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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탄력받는 종부세 폐지 논의, 협치 선례 삼을 만하다
  •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자는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물꼬를 텄고, 국민의힘과 용산 대통령실도 이를 환영하고 나섰다. 종부세는 도입한 지 20년 가까이 됐다. 당초 소수 부동산 부자를 겨냥한 법이 지금은 다수 중산층을 짓누르는 세금 폭탄으로 변질됐다. 폐지 또는 대폭 수정이 불가피한 이유다. 지난달 초 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박찬대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월간지 인터뷰에서 “종부세를 폐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민주당에서 종부세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재명 대표가 원조다. 지난 2021년 12월 당시 이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불합리한 종합부동산세, 억울함이 없도록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념에만 매달려 국민을 힘들고 어렵게 해선 안 된다”며 “종부세도 마찬가지다. 국민 상식으로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게 종부세 손질 논의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종부세를 장기적으로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한다는 게 윤 대통령의 공약이다. 지난달 말 대통령실 관계자는 “종부세는 완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종부세는 22대 국회에서 여야가 협치의 선례로 삼을 만하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민주당이 종부세를 거론한 데는 속내가 따로 있다. 이른바 서울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한강벨트(광진·강동·동작구 등)에선 선거 때마다 격전이 치러진다. 이들 중산층 거주지역에서 종부세는 민감한 이슈다. 따라서 종부세 개편은 2027년 대선까지 내다본 민주당의 장기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종부세는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 폐지하든 재산세에 통합하든 변화가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여의도의 여당’이나 마찬가지다. 부자 갈라치기를 접고 수권정당으로서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시대에 뒤떨어진 상속·증여세법도 이번 기회에 손질해야 한다. 과세 대상이 일반 중산층으로까지 넓어졌다는 점에서 종부세와 상속·증여세법은 일맥상통한다.
2024.06.03 I 양승득 기자
"리스크 감수한 투자에 같은 세금을?"…이복현, 금투세 폐지 촉구
  • "리스크 감수한 투자에 같은 세금을?"…이복현, 금투세 폐지 촉구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식 등 투자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 “리스크를 감수한 투자에 대해 똑같이 세금을 매기면 위험자본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며 재차 금투세 폐지를 주장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서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시장전문가 등 간담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금투세 유예 비겁’ 비난한 이복현 “투자 특성 고려해야”이 원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시장전문가 등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식 중에서도 성장주 같은 경우는 변동성이 훨씬 크다”며 “가령 변동성이 적은 곳에 투자해서 번 100만원과, 리스크를 감수해서 투자한 100만원에 똑같이 과세를 한다면 위험자본에 대한 투자보다는 회수가 확실시되는 투자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원칙 하에 주식과 채권, 펀드 투자로 얻은 소득에 대해 세금을 매기자는 것이 금투세 도입 취지이지만 투자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상하방이 열린 소득의 경우, 손실을 감수하고 얻은 이익이기 때문에 과세를 적게 하거나 비과세를 용인해 온 측면이 있다”며 “금투세를 합리적으로 설계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존경심이 있지만, 투자의 특성이라든지 투자 행위자들의 심리적 동기 측면에서의 고려가 됐는지는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투세 유예는 비겁하다는 입장에도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2020년 도입을 유예할 경우 어떤 부분을 검토하고 2024년에 어떤 것을 보완할지에 대해 국회 등에서 더 고민이 있었다면 지금 와서는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지금 곤란하고 지금 시끄러우니까 유예하자는 입장은 행정가 등 책임지는 입장에서 좀 더 노력해야 하지 않았을까 해서 강한 표현을 쓴 것”이라고 했다. ◇“증시 자금 유출·연말정산 환급금 감소 우려”금투세 도입 시 국내증시 투자자금이 해외주식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이 원장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해외주식으로 쏠림이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를 촉발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손실을 인식해야 세금을 안 내게 되는 상황이다 보니, 펀드 같은 경우는 만기 보유를 하거나 장기 보유할 수 있는 것들도 단기에 처분하게 만드는 요소가 크다”고 했다. 금투세 도입을 처음 논의했을 때와 투자환경이 급변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채권 투자가 과거보다 훨씬 늘었는데 각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금투세를 폐지한 이후에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 부처에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금투세가 시행되면 연말정산 환급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100만원 이상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기본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은 최초 제도 설계 시 깊이 고민은 안 된 것 같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기본 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사람들이 수십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증권사 분석이 있었다. 공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수치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사모펀드가 금투세 도입 배후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과도한 불안 조성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모펀드는 기존 최고 세율이 49.5%이지만 금투세를 도입하면 27.5%가 적용되는 등 절반으로 깎아 준다는 주장이다. 이 원장은 “사모운용 중에서도 해외주식을 많이 하는 경우에는 금투세를 도입할 시 해외 포트폴리오가 늘어날 것이라 얘기하는 분도 있다”면서도 “확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과도한 심리적 불안 조성은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6.02 I 김보겸 기자
'종부세 개편' 급물살…정부, '다주택 중과' 손볼 듯
  • '종부세 개편' 급물살…정부, '다주택 중과' 손볼 듯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가 불붙으면서 정부에서도 개편 방안 검토에 나선 것이다. 우선은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부터 낮추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2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길 종부세 개편의 우선순위로 다주택 중과세율 폐지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이다. 일반세율과 중과세율로 이원화된 종부세 세율 체계를 일원화한다는 의미기도 하다.현재 종부세는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을 기준으로 △12억~25억원 2.0% △125억~50억원 3.0% △150억~94억원 4.0% △194억원 초과 5.0%의 중과세율이 각각 적용된다. 각 구간의 기본세율 1.3%, 1.5%, 2.0%, 2.7%의 2배 수준이다.앞서 2022년 세법개정으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폐지되고 기본세율(0.5~2.7%)로 전환된 바 있다.3주택 이상 다주택자 중과세율은 유지됐다. 다만, 최고세율이 종전의 6.0%에서 5.0%로 1%포인트 낮아지고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에만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쪽으로 완화됐다.당초 정부·여당은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도 징벌적 중과를 완화(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부동산 투기 조장’이라는 민주당 반발 속에 일부 완화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진 결과다.반면 야당에서 거론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상징되는 고가 아파트로의 쏠림현상을 심화시켜 특정 선호지역의 집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저가 다주택자와의 과세형평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5억원짜리 3채를 보유했다면 최고 2.0%의 세율을 적용받지만, 20억원짜리 1채라면 최고세율이 1.3%에 불과하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종부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1주택자와 다주택자 이슈 등이 있고 야당 공식 의견이 나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2024.06.02 I 김은비 기자
“올해 유산취득세 원포인트 개편 추진해야…지방세 부담 고려도"
  • “올해 유산취득세 원포인트 개편 추진해야…지방세 부담 고려도"
  •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올해는 유산취득세만 국회에서 얘기해본다면 전선을 좁혀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광의의 상속 단계에서 취득세를 대표로 한 지방세 측면의 지원책도 동반돼야 한다.”(허원제 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한국조세학회는 31일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가업승계 관련 상속·증여세 개편 방향’을 주재로 2024 춘계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한국조세학회 제공)한국조세학회는 31일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가업승계 관련 상속·증여세 개편 방향’을 주재로 2024 춘계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황상현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의 발표에 이어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 허원제 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최승문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의 토론으로 진행됐다.발제자로 나선 황상현 교수는 ‘상속세제 개편방향:기업 승계를 중심으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인 상속세 최고세율과 함께 최근 20년 사이 상속·증여세수가 빠르게 증가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세 부담 완화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현행 제도에 대해 개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해법을 장·단기로 나눠 당장은 현행 제도 아래서 한계점을 고쳐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제도 자체를 새로 이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상속인을 중심으로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상속이 이뤄지는 시점을 자본 이득의 시점으로 과세하는 자본이득세 등이 대표적이다.이와 관련해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정책 대안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가업승계가 경제·사회적으로 바람직하느냐에 대해서는 모든 경우에서 생각해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창업주가 일군 기업을 후손들이 계속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 건 ‘감정적 가치’이고, 이게 바람직하게 발현되는 경우는 후손들의 경영력이 다른 대안보다 출중하고 기업에 대한 그들의 관심과 열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2세 법인 창업으로 현행 과세특례 제도를 십분 활용해 상속세 부담 0원으로 2조원 대 가업을 승계한 쿠쿠전자의 예시를 들며 “세금 납부 계획을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한데도 공제를 활용하지 않는 데 대해 합리적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결국 세제 개편 논의는 감정적 가치에 기반하기 보다는 제도 자체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합리화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특히 현재 다차원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속서에 관한 논의를 실효적으로 끌어가기 위해서는 ‘유산취득세 전환’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자본이득세이지만 추후 점진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자본이득세 전환, 최대주주할증 폐지 등 상속세 개편된 여러 논의를 한꺼번에 얘기하면 전선만 넓어진다”고 꼬집었다.허원제 연구위원은 “지방세 측면에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세인 상속세보다 먼제 내는 게 지방세인 취득세인데, 수도권 과밀억제 권역에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취득세 중과 기준 세율을 적용받는 등의 이유로 가업 상속 시 실질적인 체감 부담은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그는 “상속세 최고세율에서 최대주주 할증때문에 10% 올라가는 게 크다고 말하지만, 정확히 그런 현상이 이미 취득세에서부터 구현됐다”면서 “국세 세목으로 상속세만 볼 게 아니라 지방세 측면에서도 지원해줘야 할 합리성이 있는지 심도깊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국조세학회는 31일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가업승계 관련 상속·증여세 개편 방향’을 주재로 2024 춘계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한국조세학회 제공)상속·증여세 관련 논의에서 이중과세 문제에 천착해서는 큰 그림을 놓친다는 우려도 나왔다. 최승문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차피 세금을 떼고 번 돈으로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득세 정도를 빼면 다 이중과세가 된다”면서 “이중과세냐 아니냐가 중요하기 부다는 실제 세 부담에 얼마나 되느냐에 정책 논의를 맞춰야 한다”고 짚었다.그러면서 “상속세 논의와 관련해서 형평성의 문제는 정치적이지만 정부나 국회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국민의 선호를 모아야 한다”면서 “이는 국민이 상속세에 대해 충분히 잘 알아야 한다는 의미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아울러 가업승계 시점보다는 그 이후의에 정책적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가업승계 이후 세액공제 지원이나 공공입찰 시 혜택을 주는 등이 대표적이다. 김선엽 대표는 “가업을 이어가 고용을 유지하는 등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제도의 본래 목적을 살리기 위해서는 가업승계를 한 뒤 사업을 더 잘 꾸려나가게 하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면서 “가업승계를 통해 경영수업을 받고 보다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요건을 완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2024.05.31 I 이지은 기자
"가업상속공제, 세부담 완화 실효성 없어…모든 기업 확대해야"
  • "가업상속공제, 세부담 완화 실효성 없어…모든 기업 확대해야"
  •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상속인들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취지의 현행 ‘가업상속공제’ 가 한정적인 대상과 까다로운 요건으로 인해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중소·중견기업 경영자들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이용 건수는 2021년 기준 연간 100여건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현재 중소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에 제한한 대상을 일반 대기업으로까지 풀어줘야 한다는 제언이다.황상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31일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열린 ‘2024 한국조세학회 춘계학술세미나-가업승계 관련 상속·증여세 개편 방향’에 참석해 ‘상속세제 개편방향:기업 승계를 중심으로’를 발제하고 있다. (사진=한국조세학회 제공)황상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31일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열린 ‘2024 한국조세학회 춘계학술세미나-가업승계 관련 상속·증여세 개편 방향’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속세제 개편방향:기업 승계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이에 따르면 지난 2000년 989억원이었던 상속·증여세수는 2021년 15조원 수준까지 올라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은 0.152%에서 0.721%까지 올라갔는데, 특히 2015년 이후 상승세가 급격했다.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0.1%대를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경향이다. 우리나라 총 조세 수입 대비 상속·증여세수의 비중은 2021년 기준 2.4%에 그친다. 그러나 OECD 평균(0.419%)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전체 세수에서 비중 자체가 큰 세목은 아니지만 국제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기업 경영권 승계를 부담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해석이다. 황 교수는 “소득재분배와 공평과세의 취지이나 과표를 5개 구간에 한정하고 세율도 높은 수준”이라며 “OECD 국가 중 2번째로 높은 상속세 최고세율(50%·직계비속 기준)을 유지하고 있는 한 중산층의 세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정부는 세율을 조정하는 정공법 대신 가업상속공제를 통한 우회로를 쓰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에는 적용대상 중견기업의 범위를 매출액 4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상향하고 피상속인 요건, 공제금액 등을 손봤고 지난해에는 사후관리 요건을 완화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정부의 조정이 수혜자들이 체감할 정도로의 실질적인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가업상속공제 이용 건수는 110건(3475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영국, 독일 등과 같이 대상 제한을 풀어줘야 한다는 게 황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이 자산총액 5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과 매출액 5000억원 이하의 중견기업으로 제한돼 있고, 피상속인 10년 이상 가업영위 등 엄격한 사전요건은 물론 고용 유지 등 사후 관리 요건까지 충족해야 해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해외 국가 대부분은 적용 대상이 모든 기업인 데다가 적용 요건은 완화돼 있고 사후 관리기간도 우리나라(5년)보다 훨씬 짧다”고 강조했다.결국 가업 승계를 두고 재투자 보다는 자산 매각 또는 배당 증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하는 현행 상속세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로는 ‘투 트랙’으로 설정했다. 단기적으로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 수준까지 내리고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공익재단을 통한 기업 승계의 길을 터 줘야 한다는 제언이다. 황 교수는 “해외의 경우 지주사를 공익법인으로 나머지 자회사를 관리하는 형태를 통해 경영권 승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규제가 많아 재단을 통한 가업승계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로, 기업은 가업을 승계하고 공익재단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해볼 만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2024.05.31 I 이지은 기자
중국의 경고 “미국, 앞으로 더 큰 손해 볼 수 있어”
  • 중국의 경고 “미국, 앞으로 더 큰 손해 볼 수 있어”
  •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자국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 등 제재를 가하는 미국에게 보복 대응을 경고했다. 한편으로는 대만산 제품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하며 대만 압박을 강화하는 분위기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중국중앙TV(CCTV) 모기업인 중앙방송총국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위옌탄톈을 통해 외교 관계자 말을 인용해 “미국의 무리한 대중국 압박에 대해 중국 측은 충분하고 효과적인 대응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이 더 큰 손해를 볼 것인지는 미국 측 성의와 실제 행동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지속되고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이 계속 새로워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미국은 지난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 중국 기술기업 투자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다. 최근에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25%에서 100%로 올리는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 방침을 발표했다.중국도 미국에 대한 제재를 가하며 대응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올해 들어 미국 기업과 개인에 대해 4차례 제재를 발표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2일로 미국 군수 기업 12곳과 기업 고위 관리 10명에 대해 자산 동결 및 입국 불허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달 11일에는 대만 무기 판매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미국 군수 기업 제너럴아토믹스 항공 시스템과 제너럴다이내믹스 육상 시스템을 제재했다.주펑 난징대 교수는 위옌탄톈에 “중국은 대미 제재를 가할 때마다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해치는 기업과 개인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중국은 미국에 대응하는 동시에 대만 대상으로는 과세 감면 중단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날 대만이 일방적으로 중국산 제품에 차별적 금지·제한 조치를 취했다며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일부 제품 관세 감면을 추가로 중단한다고 밝혔다.이번에 관세 감면이 중단된 대만산 제품은 플라스틱·금속 제품, 리튬이온 배터리, 차량 부품, 골프 장비 등 134종이다. 관세 감면 중단은 6월 15일부터 시작된다.중국과 대만은 2010년 ECFA를 체결하고 2013년 1월부터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에 무관세나 저율 관세 혜택을 적용했다.하지만 대만 총통 선거를 앞뒀던 지난해 12월 대만산 프로필렌, 부타디엔, 이소프렌, 염화비닐 등 12개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대만을 압박했다.중국은 지난 20일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이 취임한 후 육·해·공·로켓군을 동원해 대만 포위 훈련을 실시하며 무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024.05.31 I 이명철 기자
대통령실 "종부세 완전 폐지 바람직…과도한 세금 적절치 않아"
  • 대통령실 "종부세 완전 폐지 바람직…과도한 세금 적절치 않아"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대통령실이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세금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대통령실 관계자는 31일 “부동산 보유에 대한 과도한 세금은 적절치 않다는 점에서 종합부동산세는 완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는 종부세의 다양한 왜곡 중 한 부분만을 건드린 것으로 근본적으로 한계”라며 “이에 종합부동산세 전반을 재검토하여 과세형평 및 시장안정에 기여하도록 제도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종부세 폐지·완화 논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편, 종부세 폐지에 무게를 두면서 여러 가지 세제 개편 방안을 검토 중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시사했고,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종부세제를 총체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전날 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일부에서 제기되는 종부세 폐지·개편·완화 논의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재산세를 비롯한 세제 개편안에서 종부세 부담을 추가로 대폭 완화할 수 있는 종부세법 개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한편 정부는 상속세제 개편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대통령실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이, 최대주주 할증평가 개선, 밸류업 우수기업 가업승계부담 완화,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 시장에서 요구하는 대안에 대해 공청회 등을 거쳐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유산취득세 도입 여부 등의 구체적 방향은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2024.05.31 I 박태진 기자
野 이해식 "종부세, 일부 억울한 측면 보완 논의하고 있어"
  • 野 이해식 "종부세, 일부 억울한 측면 보완 논의하고 있어"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헌법재판소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합헌이라고 결정한 가운데 ‘1가구 1주택 무소득자’의 과세 등을 보완하는 방안을 당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민주당이 추진 중인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선 ‘이재명 맞춤형’이 아니라고 일축했다.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시스)이 수석대변인은 31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당에서는 의견이 좀 분분하긴 한데 종부세 자체를 폐지하자고 하는 주장은 극히 일부”라며 “다만 ‘실거주하는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는 배제할 수 있다’ 이런 입장을 가진 분들이 좀 많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국가 균형 발전·자치 분권을 강화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세원인데, 이걸 전체를 배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다만 1가구 1주택에 대한 소득이 없는 분이 고가의 집을 가지고 있다고 종부세를 물게 하면 어떤 면에서는 좀 억울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들을 보완해야 된다 정도의 논의를 지금 민주당에서 하고 있다”고 전했다.이 수석대변인은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보고가 있었던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 “차제에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재명 당대표도 선수별 의원 모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다음에 확정할 것”이라며 “2만명이 넘는 당원들이 탈당을 했고 또 지지율까지 출렁거리면서, 이것이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하나의 내용 자체가 변하는 변곡점 아니냐 이런 판단을 하고 있다”고 했다.아울러 “정보통신, 특히 스마트폰의 발달로 거의 대부분의 정치적 정보가 당원들한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원내 중심 정당으로는 맞지가 않다”면서 “대중 정당으로 가야 하고 특히 직접 민주주의적인 요소를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여론, 또 우리 당원들의 어떤 여론, 그리고 일부 의원들도 그렇게 계속 주장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또 “이렇게 문제 제기가 시작이 돼서 (국회의장단과 원내대표 경선에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20%까지 안으로 제출이 됐다”면서 “이게 실제 몇 % 정도 반영이 될지 또는 안 될지는 조금 더 당내 토론 숙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이번 당헌·당규 개정이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 연임과 대권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선에 대해선 “실제 대선 1년 전에 사퇴하는 조항은 그대로 둔다. 그걸 없애는 건 아니다”면서 “다만 단서 조항이 없어 예를 들면 ‘천재지변이라든가 국가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달리 정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되는데 규정이 없어서 보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어 “이 조항을 좀 개선해야 된다고 하는 건 이낙연 대표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이번에 와서 이걸 손질을 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전까지 사퇴하는 것으로 국민의힘 당헌도 그렇게 돼 있다. 그런 점들을 볼 때 우리 당헌이 조금 완결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보완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4.05.31 I 김범준 기자
금투세 첫 촛불집회, 동학개미 ‘어게인 2020’ 될까
  • 금투세 첫 촛불집회, 동학개미 ‘어게인 2020’ 될까[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오늘(30일) 22대 국회가 개원했습니다. 21대 국회가 종료되는 어제,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키워드로 검색해 봤습니다. 21대 국회에 발의된 자본시장법 개정안 중 92건이 계류 중이었습니다. 오늘 22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이 92건의 자본시장 관련 개정안 모두 폐기됐습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법안이 많이 폐기돼 아쉬움이 큽니다. 21대 국회에서 폐기됐지만 22대 국회에서 재발의 돼 재논의 돼야 할 법안도 많습니다. 그리고 22대 국회에서 새롭게 추진이 예고된 법안도 주목됩니다. 정국 향배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끼칠 자본시장 이슈나 법제도 봇물처럼 쏟아질 전망입니다. 192석의 야당과 108석의 여당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특히 오늘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올해 처음 열렸습니다. 금투세는 21대 국회 첫해인 2020년부터 도입 논의가 시작됐는데, 22대 국회에선 시작부터 폐지 논의가 불붙었습니다. 이 향배가 어떻게 될지도 자본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큽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22대 국회 주목되는 자본시장 법안’ 주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회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금투세 추이를 전망하면?△우선 22대 국회에서는 금투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오늘 오후 5시에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올해 들어 금투세 관련 첫 촛불집회입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늦어도 8월까지 여야 합의로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며 “주식시장에 참혹한 하락 쓰나미를 몰고 올 금투세는 일단 폐지 후 (우리 증시가) 진정한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선 뒤에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1월2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며 금투세 폐지를 처음으로 예고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하고, 1400만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막대한 타격이 나타날 수 있다”며 폐지를 촉구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7월말 내년도 세법 개정안을 공개하면서 금투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관건은 금투세 폐지 법안이 처리될지 여부잖아요. △현재로선 처리가 어려울 전망입니다. 왜냐하면 현행 소득세법은 내년 1월부터 금투세를 시행하기로 확정된 상황입니다. 22대 국회는 여소야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금투세를 2020년에 처음으로 추진한 게 문재인정부였고 그 당시도 민주당이 다수당일 때입니다. 물론 그 뒤로 계속 시행이 유예돼 왔지만, 민주당은 자신들이 만든 금투세를 스스로 폐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명분도 있는 상황이고요. 실제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번 달 윤 대통령의 기자간담회 다음 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금투세를 도입하면 우리 주식시장이 폭망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전혀 근거 없는 공포를 과장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금투세를 시행할 방침입니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2020년에 여야 간 어렵게 합의해서 준비와 유예기간을 거쳐 이제야 시행하려는 것”이라며 “일단 금투세를 시행하면서 미비점이 발생하면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투세 관련해 “투자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건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궁극적으로 주식시장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련해서 저는 향후 논의 과정이 ‘어게인 2020’이 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고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국회사진취재단)-‘어게인 2020’이라고요?△2020년 상황이 재연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인데요. 2020년에 금투세가 발의됐을 때 제가 당시 기재부 출입기자로서 금투세를 지근거리에서 살펴봤습니다. 그 당시에는 금투세가 지금만큼 논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당시는 주식양도세 대주주 요건이 논란의 핵심이었습니다. 2020년 당시 기재부는 주식양도세 대주주 요건을 2021년부터 예정대로 3억원으로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같은 대주주 3억원 요건은 해당 주식 보유자를 비롯해 친가·외가 조부모, 부모, 자녀, 손자·손녀 등 직계존비속과 배우자 등이 보유한 물량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었습니다. 당시 코로나가 한창인 때로 주식 투자가 늘었고 수익도 괜찮은 때이다 보니 논란이 거셌습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를 친가·외가의 할머니·할아버지, 부모, 자식, 손자까지 합산해 3억원 이상 갖고 있으면 세금을 때린다고 하니 조세저항이 커졌습니다. 특히 과거와 달리 각자 떨어져 살고 있어 가족들 주식 보유 현황을 파악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가족 합산을 하는 것은 ‘현대판 연좌제’라는 비판도 제기됐고요. 그당시에 ‘개미 호주머니를 터는 거냐’는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컸습니다. 결국 어떻게 됐을까요? 그당시 기재부는 금투세를 도입하는 원안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수정안과 유예안에 동의하면서 수정안·유예안이 의결됐습니다. 특히 당시는 민주당이 다수당인 때였는데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는 게 결국 무산됐습니다. 가족 합산하는 규정은 사라졌고요. 그때 ‘동학개미의 승리’라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이번에 개인 투자자들이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민주당에서 오늘부터 열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어게인 2020’이 재연될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민주당이 다수당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싸그리 무시하고 내년 1월에 원안을 강행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금투세 논란이 제2 종부세 논란처럼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종부세의 직접적인 과세 대상이 강남 등 일부 자산가였지만, 문재인정부 당시 종부세 등 세금으로 집값 잡으려다 집값 전체가 들썩이고 부동산 대란이 났습니다. 이처럼 금투세도 1% 증시 투자자에 세금 매기려다 과세로 인한 대주주 이탈과 전반적 투심 악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습니다. (참조 이데일리 5월14일자 <“금투세는 제2 종부세”…대토론 필요한 이유[최훈길의뒷담화]>)지난해 4월 주가조작 사태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 호안 투자자문사 대표가 지난해 5월1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금투세 이외에 어떤 법안을 주목하면 좋을까요?△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 2개가 특히 아쉽고 안타까운데요. 하나는 주가조작 대책 법안이고, 다른 하나는 상법 개정안입니다. 우선 주가조작 대책 법안부터 말씀드리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로 적발된 혐의자를 엄벌하는 법안이 폐기돼서 안타까운데, 이같은 법안이 22대 국회에서 재발의 돼 추진될지 주목됩니다. 작년에 4월에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나흘 만에 시총 8조원이 증발했고, 가수 임창정 씨까지 연루됐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주가조작 처벌이 솜방망이잖아요. 여의도에서는 ‘주가조작으로 세게 돈을 땡겨서 빼돌린 다음에 잠깐 감옥 갔다 와서 간판 바꿔 달고 새로운 대표 명함 파고 다니면 된다’는 말까지 나돌았는데요. 그래서 금융위원회가 주가조작 등 불공정행위 전력자에 대해 ‘최대 10년간 주식 거래 금지’, ‘상장사 임원 선임 금지’ 등의 시장에서 퇴출 조치를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21대 국회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습니다. 해외에 비하면 이같은 제재도 약한 편인데 법안이 폐기된 게 안타깝습니다. -미국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주가조작 등 증권범죄를 엄벌하고 있잖아요.△그렇습니다. 작년 11~12월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취재를 갔을 때 느꼈던 게 있습니다. 미국 증시가 꾸준히 우상향하는 것은 엔비디아처럼 글로벌 기업이 있는 측면이 크지만 제대로 된 자본시장 제도가 뒷받침해주는 측면도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례로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극을 벌인 버나드 메이도프는 2009년에 징역 150년, 종식형을 선고받았습니다. SEC에 물어보니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중대 증권범죄로 한 번이라도 위법 행위를 하면,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10년 시장 퇴출’ 법안도 폐기된 것을 보면, 우리나라와 미국 제도 간 차이가 큽니다. 관련해 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한국형 페어펀드(Fair Fund·공정배상기금)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주목됩니다. 페어펀드는 미국에 있는 제도인데요, 예를 들어 주가조작 과징금을 걷으면 우리나라는 국고로 들어가는데, 미국은 페어펀드에 적립을 합니다. 그래서 이 적립금으로 주가조작 피해자 손실을 배상하고 내부고발자에게 보상도 하는데요, 우리나라도 이같은 제도를 22대 국회 때 도입하기로 해 주목됩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를 취재해 보니 보상을 하려면 과징금으로 기금이 많이 모여 있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점, 배상이나 보상 규모를 정확하게 산정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요. 금융위와 민주당 간 이견이 좁혀질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참조 4월18일자 <“주가조작 과징금으로 피해자 배상” 도입 난항>)(그래픽=김정훈 기자)-안타까운 두 번째 폐기 법안은 상법 개정안인데, 이건 22대 국회에서 재논의가 될까요?△이 법안은 22대 국회에서 부활돼 재추진될 것으로 보여서 주목됩니다. 21대 국회서 이용우·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 상법 개정안입니다. 핵심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의 비례적 이익과 회사(이용우 의원안)’ 또는 ‘회사와 총주주(박주민 의원안)’로 개정하는 것입니다. 이 법안 내용은 이재명 대표도 개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22대 민주당 총선 공약에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 내 ‘주주의 비례적 이익’ 추가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 검토” 내용으로 포함돼 있습니다. 22대 국회에서 논의가 예상됩니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렇게 상법이 개정되면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속내를 보면 회사 이사들을 상대로 소액주주들이 소송을 걸 수 있어서, 소송 남발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당이나 정부 입장이 중요합니다. -상법 개정안 관련해 여당이나 금융당국 입장은 어떤가요?△이 상법 개정안이 기업의 지배구조, 거버넌스 개혁과도 관련된 내용이라 친기업을 표방한 현 정부와 여당은 상법을 개정하는데 난색을 표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류가 변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주 화요일(28일) 금투협이 주최한 밸류업 관련 국제 세미나에서 이렇게 축사를 했습니다. 이 원장은 “그동안 쪼개기 상장 등 투자자 이익에 반하는 기업의 의사결정 사례가 반복되고 있으나, 소액주주에 대한 법적 보호수단 미비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한편, 법제화를 통해 경영판단 원칙을 명료하게 해 실효성을 확보하는 등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보다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각종 밸류업 정책이 발표됐는데 현 상황에서 보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이제는 ‘거수기 이사회’에서 벗어나 ‘거버넌스 개혁’이 필요한다는 지적인데요. 공감가는 지적입니다. 이 원장의 이같은 시각은 야당의 상법 개정안과도 결이 같아서요, 상법 개정안 논의는 22대 국회에서 주목되는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2024.05.30 I 최훈길 기자
금투세 폐지 첫 촛불집회 열렸다…22대 국회 격돌
  • 금투세 폐지 첫 촛불집회 열렸다…22대 국회 격돌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후진적 증시 환경인 우리나라에는 어울리지 않는 시기상조 법안입니다. 주식시장에 하락 쓰나미를 몰고 올 금투세는 일단 폐지한 뒤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선 뒤 다시 논의해야 합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22대 국회가 개원한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투세 폐지’ 촉구 촛불집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한투연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1일 도입하면 증시가 폭락할 수 있으니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금투세 폐지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김보겸 기자)정 대표는 “금투세가 시행되면 연말정산 대상 2000만명 중 이자소득과 주식·채권투자 및 펀드 등 수익이 연 100만원 이상이면 인당 150만원 부양가족 인적공제가 제외된다”며 “주식과 무관한 수백만명 이상 국민을 가난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사모펀드에 가입한 부자들의 세금만 깎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금투세 시행으로 사모펀드에 가입한 부자 세금을 44.4% 깎아주면 최소한 10조원 이상 세수가 감소할 것”이라며 “금투세 시행으로 세수 1조5000억원이 늘어난다고 쳐도 증시 몰락으로 거래량이 급감해 거래세가 줄어드는 것만 2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세는 애초 지난 2020년 여야 합의를 통해 2023년부터 도입하려고 했다. 지금까지 주식 투자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았으니 조세 형평성을 위해 과세하자는 취지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을 환매 및 양도할 때 발생하는 소득을 금융투자소득으로 묶어 세금을 매긴다. 이익과 손실을 합쳐 연간 5000만원까지는 공제하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20%, 3억원이 넘는 부분에 대해선 25% 세금을 내도록 한다. 지난해 시행 예정이던 금투세는 여야 합의로 2년 연기됐다. 정부와 여당은 한국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외 증시로 이탈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며 “국회에 강력히 협력을 요청하고 특히 야당에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수차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지난 28일 “과거 기준대로 금투세 시행을 강행하면 우리 자본시장의 버팀목이 되는 1400만 개인투자자의 우려와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를 부양하는 밸류업 프로그램과도 상충될 수 있다고도 했다. 30일 한투연 금투세 폐지 시위 참가자가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벽보를 붙이고 있다.(사진=김보겸 기자)175석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여전히 금투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도 예정대로 금투세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22대 국회에 입성한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2020년에 여야 간 어렵게 합의해서 준비와 유예기간을 거쳐 이제야 시행하려는 것”이라며 “일단 금투세를 시행하면서 미비점이 발생하면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투자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건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궁극적으로 주식시장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이에 따라 합리적인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4.05.30 I 김보겸 기자
헌재, 강화된 종부세 위헌 논란 일축…"재산권 침해 아냐"
  • 헌재, 강화된 종부세 위헌 논란 일축…"재산권 침해 아냐"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문재인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강화하기 위해 종부세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시가격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해마다 올린 것 등 위헌 논란이 제기됐던 구 종부세법 조항들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사진=게티이미지헌재는 30일 2020년 귀속 종합부동산세의 납세의무자, 과세표준, 세율 및 세액, 세부담 상한 등에 관한 구 종부세법 제7조 제1항,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 종합부동산세법 제9조 제3항, 구 종합부동산세법 제9조 제4항 내지 제7항, 제10조, 종합부동산세법 제13조 제1항, 제2항, 제14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6항, 구 종합부동산세법 제14조 제7항, 제15조 제1항, 제2항에 대해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다.청구인들은 모두 2020년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인 2020년 6월 1일 기준 주택이나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들 주소지 관할 세무서장들은 같은 해 11월18일 청구인들에게 2021년 귀속 종합부동산세 및 농어촌특별세를 결정·고지했다. 청구인들은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과정에서 종부세법 일부 조항들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다. 그러나 신청이 기각되자 각각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들이 조세법률주의, 포괄위임금지원칙, 과잉금지원칙, 조세평등주의,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헌재는 “청구인들은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 의해 결정·공시되는 ‘공시가격’에 의해 주택분 종부세의 납세의무자를 정하도록 하고 있는 종부세법 제7조 제1항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관련 규정들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법률이 직접 공시가격의 산정기준, 절차 등을 정하고 있지 않다고 보기 어렵고, 국토부 장관 등에 의해 공시가격이 자의적으로 결정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이어 ‘공정시장가액비율’ 부분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 이유로 “종부세 부과를 통한 부동산 투기 억제 및 부동산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의 상황에 탄력적·유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으므로, 종부세 과세표준 산정을 위한 조정계수에 해당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하위법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종부세법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분의 60부터 100분의 100까지의 범위 내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하위법령에 정해질 공정시장가액비율의 내용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정대상지역’이란 주택 분양 등이 과열되거나 과열될 우려 등이 있는 경우 주택 시장의 안정 및 부동산 가격의 형평성 제고 등을 위해 국토부 장관이 주거정책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하는 지역이라고 해석된다”며 ‘조정대상지역’ 부분이 과세요건명확주의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봤다.그밖에 주택 수 계산에 관한 사항을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을 인정했다. 관련 규정에 비춰보면 하위법령에 규정될 주택 수 계산의 범위도 충분히 예측 가능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종부세가 주택이나 토지 소유자들과 그 이외 재산 소유자들을 차별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주택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조건이 되는 생활공간인 만큼 주택과 토지를 다른 재산권의 대상과 달리 취급해 종부세를 부과하는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이은애·정정미·정형식 재판관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소유자에 대한 중과세를 규정한 부분’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는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들 3명의 재판관은 “어느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이 지역에 2주택을 소유한 이들에게는 부동산 투기 목적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형평에 반할 우려가 있다”며 “조정대상지역 중과 조항이 조세부담 형평을 제고하거나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 된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헌법재판소
2024.05.30 I 성주원 기자
금투세 반발 거세진다…오늘 ‘금투세 폐지’ 첫 촛불집회
  • 금투세 반발 거세진다…오늘 ‘금투세 폐지’ 첫 촛불집회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30일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가운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촛불집회가 열린다. 정부·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취지에서 금투세를 부과해야 하며 금투세 폐지는 부자감세라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30일 오후 5시에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한투연은 “늦어도 8월까지 여야 합의로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며 “주식시장에 참혹한 하락 쓰나미를 몰고 올 금투세는 일단 폐지 후 (우리 증시가) 진정한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선 뒤에 재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금투세는 개인투자자 독박과세라는 치명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우리 주식시장 수준과 비슷한 국가 중 과연 어느 나라가 금투세를 시행하고 있는지, 시행 시 주가 하락이 없다는 입장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이데일리DB)금투세는 주식·펀드·채권·파생상품 등을 거래해 발생하는 소득이 일정 금액 이상이면 초과분에 20% 이상 세율을 적용하는 세금이다. ‘일정 금액’ 기준은 주식의 경우 거둔 연간 수익이 5000만원 이상, 기타 금융상품의 경우 연간 250만원 이상일 경우에 해당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0년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같은 해 여야는 해당 개정안을 처리해 2023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투자자 반발 등으로 2022년 12월23일 당시 여야는 소득세법을 개정해 금투세 도입 시기를 2025년 1월로 연기했다. 신우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과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금투세 대상자는 주식 투자자 7만1000~11만1000명(2014~2017년 기준)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자 증가로 금투세 대상자가 15만명 안팎으로 늘어났을 경우, 전체 주식 투자자 1440만명(2022년 기준)의 1% 수준이다. (참조 이데일리 5월14일자 <“금투세는 제2 종부세”…대토론 필요한 이유[최훈길의뒷담화]>)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연간 5000만원 이상 버는 상위 1% 투자자들이 세금을 새로 내면 끝나는 문제가 전혀 아니다”며 “5만명이 10억원 씩을 현재 한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투자금은 최소 150조원에 달하며, 이는 한국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 약 2500조원의 6%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1월2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달 9일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하고, 1400만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막대한 타격이 나타날 수 있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금투세를 시행할 방침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경제위기 상황에서 부자감세로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소득 격차만 더 늘리는 조세정책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금투세를 도입하면 우리 주식시장이 폭망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전혀 근거 없는 공포를 과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5.30 I 최훈길 기자
예·적금보다 영구채…우리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사볼까
  • [마켓인]예·적금보다 영구채…우리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사볼까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신종자본증권을 찍는다. 우량한 신용등급과 높은 금리 매력에 리테일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우리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총 2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 중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오는 6월 1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9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희망 금리 수준으로는 3.8~4.4% 수준의 고정금리를 제시했다. 주관 업무는 교보증권과 키움증권이 맡았다.이번에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연내 콜옵션(조기상환권)이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 차환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 10월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5000억원 규모 자본성증권 콜옵션 행사 시점을 앞두고 있다.통상 금융권 자본성증권은 5년 뒤 조기상환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콜옵션 조항이 붙는다. 새로운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차환하는 형태로 콜옵션을 이행하는데, 표면상 만기(10~30년)와 달리 시장에서 인식되는 만기는 5년이라는 걸 의미한다.또 신종자본증권의 매매 차익에는 비과세가 적용된다. 연내 기준금리 하락으로 인해 채권 가격이 오르게 된다면 비과세 혜택에 더불어 매매 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다만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는 연초와 비교했을 때 소폭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실제로 올해 금융지주사들 중 가장 먼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던 신한금융지주는 총 4000억원 규모로 연 4.49%에서 발행 금리를 결정지었다. 가장 최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KB금융지주는 총 3400억원 규모로 연 4.39%에서 발행하며, 1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가량 하락했다.예·적금과 달리 발행사가 파산할 경우도 유의해야 한다. 예·적금은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예금자 보호 한도에 따라 5000만원까지 보장이 가능하다.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채로 채무 변제순위가 낮은 데다 발행사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채무상환 및 이자 지급 의무가 모두 없어지게 된다.우리금융지주 신용등급 및 전망은 국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A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은 채무 변제순위와 정부지원에 앞선 손실 부담을 반영하기 때문에 신용등급 대비 2노치(notch) 낮다. 이에 따라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 및 전망은 ‘AA-(안정적)’으로 평가된다.채권시장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사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희박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발행의 목적 자체가 발행사의 자본 보강을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조기상환 등의 차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답했다.
2024.05.29 I 박미경 기자
"법인세 폭탄" 글로벌 최저한세 대비 나선 국책은행
  • "법인세 폭탄" 글로벌 최저한세 대비 나선 국책은행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주요국 다국적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매기는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가 도입되며 국책은행들도 자문 용역을 추진하는 등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과세체계가 변화하면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전날 글로벌 최저한세 업무 컨설팅 용역을 발주했다. 기업은행은 △글로벌 최저한세 납부금액 계산 △글로벌 최저한세 검토보고서(해설서) 최종본 작성 △국가별 실효세율 산출 등 10가지의 업무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2월 산업은행도 글로벌 최저한세 대응을 위한 회계법인 선정 공고를 냈다.기업은행 관계자는 “글로벌최저한세 도입에 따른 은행의 영향분석과 법인세 신고, 납부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컨설팅 용역법인 선정을 추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글로벌 최저한세는 우리나라에 모회사를 두는 다국적 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현지 최저한세율(15%)에 미달하는 세금을 내면 지주사 등 모기업에 추가 세액을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다. 연결 재무제표상 매출액이 7억 5000만유로(약 1조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적용하며 2025년도 법인세 부과부터 반영할 예정이다. 글로벌 최저한세 적용 대상 국내 기업은 200여 개다.글로벌 최저한세는 올해 시행됐지만 2026년까지 전환기 적용면제 특례 규정을 적용한다. 전환기 적용면제 특례는 2026년까지 매출액·이익, 이익 대비 법인세 비중, 초과이익 요건 중 하나 이상을 충족한 기업에 추가세액 납부 의무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특례는 원칙적으로 모든 기업이 신청할 수 있다.글로벌 최저한세는 금융권보다는 수출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최용환 율촌 변호사는 “우리 수출기업과 각국 과세당국 간 조문 해석상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조세 분쟁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금융권은 제조업계와 달리 해외 진출 시 세제혜택 등을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금융권의 해외 진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에 따른 영향을 다른 산업군에 비해 적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해외진출 확대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는 게 중론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총수익의 40%를 해외 수익으로 채우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2030년까지 해외 사업 수익 비중을 30%로 달성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또한 지난해 10월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을 25%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4대 금융도 글로벌 최저한세 대응태세에 돌입한 상태다.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은 해외 진출 시 세제혜택 등도 거의 받지 못한다”며 “과세체계가 변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위험성 등을 점검하는 차원이다”고 말했다.
2024.05.29 I 송주오 기자
일본 금융청 국장이 손꼽는 '밸류업 성공 비결 3가지
  • 일본 금융청 국장이 손꼽는 '밸류업 성공 비결 3가지
  • 호리모토 요시오 일본금융청 국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봉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기업의 내부 유보금과 가계의 초과 저축을 투자로 이끌어낸 것이 일본 증시 반등의 핵심입니다.”지난 1년간 일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세계에서 가장 크게 오른 시장 중 하나로 떠오른 배경으로는 일본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손꼽힌다. 엔저에 따른 외국인의 자금 유입도 증시에 도움이 됐지만,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증시 저평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실제로 니케이 지수는 밸류업 시행 전인 2022년 6월까지만 해도 2만6000선에 머물렀으나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다 올해 3월에는 4만1000선을 넘어서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호리모토 요시오(Yoshio Horimoto) 일본금융청 국장은 일본판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 전략의 중 하나로 기업과 가계의 이른바 ‘잠자는’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이끈 구조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자산운용 입국’ 계획이다.호리모토 국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일본의 가계자산 2200조엔의 50%가 예금, 보험, 원금 보장형 금융자산에 쏠려 있었다”며 “이를 유가증권 시장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실행하며 증시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사는 위탁받은 자산을 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은 자금을 제대로 투자해 이를 가계에 환원하도록 하는 규제 감독을 강화했다”며 “또한 기업이 지배구조를 개혁, 투자자와 잘 소통하는 곳만 살아남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호리모토 국장은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총리를 포함한 정부 고위 관계자가 직접 발로 뛴 것이 실제로 자금 유입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총리를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가 국내외 투자자들과 일대일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며 “주요 금융시장을 보유한 나라와 협력을 위해 체제도 정비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구조개혁과 고위관계자의 노력에 더해 호리모토 국장은 세제 인센티브와 금융 교육 정책 등 시장 관계자가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증시를 밀어올리는 힘이 됐다고도 판단했다. 일본판 종합자산관리계좌(ISA)인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가 대표적이다.호리모토 국장은 “NISA는 지난 2014년부터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5명 중 1명꼴이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며 “소액투자를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투자 성과에 대한 세금을 면제한 것이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리모토 국장은 미국과 영국 등이 국가 전략 중 하나로 금융 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고려, 일본 역시 오는 8월부터 금융 교육에 나설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호모모토 국장에 이어 기조발표를 맡은 전은조 맥킨지앤컴퍼니 시니어 파트너는 이 같은 일본 밸류업 사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파트너는 특히 일본의 밸류업 정책이 10년 넘는 장기간에 걸쳐 시행되고, 주가순자산비율(PBR) 1% 미만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8% 이상 등의 밸류업 목표치를 명확하게 제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특히 전 파트너는 우리나라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일반투자자, 정부가 맡은 과제를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무엇보다 세제 지원과 같은 논쟁을 빠르게 풀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일반 기업은 이익 지표 등 개선과 자본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는 배당정책이나 과세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금융투자소득세와 상속세 등 제도적 논쟁 사항에 대해 조속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금투업계 전문가들 역시 국내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 위해선 충분한 인센티브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상무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에 대한 세제 혜택은 정치적 합의를 비롯한 세제 개편이 필요해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밸류업 장기투자 펀드 가입 시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ISA 한도 확대 등의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황성택 트러스트자산운용 대표는 “가계소득 분포를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 가계의 근로소득은 비슷한데 자산소득은 한국이 1%, 일본은 5%로 큰 차이가 난다”며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 문제 해소하려면 가계 소득과 자산을 증가시켜야 하고, 이자와 배당소득의 원천이 자본시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4.05.29 I 김응태 기자
이복현 "금투세 강행 시 1400만 투자자 혼란"
  • 이복현 "금투세 강행 시 1400만 투자자 혼란"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과거 기준대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강행하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는 올해 수 차례의 논의를 거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시장과 소통하도록 했다”며 “우리 기업과 자본시장의 밸류업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한 바 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기업과 자본시장의 밸류업을 위해 앞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이 원장은 언급했다. 그는 “우리 자본시장을 시장의 눈높이 이상으로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확장해 가야 한다”며 “자본시장의 올바른 조세체계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금투세를 강행할 시 혼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투자자는 그 이익을 향유하는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세제측면에서의 논의도 필요하다”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투세와 관련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치밀한 진단 없이 과거 기준대로 금투세 시행을 강행하면 우리 자본시장의 버팀목이 되는 1400만 개인투자자의 우려와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 원장은 수차례 금투세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금투세 도입이 국내 증시를 부양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과 상충되는데다, 개인 주식투자자가 늘어난 만큼 부자 과세라고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 원장은 밸류업을 위해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쪼개기 상장 등 투자자 이익에 반하는 기업의 의사결정 사례가 반복되고 있지만 소액주주에 대한 법적 보호수단 미비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한편, 법제화를 통해 경영판단 원칙을 명료하게 해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기업이 운영자금을 확보하거나 국민이 자산을 증식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본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 밸류업은 선택이 아닌 생존 내지 필수의 문제가 됐다”며 “밸류업을 위한 자본시장 대전환 프로젝트가 더욱 활발히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4.05.28 I 김보겸 기자
밸류업 공시 첫날 '예고'만 하나…관련 주가도 '미적지근'
  • 밸류업 공시 첫날 '예고'만 하나…관련 주가도 '미적지근'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기업이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수 있는 첫날, 시장의 기대와 달리 밸류업 공시는 단 1건에 불과했다. 공시의 내용도 4분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히겠다는 예고에 그쳤다. 본격적인 정책의 시작에도 대표적인 밸류업 관련주인 금융주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는 대신 뜨뜻미지근했다. 외국인 매수세도 쉬어가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추가 정책과 추진 의지,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가이드라인 첫 날… ‘밸류업 공시’ 달랑 하나KB금융은 27일 오전 8시 40분께 거래소 공시채널 사이트인 카인드(KIND)의 ‘기업 밸류업 공시’ 항목에 “이사회와 함께 KB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해 2024년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기업 밸류업 공시’ 홈페이지가 열린 후 첫 공시다. 애초 거래소는 기업 자율성에 맡긴 밸류업을 강조하며 공시에도 별다른 제약을 두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일 양식이나 기재 작성 방식은 물론, 기간도 강제화하지 않았다.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컸던 만큼 ‘예고 공시’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는 평가다. 일부 상장사들은 지난 2월부터 밸류업을 위한 노력을 이어온 만큼 시장에 더 알릴 주주환원 등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가총액 상위 기업 공시 관계자는 “밸류업에 대한 정부의 노력에 동참해 주주환원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이미 밸류업 관련한 회사의 정책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밝힌 바 있고, 추가로 공시할 만한 건은 없다”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계획을 확정하고 공시에 나서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기업도 있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새로운 주주환원을 준비 중으로 내용을 확정하면 공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은행주, 미적지근…‘결국 강제성 필요’ 지적도밸류업 관련주의 주가도 크게 오르지 못했고, 소폭 하락하는 곳도 있었다. 코스피가 전일 대비 1.32% 상승하며 2720선을 회복한 것을 고려하면, 밸류업 정책이 코스피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날 KB금융(105560)과 신한지주(055550)는 각각 0.78%, 0.84% 하락했고 하나금융지주(086790)는 1.96% 올랐다. 전체 은행주의 지분 중 지분율을 59.4%까지 확대한 외국인의 매수세도 쉬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20년간 외국인의 은행주 보유 지분율이 43~60%에서 움직여온 것을 고려하면 현재가 ‘외국인 매수세의 고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추가 인센티브 또는 보다 적극적인 기업의 참여가 없이는 이미 많이 오른 밸류업 관련주가 추가 상승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은 은행주의 중장기 모멘텀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 공백 속에 은행주는 조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는 자동차주 중에서는 기아(000270)가 2.08% 올랐지만, 시장은 밸류업보다 미·중 갈등에 따른 ‘관세’ 영향이 투자심리에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국, 유럽이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 전쟁을 진행할수록 현대차·기아는 반사 이익이 예상된다”며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는 글로벌 판매의 5% 미만 비중이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장기적인 관점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는 정부 방향에 동의하면서도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추가 지원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직 기업 가치 제고 기업에 제공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법인세 감면 등 구체적인 세제지원에 대한 내용이 나오지 않아서다. 자칫 예고 공시만 잇따를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의 의지는 충분히 알겠지만, 기업 독려를 위해서는 세제 혜택 아니면 기업들이 참여할 수밖에 없는 ‘강제성’이라도 기대할 수밖에 없다”라며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면, 현재보다 더 점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2024.05.28 I 김인경 기자
금투세 반발 커진다…‘금투세 폐지’ 첫 촛불집회
  • 금투세 반발 커진다…‘금투세 폐지’ 첫 촛불집회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오는 30일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가운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촛불집회가 열린다. 정부·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취지에서 금투세를 부과해야 하며 금투세 폐지는 부자감세라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오는 30일 오후 5시에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한투연은 “늦어도 8월까지 여야 합의로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며 “주식시장에 참혹한 하락 쓰나미를 몰고 올 금투세는 일단 폐지 후 (우리 증시가) 진정한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선 뒤에 재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금투세는 개인투자자 독박과세라는 치명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우리 주식시장 수준과 비슷한 국가 중 과연 어느 나라가 금투세를 시행하고 있는지, 시행 시 주가 하락이 없다는 입장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국회사진취재단)금투세는 주식·펀드·채권·파생상품 등을 거래해 발생하는 소득이 일정 금액 이상이면 초과분에 20% 이상 세율을 적용하는 세금이다. ‘일정 금액’ 기준은 주식의 경우 거둔 연간 수익이 5000만원 이상, 기타 금융상품의 경우 연간 250만원 이상일 경우에 해당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0년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같은 해 여야는 해당 개정안을 처리해 2023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투자자 반발 등으로 2022년 12월23일 당시 여야는 소득세법을 개정해 금투세 도입 시기를 2025년 1월로 연기했다. 신우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과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금투세 대상자는 주식 투자자 7만1000~11만1000명(2014~2017년 기준)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자 증가로 금투세 대상자가 15만명 안팎으로 늘어났을 경우, 전체 주식 투자자 1440만명(2022년 기준)의 1% 수준이다. (참조 이데일리 5월14일자 <“금투세는 제2 종부세”…대토론 필요한 이유[최훈길의뒷담화]>)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연간 5000만원 이상 버는 상위 1% 투자자들이 세금을 새로 내면 끝나는 문제가 전혀 아니다”며 “5만명이 10억원 씩을 현재 한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투자금은 최소 150조원에 달하며, 이는 한국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 약 2500조원의 6%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1월2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달 9일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하고, 1400만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막대한 타격이 나타날 수 있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금투세를 시행할 방침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경제위기 상황에서 부자감세로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소득 격차만 더 늘리는 조세정책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금투세를 도입하면 우리 주식시장이 폭망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전혀 근거 없는 공포를 과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5.27 I 최훈길 기자
(영상)이채원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하면 코스피 5000시대”
  • (영상)이채원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하면 코스피 5000시대” [마켓 이슈]
  • [이데일리TV 이지혜 기자]“고금리·인플레이션 시대, 가치주 투자로 ‘모두를 위한 장기투자’를 구현해야 합니다” ‘가치투가의 대가’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이데일리TV ‘마켓나우 3부’에 출연해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전략 차원에서 그룹 지주사와 공기업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룹 내 여러 계열사를 지배·관리하는 지주회사는 PBR(주가순자산비율)과 PER(주가수익비율)이 낮아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다”며 “정책적으로 배당여력과 규제가 개선되면서 공기업 주가도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주환원 의지를 보이는 기업 중 이익 창출력이 개선되거나 지속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 의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코스피 5000시대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 의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근본 원인으로 기업 거버넌스 문제와 배당소득 확대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세제개편 중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선행되면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며 “일반주주에게는 15.4%, 대주주는 25%를 과세하면 기업 이해관계자들도 배당을 안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배당소득세는 금융종합소득과세에 포함돼 최고세율이 58%에 달한다. 반면 주식 양도소득세는 25%로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세금 구조는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기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로 꼽힌다. 한편 그는 최근 부진한 삼성전자(005930) 주가에 대해 “지금 시가총액은 호악재가 반영된 적정 수준”이라며 “앞으로 AI시대에 잘 대응해 호실적을 증명하는 것이 주가 회복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전체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마켓 이슈’는 이데일리TV ‘마켓나우 3부’(오후1시~2시)에 방영합니다. 마켓나우 3부에서는 프리미엄 주식매매 보조 프로그램 ‘이데일리TV-스핀(SPIN)’을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투자 정보를 전달합니다. 또한 시장의 전문가들과 시장 심층분석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 인터뷰이데일리TV 오후1시 생방송 '마켓나우 3부' 화면 캡처
2024.05.27 I 이지혜 기자
빗장 풀린 이더리움…현물 ETF로 상승랠리 시작하나
  • 빗장 풀린 이더리움…현물 ETF로 상승랠리 시작하나
  •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미국 뉴욕 증시에 이더리움이 입성하면서 알트코인 중에서는 최초로 제도권 내로 진출하는 사례가 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반에크, 블랙록, 피델리티 등 8곳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발생할 주요 이벤트와 가격 전망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26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후 1시 55분 현재 이더리움은 37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대비 0.63% 하락한 수치이며, 지난 23일에는 3935달러까지 상승한 후 3800달러 내외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승인 기대감이 이미 가격에 선반영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S-1’ 승인돼야 거래 시작, 자금 유입 최대 150억달러 예상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유가증권신고서(S-1)’에 대한 승인도 필요하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S-1 승인에 대한 결정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S-1은 마감일이 없어 예측이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몇 개월보다는 몇 주 이내로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 돌고 있는 얘기로는 6~7월초 정도다. 그보다 더 오래 걸린다면 SEC의 의지 문제보다는 서류 제출 등의 절차상 속도 문제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사진=픽사베이)중장기적인 전망은 긍정적이다. 현물 ETF로 기관 투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TF는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하여 주식과 같이 쉽게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 후에도 마찬가지다. 간단히 말해,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현물 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거래가 시작된 후 예상되는 자금 유입량은 최대 약 150억 달러(약 20조 5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 센터장은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며, 전 세계적으로 운용되는 이더리움 현물 ETF 유사 상품의 운용자산(AUM)은 약 140억 달러 정도”라며 “이를 고려할 때, 상장 후 6개월 뒤에는 약 100억 ~ 150억 달러 정도의 유입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ETH 현물 ETF 승인 이끈 美 대선, 향후 제도 환경 변화도 긍정적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더 긍정적인 측면은 미국 정부의 태도 변화에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5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해 가상자산 채굴 산업에 대한 과세 의지를 드러내는 등 ‘반 크립토적’ 행보를 보여왔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그러나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정책 기조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상대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친 크립토’ 입장을 내놓으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정석문 센터장은 “현재 여당인 미국 민주당 내에서 반 크립토가 표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결과로 보인다”며 “지금부터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반 크립토 성향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가상자산 제도화에 긍정적인 정책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이를 기반으로 제도적 환경에 변화가 점차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일단 법이 마련되면 대선 후에도 유효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2024.05.26 I 김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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