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이념집단 자처한 국방부…홍범도 논란에 퇴보한 국군 뿌리찾기[김관용의 軍界一學]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인데,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느냐 하는 그런 문제가 제기되어서 시작됐다.”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달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내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한 말입니다.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진 홍범도 장군을 겨냥한 발언입니다. ◇文정부, 육사 뿌리 찾기 운동 전개육사는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 2018년 생도들의 교육 장소인 충무관 정문에 독립전쟁 영웅인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이회영 선생 흉상을 세웠습니다. 또 1907년 일제에 의해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당하자 분개해 권총으로 자결한 박승환 참령 흉상도 충무관 1층 로비에 설치했습니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 정문 모습 (사진=연합뉴스)육사가 이들의 흉상을 설치해 기린 것은 국군의 뿌리를 광복 이전으로까지 확장해 찾자는 정권 차원의 결정 때문입니다. 당시 국군의 뿌리 찾기는 1896년 고종 재임 시절 대한제국이 만든 ‘육군무관학교’라는 군 장교 양성기관에 주목했습니다. 육군무관학교는 설립 직후 고종이 러시아 공관으로 피신하며 유야무야 되는듯 했지만, 1898년 다시 설립돼 고종의 강제퇴위와 군대해산으로 학교가 쇠퇴할 때까지 무관 양성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김좌진 장군과 광복군 총사령관이었던 지청천 장군, 이장녕 대한독립군단 참모총장, 신규식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총리 등이 모두 육군무관학교 출신입니다. 특히 육군무관학교 출신들이 신흥무관학교 전신인 신흥강습소를 만들었고, 신흥무관학교 출신 인사들과 교관들이 독립군과 광복군으로 활동했습니다. 이들이 광복 이후 대한민국 국군 건군 과정에서 활약한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독립전쟁사 중심 교육…6.25전쟁사 과목 축소그러나 육사는 그 이전까지 이같은 역사 찾기에 소극적이었습니다. 해방 이후 6.25 전쟁을 거치면서 ‘친일’ 인사가 육군의 요직을 차지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실제로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했던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참모총장까지 역임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해방 이전에 일본군 장교 출신입니다. 게다가 12.12 사태로 탄생한 신군부는 독립군과 광복군 출신 인사들 중 북한 주요 인물들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육사가 광복 이후 1946년 5월 1일 개교한 국방경비대사관학교를 모체로 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지난 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 충무관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 모습. (사진=연합뉴스)이에 문재인 정부는 광복군과 신흥무관학교 등 독립군 전통을 육사 교과과정에 포함하고 광복군을 군 역사에 편입시키도록 지시했습니다. 이후 육사 생도들은 독립군 및 광복군에서 대한민국 국군으로 계승된 인적·정신적 연계성과 독립전쟁사 중심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통필수’ 과목이었던 6.25전쟁사와 군사전략, 북한 과목 등이 ‘전공필수’로 변경됐습니다. 공통필수 과정은 모든 생도가 수강해야 하나 전공필수 과정은 관련 전공자만 선택, 수강합니다. 이같은 안보관·역사관·대적관 관련 과목 축소로 교육 편향성 문제가 지적됐고, 윤석열 정부 이후 내년부터 다시 3개 교과목이 공통필수 과목으로 부활합니다. ◇육사의 문제의식…특정 시기·장소에 집중육사는 그간 예비역들과 정치권, 보수 단체 등으로부터 생도들이 매일같이 드나드는 교육 장소에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만을 설치한 것에 대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특히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 때문에 생도 교육 자체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정 시기의 영웅들 흉상을 두는 것 보다 충무관 건물 전체(지하~4층) 복도와 로비 등에 고대에서 현대까지 국난극복의 역사 전체를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을 검토한 것입니다. 고대~조선, 독립군, 광복군, 6.25전쟁, 베트남 파병, 국지도발대응작전, 해외파병 등 모든 역사가 포함될 예정입니다. 조형물 이전·재배치 사업이 진행된 배경입니다. 육사 교내에는 총 41개의 기념시설 및 기념물이 있습니다. 이중 인물상은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 박승환 참령의 흉상 외에 △수류탄 훈련 중 부하가 실수로 떨어뜨린 수류탄을 안고 산화한 강재구 소령 동상 △6.25전쟁 참전 생도상 △육사 개교에 기여한 미 8군 사령관 벤플리트 장군 동상 △6.25전쟁 영웅인 심일 소령 동상 △안중근 장군 동상 정도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인물상이 특정시기에 몰려 있기는 합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는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만 철거하고 국방부 내 흉상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5년 전엔 ‘오해’라던 국방부, 되레 의혹 제기문제는 이같은 육사 조형물 이전·재배치 사업이 이념 논쟁화 됐다는 것입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공산주의 경력’ 발언은 여기에 불을 지핀 꼴이 됐습니다. 이 장관 발언 이후 국방부는 공식 입장을 통해 그의 공산주의 활동 경력을 조목조목 설명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소련 공산당 가입은 일제에 저항할 힘을 빌리기 위한 선택이었다는게 정설입니다. 자유시에서 무장해제를 거부한 독립군이 공격당한 ‘자유시 참변 사태’에 홍범도 장군이 관여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도 없습니다. 게다가 1943년에 별세했기 때문에 김일성의 북한 정권에 직접 가담하거나 동조했다는 역사적 사실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에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해 박정희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홍범도 장군에게 추서했고, 김영삼 정부부터 카자흐스탄에 묻혀 있던 그의 유해 봉환을 추진했습니다. 국방부 스스로도 5년 전 만든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 인생 풀스토리’ 영상물에서 홍범도 장군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라며 ‘가슴 아픈 오해’라고 강조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상은 지난 1일 비공개 처리돼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독립운동가들이 모두 우파였던 것은 아닙니다. 좌익 계열 독립 투사들도 많았고 이들은 서로 생각이 달랐을 뿐 조국 독립의 일념으로 일제에 맞섰습니다. 그런데도 광복 이후 반공 이념의 잣대로 이전 독립운동 영웅의 사상에 칼을 대고 활동상을 문제 삼는게 타당한지 의문입니다. 국군과 육사의 뿌리를 독립군·광복군과 나아가 군대 해산에 항거한 대한제국군까지 거슬러 올라가려 했던 그간의 노력이 무색해 지는 모양새입니다. 북한은 있지도 않았던 ‘조선인민혁명군’을 김일성이 1930년에 창설해 항일무장투쟁을 했다며, 이를 조선인민군의 뿌리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은 없던 역사도 갖다붙이는데, 우리는 있던 사실에도 소극적입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방부가 왜 굳이 나서서 홍범도 장군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공산주의자’ 운운하지 말고, 육사가 처음 설명했던 것처럼 흉상 위치의 적절성과 국난극복의 역사가 특정시기에 국한되는 문제를 고려해 여러 조형·기념물을 이전·재배치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면 좋았을듯 합니다.
- 화제의 신작…日 하루키 베스트셀러 1위, 조국 6위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일본 대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6년 만에 내놓은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문학동네)이 예약 판매 이틀 만에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랐다. 자연인으로 돌아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작 ‘디케의 눈물’(다산북스)은 6위다.31일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8월 다섯째주 베스트셀러 집계 결과, 하루키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예약판매만으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예스24에 따르면, 구매 독자 성비는 남성과 여성 각각 47%, 53%로 비등하게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3050세대에서 남성 41.2%, 여성 49.1%의 높은 구매율을 보였다. 특히 남성 독자들의 관심이 비교적 높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체 연령대별로는 40대 44.3%, 30대 24.4%, 50대 21.7%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60대 이상(3.7%), 20대(5.4%), 10대 이하(0.5%) 등이 뒤따랐다. 화제의 신작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문학동네·왼쪽)과 조국의 첫 에세이 ‘디케의 눈물’(다산북스)이 예스24 주간 베스트셀러 종합 1위와 6위에 각각 올랐다.책은 하루키가 6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이다. 30대 남자 주인공이 10대 시절에 글쓰기라는 같은 취미를 공유했던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그녀가 말한 ‘사방이 높은 벽에 둘러싸인, 아득히 먼 수수께끼의 도시’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1980년 문예지 ‘문학계’에 첫 발표한 이후 43년에 걸쳐 완성한 이번 소설은 하루키가 그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견고히 구축해 온 세계의 정수가 담겼다는 평가를 받는다.올 4월 일본 현지에서 먼저 출간한 이후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바 있다. 국내에선 9월 6일 출간될 예정이다.조국 전 장관의 신작 에세이 ‘디케의 눈물’도 지난 28일 출간 사흘 만에 베스트셀러 종합 6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번 책에 대해 다산북스 측은 “법대 교수도 아니고, 법무부 장관도 아닌 자연인 조국이 지난 10년간의 폭풍 같았던 시간을 통과하며 온몸으로 부닥친 투쟁의 시간을 집약한 책”이라고 설명했다.조국 전 장관은 이번 에세이에서 2023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작동하고 있는 법의 논리가 피 묻은 칼만 휘두르는 ‘폭군’ 디케를 닮았다고 규정한다. 또한 폭압의 정점에는 검찰권을 무기로 삼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대한민국, ‘신검부’가 있다고 주장한다.조국 전 장관은 서문을 통해서도 “‘정의의 여신’ 디케는 망나니처럼 무지막지하게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아니라, 늘 균형과 형평을 중시하는 차분한 모습”이라며 “나는 디케가 형벌권으로 굴종과 복종을 요구하는 신이 아니라 공감과 연민의 마음을 갖고 사람을 대하는 신이라고 믿는다”고 썼다. 그러면서 “머지않은 시간에 주권자 시민들이 ‘법치’가 ‘검치’가 아님을 확실히 깨닫게 되리라 믿는다. 궁극에는 ‘법을 이용한 지배’가 아닌 ‘법의 지배’의 시간이 오리라 믿는다”고 강조한다.한편 자기 계발서 ‘세이노의 가르침’이 2위에 자리했다. 이어 액션만화 시리즈 신간 ‘주술회전 23 더블특장판’이 3위, 자본시장 분석가 메르의 투자 노하우를 담은 ‘1%를 읽는 힘’이 4위를 기록했다.
- 조국 신간 제목 표절일까…책 성패 제목의 기술
- 오는 30일 출간을 앞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간 ‘디케의 눈물’(다산북스·왼쪽)과 금태섭 전 의원이 2008년에 낸 책 ‘디케의 눈’(궁리) 책 표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표절이 맞다 vs 노이즈마케팅이다.”출판계가 요 며칠 표절 논란에 시끄럽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8일 출간한 책 제목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의 이번 신간 제목은 ‘디케의 눈물’(다산북스). 공교롭게도 15년 전 금태섭 전 의원이 펴낸 ‘디케의 눈’(궁리, 2008년)과 제목이 흡사하다는 이유다.출판계에 따르면 책 제목은 저자의 얼굴과 다름없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인쇄 전 막판까지 고심하는 게 책 제목”이라며 제목이 마케팅과 홍보전략의 8할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실제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가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리뷰(한줄평)들을 살펴보면, “제목 때문에 책을 구입했다”는 독자 반응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출판계 “후배것 훔쳤다” 과해, 조국 이득 없어조국의 제목 논란은 책 출간을 나흘 앞두고 지난 24일 불거졌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새로운선택’의 곽대중 대변인이 지난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표절 의혹을 제기한 뒤 언론이 이를 받아쓰면서다.곽 대변인은 “제목이 비슷한 책이 있을 수 있지만, 금 전 의원의 ‘디케의 눈’ 추천사를 쓴 인물이 바로 조 전 장관”이라며 “‘후배의 것’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대 교수 재직 당시 금 전 의원의 지도교수였다.조 전 장관은 “신당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맞섰다. 조 전 장관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의 신간 제목은 이하 2010년 한겨레 칼럼에서 뽑아온 것”이라며 “신당의 노이즈 마케팅에 씁쓸하고 측은할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그가 썼던 ‘디케가 울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도 함께 공유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이번 조국 책을 펴낸 다산북스 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금 전 의원의 책이 오래된 데다, 제목도 같지 않을뿐더러 전달하는 의미가 다르다는 판단에서다.출판계도 곽 대변인의 ‘훔쳤다’는 발언에 대해 과한 해석으로 보는 분위기다. 상식적으로 조국이 책을 내면서, 기존 제목을 차용해 얻을 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디케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으로, 법 관련 책 제목에 많이 인용되는데 ‘눈’과 ‘눈물’의 의미는 상이하다는 게 출판계 공론이다.출판사 궁리도 책 출간 당시 ‘디케의 눈’ 제목에 대해 “디케가 들고 있는 저울과 칼은 오랫동안 법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왔다. 하지만 두건으로 가린 눈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디케가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은 진실을 찾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때로는 틀릴 수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법은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위험하고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어떤 것이라는 의미”라고 소개했다.실제로 서점에는 ‘디케의 칼’, ‘디케의 심장’, ‘디케의 저울’, ‘전쟁의 디케’, ‘흔들리는 디케의 저울’ 등 디케를 차용한 책 제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김성신 출판평론가는 “조국 전 장관의 책은 제목을 잘 정해야만 팔리는 책이 아니라 ‘저자가 조국’이라는 점이 마케팅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를 지지하는 뜨거운 팬심에 ‘베스트셀러’가 보장된 책이라는 얘기다. 김 평론가는 “일반적으로 추천사는 책 출간 전 원고를 받아 읽고 쓴다”며 “추천사를 쓸 당시 책 제목이 정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고, 설사 책 제목이 정해진 뒤 추천사를 썼다 하더라도 15년이 지난 지금 그의 책 제목을 반드시 외우고 있어야만 한다는 가정 역시 과하다”고 덧붙였다.오히려 조국 전 장관 신작의 화제성을 틈타 금 전 의원 쪽에서 신당 홍보를 위한 노이즈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각에선 출판사의 대응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슷한 제목을 뽑았다면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했다는 반론이다. 지난 3월에는 똑같은 제목의 책이 출간돼 새 책을 전량 회수한 사례가 있었다. 이때는 책 제목이 정확히 일치했다. 메디치미디어에서 펴냈던 ‘99%를 위한 경제학’이 그것이다. 2016년 생각의 힘에서 먼저 출간한 책 제목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배본 후 뒤늦게 알고 사과문을 공지, ‘불평등에 맞서는 반주류 경제학’이라는 새 제목으로 재출간했다. 2016년 생각의힘에서 펴낸 ‘99%를 위한 경제학’(왼쪽) 이후 같은 제목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메디치미디어에서 전량 회수했다.◇“잘 지은 제목 하나 열 마케팅 안 부럽다”편집자들은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목 짓는 게 제일 중요하고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본문과 숱한 참고문헌을 참조해 복수의 제목안을 도출하고, 유사 경쟁 도서를 검토한 뒤 책의 포지셔닝을 고민한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목의 여러 안은 편집자가 제시하지만, 결정하기까지 수많은 이들이 참여한다. 그만큼 제목은 책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요소로 막판까지 고심한다.출판계에 따르면 근 3~4년 전까지만 해도 광고카피처럼 참신한 문장형, 대화형 제목이 유행이었다. 솔직한 우울증 상담 에세이로 공감을 얻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출판 흔)는 백세희 작가의 첫 책이자, 독립출판물로 소위 대박이 난 책이다. ‘떡볶이’와 ‘죽고 싶다’는 강렬한 모순의 제목으로 50만 독자를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지난해엔 ‘~하는 마음’이라는 제목의 카피 책들이 여럿 출간됐다. ‘주식하는 마음’, ‘정치하는 마음’, ‘여성, 경찰하는 마음’ 등이 있다.왼쪽부터 무려 57자 제목을 단 정지돈 작가의 연작소설집, 백세희 작가의 베스트셀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공포소설 여름기담 순한맛, 매운맛(사진=작가정신·출판 흔·읻다 제공).최근엔 실험적이고 개성 강한 제목들이 눈에 띈다. 제목만 무려 57자인 정지돈 작가의 연작소설집 ‘땅거미 질 때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하며 소형 디지털 녹음기에 구술한, 막연히 LA/운전 시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모음’(작가정신)이다. 연작작품 중 긴 제목의 단편을 표제작으로 삼았다. 올여름을 겨냥해 나온 공포소설 ‘여름기담’(읻다)은 무서운 정도의 수위를 나눠 ‘빨간맛’, ‘순한맛’ 2권으로 출간한 경우다. 띄어쓰기를 무시한 ‘그여자가방에들어가신다’(후마니타스), 아예 책 표지를 숨긴 ‘복면소설’도 나온 적 있다. 저자를 숨기고 익명으로 책을 내는 실험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성공적이진 않았다. 장편소설 ‘김 대리가 죽었대’는 책의 첫 문장에서 따온 경우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작 에세이 ‘디케의 눈물’(사진=다산북스 제공).
- 윤정부 첫 민주평통 출범…윤동한 콜마회장 등 2만1000명 위촉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는 의장인 윤석열 대통령이 21기 자문위원 2만1000명을 위촉했다고 28일 밝혔다. 윤 정부 출범 이후 1년 4개월만의 첫 위촉 인사로, 전기 대비 1000명이 증원됐다. 민주평통은 조국의 민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정책의 수립 및 추진에 관해 대통령에 건의하고 자문에 응하는 헌법기구다.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1기 민주평통 출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정훈 기자)윤 대통령은 작년 10월 임명한 김관용 수석부의장을 유임시키고, 국내외 부의장 23명, 분과위원장 9명, 국내외 협의회장 273명, 상임위원 466명을 함께 임명했다.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이 서울 부의장에 임명됐다. 윤 회장은 평소 이순신 리더십을 강조하는 등 역사에 관심이 많은만큼 부의장으로서 통일정책 자문 등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여성 부의장으로는 권애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부회장이 임명됐고,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해외후원회 총괄회장을 맡았던 강일한 크레시타어패럴 그룹 대표회장이 미주 부의장에 발탁됐다. 중국 부의장은 이번에 임명되지 않았다.국내위원은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정당 대표, 주무관청의 장, 이북5도지사 및 주요단체의 추천이나 사무처장의 제청을 거쳐 위촉됐다. 해외위원은 재외 공관장 추천 또는 사무처장 제청을 거쳤다.국내위원은 국내 지역대표인 지방의원 3288명, 국내 직능대표로 전국 17개 시도와 이북 5도 출신 인사 등 1만3677명으로 구성됐다. 해외대표는 136개국 4035명이다. 21기에 신규 위촉된 자문위원은 1만1474명(64.8%, 이하 모두 지역대표 제외 통계)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구성된 제20기 간부 자문위원 중 운영위원 90%, 협의회장 90%, 상임위원 77%가 교체됐다. 이에 대해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이러한 자문위원·간부 교체 비율에 대해 “21기 민주평통의 변화 의지를 드러내고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지난 문재인 정부의 첫 민주평통 운영위원(95%)·협의회장(89%)·상임위원(78%)의 교체 비율도 비슷했다”고 설명했다.민주평통은 윤 대통령의 당부에 따라 과학기술, 문화예술, 체육, 정관계 진출 인사 등 각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글로벌 한인 인재 35명으로 이뤄진 ‘글로벌 전략 특별위원회’를 신설했고, 글로벌 동포 인재 총 372명을 발탁했다.2008년 미국물리학회 석학회원으로 선출된 신성철 카이스트 초빙석학 교수, 2020년 북한 인권 문제 표면화 공로를 인정받아 호주 최초로 국제 법정변호사협회 ‘우수 젊은 변호사상’을 수상한 강다예 호주 빅토리아주 법정 변호사 등이 포함됐다.이외 대한민국 발전과 번영에 기여한 파독 광부·간호사, 독립운동가·참전용사 후손을 발굴했으며, 북한인권 개선 활동가와 입양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교민(고려인 후손과 재외국민 각 4명)도 영입했다.석 처장은 “남북 대화가 교착상태에 있지만 머지 않은 시기에 남북 대화와 교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를 갖고 있다”며 “21기 민주평통 자문위원은 ‘국민과 함께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 준비’를 위해 대통령께 자문·건의하는 동시에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 구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 박민식, 정율성공원 철회 촉구 "공산당 기억 참담…장관직 걸고 저지"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기억하는가에 달려있다. 우리는 호남의 정신과 호남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끈 영웅들을 기억하고 기려야 한다.”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8일 오전 전남 순천역에서 호남 학도병 현충시설 건립 의사를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28일 오전 전남 순천역 광장에서 진행한 행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잊혀진 영웅, ‘호남학도병들’을 기억해야합니다!’를 주제로 한 호남학도병 현충시설 건립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했다.이날 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국가보훈부 장관이 대한민국의 적을 기념하는 사업을 막지 못한다면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있을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사업 철회에 장관직까지 걸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순천역 광장은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학생들이 집결해 ‘학도병’ 출정식을 가졌던 역사적 장소다. 당시 순천과 여수, 광양, 벌교 등 호남지역 17개 학교 180여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혈서로 입대지원서를 쓰고, 같은 해 7월 13일, 순천역에서 출정식을 진행했다.박 장관은 “공산 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수많은 애국 영령들의 원한과 피가 아직 식지 않았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눈물이 여전히 마르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공산당의 나팔수를 기억하게 하고 기리겠다는 시도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광주시가 추진 중인 정율성 기념공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이어 “우리 국민들의 소중한 예산은 대한민국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고, 단 1원도 대한민국의 가치에 반(反)하는 곳에 사용될 수 없다. 오직 ‘호남학도병들’처럼, 대한민국의 영웅들을 기억하기 위한 예산만 있을 뿐”이라며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계획의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그는 “호남학도병들의 우국충절을 기억하고, 학생과 국민이 호남학도병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계승할 수 있도록 순천역 광장에 현충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가보훈부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다.이날 순천역 광장에는 6·25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고병현*(1929년생)님을 비롯해 고효주 6·25참전학도병 충혼선양회 회장, 그리고 전남지역 보훈단체장 10여 명이 함께했다. 박 장관은 순천역 광장 행사에 앞선 간담회 자리에서 호남학도병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호남학도병 대표 고병현님에게 ‘영웅의 제복’을 전달했다.
- "노사연·김훈·장미란 향한 폭력, 그만하자"...'개딸' 겨냥?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수 노사연 씨와 작가 김훈 씨,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향한 ‘폭력’을 “그만하자”고 밝혀 눈길을 끈다.김 의원은 지난 27일 SNS에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그는 “증오, 혐오, 적대, 인신공격의 반민주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며 “정치에서 시작했으나 이제는 그 총구가 사회 전방위로 확산해 민주공화국 전체를 흔들고 있다. 여기서 빨리 멈춰야 한다”고 운을 뗐다.가수 노사연 씨 (사진=뉴스1)김 의원은 “얼마 전 가수 노사연 씨 자매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상 조문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세력으로부터 욕설과 협박 등 공격을 받았다. 가족의 과거사까지 거론하면서 공격하고 있다”며 “앞서 작가 김훈 씨도 기고문에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를 비판하는 내용을 썼다고 노망이니, 절필이니 폭언을 들어야 했다. ‘역도 영웅’ 장미란 용인대 교수가 문체부 2차관에 임명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그만하자. 민주공화국 시민이라면, 민주당 지지자라면 이 폭력에 가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아무리 미워도, 상가에 문상간 것에 욕설과 막말을 퍼붓는 건 인륜에 어긋난다”며 “가족의 과거사를 들춰 단죄하는 것은 봉건시대, 독재시대나 가능했던 반민주, 반인권”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편 갈라서 증오 적대 공격하는 건 민주주의의 길이 아니다. 탈레반의 길, 홍위병의 길”이라며 “민주공화국 시민이라면, 민주당 지지자라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김 의원은 “내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건 좋다. 그러나 내 생각을 다른 사람한테 강요하는 건 폭력이다. 군사독재, 검찰 독재만 독재가 아니라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을 틀렸다고 낙인찍고 배타 공격하는 게 바로 독재”라며 “언어폭력이 과거처럼 물리적 폭력으로 악화하기 전에 빨리 중단하자”고 촉구했다.김 의원의 이 같은 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28일 취임 1년을 맞는 이 대표 관련 개딸 논란이 리더십 위기를 부추겼다는 평가도 있다. 비명계를 향한 개딸의 이른바 ‘문자 폭탄’과 ‘수박(비명계 멸칭 용어) 발언’ 공격이 이어지면서 ‘친명 대 비명’ 대립 양상의 골이 더 깊어졌다는 의미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