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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시]반짝 반등에도…다우지수, 주간 7주 연속 하락세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모처럼 큰 폭 반등했다. 최근 폭락에 따른 반발 매수가 장 초반부터 유입되면서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여전한 만큼 변동성 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사진=AFP 제공)◇뉴욕 증시 3대 지수, 반짝 반등1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47% 상승한 3만2196.66에 마감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내린 이후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39% 오른 4023.89를 기록했다. S&P 지수는 전날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진 이후 하루 만에 4000선을 회복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82% 오른 1만1805.00에 마감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3.06% 반등한 1792.67에 장을 마쳤다.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9.13% 하락한 28.87을 기록했다. 지난 4일(25.42) 이후 처음 30선을 하회했다.다만 이번주 통틀어 보면 주 초반 낙폭이 워낙 컸던 탓에 다우 지수는 2.14%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7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2001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주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2.41%, 2.80% 내렸다. 뉴욕 증시는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들어오며 반등했고, 장중 상승 폭을 키웠다. 최근 낙폭이 과했다는 인식에 따른 반발 매수로 읽힌다. 샘 스토벌 CFRA 수석투자전략가는 “나무가 하늘로 올라가지 않는 것처럼 가격도 영원히 떨어지는 건 아니다”며 “조정과 약세 속에서도 반등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개장 전 나온 수출입물가지수는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왔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수입물가는 전월 수준과 같았다. 시장 예상치(0.6% 상승)를 밑돌았다. 4월 중에 유가가 그나마 진정세를 보인 여파다.‘대장주’ 애플 주가는 모처럼 3.19% 급등했다. 마이크로소프트(2.26%), 알파벳(구글 모회사·2.96%), 아마존(5.73%), 테슬라(5.71%), 메타(페이스북 모회사·3.86%), 엔비디아(9.47%) 등 주요 빅테크들 주가 모두 폭등했다.국채금리는 증시 반등에 상승했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944%까지 급등했다. 초장기물인 20년물의 경우 3.336%를 기록했다.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56% 오른 7418.15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1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2.52% 각각 뛰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2.49% 올랐다.◇물가 폭등·코인 폭락 등 변수다만 이날 강세장이 추세적인 반등의 시작이라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충격파를 가늠하기 어렵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전날 마켓플레이스와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끌어내리는 게 약간의 고통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며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고 물가를 억제하는 건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에 달려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파월 의장은 “조금만 빨리 금리를 인상했다면 더 좋았을 수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그만큼 높다는 토로로 읽힌다.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추후 두 번의 회의 때 각각 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올해 가을까지 하락하지 않는다면 더 빠른 속도의 인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가상자산 패닉 역시 변수다.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폭락 사태를 겪고 있는 한국산 코인 루나와 테라USD(UST)에 대해 일제히 거래 중단과 상장 폐지에 나섰다.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OKX가 대표적이다. 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오는 27일부터 거래 정지를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경우 전날 루나와 UST 현물 거래를 중단했다.LPL파이낸셜의 라이언 디트릭 최고시장전략가는 “경기 침체가 없을 때 약세장은 23~25% 하락한 후 바닥을 치는 경향이 있다”며 “증시가 한 차례 더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트위터 주가는 이날 9.69%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가짜 계정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때까지 인수를 일시 보류하기로 했다고 언급하면서다.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1% 상승한 배럴당 110.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3월 25일 이후 가장 높다.
- 치솟은 물가에 8거래일째 코스피 하락…"인플레 대응 업종 선별"
- [이데일리 김소연 이은정 기자]코스피 지수가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8거래일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달 들어 내내 하락세다. 이날 종가 기준 18개월여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지며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이 같은 코스피 지수 하락은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공격적인 긴축 정책 우려가 크게 작용한 탓이다. 여기에 더해 이날 암호화폐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코인들이 폭락세를 연출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며 증시에도 타격을 줬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살아남을 업종을 추려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9개월 만에 코스피 8일 연속 하락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52주 최저치이자 2020년 11월20일(2553.5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코스피 지수가 8거래일 연속해서 하락한 것은 지난해 8월5~17일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만약 13일 역시 코스피가 하락해 9거래일 연속 내리게 되면 2000년 9월4~19일 이후 22년 만에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코스피 지수가 8거래일째 내림세를 보이는 이유는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올랐다. 전월 기록한 8.5% 상승보다는 낮아졌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8.1% 상승)는 웃돌았다.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는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반에 퍼지면서 지수 하락에 힘을 싣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는 곧바로 성장주·기술주에 타격을 줬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5.18% 폭락하며 146.50달러에 마감했다. 애플은 3월 저점을 하향 돌파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등의 대형주들이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테슬라의 주가도 8% 이상 급락했다. 이날 국내 성장주·빅테크주 역시 줄줄이 내렸다. LG화학(051910)이 6% 이상 빠졌고, 카카오(035720)(-5.50%), 삼성SDI(006400)(-4.63%), 네이버(035420)(-3.23%) 등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암호화폐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코인들이 폭락세를 연출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91원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돌파했다. 달러 강세, 안전자산 선호로 투자심리도 악화했다. 당분간 증시는 불확실한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인플레·경기둔화 국면 살아남을 업종 추려야전문가들은 향후 경제지표를 보고 경기 침체 신호에 유의해야 하지만, 최근 우려는 극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CPI에 이어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 주 중국 소매 판매·산업생산·고정자산 지표에서는 소비 충격보다 투자가 예상치를 상회하는지, 산업생산이 성장을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몇 달 동안 경기침체 시그널보다는 견조하다는 경제지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미국 금리인상 컨센서스는 점차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물가 정점 통과 기대로 진정될 전망이다. 추세적 반전은 어렵더라도 코스피 2600선 이하 적극 비중 확대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선별 접근할 업종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투자증권은 업종별로 △반도체는 엔데믹 서비스 소비 확대와 고물가 환경 정보기술(IT) 세트 수요 둔화가 예상되지만, 서버 수요가 일부 상쇄 △자동차·음식료는 원가 부담이 있지만 판가 전가가 가능해 안정적 △엔터·레저·미디어는 원가 상승 부담이 제한적이고 엔데믹 수요 증가 △헬스케어는 인플레이션·경기 변동에도 소비 영향 제한적 △은행·보험은 금리상승 수혜를 예상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특성상 경제 블록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는 투자 위축뿐 아니라 수출 경기 둔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경기가 연착륙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고물가·고금리 환경에서 경기 경착륙 가능성과 신용위험이 증가하는 취약 섹터 발생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스피 지수가 기존 저점을 재차 이탈하면서 빠르게 회복하는지 여부가 단기 반등세 강화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할 매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하방을 지지하고 있지만, 매크로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저가 매수로 대응하더라도 철저히 분할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고통스런 인플레 길게 간다"…금융·실물 복합위기 경고등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소비자물가가 ‘역대급’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금융·실물 복합위기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미국의 물가 충격은 글로벌 전반으로 번진다는 점에서 더 문제다.(그래픽=이미나 기자)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3%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8.1%)를 웃돌았다. 전월인 3월(8.5%)보다는 0.2%포인트 소폭 완화했지만, 월가 일각에서 기대했던 인플레이션 정점론과는 거리가 멀었다. 중고차(22.7%), 교통서비스(8.5%), 육류·가금류·생선류·계란류(14.3%), 시리얼·빵류(10.3%) 등 생필품 가격이 1년새 큰 폭 뛰었다. CPI 지수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1년 전보다 5.1% 상승했다. 1991년 3월 이후 최고치다. 3월과 비교한 상승률은 0.3%로 월가 전망(0.2%)을 웃돌았다. 유가가 한 달 전보다 하락하면서 에너지 물가(-2.7%) 오름세는 꺾였지만, 오히려 주거, 식료품, 서비스, 여행 등으로 인플레이션 양상이 전방위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물가 안정과 성장 유지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연준은 고민이 더 커졌다. 가파른 통화 긴축이 점점 불가피해지고 있는데, 이는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는 탓이다. 월가 일부에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목소리까지 나온다. 연준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고, 추후 몇 차례 더 빅스텝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75b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까지 가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CNBC는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CPI를 물가 상승 억제에 있어 연방준비제도(Fed)가 뒤처져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이날 CPI를 확인한 금융시장은 공포에 휩싸였다. 팬데믹 이후 승승장구했던 빅테크주마저 폭락했다. ‘대장주’ 애플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5.18% 떨어졌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게 넘겨줬다. 애플 시총은 지난해 28.62% 불어났는데, 올해 들어 12.27% 빠졌다. 마이크로소프트(-18.54%), 알파벳(구글 모회사·-20.63%), 아마존(-30.94%), 테슬라(-15.50%), 메타(페이스북 모회사·-37.74%), 엔비디아(-36.71%) 같은 빅테크들의 시총 역시 올해 들어 쪼그라들었다. 월가 금융사의 한 인사는 “초대형 기술기업들이 흔들리는 건 웬만한 위험자산들은 약세를 보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실물경제 위기감도 만만치 않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이날 CNBC에 나와 “인플레이션이 오래 이어지면서 미국이 생계비용의 위기(cost-of-living crisis)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생필품 물가가 전방위로 급등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에리언은 “인플레이션이 경제의 여러 부분에 퍼져 있다”며 “이건 우크라이나 전쟁만의 이슈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준이 크게 뒤처진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의 진행 과정”이라며 “성장에 문제가 생기는 지점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일 인플레이션을 입에 올리고 있다. 그는 이날 CPI가 나온 직후 성명을 통해 “물가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최대 위협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사진=AFP 제공)
- [뉴욕증시]'인플레 대응 한발 늦었나' 공포감…나스닥 3.2%↓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 3대 지수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어지럽게 오가며 불안 심리를 내보였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시장 일각의 정점론 기대가 무색할 정도로 높게 나오면서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대응이 한발 늦은 것 아니냐는 공포감이 나온다.(사진=AFP 제공)◇미 증시, 큰 폭 변동성 속 하락 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2% 하락한 3만1834.11에 마감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오전장 한때 1.4% 이상 상승했다가 오후장 들어 갑자기 고꾸라지는 등 장중 극한의 롤러코스터를 탔다.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5% 내린 3935.18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다시 4000선을 하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8% 급락한 1만1364.24에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다우 지수와 마찬가지로 장중 변동성이 컸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48% 하락한 1718.14에 장을 마쳤다. 개장 전 나온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가 시장을 뒤흔들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4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3%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8.1%)를 웃돌았다. 전월인 3월(8.5%)보다는 0.2%포인트 소폭 완화했지만, 1982년 1월(8.3%) 이후 40년3개월 만에 최대 폭 올랐을 정도로 고공행진을 했다.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다소 힘을 잃은 것이다.3월과 비교한 CPI 상승률은 0.3%로 집계됐다. 월가 전망(0.2%)을 웃돌았다.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하면서 에너지 물가(-2.7%) 오름세는 한 달 전보다 꺾였지만, 오히려 주거, 식료품, 서비스, 여행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전방위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뱅크레이트의 그레그 맥브라이드 수석재무분석가는 “물가 상승 속도가 약간 완화했지만 기대했던 정도는 아니다”며 “8.3%로 떨어진 게 정점을 찍었다고 말하는데 솔깃할 수 있지만 지난해 8월처럼 (물가가 약간 내렸다가 다시 확 튀는 쪽으로) 이전에도 속았던(head-faked)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CPI 상승률은 5.2%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졌지만, 그 이후부터는 계속 상승했다. 그 당시와 유사한 상황일 수 있다는 게 맥브라이드 분석가의 전망이다.CNBC는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CPI를 물가 상승 억제에 있어 연방준비제도(Fed)가 뒤처져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이 더 가파른 긴축에 돌입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공포다.BMO 캐피털의 이언 린젠 미국 금리 책임자는 “연준이 이미 예고된 6~7월 회의를 넘어 그 이후에도 50bp(1bp=0.01%포인트)를 인상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인해 위험자산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최근 블룸버그에 나와 “연준이 신뢰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시장에는 연준이 75bp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 관측이 조금씩 나온다.커트 랜킨 PNC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지만 현재의 8%대 물가에서 정책 목표치인 2%대로 완화하려면 내년까지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일 인플레이션 문제를 직접 거론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연준의 독립성에 결코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가장 주요한 역할은 연준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최대 위협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자이언트스텝’ 현실화 가능성미국 국채금리는 CPI가 나오자마자 폭등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 초반 3.076%까지 치솟았다. 다만 위험 회피 심리가 워낙 만연하면서 오히려 안전자산으로서 선호도가 커지면서 장중 금리는 떨어졌다(가격은 올랐다). 덩치 큰 초대형 기술주부터 줄줄이 무너졌다. ‘대장주’ 애플 주가는 5.18% 폭락한 146.50달러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보다 낙폭이 더 컸다. 마이크로소프트(-3.32%), 알파벳(구글 모회사·-0.54%), 아마존(-3.20%), 테슬라(-8.25%), 메타(페이스북 모회사·-4.51%), 엔비디아(-5.48%)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이 와중에 국제유가마저 폭등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 가동 중단 사태 탓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6% 오른 배럴당 105.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앞서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운송 기업 GTSOU는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면서 루한스크주 노보프스코우 가스 압축 시설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보프스코우 가스관은 하루 최대 3260만㎥의 가스가 지나는 통로다.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가스의 3분의1을 담당한다. 이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고, 곧바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으로 번졌다.다만 유럽 주요국 증시는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44% 오른 7347.66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17%,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50% 각각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