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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의사 못 이겨” 노환규 전 의협회장 “정치 세력 만들 것”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14일 과학자·이공계·의사·법조인이 중심이 되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과 같은 의사의 권익에 반하는 정책이 추진된다면 저항하겠다는 의도다.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오전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기 전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노 전 회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진리를 추구하는 분들(과학자들과 이공계 분들, 의사들과 법조인들)이 중심이 되는 정치세력을 만들고자 한다. 저는 깃발을 집어 들었지만, 세우는 분은 따로 계실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필요한 경우 정당으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유일하게 마지막까지 발전을 거부해 온 정치가 발전을 이룬다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노 전 회장이 언급한 단체는 과학진리연합(가칭·과진연)이라 이름으로, 현재 온라인을 통해 회원 신청을 받고 있다.그는 이번 과진연 결성에 대해 시민단체, 카이스트 교수 등이 “‘의사들만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저항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며 “(의사들은) 정치적 판단인지 주술인지 구분이 어려운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했다.이후 또다시 글을 올리며 과진연 회원 가입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금 계획은 분야별(원자력, 반도체, 교육, 법조,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각을 함께하는 20여명과 1000명 조직을 만들어 코어(core)로 시작할 예정”이라며 “누군가 해주겠지라는 생각보다. 내가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행동할 때 그때 비로소 내가 원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읍소했다.노 전 회장은 앞서 의대 증원 문제로 정부와 의료계가 충돌하자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 유예를 지시하자 “ㅋㅋㅋ전공의 처벌 못 할 거라고 했지”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 尹, 중동사태 긴급회의…“유가·공급망 관리시스템 가동”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악화된 ‘중동 사태’ 대응책을 논의하고자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주재했다.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이날 회의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국제 안보·경제 상황 및 우리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자 열렸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윤 대통령은 먼저 범정부 차원의 국제 유가, 에너지 수급 및 공급망 관련 분석·관리 시스템을 밀도 있게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우리 경제와 안보에 대한 상황 전망과 위험 요인들을 철저히 점검해 향후 어떤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면밀한 대비책을 운용하라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윤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과 중동 역내에 있는 우리 국민, 기업, 재외공관의 안전을 비롯해 인근 지역을 항해하는 우리 선박에 대한 안전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또 참석자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국제 유가와 환율의 움직임에 따른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면서 공급망과 물가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기민하게 대응키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중동 지역의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도록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한편 이날 회의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김영호 통일부·신원식 국방부·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참석했다. 또한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인성환 2차장·왕윤종 3차장 등이 자리했다.
- 尹, 후임 총리·비서실장 인선에 신중…내주 발표할 듯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 패배 후 인적 쇄신에 나섰지만,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이르면 14일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사 검증과 국민 여론 동향을 좀 더 살핀 후 다음 주 중 인사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인사는 인사권자(대통령)의 재량으로 시기와 규모를 가늠할 수 없지만, 이날 발표하기는 힘들다”면서 “중요한 자리인 만큼 사람을 찾고, 검증하는 데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당초 대통령실은 총선 참패로 민심이 확인되자 국정 운영 쇄신의 첫 단계로 주요 조직 인적 개편을 즉각 단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그러나 조기에 후임 인선을 발표했다가 검증에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야당의 집중 공세가 벌어지면서 민심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실제로 총리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 중에는 이미 국회 인사청문회 같은 검증을 거친 경우도 있지만, 아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인사도 포함돼 인적 쇄신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의 경우도 인사청문회는 필요 없지만 대통령실 참모진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큰 자리인 만큼 좀 더 정무적 감각을 갖추면서도 야당과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인물로 앉히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현재 총리에는 국민의힘 주호영·권영세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김병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특히 총리는 국회에서 재적인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을 얻어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국회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인 만큼, 야당에서도 수용할 수 있는 인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또 비서실장으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 장제원 의원, 김한길 위원장 등이 거론된다.윤 대통령은 비서실장에 이어 정무라인을 비롯한 일부 참모진도 추가로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책실장을 비롯한 정책라인은 업무의 연속성 등을 고려해 유임될 가능성이 나온다.이처럼 시간을 두고 총리와 비서실장 등 후임 인선을 진행키로 함에 따라 윤 대통령의 총선 패배에 대한 입장 발표 시기나 형식, 내용도 계속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윤 대통령은 다음 주 중 총선과 관련해 입장 표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형식은 기존 대국민 담화 방식, 국무회의 생중계 모두발언, 기자회견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다른 관계자는 “아직 대통령이 어떤 형식으로 언제 입장을 발표할지는 결정된 게 없다”며 “특히 인사 발표와 별개로 할지 아니면 인사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입장을 낼지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다만 인적 개편의 내용과 폭을 보고 국정 쇄신의 의지를 평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간을 오래 끌 수는 없다는 게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 초, 늦어도 다음 주 후반에는 윤 대통령의 입장 발표와 인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 “공무원들 촉이 맞았다”…총선 참패, 예견된 밸류업 좌초[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기업 밸류업 정책에 대해선 노코멘트입니다.”지난달 한 정부 관계자는 밸류업 관련한 강연 요청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워낙 강경하게 선을 그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분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잇따라 밸류업 관련 강연을 고사했고 결국 강연자는 섭외되지 못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대통령실이 나서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며 밸류업 홍보를 했는데, 관가 분위기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일 뒷담화에서 썼듯이 당시 관가는 “밸류업 총대 멨다간 나중에 독박 쓴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세금 깎아주고 다양한 지원책도 해줬는데 나중에 증시가 안 오를 경우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그러면 “만만한 게 공무원”이라고 정책 실패에 대해 실무 공무원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상황이 올 것이란 우려입니다. 이같은 공직사회 현장의 우려는 현실화됐습니다. 4.10 총선 결과 22대 국회 300석 의석 중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75석, 조국혁신당은 12석, 개혁신당은 3석, 새로운미래는 1석, 진보당은 1석을 차지했습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108석에 그쳤습니다. 총선 이후 금융주 등 밸류업 수혜주는 잇따라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밸류업 동력 상실’이란 잇따른 기사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사무관, 국·과장 등 정책 실무진들의 의견,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는 정책은 결국 좌초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증권사들이 띄우고, 대통령실이 홍보해도 실제 현장에서 정책을 이끌어 가는 공무원들이 흥이 나지 않는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총선 참패로 인한 자본시장 정책 변화를 정리해봤습니다. 특히 기업 밸류업이 좌초되는 과정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곱씹어볼 대목이 많습니다. 밸류업 목표는 결국 가야 하는 방향이니까요,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른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대목이 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공약의 백지화는 예견된 수순인데, 그러면 내년 1월에 원안대로 시행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아울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용, 공매도 제도개선 및 금지 기간에 대해서도 관가 안팎 분위기를 녹여 살펴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국회사진취재단)-오늘은 어떤 제목으로 준비해 오셨나요?△오늘은 ‘밸류업, 금투세, ETF, 공매도 어디로 가나-총선 후 달라지는 자본시장 정책’ 제목으로 준비했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6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민심이 무서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이 안 됐거든요. 그런데 선거 결과를 보면 ‘남은 3년도 길다’는 구호가 맞아떨어진 결과였습니다. 여당 참패 상황인데요. 윤석열정부가 2027년 5월까지인데, 22대 국회는 2028년 5월까지이기 때문에, 윤정부 임기 말까지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정책 변화도 불가피하고요.그래서 독자분들께 어떤 정책 내용부터 말씀 드리면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요. 첫째로는 기존에 발표된 윤석열정부 정책 중 백지화나 리셋 수준으로 가는 것들을 우선 정리해봤고요. 둘째로는 앞으로 봐야 할 야당 주도 자본시장 정책을 정리해봤습니다. 야당의 자본시장 정책을 정리해보니 이것저것 참 많더라고요. 최대한 액기스를 뽑아서 정리해 드리고, 부족한 부분은 다음 뒷담화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어떤 정책 변화가 있을까요? △우선 현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중에 리셋이 되는 대표적인 정책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업 밸류업’ 정책인데요. 이 정책은 우량기업인데도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된 기업 가치를 올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정책이잖아요. 이 정책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방식은 사실상 백지화될 전망입니다. 사실 공직사회에선 이걸 이미 눈치챈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올해 1월 금융위가 기업 밸류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 오늘까지 한 번도 실무진들이 밸류업 관련해 백브리핑을 한 적이 없습니다. 장·차관이 온마이크로 얘기하는 것은 있었는데 이건 정제된 발언만 하잖아요. 그래서 취재 과정에서 ‘이렇게 중점적으로 밀고 있는 정책인데, 이 정책을 가장 잘 아는 실무진들이 어떻게 백브리핑이나 배경 설명도 없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분이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나중에 밸류업 엎어지면 만만한 게 공무원이라고, 정치권이나 정권 윗선에서 공무원 실무진에게 덤터기 씌울 거라고”. 지금 선거 결과를 보면 ‘공무원들의 촉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밸류업 좌초 상황으로 가는 국면입니다. 정부가 2~4월에 발표한 밸류업 인센티브 방안이다. 당초 정부는 7월 세법 개정안을 공개할 때 법인세 인하 등 추가 밸류업 인센티브를 공표하기로 했으나, 여소야대 국면에서 법인세 인하 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료=금융위원회)-그래도 밸류업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긍정적 측면도 있는데, 아예 정책 백지화로 가는 건 부작용도 있지 않을까요?△그렇습니다. 밸류업이 기업들이 대폭 참여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배당을 확대하고 주식 소각으로 가면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정책을 모두 백지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인센티브 방식은 전면 개편해야 할 듯한데요. 그동안 정부가 밝힌 인센티브 핵심은 2가지입니다. 첫째는 세금 깎아주기, 둘째는 회계부담 낮춰주기. 회계 부담을 줄여주는 건 금융위가 지난 2일 발표한 건데요. 지배구조를 개선한 우수 기업에 내년부터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를 추진해 회계부담을 낮추는 방식입니다. 이건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외감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되니까, 이 방식은 추진이 가능할 전망인데요. 회계업계와 학계가 반발하고 있어 원안대로 갈지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그런데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면제’라는 게 구체적으로 뭔가요?△지나가는 회계사분들 아무나 붙잡고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가 뭡니까’라고 물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회계 분야에서 참 중요한 제도인데요. 이 법을 시초를 보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이 난 뒤 회계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후속 대책이 추진됐고요.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에 외감법 개정안이 시행됐습니다. 외감법 개정안의 핵심이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인데요. 이 개정안 시행 전에는 기업이 마음대로 기한 제한 없이 감사인 즉 회계법인을 선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착 관계가 생기고 회계감사가 제대로 진행이 안 됐죠. 그래서 도입된 주기적 지정제는 기업이 회계법인을 자율적으로 6년을 선임하면 이후 3년은 금융당국이 회계법인을 의무적으로 선임해주는 제도입니다. 이렇게 금융당국이 회계법인을 주기적으로 지정을 해주게 되니까, 기업 입맛에만 맞는 회계법인이 선정되지 않게 되고, 회계법인이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코로나 거치고, 그리고 세계경제 부진으로 기업 상황이 최근 몇년 사이 꽤 안 좋아졌잖아요. 그러다 보니 산업계에서는 경기 부진으로 실적이 고꾸라졌는데 감사 비용부터 시간 부담까지 늘어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주기적 지정제 폐지를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금융위는 주기적 지정제의 회계 투명성·독립성 효과 등을 고려해 일단 현행 유지하되 후속 대책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이번 달에 외부감사인 선임·감독시스템을 잘 갖춘 지배구조 우수 기업에 대해 감사인 주기적 지정을 면제하는 방안을 발표한 것입니다.한국감사인연합회는 지난 12일 성명에서 밸류업 우수기업에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면제’를 추진하겠다는 금융위원회 정책에 대해 “시장 전체의 밸류다운을 초래하게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한국감사인연합회)-그러면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면제가 되면 기업의 회계투명성이 후퇴할 우려가 있지 않나요?△말씀 주신 질문이 금융위가 이 정책을 도입할지 말지 결정할 때 가장 고민한 핵심 포인트입니다. 이런 우려 때문에 금융위는 지난 2일 ‘감사인 지정 면제가 확대되면 회계투명성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별도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금융위는 해당 자료에서 “이번 방안은 회계 관련 우수 지배구조 회사에 한해 적용되는 만큼, 회계 투명성에 문제가 생길 우려도 매우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잖아요. 관련해 금융위는 “지정 면제된 우수 지배구조 회사에 악의적 분식회계 발생 시 즉시 면제를 철회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회계업계·학계는 이같은 개편에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한국감사인연합회(회장 김광윤 아주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지난 12일 성명에서 “주기적 감사인지정제를 면제해주겠다는 발상은 회계투명성 향상의 중요한 버팀목인 주기적 지정제가 약화돼 시장 전체에 아주 나쁜 시그널을 주게 되고, 오히려 ‘시장 전체의 밸류다운’을 초래하게 된다는 주객전도의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며 “기업의 밸류업을 위해서라도 주기적 지정제를 고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밸류업 인센티브로 제시된 세금 감면은 백지화 수순으로 갈까요?△세금 깎아주는 것은 1)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함께 한 상장 기업들의 법인세 감면 2)배당을 확대한 기업의 주주에게 배당소득세 감면 등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세제 개편은 기획재정부가 7월에 발표합니다. 22대 국회가 출범한 이후이고, 오는 12월 국회에서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인데, 법인세 감면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문재인정부 첫해인 2017년에 법인세 인상을 추진해서 국회 처리가 될 정도로 민주당 쪽에선 법인세 감면을 안 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국가재정 상황도 안 좋습니다. 정부는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잖아요. 보고서 내용을 보면, 작년에 역대 최대인 56조원의 세수펑크(세수결손)가 발생했기 때문에, 더이상 감세를 확대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는 어떻게 될까요?△금투세 폐지는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면 금투세는 문재인정부가 국정과제로 도입됐을 정도로 민주당에서 공감대가 큰 세금이기 때문입니다. 금투세 경과를 우선 말씀드릴게요. 문재인정부는 자본시장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 수준을 높여야 한다면서 주식 양도세 강화를 국정과제로 정했습니다. 여기서 금투세의 본질은 지금은 대주주(현행 종목당 50억원) 요건을 두고 그게 맞춰서 양도세를 내는데, 금투세는 ‘5000만원 넘는 주식 투자 이익에 20% 과세’를 하는 겁니다. 원래는 2023년 1월부터 도입인데 2022년 12월 여야는 투자자들 부담 등을 고려해 금투세 도입 시기를 2025년 1월로 2년 유예했습니다. 유예 결정 당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입니다. 따라서 민주당이 이번에도 금투세를 유예하면 유예했지, 문재인정부 때 추진한 금투세를 폐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기획재정부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지난 1월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 자료와 경제부총리의 브리핑 어디에도 ‘금투세’ 관련 내용은 없었습니다. 새해에 범정부 경제정책 방향이 담긴 68쪽에 이르는 자료 어디에도 금투세 관련 문구조차 없었습니다. 당시 발표할 때 연간 1조원 넘는 감세 정책인데도 관계부처와 충분한 사전 논의나 투자자의 의견 수렴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금투세 폐지로 얼마나 세수 영향이 있을지, 폐지로 인한 추가 세수는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도 당시에 준비가 안 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 야당이 출범한 이상, 금투세 폐지 공약은 백지화될 전망입니다. -관련해 조세 전문가 의견도 들어보셨지요?△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님에게 물어봤습니다. 오 교수님은 “금투세가 폐지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원안대로 내년 1월에 시행되기는 쉽지 않다”며 수정안 처리 가능성을 전망하시더라구요. 이유를 보니까요. 신우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과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금투세 시행 시 영향을 받는 주식 투자자가 7만1000~11만1000명 정도(2014~2017년 기준)로 추산됐거든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주식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에 현 기준으론 몇십만명이 될 수 있습니다. 올 하반기부터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투자 수익이 늘어 금투세 대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주식 등으로 5000만원 이상 번 개인투자자 비중이 1%대에 불과해 금투세 폐지를 ‘부자 감세’라고 하지만, 과세 대상이 예상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이재명 후보 간 득표차가 26만표 정도였으니까, 민주당에서도 금투세 대상자 인원이 적다며 무시하기는 힘듭니다. 또한 원래대로 내년 1월에 금투세를 시행하면 금투세 대상이 되는 1~2%대 큰 손들이 한국 주식 시장을 떠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매도세에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다음 대선을 노리는 이재명 대표 입장에선 과세 대상이 되는 수십만명의 투자자들과 매도에 따른 영향을 받는 개인투자자들의 아우성을 무시하고 원안대로 금투세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정안을 추진하거나 2년 등 유예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법 개정안. (자료=이용우 민주당 의원실)-이외에도 밸류업을 위한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 있을까요?△300여 쪽에 달하는 민주당 정책공약집을 쭉 봤는데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총선 공약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주목된 내용은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 내 ‘주주의 비례적 이익’ 추가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 검토” 내용입니다. 이는 작년 4월에 이재명 대표도 개정안 처리를 강조한 법안인데, 이용우·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것입니다. 핵심은 상법에 나온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의 비례적 이익과 회사(이용우 의원안)’ 또는 ‘회사와 총주주(박주민 의원안)’로 개정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이사회 이사들이 소액주주 이익보다 대주주 이익만 고려했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상법 개정안에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각종 인수합병(M&A), 자사주 매매, 공개매수 등 이사회의 경영적 판단에 소액주주들이 반발과 소송만 빈번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22대 국회에서 이처럼 상법 개정을 할 경우 시장에서는 촉각을 곤두 세울 것으로 보입니다.(그래픽=문승용 기자)-비트코인 현물 ETF는 어떻게 될까요?△22대 국회가 5월30일 개원합니다. 개원 이후 비트코인 현물 ETF는 허용될 전망입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지난 1월10일(현지 시간) SEC 홈페이지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했잖아요. 그래서 국내 증권사들이 관련 상품을 중개하려고 했는데, 그때 금융위가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불허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불허 상태이고요. 그런데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2월21일 ‘디지털 자산 제도화’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발표 내용을 보면 민주당은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상장·거래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선진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으로 예측되고, 한국만 승인하지 않을 경우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등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허용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민주당은 공약에서 가상자산 ETF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편입시켜 투자자가 비과세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가상자산 매매수익에 대한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늘리고 손익통상 및 손실 이월공제를 5년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같은 제도개편 모두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 개정을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공약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금지(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는 제외)된 가운데,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와 회원들이 지난해 11월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 가동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마지막 질문입니다. 공매도 제도개선은 어떻게 될까요?△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올해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상환기간·담보비율 일원화, 불법 공매도 차단 전산 시스템 구축, 불법 공매도 제재 강화 등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논의 중입니다. 관련해 민주당 총선 공약에는 공매도 관련해 “불법공매도 모니터링 및 처벌 강화”, “공매도 거래자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취득 제한”이라는 내용만 담겨 있습니다. 상환기간·담보비율 일원화, 불법 공매도 차단 전산 시스템 구축 등의 내용은 담겨 있지 않습니다. 디테일을 놓고 향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공매도 금지 시한이 6월까지인데, 22대 국회가 5월30일 개원을 한다고 하더라도 정무위 원 구성을 6월 말까지 완료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관전 포인트가 공매도 금지 시기를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나갈지가 당장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면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22대 국회 원구성이 안 된 상황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재 금융위원장이 현 장관 중에 가장 오랫동안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고, 총선 참패 이후 내각 개편 과정에서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면 장관 인사청문회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가 6월까지 공매도 제도개선 준비를 완벽하게 끝내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금지 기간을 연장하고 제도개선을 야당과 논의한 뒤 최종 결정할 때까지 공매도 금지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과정은 21대·22대 국회 상황, 내각 개편 수준 등 정국에 영향을 받을 전망입니다. 국회 상황을 계속 살펴보면서 후속 뒷담화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여대야소일 때도 노동개혁은 '사회적 대화'로 풀었다[노동TALK]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12일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자문단 6명이 모였습니다. 이 자리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도 함께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정례회의였지만 이날은 특별했습니다. 22대 총선 이후 열린 첫 회의였기 때문이죠. 경사노위 측도 이달 자문단 회의를 일부러 총선 직후로 잡았습니다.지난 1월5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노사정 신년인사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부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자문위원들은 경사노위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입법 절차가 필요한 경우 정부 주도의 입안은 동력을 받기가 어려워져서죠. 경사노위에서의 사회적 대타협은 필수가 됐습니다.한 자문위원은 “노동문제는 결국 대화로 풀어야 하는데 경사노위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자문위원은 “노동개혁 동력은 떨어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사회적 대화 필요성이 커져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선 여러 노동문제를 현장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노동(또는 노사) 문제는 민주화 이후 모든 정부에서 주요 체제개편 또는 개혁 과제였습니다. IMF 외환위기 직후 출범한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재벌기업 개혁도 당시 사회적 대화 기구였던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리해고 도입, 파견근로자법 제정, 고용안정 대책 등 노동문제와 함께 오른 의제였죠.주 52시간 제도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법 개정 전 2015년 9월 노사가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법제도 정비’를 경사노위에서 합의했기 때문입니다.주 5일제를 도입하기 전에도 이러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2000년 10월 노사정위원회는 ‘근로시간단축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합의문에 “근로기준법의 조속한 개정을 통해 법정근로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단축해 주5일 근무제를 정착시킨다”는 문구를 담았죠.이렇듯 정부는 입법과제든 행정과제든 주요 노동문제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로 합의를 이룬 후 추진해 왔습니다.정부 입장에선 ‘정치적 지형’이 불리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주 52시간제 도입에 관한 합의를 한 건 2015년 9월이었는데,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의석은 152석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민정 합의’가 도출된 2009년 2월 당시에도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153석을 확보한 때였죠.사회적 대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노동개혁 중엔 좌초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비정규직 제한 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려는 시도, 지난해 주 69시간제 논란 등이 대표적입니다.윤석열 정부는 노사 법치주의 확립, 근로시간 규제 합리화, 임금체계 개편,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채용 절차 공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노동개혁을 추진 중입니다. 이중 상당수가 경사노위 의제로 옮겨갔습니다. 집권 초기 정부 주도로 개혁을 추진했으나 잘 안돼 올해 초 사회적 대화를 재개했죠.22대 총선 결과로 윤석열 정부로선 선택지도 없어 보입니다. 특히 노사 간 이견이 첨예한 사안이라면 사회적 대화를 거치지 않고선 추진 동력을 얻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결국 해답은 사회적 대화에서 상당부분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국제노동기구(ILO)는 사회적 대화를 “사회적 파트너(social partners)인 노동조합과 사용자단체 간 2자 관계, 또는 정부를 포함하는 3자 관계의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또 “사회와 노동현장 구성원들에게 목소리(voice)와 지분(stake)을 준다는 점에서 경제·사회적 목표를 이루는 수단이자 그 자체로서 하나의 목적”이라고 설명합니다.노동문제와 관련한 해답을 사회적 대화에서 찾아야 한다면, 그리고 ILO가 정의한 대로 사회적 대화를 하고자 한다면, 정부는 노사와 더 많이 만나고 대화해야 할 것입니다. 결과가 빠르게 도출되지 않더라도, 혹은 그럴수록 더욱 소통하길 기대합니다.
- 참여정부 마지막 법무장관 정성진 박사 별세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참여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성진 전 국민대 총장이 12일 오전 6시55분께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3세.정성진 전 국민대 총장.(사진=연합뉴스)고인은 1940년 7월 경북 영천 출생으로 경북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63년 제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대 석사, 경북대 박사 학위를 받았다.검사로 임용돼 1993년 대검 중앙수사부장이 되기까지 엘리트 코스를 밟았으나, 고위공직자로서 재산이 공개되자 ‘상속받은 재산이 많다’은 이유로 검찰을 떠났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와 일본 게이오대 객원교수를 거쳐 1995∼2004년 국민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다.국민대 총장직을 마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일면식이 없던 고인을 반부패기관협의회 초대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협의회는 이후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로 이어져 고인이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실 비서실장 제의로 2007∼2008년 참여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박근혜 정부에서 2013년과 2017년 두차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았다. 2017∼2019년 제6기 대법원 양형위원장을 맡았고, 이화학당 이사로도 활동했다. 저서로는 ‘법치와 자유’(2010)가 있다. 홍조근정훈장, 한국법률문화상, 청조근정훈장, 법률소비자연맹 대한민국법률대상(2014)을 받았다. 고인은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의 법무부 장관 기용을 우려했다. 2019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조국) 신임 장관은 검찰 권력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대통령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부담과 책임이 큰 반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치주의 감시자로서 강단 있는 행보를 보일 수 있다. 자칫 법무부는 안 보이고 총장만 부각될 수 있다.”고 했다.유족은 부인 서신덕씨와 사이에 2남1녀로 정재훈·정승훈·정주현(딸)씨와 며느리 남궁효씨, 사위 이원종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14일 오전 11시20분, 장지 천안공원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