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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광복절 특사' 심사위 9일 개최…최지성 등 경제인 물망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법무부의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 심사를 앞두고 명단에 오를 인물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3번째 특사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경제인들이 주로 사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광복절 특사 및 복권 요청 대상자를 심사한다. 심사위는 위원장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노공 차관, 신자용 검찰국장, 김선화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등 9명으로 구성된다.심사위는 특사 건의 대상자를 선별해 사면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대통령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명단을 확정하고, 다음날 0시 사면을 단행하는게 통상적인 절차다.앞서 윤석열 정부 첫 사면인 2022년 광복절 특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경제 인사가 대거 사면됐다. 이어 2023년 신년 특사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치인들이 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이번 특별사면은 경제인 위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부정적인 경제 전망에 대응하는 경제회복 의지 표명이 필요하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동훈 장관은 지난해 광복절 특사에서 경제인 대거 사면을 발표하면서 “민생경제 저변에 역동성과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사면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우선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의 사면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 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가 지난해 3월 가석방됐다. 재계 총수로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 대부분은 형이 끝났지만 취업제한 규정에 발이 묶여 있다. 사면·복권돼야 취업제한에서 벗어나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다.정관계 사면 대상자로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안 전 수석은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도록 강요하고, 김 전 차관은 삼성그룹에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금을 내도록 압박한 혐의로 각각 징역 4년과 2년을 확정받았다.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박하고 국민연금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들은 올해 신년 특사 때도 물망에 올랐지만,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해 막판에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야권에서 꾸준히 사면을 요구해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이번에도 사면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일가의 입시비리 혐의를 놓고 여전히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딸 조민 씨의 기소유예 처분을 고민하는 가운데, 조 전 장관 측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중이다. 정 전 교수의 건강이 악화된 점을 참작해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 4월 정 전 교수 측은 “건강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됐다”며 형집행정지를 재차 신청했지만, 의사·교수 등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는 검토 끝에 불허 결정을 내렸다.
- 尹부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 참석…"꿈과 도전 응원"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2일 오후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에서 개최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 참석해 “스카우트 여러분의 꿈과 도전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전 세계 스카우트 여러분, 대한민국 새만금 잼버리 캠핑장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여러분의 선배 스카우트로서 이곳 새만금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말문을 열었다.이어 “여러분은 앞으로 열흘 동안 이곳 새만금에서 다양한 도전과 체험을 즐기고, 전 세계 대원들과 우정을 쌓게 될 것”이라며 “광활한 잼버리 캠핑장과 인근의 바다, 그리고 계곡에는17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고,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K-pop 콘서트도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마음껏 젊음을 즐기시고, 전 세계 스카우트들과 멋진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전 세계 158개국 4만30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부안군 새만금 부지에서 열리며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잼버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두 번째 행사다.윤 대통령은 “1907년 영국에서 20명의 대원으로 시작한 스카우트는 100여년 동안 전 세계 수억 명의 청소년들의 독립심과 책임감, 이웃에 대한 봉사 정신, 조국에 대한 헌신의 자세를 길러줬다”며 “저 역시 어린 시절 스카우트 경험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또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길러진 독립심과 책임감, 이웃에 대한 봉사 정신, 국가에 대한 헌신적 자세는 여러분을 앞으로 훌륭한 사회의 리더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책임감과 봉사 정신으로 충만한 여러분들이 서로 힘을 모아 연대할 때 지역사회와 국가는 물론,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어려운 나라,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인류가 당면한 위기와 도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바로, 전 세계 스카우트들의 연대다. 자유롭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미래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연대의 장”이라며 “스카우트 깃발 아래 150여개국에서 모인 대원들이 바로, 여러분의 친구이고 동료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미래를 성취해 나가는 대원, 친구와 동료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먼저 손 내미는 멋진 스카우트가 되시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그러면서 “잼버리 기간 동안 즐겁고 건강하게 즐기시고, 대원들끼리 깊은 우정을 나누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 우정이 앞으로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스카우트행사 최고 예우 표현 예법인 장문례를 통해 개영식장에 입장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환영사와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함께 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첫 대규모 국제 청소년 행사인 2023 세계잼버리의 성공 개최를 위해 관계기관에 시설 및 안전 대책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아울러 무더운 날씨에도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자원봉사자와 의료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스카우트 대원 출신으로 지난 3월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직으로 추대됐으며, 2023 세계잼버리 성공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개영식에는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밥 포펑 다데이 파푸아뉴기니 독립국 총독 부부,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총재, 2023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엔디 채프만 세계스카우트이사회 의장, ‘생존왕’으로 알려진 에드워드 마이클 그릴스(베어 그릴스) 등이 참석했다.
- [목멱칼럼]조민의 기소유예 타당한가
- [김한규 전 서울변협회장] ‘기소유예’라는 법률용어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들에 대한 검찰처분이 눈앞에 있어서다. 2019년 8월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된 이래 횟수로 4년에 이른다. 이미 배우자인 정경심 전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일부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돼 2022년 1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 형이 확정됐지만,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 선고된 조 전 장관 재판은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조 전 장관 자녀에 대한 수사가 뒤늦게 논란이 되는 것은 조 전 장관 딸인 조민씨가 의전원에 부정 지원한 혐의 중 정경심 전 교수와 공모한 부분이 8월에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미 조 전 장관 자녀들이 입시비리와 관련해 부모와 공모한 사실은 법원 판결을 통해 확정됐다. 따라서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 전에 조민씨에 대한 처분을 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에서 공모 관계가 인정된 만큼 조국 전 장관 자녀의 범죄사실은 거의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검찰은 법대로, 원칙대로 기소해서 법원 판결에 맡기면 된다. 그런데 검찰은 장고에 빠졌다. 어머니는 실형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 구금됐고, 아버지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만큼 자녀까지 법의 심판대에 올리는 것에 대한 정서적 부담감, 더 나아가 조 전 장관의 출마설에 따른 동정여론에 대한 정치적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묘수로 꺼낼 수 있는 카드가 ‘기소유예’다. 기소유예는 충분한 범죄혐의가 있음에도 검사 재량에 의해 기소하지 않을 수 있는 제도다. 잘못했지만 이번에 한해 딱 한번 봐준다는 의미다. 형사소송법은 범인의 연령·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개 초범이고 범죄사실이 중하지 않으며,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반성하는 경우에 기소유예가 등장한다. 기소유예할 때 가장 중요한 전제는 피의자가 범죄사실을 완전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 전 장관 자녀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이 가능할까. 입시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부모가 모두 구금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입시비리와 관련해서 부모가 주도한 점 등을 고려하면 기소유예 처분으로 무게가 기운다. 이제 남은 것은 이들이 입시비리와 관련된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느냐는 것이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수사 초기부터 완강히 부인해왔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가 두 조각날 정도로 심각한 국론분열을 초래했기 때문에 이들의 진지한 반성은 더욱 중요한 쟁점이다. 얼마 전까지 “저는 떳떳합니다.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며 억울해하던 조민씨는 최근 의전원 입학 취소처분 취소소송을 취하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최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면서 자식들이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했고 자성한다고는 했지만, 입시비리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부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모는 수많은 입시 서류를 위조하고, 자녀는 허위로 작성된 서류와 위조된 증빙서류들을 의전원 등에 제출했다. 자녀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면 부모가 범죄를 부인하고 다투더라도 자녀는 한번 봐줘야 하나. 일거수일투족을 아는 가족 간에 이뤄진 범죄사실에서 이런 논리가 가능한가. 뒤늦게 반성하는 모습이 기소유예를 받기 위한 꼼수로 보여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조 전 장관 일가 재판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검찰의 판단은 일반 국민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하는 중요한 선례가 된다.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국민에게 기소유예는 검찰권 남용이다.
- "오염수 괴담은 선거불복 반정부 투쟁…광우병 때와 판박이"[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는 “괴담 선동 정치의 기저에는 선한 세력이 악한 세력을 타도해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운동권의 세계관과, 과학적 지식은 이런 정무적 판단에 종속돼야 한다는 그들의 진리관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송길호 이데일리 논설위원 겸 에디터] 광우병 괴담, 천안함 좌초, 4대강 녹조, 사드 전자파, 후쿠시마 오염수…. 한국 사회를 뒤흔든 괴담 선동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중 사실로 판명난 건 단 한 건도 없다. 이를 유포하는 세력은 오로지 지지층 결집과 상대 진영 공격을 위해 국민 분노와 불안심리를 부추기는데 혈안이 돼 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신뢰는 무너지고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주목할 점은 2000년대 이후 이런 괴담 선동정치의 배후에는 민주당 계열의 일부 정치세력, 좌파 시민단체, 정파적 언론 등 진보진영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이들 진영을 장악하고 있는 386운동권의 습속이 투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6∼2008년 한미 FTA범국민운동본부 정책팀장을 맡아 광우병 사태의 최전선에 섰던 ‘30년 골수운동권’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로부터 괴담 선동정치의 본질, 그 기저에 깔린 386 운동권의 세계관과 진리관을 들었다. 그는 광우병 사태 이후 운동권과 점차 거리를 두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조국사태를 계기로 2019년 완전히 전향했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특강을 통해 광우병 사태의 본질을 밝히며 조명을 받고 있다.민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대안연대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괴담 선동 정치의 근저에는 선한 무리가 악한 무리를 타도해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운동권의 세계관과, 사실과 과학적 지식은 이런 정무적 판단에 종속돼야 한다는 그들의 진리관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선동세력들은 광우병이든 후쿠시마 오염수든 과학적 진실엔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오직 선거 불복과 반정부 투쟁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동기만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 대표는 “이런 선동 괴담 정치는 다양한 형태로 계속 이어지며 내년 총선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이를 이용하는 세력들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운동권의 습속 ▶젊은 시절 주사파의 미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셨습니다. 1985년 하반기 학생운동권이 레닌주의 내에서 NL과 PD로 본격적으로 갈라지는데 86년 NL이 완전히 장악합니다. 그때 제가 속한 학내 서클(한국사회과학연구회)이 그쪽으로 돌아서면서 자연스럽게 주사파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87년 6·10항쟁 때 인문대 학생회장을 맡으며 대중투쟁에 참여했고 88년부터 2년간 공장생활도 경험했어요. 93년 김영삼 정부 들어 북한 노선에 동조하는 통일운동이 본격화됐는데 95년부터 10년간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으로 조총련을 통해 북한과 계속 연계, 활동하며 북한의 애제자가 됐죠. 간첩으로 몰려 2번 수감될 때마다 북한이 민경우를 석방하라고 할 정도였으니. ▶조국 사태가 결정적인 전향의 계기가 됐다고 하던데요. 광우병 사태 이후 운동권과 거리를 두다가 문재인정부의 실정에 심정적으로 돌아섰어요. 그러다 조국 사태때 운동권 후배가 찾아오더니 조국 수호 집회에 나가겠다는 거예요. 만약 그때 그 친구가 조국이 잘못 했지만 누구나 다 털면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변호했으면 동의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조국은 원래부터 깨끗하고 평생 운동만 하던 사람인데 윤석열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거예요. 그런 분위기를 두고 볼 수 없었어요. 서울대 집회에서 연설했죠. 골수운동권인 저도 조국의 사퇴를 요구하고 이를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고. 조국 사태 때 의미 있는 행동을 하면서 전향을 구체적으로 증명한 셈이죠.▶독일 통일 후 브란트 총리의 비서실장이 간첩이었다는 일화가 있잖아요. 지금 정치권과 사회 곳곳에 주사파들이 여전히 많이 포진해 있을 텐데요. 대략 1급과 2급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1급은 실제 북한의 노동당원이면서 충성 맹세를 한 사람들이에요. 민주노총 진보당 등에 꽤 있을 거예요. 특히 친북세력들이 주도하는 민주노총은 지금 굉장히 병들어 있어요. 하지만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아요. 민주노총에서 간첩이라고 적발된 사람들은 운동권에서 변방에 있던 사람들이에요. 북한이 보기에도 그렇게 비중있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2급은 조국 통일운동 한다면서 친북 노선에 따라 사실상 간첩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죠. 국회의원 중에도 있고 특히 보좌관중에 많이 있어요. 최근 군사기밀 유출 혐의 등으로 방첩 기관의 내사를 받고 있는 민주당 전직 보좌관도 그중 하나일 거예요.▶직접 활동을 하지 않아도 심정적 주사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이들 못지않게 위험한 건 40∼50대 좌파 인텔리들이에요. 이들은 고학력에 재력도 좀 있고 사회적 활동도 왕성한데 예전 운동권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류들이죠. 90년대에 운동을 그만두었지만 급진이념에 사로잡혀 사회를 한번 뒤집어 엎겠다는 친구들도 있고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실상을 잘 모르고 그 부채의식으로 동조하는 친구들도 있죠. 대학교수 친구가 있는데 운동권이 순수한 운동을 했다고 착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북한 방송을 보고 그 지침에 따라 운동했다, 순수한 민주화 운동을 한 게 아니다라고 했더니 놀라더군요. ▶문재인정권을 주도했던 386운동권 중 북한에 충성맹세를 했던 사람들이 반성 없이 공직을 맡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대협 의장으로 임수경을 파북한 임종석이 과거 사상에 대한 명확한 청산 없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은 건 문제였죠. 통일부 장관 이인영도 그랬습니다. 청문회 때 보면 참 불편했어요. 주사파들만 알 수 있는 용어들을 써요. 예를 들어 북한을 지칭할 때 그냥 ‘북’이라고 합니다. 일반인들은 잘 이해가 안 되겠지만 90년대에 통일 운동하던 사람들은 앞으로 북한을 북이라고 부르자는 집단적 합의가 있었어요. 그래서 주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징표점으로 이들의 용어를 주목합니다. 문재인이 능라도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고 남쪽 대통령이라고 한 것도 주사파적 감수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에요. ▶대한민국 정부는 경시하고 남북을 통할하는 통일정부에 대한 미망이 남아 있기 때문이겠지요. 운동권의 통일운동은 기본적으로 남한 정부를 부정하고 남북을 포괄하는 가상의 통일정부를 상정하고 있어요. 당연히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을 접수하는 형태의 (흡수)통일은 아니잖아요. 냉정히 보면 반국가적 반역적 발상인데 운동권에선 이를 통일 조국에 대한 염원이라고 포장합니다. 운동권이 김구를 존경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같은 맥락입니다. 해방 정국에서의 김구는 이승만 단독 정부를 부정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초대 대통령과 반대 노선을 걸었던 사람을 민족의 지도자로 추앙한다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뭐가 되는 건가요. ▶운동권의 이승만 폄하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의도 아닌가요. 80년대 중반 학생운동 세력이 유포했던 선동이 세월이 지나 전 세대 전 국민에게 확장된 최대의 성공 사례가 이승만 폄하, 적대 아닐까요. 문재인정부 시절 한 방송에서 김구와 이승만을 비교하는데 이승만은 완전히 개차반, 김구는 영웅적인 민족 지도자로 평가하더군요. 운동권 시절 이승만은 그냥 반동이라는 딱지를 붙였어요. 독재자를 넘어 민족 반역자로 몰아갔아요. 이유는 북한 때문이었어요. 이승만이 틀렸다고 공격해야 북한이 옳은 것으로 귀결되고 정통성이 북한에 있게 되는 거죠. 다만 북한을 직접 언급하기 어려우니 대체재로 김구를 떠받든 거예요. 우리 운동권이 그렇게 했어요. 그런데 이런 선동이 우리 사회에 무비판적으로 확산됐죠.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이승만 복원사업은 의미가 있습니다. ▶세상을 선과 악 이분법적으로 보는 운동권의 세계관과도 연관되는군요. 80년대 운동권들이 배운 민주주의는 레닌이었어요. 사회시스템은 특권 질서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선 조직된 힘으로 이를 뒤엎어야 한다는 거예요.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고 선한 무리가 악한 무리를 타도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사회주의 혁명이 실패했잖아요. 그래서 90년대가 되면 레닌 얘기는 잘 안해요. 대신 그 콘텐츠만 살아남아요. 민중이 하나가 돼 기득권질서를 혁파해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게 민주주의라는 생각이죠. 프롤레타리아 독재, 인민민주주의입니다. 그런데 이를 마치 전 인류의 보편적 사상처럼 지금도 고수하고 있어요. 선한 세력인 자신들이 이명박 박근혜 보수언론 검찰 같은 악한 세력을 타도하면 정말 위대한 사회가 온다는 겁니다. 그런 생각이 신화의 영역으로 들어가 촛불혁명으로 거듭났죠. 이를 이용해 문재인정권이 적폐청산에 이용한 겁니다. ▶운동권의 조직력, 결속력은 매우 강합니다. 뭔가 난관에 부딪히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걸 뚫고 타도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죠. 광우병사태 때도 그랬고 박근혜 탄핵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줬잖아요. 이들은 폭동을 정당화하는 이론체계를 갖고 있어요. 지금 윤석열정권 타도투쟁에 이를 적용하고 있죠. 대선에서 졌지만 아직도 힘이 있으니 한번 붙어도 된다는 거예요. 매우 위험한 생각이죠. 여기에 촛불이 재림해 세상을 정화할 것이라는 판타지도 형성돼 있어요. 사람들이 거대한 대중 집회 속에 함께 있으면 신화가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집단적 정체성이 형성되면 결속된 힘으로 이어지게 마련민경우 대표는 “선동세력들은 광우병이든 후쿠시마 오염수든 과학적 진실엔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오직 선거 불복과 반정부 투쟁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동기만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입니다. 운동권 후배들 중 상당수는 언젠가 거리에 나가 세상을 구하겠다는 메시아적 생각을 여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어요. ◇괴담 선동정치의 본질 ▶최근 선동 정치 괴담 정치의 기저에도 386의 이런 습속이 그대로 투영돼 있는 것 같군요. 민주당도 공당의 운영 원리로 받아들이고 있고. 세상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는 운동권의 세계관과 함께 이들의 독특한 진리관을 이해해야 합니다. 운동권은 정치가 과학보다 우위에 있다고 봐요. 후쿠시마 오염수나 광우병 문제는 과학의 세계잖아요. 과학자들이 시시비비를 가리면 됩니다. 그런데 운동권에게 과학자들은 지배세력의 이데올로기에 포획된 기능적 지식인일 뿐이에요. 즉 사회를 유기적으로 판단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식과 지식인이 따로 있다고 봅니다. 철학과 인문학을 배운 지식인들이 사회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과학자들은 기능적 지식인으로 그냥 그 분야만 좀 알 뿐 전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후쿠시마오염수 문제와 관련, 과학자들이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이들이 개의치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제를 경제학자들게만 맡겨두어선 안 된다는 얘기를 한 것도 그런 맥락이군요.경제학자들이 신자유주의적 세계관에 포획돼 있어 경제학자들을 믿으면 안 된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런 얘기는 우리가 대학교 2∼3학년 세미나 때 하던 거예요. 대통령까지 하신 분이 아직도 의식수준은 대학 2∼3학년 운동권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참 미스터리합니다. 이런 운동권의 세계관과 진리관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이나 사회 전체에 확산됐습니다. 운동권은 현실이 자신들의 서사에 맞지 않으면 조작을 통해서라도 꿰맞추려고 하죠. 이 과정에서 각종 괴담이 등장하고요. 그런 모순된 과정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광우병 사태와 연동해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전개되고 있죠. 선거 불복에 따른 반정부 투쟁, 이게 광우병과 후쿠시마에 흐르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동기에요. 2008년 4월초 한미FTA 재협상이 거론되기도 전에 이명박 탄핵서명 운동이 벌어졌어요. 다음 아고라에서 벌어진 서명운동이 5월 4일 100만 명을 넘어요. 광우병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그 하루 이틀 전이고요. 즉 광우병 문제 때문에 이명박 퇴진투쟁이 벌어진 게 아니라 정권타도의 분위기가 충만한 상황에서 광우병 문제가 얹힌 겁니다. 당연히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전문적 견해에 대해선 아무도 관심 없었죠. 지금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도 마찬가지예요. 윤석열 정부 3개월쯤 됐을 때 탄핵 퇴진 투쟁이 시작됐어요. 이명박이 싫어서 광우병이 터진 것과 똑같은 현상이에요. ▶대중을 자극하기 위해 광우병 괴담을 유포한 것과 같군요.2006년부터 한미FTA 반대투쟁을 했지만 처음엔 동력이 생기지 않았어요.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조직해도 모이질 않았죠. 한미FTA를 체결하면 미국의 식민지가 된다는 주장이 도시 중산층이 보기엔 허황된 거죠. 정상적으로 설득이 안 되니 자극적인 주제가 나온 겁니다. MBC PD수첩이 광우병 관련 내용을 방영하기 전 기획단계였던 것 같은데 한 모임에서 A교수가 담당 PD에게 ‘소가 이렇게 픽픽 쓰러지는 장면을 보면 분노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더군요. 당시엔 의아했죠. 광우병이라는 전문적 영역을 경제학 교수가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그런 식으로 선동이 시작됐어요. 광우병 괴담이 먹히니 이후 괴담정치가 일상화됐죠. ▶그래도 광우병 사태때와 달리 이번 후쿠시마오염수 문제에선 과학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광우병 사태 당시 아쉬웠던 건 수의과 교수들이나 전문가들이 책임 있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과학자들이 자신감 있게 권위를 갖고 진실을 얘기해야 하는데 자칫 무시당하거나 격멸당하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러니 중우정치, 대중의 광기에 휩싸인 거예요. 하지만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선 과학자들이 제 목소리를 냅니다. 문재인 정부시절 탈원전으로 원자력공학 등을 전공했던 과학자들이 많이 천대받고 소외됐잖아요. 국회의원들 앞에서 강연을 해야 할 원자력공학과 노교수가 아무도 들어주질 않으니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거예요. 그런 교수들이 이제 좀 조직화되고 적극적으로 발언하면서 판세를 바꿨어요. 과학자들이 책임 있게 발언할 수 있는 분위기, 과학을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그만큼 중요해요. ▶대중의 인식도 달라졌어요.광우병 사태는 대중이 주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광기에 의해 엄청난 군중이 거리를 장악했어요. 반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퇴진 투쟁을 위해 상반기엔 강제 징용 문제를 통해 반일 선동을 했지만 잘 안 먹히니 오염수 문제로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있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이재명 사법처리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판 흔들기 측면도 있고요. 하지만 여론이 가세하지 않고 있어요. 자발적 대중의 힘이 작용하는 것도 아니고 과학자들도 전면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선동이 먹히기 힘들어요. 광우병 사태때는 방송과 신문이 보도하면 기정사실화됐지만 지금은 매체가 워낙 다양하니 일방적인 선동이 먹힐 가능성도 약해졌죠. 그동안의 경험 때문에 효과를 보기는 힘들 겁니다. ▶그래도 이런 선동 정치는 계속될 텐데요. 386운동권의 습속이 선동 정치, 괴담 정치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습니다. 세상을 선과 악 이분법적으로 보는 세계관,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인식, 과학적 지식에 대한 폄하. 이런 행태가 총선에서 거의 피크를 찍지 않을까 싶어요. 386의 부정적 유산이 가장 극도로 첨예화된 형태로 나타날 것 같아요. 그런데 이를 퇴치하지 않으면 시대가 발전할 수 없어요. 한국 정치가 진보 보수를 떠나 이런 선동정치의 메커니즘에 의해 광기로 변질되고 있는 건 불행입니다. 다음 총선에선 이를 주도하는 세력들을 반드시 심판해야 합니다. 386의 퇴장과 새로운 정치 물결의 도래를 알리는 변곡점이 돼야 합니다. 민경우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후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주사파, NL(National Liberation·민족해방), PD(People’s Democracy·민중민주) 1980년대 중후반 학생운동이 급진적 경향을 띠며 한국 사회의 발전정도와 실천전략에 따라 반미투쟁을 모토로 삼는 NL과 계급투쟁을 우선시하는 PD로 급격히 갈린다. 이중 주사파(주체사상파)는 NL의 한 분파로 북한이 제시한 혁명이론과 김일성 주체사상을 수용하며 이후 사회 각 분야에 침투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NL내 비주사파는 북한의 수령론을 제외한 나머지를 수용해 북한에 다소 독립적인 태도를 취한다.민 대표는…△1965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사학과(의대 입학 후 자퇴) △1987년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 △2006∼2008년 한미 FTA범국민운동본부 정책팀장 △1995~2005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2번에 걸쳐 총 4년 수감) △학원 수학강사 △대안연대 공동대표
- 문재인 “금품 부정비리 없었던 청와대, 고맙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월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을 방문해 일일 책방지기로 함께했다(사진=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30일 “단 한 건도 금품과 관련된 부정 비리가 없었던 당시 청와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문 전 대통령은 이날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인 페이스북에 윤재관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책 ‘나의 청와대 일기’(한길사)를 소개하며 이같이 적었다.문 전 대통령은 “나로서는 무척 반갑고 고마운 책”이라며 “윤 전 비서관은 저의 대통령 임기 시작부터 끝까지 고생한 동료”라고 소개했다.이어 “책은 그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고, 나도 몰랐던 이야기가 많다”고 전했다.청와대를 가리켜 “가장 높은 직업의식과 직업윤리가 필요한 직장”이라면서 “일의 목표도, 일의 방식도 늘 새로워져야 하는 곳”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일이 많고 긴장되고 고달프지만 오로지 보람으로만 보상받아야 하는 직장이다. 그 기준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국민에 두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아울러 문 전 대통령은 “열심히 일했고 달라지려 했고, 단 한건도 금품과 관련된 부정 비리가 없었다”면서 당시 청와대 인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윤 전 비서관은 지난 2017년 대선 개표일부터 문 전 대통령 퇴임 날까지 1826일을 청와대에서 보낸 인물이다. 최근 펴낸 책 ‘나의 청와대 일기’를 통해 재직 당시 일화들을 소개했다. 청와대 사람들이 과로로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실생활부터 문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와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뒷이야기들까지 담았다. 국회의원 무급 인턴으로 시작해 비서, 비서관, 보좌관을 거쳐 중앙당 상근부대변인, 청와대 행정관, 선임행정관, 국정홍보비서관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청와대 본관과 여민 1, 2, 3관을 모두 거친 인물이다.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자신의 책방 ‘평산책방’에서 계산 업무를 하며 책을 손님에게 건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누구보다 '보훈'에 진심이었던 尹대통령[통실호외]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7월 27일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았던 윤석열 대통령은 보훈 행보에 거침이 없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유엔 참전국 정부대표단과 함께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데 이어, 유엔군 참전의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해 참전용사들에 감사함을 표했다. 그 전날인 26일에는 ‘국군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를 직접 주재했다.6·25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7일 해운대구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진행된 유엔군 참전의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 27일 오후 데임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 부부,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 등 유엔 참전국 정부대표단과 함께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이들은 룩셈부르크 국기, 뉴질랜드 기념비, 영국군 전사자 묘역 및 유엔군 위령탑에 참배했다. 현직 대통령이 유엔군 위령탑을 찾아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이어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의장병의 호위를 받아 입장하는 유엔군 참전용사 62명을 무대에서 직접 영접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하고, 한미동맹을 핵심 축으로 해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의 각별한 ‘보훈 챙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4일에는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과 오찬을 함께 하는가 하면, 그달 현충일에는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대간첩작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거나 희생한 영웅을 예우하겠다는 평소 생각을 몸소 실천한 셈이다.지난 3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윤 대통령은 55인 용사 이름을 일일이 부른 ‘롤콜’(roll-call)로 주목을 받았고, 당시 윤 대통령은 롤콜 도중에 울컥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최근엔 지난 26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도 진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별도로 자신의 메시지를 내지 말라”고 사전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호국영웅들에 최대한 예를 갖추는 것만으로 충분하며 그것이 본질이라는 취지였다. 대통령의 메시지 대신 유족의 메시지가 나온 것도 이례적인데, 고(故) 최임락 일병의 동생 최용(79)씨가 봉환식에 참석해 유해함 앞에서 형에게 바치는 편지를 낭독했다.윤 대통령의 이 같은 보훈 행보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추구하겠다는 ‘가치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중 간 패권 전쟁 등으로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의 국제적 연대를 통해 안보 협력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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