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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바람·햇살…당신을 위로해줄 거예요
- [조선일보 제공] ‘방학도 없이 이렇게 정년퇴직까지 매일 일만 해야 돼?’ 날이 선 흰 와이셔츠에 훌륭한 경력을 가졌지만 심하게 찌든 선배에게, 원더우먼 뺨치게 잘 살지만 가끔 깊은 한 숨 쉬며 가슴을 두드리는 또 다른 선배에게, 오늘은 친구처럼 권하고 싶은 곳이 있으니, 저기 남쪽 여행이에요. 남해나 통영(소매물도),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다녀오면, 누룩누룩해진 몸과 영혼이 그 쪽 지방 바람과 햇살로 완전 샤워될 거예요. 가족 여행도 훌륭하고, 또 서로에게 방학을 내주며 나홀로 여행을 독려해줘도 좋겠네요. 하여간 남해의 그 햇살과 바다가 당신을 위로하기를 바랍니다. ①통영항을 따라 쭉 산책했다. 바닷물 냄새와 갈매기들 움직임, 그리고 분주한 항구 사람들을 구경하며 한나절을 느릿느릿 보냈다. 아담한 이 도시의 항구는 아주 깨끗하고 시내와 바로 이어져 있다. 갈매기들은 물 속에서 헤엄치다가 뭍에 나오면 가만히 눈을 감고 햇살을 즐긴다. 참, 조용히 시적으로 움직인다. 무슨 조형물처럼 꿈쩍도 안하고 명상하듯 서 있는 갈매기. ②남망산 공원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곳곳에 아주 자연스럽게 조각과 공간이 어우러져 있는 걸 보게 된다. 어느덧 마음은 부르고, 이내 배가 고파온다. 그리고 저기 반가운 매점 하나, 장승박이. 평범한 매점처럼 보이지만 라면과 차를 먹고 실내를 두리번거리다 보면 차창 밖 멋진 전망과 근사한 분재들, 그리고 뒷뜰이 천천히 눈에 들어온다. 정원을 따라 내려가면 방갈로가 몇 개 있다. 혼자라면 너무 외진 숲 속이라 좀 그렇고(나는 무턱대고 잘 잤지만), 일행이 있다면 신선한 숙박 경험이 될 것.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면 나무들 사이로 바다가 열린다. ③두둥실 바다 위에 떠있고 싶다면, 통영으로 가서 소매물도를 다녀오는 게 좋겠다. 가기 전 무엇무엇 여러 개 할 생각 말고 청정함이라고 밖에 할 말 없는 남해 특유의 바다와 햇살을 마음껏 누리다 오기를. 남해는 사실 바다와 바람, 햇살, 그게 다다. 그거 손에 쥐고 오면 된다. 1시간짜리 항해, 마치 푹신한 소파에 누워 항해하는 것처럼(실제론 딱딱한 의자지만) 기분 좋은 여정. 통영바다 사진 찍은 후 그 사진 위에 소파를 붙였다. 꼭 이런 기분이었다. 통영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탈 수 있다. 문의는 여객선터미널(055-642-0116). 아침 일찍 가서 그날 오후 늦게 나오는 배를 타고 돌아올 수도 있고, 곳곳의 해녀 할머니네에서 민박을 할 수도 있다. 소매물도 여행은 가뿐하긴 하지만 그냥 ‘산책’이 아니라 ‘산행’이다. 운동화를 신고 물과 도시락과 모자를 꼭 챙기시라. ④동해 남해 서해 가는 곳곳, 어촌마다 다 느낌이 다르다. 어떤 어촌은 억세고 어떤 어촌은 쓸쓸하고 어떤 어촌은 활기차며 어떤 어촌은 지쳐 보인다. 똑같은 바닷물과 똑같은 배들이 있어도 그렇게 달라 보이는 이유는 뭘까. 특히 남해 물건리는 삭막하지도 우쭐하지도 방어적이지도 쓸쓸하지도 않다. ‘정말 다정하다’는 말이 딱 맞는 마을. ⑤소매물도는 작은 섬이다. 망태봉(120m)을 오른 후 산 능선을 타고 등대섬까지 다녀오는 코스인데,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숲 (망태봉 정상 즈음에 있는 초등학교 폐교엔 400~500년 된 동백숲이 있다. 거기 앉아, 입이 떡 벌어지는 바다 풍광을 조망해야만 한다)과 사람들(해녀 할머니들 집이, 산 시작하는 기슭에 박혀 있다)과 물(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 물길이 열린다)을 즐기다가 등대섬까지 오른다. 등대섬은 꽃섬이라 할 정도로 봄, 가을로 꽃이 많다. 강태공들을 주변 섬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배를 얻어 타고 마을 앞 바다 한 바퀴를 빙 돌았다. 물보라가 산 능선처럼 커지고 작아지고를 반복한다. 한 폭의 근사한 디자인을 보며, 어쩌면 이 세계는 산 같은 세계와 사람, 물 같은 세계와 사람이 어우러져서 조화하며 사는 걸까, 하는 생각.
- 소문난 전국의 별미
- [조선일보 제공] 수박향 그윽한 은어, 탱탱하다 못해 딱딱한 전복, 술로 배배 꼬인 속 풀어주는 시원한 오징어국…. 멀리 있어서, 갈 시간이 없어서 군침만 삼키며 별렀던 지방 별미를 맛보기엔 여름 휴가가 최적기다. 먹는 일이라면 남한테 뒤지지 않는 사람들이 “올 여름에는 반드시 먹고 말겠다”는 음식을 소개한다. 음식값은 7월 19일 기준. 음식에 따라 1인분 주문을 받지 않는 곳도 많다. 전라도 김은조 레스토랑평가서 ‘블루리본서베이’ 편집장-여수 갯장어(하모) 바닷장어의 한 종류인 ‘갯장어’(속칭 ‘하모’)는 그동안 전량 일본에 수출하다가, 최근 시중 유통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아직 맛보기 어렵지만, 전남 여수에는 갯장어 전문식당이 여럿 있다. 잔뼈가 씹히지 않도록 칼집 넣은 갯장어를 팔팔 끓는 육수에 샤브샤브식으로 살짝 데쳐먹는 ‘유비키’와 회가 있다. 원조격인 ‘미림횟집’(061-666-6677)과 ‘경도회관’(061-666-0044), ‘경운횟집’(061-665-3004) 등이 알려졌다. (미림횟집은 유비키를 ‘대’ 5만원·‘소’ 4만원, 회를 ‘대’ 5만원·‘소’ 3만원에 낸다.) 조정용 와인경매사·‘올 댓 와인’ 저자-완도 전복 여름 해산물의 왕은 역시 전복 아닐까. 전복회는 단단한 살을 오독오독 씹으면 달큰하다. 와인은 질감이 두터워야 어울릴 듯하다. 소비뇽 블랑(포도 품종)과 세미용을 섞은 화이트와인 중에서 골라보면 어떨까. 프랑스 보르도 무통 로칠드에서 생산하는 ‘엘 다르장’(Aile d’Argent)이 떠오른다. 전복을 구우면 구수한 맛이 더해져 강하고 복합적인 맛으로 변신한다. 질감과 구조가 강건한 화이트와인이 어울린다. 프랑스 루아르 ‘쿨레 드 세랑’(Coulee de Serrant)을 추천한다. 전복 양식으로 유명한 전남 완도에서 전복을 실컷 먹고싶다. (‘해궁횟집’(061-554-3729), ‘대도한정식’(061-554-3537) 등에서 전복죽·구이·볶음 등을 맛볼 수 있다. 전복죽 1만~1만5000원, 구이·볶음 5만원선. ‘전사마’(061-555-0838)는 전복에 삼겹살, 묵은 김치, 다시마를 더한 ‘전복사합’(4인 기준 10만원)등 독특한 전복요리를 낸다.) 임우석 프리랜서작가·박재은 요리사 부부-땅끝마을 ‘갈매기둥지’ 오징어국 땅끝(전남 해남)에서 우리는 곧잘 취해버린다. 바다를 바로 옆에 둔 밤이면 소주 한 잔 할 수밖에. 전날 밤 거나하게 해치운 남해 횟감과 소주가 아직도 뱃속에 남아있던 어느 아침, 뜻밖의 해장을 했다. 횟집 ‘갈매기둥지’(061-534-9192)의 금슬 좋은 주인 내외가 끓여준 따끈한 오징어국과 소박한 찬에 맨김구이. 얇은 무 몇 조각과 야들한 오징어 살로 달게 우려낸 그 국물 맛이 속쓰린 아침마다 생각난다. (임우석·박재은 부부가 감동한 ‘아침백반’ 5000원. 여주인은 “국물은 미역국, 토장국, 된장찌개, 바지락국 등 그때그때 다르다”며 “오징어국을 맛보고 싶으면 미리 예약해달라”고 당부했다. ‘갈치조림’(소(小) 2만5000원, 중(中) 3만원, 대(大) 3만5000원도 맛나다.) 주희선 홍보대행사 KPR 대리-광주 ‘산수팥죽’ 올 여름에는 광주광역시 산수시장에 있는 ‘산수팥죽’에서 팥죽 한 그릇 꼭 먹겠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팥죽 아닌가 싶다. 진하디 진한 팥죽에 찹쌀로 만든 새알심과 직접 뽑은 칼국수가 가득 들었다. 한 그릇 4000원. 새알심으로만 채우면 5000원이다. 탄수화물로 배를 가득 채우면 흐뭇하고 행복하다. 광주가 고향인 ‘국민여동생’ 문근영이 단골이라는 게 주인 설명. (062)225-4933 강원도 석창인 수원 SNU치과 원장-양양 여름송이 송이버섯은 가을이 제철인 건 누구나 안다. 문제는 눈 튀어나오게 비싼 가격. 강원도 양양에서는 8월 중순이 지나면 송이가 나기 시작한다. 이걸 ‘여름송이’라 한다. 여름송이는 물을 먹어 향이 떨어진다. 하지만 가격이 가을송이의 절반이다. 양양 남대천 천변 ‘버섯마을’(033-671-3145)이 단골 식당이다. (버섯마을 주인은 “여름송이는 품질이 아주 좋으면 1㎏에 25만원, 나쁘면 10만~15만원 정도”라며 “여름송이가 언제 나올지는 비가 그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여름송이가 나오기 전까지 전년도에 나온 냉동 송이를 100g 당 2만5000원에 판다.) 정현순 홍보대행사 시너지힐앤놀튼 대표-평창 민물매운탕 나의 고향은 공기 맑고 물 맛 좋은 강원도 평창. 평창군 방림면 방림2리에 가면 ‘거기매운탕’(033-334-1885)이 있다. 간판이 시원찮은데다, 겉에서 보면 평범한 한옥이라 관광객들은 스쳐지난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이 많이 찾는 민물매운탕집이다. 민물 생선은 잘못하면 비린내가 많이 나는데, 이 집 매운탕은 국물이 여간 시원하고 개운한 게 아니다. 주인아저씨가 매일 평창강에서 잡아오는 고기를 맑은 물에 끓여서가 아닐까. 서비스는 뭐 ‘그럭저럭’ 수준. 음식도 더디다. 하지만 방에 앉아 문 열어놓고 시원한 경치를 구경하노라면 시간은 금방 간다. (민물매운탕 소 2만5000원, 중 3만5000원, 대 5만원.) 서상호 서울신라호텔 총주방장-속초·양양 참돔·돌돔 동해에서 회도 먹고 놀다오고 싶다. 참돔, 돌돔이 요즘 아주 좋다. 참돔도 맛있지만 돌돔은 특히 감칠맛이 짙다. 강원도 속초에 갔다가 양양 남애항 ‘처녀횟집’(033-671-7555) 에서 식사할 계획이다. (처녀횟집에서 참돔은 1㎏ 12만원, 돌돔은 20만원, 광어는 10만원을 받는다. 역시 제철인 오징어회는 기본 밑반찬으로 나온다.) 경상도 문태준 시인-다랭이마을 촌막걸리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 다랭이마을 ‘촌할매 막걸리집’(055-862-8530). 바다를 향해 구불텅 구불텅 내려가는 마을 골목을 따라가면 그 길목 끄트머리께 강재심 할머니네 막걸리집이 있다. “막걸리 잡수러 오시다! 막걸리 맛있습니다!”라며 손님을 정겹게 부르는 강재심 할머니는 올해 연세가 일흔 여덟. 갓 스물에 시집와 시어머니로부터 막걸리 담는 법을 배웠으니 근 60년 막걸리를 담가왔다. 평상에 앉아 마시는 막걸리는 정말 “폭 익었다”. 제대로 익어 술술 넘어간다. 술 파는 강재심 할머니의 말씨나 얼굴도 막걸리처럼 선하디 선하다. 음식을 내놓는 손도 크다. 내가 먹어 본 막걸리 중 제일이다. 마을 좌우로 펼쳐진 다랑논(계단식 논)을 볼 수 있고, 막걸리집에서 조금 내려가면 가슴 탁 트이게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는데 그지없이 참 좋다. (막걸리 1병(1.5ℓ) 5000원. 파전(5000원), 두부(3000원), 콩국수(4000원)도 훌륭하다.) 이은숙 음식전문지 월간 ‘쿠켄’ 편집장-섬진강 은어 여름이면 은어가 생각나 참을 수 없다. 깨끗한 1급수에서 물이끼만 먹고 사는 은어는 독특한 수박향이 몸에서 배 나온다. 은어요리는 역시 섬진강이다. 경북 울진 왕피천, 강원 삼척 오십천, 양양 남대천 등에서도 맛볼 수 있지만, 옛부터 은어 구이·튀김·회·밥·탕 등으로 다양하게 발달시킨 곳은 섬진강 유역이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은어는 대부분 양식이다. 담백한 살맛은 비슷하지만, 양식산은 물이끼를 먹지 못하고 사료로 키워 특유의 수박향이 거의 없다. (경남 하동군 화개에 있는 ‘혜성식당’(055-883-2140)은 전문 은어낚시인들로부터 받는 자연산을 다양하게 요리한다. 양식 은어는 대(大·4~5인분)자 4만원, 중(中·3~4인분)자 3만원, 소(小·1~2인분)자 2만원. 자연산은 1만원이 추가된다. 참게탕(3만~5만원)으로 더 알려진 집이다.) 이범준 CJ 운영1팀 과장-통영 시락국 전국에서 해산물이 가장 다양하고 풍요로운 항구, 경남 통영. 요즘 통영에 완전 ‘꽂혀 있다’. 올 여름은 통영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실컷 먹을 계획이다. 서호시장 뒷골목에서 ‘시락국’은 필수 코스. 시락국은 시래기국의 통영 사투리다. 장어 머리를 곤 국물에 무청, 된장을 넣어 끓인다. 구수하고 시원하다. 추어탕에 넣는 산초와 비슷한 재피(초피)가루, 청양고추, 김가루, 부추무침을 입맛대로 더한다. ('원조시락국'(055-646-5973) 말이국밥 3000원, 따로국밥 4000원. '골목집'(055-645-0777), '가마솥'(055-646-8843) 등이 붙어있다.) 충청도 신계숙 배화여대 중국어통번역학과 교수·중국음식 전문가-충주 ‘화이트크리스마스’ 나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듯한 음식과 테이블이 감동을 주는 ‘화이트크리스마스’에서 멋진 식사를 하고싶다. 충북 청주에 있는 이 레스토랑에서는 메뉴판을 펼치는 순간 감동이 시작된다. 손님 이름이 메뉴판에 인쇄돼 있다. 뒤집어진 잔 속에 꽃이 들었다. 잔을 바로 세워 물을 부우면 꽃 향기가 그윽하게 퍼진다. 앞마당에서 직접 키운 허브를 뜯어다 요리한다. 마지막 코스인 커피와는 설탕 대신 사탕수수 결정체가 매달린 막대가 나오는데, 설탕보다 단맛이 은은하다. 사소한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주인 부부의 손길이 감동을 빚는다. (043)856-1225 (5가지 요리로 구성된 ‘안심스테이크 코스’(5만원)부터. 여주인은 “손님들은 대개 8가지 요리가 나오는 ‘샤토브리앙 안심 코스’(7만5000원)를 주문한다”고 했다.) 김종천 다음 ‘일상탈출카페’(cafe.daum.net/trip7788) 대표-칠갑산 지천구곡 참게매운탕 금강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지천구곡’이란 곳이 있다. 칠갑산이 있는 충남 청양군 장평면 지천리를 흐르는 계류가 아홉 번을 꺽이며 흐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천구곡에 가면 ‘둥지가든’(041-943-0008)이란 참게요리전문점이 있다. 2만여평 양식장에서 키운 참게로 매운탕, 게장, 튀김 등을 요리한다. 물 맑은 지천구곡에서 물놀이하며 참게의 참맛까지 느낀다면 훌륭한 여름휴가가 될 것 같다. (가을이 제철인 참게를 여름에 먹어도 될까? 둥지가든 사장은 “여름게는 껍질을 벗고 살이 빠져 맛이 형편없다”면서 “매운탕에는 작년 가을 잡아서 냉동시켜둔 게를 쓴다”고 했다. 참게매운탕 소 3만원, 중 4만5000원, 대 6만원. 참게백반 1인분 1만5000원.) 제주도 김흥기 레스토랑 ‘타니’ 사장-제주 다금바리 제주 특산인 다금바리는 ‘횟감의 황제’라 불린다. 맛이 워낙 좋은데다, 부위마다 다른 맛을 낸다. 남제주 사계리 산방산 근처 용머리 해안가에 있는 ‘진미식당’(064-794-3639) 주인 강창건씨는 다금바리로 회, 껍질, 뽈살, 혓바닥, 힘줄, 입술, 눈, 간 심지어 비늘까지 무려 30여 가지 맛을 낸다. 강씨는 최근 다금바리 회로 특허까지 받았다. 하지만 다금바리는 역시 지리(맑은탕)가 가장 맛있다. 국물이 그렇게 맑고 깨끗할 수가 없다. (다금바리는 대단한 맛 만큼 가격도 엄청나다. 진미식당에서는 요즘 자연산 1㎏에 18만원을 받고 있다. 있는지 미리 전화 확인해야 안전하다.) 경기도 김지인 스위스관광청 한국사무소 소장-파주 장어 여름 보양식 하면 역시 장어구이 아닐까. 경기도 파주 장어구이집 ‘반구정나루터’(031-952-3472)가 떠오른다. 살랑살랑 바람 시원한 평상에 앉아서 숯불 장어구이로 부모님 몸보신 시켜드리고 싶다. (30년 내공이 만만찮다. 양념구이보다 소금구이가 더 인기다. 1인분 1만9000원. 평일에도 예약해야 안전하다.)
- 휴가에도 워밍업이 필요해
- [조선일보 제공] 본격 여름 휴가철에 앞서 황금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7월 15일부터 제헌절인 17일까지 이어지는 3일 연휴에 떠나볼 만한 국내여행 상품을 모았다. 홍도·흑산도 목포항에서 쾌속선 타고 출발. 홍도<사진> 관광의 진수는 33가지 비경. 흑산도에는 천연기념물 초령목, 반월성 등 문화유적도 많다. ▶우리테마투어: 7월 15일부터 매일(2박 3일). KTX왕복, 목포, 쾌속선, 홍도, 흑산도 유람선. 25만원. (02)733-0882 경주 문화유산 답사와 부산 해운대 불국사, 석굴암, 천마총…. 경주 문화유산을 찬찬히 둘러보러 떠나자. 이어 활기 넘치는 부산으로 이동. ▶하나강산: 7월 15~8월 14일까지 20회(1박 2일). 경주 불국사, 석굴암, 부산 태종대, 해운대해수욕장, 자갈치시장. 12만원. (02)2127-1606 해금강·외도와 남해안일주 전남의 보성차밭은 마치 녹색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하다. 보성다원에서 최고의 투어 포인트는 대한다업. 넓은 차 밭에 키 큰 메타세콰이어 길이 이어진다. ▶하나KTC: 7월 15~8월 19일까지 총 20회(1박 2일). 거제 해금강, 외도해상공원, 보성차밭, 담양대숲, 담양온천. 12만9000원. (02)733-7789 외도 해금강·소매물도 경남 거제도에는 동화나라 섬이 있다. 온갖 열대식물과 조각품이 들어찬 외도. 마치 지중해의 어느 섬에 온 듯하다. 해금강 바위에는 이슬만 먹는다는 풍란과 용설란이 자란다. ▶투어리스트: 8월 14일까지 매주 금, 토(무박).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 거제 저구항, 해금강, 외도. 7만9000원. (02)779-4423. 고흥 소록도 아름다운 섬 소록도 자유공원과 나로도부터 보성차밭, 순천 낙안읍성, 선암사까지 돌아보는 남도 여행. ▶고인돌답사회: 15, 16일(1박). 9만5000원. (02)745-2626 진주·창녕 이번에는 진주와 창녕으로 떠나는 문화·역사 답사. 진주성, 촉성루에서부터 진주박물관, 김해 김수로왕릉, 김해박물관,술정리삼층석탑까지 보고 온다. ▶뿌리와샘: 16일(1박). 12만5000원. (02)3675-0625
- 둘만의 추억, 신비의 섬에서
- [조선일보 제공] ▲ “울릉도 도동항 좌안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세요.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가 얼굴을 스칠 만큼 바닷가에 바짝 붙어있는 길이랍니다.” - 여행작가 최미선경남 거창 수승대, 금원산자연휴양림 - 이시목 늘 혼자 다니는 까닭에 휴가만큼은 가족들과 함께 한다. 고향집에 모여 서로 얼굴 보는 것이 휴가 때마다 하는 연례행사였으나, 올해는 고향집(함양군 안의면)을 벗어나 경남 거창으로 장소를 잡았다. 고향에서 가까워 가족들이 모이기 편한데다 휴양림이 있어 무엇보다 쉬기 좋고, 7월 말~8월 초까지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려 연극까지 관람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숙박은 금원산자연휴양림에서 하고, 주변에 있는 허브농원(민들레울)과 참숯찜질방, 수승대, 송계사 등을 돌아볼 생각이다. 병곡리 빙기실에 있는 전통찻집인 점터에 들러 주인 내외가 산에서 직접 캐온 약초로 끓여내는 차 한 잔의 여유도 부려볼 셈이다. ★우리 부부 예산은 2박 3일 일정에 20만원선. 여행경비는 형제들이 갹출한다. 강원도 영월 - 이동미 아이들이 텐트치고 야영하기를 원하기에 김삿갓 계곡으로 갈 예정. 방랑시인 김삿갓이 이곳에 들러 ‘이곳이 진정한 무릉계’라 칭찬했던 곳. 계곡 주위에 조선민화 박물관, 묵산 미술관이 있고 계곡 위쪽에 김삿갓 문학관에 있으며 문학관에서 바라보이는 곳에 김삿갓의 무덤이 있다. 더불어 영월 시내에 동강사진 박물관과 장릉, 청령포, 한반도 마을 등을 돌아보고 무릉리의 법흥사와 요선정, 고판화 박물관을 돌아 볼 예정. ★예산은 4인 가족 2박 3일 일정에 ▶기름값 10만~15만원 ▶1인당 한 끼니에 5000원씩 7끼를 잡으면 14만원. 그중 한끼는 송어회(1kg에 2만원)를 먹을 예정이라 3만원으로 잡으면 총 15만원 ▶숙박은 지인의 집에서 1박, ‘솔치 펜션’에서 1박해서 8만원▶돌아오는 길에 이웃에게 줄 선물은 황둔 찐빵 2상자 1만2000원 등 총 35만~40만원선. 경남 거제도 - 정보상 서울에서 통영까지 고속도로 완전 개통으로 4시간 30분이면 도착. 팔순 가까이 되신 장인, 장모님과 1년이면 두어 차례 여행을 하는데, 올 여름에는 평소 가고 싶어하시던 외도, 해금강으로 모실 예정이다. 포로수용소, 옥포 해전 충무공 유적지 등 명소가 많다. 외도가 바라보이는 학동 몽돌밭 해변 모텔에서 숙박을 하면 아침 일찍 외도 가는 배 타기가 편하다. ★예산은 4인 기준 2박 3일 일정으로▶기름값, 고속도로 통행료 16만원 ?식대 25만원 (석식 1회 생선회 포함) ▶입장료 12만원 (외도 유람선, 국립공원, 포로수용소 등 포함)▶숙박비 18만원 (2인1실, 2박, 장급 여관) ▶기타 예비비 5만원 등 총 76만원선. 경남 의령 - 김정수 전라도 출신 아내와는 연애시절에, 아들녀석과는 만 3세가 지나면서 자주 여행을 떠났다. 3명이 함께 여행을 떠난 것은 아들이 11개월 때 제주도 여행 이후로는 거의 다녀보지 못했는데, 여름 휴가 때는 내 고향 의령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산천렵마을’(http://yedong.go2vil.org)에서 1박을 하며 대나무 물총도 만들어보고, 의령의 특산품인 망개떡도 만들어보고 싶다. 산천렵마을 인근에는 찰비계곡, 벽계관광지, 의령예술촌과, 동양 최대 석굴법당으로 에어컨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일붕사 등이 자리하고 있어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다 돌아보기도 어렵다. ★마산서 출발 예정. 예산은 3인 가족이 1박 2일 1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전남 신안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 허시명 올 여름 휴가 목표는 조용한 해수욕장으로 가는 것이다. “아빠 뭐야, 사람만 많고 놀지도 못했잖아!”라는 둘째의 원망을 듣지 않기 위해서다. 혹시 모르니 아주 넓어야 한다. 대광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해수욕장이다. 게다가 해제반도에서 차를 배에 싣고 임자도에 들어가면, 식구들은 색다른 맛에 감동할 게 분명하다. ★예산은 4인 가족 2박 3일 일정으로 ▶기름값 10만원 ▶왕복 배삯(자동차 운임 포함) 3만5000원 ▶숙박비 15만원(되도록이면 텐트로 대체, 텐트 충분히 가능) ▶7끼니 식비 15만원(가고 올 때 2끼 식당이용 6만원, 간식 및 5끼니 식재료 준비) 등 34만5000원~49만5000원. 강원도 평창 펜션 여행 - 유연태 평창군 ‘우리향기 펜션’(용평면 속사리 033-334-5479)에서 푹 쉬다 올 예정이다. 한낮에는 해발 700m의 펜션 앞 개울에서 발 담그고 과일 먹어가며 더위를 식힌다. 물론 틈을 내 책(‘공부의 즐거움’, ‘출판 창업’)도 두 권쯤 읽어야 한다. 저녁에는 귀틀집 앞 마당에서 돼지 목심, 소시지, 해물 모듬 바비큐 파티를 즐긴다. 밤에는 객실마다 설치된 황토가마토방에 들어가서 등짝을 지져가며 편안히 잠 잔다. ★예산은 4인 가족 2박 3일 일정으로 ▶숙박비 24만원(12만원, 2박)▶식비 25만원(7식) ▶기름값과 잡비 10만원 등 총 59만원선. 강화도 펜션 여행 - 전기환 수도권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 1박 2일 정도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갯벌과 해변, 아기자기한 펜션 등의 숙박시설이 많아 가족이 함께 다녀도 좋은 곳. 장어요리, 회 등 먹거리도 풍부해서 좋다. 휴가철이면 늘 오랜 운전과 교통체증으로 인해 기분을 망치기 일쑤인데, 올해는 그렇고 싶지 않다. ★예산은 4인 가족 2박 3일 일정으로 ▶(일산 출발기준) 자동차 기름값 3만원 ▶‘나눔 펜션’ 2박 24만원 ▶식료품 10만원 등 37만원선. <관련기사>-휴가계획 잡으셨나요?-엄마 해초 줍고 아빠는 낚시 “나는 인어왕자 잡았어요” -한적한 해안… 어깨 부딪치는 선상 데이트-청량함이 바위 사이 굽이굽이.. 더위, 그대로 얼음!-온 가족이 조용한 계곡으로
- 휴가계획 잡으셨나요?
- [조선일보 제공] 이 때만을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여름 휴가. 바다로 갈 것인가, 계곡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아예 섬으로 들어갈 것인가. 조선일보 주말매거진이 여행작가 20명을 붙잡고 물었다. 좀 무식하게, 단도직입적으로 '최고가 어디냐'고 물었다. 가족과 가기 좋은 최고의 해수욕장은? 연인끼리 가기 좋은 최고의 섬은? 여름에 가기 좋은 최고의 계곡은? 10인10색이라 답변은 제각각. 여행지에 어떻게 '1등'이 있을까 만은, 그래도 '여행의 달인' 20명이 선정한 리스트 중 최다 득표를 한 곳을 '1등'으로 꼽아보았다. ▲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온다. 어디로 떠날지 행복한 고민 시작. 바다와 백사장, 블루와 화이트가 만들어낸 사진 속 풍경은 `가족끼리 가기 좋은 비치`로 선정된 동해 망상 해수욕장. /사진작가 신석교 촬영 최고의 해수욕장 동해 망상 해수욕장(20표 중 4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다 이유가 있는 법. 좀 붐비긴 하지만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 진데다 백사장과 동해 특유의 푸른 바다가 좋다.”(여행작가 임인학) “동해안에서 모래사장 폭이 가장 넓은데다 백사장 해안으로부터 100m 정도에 이르기까지 수심이 1.5m 이내로 얕다. 모래가 아주 고와 어른들은 모래찜질하기가 좋고, 해수욕장 옆에 놀이시설을 갖춘 망상해변랜드도 있다.”(최미선) “너무 사람이 많이 몰려서도 안되고 반대로 너무 사람이 없어서도 흥이 나지 않는다. 숙박과 시설 면에서 괜찮으면서 사람도 적당히 많은 곳, 푸른 바다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는 곳, 망상 해수욕장 추천.”(홍순율) “동해안 제일의 해수욕장. 모래가 곱고 경사가 완만하며 물이 맑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지낼 수 있는 캠핑카, 오토캠핑장, 방갈로를 갖춘 망상오토캠핑리조트(033-530-2690)도 있지만, 아쉽게도 8월까지 예약이 다 찼다고 한다.”(한은희) 동해시 망상동 관리사무소 (033)530-2867 최고의 섬 ▲ 소매물도에서 바라본 등대섬. / 김연미 사진통영 소매물도(20표 중 5표) “동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소매물도로 가보자. 옥빛 바다에서 하늘로 솟구친 기암괴석 위에 전설처럼 서 있는 새하얀 등대가 일품. 썰물 때면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의 50m쯤 되는 바다에 아담한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연인이 손 꼭 잡고 건너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3~4시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다.”(민병준) “귀엽고 예쁜 풍경에 약한 여자친구를 두었다면 소매물도만큼 적당한 곳도 드물다. ‘남해의 진주’라 불리는 소매물도는 그런 풍경의 결정체.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고조돼 낭만도 사랑도 두 배로 깊어진다. 섬 꼭대기 등대 앞에 나란히 앉아 맞는 바람에서조차 키스처럼 달콤한 사랑이 묻어난다.”(이시목)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의 몽돌밭은 썰물 때마다 바닷길이 열리는 이색장소. 여객선이나 유람선 타고 섬까지 가는 동안 연인이 쉽게 마음의 문을 열 듯.”(유연태) “수평선으로 삼색의 바다가 갈매기처럼 날아오른다. 푸른 바다와 바다에 살짝 흰 잉크를 섞은 듯 연한 녹색을 띠는 바다, 그리고 섬 주변의 검푸른 바다가 보는 사람에 따라 그 색을 달리한다. 통영 여객선터미널 근처에서 충무김밥을 미리 준비해 가면 바다를 보며 도시락 먹는 재미를 더 한다.”(김연미) “여름의 엉겅퀴, 나리를 비롯해 가을의 구절초 등 계절마다 섬을 가득 메우는 화려한 들꽃이 좋아 사랑을 확실히 다질 수 있다. 우리 가족도 올 여름 소매물도로 떠날 예정. 4인 가족 2박3일 예산은 40만~50만원선.”(김수남) 통영시 관광안내소 (055)650-5376, 통영 여객선터미널 (055)642-0116) 최고의 계곡 ▲ 무릉계곡 쌍폭. /조선영상미디어 정정현 기자동해 무릉계곡(20표 중 4표) “무릉계곡, 그 이름에 값 하는 곳이다. 두타산 거사 이승휴가 ‘제왕운기’를 썼던 곳도 이 계곡에서 멀지 않다. 너럭바위(무릉반석)는 나라 안에서 최고다. 얼마나 멋졌으면 그 너럭바위에 조선 선비들도 떼로 몰려와 이름을 새겨놓고 갔을까. 학소대, 옥류동, 선녀탕, 용추폭포까지 탁족할 만한 곳은 많다.”(허시명) “백두대간의 줄기인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에서 흘러내린 물이 거대한 계곡을 이룬다. 수량이 풍부해 가족단위 물놀이 즐기기도 좋다.”(유철상)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길을 걷다 보면 절로 마음이 시원해 지는 곳. 가파르지 않아 가족단위로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매표소에서 용추폭포까지 3~4시간 소요.”(채지형) “시원하고 깨끗한 계류는 기본이고 넓은 무릉반석이 매력인 곳. 계곡의 절경도 절경이지만 계곡을 끼고 있는두타산과 청옥산도 유명하다.”(김수남)무릉계곡 관리사무소 (033)534-7306<관련기사>-엄마 해초 줍고 아빠는 낚시 “나는 인어왕자 잡았어요” -한적한 해안… 어깨 부딪치는 선상 데이트-청량함이 바위 사이 굽이굽이.. 더위, 그대로 얼음!-온 가족이 조용한 계곡으로-둘만의 추억, 신비의 섬에서
- 너럭바위 웅덩이에 `참방` 천년의 숲 향기에 `첨벙`
- [조선일보 제공] 경남 함양은 ‘내륙의 섬’이라 불릴 만큼 오지였다. 서쪽엔 백두대간, 남북으로는 지리산과 덕유산이 첩첩이 벽을 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함양은 속세의 때 묻지 않은, 불순물 없는 군자(君子)의 향기를 느끼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지금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무주~함양 구간이 개통 돼 서울에서 4시간 내에 갈 수 있게 됐다(지곡 IC). 정여창 고택에서 옛 선비들의 ‘지(智)와 덕(德)’을 엿봤다면, 이제 그들이 즐기던 음풍농월(吟風弄月)의 현장을 가볼 차례. 선비들의 과거길이었던 화림동 계곡과 신라시대 최치원이 조성한 인공숲 ‘상림’을 권한다. ▲ 과거시험보다 과거 보러 가는 길이 더 험난했겠다. 화림동 계곡 동호정 앞 나무다리.화림동 계곡 ▲ 화림동 계곡 `동호정`함양은 선비 마을답게 정자와 누각이 100여 채 세워져 있다. 벗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학문을 논하거나 한양길에 잠시 머물러 주먹밥을 먹던 곳이다. 서하면 화림동 계곡은 과거 보러 떠나는 영남 유생들이 덕유산 60령을 넘기 전 지나야 했던 길목으로 예쁜 정자와 시원한 너럭바위가 많아 예부터 ‘팔담팔정(八潭八亭: 8개 못과 8개 정자)’으로 불렸다. 현재 남아 있는 농월정-동호정-군자정-거연정을 나무다리로 이은 6.5㎞ ‘선비문화탐방로’(2006년 말 완공)는 선비들이 지나쳤던 숲과 계곡, 정자의 자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다리를 걷다 정자가 보이면 잠시 쉰다. 정자 앞 크고 납작한 너럭바위가 작은 들판처럼 펼쳐져 있다. 바위 이름은 얼마나 낭만적인지. ‘달이 비치는 바위 못’이란 뜻의 월연암(月淵岩)과 동호정(東湖亭) 앞엔 ‘해를 덮을 만큼 큰 바위’인 차일암(遮日岩)이 풍광을 아우른다. 바위 위 물살이 움푹 파 놓은 웅덩이들에 물이 들어차 잔잔한 얼룩무늬를 이룬 모양이 신비롭다. 이 곳에 막걸리를 쏟아 붓고, 꽃잎이나 솔잎을 띄워 바가지로 퍼 마시는 이도 있다고 한다. 진정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분이다. 상림, 그리고 연꽃밭 ▲ `상림` 옆 2000평 연꽃밭물소리에 귀가 즐거웠다면 숲 향기로 코를 즐겁게 할 수 있는 곳, 바로 ‘상림’(上林)이다. 신라 말, 최치원이 태수로 왔을 때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호안림(護岸林)이다. 국내 최초 ‘인공림’인 셈이다. 하지만 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선 현대식 수목원과는 차원이 다르다. 1.6㎞ 길이, 80~200m 폭의 대지에 100여종의 낙엽활엽수가 울창하게 우거진 모습은 인공 숲이면서 자연과 더 잘 어울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상림은 최치원이 ‘금으로 만든 호미’로 하루 만에 일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마을을 떠나기 전 금호미를 나무에 걸어 놓았는데, “이 호미가 발견되면 그 때 나는 세상을 떴을 것”이라 남겼다고 한다. 최치원의 말년은 발견되지 못한 금호미처럼 묘연해 언제 타계했는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숲 속 느티나무·정자나무·굴참나무·잣나무·떼죽나무·이팝나무·금낭화·꿀풀 등 수종 구경만 제대로 해도 한나절이 간다. 봄엔 이팝꽃, 가을엔 꽃무릇(석산)이 만개한 풍경이 뛰어나다. 불상·그네·운동기구·연못·약수터·인물 공원 등 곳곳에 보고 즐길 곳도 숨어 있어 지루하지 않다. 단 음식물 반입은 금지, 떨어진 도토리는 다람쥐 식량이므로 주워가서는 안 된다. 동쪽으로는 2000여 평 연꽃밭이 펼쳐진다. 흙탕물 속에서 피어난 연잎과 붉은 꽃은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동화되지 않는다)을 일깨워줬다. ※관광문의: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055)960-5555 ‘蓮’ 수제비 [하늘바람] 함양의 새로운 명물,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는 ‘연(蓮)’을 이용해 수제비를 만들어 주는 집이다. 원래 이곳의 주 종목은 전통차(4000~6000원). 외관도 찻집처럼 생겼지만, 낮 12시~3시 사이엔 특별히 ‘연잎수제비 세트’(7000원·사진)를 선보인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주인아주머니가 개발한 연잎 수제비와 연잎 차, 연근조림과 연근양갱이 함께 나오는 ‘연 4종 세트’다. 다시마·멸치국물에 연근과 들깨로 육수를 만들고 여기에 연잎을 갈아 넣은 연두빛 반죽으로 수제비를 뜬다. 감자·호박·버섯이 들어간 ‘보양식’으로 고소하고 맛이 깊어 스님들에게 인기가 높다. 저녁엔 1시간 미리 전화주문을 해야 한다. 현미로 뽑은 가래떡과 녹차를 섞은 떡으로 만든 떡볶이(1만원)도 군것질 거리. ‘상림’ 주차장 맞은편. (055)962-8700 <관련기사> 비 오는 날 가면 더 운치있는 함양 한옥처마 끝 노래소리 들으러 가요빗방울과 함께 숲으로 떠나보자
- (edaily리포트)국가적 밥그릇
-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국내 기업시장에 다시 M&A열기가 뜨겁습니다. 산업계에서 대우건설 매각이 결정됐고, 금융권에서는 LG카드 매각이 막바지 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등 남은 매물들이 줄서있습니다. 이런 매각작업이 과거 외환은행의 첫번째 매각때처럼 서투르고 엉성하기 그지없어 보인다는게 경제부 김수연 기자의 생각입니다. 지금은 통영으로 이름이 바뀐 옛 충무는, 한때 `거지도 나이키를 신고 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평균 살림이 넉넉했습니다. 한해 수산물 양식이 풍년이면 이후 몇년 흉작이어도 충분했답니다. 양식장, 배 한척 있으면 부자로 불렸죠. 그러나 IMF 외환위기와 초대형 태풍이 동시에 들이닥치면서 지역경제는 무너졌습니다. 대출을 받아 양식장을 벌리고 배를 샀던 이들은 IMF이후의 살인금리 및 강력 태풍으로 부서진 양식장만 떠안은 채 회복할 수 없이 주저앉았습니다. 나락에 빠진 지역경기를 살린건 선박경기의 활황이었습니다. 인근 거제도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수년째 호황을 누리면서 지역경제도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이제 충무 지역경제는 거제도 경제권, 정확히는 대우조선해양 경기의 후광으로 그럭저럭 살림을 꾸려간다고 합니다. 기자는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근 통영에 다녀온 직후 그 지역 출신 지인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기업 하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생계와 직결돼 있는지를 말해주는 생생한 증언이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란 기업은 이미 단순한 사기업이 아니라 거제·통영, 나아가 경남지역, 더 크게는 국가의 밥그릇입니다.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는 작가 김훈의 책 한구절 인용할 것도 없이, 밥그릇이란 얼마나 징글징글하고 중차대한 문제입니까. 대우조선해양을 필두로 대우건설(047040), 현대건설(000720), LG카드(032710),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가적 밥그릇` 이라 할만한 기업들이 지금 줄줄이 시장 좌판에 깔려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매물 처지가 된 원통한 역사는 개발경제와 IMF에 묻기로 하고, 어쨌든 팔긴 팔아야 한다면 정말 신중하게 잘 팔아야 하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이걸 파는 주체들은 정부와 일부 정부 지분이 있거나 그렇지 않은 채권금융기관들입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정부주도 M&A를 보면, 도무지 이들이 국가적 밥그릇을 잘 챙겨서 팔까, 걱정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책임진 LG카드 매각은 어떻습니까. 산업은행은 매각 초기부터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을 반복해 외쳤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시장의 정서는 이와 정반대입니다. 특정후보, 즉 신한금융(055550)지주를 노골적으로 밀어준다는 소문이 연초부터 끊이질 않습니다. 루머의 근거는 찾을 길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열렸던 LG카드 채권단 회의 분위기는 최소한 어째서 이런 루머가 끊이지 않는지는 확인시켜 줬습니다. 이날의 채권단 회의는 LG카드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팔아야 하나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습니다. 사회를 맡은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런 일이 생기게 돼 매각주간은행으로서 송구하다”고 정중히 말문을 열며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회의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마치 농협 대(對) 산은-신한연합군간의 대결구도로 흘렀습니다. 농협이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렸으니 대결이란 표현도 온당치 못합니다. 농협 관계자만이 홀로 공개매수에 적극 반대했는데 이런 의견을 밝히기 무섭게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관계자들이 깔아뭉개기에 바빴습니다. 별다른 의견없이 회의를 `구경`했던 제3의 채권단(LG카드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채권단) 관계자는 나중에 “농협이 산업은행에 뭘 그리 밉보였는지 원‥” 하며 고개를 흔들더군요. 몇달전엔 신한지주의 인수자문사가 LG카드의 회계감사법인을 겸하고 있다가 뒤늦게 바뀌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산업은행이 이를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처음엔 `문제 안된다` 하더니 갑자기 태도가 달라져서 신한지주의 자문사를 바꾸도록 했습니다. 공개매수 논란도 그렇습니다. 한참 매각이 진행중인데 이를 `올스톱` 시키고 채권단이 다시모여 매각방식을 원점서 논의해야할 정도로 차질을 빚었는데도, 산업은행은 법률자문사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물론 나름의 사정이 있다 합니다만, 공개매수 문제를 초반에 간과했다가 뒤늦게 선회한 것이 정말로 치명적인 `실수`였다면 자문사부터 일벌백계 하는게 상식차원에서 당연할텐데 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금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우건설(047040) 매각은 또 어땠습니까. 자산관리공사가 주도한 이 매각을 월드컵 축구에 비유하자면, 난투극에 다름 아니었던 포르투갈-네덜란드전이었습니다. 특정후보 밀어주기 설은 기본이고, 입찰가 유출, 경쟁자간의 무차별 흑색선전, 노조도 가세한 힘겨루기 등 추태를 나열하기도 숨찹니다. 심판인 캠코가 경기 중간에 이리저리 룰을 바꾼게 그중에서도 압권이었습니다. 지켜보기도 짜증났던 과거는 청문회를 하든 감사원 감사를 받든 그렇다 치고, 앞으로가 더욱 걱정입니다. 현대건설도 대우조선해양도 팔아야 하는데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현대건설은 현대가의 경영권 분쟁까지 엮어서 일찌감치 만만찮은 게임이 예고돼 있습니다. 단순한 게임도 어렵게 푸는 매각 실력을 가진 우리 정부가 복잡한 게임은 또 어찌 연출할지요. 국가적 밥그릇을 이리 허투루 팔아도 되는 노릇일까요. 잡음투성이에 깔끔하지 못한 절차로 새 주인을 찾았다면, 제대로된 주인일 확률은 그만큼 낮아지는것 아니겠습니까. 정부와 매각주체들은 외환은행 1차 매각으로 고초를 치르고 있는 선배와 동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애먼 생각 말고, 원칙 외엔 답이 없다는 당연한 교훈을 재확인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