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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선 한국야구, 팬퍼스트 만이 살길
- 31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미디어데이에서 허구연 KBO 총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희망과 기대를 안고 시작해야 할 프로야구가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2022시즌 개막을 맞이한다.출범 40주년 ‘불혹’을 맞이하는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2일 오후 2시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팀당 144경기 대장정을 시작한다.개막전 대진은 2020년 성적을 기준으로 완성됐다.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다이노스 대 SSG랜더스의 경기가 공식 개막전이다. 아울러 두산베어스 대 한화이글스(잠실구장), 키움히어로즈 대 롯데자이언츠(고척스카이돔), KT위즈 대 삼성라이온즈(수원케이티위즈파크), KIA타이거즈 대 LG트윈스(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경기가 개막시리즈에 열린다.올해 프로야구는 등을 돌린 팬들을 다시 불러모아야 한다는 큰 숙제를 안고 시즌을 시작한다. 한국갤럽이 최근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44%가 ‘프로야구에 전혀 관심 없다’고 응답했다. ‘별로 관심이 없다’고 응답한 국민도 23%나 됐다. ‘야구에 많이, 또는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고 답한 국민은 10명 중 단 3명에 불과했다. 특히 20대의 관심도는 2013년 44%에서 올해 18%까지 추락했다.관중 감소는 물론 프로야구 시청률도 바닥까지 떨어졌다. 프로야구를 중계하는 스포츠전문 케이블 방송 4사가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을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사상 초유의 일까지 일어났다.야구해설가로 40년 동안 야구팬들과 함께 한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역사’ 허구연 해설위원이 야구인으로는 최초로 KBO 총재를 맡게 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허 총재는 31일 KBO 미디어데이에서 “지금 한국 프로야구가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있다”면서 “많은 분들이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허 총재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팬 퍼스트’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선수들이 음주운전, 승부조작, 방역지침 위반, 성범죄 등으로 팬들을 실망시킨 점을 언급하며 일탈행위에 대한 강한 제재를 약속했다. 잃어버린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우선 선수들의 행동부터 똑바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아울러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 약화를 지적하면서 야구인들이 자아도취에서 벗어나 현재 위기를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간판급 서수들로 구성된 도쿄올림픽 대표팀은 부진한 성적으로 몸살을 앓았다.사실 이번 시즌은 한국 프로야구가 다시 팬들의 사랑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일단 호재가 많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친 김광현(34·SSG)과 양현종(34·KIA 타이거즈)이 KBO리그에 복귀해 한국 프로야구 부활을 이끈다. 메이저리그 레전드 추신수(40·SSG)도 한국 프로야구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낸다. 메이저리그에서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야시엘 푸이그(32·키움)도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역대급’이라고 불릴 정도로 활발했던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의 이적도 올 시즌 주목할 관전포인트다. 리그 최고의 좌타자 나성범은 6년 150억원을 받고 NC에서 고향팀 KIA로 옮겼다. 외야수 박건우(6년 100억원)와 손아섭(4년 64억원)도 오래 몸담았던 두산, 롯데를 떠나 NC에 새 둥지를 틀었다.호타준족 외야수 박해민은 4년 60억원에 삼성에서 LG로, 토종거포 박병호는 3년 30억원에 키움에서 KT로 이적하는 등 어느 때보다 거물급 선수들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전국구 인기 구단으로 불리는 ‘엘롯기 동맹’ LG트윈스·롯데자이언츠·KIA타이거즈가 시범경기 공동 1위(8승 2무 3패)를 차지한 것도 인기 부활을 기대케하는 긍정 요소다.KBO리그도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번 시즌 가장 두드러진 스트라이크존이다. 그동안 프로야구는 스트라이크존이 국제룰에 비해 너무 좁고 빡빡하다 보니 볼넷이 많고 경기 시간이 늘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결국 KBO 심판위원회는 스트라이크존을 야구 규칙대로 ‘정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은 올 시즌 상·하·좌·우 모두 넓어진다. 투수들은 도망가는 피칭 대신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할 전망이다. 반면 타자는 볼넷을 기다리기 보다 적극적인 스윙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허운 심판위원장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에 대해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선언할 것”이라며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해 선수가 반복해서 이의를 제기하면 가차없이 퇴장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올해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프로야구의 흥행과 함께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을 다시 한번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요소다.
- 내년 예산안 심의할 국회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2라운드’ 열리나
-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 위기 회복을 위해 편성한 내년 대규모 예산을 놓고 국회에서 심의에 들어간다. 예산안과 별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안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두고도 여당과 정부의 의견 충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선 일정에 들어간 이 후보의 경제 정책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본격 토론이 시작되는 것이다,11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으로 전환하면서 경제 회복 기대감과 방역 구멍 우려가 상존한 상태다. 인플레이션 기대감이나 공급망 차질 등 대내외 리스크도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가운데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은 잇달아 경제 분석을 내놔 향후 경기 흐름을 예측할 예정이다◇전국민 재난지원금, 국회 토론 테이블 올라갈까6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일정이 시작됐다. 5일에는 종합정책질의가 열렸으며 다음주에도 예결위 전체회의와 상임위별 회의가 잇달아 열린다.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총지출 60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8.3% 늘었다. 코로나 사태에서 경제 회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확장재정은 경제·고용의 회복을 선도하고 재정 건전성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효과를 보여줬다”며 “완전한 회복을 위해 갈 길이 멀고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적기를 놓쳐도 안돼 내년에도 재정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이번 예결위에서도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과 더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요구하는 여당의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이 후보가 제안한 전국민 30만~50만원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는 일단 정부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국회 예결위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여러 가지 여건을 본다면 전국민한테 드리는 방식보다는 맞춤형으로 필요한 계층과 대상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드리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그는 코로나 사태에서 정부 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에 “추경도 6번 정도 편성했고 버팀목자금·버팀목자금플러스·희망회복자금, 상생국민지원금도 드렸다”며 “소상공인 손실보상도 세계 최초로 법에 의해 지급하는 등 할 수 있는 역할은 최대한 했다”고 강조했다.전국민 재난지원금의 걸림돌은 역시 한정적인 재원과 빠른 재정건전성 악화다. 홍 부총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는 굉장히 빠른 편”이라며 “위기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코로나 위기가 어느 정도 통제 되면 재정도 안정화 기조로 가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지급의 당위성과 효과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김부겸 국무총리는 같은날 국회에서 “국회에서 내년 예산을 논의하면서 결정을 하면 몰라도 지금 당장 정부로서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며 “이 문제는 여기서 결론을 내지 말고 국회에서 정말 장시간 토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앞으로 우리 경제 어떻게”…정부·KDI 잇단 진단현재 우리 경제는 위드코로나 전환에 따른 회복 기대감과 대내외 리스크가 맞물린 불안정한 상태다. 경제 회복 발목을 잡았던 내수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세계적인 물가 상승세와 공급망 차질 등이 부담을 주고 있어서다.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첫 단계 방역 완화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일대 유흥가 간판이 밝게 켜져 있다. (사진=연합뉴스)기재부는 오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를 통해 경기 흐름과 앞으로 방향을 진단할 예정이다. 그린북 10월호에선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대면서비스업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인플레이션 압력 확대도 주요 리스크로 봤다. 기재부는 유가 오름세, 환율 상승,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소비자물가의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이 3%를 넘을 수 있다고 예측했고 실제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2% 올라 9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한국개발연구원(KDI)도 7일 경제동향 11월호를 발표하고 경제 상황을 진단한다. KDI는 지난달 5일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면서비스업 부진으로 회복세가 둔화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KDI는 11일 올해 하반기 경제동향을 내놓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다시 전망하고 정책 제언할 예정이다. KDI는 올해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정부 목표치(4.2%)보다 낮은 3.8%로 제시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세와 위드코로나 전환 등을 감안할 때 상향 조정 여지가 있어 보인다.통화정책에 대한 조언도 관심사다. KDI는 지난 4일 브리핑을 통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번 경제전망에서는 적정 금리 인상 시기 등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코로나19 4차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용시장 영향에 대한 관심도 높다. 통계청은 10일 10월 고용동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9월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67만1000명 늘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기간 15세 이상 고용률은 1.0%포인트, 실업률은 0.9%포인트 하락하는 등 고용 3대 지표가 일제히 개선했다.다만 제조업과 도소매업 취업자수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세는 이어지는 등 고용 취약계층의 약한 고리는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 10월 고용동향에서는 이들 계층의 고용 여건이 나아졌는지 여부가 관건이다.한편 KDI는 9일 ‘코로나 위기가 초래한 고용구조 변화와 향후 전망’ 현안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서 고용시장의 변화와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대응 방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기획재정부 정부세종청사 본관 전경. (사진=기재부)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조세재정연구원(KIPF) 주간 주요일정 및 보도계획이다. ◇주간 주요 일정△8일(월)10:00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부총리·2차관, 국회)14:00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부총리·1차관·2차관, 국회)△9일(화)10:00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부총리·2차관, 국회)10:00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소위원회(1차관, 국회)△10일(수)09:00 국무회의(2차관, 서울청사)10:00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부총리·2차관, 국회)10:00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소위원회(1차관, 국회)△11일(목)10:00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부총리·1차관·2차관, 국회)△12일(금)08:00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코로나 정책점검회의 겸한국판뉴딜 점검 TF(1차관, 서울청사)08:30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부총리, 서울청사)10:00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부총리, 서울청사)10:00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2차관, 국회)◇주간 보도 계획△7일(일)12:00 KDI 경제동향(2021. 11)18:30 제2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개최 및 주요논의결과△8일(월)12:00 2020년 다문화인구동태통계14:00 66개 국세물납증권(총 3,398억원) 공개매각 실시△9일(화)12:00 2021년 3/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12:00 KDI 현안분석 ‘코로나 위기가 초래한 고용구조 변화와 향후 전망’14:30 한걸음 모델 미래형 운송수단 활용 생활물류서비스 상생조정기구 논의 결과 도출△10일(수)08:00 2021년 10월 고용동향09:00 사회적경제 유관기관 간 협업 강화를 위한 워크숍 개최09:00 2021년 10월 고용동향 분석배포시 2021년 재정패널 학술대회 개최 안내△11일(목)12:00 KDI 경제전망(2021. 하반기)12:00 2021년 3/4분기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동향13:30 제1회 소득통계(GRDP)전문 세미나 개최14:00 통계청, 신한카드와 데이터 제공 및 운영협력△12일(금)08:30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 TF회의 개최 10:00 2021년 11월 최근 경제동향10:00 러시아의 기후변화 대응 동향과 전망13:30 2021년 재정패널 학술대회△14일(일)녹색기후기금(GCF) 제4기 이사진 진출
- [뉴스+]'대장동 의혹' 규명 어깨 무거운 중앙지법 형사22부는?
- [이데일리 남궁민관 하상렬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핵심 인물 중 처음으로 기소하면서, 해당 의혹에 대한 ‘법원의 시간’ 역시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현재로서는 유 전 본부장에 700억 원대 뇌물 혐의만이 적용됐지만, 검찰의 수사 의지에 따라 의혹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성남시청 고위관계자들의 배임 사건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맡은 재판부 면면에 이목이 집중된다.대장동 규명 어깨 무거운 중앙지법 형사22부는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유동규 뇌물 맡은 형사합의22부…어깨 더 무거워지나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 21일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인 유 전 본부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뇌물 및 부정처사후수뢰(약속) 혐의로 구속 기소한 가운데, 해당 사건을 배당 받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에 이목이 집중된다.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사진=연합뉴스)유 전 본부장 사건은 700억 원대에 이르는 뇌물 사건인 만큼, 서울중앙지법 내 부패전담부서인 형사합의22부에 배당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유 전 본부장은 현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으로부터 3억5200만 원의 뇌물을 받고,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 등으로부터 700억 원(세금 공제 후 428억 원)의 뇌물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법원 관계자는 “최근 사건이 전문화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 재판부마다 전담을 지정해 놨으며, 임의 배정 방식으로 뇌물 및 부패전담부인 형사합의22부에 배당했다”고 설명했다.다만 형사합의22부가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이번 유 전 본부장의 뇌물 사건이 향후 성남시청 고위관계자들의 배임 사건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형사합의22부가 유 전 본부장 사건을 맡은 만큼, 향후 관련해 추가 기소될 사건들 역시 병합·심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이번 대장동 의혹의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이미 검찰은 당초 유 전 본부장 구속 당시 적용했던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 “공범 관계 및 구체적 행위 분담 등을 명확히 한 후 처리할 예정”이라며 추가 기소 가능성을 열어 뒀다. 배임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돼 유 전 본부장을 추가 기소할 경우,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성남시청 고위관계자들에 대한 검찰의 추가 수사 및 기소 역시 배제할 수 없다.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 이어 김만배 씨나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이번 의혹 핵심 인물들에 대한 기소는 시간 문제로, 병합 등을 통해 형사합의22부가 모두 심리하게 될 가능성은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서초동 다른 변호사는 “이재명 후보의 배임 가능성과는 별개로 유 전 본부장의 배임 및 그 공범들의 배임 공모는 기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재판부. 왼쪽부터 재판장 양철한 부장판사, 주심 송효섭 판사, 김선화 판사.(사진=법률신문)◇중앙지법 ‘간판’, 재판장 양철한에도 이목일단 형사합의22부는 국내 최대 규모 지방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도 굵직한 사건들을 여럿 처리한 핵심 부서로 꼽힌다. 당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은 물론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차은택 씨, 장시호 씨 사건을 도맡아 처리한 것도 바로 이 형사합의22부다.양철한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은 지난해 2월 이후에도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건들을 줄곧 맡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세월호 참사 구조 실패’ 재판이 꼽힌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의 구조 실패 책임을 묻는 재판으로, 양 부장판사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무릅쓰고 김 전 청장을 비롯한 해경 지휘부에 무죄 판단을 내렸다. ‘미흡한 조치’가 있었음은 인정하면서도 ‘업무상 과실’, 즉 형사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이유였다. 당시 양 부장판사는 선고 직후 “재판부는 판단을 지지하든 비판하든 감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정치 성향 또는 여론에 ‘좌고우면’하지 않는 양 부장판사의 소신과 원칙이 드러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양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한 변호사는 그에 대해 “아주 엄하다”고 짧고 명확한 설명을 내놨다. 이 변호사는 “‘판사답다’는게 무엇인지 보여주는 인물로, 엄격하게 증거에 따라 유무죄를 가린다”며 “양 부장판사가 서울동부지법 영장 전담을 맡았을 때 변호인으로 마주한 적이 있었는데, 눈도 안 마주치더라”고 일화를 꺼내기도 했다.최근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채널A 사건’과 관련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한동훈 검사장 독직폭행 사건에서는 정 차장검사에 ‘미필적 고의’가 있음을 인정, 그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연루된 ‘가짜 수산업자’ 사건의 피고인 김모 씨에겐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하기도 했다.전남 담양 출신인 양 부장판사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 법학과를 수료한 뒤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27기로 수료하며 법복을 입었다. 1998년 창원지법을 시작으로 수원지법, 서울동부·중앙지법, 서울고법 판사를 지낸 그는 2013년부터 부장판사로 대전지법과 수원지법, 서울동부지법을 거쳐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자리했다.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시절이던 2019년 말에는 소속 법관들의 투표를 거쳐 서울동부지법원장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재판부 주심은 송효섭 판사가 맡았다. 송 판사는 서울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39기로 수료했다. 청주지법,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을 거쳤다. 또 다른 배석 판사인 김선화 판사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제51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42기로 수료했으며, 대전지법과 수원지법을 거쳤다.
-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출전 박현경ㆍ임희정 “내가 진짜 세리키즈”
- [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세리키즈 장학생 출신 7명의 선수가 충북 청주시 세종 실크리버 컨트리클럽&갤러리(파72ㆍ6627야드)에서 뜨거운 샷 대결을 예고했다. 17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총상금 8억원ㆍ우승상금 1억4400만원)이 그 뜨거운 무대다.OK저축은행이 설립한 OK 배ㆍ정 장학재단은 한국 여자골프의 레전드 박세리의 뒤를 이을 차세대 골프 주역을 선발ㆍ육성하기 위해 세리키즈 장학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16년부터 국내 아마추어 중고교생 골프 선수 중 잠재력 있는 선수를 장학생으로 선발해왔다. 세리키즈 장학생에 선발되면 재단으로부터 장학금과 훈련비를 지원받는다. 연간 최대 2000만원 상당의 지원이 보장된다. 아마추어라도 프로대회인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 초청 선수로서 출전 기회도 얻을 수 있다.이 대회 참가 선수들은 상금 일부를 기부하고, 각자의 애장품을 경매하면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OK 배ㆍ정 장학재단의 기부금까지 더해져 세리키즈 장학생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나눔 실천 의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OK 배ㆍ정 장학재단은 올해까지 18명의 세리키즈 장학생을 육성했다. 김우정, 신의경, 이수연(이상 1기), 권서연, 박현경, 임희정(이상 2기), 윤하연, 조혜림(이상 3기), 김가영, 윤이나, 홍예은(이상 4기), 박아름, 이예원, 황유민(이상 5기)이다. 올해는 6기로서 김민솔(창원남중3), 박예지(수성방통고1), 방신실(비봉고2), 이정현(운천중3)을 선발했다.세리키즈 장학생 제도가 탄생한 건 횟수로 6년에 불과하지만, 출신 선수들은 KLPGA 투어에서 알토란 같은 성적을 일구며 간판으로 성장했다. 세리키즈 장학생 출신 선수가 KLPGA 투어에서 거둔 승수는 7승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박현경과 임희정이다. 두 선수는 세리키즈 장학생 동기이자 KLPGA 투어의 간판으로서 7승을 합작했다. 이 대회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박현경은 지난해 2승에 이어 올해 1승을 보태 통산 3승을 기록 중이다. 그중 2승은 최고 권위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 2연패다. 올 시즌은 KL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10차례 들며 간판선수로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했다. 6월에는 3개 대회에서 연속 준우승할 만큼 매 대회 꾸준한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상금순위 3위다. 박현경은 2019년 이 대회에 출전해 1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세리키즈 장학생일 때 OK저축은행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박세리 프로님도 너무나 존경한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지만,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선전을 다짐했다.통산 4승을 올린 임희정은 이번 대회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신인이던 2019년 이 대회에 출전해 예선에서 떨어지면서 체면을 구겼기 때문이다. 개인 통산 네 번의 컷 탈락이 있는데, 그중 한 번은 이 대회에서 경험했다. 세리키즈 장학생 출신인 임희정으로선 스폰서 대회와 진배없는 만큼 의욕적인 모습이다. 임희정은 올 시즌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9차례 들어 상금순위 5위, 대상포인트 4위, 평균타수 5위를 마크하고 있다. 김우정(23ㆍBC카드), 조혜림(20ㆍ롯데), 윤이나(18ㆍ하이트진로), 이예원(18ㆍKB금융그룹), 황유민(18ㆍ신성고3)도 세리키즈 장학생 출신으로서 이번 대회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현경과 임희정 외에는 아직 프로 무대 정상을 밟지 못했다. 첫 우승 무대로서 욕심을 낼 만한 대회다.대회 메인 타이틀 스폰서인 OK저축은행으로서도 세리키즈 장학생 출신 선수의 우승은 기대하는 시나리오다. 지금까지 세리키즈 장학생 출신 선수의 이 대회 우승은 없었다. 투어에서 펄펄 날던 선수들도 이 대회에선 한없이 작아졌다. 2019년 박현경이 기록한 13위가 최고 성적이다. 포스트 박세리를 자처하는 7명의 선수의 치열하고 간절한 샷 대결이 이 대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추신수·슈퍼루키…개막 앞둔 2021 KBO리그, 다시 날아오른다
- SSG랜더스의 새 유니폼은 입은 추신수.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점점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프로야구가 2021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2021시즌 KBO 정규리그는 오는 3일 잠실(KIA-두산), 문학(롯데-SSG), 창원(LG-NC), 수원(한화-kt), 고척(삼성-키움) 등 5개 구장에서 일제히 막을 올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무관중 상태에서 개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야구팬들이 보는 앞에서 경기를 치른다. 각 지역의 방역 단계에 따라 최소 10%에서 최대 30%까지 관중을 받게 된다.◇프로야구, 2021년 새 도약 신호탄 쏠까2021년 프로야구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프로야구는 최근 몇 년 사이 팬들의 관심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프로야구 관중은 2017년 역대 최고인 840만명을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걸어 2019년 728만명으로 떨어졌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팬들이 ‘직관’을 하지 못하다 보니 야구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고 이는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한국갤럽이 지난달 23일과 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 프로야구에 관심있다’고 답한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설문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최고치는 2014년에 기록한 48%였다.특히, 20대의 프로야구 관심도는 26%에 불과했다. 2013년 44%에서 8년 만에 18% 포인트나 떨어졌다. 한국갤럽은 “이러한 20대의 프로야구 관심도 하락은 새로운 야구팬 유입의 적신호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프로야구가 활기를 잃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미국에 진출한데다 뒤를 이을 선수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음주운전, 폭행 등 프로야구 안팎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온 구설수도 팬들의 외면을 불렀다.◇SSG랜더스 창단, 추신수 입단...KBO리그의 새로운 기회‘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올해 KBO리그는 국민적인 관심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통산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명문팀 SK와이번스를 깜짝 인수한데 이어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추신수까지 영입하면서 화제를 불러모으는데 성공했다.SK에서 간판을 바꿔 단 SSG랜더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은 프로야구 전체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정용진 SSG 구단주는 최근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은 구단의 야구 열정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며 “프로야구를 본업과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특히 추신수의 활약상은 올 시즌 KBO 리그 전체의 흥행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신수는 KBO리그에서 활약한 역대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메이저리그에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275, 218홈런을 기록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FA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국행을 결정하기 전까지도 여러 팀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을 만큼 여전히 기량이 건재하다.추신수는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가운데도 시범경기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시범경기 7경기에 출전해 18타수 5안타(타율 .278) 4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볼넷을 4개를 얻으면서 4할이 넘는 출루율을 기록, ‘출루머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전문가들은 추신수가 100%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출루율 4할은 문제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양현종·김하성 떠난 프로야구...새로운 스타 탄생 기대추신수가 KBO 리그에 돌아오기는 했지만 대신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안그래도 스타 기근으로 허덕였던 KBO 리그에서 이들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하지만 반대로 새로운 스타 탄생에 대한 기대도 높다. 특히 올해는 ‘슈퍼 루키’들이 대거 프로야구에 들어와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2002년생 투수 3인방’ 김진욱(롯데), 이의리(KIA), 장재영(키움)은 역대급 재능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인 장재영은 고교시절부터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려 화제를 모았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최고 155km를 찍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KIA에 1차 지명된 좌완 이의리는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쳐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2선발 자리를 예약했다. 신인임에도 ‘완성형 투수’으로 불리는 김진욱 역시 올 시즌 롯데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과거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 특급 투수들이 동시대에 탄생하며 야구팬들을 열광시켰던 것처럼 이들이 한국 야구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NC·LG ‘2강 체제’…중위권 혼전 예상전문가들은 올 시즌 NC와 LG가 ‘2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순철 SBS야구해설위원은 “NC는 전력이 빠져나간 것도 없고 양의지라는 걸출한 포수가 건재한 만큼 올 시즌도 우승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나성범이 전력에서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상하 구분 없이 굉장히 강력한 타선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허구연 MBC야구해설위원은 “LG는 부상 선수가 발생하지 않고 페넌트레이스를 잘 끌어간다면 3강 이상, 챔피언까지 노려볼 수 있다”며 “선수층이 두텁고 전력의 안정감이 강화된데다 분위기나 지원도 나쁘지 않다. 특히 최고의 시설을 갖춘 훈련장에서 동계훈련을 한 것도 어드벤티지다”고 밝혔다.중위권 후보로는 kt, 삼성, 두산, 롯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지난 시즌 최하위 한화와 추신수가 가세한 SSG도 올 시즌 성적이 궁금한 팀이다.
- [줌인]이마트vs롯데 '야구도 유통도 양보 못해…한판 붙자'
- [이데일리 함지현 이석무 기자]“(롯데는)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다.”(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야구도 유통도 한판 붙자.”(롯데쇼핑 공식 보도자료)유통업계 양대 산맥 롯데와 이마트가 국내 스포츠 마케팅의 최고봉인 야구와 본업인 유통에서 정면 대결을 펼친다. 야구판에 새롭게 발을 들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연이은 도발로 이슈를 만들고, 야구와 연계한 대대적 마케팅을 펼치며 경쟁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 등 그룹 내 수장이 직접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유통 마케팅이라는 정공법을 앞세워 대응하는 모습이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자 SSG 랜더스 구단주가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왼쪽)과 지난 2015년 롯데 사직구장을 방문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공동취재사진·롯데자이언츠)◇도발하는 정용진·부글부글 롯데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오는 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에 임직원들과 함께 자리해 새롭게 출범한 신세계의 야구단 SSG 랜더스를 응원한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야구단 띄우기’에 적극 나서 왔다. 평소 제한된 수의 게시물만 올리는 것으로 유명한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현재 야구와 관련한 글만 8개다. 야구 게임에 자신의 캐릭터를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영상을 올리는가 하면 SSG 랜더스 응원가까지도 소개하고 있다. 음성 기반 SNS인 클럽하우스에서 한 발언도 시선을 끌었다. 그는 “롯데가 야구단과 본업을 서로 연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것”이라며 “경기에서는 우리가 질 수도 있지만 마케팅에서는 반드시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업의 본질인 유통과의 시너지를 이뤄내지 못했지만 자신들은 해낼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출인 셈이다.실제로 정 부회장은 야구단 출범과 함께 많은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돔구장 건설은 물론, 야구장 내에서 주문하면 스타벅스 커피를 앉은 자리로 배달해주는 등 자사 브랜드와의 협업 시스템 구축도 고민 중이다. 이미 구장 내에는 스타벅스와 노브랜드 버거, 이마트24의 오픈 준비를 마쳤다. 아울러 다양한 ‘놀거리’까지 제공해 야구장을 경기가 끝난 뒤에도 몇 시간씩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국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1982년 창단한 롯데자이언츠는 이미 수 십년간 진행해 온 시스템에 따라 실질적으로 팀을 이끄는 성민규 단장 등 체제하에 개막전을 준비했다. 신 회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데다 개막전이 어웨이 경기로 치러지는 만큼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지난해 30대 젊은 단장으로 부임하면서 이목을 끈 성 단장은 감독과의 갈등이 불거지는 등 초보단장의 한계를 드러내기는 했지만, 한국 야구에 메이저리그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큰 형님 격인 롯데는 드러내놓고 SSG 랜더스에 대한 언급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전언이다.이제 새롭게 태어난 팀과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자 내심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다. 더군다나 같은 경남 지역인 창원을 연고로 한 NC 다이노스에게 완전 밀린 경험이 있어 또 다른 경쟁자에게 밀리면 안 된다는 분위기도 퍼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NC다이노스는 정규 리그와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롯데는 정규 리그 7위를 기록했었다.특히 상대 팀의 구단주인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서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자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발끈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돈다.롯데온(왼쪽)과 SSG닷컴에서 개막전을 앞둔 행사를 안내하고 있다.(사진=각 사 애플리케이션)◇야구 승패는 전초전…장기적 승부처는 유통 대결두 유통 공룡의 이번 야구 대결은 향후 이어질 승부의 전초전 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승부처는 스포츠를 넘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본업과의 시너지를 어떻게 구현해 내느냐가 될 가능성이 크다.개막전이 우천 취소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이들의 1차 승부는 3일 오후쯤 결론이 날 예정이다. 야구 경기 자체의 승패다. 두 팀이 개막전에서 맞붙은 적은 지난 2018년 한 번 있었다. 당시 SSG 랜더스의 전신인 SK 와이번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6대 5로 꺾었었다.특급 스타들의 대결도 관심사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SSG 랜더스로 영입된 추신수는 국내 프로야구 흥행을 이끌 카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 이대호는 ‘우승’을 위해 2년 선수 계약도 완료했다. 이 둘은 수영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동갑내기 친구이기도 하다.롯데와 이마트의 2차 승부처는 개막전을 전후해 벌어지는 대대적 유통 마케팅이다. 이마트는 오는 4일까지 신세계그룹의 야구단인 SSG 랜더스의 이름을 딴 ‘랜더스데이’를 열고 상반기 최대규모 행사를 실시한다. 1+1 행사만 80여 종에 달하며, 총 행사품목은 500여종이 넘는다.SSG닷컴, 이마트24도 행사 대열에 합류한다. 쓱닷컴은 개막 후 첫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를 SSG닷컴 이벤트 페이지에 남기면, 총 559명을 추첨해 SSG머니 1만원을 지급한다. 559명은 SSG와 모양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이마트24는 개막 경기에서 SSG 랜더스가 홈런을 기록하면 선착순으로 홈런볼 무료 쿠폰을 증정한다.롯데 역시 마케팅 경쟁에 불을 지핀다. 롯데마트는 프로야구 개막과 창립 23주년을 맞아 4월 한 달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 자이언츠를 운영하는 만큼 ‘자이언트’ 크기·용량의 상품을 사전 기획해 시세 대비 50%가량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이와 함께 신선식품부터 와인장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상품까지 총 1000억원 규모의 2000여 품목도 준비했다. 장기적인 3차 경쟁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될 전망이다. 이커머스에 뒤처진 모든 유통사의 고민인데, 야구와 같은 스포츠가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정 부회장은 이 일환으로 야구단 운영과 화성 국제 테마파크사업 등 ‘놀거리’에 집중한다. 야구단과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현대백화점 역시 최근 볼거리·먹을거리·즐길거리를 강화한 ‘더현대서울’을 오픈해 큰 관심을 받았다. 롯데가 대규모 점포 리뉴얼을 단행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향후 신세계가 야구단을 활용하는 모델로 치고 나갈 경우 롯데 역시 롯데 자이언츠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변화가 있을지도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경쟁자들이 스포츠로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얘깃거리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며 “야구 경기를 넘어 이들의 경쟁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