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2,917건

식(食)민통치가 바꾼 한일 경제사
  • [책]식(食)민통치가 바꾼 한일 경제사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일본 릿쿄대학 경제학부 교수이자 “한국과 일본이 만나는 곳에 언제나 서 있는 경계인”인 저자가 일제강점기 일본과 조선의 음식문화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살폈다. 식민지 조선을 둘러싸고 일제가 조선에서 단행한 ‘식’(食)의 재편이 어떻게 양국의 음식문화를 바꾸어놓았는지를 조명하고, 식민지 통치에서 음식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파헤쳤다.저자의 연구 중심엔 ‘푸드 시스템’이라는 개념이 있다. ‘푸드 시스템’은 “식료의 생산부터 유통·가공을 거쳐 소비 행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의미한다. 식민지 시기에 대한 기존 경제사 연구는 쌀이나 일부 식량에 한정돼 있었다. 저자는 기존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쌀, 소, 홍삼, 우유, 사과, 명란젓, 소주, 맥주, 담배 등의 경제사 및 산업사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통해 ‘푸드 시스템’의 형성이 일본 제국을 지탱해주는 하나의 기반이었음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춘다.저자의 연구는 식민지 시대에 식문화도 제국주의의 영향을 받았음을 잘 보여준다. 조선 쌀이 일본에 수출되면서 조선인의 칼로리 섭취에 변화가 생겼고, 홍삼으로 가공된 조선 인삼은 조선 총독부 재정에 기여했다. 함경도 지역의 음식이었던 명란젓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인의 기호품이 되고 상품화됐다. 술과 담배 또한 식민지 재정과 조선인의 식생활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번역자인 임경택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실증경제학자다운 치밀한 수량 분석에 기초하여 고찰한 역사 연구서”이며 “근대화론과 수탈론, 시장과 정책의 분석, 경제와 문화의 고찰을 균형 있게 짜낸 이 책은 분명 일제강점기 조선의 음식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서”라고 소개했다.
2024.07.31 I 장병호 기자
 무더울 때는 닥치고 닭
  • [이우석의 식사(食史)] 무더울 때는 닥치고 닭
  • 닭백숙은 여름날 인기 메뉴다. 강릉 송천휴게소 백숙.[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더워서 닭, 출출해서 닭, 몸이 허(虛)해도 닭이다. 주요 단백질원인 닭을 먹는 계절이야 따로 있겠냐마는 역시 여름에 가장 많이 먹게 된다. 한국인이 닭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때를 조사해 보면 한여름이다. 7월 한달간 닭 도축 머릿수가 무려 1억 마리를 넘는다. 가장 적은 달(2월)보다 약 3000만 마리를 더 많이 잡았다. 복달임에 삼계탕과 백숙을 먹고 더우니 맥주를 곁들여 ‘치맥’을 먹는 경우도 늘어서 그렇다. 휴가철이라 어디 놀러 가서 닭을 먹을 일도 많다. 여름은 닭에게 공포의 계절인 셈이다.◇ 수천년간 인류 밥상 단백질 공급해온 ‘닭’요즘 닭고기가 화제의 중심에 떠올랐다. 얼마 전 언론들은 불량 닭 사육 실태를 고발했다. 국내 양계업자들이 여름에 수요가 많은 삼계탕용 닭을 밀집 포화 상태로 키워낸다는 것. 과밀집에 스트레스를 받아 죽어 나가니 동물복지는 물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다. 한국인이 대대로 즐겨온 전통음식이자 세계인이 주목하는 삼계탕과 K-치킨의 명성에 금을 내는 짓이다.닭고기에 단백질과 에너지를 의존해야 하는 여름이라 차마 듣기에 거북한 소식이다.닭고기는 수천 년 동안 인류의 밥상에 단백질 공급을 책임져온 식재료다. 현재까지 인류가 가장 많이 도축하는 가축(가금류)이기도 하다. 물론 마릿수 기준이다.지금도 어느 나라에서나 닭을 많이 키운다. 주 식재료인 알(달걀)을 얻기도 좋고 소나 돼지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빨라서 아주 유용하다. 2016년 기준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도축한 가축 741억 마리 중 658억 마리가 닭이었다. 90%가 넘는다. 상대적으로 값싼 비용으로 사 먹을 수 있는 데다 특별한 종교적 금기도 없다. 닭을 터부시하는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 닭고기를 아주 좋아하는 축에 든다. 지난해 국내에선 약 10억 마리 정도를 잡았다. 거기다 수입량까지 더하면 한국인 1인당 26마리가 넘는 닭을 먹어치운 셈이다. 1인당 닭고기 소비량(농촌진흥청 자료)은 약 15.7㎏이었다. 야식으로 좋은 치킨이 있으니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올해는 닭 소비가 더욱 늘어날 조짐이다.여전한 치킨의 인기와 신종 메뉴의 등장으로 한국인은 닭고기를 점점 많이 먹고 있는 추세다. 54년 전인 1970년에는 1인당 불과 1.4㎏만 먹을 수 있었다. 최근 5년간 살짝 주춤하긴 했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다.‘씨암탉’이라 해서 예로부터 귀한 손님에 대접하거나 몸을 보할 때면 닭을 고아 먹었다. 허기와 영양을 채우기 위해 후루룩 들이마실 뜨끈한 닭고기 국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서나 유효한 처방이었다.서울 홍대거리에서 30년 이상 지켜온 노포집 ‘다락투’의 닭곰탕.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고깃국물이 바로 닭곰탕이다.◇맛있는데 가성비도 좋은 최고의 육류동서양을 통틀어 시름시름 감기 앓이를 할 때 먹는 음식이 비슷하다. 미국 가정에서 환자를 위해 만드는 음식도 닭고기 수프다. 맛있고 든든한 닭 국물은 앓는 이의 입장에서 먹기에도 편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었다. 이를 차용해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chicken soup for soul)란 자기계발서를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닭고기는 ‘좋은 식사의 최소 조건’에 해당했다. 과거 16세기 말, 프랑스 앙리 4세는 “모든 국민이 일요일에 닭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닭고기 칙령(?)을 선언한 바 있다. 군주로서 백성에게 닭고기를 먹이는 일은 당시에도 최상의 은덕이었다.이런 닭이 그나마 흔해졌으니 현대인들에겐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닭고기 국물은 그대로 먹어도 좋고 다른 음식을 만들기 위한 조미료나 육수로 쓰기도 한다. 뼈와 껍질, 닭발 등을 살코기와 함께 끓여내면 다른 가축의 육수보다 깔끔하고 감칠맛을 낸다. 게다가 비용도 적게 드는 ‘가성비’(가격대성능비) 최고의 육류였다.홍대 앞에서 40여년을 지켜온 다락투 닭곰탕닭을 끓여낸 고깃국은 가장 간편한 요리법이며 적은 양의 재료로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효율적 음식이다. 외국 문학 작품에도 가끔 등장한다. 숲에서 사냥한 꿩을 솥에 넣고 밤새 끓이는 장면이나 올리버 트위스트가 고아원 급식으로 받아든 멀건 닭 귀리 죽을 떠올리면 된다. 그래서 옛날부터 냉면, 칼국수, 초계탕, 떡국 등 우리 전통 음식의 육수로 많이 썼다. 꿩대신 닭으로도 썼지만 그냥 닭이라도 충분했다. 일본 라멘 중 토리파이탄은 닭 육수에 면을 말아낸 것이며 중국 음식 기스면은 사실 닭고기 국수(鷄絲麵)란 뜻이다. 서양에서도 닭 육수를 즐겨 쓴다. 프랑스에서도 치킨 콩소메(consomme)를 끓일 때 닭뼈를 중심으로 우렸고 요즘도 치킨스톡을 만들 때 닭뼈를 쓰는 것이 기본이다.육수에 살코기를 찢어넣고 밥을 말면 닭곰탕, 홍두깨로 밀어낸 면을 넣으면 당장 닭칼국수가 된다. 인삼과 대추 등을 넣고 찹쌀을 더하면 삼계탕, 반 마리만 넣으면 반계탕이다. 육개장처럼 끓인 것은 따로 닭개장이라 부른다. 냄비에 닭을 통째로 넣고 끓여 먹는 방식은 ‘닭한마리’라 해서 푸짐한 안줏거리로 인기다. 외국에도 소문나서 한국에서 닭 한마리를 즐기는 외국인이 많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븐 비건(Stephen Biegun) 국무장관은 비건(Vegan) 식성은 아니었는지 한국에만 출장오면 ‘닭한마리’를 즐기는 마니아였다.이열치열이라 요즘은 뜨끈한 닭 국물 한 사발이면 더위에 지친 몸이 대번에 살아난다. 적당한 기름기와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살코기가 한 뚝배기에 들었으니 그저 술술 들이키기만 하면 된다. 그 국물 안에 이 살벌한 여름날의 무더위를 이겨낼 에너지가 들었다.◇닭 맛집▶다락투=수많은 가게가 명멸하는 홍대 거리에서 30년 이상 지켜온 노포집이다. 보드랍게 찢어낸 살을 깔끔히 우려낸 닭 국물에 말아내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는 곳. 반찬이라곤 마늘과 김치 밖에 없지만 한 뚝배기 안에 모든 맛이 들어있어 충분하다. 폭신하도록 잘게 찢어낸 고기와 진하면서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국물, 특유의 맛깔나는 다진양념이 갓 지어내 부드러운 밥알과 섞이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닭칼국수도 맛이 좋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1길 4-3. ▶닭진미강원집 = 1962년도에 개업해 근 60년을 남대문시장 안에서 함께 해온 닭곰탕 노포다. 양은냄비에 육수를 붓고 잘게 찢어놓은 닭고기를 듬뿍 넣어 팔팔 끓여 낸다. 닭곰탕 한 그릇에 다리 한 쪽씩 기본으로 넣어주니, 고기를 씹고 따뜻한 국물에 밥을 말아 든든한 한 끼를 채울 수 있다. 프라이드 치킨이나 삼계탕처럼 작은 닭이 아니라 중닭 이상을 써 고기에 맛이 잔뜩 들었다. 양념장에 찍어 쫄깃쫄깃 씹을수록 진한 맛이 배어난다. 기름지고도 구수한 국물은 대파만 넣었는데 그 풍미가 물기를 품은 밥을 만나도 당최 꿀리지 않으며, 바닥 끝을 보게 만든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길 22-20.▶사랑방칼국수 = 원래 닭곰탕과 닭칼국수를 팔던 집인데 백숙 백반도 아주 인기다. 삶은 통닭 반 마리에 뜨끈한 국물까지 내준다. 점심 이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루며 오후는 반주를 즐기는 낮술 손님으로 채워진다. 2인분엔 한 마리 통째로 내준다. 중닭을 잡내 없이 잘도 삶아냈다. 육수를 많이 냈을 텐데 그리 질기지도 않다. 젓가락으로 찢어 함께 곁들여낸 초고추장에 대파를 섞어 찍어 먹으면 맛이 확 살아난다. 닭고기 살에서 육즙이 배어 나오는데 초고추장이 이 맛을 증폭시킨다. 백숙에 함께 내는 국물도 허투루 한 것이 아니다. 밍밍해 봬도 진한 풍미가 첫입에서 느껴진다. 1968년 개업했으니 가게도 오십을 훌쩍 넘겼다.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46 9000원. 닭곰탕 6500원.
2024.07.26 I 강경록 기자
복부지방서 뽑은 줄기세포, 무릎에 주사...관절염 잡는다
  • [전문의 칼럼]복부지방서 뽑은 줄기세포, 무릎에 주사...관절염 잡는다
  •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 무릎은 40 ~50대의 젊은 나이에도 수명을 다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이다. 나이가 들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노년기 퇴행성 무릎 관절염도 있지만 비만이나 외상, 과격한 운동 등에 의해서도 쉽게 망가지고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 무릎 관절 사이 연골이 손상되면 뼈의 마찰로 인해 통증이 유발된다. 질환 초기에는 주사치료나 운동 등으로 염증을 완화하고, 통증을 줄이는 등 증상을 조절할 수 있고 연골이 모두 닳은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말기에는 관절을 갈아 끼우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퇴행성 관절염의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이지만, 부담을 느끼는 이가 많다. 본인의 관절을 보존할 수 없고, 인공관절을 끼우게 되더라도 이 역시 수명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젊은 나이에 퇴행성관절염을 진단받고, 본인의 무릎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에게 최근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SVF) 주사치료’가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치료는 환자의 둔부나 복부에서 지방을 채취하고, 세척·분리 등의 과정을 거쳐 추출해낸 기질혈관분획을 환자의 무릎 관절강(뼈와 뼈 틈새)에 주사하는 치료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 2~3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 시행할 수 있다. 기질혈관분획에는 줄기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성장인자와 재생인자가 있어 염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치료의 정식 명칭은 ‘무릎 골관절염 자가지방유래 관절강내 주사’로, 최근 한국보건의료원으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신의료기술로 승인됐다. 그동안 카티스템, 골수 흡인농축물처럼 줄기세포가 포함된 재생인자를 이용한 치료는 많았다. 그중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중간엽 줄기세포 확보가 용이하다.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은 기존에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많이 사용되던 골수 흡인농축물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중간엽줄기세포를 포함하고 있다. 중간엽줄기세포는 그 수가 많을수록 성장인자를 많이 분비해 연골세포 증식을 촉진한다. 또한 골수흡인농축물은 나이가 들수록 줄기세포를 확보하기 어렵지만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은 나이와 상관없이 줄기세포를 확보하기 쉽다. 쉽게 말하면, 중간엽줄기세포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이 골수 흡인농축물보다 좋은 효과를 내기 쉽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 등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지방 줄기세포를 퇴행성관절염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 시술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이 있는지, 또한 지방을 채취하고 세포를 분리하고, 세척하는 과정에서 오염을 철저히 막을 수 있는 시설과 시스템이 있는지 눈 여겨봐야 한다. 수년 간의 임상과 연구를 통해 해당 치료가 환자들의 무릎 관절 건강을 증진시키고, 인공관절 수술 시기를 늦추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다.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치료가 좋은 치료인 것은 맞지만, 그 효과와 회복 시기 등은 환자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은 무엇인지 고심하고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4.07.24 I 이순용 기자
짠물과는 급이 다른 끝내주는 풍미, 예부터 귀한 대접
  • 짠물과는 급이 다른 끝내주는 풍미, 예부터 귀한 대접[이우석의 식사]
  • 복날 복달임으로 좋은 민물장어는 민물에서 나는 생선 중 가장 고급스러운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다.[이우석 먹고놀기연구소 소장] 7월 중순, 지금이야 휴가철이겠지만 과거엔 천렵(川獵)의 계절이었다. 대대로 농경생활을 영위했던 한국인은 무더운 날씨가 시작되면 천렵을 통해 민물에 사는 물고기를 잡아 그나마 모자란 단백질을 보충했다. 대부분 바다와 먼 내륙에 살았으니 물고기(生鮮)라 해봤자 당연히 민물고기였다.정약전이 신안 흑산도에 유배를 살며 저술했던 자산어보 이전 문헌에 등장하는 물고기는 은어 등 죄다 민물고기였다. 마찬가지 이유로 해안을 변방으로 여겨온 중국에선 민물고기 요리가 외려 고급으로 대우받고 있다. 특히 민물 갈치라 불리는 장강도어는 1마리에 1000만 원을 웃도는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중국에선 민물고기를 주로 튀기거나 쪄먹는데 잉어와 붕어를 특히 즐긴다.일본에서도 민물고기에 대한 애정이 깊다. 특히 은어구이는 일본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꽤 높은 식재료 대접을 받는다. 아유라 해서 회, 초밥, 찜, 튀김, 구이 등으로 해먹고 밥을 지을 때 함께 넣어 은어밥을 해먹기도 한다. 국내에선 경상북도 봉화와 안동에 은어 요리가 많다. 호수가 많은 내륙 동유럽에서도 민물고기 요리가 많다. 주로 대가리와 꼬리를 제거한 필레 형태로 굽거나 튀긴다. 송어)나 메기, 역돔, 잉어를 많이 먹는다. 바다와 멀리 떨어진 독일과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베니아, 헝가리 등에서 주로 만날 수 있다.동강나루터는 매운탕과 민물새우 튀김 등 맛있는 식사와 안줏감이 있는 곳이다.우리나라에서 민물고기는 내륙에서 주로 즐긴다. 수도권에선 파주와 연천, 충남·북과 영남 내륙에서 물고기를 잡아 별미로 삼았다.잉어회·가물치회 등 민물고기회가 있긴 하지만 기생충 감염의 위험 탓에 주로 탕이나 어죽을 끓인다. 바다에 비해 유기 퇴적물과 곤충이 풍부한 하천과 호수에 사는 덕에 민물고기는 살에 지방이 많다. 그덕에 매운탕을 끓이게 되면 바닷고기보다 훨씬 기름져 맛이 좋다. 흙내도 나고 하니 된장과 고추장 등 주로 진한 양념을 넣고 끓인다. 매운탕 문화가 어촌보다 농촌에서 더 발달한 이유다.지역에 따라 재료는 다양하다. 귀한 은어와 쏘가리, 빠가사리(동자개), 메기, 산천어, 연어, 송어 등에서부터 미꾸라지, 참마자, 꺽지, 피라미 등 잡어까지 모두 재료로 쓴다. 금린어(錦鱗魚)라 불리는 쏘가리가 비싼 축에 든다.동자개는 달고 맛이 좋지만 크기가 잘아 메기와 함께 끓인다. 보통 잡어를 쓰는 매운탕보다 비싼 값을 받는다. 참마자 역시 매운탕을 끓이면 맛이 좋은 생선이다. 충주 등 중부 내륙지방에서 많이들 먹는다. 바삭한 선광집 도리뱅뱅이생이와 새뱅이 등 민물새우는 따로 시원한 맛이 좋아 매운탕에 빠질 수 없는 재료다. 민물에는 게도 산다. 참게는 작아서 별로 발라먹을 살은 없지만 국물을 시원하게 내주는 주역이다. 매운탕에 넣기도 하지만 아예 참게만으로도 탕을 끓인다.고둥 종류인 다슬기도 있다. 늦봄부터 요즘 많이들 잡는다. 다슬기 역시 전국구 식재료다. 그래서 이름이 많다. 다슬기가 표준어지만 고디(경북), 대사리, 대수리(전남), 올갱이(충북), 골뱅이(강원) 등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안동에선 ‘골부리’라고도 한다. 다슬기로는 국을 주로 끓이는데 해장에 이만한 것이 없다. 된장을 풀어 한소끔 끓여내면 시원하니 속이 다 풀린다.특유의 흙내와 잔가시 때문에 민물고기를 꺼리는 이들도 적잖은데, 김칫국을 넣고 뼈까지 녹도록 고아낸 어죽(생선국수)은 이런 문제를 해결했기에 조금 더 대중적이다. 실제 천렵처럼 어죽에는 국수와 밥을 함께 넣어 먹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작은 물고기를 튀겨내 양념을 바른 도리뱅뱅이는 내륙의 별미로 꼽힌다. 이것 말고도 시래기를 얹은 조림이나 찜, 심지어 불고기까지도 가능하다. 살집 좋은 메기나 가물치는 ‘복불고기’처럼 ◇ 것도 가능하다. 흙내를 지우기 위해 양념을 더해 철판 구이를 하면 이 또한 별미다.가장 많이 먹는 민물고기는 아무래도 미꾸라지다. 추어탕의 재료로 쓰이는 까닭이다. 서울식, 원주식, 경상도 식 추어탕 등 각 지역별로 발달했단 이야기는 결국 한반도 전역에서 미꾸라지를 주요 단백질원으로 삼았다는 얘기다.미꾸라지는 한의학에서도 그 영양이 좋다고 추켜세운다. 본초강목은 미꾸라지가 “비위(脾胃)를 따뜻하게 해 기운을 만들고 술을 깨게 하며 당뇨병(소갈증)으로 목이 자주 마른 데 좋다”고 썼다. 동의보감은 “속을 보하고(補中) 설사를 멎게 한다(止泄)”고 했다. 방약합편에도 “주독을 풀고 당뇨를 다스리며 위를 따뜻하게 한다”고 그 효능을 풀이했다.경북 청도 성식당의 경북식 추어탕맛도 좋고 영양가도 좋으니 논에 물을 대는 여름이면 전국 어디서나 추어탕을 끓였다.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시켜주는 천혜의 식자재였던 셈이다.같은 동아시아 농경 사회인 일본에서도 즐겨 먹었다. 일본에선 미꾸리를 ‘도조’라고 하는데, 삶아서 달걀을 풀어 먹는 야나가와나베, 도조나베, 사키나베 등 다양한 미꾸리 요리가 있다. 장어처럼 꼬치에 꿰어 숯불에 구워 먹는 가바야키도 있다.중국이라고 미꾸라지 요리가 없을까.(세계 미꾸라지 생산량 1위 국가가 중국이다.) 소설 금병매에는 주인공 서문경의 스태미나식으로 미꾸라지가 나온다. 중식에선 주로 미꾸라지 튀김이 많지만 예전에는 성주탕에 미꾸라지를 썼다.복날 즈음엔 민물장어, 즉 뱀장어도 인기다. 뱀장어란 이름이 꺼려지니 괜히 민물장어로 고쳐 부른다. 불포화지방 기름기와 흡수율 좋은 단백질이 많은데다 맛까지 좋아 고급 보양식 취급을 받는다. 민물고기 중 구이용으론 가장 호평받는 것이 바로 뱀장어 구이다.껍질을 벗겨내고 소금이나 양념을 발라 구워먹는다. 다른 민물고기와는 달리 흙내가 나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종류다.뱀장어 구이에 양념을 더해 덮밥으로도 많이 먹는다. 요즘은 일본 나고야 식 히쓰마부시가 인기다. 나무통(히쓰)에 밥을 담고 바싹하게 구워 잘게 썰어낸 뱀장어를 올려먹는 요리다.민물고기 횟감으로는 청정 수역에서 양식을 하는 송어나 향어를 주로 쓴다. 1980년대 들어 광어 양식이 성공하기 전에는 서울에서 회를 먹었다 하면 대부분 향어였으나 요즘은 파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강원도나 경기북부, 충북 지역에서는 신선한 송어나 향어를 즐길 수 있다.종류도 다채롭고 여러가지 맛으로 만끽할 수 있다. 민물에 살지만 짠물에 사는 생물보다 풍미가 좋으니 여름철 계절 별미로 딱이다. 여름날 보양에 좋은 민물고기 맛집을 소개한다.동강나루터는 매운탕과 민물새우 튀김 등 맛있는 식사와 안줏감이 있는 곳이다.동강나루터는 매운탕과 민물새우 튀김 등 맛있는 식사와 안줏감이 있는 곳이다.◇민물고기 맛집▶동강나루터 = 참게메기매운탕으로 유명한 을지로 맛집이다. 식사도 식사지만 저녁 술손님이 들끓는다. 두툼한 메기 살점과 참게에서 우러난 시원한 국물을 함께 떠먹으면 저절로 소주를 부른다. 갓김치와 총각무, 파김치 등 반찬도 맛있어 라면에다 수제비 사리까지 챙겨 먹으면 당장 배가 불러온다. 점심 메뉴는 1인분 1만5000원으로 할인해준다. 서울 중구 을지로99. ▶오두막골식당 = 가물치가 산란기를 앞두고 요즘 살이 올랐다. 보양의 상징이다. 영어로는 뱀 대가리 고기(Snakehead fish).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육식 담수어종이다. 매운탕으로 유명한 연천군에서 가물치로 불고기를 하는 식당이다. 복불고기처럼 살점을 발라내 양파와 함께 칼칼한 양념에 재웠다가 불판에 볶아먹는다. 살집이 단단해 쉽사리 부서지지 않는다. 키조개 관자처럼 존득한 식감에 감칠맛도 품었다. 연천군 청산면 청창로141번길 92. ▶옥천 선광집 = 옥천군 청산면 생선국수 거리를 지키고 있는 집이다. 1962년 문을 열었다. 매운탕의 대중적 버전인 생선국수(어죽)로 유명하다. 이번에 소개할 것은 도리뱅뱅이. 꼭 맛봐야 한다. 작은 민물고기를 뱅뱅 돌려 담고 튀겨내 매콤한 양념을 얹은 음식이다. 놀라울 정도로 바삭하고 고소하다. 통째로 먹으니 영양가는 물론이요, 비린 맛도 하나 없다. 오후면 모두 팔고 영업을 끝낸다. 옥천군 청산면 지전1길 26.▶용금옥= 설명이 필요 없는 대표적 서울식 ‘추탕’집이다. 1932년에 차렸으니 이제 90년을 넘긴 노포 중 노포다. 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데 전통의 메뉴와 맛을 오롯이 지켜와 이젠 ‘서울 음식의 역사’가 되고 있다. 추탕은 통마리와 갈아 넣은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소 사골과 내장, 고기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유부, 두부, 애호박, 버섯, 양파 등을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 육개장 스타일. 한 세기 가깝도록 이어온 업력답게 전 연령대 고르게 두터운 마니아층을 자랑한다. 미꾸라지 부침(튀김) 등 술안주 메뉴도 다양하다. 서울 중구 다동 24-2.
2024.07.19 I 강경록 기자
평범해도 온전하고 찬란한 순간들…오늘을 응원하는 '퍼펙트 데이즈'
  • 평범해도 온전하고 찬란한 순간들…오늘을 응원하는 '퍼펙트 데이즈'[스크린PICK]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 ‘히라야마’는 매일 반복되지만 충만한 일상을 살아간다. 오늘도 그는 카세트 테이프로 올드 팝을 듣고 필름 카메라로 나무 사이사이에 비치는 햇살을 찍고, 자전거를 타고 단골 식당에 가서 술 한 잔을 마시고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이가 소원한 조카가 찾아오면서 그의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 도쿄 시부야 청소부의 반복되는 잔잔한 일상, 올드팝과 필름 카메라를 즐기는 중년 남성. 상업 블록버스터들이 즐비한 7월의 극장가를 떠올렸을 땐 한없이 단출한 소재다. 그럼에도 영화 ‘퍼펙트 데이즈’(감독 빔 벤더스)는 인간에 대한 깊이감 있는 성찰, 감독의 정수를 흡수해 안면 근육의 떨림마저 감정으로 소화해낸 배우의 열연으로 긴 여운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가 누적 관객수 3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며 조용히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에 울림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한 ‘퍼펙트 데이즈’는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살아가는 도쿄의 청소부 히라야마(야쿠쇼 코지 분)의 평범하지만 반짝이는 순간을 담은 영화다. 한없이 잔잔해서, 누군가에겐 누추하게 여겨질지 모를 평범한 주인공의 평범한 하루. 하지만 이 영화가 걸어온 길은 평범하지 않다.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 ‘히라야마’를 맡은 야쿠쇼 코지는 지난해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이 선정하진 않지만, 에큐메니컬 재단이 별도 심사위원을 조직해 인간 존재를 깊이있게 성찰한 예술적 성취가 돋보이는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평범한 중년 남성의 단출한 일과가 평단과 대중에 어떤 에너지를 준 것일까.‘퍼펙트 데이즈’는 사실 일본의 비영리단체 닛폰 재단이 도쿄의 공공 화장실 캠페인 ‘더 도쿄 토일렛’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안도 타다오 등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인식 개선을 위해 공공화장실을 깨끗하고 안전하며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바꾸는 캠페인이다. 빔 벤더스는 이 캠페인과 관련한 다큐멘터리 연출을 의뢰받았으나, 다큐가 아닌 공공화장실이 등장하는 장편 극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역제안을 함으로써 이 영화가 기획됐다. 야쿠쇼 코지가 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제작에 참여했다. 리허설 없이 단 17일간 촬영을 진행했다.‘퍼펙트 데이즈’는 약 일주일의 흐름으로 추정되는 히라야마의 반복되는 하루, 같은 일상 속 미묘한 변화들을 진지하게 따라간다. 히라야마의 하루는 지독하리만치 똑같은 일과의 연속이다. 해가 채 뜨지 않은 새벽, 동네 할머니가 골목 길바닥을 빗자루로 청소하는 소리를 알람 삼아 눈을 뜬다. 일어나자마자 이부자리를 정리한 후 침실 쪽방 문을 열어 화초에 물을 주고 부엌의 좁은 싱크대에서 양치와 세수를 한 후 수염을 다듬는다. 청소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현관문 앞에서 지갑, 열쇠, 동전, 시계 등 소지품을 챙긴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하늘을 바라보며 상쾌히 웃어보인다. 집 앞 자판기에서 늘 마시는 캔커피 하나를 뽑아들고 청소도구가 가득 실린 차에 올라탄다. 차 안에는 히라야마가 좋아하는 올드팝 가수들의 카세트 테이프가 가득 쌓여있다. 그날 기분에 맞는 카세트 테이프를 골라 음악을 들으며 일터로 향한다. 여기까지 판에 박힌 듯 똑같지만, 매일 달라지는 차 안 선곡들로 다른 하루를 그리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누군가는 세상의 더러움이 한데 모인, 가장 낮은 곳이라고도 말하는 공공화장실. 하지만 히라야마는 장인이 한땀 한땀 예술 작품을 만들 듯, 화장실 곳곳을 구석구석 정성스레 청소한다. 점심시간엔 신사가 있는 근처 공원에서 간단히 샌드위치로 끼니를 해결한다. 주머니 안에서 필름 카메라를 꺼내 하늘을 찍는다. 늘 같은 자리에서 올려다 본, 나무 사이사이 비치는 햇살을 렌즈에 담는다. 퇴근하면 동네 공중목욕탕에서 몸을 씻고 지하 상가에 위치한 선술집에서 간단히 술 한잔과 마른 안주를 곁들인다. 집에 돌아오면 중고 책방에서 구입한 책을 읽다 잠이 든다. 쉬는 날의 일상은 조금 다르다. 빨래를 하고 필름 사진의 인화를 맡기며, 중고 책방에서 윌리엄 포크너, 파트리샤 하이스미스 등 작가들의 책을 구입한다. 자전거를 타고 자신에게 관심이 많은 중년의 여사장이 운영하는 낡은 바에 들른 뒤 귀가해 하루를 마무리한다. 지루할 만큼 반복되는 하루들을 영위하나, 히라야마는 그 자체로 충만한 듯 늘 잔잔한 웃음을 머금고 있다. 화장실 청소부인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들, 청소 중에 불쑥 들어오는 취객, 제대로 일하지 않는 청소부 동료를 마주할 때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현실에 불평하는 대신 고단함을 달랠 ‘소확행’들을 발견하며 자신의 하루를 충만히 채운다. 예컨대 자신에게 손을 흔들어준 어린 꼬마, 청소하다 발견한 쪽지, 느티나무 아래에 자그맣게 핀 어린 새싹 같은 것들이다.금욕적이면서도 단조롭던 그의 일상은 여동생의 딸인 조카가 찾아오며 작은 변화를 맞이한다. 히라야마가 일상을 되풀이하며 마주하는 많지 않은 사람들, 그들과 최소한으로 나누는 대화, 드러내진 않지만 표정으로 유추할 수 있는 그들의 말 못 꺼낼 사연들까지. ‘퍼펙트 데이즈’는 극 중 히라야마가 나뭇잎 사이사이에 비친 햇살을 매일 필름 카메라로 찍어 쌓아 올리듯이 그것들을 묘사한다.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가면, 자막으로 등장하는 ‘코모레비’란 단어가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한다.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 일렁이는 햇살’로, 바로 그 순간에만 존재한다는 뜻이다. 매일 똑같아 보이는 히라야마의 나뭇잎 사진들을 겹쳐보면 다른 그림이 나오듯이, 반복되는 히라야마의 일상 안에도 미묘한 변화와 자극들이 있다. 남들 눈에 한없이 평범하고 누추할지언정 똑같기만 한 하루는 없다. 지겨운 매일을 버티며 웃음을 잃지 않는 히라야마의 삶의 태도 역시 결코 쉽게 지켜지는 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세상에서 외로이 고군분투를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 가장 아름다운 이유다. 영화 말미 클로즈업으로 비춰지는 히라야마의 엔딩신이 압권이다. 야쿠쇼 코지는 최소한의 대사, 섬세한 표정 변화를 통해 히라야마의 심정을 온몸으로 전달함으로써 그 자체가 영화의 메시지가 됐다. 칸 남우주연상에 이견이 없을 경이로운 열연이다. 그 마지막 2분이 긴 여운을 남기며 히라야마가 택한 삶의 태도와 방식에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파리, 텍사스’, ‘베를린 천사의 시’,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등을 선보이며 세계 영화제를 석권한 빔 벤더스 감독의 영상미, 적재적소에 배치한 60~80년대 올드팝 OST 음악이 영화의 품격을 끌어올린다. The Animals의 ‘The House Of the Rising Sun’부터 Lou Reed의 ‘Perfect Day’, Nina Simone ‘Feeling Good’ 등 명곡들이 아련함을 선사한다. 3일 개봉. 124분. 빔 벤더스 감독.
2024.07.14 I 김보영 기자
"韓日 서로에게 기회의 땅…AI와 K뷰티 매력적"
  • [마켓인]"韓日 서로에게 기회의 땅…AI와 K뷰티 매력적"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일본 벤처캐피털(VC) 파트너들도 물론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지만, 실제 상황은 다르다.”일본 1위 PR 에이전시 벡터그룹에서 신사업 개발·글로벌 인수합병(M&A)을 담당하는 료 우메자와 부사장이 양국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료 우메자와 부사장은 현재 글로벌 VC 앤틀러 일본의 벤처 파트너도 겸직하고 있다.국내 VC 관계자들이 일본으로 출장을 가고 투자와 펀드 조성 기회를 물색한다는 이야기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일본 VC 관계자들 역시 마찬가지로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행사에 줄줄이 참석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그럼에도 양국에서 펀드가 조성됐다거나, 스타트업이 자금을 조달했다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를 두고 료 우메자와 벡터 부사장은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와 달리 문화적·구조적 한계 탓에 투자은행(IB) 업계가 원하는 만큼의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이데일리는 인수 매물을 찾기 위해 한국에 방문한 료 우메자와 벡터 부사장을 서울시 강남구 벡터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현재 일본과 한국을 바삐 오가며 양국 자본시장 관계자들을 이어주는 일종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에게 한일 IB 관계자들 사이의 교류가 어떻게 해야 더욱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지 이야기를 들어봤다.료 우메자와 벡터 부사장이 서울 강남구 벡터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소영 기자)◇ 한국도 일본도…양국 자본시장 벽 높다 느껴한국과 일본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양국의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 높아지는 가운데, 실제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거나 VC가 펀드를 조성하기에는 아직 여러 장애물이 많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료 유메자와 부사장은 이에 크게 공감하며 양국 투자자들이 겪는 어려움의 근본은 ‘문화적 온도 차’에 있다고 했다. 한국은 매우 공격적인데, 일본은 매우 보수적이라는 소리다. 예컨대 한국은 빨리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보도자료를 내는 데 집중하지만, 일본은 큰 결정을 내릴 때 실수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다. 또한 한국은 실패 두려워하지 않고 곧바로 또 다른 기회를 찾아 나서지만, 일본은 실패하면 기업가 정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관계 지향적인 문화도 한몫한다. 일본에서는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갈 때 어떤 사람의 소개를 받았는지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함께 술을 마시고, 나쁜 일을 함께하면서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물론 그만큼 한번 거래 관계를 맺으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특성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 진출하고 싶은 일본 투자사와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장애물은 언어장벽과 접근성이다. 한국어와 영어가 서툴고, 한국에 지사도 없어 신뢰를 쌓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어렵고, 결국 한국과의 비즈니스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것이다.우메자와 부사장은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 VC 대부분은 외국에 투자할 수 없다. LP와의 정관(LPA)에 일본 회사나 법인에만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된 경우가 많아 투자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국내 VC 입장에서는 일본에 진출하고자 할 때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존재가 가장 큰 진입 장벽으로 다가온다. 5년 전 일본 대기업 사이에서 CVC 설립 붐이 일은 이후, 지난해 글로벌 CVC 투자 건수 상위 10개사 중 절반이 일본일 정도로 일본에서 CVC의 영향력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핀테크·뷰티 관심 많은 일본…JV 설립해 한국서 기회 발굴그럼에도 그는 양국이 서로 기회의 땅으로 여기는 만큼 앞으로 투자는 무궁무진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투자사의 경우 3년에서 5년까지 충분한 시간을 쏟은 뒤 성공 사례를 구축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을 추천한다”며 “일본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한국 회사라면 민간 LP로 참여해 주도적으로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고 자금을 투입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반대로 일본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관심갖는 국내 주요 산업 섹터에서 자금 조달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높다. 그는 관계자들이 예의주시하는 섹터로 △핀테크 △블록체인 △인공지능(AI)을 꼽았다. 특히 핀테크 펀드를 결성하지 않은 일본 VC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장 관심이 많다. 이외에도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 패션과 뷰티 인기가 많아 화장품과 미용기기도 눈여겨본다. 이와 관련된 관광산업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물론 한국 아이돌과 연예인이 주축이 된 엔터테인먼트 분야 콘텐츠에 대한 인기도 있다.그가 이끄는 벡터 역시 한국 뷰티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벡터는 뷰티 브랜드 비타브리드 최대 주주 중 하나인 현대바이오사이언스와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비타브리드는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더 활약하고 있는 브랜드다. 그는 해당 JV가 머지않아 일본에서 상장할 수 있을 정도로 비타브리드의 일본 매출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가 한국에서 주로 하는 일은 딜(deal) 발굴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벡터 홀딩스의 전체 매출은 약 5000억원이다. 회사는 3년 내 1조원까지 매출 비중을 확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한국에서 M&A 기회를 물색해 매출을 늘리고자 한다. 이때 벡터가 PR 회사인 만큼 매물을 단순히 재무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그는 “홍보, 디지털 마케팅이 주요 비즈니스지만 AI, 미디어,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전통적인 투자사의 방식으로 회사를 인수하면 수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배경이 스타트업과 VC 섹터에 있기 때문에 흥미롭고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2024.07.12 I 박소영 기자
“올 여름 사케 어떠세요?” 사케 소믈리에가 말하는 사케의 세계
  • “올 여름 사케 어떠세요?” 사케 소믈리에가 말하는 사케의 세계[위드채널]
  • 유튜브 위드채널 유키 인터뷰 영상 중 일부[김준수 다문화동포팀 인턴 PD] “한국과 일본에서 말하는 사케는 전혀 달라요!”이데일리 위드채널이 일본 국적의 사케 소믈리에 유키를 만나 사케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들어봤다.한국살이 5년 차 유키는 사케 소믈리에로 유튜브 ‘유키의 하루’를 운영 중이다. 사케 소믈리에의 정확한 명칭은 ‘기키자케시(唎酒師)’로 손님에게 사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추천해주는 사람이다. 그는 “사케 지식과 한국어에 자신 있어 사케 소믈리에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6개월만 한국에 체류하려 했으나, 한국인이 친절하고 솔직해 한국에 정착했다”고 회상했다.그는 사케의 개념부터 짚었다. “일본에서 사케는 술 전체를 가리키지만, 한국에서 사케는 니혼슈(일본식 청주)만을 지칭한다”며 “제가 말하는 사케는 니혼슈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케의 특징은 쌀로만 만든 것이다”며 “흔히들 아는 과일 사케는 법적으로 사케가 아닌 리큐르로 분류된다”고 부연했다.사케에 관한 궁금증에 대해서도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사케를 시켰을 때 나오는 상자 같은 잔은 마스(升)잔이다”며 “180mL를 딱 채우고 판매하기 위한 계량컵이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케인 ‘간바레 오또상’이 싸구려 인식이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똑같은 가격에 맛있는 사케가 워낙 많아 생긴 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너의 이름은>에서 나오는 침으로 만든 사케는 현재는 없다”며 “옛날 사케를 처음 만들었을 때 있던 문화다”고 웃었다.그는 선물하기 좋은 사케를 추천했다. 그는 “일본에 간다면 그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사케인 지자케(じざけ) 위주로 구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면세점에선 자쿠 양조장에서 만드는 사케가 전체적으로 맛이 괜찮고 인기도 많다”고 덧붙였다.위드채널은 유키와 한국 정착 과정, 사케 소믈리에 되는 방법, 사케의 종류, 사케 마시는 법 등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습니다. 인터뷰 영상은 위드채널 유튜브 영상을 통해 더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4.07.12 I 고규대 기자
 ‘악마의 사과’ 토마토
  • [이우석의 식사] ‘악마의 사과’ 토마토
  • 오스테리아 밀즈 토마토 냉파스타 카프레제 콜드 카펠리니오스테리아 밀즈 토마토 냉파스타 카프레제 콜드 카펠리니[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땡볕, 사람만 뜨겁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21세기 세계인의 식탁에 주인공 노릇을 자처하고 있는 토마토도 벌겋게 달군다.7월 시장에는 토마토가 쏟아진다. 조생종인 ‘도태랑’ 품종부터 출하된다. 단맛, 신맛, 짠맛에다 감칠맛까지 두루 품은 토마토는 이제 세계인이 가장 즐겨 먹는 채소가 됐다. 불과 4세기 만에 이뤄진 일이다.◇16세기 유럽에 처음 소개된 토마토신대륙 남아메리카의 지붕 안데스가 구세계에 준 값진 선물이다. 의외로 토마토는 가짓과에 속한다. 따라서 완숙 전에는 미량의 독성(솔라닌)이 있다. 하지만 빨갛게 익고 나면 사라진다.16세기 중남미 침략에 나섰던 스페인에 의해 유럽으로 소개됐다. 스페인이 토마토를 가져간 남미 문명인 아즈텍 원주민은 토마토를 나와틀어로 ‘시토마틀’(Xitomatl)이라 불렀다. 비슷하게 들리지 않겠지만 토마토 이름의 유래다. 초콜릿 역시 소코라틀(Xocolatl)이라 해서 ‘쓴 물’이란 뜻의 나와틀어였다.처음 토마토가 유럽에 상륙했을 때는 그저 관상용이었다.토마토를 본 유럽 사람들은 ‘악마의 독사과’, 즉 맨드레이크(만드라고라)와 닮았다며 두려워했다. 맨드레이크는 독성과 마취성분이 강한 데다, 교수대 아래에서 자란다는 괴담까지 있어 유럽인들이 취급하기 꺼리던 식물. 가짓과에다 붉은색까지 같은 토마토를 오해한 것이다.심지어 암살에도 쓰였다. 미국 독립전쟁 중 조지 워싱턴을 암살하기 위해, 한 창의적인(?) 영국 첩자가 토마토즙을 그릇에 발랐다. 거사는 당연히 실패했다. 워싱턴은 유난히 그날따라 맛있는 만찬을 즐겼을 것이다.이후 토마토의 뛰어난 맛과 영양이 밝혀지면서 단숨에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강한 일조량과 토양으로 재배에 딱 맞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 국가에선 주방에 절대 빠지지 않는 채소로 떠올랐다. 특유의 달콤하고 짭조름한 맛과 어떤 식재료에도 어울리는 감칠맛 성분은 다른 어느 채소도 따라가지 못했다. 토마토 자체가 천연 조미료의 대명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토마토의 식용이 일반화된 것은 1800년대. 이때부터 다양한 토마토 요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복싱타이거 토마토 칵테일 블러디 메리◇유럽을 대표하는 식재료가 되다 토마토는 과육을 그대로 잘라서도 쓰지만 으깨거나 갈아서 수프부터 소스, 주스, 퓌레, 절임, 케첩 등으로 다양하게 가공할 수 있다. 어떤 식재료와 함께 조리한대도 맛이 좋아지니 다채로운 음식에 쓰였다. 혜성처럼 등장한 최고 식재료를 가장 환영한 고객은 이탈리안이었다. 피자와 파스타에 이처럼 어울리는 양념이 없었다. 아마도 한국인이 고추를 받아들인 기분이었을 것이다.감칠맛과 향을 내는 3대 식재료. 토마토와 치즈, 바질을 쓰는 수많은 이탈리아 전통 음식은 이때 탄생했다. 이탈리아 국기가 괜히 빨간색, 하얀색, 녹색이 아니었다는 농담이 나돌 정도로 이탈리안 퀴진(요리법)에선 이 세 가지 식재료를 즐겨 쓴다.인근 유럽 국가에서도 앞다퉈 토마토를 쓰기 시작했다. 지중해 연안에서 토마토는 귀중하기로 으뜸가는 식재료가 됐다. 19세기 초에는 현재 세계 3대 소스에 명함을 내밀고 있는 ‘토마토 케첩’이 등장하기에 이른다.지난 젓갈 편에서 언급했듯 케첩은 남방 중국계 생선소스 중 하나인 규즙의 푸젠성 사투리 발음 ‘꿰짭’에서 유래했다. 꿰짭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까지 퍼져나가며 ‘크찹’이 됐고 내용물도 견과류나 버섯 등 식물성 재료가 추가되는 등 다양하게 바뀌었다.다시 영국인에 의해 유럽으로 건너가며 비로소 지금의 케첩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제국주의 영국은 비슷한 시기에 인도로부터 카레를 들였고 케첩까지 유입되며 식탁의 다양성이 강조되던 시대였다. 내용물도 생선이 아닌 버섯과 양파 등으로 만들다가 미국 회사 하인스(Heinz)에 의해 토마토를 사용한 케첩이 처음 탄생했다.토마토 페이스트(회사마다 다르지만 40∼65% 정도)에 소금과 설탕, 식초를 넣은 토마토케첩은 달콤한 감칠맛과 그 간편함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며 순식간에 식탁을 점령했다. 때마침 태동한 미국의 패스트푸드 열풍과 어깨를 겯고 토마토케첩은 원조(?) 젓갈 케첩을 아예 기억 속에 잠재우며 주도권을 장악했다. 지금은 케첩 하면 도저히 다른 재료를 떠올릴 수 없다. 무조건 토마토로 인식된다.상해소흘 토마토 계란볶음◇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토마토가 과일이 아니고 채소라는 말이 있는데 이도 사실 알쏭달쏭하다. 사실 조리해 먹으면 채소고 후식으로 쓰면 과일이란 분류도 우습다. 아무튼 이는 과채류란 이름으로 다소 해결됐지만 사실 이 논쟁은 미국에서 수입 관세 문제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19세기 미국은 씨가 들어 있는 열매는 무조건 무관세 대상인 과일로 규정했는데 그러다 보니 유럽산 토마토가 대량 수입되며 싼값으로 팔려 자국 농가의 불만이 쌓였다. 그래서 토마토를 채소로 규정하는 새로운 분류를 제시했다. 유럽에선 여전히 과일이다. 지금 우리나라 관세청에선 토마토를 ‘채소류’로 규정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에선 ‘과채류’로 분류하고 있다.채소든 과일이든 간에 토마토는 식탁에 음식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중국은 일찌감치 토마토를 식용으로 받아들이면서 자국 요리문화를 대폭 발전시켰다. 광둥요리를 비롯해 중국 전역에서 수많은 요리에 토마토를 쓴다. 중국은 토마토를 구대륙으로 꺼내온 스페인과 비슷한 시기에 식용하기 시작했다. 스페인 식민지 필리핀에서 토마토를 먹기 시작했고 이를 중국에 전파한 것. 덕분에 한반도에도 조선 광해군 때 이미 그 이름이 등장한다. 지봉유설에 남만시(南蠻枾)란 이름으로 토마토가 소개된다.중국 가정에서 자주 먹는 반찬인 시홍스차오지단은 이른바 토마토 달걀볶음이다. 시홍스는 ‘서양홍시’란 뜻이다. 화교들은 집에서 자주 먹었으나 메뉴로 팔지는 않던 것을 양꼬치집에서 안주로 소개하면서 이젠 꽤 유명해졌다. 달콤하고 고소한 맛에 반한 젊은층은 아예 ‘토달볶’이란 애칭까지 붙여주며 굳건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흥건한 국물 요리인 토마토 달걀국도 있으며, 여기다 밀가루 편을 넣은 거다탕도 있다. 산라탕, 중국식 오므라이스 단바오판 등에도 토마토가 들어간다. 가만 보면 토마토를 달걀과 함께 요리하는 경우가 잦은데 맛과 영양적 궁합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짭조름한 단백질 덩어리 치즈와도 잘 맞는다.일본에는 그저 차가운 토마토를 썰어내기만 한 ‘히야시도마도(냉토마토)’란 안주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여름에 먹는 냉라멘 격인 히야시주카에도 여름 채소 토마토 토핑이 올라간다. 평상시에는 또 토마토케첩을 소스로 사용한 나폴리탄 스파게티를 즐긴다.◇영양분 탁월한 토마토, 여름의 선물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를 요리에 쓰기보다는 과일로 여겨 그냥 먹거나 갈아서 주스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토마토의 감칠맛 성분은 글루탐산나트륨(MSG)으로 우리가 아는 조미료의 주성분과 같다. 생으로 먹을 때보다 다른 식재료와 함께 조리하면 더욱 제맛을 낸다는 얘기다.토마토는 영양성분이 탁월하다. 토마토의 핵심 영양소는 과육의 붉은색 성분인 리코펜(Lycopene·또는 라이코펜)이다. 리코펜은 특히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고, 항암 효과도 인정받았으며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여성 유방암, 남성 전립선암에 좋다 해서 많은 이가 찾아 먹는다. 만병통치 식재료다.토마토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와 미용에 관심 있는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돕고 비타민K는 칼슘 배출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괜히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꼽힌 것이 아니다.토마토의 효능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해장 기능이다. 서양에선 딱히 해장이랄 게 없지만 그나마 토마토로 해장하는 경우가 많다. ‘해장술’ 블러디 메리나 피자, 멕시칸 부리토에도 죄다 토마토가 들어간다. 실제로 연구해보니 리코펜이 술독(아세트알데하이드)을 배출시킨단다. 어찌 알고 해장으로 토마토를 택했을까. 집단지성의 학습효과란 이처럼 뛰어나다. 술꾼들도 대를 이어 몸 바쳐 공부하는 모양이다. 봄날부터 작렬한 뜨거운 태양이 맺은 결실 제철 토마토. 이 빨간 보물 덕에 입맛도 살고 몸도 거뜬해진다. 여름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토마토 맛집▶토마토계란볶음=상해소흘. 화상(華商)들로 가득한 연남동에서 본토 대륙의 메뉴를 선보이는 중화 포장마차. 다양한 메뉴를 적당한 양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찾는 이가 많다. 토마토 계란볶음의 맛을 완성하는 신의 한 수는 케첩이다. 생토마토를 으깨고 볶다가 반드시 케첩을 넣어 마무리하는 것이 오히려 정통 스타일이다. 상큼한 토마토가 입맛을 최대한 끌어올리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달걀이 뒤를 받친다. 서울 마포구 동교로 272.▶파스타=오스테리아 밀즈. 대구와 경주, 2곳에만 있다. 맛좋은 이탈리안 퀴진으로 소문난 집이다. 주택가 이면도로에 있지만 많은 이가 찾는다. 카프레제 콜드 카펠리니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냉파스타다. 토마토와 치즈를 얹은 카프리 스타일 샐러드인 카프레제에 가느다란 카펠리니 면을 함께 내는데 시원하고 맛깔난다. 소면만큼 가는 파스타가 새콤달콤한 방울토마토 절임, 진한 바질 페스토, 수제 브라타 치즈와 잘 어울린다. 대구 수성구 동원로1길 26 1층. ▶블러디 메리=복싱타이거. 워커힐 우바와 JW메리어트 동대문 그리핀 출신의 유명 믹솔로지스트(칵테일 믹싱 전문가) ‘호야 킴(김형규)’가 오너 바텐더로 운영하는 집이다. 스타터로나 해장술로나 모두 좋다는 블러디 메리(Bloody Mary). 레시피가 생각보다 까다로워 잘 하는 집 찾기가 힘들다. 보드카 베이스에 무가당 토마토 주스를 채우고 약간의 소금과 통후추, 타바스코소스, 돈가스 소스, 레몬주스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다. 해장보다는 중독성 있는 술맛으로 찾는 마니아층이 많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510-3. 지하 1층. 2만 원(보드카 지정 가능).
2024.07.12 I 강경록 기자
여태껏 마신 건 대부분 가짜?…'진짜' 하이볼 뭐가 다르길래
  • 여태껏 마신 건 대부분 가짜?…'진짜' 하이볼 뭐가 다르길래
  •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위스키 없는 하이볼을 진짜 하이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현재 시중에서는 유사 위스키, 오크칩(오크통을 잘게 부숴 만든 가루), 오크향을 입힌 하이볼 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에반 버번 하이볼’은 버번 위스키 3.3%를 넣은 진짜 하이볼 입니다”수제 맥주 제조사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신세계의 주류 전문 유통사 신세계L&B와 손잡고 미국 버번 위스키 ‘에반 윌리엄스’ 원액을 활용한 캔 하이볼을 선보였다.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제품 출시 간담회를 열고 “제품의 성공을 자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에서 ‘에반 윌리엄스’ 원액을 넣은 캔 하이볼 출시는 이번이 최초다.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 (사진=어메이징브루링컴퍼니)◇하이볼 세계적 인기…에반 윌리엄스 ‘원액’ 넣은 진짜 온다에반 버번 하이볼은 애플과 레몬 2종으로 출시한다. 용량은 355㎖으로 알코올 도수는 5도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최근 편의점을 중심으로 RTD(즉석 음용 음료) 캔 하이볼 수요가 증가한 것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주류 트렌드는 단체로 모여 한번에 소맥을 말아 먹는 것이었다면 현재는 개인이나 소수가 하이볼 등 소량 음료를 자주 먹는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40~50대 이상이 예전엔 고깃집에서 소맥 위주로 회식을 했다면 20~30대들은 집에서 가볍게 자주 마시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하이볼의 맛과 브랜드에 대한 기준도 높아지면서 이젠 대형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 되고 있는 추세”라고 풀이했다. 이어 “이런 트렌드를 유심히 지켜봐 왔고 지난해 말 신세계와 의기투합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전했다.실제로 하이볼의 인기는 세계적인 추세다.에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 따르면 하드셀처(알코올 함유 탄산수), FMB(Flavored Malt Beverage) 등 미국의 RTD 시장 규모는 약 6조원에 이른다. 이미 20년 전부터 하이볼, 츄하이(소주하이볼) 등이 인기를 끈 일본의 시장 규모도 7조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의 시장 규모는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기존 제품과의 차별성도 내세웠다. 에반 버번 하이볼에는 에반 윌리엄스 원액 3.3%가 들어간다. 하이볼은 위스키 등 증류주의 풍미를 저도주로 즐기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시중 하이볼은 위스키를 넣은 것이 아닌 주정과 향을 첨가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제품은 사실상 가짜라는 것이 김 대표의 견해다. 위스키가 없는 하이볼은 ‘풍미’를 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에반 버번 하이볼 제품의 모습 (사진=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올해 300만캔 판매 목표…“해외시장 출시도 가능”제품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이천 브루어리에서 생산한다. 이곳은 독일산 양조 설비를 갖춘 곳이다. 제품 제조에는 신세계 소속 전문 믹솔로지스트(칵테일 전문가)가 블렌딩에 참여했다. 제조법 연구와 인프라 등 양사의 강점을 집대성한 제품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관건은 품질과 단가 모두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비율이었다.김 대표는 “제품 개발 당시 수차례의 소비자 시음 테스트를 거쳤다”며 “원액이 고가지만 에반 윌리엄스의 수입사인 신세계와의 협업을 통해 단가를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반 윌리엄스 측도 캔 하이볼 제품의 확대가 본 제품의 인기로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긍정적이었다”고 했다.앞으로 하이볼 시장도 옥석가리기가 나타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예상이다. 진짜 제품의 맛을 보기 시작하면 경쟁력이 없는 하이볼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 대표는 “2022년 시장에 나온 수제 맥주 제품을 세어보니 53개에 달했다”며 “협업 제품이 난무해 소비자 피로도롤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이볼 시장은 무분별한 협업을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술맛에 대한 기준을 엄격히 따지는 ‘기주’(基酒)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든다면 소비자 선택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올해 목표 판매량은 300만캔으로 잡았다.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대표는 “미국의 대표 위스키인 에반 윌리엄스 원액을 사용한 하이볼 출시는 이번이 세계 최초”라며 “장기적으로 제품이 성공한다면 해외진출도 고려할 수 있다. 앞으로 일본시장에서 일본 하이볼과 경쟁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2024.07.11 I 한전진 기자
"지진이다!" 실제 상황인 줄.. 228억 들일만하네
  • "지진이다!" 실제 상황인 줄.. 228억 들일만하네[서울 곳곳]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진이다!”지난 9일 오후 3시 30분께 서울시 강서구 내발산동 ‘마곡안전체험관’ 3층에 있는 재난안전체험존에선 교실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진도 7’ 규모 지진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지진 체험이 시작되자 교실 형태의 공간 전체가 좌우로 강하게 흔들리며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었고,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책상 밑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리고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했다. 진도 7 규모의 강진 이후엔 대피로를 따라 임시대피소로 신속하게 이동하는 과정까지 체험은 이어졌다.마곡안전체험관을 찾은 학생들이 진도 7 규모 지진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강서구)이곳은 강서구가 전국 최초로 기초·광역자치단체와 교육청 등이 협력해 총 228억원의 예산을 투입, 지난 4월 체험형 안전교육시설로 문을 연 마곡안전체험관이다. 내발산동 발산근린공원 안에 자리한 마곡안전체험관은 연면적 3825㎡,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돼 △교통안전 △학생안전 △재난안전 △보건안전 △사회기반안전 등 5개 체험존을 갖췄다. 또 4D 영상관과 기획전시실, 오리엔테이션실 등도 마련돼 6개 분야, 12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마곡안전체험관 입구에 들어서면 1층에서 4D 영상관을 체험할 수 있다. 여기선 3D 안경을 쓰고 한 가족이 출근길과 공사 현장 등 일상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안전사고 등 재난 상황과 극복 과정을 담은 약 7분 길이 입체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영상 내 차량의 이동에 따라 관람석이 실제로 움직이고, 목 뒤와 전후에서 바람이 나오는 등 관람객이 실제처럼 위험 상황을 느낄 수 있게 구성돼 있다.지하철 객차와 승강장 등을 재현한 지하철안전 체험존. (사진=강서구)교통안전체험존이 있는 2층에선 지하철과 버스, 횡단보도 등을 실물 크기로 구현해 사고 대처법과 선로 대피, 비상탈출 등을 직접 해볼 수 있다.시내버스 충돌 사고 등을 재현한 버스안전 체험에선 대형 디스플레이로 제작된 버스 창문을 통한 차량 충돌 시뮬레이션과 창문을 깨고 외부로 탈출하는 과정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또 5호선 객차 내부를 그대로 옮겨놓은 지하철 안전 체험은 위급 상황에서 출입구를 비상 개방하고, 스크린도어를 열고 선로 밖으로 빠져나가는 과정까지 체험 가능하다. 여기에 같은 2층에 있는 생활안전체험존에선 승강기와 침실, 화장실 등이 실제 가정집과 똑같이 꾸며져, 승강기 사고, 층간소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손에 있는 세균을 눈으로 확인하며 손 씻기 등 위생 교육도 가능하다.재난안전체험존과 보건안전체험존이 있는 3층에선 지진 상황은 물론 초속 18m 강풍의 위력을 경험해볼 수 있는 풍수해안전체험실, 소화기, 완강기 체험을 VR 등으로 할 수 있는 화재안전 체험실 등이 마련돼 있다. 또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실습 등 응급처치와 생존가방 꾸리기, 방독면 착용 등도 경험해볼 수 있다. 이날 학생들과 마곡안전체험관을 찾은 예림디자인고 최경진 글로벌대외협력부장은 “심폐소생술 체험을 통해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 AED 사용법을 실습하며 실질적인 응급처치 능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재난 상황에 대비한 체험을 통해 중요한 생존 기술을 배웠다”고 말했다.30대 유튜버 우승희씨는 “일본어 관련 유튜브를 하고 있어 재난 안전 중 지진 피해시 대피 방법과 실제 지진 규모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생존 가방 꾸리기도 지금까지 생각해 보지 못한 위급 상황에서 챙겨야 할 물품들을 세세히 알려줘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한편 마곡안전체험관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6세 이상 이용할 수 있지만 13세 미만 어린이는 반드시 보호자를 동반해야한다.서울 구로구 예림디자인고등학교 학생들이 9일 오후 마곡안전체험관 보건안전체험존에서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양희동 기자)
2024.07.10 I 양희동 기자
 ‘짠’하고 나타난 소금
  • [이우석의 食史] ‘짠’하고 나타난 소금
  •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소금. 인류 사상 최고(最古)의 조미료다. 게다가 다른 조미료와 달리 소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단맛이나 매운맛, 신맛은 꺼리는 식문화가 있지만 소금을 먹지 않는다는 사회는 없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생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물질이어서다. 소금만 뿌려서 구워내는 삼겹살을 처음엔 시오야키라 불렀다◇인간의 삶과 함께한 소금소금은 짠맛을 내는 무색의 결정체로 염화나트륨(NaCl)이 주성분이다. ‘빛과 소금’, 성경에 언급될 정도로 인류가 거의 최초로 결정화한 생화학 제품이다. 미네랄 함유량에 따라 맛과 성질이 달라 인체에 많은 작용을 한다. 또 인류 문화사에선 다양한 용도로 쓰여 왔다. 맛을 내고(조미료), 음식을 저장할(보존제) 뿐 아니라, 균을 죽이며(소독제), 금을 만드는(연금술) 데도, 죽은 자를 영원토록 안치하고자 미라 안치(방부제)에, 심지어 성수와 액땜 등 종교의식에도 쓰였다. 참고로 가톨릭 교회의 성수도 성분만 따지고 보면 식염수다. 또한 소금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거래 재화이기도 하다. 소중한 것이기에 돈 역할도 했다. 고대 로마는 군인에게 소금으로 급여(살라리움)를 지급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샐러리맨이란 말이 유래했다.라틴어로 소금은 살(sal)이다. 로마제국은 일찌감치 소금 산지와 바로 연결되는 살라리아 가도를 건설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지역은 과거 공국 시절 인근 암염 광산에서 나오는 소금을 거래해 많은 부를 축적했다. 참고로 잘츠부르크는 ‘소금성’이란 뜻이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소금 전매를 통해 세금을 거뒀고 이는 한국과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소금을 두고 다툼도 많았다. 오랜 세월 인류의 내란, 폭동, 전쟁이 소금 때문에 벌어졌다.염분은 인체의 약 1% 미만을 유지하고 있는데, 여기서 결핍이 일어나면 삼투압으로 인한 탈수증이 발생해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소금에는 주성분인 염화나트륨 이외에도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어 색과 맛이 각각 다르다. 바닷물을 받아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 특유의 쓴맛을 내는 염화마그네슘(간수)을 빼기 위한 ‘묵힘’ 과정을 거치면 맛이 더욱 좋아진다. 2∼3년 장독에 묵힌 천일염은 간수가 빠져 쓴맛 대신 살짝 단맛이 난다.과거 바다가 있었던 곳이 융기해 육지가 된 곳에서 암염이 나는데 수만 년 세월 동안 자연스레 간수가 빠진 덕에 가장 순수한 소금 맛을 낸다. 히말라야 암염 소금물로 생산하는 핑크솔트나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의 암염 등이 그런 경우로, 최고급 소금 대우를 받는다.오시오카페는 소금빵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카페다. 짭조름한 소금이 달달한 맛을 끌어올리는 것에 착안했다◇끓이고 말리고 굽고, 소금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암염이야 뜻 그대로 광물처럼 캐내면 되지만 인위적으로 소금을 만드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전통적 방법으로 갯벌에서 함축한 바닷물을 다시 가마솥에 끓여서 만드는 자염, 염전에서 햇볕에 말려 생산하는 천일염, 자연적으로 증발해 진한 농도의 바닷물을 퍼다가 끓여서 만든 전오염, 바닷물을 이온화해 만드는 정제염, 전극을 통해 염화나트륨만 추출한 전기분해염, 염분을 먹고 자라는 함초를 섞은 함초소금, 천일염을 대나무 통에 넣고 구워낸 죽염 등이 있다.해조류를 상식하는 우리나라에선 찾기 어렵지만, 유럽 등 외국에는 아이오딘 소금이 많다. 아이오딘 결핍은 지능 발달을 저해하는 탓에 식염에 아이오딘을 필수적으로 섞어 판매한다.식염(食鹽)은 소화액과 전해질 생성, 체온 조절, 칼륨 배출 등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물질이면서 식탁에도 빠질 수 없는 기본 조미료로서 그 중요성이 있다. 사실 음식이 싱거울 때 대번에 맛이 없다고 느낀다.보통은 음식에서 양념구이와 소금구이로 나누지만 사실 알고 보면 가장 기본적인 양념이 소금이다. 소금 이외에 다른 향신료를 첨가한 것을 우리는 양념구이라 부르고 있을 뿐이다. 대표적 외식 메뉴인 삼겹살 역시 다른 양념 없이 소금과 먹는 것이 보편적이다. 보통 참기름을 친 소금장에 찍어 먹는다. 그래서 예전엔 시오야키(소금구이)라고 부르기도 했다.소금은 모든 동물에게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초식동물은 본능적으로 흙이나 돌에서 섭취하고 육식동물은 먹잇감의 혈액과 고기에서 이를 충당한다. 생존에 꼭 필요한 물질이기에 다들 알아서 찾아 먹는다. 예전엔 빛과 소금(마태복음)이라고 했을 만큼 값진 재화였지만 현대에 들어 소금은 갑자기 독에 준하는 취급을 받았다. 삼백을 멀리하라느니, 모든 질병의 근원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물론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혈압 상승과 더불어 혈관, 위에 좋지 않다고 알려졌다.하지만 염분 결핍도 마찬가지로 해롭다. 소금이 모자라면 어지럼증을 유발하며 전해질 부족으로 세포에 에너지가 전달되지 못해 무기력증이나 빈혈, 두통, 탈수 등을 동반할 수 있다고 한다.굴비 역시 염장의 맛이다.◇몸에 필수적이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해롭다무엇이든 그렇지만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국물 요리를 즐기는 한국인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나트륨 권장 섭취량(2000㎎)의 1.5배 이상(약 3300㎎)을 평균적으로 먹고 있으니 식단에 함유된 소금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론 대부분 국가에서 WHO의 권장량 이상을 먹고 있긴 하다. 우리보다 더 먹는 나라도 많으니 국물과 김치의 책임은 아닌 듯하다.나트륨 과다섭취가 걱정된다면 칼륨을 많이 먹으면 된다. 나트륨을 배출시키는데 좋은 칼륨은 우유나 채소, 과일 등에 많다. 아보카도, 근대, 시금치, 바나나 등에 특히 풍부하다고 한다. 풍미가 진한 식습관 탓에 간을 세게 한다면 소금 대신 식초를 넣거나 맵게 먹으면 좋다. 특히 식초는 국물에 들어가면 짠맛 흉내를 낸다. 설렁탕이나 곰탕을 먹을 때 소금 간은 적게 하고 김치나 깍두기를 곁들이면 식염의 과다 섭취를 막을 수 있다.냉장기술이 발달하며 염장식품이 줄어들고 그 염도도 상당히 줄었다. 예전 염장 상태로 유통되던 굴비는 정말 자린고비가 쳐다만 봐도 밥을 삼킬 수 있었겠지만 요즘 유통되는 굴비는 그렇지 않다. 살짝 간을 한 조기라 해도 될 정도로 싱거워졌다.요즘은 소금을 맛으로 먹는다. 소금구이와 소금라면 등 복합적인 조미를 하는 대신 소금만으로 맛을 내는 자연스러운 조리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설탕과 함께 하는 ‘단짠’의 매력에 빠지면 치명적이다. 소금빵도 인기다. 심지어 소금사탕도 등장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소금을 선택할 수 있는 고깃집도 있다. 외면할 수 없고 또 그럴 수도 없는 게 소금이다.요즘처럼 더운 날엔 소금을 충분히 섭취해야 건강도 유지하고 입맛도 좋아진다.닭국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레노라멘의 시오라멘◇맛집◇소금구이 = 두툼한 고기를 썰어 굵은 소금을 뿌리고 그대로 구워 먹는 근고기는 글자 그대로 고깃덩이째 판매한다는 뜻이다.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오랜 세월 영업해온 연탄부락은 오겹살과 목살을 정말 어른 주먹 만하게 썰어 내는 근고기를 비롯해 생오겹살, 생삼겹살, 항정살 등이 맛있는 곳이다. 정말 한 근(600g)을 준다. 연탄불에 올려 이리저리 돌려가며 구워내면 짭조름한 소금기가 배어들어 한층 풍미가 좋아진다. 육즙을 가득 품은 고기도 좋고 계란찜, 추억의 도시락 등 곁들임도 맛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로193번길 14. 4만 5000원.◇소금라면 = 소금으로 간을 해 깔끔한 맛의 시오라멘은 마니아층이 많다. 국내에선 흔치 않은 ‘토리파이탄’(뽀얀 닭 육수)의 맛을 찾아온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 오레노라멘. 진한 풍미의 닭 육수를 장시간 끓이고 칼국수 면처럼 납작하면서도 얇은 면발을 말아낸다. 시오라멘은 담백하게 정통 닭 국물 베이스 맛을 즐길 수 있는 메뉴다. 새콤함을 더하기 위해 라임 슬라이스를 토핑해준다. 수비드로 익힌 닭고기와 계란, 무료 제공 사리(替え玉)도 만족스럽다. 서울 마포구 독막로6길 14. 1만 2000원.◇소금빵 = 몇 년 전부터 소금빵이 유행이다. 부드러운 버터를 잔뜩 넣고 구운 빵에 소금을 뿌려내면 고소함과 짭짤한 맛이 식욕을 자극한다. 소금빵이 최초로 시작된 일본에서 정통의 맛으로 들여온 오시오 카페. 오시오는 소금(?)이란 뜻이다. 촉촉한 소금빵 클래식과 함께 명란을 얹은 명란 소금빵, 트뤼플(송로버섯)를 올린 트뤼플 소금빵, 모카 소금빵 등이 있어 골고루 맛볼 수 있다. 최근에는 소금 아이스크림도 나왔다. 부드럽고 녹진한 우유 아이스크림에 짭짤한 소금이 풍미를 더한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23길 55 아이파크몰 용산점 6층. 소금빵 클래식 3500원.
2024.07.09 I 강경록 기자
"친해질 수 없던 세월에도…많이 의지" '나혼산' 박나래, 전현무에 밝힌 진심
  • "친해질 수 없던 세월에도…많이 의지" '나혼산' 박나래, 전현무에 밝힌 진심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와 박나래가 8년 만에 서로의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고서 비로소 ‘찐 남매’로 발전했다. 결혼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공유한 두 사람의 진심이 훈훈함을 전했고 더욱 단단해진 이들의 우정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만들었다.또한 규현은 쉬는 날에도 집안일을 미루지 않고, 미래를 위해 자기 계발을 하며 ‘갓생(모범적인 삶)’을 사는 모습과 못 말리는 떡볶이 사랑으로 알찬 하루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힐링을 선사했다.지난 5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연출 허항 강지희 박수빈 이경은)에서는 전현무와 박나래가 촌캉스를 즐기며 마음을 나누는 모습과 ‘떡볶이 러버’ 규현의 떡볶이 맛집 탐방 현장이 공개됐다.6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나 혼자 산다’의 가구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8.1%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2049 시청률은 3.3%(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는 물론 금요일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최고의 1분의 주인공은 맛과 진심을 나누며 서로를 위한 환상 페어링을 보여준 전현무과 박나래가 차지했다. 전현무를 위해 준비한 박나래의 ‘주막카세’ 코스와 더덕, 잣, 배, 꿀로 만든 더덕 샐러드(23:39), 전현무가 야심차게 준비한 양파 김치(23:42)는 보는 이들의 입맛을 돋웠다. 또한 전현무가 자신의 결혼 계획에서 위기를 맞이했던 경험과 속내를 털어 놓는 장면(24:02)은 놀라움과 공감을 동시에 전했고 이에 분당 시청률은 9.6%까지 치솟았다.박나래는 약초 캐느라 만신창이가 된 전현무를 위해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 맞춤 촌캉스를 준비했다. 전현무는 마당에서 반겨주는 강아지를 보자, 피로가 싹 사라진 듯 미소를 지었다. 전현무와 박나래는 야외 냉수로 등목을 해주며 허물없는 사이임을 자랑했다. 두 사람은 MZ들의 코스인 촌캉스 패션 인증샷을 찍으며 8년 만에 둘만의 첫 셀카를 남겼다.전현무와 박나래는 평상에 직접 캔 더덕으로 샐러드와 구이를 만들고, 삼겹살과 백김치 등을 구우며 고생 끝의 달콤한 식사를 즐겼다. 박나래는 술을 잘 모르는 전현무를 위해 ‘주막카세’를 열어 술의 매력을 알려줬고, 전현무는 그 보답으로 직접 담근 양파김치를 선사했다. 박나래는 고향의 특산품을 준비해 준 전현무에게 감동했다.전현무와 박나래는 술기운을 빌려 속에 담아뒀던 얘기를 꺼냈다. “왜 새벽 2시에 술 먹고 전화하는 거야?”라는 전현무의 질문에 박나래는 “오빠랑 친해지고 싶은데, 친해질 수 없었던 세월이 있었다”라며 속마음을 전했다. 이어 박나래는 “팜유를 하게 되면서 오빠한테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전현무는 “어느 순간부터 너랑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가 된 것 같아. 늘 고마웠다”라며 박나래의 마음을 이해했다.이어 박나래는 홍현희-제이쓴 부부가 아들 준범이를 집으로 데리고 온 이후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면서 전현무에게 신부 입장 때 돌아가신 아버지 역할을 대신해 달라고 부탁했다. 전현무는 흔쾌히 “내가 아버지 빈자리를 채워 줄게”라고 약속했다. 그 역시 결혼에 대한 생각과 그동안의 경험을 털어 놓았다.또한 박나래는 전현무가 열일 하는 이유를 궁금해했는데, “지금 아니면 안 불릴 것 알아“라며 프리랜서의 불안감을 고백한 전현무의 대답에 놀라워했다. 8년 만에 처음으로 속마음을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를 가진 두 사람.전현무는 자신을 궁금해하며 그동안 묻지 못한 질문을 쏟아내는 박나래의 모습에 “참 순수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라며 “힘들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오빠처럼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오빠가 되어 주겠다고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박나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친오빠 같아졌다”라며 “8년을 오빠랑 같이 지냈는데, 지금 오빠랑 하고 싶은 게 더 많아졌다”라고 마음을 전했다.그런가 하면, ‘소분 광인’ 규현은 냉장고를 한 대 더 들였다며 혼자서 6대의 냉장고를 활용하는 냉장고 사랑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동선을 줄이는 자기만의 효율적인 냉장고 사용법을 공개했다. 또 유통기한 지난 식재료를 정리하면서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분리했는데, 그 기준을 헷갈려하며 인터넷 검색을 하는 규현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건강과 맛을 동시에 챙기는 다이어트 식단으로 화제를 모은 규현은 이젠 다이어트가 끝났다면서 첫 끼니부터 대패 국물 라볶이를 폭풍 흡입해 놀라움을 안겼다. 식사 후엔 일본어 화상 과외와 중국어 독학으로 해외 활동을 향한 야망을 드러내기도.규현은 차 안에서도 뮤지컬 연습을 하며 한시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그는 단골 떡볶이집에서 깻잎 이불 떡볶이와 튀김을 먹었고, 또 다른 지역에 있는 떡볶이 맛집을 방문해 30년 전통의 짜장 떡볶이를 만끽하며 떡볶이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줬다. 규현은 미래를 위한 일과 가장 좋아하는 일로 모두 채운 일상에 대해 “알찬 하루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다음 주에는 김대호가 청약에 당첨된 친 동생의 이사를 돕는 현장과 안재현이 여름 나기를 위해 건강 검진을 받는 모습이 예고돼 기대감을 높였다.‘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스타들의 다채로운 무지개 라이프를 보여주는 싱글 라이프 트렌드 리더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24.07.06 I 김보영 기자
 올스타전의 패러다임은 무엇일까?
  • [안준철의 스포츠시선] 올스타전의 패러다임은 무엇일까?
  • 5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 컴투스프로야구 홈런더비에서 우승을 차지한 LG 오스틴 딘이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5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퓨처스 올스타전 북부 올스타와 남부 올스타의 경기. 이병규 삼성라이온즈 퓨처스 감독의 아들인 SSG 이승민이 ‘적토망아지’라고 쓰인 옷을 입은 채 헛스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안준철 스포츠칼럼니스트] 2024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전야제 행사를 시작으로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막이 올랐다. 올스타전은 말 그대로 ‘별들의 축제’이다. 2024시즌 맹활약 중인,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다.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합계 600만 관중을 넘어서 역대급 흥행을 예고하고 있어 이번 올스타전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전야제 행사는 한국 야구의 미래인 퓨처스 올스타전과 올스타전 전야제의 꽃으로 불리는 홈런더비가 열렸다. 퓨처스 올스타전은 국군체육부대(상무)·NC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KT위즈·KIA타이거즈가 한 팀을 이룬 남부 올스타가 LG트윈스·한화 이글스·고양 히어로즈·SSG랜더스·두산 베어스의 북부 올스타를 9-5로 꺾었다. 경기 승패보다는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퍼포먼스가 더 눈길을 끌었다.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처음으로 베스트 퍼포먼스상이 생겨서인지 많은 선수들이 다양한 분장을 하고 나섰다. 삼성 이병규 2군 감독의 아들 이승민(SSG)은 아버지의 별명 ‘적토마’의 뒤를 이은 ‘적토망아지’라는 별명에 맞춰 말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베스트 퍼포먼스상 수상자인 롯데 박준우는 유명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로 분장했다. 박준우는 화제를 모았던 카리나의 부산 사직구장 시구 당시 시구 선생님으로 이름을 알렸다. 박준우는 긴 머리 가발, 걸그룹 화장을 하고 에스파의 ‘슈퍼노바’ 안무를 선보였다.홈런더비는 서든데스 승부 끝에 LG 오스틴 딘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랜더스필드에는 대 퓨처스 올스타 최다 유료 관중인 1만1869명이 몰렸다. 6일 열리는 올스타전 본 행사에도 많은 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이다. 2024시즌 관중 흥행이 올스타전에도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이다. 말 그대로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뜨거운 분위기이다. 팬들을 위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측면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올스타전이 존재하는 이유는 축제의 성격이다. 그리고 축제는 많은 ‘볼거리’와 ‘재미’가 전제되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재미없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는 다른 스포츠 종목의 올스타전에서도 꾸준히 제기됐던 지적이었다. 이는 올스타전의 출발이 바로 볼거리와 재미라는 측면이었기 때문이다. 올스타전이라는 개념은 메국 메이저리그 야구에서 등장했다. 1933년 시카고에서 개최한 엑스포 축하 행사의 일환으로 시카고 트리뷴의 아치 워드 기자가 제안한 것이다. 월드시리즈에서나 대결이 가능했던 당시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슈퍼스타들이 조를 편성해 일회성 경기를 갖던 것이 호응을 얻어 정례화된 것이다. 즉, 이례적인 성격, 특이성이 팬들을 자극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디비전이나 리그 대항 형식의 올스타전은 타 종목, 다른 나라의 리그에도 정착했다. 미식축구, 농구도 그렇고,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전도 양대리그의 대결이다. 다만, 단일리그제인 한국 프로스포츠에서는 이런 맞대결의 성격이 덜했다. 프로야구 초기 내건 슬로건인 ‘백구의 대제전’이라는 표현에 더 맞는 행사였다.물론 메이저리그 야구나 일본 프로야구처럼 인터리그(교류전) 도입 후 특이성이 희미해지면서 올스타전의 인기가 떨어지는 현상도 벌어졌다. 이는 볼거리 측면에서 올스타전의 차별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한국의 프로야구 올스타전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팬 투표 위주의 방식이기에 일부 팀들이 모든 포지션을 독식하는 장면도 나왔다. 타자가 마운드에 오르고, 투수가 타석에 서는 방식으로 특이성을 유지하려고 했다. 또는 체격이 건장한 4번타자 유형의 선수가 1번타자로 나서는 장면도 있었다. 2009년 인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이대호(은퇴)를 1번타자에 배치했던 당시 동군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이었다.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특이성 보장은 한계가 뚜렷했다. 반복적인 포지션 파괴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팬들에게 식상한 이벤트가 된다. 화제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유통기한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퍼펙트 피처, 번트왕 등 몇 년간 행해졌다가 사라진 세부 이벤트도 특이성 보장 차원에서 유통기한이 다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재미와 볼거리가 넘치는 축제라는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올스타전은 꾸준히 연구해야 한다. 매년 화제를 모으고 있는 베스트 퍼포먼스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무엇보다 올스타전의 패러다임이 무엇인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재미와 볼거리를 갖춘 축제의 성격도 중요하지만, 올스타전도 스포츠 경기이다. 기량과 인기를 모두 갖춘 올스타 선수들이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게 가장 큰 팬서비스다.올스타전은 최근 ‘재미없다’는 평가를 바꾸고 있었다. 올스타 휴식기가 길어지면서 올스타전에 설렁설렁 뛰던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었다. 과거 올스타 휴식기가 3~4일로 짧았을 때는 올스타에 선정됐다가 부상을 핑계로 하차하는 선수들이 부지기수였다. 특히, 선발투수들은 올스타 휴식기 이후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후반기 등판이 더욱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올스타 휴식기가 1주일 정도 늘어나면서 이런 부담은 다소 해소됐고, 올스타전에서도 전력으로 임했다. 하지만 올해 다시 휴식기가 짧아져, 최상의 경기력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다. 일부 감독들도 휴식기가 짧아진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적절한 불만이다. 팬들에게 인정받은 별들이 최고의 기량을 겨루고 뽐내는 무대가 올스타전이어야 한다. 장마 때문에 경기 자체의 취소나 연기를 걱정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기후 변화로 인해 장마 시기가 과거와는 달라졌다. 매해 올스타전은 장마와 겹친다. 돔구장이 한 곳밖에 없는 국내 프로야구 인프라 사정상 올스타전 개최 시기 변화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올스타전 상금 인상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볼 문제다. 올스타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게 할 동기부여도 중요하다. 결국, 경기력이 올스타전의 패러다임이다. 멋진 플레이가 팬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다.SH2C 연구소장(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성폭행 후 촬영, 잔혹해”…日 남성에 ‘태형 20대’ 선고한 이 나라
  • “성폭행 후 촬영, 잔혹해”…日 남성에 ‘태형 20대’ 선고한 이 나라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싱가포르에서 일본인 남성이 술에 취한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가운데 태형에도 처해진 사실이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3일 BBC(현지시간)에 따르면 싱가포르 법원은 일본인 미용사 A씨(38)에게 징역 17년 6개월과 태형 20대를 선고했다.주싱가포르 일본 대사관 측은 BBC에 “A씨가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태형을 선고받는 일본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A씨는 지난 2019년 12월 싱가포르의 야경 명소인 클락 키 지역에서 처음 만난 20대 여성 B씨를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당시 B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는데 A씨는 아파트 로비에서부터 성폭행을 시작해 침실까지 이어졌다. 이같은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이는 B씨가 의식을 되찾기 시작한 뒤에도 이어졌다. A씨는 이 범행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친구에게 전송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B씨가 겨우 아파트에서 도망쳐 B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같은 날 체포돼 구속됐다.현지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서 범행 장면이 담긴 24초, 40분 길이의 영상 두 개를 발견했다.싱가포르 재판부는 “술에 취해 있었고, 자신을 돌볼 능력이 없었던 피해자에 대한&#160;‘잔혹한 범행’”이라고 밝혔다. A씨는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라고 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싱가포르 형법은 성폭행을 비롯해 마약 밀매, 사기, 부정부패, 강도 등의 범죄에 대해 태형을 선고하고 있다. 이는 16세에서 50세 이하의 남성을 상대로 하며 길이 1.5m, 두께 1.27㎝ 이하의 나무막대로 허벅지 뒤쪽을 때리는데 최대 24회까지 가해진다.1994년에는 당시 19살이었던 미국인이 공공기물을 파손했다는 혐의로 태형이 선고된 바 있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섰지만, 형은 그대로 집행됐다.
2024.07.05 I 강소영 기자
"명주의 풍미 오롯이 담아…하이볼 인기, 수제맥주같은 거품 아냐"
  • "명주의 풍미 오롯이 담아…하이볼 인기, 수제맥주같은 거품 아냐"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국내 하이볼 시장이 수제맥주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 보지 않아요. 우량하이볼은 오랜 역사와 깊은 풍미를 가진 기주(기본 재료가 되는 술)의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진짜 하이볼의 맛을 아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겁니다.”황진욱 링크앤코퍼레이션 대표.(사진=남궁민관 기자)지난 2일 서울 마포구 링크앤코퍼레이션 본사에서 만난 황진욱 대표는 최근 중국 백주를 기주로 한 ‘우량하이볼’을 세계 최초 우리나라에 선보이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우량예’는 국내 애주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술로 중국 대표 백주 ‘마오타이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제조사인 우량예그룹은 1915년 파나마 만국박람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 선보인 우량하이볼은 우량예그룹의 백주를 활용한 RTD 캔 하이볼이다.황 대표는 “증류주 대부분은 액체를 발효시키고 끓여서 증류하는 방식”이라며 “백주는 곡물 자체를 발효하고 쪄서 발생한 수증기로 증류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량예그룹 백주는 유기농으로 원료를 직접 재배하는 등 전통 방식을 고수해 그 풍미를 전세계에서 사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우량예그룹에 백주를 기주로 한 하이볼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선뜻 제안한 건 황 대표였다. 그는 “술을 잘 하지 못해 평소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저도주 술을 찾았는데 개인적으로 하이볼 기주로 백주가 최고라고 생각했다”며 “우량예그룹이 흔쾌히 손을 잡아줘 오히려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중국에서도 국내와 같이 저도주 선호현상이 일면서 사업다각화를 고민하던 우량예그룹의 계획과 일맥상통한 셈이다. 황 대표는 “마오타이는 커피, 수정방은 아이스크림과 협업을 전개하는 등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며 “1년 여 간 우량예그룹 연구소에서 제조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우량하이볼.(사진=링크앤코퍼레이션)백주를 기주로 한 하이볼의 최대 장점으론 다양한 음식과의 페어링을 꼽았다. 중화요리와의 궁합 뿐만 아니라 한식과도 잘 어울려 서양 전통주인 위스키보다 다양한 음식에 맞춰 마시기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우량하이볼은 백주의 풍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오리지널’과 상큼한 레몬 맛을 덧입힌 ‘레몬’ 두 종류로 선보였으며 향후 다양한 맛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판매채널 역시 GS25·GS더프레시에 이어 조만간 이마트(13948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황 대표는 더 나아가 우량하이볼을 해외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는 “‘하드셀처(알코올 함유 탄산수)’는 이미 세계적인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향후 RTD 캔 하이볼 시장의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량예그룹과 함께 미국, 일본 등 진출을 논의중”이라며 “세계 5대 ‘차’(茶) 브랜드와 협업 등 올해 세 개 정도의 하이볼을 더 내려 준비 중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연세사랑병원,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주사’ 신의료기술 승인
  • 연세사랑병원,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주사’ 신의료기술 승인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대표원장 고용곤)은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선정되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기술명: 무릎 골관절염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관절강내 주사, SVF, Stromal Vascular Fraction)’는 켈그렌 로렌스 분류법(KL)에서 관절염 2~3기에 해당하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의 기능 개선 및 통증 완화에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로 평가받았다. 이로써 무릎 관절염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선택지가 생겼다.‘자기자빙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치료’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의 복부 또는 둔부에서 채취한 자가지방조직을 분리해 추출된 기질혈관분획을 무릎 관절강 내 직접 주사하는 시술이다. 환자의 무릎 관절 기능을 개선하고 통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신의료기술 승인에 근거가 된 여러 논문 중 정형외과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미국 스포츠 의학 학술지(AJSM,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주사가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기능을 개선하고 통증을 크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39명의 환자들을 고용량, 저용량, 위약 그룹으로 1 대 1 대 1 무작위 배정해 12개월 동안 주사 후 결과를 관찰한 결과,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경직을 평가하는 WOMAC(Western Ontario and McMaster UniversitiesOsteoarthritis Index) 점수가 각각 89.5%, 68.2%, 0% 개선됐다.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은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또 다른 치료인 골수흡인농축물보다 중간엽줄기세포 확보가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통상 중간엽줄기세포가 많을수록 성장인자를 많이 분비해 연골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세사랑병원 첨단의료연구팀은 “60대 이상의 고령 환자들은 골수에서 중간엽줄기세포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20대는 골수흡인농축물을 뽑으면 약 1000개 중 1개가 중간엽줄기세포이지만, 60대 이상은 약 10만개 또는 100만개 당 1개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반면 지방줄기세포는 10~15개당 1개꼴로 중간엽줄기세포를 확보할 수 있어 골수 흡인농축물보다 훨씬 우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특히 골수 상태가 좋은 않은 60대 이상의 고령 환자들에게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중간엽줄기세포가 많이 포함된 지방줄기세포를 관절염 치료에 사용해왔다.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 전문성 갖춘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에서 시술해야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를 이용한 관절강내 주사 시술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지방 채취, 세포 분리 및 세척 등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외부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우수한 시설 및 체계적인 시스템 역시 필수다.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는 연세사랑병원은 이러한 경험과 시설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은 2008년 관절척추 특화병원 중에서 최초로 세포치료연구소를 자체 설립해 자가지방 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30여 편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해 8월 말 세포치료연구소를 약 230㎡ 규모의 첨단재생연구실로 신축했고, 세포 보관 탱크, 원심 분리기, 무균 클린벤치 등 핵심장비들이 모두 구비돼 있다.고용곤 원장은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을 위한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관절강내 주사’ 가 신의료기술로 등재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연세사랑병원은 2018년부터 ‘근골격계 질환에서의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술’에 대해 제한적 의료기술 승인을 받아 수년간 풍부한 임상경험을 쌓아오며 이번 신의료기술 등재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신의료기술 등재를 통해 환자들의 치료 비용 부담을 줄이고, 최근 논란이 된 줄기세포 주사치료의 과잉 진료 및 무분별한 치료 문제로 인한 환자들의 피해와 잘못된 인식도 개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지방조직에서 기질혈관분획(SVF)이 분리된 모습, 관절강내 주사를 통해 관절기능 개선을 돕는다.
2024.07.01 I 이순용 기자
롯데마트·슈퍼, 용량키우고 가격낮춘 ‘간바레 오또상’ 출시
  • 롯데마트·슈퍼, 용량키우고 가격낮춘 ‘간바레 오또상’ 출시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가성비를 한층 끌어올린 대용량 ‘간바레 오또상’이 등장했다.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주류매장에서 대용량 ‘간바레 오또상’을 홍보하는 박채원, 장세욱 상품기확자(MD)의 모습. (사진=롯데마트)1일 롯데마트와 슈퍼는 국내 인기 사케(일본 청주)인 ‘간바레 오또상’을 대용량으로 기획, 지난달27일(목)부터 오프라인 채널 단독으로 출시해 2만 79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간바레 오또상은 1990년대 일본의 경제 불황기에 직장인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저가형 상품으로 출시된 사케다. 국내 출시 이후 저렴한 가격과 호불호가 없는 부드러운 풍미, 더불어 ‘아빠 힘내세요’라는 뜻의 직관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상품명에 힘입어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인 일본술로 자리잡았다.이번에 출시한 대용량 간바레 오또상은 저가형 사케라는 상품의 핵심 요소를 더욱 강화한 상품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900ml 팩상품과 비교해 용량을 2배 늘리면서도 100ml 당 가격은 20% 낮췄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고물가로 지친 고객들에게 상품명의 의미처럼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물가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고자 기획했다.이처럼 롯데마트와 슈퍼는 대용량 가성비 주류 상품군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큰통 생막거리(1.2L)’와 일본 위스키 ‘야마미네(1.8L)’가 대표적이며, 올해 6월에는 하이볼 위스키로 국내 소비자에게 인기 높은 벤치마크 No.8 버번위스키(1.75L)도 대용량으로 출시했다. 해당 상품들은 출시 이후 해당 상품군 내에서 매출 상위권에 기록 중이다. 특히, ‘야마미네(1.8L)’는 주로 하이볼로 음용하는 중저가 위스키 상품들과 비교해 용량은 2.5배 크지만 100ml 당 가격은 50% 이상 저렴해 출시 3달만에 초도 수입물량을 완판하고 추가 수입을 진행했다.장세욱 롯데마트·슈퍼 주류팀 MD(상품기획자)는 “지속되는 고물가로 시름하는 고객들에게 가성비 상품으로 힘이 되고자 ‘간바레 오또상’ 1.8L 대용량 상품을 기획하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다양한 주류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2024.07.01 I 신수정 기자
창작뮤지컬 한계 깬 '프랑켄슈타인', 어느 새 10주년
  • 창작뮤지컬 한계 깬 '프랑켄슈타인', 어느 새 10주년[알쓸공소]
  •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공연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시체를 부활시켜 신(神)이 되고자 한 인간, 그런 인간으로부터 태어난 불운한 피조물. 메리 셸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지난 5일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입니다.‘프랑켄슈타인’은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입니다. 한국 창작진이 만든 대극장 창작뮤지컬로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2014년 초연은 충무아트홀(현 충무아트센터)이 제작했습니다. 제작비는 무려 30억원에 달했고요. 공공 문화예술 기관에서 이토록 많은 제작비로 대극장 뮤지컬을 만드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공연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이종덕(1935~2020) 충무아트홀 사장, 김희철 충무아트홀 공연기획부장(현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 등이 왕용범 연출, 이성준 작곡가 등과 함께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을 이끌었습니다.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공연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초연부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 받은 ‘프랑켄슈타인’은 2015년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도 대상 및 뮤지컬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시상식에서 이종덕 전 사장은 “이제는 라이선스 작품과 동등한 위치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수상이 매우 뜻깊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또한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 9관왕, 제3회 SMF예그린어워드 흥행상 등도 수상했고요. 2016년 재연 때는 개막 10주 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2017년에는 대극장 창작뮤지컬 최초로 일본에 라이선스를 수출하기도 했고요.충무아트홀에 이어 뉴컨텐츠컴퍼니가 제작을 이어온 ‘프랑켄슈타인’의 10주년 기념공연은 ‘모차르트!’, ‘웃는 남자’ 등을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의 프로덕션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10주년을 기념해 초연과 재연을 빛낸 유준상을 비롯해 신성록, 규현, 전동석, 박은태 등 흥행 주역들이 함께 합니다. 여기에 이해준, 고은성이 새로 합류해 색다른 호흡을 선사합니다.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공연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작품은 원작의 중요한 설정만 갖고 오고 완전히 새롭게 쓴 내용입니다.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당시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전쟁터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생명 창조 실험을 이어온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고, 3년 뒤 빅터 앞에 괴물이 나타나면서 이야기를 절정으로 치닫습니다.해외 뮤지컬 못지않은 대규모 무대, 주요 출연진이 1인 2역을 맡아 보여주는 색다른 매력 등 뮤지컬에 기대할 볼거리를 고루 갖췄습니다. 특히 고음으로 이뤄진 넘버를 통해 배우들이 보여주는 ‘성량 대결’은 ‘프랑켄슈타인’이 오랜 기간 사랑 받아온 비결로 손꼽힙니다.여기에 대극장 뮤지컬임에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스토리의 재미도 있습니다. 특히 2막에 등장하는 괴물의 내면을 보여주는 넘버 ‘상처’는 한 편의 잔혹 동화 같은 무대 연출로 잊지 못할 장면을 보여줍니다. 선역과 악역을 구분하기 힘든 캐릭터, 그리고 배우들이 보여주는 1인 2역 연기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듭니다.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공연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왕용범 연출은 “행복한 수간보다 절망한 순간이 많았던 ‘프랑켄슈타인’과 함께 한 10년이었다”면서도 “저도 배우들고 이 작품으로 인해 받은 고통을 후회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인기 비결로는 “모든 배우들의 피 같은 눈물이 모여 숨 쉬는 작품”이라는 점을 꼽으며 “매 공연 진심으로 공연해준 배우들 덕분에 사랑받을 수 있었고, 그 진정성을 관객이 사랑해줬기에 10년 동안 공연이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오는 8월 25일까지 공연합니다.
2024.06.28 I 장병호 기자
日여행 중 성추행에 사타구니 가격...대만 미녀 “가해자 일본인 아냐”
  • 日여행 중 성추행에 사타구니 가격...대만 미녀 “가해자 일본인 아냐”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가장 아름다운 지자체장’으로 알려진 대만인이 일본 여행 중 성추행을 당한 사연을 공유했다.(사진=허즈닝 인스타그램)일본 후지 뉴스 네트워크(FNN) 등에 따르면 대만 신주시 동구 푸딩리에서 이장으로 활동하는 허즈닝씨는 지난 15일 도쿄 오오츠카역 근처에서 술에 취한 한 외국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허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추행을 당한 상황을 공유했다. 그가 공유한 영상에는 한 손에 맥주캔을 든 남성이 다가와 영어와 일본어로 “어디서 왔느냐”는 등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비틀거리며 어눌한 말투로 허씨에게 접근한 이 남성은 자리를 피하는 허씨를 계속 쫓아왔고, 서점을 나서는 허씨에게 가까이 다가가 엉덩이를 두 차례 만지는 성추행을 저질렀다.결국 허씨는 남성의 사타구니를 공격하고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남성은 허둥지둥하며 도망쳤지만 그는 현장에서 체포됐다.(사진=FNN 유튜브 캡처)허씨는 지난 17일에도 SNS에 “저를 괴롭힌 남성은 일본인이 아니라 외국인이었으며, 국적은 모른다”며 추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에 겪은 일이 일본 뉴스에도 나오고 일부 일본과 대만 관계를 둘러싼 정치적인 논란까지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일본에서 이런 일을 당했지만 일본을 미워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이어 “이번 사건에서 일본 경찰이 범인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 경찰이 조서를 받을 때 통역도 준비해줬다”며 “일본 경찰은 정말 많은 노력을 해줬고, 그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허씨는 “이 일을 계기로 해외에서는 밤늦게 혼자 외출하는 것을 자제하기로 했다”며 “무슨 일이 있을 경우 먼저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24.06.28 I 김혜선 기자
  • 아시아 최대 고관절 관절경 국제학술대회 한국에서 열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아시아 고관절 관절경학회(Asia Society for Hip Arthroscopy, 학회장 하용찬)는 오는 7월 13일 서울부민병원 미래의학센터에서 ‘The Best and the Brightest’라는 주제로 제5회 아시아 고관절 관절경 심포지엄을 개최한다.아시아지역 고관절 관절경수술 전문가가 연자와 좌장으로 참여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4개의 주제세션(▲아시아 각국의 고관절 관절경 수술의 변천비교 ▲대퇴비구충돌증후군 ▲최적의 고관절 내시경 검사 ▲고관절 이형성증)과 4개의 자유연제 세션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37개의 강의가 진행된다. 아시아 지역의 고관절 관절경 수술의 변천과정에 대해 슈옌(Xu Yan, 중국 상해교통대), 우치다 소치(Sochi Uchida, 일본 산업의대), 위쉥찬(Yi-Sheng Chan, 대만 창궁기념병원) 요시 파타마 다자(Yoshi Pratama Djaja, 인도네시아 파타와티병원), 하용찬(서울부민병원) 등이 강의를 한다.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은 윤선중(전북대) , 제이슨브락웰(Jason Brockwell, 홍콩 마틸다국제병원), 장섄싱(Zhang Shanxing, 중국저장성의대)이 나와 사례를 공유한다. 또한 각국의 고관절 분야 전문가들이 자유연제 발표를 통해 고관절 관절경 수술 및 진단 시 의사들에게 도움이 될 팁(tips)들을 제시한다.하용찬 학회장(서울부민병원장)은 “고관절 관절경 분야 아시아 최대규모 학술대회가 한국에서 열릴 만큼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아시아 각 나라들의 고관절 관절경과 보존수술에 대한 최신 경향과 임상경험을 공유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아시아 고관절 관절경학회는 2019년에 발족되었으며 고관절질환의 관절경적 치료 및 고관절 관절 보존술에 의한 치료가 주된 연구분야이다. 현재 회원국으로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호주가 참관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 내에서의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4.06.27 I 이순용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