동반했을 경우 정선아리랑의 발상지인 아우라지를 방문하는 것도 좋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리왕산을 찾으려면 영동고속도로 진부 IC를 빠져 나와 오대천과 나란히 이어져 있는 405번 지방도로를 따라 정선방면으로 진입하면 된다. 대중교통의 경우 서울~정선 간 직행버스를 이용한 뒤 회동리나 숙암리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관련기사 ◀☞갑판엔 왁자한 별빛, 올레엔 설레는 봄빛☞“절정의 봄 축제에 빠져봐요” 전국 곳곳서 행사 다채☞"우리 다같이 원시인 한번 돼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