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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역, ‘이름값’만 무려 11억?…“역명 팔아 150억 벌었다”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에 이름을 함께 표기할 권리를 파는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을 통해 지난 4년간 149억7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호선 강남역은 하루플란트치과의원이 낙찰가 11억1100만원에 계약했으며, 이는 역대 낙찰가 중 최고액이다.사진=연합뉴스3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구간의 276개역 가운데 유상판매로 별도 이름을 병기한 역은 39개(환승역은 1개역으로 간주)였다. 개별 지하철역 이름을 쓴 명판에 인근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부역명으로 적어주는 사업으로, 재정난을 타개하고자 2016년 처음 시작됐다.공사의 전신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한 뒤에는 추가 사업이 이뤄지지 않다가 2021년부터 사업이 재개됐다.아무나 지하철역 이름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입찰 대상은 대상 역에서 1㎞ 내 있어야 하며 유흥업소처럼 공공장소에 이름을 써 붙이기 부적절한 곳이 아니어야 한다. 기준을 충족한 곳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곳이 최종 낙찰자가 된다. 낙찰된 역은 준비기간 60일을 거쳐 10월쯤부터 역명 병기를 시작하며 3년 동안 표기된다.2021년부터 현재까지 역명병기 대상 역사는 39개역, 총계약 금액은 149억70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37억4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계약 금액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역이었으며 하루플란트치과는 11억1100만원에 강남역 부역명을 따냈다. 이 치과는 록밴드 자우림 보컬 김윤아의 남편 김형규 씨가 수석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이달 초 김윤아는 한 방송에서 하루플란트치과의 강남역 역명병기 권리 낙찰 소식에 대해 “(남편에게) 11억원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남편은 그 치과의 봉직의다. 월급을 받는 직원일 뿐, 치과는 다른 원장님의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그 다음은 성수역(CJ올리브영·10억원), 을지로3가역(신한카드·8억7450만원), 을지로입구역(하나은행·8억원), 선릉역(애큐온저축은행·7억5100만원) 등 순이었다.또 역삼역(센터필드·7억500만원), 을지로4가(BC카드·7억70만원), 명동역(우리금융타운·6억5466만원), 구로디지털단지역(원광디지털대·4억7700만원), 압구정역(현대백화점·4억7300만원)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사업을 두고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지난달 하루플란트치과와 CJ올리브영이 각각 강남역과 성수역 부역명을 낙찰받은 것을 두고 지역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이와 관련 공사 관계자는 “낙찰 기관 선정 기준에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며 “10월 중순께 자문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79억원, 연습 중 2명 중상"...지난해에는?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건군 제76주년인 오는 10월 1일 국군의 날 군 시가행진을 위해 79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고 예행연습 중 장병 2명이 크게 다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지난해 10월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제1공수특전여단 및 각 군 태권도 시범단이 격파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30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군의날 시가행진 예산으로 지난해 101억 원에 이어 올해 79억 원을 편성했다.올해 편성 예산은 지난해보다 약 22억 원 줄었지만, 시가행진을 하지 않았던 2020년부터 2022년 국군의날 행사 평균 예산(약 21억 원)보다 큰 규모다.또 올해 시가행진에는 지난해보다 약 1300여 명 적은 5400명의 장병이 차출될 계획인데, 예행연습 중 2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의원실에 따르면 한 해병대 병사는 행진 연습 중 현기증으로 쓰러지면서 아래턱이 총에 부딪혀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한 특전사 부사관은 2m 높이 각목을 격파하는 태권도 시범 연습 중 발목이 골절돼 수술받았다.천 의원은 “만성적인 세수 부족 상황에서 국민의 혈세를 대통령과 군 장성들을 위한 ‘병정 놀음’에 쓰고 있다”며 “중상자가 발생하면서도 과거 군사정권 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시가행진을 과도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지난해에도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군의날 행사 준비 과정에서 9명이 다쳤다며 “군부독재 시대를 연상시키는 시대착오적인 보여주기식 행사로 인해 비전투 손실이 발생했다”라고 비판했었다.이에 국방부는 “이번 국군의 날 행사 시 부상을 입은 인원이 있었는데, 2명은 치료가 완료됐고 7명은 치료 후 회복 중에 있다”면서 “특공무술과 고공 강하는 과거 행사에서도 실시했던 것으로 우리 특수부대의 역량을 강화시키면서 강한 국군의 모습을 나타내는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특전요원들의 평소 훈련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 줌으로써 강한 국군의 면모를 현시해 장병 사기를 높임은 물론, 국민 신뢰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과거에도 수차례 실시해오던 행사였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군부독재 시대를 연상시키는 시대착오적인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지적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군 본연의 임무가 아닌 행사에서 불필요한 손실을 초래했다는 언급은 당시 행사에 참가한 특전요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한편, 오는 1일 국군의날을 맞아 군 병력과 기갑 장비부대가 서울 곳곳을 행진한다. 특히 올해는 탄두 중량이 8t에 달해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가 최초 공개된다. 현무-5는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미사일로, ‘한국형 3축 체계’ 핵심 자산 중 하나다.이번 국군의날 기념행사에는 현무-5 외에도 3축 체계 핵심 자산이 대거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괌 미군 기지에서 한반도까지 2시간이면 날아올 수 있는 미 공군의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죽음의 백조’, B-1B 랜서도 처음 등장할 예정이다.경찰은 군 병력 수송 버스와 K2전차 등 기갑 장비부대가 이동하는 오후 1시 40분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서울공항을 시작으로 헌릉로∼양재대로∼동작대로∼현충로∼한강대로에 이르는 진행 방향 전 차로를 통제한다.시가행진 구간인 세종대로 숭례문에서 광화문까지는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양방향이 통제된다.
- 외국서 한국인 상대 범죄 5년간 1.3만건…스페인이 1위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만 3129명의 재외국민이 범죄 피해를 입었다.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으로 매년 해외로 출국을 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출국한 우리 국민은 2271만명으로 하루 평균 약 6만 2000명이 여행·업무 등을 위해 해외로 떠났다.해외에 체류하거나 거주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재외국민에 대한 범죄피해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접수된 재외국민 범죄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1만 3129명의 재외국민 범죄피해 중 절도가 6808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기와 폭행·상해·협박이 각각 3162건과 2015건으로 뒤를 이었다.납치감금(319건), 강간 및 강제추행 (316건) 등 중범죄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살인사건의 경우 2020년 8건에서 2021년 15건으로 2배로 늘었고, 2022년과 2023년 각각 17건, 22건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5건이 발생해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에는 30건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국가별로 보면 스페인 1450건, 이탈리아 1172건, 프랑스 1120건, 미국 839건, 중국 994건 순으로 범죄피해 숫자가 많았다. 살인사건의 경우 미국이 28건으로 가장 높았고, 필리핀이 11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중남미에서도 12건이 발생했다.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등 혐오범죄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재외공관에 신고·접수된 혐오범죄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20년 이후 발생한 혐오범죄는 68건으로 그중 독일이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15건으로 뒤를 이었다.일례로 2022년엔 주유엔 한국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맨해튼 한인타운 인근에서 택시를 잡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으며, 2021년엔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아시아인 혐오범죄로 인해 한국인 여성 1명과 한국계 미국인 여성 3명을 포함한 8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한정애 의원은 “해외여행의 증가로 우리 국민들이 범죄 피해에 노출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살인·납치감금·폭행상해협박 등의 중·강력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외교부는 각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리 국민의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안전망을 더욱 튼튼하게 구축하고 여행자들에게 사전 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美캘리포니아 주지사, AI안전법 거부권 행사…"문제 해결 못해"
-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사진=게티이미지)[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인공지능(AI) 규제 법안인 이른바 ‘AI안전법’(SB 1047)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법은 미국 내 첫 AI에 대한 규제법이자 특히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적용될 예정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오픈AI 등 여러 기술기업과 관련 전문가들이 이 법안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AI 혁신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면서 뉴섬 주지자가 결국 거부권을 행사해 법안 통과를 무산시켰다.뉴섬 주지사는 2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나는 이 법안이 기술로 인한 실제 위협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접근 방식이라고 믿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대규모 AI 모델이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도록 안전 테스트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AI개발기업들은 모델의 안전성에 대한 프로토콜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AI가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 위험이 발생할 경우, 즉시 AI모델을 중단시키는 ‘킬 스위치’ 기능을 개발하도록 했다. AI와 관련된 위험을 알린 내부 고발자들에 대한 보호조치도 마련됐다. 법안은 본사가 어디에 있든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하는 모든 회사에 적용된다.뉴섬 주지사는 이 법안이 AI모델을 훈련하는데 1억달러 이상을 지출한 기업만을 대상으로 해 실제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억달러는 오픈AI의 가장 큰 모델인 GPT-4의 추정개발비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은 모델이 때로 전력망이나 의료 기록과 같은 민감한 데이터와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을 처리하는 반면, 더 큰 모델이 고객 서비스와 같은 위험성이 낮은 활동을 처리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는 이 법안이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모호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주장하며 반대해왔다. 밴처캐피탈 앤드리슨 호로위츠에서 AI투자를 감독하는 마틴 카사도는 법안이 “기술이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거나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할”, “불합리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 대해 AI모델 출시를 막는다는 내용을 지적하며 “아무도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른다. 비기술적인 법원에 그 판단을 맡기는 셈”이라고 비판했다.벤처캐피탈 와이 콤비네이터의 개리 탄, 낸시 펠로시, 로 카나 하원의원,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도 이 법안에 반대했다.실리콘밸리 엔젤투자자이자 민주당의 거액 기부자인 론 콘웨이도 이 법안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 로비에 나섰다.반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xAI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는 뉴섬 주지사와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을 옹호해왔다. 또 초기에 법안에 반대했던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역시 법안 수정 후 “정부 AI 감독 부서를 신설하거나 AI에 문제가 발생할 때 개발사를 처벌한다는 조항이 사라졌다”며 “법안의 이점이 해악보다 커졌다”고 주장했다. 딥러닝 기술의 개척자로 생성형 AI기술의 발판을 제공한 제프리 힌턴과 요슈아 벤지오 역시 적극적인 법안 옹호자였다. AI로 인한 ‘딥페이크’ 위험에 노출돼 있는 할리우드 배우들도 이 법안을 강력하게 지지해왔다.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소속 스콧 위너(샌프란시스코) 상원의원은 “대중의 안전과 복지, 그리고 지구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거대 기업에 대한 감시를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아쉬운 결과”라고 말했다.뉴섬 지사는 페이페이리 스탠포드 교수 등과 함께 자신이 지지할 만한 새로운 AI규제법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주 비상관리국에 AI가 대량의 사상자를 내거나 수자원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평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日이시바, 10월 9일 중의원 해산…10월 27일 조기총선키로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가 27일 당선됐다.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내달 1일 일본의 총리로 취임하는 이시바 자민당 총재가 내달 9일 중의원(일본 하원) 해산을 한다고 밝혔다. 허니문 효과가 살아있는 사이에 중의원 선거를 치러 국민의 재신임을 얻어내고 조기 선거를 통해 2025년도 예산안을 편성할 시간을 남겨둔다는 전략이다. 중의원 투·개표일은 10월 27일이 된다. 선거대책위원장엔 이번 총재선거의 경쟁자이자 국민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기용하기로 했다.자민당은 30일 새로운 집행부 체제를 발족해, 즉시 선거준비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시바 총재는 내달 1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총리수상에 지명된 후 내각을 조각한 후, 4일 중·참의원에서 소신표명연설을 한다. 7일부터 각당 대표질문을 거쳐, 중의원을 해산하는 단계를 밟아나간다. 해산 전 당수토론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이시바 총재는 총재선거 당시 “중의원 해산 전 유권자에게 (올바른 1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판단재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9일 NHK와의 인터뷰에선 “각료가 바뀌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국민의 판단을 물어야 하고, 서두른 만큼 (판단하실 수 있는) 재료를 빨리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자민당은 이시바 총재의 지침에 따라 후보 선정에 서두르고 있다. 당 도도부현연에 후보자를 내달 7일까지 선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시바 총재가 총재선거에서 제시한 정책을 바탕으로 공약 만들기도 서두른다.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29일 모리오카시에서 열린 회의에서 자민당의 파벌 정치자금 문제를 국회에서 추궁당하는 것을 피하는 것을 노린 ‘비자금 해산’이라고 비판했다. 자민당은 파벌들이 정치자금을 모으는 ‘파티’에서 제대로 기록을 남기지 않고 파티를 주최한 국회의원에게 일부를 비자금으로 남겨주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자민당은 비자금 스캔들을 계기로 아소파를 제외하는 모두 해산하고 연루된 의원 중 아베파 중진으로 활동했던 2명에게 ‘탈당 권고’라는 중지계를 내리는 등 총 39명에게 징계를 가하고 관련 법도 개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의 불신은 강하다.노다 대표는 또 중의원 선거 전 이시카와현 노토지방의 호우재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2024년 보정예산 편성과 예산위원회서의 심의를 요구했다.이시바 총재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자금수지보고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소속 의원들을 후보로 내세우는 문제와 관련해 “선거대책본부에서 적절히 논의한 후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 국민들을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책임을 기꺼이 지겠다”고 말했다. 후보 선발 기준에 대해서는 “각 선거구의 사정, 당선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정치자금보고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국회의원은 구 아베파와 구 니카이파를 중심으로 50여명 정도이다.한편, 마이니치 신문이 28~29일 18세 이상 유권자 1071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 총재에게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52%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기대하지 않는다’는 30%, ‘모르겠다’는 답은 17%였다. 새 총재가 우선 추진했으면 하는 정책 분야는 ‘물가 대책’이 25%로 가장 높고, ‘경기 대책’(21%)과 ‘정치자금 문제’(14%)가 뒤를 이었다.
- [단독]여성 어업인 위협하는 건강 ‘적신호’…예산도 ‘뚝’, 왜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무거운 어구를 옮기며 관절염, 요통 등에 시달릴 우려가 큰 여성 어업인들을 위한 특화 건강검진 사업 지원 예산이 내년엔 올해보다 약 30%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게티이미지프로)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여성 어업인 특화 건강검진 사업 예산은 11억7200만원으로 편성됐다. 해수부는 내년 예산으로 올해와 같은 총 16억8700만원을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약 30%가 줄었다. 여성 어업인 특화 건강검진 사업은 일반 건강검진과 더불어 여성 어업인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직업질환 유발요인을 살피기 위해 이뤄진다. 필요한 경우 지자체에 신청하고, 자부담 비용 10%(2만원)을 내면 나머지 90%는 국비로 지원이 이뤄진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앞서 시행중인 여성 농업인 특수 건강검진 사업과 유사한 구조다. 해수부는 지난 2022년부터 2년간 5개 지역에서 여성 어업인 특화 검진사업을 시범 실시했다. 올해부터는 전국으로 범위를 늘려 만 51세 이상의 여성 어업인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사업이 초기인데다가, 병원을 찾기 어려운 도서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이 많다는 어려움이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 2022~2023년 시범사업 시기 검진을 받은 이들은 1226명에 그쳤다. 이러한 사업 초기 현황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 감액은 해수부와 재정당국 모두 동의하는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검율 등을 고려해 실수요만큼 예산을 반영한 결과이며, 필요한 부분에 대한 삭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사업 추진 의지에 대해서는 범정부적인 공감이 있는 만큼 효율적으로 예산을 수립해 집행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여성 어업인의 업무상 질병 유병률을 고려하면 사업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통계청의 2023년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해수면 어업에 종사하는 여성 어가인구는 4만3394명으로, 남성(4만3722명)과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1년에 1일 이상을 쉬게 만든 업무상 질병 유병률의 경우 여성이 6.4%로 남성(5.8%)보다 0.6%포인트 높다. 특히 여성 어업인은 관절염과 요통 등 근골격계 질환 유병률이 82.6%로 남성(69.4%)보다 현저히 높았다. 이에 강도형 해수부 장관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성 어업인의 건강권은 물론, 출산이나 육아지원을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해수부는 향후 더 많은 여성 어업인들이 특화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28개소인 검진병원을 33개소까지 늘리고, 지자체의 병원선을 활용하거나 검진버스를 통해 ‘찾아가는 검진’을 활성화한다. 이외에도 전화나 문자 알림 및 예약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 교육감 유예론·교과서 업체 불만 제기..AI교과서 논란 확산
-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되는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에 대한 교육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교육감들이 유예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일정 기간 시범운영을 해본 뒤 전면 도입하자는 얘기다. 그간 일부 교원단체들이 AIDT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지만, 교육감 차원에서 AIDT 도입을 미루자는 주장은 이번에 처음 제기됐다.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6월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학부모 불안, 예산 문제 등 지적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대구 수성스퀘어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이런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교육계 관계자는 “천창수 울산교육감과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AIDT 전면 도입을 연기하자고 주장했다”며 “학부모·교사 불안, 예산 문제, 학습 데이터 유출 문제 등을 이유로 시범 적용해보고 점차 확대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내년 신학기 초3∼4학년, 중1, 고1부터 시작해 2026년에는 초5∼6학년, 중2, 2027년에는 중3 등에 단계적으로 AIDT를 적용한다. 과목별로는 2025년엔 수학·영어·정보, 2026년엔 국어·사회·과학·기술·가정, 2027년엔 역사, 2028년엔 고교 공통국어·통합사회·한국사·통합과학에 AIDT가 도입된다.일부 교육감들은 이날 총회에서 학부모·교사 불안과 예산 문제를 거론하며 연기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디지털기기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등 부작용을 우려해 전면 도입을 연기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의견”이라고 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도 “AIDT 도입에 따른 예산 문제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우려는 최근 세수 추계가 29조 이상 빗나가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재정 당국의 추계보다 세수가 30조원 가까이 줄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도 5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30조에 달하는 세수가 펑크나면서 교육감들의 교부금 감소 우려가 크다”라며 “늘봄학교나 유보통합 예산을 줄일 수는 없으니 AIDT 도입을 미뤄 예산 지출을 줄이자는 목소리였다”고 말했다. ◇검정 참여 발행사 절반이 탈락 여기에 더해 최근 진행된 AIDT 검정 결과 발행사들이 무더기 탈락하면서 소송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과목별로 △수학 5곳 △정보 4곳 △영어 9곳의 발행사가 검정을 통과했다. 중복 합격한 발행사를 제외하면 검정에 참여한 21곳 중 52%(11곳)만 검정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AIDT 검정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영어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수학·정보교과를 담당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 23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아 이를 심사한 뒤 오는 11월 29일 검정 결과를 최종 확정한다. 교육부는 이의신청 결과 발행사가 추가되지 않더라도 이번 검정 결과를 고수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검정기관(평가원·창의재단)의 평가 결과를 존중할 수밖에 없으며 검정 기관에 방향을 정해 주는 등의 관여는 불가하다”고 했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도 “엄정하게 심사했다고 보고 있기에 향후 검정 결과가 확정되면 통과된 교과서만으로 AIDT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일정 기간 시범운영 기간을 두자는 울산·충남교육청의 주장에 대해서도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디지털 기반 선도학교를 작년 하반기 351개교 운영한 데 이어 올해는 선도학교 수를 1046개교로 늘렸다”며 “시범운영 기간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으며 내년 전면 도입돼도 서책형 교과서와 병행하기에 교사들로서는 서책으로 수업하면서 AIDT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예론을 주장하는 교육감들과 꾸준히 소통해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발비에 수십억 원을 투입했음에도 탈락한 발행사들이 교육부 상대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디지털교과서 검정 심사가 올해로 종료되는 게 아니기에 이런 우려를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2026년에는 초5∼6학년, 중2로, 2027년에는 중3 등으로 단계적으로 디지털교과서 적용이 확대되기에 탈락한 발행사들도 계속 검정 신청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를 상대로 실제 소송에 나설 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강은희 협의회장(대구시교육감)이 지난 26일 대구 수성구 수성스퀘어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시도 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교부금 주는데 교과서비까지 올라갈 판”AIDT는 구독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발행사가 학교와 계약한 권수에 따라 구독료로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5년도 예산안 공통 요구 자료’를 보면 교육부는 국립학교 33곳의 교과서 예산을 올해(23억1200만원)보다 70.7% 인상한 39억4700만원으로 책정했다. AIDT 도입이 반영되면서 교과서 예산이 증액된 것이다. 교육계는 17개 시도교육청에서도 교육부가 국립학교에 편성한 예산과 비슷한 수준에서 교과서 지원 예산을 늘릴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교육감들이 AIDT 도입에 따른 비용에 부담감을 느끼는 이유다. 전국교사노동조합(교사노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이 AIDT에 반발하고 있는 점도 교육부로서는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서울교사노조는 교사 1794명을 대상으로 지난 9~10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참여 교사 94%가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스페인 발렌시아대는 지난해 12월 디지털 독서가 종이책을 읽을 때만큼 독해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며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교육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아직 검증된 결과가 없다”고 지적했다.전교조 역시 “지난해 교육부가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AI 디지털교과서와 서책형 모두 8월 말 검정 심사를 완료하겠다는 로드맵을 냈지만 일정이 미뤄졌다”며 “당초 6개월로 제시했던 AI 디지털교과서 현장 적합성 검토 시한이 3개월로 반토막이 났다”면서 내년 신학기 전면 도입에 반대했다.
- 관음증·노출증·소아성애증...몇 살에 많이 나타나는지 보니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관음증, 노출증, 소아성애증 등 성선호장애가 6년간 25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은 20~40대로 확인됐다.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 이미지)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올해 6월 말 기준 2455명이 성선호장애로 진료를 받았다.진단받은 사람 중 20대가 749명(30.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747명(30.4%), 40대 437명(17.8%)이 뒤따랐다. 20~40대가 78.7%를 차지한 셈이다. 10대 이하도 210명(8.6%)을 차지했다.유형별로는 상세불명의 성선호장애가 928명(36.6%)으로 가장 많았다. 관찰되는 사람이 모르는 상태에서 몰래 행해지는 관음증 627명(24.7%), 자기 신체를 타인이나 공공장소 등에서 노출하는 노출증이 514명(20.3%)이 뒤따랐다. 외설스러운 전화, 공공장소에서 신체를 타인에게 비비거나 동물과의 성행위 등 기타성선호는 181명(7.1%)이었다.소년이나 소녀에 대한 성적 편애인 소아성애증과 관련해서는 108명(4.3%)이 진료를 받았다. 물품음란증 93명(3.7%), 물품음란성 의상도착증 56명(2.2%), 성선호의 다발성 장애 16명(0.6%), 가학피학증 14명(0.6%) 등도 있었다. 여기에는 복수 응답이 포함됐다.박희승 의원은 “성선호장애 자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만큼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어, 실제 같은 증상을 겪는 환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성선호장애 자체가 범죄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개인의 성적기호를 넘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질병일 수도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지난 2022년 4월 길을 걸어가는 여중생을 뒤따라가 엉덩이를 강제로 만지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한 30대 A씨에 대해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범행을 자백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의 성선호의 다발성 장애 등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고 치료를 받고 있는 점 등 제반 영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 “김대중-오부치 시절로 돌아갔으면”…닻 올린 日 '이시바'호
- [이데일리 정수영 박종화 기자] “과거 김대중 대통령-오부치 총리 시대처럼, 좋은 관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지난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10월 1일 새 일본 총리직에 오르는 이시바 시게루(67) 전 간사장이 2019년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 발언이다. 이시바 총재는 한일 두 나라의 역사 인식에서 균형 잡힌 발언을 계속해온 인물로, 자민당 내 온건파로 분류된다. 한일 양국 관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시바 시게루 신임 자민당 총재가 27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자민당대표로 선출된 손을 흔들어 감사를 표하고 있다. 이시바 총재는 오는 10월 1일 일본 신임 총리로 취임한다. (사진=로이터)◇‘미스터 쓴소리’ 이시바… 대통령실 “한일 관계 진일보”이시바 신임 총재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총 5번 자민당 총재에 도전해 ‘4전 5기’ 끝에 결실을 보았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에선 ‘미스터 쓴소리’로 통할 만큼 주관이 뚜렷한 그는 아소 다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책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1957년 도쿄에서 태어난 이시바 총재는 돗토리현 지사가 된 부친을 따라 유년 시절을 돗토리에서 보냈다. 1979년 게이오기주쿠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그는 미쓰이 은행(현재 미쓰이스미토모 은행) 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부친의 친구인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1986년 중의원 의원 총선거에 자민당 공천으로 돗토리현 지역구에 출마해 최연소인 29세로 처음 당선됐으며, 이후 내리 12선에 성공했다. 2002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방위청 장관(차관급)으로 처음 입각했다. 이후 아소 다로, 아베 신조 등 자민당 내각에서 농림수산·지방창생담당상 등 각료를 지냈다. 2009년엔 아소 당시 총리에게 직접 퇴진을 요구하는가 하면 미국발(發) 경제 침체로 내각 지지율이 추락하자, 총리에게 책임을 묻기도 했다. 그가 자민당 내 비주류로 분류된 데는 과거 일본의 한국 등 동아시아국가 침략에 대해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는 역사 인식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한일 관계에 있어 극우 성향이 짙은 자민당 주류파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실제 이시바 총재는 과거 일본 총리들이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해 사죄의 뜻을 밝혀도 한국 측이 수용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우익의 성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도 부정적이다.그가 한일 외교에 중추적 역할을 할 외무상으로 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을 내정했다는 소식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야 전 방위상은 2019년 아베 신조 당시 일본총리가 “한국이 일본 초계기를 공격했다”며 관련 동영상을 공개하기로 하자, 한일 관계 냉각 등을 이유로 이 결정에 반대한 인물이다. 이 일로 방위상에서 해임된 이와야는 “한·일 안보협력 매우 중요하다”는 인상 깊은 퇴임사를 남기기도 했다. 이시바 총재는 또 윤석열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자서전 ‘보수정치가, 이시바 시게루’에서 “한일 관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명확한 리더십으로 극적으로 개선됐다”면서 “이 호기를 일본도 활용해 윤 정부가 한국 내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입장이 되도록 (일본이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새로 출범하는 일본 내각과 긴밀히 소통하며 두 나라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양국은 안보,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임은정 공주대 교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파의 지지가 승리에 크게 기여한 만큼 기시다 내각 정책을 상당 부분 계승할 것”이라며 한일 관계가 지금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임 교수는 다만 “총재 선거에서 아베파, 아소파의 영향력도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내각 구성에서 이들에게 외교 안보 주요 포스트를 얼마나 안배할지가 변수”라고 짚었다.◇“중국 밀어내기 수출에, 한일 머리 맞대야”이시바 총재의 총리 취임은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는 2019년 아베 총리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반도체 등 공급망 문제는 지금 원활한 모습”이라며 “한일 관계에 온건적 성향인 이시바 총재의 취임을 계기로, 최근 수출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 두 나라가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시바 총재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엔화 강세는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청산 가능성이 높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2000억 달러(약 267조원)로, 전체 잔액 4532조원 가운데 6.5% 수준이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이 금리인상을 해 나갈 경우 앤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에 따라 증시에 영향을 받겠지만, 수출산업의 타격을 우려해 일본도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진 못할 것”이라며 “당상 증시 등에 큰 악재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 [단독]작년 ‘교부세 대란’ 여파…지방 재정자주도 4.4% 급락
-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작년(2023년) 56조원의 세수결손 대응을 위해 정부가 8조원이 넘는 지방교부세를 강제 불용 처리한 가운데, 지자체들의 재정자주도가 전년보다 4%포인트(p)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26개 기초지자체를 분석한 결과 재정자주도가 전년보다 10%p 이상 급감한 13곳 중 12곳이 비(非) 수도권 지자체로 나타났다.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 제출받은 ‘2023년 전국 지자체 세입 결산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243개 지자체 재정자주도 산술 평균은 44.9%로 전년(49.3%) 대비 4.4%p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243개 중 227개 지자체의 재정자주도가 전년 보다 하락했다. 재정자주도란 지자체 일반회계 세입예산 중 자체수입과 지방교부세와 같은 의존재원 합계액의 비중을 나타낸 것으로, 재정자주도가 높을수록 지자체가 재량권을 갖고 사용하는 재원이 많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데이터는 의원실이 행안부가 제출한 2023년 자료와 일치시키기 위해 잉여·이월·전입금 등을 세외수입에 포함했기에 정부 공식 자료와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작년 지자체 재정자주도 평균이 급락한 배경은 지방교부세의 대규모 감액(불용) 때문이다.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중앙정부가 걷은 내국세 19.24%는 지방교부세로 할당되는데, 작년 56조원 규모의 대형 세수펑크가 발생해 지방교부세도 예정보다 8조원(보통교부세 7조2000억원, 부동산교부세 1조원)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로도 지방교부세는 80조3000억원에서 67조6000억원으로 12조7000억원 감소했다. 의원실이 이중 226개 시·군·구 기초지자체를 분석한 결과, 재정자주도 급락 충격은 자체 세입기반이 약한 비(非)수도권에서 더 컸다. 전년 대비 재정자주도가 10%p 이상 감소한 13개 지자체 중 12곳이 비수도권으로 나타났다. 충남(청양·태안·부여군), 경북(봉화·영양·청송·영덕군, 문경시), 강원(화천·횡성·양양군) 등이 이에 포함됐다. 반면 오히려 전년 대비 재정자주도가 높아진 기초지자체는 15곳 중 7곳은 세입기반이 튼튼한 수도권 소재 기초지자체로 나타났다. 재정자주도 상승 1~5위 중 4위까지 모두 경기도(오산·과천·시흥·구리시) 소재 지자체였고, 5위는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등이 소재한 충남 아산시로 나타났다. 지방교부세 감소의 여파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중앙정부는 통상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그해 예산은 그대로 집행하고 차년도 혹은 차차년도 예산을 줄이는 형태로 지자체 재정충격을 줄이지만 지난해는 사실상 이같은 과정이 없었다. 또 예산 삭감 방식도 국회에서 감액 추가경정예산(추경) 절차를 밟지 않고 강제 불용처리해 국회의원 및 일부 지자체장 헌법재판소에서 권한쟁의 심판까지 청구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올해 국세수입을 재추계한 뒤 4조2000억원의 지방교부세를 불용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내국세 예상 수입액이 299조5000억원으로 예산 대비 22조1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재정자주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용혜인 의원은 “기재부가 내국세 감소 재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교부세를 당해연도에 추경 없이 감액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 개정안 발의를 추진 중”이라며 “아울러 이번 국정감사에서 전국 지자체로부터 보통교부세 제도 및 운영과 관련한 의견을 취합해 행정안전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사진 = 뉴시스)
- 진보 정근식 vs 보수 조전혁…서울교육감 선거 양강 구도
-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서울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진보·보수 진영 대표 후보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와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각각 나선다. 이들은 다음 달 3일부터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왼쪽부터) 서울교육감 진보진영 후보로 추대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와 보수진영 후보로 추대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뉴시스)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본후보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윤호상 전 서울미술고 교장, 최보선 전 서울시교육의원 4명이 등록했다. 정 후보와 최 후보는 진보로, 조 후보와 윤 후보는 보수로 분류된다.이번 선거에서는 진보·보수 모두 단일화기구를 통한 후보 압축에 성공했다. 진보진영 단일화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는 정근식 후보를 추대했다. 정 후보는 1957년생으로 전라북도 익산군에서 출생했다. 40여 년간 전남대·서울대에서 사회학을 가르쳤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기본적으로는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이 강조한 민주시민교육과 혁신교육을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 공약으로는 학생·교사·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교육정책을 의논하는 ‘서울 교육 플러스 위원회’ 구성, 문화예술 교육 확대,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 역사 교육 강화 등이 있다.조전혁 후보의 경우 1960년생으로 서울 출생이다. 명지대·인천대 교수를 지냈으며 제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공약으로는 초등학교 지필 평가 부활,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최대 100만원 지원, 학생인권조례 폐지 등을 내세웠다. 본후보 등록까지 마친 단일화기구 밖 후보들도 있다. 보수로 분류되는 윤호상 전 서울미술고 교장, 진보로 분류되는 최보선 전 서울시교육의원이다. 다만 보수 측에서는 윤 후보가 보수 후보가 아닌 만큼 보수진영은 완전한 단일화에 성공했다는 입장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후보 등록은 하지 않았다. 후보등록 마감을 앞둔 시점까지 양 진영 후보 간 연대·분열 양상이 이어졌던 만큼, 당장은 선거 판세를 읽기 힘든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폴리뉴스 의뢰로 지난 25~27일 무선ARS를 통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 단일 후보인 조 후보는 22.9%, 진보 단일 후보인 정 후보는 15.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항여심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다만 이 조사에는 실제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인물도 포함돼 있어 정확한 판세 파악이 어렵다. 보수 진영의 김영배 전 상명대 특임교수(3.0%)와 진보 진영의 조기숙 전 교수(15.1%), 방재석 중앙대 교수(4.1%),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2.5%)은 모두 각 진영 단일 후보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단순 계산을 해볼 경우 조 후보와 김 전 교수의 지지율을 합하면 25.9%, 정 후보와 조 전 교수, 방 교수, 김 전 총장의 지지율을 모두 더하면 37.5%다. 이는 정 후보가 진보 성향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흡수한다면 조 후보를 앞설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한편 최보선 전 서울시교육의원은 7.1%, 윤호상 전 서울미술고 교장은 1.9%의 지지율을 보였다. 유권자들의 무관심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해당 조사에서 가장 많은 답변이 나온 건 ‘지지 후보가 없다·잘 모른다’(24.1%)는 응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