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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날 스포츠팬은 더 즐겁다...야구·축구·골프 최고 빅매치
- 어린이날 관중들로 가득찬 프로야구 잠실구장. 사진=뉴시스어린이날을 맞아 K리그 그라운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어린이날은 모든 어린이의 축제인 동시에 스포츠 팬들의 축제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매년 어린이날이 포함된 주간에 최고의 흥행카드를 준비한다.△LG-두산 어린이날 잠실 더비 ‘올해는 더 뜨겁다’프로야구는 2003년부터 어린이날에 맞춰 ‘잠실라이벌’ LG-두산의 3연전을 편성한다. 올해도 3일부터 5일까지 잠실구장에서 LG와 두산이 3연전을 펼친다. 올해는 두산이 어린이날 3연전 홈팀을 맡는다.지난해 어린이날 3연전은 두산의 싹쓸이 승리로 막을 내렸디. LG와의 어린이날 3연전을 모두 이긴 두산은 그 여세를 이어가 정규시즌 1위를 달성했다. 반면 두산에게 뼈아픈 3연패를 당한 LG는 당시 4위에서 시즌 막판 8위까지 추락했다. 어린이날 3연전 전패 포함, 두산에게 1승15패로 철저히 농락당했다.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LG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5월 1일 경기까지 마친 현재 LG는 20승11패 승률 6할4푼5리로 선두 SK 와이번스에 이어 2위다. 두산도 21승12패 승률 6할3푼6리로 3위지만 분명한 것은 LG가 지난해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두 팀 간의 3연전에선 LG가 오히려 2승1패를 거두면서 ‘두산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뜨거운 라이벌이지만 어린이날에는 팬들을 위해 함께 손잡는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두 팀이 합동 사인회를 마련했다.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인 낮 12시 30분에 조쉬 린드블럼과 함덕주(이상 두산), 타일러 윌슨과 정우영(이상 LG)이 중앙출입문 옆 사인회장에서 사인회를 연다.홈팀 두산은 사인회장에서 ‘꼬마히어로 슈퍼잭’ 포토존을 운영한다. 어린이 팬들은 이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라운드에선 어린이들이 선수들이 함께 미션 릴레이, 단체 줄다리기, 그라운드 캐치볼 등의 게임을 함께 한다. 시구는 아역배우 오아린 양이 한다.그 밖에도 사직(SK-롯데), 창원(KIA-NC), 고척(삼성-키움), 대전(kt-한화)에서 경기와 함께 다채로운 어린이날 행사가 함께 열릴 예정이다.△최고 흥행카드 ‘슈퍼매치’, 팽팽한 균형 깨질까최근 축구팬들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 K리그도 어린이날 최고의 빅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K리그1 최고의 흥행카드인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와 울산 현대 대 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가 한꺼번에 열린다.서울 대 수원의 K리그1 10라운드 슈퍼매치는 5월 5일 오후 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번은 통산 88번째 슈퍼매치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역대 전적에서 32승22무3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번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어질 수 있다. 다만 최근 13경기만 놓고 보면 서울이 무패행진(7승6무)이다.두 팀 모두 슈퍼매치 승리가 절실하다. 서울은 이번 시즌 초반 줄곧 선두권을 지키다 지난 9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에 덜미를 잡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전북, 울산(이상 승점 20)에 이어 승점 17로 3위를 달리는 서울은 선두권 순위 싸움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날 승리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수원은 더 다급하다. 최근 3경기에서 2무1패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올 시즌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이면서 순위도 10위까지 추락했다. 슈퍼매치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하는 입장이다.1971년생 48살 동갑내기인 최용수 서울 감독과 이임생 수원 감독은 “팬들이 원하는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하겠다”, “팬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며 멋진 승부를 약속했다.△골프도 어린이날 빅매치...매경오픈 최종 라운드‘한국의 마스터스’로 불리는 제38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이 2일부터 막을 올렸다. 최종 우승자가 가려지는 마지막 4라운드는 어린이날인 5일에 열린다.최대 관전 포인트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간판스타 박상현(36)의 사상 첫 2연패 및 대회 3승 달성 여부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인 박상현은 대회가 열리는 남서울 컨트리클럽이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다. 난도 높은 코스를 자기 안방처럼 너무 잘 알고 있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박상현은 “기록이 욕심나기는 하지만 대회가 시작되면 잊고 철저히 코스 공략에만 집중할 것이다”며 “가장 행복한 시나리오는 어린이날 선물로 아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주고 어버이날 선물로 두둑한 상금 용돈을 드리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3일부터 경기도 여주시 페럼 클럽에서 막을 올리는 제6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도 어린이날에 우승자가 탄생한다. ‘달걀골퍼’ 김해림(30)의 KLPGA 투어 사상 첫 동일 대회 4연패 달성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SK, 7년 만에 시범경기 1위...다익손, 4이닝 무실점 호투
- SK 와이번스 브록 다익손.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지난 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가 올해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며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SK는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9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1-0, 8회 강우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8회초 두산 공격 때 빗줄기가 굵어져 우천 중단됐고 곧이어 강우 콜드 게임이 선언됐다.이로써 SK는 시범경기 5승1무2패를 기록, 공동 2위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이상 5승3패)를 반 경기차로 제치고 1위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SK가 시범경기를 1위로 마친 것은 2012년(9승4패)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SK는 2003년(10승3패)과 2007년(8승2패)에도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SK 새 외국인투수 브록 다익손이 빼어난 투구로 올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다익손은 이날 선발로 나와 5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 오재원에게 맞은 중전안타가 유일한 피안타였다. 81개의 공을 던졌고 볼넷은 2개 허용했다.다익손은 지난 시즌 KBO리그 다승왕 세스 후랭코프와의 선발 맞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호투를 펼쳤다. 다익손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선발로 나와 9이닝을 1자책점(평균자책점 1.00)으로 막는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다.후랭코프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5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이며 4피안타 3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막았다. 하지만 팀 타선이 다익손을 전혀 공략하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후랭코프는 시범경기에 2차례 등판, 9이닝 동안 자책점을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반면 kt wiz는 시범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kt는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LG 트윈스와 맞섰지만 1-6으로 뒤진 5회말 비가 내리는 바람에 노게임으로 경기를 마쳤다. kt는 이날 노게임 포함, 시범경기를 1무5패로 마감했다. 시범경기 무승은 1998년 쌍방울의 7전 전패 이래 21년 만이다.물론 시범경기와 정규리그 성적은 큰 연관이 없다. kt는 2017년(7승1무3패)과 2018년(5승1패) 두 시즌 연속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지만 정작 정규리그에선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올시즌 kt에 입단한 ‘특급루키’ 이대은은 이날 선발로 나왔지만 4이닝 5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4회까지 투구 수가 95개에 이를 정도로 제구 불안이 뚜렷했다.지난1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4이닝 9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던 이대은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8이닝 8실점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올시즌 간판을 바뀌 단 키움 히어로즈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기고 시범경기를 2위로 마쳤다. 올시즌 마무리 투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조상우는 9회 1이닝 동안 2안타를 맞았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고 승리를 지켰다.롯데 자이언츠는 사직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4-3으로 따돌렸다. 롯데는 3-3 동점인 7회말 무사 1, 2루에서 전준우의 우중간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마무리투수 손승락은 9회 삼자범퇴로 세이브를 수확했다. 삼성은 또다시 뒷문 불안을 노출하며 2승 후 6연패로 시범경기를 마감했다.NC 다이노스는 새 홈구장 창원 NC파크에서 한화 이글스를 3-2로 누르고 역사적인 첫 승리를 거뒀다. NC 토종 선발 이재학이 4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한편, KBO리그는 21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팬과 함께하는 미디어데이 & 팬 페스트 행사를 개최한 뒤 23일 5개 구장에서 정규리그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2019년 KBO리그 개막전은 23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두산-한화), SK행복드림구장(SK-kt),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KIA-LG), 부산 사직구장(롯데-키움), 창원NC파크(NC-삼성)에서 일제히 열린다.
- 정우람·박용택 등 올해 KBO리그 풍성한 기록 달성 예고
- 오승환을 제치고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둔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투수 손승락. 사진=연합뉴스프로야구 역사상 첫 개인통산 2400안타 달성을 눈앞에 둔 LG 트윈스 박용택.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가 오는 23일 막을 올린다. 새로운 사령탑의 등장, 창원NC파크 개장, 공인구 교체 등 다양한 변화와 함께 시작하는 올 시즌 KBO 리그는 어느해 보다 많은 기록 달성이 예상된다.롯데 마무리투수 손승락은 KBO 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까지 262세이브를 기록한 손승락은 오승환(삼성)의 최다 세이브인 277세이브에 16세이브만을 남겨 두고 있다. 역대 최초로 10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8년 연속 20세이브 달성까지 노린다.800경기 출장에 28경기를 앞둔 정우람(한화)도 역대 4번째로 6년 연속 10세이브에 도전한다. 조웅천(SK)에 이은 통산 두 번째 10년 연속 50경기 출장 기록도 기대할 만하다. 손승락과 정우람 모두 이번 시즌 뒤 다시 한번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올시즌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올 시즌 KBO 등록선수 중 유일한 70년대 생인 박한이(삼성)와 박용택(LG)도 기록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양준혁의 2318안타를 넘어서며 통산 최다 안타를 기록했던 박용택(LG)은 2400안타에 단 16안타를 남겨두고 있다. 최다 안타와 더불어 본인의 최다 타수인 7727타수를 넘어 개인 기록도 경신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박용택과 함께 3번째 FA 자격을 얻었던 박한이는 개인 통산 최다 경기 출장에 도전한다. 2001년 삼성 입단 이후 원클럽맨으로 2097경기에 출장한 박한이는 올 시즌 127경기에 나서면 종전 최다인 정성훈(KIA)의 2223경기를 넘어선다. 개인 통산 2200안타(현재 2155안타)를 넘어 2300안타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시즌 두산 베어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배영수는 개인 140승(현역선수 최다승)에 3승, 500경기 출장에 3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역시 두산에 새 둥지를 튼 권혁은 올 시즌 개인 최다 홀드 기록에 도전한다. 현재 146홀드로 삼성 안지만의 177홀드까지 32홀드를 앞두고 있다. 4홀드를 달성하면 통산 2번째 150홀드 고지를 정복한다. 현재 육성선수 신분인 권혁은 5월 1일부터 1군 출장이 가능하다.거포들의 홈런 경쟁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박병호(키움)는 리그 최초로 4년 연속 40홈런에 도전한다. 최정(SK)도 4년 연속 30홈런을 노린다. 최형우(KIA)는 7년 연속 20홈런 달성에 도전하고 이대호(롯데)는 개인통산 300홈런에 단 4개만 남겨두고 있다.이범호(KIA)는 2000경기 출장과 함께 개인 통산 350홈런 등의 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김태균(한화)은 15년 연속 10홈런에 도전한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2010년~2011년 해외 진출) 매년 10홈런 이상을 친 김태균은 올 시즌 10홈런 이상 기록하면 장종훈, 양준혁에 이어 역대 3번째 기록을 수립한다. 제이미 로맥(SK), 대런 러프(삼성),멜 로하스(kt)는 한국 무대 100홈런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각 팀 간판타자들의 안타, 타점 기록도 이어진다. 정근우(한화)는 14년 연속 100안타, 박병호, 최형우, 이대호는 리그 최초 6년 연속 100타점에 도전한다. 최형우와 이대호는 나성범(NC)과 함께 5년 연속 170안타 달성도 노리고 있다. 이번 시즌 롯데 주장이 된 손아섭은 올 시즌 리그 첫 4년 연속 180안타에 도전한다.구단 가운데는 삼성이 눈길을 끈다. 삼성은 2600승, 2만4000득점, 4만3000안타, 4600홈런, 2만2000타점 등 올 시즌 팀 통산 첫번째 기록을 잇따라 준비하고 있다. 김기태 KIA 감독과 류중일 LG 감독은 1000경기 출장을 앞두고 있다.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심판, 기록위원의 경기 출장 기록도 주목할 만하다. KBO 이종훈 기록위원은 지난해까지 2959경기에 출장했다. 기록위원 최초로 3000경기 출장에 도전한다. 김태선 기록위원도 3000경기 출장에 55경기를 앞두고 있다. KBO 김병주 심판위원은 현역 심판위원 중 가장 먼저 2500경기에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심판위원으로는 4번째며, 9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창원NC파크의 개장이 리그 최다 관중 신기록에 도움이 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그동안 새 구장으로 옮긴 팀들은 관중이 늘었다. KIA는 2014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로 홈구장을 옮겨 2017년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키움 역시 2016년 목동구장을 사용했던 2015년보다 53% 증가한 78만2121명의 관중이 고척스카이돔을 찾았다. 삼성도 삼성라이온즈파크가 개장한 2016년 팀 내 역대 최다 관중인 85만1417명을 동원했다.
- [여행] ‘山·水·花’, 한 도시에 세 도시의 매력을 품다
- 시루봉 가는 등산로 곳곳에는 편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창원=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듯, 도시도 태생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 각각의 도시 이미지가 다른 이유다. 사람의 눈, 코, 입이 다르듯 도시도 지형이 다르다. 또 사람의 얼굴이 그 사람의 살아온 시간과 감정을 담고 있듯, 도시도 가진 역사와 문화가 다르다. 도시 이미지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 세 도시의 이미지를 가진 도시가 있다. 바로 경남 창원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3개의 도시가 반강제적으로 통합해서다. 한 도시에 세 도시가 공생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도 마산과 창원, 진해가 따로 불리고 있을 정도다. 그렇게 세 도시는 서로 섞이지 못하고 각자 다른 멋과 맛을 내고 있는게다. 어찌보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창원을 찾는 여행객에게는 행운이다. 고유의 멋과 맛을 가진 세 도시의 매력을 한곳에서 경험하는 일은 결코 흔치 않은 일이어서다.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세 도시의 매력을 품은 창원으로 떠난다. 진해 웅산 시루봉. 시루봉이란 이름처럼 능선에 시루 모양의 바위 한 덩이가 덜렁 올라앉은 모습이다.◇일제가 남긴 진해의 또 다른 잔재 ‘숲’웅산 시루봉 가는 등산로 곳곳에는 일제가 심은 편백나무들이 곳곳에 빼곡히 들어서 있다.진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다. 1905년 일제가 이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면서 만든 도시다. 앞으로는 잔잔하고 깊은 바다가, 뒤로는 불모산· 웅산·장복산이 마치 거대한 성벽처럼 둘러치고 있어서다. 도시 전체가 높은 산에 갇힌 형국이다. 군사적으로 천혜의 지형이었던 셈이다. 이 지형 때문에 일제는 이곳에 해군기지를 세웠다. 군항이 들어서면서 진해도 발전하기 시작했다. 당시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다.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한 근대건축물만 7곳에 이른다. 이 외에도 시간의 태엽을 되돌린 듯한 풍경이 곳곳에 남아있다.일제가 남긴 잔재 중 하나가 ‘벚꽃’이다. 진해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가 ‘벚꽃’일 정도다. 여행객들은 이 두 단어를 동일시한다. 불과 일주일 정도 만개해 떨어지는 벚꽃처럼 진해도 순식간에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힌다. 짧고 화려하지만, 그만큼 강렬한 것이 바로 진해와 ‘벚꽃’이다. 군항제 기간에는 진해는 온통 벚꽃 전치다. 도시 안에만 무려 36만 그루의 벚나무가 꽃을 틔운다. 그 나무마다 다닥다닥 피어난 꽃만큼 사람도 많다. 짧은 기간에 무려 300만여명이 진해 벚꽃을 보러 올 정도다. 진해 전역의 교통이 마비될 지경이다. 그래도 해마다 진해로 벚꽃을 보러 간다고 하니 진해 벚꽃이 가진 매력이 그만큼 치명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시루봉 가는 길에 만난 ‘산자고’일제가 남긴 또 다른 잔재는 ‘숲’이다. 일제는 진해의 산에 소나무와 낙엽송, 편백, 벚나무 등을 심었다. 기록상 무려 95만 1000그루(1910~1929)를 심었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 창원시는 이 숲에 5개의 치유숲길을 조성했다. 장복산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두드림길(5.4km), 편백이 울창하게 우거진 다스림길(3.1km),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해드림길(2km), 목제 데크와 치유시설을 설치한 어울림길(1.3km), 진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더드림길(3.8km) 등이다. 등산로도 여러 갈래다. 그중 불모산과 이어지는 웅산(703m)의 남쪽 자락으로 난 시루봉(636m) 코스는 진해만의 파노라마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등산로다. 시루봉이란 이름처럼 능선에 시루 모양의 바위 한 덩이가 덜렁 올라앉은 모습인데, 그 형상이 독특하다 못해 이국적이다.진해 해양공원 ‘99타워’에서 바라본 모습◇진해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들어서다진해 해양공원 ‘99타워’에서 바라본 모습진해의 또 다른 랜드마크는 ‘해양공원’이다. ‘음지도’라는 작은 섬에 조성한 공원이다. 군함전시관·해전사체험관·해양생물테마파크·어류생태체험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군본부로부터 한국전쟁 당시 배치한 2500t급 구축함 강원함을 무상잉여 받아 군함전시관을 꾸몄다. 해전사체험관에는 첨단시설을 이용한 해전 관련 체험장이 있고, 해양생물을 전시하는 해양생물테마파크는 체험실·영상실·기획전시실 등이 있다.이 중심에 137m 높이의 솔라타워(솔라파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고 높은 태양광 발전 시설이다. 2000여개의 태양광 모듈을 부착해 하루 약 2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120m 지점에는 태양을 상징하는 원형 전망대가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인근 부산항 신항과 거가대교, 진해만 앞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솔라타워 옆으로는 ‘99타워’라는 건물도 곧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는 집트랙(공중하강 체험시설)과 99타워 외곽을 걸어서 한 바퀴 도는 ‘에지워크가 들어선다. 집트랙은 바다 건너 소쿠리섬까지 1.2km를 활강하는 체험시설이다. 소쿠리섬까지 활강한 후 제트보트를 타고 해양공원으로 귀환한다. 바다 위를 나는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다. 99타워에는 ‘에지워크’도 만들어진다. 안전줄을 몸에 묶은 채 약 88m 높이에서 구구타워의 외곽을 걸어서 한 바퀴 도는 체험시설이다. 짚트랙과는 또 다른 아찔함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남해를 조망하는 전망카페도 들어선다. 짚트랙이나 에지워크와 달리 차분하게 풍경을 음미하는 공간이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거제의 섬들까지 보인다.진해 해양공원 앞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고 있는 주민들해양공원을 나오면 해안을 따라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 있다. 다리를 건너면 우도까지 갈 수 있다. 우도는 1863년 처음 안동 장씨와 창원 황씨 등 4가구가 이곳에 정착했다고 전해져 오는 곳이다. 원래는 ‘나비섬’이었으나 ‘벗섬’으로 불려오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우도’라고 부르고 있다. 음지도와 달리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다. 따스한 봄날을 만끽하기에도 제법 낭만적인 산책로다.무학산 학봉에서 바라본 마산 야경◇골목에서 골목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다창동예술촌마산은 일제에 의해 1899년에 우리나라에서 여섯번째로 개항했다. 수탈을 위한 항구도시로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일본인들이 거주하며 번영했다. 무학산과 산복도로, 해안도로, 한일합섬과 수출자유지역, 마산어시장과 임항선, 마산 앞바다와 돝섬, 국립마산병원, 마산국화, 창동, 가야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 마산에서 20~30년 이상 살았던 사람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알기 어려운 곳들이다. 여전한 곳도 있지만 이젠 흔적조차 없어진 곳도 있기 때문이다창동과 오동동 일대는 예나 지금이나 옛 마산의 중심이다. 마산의 지나온 과거의 풍경이 이곳에 다 모여 있다. 원도심 재생사업도 이곳 창동과 어시장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이곳에 예술과 관련한 3개의 테마골목을 조성했다. 에꼴드 창동골목, 마산예술흔적골목, 문신예술골목 등 이렇게 세 가지다. 에꼴드 창동골목은 예술인과 예술 상인들이 융화하는 테마예술상업골목이며, 마산예술흔적골목은 마산의 르네상스 시절의 예술사적 재조명과 시대적 배경의 추억거리를 재현한 골목이다. 문신예술골목은 조각가 문신 선생을 재조명하는 문신의 예술세계와 예술활동과 관련한 체험 아트공간과 테마상가로 이뤄져 있다.한복을 입고 창동예술촌을 돌아보는 관광객원도심을 걸어서 둘러보는 도보 길은 이보다 훨씬 많다. 술값만 내면 안주가 끝없이 나오는 통술집을 지나가는 ‘소리길’도 있고, 어시장 주변의 ‘복국 거리’와 ‘아귀찜 거리’를 둘러보는 길도 있다. 이런 길들을 각기 다른 이름으로 구분해서 걷는다면 오히려 헷갈릴 뿐이다. 서로 이어진 골목이라 굳이 지도를 펼쳐 들고 구별해 둘러보지 않아도, 방향감각만 유지한다면 빠짐없이 다 둘러볼 수 있으니 걱정할 건 없다. 화재나 위급한 일이 발생했을 때 알리던 ‘불종거리’, 해방 후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마산부위원회와 마산협의회 부녀동맹 마산지부를 결성했던 ‘시민극장터’, 주말이면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 ‘아고라광장’, 마산의 많은 예술인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던 ‘만초집’, 우리나라 최초의 서점이었던 ‘학문당’, 간판에서부터 연륜이 묻어나는 59년 된 제과점 등 마산의 골목길은 여전히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진해 마당있는집의 ‘무청찜’◇여행메모△가는길= 창원까지 차를 가지고 간다면 남해 제1고속도로 지선을 타고 서마산 나들목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좀 더 편하고 빠르게 가는 방법은 KTX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코레일에서는 서울역에서 창원중앙역, 창원역, 마산역까지는 KTX 열찬편을 운행한다. 하지만 시내 대중 교통편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니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쏘카’ 등의 공유차량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볼거리= 옛 마산은 야구의 고장이다. 최근 이곳에 새 야구경기장이 곧 개장한다. 바로 ‘창원 NC파크’다. 사실 아직 명칭을 정확히 확정한 것은 아니다. 마산이 가진 역사성 때문이다. 이에 ‘창원 NC파크 마산구장’로도 불리고 있다. 총사업비 1270억여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4층에 2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었다. 야구전시관, 다이노스 팬샵-팬존,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들였다.최근 새로 개장한 ‘창원NC파크’
- [여행] ‘꿀꿀’할 땐…행운·돈 부르는 ‘돼지투어’
- 아이들도 좋아하는 경주 불국사 극락전 복돼지상[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그중에서 60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황금 돼지해다. 십간의 여섯 번째인 기(己)와 오방색 중 황색에 해당하고, 십간과 십이지의 조합인 육십갑자로 연대를 표기할 때 60년 주기로 같은 해가 돌아오는 것. 예부터 돼지는 돼지 ‘돈’(豚) 자가 ‘돈’(화폐)과 음이 같아서 재물을 뜻하기도 하고, 돼지꿈은 길몽이라 해서 행운을 부르는 동물로 크게 반겼다. 다산의 상징도 바로 돼지다. 희망찬 새해를 시작하며, 행복을 기원하는 첫 여행에서 복덩이 돼지를 만나보면 어떨까.경기도 이천에 자리한 교육농장 ‘돼지보러오면되지’에서는 먹이를 먹고 있는 돼지를 안아보고 만져볼 수 있다.◇생명을 소중함 일깨우는 ‘돼지보러오면되지’경기도 이천 율면에 자리한 ‘돼지보러오면되지’. 동물원이나 돼지 테마파크가 아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농장이다. 지난 2011년 축산학을 전공한 이종영 촌장이 조성했다. 당시 이 촌장은 돼지인공수정센터를 창업해 운영했는데, 다친 수퇘지를 내보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프랑스 테마 교육 농장에서 양을 키우며 행복한 사람들을 보고 꿈을 키웠다. 그 결실이 바로 ‘돼지보러오면되지’다. 이곳은 돼지박물관, 문화-홍보관, 공연장, 소시지체험장, 카페와 식당, 치유정원 등으로 구성했다.경기도 이천에 자리한 교육농장 ‘돼지보러오면돼지’의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돼지 공연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돼지 공연과 소시지 만들기 체험이다. 공연은 하루 4회씩 진행한다. 하이라이트는 복권 추첨. 미니 돼지가 숫자 6개를 뽑아서 알려주는데, 바로 복권 번호다. 올해가 60년만에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인 만큼 행운을 기대해보는 것은 어떨까. 소시지 만들기 체험도 인기가 높다. 길이 10~15cm 위너 소시지를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녹말과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동물 복지 인증을 받은 돼지고기 뒷다릿살을 이용해 만든다. 육류가 무려 95%에 달하는 건강한 소시지다. 이 외에도 이종영 촌장이 20여 년간 모은 수집품을 전시하는 ‘돼지박물관’, 돼지 관련 정보가 가득한 ‘문화-홍보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치유정원’ 등도 볼거리다.강원도 양구 을지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안면 ‘펀치볼’ 분지◇황금 돼지 기운이 깃든 ‘양구’강원도 양구 해안면은 황금 돼지의 기운이 깃든 곳이다. 펀치볼로 유명한 이곳은 특이하게 지명에 돼지 해(亥) 자를 쓴다. 본래는 바다 해(海) 자를 써서 해안(海安)으로 불렸는데, 분지 안쪽 산기슭에 뱀이 많아 돼지를 풀어 키웠더니 뱀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와 지명을 고쳤다. 펀치볼은 해발 400~500m 고지대에 발달한 분지로, 그 주위가 마치 화채(Punch) 그릇(Bowl)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강원도 양구 해안면의 돼지 전설을 소재로 한 동상양구통일관 건물 앞 광장에 있는 거대한 옥빛 조형물도 눈길을 끈다. 유영호 작가의 ‘그리팅맨’이다. 걸인이 허리를 숙여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의 작품이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왕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장면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양구전쟁기념관은 한국전쟁 때 격전을 벌인 양구 지역의 9개 전투를 담았다. 도솔산 전투, 피의 능선 전투, 펀치볼 전투, 백석산 전투 가칠봉 전투, 대우산 전투, 크리스마스 고지 전투, 949고지 전투, 단장의 능선 전투 등이다. 을지전망대에 가려면 양구통일관에서 출입 신청을 해야 한다. 신분증이 꼭 필요하다. 검문소를 통과하면 기칠봉 능선에 자리한 을지전망대다. 설악산에서 금강산까지 백두대간의 웅장한 흐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다. 남쪽으로는 해안면 펀치볼 분지가, 왼쪽으로는 설악산이 한눈에 담긴다. 전망대 안에 들어서면 황량한 비무장지대(DMZ)와 금강산이 살짝 고개를 내민다.충북 청부 서문시장 내 삼겹살거리◇전국 유일의 삼겹살거리 ‘청주’삼겹살거리는 충북 청주 서문시장에 자리했다. 삼겹살거리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청주가 유일하다. 식당 15곳이 옹기종기 모여 추억의 돼지고기 맛을 전한다. 서문시장은 청주 시민에게는 향수 어린 장소다. 버스터미널이 있던 서문시장 일대는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었다. 두툼한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치려고 부담 없이 찾던 공간은 시외버스터미널이 가경동으로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상인들은 떠나갔고, 삼겹살 식당도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다시 활기가 넘쳐난 것은 2012년부터. 삼겹살 식당 일부가 의기투합해 삼겹살거리가 들어서면서다. 처음에는 7곳이던 삼겹살 식당도 이제는 15곳으로 늘었다.충북 청주 삼겹살거리는 간장소스에 적신 삼겹살이 유명하다.독특한 조리법도 눈길을 끈다.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를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굽는다. 소금을 뿌려 먹는 방식에서, 간장 소스를 곁들이는 방식으로 변모했다. 일본식 소금구이를 뜻하는 ‘샤오야키’ 간판을 내건 청주 삼겹살집에서는 예부터 간장 소스가 함께 나왔다. 간장 소스는 수퇘지를 식육으로 사용하는 시절, 잡냄새를 없애려고 쓰기 시작했다. 달인 간장은 육질을 부드럽게 한다. 이곳에서는 조선간장에 생강, 당귀, 계핏가루, 마늘, 녹차 등 10여 가지 재료를 넣어 특유의 소스를 만든다. 고기 자체도 일품이다. 이 일대 돼지고기는 왕에게 진상했을 정도로 맛이 유명했다. 국산 생고기를 숙성시켜 사용하는 것은 이곳만의 원칙. 삼겹살은 0.8cm 정도로 두툼하게 썰어 내놓는다.경주 불국사 극락전 복돼지상◇로또 1등 소원 들어준 ‘복돼지’경북 경주의 불국사. 청운교와 백운교를 차례로 지나면 다보탑과 석가탑, 대웅전으로 이어지면서 부처님 나라가 펼쳐진다. 대웅전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극락전이 자리했다. 이 극락전 앞에 바로 금빛 돼지 상이 있다. 천년 고찰에 복돼지상이 들어선 사연이 이렇다. 지난 2007년 초 극락전 현판 뒤에서 자그마한 돼지 조각을 우연히 발견했다. 당시 이 일은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많은 이들이 이곳에 찾아와 복을 빌었다. 불국사는 이 조각을 ‘극락전 복돼지’라는 공식 이름을 지어주고 기념 100일 법회도 열었다. 이후 현판 뒤에 숨어 잘 보이지 않는 복돼지를 누구나 쉽게 보고 만질 수 있도록 극락전 앞에 자그마한 복돼지상을 만들었다.경주 불국사 극락전 현판에 있는 복돼지는 2007년 우연히 발견했다.지금도 극락전 복돼지를 보기 위한 발길은 이어진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은 반드시 들러 사진을 찍는 코스로 인기가 높다. 내국인도 줄을 잇는다. 지난 2017년에는 로또 당첨자가 “불국사 극락전 앞 복돼지를 쓰다듬고 현판 뒤에 있는 진짜 복돼지에게 로또 1등에 당첨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 다음 극락전으로 들어가 108배를 올리고, 로또에 당첨됐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극락전 현판 뒤에 숨은 돼지 조각은 기둥을 받치는 공포(拱包) 위에 있다. 보통 사찰 공포 위에는 조각이 없거나, 있더라도 용이나 봉황을 새기는 게 일반적이다. 돼지를 조각한 것은 매우 희귀한 일이다. 복돼지 조각까지 봤다면 극락전에 들어가 아미타불을 뵙고 가길 권한다. 모든 것에 만족하는 것이 가장 큰 복이라는 아미타불의 가르침을 새겨도 좋을 듯하다.경남 창원 돝섬의 상징, 황금돼지◇행운의 섬 창원 돝섬과 저도경남 창원에는 돼지와 관련한 여행지가 두 곳이 있다. 돝섬과 저도다. 돝섬은 마산합포구 앞바다에 떠 있는 섬이다. ‘돝’은 돼지의 옛말로, 말 그대로 돼지 섬이다. 이곳에는 황금 돼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가락국 왕의 총애를 받던 후궁 미희가 어느 날 작은 섬으로 숨어들었다. 신하들이 환궁을 요청하자, 미희는 황금돼지로 변해 무학산으로 사라졌다. 이후 황금 돼지가 백성을 괴롭힌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이에 병사들이 황금 돼지에 활을 쏘자, 한 줄기 빛이 내려와 섬이 돼지가 누운 모습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다. 신라 때는 돝섬에서 밤마다 돼지 우는 소리가 나, 최치원이 섬을 향해 활을 쏘니 잦아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1982년 해상유원지로 개발하면서 섬에는 서커스장과 동물원 놀이기구가 들어섰고,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려고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후 돝섬을 찾는 발길이 줄면서 잠시 문을 닫기도 했다. 지금은 창원시가 인수해 시민이 쉴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만들고 있다.바닥이 시원하게 보이는 경남 창원 저도 스카이워크저도는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자리했다. 돼지 저(猪)자를 쓴다. 이름 그대로 ‘돼지 섬’이다. 하늘에서 보면 돼지가 누운 형상이라 붙은 이름이다. 저도의 마스코트는 새파란 바다 위에 있는 ‘스카이워크’다. ‘콰이강의 다리’로도 많이 불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포로들이 콰이강에 건설한 다리와 닮아서다. 구산면 구복리와 저도를 잇는 이 다리는 길이 182m, 폭 3m에 달한다. 다리를 건너며 13.5m 아래 출렁이는 바다를 보는 맛이 짜릿하다. 입구에 귀여운 돼지 조형물과 사랑의 자물쇠, 느린 우체통 등이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
- '콩레이' 한반도 할퀴고 동해로…정전·침수 피해 속출
-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6일 오전 경남 창원시내 도로 가로수가 쓰러지자 해체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창원소방본부, 연합뉴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침수와 정전 등 각종 피해를 남긴 채 동해로 한반도를 빠져 나갔다.6일 기상청에 따르면 ‘콩레이’는 이날 오전 9시 50분께 경남 통영에 상륙해 약 3시간 동안 경남, 부산, 경북 일부 지역을 관통했다. 이날 낮 12시 40분 경북 포항 앞바다를 통해 동해로 빠져나갔다. 오후 9시께는 독도 동북동쪽 약 120㎞ 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제주와 부산, 경남은 태풍의 직격탄을 맞아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6시 25분께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 담벼락(높이 1m, 길이 7m)이 무너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톤 정도 되는 담벼락이 순식간에 무너져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서면 교차로와 삼전교차로에 있는 가로수 3그루의 나뭇가지가 강풍에 부러져 도로와 인도를 덮쳤다. 북구 화명동에 있는 대형할인점 자전거 보관대가 강풍에 날아가기도 했다. 부산소방안전본부에는 태풍피해 신고가 100건 넘게 들어왔다.정전 피해도 있었다. 한국전력 부산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3분 기준 부산에서 정전이 16건 발생했다. 한전은 현재까지 모두 1만1950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태풍 영향으로 간판이 떨어지거나 나무, 천막이 쓰러지는 등 피해가 70여건 접수됐다.제주에서는 지난 5일 하루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제주시 건입동 제주지방기상청 지점에는 310㎜의 비가 쏟아졌다. 1923년 제주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2위 기록이다. 제주 서귀포에서는 1148가구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이 중 692가구는 복구가 진행 중이다.육·해·항로도 모두 마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11시 현재 제주 1100로와 항파두리로를 비롯해 전남과 부산, 강원, 충남, 경북, 대구에서 도로 19곳이 통제되고 있다. 이날 오전 부산 광안대교 상·하판과 거가대교, 남항대교, 부산항대교, 신선대 지하차도, 을숙도대교 컨테이너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부산항은 선박 입출항과 하역작업이 완전히 중단됐고 부산과 일본을 잇는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다. 인천, 평택, 동해를 제외한 9개 항만이 통제되고 있으며 97개 항로에서 여객선 163척의 운항이 전면통제 중이다. 항공기는 제주와 김포 등 12개 공항에서 324편이 결항했다. 한라산과 경주, 지리산 등 17개 국립공원 522개 탐방로도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지방자치단체들은 태풍 북상에 따라 일제히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부산 5467명을 비롯해 충북 3853명, 경남 3808명, 전남 1603명, 울산 1481명, 강원 1434명 등 모두 2만2711명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한전과 농어촌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유관기관도 취약 시설을 점검하는 동시에 태풍피해 복구에 대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는 긴급 재난문자 등을 통해 국민 행동요령을 전파하면서 태풍 소멸 까지 철저하게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 창원세계사격대회. 세계적인 명사수 총출동한다
- 한국 사격 간판스타 진종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오는 31일부터 9월 15일까지 16일간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개최된다.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2명의 북측선수단도 참가 등록을 마쳤다.이번 대회에서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쿼터)이 처음으로 부여된다. 혼성 종목(공기권총, 공기소총, 트랩)이 신설되는 첫 대회인 만큼 91개국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룰 전망이다.개최국 한국의 간판스타는 진종오(KT)다. 진종오는 이번 대회에서 10m 공기권총(9월 6일)과 새로 신설된 10m 공기권총 혼성팀(9월 2일) 경기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린다.진종오 외에도 주목할 만한 국내선수는 리우올림픽 50m 소총복사 은메달리스트 김종현(KT), 2014년 그라나다 세계선수권에 이어 2연패를 노리는 25m 속사권총 세계기록 보유자 김준홍(KB국민은행)이 있다.또한 한국 남자 산탄총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금메달을 따낸 스키트 종목 이종준(KT)과 작년 뉴델리 월드컵파이널 10m 공기권총 금메달을 따낸 김민정(KB국민은행), 올해 국내대회에서 계속 1위를 지키고 있는 10m 공기소총 정은혜(인천남구청), 한국 여자 스키트 1인자 김민지(창원시청) 등이 있다.우리나라와 거리상으로 가까운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권 강자도 대거 참가한다. 중국 대표선수로 2014년도 남자 10m 공기소총 최연소 세계랭킹 1위로 등극 이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양 하오란과 현재 남자 25m 속사권총 세계랭킹 1위인 린 준민, 여자 10m 공기소총 세계랭킹 1위 우 밍양 등이 있다.리우올림픽 10m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인 베트남의 ‘사격 영웅’ 호안 쑤안 빈, 남자 10m공기권총 세계링킹 1위인 인도의 리즈비 샤자르도 출전한다.미국의 산탄총 스키트종목 최고 스타인 미국의 ‘사격 천재’ 빈센트 핸콕과 올림픽 6회 연속 메달리스트 킴벌리 로드 역시 창원을 찾을 예정이다.전통의 사격 강국인 유럽 선수로는 리우 올림픽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그리스의 안나 코라카키, 남자 10m 공기소총 및 50m 소총3자세 세계랭킹 1위인 헝가리 페니 이슈트반, 러시아 사격 간판 세르게이 카멘스키, 독일의 크리스티안 레이츠 등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사격선수들이 총출동한다.
- [선택 6.13]부·울·경, 보수 이미지 벗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1990년 3당 합당 이후 고착화된 보수 이미지를 벗었다. 자치단체장을 선거로 뽑기 시작한 1995년 이후 23년간 진보 성향 후보들은 부·울·경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하지만 이번 선거는 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울·경 기초단체 총 39군데 가운데 64%에 달하는 25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자유한국당은 12곳에 그쳤다. 무소속 후보는 2곳에서 당선됐다. 특히 울산에선 민주당이 구청장·군수 다섯 자리를 말 그대로 싹쓸이했다. 부산도 파란 물결로 뒤덮였다. 구청장·군수 16명 중 민주당 소속이 무려 13명이다.4년 전과는 전혀 딴판이다. 당시에는 부·울·경 기초단체장 당선자 39명 중 34명이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 속해 있었다.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시장이 유일했다. 부산과 울산에는 민주당 간판으로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민주당은 부산과 울산 시의회도 장악했다. 민주당은 42개 부산시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38곳을 승리했다. 또 울산시의원 선거구 19군데 중 15곳을 석권했다. 이들 역시 4년 전에는 민주당이 한 석도 가져가지 못했었다.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이 같은 기대 이상의 성과에 놀라워하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까지 ‘절반 이상’ 승리를 기대했을 뿐이다. 압승의 비결은 구도와 이슈에서 민주당이 앞섰다는 평가다. 예컨대 20대 총선에서 부산 지역구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독수리 5형제’를 자처하며 남구, 연제구, 부산진구, 사하구 등에서 ‘파란’을 견인했다. 또 영도구, 북구, 강서구에선 보수표가 갈라진 것이 민주당 후보들에게는 호재가 됐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와 경남에서 나고 부산에서 자란 문재인 대통령의 압도적인 인기도 빼놓을 수 없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말실수에 대해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그렇다”며 지역 폄하 발언 논란을 일으킨 점도 부·울·경 민심 이반에 한몫했다.압승을 거둔 부산·울산과 달리 경남은 민주당이 약진했지만 한국당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경남의 18개 기초단체장 중 10곳을 지켜냈다. 4년 전에는 17곳에서 승리했다. 전통적 보수층이 밀집된 진주, 사천, 의령, 함안 등 서부경남 지역에서는 한국당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양산, 고성, 통영 등 동부경남을 따내며 소속 기초단체장 수를 1명에서 7명으로 불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민주당은 경남 ‘정치 1번지’ 창원에서의 승리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술에 배부르냐’는 속담을 인용하며 “점차 서부경남에서도 보수 잔재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강재호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같은 선거 결과와 관련해 “지난 1년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홍준표 대표에 대한 심판이 결합돼 나타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