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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경제팀에 바란다2] 신뢰·협력 넘어 국민지지 이끄는 리더십 필요
- 최경환 경제팀의 본격 출범에 따라 이데일리는 지난 18일 ‘데스크돌직구’라는 제언란을 통해 각 데스크들이 2기 경제팀에 대한 바람을 분야별로 제시했다. 20일부터는 매일 4회에 걸쳐 전문가 대담 등을 통해 해당 제언들을 구체화한다. 첫 번째 시리즈로 최 부총리에게 요구되는 경제리더십과 경제정책방향을 주제로 지상좌담을 마련했다. 각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실시한 후 이를 좌담의 형식으로 다시 정리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장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전직 경제수장들과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 등 민간연구원장이 이번 인터뷰에 참여했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장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이데일리 김남현 윤종성 최정희 방성훈 기자] 전문가들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갖춰야 할 리더십으로 신뢰와 협력, 그리고 국민적 지지를 이끌 수 있는 힘을 꼽았다. 여기에 과감한 돌파력을 뒷받침해줄 강력한 카리스마를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최 부총리의 경제인식처럼 우리경제가 자칫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 다만 2기 경제팀이 제시하고 있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완화, 기준금리 인하 등 세부적인 정책에 대해선 견해가 다소 갈렸다. 특히 LTV·DTI 규제완화와 금리인하와 관련해 가계부채 문제 등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장을 위해서는 감내할 필요가 있다며 지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도 우리경제가 비교적 견조했던 건 이 같은 규제덕분이라며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업 사내유보금의 가계 이전문제의 경우 무조건적인 과세보다는 과다 유보소득을 투자나 임금상승 등으로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법인세 부과 등 이중과세 문제가 있는 만큼 배당세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 최 부총리가 갖춰야할 경제리더십은 무엇이고 어떻게 행사해야 하나.△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장관(이하 강) = 대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대기업은 경제개혁의 대상, 즉 객체이기도 하지만 우리 경제를 바꿀 수 있는 주체기도 하다. 경제민주화 논의 당시엔 대기업을 객체로만 보고 접근했으나, 주체라는 점을 잘 인지하고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새로운 리더십의 요체다. 경제부총리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모두 관료다. 최근 관피아 논란 등으로 경제 관료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공무원들은 개혁이나 혁신의 대상이지만, 장관과 함께 경제정책을 펼치면서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체기도 하다. 공무원들이 뛰어야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도 살아날 수 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하 윤) = 전문성과 도덕성, 글로벌 감각 등 세 가지 덕목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정치적 환경, 위상 등에 있어 대통령이 특별히 배려해 줘야 부총리가 힘을 낼 수 있다. 현오석 전 부총리가 부족했던 게 카리스마, 돌파력이다. 대통령의 지원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경제수장이라면 절대 부딪히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이하 박) = 합리적인 정책을 내놓고 국민이 공감하고 지지하게 만드는 것이 경제리더십이다. 강제로 동원해선 안 된다.△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이하 하) = 경제관련 부처를 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조율능력, 정책추진을 위한 업무능력, 국회를 설득하기 위한 정무능력, 여론을 통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여론주도능력 등 네 가지 능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 부총리는 네 가지 덕목을 골고루 갖춘 분이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저성장, 저물가, 불균형 등을 꼽는다. 그런데 2기 경제팀의 해법은 부동산규제완화, 재정·기금지출확대, 금리인하 등 고전적인 돈 풀기 방식이라는 지적이 있다.△ 윤 = 부동산, 저성장, 고용문제가 우리 경제의 3대 과제다. 최 부총리가 우리 경제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 = 경제가 처한 현실은 엄중하다. 장·단기를 가리지 말고 다 시행해야 할 때다. 단기적으로 재정정책이 제일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다. 추가경정예산 안은 편성할 시기도 지났다. 대신 기금으로 10조원 정도 동원할 수 있다. 투입하면 즉각 효과가 나는 일종의 엠플주사와도 같다.금리 정책도 같이 써야 한다. 한은과 조율을 통해 적정한 폭의 인하가 필요하다. 금리정책은 통상 3~6개월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 재정정책의 약발이 떨어질 때 쯤 금리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게끔 해야 한다. 3~6개월 동안 지속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 투자 마인드를 높이는 중기적 목표도 추진해야 한다.△ 박 = 정부가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잠재성장률을 3.0~3.5%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3.8% 성장은 저성장이 아니다. 세계금융위기에서도 우리나라가 괜찮았던 것은 LTV·DTI 때문이었다. 집값이 10~20% 더 떨어지면 깡통주택이 된다. 문제는 체감경기다. 체감경기를 좋게 하는 정책이라면 필요하다. 체감경기가 나쁜 이유는 소득이 늘지 않아서가 아니라 늘어난 소득이 가계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즉 성장 과실의 양극화 문제다. 이는 세가지 원인 때문이다. 성장 과실이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가계소득이 감소하고 있다. 과다한 가계부채도 문제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부채만 쌓여 있다. 그리고 빈부격차다. 경기대책을 세우려면 이 세 가지 문제를 줄이는 일이 정확한 처방이다.- 경제활성화로 가는 도중에 가계부채 문제에 걸려 좌초할 가능성은.△ 윤 = 경제라는 것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성장과 물가, 국제수지 등에서 모두 성과를 내면 얼마나 좋겠나. 그런데 그게 안 된다. 가계부채 역시 마찬가지다. 현 상황에서 가계부채에 포커스를 두면 아무 것도 못한다. 가계부채가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현 경제팀의 최대 과제는 아니다. 감내하고 가야 한다.△ 강 =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이 절반 정도인데, 돈을 빌려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변화를 생각해야 한다. 주택가격이 올라가고 거래도 활발해질 것이다. 주택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있을 때 가계부채가 폭탄이 되고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집을 사는 수요가 생기면 집을 팔기 쉬워지고, 집이 팔려야 부채도 조정할 수 있다. 동태적으로 생각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박 = 느닷없이 LTV·DTI를 얘기하는데 약보다 독이 될 수 있다. 일시적으로 반짝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빚을 키워 가계소비를 늘리겠다는 발상이다. 가계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하고 부실화를 촉진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금융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 하 =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85.6%를 기록, 임계치(85%)를 넘어 위험 수준에 있다. LTV·DTI를 늘려주되 전체적인 가계부채가 늘지 않도록 보완 대책을 같이 써야한다. 정부는 BIS비율 모니터링을 하고 금융권에서는 신용등급별로 위험 가중치를 조절해 선별적으로 LTV·DTI를 적용하면 된다.- 2기 경제팀의 경제정책을 보면 기업규제 완화를 하겠다면서도 사내유보금에 규제를 하겠다고 했다. 상충된 정책이 아닌가?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둬야 하나.△ 박 = 기업이 투자는 안 하고, 유보금만 쌓아놓으니 그만큼 내수를 축소시키는 결과가 됐다. 과다 유보소득을 과세하겠다고 하는데 투자하거나 임금을 늘리라는 것으로 방향은 옳다.△ 강 = 기업을 한꺼번에 묶어 접근할 게 아니라 기업 중에서도 공정거래 규칙을 잘 지키는 등 잘하는 기업들은 분리해 접근하면 된다.△ 하 = 배당성향을 보면 영국이 3%, 미국이 2.1%, 일본도 1.3% 정도로 우리(1.1%)보다 높다. 배당성향을 높이려면 법률적 문제가 많다. 법인세를 냈음에도 배당세를 내는 자체가 이중과세적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배당세율을 낮춰 유도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쌓고 있는 사내 유보금을 투자로 유도하기 위해서도 일몰제에 걸려 이미 만료된 투자세액공제 정책을 부활할 필요가 있겠다. 이렇게 할 경우 규제완화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라 정책간 상충이라 볼 수 없다.△ 윤 = 정책의 우선순위는 말할 것도 없이 일자리 창출이다. 고용 문제는 대단히 심각하다. 무기력증으로 저성장 늪에 빠져들면서 일자리가 늘지 않고 있다. 당장 이런 악순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업이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게 시급하다. 그런 측면에서 사내 유보금에 무조건 과세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최 부총리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동의하나. 해법은 없나.△ 윤 =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다를 게 없다. 일본 경제는 기업 투자가 일어나지 않으면서 무기력해졌고, 저상장으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인구구조는 늙어갔다.기업들이 국내에 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정부 역할은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다. 서비스산업 현대화에서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보건 의료, 교육, 관광, 금융 등 서비스업 분야가 모두 노동친화적인 분야고, 내수를 일으키는 산업이다. 대기업이 이 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 = 정부의 경제 목표는 성장 외에 복지, 균형발전 등이 있다. 복지나 균형발전 등은 성장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지금처럼 3% 언저리의 성장이 7년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선 성장의 밸런스마저 무너질 수 있다. 일본식 잃어버린 20년이 될 수 있다.△ 하 = 여러 상황들이 비슷하게 적용되는 건 사실이다. 기로에 서 있다 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정책의 실기와 일관성의 결여로 잃어버린 20년을 자초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 시의적절하게 정책을 집행하고 일관성 있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박 = 그렇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지금 한국경제는 일본과 다르다. 일본은 디플레경제이고 한국은 인플레경제다. 일본은 제로 성장 경제, 한국은 그래도 3%씩 성장하는 경제다. 금리를 얘기하지만 한국의 실질금리는 제로금리다. 일본도 제로금리다. 경기부양을 하더라도 재정 주도로 하고 금융은 경기 중립적으로 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경환 경제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강 = 정권이 바뀌고 선거를 치르고 하면서 우리경제가 여러 정책적 혼선에 빠져 있다. 이 과정에서 방향을 많이 잃었다. 정책 방향을 바로 잡아야만 신뢰가 생길 것이다. 자신감이 필요한 때다.△ 윤 =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용기있게 대처하고 과감하게 돌파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는 길을 열어주셨으면 좋겠다.△ 하 = 경제는 심리다. 중요한 것은 소통 능력이다. 국민의 신뢰감이 중요하다. 아베노믹스도 복잡한 경제정책을 세가지 화살이라는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설명, 국민과 소통했다. 아베노믹스는 국민들에게 경제가 살아나겠구나라는 신뢰를 불어줬다는 점에서 상당히 평가받아야 한다. 이번 경제팀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를 반드시 일으키겠구나라는 생각을 국민들께 심어줘야 한다.
- '덩칫값 했네' 펀드 시장, 외국인 매수세에 방긋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오랜만에 덩칫값을 했다. 실적 우려와 원화 강세에 시달리던 코스피가 오름세를 보이자 대형주 펀드도 간만에 웃었다. 2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주 국내 주식형 펀드는 0.8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달러-원 환율이 1030원선까지 오르며 수출 대형주의 이익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에 대형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에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K200 인덱스 펀드가 1.06% 올랐다. 반면 그동안 장을 주도했던 중소형주에는 밸류에이션 우려가 터져나왔다. 이에 중소형주 펀드도 0.08% 내렸다. 또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팀이 사내 유보금에 대한 과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배당성향 확대가 기대되는 업종들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배당주 펀드는 한 주 동안 2.00%나 올랐다. 개별펀드에서도 배당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영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신영밸류우선주자(주식)종류A’펀드와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C’펀드가 각각 한 주 만에 5.57%, 2.45% 상승했다. 반면 KRX건설지수를 추종하는 ‘삼성KODEX건설상장지수[주식]’펀드는 한 주 만에 1.38%나 빠졌다. 그동안 건설주는 2기 경제팀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기대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정책이 나오기 시작한 만큼,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며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채권형펀드 역시 한 주간 0.26% 상승하며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가 경기상황을 고려한 기준 금리 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따라 기준 금리 인하설이 힘을 받으며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 채권 금리 하락으로 중기채권펀드가 0.38%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우량채권펀드와 일반채권펀드도 각각 0.25%, 0.23%씩 상승했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초단기채권펀드는 0.05%, 0.0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역시 지난 한 주 동안 0.88%의 수익률을 올리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전주 포르투갈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ES) 악재가 터지며 글로벌 주가 모두 크게 하락했던 만큼, 반등세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나타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신흥국, 그리고 프론티어 마켓에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에 글로벌 신흥국 주식 펀드는 1.21%, 프론티어 마켓 주식 펀드는 1.96% 올랐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주식 펀드가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월드컵 개최에 대한 불만이 가중되며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며 기대감이 유입되고 있는 것. 한 주간 브라질 주식펀드는 2.48% 올랐다. 인도 주식펀드도 통화완화 정책 기대로 1.56% 올랐고 중국 주식펀드도 0.9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흥국 국가의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 주식 펀드만 1.67%하락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단독 제재를 가하겠다고 나선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타난 것. 선진국 주식 펀드 중에서는 일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일본이 하반기 추가 완화 정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며 일본 주식펀드는 한 주간 1.11% 올랐다. 지난 주 포르투갈 우려에 약세를 보였던 유럽 주식펀드는 0.59% 올랐고 북미주식펀드는 0.11% 상승했다. 미국의 기업 실적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증시에는 악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소셜미디어주와 바이오주 등 일부 종목이 과도하게 상승했다는 평가를 한 것도 나스닥의 힘을 뺐다. 한편 해외주식혼합형 펀드는 0.37%, 해외채권혼합형 펀드는 0.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부동산형은 0.46% 올랐고, 커머더티형과 해외채권형은 각각 1.47%, 0.01%씩 하락했다.
- "기업 곳간 열어라" 푸시..증시 수혜주는?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기업들의 사내유보금 활용방안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아직 사내유보금에 과세할지, 배당이나 임금 인상 등에 사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시행할지 결정된 바는 없지만 기업들이 곳간을 열면 증시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우선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배당주가 수혜주로 꼽힌다. 또 임금이나 투자확대에 세제혜택을 줄 경우 내수주나 대기업에 납품하는 부품주 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가 기업들의 사내에 쌓아둔 유보금을 끌어내기 위해 초과유보금에 대해 과세하거나, 사내유보금으로 임금을 높이거나 배당을 지급하면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 경제팀의 정책의지가 강하고 사내 유보금 활용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정책 시행 가능성은 높다”며 “과세보다는 세제혜택 확대를 통해 배당 증가 등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배당주 뿐만 아니라 유보율이 높은 기업 중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큰 기업이 관심 대상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롯데칠성(005300), 롯데제과(004990), 삼성전자(005930), 현대글로비스(086280), 롯데쇼핑(023530) 등이 내부유보율이 높으면서 배당확대 여력이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내부유보율 1만% 이상이면서 최근 3년 평균 배당수익률은 1%를 밑돌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작년 총자본에 비해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이 많이 늘어난 기업 중 배당성향이 과거 평균치보다 낮은 기업을 잠재적 배당 증가기업으로 추렸다. 삼성전자(00593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차(005380), 오리온(001800) 등 5종목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원복 현대자산운용 상무는 “워낙 한국 증시의 배당수익률이 낮아 이에 대한 압력이 높은 만큼 사내유보금 과세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저금리 시대라는 점에서도 기본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배당주는 꾸준히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인상이나 투자 등으로 사내유보금을 쓸 경우 세제혜택을 준다면 장기적으로 내수주에 주목해볼 만 하다.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임금인상이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계로 흘러들어 가계 소비가 늘어날 것이고 내수주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사내유보금 활용방안을 포함해 최 부총리가 내수부양책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만큼 소비주들이 전반적으로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유통주와 음식료, 섬유의복 등 전통적인 내수주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를 늘리거나 협력업체와의 이익배분 등에 유보금을 활용한다면 부품주나 장비주 등도 수혜주로 꼽을 만 하다. 김승현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소 상장사 중에 대기업 납품업체들은 처음 벤더(vender)로 선정됐을 땐 이익률이 높다가 갈수록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사내유보금 활용방안으로 이 같은 부분이 개선되면 자동차나 휴대폰 단말기, 디스플레이 부품주의 상황도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유보율이 높은 기업들이 대부분 순환출자 형태를 갖추고 있는 그룹주라 배당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배당보다는 기업 설비투자나 고용을 유발하는 쪽이 될 텐데 낙수효과를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특징주]롯데칠성, 신고가..맥주에 곡물가·환 하락까지
- 사내유보금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 자체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재계는 상당수 일반인 및 심지어 정책입안자들까지도 “사내유보금을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외부로 배당하지 않고 사내에 쌓아둔 ‘현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회사 곳간에 쌓아둔 막대한 현금이므로 과세를 통해 배당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다.일반적으로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판매관리비, 영업외 손익, 법인세, 배당금을 빼고 남은 이익을 사내에 쌓아둔 금액으로 정의된다. 이렇다 보니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사용하지 않고 적립해둔 현금으로 이해하기가 쉽다는 것이다.하지만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투자하지 않고 사내에 적립해둔 현금 뿐 아니라 기계설비, 공장, 토지, 연구개발 등에 사용된 금액도 포함한다. 이 때문에 아예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 자체를 이 기회에 바꾸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서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를 ‘미배당금’ 혹은 ‘투자 및 사내유보금’으로 바꾸어 불러야 한다”고 제안했다.문제는 이 현금이 사내 유보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하게 낮다는 데서 비롯된다. 기업들이 배당이나 재투자나 배당을 할 여력이 실제로는 그리 많지 않다는 의미다.기획재정부가 지난 2012년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현금성 자산을 분석해보니 사내유보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불과 15.2%에 불과했다. 사내유보금 가운데 84.8%는 이미 유형자산, 재고자산, 무형자산 등에 투자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해 3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 규모는 443조4000억 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현금성 자산은 67조5000억 원이었다. 재계가 “사내 유보금을 적극 투자하라는 일부 주장은 이미 투자한 자금을 다시 투자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까닭이다. 특히 기업들의 사내유보금 규모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이 가운데 현금성 자산 비중은 오히려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08년 기준 30대 기업은 현금성 자산을 모두 55조 원을 보유해 사내유보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0%에 달했으나 2012년에는 2.8% 포인트 줄어든 15.2%에 그쳤다.이종천 전 한국회계학회장은 “사내유보금의 증가가 투자를 하지 않고 현금을 비축한 것이라는 비난은 잘못된 것”이라며 “사내유보금은 이익 중 주주 배당 등으로 나가지 않고 사내에 유보된 것으로 현금 또는 그외 자산으로 이미 재투자돼 있다”고 설명했다.재계는 국내 기업들이 과도하게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 “국내 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규모도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고 항변한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확보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규모는 53조 원으로 애플(167조 원), 마이크로소프트(88조 원), 구글(62조 원)보다 훨씬 작았다.
- 사내유보금 과세,경제계 정면 반발
-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사내유보금’ 과세 문제가 경제계의 핫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의 과도한 사내유보금을 가계부문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내유보금 과세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게 발단이다. 최 부총리는 16일 “한국의 배당 성향이나 투자를 보면 기업의 사내유보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과세나 인센티브 등 여러 가지 제도적인 장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 가운데 법인세를 내고 남은 세후 순익이 기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과세는 명백한 이중과세”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재계는 회사의 안정성과 투자역량 증진에도 사내유보금은 꼭 필요하다며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결코 시행돼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판관비, 영업외 손익, 법인세, 배당금을 빼고 남은 이익을 사내에 쌓아둔 금액이다.사내유보금 과세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자유경제원은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득(得)보다 실-사내유보금 과세,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긴급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기업의 사내유보금 과세는 지난 1991년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도입됐다가 정책의 실효성이 부족하고, 이중과세라는 비판에 직면하여 도입 10년 만에 폐지되었던 정책”이라며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국부유출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내유보금에 대한 법인세 부과는 사유 재산의 몰수 성격이 강화되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택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정면으로 배치됨에도 정부와 국회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내유보금 과세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복지국가라는 허울을 좇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치의 훼손과 정부의 강제가 미치는 영역의 확대에 있다”고 우려했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사내유보금 과세가 득보다 실이 큰, 마음만 앞서 이론과 현실을 모두 무시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연 교수는 “사내유보금 과세의 기본 시각은 사내유보금을 남는 돈으로 보는 것인데, 실상 사내유보금은 미래에 사용할 돈이지 남아도는 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사내유보금 과세가 국부유출을 유발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사내 유보금이 많은 대기업의 대부분 발행주식이 외국인 소유 지분 40%대를 초과한다는 점에서 내수 진작 효과보다는 국부의 해외 유출 정도가 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좌승희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투자처를 못 찾는 돈을 강제로라도 끌어내 내수 진작용 소비에 쓰겠다는 것”이라며 “안 그래도 성장 잠재력이 떨어져 걱정인데, 잠재역량을 강화하기 보다는 나누어 소진하겠다는 발상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 자체가 일반인과 정책입안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진권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사내유보금을 기업이 배당도 투자도 하지 않고 불필요하게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법인세를 납부하고 배당을 완료한 이후 유보하고 있는 자금이며 이 중 상당부분은 투자에 쓰인다”고 강조했다.실제로 기업의 순수한 현금보유규모는 전체 사내유보금의 15%에 불과하다는 게 현 원장의 설명이다.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서 현 원장은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를 ‘미배당금’ 혹은 ‘투자 및 사내유보금’으로 바꾸어 불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 10대 그룹 상장사 사내유보금 516조…5년 새 2배 불어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해 재계의 반발이 큰 가운데, 최근 10대 그룹 사내유보금이 최근 5년 새 거의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 1분기 말 기준 10대 그룹 사내유보금은 516조 원, 유보율은 1천734%를 기록했다. 5년 전인 2009년 271조 원에 비해 유보금은 245조 원 늘었고 유보율은 747%포인트나 높아졌다. 연평균 61조 원 씩 불어난 셈이다.사내유보금은 기업의 당기 이익금 중 세금과 배당 등의 지출을 제외하고 사내에 축적한 이익잉여금에 자본잉여금을 합한 금액이다. 이를 자본금으로 나누면 사내유보율이 된다. 통상 유보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배당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 받는 반면 투자와 배당 등에 소극적이란 지적도 있다. 또 유보금에는 현금 외에 투자로 인한 유형자산과 재고자산 등이 포함돼 있어 곳간에 현금이 쌓여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16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10대 그룹 81개 상장사(금융사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1분기 말 사내유보금은 515조9천억 원으로 5년 전 271조 원에 비해 90.3%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2009년 이후 매년 61조2천억 원씩 늘어난 셈이다.이에 따라 유보율도 986.9%에서 1천733.9%로 747%포인트나 높아졌다.10대 그룹 중 사내유보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삼성으로 5년 새 86조9천억 원에서 182조4천억 원으로 95조4천억 원(109.8%)이 증가했다.이중 삼성전자(005930) 유보금이 70조9천억 원에서 158조4천억 원으로 87조5천억 원(123.4%) 늘며 그룹 유보금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13개 상장사 전체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유보금 비중도 87%에 달했다.같은 기간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은 41조2천억 원에서 113조9천억 원으로 72조6천억 원 늘어나며(176%) 2위를 기록했고, SK(003600)(24조1천억 원. 70%)와 LG(17조 원. 52%)가 뒤를 이었다. 재계 ‘빅4’가 나란히 1~4위에 오른 것이다.이들 4대 그룹이 10대 그룹 사내유보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3%에 달했고, 이중 35.4%가 삼성그룹 몫이었다.포스코(11조 원. 33%)와 롯데(10조3천억 원. 63%)가 10조 원 이상 유보금을 늘리며 5, 6위에 올랐고 이어 현대중공업(8조2천억 원. 74%), GS(4조9천억 원. 72%), 한화(3조4천억 원. 90%)가 뒤를 이었다. 한진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사내유보금이 2조2천억 원(-52%) 줄었다.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87조 원 이상 늘리며 압도적 1위에 올랐고 이어 현대차(33조4천억 원. 164%), 기아차(15조 원. 426%), 현대모비스(13조7천억 원. 189%)가 나란히 2~4위를 차지했다.이 외 포스코(9조4천억 원. 29%)→SK하이닉스(8조1천억 원. 351%)→SK이노베이션(7조8천500억 원. 107%)→현대중공업(7조8천200억 원. 83%)→롯데쇼핑(6조5천억 원. 70%)→현대제철(6조 원. 110%) 순으로 ‘톱 10’을 차지했다.10대 그룹 81개 상장사 중 사내유보금이 늘어난 곳은 67곳이고, 줄어든 곳은 한진해운, 삼성전기 등 14개사에 불과했다. 1천억 원 이상 늘어난 곳이 57개사였고, 1조 원 이상 증가한 곳도 26개사에 달했다.유보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5천162%의 롯데로 2009년에 비해 863%포인트 높아졌다.삼성이 3천976%로 2위였고, 3천% 이상의 포스코(3천698%)와 현대중공업(3천282%)이 3,4위를 1천% 이상을 기록한 현대차(1천928%)와 GS(1천108%)가 5,6위에 올랐다.이어 SK 848%, LG 745%, 한화 652% 순으로 높았고, 한진은 163%로 10대 그룹 중 유보율이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