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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TX `의혹→뱅크런→매각`…억만장자 전쟁에 멍든 코인시장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업계의 양대 산맥인 바이낸스와 FTX 거래소, 그 두 회사를 키워 스스로 억만장자가 된 자오창펑과 샘 뱅크먼 프리드, 이들 둘 간의 전쟁이 FTX의 백기투항과 바이낸스의 승리로 막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둘 사이의 전쟁은 너무나도 큰 상처를 남겼다. 중앙화된 가상자산 거래소의 불투명성을 만천하에 드러냈고, 금융규제당국의 칼날을 더 날카롭게 만들었다. 그리고 애꿎은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봐야 했고, 중간선거 이후 위험자산 랠리를 기대했던 시장에도 큰 생채기를 남겼다. 자오창펑(왼쪽)과 샘 뱅크먼 프리드(오른쪽)◇프리드의 과한 로비, 자오의 삐뚤어진 응징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주 수요일에 있었다. 그날 코인업계 전문 미디어인 코인데스크는 FTX 자매사인 알라메다 리서치 내부 자료를 취득해 “알라메다의 대차대조표 상당 부분이 FTX가 발행해 거래소 이용자들에게 수수료를 할인해주는 토큰인 FTT로 채워져 있다”고 보도했다. FTX와 알라메다 모두 뱅크먼 프리드를 세운 회사로, 보도대로 라면 FTX는 FTT 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알라메다가 사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유동성이 낮은 FTT를 대부분 자산으로 가진 알라메다는 재무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캐롤라인 앨리슨 알라메다 CEO는 “코인데스크가 취득한 재무제표는 알라메다 자산 중 일부만 나와 있는 것이고, 6월30일자로 해당 재무제표에 있는 부채는 상당 부분 갚았다”고 해명했지만, 사태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고, 6일부턴 트위터 상에 FTX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루머들이 나돌았다. 이 때 NBC에서 가상자산 투자를 자문하는 랜 노이어가 자기 트위터에 “(투자자들은) FTX에서 자금을 빼야 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후 뱅크먼 프리드가 나서 파산설에 대해 “근거 없는 루머일뿐”이라고 일축했지만, 곧바로 자오창펑 CEO가 자신이 보유한 FTT 전량을 청산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작년 바이낸스는 2019년부터 FTX에 투자했던 초기 지분을 엑시트했고, 이 과정에서 FTT와 바이낸스 스테이블코인 BUSD 등으로 약 21억달러를 받았다.자오 CEO는 최근 약세장 흐름이나 시장 내 FTT의 제한적인 유동성으로 인해 이를 다 처분하려면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FTT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처분하겠다”고 했지만, 그 자체로 FTT 가격은 추락하고 FTX 거래소에서의 자금 인출은 속도가 붙었다. 후에 “경쟁자(FTX)를 해를 끼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차원일뿐”이라고 했지만, FTX와 뱅크먼 프리드의 이름만 거론하지 않았지 “뒤에서 로비하는 사람을 지지하지 않는다”거나 “경쟁자가 미국 의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 식으로 사실상 FTX를 겨냥하기도 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이번 중간선거에 정치 후원금을 가장 많이 낸 미국 기업인 10위 내에 이름을 올렸는데, 최근엔 코인업계 주요 수익원인 디파이(탈중앙화금융)에 대한 당국 규제를 옹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흘 새 8조원 뱅크런 사태, 백기 든 프리드이에 FTX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면서 FTX가 보유한 스테이블코인 양이 1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고, FTX 거래소에서의 시간 당 이더리움 유출량도 사상 최대를 찍었다. 또 바이낸스를 비롯한 거래소들에 FTT를 팔겠다며 이체한 양도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다. 뱅크먼 프리드의 코인 제국상황이 이렇게 되자 FTX는 알라메다가 송금해 준 스테이블코인과 이더리움으로 자금을 빼내는 고객들에 대응했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전날 밤 뱅크먼 프리드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72시간 동안 출금된 예치금만 8조원에 이른다”고 고백했고, 이후 월가 투자자들에게 10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을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결국 간밤 자오와 뱅크먼 프리드는 나란히 트위터에 “바이낸스가 FTX 미국법인을 제외한 나머지 FTX 자산을 이수하기로 구속력 없는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사태를 일단락됐다. 회사 매각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쓴 FTX는 거래소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코인 출금을 중단한 상태다. ◇알라메다부터 솔라나·타이거글로벌 등에 불똥문제는 이번 사태가 FTX와 뱅크먼 프리드에만 치명타를 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서로 얽혀 있는 코인업계의 특성상 불똥은 여기저기로 번져갔다. 우선 자매회사라는 이유로 FTX에 유동성을 수혈해 준 알라메다는 보유하고 있던 FTT 가격이 70% 이상 추락하면서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쥔 후오비 창업주는 “FTX가 지난주 60억달러 이상 유동성을 인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알라메다에 대출해 준 회사들과 FTX가 인출한 중앙화 플랫폼이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또 알라메다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다량의 솔라나 토큰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솔라나 가격도 급락했다. 리야드 캐리 카이코 애널리스트는 “만약 알라메다가 생존하지 못할 경우 연관된 솔라나 생태계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가총액 비율FTX 초기 투자자인 코인업계 대표 벤처캐피탈인 타이거글로벌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판이다. FTX가 지분 투자를 한 무료 자산투자 플랫폼인 로빈후드도 이날 주가가 19%나 폭락했다. 미국 1위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FTX와의 관련성이 의심 받으며 주가가 11% 급락했는데, 나중에 회사는 “사업상 1500만달러 정도 FTX에 예치금을 넣은 것 외엔 아무 관련이 없으며, 우리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해야 했다. ◇중간선거 랠리 기대 꺾여…“아직 바닥 멀었다”상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뱅크먼 프리드의 ‘코인 제국’이 보여준 이 업계의 불투명성이 이번 사태로 그 민낯을 드러낸 만큼 시장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코너 라이더 카이코 애널리스트도 “사건의 발단이야 어쨌든 간에, FTX와 알라메다가 준비금을 둘러싼 둘 간의 불투명한 연결고리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이 사태를 키운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로 인해 규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티볼트 슈레벨 블록체인 법률전문가도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를 조장하고 그 결과 불법적인 합의를 한 것일 수 있는 만큼 인수까지는 여러 법적 검토가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로 인해 잔뜩 중간선거 이후 랠리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긴 점이다. 간밤 비트코인 가격은 1만7600달러까지 추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창업주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봐도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시점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바닥이 아니었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으며, 그나마 이번에 하락하면 진정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나임 아슬람 아바트레이드 애널리스트도 “FTT에 대한 매도공세가 업계 전체를 취약하게 만들 수 있고, 만약 그 여파가 더 확산된다면 시장 전체에 대규모 폭발이 있을 수도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1만5000달러까지 더 떨어질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일국’만 남은 일국양제…누가 시진핑을 막을쏘나[중국은 지금]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일국’의 원칙이 확고할수록 ‘양제’의 이점이 두드러진다.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해 전면적 통치권을 가지고 있다”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는 시행된지 25년 만에 ‘일국’만 남고 ‘양제’가 사라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연설에서 ‘일국양제’를 통해 홍콩의 자본주의 제도를 유지하겠지만 중국의 사회주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시진핑이 1일 홍콩 반환 25주년 행사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FP)◇“중국 근본 제도는 사회주의”…서방국은 우려만시 주석은 30분가량 이어진 이번 연설에서 ‘일국양제’를 20번이나 언급하면서 “일국양제가 홍콩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시 주석이 이렇게 평가한 이유는 그가 생각한 일국양제에는 애초에 홍콩의 민주주의를 유지하겠다는 전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국과 중국은 1984년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을 통해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된 이후 50년 동안 고도의 자치와 함께 기존 체제를 유지하도록 하는 일국양제에 합의했는데, 시 주석은 이를 홍콩달러 발행이나 자치 행정권을 주는 정도로 해석한 듯하다. 시 주석은 “국가의 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지키는 것이 ‘일국양제’ 방침의 최고 원칙이라는 전제 아래 홍콩과 마카오는 자본주의 제도를 장기간 변하지 않도록 지키고 고도의 자치권을 누릴 수 있다”며 “사회주의 제도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근본 제도이고, (홍콩) 특별 행정구의 모든 주민은 국가 근본 제도를 자각적으로 존중하고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의 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시장경제를 50년간 유지하는 것이 ‘일국양제’라는 서방의 시각과 달리 홍콩을 중국의 사회주의 정치체제에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 시 주석의 생각이다. 중국은 2020년 홍콩의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고 홍콩 내 민주화 세력을 뿌리 뽑았다. 반정부 시위를 이끌던 인사들은 대부분 망명하거나 감옥에 갇혔다. 시 주석의 홍콩 방문에 반대 시위가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콩의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서방은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홍콩 민주주의 제도의 해체, 사법부에 대한 전례 없는 압력, 학문과 문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억압, 수십 개 인권 단체와 언론사의 해산이다”(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 “중국이 약속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해 홍콩이 홍콩인에 의해 홍콩인을 위해 통치되도록 할 것”(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저지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미국은 이미 2년 전 중국이 홍콩의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할 때 중국 관리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건 물론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초강수까지 뒀다. 국제사회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현안이 가득한 상황에서 홍콩 문제에 힘을 쏟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中, 일국양제로 평화통일…대만 “거부한다”홍콩의 중국화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6개월 만에 중국 본토 밖으로 나간 곳이 홍콩이고, 전용기를 이용했던 과거와 달리 고속열차를 선택해 ‘하나의 중국’을 강조했다. 또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는 홍콩의 깃발보다 훨씬 큰 중국 오성홍기가 걸렸고, 5년 전과 달리 중국 국가휘장도 등장했다. 존 리 신임 행정장관을 포함한 홍콩 행정관료들은 취임식에서 시 주석에게 깊숙이 허리 숙여 인사하며 충성을 맹세했다. 캐리 람 전 행정장관이 5년 전 취임 선서 때 시 주석과 악수를 했던 것과 사뭇 달라진 풍경이었다. 중국이 홍콩의 경험을 앞세워 대만을 장악하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일국양제는 중국의 홍콩, 마카오 통치 원칙이기도 하지만 중국이 꿈꾸는 대만 평화통일 방안이기도 하다. 장기집권을 준비하고 있는 시 주석 입장에서 ‘대만 통일’은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볼 수도 있다. 1일 취임하는 존 리(왼쪽) 홍콩 신임 행정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CCTV실제 대만과 마주보는 위치에 있는 중국 푸젠성이 발간하는 매체 타이하이왕(台海網)은 3일 사설을 통해 “(시 주석의 발언은) 대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우리는 ‘얄국양제’가 대만의 미래에 가장 좋고 유일한 출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타이하이왕은 “일국양제의 목적은 평화적인 문제 해결이며 이는 대만의 대다수 동포가 모두 바라는 것”이라며 “일국양제는 기본적으로 대만의 기존 정치·사회 체제와 생활방식을 유지할 수 있고, 대만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일국양제에 대한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지난 1일 “홍콩의 민주주의, 인권, 자유, 법치는 25년 전에 비해 심각하게 후퇴했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서 실시한 ‘일국양제’의 본질은 보편 가치와 상충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대륙위는 이어 “대만 인민들은 민주적 선거를 통해 전세계와 중국 공산당에 일국양제를 거부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거듭 표명했음을 다시 한번 언급한다”고 말했다.
- 시진핑 "'일국양제' 홍콩서 세계가 인정하는 성공 이뤄"(종합)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을 맞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성공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일 홍콩 반환 25주년을 기념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CCTV◇시진핑 “홍콩 민주제도 일국양제 부합”시 주석은 이날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 대회 및 홍콩 특별행정구 제6기 정부 출범 행사에 참석해 “홍콩이 조국으로 반환되면서 홍콩 역사의 신기원(新記元·시대의 획을 긋는 사업의 시작)을 열었다”며 “지난 25년 동안 조국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홍콩 특별행정 정부와 사회 각계의 공통된 노력 아래, ‘일국양제’는 홍콩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했다.시 주석은 “홍콩은 각종 비바람과 도전을 이겨내고 착실하게 전진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는 물론 일부 극심한 사회 불안도 홍콩이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회 불안은 반정부 시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시 주석은 “(홍콩은) 조국으로 돌아온 뒤 홍콩 동포들이 주인이 돼 홍콩의 진정한 민주가 여기에서 시작됐다”며 “25년 동안 헌법과 기본법에 기초한 특별행정구의 헌법 질서는 온건하게 운영되고, 중앙정부의 전면적 통치권이 실현되며 특별행정구의 고도의 자치권이 올바르게 행사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원칙이 확고히 정착되도록 했다”며 “홍콩특별행정구의 민주 제도는 ‘일국양제’ 방침에 부합하고, 홍콩의 헌법적 지위에 부합하며, 홍콩 주민의 민주적 권리를 보호하고,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시 주석은 “일국양제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해본적 없는 위대한 최초의 사업이다”며 “일국양제의 근본 취지는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홍콩·마카오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일국양제와 같은 이렇게 좋은 제도는 바꿀 이유가 없다”며 “반드시 고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홍콩의 선거제를 개편하는 등 ‘일국양제’의 약속을 지키지 않다고 비판한 서방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국가의 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지키는 것이 ‘일국양제’ 방침의 최고 원칙이고, 이를 전제로 홍콩과 마카오는 자본주의 제도가 장기적으로 변하지 않도록 지키고 고도 자치권을 누릴 수 있다”며 “사회주의 제도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기본 제도이고, 특별 행정구의 모든 주민은 국가 근본 제도를 자각적으로 존중하고 수호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비바람을 겪으면서 모두들 홍콩이 다시는 어지러워지지 않아야한다고 뼈저리게 느꼈고, 더욱이 홍콩의 발전은 더 이상 늦출수 없음을 깊이 느꼈고, 방해야는 것을 모두 배제하고 발전에 정신을 집중해야한다”며 “중앙정부는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중국몽)의 역사 과정 속에 홍콩이 중대한 공헌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1일 취임하는 존 리(왼쪽) 홍콩 신임 행정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CCTV◇‘경찰 출신’ 존리 신임 행정장관 취임 이날 경찰 출신인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취임하며 제 6기 신 정부가 출범했다. 리 당선인은 중국 정부가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내세우며 선거제를 개편한 후 당선됐다.그는 취임 연설에서 “일국양제,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 고도 자치 방침을 정확하게 시행하겠다”며 “국가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수호하고 홍콩의 장기적 발전과 안정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 대회와 홍콩 특별행정구 제6기 정부 출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고속철을 타고 홍콩 도착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를 벗어났다.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홍콩을 방문한 것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취임식인 2017년 반환 20주년 행사 때였다.홍콩 명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 부부는 전날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으로 돌아가 숙박했으며 이날 홍콩을 떠날 예정이다.시 주석은 전날 홍콩에 도착해서는 “일국양제는 강력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며 “홍콩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보장하고 홍콩 동포들의 복지를 보호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과거 한동안 홍콩은 한차례 준엄한 시련을 겪었고, 위험한 도전을 이겨냈다”며 “비바람을 겪은 후 홍콩은 고통을 견디고 다시 태어났고, 왕성한 생기를 띠었다”고 말했다.6월30일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고속철로 홍콩에 도착했다. 사진=CCTV
- 홍콩, 중국 반환 25년 명암…경제 얻고 자유 잃었다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아시아의 금융 허브’ 홍콩은 7월 1일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지 25주년을 맞는다. 아편전쟁 이후 150년간 영국의 통치를 받았던 홍콩은 중국에 반환된 지 25년 만에 최대 격변기를 겪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하나의 중국’을 과시하듯 비행기가 아닌 고속철을 타고 5년만에 홍콩을 찾았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7년 7월 1일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을 맞아 홍콩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홍콩 주권 중국반환 25년…자유·민주 잃었다홍콩은 중국이 세계 2위 대국이 되면서 그 후광을 등에 업고 지난 25년 동안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홍콩의 국내총생산(GDP) 1997년 1774억달러(약 230조원)에서 지난해 3691억달러(약 490조원)로 108% 커졌다. 1인당 GDP는 1997년 2만7330만달러에서 2021년 4만9796달러로 101.6% 증가했다.홍콩의 증권거래소 상장사는 619개에서 현재 2500여개로 늘었고, 홍콩거래소 하루 평균 거래액은 150억홍콩달러에서 1667억홍콩달러로 커졌다. 또한 홍콩의 은행은 74개에서 1547개로 늘어나면서 국제적인 금융 센터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잃어버린 것도 있다. 중국은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돌려받으면서 2047년까지 50년간 홍콩의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약속했지만 2020년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홍콩의 자유는 사라졌고, 민주주의는 퇴보했다. 중국의 몸집이 커지면서 홍콩 경제에 부작용도 발생했다. 중국 본토인의 원정출산, 부동산 투기, 일자리 뺏기 등이 지속되면서 홍콩의 물가가 치솟고 취업난을 가중시켰다. 급기야 2012년 홍콩 현지 반중 매체인 ‘핑궈(애플)일보’는 중국인을 ‘메뚜기떼’로 비하하며 반중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2020년 5월 24일 홍콩 경찰들이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 (사진=AFP)이듬해 시진핑 주석이 정권을 집권했고, 중국 정부는 영국과의 약속과 달리 홍콩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홍콩에서는 2014년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혁명’이, 2019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연이은 반정부 시위에 놀란 중국 정부는 결국 2020년 5월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시면서 ‘홍콩의 중국화’에 속도를 냈고 민주화 목소리를 잠재웠다.홍콩의 국가보안법과 함께 코로나19 통제가 계속되면서 홍콩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2019년 송환법 반대시위 이후 홍콩인 54만명 이상이 ‘영국 해외시민’(BNO) 여권을 발급받았다. 민주주의 위기와 반중 정서 확산이 홍콩 탈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부인 펑리위안과 홍콩 방문”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홍콩 반환 25주년을 맞아 30일 홍콩을 방문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홍콩을 방문한 것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취임식인 2017년 반환 20주년 행사 때였다. 시 주석은 코로나19가 발병한 2020년 1월 이후 약 900일 만에 처음으로 본토를 벗어났다. 2022년 6월30일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고속철로 홍콩에 도착했다. 사진=CCTV2022년 6월30일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고속철로 홍콩에 도착했다. 사진=CCTV관영 중국(CC)TV는 이날 시 주석 부부가 고속철로 홍콩에 도착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시 주석이 비행기가 아닌 고속철을 타고 홍콩에 온 것은 ‘하나의 중국’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 부부는 이날 홍콩과학공원을 방문하고 인접한 중국 선전으로 돌아가 숙박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날인 7월 1일 다시 고속철을 타고 홍콩으로 돌아와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은 주권 반환 기념식이 열릴 완차이 홍콩컨벤션센터 주변과 홍콩과학공원 등 지역을 봉쇄했고, 구룡 고속철 역에도 수천 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은 경찰 출신인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인이 취임하는 날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강조하며 ‘일국양제’의 우수성을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대외적인 목소리도 낼 전망이다. 일국양제는 중국의 홍콩, 마카오 통치 원칙이기도 하지만 시진핑이 꿈꾸는 대만 통일 방안이기도 하다. 중국은 미국 등 서방국이 홍콩과 대만의 민주주의 훼손을 지적하는 것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시 주석은 지난해 공산당 창립 100주년 연설에서 “우리는 일국양제와 고도의 자치 방침을 관철해야 한다”며 “외부 세력이 중국을 괴롭히면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가 부딪혀 피가 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2022년 6월 30일 홍콩의 구룡 고속철역 인근 오스틴 지하철역 인근에 경찰들이 서있다. (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