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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집만 5개, 매일 울었다”…다섯쌍둥이 출산한 부부의 사연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사실 아기집 보고 첫 2주 동안은 우리 부부 둘 다 매일 울었어요.”자연임신으로 생긴 다섯쌍둥이로 한 번에 ‘오둥이’ 아빠가 된 김준영(31)씨가 이같이 말했다.지난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동두천 지역 고등학교 교사인 김씨와 경기 양주의 한 학교에서 교육 행정직으로 근무하는 사공혜란(30)씨 사이에서 지난 20일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이 순서대로 태어났다.서울성모병원은 20일 낮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의 '오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둥이의 초음파 사진.(사진=연합뉴스)국내 다섯쌍둥이 출산 소식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더구나 김씨와 사공씨 아기들처럼 자연임신으로 생겨 건강하게 태어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최초다.김씨와 사공씨는 다른 대학 소속으로 연합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만났다. 2016년부터 7년간 교제해 지난해 10월 결혼했는데, 사공씨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받고 치료와 임신 준비를 위해 배란유도제를 맞은 후 바로 다섯쌍둥이가 생겼다.임신을 확인한 것은 뱃속 아기들이 5∼6주 차쯤 됐을 무렵인 4월께였다. 김씨는 아기집 5개를 확인했을 당시 심정을 묻는 말에 “교직에 있으니 아이들을 좋아하고, 자녀 계획을 세우는 데 영향이 있긴 했다”면서도 “자녀 한두명을 생각했었는데 다섯을 가질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그러면서 “(아기집을 보고) 첫 2주간 둘이서 맨날 울었다”며 “다섯쌍둥이가 생겼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김씨는 “전공의 파업 때문에 병원 진료가 힘들다는 병원이 많아서 다섯쌍둥이를 돌볼 수 있는 병원을 빨리 찾아야 했다”며 “(다태아 분만 권위자인) 전종관 교수님이 서울대병원에서 이대 목동 병원으로 옮기셨다길래 바로 그쪽으로 병원을 옮겨 진료를 봤다”고 했다.그렇다면 김씨 부부는 어떻게 다섯쌍둥이를 낳을 결심을 했을까. 김씨는 “전 교수님이 일단 선택적 유산이라는 선택지를 주지 않으셨다”며 “건강하지 않은 아기가 자연적으로 유산되는 것이 약을 쓰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하셨고, 아기들을 생각해서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고 회상했다.김씨는 “산모의 안전을 위해 한 명을 유산한다고 하더라도 아기 네 명을 키우는 것인데, 네 명이나 다섯 명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다”며 “전 교수님 진료를 받고 나서부터는 다섯쌍둥이를 받아들이고 무사히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면 감사하다고 태도가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반면 아내 사공 씨는 임신 기간 내내 편할 날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체구가 작은 편인 사공씨는 배가 불러오는 속도가 너무 빨라 몸을 가누기가 쉽지 않아서다.사공 씨는 다섯명의 아이가 태동할 땐 배가 찢어질 듯 아프기도 하고, 숨도 차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허리도 아파했다.아기들은 27주를 채 채우지 못하고 세상의 빛을 봤다. 보통 세 명 이상 다태아 평균 임신 기간은 28주여서 그렇게 임신 기간이 짧은 편은 아니지만, 아기들은 12월까지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한다.아기들의 태명은 ‘팡팡레인저’다. 멤버가 다섯 명인 애니메이션 파워레인저에서 따왔다. 뱃속 태아 순서대로 그린, 블루, 옐로, 핑크, 레드를 붙여줬다.김씨는 “원래 아이가 태어나면 교육적으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다짐이 있었는데, 막상 다섯을 낳으니까 그런 것 필요 없이 자유롭게, 재미있게 같이 키우겠다는 생각만 든다”며 “아이들이 우선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더불어 김씨는 임신·출산으로 고생한 아내에게 “고생 너무 많이 했고, 확 바뀐 삶이 시작되는데 함께 잘 이겨내 보자”고 말했다. 이어 다태다를 임신한 다른 부모에게도 “힘을 많이 내시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다섯쌍둥이에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다섯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은 모두의 기쁨”이라며 “엄마, 아빠, 다섯 아기들이 함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이어 다섯 가지 색깔 아기 옷과 자연산 미역을 선물로 보냈다. 다섯쌍둥이에게는 첫만남이용권 1400만원과 임신·출산 의료비 지원 500만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파견, 신생아 건강 지속 관리 서비스, 국가장학금 추가 지원,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등 각종 정부 지원이 제공된다.
- 추석도 FOMC도 끝났다…돈 돌아오는 코스피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난 데 이어 미국이 빅컷(기준 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하자 코스피 거래도 다시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그간 갈 곳을 잃고 대기성 투자처에 자금이 묶인 까닭에 감소세를 보여온 코스피 거래대금이 한 달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증시 주변으로도 자금이 서서히 모여들고 있어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거래대금 회복하고 주변 자금도 늘어2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14조 27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8월 6일(15조 5358억원) 이후 한 달 반 만에 최고치다. 추석연휴와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마친 9월 셋째 주(19~20일) 일 평균 거래대금은 13조 5738억원으로, 직전 주(9~13일, 9조 407억원)보다 50.1% 증가한 수준이다. 19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 역시 51조 6094억원으로 3거래일 연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증권사 계좌에 투자자가 예치해놓은 자금으로 바로 증시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대표적인 증시 주변자금으로 분류된다. 또 다른 증시 주변자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역시 87조 2850억원으로 4거래일 연속 증가추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데다, 빅컷을 단행하는 결정을 내리자 시장에 다시 유동성이 몰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빅컷을 단행하면서도 경기 침체 우려를 일축했고 이에 시장의 안도감이 커졌다”면서 “금리인하 효과로 성장세가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과잉완화’의 유혹을 참지 못할 것이 더 명확해졌다”면서 “내년엔 경기가 좋은데 돈을 더 푸는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이며 2~3년 뒤 실물경제가 우려스럽지만, 투자만 생각한다면 버블을 먹으면 될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추석이라는 긴 연휴도 끝난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이전보다 확대될 것이란 분위기다. ◇엔 캐리 청산 우려도 사그라져…‘금투세’ 불확실성 변수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증시 상승세를 억제해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고 있는 점도 호재로 손꼽힌다. 연말과 내년 초께 일본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우선 한숨을 돌렸다는 평가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간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가 잦아든 지난 20일 순매도 금액은 337억원에 머물며 ‘사자’세로 귀환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증권가는 금리 인하 시대로 접어들며 그동안 오르지 못했던 성장주, 특히 바이오와 2차전지주가 강세를 보이며 개인투자자들의 사자세가 본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실제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최근 3거래일간 상승하고 있는데다, 지난 19일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로 귀환했다. 한편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않아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남아 있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일정 금액(국내 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 이상의 양도소득에 대해 20∼25%의 비율로 과세하는 제도이다. 2020년 여야 합의로 도입이 결정돼 2023년 시행하기로 했으나,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말 도입 시점을 2년 늦췄고, 오는 2025년 1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부와 야당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 야당 내에서도 시행과 유예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정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 문제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금투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논쟁이 커지며 연말로 갈수록 금투세 이슈가 다시 투심을 억누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檢, 24일 최재영 목사 수심위…결과따라 金여사 연장전
-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이번 주 검찰은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에 대한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를 소집한다. 이번 최 목사의 수심위 결과에 따라 김 여사 수사 향방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법원에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허위 인터뷰 공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에 대한 첫 정식 재판이 열린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대통령실을 상대로 직원 명단을 공개하라며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항소심 판결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왼쪽)와 이를 공개한 인터넷매체인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오른쪽)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결정을 규탄하고 김 여사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최재영 목사 수심위…김 여사 수심위 연장선대검찰청 수심위는 24일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에 대한 기소 및 수사 계속 여부를 심의한다. 수심위는 검찰이 아닌 외부 전문가들로 무작위 구성도돼 개별 사건을 심의한다. 이들 결정에 따라 최 목사와 사안이 같은 김 여사의 기소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 목사 측은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준 것이 대가성이 있었다며 이를 건넨 자신과 받은 김 여사 모두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지난 6일 김 여사 수심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 수수, 알선 수재 등 총 6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불기소 결정했다. 대가성을 찾기 어렵고 공직자의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어 기소가 어렵다는 이유다.만약 이날 수심위가 최 목사의 기소를 권고한다면,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결정이 비판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수심위가 불기소를 권고한다면 검찰과 앞선 김 여사 수심위의 불기소 결정에 설득력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만배·신학림 ‘尹 명예훼손 허위인터뷰’ 첫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오는 24일 오전 화천대유 대대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위원장,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와 한상진 기자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한다. 이들은 지난 대선 당시 후보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사실을 언론보도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타파는 김 씨의 인터뷰를 통해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 재직 시절 변호사의 청탁을 받고 대장동 불법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의 수사를 무마해줬단 내용의 보도한 바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 씨가 신 전 위원장에게 ‘책 값’ 명목으로 1억 6500만원 건넨 것을 파악하고 김 씨의 청탁으로 이같은 인터뷰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재판준비 과정에서 재판부는 검찰 측에 공소장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며 정리해달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당초 70여 페이지에 달하던 공소장을 50여 페이지로 축소해 변경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직원 명단 공개”…2심 항소심 선고 예정서울고법 제9-2행정부는 26일 참여연대와 뉴스타파 등이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판결을 진행한다. 참여연대 등은 2022년 8월 대통령실에 취업 특혜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5급 이상 직원 288명의 이름·소속부서·직위·직급·소관 세부업무’와 ‘대통령실의 세부 조직도’를 공개하라고 정보공개 청구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국가 기밀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행정안전부, 법무부 등 상당수의 정보조직 뿐만 아니라 감사원, 국세청 등 이른바 사정기관도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해 홈페이지에 소속 직원의 성명, 직위, 직급 등을 공개하는데, 대통령실 소속 직원을 다르게 취급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판시했다.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엘리엇VS삼성물산…‘276억’ 지연손해금 추가 소송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부장판사 최욱진)는 27일 오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약 270억원 규모의 지연손해금 반환 소송에 대한 선고를 진행한다. 엘리엇 측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과 삼성물산이 비밀합의를 체결했고, 이에 따라 미정산된 약정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합의서상 지연손해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 당시 삼성물산 주식 7.12%를 보유하고 있던 엘리엇은 합병에 반대하며 주식매수가격 결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소를 취하하는 대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던 다른 주주들이 받는 보상과 동일한 내용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비밀합의를 엘리엇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엘리엇은 지난 2022년 대법원이 또 다른 주주들이 제기한 주식매수가격 결정 소송 선고를 확정한 뒤 삼성물산으로부터 약 747억원을 받았으나 이에 대한 지연이자까지 추가로 지급돼야 한단 입장이다.
- 韓-체코, 바이오 등 첨단산업 협력 강화…"10년간 3700만 달러 투입"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요제프 시켈라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프라하 체코 정부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가 임석한 가운데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한·체코 공급망·에너지 대화(SCED), 블타바(Vltava) 첨단산업 협력 비전, 배터리 협력양해각서(MOU) 등에 서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프라하(체코)=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대한민국과 체코는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 관계가 기대된다. 바이오, 우주항공, 첨단 소재, 디지털 등 유망한 첨단 산업 기술 분야에서 공동 연구와 인적 교류를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체코는 바이오, 화학, 소재, 물리학, 광학 등에서 우수한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의 대표적인 과학기술 강국이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뛰어난 만큼 양국이 협력하면 첨단 산업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는게 정부 판단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 기간 중 양국 간 첨단 산업·기술 분야 업무협약(MOU)은 19건으로 원전 협약과 동일할 정도로 비중 있게 다뤄졌다. 양국은 유망 산업 분야인 우주항공, 바이오, 첨단화학·소재, 디지털, 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각국 연구기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한-체코 과학기술 협력의 청사진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 정부는 앞으로 핵연료 기술, 합성신약, 인공지능과 같은 분야에서 양국 간 공동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체코에 3700만 달러 규모의 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실질적인 협력을 가져올 수 있도록 현재 수준의 20배에 해당하는 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공동 연구 분야는 기존의 바이오, 화학 소재 중심에서 우주항공, 원자력, 에너지, AI, 디지털, 양자, 과학기술 등 양국의 공통 관심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원전 사업을 필두로 생명공학, 우주항공으로까지 이어지는 포괄적인 한-체코 과학기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ICT, 뇌 노화 및 퇴행성 뇌질환, 합성신약, 화생방 해독제, 핵융합, 우주항공, 정밀기계, 광학 등 제반 분야 연구협력 추진에도 합의했다.아울러 양국 연구 기관 간에는 우리나라의 뇌연구원, 기계연구원, 광주과학기술원, 우주기술협회 등 9개 기관이 체코의 8개 기관과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합성 신약 뇌연구, 우주 정밀 기계, 광학 등 전방위적인 연구개발 협력을 추진한다. 또 우리나라의 원자력교육센터에 체코 원자력 분야 엔지니어 등을 초청해 연수를 실시하고, 과학 영재 국제행사에도 초청하는 등 인적 교류도 더욱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다.
- '팀 체코리아', 원전 르네상스시대 '맞손'…우크라이나 재건도 협력
- [프라하(체코)=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체코를 시작으로 유럽 원자력 발전(원전) 시장에 첫 진출한 ‘팀코리아’가 앞으로 1000조원 이상 규모로 확대가 예상되는 세계 원전 시장에서 수출 활로를 넓히는 행보를 본격화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체코의 원전 동맹 격인 ‘팀 체코리아’(Team Czech-Korea)는 네덜란드, 폴란드 등 원전 건설을 앞둔 유럽 국가나 제3국으로 진출하며 원전 르네상스 시대에 공동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우리나라가 신규 원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체코 수주 과정에서도 불거진 미국계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두코바니 수주 낙관적…웨스팅하우스 소송 관건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체코 현지에서 “우리기업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 참여를 계기로, 원전 건설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으로 이어지는 포괄적인 원자력 협력을 제도화해 나가겠다”면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한국과 체코가 앞으로 100년을 함께 내다보는 ‘원전 동맹’(nuclear energy alliance)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양국은 ‘함께 짓는 원전’을 비전으로 원전 건설 뿐만 아니라 운영, 정비, 핵연료, 방폐물 등 원전 생태계의 전 주기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한-체코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앞서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하는 팀코리아는 체코 두코바니 지역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체코 측의 요청으로 2박 4일간 체코를 공식 방문한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회담을 진행하며 수주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실제 피알라 총리는 팀코리아의 최종 수주 가능성에 대해 “한수원과 체코 정부가 무사히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 본계약 체결 이전에 피알라 총리의 한국 방문 요청을 했고, 피알라 총리는 방한을 약속했다. 유일한 걸림돌은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이다. 앞서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탈락한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이 자사의 기술을 활용했다”며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수출하지 못하는 내용을 담은 소송을 미 법원에 제기했다. 이에 앞서 2009년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따냈을 때도 웨스팅하우스는 지적재산권 분쟁을 일으켰다. 당시엔 일부 설비를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하는 조건을 제시해 분쟁을 마무리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9월 웨스팅하우스가 제기한 소송을 미 법원이 각하한데다 과거 UAE 수주 당시와는 다르게 한국형 원전 기술의 독자성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수출 통제 문제가 쉽게 해소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체코 현지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파벨 대통령은 “체코나 대한민국, 그리고 미국의 분쟁이 성공적으로 해결되고 오래 끌지 않고 어떠한 방식의 합의를 보는 것이 양측에 유리하다”면서 “문제가 성공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재권 문제로 소송이 걸려 있긴 하지만 한미 정부 간 원전과 관련된 협력이나 에너지 협력에 대해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있다”며 “원전 르네상스라는 표현이 나오는 시점에 한국과 미국이 조인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 깊은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체코 플젠 산업단지 내 두산스코다파워 공장에서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과 터빈 블레이드 서명식을 마친 뒤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테믈린 원전 추가 수주 기대…유럽시장 공동 진출도체코가 추가로 발주 예정인 테믈린 지역 2기 원전건설 사업을 팀코리아가 따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한수원은 내년 3월 두코바니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경우 테믈린 사업에서도 체코 정부 측과 단독 협상을 할 수 있는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확정하면 체코로부터 수주하는 원전 사업 규모는 40조원을 웃돌게 된다. 다만 테믈린 원전 사업은 아직 발주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만큼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파벨 대통령은 “이번 프로젝트가 얼마나 성공하는지에 따라서 테믈린 신규 원전 사업을 고려할 것”이라며 “(두코바니 원전 사업 계약) 체결 이후 해당 조건 하에서 추가 원전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체코 원전 건설에도 과거 UAE 사례와 같이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정해진 예산으로 적기 시공) 약속을 지키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양국은 원전 건설부터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 원전 생태계 전 분야에서 협력하고, 민간 협력도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체코리아가 네덜란드나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유럽 원전사업에도 함께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2030년까지 10기 원전 수출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목표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양 정상은 외교 안보 문제인 북핵 문제나 러북 군사협력,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외교부 간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진출 경험과 네트워크가 풍부한 체코 기업과 기술력이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교통 및 인프라 분야 재건을 위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 4대그룹 총수 체코 총출동…정의선 "미래투자 아끼지 않겠다"
- [이데일리 김정남 공지유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현대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돌파 전략을 모색했다. 정 회장을 포함한 국내 4대 그룹 총수는 올해 처음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체코 기업인들과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현대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정 회장은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있는 현대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둘러봤다고 현대차그룹이 22일 전했다. 체코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유럽 내 유일한 전기차 생산거점이다.최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조절에 더해 독일, 영국 등 주요국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유럽 시장 전기차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은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이다. 정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체코공장은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을 위한 미래 투자의 핵심 거점”이라며 “체코공장의 우수한 생산성과 손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품질, 서비스, 우수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은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현대차 체코공장(HMMC) 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현대차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대응해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전 라인업에 걸친 유럽 맞춤형 제품 믹스로 대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투싼 하이브리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기차 수요 둔화를 보완하기로 했다. 여기에 체코공장에서 생산 중인 2세대 코나 일렉트릭과 한국에서 수출하는 아이오닉 5, 유럽에 올해 하반기 론칭하는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을 주축으로 전기차 리더십 회복에 나서기로 했다.현대차그룹은 또 현지 스코다그룹 산하 스코다 일렉트릭과 수소·미래차 관련 업무협약(MOU)을 했고, 체코 오스트라바 공대와 MOU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학연 공동 연구에 나섰다.(사진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정 회장 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까지 4대 그룹 총수들은 동시에 체코를 찾아 관심을 모았다. 4대 그룹 총수 전원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함께 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체코는 V4(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국가들 중 배터리, 자동차 등 산업 제조 기반이 가장 잘 조성된 나라로 꼽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최 회장은 20일 대한상의가 현지에서 개최한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에서 “체코는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자력 등 무탄소 에너지의 활용 확대를 적극 모색 중에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원전 협력과 함께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AI, 반도체, 배터리 등을 긴밀히 협력할 분야로 꼽았다. 이번 비즈니스 포럼은 유럽연합(EU) 국가와 개최한 경제인 행사 가운데 역대 가장 큰 규모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파벨 체코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