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660건
- SK바이오팜, ‘제2의 엑스코프리’될 방사선의약품…경쟁력은?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은 최근 도입한 방사선의약품 ‘FL-091’을 ‘제2의 엑스코프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FL-091은 국내에서 개발 중인 방사선의약품 중 유일하게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를 사용해 차별화된 적응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경쟁 후보물질 대비 다소 개발 속도가 늦었지만 뛰어난 효능을 바탕으로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에 도전한다.23일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최근 기술도입한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은 현재 전임상 단계이며 앞으로 SK바이오팜이 주도적으로 전임상 연구를 이어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본임상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SK바이오팜은 이달 중순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Full-Life Technologies)로부터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기술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FL-091은 수용체 단백질인 뉴로텐신 수용체(NTSR1)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225Ac)를 전달하도록 설계된 저분자 방사성 의약품이다.SK바이오팜 관계자는 “FL-091는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임상 1상을 위한 사전 임상을 빠른 시일 내 개시할 예정”이라며 “임상 1상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들을 국내에서 미리 준비, 빠르면 내년 말 임상 1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FL-091 전임상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을 통해 위탁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한국원자력의학원과 방사선의약품치료제(RPT) 신약 개발 및 원료 제조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이후 본 임상에서도 한국원자력의학원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차별화된 적응증 기대국내에서는 방사선의약품이 속속 개발 중인데, 방사성동위원소로 악티늄-225를 사용하는 것은 SK바이오팜의 FL-091가 유일하다. 대표적으로 퓨쳐켐과 압타머사이언스는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17(177Lu)을 사용한다.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와 루테튬-177 모두 방사성 치료에 사용되는 중요한 방사성동위원소이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먼저 악티늄-225는 알파(α) 입자를 방출하지만, 루테튬-177은 베타(β-) 입자와 감마선을 방출한다.방사선 영향 범위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악티늄-225의 알파 입자는 매우 짧은 경로 내에서 고에너지를 방출해 종양 세포를 직접 파괴한다. 반면 루테튬-117의 베타 입자는 비교적 긴 경로를 가지며 더 넓은 범위의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적용되는 암 종류에도 차이를 보인다. 악티늄-225는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의 고형암에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루테튬-177은 주로 신경내분비 종양 및 전립선암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사진=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 홈페이지)◇글로벌 무대 경쟁력은?국내에서는 FL-091이 유일하게 악티늄-225을 사용한 치료제로 개발 중이지만, 글로벌 무대에서는 바이엘이 인수한 ‘노리아 테라퓨틱스’와 ‘포인트 바이오파마’ 등이 악티늄-225을 사용한 암 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다.이처럼 악티늄-225을 사용한다는 점은 공통점이지만 FL-091는 다양한 유형의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NTSR1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특히 NTSR1을 타깃으로 한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는 암 세포에 방사선을 직접 전달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SK바이오팜 FL-091와 똑같은 타깃 및 방사선동위원소를 사용하는 약물이 하나 더 있어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경쟁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올해 3월 24억달러 규모로 인수한 ‘퓨전파마’의 ‘FPI-2059’다. 이 물질은 SK바이오팜 FL-091와 같이 NTSR1을 타깃으로 하며, 방사성동위원소로 악티늄-225를 사용한다. 사실상 직접 경쟁 제품인데, FPI-2059는 현재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 하반기 종료를 목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SK바이오팜은 FL-091이 개발 속도 측면에서는 조금 뒤쳐져 있지만 효능 측면에서 FL-091이 더 우수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SK바이오팜 관계자는 “현재 NTSR1을 타깃으로 악티늄-225를 사용하는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퓨전파마 FPI-2059와 SK바이오팜 FL-091 둘 뿐”이라며 “FL-091는 FPI-2059 대비 높은 NTSR1 표적 결합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종양흡수도에서도 차이를 보여 Best-in-class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하반기 주가 상승 핵심 테마는 '비만'...DX&VX·펩트론 또 급등[바이오맥짚기]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작년 ‘AI의료’ 테마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비만’ 테마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19일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중 디엑스앤브이엑스, 펩트론(087010), 퀀타매트릭스(317690), 피플바이오(304840), 원텍(336570) 등이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 가속화 소식에 이틀째 급등세를 보였고 펩트론도 글로벌 제약사와의 비만 치료제 기술이전 논의 소식이 투자심리(투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경남제약(053950), 삼아제약(009300), 신신제약(002800) 등 일부 전통제약사의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틀째 급등한 디엑스앤브이엑스...“후보물질인 것 인지해야”이날 KG제로인 엠피닥터에 따르면 DXVX 주가는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29.84%)까지 급등한 262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DXVX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DXVX의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DXVX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개발 중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경구용 비만 치료제는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증대시켜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호르몬으로 비만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19일 제약 섹터 중 상승률이 높은 5개 기업 (사진=KG제로인 엠피닥터 갈무리, DX&VX는 다른 테마 소속)DXVX 연구진은 주사형 치료제 대신 하루 한 번 경구로 복용 가능한 유기화합물을 개발했다. 이 물질은 기존 GLP-1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DXVX는 현재까지 우수한 후보 물질들을 확보했으며, 연내 최소 2개 이상의 물질 특허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회사 관계자는 “현재의 연구 성과와 개발 진도는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안전하고 강력한 효과를 겸비한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가능성을 입증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혁신적인 치료제의 조기 상업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성과들을 해외 학회 등에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일각에서는 해당 소식이 장기적인 상승을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전임상이 종료되지 않은 초기 단계 후보물질이고 구체적인 전임상 데이터가 공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장중 52주 신고가 찍은 펩트론...비만주 ‘순환펌핑’ 추세 펩트론 주가는 이날 시총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가장 크게 움직였다. 이 회사의 주가는 전날보다 26.56%(1만7000원) 오른 8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 흐름을 보면 장 초반 펩트론은 전날보다 4.06%(2600원) 낮은 6만1400원에 출발해 줄곧 우상향했다. 한때 52주 신고가인 8만29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전반적으로 외국인이 매수하고 개인이 매도하는 흐름이었다. 외국인이 187억원, 기관이 46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개인은 234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19일 제약 섹터 중 하락률이 높은 5개 기업 (사진=KG제로인 엠피닥터 갈무리)시총은 1조6732억원으로 3500억원가량 증가했다. 시총 순위도 42위에서 26위로 크게 도약했다. 펩트론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와의 비만 치료제 기술이전 논의 소식이 투자들의 기대치를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파악된다. 펩트론은 펩타이드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약효 지속성 의약품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크게 전립선암 치료제, 말단비대증 치료제, 2형 당뇨병치료제, 퇴행성신경질환 치료제 등이다. 지난해 식욕 저하를 야기하는 ‘GLP-1’이 비만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밝혀지면서 비만치료제에 대한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팹트론의 작년 주가는 300% 이상 상승한 바 있다.최근 라파스(214260)도 비만 관련 테마로 급등했다. 이처럼 비만 테마를 가진 기업의 주식들은 돌아가며 시장의 관심을 받는 ‘순환 펌핑’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바이오업계에서 GLP-1은 음식에 대한 갈망뿐 아니라 술, 담배, 마약에 대한 욕구를 눌러주고 치매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의료AI 테마가 그랬던 것처럼 올해는 비만 관련 개발 소식이 있는 회사들이면 돌아가며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며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매출 25억 제이엘케이, 내년 목표는 720억? 달성 가능할까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요즘 제이엘케이(322510)는 AI의료업계의 ‘이슈 메이커’로 통한다. 작년 12월 초까지 주가 상승률 730%로 유가증권시장 포함 주가 상승률 1위를 찍었다. 올 초엔 10배 이상의 ‘매출 목표(2028년 6000억)’를 제시하며 이목을 끌었다. 업계는 당시 ‘그게 가능하냐’며 의구심을 표시했다.최근 회사 측은 뇌졸중AI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가능한 수치라며 보다 구체적인 매출 달성 방안을 내놨다. 2025년 단기 목표를 달성한 후 제품군을 늘려가며 매년 매출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목표치일 뿐 달성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미국 뇌졸중 시장 주요 경쟁자(자료=제이엘케이, 대신증권)◇2025년 매출 724억원 목표...산정 근거는17일 제이엘케이 매출 달성 계획안에 따르면 회사 측은 내년 미국 매출 394억원, 국내 매출 340억원을 달성, 전체 매출 724억원을 거두는 것이 목표다. 회사 측 작년 매출이 25억원이었고 올해 매출 목표가 1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매출이 급성장을 해야만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이후 2026년 매출 1960억원 (미국 1300억원, 국내 660억원), 2027년 3276억원(미국 2400억원, 국내 870억원)의 목표를 달성한 후 2028년 6000억원(미국 4500억원, 국내 1250억원)에 도달한다는 구상이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이게 가능한 이유는 미국 AI의료 시장서 현재 대세는 뇌질환 관련 제품인데 보험 수가가 검사 한번에 1000달러가 넘기 때문”이라며 “이에 미국서 보험 수가를 받은 한 기업이 2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거뒀다. 이들 기업은 점유율 10%도 달성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매출을 거뒀기 때문에 더 정확도가 높은 당사 제품이 미국에 진입만 한다면 매출이 올라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제이엘케이가 타깃하는 미국 뇌졸중AI 시장 규모 (자료=OECD 글로벌 뉴스 와이어,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2025년 미국 시장 매출 목표는 CT와 MRI를 보유한 미국 내 전체 병원(2만8172곳)에서 1%(282곳)를 목표로 잡았다. 병원 당 매출 기준은 기존 보험 수가를 받은 미국 비즈AI(Viz AI) 매출(2022년) 대비 점유하는 병원 수로 환산했다. 비즈AI의 2022년 매출은 약 1100억원이다. 해당 회사의 병원 진출 숫자를 매출로 환산해서 병원 당 매출이 1억4000만원이라는 가정아래 이를 목표 병원 점유율 수인 282곳을 곱해 394억원의 매출 목표치를 도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개소한 미국 법인을 통해 지역 민간 보험을 통해 수가를 받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렇게 나온 2025년 국내외 포함 연간 목표 매출이 724억원이다. 궁극적으로 2028년 미국 병원 점유율 12%(3353개 병원)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2025년 2개 제품으로 영업을 시작해 전체 보유한 11개 제품까지 보험 수가를 받는 제품을 늘려간다면 목표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미, 뇌졸중AI 시장...경쟁사 현황은뇌졸중AI 소프트웨어가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분야인 것은 사실이다. 현재 미국 이스라엘 비즈AI(Viz. Ai), 레피드AI(Rapid AI) 등이 ‘톱2’로 꼽힌다. 비즈AI의 경우 환자 한 명의 CT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데 청구되는 비용은 1040달러(약 141만원)로 국내 대비 매우 높다. 현재는 최소 1500개 이상의 병원과 제휴하는 등 사업 규모를 대폭 확장해 기업가치를 수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레피드 AI도 뇌내출혈(ICH)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분석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뇌 스캔을 AI로 분석해 의료진에게 데이터를 전달하는 비즈니스로 2023년 매출 약 600억원을 달성했다.제이엘케이는 경쟁사보다 높은 정확도와 CT, MRI 호환성이라는 분명한 강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제이엘케이 솔루션의 뇌경색 환자 검출율은 98.1%로 레피드AI의 3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뇌졸중 환자가 MRI를 찍는 비율은 유럽에서 20% 미만, 미국에서 40% 수준이지만 국내는 93%가 넘는다”며 “정밀 검사인 MRI는 진단에서 ‘정답에 가까운 결과’이기 때문에 이를 함께 분석한 우리 제품의 정확도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뇌졸중 AI를 활용한 경우 병원 전원 절차 (자료=한국보건의료정보원, 한국KPMG)반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회사가 매출 목표만을 내세울 뿐 사업 진행 상황이 더디다는 것이다. 최근 전립선AI 제품으로 FDA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뇌졸중AI의 경우 아직 FDA 허가 제품이 없다. 경쟁기업인 휴런이나 SK C&C가 최근 뇌졸중 관련 제품으로 FDA허가를 받은 것과 대조된다. 회사 측은 지난 5월 뇌졸중AI 진단 소프트웨어 JLK-LVO의 FDA 품목 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AI의료업계 한 관계자는 “의료기기 FDA 허가는 신약 품목 허가만큼 무게감을 지니고 있지 않고 그것으로 병원 판매에 정당성을 크게 보장하지는 못한다”며 “결국 의료기기는 여러 경쟁자들 중에 영업망으로 경쟁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영업 조직이나 파트너 없이 미국 의료 기관을 뚫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 측은 오는 10월 3개 뇌졸중AI(인공지능) 제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승인 신청을 완료한 뇌졸중AI 1개 제품과 기존에 FDA 허가를 받은 전립선암 보조 진단 AI를 포함해 총 5개 제품을 빠르게 FDA에 등재하는 것이 회사 측 목표다.
- ADC 다음은 TPD? 핫한 TPD 기술 선점 나선 K바이오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최근 국내외에서 TPD가 차세대 신약으로 주목받으면서 해당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합병(M&A)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글로벌 빅파마도 주목하는 차세대 신약 기술 ‘TPD’TPD는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또는 분해하고자 하는 단백질을 제거하거나 비활성화시키는 기술이다. ADC와 같이 목표물을 선택적으로 변경시켜 최종적으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발현을 방지하는 신약개발 기술이다. TPD는 미국 선도업체 아비나스(Arvinas)의 플랫폼기술 명칭 ‘프로탁’(PROTAC)으로도 통용됐으나 최근 TPD 기업들이 활약하면서 TPD라는 명칭을 되찾았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TPD는 크게 1세대 기술인 프로탁과 2세대 분자 접착제(Molecular glue)로 분류된다. 프로탁은 표적 단백질에 결합만 하면 분해 가능하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분자 접착제는 프로탁보다 분자 크기가 작아 기존 기술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표적 단백질도 분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차세대 신약으로 TPD 신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전을 통해 표적 치료제보다 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기존 표적 치료제가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저해하는 방식이라면 TPD는 표적 단백질을 분해, 치료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TPD의 기술적 한계는 분자량이 커지기 때문에 세포막 투과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TPD업체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분자 크기를 줄여 경구용으로 개발하기 위한 최적화 작업에 공들이고 있다.글로벌 TPD 신약 개발 단계를 살펴보면 선두업체인 아비나스가 화이자와 공동 개발 중인 유방암 치료제 ‘벱데제스트란트’(vepdegestrant·ARV-471) 임상 3상이 가장 앞서 있다. 아직 상용화된 TPD 신약이 없기 때문에 초기 시장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의지가 상당하다. 시장조사기관 루츠애널리시스에 따르면 글로벌 TPD 시장은 2021년 4억 5200만달러(약 6243억원)에서 연평균 27% 성장해 2030년 33억달러(약 4조5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실제로 빅파마들은 TPD 관련 빅딜도 종종 체결하고 있다. 화이자는 2021년 7월 미국 아비나스와 총 20억 5000만달러(약 2조 3600억원) 규모의 유방암 후보물질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퀍(BMS)은 2022년 신썩스와 최대 5억5000만달러(약 7593억원) 규모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23년 11월 오름테라퓨틱의 신약을 1억 8000만달러(약 2400억원)에 기술도입했다. 암젠은 지난해 2월 바이오벤처 플렉시움과 새로운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를 발굴하기 위해 총 5억달러(약 6300억원) 규모의 연구 협약·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개발사로 유명한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2월 미국의 신약개발사 네오모프와 14억 6000만달러(약 1조 9436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국내서도 TPD 기술 확보 ‘활발’국내에서도 TPD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합병(M&A)하거나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등 기술 확보 움직임이 활발하다. SK바이오팜(326030)이 미국 바이오벤처 프로테오반트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제넥신(095700)과 유한양행(000100)이 국내 TPD 업체를 차례로 인수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SK바이오팜은 지난해 6월 미국 바이오벤처 프로테오반트(현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 지분 4000만주(지분율 60%)를 4250만달러(약 620억원)에 취득하면서 TPD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프로테오반트는 로이반트와 SK㈜가 4:6의 비율로 합작 설립한 업체다. 이번 인수로 SK바이오팜이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현재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는 7개의 TPD 항암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상태이며, 최근 바이오USA에서 4개 파이프라인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유한양행은 2022년 프로탁 기반 신약개발사 업티라와 기술이전·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면서 TPD 신약개발에 발을 들였다. 지난 3월에는 사이러스테라퓨틱스, 카나프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 항암제 후보물질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사이러스테라퓨틱스의 TPD 기술을 이용해 ‘제2의 렉라자’를 발굴하겠다는 복안이다.유한양행은 지난 1일 유빅스테라퓨틱스의 TPD 기반 전립선 치료제 ‘UBX-103’를 기술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최대 1500억원 규모이며, 선급금은 50억원이지만 첫 기술 도입 계약을 통해 유한양행이 TPD 신약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주도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프레이저테라퓨틱스와 TPD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한양행은 새로운 TPD 기술 확보에 열올리고 있다.제넥신은 지난달 이비디바이오테라퓨틱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며 차세대 동력이 될 TPD 신약 파이프라인을 대거 확보했다. 이피디바이오는 기존 프로탁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바이오프로탁 기술 ‘EPDegTM’을 개발 중이다. 이피디바이오는 창업자 최재현 대표이사가 프로탁 분야 글로벌 리더인 아비나스에서 개발 담당자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데다 지난 2월에는 일본 다케다제약과 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의 항암 분야에서 우승하며 주목 받은 업체다.◇국내 TPD 신약 개발사 현황은?이외에도 일동제약그룹의 아이리드비엠에스(iLeadBMS), 오름테라퓨틱, 유빅스테라퓨틱스, 업테라 등이 TPD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아이리드비엠에스는 지난 1월 TPD 신약후보물질 ‘IL2106’의 연구결과를 유럽종양학회 표적항암요법 학술대회(ESMO TAT 2024)에서 공개했다. IL2106는 아이리드비엠에스가 독자 개발한 TPD 치료제 분야의 분자접착제로, 암 유발과 연관성을 갖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 CDK12를 타깃한다.유빅스테라퓨틱스는 2018년 설립된 TPD 신약개발사로, 순수한 TPD 치료제로는 국내 최초로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UBX-303-1’ 외에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2025년 상반기 임상시험 개시를 목표로 비임상 개발을 진행 중인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 ‘UBX-103’과 면역항암 타깃의 ‘UBX-106’, ‘UBX-306’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업테라는 자체 구축한 TPD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TPD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으로 PLK1 단백질 분해제, AURKA 단백질 분해제 등을 확보했다. 연내 소세포폐암 치료제 ‘UPP-1002’의 미국 임상 1상에 도전할 계획이다.오름테라퓨틱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ORM-6151’을 BMS에 23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하며 눈길을 끈 업체다. 오름테라퓨틱은 ORM-6151 외에도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ORM-5029’을 보유하고 있다. ORM-5029은 HER2·HER3 타깃 유방암 치료제로 2022년 10월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가 시작됐다.TPD 업계에선 오름테라퓨틱은 엄밀히 TPD 업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오름테라퓨틱이 보유한 기술은 분해제·항체접합체(DAC) 기술로, 항체에 약물 대신 TPD를 접목한 것이다. 항체와 단백질 분해제를 결합해 암세포에 전달하고 세포 내의 표적단백질을 분해해 종양세포의 사멸을 유발하는 기전이다.DAC는 ADC와 TPD를 결합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인 만큼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리스크도 짊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름테라퓨틱은 순수한 TPD라기보다는 TPD와 ADC를 합친 기술 위주라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 제이엘케이, 480억 규모 주주배정 유·무상증자 발표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제이엘케이가 약 48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20%의 무상 증자를 결의했다고 15일 밝혔다.제이엘케이의 유상 증자는 상장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체 주식수 1619만5712주의 31.7%에 해당하는 513만3698주가 신주로 발행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최종 발행가는 9월20일 확정된다.이번 유증에 참가하는 주주들은 1주당 0.2주(20%)를 추가 배정하는 무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 무증 신주 배정 기준일은 10월8일로 예정됐다.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시설 자금, 운영자금, 타법인증권 취득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의료 AI 분야의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 진출에 전념해 2028년 해외 매출 5000억원 달성에 나선다는 목표다.제이엘케이는 올 하반기 뇌졸중·전립선암 AI 솔루션의 미국 시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미 현지법인 활성화에 돌입했으며 서부, 중부, 동부 전역에 위치한 대형 거점 병원과 영업망 확대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회사는 현지에서 AI 개발자, 서비스 개발자, 임상전문의, CS 전문가, 세일즈 전문가 등의 인력을 대거 충원하고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간다는 방침이다.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미국 의료 AI 시장의 본격 진출을 위해 이번 증자를 진행하게 됐다”며 “확보된 자금은 영업망 구축 등 해외 비즈니스 동력 확보에 투입될 예정이며, 회사의 재무 건전성 강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솔루션들의 상용화 준비가 완료돼 있는 만큼, 뇌졸중 솔루션의 FDA 승인에 주력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우석의 식사] ‘악마의 사과’ 토마토
- 오스테리아 밀즈 토마토 냉파스타 카프레제 콜드 카펠리니오스테리아 밀즈 토마토 냉파스타 카프레제 콜드 카펠리니[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땡볕, 사람만 뜨겁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21세기 세계인의 식탁에 주인공 노릇을 자처하고 있는 토마토도 벌겋게 달군다.7월 시장에는 토마토가 쏟아진다. 조생종인 ‘도태랑’ 품종부터 출하된다. 단맛, 신맛, 짠맛에다 감칠맛까지 두루 품은 토마토는 이제 세계인이 가장 즐겨 먹는 채소가 됐다. 불과 4세기 만에 이뤄진 일이다.◇16세기 유럽에 처음 소개된 토마토신대륙 남아메리카의 지붕 안데스가 구세계에 준 값진 선물이다. 의외로 토마토는 가짓과에 속한다. 따라서 완숙 전에는 미량의 독성(솔라닌)이 있다. 하지만 빨갛게 익고 나면 사라진다.16세기 중남미 침략에 나섰던 스페인에 의해 유럽으로 소개됐다. 스페인이 토마토를 가져간 남미 문명인 아즈텍 원주민은 토마토를 나와틀어로 ‘시토마틀’(Xitomatl)이라 불렀다. 비슷하게 들리지 않겠지만 토마토 이름의 유래다. 초콜릿 역시 소코라틀(Xocolatl)이라 해서 ‘쓴 물’이란 뜻의 나와틀어였다.처음 토마토가 유럽에 상륙했을 때는 그저 관상용이었다.토마토를 본 유럽 사람들은 ‘악마의 독사과’, 즉 맨드레이크(만드라고라)와 닮았다며 두려워했다. 맨드레이크는 독성과 마취성분이 강한 데다, 교수대 아래에서 자란다는 괴담까지 있어 유럽인들이 취급하기 꺼리던 식물. 가짓과에다 붉은색까지 같은 토마토를 오해한 것이다.심지어 암살에도 쓰였다. 미국 독립전쟁 중 조지 워싱턴을 암살하기 위해, 한 창의적인(?) 영국 첩자가 토마토즙을 그릇에 발랐다. 거사는 당연히 실패했다. 워싱턴은 유난히 그날따라 맛있는 만찬을 즐겼을 것이다.이후 토마토의 뛰어난 맛과 영양이 밝혀지면서 단숨에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강한 일조량과 토양으로 재배에 딱 맞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 국가에선 주방에 절대 빠지지 않는 채소로 떠올랐다. 특유의 달콤하고 짭조름한 맛과 어떤 식재료에도 어울리는 감칠맛 성분은 다른 어느 채소도 따라가지 못했다. 토마토 자체가 천연 조미료의 대명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토마토의 식용이 일반화된 것은 1800년대. 이때부터 다양한 토마토 요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복싱타이거 토마토 칵테일 블러디 메리◇유럽을 대표하는 식재료가 되다 토마토는 과육을 그대로 잘라서도 쓰지만 으깨거나 갈아서 수프부터 소스, 주스, 퓌레, 절임, 케첩 등으로 다양하게 가공할 수 있다. 어떤 식재료와 함께 조리한대도 맛이 좋아지니 다채로운 음식에 쓰였다. 혜성처럼 등장한 최고 식재료를 가장 환영한 고객은 이탈리안이었다. 피자와 파스타에 이처럼 어울리는 양념이 없었다. 아마도 한국인이 고추를 받아들인 기분이었을 것이다.감칠맛과 향을 내는 3대 식재료. 토마토와 치즈, 바질을 쓰는 수많은 이탈리아 전통 음식은 이때 탄생했다. 이탈리아 국기가 괜히 빨간색, 하얀색, 녹색이 아니었다는 농담이 나돌 정도로 이탈리안 퀴진(요리법)에선 이 세 가지 식재료를 즐겨 쓴다.인근 유럽 국가에서도 앞다퉈 토마토를 쓰기 시작했다. 지중해 연안에서 토마토는 귀중하기로 으뜸가는 식재료가 됐다. 19세기 초에는 현재 세계 3대 소스에 명함을 내밀고 있는 ‘토마토 케첩’이 등장하기에 이른다.지난 젓갈 편에서 언급했듯 케첩은 남방 중국계 생선소스 중 하나인 규즙의 푸젠성 사투리 발음 ‘꿰짭’에서 유래했다. 꿰짭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까지 퍼져나가며 ‘크찹’이 됐고 내용물도 견과류나 버섯 등 식물성 재료가 추가되는 등 다양하게 바뀌었다.다시 영국인에 의해 유럽으로 건너가며 비로소 지금의 케첩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제국주의 영국은 비슷한 시기에 인도로부터 카레를 들였고 케첩까지 유입되며 식탁의 다양성이 강조되던 시대였다. 내용물도 생선이 아닌 버섯과 양파 등으로 만들다가 미국 회사 하인스(Heinz)에 의해 토마토를 사용한 케첩이 처음 탄생했다.토마토 페이스트(회사마다 다르지만 40∼65% 정도)에 소금과 설탕, 식초를 넣은 토마토케첩은 달콤한 감칠맛과 그 간편함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며 순식간에 식탁을 점령했다. 때마침 태동한 미국의 패스트푸드 열풍과 어깨를 겯고 토마토케첩은 원조(?) 젓갈 케첩을 아예 기억 속에 잠재우며 주도권을 장악했다. 지금은 케첩 하면 도저히 다른 재료를 떠올릴 수 없다. 무조건 토마토로 인식된다.상해소흘 토마토 계란볶음◇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토마토가 과일이 아니고 채소라는 말이 있는데 이도 사실 알쏭달쏭하다. 사실 조리해 먹으면 채소고 후식으로 쓰면 과일이란 분류도 우습다. 아무튼 이는 과채류란 이름으로 다소 해결됐지만 사실 이 논쟁은 미국에서 수입 관세 문제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19세기 미국은 씨가 들어 있는 열매는 무조건 무관세 대상인 과일로 규정했는데 그러다 보니 유럽산 토마토가 대량 수입되며 싼값으로 팔려 자국 농가의 불만이 쌓였다. 그래서 토마토를 채소로 규정하는 새로운 분류를 제시했다. 유럽에선 여전히 과일이다. 지금 우리나라 관세청에선 토마토를 ‘채소류’로 규정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에선 ‘과채류’로 분류하고 있다.채소든 과일이든 간에 토마토는 식탁에 음식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중국은 일찌감치 토마토를 식용으로 받아들이면서 자국 요리문화를 대폭 발전시켰다. 광둥요리를 비롯해 중국 전역에서 수많은 요리에 토마토를 쓴다. 중국은 토마토를 구대륙으로 꺼내온 스페인과 비슷한 시기에 식용하기 시작했다. 스페인 식민지 필리핀에서 토마토를 먹기 시작했고 이를 중국에 전파한 것. 덕분에 한반도에도 조선 광해군 때 이미 그 이름이 등장한다. 지봉유설에 남만시(南蠻枾)란 이름으로 토마토가 소개된다.중국 가정에서 자주 먹는 반찬인 시홍스차오지단은 이른바 토마토 달걀볶음이다. 시홍스는 ‘서양홍시’란 뜻이다. 화교들은 집에서 자주 먹었으나 메뉴로 팔지는 않던 것을 양꼬치집에서 안주로 소개하면서 이젠 꽤 유명해졌다. 달콤하고 고소한 맛에 반한 젊은층은 아예 ‘토달볶’이란 애칭까지 붙여주며 굳건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흥건한 국물 요리인 토마토 달걀국도 있으며, 여기다 밀가루 편을 넣은 거다탕도 있다. 산라탕, 중국식 오므라이스 단바오판 등에도 토마토가 들어간다. 가만 보면 토마토를 달걀과 함께 요리하는 경우가 잦은데 맛과 영양적 궁합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짭조름한 단백질 덩어리 치즈와도 잘 맞는다.일본에는 그저 차가운 토마토를 썰어내기만 한 ‘히야시도마도(냉토마토)’란 안주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여름에 먹는 냉라멘 격인 히야시주카에도 여름 채소 토마토 토핑이 올라간다. 평상시에는 또 토마토케첩을 소스로 사용한 나폴리탄 스파게티를 즐긴다.◇영양분 탁월한 토마토, 여름의 선물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를 요리에 쓰기보다는 과일로 여겨 그냥 먹거나 갈아서 주스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토마토의 감칠맛 성분은 글루탐산나트륨(MSG)으로 우리가 아는 조미료의 주성분과 같다. 생으로 먹을 때보다 다른 식재료와 함께 조리하면 더욱 제맛을 낸다는 얘기다.토마토는 영양성분이 탁월하다. 토마토의 핵심 영양소는 과육의 붉은색 성분인 리코펜(Lycopene·또는 라이코펜)이다. 리코펜은 특히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고, 항암 효과도 인정받았으며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여성 유방암, 남성 전립선암에 좋다 해서 많은 이가 찾아 먹는다. 만병통치 식재료다.토마토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와 미용에 관심 있는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돕고 비타민K는 칼슘 배출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괜히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꼽힌 것이 아니다.토마토의 효능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해장 기능이다. 서양에선 딱히 해장이랄 게 없지만 그나마 토마토로 해장하는 경우가 많다. ‘해장술’ 블러디 메리나 피자, 멕시칸 부리토에도 죄다 토마토가 들어간다. 실제로 연구해보니 리코펜이 술독(아세트알데하이드)을 배출시킨단다. 어찌 알고 해장으로 토마토를 택했을까. 집단지성의 학습효과란 이처럼 뛰어나다. 술꾼들도 대를 이어 몸 바쳐 공부하는 모양이다. 봄날부터 작렬한 뜨거운 태양이 맺은 결실 제철 토마토. 이 빨간 보물 덕에 입맛도 살고 몸도 거뜬해진다. 여름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토마토 맛집▶토마토계란볶음=상해소흘. 화상(華商)들로 가득한 연남동에서 본토 대륙의 메뉴를 선보이는 중화 포장마차. 다양한 메뉴를 적당한 양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찾는 이가 많다. 토마토 계란볶음의 맛을 완성하는 신의 한 수는 케첩이다. 생토마토를 으깨고 볶다가 반드시 케첩을 넣어 마무리하는 것이 오히려 정통 스타일이다. 상큼한 토마토가 입맛을 최대한 끌어올리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달걀이 뒤를 받친다. 서울 마포구 동교로 272.▶파스타=오스테리아 밀즈. 대구와 경주, 2곳에만 있다. 맛좋은 이탈리안 퀴진으로 소문난 집이다. 주택가 이면도로에 있지만 많은 이가 찾는다. 카프레제 콜드 카펠리니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냉파스타다. 토마토와 치즈를 얹은 카프리 스타일 샐러드인 카프레제에 가느다란 카펠리니 면을 함께 내는데 시원하고 맛깔난다. 소면만큼 가는 파스타가 새콤달콤한 방울토마토 절임, 진한 바질 페스토, 수제 브라타 치즈와 잘 어울린다. 대구 수성구 동원로1길 26 1층. ▶블러디 메리=복싱타이거. 워커힐 우바와 JW메리어트 동대문 그리핀 출신의 유명 믹솔로지스트(칵테일 믹싱 전문가) ‘호야 킴(김형규)’가 오너 바텐더로 운영하는 집이다. 스타터로나 해장술로나 모두 좋다는 블러디 메리(Bloody Mary). 레시피가 생각보다 까다로워 잘 하는 집 찾기가 힘들다. 보드카 베이스에 무가당 토마토 주스를 채우고 약간의 소금과 통후추, 타바스코소스, 돈가스 소스, 레몬주스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다. 해장보다는 중독성 있는 술맛으로 찾는 마니아층이 많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510-3. 지하 1층. 2만 원(보드카 지정 가능).
- 에이디엠코리아 "니클로사마이드 대사항암제 임상 8월 신청"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에이디엠코리아(187660)는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경구용 대사항암제의 첫 임상시험 대상을 ‘호르몬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전립선암 환자’로 결정했다고 8일 발표했다.대사항암제란 암세포의 대사경로를 조절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항암제를 말한다. 니클로사마이드 대사항암제는 암세포의 대사 경로를 조절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항암효과를 회피하는 암세포의 신호전달체계를 차단시켜 내성을 억제시키는 새로운 기전의 대사항암제다.현재까지 사용하는 항암제로는 호르몬치료제, 화학항암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이 있으나 이들 기존 치료제는 모두 장기 투여시 발생하는 암세포의 약물 내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암세포의 내성이란 항암제의 반복적인 투여에 반응해 암세포가 항암제 효과를 회피하는 세포신호전달체계(cell signaling pathway)를 활성화시켜 항암제에 저항함으로써 항암제의 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항암치료의 최대 난제는 암세포의 내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나, 현재까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는 개발되지 못했다.니클로사마이드는 항암제 투여 시 암세포가 내성을 일으킬 때 활성화하는 Wnt/β-catenin, STAT3 세포신호전달체계를 차단시켜 암세포의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 약물이다.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 결과에 의하면, 니클로사마이드를 화학항암제(SN38, 아자시티닌 등), 면역항암제(PD-L1 Ab), 표적항암제(엘로티닙), 호르몬치료제(엔잘루타마이드)와 병용 치료시 기존 항암제 단일 치료시보다 항암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으나, 니클로사마이드의 60여년간의 난제인 낮은 흡수율과 짧은 혈중 유효약물농도 유지시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항암제로 재창출되지 못했다.에이디엠코리아와 전용실시권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씨앤팜은 자사의 특허기술로 니클로사마이드의 이와 같은 두 가지 난제를 극복해 경구용 대사항암제로 약물재창출하는 데 성공했다.씨앤팜이 실시한 ‘경구용 니클로사마이드 대사항암제의 삼중음성유방암 모델 동물실험’ 결과, 화학항암제(도세탁셀) 단독 투여군에 비해 도세탁셀과 니클로사마이드 대사항암제의 병용 투약군의 항암효과가 67% 더 뛰어남이 확인됐다. 또한 ‘경구용 니클로사마이드 대사항암제의 3개월 동물독성실험’ 결과, 니클로사마이드의 NOAEL(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 용량)에서의 혈중농도가 7,888 ng/mL임이 확인됨으로써 그 10분의 1 이하(65~654 ng/mL)의 안전한 농도로도 암세포의 증식을 50% 감소시킬 수 있음이 밝혀져 약물의 안전성도 확인됐다. 경구용으로 복용의 편의성까지 갖췄다.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를 받을 수 없는 모든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치료제와 경구용 니클로사마이드 대사항암제를 병용 치료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는 에이디엠코리아는 우선 8월 중 호르몬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호르몬치료제와 니클로사마이드 대사항암제를 병용 치료하는 임상시험을 식약처에 신청하기로 했다. 에이디엠코리아는 지난 5월 중순경 국내 전립선암 권위자로부터 니클로사마이드 대사항암제와 호르몬치료제의 병용 임상시험을 제안받았다. 에이디엠코리아는 전립선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이나 호르몬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를 치료할 마땅한 치료제가 없고, 전립선암 임상시험은 다른 암에 비해 임상시험 기간이 짧아(4주 소요) 신속히 임상시험을 완료할 수 있으며, 다른 암 에 비해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우선적으로 전립선암 환자 대상 임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진근우 에이디엠코리아 부사장은 “국제학술지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20.12 (2014))에 따르면 전립선암 2차 호르몬치료제에 대해 내성이 생긴 종양을 지닌 동물모델에서 엔잘루타마이드 단독으로는 종양을 약 5%밖에 줄이지 못했는데, 니클로사마이드와 엔잘루타마이드를 병용할 경우 종양이 약 72%나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니클로사마이드 대사항암제는 전립선암 치료에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방사선치료, 꼭 여러 번에 나눠서 받아야 하나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방사선치료’라고 하면 단순히 암세포의 전이를 막기 위한 치료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이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암 치료법으로 수술, 항암치료와 함께 3대 암 치료법으로 꼽힌다. 방사선(radiation)은 원자핵에서 나오는 특정한 빛(에너지)으로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도 없으며 몸에 느낌도 없는 미세한 입자다.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방사선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방사선은 X-선, 감마선, 중성자선, 양성자선 등이다. 방사선치료는 높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에서 나오는 방사선이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인체 내 암세포를 파괴하고 성장을 멈추게 하는 치료다. 방사선을 몸에 조사하면 세포의 증식과 생존에 필수인 핵산이나 세포막 등에 화학적 변성이 생기는데, 이를 통해 정상세포의 손상은 줄이면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원리다. 치료에 이용되는 방사선은 진단적 검사에 이용되는 방사선보다 높은 에너지를 암세포에 줘 세포가 더 이상 분열 증식하지 못해 죽게 한다. 곽유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는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치료법이지만 암의 종류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완치·고통감소 등 목적 따라 치료 차이… 보통 통원으로 진행암은 시간이 지나면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특징이 있다. 또 암의 종류에 따라 초기임에도 다른 장기로 전이될 위험성이 높은 암도 있다. 따라서 암 치료는 국소치료와 전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소치료에는 외과적 수술과 방사선치료가, 전신치료에는 약물을 사용하는 항암치료가 있다. 폐암, 유방암, 대장암은 수술 후에도 국소재발이나 전이 등 위험성이 높다.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하면서 재발률을 낮춘다. 식도암, 직장암은 암이 진행돼 바로 수술이 어려운 경우 수술 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로 암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나 혈액암에서는 항암치료가 우선 적용된다. 하지만 항암치료 후에도 암이 심해진다면 수술적으로 제거하거나 방사선치료를 시행해 종양의 국소제어율을 높일 수 있다. 방사선치료는 외부로부터 몸 안에 있는 종양 부위에 방사선을 쪼이는 ‘외부조사’와, 내부 정상 부위에 동위원소를 직접 주입하는 ‘근접조사’가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받는 외부조사는 선형가속기라 불리는 치료 장비를 이용하는데, 선형가속기는 다양한 에너지의 X-선과 전자선을 만드는 장치로 종양이 몸속 깊은 곳에 있거나 피부 근처에 있더라도 종양에만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쪼일 수 있도록 해준다. 근접조사는 이리디움-192라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몸 안의 종양 또는 종양이 발생한 부위에 삽입하는 방법이다. 많은 양의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자궁암에 사용되고 해외에서는 전립선암의 치료에도 많이 사용된다. 방사선치료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완치를 목적으로 시행하는 경우로 고용량의 방사선이 필요하고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수술의 보조적인 목적으로 시행되는 경우다. 이때 수술 전에 시행할 경우 종양의 크기를 감소시켜 수술 결과를 높일 수 있고, 수술 후 재발이 예상되는 경우 방사선치료를 추가해 재발 가능성을 줄여준다. 마지막은 종양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 고통을 감소시켜 줄 목적으로 시행한다. 이 경우에는 위의 경우보다 적은 양의 방사선으로 치료하고 기간도 짧다. 질병의 상태와 진행 정도 등에 따라 수술, 항암치료 등과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방사선치료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통원치료로 진행된다. ◇ 정상조직 조사 줄여 부작용 최소화… 주 5회 시행방사선치료는 종양에 방사선이 집중되고 주변 정상조직은 최대한 적게 조사해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방사선치료 기술은 2차원적 방사선치료로 시작해 3차원적 입체조형 방사선치료,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로 점점 발전했다. 3㎝ 이하의 비교적 작은 암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짧은 기간 동안 조사하는 정위적 방사선치료 또는 방사선 수술도 있다. 이 경우에는 수술과 거의 비슷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 곽유강 교수는 “움직임이 많은 장기에 암이 생겼을 때 방사선치료 범위에 종양의 움직임까지 포함돼 정상조직이 불필요하게 노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최근에는 호흡이나 장기 운동으로 인해 종양이 방사선 범위를 벗어나면 방사선이 자동으로 정지됐다가 종양이 범위로 다시 들어오면 방사선이 다시 조사되는 ‘호흡 연동 방사선치료’(4차원)가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선치료는 보통 하루 1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회 시행하고, 길게는 7주 혹은 8주까지 걸리는 경우가 많다. 1회 치료에 소요되는 시간은 환자나 질환에 따라 다르지만 5분에서 30분 정도다. 곽 교수는 “방사선치료는 암세포가 사멸할 정도의 충분한 방사선량과 방사선 범위에 방사선이 조사되면 주변의 정상세포도 방사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정상조직의 손상이 부작용으로 이어진다”며 “다행히 손상된 정상세포는 회복력이 빠르다. 방사선을 소량씩 여러 번 반복해 조사하면 정상세포보다는 암세포가 더 많은 손상을 받게 되고 그 결과 치료 효과는 높아지면서 부작용은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부작용, 치료 부위 따라 다르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 아냐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은 치료를 받는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얼굴이나 목 등에 암이 생긴 두경부암 환자들에게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구강 건조증과 방사선피부염이다. 얼굴이나 목의 피부가 여름에 햇볕에 탄 것처럼 불그스름해지다가 심하면 벗겨지기도 한다. 또 구강염이나 식도염이 생겨 음식을 먹기가 힘들어져 체중이 감소한다.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증상을 줄이는 약을 처방하고, 필요할 경우 경구 영양제를 처방한다. 흉부에 방사선치료를 하는 경우는 크게 유방암과 폐암이 있다. 유방암 역시 방사선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게는 림프 부종도 생길 수 있다. 폐에 방사선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기도건조증으로 인한 기침 증상이 가장 흔하고, 식도와 가깝게 위치한 종양의 경우는 식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복부나 골반 쪽 방사선치료는 장에 조사되는 방사선으로 인한 복통이나 오심,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방광이나 전립선 근처에 방사선치료를 받는 경우 종종 빈뇨 등 방광염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치료 중 약제를 사용하면 조절 가능한 수준이다. 방사선치료 중이나 치료 종료 직후 발생하는 급성 부작용은 대부분의 환자가 경험하지만 종료 후 회복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6개월 이상 지나 생기는 만성 부작용은 적은 수에서 발생하지만 회복이 오래 걸린다. 방사선치료를 받은 부위에 섬유화가 일어나 피부를 비롯한 주변 부위가 딱딱해진다. 폐암 환자가 방사선치료를 받은 후에는 방사선폐렴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복부나 골반암의 경우에는 6개월에서 1년이 지난 후에도 장 출혈이 드물게 일어나기도 한다. 곽유강 교수는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은 종양이 생긴 위치, 크기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 치료 중 생활 습관이나 식습관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고 담당 방사선종양학과 의사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처방을 받으면 큰 문제 없이 완료할 수 있다”며 “방사선치료 중에는 치료를 받는 부위 피부나 주변 장기에 부담을 주는 행위를 삼가고, 치료 기간이 6주에서 8주까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건강과 체력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다중항체 대표주자 '사노피·MSD·셀트리온', 항체신약 게임체인저 되나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 머크(MSD), 국내 셀트리온(068270) 등 자금력이 있는 기업들이 이중항체를 넘어 다중항체 기반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일제히 관련 플랫폼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거나 1조원대 이상 규모로 옵션 계약을 체결해 될성부른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어느 기업이 암의 약물 회피 능력을 최소화할 다중항체 개발에 가장 먼저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제공=게티이미지, 각사)◇다중항체 임상 진입 20여 종...‘사노피·MSD’가 주도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임상 1상 이상 단계에 진입한 ‘삼중 또는 사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은 20여 종이다. 가장 두각을 보이는 기업은 사노피와 MSD이며, 각각 순서대로 3종과 4종씩 삼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시스티뮨과 쓰촨 베일리 등이 공동으로 사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3종에 대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사노피는 지난 2021년 미국 아뮤닉스 파마슈티컬스(아뮤닉스)를 12억2500만 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 규모로 인수해 삼중항체 개발 플랫폼과 후보물질들을 흡수했다. 당시 회사는 계약금만 10억 달러를 지급하면서, 아뮤닉스가 보유한 HER2·CD3·CD28 동시 타깃 삼중항체 후보물질 ‘SAR443216’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현재 사노피는 다발성 골수종(1상, SAR442257)과 HER2 양성 고형암(1상, SAR443216), 급성림프구성백혈병(1/2상, SAR443579) 관련 적응증에 대해 3종의 삼중항체 후보물질로 임상을 병행하고 있다.다중항체 개발 업계 관계자는 “여러 기업이 T세포 연결항체(인게이저)를 활용한 삼중항체 플랫폼을 확보하려는 중이다. 아직 임상을 거쳐 플랫폼으로 얻은 물질의 효능까지 입증한 기업은 없어, 뚜렷하게 어떤 기업의 플랫폼이 뛰어나다고 말할 순 없다”면서 “다만 사노피가 자체 검증을 통해 큰 규모의 계약금을 걸은 만큼 아뮤닉스에 대한 업계 주목도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T세포 인게이저는 암세포로 T세포를 끌어들여 면역반응을 활성화해 항암효과를 유도하는 기능을 가진 항체다.프랑스 사노피의 다중항체 전문 자회사 아뮤닉스 테라퓨틱스는 다중항체를 구성할 때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 조절되는 접합체 기술 ‘pro-XTEN’ 플랫폼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더해 아뮤닉스가 보유한 pro-XTEN 적용한 T세포 인게이저 플랫폼이 단백질 분해효소를 통해 항체를 연결한 접합체(링커)를 정상세포 주변이 아닌 암세포가 있는 환경에서만 풀리게 조절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를 통해 다중항체의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노피 뒤를 이어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들이 대거 다중항체 플랫폼 확보에 나섰다. 그 중심에 선 것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로 우뚝 선 MSD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하푼 테라퓨틱스(하푼)를 6억8000만 달러(한화 약 9450억원)에 인수, 하푼이 보유한 삼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4종을 흡수했다. 실제로 하푼은 임상 1상과 임상 1/2상 단계의 삼중항체를 각각 2종씩 보유한 기업이며, 이 물질의 적응증은 다발성 골수종, 소세포폐암, 전립선암, 메소텔린 양성 암 등을 대상으로 한다.여기에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도 2022년 바이오텍인 드래곤플라이가 임상 1/2상을 진행 중인 HER2 양성 유방암 대상 삼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DF1001’을 도입한 바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네덜란드 메루스와 15억8100만 달러 규모(한화 약 2조 1970억원)로 옵션 계약을 체결하면서 추가 삼중항체 신약 확보에 재차 나섰다. 메루스는 3개의 표적을 동시에 타깃하는 삼중 특이항체를 개발하는 ‘트리클로닉스’ 플랫폼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셀트리온·이수앱지스도 삼중항체 발굴 착수빅파마가 다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사이, 국내에서도 셀트리온과 이수앱지스(086890) 등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국내 바이오텍 싸이런 테라퓨틱스(싸이런)와 1조1580억원 규모의 다중항체 공동연구 및 옵션계약을 체결했다. 싸이런은 CD3 표적 T세포 인게이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앱지스도 중국 바이오사이토젠으로부터 도입한 CD40 타깃 항체 ‘YH003’(중국 내 임상 2상)을 포함하는 삼중항체를 개발중이다. YH003은 대식세포나 수지상세포 등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고 기억 T세포의 분화를 촉진해 암을 공격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되는 물질이다.이수앱지스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ISU-104와 CD40 타깃 항체, 다른 면역항체 붙여서 삼중항체를 발굴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ISU-104(성분명 바레세타맙)는 지난 28일 계약금 300만 달러 포함 총 8550만 달러(약 1200억원)규모로 미국 내 기업에게 기술수출된 항체 신약 후보물질이다. 그는 이어 “삼중항체를 발굴하면서 이를 구성하는 기술을 플랫폼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타사와의 차별점 등을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 관련 물질 개발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