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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尹 대통령 탄핵에 도움"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서 해제까지 6시간,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불과 11일 만에 이뤄지며 대한민국의 최근 격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비상계엄 사태를 실시간으로 주목한 외신에서 윤 대통령의 급격한 몰락은 한국의 독특한 ‘빨리 빨리’ 문화와 연결돼 있다고 진단했다. 빠른 경제적 발전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의 저항 정신과 빠르게 변화를 추구하는 한국 문화의 독특함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빨리 빨리’(Hurry Hurry) 문화가 대통령을 무너뜨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비상계엄 정국을 둘러싼 한국 정치권과 시민의 신속함을 조명했다.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심야에 계엄을 선포한 후 몇 시간 만에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고, 국회의원들은 계엄령을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 담장을 넘을 정도로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전했다.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난 몇 주 동안의 격렬함은 민주적 권리를 위해 열심히 싸워왔고, 그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라고 짚었다.그러면서 계엄 선포 후 채 2주도 되지 않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을 두고는 “최근 몇 년간 효율성 극대화와 갈등 해결에 정면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통해 급속도로 산업화를 이룬 한국의 문화를 암시한다”고 분석했다.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한국어로는 ‘빨리빨리’(palipali) 문화라고 소개하고, 이러한 문화가 긍정적으로 발현됐을 때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정상에 오르고 산업, 정치, 대중문화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게 해줬다고 소개했다.블룸버그는 “최근 수십 년간 한국의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의 성공 배경에도 창의적인 파괴를 수용하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이러한 정신이 자리하고 있으며, 한국의 전후 국가 재건 사업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빨리 빨리’ 정신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급속 성장을 조명했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실시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이러한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이웃 나라 일본과 비교하면서 “기업이 혁신에 어려움을 겪고 대부분 같은 정당이 수십 년 동안 집권하는 이웃 일본과 달리 한국은 과감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불만을 표출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특히 한국의 경제 성장에 기여한 ‘빨리 빨리’ 문화가 이번 계엄 정국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면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서울 거리로 쏟아져나와 응원봉을 들고 K팝 히트곡에 맞춰 춤을 췄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블룸버그에 “빨리 빨리 문화는 매우 강력한 도구”라면서 “한국이 다른 나라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정치적 맥락에서의 ‘빨리 빨리’ 문화의 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짚었다. 블룸버그는 “정치적으로 한국의 리더들은 종종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국민과의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며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 단 5분 동안 회의한 후 계엄령 선포가 이뤄진 점, 한국의 정치적 극단성 탓에 많은 전직 대통령들이 탄핵당하거나 수감된 역사로 이어진 점 등을 언급했다.블룸버그는 이처럼 ‘빨리 빨리’ 문화에 부작용과 부정적인 함의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빨리 빨리’는 인내와 생존을 내포하는 감정”이라며 “윤 대통령의 (계엄) 발표 후 한국인들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았다”고 평가했다.이와 관련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블룸버그에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우리는 그 문화의 본질을 엿볼 수 있다”며 “한국인들은 스스로를 표현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고, 매우 열정적이며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강한 집착이 있다”고 말했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계엄령에 제일 놀란 '은행주'…원·달러 환율 탓 한파 지속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계엄령 이후 낙폭이 컸던 은행주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불안정이 지속하는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1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KRX 은행’ 지수는 비상계엄 선포일인 지난 3일 종가 대비 11.68% 하락했다. 이는 전체 KRX 지수 가운데 11.81% 하락한 ‘KRX300 금융’ 지수와 더불어 나란히 낙폭이 가장 컸다. 코스피지수 하락률(-1.73%)을 9.94%포인트 웃돈다. 개별 종목별로는 같은 기간 JB금융(-17.31%), KB금융(105560)(-16.60%), 신한지주(055550)(-13.74%), 하나금융지주(086790)(-11.67%), 우리금융지주(316140)(-11.40%), DGB금융지주(139130)(-10.29%), BNK금융지주(138930)(-9.60%), 기업은행(024110)(-5.54%), 카카오뱅크(323410)(-0.43%) 순으로 하락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전날 거래소가 장 종료 이후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특별 편입했지만 이날도 전일 대비 0.24%, 1.02% 하락했다. 은행주가 벤치마크를 크게 하회한 데는 주식시장 대비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하고 있는 것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령한 지난 3일 급등한 이후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1440원을 향해 고점을 높여가는 모습이다.이는 은행 외화환산손실 및 위험가중자산에 영향을 미쳐 손익 및 자산 건전성을 동시에 악화시킨다. 환율 급등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 영향을 준다.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금리인하가 가속화할 경우 순이자마진(NIM) 하락도 상당폭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중 은행들의 평균 NIM은 2~3bp(1bp=0.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11월중 NIM은 지방은행이 상당폭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통상 금리인하기에 은행들의 수익성은 하락한다. 여기에 밸류업 정책이 후퇴할 것이란 전망도 은행주들의 과도한 낙폭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수 편입 기대감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던 KB금융과 하나금융에 대해 외국인들은 4~16일 누적 기준 각각 4486억원, 786억원 순매도하면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투자 모멘텀 대비 낙폭이 과대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 연구원은 “비상계엄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유동성과 재무 안정성에 대해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라며 “밸류업 관련 세제혜택 법안 좌초로 정책 동력 후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환율 안정 등에 따라 단기 반등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권에 따라 밸류업 정책과 주주환원이라는 테마는 크게 방향성이 바뀔 성격이 아니”라며 “주주환원 강화는 공시된 바에 따라 실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