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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기업행사·포상관광단 방한 잇단 취소 [MICE]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관광·여행에 이어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약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하고 나흘 뒤인 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제2의 계엄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시장 내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특히 기업회의, 포상관광 등 민간 기업체 주최의 행사와 단체가 잇따라 예정됐던 방한 계획을 취소하고 있다. 기업회의, 포상관광은 정부와 지자체, 관련 업계가 전시컨벤션 중심의 단편적인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확장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10년 가까이 공들여 육성하고 있는 전략 시장이다. 당장은 동계 비수기라 타격이 크지 않지만,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서너 달 뒤 성수기 장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각국의 한국여행 주의보 발령으로 한산한 분위기의 서울 명동 거리 (사진=연합뉴스)◇“일정 임박한 행사·단체 일부 행선지 日 등 변경”10일 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최근 일주일간 다국적 글로벌 기업 주최의 방한 행사와 포상관광단 방문이 줄줄이 취소됐다. 연말을 이용해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제주 등을 방문하려던 단체로 미국, 프랑스, 중국,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국적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기간도 짧게는 사흘에서 길게는 일주일 이상, 규모는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200명까지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다.한 지자체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에 비해선 일정 변경, 취소 문의가 줄긴 했지만, 탄핵이 불발된 이후 다시 늘고 있다”며 “일정이 임박한 행사와 단체 일부는 행선지를 일본 등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했다.계엄 사태가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기업체 행사와 단체의 방한 취소는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신규 행사와 단체 유치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내년 상반기 중으로 일정을 한창 조율하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논의가 무기한 중단된 곳도 여럿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며칠 새 한국이 치안이 높은 안전한 여행지에서 불확실성이 큰 곳으로 전락했다”면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려진 한국여행 주의보가 풀리지 않는 한 협상 재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뉴질랜드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정상)에서 2단계(신중)로 상향했다.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이스라엘, 일본, 홍콩 등도 “가급적 한국여행을 자제하라”며 주의보를 발령했다. 영국은 외무부 홈페이지 상에 “서울 광화문과 용산 삼각지, 여의도 국회 주변에서 대규모 시위가 계속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메시지를 게시했다. 유럽, 미주에서 시작된 한국여행 주의보는 현재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로 확대된 상태다.한 중국 전담 여행사 대표는 “연말 연초에 방한하기로 한 단체 대부분이 일정을 무기한 보류하거나 취소한 상태”라며 “제2의 계엄은 없을 것이라는 발표에도 현지에선 언제든 또다시 계엄이 발령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연도별 방한 기업회의·포상관광 현황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한국 방문 타진하는 문의전화도 뚝 끊겨컨벤션(국제회의)과 전시·박람회는 다행히 취소 사태를 피하며 한숨을 돌린 상태다. 지난 3일 이후 코엑스, 킨텍스 등에서 열린 전시·박람회에는 해외 기업과 바이어가 예정대로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지난 9일 각국 고위관리 대표단과 국제기구 관계자 등 1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예정된 첫 비공식고위관리회의(ISOM)를 시작했다. 내년 11월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내년 2월부터 9월까지 경주와 인천, 제주에서 총 3차에 걸쳐 고위관리회의(SOM)를 앞두고 있다.컨벤션기획사(PCO) 관계자는 “정부 간 국제회의,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학술대회, 비즈니스 목적의 전시·박람회는 큰 동요 없이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일부 기업회의, 포상관광단 취소 사례가 지나치게 부각돼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업계는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행사와 단체 유치 경쟁력이 약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당장 이달 중 국제행사 개최지 선정을 앞둔 지자체와 학·협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지역 컨벤션뷰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유치에 공들여 유치 가능성이 꽤 높은 행사인데 비상계엄 사태로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더 큰 문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방문을 타진하는 문의 전화나 메일이 눈에 띠게 줄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불안감에 정부가 직접 수습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한국은 여전히 안전한 관광·마이스 목적지로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장관 명의의 영문 레터를 유관단체와 국제기구, 협회·단체에 배포했다. 윤용한 문체부 융합관광산업과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관광·마이스 분야 유관단체로 민관 합동 상황반을 꾸린 상태”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가용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TV 보고 계엄 안 사람 손 들어보세요!" 하자 우르르 '손 번쩍'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군 간부들은 “TV보고 ‘12·3 비상계엄’을 안 사람들 손들어 보라”는 야당 의원 질문에 우르르 손을 들었다.사진=유튜브 NATV 국회방송 영상 캡처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위원회에 출석한 박안수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에게 “왜 철수 명령을 내리지 않았나. 왜 특별조치권을 발동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군 방첩사령부 비서실이 여인형 방청사령관 직접 지시로 ‘계엄사-합동수사본부 운영 참고자료’를 작성해 지난달 여 사령관에게 보고하고 결심 받은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보고서에는 1980년 5월 17일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발표한 계엄 포고령도 첨부됐는데, 그 말미에는 ‘본 포고를 위반한 자는 영장 없이 체포·구금·수색하며 엄중 처단한다’고 쓰여 있다. 이번 계엄에서 박 사령관이 발표한 포고령이 이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추 의원 주장이다.참고 자료에는 계엄사령관이 특별조치권에 따라 ‘긴급한 상황’일 때는 체포, 구금, 압수, 수색 등을 할 수 있다는 계엄법 내용도 포함돼 있다.허 의원은 박 사령관에게 “계엄사령관으로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계엄사령관이 그래서 허수아비 소리를 듣는다”고 질타하기도 했다.그러면서 허 의원은 박 사령관이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TV 보고 알았다. 문제 의식을 느꼈다’고 답한 점을 들어 “TV 보고 알아? 계엄사령관, 계엄부사령관, 수방사령관 다 TV 보고 알았다고 처음에 답했다. 근데 사실이 다 밝혀지고 있지 않은가”라며 “(여기) 50명의 지휘관이 앉아 있는데 TV보고 안 사람들 손들어 보라”고 물었다.그러자 박 사령관 뒤에 앉아 있던 국방부와 합참 주요 당국자, 작전부대 지휘관 등 고위 장성을 포함한 50여 명의 현역 군인 중 3분의 2가량이 우르르 손을 들었다. 이에 허 의원은 “다들 창피한 줄 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앞서 ‘비상계엄을 TV로 보고 알았다’던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보다 이른 지난 1일 계엄에 대한 사전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이날 말했다.다만 김용현 국방부 전 장관이 1일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6곳을 확보하라”고 지시했을 때 계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신이 계엄 상황이라고 유추한 것이라고 했다.곽 사령관은 ‘당시 김 장관에게 왜 추가로 궁금한 점을 묻지 않았냐’는 질의에 “장관께 그 얘기를 들었을 땐 설마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을 안 했다”고 답했다.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곽 사령관은 사전에 알았다는 점에 대해 검찰에 진술하지 않았다”며 “이미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진술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 제게 공익신고를 했다”고 밝혔다.곽 사령관은 국민의힘 소속인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실제) 말이 맞춰진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느낌이냐’고 묻자 “(대부분 관계자가 계엄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해서) 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제가 느꼈다”고 했다.곽 사령관 외 국방위에 출석한 장성급 지휘관들 대부분은 ‘비상계엄 선포 전 계엄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했고, 한 장성급 장교는 “조짐은 알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 "'그 분' 건강은 지금 이런 상태"...저속노화 교수 목소리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속 리더의 자질을 의학적으로 풀이해 눈길을 끈다.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유튜브 영상 썸네일정 교수는 10일 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에 영상을 올렸다. 영상 썸네일에는 윤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그림자 위로 물음표가 떠 있고 ‘당신이 그러고도 리더가 맞습니까?’라는 질문이 던져져 있다정 교수는 영상에서 “참 어수선한 시국이다. 계엄령이 발동되더니 또 탄핵이 표결이 진행되지 않고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거 같다. 많은 분께서 참담하고 복잡한 심경으로 이 사건들을 경험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이어 “노년내과 의사로서, 저속노화에 대해 알리는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생활습관과 음주, 자기 돌봄의 중요성에 대해서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말씀 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사실 제가 그동안 많은 언론에 노출되면서 절대로 정치적인 의도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말 여러 방어막을 쳐 왔는데 지금은 조금 더 여러분께 직접적으로 이런 것들을 말씀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정 교수는 이번 영상에 대해 “사회 또는 기업의 리더가 왜 수신(修身)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 자기 돌봄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을 준비했다”며 “특히 술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다”고 소개했다.그는 영상에서 “술을 마시거나 잠을 아끼거나 또는 가속노화가 되는 식사를 하거나 혈당 변동성을 심하게 만드는 식사를 하거나 이런 변화들이 장기적으로는, 실제로 뇌 노화를 빠르게 만들고 뇌가 지저분한 상태, 충동 조절이 안 되는 상태, 번뇌가 많은 상태, 화가 많은 상태 또는 도파민 중독에 빠진 상태라고 말씀드린다”라고 설명했다.또 “배는 나오고 허리는 굽고 팔다리가 가늘어지는 상태가 되면 만성 질환과 연관되는 인슐린 저항성 혈압, 당뇨, 고지혈증도 나빠지고 혈관 내부의 건강이 나빠지기 때문에 뇌는 점점 더 빠르게 쪼그라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전두엽 기능은 더 떨어지고 해마는 더 위축된다”며 “심지어 여기다가 이제 권력이 붙게 되면 일종의 도파민 중독과 비슷한 뇌의 상태가 된다고 알려졌다”라고 부연했다.정 교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고 편도체가 과활성화된 상태와 비슷한데, 쉽게 말해서 별다른 자극이 아니더라도 나한테 조금만 반대하려고 하면 굉장히 격분하는, 대노하는 상태가 된다”며 “이런 것들은 과거 독재자들의 여러 모습을 통해 많이 알고 계실 거다”라고 했다.그는 알코올 관련 뇌 노화에 대한 임상 연구 결과를 보여주며 “제가 이런 것들을 다시 한 번 보여 드리는 이유는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 우리나라의 키를 쥐고 있는 분께서 제가 봤을 때 고위험 음주 이상의 알코올을 상용하는 분이고 이와 연관된 모든 건강 관련 파라미터들이 거의 알코올 내지는 이와 연관된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 상태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정 교수는 ‘대학’에 나오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를 강조하며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술에 대해 너무 관대했다. 하지만 술을 먹고 벌이는 여러 나쁜 의사 결정이 해프닝 또는 웃고 넘길 거리로 더 이상 치부돼선 안될 것이다. 술 권하는 사회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어찌 보면 과거의 마인드셋과 과거의 생활 습관에 머물러 있던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리더십에서 완전히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진통을 지금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누리꾼들은 “우아하고 세련되게 깐다”, “우아하게 돌려까기의 정석”, “술자리가 업무 연장선인 조직에서 단체로 봐야하는 영상”,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하다”, “알코올 의존성의 위험은 전부터 꾸준히 강조해오셨다. 시국이 이렇다 보니 늘 듣던 이야기라도 시사하는 바가 정말 큰 것 같다”라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한편, 검찰은 김용현 국방부 전 장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윤 대통령과 공모해 내란을 일으킨 혐의가 있다’고 적시하는 등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다만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수사받다 구속된 전례가 없어, 국정 운영 등을 두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