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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상장 도전하는 ‘대어급’ 기업, 어디
  • 을사년 상장 도전하는 ‘대어급’ 기업, 어디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올해 LG CNS를 시작으로 6개 기업이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다. 작년말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비롯해 ‘K-뷰티’ 기대주 달바글로벌,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서는 서울보증보험과 케이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LG CNS는 이번 상장에서 총 1937만7190주를 모집한다. 절반인 968만8595주는 구주매출로 구성됐다. 희망 공모가액은 5만3700~6만19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5조9972억원이다. 오는 1월 9~15일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1~22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LG CNS는 지난 1987년 설립된 LG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로 삼성SDS, SK㈜ C&C 등과 ‘시스템통합(SI) 빅3’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매출 5조1127억원, 영업이익 3732억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49.95%를 보유한 LG그룹 지주사 LG다. 2대 주주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맥쿼리자산운용으로, 이번 공모에서 맥쿼리운용은 보유 지분을 구주매출할 계획이다. 국내 공작기계 시장 1위 DN솔루션즈도 기대주 중 하나다. DN솔루션즈는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서 2조6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주관사 선정 단계에서 거론된 기업가치는 최대 6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 2조1023억원, 영업이익 4362억원을 기록해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가 눈에 띈다. 최대주주는 2022년 회사를 인수한 DN오토모티브가 지배하는 지엠티홀딩스(90.32%)로, 공모 물량의 절반은 구주매출로 구성될 전망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UBS증권이다. 롯데그룹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CJ대한통운에 이어 업계 2위 물류회사다. 2016년 롯데그룹에 인수된 후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공모 주식 절반은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PE)의 구주 매출로 이뤄진다. 지난해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587억원을 기록했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이다. ‘승무원 미스트’로 유명한 달바글로벌(옛 비모뉴먼트)도 코스피 입성에 도전한다. 달바글로벌은 지난해 매출 2008억원, 영업이익 345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38%, 136% 성장했다. 당초 코스닥 상장을 노렸지만 최근 K-뷰티 기업가치가 상승하자 코스피로 선회했다. 구주에 투자한 우리벤처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도 전망된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서울보증보험과 케이뱅크도 연내 상장에 재도전한다. 서울보증보험은 2023년 상장 철회 이후 지난해 10월 재차 상장 예심을 통과했지만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2023년 상장 추진 당시 시가총액은 3조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재추진 과정에서 몸값은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IPO 삼수생인 케이뱅크는 2023년 2월과 지난해 10월 상장 연기 후 1월 중 상장 작업을 재개할 전망이다. 서울보증보험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케이뱅크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BofA다.
2025.01.02 I 허지은 기자
1500원 목전에 둔 환율에 "금리 인하는 신중해야"
  • 1500원 목전에 둔 환율에 "금리 인하는 신중해야"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미 과거 경제 위기 때 수준으로 높아진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한 경계감을 강하게 드러내면서다. 최근 환율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정치 불안을 첫손에 꼽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2일 이데일리가 경제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경제 전망’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8%(19명)는 ‘환율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는 마지막 카드로 써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낮추며 38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 기조에서 완화적으로 전환했다. 이후 11월에도 연달아 기준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내렸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역전 폭은 현재 150bp다. 이미 역전 폭이 역사적으로도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정책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려고 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내수 부양 등을 위한 금리 인하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한미 금리 차가 다시 역대 최대폭(200bp) 수준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열린 상황이다. 문제는 환율이다. 한미 금리차가 200bp로 역대 최대폭을 유지했던 2023년 7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중후반 수준이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환율은 정규장(오후 3시30분 기준)을 1472.5원에 마쳤다. 앞서 지난달 27일엔 장중 1486원대를 찍으면서 이미 상단을 높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로 금리 역전 폭이 확대하면 국내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변동성 역시 확대되면서 환율이 더 뛸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금리가 높은 구간이 이어지면 아무래도 자금이 미국으로 모이게 되고 강달러로 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 정치의 불안정성이 노출된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는 마지막 카드도 아니고 지금으로서는 아예 하면 안 된다”며 “이미 미국과 금리가 역전 상태이기 때문에 자본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고 그것 때문에 환율도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체 응답자 중 27.8%(10명)는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빠르게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 많이 올리지 않아서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은 많이 없지만 금리는 인하할 수밖에 없다”며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진작하고 소비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 부양을 위해선 금리 인하보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선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기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필요하다면 금리를 내려야 겠지만 확장적 재정정책을 우선 써야 한다”며 “올해부터 재정정책이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못하고, 최근의 정치적 상황까지 겹치니 재정정책의 역할을 통화정책이 떠안는 ‘연쇄적 제도 실패(cascading institutional failure)’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상승을 견인하는 가장 큰 원인과 향후 위험 요인으로는 58.3%(21명)가 ‘탄핵 등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을 선택했다. 이어 ‘미국 기준금리 속도조절에 따른 강달러’(22%, 8명), ‘하락하는 경제성장률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11%, 8명)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한은의 예상대로 2%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77.8%(28명)로 압도적이었다.
2025.01.02 I 장영은 기자
“유튜브로 보는 중” 尹 기습 독려에 ‘목소리 더 커진’ 지지자들
  • “유튜브로 보는 중” 尹 기습 독려에 ‘목소리 더 커진’ 지지자들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새해 첫날인 1일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반대 집회 측에 “끝까지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자 지지자들은 고무돼 심야 집회를 이어갔다. 앞서 법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해 경찰을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까지 불사하며 체포영장에 반발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전날 정오쯤부터 집회를 시작한 시민들은 이날 오후 10시 30분쯤을 넘겨서까지 관저 인근에서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에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했다.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경광봉 등을 들고 “탄핵 무효”, “윤석열”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24시간 철야 집회를 이어가는 지지자들에게 A4용지 한 장 분량의 메세지를 전달했다.윤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나라 안팎의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감사하다.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국가나 당이 주인이 아니라 국민 한 분 한 분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우리 더 힘을 냅시다”라고 지지자들을 독려했다.윤석열 대통령은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구성을 돕는 석동현 변호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관계자를 통해 자필 서명이 담긴 메시지를 집회 현장에 전달했다. 사진=석동현 변호사 제공윤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는 소식에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집회 생중계에 더 열띤 반응을 보였다.또 이날 오후 관저 인근에선 탄핵에 찬성하는 일부 시민이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면서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과 곳곳에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신자유연대 등은 지난달 31일 오후부터 본격적인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영장을 무효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은 대통령도 내비치고 있다”며 “우리가 (영장을) 몸으로 막아도 불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권한이 없는 기관이 영장을 청구한 것은 대한민국의 한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관저를 수색해 윤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영장은 발부됐지만, 대통령경호처(경호처)가 또 막아서면 집행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 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경호처는 이 같은 규정 등을 이유로 용산 대통령실 등에 대한 공조본의 압수수색을 막아선 바 있다. 아울러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19조는 집단적인 경호 업무 방해가 있을 경우 경호처 소속 경호원이 부득이하다고 판단되는 한도 내에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조본과 경호처 간 충돌 가능성이 나오는 배경이다. 경호처는 이날 영장이 발부된 뒤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2025.01.02 I 이로원 기자
"추경 긴급수혈 필요하지만…'선심' 재정 안돼"
  • "추경 긴급수혈 필요하지만…'선심' 재정 안돼"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 후반대도 위태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기존의 경제정책 기조였던 ‘건전재정 유지’보다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재정의 역할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나라 곳간이 마른 상황(2024년 세수결손 규모 30조원 예상)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재정 확대 규모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1일 이데일리가 경제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경제 전망’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7%(30명)가 추경 등 재정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건전재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14.3%(5명)에 불과했다. 이는 추경 편성에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정부와는 상반된 의견이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생이 어렵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현재 예산이 통과된 이후 시행되지 않은 상황이라 (추경보다는) 본예산 시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재정확대가 필요하다고 본 전문가들은 ‘시계제로’ 상태에 놓인 한국경제를 부양하는데 정부안 대비 4조 1000억원이 깎인 본예산(673조 3000억원)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데 집중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소비·투자가 다 죽은 데다 여야 대치 속에 본예산마저 증감액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경 카드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추경 등을 통한 적극적인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한 전문가는 40%(14명)이며 ‘재정 확대는 필요하지만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45.7%(16명)으로 재정 확대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적극적인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최근 위축하고 있는 소비 심리 회복을 최우선 과제라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지낸 강태수 KAIST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민간소비가 줄고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 측면에서 도움을 주기 위한 방안은 추경뿐”이라며 “민간 소비심리가 누그러지지 않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예전과 같은 선심성 재정 확대를 경계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치적 목적 등 왜곡된 재정 지출 구조를 바꾸지 않고 나눠먹기식의 추경을 편성해선 안 될 것”이라며 “정치권에서도 이제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위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재정 적자 마이너스를 더 늘리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재정 적자가 마이너스(-) 5%씩 매년 쌓여간다. 우리 경제규모에 맞지 않는 ‘씀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불황에 맞춰 일시적으로 재정적자를 늘려서라도 지출을 확대할 수 있지만 ‘빚을 내서 쓰고 있다’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5.01.02 I 강신우 기자
장기 저성장 '턱밑'…구조개혁 '골든타임'
  • 장기 저성장 '턱밑'…구조개혁 '골든타임'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것은 물론, 1%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에 탄핵 정국까지 겹친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이와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성장률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구조개혁에 나설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재정을 투입하고 금리를 내리는 등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저출생과 수도권 쏠림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1일 이데일리가 경제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2025년 경제 전망’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인 51.4%(18명)가 올해 성장률이 1.0%대 후반에 그칠 것으로 응답했다. 1.0%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37.1%(13명)에 이르렀으며 1.0% 미만까지 하회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7%(2명)에 달했다. 소비 침체에 따른 경기 둔화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출 약화로 경제 체력이 약해질 수 있는 상황에 탄핵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문가 중 71.4%(25명)가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탄핵 등 정치적 이슈’를 손꼽았다. 여기에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신정부 출범(11.0%)에 대한 리스크와 내수 부진(8.6%), 가계 부채(5.7%) 등 우리 경제 내부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이와 함께 금리 인하와 확장재정 등 정책이 예전처럼 경기를 부양할 ‘전가의 보도(가보로 내려오는 명검)’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문가 중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해야한다고 보는 이는 전체의 25.7%(9명)에 그쳤고, 5.7%(16명)는 재정을 확대하더라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제 시계가 흐려진 상황일수록 고착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저출생(37.1%)과 부(富)의 부동산 쏠림(28.6%)등 우리 경제 활력을 저하하는 문제에 대한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다. 한국은행 부총재를 지낸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저성장 고착화는 경기 요인보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구조적 요인의 영향력이 더 크다”며 “경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정치·사회 시스템 포함, 구조적인 효율성을 끌어올릴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2025.01.02 I 권효중 기자
‘필수 육아템’ 독일에 토니박스 있다면 한국엔 ‘코코지’
  • ‘필수 육아템’ 독일에 토니박스 있다면 한국엔 ‘코코지’
  •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독일에는 ‘토니박스’, 영국에는 ‘요토 플레이어’, 미국에는 ‘스포티파이 키즈’가 있다면 한국에는 ‘코코지’가 있습니다. 코코지는 아이가 눈을 뜨는 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스스로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하고 듣는 유일한 기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작년 대만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미국에 진출해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박지희 코코지 대표가 12월30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코코지)지난달 31일 서울 강남의 사무실에서 만난 박지희 코코지 대표는 이 같은 포부를 전했다. 박 대표는 배달플랫폼 ‘요기요’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으로, 지난 2020년 10월 코코지를 설립하며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코코지는 지난해 시리즈A 라운드까지 200억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다.박 대표가 두 번째 창업 아이템으로 키즈용 오디오 콘텐츠를 선택한 것은 요기요 초기 투자자였던 루카시 가도우스키 팀글로벌 대표의 제안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아마존 에코가 콘텐츠 플랫폼과 연계해 서비스를 확산하던 때였는데, 아시아에는 주목할 만한 서비스 사업자가 없었다. 박 대표는 아시아 기반의 오디오 콘텐츠 사업자가 되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수락해 팀글로벌과 핑크퐁컴퍼니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코코지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집 모양의 기기인 ‘코코지 하우스’와 각기 다른 콘텐츠를 담은 캐릭터 인형 ‘아띠’로 구성돼 있다. 아띠를 집 안에 넣으면 이야기나 노래를 재생하는 방식이다. 아띠는 현재 40종에 달한다. 박 대표는 인형 모양의 아띠에 대해 “유아들이 애착을 형성할 수 있고 보고 만지는 감각을 동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코코지하우스와 아띠.(사진=코코지)코코지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육아템으로 자리매김 했다. 2022년 3월 첫 제품 출시 이후 만 2년이 채 되기도 전에 누적매출액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2024년 매출은 전년대비 65% 늘었고 내년 매출 성장률은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지난해 여름 진출한 대만은 코코지를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박 대표의 포석이다. 그는 대만이 중화권 국가이면서 한국 소비자들처럼 교육열이 높고 한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다는 이유로 대만을 첫 타깃으로 삼았다. 박 대표의 전략은 정확히 적중해 지난해 4분기 들어 대만 내 매출이 매월 두 배 이상 늘고 있다. 대만에서는 이달 전국 40여개 매장을 보유한 서점 애슬리트에서도 판매를 시작하며 오프라인에도 진출했다. 박 대표는 전체 인력의 40%를 기술인력으로 구성하고 기기와 연결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만으로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플랫폼에 무게를 두면서 해외 업체와 차별화를 꾀했다. 그는 내년에는 세계 오디오북 시장의 45%를 차지하는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다.박 대표는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가치를 제공해 글로벌 서비스로 키워내겠다”며 “앞으로 취학 전 아동 뿐만 아니라 더 높은 연령대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쌍방향 소통으로 전세대를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기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지희 코코지 대표(사진=코코지)
2025.01.02 I 김혜미 기자
트럼프 업고 정치불안까지…이대론 일본처럼 된다
  • 트럼프 업고 정치불안까지…이대론 일본처럼 된다
  •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올해 경제 성장률은 1.5%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까지 탄핵정국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은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을 미룰 것이다. 제주항공 참사도 소비 위축에 큰 영향을 주면서 경제가 많이 가라앉고 있다.”(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 전문가들이 내놓은 올해 한국경제 전망은 ‘암울’ 그 자체다. 국내 정세가 탄핵정국의 격랑에 휩싸이며 이달 20일 출범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인상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공세엔 사실상 무방비 상태란 진단이다.일본처럼 저성장 장기화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단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의 정치불안이 저성장 장기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단 지적도 나왔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정치 불안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는 저출생, 수도권 쏠림과 같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은 구조적 문제 해결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진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정치불안, 트럼프보다 한국경제에 더 나빠” 1일 이데일리가 경제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경제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51.4%, 18명)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봤다. 1%대 초반까지 추락할 것이란 응답률도 37.1%(13명)에 이른다. 21세기 들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 아래를 기록한 건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지난 2009년(0.8%)과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0.7%),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2023년(1.4%) 등 3번뿐이다. 올해가 금융위기·코로나 사태에 버금가는 위기의 해가 될 것이란 얘기다.특히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한 탄핵정국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 대다수(71.4%, 25명)가 ‘국내 정치적 이슈’를 올해 한국경제의 최대 걸림돌로 꼽았다. ‘트럼프 신정부 출범’(11.0%, 4명) 응답률을 압도하는 수치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로 손꼽힌 것을 고려하면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이 더 크다는 의미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불안의 여파는 핵폭탄급”이라며 “소비가 위축되고 외국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다. 국가신인도도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정치불안, 저성장 장기화의 시발점 될라”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저성장 장기화의 길에 들어섰단 우려도 크다. 전문가 중 3분의 1(34.3%, 12명)은 저성장이 장기화하며 물가상승률마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한국은 이미 7~8년 전부터 일본처럼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기업들의 해외투자로 자본이 빠져나가는 게 대표적인 증거”라며 “부동산에만 돈이 몰릴 뿐 국내엔 투자할 곳이 없다는 것이고 한국에 희망이 많지 않다는 뜻”이라고 했다.다만 ‘저성장 기조에 돌입하겠으나 일본처럼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34.3%로 동률을 이뤘다.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일본과 달리 정보통신기술(IT)이나 신기술로 옮겨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일본처럼 완전히 활력이 사라진 건 아니다”고 판단했다.저성장 장기화 속에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전문가도 17.1%(6명)였다. 최병서 동덕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일본만 해도 30년 만에 물가가 오르고 있다”며 “한국은 인위적으로 누리고 있는 형편이나 물가상승 불안요소를 다 갖고 있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특히 전문가들은 정치 불안이 한국경제를 ‘저성장 장기화의 굴레’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도 봤다. 박기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장기화하면 일본식 장기불황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저성장 장기화 여부는) 내란·탄핵사태가 얼마나 신속히 해결되고 경제불확실성이 해소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 하락 고착화를 막고 저성장 기로에 선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해법으로 저출생(37.1%, 13명)과 수도권 집중 해소와 균형발전(31.4%, 11명)을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부(富)의 부동산 쏠림 현상 해결’(28.6%, 10명)과 ‘일가정 양립정책’(17.1%, 6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합계출산율이 세계 꼴찌 수준으로 국가소멸론까지 나오는 만큼 출산율을 높이는 대책 마련과 함께 인구감소에 대응할 구조개혁이 시급하단 의견이 주를 이뤘다.이외에 ‘주력산업의 산업개편’, ‘기술 개발 및 산업구조조정’, ‘기업 규제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영범 교수는 “인구감소로 노동 투입량이 줄면 생산이 줄고 저성장은 불가피하다”며 “노동, 자본, 기술력을 올리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01.02 I 김미영 기자
서울시, 25개 자치구 사용 ‘광역 서울사랑상품권’ 750억 조기 발행
  • 서울시, 25개 자치구 사용 ‘광역 서울사랑상품권’ 750억 조기 발행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서울 25개 자치구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광역 서울사랑상품권’이 연초부터 조기 발행된다. 서울시는 광역 서울사랑상품권의 올해 발행 예정액 1500억원 가운데 750억원을 오는 8일부터 5% 할인된 금액으로 조기 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를 통해 고물가 장기화와 함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게 서울시 계획이다.시는 동시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출생 연도(주민등록번호 둘째 자리)에 따라 ‘홀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짝수’는 오후 3시~7시로 나눠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발행 금액은 오전·오후 각 375억원씩 총 750억원이다. 오후 7시 이후에는 판매 가능 금액이 남아 있다면 출생 연도와 관계없이 누구나 구매할 수 있다.광역 서울사랑상품권은 5% 할인된 가격으로 1인당 월 3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고 보유 한도는 100만원이다. 구매일로부터 5년 이내 사용할 수 있고, 현금(계좌이체)으로 구매한 경우, 상품권 금액의 60% 이상 사용했다면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선물받기는 월 100만원으로 설정해 건전한 상품권 사용을 도모한다.다만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경우, 잔액 환불 및 선물하기는 불가하다.발행 당일인 8일에는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위해 서울페이플러스 앱의 ‘가맹점 찾기’와 ‘상품권 선물하기’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일시 중단한다.아울러 시는 더 빠르고 편리하게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난 4월 출시한 ‘서울페이플러스(서울Pay+)’ 앱을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서 사전에 내려받아 회원가입 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계좌이체 또는 카드 결제를 위해 계좌 등을 미리 등록해 놓으면 상품권 구매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송호재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이번 광역 서울사랑상품권 조기 발행이 소비심리는 회복시키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1.02 I 박태진 기자
'극장가 구원투수' 봉준호·박찬욱·송혜교 출격
  • '극장가 구원투수' 봉준호·박찬욱·송혜교 출격
  •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와 같은 K팝 간판 스타들의 컴백, 봉준호·박찬욱 등 한국 영화 거장의 귀환, ‘오징어 게임3’, ‘흑백요리사2’ 등 K콘텐츠 대작들의 공개가 예정돼 있어 어느 해보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2024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영화계가 새해에는 거장들의 귀환과 톱배우들의 스크린 복귀로 활짝 꽃피울 전망이다. ‘아바타’, ‘미션 임파서블’ 등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대작들까지 출격을 앞둬 극장가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왼쪽부터)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 포스터, 박찬욱 감독. (사진=워너브러더스, 뉴스1)봉준호와 박찬욱, 세계가 주목한 두 거장의 신작이 올해 베일을 벗는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과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그 주인공이다. ‘미키 17’은 아카데미 시상식과 칸 국제영화제 등 수상을 휩쓴 ‘기생충’(2019) 이후 봉준호 감독이 약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SF물이다.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패틴슨과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북미에서 3월 7일 개봉하며, 이보다 앞선 3월초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칸 영화제 수상작 ‘헤어질 결심’(2022) 이후 그가 3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영화다. 배우 이병헌이 주인공 만수 역으로 캐스팅돼 ‘공동경비구역 JSA’(2000), ‘쓰리, 몬스터’(2004) 이후 20여 년 만에 박 감독과 재회했다.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유연석 등 스타 배우들이 출연한다. CJ ENM이 기획 및 개발에 참여한 할리우드 영화 ‘부고니아’도 세계적 관심을 받는 화제작이다. ‘부고니아’는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감독 장준환, 2003)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해외 영화제를 휩쓴 거장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엠마 스톤, 제시 플레먼스 등이 출연한다. 영화 ‘검은 수녀들’ 송혜교 스틸컷. (사진=NEW)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티저 포스터.한류스타들의 스크린 복귀작도 쏟아진다. 송혜교가 출연한 오컬트 미스터리물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이 대표적이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검은 수녀들’은 송혜교가 ‘두근두근 내 인생’(2014) 이후 11년 만에 택한 스크린 복귀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민호도 웹툰 원작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으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강남 1970’(2015) 이후 약 10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영화 신작이다. 할리우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프랜차이즈 대작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미션 임파서블8’), ‘아바타’ 시리즈 3편 ‘아바타: 불과 재’(감독 제임스 카메론), 뮤지컬 영화 ‘위키드2’,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2’ 등이 올해 개봉한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영화의 제작편수가 급감해 보릿고개가 예상된다”면서도 “뛰어난 감독, 배우들로 내실에 집중한 한국 영화와 블록버스터 속편에 사활을 건 외화 간 경쟁이 올해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01.02 I 김보영 기자
'오겜3'부터 600억 대작까지… 믿고 보는 K콘텐츠 '풍성'
  • '오겜3'부터 600억 대작까지… 믿고 보는 K콘텐츠 '풍성'
  •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와 같은 K팝 간판 스타들의 컴백, 봉준호·박찬욱 등 한국 영화 거장의 귀환, ‘오징어 게임3’, ‘흑백요리사2’ 등 K콘텐츠 대작들의 공개가 예정돼 있어 어느 해보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K콘텐츠 열풍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오징어 게임’ 등 믿고 보는 IP(지식재산권)의 새로운 시즌 공개와 글로벌 스타들의 안방 복귀가 확정되며 일찌감치 순항을 예고했다.‘오징어 게임’ 시즌2 포스터(사진=넷플릭스)◇믿고 보는 IP가 온다지난해 12월 26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후 글로벌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올해 시즌3로 돌아온다. 시즌3에서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대결을 담은 시즌2의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시즌2에서 주최 측에 역습을 하다 공격을 받은 기훈과 그의 무리가 위기에 처한 만큼 이후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오징어 게임’ 시즌3 포스터(사진=넷플릭스)‘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대 흥행 1위(영어+비영어 포함/2억 6520만 뷰)의 기록을 갖고 있는 만큼 시즌2는 공개 전부터 전 세계의 기대를 받아왔다. 공개 이후 “철저히 실망스럽다”(할리우드 리포터), “이야기가 정체돼 있다”(뉴욕 타임스), “이야기를 질질 끈다”(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의 혹평이 이어졌지만 4일 연속 93개국에서 1위를 이어가며 흥행 중이다. 특히 시즌2가 독립적인 시리즈 역할을 하기보다 시즌3를 위한 발판에 그쳤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 만큼, 시즌2의 호불호와는 별개로 시즌3 역시 흥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오징어 게임’ 외에도 ‘피지컬100’ 시즌3, ‘흑백요리사’ 시즌2, ‘솔로지옥’ 시즌4 등 넷플릭스의 글로벌 흥행 예능이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다. 모범생 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영웅’은 웨이브에서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바꿔 시즌2를 공개한다.‘별들에게 물어봐’ 포스터(사진=tvN)‘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하는 아이유(왼쪽) 박보검(사진=넷플릭스)◇새 콘텐츠 등장대작들도 쏟아진다. 약 60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폭싹 속았수다’는 오는 3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1950년대 제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가수 겸 배우 아이유와 배우 박보검이 처음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등을 연출한 김원석 감독과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등의 임상춘 작가가 의기투합해 2025년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다.이외에도 2024년 히트작 ‘선재 업고 튀어’의 주인공인 변우석의 차기작 MBC ‘21세기 대군 부인’, 이민호·공효진이 호흡을 맞춘 500억 대작 tvN ‘별들에게 물어봐’, 강동원·전지현이 출연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 등이 올해 공개를 확정했다.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올해는 ‘오징어 게임’ 시즌3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바탕으로 K콘텐츠들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한다”며 “2024년 ‘선재 업고 튀어’, ‘눈물의 여왕’ 등의 흥행에서 봤듯 우리가 잘 하는 인간적인 이야기, 한국식 러브스토리 등을 글로벌 형식에 맞게 만든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1.02 I 김가영 기자
'K팝 투톱' BTS·블랙핑크가 돌아온다
  • 'K팝 투톱' BTS·블랙핑크가 돌아온다
  •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와 같은 K팝 간판 스타들의 컴백, 봉준호·박찬욱 등 한국 영화 거장의 귀환, ‘오징어 게임3’, ‘흑백요리사2’ 등 K콘텐츠 대작들의 공개가 예정돼 있어 어느 해보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드디어 ‘K팝 최강자’들이 돌아온다. 그간 멤버들의 군 복무, 개인 활동 등으로 그룹 간판을 내려놨던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올해 완전체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세계 최정상에 섰던 K팝 간판 스타들의 복귀에 벌써부터 가요계는 들썩이고 있다. 이들과 함께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세븐틴, NCT,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은 올해 월드투어를 늘리며 K팝 열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숱한 스타를 배출하며 K팝의 기틀을 잡은 SM엔터테인먼트는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 뮤직/하이브)◇BTS·블랙핑크 온다… 하이브·YG 함박웃음을사년(乙巳年) 새해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는 단연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6월 군 복무 중인 멤버 5명(RM·뷔·지민·정국·슈가)이 전역·소집해제하면서 이르면 올 하반기 완전체 컴백이 예상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지난 2년간의 군백기(군 복무+공백기) 동안 각자 솔로 활동을 펼치며 개인 브랜드 파워를 키웠다. 이들이 완전체로 컴백시 파급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의 갈등, 그룹 뉴진스의 전속계약 분쟁 등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던 하이브(352820)에겐 모처럼 대형 호재다. 이와 함께 대대적으로 월드투어에 나서는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에 이어, 차세대 K팝 주자로 성장한 아일릿, 투어스, 보이넥스트도어, 캣츠아이 등의 활약도 관심을 모은다.블랙핑크(사진=YG엔터테인먼트)하이브에게 방탄소년단이 있다면, YG엔터테인먼트에는 블랙핑크가 있다. 블랙핑크는 올해 새 앨범을 발매하고 월드투어에 돌입한다. 제니, 지수, 로제, 리사 네 멤버는 지난해 솔로 활동을 펼치며 입지를 다졌다. 특히 로제는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한 협업곡 ‘아파트’(APT.)로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다시 뭉친 완전체 블랙핑크의 파워는 막강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SM 창립 30주년 이미지◇‘30주년’ SM의 새 도약… 글로벌 영향력 확대 JYP창립 30주년을 맞는 SM엔터테인먼트에게는 새로운 도약에 나서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1995년 2월 설립한 SM은 1996년 5인조 그룹 H.O.T.를 시작으로 S.E.S., 신화,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엑소 등 수많은 인기 아이돌을 발굴, 육성해왔다. 최근에는 에스파, 라이즈, NCT 위시 등을 톱 반열에 올리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SM은 오는 11∼12일 소속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SM타운 라이브 2025’를 열어 30주년을 자축한다. 이후 SM타운 앨범, 30주년 기념 브랜드 필름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내놓으며 ‘K팝 명가’ 타이틀을 공고히 할 전망이다. 1분기에는 에스파 이후 5년 만에 신인 걸그룹을 론칭하는 등 향후 30년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에스파(사진=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디움급(5만 명 이상 모객)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를 필두로 니쥬·넥스지(일본), 비춰(미국), 보이스토리·프로젝트C(중국) 등 현지화 그룹의 활약이 기대된다.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팝 대표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블랙핑크 컴백, 글로벌 투어 모객 확대, 현지화 그룹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 등이 신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한중관계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2025.01.02 I 윤기백 기자
"현실판 '아이언맨 슈트' 웨어러블 로봇, 일상 증강 혁신 기술"
  • "현실판 '아이언맨 슈트' 웨어러블 로봇, 일상 증강 혁신 기술"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은 병원용에서 가정과 일상용으로 확장되는 시점에 있습니다. 상·하체의 기능이 부족한 부분에 부착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결합돼 현실판 ‘아이언맨 슈트’가 하나씩 등장하는 상황입니다.”이종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AI·로봇연구소 휴머노이드연구단장.(사진=KIST)이종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 휴머노이드연구단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웨어러블 로봇의 발전이 현실과 가상현실(VR)을 연결하면서 증강현실(AR) 기술이 일상에 빠르고 다양하게 확장되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이 단장은 웨어러블 로봇이 병원에서 재활 치료와 장애인의 거동 보조, 산업 현장에서의 작업 지원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 추세에 따라 노년층의 보행과 운동 등 일상적인 활동을 돕는 다목적 기기로 활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최근 65세 이상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며 “앞으로 5년, 10년, 20년 뒤를 생각하면 고령자의 일상생활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의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위해서는 ‘경량화’와 ‘기능성’의 극대화가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 단장은 “KIST에서는 고령자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과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등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일상에서 필요할 때 가볍게 착용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초소형, 초경량, 고출력이 핵심 키워드”라고 강조했다.이종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 휴머노이드연구단장 연구팀이 일상보조용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옴니(MOONWALK-Omni)’를 연구·개발하는 모습.(사진=KIST)이 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문워크-옴니(MOONWALK-Omni)’는 고령자의 홈 재활 및 일상 보조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이다. 이 로봇은 평지뿐만 아니라 경사로에서도 착용자가 힘을 덜 들이고 균형을 유지하며 걸을 수 있도록 돕는다. 마치 누군가 다리를 밀어주는 것처럼 보행을 지원한다.AI를 탑재한 ‘문워크-옴니’는 착용자의 보행 상태와 지형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평지, 계단, 경사로 걷기와 앉기, 일어서기 등 다양한 일상 속 보행을 지원하며, 낙상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운동 강도를 조정해 하체 근력을 강화하고, 보행 기능 모니터링을 통해 근골격 상태를 진단하며 질병을 예측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이 단장은 “문워크-옴니는 고령자의 일상 보행 기능을 돕기 위해 2㎏대의 가벼운 무게로 개발 중이며, 가정에서 필요할 때 스스로 탈부착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센서와 AI 등 다양한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질환과 보행 특성에 맞춘 맞춤형 가정용 웨어러블 로봇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제시했다.이 단장은 인조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사람이 착용해 신체 기능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가 일상생활에서 훨씬 더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웨어러블 로봇의 수요와 활용도가 점차 다양해짐에 따라, 각국은 사업화를 활발히 추진하며 기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결국 로봇은 인간을 어떻게 더 잘 이해하느냐가 핵심”이라며 “동작이나 의도 등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돼야 한다”고 봤다.이 단장은 포항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책임연구원과 수석연구원을 역임했으며, 2020년 KIST AI·로봇연구소에 합류하여 현재 책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7월부터는 휴머노이드연구단장을 맡아 웨어러블 로봇 설계 및 강인 제어, 휴머노이드 로봇, 인터랙션 구동 기술 분야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2025.01.02 I 김범준 기자
웨어러블 로봇, 과학 넘어 일상으로…재활의 미래를 열다
  • 웨어러블 로봇, 과학 넘어 일상으로…재활의 미래를 열다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헐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주인공 ‘아이언맨’은 ‘로봇 슈트’를 입고 자동차보다 빨리 달리거나 하늘을 비행하며 영웅적 활동을 한다. 마법과 같은 ‘아이언맨 슈트’가 더이상 공상과학(SF)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고령자나 환자 또는 하반신마비 장애인이 입기만 해도 벌떡 일어나 힘차게 걸을 수 있도록 신체 기능을 강화 또는 보조하는 ‘웨어러블(Wearable) 로봇’ 일상화 시대가 다가왔다.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용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 F1’이 하반신 마비 장애인 김승환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연구원에게 다가가 착용(도킹)되는 모습.(사진=카이스트)1일 로봇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초의 웨어러블 로봇은 1960년대 중반 미국 제조사 제너럴일렉트릭(GE)이 근로자의 근력을 증강하기 위해 개발한 ‘하디맨(Hardi-man)’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보다 20여년 먼저 서비스를 목적으로 연구·개발돼 왔다. 2010년대 들면서 웨어러블 로봇에 적합한 고출력 전기모터들이 개발되고, 실시간 제어가 가능한 프로세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술 연구와 상용화가 본격화됐다.웨어러블 로봇에는 외골격 본체 외에도 인체의 심장에 해당하는 ‘전기모터’, 감각 신경에 해당하는 ‘센서’, 에너지에 해당하는 ‘배터리’, 근육과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 등 구동 장치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적합한 구동력을 제공하는 ‘고토크·고출력 전기모터’ △사용자에게 저항력을 가하지 않고 정밀한 토크 제어가 가능한 기술인 ‘무저항 정밀구동장치’ △사용자의 관절과 전기모터 사이에 선형성이 높은 탄성체를 설치해 정밀한 보조력을 생성하는 ‘직렬 탄성 메커니즘’ 등이 필수적이다.하드웨어적 요소뿐만 아니라 머신러닝 기반으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학습하고 최적화해 적응 시간을 단축시키는 ‘인공지능(AI) 기술’, 비전 카메라를 통한 ‘영상정보 분석’, 빠른 반응과 정확한 제어를 위한 ‘실시간 제어 프로세서’, 개인별 신체 특성에 맞는 보행 패턴을 생성하는 ‘궤적 생성’ 기능 등 소프트웨어 기술도 융·복합적으로 구현해야 한다. 이 밖에 로봇의 무게를 줄이는 ‘경량화’ 기술과, 유연한 재료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제공하는 ‘소프트 로봇’ 기술도 주요 요소다.이러한 여러 첨단 기술의 조합으로 웨어러블 로봇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보조하고, 편의성과 성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나아가 AI 에이전트 기술 발달과 함께 거대 언어 모델(LLM)과 멀티모달 모델(Multimodal Model)을 기반으로 음성·영상·이미지·텍스트 등 다양한 정보와 관계성을 학습하거나, 뇌과학과 연계해 말하거나 움직이지 않아도 사람의 생각을 읽거나 대화하듯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웨어러블 로봇의 탄생도 머지않은 이야기다.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스틱스 마켓리서치 컨설팅(Stratistics Market Research Consulting)이 2024년 6월 발행한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연간 약 17억9000만달러(약 2조6345억원)으로 추정된다. 오는 2030년까지 6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44.4%를 기록하면서 약 162억3000만달러(약 23조8873억원)로 커질 전망이다.해외에서는 2010년대부터 미국 ‘엑소바이오닉스’(옛 버클리바이오닉스), 일본 ‘사이버다인’, 프랑스 ‘원더크래프트’, 스위스 ‘호코마’, 이스라엘 ‘리워크로보틱스’ 등 주요 기업들이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선점하며 본격 제품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국내에서는 최근 △의료 및 재활 △산업 현장 △근골격계 보호 및 근력 증강 △일상생활 및 헬스케어 △국방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상현실(VR)과 결합한 메타버스 및 게임 분야로도 적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렇듯 관련 수요가 늘고 빠른 시장 성장이 예상되면서, 여러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특화한 웨어러블 로봇 연구·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엔젤로보틱스 ‘엔젤렉스’와 카이스트 ‘워크온슈트’2024년 3월 코스닥에 상장한 엔젤로보틱스(455900)의 주력 제품은 2022년 의료기기 3등급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의료보험 수가 적용을 받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렉스(ANGEL LEGS) M20’이다. AI를 통한 ‘보행의도 인식’ 기술을 통해 보행 의지와 습관을 읽어내 하반신 불완전마비 환자의 최적화된 재활을 돕는다. 2020년 출시 이후 120여 대 판매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증 보행장애 환자를 위한 병원 및 가정 재활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슈트(ANGEL SUIT) H10’ 제품도 선보였다.엔젤로보틱스는 공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2017년 창업해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카이스트 공 교수 연구팀은 2015년부터 하반신 마비 ASIA-A(완전마비)레벨을 대상으로 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WalkON Suit)’ 시리즈를 지속 연구·개발 중이다. 지난해 10월 국제대회 ‘사이배슬론’에서 선보인 ‘워크온슈트 F1’는 스마트폰 등 원격으로 호출하면 마치 휴머노이드처럼 스스로 걸어와 휠체어 등 앉은 자리에서 착용까지 이뤄진다. 하반신 마비 환자가 스스로 로봇을 입고 일어나 양손 스틱 등 보조도구 없이 실시간으로 균형을 맞추며 정상 보행속도(시속 3.2㎞)로 걸을 수 있다.이를 위해 모터가 장착된 관절이 12개로 늘었고, 모터 출력도 2배 이상 강화됐다. 양발에 있는 6채널 지면반력 센서는 로봇의 균형을 1초에 1000번 측정해 균형을 유지한다. 약 50㎏ 무게 로봇이 이용자의 체중 약 100㎏까지 견디며 스스로 균형을 잡는다. 지형과 장애물 감지하기 위해 카메라를 내장했고, 인공신경망 구현을 위한 AI 보드도 탑재했다. 공 교수는 “워크온슈트에서 파생된 수많은 부품·제어·모듈 기술이 웨어러블 로봇 산업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한 65세 고령자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옴니(MOONWALK-Omni)’를 착용하고 북한산을 오르는 모습.(사진=KIST)◇KIST 일상보조 ‘문워크-옴니’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부설 AI·로봇연구소 휴머노이드연구단을 중심으로 고령자의 홈 재활 및 일상 보조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옴니(MOONWALK-Omni)’를 개발했다. 2.9㎏(배터리 포함) 중량 및 4 능동 자유도를 통해 휴대 및 착용 시 부담 없는 무게감과 부드러운 움직임을 자랑한다. 1회 완충으로 연속 보행 시 약 3시간, 일상생활의 경우 반나절까지 사용 가능하다. 장치가 복잡하지 않아 혼자서도 10초 안에 손쉽게 착용할 수 있다.문워크-옴니는 초소형 모터와 액추에이터로 구동기 부피와 무게는 줄이면서, 고출력 등 기능은 강화한 게 핵심 기술이다. 고관절 근력을 평균 20~30% 보조함으로써 보행 대사 에너지를 평균 16~2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 각도와 자세, 족좌 등 다양한 복합 센서 이용해 사용자 일상 보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기반으로 보행기능을 평가해 개인별 맞춤으로 보행 근력 및 밸런스와 운동을 보조하고 근골격 건강 상태를 진단한다.KIST는 2024년 2월 로봇 중견기업 삼익THK(004380)에 AI 기반 웨어러블 고관절 복합체 근력 보조 로봇 기술을 이전했다. 양측은 향후 2년간 공동으로 고령자의 재활과 일상 활동 지원을 위한 웨어러블 기술 상용화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삼익THK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양산화를 추진할 계획이다.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착용하고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 산업용 ‘엑스블 숄더’현대자동차 그룹은 지난해 11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처음 공개하고 국내 판매 시작과 함께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로보틱스랩이 2018년부터 연구에 착수하면서 현장 작업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했다.엑스블 숄더는 무동력 토크(회전력) 생성 구조로, 전동 시스템을 대신해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하고 보조력을 구현한다. 때문에 별도의 전력선 연결이나 충전이 필요 없고 가벼운 점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어깨 관절 부하와 전·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각각 최대 60%와 30% 경감해 노동 부담을 덜 수 있다. 차량에 쓰이는 탄소 복합 소재와 내마모성 소재를 적용해, 알루미늄 소재 대비 약 3.3배 내구성을 확보하면서도 중량은 40% 경감했다. 멀티링크 구조로 길이와 결합 위치도 조정할 수 있다.엑스블 숄더 대당 가격은 수백만원대로 검토 중이다. 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을 중심으로 엑스블 숄더를 우선 공급하고, 올해부터 27개 계열사로 공급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유럽과 북미 등 19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지리산 등반객이 위로보틱스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을 착용한 모습.(사진=위로보틱스)◇위로보틱스 보행보조 ‘윔’한국기술교육대 창업벤처기업 위로보틱스(WIRobotics)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 참가해 작업자용 무동력 허리보조 웨어러블 로봇 ‘윕스(WIBS)’를 선보였다. 이어 지난해 ‘CES 2024’에선 개인용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WIM)’을 공개하고 2년 연속 로보틱스 분야 혁신상을 수상했다.특히 윔은 1.6㎏ 초경량으로, 구동기 혁신을 통해 단일 모터만으로 대칭 보조 프레임 구조를 최적화해 안정적인 보행 지원을 돕는다. △보행보조 △운동 △등산(오르막·내리막) △저속보행 4가지 모드를 각각 1~3단계 강도로 제공한다. 평지 이용 시 대사 에너지가 평균 약 20% 절감되며, 20㎏ 배낭을 맨 상태로 평지를 걸을 때 12㎏의 체감 무게 감소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전용 앱을 연동하면 AI와 빅데이터 기반으로 사용자의 보행데이터를 분석해 보완점을 제시한다. 가격은 319만원으로 현재까지 약 500대가 판매됐다.김용재 위로보틱스 공동대표(한국기술교육대 전기·전자·통신공학부 교수)는 “노인 인구의 증가로 보행 보조와 근력 강화 등을 지원하는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누구나 헬스케어 및 모빌리티로써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사용할 수 있는 ‘1인1로봇’ 시대가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고 전망했다.하반신 마비 장애인 홍보대사 클로이 앵거스가 휴먼인모션로보틱스 재활치료 웨어러블 로봇 ‘엑소모션’을 착용하고 일어나는 모습.(사진=베노티앤알)◇휴먼인모션로보틱스 재활치료 ‘엑소모션’코스닥 상장사 베노티앤알(206400)은 2016년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 대학에서 창업한 로봇기업 휴먼인모션로보틱스(Human in Motion Robotics Inc.)의 최대 지분을 2023년에 인수하면서 글로벌 로봇사업에 진출했다. 휴먼인모션로보틱스는 캐나다 보건부로부터 최신형 재활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엑소모션-R(XoMotion-R)’ 판매 승인을 획득하고 제품 공급을 준비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하반신 마비 장애인의 재활치료를 돕기 위해 개발된 엑소모션은 지능형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통합한 ‘셀프밸런싱(자체 균형)’ 기술이 특징이다. 스틱 등 양팔에 보조기구 없이 휴대용 조이스틱을 통해 로봇 컨트롤이 가능하다. 다리당 6개씩 총 12개 전동 관절로 자연스러운 걸음걸이가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자율형 기기로 고안해, 착용자 스스로 전후좌우 자유자재로 하체를 움직일 수 있도록 보조한다.베노티앤알은 엑소모션-R을 글로벌 재활병원 및 재활센터에 공급한 이후, 개인용 웨어러블 로봇 ‘엑소모션-P’를 출시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정집훈 베노티앤알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은 인체의 복잡한 하반신 움직임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구현해 사용자가 독립적으로 걸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5.01.02 I 김범준 기자
“트럼프 ‘비즈니스맨’…민관이 접점 적극 찾아야”
  • “트럼프 ‘비즈니스맨’…민관이 접점 적극 찾아야”
  • 유일호 전 부총리가 지난 1일 서울 종로1가 교보생명빌딩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회의실에서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지난 2017년 1월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지 약 한 달 만에 당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교사’로 불린 스티븐 슈워츠먼 전략정책포럼 의장(現 블랙스톤 의장)을 만났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11일을 앞두고서다. 유 전 부총리는 서울 종로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트럼프2기 행정부 출범 전 우리 경제팀이 해야 할 역할로 ‘접촉’을 손꼽았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이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긴밀한 관계 형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유 전 부총리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 그와 가깝다는 사람들을 다 만났다”며 “지금 경제팀이 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측근들을 만나 우리 경제의 탄탄한 펀더멘털을 적극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 전 총리는 8년 전인 2017년 1월, 탄핵정국이 이어지는 당시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유 전 부총리는 탄핵 정국에 따른 리더십 공백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두고 “트럼프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기자간담회 등에서 한국을 전혀 언급하지 않자 ‘패싱(건너뛰기)’ 논란이 나온 데 따른 답이다. 특히 재계나 외교계에선 내란-탄핵정국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외교 구상이 본격화한 가운데 트럼프와의 접촉면을 일찍이 넓히지 못한다면 국가적 손실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유 전 부총리는 “그의 측근들은 트럼프를 ‘철저한 비즈니스맨’이라고 칭한다”며 “철저하게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으로 트럼프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만 유 전 부총리는 트럼프의 경우 향후 행보를 예상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도 민관이 함께 적극적인 접점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통상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하다. 이에 리더십 공백으로 트럼프 측근과 긴밀하게 소통하도, 대응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걱정은 되지만 경제팀이 이미 많은 접점을 찾고 있을 것”이라며 “장관이든 차관이든 또는 민간이든 그 공백을 메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를 직접 대응했던 경험을 살려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 전 부총리는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확실하게 딜(협상)을 하는 편인데, 구사하는 전략이 아주 불확실해서 상대편을 당황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며 “겪어보니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은 아니었고, 소통하려고 노력하면 말이 안 통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2025.01.02 I 강신우 기자
“정치가 경제 발목잡아선 안돼…朴탄핵때보다 불확실성 커”
  • “정치가 경제 발목잡아선 안돼…朴탄핵때보다 불확실성 커”
  • 유일호 전 부총리가 지난 1일 서울 종로1가 교보생명빌딩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회의실에서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대담=이데일리 함정선 경제정책부장·정리=강신우 기자] “기업 지원만 해도 시행령으론 잠깐 숨통을 트게 해주는 정도밖에 못 합니다. 세제지원 등 법 개정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치가 나서야 합니다. 지금은 정치가 오히려 경제를 방해하고 있는데,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됩니다.”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現 규제개혁위원장)은 서울 종로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명확하고 이를 정치권의 여야 협치가 작용해 지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경제부총리로,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한국경제를 컨트롤한 경제 사령탑이었다. 이듬해인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이낙연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황교안 총리가 사퇴하면서 유 부총리는 ‘총리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두고 유 전 부총리는 “8년 전과 데자뷔”라면서도 “경제와 정치의 모습이 지금과는 달랐다”고 했다. 그는 “당시엔 ‘헌법재판소의 뜻대로 간다’는 명확한 길대로 정치가 움직였는데 지금은 정치 공방이 심화하며 혼란이 더 커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유 전 부총리는 특히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정에서 여야 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급기야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대해 “헌재로 가는 과정이 조용하지 못해 우리 경제에 좀 더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며 “정치권이 일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 전 부총리는 당시의 경제 상황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2017년 1분기에는 반도체 경기가 호황으로 사이클이 좋았다”며 “지금은 경기가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유 전 부총리는 경제팀이 경제 주체들에 심리적인 안정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치가 어지러워도 ‘경제는 돌아간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전 부총리와의 일문일답이다.-탄핵정국과 트럼프 리스크까지 나라 안팎으로 혼란스럽다. 8년 전과 닮았는데 어떻게 보나.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진행 중인 점은 같지만, 탄핵 소추안 가결부터 헌법재판소 심판까지 이르는 과정이 다르다. 답답하다. (12·3 비상계엄 이후) 수습하는 과정이 조용하지 않다.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 싶다. 여야가 일을 더 만드는 형국이다. -정치가 이렇게까지 경제 발목을 잡은 적이 있나. △없다. 처음 본다. 정치는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를 더 만들고 부추긴다. 8년 전에는 탄핵정국이 경제에 끼친 큰 영향은 없었다. 정치와 경제는 따로 갔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나서 할 일이 무엇이라고 보는가.△대외신인도 관리 외에는 달리할 수 있는 게 있겠나. 한국경제 설명회(IR)를 열고 글로벌 신용평가사를 만나면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다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 국내 기업에도 외국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달라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도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1% 후반대로 보고 있다. 장기 저성장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우리나라가 ‘일본을 따라간다’는 전망을 많이들 한다. 그런데 일본과 우리는 다르다. 당장 저성장이 장기화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확대 재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윤석열 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려는 경제정책을 해왔는데, 그 방향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건전재정 정책을) 지속할 수 있겠나. 이번에 국회에서 정부의 예산안 대비 4조 1000억원의 예산을 감액했는데, 추경을 말하기 전에 국회에서 본예산을 제대로 통과시켰어야 했다.유일호 전 부총리가 지난 1일 서울 종로1가 교보생명빌딩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회의실에서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대행체제가 새해를 맞아 경제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가야 할까.△우선 경제 심리를 안정시켜서 투자·생산·소비 등 시장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줄 메시지를 계속 내고 안정화 조치도 발표해야 한다. 지금은 민생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연초에 예산을 최대한 집행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어려움도 더 커지는 모양새인데 숨통을 트일 방안은.△반도체 등 첨단산업 연구개발(R&D) 분야에선 획일적인 주 52시간 근무제를 완화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데 여야 간 합의로 풀어야 하다 보니 쉽지 않다. 세제 지원이나 직접 보조금도 가능하겠나. 지금은 기업들이 어렵지만 버티는데, 보조금 등 지원 없이 버틸 수 없는 체질이었으면 이미 큰일 났을 거다. 정부가 기업에 지원할만한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 법으로 걸리는 것이 많다. 여야 협치가 잘 되길 바랄 뿐이다. -정치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할 곳은.△트럼프 리스크로 글로벌 통상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이 나빠질 거다. 이에 잘 대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출 실적이 잘 나와야 한다. 수출 경쟁력을 높일 정책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나 보조금도 좋지만, 동원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한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 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수출 전략을 어찌 짜야 한다고 보는지.△미국과의 관계는 그런 측면이 있다. 미국이 세제 지원을 줄인다고 해도 본토에 반도체나 전기차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계속하면서 ‘한국 덕에 고용이 늘었다’는 메시지를 주는 등 경제적 이익과 손실의 균형을 맞춰나가야 한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일이 많다면 우선 정부가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은 어떤가. △AI 지원은 현재 필요한 단계다. 그러나 산업 구조조정은 30~40년 전에나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면 약발이 먹혔는데, 지금은 기업이 더 잘 알고 대응한다. 정부가 나서서 해서 잘 되는 것은 이제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 경제가 ‘위기’라고 불리는 현재 상황을 넘기려면.△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모습을 자꾸 보여서는 안 된다. 헌법이 정한 대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이뤄지는데 그 과정이 마음에 안 든다고 여야 간에 무리수를 둬선 안 된다. 경제는 심리이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예상 외로 더 악화할 수 있다.◇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1955년 서울 출생 △서울대 경제학 학사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제학 박사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조세연구원 부원장·원장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18·19대 국회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박근혜정부) △현 규제개혁위원회 민간 위원장
2025.01.02 I 강신우 기자
"경제 갈 길 먼데 정치가 훼방…'해결·지원' 역할 해야"
  • "경제 갈 길 먼데 정치가 훼방…'해결·지원' 역할 해야"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정치라는 건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더 큰 혼란을 만든다면 경제에 결코 좋을 수가 없습니다.”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규제개혁위원장)은 안 그래도 소비 침체 등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예상되는 어려운 시기에 정치가 오히려 훼방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김태형 기자)유 전 총리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정치는 국민과 외국인의 경제 심리를 안정화하고 시장이 잘 작동하게 하는 지원 역할에 몰입해도 부족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는 정치와 경제가 분리돼 경제 타격이 크지 않았는데 이는 더 이상 정치가 혼란을 주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라고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 전 총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지속적인 접촉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유 총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경제 사령탑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를 대응한 인물이다. 유 전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어디로 튈지 몰라 불확실하다는 점”이라며 “이 때문에 대행체제에서라도 트럼프 행정부와 지속적으로 만나며 불확실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5.01.02 I 함정선 기자
이 정도면 정치 후진국 아닌가
  • [생생확대경]이 정도면 정치 후진국 아닌가
  • [이데일리 김정남 산업부 차장] 최근 만나는 재계 인사들마다 하는 걱정이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 약세)이 일시적인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10년부터 환율은 1000~1200원을 오르락내리락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10년 넘는 기간 1000원 초반대 환율을 기초로 사업계획을 짰다. 그런데 2년여 전인 2022년 4월부터 1200~1400원으로 레벨을 높였고, 지금은 1500원을 넘보는 수준까지 왔다. 최근 2년여 원화 약세는 한국의 경제 성장세가 미국보다 떨어진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근래 한달새 환율 폭등은 비상계엄과 줄탄핵에 따른 정치 리스크가 기저에 있다. 한 전직 고위당국자는 “많은 이들이 잠재성장률 하락세와 여야 극한 갈등을 이전처럼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여기는 듯하다”며 “원화 약세는 더 고착화할 것”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도 환율 1200원대 경제는 다시 못 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국내 A그룹의 한 임원은 “환율 급등으로 인한 원재료 수입 부담을 제품값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나 고민이 크다”며 “사업전략 자체가 달라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제조업 생태계의 근간인 중소기업계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에 몰려 있다.더 주목할 건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다. 기자가 특파원 시절 알고 지내던 월가 뮤추얼펀드, 투자자문사 인사들은 최근 탄핵 등에 대해 종종 물어온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다른 개도국·후진국의 정치 소요를 보는 눈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한민국호(號)에 대한 해외의 의구심이 커지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만에 하나 S&P, 피치, 무디스 가운데 한 곳이 27년 만에 한국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경우 말 그대로 제2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 ‘설마 그럴까’ 하는 딴 세상 얘기로 치부할 게 아니다. 이런 와중에 여야가 보이는 행태는 역사의 비극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여야 각자의 논리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게 아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이 상대 당을 비판하고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언젠가부터 현실 정치가 가져야 할 엄연한 선(線)을 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 이후 민주당이 벌이고 있는 선택적인 줄탄핵은 ‘우리만 옳다’는 극한 치킨게임의 방증이다.해법의 열쇠는 정치권 스스로 쥐고 있다. 여야는 최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합의했다. 금투세는 2020년 문재인 정권 당시 시행 방침이 나온 세목이다. 이후 윤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폐지를 공언했고, 이재명 대표가 이를 전격 수용했다. 전·현직 두 대통령과 차기 주자 중 한 명이 걸려 있는, 다소 예민할 수 있는 법안이었으나 여야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다른 쟁점 사안들도 그렇게 다루면 된다. 여야가 얼마든지 합의할 수 있는 반도체특별법 등은 처리를 미룰 이유가 없다. 여야는 고환율 고착화를 야기하는 리스크가 정치라는 점을 돌아봐야 한다. 선 넘는 ‘정치 후진국’ 행태가 이어지면 국민들의 심판을 받기 전에 해외 투자자들이 떠날 수 있다.지난달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5.0원 오른 1472.5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말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외환위기였던 지난 1997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
2025.01.02 I 김정남 기자
우는 아이 뺨은 때리지 말자
  • 우는 아이 뺨은 때리지 말자[생생확대경]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연말 같지 않은 연말을 지나 새해 같지 않은 새해를 맞았다. 지나가는 것을 아쉬워하고 새로 오는 것을 기대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끝자락 우리를 충격과 분노에 몰아넣었던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탄핵 정국도, 슬픔과 허망함을 안겨줬던 무안공항 대참사도 어느 것 하나 마무리되지 않은 채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새해가 2025년이 아니라 2024년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신년 벽두부터 우울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 없이는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때론 폭력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덮어놓고 ‘새해니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희망을 갖자’고 하기엔 현재 우리의 상황이 총체적인 난국이다. 정치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지에 혈안이 돼 정쟁을 이어가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중국과 위에서 내리누르려는 미국 신 행정부 사이에 끼어 있는 경제는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와중에 의료 대란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참사까지 발생한 사회의 면면은 또 어떤가. 가뜩이나 내수도 어려운데 경제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도 위험하단 전망에, 비상계엄이 ‘통치 행위’라는 대통령의 비상식에, 한순간에 179명의 목숨이 스러져간 참사 앞에 다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상처 입고 지쳐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이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 불안하고 화가 나지만 자신 앞에 놓인 일을 묵묵히 해내고 오늘보단 내일이 나아질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았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외에서 더 걱정스럽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음에도 한국의 경제와 사회가 별 탈 없이 굴러가고 있는 것이 그 증명이다. 간신히 참아가며 혹은 울면서도 오늘을 충실히 이어가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믿음이 아닐까 싶다. 의사 결정권자들이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 이미 벌어진 비극을 돌이킬 수 없다면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믿음, 당장은 경제가 어렵지만 혁신을 지원하고 뼈를 깎는 구조개혁을 무릅쓰고라고 다시 한번 도약할 계기를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신년사에서 “국민 그리고 기업인도 정부를 믿고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매진해 달라”는 당부보다, “국가가 국민 곁에 있다고 국민들이 실감하실 수 있도록”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는 이유다. 경제학 용어 중에 ‘상흔효과’(scarring effect)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 발생한 충격의 여파가 사라지지 않고 미래에도 지속적, 영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2024년이 우리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에도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우는 아이는 뺨을 때릴 것이 아니라 달래줘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먼저 나서 믿음을 줘야 할 때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025년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하늘 위로 새해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2025.01.02 I 장영은 기자
연쇄 악재에 새해벽두부터 환율 ‘1500원 분수령’
  • 연쇄 악재에 새해벽두부터 환율 ‘1500원 분수령’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새해에도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추가 상승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어서다. 원화 약세를 탈피할 방안은 전무한 상황에서 다음 레벨은 1500원으로 지목되고 있다.지난 12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녹록치 않은 대내외 상황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해 환율 종가는 1472.3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말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997년 1630.0원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내년에도 대내외적으로 원화 가치를 끌어올릴 방안은 묘연하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새해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연말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차례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며 국내 정치권 불확실성은 가중된 상황이다. 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할 헌법재판관 임명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확정되고 차기 대통령이 나오기까지 장기전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대외적인 상황도 녹록치 않다. 이달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취임한다. 당초 트럼프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예고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공백으로 인해 차기 미국 정부 정책 대응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올해 관세·이민·감세 등 트럼프 정부의 정책 시행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추세 정체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중국이 트럼프의 고율 관세부과와 내수 부진이 심화해 위안화마저 약세를 나타낸다면 환율은 더욱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올해 환율도 ‘고공행진’ 불가피새해에도 외환시장의 먹구름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1월부터 환율은 15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책연구기관마저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인영,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DI는 “3~4%의 환율 변동은 통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바, 환율의 1500원 도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환율방어를 위한 외환보유액 매도가 외환위기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설명했다.해외 투자은행(IB)은 내년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 등의 환율 전망치는 내년 1분기 1435원, 2분기 1440원, 3분기 1445원으로 나타났다. 일본 노무라는 내년 3분기 환율이 1500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올 하반기엔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나증권은 올해 환율이 △1분기 1430원 △2분기 1410원 △3분기 1380원 △4분기 1360원 등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환율의 경로는 ‘상고하저’의 움직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원화의 대내외 취약성과 미국 예외주의 지속, 무역분쟁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수록 해외로 이탈한 자금 흐름이 굳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박기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늦지 않게 해외투 자자들에게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복원력을 보여주는것이 중요하다”며 “테슬라 등 해외주식으로 넘어간 국내 자금과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자금이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5.01.02 I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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