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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 서빙 中 로봇, 바리스타 韓 로봇..서비스 로봇 진화 어디까지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올림픽은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화합의 장이자 첨단기술의 각축장이다. 앞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드론 기술이, 도쿄하계올림픽에서 로봇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중국이 로봇 기술력을 뽐내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중국은 올림픽 개막식부터 로봇 성화봉송, 공중 서빙, 안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을 선보였다. 물속에 들어가 성화를 점화해 다시 주자에게 봉송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중 서빙, 소독 로봇 등을 선보이며 자동화 기술 기반 서비스 로봇의 발전 모습을 과시했다.과학계 로봇 전문가들에 의하면 중국의 로봇 기술은 중국 정부 지원을 발판으로 기술이 빠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부 기업에서 로봇을 물류시장 등에 적용을 추진하는 한편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핵심 과제를 통해 로봇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백서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과학기술외교정책연구단 박사는 “중국은 로봇 핵심 부품 경쟁력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나 규제가 없고, 로봇의 빠른 도입으로 실력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로봇은 ‘중국제조 2025’에서도 핵심으로 서비스로봇을 비롯한 전반적인 로봇 산업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하늘에서 음식 내려오고, 중국 과학원 연구소 작품중국이 개발한 로봇들은 중국과학원 선양자동화연구소, 로봇 관련 기업들이 만든 합작품이다. 요리 로봇은 만두부터 완탕면, 햄버거, 볶음밥 등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 화면에서 메뉴를 선택하면 로봇이 주문 순서에 맞춰 배열하고, 요리가 완성되면 길이 8m, 너비 3m의 레일을 타고 이동해 요리가 지정 테이블로 배달되는 방식이다. 음료를 배달해주는 로봇들에도 5G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돼 선수들의 호응을 얻었다.최종석 KIST 지능화로봇연구단장은 중국은 4족 보행로봇을 비롯해 저가 공세로 비용을 낮춰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핵심기술을 확보했거나 플랫폼화, 연구용 목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면서도 “중국은 올림픽 이전부터 식당에 들어가는 음식배달 로봇 등 관련 연구를 하고 있었고, 올림픽에 맞춰 특정 기술을 구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발전 모습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정교해지는 ‘K 로봇’..커피 내려주고, 똑똑하게 소독제 살포우리나라에서도 커피 바리스타 로봇부터 방역 로봇까지 일상생활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로봇 연구가 한창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최근 손가락 4개가 달린 로봇인 ‘KISTAR Hand’를 개발해 연구소 직원들에게 바리스타 로봇으로 서비스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로봇 카페들이 특정 환경에서 반복 작업만을 수행한다면 촉감센서, 전동 모터 등 각종 로봇 요소들을 국산화했다. 캡슐부터 종이컵까지 물체를 만졌을 때 무게와 물체의 특성을 느껴 이에 맞는 힘으로 손에 쥐어 커피를 만들 수 있다.최 단장은 “기존 로봇팔은 관절 하나하나를 다 움직여야 했고 모터나 제어기를 외국산 사용제품을 써야 했던 것과 달리 사람손과 같은 형태로 만들면서 필수 요소기술들을 국산화했다”며 “잡고자 하는 물체의 형태부터 무게를 느껴 컵을 들거나 커피캡슐을 집어 상업용, 의료용, 가정용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KIST가 개발한 로봇 ‘KISTAR Hand’.(사진=KIST)인공지능, 통신기술을 로봇에 넣어 방역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똑똑한 로봇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실내 공간에 설치된 CCTV로 얻은 사람의 위치, 머무는 시간 등의 데이터를 이용해 바이러스 밀집 지역을 추정해 가장 최적화된 동선을 따라 방역작업을 수행할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방역로봇을 개발했다. 자율주행 로봇에 UV-C 램프를 탑재해 스스로 돌아다니며 UV-C 자외선 살균을 거친 공기를 분사할 수 있는 구조다.기계연은 현재 기업과 함께 서비스 일부를 보완해 카페, 병원 등으로 응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창현 기계연 인공지능기계연구실장은 “주변 환경을 인공지능으로 인식해 무인카페, 식당과 같은 다중 이용시설에서 소독제를 효과적으로 살포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사람의 동선에 따라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상황을 인식해 대응하는 로봇으로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한국기계연구원 방역로봇이 대전의 한 카페에서 실증하고 있는 모습.(사진=한국기계연구원)
- 스키 여제도 '꽈당'..100% ‘인공눈’ 베이징올림픽 넘어진 이유는?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스키 여제’도 예외는 없었다.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알파인 최다 우승에 빛나는 미국의 미케일라 시프린 선수도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 경기에서 5초만에 넘어지면서 허탈하게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마감해야 했다.‘100% 인공눈’ 경기장에서 진행된 이번 올림픽에서 스키, 스노보드, 쇼트트랙 등 각종 경기에서 메달 유력 주자들이 빙판, 눈길에서 잇달아 넘어지는 사례가 속출했다. 특히 알프스산맥, 록키 산맥의 설원을 누벼 자연눈에 익숙한 미국, 유럽 선수들이 설원에서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인공눈은 자연눈과 어떻게 다르기에 선수들이 넘어질 수밖에 없었을까.베이징동계올림픽 스키, 스노우보드, 쇼트트랙 경기 등에서 선수들이 넘어지는 사례가 속출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인공눈’은 얼음알갱이로 밀도 높고 마찰력 낮아 미끄러워인공눈과 자연눈은 과학적으로 형성원리가 같다. 눈 입자는 영하의 온도에서 크기가 수 마이크로미터 정도 되는 아주 작은 물방울이 얼어 만들어진다. 구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내려오는 과정에서 지상 수 km 위의 높은 상공에서 크기가 수 마이크로미터 정도 되는 물방울이 얼어서 천천히 지표면으로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수증기가 달라붙어 눈송이로 성장한다.공간을 꽉 채우면서 성장하지 않아 곳곳에 빈틈이 있는 채 성장해 우리에게 친숙한 육각형 모양의 눈송이가 된다. 수증기가 붙는 시간도 충분히 주어지기 때문에 지표면에서 볼 수 있는 눈송이는 크기가 수 mm에서 수 cm 정도까지 커진다.이러한 성장 과정 덕분에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눈송이의 밀도는 매우 낮다. 액체 상태의 물의 밀도를 1g/㎤이라고 하면, 순수한 얼음 알갱이의 밀도는 약 0.92g/㎤ 정도 된다. 지상에서 눈송이의 밀도를 측정해보면 약 0.1g/㎤까지 내려간다.이와 달리 인공눈은 특정 장치를 이용해 마치 샤워기에서 작은 물줄기 나오는 것처럼 노즐로 작은 물을 분사해 만든다. 물이 추운 상태에서 떨어지면서 작은 얼음 알갱이로 바뀐다. 자연눈처럼 수 km 상공에서 떨어지지 않고, 지상에 가까운 곳에서 형성돼 곧바로 지상으로 떨어진다. 상공에서 체류하며 성장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동그란 얼음 알갱이 형태 그대로 떨어진다. 입자가 충분히 크지 않고, 입자에 빈틈도 많지 않아 밀도가 높다. 쉽게 말해 각얼음에 가까운 성질이라 더 잘 미끄러지게 된다.◆빙판 만들 때도 수백 겹 쌓아..시간·기술력 관건다만, 인공눈으로 만들어진 경기장이라 해서 무조건 선수들이 미끄러진다고 볼 수는 없다. 가령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은 80%,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90% 인공눈을 썼기 때문이다. 김기태 극지연구소 박사는 “인공눈 제조기술에 획기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을 가정하면 이전 올림픽에서 자연눈을 섞어 마찰력을 준 것과 달리 이번 올림픽에서 모두 인공눈을 썼다는 점에서 마찰력이 부족해 훨씬 더 미끄러웠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인공눈의 품질 저하 문제도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각국별로 통일된 표준체계가 없어 나라별로 소위 노하우와 경험에 맞춰 경기장을 만들기 때문이다. 가령 쇼트트랙 경기장의 빙판을 만들때는 0.5mm씩 물을 깔아서 얼리고 또 올려 수백겹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 순수 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소금물을 섞어 쓰는 등 만드는 방식 차이도 빙질에 영향을 준다. 급하게 만들거나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빙질이 쉽게 패이거나 손상될 수 있어 미끄러지기 쉽다.김 박사는 “한번에 많이 얼음을 얼리거나 얼리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부드러운 얼음이 되어 잘 깨진다”며 “마찬가지로 스키장에서 눈을 만드는 것도 모두 온도, 습도를 조절하고 물에 들어가는 물질도 조절해야 하는데 전반적으로 준비과정이 미흡했던 결과”라고 했다.인공눈에 섞어 쓰는 성분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인공눈을 만들 때 순수 물을 뿌리는 것과 달리 고분자물질 등을 넣으면 인공눈이나 인공얼음을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이현호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인공눈이나 자연눈 여부와 함께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해 선수들이 넘어졌다고 본다”면서도 “같은 눈이어도 형성되는 온도나 습도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기도 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올림픽 현장의 얼음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베이징 올림픽]온갖 잡음에도 은메달 딴 여자 계주 “연은 역풍일 때 더 높이 난다”
-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13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올림픽을 앞두고 온갖 악재에 시달린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최민정(성남시청), 이유빈(연세대), 김아랑(고양시청), 서휘민(고려대)로 이뤄진 여자 대표팀은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3000m 결승에서 4분3초63의 기록으로 네덜란드에 이어 2위를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2014 소치, 2018 평창 대회에 이어 도전한 3연속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점은 아쉽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터진 많은 악재를 딛고 따낸 값진 은메달이라는 점이 의미가 크다.김아랑은 간이 시상식 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지금 이 멤버로 올 시즌 월드컵 경기에 나선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멤버 변화가 많아 합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최민정과 대표팀 쌍두마차였던 심석희(서울시청)의 메시지 유출로 대표팀 분위기는 거의 최악에 치달았다. 평창 올림픽 당시 심석희가 대표팀 코치와 주고받은 메시지에 대표팀 동료였던 최민정과 김아랑을 비하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평창 대회 1000m 결승에서 심석희가 최민정과 고의 충돌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큰 충격을 줬다. 결국, 심석희는 2개월 자격정지를 당했고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5위로 마무리해 계주 종목에만 출전할 예정이었던 김아랑이 올림픽을 며칠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급작스럽게 개인 종목까지 출전해야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여자 대표팀은 이러한 최악의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는 데 힘썼다.김아랑은 “남은 시간 집중해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리려고 준비를 단단히 했던 게 오늘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결승에 들어가기 전에는 동생들에게 ‘준비한 것만 다 보여주자’라고 말했다. 준비한 것을 다 보여 드린 것 같아 후련하다”라고 말했다.그는 “누군가에게는 정말 소중한 자리일 텐데 나의 실수로 그 기회를 날려버릴까 항상 조마조마했다. 오늘 경기 전까지만 해도 내 실수 때문에 기회가 날아갈까 무서웠다. 그런데 그걸 두려워만 하다 보니 아무것도 하지 못하더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오늘은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돌아봤다.이어 “‘연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일 때 더 높이 난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힘든 상황에서 세찬 바람을 맞아 더 단단해져서 오늘 좋은 성적이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13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결승에서 금·은·동메달을 획득한 네덜란드, 한국,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 어우러져 셀카를 찍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아랑은 경기 막판 역주를 펼쳐 4위에서 3위로 올라섰고 2바퀴를 남기고 배턴을 터치하는 과정에서 최민정이 2위로 올라서는 데 큰 역할을 했다.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2위로 골인한 최민정은 “그동안 여자 계주 성적이 좋았는데 내가 마지막에 조금 부족해서 아쉬운 결과가 나와서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을 팀원들이 많이 메워줘서 최선을 다한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도와준 남자 선수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최민정은 “올림픽 티켓을 따기 위해서 월드컵 시리즈에서 같이 경기하다가 부상당한 김지유 선수가 못 오게 되어서 마음이 안 좋았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박지윤 선수도 같이 훈련, 준비하면서 고마운 마음이 컸다”라며 주목받지 못한 동료들을 챙겼다.이유빈도 “월드컵 때부터 다사다난했고 안 좋은 상황도 많았고 이 멤버로 연습할 시간이 짧았다. 그럼에도 큰 실수 없이 부상 없이 레이스를 마쳐서 감사하다”라며 대표팀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언급했고, 서휘민 역시 “처음에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때는 올림픽 멤버가 아니었는데 갑작스럽게 오게 돼서 언니, 오빠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동의했다.이유빈과 서휘민 또한 김지유(경기일반)와 박지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월드컵 시리즈에서 발목이 부러진 여자 대표팀의 김지유는 철심을 박는 수술을 한 뒤 올림픽 출전을 강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소견에 따라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이에 김지유는 출전권을 박탈당해 억울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선발전 7위로 올림픽 계주 멤버 막차를 탄 박지윤(한국체대)은 베이징에는 왔지만 최민정, 이유빈, 김아랑, 서휘민 등 4명으로만 경기를 치러 올림픽 무대는 밟지 못했다. 박지윤은 출전하지 않은 선수는 메달을 수여하지 않는다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따라 은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