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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담보대출 차주 10명 중 9명이 '고소득층'[2024국감]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부동산 거래를 위해 은행에서 빚을 낸 10명 중 9명이 고소득층인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연합뉴스1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부채금액 분위별로 살펴봤을 때 5분위(상위 20%)가 93.7%를 차지했다.이는 한은이 전국 2만여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주담대는 담보 형태가 거주주택 혹은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인 경우를 포함했다.그 외 △4분위(상위 20~40%) 6.3% △3분위(상위 40~60%) 0% △2분위(하위 20~40%) 0% △1분위(하위 20%) 0%로 집계됐다. 사실상 소득 상위 40% 이상 가구만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고 있다는 얘기다.가계대출의 경우 5분위가 78.1%, 4분위 18.2%, 3분위 3.8%, 2분위 0%, 1분위 0%를 차지했다.또한 한은이 차 의원에게 제출한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주담대 건수 중 2건 이상 주담대를 받은 가계 비율은 평균 32%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34.2%, 2022년 32%, 2023년 31.2%다. 전체 주담대 잔액으로 대출금액을 추정해보면 2021년 336조6000억원, 2022년 324조2000억원, 2023년 332조원이다.차 의원은 “가계대출과 주담대가 고소득층에 몰려 있다”며 “고소득층이 실거주 목적이 아닌 금융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기 이득을 누리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금융불평등이 자산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출처=차규근 의원실, 한국은행
- ‘선거법 위반’ 의원 14명 법정으로…정치지형 바뀌는 미니총선 열릴까
-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검찰이 22대 총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현역 국회의원 14명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 총선 대비 기소 의원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이 역시도 영·호남 의원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수도권 지역구는 재선거 시 정치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지난 9월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제418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여야 의원들이 국회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현역의원 14명 기소…與 4명, 野 10명13일 정치권·법조계에 따르면 4·10 총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역 의원은 총 14명으로 집계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따른 공소시효는 선거일 후 6개월로 지난 10일 만료됐다. 직전 총선 대비 입건인원은 2874명에서 3101명으로 7.9% 증가했으나, 기소된 당선인은 14명으로 직전 21대 총선(27명) 대비 절반 수준이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4명(강명구·구자근·장동혁·조지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10명(김문수·신영대·신정훈·안도걸·양문석·이병진·이상식·정동영·정준호·허종식)으로 민주당이 국민의힘 대비 2배 이상 많았다. 조국혁신당은 조국 대표를 포함해 6명이 입건됐으나 모두 혐의없음 처분으로 종결됐다. 이외에 개혁신당(4명)과 진보당(1명)은 모두 현역이 아닌 낙선자들만 기소됐다. 재판에 넘겨진 현역 14명 중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이병진·이상식·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재산을 축소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상식 의원은 재산을 96억원을 73억원으로 축소신고하고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또 같은 당 양문석 의원은 재산 축소신고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외에 편법 대출 혐의로도 기소된 상황이다. 선거운동 규정을 지키지 않아 기소된 의원도 다수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공개된 장소에서만 선거운동이 가능함에도 경산시청을 찾아 개별사무실을 호별방문해 인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당 강명구 의원은 법에 규정되지 않은 방식으로 경선 운동을 한 혐의다. 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동영·신영대 의원은 사전 선거운동을 펼쳤다는 혐의를 받는다.광주 지역구인 민주당 안도걸·정준호 의원은 나란히 공직선거법 위반 외에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안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사촌동생과 공모해 불법 전화홍보방을 운영하면서 문자메시지 등을 보낸 선거운동원 10명에게 대가를 지급한 혐의다. 정 의원은 불법 전화홍보 및 대가지급 외에 인천지역 건설업체 대표에게 ‘국회의원 당선 시 딸을 보좌관으로 채용하겠다’고 약속하고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월 지역 마라톤 동호회 행사에서 고사장에 올려진 돼지머리에 5만원을 꽂고 절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경찰은 이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고 두 차례나 혐의 없음 의견을 냈으나, 검찰은 불구속 기소했다. 국민의힘 신성범·김형동, 민주당 송옥주·신영대 의원 등 4명은 본인이 기소되지는 않았으나 공범이 기소돼 공소시효가 정지된 상황이다.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단체 문자를 보낸 혐의를 받았던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가 선거비용을 초과 지출한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다. 회계책임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게 되면 박 의원의 당선도 무효가 된다. 4·10 총선 과정에서 재산을 축소 신고한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양문석(경기 안산갑) 의원이 지난 6월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14명 중 9명 영·호남 지역구…평택을·용인갑 ‘예측불가’다만 기소된 현역 국회의원이 예년보다 크게 줄었고 기소된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 대부분 영남 또는 호남에 집중돼 있다. 미니총선이 열리더라도 정치지형 변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의원 4명 중 구자근(경북 구미갑), 조지연(경북 경산시), 강명구(경북 구미을) 의원 등 3명은 영남 지역구로 재선거를 해도 보수가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 지역구(충남 보령·서천군)는 현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3선을 역임하는 등 보수 강세 지역이다. 기소된 10명의 민주당 의원 중 6명의 지역구 역시 호남 소재지라 민주당 후보가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소된 양문석(경기 안산갑),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민주당 의원은 수도권 지역구이긴 하나 해당 지역은 진보 강세 지역으로 분류 된다. 경기 안산갑은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전해철 전 의원이 3선을 지냈고,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은 21대 선거구 신설 이후 허종식 의원이 2차례 연속 당선됐다. 다만 재선거가 치러진다면 이병진(경기 평택을), 이상식(경기 용인갑) 의원의 지역구는 민주당의 수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경기 평택을은 19~21대 총선 당시 모두 보수가 승리한 곳으로, 유의동 현 여의도연구원장이 3선을 지냈다. 경기 용인갑 지역구도 19~21대 총선에서 보수 후보가 내리 승리한 지역으로 재보궐 선거 진행 시 변화의 가능성이 크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예년보다 기소된 현역의원이 적은 것은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대형 수사 등으로 인해 선거범죄 수사 여력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재선거가 열리더라도 여야 모두 텃밭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KBS·EBS, 비정규직 줄여 경영난 돌파…이해민 "약자 희생 강요"[2024국감]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BS와 EBS가 경영난 해소를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규모로 감축한 사실이 확인됐다. 계약직과 파견직 등 방송시장 내 가장 열악한 노동자를 경영적자의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13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KBS와 EB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S의 비정규직 인원은 2022년 말 4767명에서 2023년 말 4458명으로 309명(6.5%) 줄었다. EBS는 같은 기간 758명에서 624명으로 134명(17.7%)이 감소했다. 양사를 합치면 총 443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감축된 것으로 나타났다.출처=이해민 의원실KBS는 비정규직 대폭 감축의 이유로 “제작비 절감 및 프로그램 변경”을, EBS는 “적자 구조 탈피를 위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비정규직 감축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해 인건비 예산을 4953억 원에서 올해 3852억 원으로 1101억 원 삭감했으며, 박민 사장은 경영계획서에서 한시 계약직 284명(40% 대)을 감축한 것을 성과로 언급했다.이해민 의원은 “수신료 정상화와 경영 개선 없이 비정규직을 공영방송 경영난의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지적하며, “박민 KBS 사장과 김유열 EBS 사장은 약자를 희생하며 자신의 연임을 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2020년 지상파 재허가 시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조건으로 부과했으나, 올해 2월에는 이 조건을 삭제했다. 해당 조항은 2020년 당시 CJTB 청주방송 비정규직 PD 사망사건 등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가 사회적 문제가 되자 마련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20 년 지상파 재허가를 의결하며 , ‘ 비정규직 처우 개선 ’ 을 지상파 재허가 조건으로 부과했다 . 그러나 올해 2월 방통위는 김홍일 위원장 2인체제로 2023년 지상파 재허가를 진행하며 , 비정규직 처우 개선 조건을 삭제했다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이해민 의원은 “ 박민 KBS 사장과 김유열 EBS 사장은 수신료 정상화 , 경영 개선 노력없이 계약직 , 파견직 등 방송계에서 가장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공영방송 경영난의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비판하면서 “방통위는 불법 2 인 체제로 지상파 재허가시 ‘비정규직 처우 개선’ 조건을 삭제했으며 , 이를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천만 믿보배 예수정, '하와이 연가' 17세 소녀로 파격변신
- 영화 ‘하와이 연가’ 예수정 배우 스틸.[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의 대명사로 꼽히는 배우 예수정이 영화 ‘하와이 연가’(감독 이진영)를 통해 앳된 17세 소녀, 사진신부 ‘임옥순’으로 변신한다. 예수정은 121년 하와이 한인 이민사를 월드클래스 뮤지션들의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아름답게 그려낸, 지금까지 없었던 히스토리 뮤직 필름 ‘하와이 연가’ 중 두 번째 이야기 ‘할머니의 놋그릇’ 주인공 ‘임옥순’ 역할을 맡는다. ‘하와이 연가’는 121년 하와이 이민의 역사를 월드클래스 아티스트들의 아름다운 연주와 함께 들려주는 감성 음악 영화.실존 인물인 ‘임옥순’은 1912년, 17세 나이에 ‘사진 신부’가 되어 ‘포와’라고 불리던 낯선 땅 하와이로 떠났다. 당시 하와이로 이주한 남성 한인 노동자들은 결혼하기 쉽지 않았다. 이들이 고국으로 보낸 사진을 본 ‘사진 신부’들이 하와이에 와 이들과 짝을 이뤘고, ‘임옥순’ 또한 ‘사진 신부’ 중 한 명이 됐다. 그곳에서 남편을 만난 ‘임옥순’은 열 명의 자녀를 낳아 키웠다. ‘임옥순’을 기억하는 그녀의 친손자이자, 하와이에서 나고 자라 유명 작가로 성장한 게리 박(Gary Pak) 하와이대학교 영문과 교수가 ‘할머니의 놋그릇’ 에피소드의 각본을 직접 맡아 이야기에 울림을 더한다. 게리 박 작가가 소장하고 있던 ‘임옥순’ 가족의 실제 사진들과 귀한 자료 또한 영화에서 공개된다.‘임옥순’ 부부를 포함해, 당시 하와이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타국에서 번 돈을 잃어버린 조국의 독립 자금에 보탰다. ‘하와이 연가’의 이진영 감독은 “이들이 보낸 독립 자금은 지금의 화폐 가치로 무려 60억원에 달한다”며 “이들에게는 자신의 뒤를 잇는 아이들이 식민지 조국의 백성으로 살지 않게 하겠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할머니의 놋그릇’은 실제 ‘임옥순’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다. ‘신과 함께: 죄와 벌’, ‘도둑들’, ‘부산행’까지 무려 3편의 천만 영화에 출연하며 ‘믿고 보는 배우’에 등극한 예수정이 진솔하고 깊이 있는 목소리로 ‘임옥순’의 심경을 담담히 표현한다. 예수정은 ‘임옥순’ 역할을 실감나게 소화하기 위해, 대본 전체를 직접 종이에 적으며 자연스럽게 각색 역할까지 도맡았다. 예수정의 이와 같은 노력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한편, ‘할머니의 놋그릇’ 에피소드에는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선보이는 3곡의 연주곡이 함께한다. 100여년 전 하와이로 떠난 17세 소녀 ‘임옥순’의 이야기는 배우 예수정의 목소리, 가슴을 떨리게 하는 비올라 선율과 함께 스크린에 살아날 예정이다.121년 전, 미지의 섬 하와이로 떠났던 이들의 삶을 아름다운 음악과 스토리로 조명한 영화 ‘하와이 연가’는 오는 10월 30일, 전국 CGV에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 "이런 날도 오는군요"...노벨상 한강, '블랙리스트'에서 '문프셀러'까지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한강(54) 작가에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축하했다.2023년 11월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한강 작가 모습 (사진=연합뉴스)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SNS에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며 “저는 한강 작가님을 그분의 책이 아니라 오래전 EBS 오디오북의 진행자로서 처음 접했었다. 조용하면서도 꾹꾹 눌러 말하는 목소리가 참 좋아서 아직도 가끔 듣는다”라고 운을 뗐다.한 대표는 “오늘 기분 좋게 한강 작가님이 진행하는 EBS 오디오북 파일을 들어야겠다”며 “이런 날도 오는군요”라고 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SNS를 통해 “기쁨의 전율이 온몸을 감싸는 소식”이라며 “한국 문학의 쾌거, 굴곡진 현대사를 문학으로 치유한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고 전했다.이 대표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알린 스웨덴 한림원의 찬사”라며 “한강 작가는 폭력과 증오의 시대 속에서 처절하게 인간의 존엄성을 갈구했다. ‘우리 안에 무엇으로도 죽일 수 없고 파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믿고 싶었다’는 그의 말을 마음에 담는다”고 밝혔다.이어 “단비 같은 소식에 모처럼 기분 좋은 저녁”이라며 “오늘의 쾌거가 고단한 삶을 견디고 계실 국민께 큰 위로가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같은 날 SNS에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오늘은 우리 문학사에 깊숙이 각인될 순간이 아닐까 한다. 한강 작가님의 단정하고 날카로운, 그래서 촛불 같은 문장이 전 세계에 빛을 조금 더 더한 날”이라고 썼다.조 대표는 “한강 작가님은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을 통해 우리의 역사적 슬픔을 세심하게 탐구했다. 인간 본연의 존재에 대한 성찰의 질문을 우리에게 던졌다”며 “세계도 이를 평가했다”고 강조했다.그는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이 비로소 세계 독자들과 더 넓고 깊게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문학청년들은 물론 선후배 문인들 가슴에 용기와 희망의 꽃씨를 심은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조 대표는 또 한 작가가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받은 뒤 “글 쓰는 사람한테는 그냥 글 쓰라고 하면 좋겠다. 노벨상은 책이 완성된 후 아주 먼 미래에 나오는 결과다.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한 말을 되새기며 “그런 담담함이 오늘날까지 한강 작가님을 이끌어온 힘이 아닐까?”라고 풀이했다.그러면서 한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중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는 부분을 옮기며 “앞으로도 작가님의 풍부한 문학적 세계가 많은 이들의 지친 마음을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이끄는 손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직원이 한강 작가의 코너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난 한 작가는 소설집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 The Vegetarian)로 한국 작가 최초 영국 부커상을 수상했다.이후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하고, 올해 3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이에 앞서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도 냈다.한 작가는 “역사적 사건을 쓰겠다고 결심했다기보다 저의 내면을 계속 들여다보니까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이 항상 남아 있었고, 그 질문을 더듬어 가는 과정에서 쓰게 된 책”이라며 “앞으로 역사적 학살에 대한 얘기를 더 쓸 것 같진 않다. 다 쓴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한 작가의 이름이 오른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는데, 한 작가는 2016년 12월 광주광역시 5·18 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치유의 인문학 강좌’에서 ‘소년이 온다’를 낸 순간부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소설을 쓸 때 가끔 자기검열을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뒤늦게 그런 자신에게 소스라치게 놀랐고, 나는 검열 없이 작품을 쓴 것 같은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더라”라며 “5·18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 뼈 아프다”고 말했다.이후 한 작가는 2017년 10월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미국이 전쟁을 언급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전쟁을 이웃 강대국의 ‘대리전’으로 평가했다. 당시 청와대가 공식 SNS에 한 작가의 기고문을 게재하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다.이와 관련해 한 작가는 “이 글이 이념적이거나 정치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오히려 국가의 단위를 넘어 보편적 인간의 관점으로 전쟁과 학살에 의미에 대해 간결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고 밝혔다.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재임 당시 여름휴가 기간 한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고 공개했고, 퇴임 후인 지난해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며 “더 이상 이념이 상처를 헤집지 말기 바란다”면서 “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을 빈다”고 전하기도 했다.한 작가는 다음엔 어떤 작품으로 독자를 만날까. 그는 지난해 한 매체를 통해 “서울을 배경으로 한 ‘조금 이상한’ 이야기 3편을 모아서 이르면 내년(2024년) 겨울 3부작으로 내게 될 것 같다”며 “그 이후엔 좀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해 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