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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진보, 야권연대 단일화 본격화…경기·PK 지각변동 예고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등이 결성한 야권연대 ‘민주개혁진보연합’이 지역구 후보 단일화에 나선다. 진보당 출마자 비중이 큰 수도권과 부산·경남(PK)을 중심으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범야권 세력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단일대오를 갖추면서 22대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을 견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합의 서명식에서 박홍근 민주당 민주연합추진단장(가운데), 윤희숙 진보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서명식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개혁진보연합은 오는 3일 비례연합 위성정당을 설립하고 야권연대를 위한 지역구 단일화를 본격 추진한다. 민주당은 진보당, 새진보연합 등이 출마하는 모든 지역구에서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단 호남, 대구·경북(TK) 등의 지역은 민주당 및 진보당의 단일화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울산 북구의 경우 진보당 측 후보인 윤종오 전 의원을 경선 없이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진보당이 예비후보를 낸 지역은 84곳으로, 이 중 호남과 대구·경북 지역 등 제외하면 72곳에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단일화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곳은 경기도다. 진보당은 경기도 내 22개 지역구에서 예비후보를 냈다. 이외에 부산·경남(PK) 14명, 서울 13명 등도 진보당 출마 후보가 많은 지역에 속한다.서울 관악을은 이상규 진보당 후보와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단일화 경선에서 맞붙는다. 정태호 의원은 관악구을에 단수공천돼 재선에 도전한다. 이상규 진보당 후보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서울 관악구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바 있다. 이상규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당과 민주당 간 여론조사 경선에서 이성규를 선택해야 한다”며 “반드시 민주당 정태호 의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국민과 함께 윤석열 정권 심판 대열 선두에 서겠다”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을에서는 김재연 진보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가 경선을 진행해 최종 출마자를 가른다. 민주당은 의정부을 전략지역으로 지정해 현역 의원인 김민철 의원을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한 가운데, 전략공천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재연 후보는 19대 국회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원내에 진입한 경력이 있다. 부산 연제구에선 이성문 민주당 후보와 노정현 진보당 후보가 단일화 경선을 치른다. 두 후보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경선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선거 분위기를 띄웠다. 경선을 치르지 않았지만 이미 단일화를 결정한 지역구도 등장했다. 민주당과 진보당은 서울 서대문을 단일화 후보로 김영호 민주당 의원을 결정, 전진희 진보당 예비후보는 사퇴했다. 두 후보는 전날 단일화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연대의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김영호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심판하기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 전진희 진보당 후보와 함께 힘을 모아 압도적 승리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희 후보는 “윤석열 정권의 대일 굴욕외교 수장인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서대문을에 출마한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의 저격수로 맞서 싸우는 김영호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피력했다.
- 공수처장 최종 후보 2명에 오동운·이명순 변호사 선정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파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8번째 회의 끝에 최종 후보로 오동운(54·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이명순(59·22기) 변호사를 선정했다. 처장 공석에 따른 수사 지연 등의 우려가 지속 제기되면서 더이상 후보 선정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추천위는 이날 열린 8차 회의에서 오 변호사와 이 변호사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들은 모두 여당 추천 후보다. 오 변호사는 판사 출신, 이 변호사는 검사 출신이다.오 변호사는 1998년 부산지법에서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울산지법, 인천지법, 서울남부지법,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과 헌법재판소 파견 경력이 있다.이 변호사는 1998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대검찰청 형사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이날 임복규(59·20기)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분석심의위원도 여당 측 추천 후보로 등장했다. 임 위원과 이 변호사는 3차 표결에서 각각 2표와 5표를 받아 이 변호사가 최종 후보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2명 중 1명을 차기 처장으로 지명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추천위는 박성재(61·17기) 법무부 장관, 천대엽(60·21기) 법원행정처장, 김영훈(60·27기)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3명의 당연직과 여당 측 추천위원 2명, 야당 측 추천위원인 2명으로 구성됐다.야당 측 추천위원이던 정한중(63·24기)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총선 출마를 위해 사의했고, 이날부터 이창민 변호사가 추천위에 합류했다.이명순 변호사가 최종 후보로 낙점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추천위가 그간 물망에 오른 인물을 배제하고 최종 후보를 낙점해서다. 앞서 이날 8차 회의가 파행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추천위는 지난해 11월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6일까지 총 7차에 거쳐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첫 회의에서 최종 후보 2명 중 1명으로 판사 출신 오동운 변호사를 선정한 이후 나머지 1명 후보에 대해 위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안팎에서는 회의가 거듭 공전하는 원인으로 법원행정처가 ‘여권 측 인사 반대 및 야권 측 인사 지지’ 기조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15일 김상환(58·20기) 전 법원행정처장 퇴임 후 신임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추천위에 합류하면서 양상이 달라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지만 김 전 처장에 이어 천 처장 역시 여권 측 후보에 반대표를, 야권 측 후보에 찬성표를 행사하면서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지난 7차 회의에서 천 처장은 여권 측 인사인 김태규(56·28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는 반대표를, 야권 측 인사인 한주한(59·19기) 더 리드 법률사무소 변호사에 찬성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6차 회의까지 검사 출신이자 변협 측 인사 이혁(50·20기) LEE & LEE 대표변호사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지만 7차에서는 2파전으로 좁혀졌다.
- 尹, 저커버그 만나 "韓 훌륭한 플랫폼" 세일즈…TSMC 의존도 논의(종합)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AI(인공지능)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비전 등을 논의했다. 특히, 대만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 대한 의존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저커버그 대표와 약 30분간 대화를 가졌다”며 “열린 AI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비전과 메타와 한국 기업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 구현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메타의 적극적인 역할 필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저커버그가 한국을 찾은 건 10년 만이다.◇尹, 저커버그에 “한국 기업들과 긴밀 협력” 당부성 실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AI 기술이 데이터 센터·자율주행차·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AI 경쟁이 본격화되고, 특히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윤 대통령은) AI 시스템의 필수적인 메모리에서 한국 기업이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한국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고 전했다.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 정부 간 긴밀한 공급망 협력 체계가 구축돼 있는 만큼,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성 실장은 “윤 대통령은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는 스마트 가전·웨어러블 디바이스·스마트카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이야말로 메타의 AI가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메타는 2021년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할 만큼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성 실장은 “윤 대통령은 한국도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의 먹거리인 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R&D(연구개발) 인재 양성 등 메타와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부연했다.윤 대통령은 메타버스의 중요한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구상하는 ‘XR(확장 현실) 헤드셋 분야’에서 메타가 하드웨어의 강점을 갖는 한국 기업과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득했다.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대만 TSMC 의존도’ 문제 논의윤 대통령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AI를 악용한 가짜 뉴스와 허위 선동 조작은 자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임을 지적, 올해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선거가 있는 만큼 메타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가짜 뉴스와 각종 기만 행위들을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도 주문했다.성 실장은 “윤 대통령은 메타의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에 동의하면서 한국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으며 빅테크와 각국 정부들이 함께 연대해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이외에도, 저커버그 대표는 한국에 부품을 많이 의존하고 있지만 대만 TSMC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취재진을 만나 “(저커버그 대표가) 삼성이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귀띔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삼성전자가 투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한다.해당 관계자는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메타 입장에서도 TSMC에 많이 의존하는 데 대해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 저커버그 만난 尹 "한국, 훌륭한 플랫폼…메타와 큰 시너지 낼 것"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AI(인공지능)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비전 등을 논의했다.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를 접견,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저커버그 대표와 약 30분간 대화를 가졌다”며 “열린 AI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비전과 메타와 한국 기업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 구현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메타의 적극적인 역할 필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저커버그가 한국을 찾은 건 10년 만이다.성 실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AI 기술이 데이터 센터·자율주행차·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AI 경쟁이 본격화되고, 특히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윤 대통령은) AI 시스템의 필수적인 메모리에서 한국 기업이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한국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고 전했다.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 정부 간 긴밀한 공급망 협력 체계가 구축돼 있는 만큼,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성 실장은 “윤 대통령은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는 스마트 가전·웨어러블 디바이스·스마트카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이야말로 메타의 AI가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메타는 2021년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할 만큼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성 실장은 “윤 대통령은 한국도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의 먹거리인 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R&D(연구개발) 인재 양성 등 메타와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부연했다.또한, 윤 대통령은 메타버스의 중요한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구상하는 ‘XR(확장 현실) 헤드셋 분야’에서 메타가 하드웨어의 강점을 갖는 한국 기업과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득했다.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AI를 악용한 가짜 뉴스와 허위 선동 조작은 자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임을 지적하고, 올해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선거가 있는 만큼 메타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가짜 뉴스와 각종 기만 행위들을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성 실장은 “윤 대통령은 메타의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에 동의하면서 한국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으며 빅테크와 각국 정부들이 함께 연대해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 "한국 여성들, 아이 낳지 않는 이유는"…외신들도 저출산 주목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국의 지난해 4분기 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0.65명으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외신들도 크게 주목했다. 일부 매체는 출산율 하락 배경을 집중 조명하며 미래 한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경력단절 우려…“경쟁서 도태돼 실패할까 두려워”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한국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여성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소개하며 출산율 하락 이유를 분석했다. 방송은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높은 주거비와 사교육비를 포함한 자녀 양육비 부담, 경력단절, 남편의 부족한 육아 지원 등이 출산율 저하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외곽에 거주하며 TV프로듀서로 일하는 예진씨(30)는 BBC에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다면서 그 이유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통 8시에 퇴근하고 초과근무를 하기도 한다”며 “귀가하고 나면 잠자기 전까지 집안 청소와 잠깐 운동할 시간밖에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시간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선 한국의 근로 환경이 지나치게 경쟁적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예진씨는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한국인들은 자기계발을 계속하지 않으면 뒤쳐질 것이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두 배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든다”며 “월요일부터 다시 일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주말에 정맥(IV)주사를 맞기도 한다”고 말했다. BBC는 IV 주사를 맞는 일이 평범한 주말 일상인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가장 주된 이유는 “출산 후 직장에 다시 복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라고 예진씨는 강조했다. 그는 “아이를 낳으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암묵적 압박이 있다. 여동생과 친했던 두 명의 뉴스 진행자가 퇴사하는 걸 봤다”며 “모든 (한국) 여성이 공통적으로 동일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사 부서에서 근무한다는 28세 여성도 “출산 휴가를 낸 뒤 직장을 떠나야 하거나 승진에서 누락된 경우를 본 적이 있는데, 이를 보고 (나는) 자녀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BC는 한국 여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교육 수준이 가장 높지만,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각하고 남성에 비해 여성의 실직 비율이 평균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높은 주거비·사교육비 등 경제적 이유도 커 결혼한지 6년이 지난 영어강사 스텔라 신씨(39)는 “5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자녀는 없다. 남편과 나는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일하고 즐기다 보니 너무 바빴다”며 현재는 출산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를 풀타임으로 돌보려면 출산 후 2년 동안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나는 매우 우울해질 것”이라며 “지금 생활 방식으론 그것(출산 및 육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어 “나는 내 경력을 사랑하고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퇴근 후엔 케이팝(K-pop) 댄스 수업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높은 집값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신씨는 “(아이를 낳지 않은 현재도) 일을 그만두고 싶거나 가족과 일을 병행하고 싶어도 주거(에 지출하는) 비용이 너무 높아 감당할 수가 없다”며 “(주거지가) 서울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지만 아직 집을 장만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는 집값이 가장 높은 서울의 출산율이 전국 최저치인 0.55명을 기록한 것에서도 확인된다고 BBC는 짚었다. 사교육비 역시 한국의 출산율 저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BBC는 “한국에선 아이들이 4세부터 수학, 영어, 음악 등의 비싼 과외 수업을 받고 있다. 이러한 사교육을 하지 않는 건 아이를 실패로 이끄는 것으로 간주돼 경쟁이 치열한 한국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주거비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문제지만 사교육비는 한국만의 독특한 (출산율 저하) 이유”라고 설명했다. 불행한 어린 시절과 20대를 보냈다고 털어놓은 민지씨(32)도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끝없이 경쟁해야 했다”면서 “너무 지쳤다”고 거들었다. 그는 “한국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남편 육아지원 부족도 핵심 원인…“韓 미래 우울”이외에도 남편이 육아를 돕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출산율 저하의 핵심 원인 중 하나라고 BBC는 전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웹툰 작가 천정연씨는 출산 후 사회적·경제적 압박을 받게 됐지만 남편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나는 교육을 잘 받았고 남녀가 평등하다고 배웠는데, 남편이 육아나 집안 일을 도와주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너무 화가 났다”면서 “주변을 보니 다들 우울해 해서 사회적 현상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BBC는 “한국에선 남성과 여성 모두 자녀가 태어난 이후 8년 동안 1년의 휴가를 받을 수 있지만, 2022년 출산을 한 여성의 70%가 휴가를 사용한 반면, 남성은 7%만이 휴가를 썼다”고 설명했다.BBC는 또 “한국 경제가 지난 50년 간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여성을 고등 교육과 일터로 밀어 넣고 야망을 키워줬지만,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은 같은 속도로 발전하지 못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을 구조적 문제로 다루겠다고 밝혔지만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 모두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지만 한국만큼 극단적인 경우는 없다. 50년 후엔 전체 인구의 거의 절반이 65세 이상으로 경제 인구가 절반으로 줄고, 병역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도 58% 감소할 것”이라며 “한국의 정치인들이 ‘국가 비상사태’라고 선언할 정도로 국가경제, 연금, 안보 등에 매우 나쁜 징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