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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생확대경]한미-OCI 통합, 앞으로가 중요한 이유
- 송영두 기자[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한미그룹과 OCI그룹이 지분 맞교환을 통해 통합된다. 한미그룹과 OCI그룹 위에 그룹통합지주사가 운영되는 방식이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독자적인 전문성을 확보한 한미그룹과 석유 화학 전문기업 OCI가 석유, 화학 전문 기업에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한 독일 바이엘처럼 성장하기 위해 택한 전략으로 풀이된다.한미약품(128940) 창업자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그룹 간 통합 과정에서 소외되면서 반발하고 있지만, 법적 절차상 문제가 없는 만큼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전망이다.이번 한미와 OCI 그룹 간 통합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물론 산업계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거래로 평가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실제로 신선한 충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미그룹과 OCI그룹 역시 “이번 통합은 한 기업이 다른 기업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양 그룹이 하나가 되는 것”이라며 “한국 산업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통합과 상생’의 기업모델”이라고 강조했다.다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미-OCI가 함께 이끌어 갈 바이오 사업 전략일 것이다. 각각 제약바이오와 석유화학 섹터 리더를 자처하는 기업인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치도 높다. 하지만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이번 통합 작업은 1~2개월 전부터 급작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사업 전략 등 구체적인 계획이 같이 발표되지 않은 것도 이때문이다.같은 시기 레고켐바이오 지분 인수로 최대주주에 오른 오리온이 레고켐과 미래 전략 발표 등을 위해 합동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여러모로 비교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글로벌 바이오 강국이 되려면 대기업이 선봉이 돼 M&A(인수합병)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한미와 OCI그룹 통합에 따른 시너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긍정적인 요소는 OCI의 자금력과 해외 네트워크가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사업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신약개발은 시간과 자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는 만큼, 한미약품이 돈 걱정 없이 유망 파이프라인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 투자업계의 의견도 비슷하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OCI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라고 진단한다.반면 사업적 시너지가 단기간에 발생하기 어렵고, OCI그룹이 바이오 분야에 진출한 지 꽤 됐지만 아직 전문성이 없고, 눈에 띄는 전략이나 성과가 없었다는 점은 불확실성으로 분류된다. 실제 부광약품은 OCI에 인수된 후 매출은 소폭 상승(1825억원→1909억원)했지만 영업적자로 전환됐다. OCI와 설립한 조인트벤처 비앤오바이오도 유명무실해졌다. 부광약품 내부에서도 OCI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규 최대주주의 전문성이 부족해 중장기 성장성 관점에서는 지속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들을 향한 투심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OCI홀딩스,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주가가 이를 증명한다.한미와 OCI 통합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에 새로운 성장 모델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산업계, 시장, 투자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미래 성장 전략을 꼼꼼하게 수립해 제시해야 한다. 한미-OCI 통합, 지금부터가 중요한 이유다.
- 한미약품 母子 사이, 벌어진 까닭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OCI(456040)그룹과 한미약품(128940) 간 통합 과정에서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통합을 주도한 어머니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를 키우려는 의지가 강한 ‘장부스타일’의 송 회장 성격상 ‘자유로운 영혼’인 장남과의 갈등은 수년전부터 예견됐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OCI의 지주사 OCI홀딩스(010060)와 한미사이언스(008930)가 그룹간 통합을 발표하자 임종윤 사장은 다음날 개인회사인 코리그룹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의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라며 즉각 반발했다.오른쪽부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사진=한미약품, 디엑스앤브이엑스)OCI그룹과 한미약품 통합을 계기로 모자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지만 갈등의 전조는 이전부터 감지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첫째 아들인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의 유력 후계자로 그룹 내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임 사장은 지난 2004년부터 북경한미약품 부총경리(부사장), 총경리(사장), 동사장(회장) 등을 거쳐 회사를 이끌었다. 이 시기 북경한미약품의 연 매출이 600억원대로 성장하면서 임 사장의 경영성과가 주목을 받는 듯했다. 중국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2009년 한미약품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나뉘기 전에 한미약품의 등기임원(사장)으로 선임됐고, 분할 이후에는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아버지 임성기 회장 대신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단독대표에 오르기도 했다.하지만 2020년 임성기 회장이 별세하면서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송영숙 회장이 임 전 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은 이후,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사회에서도 제외됐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부터 한미약품 그룹에서 밀실 경영이 시작됐고 그때부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언급했다.모자간 갈등은 임종윤 회장이 북경한미 시절부터 중국에서 벌여온 신사업의 부진과 이에 대한 송영숙 회장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2008년 홍콩에 세운 한미사이언스 계열사 오브맘컴퍼니와 임종윤 사장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 계열사 코리포항의 실패다. 임종윤 사장은 오브맘그룹을 통해 프리미엄 산후조리원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산후조리원을 사들이기 위해 SG프라이빗에쿼티·플루터스에쿼티파트너스에서 공동조성하는 200억원대 사모펀드에 개인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브맘컴퍼니의 한국 법인인 오브맘코리아컴퍼니는 매년 수십억원대 적자를 냈다. 오브맘코리아컴퍼니는 2022년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코리포항의 2021년 기준 연 매출은 4700만원에 불과하다.부진한 사업 결과와 더불어 임종윤 사장도 경영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많다. 미국 보스턴칼리지 생화학과를 졸업한 임종윤 사장은 이후 버클리음대 재즈작곡분야 석사과정을 마쳤다. 한미약품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 시절에도 회사에 알리지 않은 독자적인 활동으로 주변을 당황케 하는 일이 많았다”고 귀띔했다.이 같은 임종윤 사장의 행보는 이전부터 직간접적으로 한미약품 경영에 관여해온 어머니 송 회장의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 회장은 임성기 전 회장 생전에 가현문화재단 이사장, 한미사진미술관장 등의 자리에서 문화사업을 이끌었지만 경영에도 일정 부분 참여해왔다. 북경한미약품의 어린이 유산균정장제 ‘마미아이’를 직접 작명하기도 했고, 북경한미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국 진출에 대해 조언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직접 경영을 맡게 된 2020년부터는 안팎에서 ‘대장부 같은 경영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 OCI그룹과의 전격적인 통합 역시 송 회장이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는 평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비슷한 규모의 다른 국내 제약사와 비교해도 다른 회사와 협업없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해왔다”며 “한미약품 정도의 규모를 가진 제약사가 아예 헬스케어나 제약·바이오사업 경험이 없는 대기업 그룹사와 협업을 결정한 것은 제약·바이오업계 관점에서는 물론이고 한미약품의 역사를 통틀어 봐도 이례적인데, 아무래도 제약업계 한가운데 있었던 임성기 전 회장과는 다른 송영숙 회장의 리더십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12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와 OCI홀딩스 지분 10.4%를 맞교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들여 취득하고, OCI홀딩스 지분 10.4%는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취득하는 방식으로 양사가 통합을 결정했다.
- 법적다툼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승리 자신하는 이유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그룹과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해 가처분신청과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OCI그룹과 통합은 임종윤 사장이 배제된 채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주도로 이뤄졌다. 특히 고 임성기 회장 장녀인 임주현 사장이 한미그룹 후계자로 낙점된 모양새여서 임종윤 사장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송 회장과 회사는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처분신청은 기각될 확률이 높고, 오히려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특히 임 사장이 우호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지난 12일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와 OCI(456040)그룹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OCI홀딩스(010060)가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및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각각 취득하는 그룹 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가 된다.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자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지분 맞교환을 무효로 만들겠다면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처분신청 등 법적 절차를 예고함과 동시에 경영권 확보 계획도 공식화했다. 반면 송영숙 회장과 한미그룹 측은 임 사장의 이런 행보에도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며, OCI 그룹과의 통합 무산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오른쪽부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사진=한미약품, 디엑스앤브이엑스)◇절차적 문제 없어, 가처분신청 기각 가능성 높아임종윤 사장은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이 주도한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을 사실상 기업을 매각한 것에 해당한다며 절차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128940) 사장과 함께 가처분신청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임종윤 사장 측은 “이번 그룹 간 통합 계약이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뤄진 3자 배정 유상증자이기 때문에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한미그룹은 “이번 통합은 양 그룹이 하나가 되는 것으로, 한국 산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통합과 상생’의 기업 모델”이라며 OCI에 매각된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강조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 주장대로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태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가 결정됐다면,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한미그룹과 OCI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시기는 지난 12일이다. 당시에는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안건 자체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만장일치로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이와 관련 가처분신청을 하더라도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한미그룹 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도 “가처분신청은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도 “한미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이 언급한 법적 조치나 경영권 확보 문제에 큰 우려를 하지 않고 있다. 가처분신청 등 법적조치는 임종윤 사장 측이 액션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은 16일 가처분신청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결국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지분 51% 확보도 미지수, 키맨 신동국 회장은 송 회장 우군임종윤 사장은 개인회사 디엑스브이엑스 지분과 대주주들과 연대해 지분을 51%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특히 이번 경영권 분쟁에 키를 쥐고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고교 후배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갖고 있다. 임종훈 사장(7.20%), 임주현 사장(7.29%), 임종윤 사장(12.12%)보다 높다.하지만 업계에서는 임종윤 사장이 지분을 51%까지 확보할 자금이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은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갖고 있는 지분도 대부분이 담보대출에 사용된 상황이라 여력이 없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 322억원, 영업이익 26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덩치가 크지 않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37억원에 불과하다.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2000억원 수준이다. 또 임종윤 사장이 사모펀드와도 손잡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럴 경우 임 사장이 반대하는 명분인 회사 매각에 해당해 확률은 낮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특히 신 회장 관련 한미그룹 측은 “신동국 회장은 임성기 창업 회장의 오랜 고향 후배로, 그동안 한미 최고 경영진의 든든한 우호 지분 보유자로서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번 통합에 대해서도 한미 최고 경영진과 같은 뜻으로 지지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2022년 한미사이언스는 한미헬스케어를 흡수합병 했는데, 당시 임종윤 사장은 내심 반대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동국 회장은 한미헬스케어 흡수합병에 찬성하면서 송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줬던 것으로 전해진다.한미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아들인 임종윤 사장보다 송 회장과 친분이 깊을 수밖에 없다”며 “임종윤 사장은 임종훈 사장도 같이 움직이는 것처럼 언론에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임주현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더 친분이 있다. 우호 지분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임종윤 사장 측이 반발해도 이번 그룹 간 통합은 절차상 문제가 없는 만큼 무산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 한미-OCI 통합에 제동 건 임종윤...경영권 분쟁 키는 ‘신 회장’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 지분 맞교환을 발표했지만,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반대하고 나서 제동이 걸렸다. 한미약품그룹은 이번 지분 맞교환으로 사실상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자 장녀 임주현 사장을 후계자로 낙점한 모양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장남 임종윤-차남 임종훈 사장이 배제됐고, 임종윤 사장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및 코리그룹 회장.(사진=디엑스앤브이엑스)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은 12일 발표된 한미사이언스(008930) 지분과 OCI홀딩스 지분 맞교환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며, 문제 제기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13일 임 사장은 트위터 코리 공식계정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한미약품(128940)그룹과 OCI(456040)그룹은 12일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지분 27.0%와 OCI홀딩스(OCI그룹 지주회사) 지분 10.4%를 맞교환하는 내용의 그룹간 통합에 대한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는 OCI홀딩스(010060)가 취득하게 되고, 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로 이뤄진다. 반대로 OCI홀딩스 지분은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번 지분 거래가 완료되면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1월 12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자 부인 송영숙 회장이 12.56%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12.15%, 장남 임종윤 사장 12.12%, 장녀 임주현 사장 7.29%, 차남 임종훈 사장 7.20% 순으로 보유 중이다.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지분 맞교환 전 후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 지분 변동.(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미나 기자)◇임종윤 사장, 사실상 반대...경영권 분쟁 키는 신동국 회장한미약품그룹의 이번 OCI그룹과의 지분 맞교환은 송영숙 회장과 고 임성기 회장 장녀인 임주현 사장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그 과정에서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은 배제됐고, 임종윤 사장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놓으면서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유상증자 금지 법적 대응, 장내 지분 매입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임종윤 사장이 회장으로 있는 코리그룹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임종윤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지분 맞교환에 대해 전혀 알고 있지 못했다. 그 전에도 관련해서 들은 내용이 없다. 매우 당황스러워하셨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임종훈 사장도 임 회장과 마찬가지로 지분 맞교환에 대해 듣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임종윤 사장은 직접적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냈고, 임종훈 사장까지 이번 통합 작업 과정에 배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임종윤-종훈 형제만으로는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분 맞교환 전 이들 지분의 합은 19.32%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지분율 합 19.85%에 약간 못미친다. 지분 맞교환 후에도 OCI 홀딩스가 27.03% 지분을 보유하게 되지만, 임종윤-종훈 형제의 지분율은 총 17.69%에 불과하다.따라서 송영숙 회장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 향방이 좌우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한미약품 사정에 밝은 한 시장관계자는 “반대 입장을 피력한 임종윤 사장과 달리 임종훈 사장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분 맞교환 과정에서 배제된 만큼 형과 함께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문제는 신동국 회장이 누구 손을 잡느냐가 중요하다. 신 회장이 임종윤 사장 측과 손을 잡는다면 한미약품그룹의 이번 지분 맞교환이 쉽게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임종윤-임종훈-신동국 이 세 사람이 손을 잡는다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통합 전 31.47%, 통합 후 28.81%로 통합 전 송영숙-임주현(19.85%), 통합 후 OCI홀딩스(27.03%)를 모두 제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동네 후배이자 고교 후배로 한미사이언스 상장 초기에 지분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송영숙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 임성기 회장 외엔 큰 친분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과거부터 현재까지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팔고 싶어 한 만큼,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측에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대표로 있는 한양정밀은 비상장사로 1981년 12월 설립됐다. 자동차 제동부품, 소형굴삭기 제조 기업으로, 주요 고객으로는 볼보, 두산인프라코어, GMK 등이 있다. 2022년 매출 약 822억원, 영업이익 약 51억을 기록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사진=한양정밀)◇한미약품 “설득할 것, 통합 영향 없어”, OCI “한미약품이 해결할 일”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의 반발에 대해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신동국 회장 관련해서도 한미그룹 관계자는 “신동국 회장은 임성기 창업 회장의 오랜 고향 후배로, 그동안 한미 최고 경영진의 든든한 우호지분 보유자로서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번 통합에 대해서도 한미 최고 경영진과 같은 뜻으로 지지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 회장은 현재 해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OCI 측은 한미약품 내에서 매듭지어야 할 부분이라며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는 반응이다. OCI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한미약품그룹 내부 상황이기에 우리도 잘 알지 못한다. 한미약품이 알아서 할 부분”이라며 “OCI와 연결된 사안이 아니기에 공식 입장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