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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재 "어려서 성교란 다리 만들었다 엄청 혼나"(인터뷰)
-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는 페이스북 메인 페이지를 주성치 영화 ‘식신’이미지로 꾸렸다. “주성치를 정말 좋아한다, 지금도”(사진=한대욱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어려서부터 사서 매를 버는 소년이었다. 충남 홍성군의 한 고등학교 기술·가정 시간. 다리를 만들던 사내는 그 위에 철사로 ‘성교’라는 문구를 달았다. 다리 교(橋 )자를 토대로 한 일종의 말장난이었다. 돌아온 건 선생님의 호된 꾸지람. “교각 만들기 수업인데 어떤 애는 송혜교라고 이름 짓고 그럴 때였다. 아이디어가 겹쳐 다른 걸 해보자는 생각에 성교라고 했다가 엄청 혼났다. 성적도 안 나왔고.” 키 162cm의 작은 소년이 자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나왔다.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27)다. 항상 주늑이 들어 보이는 사내지만 알고 보면 ‘뼈그맨’(뼛속까지 개그맨)이다. “근데 왜 반말을….” 유병재는 유재석 등 쟁쟁한 전문 방송인들 사이에서 가수 광희를 향해 ‘이태임·예원 욕설 논란’ 패러디를 하는 ‘개그 순발력’을 보여줬다.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14년. tvN ‘SNL코리아’ 코너 ‘극한직업’에서 매니저로 출연하면서다. 맞는 건 기본. 세상 ‘을의 설움’은 모두 당하는 ‘찌질남’을 자연스럽게 소화해서다. 특별한 점은 따로 있다. ‘바보 같은’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국민의 간지러운 곳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고서야 이렇게 집중적으로 간지럽힐 수가…” 유병재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은 ‘어록’이라 불리며 네티즌 사이 화제다. “젊음은 돈 주고 살 수 없어도 젊은이는 헐값에 살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열정페이’ 문제를 비꼰 현실적이면서도 ‘뼈’가 있는 그의 말은 고달픈 ‘삼포세대’에 큰 공감을 사고 있다. 실없어 보이는데 진지하고, ‘찌질’한 듯한데 천박하진 않다. 도대체 정체가 뭘까. 종잡을 수 없는 그를 만났다. 말투는 어눌했지만, 인터뷰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건 ‘선수’가 따로 없었다. “‘초인시대’? 사회가 무능력자로 만들어 버린 ‘삼포세대’ 얘기”-‘무한도전’에 출연한 뒤 사람들이 많이 알아볼 것 같다. 어색하진 않나▶유병재(이하 유): 많이 알아봐 주신다. 감사한 일이다. 기분도 좋다.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사인해달라는 분도 있고. 다만, 사인을 잘못 만들어 사인하는 데 오래 걸리는 게 흠이다.-방송 출연에 드라마(tvN ‘초인시대’)준비에 정신이 없겠다▶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드라마 회의를 한다. 대본도 쓰고. 8부인데 4부까지 탈고했다. 작가는 나 포함해서 8명이다. 촬영은 2부까지 마쳤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이유는 뭔가▶유: 처음에는 영웅물을 하고 싶었다. 코미디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꿈꾸는 소재잖나. 독특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란 한 줄 메모로 정리해둔 아이템이었으니까. 그런데 지난해 12월 드라마를 써 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편성 잡아놨다고. 그분이 안상휘 국장(‘SNL코리아’ 총괄)이다. 그때부터 이야기의 틀을 잡았다. 공감대를 키우기 위해 시대 얘기를 덧붙인 거고. ‘삼포세대’(경제적 어려움으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20~30대)라고 하잖나. 사회가 청춘을 ‘필요없다’ 쓸모없다‘는 식으로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이런 분위기 속에 스스로 무능력자라 생각하는 청춘에 초능력이 생기면 어떨까란 의문에서 시작했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유병재와 tvN 드라마 ‘초인시대’에 나오는 유병재(사진=‘무한도전’ 방송 캡쳐, CJ E&M).-예고편 영상을 보면 블록버스터 코미디 느낌이다(한강 위로 여러 비행기가 비행하며 긴장감을 만든다. 등장인물은 늑대처럼 눈이 변하기도 한다)▶유: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따지고 보면 코미디만도 아니다. CG(Computer Graphic)가 쓰이긴 했지만, 일부일 뿐이다. 겉모습은 판타지스럽지만 이야기는 현실적이다. 취업과 사랑에 대한 얘기다. 초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해피엔딩이 아니다. 이런 식이다. 초능력 중 시간을 되돌리는 이가 있다. 취업준비생인데 면접에서 떨어진 청춘에 다시 옛 면접 시간으로 돌아갈 기회가 생겼다고 치자. 과연 그 사람은 합격할 수 있을까. 면접관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하기 어려울 뿐 더러 마음에 드는 답을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이유로 떨어질 수도 있는 거니까. 초능력이 있어도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옷을 벗고 뛰는 장면도 찍었더라▶유: 보통 배트맨 등 영웅들은 옷을 입고 변신하잖나. 난 그 반대를 생각했다.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을 쓰려면 옷을 벗어야 하는 설정으로. 내가 부끄러운 일을 해야 다른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거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지는 모르겠지만.-취업준비생의 고충과 ’열정페이‘ 문제를 다룬 점이 ’미생‘을 떠올리게 한다▶유: 아이고, 욕 먹는다. 재미없는 ’미생‘이라고 해두자. 윤태호 작가의 완전 팬인데. -드라마는 짧은 콩트와 다르다. 이야기를 길게 펼쳐야 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나▶유:너무 어려웠다. 5분짜리를 찍을 때는 논리상 비약을 무시하기도 했는데 드라마는 기승전결을 갖춰야 하잖나. 이어질 수 있게 짜는 일이 쉽지 않더라. 처음 해보는 일이었고. 힘들지만 하다 보니 재미가 붙더라. 다행히 연기하는 배우들도 재미있다고 해주고. -연기가 어렵지는 않나(유병재는 드라마에서 대학교 복학생인 유병재를 연기한다. 애인은 커녕 친구 하나 없는 ‘아웃사이더’ 캐릭터다.)▶유: 내가 무슨 연기를 본격적으로 하겠나. 뺨이나 맞는 놈일 뿐이다. 하다 보니까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초인시대‘ 속 유병재와 실제 유병재와는 닮은 점이 적잖다. 유병재는 실제 대학교 때 “친구가 없었다”고 했다. 유병재는 대학에 입학하며 처음 서울에 자리를 잡았다. 서울 마포 인근에 10제곱미터(3평) 남짓의 방을 얻어 혼자 살았다. “술 마시고 놀아야 하는데 친구가 없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 멍하니 누워 다음날 아침을 맞았다. 집에 TV도 없었다. 듣는 거라곤 라디오가 전부였다. 가끔 PC방에 혼자 놀러가 게임을 했다. “PC방에 놀러갔다 1기가짜리 MP3를 주워 거기에 노래 넣어 듣고 다녔다. 공부도 열심히 안 했고 제대로 놀지도 못했으며 하루에 한 마디도 안 한 적도 있다.”“박찬욱 감독 ‘올드보이’ 팬..대학 입학 계기”-동아리는 안 들었나▶유: ’서강영화공동체‘란 동아리에 들었다. 딱히 즐기지는 못했다. 물론 영화를 좋아해서 든 곳이다. 씨네필까진 아니어도 정말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 박찬욱 감독을 정말 좋아했다. 특히 ’올드보이‘를. 정말 좋아해 박 감독을 따라 학교(서강대학교)를 가야겠다는 생각도 한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영화감독이 꿈이었으니까. 신문방송학과를 택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영화감독은 꿈은 포기한 건가▶유: 대학 들어가서 일찌감치 접었다. 다음 꿈은 PD였다. 나 입학 할 때가 ’무한도전‘ ’무릎팍도사‘ 막 나왔을 때인데 예능 PD란 직업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멋있어보이기도 했고. 부모님도 내가 방송사 PD를 하길 바라셨다. 아직까지도. 얼마 전에도 말씀하시고. -개그맨 시험은 왜 본 건가(유병재는 KBS 공채 개그맨 시험을 봤다. “개그맨이 꿈이었다”고 했다.)▶유:군대에 있을 때 개그맨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말년에 사회에 나가면 뭐하고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하잖나. 과연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하다 얻은 답이었다. 개그가 정말 좋았으니까. 그래서 스물 둘과 셋이 되던 해 KBS에서 시험을 봤다. 면접 때 1분 동안 콩트를 했다. 3차까지 간 적도 있는데 그 때 안소미, 송영길 씨를 봤다. 지원자들 안내해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왜 더 도전하지 않았나▶유: 1년 정도 준비했는데 이 길이 아니란 생각이 들더라. 공개 코미디가 바라는 연기 톤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톤도 아니었다. 과연 내가 그 시험을 보는 게 맞나 라는 회의가 들더라. 만약 운 좋게 들어간다고 해도 방송사에서 하라는 걸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으니까. 들어보면 알겠지만 참 아이 같은 구석이 있다. 감정 콘트롤도 잘 못하고. tvN ‘SNL코리아’ 코너 ‘극한직업’ 속 유병재와 Mnet ‘아트비디오’ 속 유병재(사진=방송캡쳐).-대학교 때 생활을 보면 수줍음을 많이탔던 거 같은데 개그맨이 되려했다는 게 낯설다▶유: 숫기는 없었다. 그런데 사람들 웃기는 게 좋았다. 어려서부터 발표하는 걸 좋아했다. 학교에서 삼행시나 짧은 시 지어오라는 숙제를 내주잖나. 그럼 친구들 웃기고 싶어 집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캐릭터였다. 중학교 때까지는 엄청 외향적이었다. 까불기도 하고. 그런데 고등학교 올라가니 다소 처지고 낯을 가리게 되더라. -별명이 뭐였나▶유: 이름에 병 자가 들어 있어 병따개나 뭐 이런 게 많았다. 키가 작아 ’반지의 제왕‘ 속 드워프인 김리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래도 공부는 잘 했나 보다. ’극한직업‘ 속 이력서를 보니 수학과외 경력이 있더라(유병재는 방송에서 “전교 1등을 한 적 있다”고 했다. 2007년 서강대 신방과에 입학해 현재 휴학 중이다.)▶유: 수리영역은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다. 물론 그 해는 수리영역이 쉽게 나왔지만. 주로 어린 친구들을 가르쳤다. -페이스북을 보니 ’수지가 아까울까 이민호가 아까울까 시간이 아까웠다‘란 글을 썼더라. 왜 쓴 건가▶유: 아, 그건 두 사람 열애 기사 보고 든 생각이다. 문득 떠올랐다. 소식 접하고 누가 아까울까란 생각을 하는 날 발견했고, 그걸 생각하는 내가 한심해서 적은 거다. 유병재에 ’무한도전‘은 지울 수 없는 ’방송 지문‘이 됐다. 유병재는 ’무한도전‘ 새 멤버 영입 프로젝트에 두 번이나 출연하며 시청자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한도전‘은 큰 추억이 될 것 같다▶유: 워낙 좋아했던 프로그램이다. 다들 잘하시는 분들만 나오시잖나. 그분들 보느라 시청자처럼 있다 온 거 같다. 하도 웃겨서. 지켜보며 ‘나도 저렇게 방송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단순히 말 잘하고 이런 걸 넘어서. 촬영장 가니 ‘무한도전’ 멤버들이 ‘특이하다’ ‘귀엽다’ 며 좋아해 줘 감사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고 예능 작가로도 활동했으며 드라마도 썼다. 다음은 뭔가▶유: 계속 찾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더 해보고 싶다. 만들어보고 싶은 기획 아이템이 몇 개 있어서. 작사도 해보고 싶다. 재미있게 쓰고 싶다. -같은 회사의 나영석 PD와 작업해 보는 건 어떤가▶유: ‘삼시세끼‘를 좋아했다. 그냥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더라. 폭소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내 방송 가치관이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한 프로그램이다. 웃음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잖나. -작가, 개그맨, 배우, 연예인 중 제일 듣고 싶은 말은 뭔가▶유: 개그맨이다. 연예인은 지금도 아니라고 앞으로도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을 것 같고. 솔직히 ’무한도전‘까지 나갔는데 ’난 연예인 아니다‘라고 우기는 것도 좀 그렇고. -마지막 질문이다. 묘비에 어떤 글을 남기고 싶나▶유: ‘후지게’는 안 살았다? 지금도‘ 후지다’고 볼 수 있지만 창피하게 살고 싶진 않다. 그런데 지금도 묘비명을 쓰나?▶ 관련기사 ◀☞ 윤현민·전소민 '핑크빛 열애설'☞ "김연아-김원중 다시 커플 반지, 재결합은 공공연한 비밀"☞ '라스' 이재훈 "논현동 65억 빌딩 내놨다" 이유는?☞ 유연석, "길었던 무명 시간만큼 고민도 많았다"☞ '라스' 방은희, "개명 이유? 이혼에 수술, 화상까지 안 좋아서"…
- [이슈n뉴스] 고평가 논란에도 또 다시 급등‥'너 어디까지 가니?'
- [이데일리TV 이선미PD]시장을 여는 최고의 선택, 시장을 이기는 완벽한 전략! 김민주 앵커거 진행하는 <이기는 투자전략 1부>가 개장 전 글로벌 이슈부터 국내외 주요 뉴스까지, 시장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해 드립니다.‘이슈n뉴스’ 코너에서 오현진 팀장(머니스터디)이 출연하여 화제가 되고 있는 뉴스를 중심으로 증시의 흐름을 짚어드립니다.▶고평가 논란에도 또 다시 급등‥‘너 어디까지 가니?’Q1. 거품논란까지 일고 있는데 코리아나(027050), 한국화장품(123690), 셀트리온(068270)은 또 다시 급등하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일부 모멘텀 있는 섹터군으로의 수급쏠림 발생-화장품주, 시내 면세점 확대에 따른 성장 기대 지속-셀트리온(068270), 美 FDA승인 기대감 부각 Q2. 투자의견은?-한국화장품(123690), 코리아나(027050) 향후 실적 턴어라운드 확인 필요 : 고평가 논란 여전-보유 시, 대량거래 수반된 음봉발생 시 이탈 관점-올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본격 개화-셀트리온(068270), 중장기적 관점에서 조정 시 모아가는 전략 유효Q3. 그럼 다른 화장품주나 제약, 바이오주에 대한 의견은? -화장품주, 성장에 대한 기대감 선반영-제약주, 반등폭 적은 종목군 위주의 트레이딩 접근 유효-한올바이오파마(009420), 알리바바 입점에 따른 매출확대 기대☞이 코너는 2015년 4월 8일 수요일 아침 7시 30분 이데일리TV‘이기는 투자전략 1부’프로그램에서 방송됐습니다. ☞ 이데일리TV채널안내 http://tv.edaily.co.kr/(http://tv.edaily.co.kr/)
- 판도를 바꾼 JTBC 예능..'냉장고 회담'의 성공 리포트
- 냉장고를 부탁해[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냉장고 회담’이 예능가를 접수했다.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비정상회담’은 월요일 예능 판도를 바꾼 주역이다. 단순히 방송하는 날의 흐름을 잡았을 뿐 아니라 방송가 전체 트렌드를 이끄는 기촉제가 되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와 ‘비정상회담’은 각각 셰프와 외국인 출연진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으며 방송가에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월요일 밤 9시 40분에 방송되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스타의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져와 대한민국 최고의 셰프들이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특별한 음식을 만드는 푸드 토크쇼다. 요리시간에 15분의 제한을 둔 신 개념 ‘쿡방’과 외국인 토론 예능이라는 포맷으로 기존의 프로그램들과 다른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다.‘냉장고를 부탁해’가 요리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이유는 독특한 포맷과 새로운 예능 캐릭터들이 내뿜는 시너지효과에 있다. 최현석, 샘킴, 정창욱, 미카엘, 홍석천, 김풍 셰프 6인방은 15분의 짧은 시간과 한정된 냉장고 속 재료를 마법 같은 결과물로 바꾼다. 또한 허세 최현석, 요정 정창욱 등의 캐릭터가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MC 김성주와 정형돈의 스포츠 중계를 보는 듯 한 빠른 진행은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불어넣는다.‘냉장고를 부탁해’는 3.2%(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 제외 기준)의 평균 시청률을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 3월 9일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 17회는 4.1%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은 4.9%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편 지난 3월 한국 갤럽이 실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조사에서는 12위에 올랐다. 비정상회담△비정상회담월요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비정상회담’의 외국인 출연진(G12)은 지난해 7월 첫 방송 이후 매회 새로운 유행어와 캐릭터를 만들며 예능계 다크호스로 우뚝 섰다. 줄리안 퀸타르트와 로빈 데이아나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나섰고 알베르토 몬디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으며 다른 멤버들 역시 TV광고와 잡지 화보의 모델로 활약하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비정상회담’은 한국갤럽에서 매월 실시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조사에서 순위를 높여가며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2월 6위, 3월에는 4위로 도약했다. 또한 중국의 장수위성TV, 터키의 atv에 포맷이 수출되어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비정상회담’의 인기 요인을 ‘소통’과 ‘진정성’으로 꼽는다. ‘비정상회담’의 담당 작가들은 녹화 전 출연진을 전담해 인터뷰 한다. 시청자들에게 오해가 없도록 전달하는 방법 등을 함께 연구하는 것. ‘비정상회담’의 세 MC 전현무, 성시경, 유세윤도 멤버들을 챙긴다. 멤버들의 특징을 기억해 두고 방송에 녹여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한다. 제작진과 출연진들 간의 끈끈한 팀워크가 프로그램 인기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MC 유세윤은 “MC들과 G12은 가족 같은 사이이다. 방송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도 많이 나눈다”며 “늘 즐겁게 촬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정상회담’의 녹화는 매번 기다려진다”고 돈독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관련기사 ◀☞ '개콘-닭치고', 이태임-예원 패러디.."언니, 저 마음에 안들죠"☞ '개콘' 김수영, 9주 만에 50kg 감량 성공..'성인女 1명 빠졌다'☞ 시청률 부진 '여왕의 꽃', 유승옥 깜짝 출연..'섹시 노이즈?'☞ '진짜사나이' 조동혁 "신검 1급, 군대 갈 줄 알았는데 공익근무"☞ '장미빛 연인들' 정보석, 막장 공식의 처음과 끝
- [TV 만화경] 만들어지는 남성
- [이데일리 윤수은 기자]TV 프로그램은 대중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다. 그러나 보다 진지한 시선에서 대중매체를 다루는 태도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기존 매체에선 단순히 방송 내용들을 요약하거나, 시청자(관객)의 반응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TV 만화경’은 대중매체의 표면적인 현상을 설명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드라마의 이야기나 예능 프로그램의 통속성 뒤에 숨어있는 ‘인문학적 메시지’를 끌어낸다. 가장 평범한 것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고자 한다.‘육아예능’ 전성시대다. 원조 육아예능인 MBC ‘아빠, 어디가’부터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이르기까지 주말 안방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는 것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육아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은 단지 아이들의 재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겠지만 육아예능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아이들의 ‘아빠’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육아와 가사에 애쓰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연예인 아빠들의 모습은 ‘슈퍼대디’(super daddy) ‘프렌디’(friend+daddy)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육아예능의 대표격인 KBS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성훈 추사랑 부녀. 육아프로그램의 인기 이유는 단지 아이들의 재롱만 아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가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사진=이데일리 DB 이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참신함은 연예인 아빠들의 일상생활을 통해 더 이상 육아와 가사가 여성만의 책임이 아니며, 남성 또한 부담을 나눠가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기존에 있어온 한국사회 가부장의 전형적 이미지를 탈피한 데에 있다. 결혼한 여성을 ‘아내’ 혹은 ‘안 사람’이라 부를 만큼 한국 사회에선 전통적으로 여성의 활동을 집안일, 가사노동으로 인식해왔으며 근대화의 과정에서 형성된 일반적인 중산층 가정의 이미지는 바깥일을 하는 직장 남성과 집안일을 하는 전업주부로 부부의 성역할을 양분해왔다. 다시 말해 지금 인기를 끄는 육아 프로그램은 한국 사회에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가정내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에 대한 일대 패러다임에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일단 여성시청자의 관점에서 보면. 육아예능은 오늘날 한국의 여성들이 처한 현실적 문제에 일말의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미 한국사회는 여성들의 취업이 일상화 되었으며 여성은 더 이상 ‘안 사람’이 아니라 ‘바깥사람’의 일까지 도맡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워킹맘(Working Mom)’ 내지 ‘슈퍼맘(Super Mom)’이라는 어휘는 이런 현대 한국 직장여성의 처지를 반영한 말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오랜 고정관념도 뿌리 깊게 박혀있다. 우리 시대의 직업여성들은 커리어우먼으로서의 직업활동도 해야 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이었던 육아와 가사 역시 해결해야하는 이중의 딜레마에 처해있는 것이다.CJ그룹의 경력단절여성 채용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들. ‘경력단절여성’이란 용어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사회의 여성들은‘가정 아니면 직장’이라는 선택의 갈래길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육아예능 속 슈퍼대디의 모습은 이런 현실을 달래는 판타지인 셈이다. 사진=이데일리DB 육아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주부로 살다가 재취업의 어려움을 겪는 ‘경력단절여성’의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듯, 한국의 직장 여성들은 ‘가정 아니면 직장’이라는 선택의 갈래길 사이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결국은 가정과 직장 모두를 혼자서 부담하거나 아예 한 쪽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몰리고 있다. 그런 상황이니 여성들은 자신들의 문제에 공감하고 육아와 가사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육아예능 속 슈퍼대디의 모습에 환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실은 결국 여성에게만 전적으로 육아와 가사의 문제를 떠넘길 수 없으며, 자연스럽게 남성 또한 기존의 관습적, 문화적 틀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여성의 부담을 나눠 짊어질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육아예능 전성시대’는 작금의 시대상과 시대적 필요에 대한 문화적 반영인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프랑스의 여류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1908~1986)가 자신의 저술 「제 2의 성」에서 주창한 바 있는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란 명제는 우리에게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존은 본질에 우선한다’는 실존주의 철학의 기본에 입각해서 보부아르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선천적으로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 사회, 정치, 역사, 문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해서 만들어진 후천적인 것이며 사회의 변화에 따라 여성의 사회적 역할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 명제를 살짝 뒤집어보자. ‘남성 역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아빠는 엄마의 역할을, 엄마는 아빠의 역할을 서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맞벌이와 야근이 상식으로 자리잡은 이 고단하고 팍팍한 현실 속에서 가정을 만들거나 유지할 수가 없다. 여성이 전통적 남성의 생계 책임을 일부 떠맡게 된 지금, 남성 또한 여성의 육아, 가사 부담을 짊어져가야 한다. 더 이상 고정된 성역할은 없다. 그에 관한 편견과 선입견만이 있을 뿐이다. 육아예능 프로그램은 아직도 기존의 가정, 기존의 성역할 인식에 고착화된 우리의 굳은 인식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TV 모니터 속 슈퍼대디와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에 가려진 ‘평범한 가정’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바람직한 형태의 새로운 가족공동체를 모색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