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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멱칼럼]'아파트 공화국'에서 잊힌 기억들
- 정덕현 문화평론가[정덕현 문화평론가]“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에 고가 아파트가 들어섰다는 건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아픔이었을 텐데 어떻게 그 자리에 위령탑 하나 없을 수 있나. 한탄스럽다.” 2006년 10월 개봉한 영화 <가을로>의 주연을 맡았던 유지태는 당시 이런 발언을 한 바 있다. 멜로지만,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였다. 주연배우로서는 당연히 할 말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 발언은 당시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 논란의 주체는 유지태 발언에 들어있던 바로 그 ‘고가 아파트’의 입주민들이었다. 그 발언이 자신들을 비난하는 것처럼 들렸던 것인지, 당시 입주민들은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놀라운 건 당시 일부 네티즌들조차 “그 비싼 땅을 왜 놀리냐”는 식의 댓글을 달기도 했었다는 점이다. 사망자 502명, 실종자 6명, 부상자 937명. 1995년 벌어진 삼풍백화점 참사로 인한 인적 피해는 한국전쟁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하지만 그 후 9년만인 2004년 그 자리에는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섰다. 위령탑은 1998년 사고 현장으로부터 6킬로 떨어진 양재 시민의 숲에 세워졌다. 말끔하게 세워진 아파트와 엉뚱한 곳에 세워진 위령탑. 우리에게 참사의 기억들은 아파도 보존되고 기억되기보다는 애써 빨리 지워내야 하는 어떤 것으로 치부되어 왔다는 걸 이만큼 잘 보여주는 사례도 없을 게다. 그런데 이러한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반발과 망각의 뒤편에서 어른거리는 괴물 같은 그림자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아파트’다. 유지태의 발언에 ‘강력한 유감’이 표명된 건 그것이 혹여나 강남 한 복판 노른자위에 있는 아파트의 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아파트는 도시가 중심이 된 우리네 삶에서 그 삶의 가치를 가격으로 드러내는 지표가 된 지 오래다. 그러니 그 아파트가 세워지기 전 그 곳에서 어떤 재개발이 이뤄졌고 그로 인해 누군가 흘렸을 지도 모를 피눈물은 애써 지워야할 기억들이 된다. 그런데 이런 기억조차 지워버리는 ‘아파트 재개발’은 우리에게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최근 광주 학동에서 벌어진 건물 붕괴 사고는 그 부메랑의 결과가 어떤 형태로 계속 나타나는가를 잘 보여준다. 아파트 재개발을 위해 이뤄진 건물 철거가 참사로 이어진 건, 안전의 비용을 치르지 않는 하청의 재하청을 주는 형태의 철거가 불러온 결과였다. 도로 옆에서 철거를 하며 아무런 안전장치를 하지 않았던 건 결국 비용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었고, 그 결과 무너진 건물에 지나던 버스와 승용차들이 비극을 맞았다. 9명의 안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과연 이번 참사는 어떤 식으로 기억될까. 혹여나 26년 전 삼풍백화점 참사 이후처럼 멀끔한 아파트로 채워지며 위령탑조차 발견하기 힘든 ‘기억의 재개발’이 벌어질까 두렵다. 2011년 제작 방영된 다큐 영화 <두 개의 문>은 2009년 1월 용산에서 벌어졌던 참사를 소재로 했다. 재개발에 반대하는 철거민들이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5명의 철거민과 1명의 경찰이 사망했던 사건이다. 하지만 그 비극의 장소에는 당시에 대한 기억이 말끔하게 지워져 있다. 그 곳에는 43층짜리 주상복합 빌딩이 세워졌다. 그 곳의 초호화아파트는 최고가가 무려 60억을 호가한다고 한다. 거의 10년 간 유족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담은 플래카드를 내걸며 싸웠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모했다. 이렇게 마법 같은 망각이 가능한 건, ‘아파트 집값’이라는 뿅망치가 막강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집값 떨어진다’는 그 한 마디는 누군가에게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 아픈 기억을 애써 덮어버리는 마법이 되곤 하니 말이다. 최근 들어 답답한 도시를 벗어난 지역의 전원주택에 대한 로망이 생기곤 있지만 아파트에 대한 대중들의 욕망은 여전히 뜨겁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가격이 그렇고, 젊은 세대들마저 영끌해서 아파트 투자(?)에 나서는 현실이 그렇다. LH 사태로 인해 정국이 들썩이고 민심이 흉흉해진 것도 얼마나 아파트로 대변되는 집에 대한 애증이 대중들에게 깊게 자리하고 있는가를 말해준다. 그런데 이러한 아파트에 대한 열기에 가려진 재개발과, 그 재개발이 야기하곤 하는 누군가의 눈물을 과연 우리는 염두에 두고 있을까. 무수한 안타까운 생명을 담보로 세워진 말끔한 아파트에 의해 우리의 기억도 재개발된 건 아닐까. 최근 종영한 KBS <대박부동산>은 ‘귀신 들린 집’을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을 소재로 한 드라마였다. 퇴마를 통해 원혼들을 저 세상으로 보내줌으로써 뚝 떨어진 건물을 제 가격에 팔게 해준다는 설정을 가진 이 드라마가 하려고 한 이야기는 그러나 ‘부동산 대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그 부동산 대박의 욕망으로 인해 스러진 ‘집 없는 원혼들’의 아픈 사연들이 진짜 이야기였다. 집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겨우겨우 모은 돈을 부동산 사기에 날려버리고 화병으로 죽어버린 원귀부터, 기껏 대박 가게를 만들었지만 집주인에게 내쫓겨 항의하다 죽음을 맞게 된 원귀까지, 드라마는 ‘부동산 공화국’ 이면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있었는가를 애써 보여준다. 아파트로 대변되는 재개발의 시스템은 비극의 악순환을 불러온다. 아파트가 세워지기 전 터전을 잃고 밀려나는 원주민들의 비극이 벌어지고, 아파트가 세워진 후에는 바로 그 아파트에 의해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비극의 기억이 지워진다. 그리고 그렇게 지워진 기억은 또 다른 재개발로 이어진다. 위령탑을 심지어 집값을 떨어뜨리는 ‘혐오시설’로 치부하고 애써 비극을 지워내려는 ‘기억의 재개발’이 더 큰 문제다. 오는 6월29일은 삼풍백화점 참사의 26주기가 되는 날이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K수소동맹, 글로벌 시장 선점 나섰다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다음은 11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 △1면-K수소동맹, 글로벌 시장 선점 나섰다-SK텔레콤, 37년 만에 인적분할… 투자사 박정호, 통신 유영상 체제-코로나 백신 접종 1000만명 돌파, 집단면역 희망 ‘쑥’-청년 두 번 울린 얌체 기업들… 고용장려금 부정수급 눈덩이-尹 등판하자… 수사 칼 뽑은 공수처-[사설]여야의 의원 투기의혹 조사, 흐지부지 끝낼 생각 말라 -[사설]경제 회복에도 실업 여전, ‘고용 없는 성장’ 해법 내놔야 △줌인&-국세청장 만난 재계 “상속세 분납기간 5→10년으로 늘려달라”-軍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장에 ‘인권 전문가’ 송기춘△SK텔레콤 분할 확정-‘뉴ICT’ 맡는 신설투자사, 공격적 M&A 나설 듯… 딥체인지 시동-‘텔레콤’은 통신만?… “AI 기반 디지털 사업한다”-10월 임시주총 후 비중 축소…11월에 존속회사 재매수 추천△ESG 어떻게 ‘현대중공업그룹’-그룹 컨트롤타워 구축해 게열사 ESG 위원회 지원… 친환경 경영 속도-생산~활용까지… 육·해상 ‘수소 밸류체인 구축’ 나서 -네덜란드, 지속가능경영 ‘글로벌 으뜸’△수소협의체 9월 출범-수소 생산·운송·보관부터 車 제작까지… 협업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SK, 글로벌 수소기업 투자… 효성, 액화수소공장 구축-정부도 지원사격… 내년부터 수소발전 일정비율 의무화△정치-내홍, 부동산세금, 경선연기론… 취임 한 달 넘은 송영길號 ‘첩첩산중’-‘역대급 흥행’ 기록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오늘 누가 웃을까-잠행 깬 윤석열, 대권주자 1위 굳건…與 ‘배신자’ 프레임 씌우며 견제-감사원 “전수조사 불가” 통보… 국민의힘, 하루 만에 권익위로 급선회-文 대통령, G7서 英·호주·EU와 양자회담△국제 -인플레 시한폭탄 ‘째깍째깍’… 각국 중앙銀들 ‘긴축으로 턴’ 러시-“미국이 돌아왔다”… 유럽 간 바이든 ‘中·러 견제’ 동맹 규합 나서 -랜섬웨어 공격 받았던 정육업체 JBS, 비트코인으로 ‘몸값’ 1110만 달러 지급△경제-위장 고용, 증명서 위조로 39억 꿀꺽… 정부는 대책도 없이 1년 연장-공모주 열풍 사그라들자… 가계대출 7년 만에 감소-뜨는 美 에너지시장 잡자… 발전공기업, 신재생사업 진출 잰걸음△금융-동호회·택배반송… 카카오손보, 틈새시장 노린다 -‘1호 P2P’ 렌딧·에잇퍼센트·피플펀드 날개 달고 ‘중금리 대출시장’ 메기 될까 -하나은행, SK플래닛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MOU -금융당국, 가상자산거래소 현장 컨설팅 진행-농협금융, 1500억원 규모 ESG 펀드 조성△산업&기업-삼성, 이미지센서도 초격차… 日 소니 잡는다-레이저로 안 보이는 먼지까지 감지, 먼지통 엉킴 없어… 청소가 즐거워-배터리 하이브리드·암모니아 연료… ‘친환경 선박’ 올인-2030년까지 부품기업 1000곳, 미래차 기업 전환-배터리 3사 “니켈 비중 90%대로 높인다”△산업·바이오-에스티팜·삼양바이오팜·인벤티지랩, mRNA 핵심 ‘LNP’ 국산화 성큼-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실험에 쏠린 눈… 시세는 일단 상승-터치 대신 센서… 청호나이스 ‘언택트 얼음정수기’ 업계 첫 출시△과학카페 -꼬리 무는 목격담에도… 美 정보당국 “UFO 실체 증거 없다” 결론 예교-기억 저장하는 ‘해마’ 손상시켜 ‘블랙아웃’… 과음 말라는 신호-상온열매촉매기술로 완벽하게 청정한 공기 만들 것△손태호의 그림&스토리 -신궁의 후예들 미래를 향해 쏴라△증권&마켓-美 국채금리 하락세에… 경기민감株 줄줄이 힘빠져-비디아이 美 자회사, 나스닥 상장 가능할까 -경기 회복 기대감에 중소형주 펀드 ‘쑥쑥’△증권 -LG유플러스·S-OIL·LG유플러스… ‘여름 보너스’ 기대되네-기아·현대차 투자목적, 국민연금 ‘일반투자’ 상향-증시 잘나가는데 자사주 취득 ‘봇물’, 왜-글라스스토리안경, 결국 파산 선고△부동산-10년 임대 후 10년 전 분양가로 매입… ‘누구나 집’ 흥행 주목-잠실·삼성·대치·청담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분양 흥행’ 세운지구, 생활숙박시설도 동날까-집값 상승세 여전… 서울보다 경기지역이 더 올라△여행-살랑대는 바람 타고 흐르는 빗방울 사이로… 짙은 댓잎향에 숲며들다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 초장에 찍어먹는 파전-미포~송정 해수욕장까지 4.8Km… 열차 타고 바다 위를 달린다△스포츠 -“단점 없는 장하나 골프 실력 가장 탐난다”-지한솔 샷 비결은 왼발에 체중 60% 놓기 -개막 하루 전 ‘버디홀→괴물홀’… 최경주 “코스 변화, 세계적 추세”-꿈 위해… 투잡 뛰는 프로 골퍼 안준형-‘슈퍼리그 탈퇴’ EPL 빅클럼, 347억원 내고 면죄부△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학과 간 장벽 허문 ‘전공 트랙제’, 융합인재로 창업장벽도 허물어-“양적 성장·학내 민주화 동시에 이뤄… 내년 개교 50주년 계기 ‘질적 성장’ 매진”△오피니언-회장의 눈물로 끝난 57년 공든 탑-처벌조항 없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P2P 금융 줄폐업 위기, 투자자 보호책 세워야△피플-전세계 나노입자 치료제 특허 3분의 2가 우리 것-신입 산업연구원장에 주현 전 靑 중소벤처비서관-‘추상조각 거장’ 최만린 유족 성북구에 작품 443점 기증-삼성SDS, 대학생 데이터 분석 전문가 양성한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선임감사에 김애경 전 靑 해외언론비서관-송강호,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 위촉… 韓 영화인 5번째△사회-안전성 취약한 밀어내기 방식 철거… 시민들 “지날 때마다 조마조마했다”-대법 “檢 증인압박 가능성”… 김학의 사건 파기 환송-수도권 ‘식당·카페·노래방’ 내달부터 자정까지 문 연다-공수처 ‘윤석열 수사’에… 법죠계 “징계 혐의 없다고 결론 났는데 왜”-마포·강동구 헬스장·골프연습장 영업시간 연장-코로나 백신 접종자 1000만명 돌파
- [株소설]매냐 비둘기냐 고민하는 파월, '매둘기'가 돼버릴까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몇몇 주요 인사들이 최근 들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란 단어를 자주 내뱉으며 매파(hawkish)로 전향하고 있습니다. 가장 핵심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여전히 비둘기파(dovish)에 있어, 결과적으론 연준 안에서 의견 일치가 안 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결국 연준에 매파적인 기운이 계속 퍼져 나갈 것인데, 시장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모습을 비춰선 안 되기 때문에 비둘기들은 매를 인정하면서도 본인이 비둘기임을 피력하기 위해 ‘애매한 문장’들을 내뱉을 것이다”라고 전망합니다. 그 이유는 역시나 인플레이션으로 지목됩니다. 달라진 건 원자재값 상승보다 더 위험한 노동시장과 임금에 관련됐다는 점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원자재 병목은 사라지겠지만, 노동자 부족이 온다3일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5Y5Y 선도 인플레이션(5-year, 5-year forward Inflation)은 올 초 1.5%에서 지난달 11일 2.38%까지 치솟았습니다. 그 뒤 안정세를 보이며 2일 2.2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에서 5년물 값을 뺀 것으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진성 물가상승 기대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데이터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야 시장은 연준의 ‘일시적 인플레’ 얘기를 믿기 시작했나 봅니다. 그럴 만도 한 게 최근 원자재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Goldman Sachs Commodity Index) 상품 지수는 2일 531.23을 기록해 연초 400선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이 역시 5월 중순 들어 상승세가 둔화됐습니다. 철광석 등 고체로 된 원자재를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 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 역시 5월 21일 3266.00 고점을 찍고 2일 2530.00으로 하락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상품(Commodity) 가격을 강제로 통제하는 것도 영향을 받았겠지만, 수요와 공급의 자연스러운 균형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원자재 선물 사재기 등 투기성 매매가 줄어든 것으로도 파악됩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도 가격이지만, 운임이 오르면서 인플레, 마진 스퀴즈(수익성 압박) 우려가 더 커졌는데 BDI가 하락하는 걸 보면 조금 누그러지나 싶은 생각도 든다”며 “아무래도 유럽과 아시아 경제 재개가 가까워질수록 공급 병목 해소는 더 가속화할 것으로, 소재와 부품 업체보다는 셋트 업체에 좋은 이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로써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결된 것으로 보이지만, 연준은 최근 테이퍼링을 더 자주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준 핵심 관계자는 아직도 일시적 인플레이션을 강조하고 있단 점에선 불협화음이기도 합니다. 파월 의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매파로 통하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7일 부동산 시장 과열 등을 이유로 조기 테이퍼링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전은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 총재의 발언에서 ‘매의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효석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불러드 총재는 ‘노동시장이 타이트한 것으로 해석돼야 한다’고 얘기했고, 가장 강력한 비둘기인 브레이너드 이사는 ‘경제가 양방향의 위험을 가지고 있으며, 데이터를 주시하겠다’고 했다”며 “이렇게 되면 이번 주 금요일 발표될 고용지표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실업률 추이. (출처=연방준비제도)◇ 코로나가 만든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노동자들’연준 내 매파가 퍼지는 이유에 대한 힌트는 불러드 총재의 발언을 보고 얻을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의 복병으로 지목되는 임금 상승입니다. 노동 시장에서 수급 문제가 발생해 임금이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단 것입니다. 상품 가격은 최근 사례처럼 수요 측에서 힘을 갖게 되면 다시 하락할 수도 있지만, 임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상품이 아닌 사람은 한 번 올라간 임금이 다시 떨어지는 걸 용인하지 않습니다. 임금 인상이 재화 가격 인상보다 인플레이션에 더 위험 요소인 이유입니다.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미국 실업률은 지난해 4월 14.8%에서 지난 4월 6.1%로 꾸준히 내려오고 있습니다. 완전고용실업률 또는 자연실업률로도 불리며 정상적인 상태의 4.5%(2분기 기준)에 조금씩 근접해 갑니다. 지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정상 실업률에 대한 기준은, 일할 만한 사람은 모두가 일하는 자연스러운 상태의 실업률을 뜻합니다. 이는 마찰적 실업률과 구조적 실업률 둘로 분해됩니다. 전자는 구직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장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생겨나는 실업이고, 후자는 일자리 자체가 구직자보다 적기 때문에 나타나는 실업입니다. 문제는 이 자연실업률 자체가 높아져 있을 가능성입니다. 재난지원금과 실업급여를 충분히 받은 사람들은 웬만해선 일자리로 돌아가지 않으려 합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기로 작정하거나, 나이가 든 사람들은 은퇴 시기를 다소 앞당길 수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4차산업 혁명이 가속화돼 IT전문직종은 나날이 느는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갑자기 생겨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마찰적 실업률과 구조적 실업률이 모두 증가한 셈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인의 노동시장 참여 부진이 일시적이겠지만, 팬데믹에 따른 영구적인 변화도 시사한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만약 자연실업률을 측정하는 미국의 의회예산처(CBO)가 이를 너무 낮게 보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극단적인 예로 자연실업률이 이미 6.1%라면 지금 미국은 이미, 연준이 긴축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완전고용을 이미 달성한 것이 됩니다. 여기서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실업률은 경기 상황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 완화 기조를 유지해 활성화해도 변동이 없을 거기 때문입니다. 자연실업률이 상향 조정된다는 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된다는 의미로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노동의 공급단에서 해결이 어려운 병목현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돈이 생겨 취업을 미룬 사람이 늘고 IT 개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 수 자체가 없는 등으로 노동 공급이 줄어 노동자의 힘이 커지게 되고, 이는 임금 상승을 자극합니다. 미국 노동참여율은 지난해 4월 60.2%에서 올해 4월 61.7%로 복귀됐지만 코로나19 전인 63%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지원금, 노동시장 미스매치 등의 이유로 코로나19 이전에 일했던 사람들이 영영 직장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을 생각하면 다시는 63%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주간노동시간은 4월 35시간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구직자는 적은데 기업들은 채용을 더는 늦출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 노동참여율 추이. (출처=연방준비제도)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호황엔 오히려 사람들은 취업 대신 꿈을 택하고, 불황엔 취업을 택한다”며 “여기다 미국은 현재 1960년과 같은 복지정책을 쏟아부어 노동공급을 감소시켰다. 이 두 가지는 먼 미래에 인플레이션 압력과 버블 붕괴의 불씨가 돼 돌아올 것이다”라고 관측했습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이 최근 큰 정부와 강한 노조를 선호한다”며 “인플레는 가격이 급등하면 반대급부로 공급이 늘어 하락하는 원자재 가격 상승만으로 높아지는 게 아닌 힘(Power)에 의해, 정치에 의해 좌우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다행한 것은 바이든 정부가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이란 이름의 인프라 투자 ‘미국 가족 플랜(American Families Plan)’ 등 천문학적 규모의 정책을 펴고 있단 것입니다. 이는 방황하는 노동자들에 구미가 당길만한 일자리를 늘리거나 IT업계 등 접근하기 어려운 직업군에 도전할 수 있게 할 자양분입니다. 효과를 보려면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게 문제지만 말입니다. 연준 관계자들은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를 이미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실제 경제에 미칠 위험의 규모는 그 누구도 알 수 없기에,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과 ‘혹시라도 위험이 크면 큰일이니 지금 그냥 인플레이션을 잡자’는 의견이 대립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두에 언급한 금융업계 관계자가 연준이 앞으론 ‘애매한 발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5일, 5월 신규고용 및 실업률 발표와 파월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습니다. 정말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지만, 테이퍼링을 생각하는 것조차는 이번엔 생각하고 있다”는 식의 이상한 말을 하게 되는 게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
- "2분기 집값 더 오를 것”…중개사들이 전망한 이유는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일반가구와 중개업소에서는 공시가격 현실화 및 세부담 변화로 향후 집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가구는 수도권에서, 중개업소는 제주가 가장 높은 상승 응답을 보였다.국토연구원은 계간 ‘부동산시장 조사분석’ 제33호를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호는 부동산시장 종합지수(K-REMAP)로 나타난 부동산시장 변화와 진단, 일반가구와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공시가격 현실화 및 세부담 변화로 인한 주택가격 전망 등을 담았다.국토연구원은 이번 분석을 위해 ‘공시가격 현실화 및 세부담 변화로 인한 주택가격 전망’ 설문조사를 지난 3월 실시했다. 대상은 일반가구 6680가구, 중개업소 2338개소 등이다.일반가구는 전국 기준 상승 응답(매우 상승+다소 상승)이 하락 응답(다소 하락+매우 하락)에 비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56.1%), 서울(53.1%) 등 수도권에서 상승 응답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비수도권에서는 강원(50.2%), 대전(48.6%)에서 상승 응답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상승 응답이 우세한 가운데, 전남(14.6%), 경남(13.6%), 세종(12.7%)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응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중개업소는 전국기준 상승 응답(매우 상승+다소 상승)이 하락 응답(다소 하락+매우 하락)에 비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제주(50.4%)가 가장 높은 상승 응답을 보였으며 경남(49.3%), 경북(48.5%)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주택가격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비율이 일반가구와 비교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가구(왼쪽) 및 중개업소 대상 설문조사 결과. (자료=국토연)올해 1분기 K-REMAP지수는 전분기 대비 하락했으나 상승국면을 지속 했다.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지수와 압력지수(거시경제, 주택공급 및 수요, 금융 등의 변수를 이용해 산출)를 종합한 K-REMAP지수는 전국 127.5, 수도권 129.4를 기록했으며, 지수는 전분기(전국 137.9, 수도권 141.7)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했으나 상승국면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토연은 “올해 1분기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분개 대비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며 상승국면을 지속했다”면서 “세부시장별로는 주택매매시장과 주택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가 약보합세를 보였는데, 이는 그동안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2·4 대책 등의 정책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그러면서 “올해 2분기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현재의 약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교통여건 개선, 재건축·재개발 등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과 그동안 시장이 침체돼 있던 지방에서 국지적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 [위클리 코인]`투자구루`들의 지지…규제 칼날은 더 매섭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주초 3만달러가 무너질 위기까지 내 몰렸던 비트코인 가격이 주중반 다시 4만달러를 회복했지만, 그런 반등세도 잠깐이었다. 개인들의 투기 열풍이 식었고, 기관투자가들의 자금도 조금씩 이탈하면서 좀처럼 기조적 반등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이 기후변화에 반(反)한다는 우려는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CEO의 북미 비트코인채굴협의회 결성으로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각국 규제당국의 서슬퍼른 압박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주에는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이란도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며 중국에 동조했다. 최근 7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다만 가상자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 규모만도 4조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헤지펀드계의 전설’인 레이 달리오나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 등의 여전히 비트코인 지지는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기도 했다. 또 애플의 비트코인 결제 허용 여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SBC “비트코인처럼 변동성 큰 자산엔 투자 안한다”유럽지역 최대 투자은행(IB)인 HSBC가 가상자산을 직접 운용하거나 자산을 맡긴 고객들에게 가상자산 투자를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우려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HSBC를 이끌고 있는 노엘 퀸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은 너무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다 투명성도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전용 트레이딩 데스크를 사내에 두거나 자산을 위탁한 고객들에게 디지털자산 거래를 제공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퀸 CEO는 “비트코인이 보이고 있는 높은 변동성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이를 공식적인 자산군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물론 고객들이 원할 경우 투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우리 스스로가 자산 운용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자산군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 퀸 CEO는 “가상자산업계 내에서도 코인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이 나오는 있는 지경”이라며 “같은 이유로 우리는 스테이블코인에도 뛰어들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과 중국 중앙은행 등이 추진하고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퀸 CEO는 “CBDC는 전자월렛을 통해 간편하게 국제 거래를 촉진시킬 수 있으면서도 비용을 절감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영국과 캐나다,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각국 중앙은행과 CBDC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 달리오 “비트코인 보유…인플레엔 국채보다 낫다”“저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에 있어서 미 국채보다 비트코인을 오히려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이끌고 있는 ‘헤지펀드업계의 대부’ 레이 달리오 창업주가 24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가 개최한 ‘컨센서스 2021’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고 코인데스크 측이 알렸다. 이 인터뷰 지난 6일 녹화됐고, 인터뷰 내용은 차후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 자신이 억만장자 투자자이기도 한 달리오는 마이클 케이시 코인데스크 최고콘텐츠책임자(CCO)와 나눈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미 국채보다 비트코인을 오히려 더 선호한다“고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금을 사실상 쓰레기에 가깝고, (실질) 시장금리도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려가 있다“며 비트코인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달리오는 비트코인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것인지 지켜보라고 투자자들에게 권유했다. 그는 ”현재 이 시장 총 가치는 1조달러를 약간 넘어서고 있는 반면 미 국채는 23조달러, 금은 5조달러를 넘어서고 있는데, 앞으로는 비트코인이 상대적으로 국채나 금과의 시가총액 차이를 줄이는 쪽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달리오는 비트코인이 너무 빠르게 성장할 경우 이를 두려워 한 정부들이 이를 억누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달리오는 “비트코인이 더 큰 인기를 끌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자국 국채를 팔고 비트코인 투자를 늘리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각 국 정부가 비트코인이 주요 통화로 올라설 것을 두려워 해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단속할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의 가장 큰 위험은 바로 비트코인의 성공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암호화폐 헤지펀드 4.3兆…”비트코인 연말 10만달러“현재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상자산 투자전문 헤지펀드가 운용하는 총 자산규모가 우리 돈으로 4조원을 넘어서고 있으며, 이들 헤지펀드들은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현지시간) 전 세계 4대 회계 및 컨설팅회사 중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대체투자자산운용협회(AIMA), 엘우드자산운용과 공동으로 글로벌 헤지펀드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3차 연례 글로벌 가상자산 헤지펀드 보고서 2021’에서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이 굴리는 총 운용자산(AUM)은 38억달러(원화 약 4조2700억원)로, 지난해 20억달러에 비해 거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또 이들 헤지펀드들은 1년 새 평균 128%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들 헤지펀드 10곳 중 9곳 이상인 무려 92%가 비트코인에 투자 중이었고, 67%는 이더리움에도 투자하고 있었다. 또 절반 이상인 56%의 펀드가 하루 거래대금의 절반 이상을 비트코인에 집중했고, 15%의 헤지펀드들은 모든 거래대금을 비트코인으로만 굴렸다. 이처럼 시총 상위 코인을 집중적으로 편입하고 있는 헤지펀드들은 향후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에서도 여전히 강세로 점치는 쪽이 다수였다. 이들 헤지펀드들이 올 연말에 점치는 비트코인 가격의 중간값은 10만달러로, 4만달러에 다소 못미치는 현재 가격보다 2배 이상 뛸 것으로 보고 있었다. 반면 전체 헤지펀드들 가운데 단 한 곳만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에 5만9000달러를 밑돌 것으로 봤다. 이뿐 아니라 가상자산 전문이 아닌 기존 헤지펀드 가운데서도 5곳 중 한 곳에 이르는 21%는 디지털자산에 투자하고 있었고, 이들 중 85% 이상이 “올 연말까지 디지털자산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답했다. 또 50% 이상의 전통적 헤지펀드들도 내년까지는 가상자산에 새롭게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6위 채굴국’ 이란, 전력부족에 비트코인 채굴 일시금지중국에 이어 이번에는 이란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채굴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란에서는 최근 수일 간 전력 부족이 지속되며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일어나 정부 관료들이 국민에게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번 조치는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산 루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에 출연, “오늘부터 오는 9월22일까지 가상자산 채굴을 한시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22∼24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스파한, 쉬라즈 등 주요 도시에서 간헐적으로 정전이 이어졌다. 정전은 전력 수요가 많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사이 지역별로 1∼3시간씩 지속됐다. 이란 에너지부는 “강수 부족으로 전력 생산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합법적으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시설의 전력 소비만으로도 일일 전력 수요가 지난해보다 약 16%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일제 단속을 통해 무허가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업체 85%를 적발한데 이어 가정 집이나 이슬람 사원 내에 컴퓨터를 숨겨 둔 채굴업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스파이까지 총동원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4월까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3.4% 정도를 담당해 전 세계 6위의 채굴 국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다른 분석업체인 엘립틱은 이란의 채굴 점유율을 4%대로 보고 있기도 하다. ◇암호화폐 경력자 뽑는 애플…비트코인 결제 허용?세계 최대 정보기술(IT)업체인 애플이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지급결제와는 다른 대체결제 분야에서 일할 인력을 찾고 있다는 모집 공고를 낸 만큼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의 가능성을 타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 주에 게재한 회사 구인광고에서 암호화폐를 포함한 ‘대체 결제(alternative payments)’ 분야에서 일할 사업 개발 담당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채용이 확정되면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애플페이와 아이폰의 월렛 앱 전담팀과 함께 일하게 될 이 인력은 “전략적인 대체 결제를 위한 파트너업체들과의 새로운 제휴를 체결하는 업무”를 맡게 될 예정이다. 애플 측이 요구하는 이 담당자의 업무 필수 자격은 암호화폐 분야에서 수년간 일한 경험,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무이자 할부 결제 방식인 BNPL(Buy Now Pay Later)분야에서의 업무 경력이다. 특히 이번 채용은 최근 애플이 아이폰의 디지털 카드와 티켓, 바우처 등의 중앙 저장소인 월렛 앱을 통해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를 지원하는 방안을 은밀하게 진행하고 있으면서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암호화폐를 활용한 결제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RBC캐피털마켓 리서치팀은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애플이 암호화폐 분야에서 명확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애플은 2014년에 애플페이를 런칭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자체 브랜드의 신용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페이 책임자는 2년 전 CNN 주최 한 행사에서 “우리는 암호화폐에 대해 관망하고 있다”며 “그것이 흥미로운 장기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곤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돈나무 언니’ “비트코인 폐쇄하는 건 불가능”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스타 투자자인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각국에서 쏟아지는 비트코인 규제 우려에 대해 “비트코인을 폐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발언을 내놓았다.테슬라와 비트코인 등의 상승 랠리를 미리 점쳐 ‘월가의 황금손’으로 추앙 받아온 우드 CEO는 28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컨센서스 2021’ 컨퍼런스에 참석, 중국과 미국, 유럽 등지에서의 비트코인 규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 “비트코인은 이미 잘 해 나가고 있고, 이를 (인위적으로) 폐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료들 역시 비트코인을 계속 규제만 할 경우 이 분야에서의 혁신에서 도태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비트코인에 대해 조금씩 더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점쳤다.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락과 관련해서는 머스크 CEO와 환경을 중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운동에 그 책임이 있다고 봤다. 우드 CEO는 이처럼 ESG를 강조하는 흐름 속에서 환경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 일부 기관투자가들로 하여금 비트코인 매수세를 멈추게 하는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머스크 CEO 역시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 것으로 인해) 기관들로부터 꽤나 전화를 받았을 것”이라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테슬라의 3대 주주이고, 이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가 ESG와 기후변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들 주주가 테슬라를 압박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론을 견지했다. 그는 “앞으로는 중앙은행들까지도 자신들의 대차대조표에 가상자산을 담기 시작할 것”이라며 “특히 신흥국들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다시 내려가면 그들의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그로 인해 외환보유고가 줄 수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사담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 서울집값 0.35% 오르며 ‘V’자 반등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0.35% 오르며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자료=KB리브부동산)29일 KB리브부동산이 발표한 5월 마지막주(24일 기준) 주간주택시장동향을 보면 서울 집값은 0.35% 상승하며 지난주 상승률 0.22%보다 상승폭이 확대했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0.63%), 동작구(0.59%), 노원구(0.58%), 동대문구(0.54%), 구로구(0.45%)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을 보였다.경기는 전주 대비 0.51%를 기록하며 지난주 상승률 0.38% 보다 커지면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군구별로 안산 상록구(1.08%), 시흥(1.01%), 군포(0.98%), 안산 단원구(0.89%), 동두천(0.89%) 등이 높게 상승했다. 인천(0.81%)은 동구(1.09%), 계양구(1.01%), 부평구(1.00%), 연수구(0.87%), 서구(0.84%) 등이 올랐다. 전셋값은 서울은 0.30%를 기록하며 지난주 상승률 0.20%보다 상승폭이 확대했다. 서초구(1.36%), 용산구(0.92%), 동대문구(0.72%), 마포구(0.67%), 금천구(0.41%)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하락지역은 없다.경기도는 0.22% 상승했고 인천(0.40%)은 지난주 상승률(0.22%)보다 확대했다. 경기도에서는 동두천(0.92%), 용인 처인구(0.78%), 고양 일산동구(0.58%), 시흥(0.55%), 안양 동안구(0.49%), 안양 만안구(0.44%), 광주(0.39%) 등이 상대적으로 높게 상승했고 인천에서는 동구(0.77%), 부평구(0.62%), 남동구(0.56%), 연수구(0.48%), 계양구(0.27%) 등이 상승했다.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88.4)보다 높아지면서 92.8을 기록했다. 매수심리가 증가하면서 기준점인 100 아래에서 ‘매도자 많음’ 이지만 매수자와 매도자의 관심이 균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인천(120.7)을 제외한 5개 광역시에서는 대전이 98.5로 가장 높다. 광주 80.8, 울산 64.5, 부산 62.0, 대구 60.4로 100 미만의 ‘매도자 많음’ 시장을 보이고 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4%성장" 예상한 한은 '금리인상' 신호탄 쐈다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다음은 2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4%성장” 예상한 한은 ‘금리인상’ 신호탄 쐈다-주식·코인 이어…MZ세대 미술에 꽂히다-文대통령, 내달 2일 4대그룹 총수와 오찬-與, 재산세 감면 확대…종부세 완화 방안은 추가 논의-홍원식 회장 일가 남양유업 팔았다△줌인&-아마존 세운 날 물러나는 베이조스…“실패와 도전, 그게 아마존의 역사”-철강 생산 22% 확대, 사재기 단속…‘철근대란’ 숨통 트이나-대규모 투자 결단해준 총수들에 감사 인사 전달△금리 인상 신호탄 쏜 한은-수출 증대, 내수 회복 기대감에…“美연준보다 먼저 금리 올릴 수도 있다”-강력한 ‘매파’ 메시지에도…채권금리 되레 하락세-美연준도 ‘돈줄 조이기’ 카드 만지작…시기에 쏠린 눈△與 부동산 세제 개편안 ‘속빈강정’-양도세 인하 빠져, 다주택자 집 안 내놓을 것…대출 풀어줘도 살 집 없어-“집값 안정 먼저”…與일부, 종부세·양도세 완화안 성토-정부, ‘주거복지공사·주택도시공사’로 LH쪼개기 검토△MZ세대 아트어택-젊은 부부·입대 앞둔 청년…수천만원 그림, 실물 안 보고 게임하듯 구매-100만원으로 ‘박서보 묘법’ 350분의 1 소유-“지속성 두고봐야”VS“2030세대 소비방식 존중해줘야”△정치-‘세대교체 바람에 올라타자’…與 군소 대선주자들 ‘빅3’ 정조준-세대 갈등 이어 계파 논란까지…국민의힘 당권경쟁 점입가경-文, 김오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여야 대치 국면속 임명 강행할 듯-조국 돌려까기?…이낙연 “부모찬스 이용해 인턴하는 입시제도 불공평”-탁현민 “한·미 정상 노마스크, 美도착후 결정”△경제-文대통령 “내년까지 확장재정 유지”…재정건전성 숙제는 다음 정부로-AI방역 우수 농가 ‘예방적 살처분’ 제외한다-중부발전, 1500억 ESG채권 발행…풍력·수소사업 확대△금융-“출시도 안된 4세대 단점 부각”…실손보험 절판마케팅 제동-英 부동산운용사 지분 인수, 삼성생명 해외투자 본격화-인터넷銀 중·저신용자 대출비중 ‘30% 의무화’-‘아뿔싸’ 착오송금…온라인으로도 반환신청 가능해진다△P4G서울 정상회의-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등 논의…한국이 ‘지구촌 녹색미래’ 이끈다-기후변화 해결하는 핵심은 ‘돈’…文, 녹색기금 확대 불지펴-각국 수장들 온·오프 참여…‘녹색회복’ 머리 맞대△산업&기업-“암모니아·수소선박 개발…게임체인저 될 것”-공정위도 ‘인텔 낸드 합병’ 승인, SK하이닉스 中 결정만 남았다-조선업 이슈는 탈탄소·디지털…韓조선사, 기술 우위 다져야-임단협 시동 건 현대차…‘4대 변수’에 협상 가시밭길-넣어두면 냄새·세균 싹…삼성전자 비스포크 슈드레서△산업·바이오-세계 최고 항체기술, 러브콜 쇄도…글로벌 돌풍-네이버 ‘원치 않는 뉴스’ 숨김 기능 추진-부활 절차 돌입한 싸이월드…실제 주인은 베일 속-‘취임 100일’ 권칠승 장관 “상생형 지역 제조혁신 추진”△식품박물관 시즌4 교촌치킨-간장·레드·허니…치킨업계 첫 증시 상장 이끈 ‘소스 3대장’-美·中 안착 이어 중동까지 4년내 25개국 진출 계획△손태호의 그림&스토리-김명국 ‘수로예구’에 담긴 염원△증권&마켓-“전기차 관련株 사려면…배터리셀보다 소재주가 낫다”-‘반짝 수혜로 안 끝나’ 소셜카지노株 성장세-조정장서 위력 발휘하는 방어株…“길게 보면 식음료株 매력”△증권-야놀자도 ‘美노크’…손정의 펀드 유니콘들 ‘미국行’ 가속화-국내외 펀드 분산투자 ‘펀드마스터 랩’ 주목-‘살얼음 맥주’ 역전할머니맥주 지분 매물로 나와-한앤컴퍼니, ‘불가리스 사태’ 남양유업 새 주인으로△관광비즈-여행체험부터 기술혁신까지…관광벤처, 코로나 악재 딛고 승승장구△스포츠-2주 연속우승 박민지 “이번에도”-최경주의 ‘네얼굴’-커지는 ‘올림픽 연기’ 목소리, 돈 욕심에 귀 닫은 IOC-준우승만 두번 김주형 “이번에는”△부동산-임대촌 우려에 민간재개발로 눈길…공공재개발 ‘삐걱’-서초 재건축發 전세난 확산, 반포자이 등 줄줄이 신고가-오늘부터 거주지 무주택자만…‘줍줍’ 신청 가능-e편한세상 ‘드림하우스 갤러리’ 공개-대구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분양△오피니언-[양승득 칼럼]기찻길 위에 올라탄 포퓰리즘-[기고]건설기능인 등급제 시행을 환영하며-[기자수첩]특금법으론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못 한다△피플-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음악…20대부터 늘 꿈꿨던 일-KDI 원장에 ‘소득주도성장’ 홍장표 선임-“애플·테슬라와 나란히…딥바이오 혁신성 세계가 인정했죠”-‘48년 무료진료’ 고영초 교수, LG 의인상△사회-판매자 사칭, 돈만 받고 잠적…비대면 시대 ‘중고거래 사기’ 판친다-3시간만에 뜬 ‘잔여량 1’…콘서트 예매하듯 ‘광클릭’-野, 이성윤 공소장 등장 ‘조국·박상기·윤대진’ 공수처에 고발-경찰 “손정민 친구, 범죄 혐의점 없어”
- [김정남의 월가브리핑]美 인플레 트라우마 키우는 '미친 집값'
- <미국 뉴욕 현지에서 월가의 핫한 시선을 전해 드립니다. 월가브리핑이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투자의 맥을 짚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미국은 일상부터 물가 급등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자동차에 넣는 휘발유 가격입니다. 기자가 미국에 건너온 초기인 지난해 8월만 해도 갤런당 2달러 안팎이었는데요. 지금은 기자가 머무는 북동부 뉴저지주의 일부 주유소는 3달러 후반대까지 올려 받고 있습니다. 두 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지요. 최근 무심코 기름을 넣으려 한 주유소에 갔다가 보통(regular) 휘발유가 갤런당 3.89달러라는 간판을 보고 황급히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뉴욕주와 뉴저지주 인근 식당 중 일부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오픈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밖에서는 이미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분위기인데요. 정작 식당들은 실내 영업을 재개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건 직원을 고용하는 비용(임금 등)이 너무 비싸졌기 때문입니다.뉴저지주에서 테이블 10개가 채 안 되는 작은 스시 가게를 운영하는 A 사장의 토로입니다. “아내와 어머니까지 해서 세 명이 가게를 보고 있는데, 영원히 실내 영업을 안 할 수는 없으니 직원을 더 뽑으려고 했어요. 팬데믹 이전처럼 (최저임금 수준인) 시간당 10달러 남짓을 주고 팁을 많이 지급하는 걸 생각했고 있었는데요. 지금은 그걸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일단 당분간 픽업 서비스만 해야 할 듯하네요.”A 사장은 “얼핏 듣기로는 시간당 45달러까지 요구하는 곳도 있다더라”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45달러면 한국 돈으로 5만원이 넘는 돈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추가 실업수당을 뿌리자 노동 공급이 확 줄었고, 그에 따라 노동의 대가는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된 겁니다. 모두 인플레이션이 일상으로 침투한 사례입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상승률 추이. (출처=S&P 다우존스, 코어로직)◇한달새 5% 오른 시애틀 집값또 있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입니다. 요즘 미국 집값은 말 그대로 펄펄 끓고 있습니다. 25일(현지시간) 나온 올해 3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계절조정치)를 살펴보면, 미국 집값이 얼마나 폭등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3월 미국 전역의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올랐습니다. 2005년 12월(13.5%↑) 이후 15년3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입니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2%를 기록하며 월가가 떠들썩 했지요. 13%가 넘는 수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후 10.3%→11.2%→12.0%→13.2%로 4개월 연속 두자릿수입니다.기자가 더 주목한 건 전월 대비 상승률입니다. 3월 수치는 2.0%로 나왔는데요. 2013년 4월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입니다. 케이스-실러 지수는 미국 내 주요 20개 도시, 10개 도시 등으로 쪼개서 집계를 동시에 발표하는데요. 주요 20개 도시 모두 1월 대비 2월 상승률보다 2월 대비 3월 상승률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워싱턴주에 위치한 서북부 거점도시 시애틀의 경우 3월 상승률이 4.7%에 달했습니다. 2월 당시 2.8%도 높았는데, 이보다 훨씬 더 뛴 겁니다. 콜로라도주 덴버(1.8%→3.3%), 애리조나주 피닉스(2.0%→3.3%),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2.1%→3.2%), 텍사스주 댈러스(1.7%→2.8%) 등 주요 도시들 역시 한 달 만에 3% 안팎 뛰었습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내 주요 20개 도시 현황. (출처=S&P 다우존스, 코어로직)◇몇 만달러 더 얹어줘도 매수자 줄 서그래서 뉴저지주 동북부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중개인 몇몇 인사들에게 문의를 했는데요. 답은 대동소이했습니다. 맨해튼 출퇴근이 가능한 뉴저지 동북부는 집값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중개인 S씨는 “수리가 돼 있는 집들은 시가를 10만달러 이상(약 1억1000만원 이상) 높여놓아도 오퍼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현장에서 거래를 중개하면서 통상 10~15% 올랐다고 느끼고 있는데, 어떤 집은 몇 만달러 더 높은 가격에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S씨의 설명입니다.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건 한마디로 인플레이션의 흔적입니다. 복잡한 도심 아파트를 피해 거점도시 인근 교외로 나가려는 수요는 폭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저지주 한 식당의 A 사장이 호소한 것처럼 노동력이 너무 귀해졌고요. 목재 가격 등이 뛰면서 주택 건설 비용이 높아졌습니다. 매물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4월 거래된 신규주택 중위가격은 37만2400달러로 1년새 20.1% 폭등했습니다.코로나19 이후 풀린 엄청난 유동성은 집값을 간접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기준 30년 만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00%입니다. 올해 초 2.6%대를 보였다는 점에서 약간 오르긴 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만 해도 3.7%대였습니다.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 추이. (출처=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의 전월 대비 상승률 추이. (출처=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월가서 화두 떠오르는 ‘미친 집값’미국의 ‘미친 집값’은 월가에서도 화두입니다. 가중 눈여겨볼 만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트라우마 때문이겠지요. 당시 생각지도 못했던 미국 부동산에서 문제가 터져 세계 경제 전체가 위기에 빠졌는데요. 가장 낮은 서브프라임 등급에 대출을 무분별하게 해주면서 위기가 잉태했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물론 지금은 관련 은행 규제가 잘 정비돼 있고요. 똑같은 경로로 위기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기자는 보고 있습니다.그래도 아픈 기억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요. 때마침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지수를 공동 개발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CNBC에 나와 “투자자들 사이에 서부개척 시대의 무법천지 같은 사고방식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주택시장의 거품 가능성에 대해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그는 “지난 100년간 어떤 자료를 봐도 집값이 지금처럼 높은 적이 없었다”고 했지요. 그는 2000년 닷컴 버블을 점친 ‘버블 예언가’로 유명합니다. 실러 교수는 특히 “지금 집값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거품이 나타났던 2003년과 비슷하다”며 “인플레이션 공포가 장기성 자산의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가뜩이나 요즘 뉴욕 증시는 인플레이션 공포 탓에 주춤합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까지 흔들린다면 어떨까요. 자산시장은 다시 한바탕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월가의 한 금융사 인사는 “금래 몇 달을 보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시기가 점점 당겨지고 있다”며 “연준이 괜찮다는 데도 이렇다는 건 시장에 공포가 점점 쌓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은 깊은 법입니다.최근 6개월간 DR호튼의 주가 추이. (출처=구글 캡처)◇향후 부동산 관련주들의 향방은아울러 지금껏 고공행진을 했던 부동산 관련주들의 향방을 주목할 만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건설회사는 DR홀튼, 레나, 톨 브러더스 등이 있는데요. 팬데믹과 함께 주가가 확 뛰었습니다. 집값이 오르니 당연한 현상이겠지요. 이날 기준 DR홀튼 주가는 주당 93.20달러입니다. 팬데믹 충격을 받았을 때는 30달러짜리 주식이었으니, 세 배가량 오른 겁니다. 다만 잘 살펴보면 등락이 있었습니다. 올해만 살펴볼게요. DR홀튼 주가는 올해 주당 63.92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는데, 지난 10일까지 104.45달러로 파죽지세로 오릅니다. 넉달여 기간 상승률이 무려 51.55%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 완연한 하락세입니다. 이날까지 11거래일간 10.77% 하락했습니다. 레나, 톨 브러더스 같은 다른 건설주의 흐름도 비슷했고요. 향후 약세 전망과 강세 전망이 동시에 있습니다. 실러 교수의 분석과 비슷하게 노동력 경색, 원자재가 상승, 금리 인상 등이 겹쳐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면 건설주 주가를 하락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고요. “최근 10%가량 떨어진 만큼 저가 매수의 기회”(스티븐 김 에버코어 ISI 주택 분석가)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길게 보면 주택 경기가 건설주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겠지요.건설주뿐만 아닙니다. 인테리어 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홈디포, 주방용품을 파는 윌리엄스-소노마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요. 더 나아가 바닥재 전문업체 모호크 인더스트리스, 콘크리트 생산업체 벌칸 머티리얼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교롭게도 지금까지 이들 주가는 건설주 흐름과 비슷했습니다. 미국 부동산이 다시 월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2013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버블 예언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사진=AFP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