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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고혈압·항암치료제' 쌍두마차로 첫 8000억대 매출 유력
  • 보령, '고혈압·항암치료제' 쌍두마차로 첫 8000억대 매출 유력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보령(003850)이 올해 사상 첫 8000억원대 매출액 달성을 노린다. 보령은 주력 제품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의 판매 증대와 암종별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카나브 패밀리, 멕시코 연내 현지 발매 준비 20일 제약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올해 매출액 8100억원, 영업이익 610억원 등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 전망을 공시했다. 이는 전년대비 6.5%, 7.8% 각각 증가한 수치다. 보령은 2016년부터 해당 회계연도의 실적 전망을 공시하고 있다. 먼저 보령은 올해 핵심 제품인 카나브 패밀리의 해외 판매 증대와 적응증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친다. 카나브는 2010년 9월 국산 신약 15호로 허가를 받은 후 2011년 3월 출시된 고혈압 치료제(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다. 카나브는 출시 10개월 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한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국산신약 원외처방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보령은 카나브를 활용해 △카나브플러스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 등 복합제를 잇따라 출시하며 현재 총 7종의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는 혈압 강하 효과를 지닌 유효 성분 2~3종을 섞거나 고혈압과 이상지지혈증, 고혈압과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을 동시에 치료한다. 카나브 패밀리 같은 복합제는 복약 순응도를 높여 만성 질환의 장기적 예후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는 지난해 1345억원 매출을 거두며 보령 전체 판매 제품(4461억원)에서 비중 18%를 차지했다. 보령은 올해 카나브 패밀리의 중남미 처방 확대에 나선다. 보령은 멕시코 현지 파트너사 스텐달(Stendhal)과 카나브 기반 복합제인 ‘듀카브플러스’의 연내 현지 발매를 준비 중이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시장은 의약품 수요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의약품의 수입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또 전체 멕시코인의 40%가 고혈압을 앓고 있을 정도로 만성질환 발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의약품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보령은 현재 중동 국가 기업들과 카나브 수출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보령은 지난해 11월 세계제약산업전시회(CPHI)에서 요르단·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국가들과 카나브 패밀리 판매 관련 사업을 논의했다. 아울러 보령은 지난해 6월 출시한 듀카브플러스의 올해 집중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혈압 3제 복합제 시장에서 100억원 이상의 대형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보령은 듀카브플러스 등의 신규 용량 제품도 준비 중이다. 보령은 듀카브플러스를 잇는 라인업이 될 △BR1015 △BR1017 △BR1018의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보령은 올해 카나브 패밀리 매출액 규모를 전년대비 20% 이상 끌어올릴 방침이다. 2025년 연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남미와 중동에서 카나브 패밀리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경우 목표의 조기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세포폐암 신약 젭젤카 연내 출시 예정보령은 올해 암종별 포트폴리오 확장 노력을 지속하면서 신규 출시 품목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해 나갈 방침이다. 보령은 젬자, 캠푸토, 옥살리틴, 메게이스 등의 중점 제품 판매로 지난해 1606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61% 증가한 수치다. 우선 보령은 폐암 분야에서 지난해 인수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와 올해 출시 예정인 소세포폐암 신약 젭젤카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오리지널 제품인 알림타는 대표적인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이자 최초의 유지요법치료제다. 보령이 지난해 10월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로부터 한국 내 판권과 허가권 등 일체의 권리를 인수했다. 특히 최근 알림타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이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주요한 1차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으면서 올해 처방시장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젭젤카는 스페인 제약사 파마마에서 개발한 항암신약이다. 2020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뒤 지난해 품목허가를 거쳐 올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보령이 국내에서 판매 독점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2차 소세포폐암 치료제 종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젭젤카의 시장전망은 밝다고 업계는 본다. 보령은 올해 혈액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보령은 2021년 국내 유일의 혈액암 전문그룹을 신설하며 혈액암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보령은 올해 주요 혈액암 제품인 △벨킨 △데비킨 △비자다킨 △벤코드 △글리마 등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데 집중할 방침이다.보령 관계자는 “보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쾌속성장의 가도를 달리고 있다”며 “보령이 지난해 혁신과 변화의 원년으로 삼았다면 올해는 만성질환 중심의 전문의약품포트폴리오에 대한 중점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혁신성장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03.23 I 신민준 기자
②당뇨,비만 집중전략...세계 제약계 석권 '노보 노디스크'
  • [빅파마 성공 DNA]②당뇨,비만 집중전략...세계 제약계 석권 '노보 노디스크'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세계적으로 발병 위험이 급증하는 당뇨병과 그 원인이 되는 비만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외길을 걸어온 기업이 있다. 바로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와 함께한 당뇨병을 타깃하는 ‘빅토자’와 ‘오젬픽’으로 반향을 불러 일으킨 노보는 이를 각각 변형시킨 비만치료제 ‘삭센다’와 ‘위고비’로 글로벌 수요를 사로잡았다. 이달 기준 시총 평균 약 430조원으로 제약 업계 2위에 오른 노보 노디스크가 새로운 전환점(티핑포인트)을 맞이하고 있다.(제공=노보 노디스크)◇‘인슐린 생산→ 신약 개발’ 전문 기업으로 변신세계적으로 4억명의 환자가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2040년에는 6억명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1989년 노보 인터스트리 A/S와 노디스크 인슐린라보토리움 합병해 탄생한 기업이다. 1923년 인슐린 상업화에 성공한 노디스크 인슐린라보토리움의 자원을 바탕으로 노보 노디스크는 당시 세계 최대 인슐린 생산업체로 거듭났다. 현재도 노보는 세계 인슐린의 50% 이상을 제조하고 있지만, 2000년을 전후로 대사질환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재탄생하는데 성공했다.1990년대 제약바이오 기업은 당뇨병 시장을 사로잡기 위해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인슐린 성능 개선 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레드릭 생어가 최초로 인슐린의 아미노산 서열을 해석하면서, 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아미노산 조합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이를 통해 탄생한 대표적인 제품은 미국과 유럽에서 1996년 당뇨병 치료제로 차례로 승인된 미국 일라이릴리의 ‘휴마로그’(성분명 인슐린 이스프로)다. 휴마로그는 식후 30분 이내 효과가 나타나며 약 5시간 동안 지속됐다. 노보 노디스크 역시 2000년 미국에서 ‘노보로그’(성분명 인슐린 아스파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하면서, 당뇨병 관련 신약개발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노보로그는 피하주사 후 1~3시간 사이에 최대 효과가 발생하며, 휴마로그처럼 최대 5시간까지 지속되는 물질이었다. 당뇨병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휴마로그믹스나 노보로그믹스와 같이 현재 속효성과 지속성을 절충해 환자별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혼합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고, 이미 관련 바이오시밀러도 나와 해당 시장은 포화 상태다”며 “현재는 글루카곤유사펨타이드(GLP)-4, 나트륨 글루코이드 SGLT-2 등 당뇨병과 관련된 여러 기전의 약물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초의 GLP-1를 개발한 것이 바로 노보 노디스크다”고 강조했다.덴마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 계열의 최초 당뇨병 신약 ‘빅토자’(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위)와 이를 약물 재창출해 개발한 비만치료제‘삭센다’(아래).(제공=노보 노디스크)◇당뇨·비만 아우르는 GLP 시장 개척한 ‘노보’노보 노디스크는 2000년 1월 덴마크 주식시장에 주당 19.9크로네(한화 약 3000원)로 출발했고, 현재 그 가격은 994크로네로 약 4897% 상승했다. 그 성장 배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GLP 계열의 세계 최초 신약 리라글루타이드와 그 후속작 세마글루타이드다. 두 물질은 모두 췌장 베타(β)세포가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유도하는 GLP-1 작용제다.유럽의약품청(EMA)이 2009년 리라글루타이드를 당뇨병 치료제로 최초 승인했고, 노보 노디스크는 이를 ‘빅토자’란 이름으로 출시했다. 미국식품의약국도 2010년 빅토자를 같은 적응증으로 승인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2012년 세마글루타이드를 발견했고, 2017년 FDA로부터 이 성분에 대해 당뇨병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획득해 ‘오젬픽’을 출시했다. 회사는 당뇨와 비만의 연관성을 고려해 리라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의 비만 적응증 개발을 병행했다. 그 결과 미국 기준 성인 대상 비만치료제로 1일 1회 주사하는 삭센다가 2014년에 승인됐다. 삭센다는 2020년에는 소아 청소년까지 접종대상이 확대돼, 세계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비만치료제가 됐다. 이후 ‘삭센다2’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1주 1회 주사제 ‘위고비’도 지난 2021년 미국에서 처음 승인됐다. 현재 노보는 위고비의 시장 확대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다국가 임상 3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대사질환 시장 경쟁 격화...“노보, 희귀질환 등 확장 시도” 한편 노보 노디스크의 최대 경쟁사 일라이릴리가 GLP-1 계열의 둘라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로 역전을 꿈꾸고 있다. 릴리는 둘라글루타이드 성분의 1주 장기 지속형 당뇨조절제 ‘트루리시티’를 개발해 2021년 기준 64억 72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7조 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오젬픽(337억0500만 크로네)과 빅토자(150억5400만 크로네)의 합계 매출과 맞먹는다. 이에 더해 지난해 5월 FDA가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승인했다. 마운자로와 위고비 모두 임상 3상에서 20% 안팎의 체중감량 효과가 확인됐다.당뇨병 신약 개발 업계 또다른 관게자는 “빅토자와 오젬픽, 이를 각각 약물재창출시킨 삭센다와 위고비는 수요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는 적응증을 보유했다”며 “경쟁 약물이 등장했지만 특히 비만 시장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입지는 아직 굳건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슐린 생산과 개발이라는 당뇨 외길 기업에서 비만으로 확장하며 대사질환 전문 최대 제약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점점 치열해지는 대사질환에서 희귀질환 및 난치성 만성질환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1년 리보핵산간섭(RNAi) 전문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다이서나 파마슈티컬스’를 33억 달러에 인수합병했다. 최근 회사는 세마글루타이드를 활용해 인슐린 저항성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도 시도하는 중이다.샤샤 세미엔추크 노보노디스크 대표는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치료제가 없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역시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과 연결돼 있다”며 “줄기세포, 디지털 치료제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해 여러 난치성 질환 치료제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3.03.22 I 김진호 기자
①인수합병, 빅파마 도약의 필수조건
  • [빅파마 성공 DNA]①인수합병, 빅파마 도약의 필수조건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들은 공통적으로 연간 수십 조원 이상의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한다. 무엇보다 신성장을 위한 통 큰 인수합병(M&A) 전략을 수시로 펼치면서 주목을 받는다. 팜이데일리는 ‘빅파마 성공 스토리’를 통해 이들이 성장 가도를 달리는 비결을 집중 조명한다. 총론편에서는 시가총액이 높은 10대 빅파마가 주도하는 제약바이오 시장을 해부한다. 이어 후속으로 진행될 각 편에서는 1000억 달러 이상 시총을 기록 중인 빅파마들의 성장 과정과 신규 성장 동력(모멘텀)을 파헤친다. 이를 통해 빅파마로 거듭나기 위한 K-바이오의 전략을 재점검하는 단초를 제공하고자 한다[편집자 주].빅파마를 규정하는 수치적 지표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시가총액(시총)이나 매출 규모 등이다. 이 두 기준으로 기업을 나열하면 대체로 10여개 기업이 ‘초빅파마’로 군림하며 제약바이오 시장의 방향타를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시장 전반에서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벌어들인 돈을 아낌없이 재투자하며 신성장 동력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삼성전자 시총 넘은 빅파마 3곳은?...J&J·노보·릴리2일 기준 ‘컴퍼니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약 354조원 수준의 국내 시총 1위 기업 삼성전자(005930)를 넘어서는 규모를 자랑하는 빅파마는 미국 ‘존슨앤존슨’(J&J)과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노보), 미국 일라이릴리(릴리) 등 3곳이다. J&J가 3973억3000만 달러(한화 약 522조원)로 전체 제약바이오기업 중 시총 1위다. 노보와 릴리의 시총은 각각 3268억2000만 달러(약 429조7683억원), 2991억9000만 달러(약 392조4348억원)에 달한다.이어지는 미국 애브비(2747억3000만 달러)와 머크(MSD, 2707억4000만 달러) 역시 삼성전자와 맞먹는 규모를 자랑한다. 스위스 로슈와 미국 화이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스위스 노바티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암젠, 프랑스 사노피, 미국 CVS Health 등 8개 기업도 시총 10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CVS Health는 전문 의약품 유통기업으로 미국 전역에 1만여 개의 오프라인 약국 매장을 보유하는 등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3225억 달러(약 410조원)의 압도적인 매출을 올렸다. 의약품이나 진단기기의 개발 및 판매 등을 주요 사업원으로 영위하는 빅파마 중에서는 J&J가 2022년 총 949억4300만 달러(약 120조6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선두에 올라 있다. 같은 기간 △화이자(812억 달러) △로슈(633억 스위스프랑) △노바티스(518억2800만 달러) △애브비(580억 5400만 달러) △MSD(593억 달러) △BMS(461억5900만 달러) △사노피(478억2200만 달러) △AZ(443억5100만 달러) △GSK(362억7100만 달러) △암젠(263억2300만 달러) △노보(250억57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1000억 달러 이상 13개사의 지난해 매출 총합은 약 9604억 달러(한화 약 1261조 7000억원)에 달했다.◇미국과 유럽은 빅파마의 요람...“이젠 과거와 달라”세계 10대 시총을 자랑하는 빅파마는 모두 유럽과 미국 등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이들의 성장 스토리 역시 대동소이하다. 유럽에서는 이르면 17세기, 미국에서는 빠르면 19세기 중후반에 각종 생필품이나 화학 물품과 관련한 기업으로 출발, 기반을 닦았다. 20세기부터 각종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가 빈번하자 화학기업들이 제약사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일례로 1896년 탄생한 로슈는 비타민 회사로 시작해 벤조디아제핀과 같은 화학물질로 성장했다. 1990년을 전후로 로슈는 제약 및 바이러스 진단산업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미국 제넨텍 등 각국의 바이오벤처를 인수하기 시작했다. 노바티스 역시 1800년대 스위스에서 탄생한 ‘시바’(CIBA)와 ‘가이기’(GEIGY)라는 두 염료 관련회사가 모태다. 2000년대 초반에 적극적 인수합병으로 제약기업으로 변신했다. 1668년에 약국 도매업으로 설립된 독일 머크 그룹의 미국 계열사로 시작한 ‘머크앤컴퍼니’(Merck&Co)는 1차 세계대전을 거친 뒤 모회사와 결별, 지금의 머크(MSD)가 됐다. 머크는 이후 백신 등 제약 분야 기업을 인수하기 시작했다.유럽과 미국에서 태동한 기업들이 현재 빅파마의 지위를 석권하고 있다. 국내 전통제약 업계 한 임원은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 1위가 미국이며, 2위와 3위가 각각 영국과 독일 등 유럽에 몰려 있다. 신약에 토대가 될 과학적 지식도 미국과 유럽에서 거의 대부분 발견됐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크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돼 미국과 유럽 이외에 다른 지역에선 거대 제약기업이 탄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얘기다.그는 이어 “‘한국의 전통제약사도 100년이 넘은 곳이 있는데 왜 그런 혁신을 만들지 못했느냐’는 질문은 ‘왜 한국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않느냐’와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며 “혁신을 만들 토양이 마련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100년은 다르다. 첨단 생명공학 기술력과 세계 시장 진출 기회 등이 모두에게 대등하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셀트·삼바 등 대표 K-바이오도 빅파마는 아냐”국내 K-바이오 기업 중 빅파마의 반열에 오른 기업은 아직 없다. 다만 1세대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출발한 셀트리온(068270)이 바이오베터, 신약 등으로 덩치를 키워가는 중이다. 위탁개발생산(CDMO) 부문에서 입지를 다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바이오벤처를 이끄는 한 대표는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선전으로 최근 10여 년 사이 해외에서 한국 바이오 기업과 기술력에 대한 시각이 확연하게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국내 언론조차도 이들 기업을 빅파마란 표현으로 지칭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빅파마들은 직접개발또는 다른 곳에서 기술이전 받은 물질에 대해, 그 유래에 관계없이 특정 질환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블록버스터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시장 나눠먹기 수준의 복제약으로는 메가 블록버스터 신약이 가져올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한편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두 전통제약사 ‘산쿄 컴퍼니’와 ‘다이이찌 파마슈티컬스’가 2005년 합병해 다이이찌산쿄로 거듭났다. 이후 양사의 자금력에 기반해 다이이찌산쿄는 노바티스나 로슈와 같은 빅파마의 방식대로 미국 ‘플랙시콘’(Plexxikon)과 독일 ‘U3 파마’ 등 바이오벤처를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이때 확보한 물질을 발전시켜 첨단 항체약물접합(AD) 신약 ‘엔허투’를 내놓으며 유방암 및 위암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또다른 일본제약사 오노약품은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와 함께 2011년 최초의 면역항암제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를 미국에서 승인받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자력 또는 해외 빅파마와 함께 꾸준하게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외에서 통하는 신약개발 사례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최근 뇌질환 분야 한우물 전략을 실천 중인 SK바이오팜(326030)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개발해 미국 등에서 시장성을 높이고 있다. 회사 측은 미국 내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유통망까지 자체 구축, 성장 연계 체인을 쌓아가는 중이다. 앞선 대표는 “세노바메이트나 한미약품(128940)이 지난해 말 미국에서 승인받은 ‘롤베돈’과 같은 사례가 늘어나야 한다”며 “자금력있는 K-바이오와 기술력을 갖춘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합작하거나 이들이 각각 빅파마와 협력해서라도 세계적인 의약 시장을 선도하는 사례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3.21 I 김진호 기자
이두현 비보존 회장, 오피란제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
  • 이두현 비보존 회장, 오피란제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최근 비보존제약이 개발중인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의 임상 결과에 대한 공시내용을 두고 시장에서 논란이 한창이다.비보존제약은 지난달 최초 임상결과 공시에서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에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투약했다는 점을 명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비보존제약은 지난 6일 정정공시에서 시험군과 대조군이 모두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투약했다는 점을 명시했다.오피란제린은 통증 및 신경과학 전문가로 알려진 이두현 비보존 제약 회장이 직접 발굴하고 개발까지 나선 치료제다. 현재 비보존 제약(082800)은 오피란제린 개발을 위해 수차례 인수합병(M&A)으로 골격이 완성된 기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 과정이 꼼수의 연속이었다고 비판한다. 논란을 안고서까지 오피란제린 개발을 한 만큼 이 회장이 이 치료제 성공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8년 비보존을 창업하면서 오피란제린 개발 꿈을 키웠다. 그는 1961년생으로 고려대 심리학과 생물심리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통증 및 신경과학을 연구했다. 이후 10여년간 암젠, 존슨앤드존슨, 일라이 릴리 등에서 진통제 개발에 참여했다. 직접 진통제 개발에 나선 것은 2008년 비보존을 설립하면서부터다.이 회장은 비보존을 설립해 다중타깃 약물 개발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고, 관련 신물질을 제시하면서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 개발 계기를 마련했다. 오피란제린은 중추와 말초에서 동시에 이중적 작용을 함으로써, 개선된 통증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에 버금가는 진통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마약성 진통제는 현재 통증 치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큰 제품이다. 수술 후 통증 완화, 암 통증 완화 및 중등도 이상의 중증 통증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약물로 전체 진통제 시장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오피오이드는 호흡 등 여러 부작용과 함께 마약 중독 우려, 과투여시 사망할수 있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니즈가 크다. 이 회장이 오피란제린 개발에 혈안이 된 이유다.이두현 비보존제약 회장.(사진=비보존제약)◇임상-직상장 실패...돌아선 에스텍파마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를 표방하는 오피란제린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섰다. 2014년 12월 에스텍파마는 ‘비마약성 진통제 공동연구’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비보존 주식 57만 1429주(9.18%)를 취득했다. 이후 지속된 지분 참여로 2015년 139만2771주(22.4%)를 추가 획득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에스텍파마의 비보존 투자 금액은 약 123억원이다. 2016년에는 텔콘이 비보존 주식 199만주(31.8%)와 신주인수권증권 200만주를 취득하기 위해 260억원을 투자했다.오피란제린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2019년 비보존 시가총액은 한때 약 2조원에 달할 정도로 시장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에스텍파마는 2019년부터 비보존 지분을 대량 처분하기 시작했다. 기술특례상장을 노렸던 비보존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시점과 맞물린다. 특히 이 회장은 직상장이 어려워지자 루미마이크로를 통한 우회상장을 추진했으나 생각보다 기간이 길어졌다. 여기에 오피란제린 임상 3상도 실패(일차 지표인 12시간 통증면적합의 통계 유의성 미확보)로 귀결되면서 든든했던 우군이 돌아섰던 것으로 풀이된다.◇루미마이크로부터 볼티아까지, 꼼수로 완성된 비보존제약직상장에 실패한 뒤 임상 3상까지 물거품이 되자 더 이상 직상장을 추진할 수 없었던 이 회장은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사 루미마이크로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회장은 2019년 12월 루미마이크로를 인수하게 되는데, 사실상 무자본 인수합병(M&A)이라는 시각이 크다. 이 회장은 개인회사인 볼티아와 비보존을 통해 약 350억원을 조달했고, 루미마이크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성사시켰다. 볼티아는 비보존 주식 75만주를 담보로 200억원을, 비보존은 보유자금 150억원을 투입했다. 루미마이크로는 비보존에 인수된 뒤 비보존헬스케어로 사명을 변경했다.이 회장은 2020년 9월에는 비보존헬스케어를 통해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인수했다.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은 1938년 설립(경성약품)된 제약사로 GMP(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이 회장이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인수를 추진한 것은 오피란제린 상용화시 생산 공급을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은 당시 의약품 불법 제조 이슈가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인수해 많은 논란이 일었다. 결국 이 문제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탈퇴까지 이르렀고, 이후에도 의약품 불순물 문제로 속앓이를 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이 회장이 주주들과 소통을 외면하면서 개인주주들의 극심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역시 인수된 후 2021년 1월 사명을 비보존제약으로 변경했다. 2022년 4월에는 볼티어가 비보존 헬스케어의 제3자 유상증자(582억원 규모)에 단독으로 참여했고, 볼티어는 비보존 헬스케어 최대주주(30.52%)로 올라섰다. 볼티어는 이 회장 개인회사로 매출이 0원인 회사다. 2022년 11월에는 비보존 헬스케어가 자회사인 비보존제약을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비보존 제약으로 변경했다. 따라서 현재 비보존제약은 볼티아가 지분 30.52%로 최대주주이며, ㈜비보존은 기타특수관계인으로 지분 9.78%를 보유 중이다. 결국 이 회장은 2019년 오피란제린 임상 3상 실패 이후 재도전에 나서 최근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는 3상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공시 등 정보공개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고, 오피란제린이 상용화되더라도 현재 마약성 진통제 시장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3.03.17 I 송영두 기자
한미약품 "CMO사업,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것"
  • 한미약품 "CMO사업,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것"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바이오의약품 개발 생산 역량을 토대로 대규모 CMO(위탁생산) 및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서 축적한 개발 역량과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제조 능력의 시너지를 통해 해당 분야를 한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바이오 유럽’ 주최측이 SNS를 통해 홍보하고 있는 올해 행사 이미지. (제공= 한미약품)한미약품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2023 바이오 유럽 스프링컨퍼런스(BIO-Europe Spring Conference)’에 참가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바이오 유럽 스프링은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및 관련 투자자들이 네트워크를 쌓고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행사로, 올해는 노바티스, 로슈, 일라이 릴리, 화이자 등 전세계 기업에서 3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한미약품은 각 업체별 개별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상업 생산에 최적화된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첨단 대형 제조설비(최대 1만2500리터 규모 배양기)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화된 인력 및 시스템 등을 알리며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현재 완제의약품 기준으로 연간 2000만개 이상의 프리필드시린지 주사기(prefilled syringe)를 제조할 수 있는 생산능력(capacity)을 보유하고 있다.특히 2018년 완공된 바이오플랜트 2공장 내에는 CMO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설비를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갖추고 있어 글로벌 제약사의 대규모 CMO 발주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동물세포 배양 기반의 설비를 갖춘 국내 주요 CMO 회사들과는 달리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미생물 배양을 이용하는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어, 이 같은 방식으로 만드는 바이오의약품을 빠르고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DNA 및 mRNA 백신도 대규모로 제조 가능하다. 오랜 기간 축적한 R&D 역량을 토대로 원료 및 완제의약품 제조와 품질 시험, 허가자료 작성까지 가능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작년 9월 미국 FDA 시판허가를 받은 바이오신약 ‘롤베돈(한국명 롤론티스)’을 생산해 미국 현지에 순조롭게 공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인 미국 MSD가 개발중인 NASH 치료 후보 물질의 임상용 제품을 만들어 해외에 공급하고 있다. 이같이 임상용에서부터 상업용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한 바이오의약품을 현재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평택 플랜트의 검증된 능력이라 할 수 있다.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한미약품 김세권 이사(바이오제조개발팀)는 “롤베돈의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확인한 바이오의약품 대량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CMO 비즈니스를 펼쳐 나갈 계획”이라며 “해당 분야를 한미약품그룹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3.03.16 I 석지헌 기자
급성 편두통藥 ‘자브즈프레트’ 美승인...아스피린 시장 지위 내려앉나
  • 급성 편두통藥 ‘자브즈프레트’ 美승인...아스피린 시장 지위 내려앉나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편두통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흡수하기 위한 미국 화이자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의 비강분무형 급성 편두통 치료제 ‘자브즈프레트’를 품목허가했다. 편두통 예방과 치료 적응증으로 승인된 ‘너택ODT’에 이어 화이자가 내놓은 두 번째 게판트 계열 신약이다. 이로 인해 아스피린과 같은 트립판 계열의 급성 편두통 치료제의 처방횟수가 점점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비강분무형 급성 편두통 치료제 ‘자브즈프레트’(성분명 자베게판트).(제공=화이자)지난 10일(현지시간) FDA는 성인 급성 편두통 환자 대상 화이자의 ‘자브즈프레트’(성분명 자베게판트)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자브즈프레트는 게판트 계열 약물 중 최초로 승인된 비강분무형 제제이며, 임상 3상에서 15분 내로 효과가 나타나는 속효성이 관찰됐다. 이와 함께 해당 약물을 복용한 10명 중 4명에서 2시간 내로 대부분의 통증을 사라졌으며, 최대 48시간가량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회사는 자브즈프레트를 오는 7월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게판트 계열의 약물은 편두통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신호전달물질인 ‘칼시오닌유전자관련펩타이드’(CGRP) 수용체가 활성화하지 못하게 막는 기전을 지녔다. 기존 급성 편두통 치료제로 널리 쓰여 온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 등과 같은 트립탄 계열의 물질과는 전혀 다른 생체 기전을 가진 셈이다. 트립탄 계열의 약물은 뇌속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화이자가 내놓은 ‘너택ODT’(성분명 리메게판트, 유럽제품명 바이두라)와 미국 ‘애브비’의 ‘큐립타’(성분명 아메게판트) 및 ‘유브렐리’(성분명 유브로게판트) 등 기존의 게판트 계열의 약물은 모두 경구용으로 개발됐다. 코의 뿌리는 방식으로 투약편의성을 크게 높인 자브즈프레트를 확보한 화이자의 시장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편두통 치료제 유통업계 관계자는 “트립탄 계열 약물은 이미 수많은 회사가 뛰어들어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시장이 됐다. 내성 등 부작용 문제로 두통이나 편두통 예방에 쓰지못해 적응증 면에서 한계도 뚜렷하다”며 “반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너택ODT에 이어 자브즈프레트까지 확보한 화이자가 편두통 시장을 주름잡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약물들의 출시 가능 국가를 얼마나 빠르게 늘리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실제로 2019년 최초의 경구용 급성 편두통 치료제로 승인된 유브렐리는 예방 적응증을 확장하지 못하면서, 후발 주자인 너택ODT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너택ODT는 미국에서 지난 2020년 2월과 2021년 5월에 각각 급성 편두통 치료와 예방 적응증을 획득했다. 애브비가 후속 약물로 내놓은 큐립타는 2021년 9~10월 사이 편두통 예방과 치료 적응증을 차례로 승인받은 바 있다.현재 너택ODT의 경우 지난해 유럽, 이스라엘 등 일부 중동국가에서 편두통 예방 및 치료 적응증을 모두 획득했다. 이에 더해 2021년 5월부터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출시하기 위한 가교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4년경 아시아 국가에서 너택ODT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판트 계열의 물질은 적응증과 투약 편의성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면서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화이자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너텍ODT의 매출은 1억9400만 달러였다. 특히 2020년 3월 미국 시장 내 첫 출시 후 너택ODT의 매출은 매 분기마다 30~50%씩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해 해당 약물로 총 8억 2500만~9억 달러(한화 약 1조원) 사이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리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애브비의 큐립타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만 출시된 큐립타는 지난해 분기별로 6000만~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작인 유브렐리 역시 분기별로 1억8000~9000만 달러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앞선 관계자는 “단 3종으로 구성된 게판트 계열 경구약 시장이 지난해 18~20억 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는 셈이다”며 “최신 시장 분석 자료가 아직 없지만, 게판트 계열 약물로 인해 편두통 시장의 전체 규모가 동반 성장한 것인지 아니면 트립탄 계열 약물의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을 야기했는지 더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을 기점으로 기존에 없던 편두통 예방 적응증을 갖춘 약물들의 등장으로 편두통 시장이 전반적으로 확대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게판트 계열 약물들이 관련 시장을 잠식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편두통: 세계 의약품 예측 및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편두통 관련 의약품 시장은 2020년 47억 달러에서 매년 9.9%씩 성장해 2030년경 1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칼시오닌유전자관련펩타이드’(CGRP) 수용체 억제 기전으로 개발된 미국 화이자의 ‘너택ODT’(위)와 애브비의 ‘큐립타(아래)다. 두 약물은 게판트 성분의 경구약이며, 미국 등에서 편두통 예방 및 치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제공=각 사)한편 미국(4종)과 한국(1종) 등에서 편두통 예방 적응증을 획득한 피하주사(SC)형 항체치료제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미국 일라이릴리의 ‘엠갈리티’(성분명 갈카네주맙)와 암젠의 ‘에이모빅’(성분명 에레누맙) 등이 CGRP 수용체를 타깃하는 대표적인 항체치료제다. 이들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도 지난해 9월 허가된 엠갈리티의 최근 분기별 세계 매출은 1억6000만~7500만 달러 수준으로 동종 약물 중 1위이지만, 너택ODT나 유브렐리 등 게판트 계열 약물엔 다소 뒤쳐지고 있다.이처럼 편두통 시장 흐름이 게판트 계열 물질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관련 신약 개발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약 300억원 규모의 편두통 시장을 두고 트립탄 계열의 복제약(제네릭)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대신 비교적 최근에는 일동제약(249420)이 세로토닌 수용체를 타깃하는 디탄 계열의 신약 ‘레이보우’(성분명 라스미디탄)를 지난달 말 국내에서 출시했다. 미국 일라이릴리의 레이보우는 심혈관 부작용이 잦는 트립탄 계열 약물의 대체제로 주목받았던 물질이다. 일동제약 측은 “현재 레이보우는 비급여이지만 관련 논의를 이어가, 더많은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3.03.15 I 김진호 기자
아리바이오,AR1001 치매 美3상...‘레켐비’ 1차 지표 적용 배경은
  • 아리바이오,AR1001 치매 美3상...‘레켐비’ 1차 지표 적용 배경은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두 번째 치매 신약 ‘레켐비’를 승인됐다. 이에 따라 국내 개발사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관련 후보물질 ‘AR1001’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아리바이오가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AR1001의 임상 2상에서 30여 년 전에 개발된 1차 평가 지표들을 사용했지만, 임상 3상은 레켐비와 같은 지표로 교체했다. 일각에서는 간략한 평가 지표를 적용한 2상에서도 AR1001의 효능 논란이 일었던 만큼, 더 입체적으로 평가되는 레켐비의 1차 지표로 약물이 평가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아리바이오는 “두 가지 지표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발표도 있다. FDA가 선호하는 1차 지표를 택한 것일 뿐이다”고 효능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제공=아리바이오)9일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학술지 논문 등에 언급된 최신 치매 임상 평가 지침을 종합하면, 신경인지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강하게 권고되는 평가 지표는 ‘치매임상 평가척도 박스총합’(CDR-SB)이다.CDR-SB는 ‘기억력’부터 ‘지남력’(과거 및 현재를 인식하는 능력), ‘판단력과 문제해결력’, ‘사회활동’, ‘집안 생활과 취미’, ‘위생 및 몸치장’까지 총 여섯 가지 영역의 기능을 평가한 다음, 이를 합산해 수치화한 것이다. 각종 연구에서 CDR-SB가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구별하는 민감도는 71~96.4%, 특이도는 81~100%로 각각 분석됐다.특히 주요국 중 유일하게 치매 신약 2종을 승인한 FDA 측은 ‘2013 산업계를 위한 조기 치매 신약 가이드라인 초안’을 통해 “CDR-SB는 인지 기능과 관련된 초기 치매환자의 임상에서 1차 유효성 결과를 특정하는 단일 지표로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합작해 미국에서 승인받은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과 레켐비(레카네맙)△지난해 11월 임상개발이 중단된 스위스 로슈의 ‘간테네루맙’ △미국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등 주요 치매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2~3상 단계에서 CDR-SB가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1차 지표로 활용했다. 레켐비의 경우 CDR-SB에 기반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약 27%로 확인된 바 있다.반면 아리바이오는 과거 미국 내 AR1001의 임상 2상에서 시작점 대비 26주 후 ‘치매평가척도-인지하위척도(ADAS-Cog)13’과 ‘치매협력연구(ADCS)-CGIC’ 등을 1차 지표로 사용했다. AR1001은 PD5와 클루코코이드 등 두 가지 뇌 속 물질을 타깃하는 다중 기전 물질로 알려졌으며, 경구용 약물로 개발되는 중이다.먼저 1980년대 개발된 ADAS-Cog는 단어 기억 과제, 건설 실습, 단어 찾기 어려움 등 치매 환자의 기분 및 행동 변화를 보기 위해 설정한 10개의 작업에 기반해 평가를 내리는 지표로 현재까지 30여종 이상의 버전이 개발됐다. 1990년 초에 나온 ADCS는 환자의 행동을 일부러 방해하거나 동조하면서 환자의 반응을 확인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인지적, 적대적, 사회적 측면 등을 평가하게 된다.국내 치매신약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ADAS나 ADCS는 CDR-SB 보다 훨씬 간략한 인지 기능 검사법으로 평가된다”며 “CDR-SB나 ‘전반적퇴화척도’(GDR) 등이 보다 입체적으로 환자의 인지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권고되는 지표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미국 임상전문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아리바이오 역시 지난달 첫 환자에게 투약을 개시한 임상 3상의 1차 지표는 CDR-SB로 변경해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AR1001의 임상 3상은 총 800명 환자를 대상으로 플라시보군(대조군)과 약물투여군으로 나눠 52주간 진행된다. 이번 임상의 1차 지표는 앞서 언급한 CDR-SB이며, 2차 지표로 ADAS-Cog13와 ‘우울증상척도’(GDS), ‘간이정신상태검사’(MMSE-2) 등이 포함됐다.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FDA가 선호하는 CDR-SB를 1차 지표로 했다. 우리가 기존에 쓴 ADCS-CGIC는 평가 영역이 CDR-SB에 완전히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돼 배제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ADAS-Cog13는 2차 지표로 남겼다. 해당 지표가 CDR-SB보다 간략하게 평가하는 것은 맞다”며 “그럼에도 임상 2상에서 비록 일부 기간 위약군은 없었지만 총 52주 복용환자에서 점수가 개선됐던 점, 여러 연구에서 ADAS-Cog13과 CDR-SB의 상관관계가 나온 점 등을 비춰 함께 보기로 했다. 임상 3상에서도 기대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1월 발표된 AR1001의 임상 2상 결과를 보면 당시 ADAS-Cog13과 ADCS-CGIC 등은 26주차에서 위약군 대비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못했었다. 다만 위약군이 없는 추가 26주 연장연구에서는 일부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정 대표는 “최근 차기 치매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는 ‘도나네맙’ 등은 임상 1상에서 긴시간 안전성을 확인했었고, 이후 임상에서도 위약군을 계속 포함시켯다”며 “그런데 우리는 아직 그만큼의 장기 안전성이 당시 확인되지 않는 등 위약군을 길게 가져가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논란은 됐지만, 위약군 없는 기간까지 총 52주간 약물의 안전성을 확실하게 확보했고, 인지기능개선과 관련해 FDA가 중요하게 여기는 치매 관련 바이오마커 ‘pTAU’를 크게 낮췄다. 이런 점이 임상 3상 진행에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pTAU는 과인산화된 타우를 의미하며, 신경세포 내 타우단백질이 인산화되면 서로 뭉쳐, 치매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정 대표에 따르면 아리바이오는 내주까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기평)를 위한 서류작업으로 분주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지난 2018년과 2022년 2차례나 기평에서 탈락한 바 있다. 아리바이오는 3번째 기평를 통해 연내 기업공개(IPO)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02.13 I 김진호 기자
보령, 사상 최대 실적에도 투자자 우려 제기되는 이유
  • 보령, 사상 최대 실적에도 투자자 우려 제기되는 이유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보령(003850)(구 보령제약)이 본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투자자들은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보령의 우주헬스케어 투자가 지속될 경우 재무건전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보령빌딩 전경 (사진=보령)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인 7221억원을 기록한 것은 물론, 영업이익도 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외형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보령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자체 개발 신약과 레거시브랜드인수(LBA)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 대표가 추가적인 우주헬스케어 투자를 단행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보령, 목표치 상회한 매출 기록…2026년 1조 클럽 기대지난해 매출액은 보령이 당초 목표로 했던 연매출 6500억원을 11.1% 초과 달성한 것으로 전년 동기보다 21.5% 증가했다. 보령은 지난해 △1분기 1706억원 △2분기 1722억원 △3분기 1877억원 △4분기 1916억원 등 매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보령이 목표로 삼고 있는 2026년 1조원대 매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보령의 이 같은 호실적은 모든 사업부가 고루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전문의약품 부문은 5대 만성질환군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으로 매출이 증가했고, 일반의약품 부문에서는 대표 브랜드인 ‘용각산’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전문의약품 부문 중 만성질환 사업부문에서는 고혈압 신약 ‘카나브패밀리’의 연매출이 1300억원을 돌파하면서 국산 신약의 성공 신화를 지속했다. 당뇨병 치료제 ‘트루리시티’도 연매출 540억원을 넘어서면서 매년 매출 앞자리를 교체하고 있다. 대형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게 회사 내부적인 평가다.항암 사업부문은 전년 대비 61% 성장한 1606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항암제 전문 제약사’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보령은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로서 합성의약품에서부터 바이오시밀러, 항암보조 치료제에 이르는 다양한 품목을 갖추고 있다. 항암보조 치료제 중에서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뉴라스타’(연매출 346억원), 바이오시밀러 중에서는 대장암 바이오시밀러 ‘온베브지’(193억원)의 성적이 좋았다.중추신경계(CNS) 사업부문은 레거시브랜드인수(LBA) 효과로 2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24% 성장했다. 보령은 2021년 10월 일라이릴리의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를 인수해 정신과와 신경과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인 LBA를 통해 CNS도 특화된 사업분야로 육성할 계획이다.일반의약품 부문에서는 용각산의 성장을 토대로 지난해 2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용각산은 연매출 130억원을 돌파하며 블록버스터에 등극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과 코로나19 재택치료에 따른 상비약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수탁 부문에서는 599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성장했다. 보령 관계자는 “정상 수준의 매출을 유지 중”이라며 “코로나19 완화와 업체별 자체 생동 진행이라는 환경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 신제품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두 마리 토끼 잡았지만…우주헬스케어 투자 리스크 상존이처럼 보령이 외형과 수익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데에는 자체 개발 신약과 LBA 전략이 어우러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보령은 2020년부터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인 LBA를 실시하고 있다. 2020년 5월 항암제 ‘젬자’, 2021년 10월 자이프렉사에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를 인수했다. 1700억원가량을 들여 인수한 세 제품을 통한 예상 연매출은 500억원 규모이다.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한 셈이다.다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본업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바탕으로 우주헬스케어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점은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다. 보령은 지난해에만 우주헬스케어 투자에 약 770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말 자기자본(5042억원) 대비 15.3%로 적지 않은 규모다.향후 추가적인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불안요소다. 보령의 ‘오너 3세’ 김정균 대표는 지난해 3월 보령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우주헬스케어 사업 진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주공간에서 헬스케어를 하기 위한 ‘CIS(Care In Spac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관련 사업에도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시장에서는 보령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주는 신약개발에 우호적인 환경이지만 투자금 규모가 다소 크다고 판단한다”며 “후속 투자 시 재무변동성 확대가 우려되기 때문에 커버리지에서 제외한다”고 말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엑시엄 스페이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것은 현금의 감소와 투자자의 우려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2023.02.10 I 김새미 기자
보령, 올해 항암제 라인업 강화로 실적 성장 견인
  • 보령, 올해 항암제 라인업 강화로 실적 성장 견인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미국 우주기업에 투자하면서 업계에 관심을 모았던 보령(003850)(옛 보령제약)이 올해는 본업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줄 계획이다. 올해 보령은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항암제와 만성질환 전문의약품 등에서 신제품 출시와 연구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일반의약품(OTC)에서도 갤포스 등 메가 브랜드를 기본으로 구내염과 변비 치료제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사업부 매출 2000억 바라본다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3월 새로운 소세포폐암 치료제 ‘젭젤카’를 출시한다. 젭젤카는 스페인 제약사 파마마(PharmaMar S.A.)에서 개발한 항암신약이다. ‘1차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보령이 2017년부터 국내 개발 및 판매 독점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에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약 31억8만8000달러(약 4조4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20%씩 성장하는 고성장 시장으로 분류된다.젭젤카지난해 말 빅파마 일라이릴리(LLY)에서 도입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도 올해는 보령의 실적에 힘을 실어주는 효자가 될 전망이다. 알림타는 매년 국내에서 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보령이 지난해 국내 판권을 사들여오면서 이 매출이 온전히 보령의 몫으로 잡히게 된다. 보령의 항암제 부문 매출은 지난 2021년에 처음으로 12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으로만 130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아직 지난해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16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젭젤카와 알림타 실적이 더해지면 2000억원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새롭게 추가되는 항암 파이프라인은 또 있다. 전날 보령은 항암제 ‘탁솔’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탁솔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서 개발한 파클리탁셀 성분의 오리지널 약물이다. △난소암 △유방암 △폐암 △위암 등 다양한 암종을 적응증으로 갖고 있는 알칼로이드 계열의 항암제다. 기존에 보령은 탁솔의 제네릭을 판매해왔지만, 이제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들여와 직접 판매하게 됐다.이 밖에도 항암보조제 제품도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범위를 넓혀 나간다. 항암보조제는 항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욕부진이나 구토 등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보령 관계자는 “조혈제 등을 비롯한 항암보조제 포트폴리오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령 최근 실적 추이 (단위=억원) *2022년은 증권가 컨센서스 *2023년,2024년은 이베스트증권 분석◇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 늘린다지난해 1400여억원어치가 처방된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 제품군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카나브는 보령이 2010년 9월 허가 받은 국산 신약이다. 국내 제약회사가 개발한 치료제 가운데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는 스테디셀러다. 다만 이날(1일) 카나브 단일제 물질특허가 만료됐다.보령 관계자는 “물질특허 만료에 대비해 패밀리 확장에 나섰다”며 “지난해 출시한 듀카브플러스에 대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면서 2제 복합제, 3제 복합제 개발에 박차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탈모 치료제 ‘핀쥬베’도 출격을 대기한다.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핀쥬베는 세계 최초 뿌리는 피나스트리드 탈모제다. 국내에서 기존 경구용 치료제는 1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탈모 환자들이 우려는 매일 먹는 경구용 약에 대한 부작용 우려다. 뿌리는 제형인 핀쥬베는 경구용보다 몸에 흡수되는 약물 농도는 낮으면서도 효과는 동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반의약품에도 신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 있다. 보령은 ‘갤포스’와 ‘용각산’과 같은 메가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구내염 치료제나 변비 치료제, 숙취해소제와 같은 신규 OTC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증권가 컨센서스를 종합하면 지난해 보령의 매출액은 7400억원,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각각 분석됐다. 전년 동기 대비 17.9%, 35.2% 상승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 내년에는 매출액 775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02.03 I 이광수 기자
글로벌 매출1위 재탈환 ‘키트루다’...국내 병용요법 바이오기업들은
  • 글로벌 매출1위 재탈환 ‘키트루다’...국내 병용요법 바이오기업들은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올해 매출 225억달러(한화 약 27조6300억원)를 거두면서 글로벌 의약품 매출랭킹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머크는 담도암 대상 1차 치료제로서 키트루다를 포함한 병용 임상 3상의 성공적인 결과도 내놓았다. 키트루다를 활용한 병용임상은 각국에서 1000여 건 이상 진행되고 있어 향후 추가 매출 확대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오이뮨텍(950220)과 티움바이오(321550)를 포함해 국내 여러 개발사가 보유한 150여 종의 신약 후보물질도 키트루다의 병용임상을 시도하고 있다.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올해 200억 달러 이상, 의약품 중 세계 최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제공=머크)◇‘키트루다’ 올해 매출 225억 달러 이상 전망, ‘휴미라’도 넘는다지난 25일(현지시간) 머크는 진행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담도암 환자 대상 1차 치료제로 키트루다와 미국 일라이릴리의 ‘젬자’(성분명 젬시타빈), 화학항암제 ‘시스플라틴’ 등 3중 병용요법이 효과가 있다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매출 확장에 영향이 큰 새로운 1차 치료 적응증 획득을 눈앞에 둔 셈이다. 키트루다는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PD-1 수용체를 타깃하는 면역관문억제제다. 이는 PD-1이 암세포 표면에 PD-L1과 결합해, T세포가 면역 활성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 약물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4년 절제 불가능한 흑색종 환자 대상 단독요법제로 키트루다를 처음 승인했다. 미국 기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총 37건의 세부 적응증이 추가됐다. 현재 키트루다는 유럽과 일본, 한국 등 각국에서 16개 암종에 대해 최소 20여 가지 이상의 세부 적응증을 획득하고 있다. 일례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2015년 흑색종 환자 대상 2차 치료제로 키트루다를 최초 승인된 뒤, 2023년 1월 기준 12종의 고형암 관련 총 23가지 세부 적응증을 승인완료했다. 특히 키트루다는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EGFR 돌연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대상 단독요법 및 타약물 병용요법 △ 진행성 신세포암 대상 악시티닙과 병용요법 △절제 불가능한 미세부수체 고불안정성 대장암 대상 단독요법 △HER2 양성 위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대상 타약물(허셉틴 등) 병용요법 △두경부암 대상 단독 또는 백금 병용요법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한 1차 치료제에 포함돼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적응증에 힘입어 키트루다가 출시됐던 2015년 매출은 400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2021년 171억 86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19조6607억원)로 크게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는 지난해 키트루다 매출은 약 195억 달러(약 26조원)으로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또 올해 키트루다는 전년보다 최소 30억 달러 이상 매출이 증가해, 코로나19 백신이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밥)등을 제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면역항암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2종과 휴미라에 밀려 키트루다의 매출은 2021년 4위로 내려갔다. 하지만 올해 키트루다가 매출 순위를 완전히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키트루다의 세부 적응증 확대는 관련 용도 특허 출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향후 매출 방어 전략으로도 유효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트루다의 물질특허는 주요국에서 2028년경에 만료될 예정이다.◇국내사, 키트루다 병용 150건 이상 시도...“성공 낙관은 금물”국내 개발사도 이런 키트루다의 적응증 확대 전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먼저 네오이뮨텍은 미국에서 자사의 T세포 증폭제 후보물질 ‘NT-I7’(성분명 에프넵타킨 알파)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췌장암과 현미부수체 안정형 대장암(MSS) 등 난치성암 관련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티움바이오는 고형암 대상 자사의 TU2218과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메드팩토(235980)도 올해 미국에서 현미부수체 안정형 및 전이성 또는 국서 진행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자사의 TGF-β 저해제 후보물질 ‘백토서팁’과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임상 2b/3상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이중융합단백질 기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1’로 키트루다가 획득하고 있는 1차 치료 적응증의 효능을 더 높이기 위한 글로벌 임상 1/2상을 준비 중이다. 지놈앤컴퍼니(314130)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후보물질 ‘GEN-001’과 키트루다의 담도암 대상 국내 임상 2상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각기 다른 신약 발굴 플랫폼을 가진 기업들이 자사 물질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사가 개발한 150여 종의 신약 후보물질이 키트루다와의 병용임상을 시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키트루다와 같은 블록버스터 약물과의 시너지를 입증하면 상용화 시 매출 증대를 빠르게 이룰 수 있다”며 “머크가 다각도로 키트루다와 병용할 약물의 시험을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의미한 데이터를 갖춘 물질이면 큰 무리없이 병용임상이 진행되는 추세다. 관련 시도의 성공 여부에 대해 낙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전립선암 관련 적응증을 획득하는데는 매번 실패하는 상황이다. 머크는 지난해 8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대상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1차 지표를 충족 못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전이성 호르몬 민감성 전립선암’(mHSPC) 환자 대상 키트루다와 엑스탄디, 안드로겐 등 3중 병용요법의 임상 3상 연구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3.02.01 I 김진호 기자
‘너텍ODT’&‘큐립타’, 경구용 편두통 시장 이끌 新쌍두마차
  • ‘너텍ODT’&‘큐립타’, 경구용 편두통 시장 이끌 新쌍두마차[블록버스터 톺아보기]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지난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 본다.[편집자 주]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의 편두통 치료제 ‘너텍ODT’(성분명 리메게판트)를 편두통 예방제로도 쓸 수 있도록 2021년 5월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 (제공=화이자)미국 화이자의 편두통 예방 및 치료제 ‘너텍(Nurtec)ODT’(성분명 리메게판트, 유럽제품명 바이두라)가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기존에 널리쓰던 아세트아미노펜 등 트립판 계열의 약물과 달리 너텍ODT는 흔히 게판트게열의 약물로 통한다.너텍 ODT는 2020년 미국에서 편두통 치료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칼시오닌유전자관련펩티드’(CGRP) 수용체 억제제 계열의 약물이다. 편두통 발생시 CGRP가 신경세포 말단에서 발생하는데 게판트 성분의 물질들은 이들의 작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1년 5월 너텍ODT의 편두통 예방 적응증을 확대 승인하기도 했다.사실 너텍ODT는 미국 바이오헤이븐 파마슈티컬스(바이오헤이븐)이 발굴한 물질이며, 회사와 화이자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화이자가 바이오헤이븐을 총 116억 달러(당시 한화 약 14조8000억원) 규모로 인수하면서, 너텍ODT에 대한 모든 권리를 획득하게 됐다.바이오헤이븐에 따르면 너텍ODT의 매출은 2021년 4억6200만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2020년 3월 시장에 첫 출시 이후 분기별 매출이 30~50% 사이에서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2021년 3분기 매출은 1억 3600만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46% 증가한 바 있다. 특히 너텍ODT는 2021년 4분기 사실상 게판트 계열 약물 중 제형에 관계없이 가장 많은 1억 9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게판트 계열 중 경구용 약물로 개발된 미국 애브비의 ‘유브렐리’(성분명 유브로게판트)가 있지만, 같은 기간 유브랠리는 1억8300만 달러의 매출로 2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밖에는 피하주사형 항체 치료제로 개발된 게판트 계열 약물 중 미국 일라이릴리 ‘앰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과 암젠의 ‘에이모빅(성분명 에레누맙)’. 이스라엘 테바의 ‘아조비(성분명 프레마네주맙)’, 덴마크 룬드벡의 ‘바이엡티(성분명 앱티네주밥)’ 등은 순서대로 2021년 4분기동안 1억6200만 달러, 9000만 달러, 8600만 달러, 24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미국 애브비의 CGRP 억제 방식의 경구용 약물 ‘큐립타’(성분명 아토게판트)가 FDA로부터 2021년 9월과 10월에 편두통 예방과 치료 적응증을 차례로 획득했다. 너텍ODT에 이어 2번째로 편두통 예방과 치료 등에 모두 쓸 수 있는 경구용 CGRP 약물로 승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22년 너텍ODT와 큐립타의 매출 경쟁 결과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이자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너텍ODT의 매출은 1억9400만 달러였다. 회사는 지난해 해당 약물로 총 8억 2500만~9억 달러 사이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리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애브비의 큐립타도 너텍ODT의 매출을 무섭게 따라 잡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만 출시된 큐립타는 지난해 분기별로 6000만~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는 너텍ODT와 큐립타를 필두로 한 CGRP 계열의 약물이 기존 트립판 계열의 편두통 치료제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연매출 10억 달러에 근접한 너텍ODT와 함께 미국 시장에서만 3~4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큐립타 등이 관련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얘기다.한편 화이자는 지난해 5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진행한 너텍ODT의 글로벌 임상 3상의 성공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을 넘어 아시아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에 따르면 너텍ODT의 국내도입 시기는 약 2024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2023.01.29 I 김진호 기자
업계 최초 3조 달성 삼성바이오로직스,'속도'가 비결이었다
  • 업계 최초 3조 달성 삼성바이오로직스,'속도'가 비결이었다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창립 12년을 맞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3조 클럽’에 입성했다.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대형 수주 계약과 삼성바이오에피스 100% 자회사 편입으로 외형이 확대된 것이 매출 급성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9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조13억원, 영업이익은 98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바이오로직스 별도 기준으로는 2020년 매출 1조원 달성 후 2년만에 2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지난해(5365억원)보다 80% 증가한 9681억원을 나타냈다. 회사는 지난 2011년 설립 이래 과감한 투자로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는 금리 인상, 환율 및 물가 상승 등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에도 3분기와 4분기 연속 매출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속도’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앞세워 글로벌 제약사들과 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액은 1조7835억원으로 3년 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공시 기준 수주 계약은 총 11건이며 특히 글로벌 빅파마를 집중 공략해 1000억원 이상 대형 계약을 6건 체결했다.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체결한 위탁생산 계약 물량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공시된 증액 계약 건은 8건이며 총 1조1083억원 규모다. 공개된 고객사로는 GSK·얀센·머크·아스트라제네카·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가 주를 이룬다.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약 1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74개의 CMO 제품 생산, 약 200개의 글로벌 CMO인증 획득 등을 통해 증명한 세계 최고의 품질 역량과 속도 경쟁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빅파마들을 사로잡은 비결로 꼽힌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지난해 100% 자회사로 편입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매출도 연결 실적으로 반영되면서 3조 클럽 입성을 이끌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매출 9463억원, 영업이익 2315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사상 최대 성과를 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매출은 993억원, 영업이익은 388억원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서 지난해 4월 미국 바이오젠(Biogen)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체를 23억 달러에 인수했다. 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 역량과 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역량이 시너지를 창출해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까지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 쓰이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하드리마’의 고농도 제형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올해 7월 미국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부분가동을 시작한 4공장이 올해 6월부터 전체 가동을 앞두고 있고, 4공장에 대한 추가적인 위탁생산 계약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삼성바이오의 예상 매출액은 연결 기준 3조3765억원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4공장은 올 상반기 전체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체 가동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 60만4000ℓ로 글로벌 CMO 시장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며 글로벌 시장 수요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2023.01.29 I 석지헌 기자
 2023년 알츠하이머-비만 치료제를 주목하라
  • [주목! e기술] 2023년 알츠하이머-비만 치료제를 주목하라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올해 제약바이오 시장을 뜨겁게 달굴 키워드는 알츠하이머와 비만치료제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지난 6일 두 번째 치료제가 승인되면서 시장 확대를 알렸고, 비만치료제는 게임체인저급 약물이 잇달아 승인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리포트를 통해 알아본다.29일 한국바이오협회 ‘뜨기 시작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뜨고 있는 비만치료제’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은 1월 6일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에 대해 가속 승인했다. 이는 2021년 6월 출시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에 이은 두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이자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첫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다.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사진=바이오젠)레카네맙은 임상 2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승인됐는데, 이는 치료법이 없는 질병 치료를 위한 FDA 승인 절차인 가속 승인에 따라 이뤄졌다. 다만 알츠하이며 초기단계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 결과 18개월동안 인지 및 기능 저하를 27% 지연시키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먼저 상용화 됐던 아두헬름은 효능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 또 다른 가속 승인 후보였던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은 지난 19일 FDA가 가속 승인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반면 레카네맙은 뇌부종, 뇌출혈 등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발생률은 약 10%로 아두헬름 대비 40% 개선됐다. 하지만 임상에서 3명의 환자가 사망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또한 레카네맙이 정식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보험 적용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주요 약물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서 제2, 제3의 신약이 탄생할 전망이다. 미국 임상시험등록사이트 크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2022년 1월 25일 기준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은 143개로 관련 임상시험은 172개가 진행 중이다. 임상 1상 단계 31개, 임상 2상 단계 94개, 임상 3상 단계 47개가 진행 중이다. 레카네맙 가속 승인으로 임상 3상에 있는 물질들의 가속 승인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비만치료제 삭센다.(사진=노보 노디스크)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올해 비만치료제로 가장 많은 신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치료제인 오젬픽, 이고비와 마운자로 등에 대한 높은 수요로 큰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는 게 리포트 설명이다. 2021년부터 일명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혁신 비만치료제가 승인되고 있다. 기존 당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도 종종 처방의사의 전문적인 판단하에 오프라벨(off label)로 비만 치료에 처방되고 있다. 2017년 Liraglutide(제품명 삭센다)의 변형 버전인 Semaglutide가 오젬픽(Ozempic)이란 제품명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됐다. 오젬픽은 2021년 당뇨 치료제로 승인된지 4년만에 위고비(Wegovy)라는 제품명으로 비만치료제로 승인됐다. 또한 지난해에는 GLP-1과 GIP를 타깃하는 Tirzepatide를 몬자로(Mounjaro)라는 제품명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마운자로는 임상시험 최고 용량에서 평균적으로 체중이 21%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하지만 최근 허가된 비만치료제는 몇가지 과제를 지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위고비 복용을 중단한 환자는 1년후 감소된 체중의 약 2/3을 회복했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 대비 효과가 덜 한 것으로 나타났다.비싼 약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위고비는 한달 약값이 약 1300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많은 보험사는 비만치료제를 허영심 마약으로 치부해 보험적용을 거부하고 있다. 또한 날씬함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치료제를 제공해 약물이 과체중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의도치 않게 강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체중 이외에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게 리포트 설명이다.
2023.01.29 I 송영두 기자
국내 VC가 대만 바이오테크 ‘아프리노이아’에 동반 투자한 이유
  • 국내 VC가 대만 바이오테크 ‘아프리노이아’에 동반 투자한 이유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이 투자한 대만 아프리노이아 테라퓨틱스가 스팩(SPAC)합병을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 아프리노이아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CDO 계약을 맺은 바 있어 국내 바이오 업계에도 잘 알려진 곳이다.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노이아 테라퓨틱스가 스팩인 로스(ROSS)와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가운데 어느 곳에서 거래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해당 스팩은 미 전 상무부 장관이 설립한 스팩이다. 기업가치는 2억8000만달러(약 3500억원)다. ◇다올·컴퍼니케이·IMM 등 국내 투자자 선택 받아 국내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것은 국내 유수의 VC들이 아프리노이아의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점이다. 초기 투자 리딩은 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옛 KTB인베스트먼트)가 했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첫 번째 투자 이후 두 번 더 후속투자에 나서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확신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IMM인베스트먼트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307930) 등도 아프리노이아에 함께 투자해 이들 모두 바이오 혹한 시장에서 투자금 엑싯(회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아프리노이아의 타우 뇌스캔 트레이서 (사진=아프리노이아)아프리노이아의 핵심은 알츠하이머 진단용 타우 실시간 뇌스캔(PET) 트레이서 ‘APN-1607’이다.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고 중국에서 임상3상과 함께 상용화 준비를 밟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중국에서 상용화를 위한 것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진단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인 임상단계 바이오테크 대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최근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잇달아 낼 수 있었던 것은 환자 스크리닝에 있다”며 “중증 이상으로 진행된 환자는 손을 쓰기가 어려운데, 경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근 승인을 받은 바이오젠의 ‘레켐비’도 초기 단계의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이 됐다”고 초기 단계 환자를 걸러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초기 단계 알츠하이머 환자를 진단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환자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혈액과 뇌척수, PET 등의 방법으로 아밀로이드 베타(Aβ) 의 축적 정도를 파악한다. 다만 아밀로이드 베타의 경우 병이 발병하기 전인 10년전부터 축적되는 경우도 있어 정확도가 떨어진다. 아프리노이아는 중증도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주요하게 발견되는 타우 단백질의 축적과 분포를 파악하는 PET 트레이서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기술적 장벽 높다”…바이오젠과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타우 단백질의 축적과 분포 정도를 PET로 진단 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은 국내 VC가 아프리노이아에 투자할 당시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기술이다. 일라이 릴리(LLY)가 2020년 FDA의 허가를 받은 ‘타우비드’로 상업성은 확인 됐다. 릴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을 개발중인데, 자체 보유 동반진단 기술인 타우비드를 활용하고 있다.기술적인 진입 장벽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타우 PET 트레이서는 여러 회사들이 개발 시도를 해왔지만 실패했다”며 “이는 타우 단백질이 굉장히 다양한 변형 폼이 존재하기 때문에 병리 단백질만 뽑아내기 쉽지 않았던 탓”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노이아 파이프라인 (자료=아프리노이아)이어 “타우는 알츠하이머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피질기저핵변성(PSP)과 피질기저핵증후군(CBD)등도 유발할 수 있는데, 아프리노이아의 기술은 이를 다 구분해 잡아낸다”고 덧붙였다. 이를 인정받아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과 ‘레켐비’를 개발한 바이오젠(BIIB)과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직접 치료제 개발에도 나섰다. 타우 단백질에 있는 한 에피토프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 ‘APN-005’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웅 다올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창업자를 포함한 회사 경영진이 글로벌 제약사에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훌륭한 경력을 갖고 있다”며 “또 파이프라인과 회사의 전략을 보고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크게 봤다. 시작은 대만에서 했지만, 글로벌 바이오테크로 성장했다. 다양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2023.01.27 I 이광수 기자
삼성전자마저 제친 '노보 노디스크', 글로벌 빅3 제약사 도약 비결
  • 삼성전자마저 제친 '노보 노디스크', 글로벌 빅3 제약사 도약 비결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한국에 삼성전자가 있다면 덴마크에는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있다. 덴마크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인데다, 시총도 최근 꾸준히 올라 400조원을 넘보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실적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판매하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인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등의 시가총액도 뛰어넘었다. 업계에서는 당뇨와 비만 치료제에 대한 절대적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매년 새로운 제품군을 지속 시장에 출시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시총 기준 3위…없어서 못 파는 비만 치료제 덕분20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NVO)는 간밤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19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0.64% 오른 140.66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컴퍼니스마켓캡(companiesmarketcap)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전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3163억달러(약 390조)를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존슨앤존슨(JNJ)이 4432억달러(약 548조원)로 부동의 1위를 지켜냈고 일라이릴리(LLY)가 3335억달러(약 412조원)로 2위를 차지했다. 해당 순위에서 노보 노디스크는 종전에는 8~9위권에서 찾아볼 수 있었으나 최근 신고가를 연달아 경신하면서 3위까지 올랐다. 참고로 이날 기준 삼성전자(005930) 시가총액은 368조원으로 노보 노디스크 몸값보다 20조원 이상 낮다. (자료=컴퍼니스마켓캡) *기준=19일(현지시간)시장에서는 노보 노디스크가 당뇨와 비만 치료제에서 막강한 리더십을 구축한 것이 지속적인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동시에 인구 591만명(2023년 기준)의 소국인 덴마크에서 탄생한 기업이라는 것에 놀랍다는 반응도 나온다. 1923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노보 노디스크는 전 세계 당뇨병 시장 점유율 30%,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과반 이상을 각각 차지하는 부동의 1위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덴마크가 제약·바이오 강국이라는 건 순전히 노보 노디스크 덕분에 나온 얘기”라며 “다국가에서 영업을 하는 기업이지만, 경쟁사에 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하지 않아 덴마크 기업이라는 것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노보 노디스크의 최근 시가총액을 급격하게 끌어 올린 효자는 비만 치료제로 지목됐다.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승인된 비만 치료제 ‘삭센다’는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삭센다에서만 발생하는 매출만 매년 1조원이 넘는다. 삭센다는 2010년 미국에서 승인된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의 약물재창출로 탄생했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활용해 삭센다보다 편의성과 약효를 높인 ‘위고비’를 출시했다. 삭센다는 매일 한 번씩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위고비는 일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위고비를 일주일에 한 번씩 68주간 주사를 맞을 경우 평균 15%의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삭센다(5%)에 비해 3배 정도 효과가 뛰어난 것이다. 150달러(약 18만원)인 삭센다보다 10배 가까이 비싼 1350달러(약 166만원)선에 가격이 결정됐음에도 없어서 못 팔정도로 시장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위고비 (사진= 노보 노디스크)지난해 노보노디스크는 오는 2025년까지 비만치료제 판매 전망치를 세 배 이상으로 늘렸다. 삭센다와 위고비 두 개의 품목으로만 연간 37억2000만달러(4조6000억원)의 판매 전망치를 제시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2021년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위고비의 성공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어서다. 모델 킴 카다시안이 체중을 감량할때 위고비를 사용했다는 소문이 나면서, 위고비의 판매가 급증했고, 그 영향으로 오젬픽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실제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피어스바이오테크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며 “올해도 큰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실적 최근 증시는 실적을 증명해야만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실적장세다. 노보 노디스크는 막강한 비만 치료제를 기반으로 실적은 매년 우상향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2020년 이후로 매출액과 순이익, 순이익률, EPS(주당 수익) 등의 지표에서 단 한번도 꺾인적이 없다. 2021년 들어서는 성장폭이 더 가팔랐는데 매출은 1408억크로네(약 2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91% 늘었고, 영업이익은 578억크로네(약 7조2100억원)로 12.15%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더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미 확정된 1~3분기 매출과 순이익 등을 보면 2021년에 비해 20~30%의 성장세를 보여서다. 올해는 생산 문제가 해결되면서 더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바이오투자 업계 관계자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성공이 국내 테마를 형성할 정도”라며 “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의심이 없는데, 생산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한 이슈가 있었다.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생산 이슈가 해소됐다고 공언을 하면서 기대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 연간 실적 추이(자료=구글 파이낸스) *단위=크로나당뇨와 비만이라는 만성질환에 타겟하는 것도 강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보 노디스크가 당뇨와 비만 모두 만성질환이어서 한번 처방 받으면 장기간 투약해야 하는 특징이 있고,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유망하다는 평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항암제 등에 밀려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에 관심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쪽에서 좋은 소식이 나오고 있고 비만과 비알콜성지방간(NASH)등의 영역에서 유의미한 이벤트들이 나오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고 짚었다.
2023.01.26 I 이광수 기자
②“약물전달용 초음파천공법 대표주자로 우뚝”
  • [아이엠지티 대해부]②“약물전달용 초음파천공법 대표주자로 우뚝”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나노입자 및 초음파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DDS) 개발기업 ‘아이엠지티’(IMGT)가 확보한 기술 플랫폼은 크게 네 가지다. 여기에는 △집속 초음파 기술 ‘IMGT-FUS’ △초음파 집속을 통한 나노입자의 약물 전달 기술 ‘IMGT-LPS’ △나노입자를 활용한 간동맥 색전술 기술 ‘IMGT-EMB’ △항체를 탑재시킨 나노입자의 약물 전달 기술 ‘IMG-TSD’ 등이 포함된다. 회사는 이런 플랫폼을 적용해 신약 후보물질 ‘IMP301’ 또는 의료기기(IMD10, IMP101 등) 관련한 임상개발을 준비하고 있다.2023년 기준 아이엠지티의 신약 후보물질 또는 의료기기의 임상 로드맵(제공=아이엠지티)◇초음파천공법에 최적화된 나노입자를 설계한 이유아이엠지티의 기술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개념은 ‘초음파천공법’(sonoporation)이다. 강한 초음파를 세포나 분자에 쏘이면, 이들을 둘러싼 외부 막이 아주 짧은 순간 끊어지게 되며, 막을 통한 물질의 이동이 수월해 질 수 있다. 과거 전기를 쏘여 세포막을 뚫는 전기천공법을 확장한 개념인 셈이다.아이엠지티가 개발한 IMGT-FUS가 바로 초음천공법을 일으킬 수 있는 의료기기 플랫폼다. 미세공간에 초음파를 집속시키는 기술의 집합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회사는 IMD10이라는 의료기기를 개발해 상업화 시도를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존 췌장암 선행화학요법인 ‘폴피리녹스’(Folfirinox)와 IMD10을 접목하는 임상시험계획(IDE)을 승인받았다. 아이엠지티가 진행하는 첫 임상이자, 해당 적응증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초음파 의료기기 임상이었다. 이학종 아이엠지티 대표는 “단단한 암 조직에 초음파를 쏘이면 암세포의 막이 열려 폴피리녹스라는 항암제의 침투 능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집속 초음파 의료기기의 활용가능성을 확인하는 임상이라고 판단한다. 난치성암인 췌장암에서 성공하면 다름 암종에서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엠지티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은 초음파에 잘 반응하도록 설계한 나노입자에 항암제를 탑재한 다음, 양방향의 초음파천공법을 일으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풀리리녹스라는 항암제를 직접 개발한 나노입자에 넣을 수 있다. 해당 나노입자가 췌장암 부위로 이동하는 시점을 예상해 초음파를 집속하게 된다. 이때 나노입자의 막과 췌장 암세포의 막이 동시에 열려 약물의 전달 효과를 크게 높인다는 계산이다.아이엠지티가 시도 중인 나노입자 및 집속 초음파 융합 기술의 개념도. 강한 초음파를 나노입자와 암세포 등에 집속시키면, 세포막이 일시적으로 열려 약물의 이동이 크게 활발해질 수 있다. (제공=DB금융투자)◇“올해 초 유방암 및 간암 관련 추가 임상 신청 예정”2010년 설립 후 아이엠지티가 차별화를 위해 준비해 온 것이 IMGT-LPS와 IMGT-EMB 등 플랫폼과 관련한 기술 특허 확보 문제다. IMGT-LPS는 유방암, 뇌종양 등 각종 암에 최적화할 수 있는 ‘리포좀(liposome)’ 기반 나노입자 설계 기술의 집합이다. IMGT-EMB는 암세포와 연결된 혈관을 막는 간동맥 색전술과 관련한 나노입자 설계 기술의 집합을 의미한다.아이엠지티는 대표적으로 ‘약물을 함유한 나노입자가 결합된 초음파 조영제 및 이의 제조법’(2015년)과 ‘초음파 감응형 리포좀 및 이의 제조법’(2021년) 등 2건의 IMGT-LPS 관련 특허를 국내에서 등록했다. 같은 내용으로 ‘국제 특허조약’(PCT)에도 출원했다. 또 회사는 IMGT-EMB와 관련한 ‘항암제를 담지한 인간 혈정 알부민 나노입자 활용 간동맥 화학색전술용 조성물 제조법’ 특허를 한국(2019년)과 중국 및 일본(2021년) 등에서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2023년 1월 기준 나노입자와 초음파 관련 특허를 국내에서 8건, 해외에서 6건 등록하는데 성공했다. 이밖에도 아이엠지티는 국내에서 18건의 특허를, 해외에서 33건의 특허를 추가로 출원한 상태다. 아이엠지티는 IMGT-LPS을 적용해 나노입자에 유방암 대상 항암제를 탑재시킨 개량 신약 후보물질 ‘IMP301’의 임상시험계획서(IND)와 IMGT-EMB 기반 간동맥 색전술용 의료기기 ‘IMP101’의 임상시험계획(IDE)등 2종의 임상을 국내에서 신청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중 IMP101과 IMP301 관련 임상 진행에 대한 식약처의 결론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이런 임상 시도에 발맞춰 회사는 연내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이 대표는 “유방암 치료제를 나노입자에 넣으면 새로운 개량 신약으로 본다. 이와 관련한 임상과 개발 시간은 일반 항암제처럼 3상까지 진행해야 한다”며 “반면 IMP101은 기존 색전술용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는 의료기기로 분류돼 임상 후 바로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아이엠지티의 IMP101은 크기가 140㎚(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수준의 작은 입자다. 회사에 따르면 이 입자는 기존 간동맥 색전술용 약물 방출 의료기기(c-TACE 또는 DEB-TACE)보다 작다. 국소부위에서 지속적으로 약물을 방출해 색전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는 이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색전술은 1년에 3~4번 받아야 한다”며 “동물 실험 등의 결과를 볼 때 우리 약물을 쓰면 1~2번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노입자+초음파’ 경쟁사는 ‘美 소노테라’뿐아이엠지티에 따르면 초음파천공법과 나노입자를 융합한 약물개발 시도를 하는 기업은 국내에는 없다. 다만 미국 바이오벤처 소노테라가 나노입자의 일종인 미세기포(microbubble)에 유전자 치료제를 탑재한 다음, 초음파천공법을 이용해 막을 열어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노테라는 지난달 미국 존슨앤존슨(J&J), 버텍스 파마슈티컬즈, 일라이릴리 등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6075만 달러의 시리즈A 투자금을 유치해 주목을 받았다.이 밖에도 파킨슨병이나 뼈전이 암 등의 사용 가능한 집속 초음파 의료기기의 허가를 받은 이스라엘 ‘인사이텍’(Insightec)이나, 리포좀을 활용한 열절제술을 시도하는 미국 ‘이뮤몬’(IMUMON, 옛 Celsion) 등이 있다. 이 대표는 “우리보다 앞선 회사가 집속 초음파나 나노입자 관련 개별 기술을 치료에 활용해 왔다”며 “하지만 나노입자와 초음파를 연계한 치료 개념을 가진 곳은 미국 소노테라와 우리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암제 전달에 특화된 초음파천공법에 집중하면서, 소노테라처럼 유전자 전달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2023.01.16 I 김진호 기자
 바이오 꽃, 신약 플랫폼 ④
  • [2023 유망바이오 섹터 톱10] 바이오 꽃, 신약 플랫폼 ④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유전자나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ADC) 등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이 신약개발에 속속 접목되면서 바이오 산업의 중흥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이들 바이오텍이 글로벌 업계의 성장세를 리딩하는 형국이다. 2023년 바이오 생태계를 이끄는 최첨단 유망 바이오 섹터로 어느 분야가 떠오르게 될 것인가.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는 10대 유망 바이오 섹터를 선정, 세계 시장 동향과 국내외 주요 기업의 개발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에는 신약 플랫폼 분야다[편집자 주]플랫폼기술은 기존 의약품이나 신규 타깃을 적용해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다. 확장성이 크기 때문에 개별 파이프라인보다는 플랫폼기술을 확보하려는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대부분 차별화된 플랫폼기술을 보유하고 있다.플랫폼기술은 임상 진행, 상업화 등을 통해 신약가치를 입증하면 적용 가능한 질환이 늘어나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기 쉽고, 추가 기술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강점이 있다. 검증된 플랫폼기술을 보유한 모더나, 앨나일람 등 글로벌 기업들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다.글로벌 투자자들의 플랫폼기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미국 경영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Company)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글로벌 벤처캐피탈(VC)이 바이오텍에 투자한 520억달러 중 346억달러는 플랫폼기술 보유 업체에 쓰였다.플랫폼기술 중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분야는 세포·유전자치료제다. 플랫폼기술 업체에 투자된 금액 중 44%가 해당 분야에 투입됐다. 약물 투여가 불가능한 타깃에 대한 플랫폼기술이나 새로운 약물 전달 방식에 대한 플랫폼기술에 대한 수요도 높은 편이다.◇BBB 투과 플랫폼기술 각광…에이비엘바이오 ‘주목’약물 투여가 불가능한 타깃에 대한 플랫폼기술로는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손꼽힌다. 뇌는 인체에서 BBB로 보호 받고 있어 포도당, 아미노산 등 저분자 화합물이나 인슐린 등 호르몬은 통과 가능하지만 분자가 큰 항체는 통과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뇌질환 치료제는 BBB 투과율을 높여 기존에 뇌 내로 전달되지 않던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다.국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그랩바디-B’이 BBB 투과율을 높이는 플랫폼기술에 해당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1월 해당 플랫폼기술을 적용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ABL301’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10억6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upfront)도 7500만달러(약 900억원)에 달해 사노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기술 ‘그랩바디-B’가 적용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ABL301’ (사진=에이비엘바이오)고령화로 인해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CNS 질환 치료제로 항체 약물을 개발하고 있어 BBB 통과 기술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고령화와 치매 환자 증가 등으로 뇌질환 치료제 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BBB를 뚫는 기술에 대한 글로벌 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롤론티스’ 美 FDA 시판허가로 ‘랩스커버리’ 가치 ↑새로운 약물 전달 방식의 플랫폼기술로는 한미약품(128940)의 ‘랩스커버리’도 있다. 랩스커버리는 체내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플랫폼기술이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신약들의 기술이전 계약이 해지되는 수모를 겪었지만, 지난해 말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획득하면서 설욕했다.랩스커버리 기술 관련 이미지 (사진=한미약품)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당뇨 신약 ‘랩스 인슐린 아날로그’와 ‘에페글레나타이드(랩스 Exd4 아날로그)’는 2015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이전됐다가 권리 반환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듀얼 아고니스트)’도 2015년 11월 9억1500만달러(약 1조533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됐으나 2019년 7월 계약이 해지됐다.이외에도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한미약품의 신약후보물질로는 단장증후군 치료제 ‘랩스 GLP-2 아날로그(HM15912)’, 선천성고인슐린증 치료제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제 ‘랩스hGH’ 등이 있다. 시장에서는 롤론티스의 시판 허가로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다른 신약들의 가치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 외에도 ‘오라스커버리’, ‘펜탐바디’ 등 다양한 플랫폼기술을 갖고 있다. 오라스커버리는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바꾸는 기술이며,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에 2개의 표적을 동시에 결합시키는 이중항체 기술이다.◇ADC 분야 플랫폼기술 글로벌 수요 ↑레고켐바이오(141080)는 글로벌 수요가 높은 항체-약물결합체(ADC) 분야의 플랫폼기술을 보유함으로써 다수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업체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결합시켜 약물이 항원을 발현하는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한다.레고켐바이오는 ADC 후보물질(5건)과 ADC 원천기술(4건) 등 ADC 플랫폼기술 기반으로만 총 9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 2조4000억원(2020년 4월~2021년 12월 등 3건), 소티오 바이오텍 1조2126억원(2021년 11월), 암젠 1조6050억원(2022년 12월) 등 해외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조 단위 기술수출에 여러 차례 성공했다.국가신약개발재단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ADC 시장은 8조원 규모로 전망되며, 2026년까지 16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라이릴리, 얀센, GSK 등 빅파마들도 ADC 플랫폼 확보에 열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국내에서는 레고켐바이오 외에 피노바이오, 알테오젠(196170), 앱티스 등이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068270)도 ADC 플랫폼 발굴에 힘쓰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1년 익수다 인수에 이어 지난해 10월 피노바이오와 ADC 플랫폼기술에 대한 권리(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단순히 플랫폼기술만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세계적으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유망한 기술에 대한 플랫폼기술을 갖춰야 경쟁력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시장 수요에 맞게 예측해서 플랫폼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개발해서 괜찮지 않을 기술은 없겠지만 시장성이 문제”라고 말했다.
2023.01.12 I 김새미 기자
속속 상용화, 급성장 알츠하이머 치료제③
  • [2023 유망바이오 섹터 톱10]속속 상용화, 급성장 알츠하이머 치료제③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유전자나 이중 항체, 항체약물접합(ADC) 등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들이 신약개발에 속속 접목되면서 바이오 산업의 중흥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이들 바이오텍이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성장세를 리딩하는 형국이다. 2023년 바이오 생태계를 이끄는 최첨단 유망 바이오 섹터로 어느 분야가 떠오르게 될 것인가.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는 10대 유망 바이오 섹터를 선정, 세계 시장 동향과 국내외 주요 기업의 개발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에는 난공불락의 질병으로 여겨졌던 알츠하이머에 대한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으며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섹터다. [편집자 주]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전 세계 환자만 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근원적인 치료제가 지금까지 없었던 이유는 인류가 발병 원인을 뚜렷하게 알지 못해서다. 낮은 부작용 위험으로 유의미하게 증상을 ‘완화’ 시킬수만 있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성공이다. 증상을 완화키는 것에도 인류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올해는 증상을 뚜렷하게 완화하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고 출시되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내 개발사들도 임상 단계에 돌입한 개발사들이 많아 어떤 성과를 손에 쥐게 될지 시장의 관심사다. ◇위약군 대비 인지저하 27% 감소…첫발 내디딘 2023년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의 뇌에는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 찌꺼기가 쌓여 있다. 이것이 뇌 신경을 파괴한다는 것이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이다. 반론도 있지만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게 학계와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거나, 축적되는 속도를 줄이는 기전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FDA 조건부 승인을 받은 레카네맙(Lecanemab)도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 신경퇴해성 질환 진행을 늦추는 기전으로 설계됐다. 레카네맙은 앞서 진행된 임상에서 10mg/kg 용량을 2주 간격으로 1회 투여받은 환자들은 79주 차에 착수시점과 비교해 평가했을 때 뇌 안에 있는 아밀로이드 찌꺼기가 위약군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FDA의 조건부 승인 배경은 알츠하이머 생체지표 인자 가운데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근거로 했다.바이오젠-에자이의 레켐비 (자료=바이오젠)하워드 필릿 알츠하이머 약물 발견 재단(Alzheimer‘s Drug Discovery Foundation)의 최고 과학 책임자는 “수년간의 연구가 인간이 직면한 가장 복잡한 질병에 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다만 안전성 우려가 남아있다. 이 문제는 인지저하를 감소시키는 것 외에도 개발사들이 풀어가야할 숙제다. 앞서 개발된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의 경우 높은 부작용의 이유로 유럽 EMA에서 승인을 거절하기도 했다. 레카네맙의 경우 임상에 참여한 14%가 심각한 뇌출혈과 뇌부종을 뜻하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서다. 이에 FDA는 승인과 함께 레카네맙 투여 첫 14주간 ARIA 관련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라고 경고했다.◇2026년까지 연평균 6.5%씩 성장…국내외 후발주자들 많다시장조사기관 IMARC에 따르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 4000 만달러(약 8조5000억원)에 달한다.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6.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기준 5500만명으로 집계된 전 세계 치매 환자가 2030년에 78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레카네맙이 출시되는 해이기 때문에 시장 규모는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라이릴리(LLY)의 ‘도나네맙’이 차세대 기대주다. 릴리는 상반기 안에 도나네맙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상에서는 위약군 대비 인지저하 수준을 23% 감소시키는 데이터를 얻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 37.9%의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했다. 릴리도 바이오젠과 에자이처럼 조건부 승인을 신청한 상황이어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FDA는 당장 내달 도나네맙에 대한 조건부 승인 검토 여부를 결정한다. 검토하기로 했다면 6개월 안에 승인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코리아바이오)FDA 3상 승인을 받고, 첫 투약을 시작한 아리바이오도 국내 투자자의 관심 종목이다. 국내 개발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FDA 임상 3상을 간 사례가 없는데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 IPO 입성을 노리고 있어서다. 동시에 기술이전 협의도 진행중이다. 아리바이오가 개발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은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뿐만 아니라 뇌 혈류를 증가시켜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동시에 생성을 촉진하는 다중기전이다. 경구용으로 만들어졌다는 것도 경쟁사 대비 강점이다. 젬백스(082270)앤카엘이 상장사 중에서는 임상 속도 측면에서 앞서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인 ‘GV1001’은 미국 FDA에서 2상 IND 승인을 받았고, 이를 활용해 유럽에서도 임상2상을 추진 중이다. GV1001은 아밀로이드 베타 뿐만 아니라 타우(Tau)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복합 기전이다. 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는 또 다른 가설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임상2상을 끝내고 임상3상에 돌입했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국내 12개 병원에서 진행된 임상2상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GV1001은 텔로메라아제(telomerase)에서 유래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 조성물이다. GV1001은 국내에서 지난 2014년 췌장암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받은 바 있다. 다만 조건부 허가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임상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허가가 취소됐다.
2023.01.11 I 이광수 기자
릴리 ‘젬자’ 넘어설 췌장암 신약 개발사는?...크리스탈지노믹스 주목
  • 릴리 ‘젬자’ 넘어설 췌장암 신약 개발사는?...크리스탈지노믹스 주목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정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난치성 췌장암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약물은 미국 일라이릴리(릴리)의 ‘젬자’(성분명 젬시타빈)다. 이 약물은 미국에서 25년 이상 췌장암 환자의 1차 치료제이자 표준요법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등 3세대 면역관문억제제도 아직 췌장암 대상 1차 치료제로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미국 지엘바이오(Zielbio)부터 국내 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까지 국내외 바이오벤처들이 업계 내 명성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는 췌장암 신약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에 집중하는 이유다. 최근 국내에서 자사 물질의 성공적인 췌장암 임상 2상 결과를 확인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미국 내 추가 임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췌장암은 초기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율이 10% 이하인 난치암이다. 오른쪽 하단은 미국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췌장암 치료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다.(제공=Nature, 일라이릴리)◇젬자 등 화학항암제 병용요법뿐...“신약 없으면 시장 위축” 전망췌장암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후 항암요법 또는 수술이 불가한 전이성 환자 대상 항암요법으로 분류돼 실시된다. 이때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본적인 항암 요법이 정맥주사 방식의 젬자 단독요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96년 췌장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젬자 단독요법을 승인됐고, 이듬해인 1997년부터 이는 유일한 표준요법제로 널리 사용됐다. 이 약물은 암세포의 DNA 합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현재 젬자는 각국에서 비소세포폐암, 전이성 유방암, 방광암 등의 적응증을 두루 획득해 1~2차 치료 단계에서 단독 또는 병용 치료요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하지만 1983년경 등록됐던 젬자의 물질특허가 각국에서 2000년 전후에 만료되기 시작하면서 이미 각국에서 젬자의 제네릭(복제약) 시장이 형성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젬자와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세포독성항암제 ‘아브락산’(성분명 파클리탁셀)을 병용하는 ‘AG요법’이 췌장암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밖에도 암의 성장이나 복제를 막는 기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5-플루오로우라실(5-FU) △이리노테칸 △류코보린 △옥살리플라틴 등 4제 혼합 방식의 선행화학요법인 ‘폴피리녹스’(Folfirinox)가 췌장암 치료에 활용되는 중이다.국내 췌장암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각국에서 인정된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여전히 젬자를 활용하는 것이다”며 “AG요법이나 폴피리녹스가 의료진의 판단하에 쓰이지만, 뚜렷한 적용 기준은 없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병용요법에 포함된 각종 화학항암제의 제네릭이 등장해, 약가 경쟁이 심해지면서 췌장암 치료제 시장이 되레 위축되고 있다”며 “새로운 신약이 개발돼 활력을 불어넣지 못한다면 췌장암 환자 수의 증가 추세와 달리 치료 시장은 더 작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BI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췌장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9억 달러(약 3조3100억 원)로 파악됐다. 하지만 또다른 시장조사기관인 모도인텔리전스는 이 같은 췌장암 시장이 2026년경 23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미국 지엘바이오와 국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및 크리스탈지노믹스 등 각국 바이오벤처들이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제공=각 사)◇‘췌장암 신약 후보→희귀 지정’ 공식도...크리스탈지노믹스가 선두현재 각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은 대부분 임상 2상 이하 단계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FDA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미국 지엘바이오의 ZB131은 현재 임상 1/2상 중이다. 이 물질은 암특이적 플랙틴(CSP)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다. 이물질은 과거 미국에서 담도암 적응증으로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기도 했다.국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췌관선암 과발현 인자(PAUF) 양성 췌장암 환자 대상 항체 신약 후보물질 ‘PBP1510’ 역시 지난해 6월 미국 내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PBP1510은 지난 2020년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 췌장암 대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2021년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임상 1/2a상을 승인받았다.일각에서는 FDA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각국 의약당국이 개발 독려 등을 목적으로 췌장암 관련 신약 후보물질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투자 관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앞선 관계자는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물질은 심사기간 단축, 임상비 지원, 일정 기간 독점판매권 부여 등의 혜택을 얻게 되지만, 장기적 투자 요인이라고 볼 수 없다”며 “임상 2상에서 작은 규모라도 효능을 입증하는 결과를 내는 것이 관건이다”고 말했다.한편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암 유전자 억제 방식의 자사 췌장암 신약 후보 ‘아이발티노스타트’에 대한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했으며,관련 연구 결과를 지난해 6월 국제학술지 ‘인터네셔널 저널 오브 캔서’에 논문으로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아이발티노스타트와 젬자, 스위스 로슈의 ‘타세바’(성분명 엘로티닙)등 3제 병용요법의 질병통제율(DCR)과 객관적 반응률(ORR)이 각각 93.8%와 25%로 나타났으며,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0.8개월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반면 아이티노스타트를 제외한 젬자와 타세바 2제 병용요법의 DCR과 ORR, mOS는 각각 57.5%8.6%, 6.2개월이었다. 회사측은 논문에서 “자사 물질을 포함할 경우 췌장암 환자의 주요지표들이 2배 가까이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자사 ‘아이발티노스타트’의 미국 내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다. 이 물질 역시 미국에서 췌장암 및 간암 등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3.01.10 I 김진호 기자
"하반기 기평 신청" 알지노믹스 RNA 편집 기술 잠재력은
  • "하반기 기평 신청" 알지노믹스 RNA 편집 기술 잠재력은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알지노믹스가 올해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 IPO)를 유치한다. 오는 하반기에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신청해 오는 2024년에는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다. 알지노믹스는 리보핵산(RNA) 기반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테크다.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2024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016360)이다. 현재 리딩 파이프라인 간암 치료제 ‘RZ-001’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악성교모세포종에 대한 임상도 올해 안에 시작할 예정이다. ‘RZ-001’의 경우 임상 1상에서 안전성 등 우수한 데이터가 확인이 되면 올해 하반기 라이선스 아웃(기술 이전)도 기대해볼 만 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들도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글로벌 10위권 제약사에서 라이센싱을 전제로 한 검증 목적으로 복수의 파이프라인 물질을 요청했다. 계약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알지노믹스 핵심 기술은 ‘RNA 편집’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알지노믹스의 핵심 기술이다. 알지노믹스는 RNA 치환 효소 플랫폼을 바탕으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한다. 질병과 관련된 표적 RNA를 제거하고, 동시에 치료 효과가 있는 RNA로 교체해주는 기술이 핵심이다. 오래된 개념이지만 안전성과 효율성, 특이성 측면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실제 기술로 발전되지 못한 상황이엇다. 하지만 알지노믹스가 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 (사진=알지노믹스)국내 투자자에게 잘 알려진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카스9’처럼 DNA를 타겟하는 것이 아니라 RNA를 타겟하는 것이 기술적 특징이다. 이 대표는 “DNA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어서 일시적이다. 따라서 암과 같은 병에는 효과적이다”라며 “외부 단백질을 집어넣거나, 세포 내부의 필수적인 요소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근육과 신경, 망막세포와 같은 분열하지 않은 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적응증에서는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와 같은 DNA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영속적으로 RNA 치환효소를 발현하게 해 DNA 수정없이도 유전자편집을 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우리 고유의 기술이 잘 적용될 수 있는 적응증을 찾아서 개발을 하고 있다. 희귀질환과 접근하기 힘든 질환들을 공약해 ‘니치 블록버스터’를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외 경쟁사는 빅파마와 兆단위 딜 시장에서 RNA 편집 기술이 어느정도의 가치를 인정받는지 보려면 해외 경쟁사들의 딜 을 참고해볼만 하다. 나스닥 상장사 프로큐알 테라퓨틱스(PRQR)는 지난 2021년 일라이 릴리(LLY)와 맺었던 라이선스 계약을 최근 확대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급반등했다. 당시 프로큐알과 릴리가 맺었던 딜은 12억5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였다. 로슈는 더 큰 베팅을 했다. 로슈는 미국 RNA편집 기술 바이오테크 쉐이프 테라퓨틱스의 RNA 표적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총 30억달러(약 3조 800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알지노믹스의 RNA 편집 기술은 이들 업체와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그는 “알지노믹스 RNA 편집기술은 표적부위 이후의 잘못된 RNA 부분을 통째로 정상 RNA로 치환, 교정하는 기전이라는 점에서 경쟁사 기술과 차이가 있다”며 “환자들마다 각기 다른 무수한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에도 하나의 치료제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알지노믹스의 RNA 편집 기술 기전(자료=알지노믹스)◇리딩 파이프라인 임상 모멘텀 줄 섰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간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RZ-001’이다. 지난해 6월 국내 임상 1상을 허가 받아 진행중이고 같은해 10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다국가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RZ-001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로 리보핵산 치환효소를 전달해 암세포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텔로머라아제’ RNA를 표적한다. 동시에 항암작용을 유도하는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기전이다. 이 대표는 “최근 1상 투여가 시작됐다”며 “작년 말 악성교모세포종 국내 임상 IND를 신청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FDA에 IND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알지노믹스는 항암제 파이프라인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료제, 유전성 망막색소변성증, 레트증후군 등 플랫폼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중 힘이 실리는 곳은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로 개발중인 ‘RZ-004’다.그는 “올해 9월에 미국에 임상을 위한 IND를 신청할 것”이라며 “해로운 유전자를 없애고, 좋은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모달리티를 고려했을 때 알지노믹스 기술로 잘 구현해 낼 수 있는 질환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임상 결과 고무적인 결과를 받을 수 있었고,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혁신치료제도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알지노믹스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알지노믹스)◇원형RNA 구조체 플랫폼 개발…“mRNA 대체 가능성”알지노믹스는 최근 원형RNA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구조체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대표는 “국내 특허는 등록이 됐고, 미국과 주요국가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원형 RNA는 mRNA보다 생체 내 안정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난 새로운 형태의 RNA로 체내에서 더 많은 양의 치료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경쟁사로 볼 수 있는 바이오테크 ORNA가 글로벌 빅파마 머크(MRK)와 36억5000만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의 딜을 체결했다. 계약금만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 수준의 대형 계약이다. 그는 “원형RNA는 mRNA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mRNA는 여러 특허 이슈가 있고 만드는 공정도 복잡하지만, 알지노믹스의 원형RNA는 한 번의 공정으로 만들 수 있다. 알지노믹스가 고유의 원형RNA 기술을 갖고 있고, 기존 기술과는 다른 구조적, 성분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3.01.06 I 이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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