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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국회 존중·거부권 신중 행사해야" 헌법재판연구원 보고서
  • "대통령, 국회 존중·거부권 신중 행사해야" 헌법재판연구원 보고서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대통령이 헌법상 권리인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더라도 국회를 존중하고 신중히 행사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헌재) 산하 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효훈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은 지난달 12일 발간한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의 역사와 행사 사유’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헌법 53조는 국회가 의결한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일명 ‘거부권’이라고 불리는 대통령 재의요구권은 헌법에 명시된 조항이다. 장 연구관은 거부권 행사 유형을 △법안이 헌법에 위배되는 경우 △정책적으로 부당한 경우‘ 등으로 구분했다. 정책적으로 부당한 경우는 △재정상 집행이 불가능한 경우 △대통령의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로 나눴다.이같은 기준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윤 대통령이 2022년 5월 취임한 뒤 올해 8월 7일까지 행사한 거부권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가 8차례,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가 7차례였다. 헌법적 사유로 거부한 법안에는 채상병 특검법 2건과 김건희 여사 및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 야당이 강행 처리해 권력 분립 원칙을 어겼다는 이유였다.정책적 사유로 거부한 법안에는 양곡법·방송3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등이 포함됐다. 산업 구조 문제를 심화한다거나 국민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에서다. 장 연구관은 대통령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을 넘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비판적 견해로 ’제한적 해석론‘이 소개됐다.제한적 해석론은 “대통령은 법률안을 거부할 때 국회의 논의를 존중해야 하고 정당한 근거가 없다면 거부를 자제해야 한다. 특히 헌법적 사유가 아닌 정책적 사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더욱 그러하다”고 본다.대통령이 거부권을 남용하면 국회는 대통령의 정책에 부합하는 법안만 통과시킬 수 있게 돼 삼권분립 원칙이 훼손된다는 이유에서다.다만 헌법에는 거부권 행사에 관한 아무런 요건이 없으므로 대통령이 사실상 제한 없이 행사할 수 있다는 견해도 보고서에 함께 소개됐다.일각에서는 거부권 행사 사유를 헌법·법률로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장 연구관은 “헌법 개정이 여러 차례 좌절됐고 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서명이 필요해 제도적 개선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이에 장 연구관은 “결국 거부권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대통령 스스로가 이송된 법률안에 대해 국회의 논의를 존중하고 거부권 행사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정파적으로 또는 무분별하게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와 협치를 통해 신중하게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또 “법률안을 헌법적 사유로 거부할 경우 위반 조항이나 헌법상 원칙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법리적으로 설명하는 게 바람직하고, 정책적 사유로 거부할 경우 법률안의 문제점을 논리정연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헌법재판연구원은 헌재 산하 연구기관이다. 향후 헌법재판에서 다뤄질 수 있는 쟁점을 미리 연구해 헌재의 판단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2024.10.13 I 백주아 기자
조정 국면 맞은 고용시장…제조·건설업 부진 개선될까
  • 조정 국면 맞은 고용시장…제조·건설업 부진 개선될까[기재부 주간예보]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코로나19 이후 올해 연초까지 이어진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고용시장이 조정 국면을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가운데 다음 주 공표되는 지난달 고용지표를 통해서는 최근 부진했던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개선 여지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통계청은 오는 16일 ‘2024년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월별 취업자 수의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는 42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나, 지난해까지의 ‘고용 훈풍’은 올해 들어 잦아드는 추세다. 올해 1~2월 30만명대였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5월(8만명)과 6월(9만 6000명) 10만명을 밑돌다가 7월(17만 2000명)과 8월(12만 3000명)에는 10만명대를 유지했다.지난해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 수는 2869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만 9000명 증가했다. 이로 인한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올해 9월에도 가파른 반등을 보이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가장 최근 발표된 8월 통계에서는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이 특히 위축된 모습이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3만 5000명 줄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업황은 양호한 상태이나 고용 유발효과가 비교적 크지 않은 업종의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 취업자는 8만 4000명 줄어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2013년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데는 건설경기 부진에 더해 올여름 폭염의 영향도 있었다는 해석이다.지난달 수출 지표를 통해 본 제조업 경기는 여전히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 늘어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반도체는 37.1% 증가해 11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런 업황의 활력이 고용으로 얼마나 이어졌을 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건설업의 경우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일 발간한 ‘경제동향 10월호’를 통해 “건설기성의 감소세가 지속됐고 선행지표의 누적된 부진을 감안하면 당분간 건설투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날씨·휴일 등 일시적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의 특성을 감안하면 추석 연휴와 9월까지 이어진 이례적인 무더위도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18일 기재부가 발표하는 ‘2024년 10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는 현재 내수 상황에 대해 정부가 어떤 진단을 내릴 지가 관심이다. 정부는 9월까지 다섯 달째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를 강조하며 내수는 회복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 연속 내수 둔화·부진 진단을 지속하는 KDI 등 외부 기관과의 엇박자로 지적되는 상황이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조세재정연구원(KIPF) 주간 주요 일정 및 보도 계획이다.◇주간 주요 일정△14일(월)13:40 청년인턴 간담회(1차관, 비공개)△15일(화)10:00 국무회의(장관, 용산청사)16:00 ADB 총재 후보자 면담(장관, 비공개)15:00 투자 익스프레스 회의(1차관, 비공개)△16일(수)08:00 경제관계장관회의(장관, 서울청사)14:30 공급망안정화위원회(장관, 서울청사)△17일(목)08:10 대외경제장관회의(장관, 서울청사)09:00 차관회의(1차관, 서울청사)10:00 재정운용전략위원회(2차관, 비공개)12:20 관계부처 합동 대기업 간담회 및 현장방문(장관, 포스코 포항제철공장)△18일(금)08:00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1차관, 비공개)09:30 한중경제협력교류회(1차관, 비공개)16:00 서비스산업발전 TF(1차관, 비공개)◇주간 보도 계획△14일(월)14:30 김범석 제1차관, 청년인턴 간담회 개최17:00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7차 회의 개최△15일(화)17:00 최상목 부총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 후보자 면담17:30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적기 구축을 위한확대 투자 익스프레스 회의 개최△16일(수)08:00 경제관계장관회의 개최08:00 2024년 9월 고용동향09:00 2024년 9월 고용동향 및 평가15:00 제2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 개최△17일(목)08:10 제244차 대외경제장관회의11:30 제4회 재정운용전략위원회15:00 최상목 부총리, 관계부처 합동 대기업 간담회 및 현장방문17:00 원스톱 수출 119, 마산자유무역지역 수출기업 애로 청취△18일(금)08:30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10:00 2024년 10월 최근 경제동향11:00 제2차 한중(韓中) 경제협력교류회 및 제3차 한중(韓中) 공급망 협력 조정 협의체 개최 12:00 2024년 3/4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17:00 서비스산업발전전담반(TF) 개최△19일(토) -△20일(일)12:00 최상목 부총리, 한국경제설명회 개최, APEC·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연차총회 등 참석 위해 출국
2024.10.12 I 이지은 기자
신원식 “北에 군용무인기 투입 확인안돼…北헌법개정 가능성 낮다”
  • 신원식 “北에 군용무인기 투입 확인안돼…北헌법개정 가능성 낮다”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2일 북한이 평양에 무인기 침투한 것에 대해 “북한의 언급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합동참모본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가 사이버안보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신 실장은 이날 TV조선 인터뷰에서 “북한이 어떤 문제를 제기한다고 우리가 확인해주는것 자체가 북한이 원하는데 말려드는 것”이라며 “확인하는 과정에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양극화로 인해서 논쟁이 되서 북한이 도발을 하고,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우리 내부에서 문제되는 게 있다”고 답했다.이어 “무인기가 군용, 상용 굉장히 확대돼서 다양하게 운용된다”며 “무인기 능력을 보고 군용밖에 없다고 단정짓긴 어렵다”고 군용 무인기 가능성을 일축했다.전날 북한은 ‘외무성 중대성명’에서 “대한민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며 지난 3, 9, 10일 심야에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북한이 무인기에 방공망이 뚫린 사실을 공개한 것은 체제 유지를 위해서라고 밝혔다.신 실장은 “북한의 체제는 체제 위협이 존재해야 안전하게 유지되는 체제”라며 “한류의 유입으로 북한 MZ세대(장마당세대)가 외부 위협을 안믿기 시작하면서 방공망이 뚫렸다는 손해보다 체제위협의 호기를 활용하는 이익이 크다고 김정은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동안 북한의 남한에 대한 3100여회의 도발은 100% 계획적 도발이었다”면서 “북한이 도발 하냐 안하냐는 우리 군과 정부가 확고한 대비테세를 통해 북한이 얻는것보다 잃는게 많다는걸 스스로 알게 될때 그렇다”고 도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억제를 해야한다고 했다.최근 노동당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이 ‘통일삭제, ’국경선 삭제‘ 등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내다봤다.신 실장은 “북한이 발표해놓고 비공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며 “민족 통일 개념을 앞세워 북한 주민이 고생하고 희생하는 것의 당위성을 찾았는데 대체할 만한 논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헌법 개정을 유보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단기적으로 헌법개정을 추진 못하니깐 (남북육로단절)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의지”라며 “자신들도 규정과 절차를 지킨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미군에 통보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신 실장은 올해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에 관해서는 “협의중인데 11월 중순에 APEC과 G20이 있는데 다자회의 계기로 할 수도 있고, 별도로 할 수 있다”며 “많은 시간과 충분한 논의가 안되서 별도로 하는것 이야기하고 있다. G20과 APEC 이후 연말쯤 연내 넘지 않도록”이라고 올해 한미일 정상의 만남을 예고했다.
2024.10.12 I 윤정훈 기자
소방청 vs 권익위 ‘이재명 헬기 이송’ 특혜 여부 놓고 공방
  • 소방청 vs 권익위 ‘이재명 헬기 이송’ 특혜 여부 놓고 공방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헬기 이송 특혜’ 의혹과 닥터헬기 지침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허석곤 소방청장이 매뉴얼상 위반이 없다고 판단하다고 발표한 이후 대치되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권익위는 “7월 22일 전원위원회 의결 때 해당 사건에서 소방헬기가 출동해 (소방헬기 관련) ‘소방청 지침’을 위반했으며, 닥터헬기와 관련된 ‘보건복지부 지침’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12일 밝혔다.권익위는 해당 공직자들의 지침 위반에 대해 공직자 행동강령의 특혜 배제 위반 등으로 판단해, 감독기관 및 소속기관에 이를 통보하고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한 것이며, 해당 기관에서 조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권익위가 전원위 의결 당시 참고한 자료는 ‘범부처 응급의료헬기 공동운영에 관한 매뉴얼’과 ‘119응급의료헬기 구급활동지침’ 등이다. 권익위는 “정당한 권한이 있는 의료진이 119응급의료헬기의 출동을 요청해야 하는데, 부산소방재난본부에 전화한 상대방이 의료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권한이 있는 자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채 특정 정당에서 병원 간 전원을 위한 헬기 이송을 원한다는 전달을 받고 119응급의료헬기 출동을 결정했다”며 “이는 합리적 근거 없이 특정인을 다른 사람과 차별해 우월적 지위를 부여하거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공무원 행동강령 6조 위반으로 판단한다”고 당시 전원위 회의에서 결정했다.앞서 허 청장은 국정감사에서 “의사의 (전원) 요청이 있었고 헬기가 뜨는 조건이 있다”며 “시계나 구름이 어떤지, 바람이 많이 안 불고 헬기가 뜰 수 있는 조건이면 저희가 소방헬기를 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익위에서 (소방청에) 징계와 제도 개선을 통보했는데, 닥터 헬기(병원 소유 헬기)와 관련된 부분은 저희 매뉴얼과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 “그 부분을 범부처 헬기에 포함할지 여부는 현재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덧붙였다.민주당은 “이 대표를 이송한 헬기는 닥터헬기가 아닌 일반 응급의료헬기였던 만큼 응급의료 전용헬기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따라서 닥터헬기 권한 없는 자가 요청했다는 권익위 판단은 위법한 의결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유철환 권익위원장이 사실관계에 적용할 수 없는 규정을 적용해 징계를 요구했다”며 “권익위의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했고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지난 1월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뒤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곧이어 119 응급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됐다. 이를 두고 특혜 논란이 불거지며 권익위에 다수의 신고가 접수됐고, 권익위는 관련 공직자들이 소방청 지침(소방헬기 관련)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2024.10.12 I 윤정훈 기자
“강남의 백수저, 용산의 흑수저” 요리계급 전쟁에 춤추는 상권
  • “강남의 백수저, 용산의 흑수저” 요리계급 전쟁에 춤추는 상권[0과 1로 보는 부동산 세상]
  •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이게 ‘백수저’의 맛입니까.” 넷플릭스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에서 ‘흑수저’ 셰프가 던진 한마디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고급 식자재와 화려한 플레이팅으로 무장한 백수저 셰프의 요리 앞에서, 흑수저 요리사는 독특한 해석과 창의성으로 맞섰다. 단순한 요리 대결을 넘어, 서울의 상권 지도가 변화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요리 세계가 백수저와 흑수저로 나뉜 것처럼, 서울의 상권도 오랜기간 ‘강남’과 ‘그 외 지역’으로 구분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 나오는 상권과 관련된 데이터들은 이 구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흑수저 셰프들이 기존의 권위에 도전하듯, 새로운 상권들이 전통적인 강남 중심 구도에 균열을 내고 있다.알스퀘어의 R.A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들의 식당 위치가 서울 상권의 새로운 트렌드를 예고하고 있다. 그들의 식당 위치는 단순한 주소가 아닌, 서울 상권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다.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의 식당은 서울 전역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특히 강남구(6곳), 용산구(6곳), 성동구(4곳)에 집중됐다. 이는 기존의 강남 중심 상권에서 용산과 성동 등 새로운 상권으로의 확장을 시사한다.주목할 만한 것은 ‘용산’의 부상이다. 실제로 2024년 2분기 용산구 상권의 F&B 업종 신규 출점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이는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의 식당 6곳이 용산 지역에 위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강남의 경우,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R.A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강남구 도산대로 상권의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3.3㎡당 15만4176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 지역의 공실률은 2023년 3분기 17.1%에서 2024년 2분기 2.5%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새로운 F&B 업체들의 진입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성동 지역 역시 눈에 띈다. 2024년 상반기 성동구 상권의 F&B 업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다. 이는 ’흑백요리사‘ 출연자들의 식당 4곳이 이 지역에 위치한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흥미로운 점은 흑수저 셰프들의 식당 위치다. 이들의 식당은 주로 용산구(5곳)와 성동구(2곳)에 집중됐다. R.A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이 지역 신규 임차인 중 30대 이하의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이는 젊은 셰프들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이 지역을 새로운 도전의 장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반면, 백수저의 식당은 강남구(5곳)와 서초구(1곳) 등 전통적인 고급 상권에 많이 분포해 있다. 기존의 명성과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력의 차이를 반영한다.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전통 상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거래 데이터를 보면, 2024년 상반기 용산구와 성동구 상권의 F&B 업종 신규 출점 중 70%가 기존 업체의 지점 확장이었다. 이는 새로운 상권이 검증된 브랜드들의 실험장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흑백요리사로 대표되는 미디어의 영향력과 데이터로 확인되는 상권 변화는 리테일 시장의 새로운 지형을 예고한다. 강남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고급 상권과 용산, 성동 등 부상하는 신규 상권이 공존하며, 다양성과 역동성을 더한다.이러한 변화가 서울의 상권 지도를 어떻게 재편할까. 해답은 데이터가 말해줄 것이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사진=알스퀘어)
2024.10.12 I 박지애 기자
'문다혜 음주운전'논란 일파만파…경찰청 국감도 여야 대립장으로
  • '문다혜 음주운전'논란 일파만파…경찰청 국감도 여야 대립장으로[사사건건]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며 여야 간 정쟁이 불 붙었습니다. 아버지인 문 전 대통령이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고 강조했었는데, 그 딸인 문씨가 만취운전으로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사회적 지탄이 일고 있습니다.문재인 전 대통령(왼쪽)과 딸 문다혜씨.(사진=연합뉴스)문씨는 지난 5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문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로 적시돼 조사를 앞두고 있고 이와 관련해서 문씨도 전주지검 참고인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인 상황에서 문씨의 음주운전에 더욱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택시기사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술자리에 동석한 이들에게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물을 수 있을지 등을 두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문씨의 수사 계획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어졌는데요.여당 의원들은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사고가 5일인데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고 물었고 조지호 경찰청장은 “케이스마다 달라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씨에 대해 형량이 비교적 더 높은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캐물었는데요.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일반론적으로 만취운전해 다른 운전자를 다치게 하면 위험운전치사상이지 않냐”고 조 청장에게 질문했습니다.조 청장은 “구성 요건을 따져봐야 하며 음주운전으로 위험한 운전을 해 그런 결과를 가져왔으면 (위험운전치사상)조항을 적용할 여지가 있다”며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조 청장은 ‘비공개 조사를 할 것이냐’는 물음에 조 청장은 “조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문씨에 대한) 소환 일정은 조율하고 있다”고 했습니다.또 “만약에 출석하는 사람의 신변에 위협이 있다든지 그러면 (신변안전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이에 대해 공개 소환을 제안하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전직 대통령 딸로 국민적 관심이 높고 관할서의 물리적 특성으로 비공개 소환이 어렵다”며 “문씨 측이 충분히 공개 소환에 응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문씨에 대한 질의가 빗발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문다혜씨 인사청문회도 아니고 이 정도로 하자”며 자제를 촉구했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2024.10.12 I 손의연 기자
합참, 北 ‘韓무인기 평양 침투’ 주장에 “자중할 것 촉구”(종합)
  • 합참, 北 ‘韓무인기 평양 침투’ 주장에 “자중할 것 촉구”(종합)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국이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군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11일 밝혔다.북한 외무성은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은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대북전단. (사진=연합뉴스)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에 나온 소식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면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이후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주장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비열하고 저급하며 국제적으로 망신스러운 오물 및 쓰레기 풍선 부양 등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에게 있음을 경고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합참은 “북한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만약 어떤 형태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하고 처절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외무성 중대성명’에서 “대한민국은 10월 3일, 9일, 10일 심야에 무인기를 이용해 평양 중심부 상공에 정치선전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며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행위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권과 존엄을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성명서는 “무인기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공에 침범시키는 도발행위를 감행할 때에는 두번 다시 이와 같은 경고는 없을 것이며 즉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이후 북한은 남쪽을 향해 ‘쓰레기 풍선’ 살포에 나섰다. 합참은 “북한이 대남 쓰레기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부양은 올 들어 28번째다. 합참은 이와 관련해 “현재 풍향 고려 시 대남 쓰레기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경기도 북부 및 강원도 지역으로 이동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4.10.11 I 김윤지 기자
합참 “북한 또 쓰레기 풍선…경기 북부·강원 이동 가능성”(상보)
  • 합참 “북한 또 쓰레기 풍선…경기 북부·강원 이동 가능성”(상보)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합동참모본부가 11일 “북한이 대남 쓰레기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고 밝혔다.8일 서울 종로구 상공에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이 날고 있다. (사진=뉴시스)합참은 “현재 풍향 고려 시 대남 쓰레기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경기도 북부 및 강원도 지역으로 이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외무성 중대성명’에서 “대한민국은 10월 3일, 9일, 10일 심야에 무인기를 이용해 평양 중심부 상공에 정치선전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며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행위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권과 존엄을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성명서는 “무인기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공에 침범시키는 도발행위를 감행할 때에는 두번 다시 이와 같은 경고는 없을 것이며 즉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에 나온 소식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면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2024.10.11 I 김윤지 기자
北 “韓무인기 평양 침투”…김용현 국장 장관 “그런적 없어”
  • 北 “韓무인기 평양 침투”…김용현 국장 장관 “그런적 없어”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국이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군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11일 밝혔다.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에 나온 소식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면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북한 외무성은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은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대북전단. (사진=연합뉴스)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외무성 중대성명’에서 “대한민국은 10월 3일, 9일, 10일 심야에 무인기를 이용해 평양 중심부 상공에 정치선전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며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행위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권과 존엄을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성명서는 “무인기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공에 침범시키는 도발행위를 감행할 때에는 두번 다시 이와 같은 경고는 없을 것이며 즉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은 이날 북한 상공에서 포착됐다고 주장하는 무인기 사진과 대북 전단 사진 등도 함께 공개했다.
2024.10.11 I 김윤지 기자
경찰 "문다혜 조사 장소 변경 아닌, 신변 안전 조치 검토 의미"
  • 경찰 "문다혜 조사 장소 변경 아닌, 신변 안전 조치 검토 의미" [2024국감]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소환조사와 관련해 경찰청이 조사 장소를 변경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신변 안전 조치를 검토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경찰청,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조지호 경찰청장은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경찰서에서 조사하는 것이 원칙,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만약 출석하는 사람의 신변에 위협이 있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이날 이 의원은 문씨의 소환 조사 일정 등을 질의했다.조 청장은 “소환 일정은 조율 중”이라며 “비공개 조사가 원칙”이라고 대답했다.이 의원은 용산경찰서 경우 지하주차장이 없어 사실상 오픈된 공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소 변경이 있을 수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조 청장은 “만약 출석하는 사람의 신변에 위협이 있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경찰청은 이후 조 청장의 말이 “조사 장소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출석하는 사람의 신변에 위협이 있다면 신변안전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한편 경찰 공보 규칙은 경찰은 출석, 조사 등 수사과정을 언론 등이 촬영·녹화·중계방송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불가피하게 공개되는 경우 사건관계인 노출이나 수사상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4.10.11 I 손의연 기자
"'김건희 후원' 희림 특혜?" 더케이호텔 재개발 설계사 선정 '논란'[202...
  • "'김건희 후원' 희림 특혜?" 더케이호텔 재개발 설계사 선정 '논란'[202...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이하 더케이호텔) 재개발 사업의 설계사 선정 과정이 국정감사(국감)에서 논란이 됐다.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후원 업체인 희림 종합건축사무소가 이 사업에 참여할 여지가 생긴 것에 대한 논란이다.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를 후원한 희림이 참여할 길을 터주기 위해 교직원공제회가 설계사 선정 방식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정갑윤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왼쪽)과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더케이호텔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202번지(바우뫼로12길 70) 일대 위치해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서울시와 협의해서 이 호텔 부지를 대규모 ‘업무·상업 복합단지’로 재개발할 계획이다. 대지면적 9만8820.8㎡ 규모의 호텔 부지가 오피스, 호텔, 연구개발(R&D) 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사업비 7조~8조원’ 규모로 한국교직원공제회 역사상 최대 사업이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은 이 사업의 위탁운용사로 지난 9월 초 선정됐다. 위탁운용사 선정에 참여한 컨소시엄은 총 5곳이다.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운용사와 설계 건축사무소가 같이 들어오게 된다.당시 이지스자산운용은 해안 종합건축사사무소와 컨소시엄을 맺고 들어왔다. 희림 종합건축사사무소는 코람코자산신탁과 함께 들어왔으며, 희림을 포함한 2개 업체가 공모를 포기했다. 이후 교직원공제회가 설계사 선정방식을 일반공모로 바꿔서 희림이 들어올 여지를 만들어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의사결정 구조에 교육부와 교직원공제회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심사추천위원회 구성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게 의원들 의견이다.정갑윤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5개 운용사가 참여했다가 2개 회사가 탈락하고 3개 회사 중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쳐서 이지스자산운용이 선정됐다”며 “이후 이지스자산운용이 설계사무소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떨어진 2곳도 같이 경쟁을 시켰고, 공개경쟁 입찰을 붙여서 공고가 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사안은 교직원공제회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고, 이지스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이라며 “우리 회사 운영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정을호 의원은 이 사안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작년 10월 재개발 변경계획안에 따라 설계사 선정 방식이 명확한 이유 없이 수시로 변경된 경위와 교육부 승인 여부, 이후 진행된 설계사 선정과 심사위원 선정, 설계사 최종 선정 결과 등 전체적 과정에 대해 감사원 감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우리 위원회가 심도 있게 논의해서 검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박성준 의원은 “희림은 용산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를 담당했고,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국제설계공모에도 당선된 회사”라며 “김건희 여사와 워낙 가까운 회사로 알려져 있어서 이같은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교육위원회 위원장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재개발 사업이 7조~8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기 때문에 토목건설 현장에 이권도 많고 부정이 있을 수 있다”며 “정갑윤 이사장은 내년 국정감사 때 같은 지적을 안 받도록 투명하고 깨끗하게 사업을 잘 추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2024.10.11 I 김성수 기자
“투숙객 알몸 다 보여” 1박 50만원 ‘한강 호텔’ 민원에 결국
  • “투숙객 알몸 다 보여” 1박 50만원 ‘한강 호텔’ 민원에 결국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한강 다리 위에 만들어진 호텔 ‘스카이 스위트’의 투숙객들의 모습이 지나치게 잘 보인다는 민원이 제기됐다.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전망호텔 스카이 스위트. (사진=서울시)11일 서울시에 따르면 미래한강본부 운영부 운영총괄과에는 “한강대교 전망호텔 스카이 스위트 내부 이용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조치를 요청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해당 민원이 제기된 호텔은 한강대교 상부(서울시 용산구 양녕로 495)에 위치한 직녀카페를 개조해 선보인 숙박 공간이다. 시는 에어비앤비와 함께 이 공간을 기획하고 제작해 지난 7월 개장했다.144.13㎡ 규모(약 44평)인 이곳은 침실, 거실, 욕실, 간이 주방 등으로 구성됐으며 최대 4명까지 입실이 가능해 최저 이용 요금이 34만 5000원, 최고 이용 요금은 50만 원이다. 노들섬에서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한강 전경을 가장 가까이서 접하며 야경 등 뷰를 볼 수 있어 입소문을 타고 개장하자마자 3개월치 예약이 찰 만큼 인기를 끌었다.또 침실 남서쪽에는 큰 통창을 설치해 전경 조망이 가능하고 천장까지 유리로 마감돼 있으며 침대 옆 욕실에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타일 욕조가 설치돼 있다. 문제는 블라인드로 통창을 가릴 수 있게 돼 있지만 창을 가리지 않으면 안이 훤히 보인다는 점이다.투숙객들은 결국 멋진 전망을 위해 프라이버시 침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는 불만도 나온다.이는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호텔 외부에서 안의 모습이 훤히 들여다보이다 보니 블라인드를 치지 않은 투숙객들의 가감 없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는 것.이같은 민원에 시는 운영업체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시 미래한강본부 운영부 운영총괄과는 민원 답변에서 “귀하께서는 스카이 스위트 내부에서 투숙객이 알몸으로 돌아다녀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줬다고 지적해주셨다”고 민원 내용을 설명한 뒤 “서울시가 민간에 위탁 운영하고 있는 시설에서 이 같은 사례가 발생했음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답변 이후 시 측은 실제 스카이 스위트 창문에 반투명 시트지를 부착했다. 시 관계자는 “반투명 시트지를 부착 이후로 비슷한 민원은 제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2024.10.11 I 강소영 기자
與는 '문다혜 음주운전', 野는 '김건희 마포대교 순찰' 두고 대립
  • 與는 '문다혜 음주운전', 野는 '김건희 마포대교 순찰' 두고 대립[2024국감]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를,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두고 집중 질의하며 맞섰다.조지호 경찰청장이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경찰청,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행안위는 이날 서울시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다.초반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은 음주운전을 해 입건된 문씨에 대한 경찰의 소환조사 여부와 적용 혐의 등을 캐물었다.앞서 문씨는 지난 5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경찰에 입건됐다.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사고가 5일인데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고 물었고 조지호 경찰청장은 “케이스마다 달라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여당은 문씨에 대해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 질의를 이어갔다. 위험운전치사상은 음주 또는 약물 복용 이후 자동차 등을 운전해 피해자를 상해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적용된다.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일반론적으로 만취운전해 다른 운전자를 다치게 하면 위험운전치사상이지 않냐”고 조 청장에게 질의했다.조 청장은 “구성 요건을 따져봐야 하며 음주운전으로 위험한 운전을 해 그런 결과를 가져왔으면 (위험운전치사상)조항을 적용할 여지가 있다”며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또 ‘비공개 조사를 할 것이냐’는 물음에도 조 청장은 “조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문씨에 대한) 소환 일정은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문씨에 대한 공개 소환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전직 대통령 딸로 국민적 관심이 높고 관할서의 물리적 특성으로 비공개 소환이 어렵다”며 “문씨 측이 충분히 공개 소환에 응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한다”고 말했다.조 청장은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의 ‘이번 사건을 한 점 의혹 없이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나’라는 질의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이 의원은 “아버지인 문재인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로 적시돼 조사를 앞두고 있고 이와 관련해서 문다혜씨도 전주지검 참고인 조사 일정 조율 중인 시기다”라며 “일반 국민들 같으면 조용히 근신하면서 지낼 시기에 위험운전 치사상죄 수전에 음주운전이 웬말이냐”며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문씨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문다혜씨 인사청문회도 아니고 이 정도로 하자”며 자제를 촉구했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1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여사가 마포대교를 방문한 것에 대해 교통통제를 했는지 등을 질의했다. 당시 김 여사는 경찰관들과 마포대교를 둘러보며 함께 순찰했다.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석 연휴를 앞둔 때고,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면 교통체증이 극심한 때인데 교통 통제를 했느냐’고 물었고 조 청장은 “없다”고 말했다.이에 이 의원은 당시 112신고 내용을 꺼내들며 차량 통제 이유를 묻는 문의가 있었다며 “위증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이 의원은 또 김 여사의 마포대교 방문을 보고받은 시점과 대책회의가 있었는지도 질문했다. 조 청장은 “사전에 보고받았고, 대책회의는 없었다”고 답했다.
2024.10.11 I 손의연 기자
민희진 측 "아일릿 기획부터 뉴진스 표절"…법정서 제보 공개
  • 민희진 측 "아일릿 기획부터 뉴진스 표절"…법정서 제보 공개
  •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그룹 ‘뉴진스’ 총괄 프로듀서인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하이브 측이 어도어 대표이사 재선임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였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뉴진스와 함께 독립할 계획을 세우면서 신뢰관계가 깨져 해임이 적법하다고 주장한 반면 민 전 대표 측은 해임이 부당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했다.그룹 뉴진스가 지난달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 패션위크(SEOUL FASHION WEEK) 2025 S/S’ YOUSER 컬렉션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11일 오전 민 전 대표가 하이브(352820)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 8월 27일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다만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직을 인정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이사회 결정이 하이브와 맺은 주주간 계약에 위반되므로 자신을 재신임해야 한단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해당 재판부는 지난 5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에서 민 전 대표 측의 주장을 인용한 바 있다. 하이브가 임시 주총에서 민 전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그럼에도 어도어는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시켰다.민 전 대표 측은 이날 법정에서 하이브 측이 지속적으로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 대리인은 “뉴진스 데뷔 후 당초 약속과 달리 (하이브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부당한 대우와 견제가 있었다”며 “(하이브는) 주주간 계약 해지 사유를 발굴하기 위해 끊임없이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민 전 대표를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이유로 “(하이브 주장과 같이) 신뢰관계 파탄이 있었더라도 귀책 사유는 하이브에 있다”며 “하이브는 경영 문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어도어의 압도적 실적을 고려할 때 어떤 경영 문제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이날 재판에서 하이브의 또 다른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단 주장도 제기됐다. 민 전 대표 측은 내부 직원의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제보에는 빌리프랩이 아일릿 기획 당시 방시혁 하이브 의장으로부터 뉴진스 기획안을 제공 받아 이를 카피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제보한 직원이 “그걸 똑같이 만들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하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그러면서 “뉴진스는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이고, 뉴진스에게 민 전 대표의 존재가 필수불가결함은 모두가 안다”며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이사로 복귀하지 못하면 뉴진스 연예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뉴진스와 어도어의 신뢰관계 회복에도 침해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뉴진스 멤버들이 하이브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복귀를 요구하며 제시한 시한인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팬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반면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독립할 구체적인 계획을 실행하면서 신뢰관계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해임이 적법하단 취지다. 하이브 측은 “채권자(민희진)가 채무자(하이브)를 배신해 신뢰관계가 파괴됐는지가 쟁점”이라며 “지난 법원 결정에서 재판부는 채권자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를 이탈하거나 채무자에게 어도어 주식을 매도하도록 압박해 독립을 모색한 건 분명한 행위고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고 짚었다. 이어 “채권자의 계획은 무모한 상상력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현실적 접근”이라고 강조했다.하이브 측은 “(어도어 측은)‘프로젝트 1945’라는 보고서를 완성했는데 1945는 독립이라는 뜻”이라며 “(보고서에는) 경영진별로 괴롭힐 소지가 정리돼있다”고 설명했다. 또 “채권자는 기자회견에서 투자자를 만난 일이 전혀 없다고 하지만 카톡 내용을 보면 벤처 캐피털 투자자들 모임에 참석했고 거기에 뉴진스를 데리고 나오라는 조언 등이 나왔다”고도 했다.그러면서 “(민 전 대표가) 어도어를 탈출하기 위해 전문가 영입의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뉴진스 부모들과 투자자를 만나고, 채무자 공격 기사를 유도하고 전국민한테서 채무자 공개 저격하면서 여론전을 시작했다”며 “대법원 판례도 신뢰관계가 파괴되면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다고 하기 때문에 이 사건 주주간 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25일까지 양측에 관련 추가 서류를 받아 검토한 뒤 이른 시일 내 가처분 여부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2024.10.11 I 최오현 기자
윤건영 “문다혜, 엄정한 처벌 받아야…文도 비슷한 생각”
  • 윤건영 “문다혜, 엄정한 처벌 받아야…文도 비슷한 생각”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 전 대통령 딸 문다혜씨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해 “엄정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11일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문다혜씨 음주운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문재인 전 대통령(왼쪽)과 딸 문다혜씨.(사진=연합뉴스)이어 문 전 대통령에게서 해당 사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최근 찾아뵌 적은 없다”면서도 “문 전 대통령도 나와 비슷한 생각일 것 같다. 법 앞에는 모두가 평등하니까 처벌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이실 것”이라고 했다.다만 윤 의원은 “(문씨가) 1차에서 무슨 안주를 먹었는지 왜 기사화되는지 모르겠다. 황색저널리즘에 대해서는 한번 꼭 짚고 넘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경찰이 문씨에게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는 “음주운전에 대한 수사를 할 때 모든 것을 다 그렇게 적용한다고 한다”고 밝혔다.문씨는 지난 4일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7시간가량 3차에 걸친 술자리를 한 뒤 음주 운전 사고를 냈다.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5일 오전 2시51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자신의 캐스퍼 차량을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당시 문씨가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 변경을 시도하다가 택시와 부딪힌 것으로 조사됐다.피해자인 택시기사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음주 측정을 통해 확인한 결과, 문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49%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이날 서울시 서대문구 미근동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은 “문씨에 대해 비공개 조사를 할 것이냐”는 물음에 “조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문씨에 대한) 소환 일정은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2024.10.11 I 권혜미 기자
5억년만에 살아나 아코디언처럼 숨을 쉰다, 예술이다
  • 5억년만에 살아나 아코디언처럼 숨을 쉰다, 예술이다
  •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에 연 아니카 이의 개인전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 전경. 전시장 허공에 ‘방산충 연작’(앞부터 ‘전류를 발생시키는 석영’ 2023∼2024, ‘무한한 석질’ 2023∼2024, ‘포개어진 허파’ 2023∼2024)이 줄지어 매달려 있다. 5억 4000만년 전 고생대에 살았다는 지구 최초 생물 ‘방산충’을, 스스로 빛을 내고 촉수를 움직이는 ‘기계생명체’로 부활시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까마득하게 거스른 5억 4000만년 전, 고생대 중에서도 초기인 캄브리아기시대. 슬쩍 상상이나 해보자. 낮과 밤, 땅과 바다가 제대로 나뉘기나 했으려나. 온통 경계 없이 뒤죽박죽 한 혼돈의 장면뿐인데. 문득 떠오르는 의문 하나. 과연 생명이란 게 있었을까. 그런데 말이다. 꼼지락거리는 게 있었다는 거다. 바다에 둥둥 떠 오락가락하는 단세포생물. 타원형 모양의 몸체와 삐죽하게 빠져나온 촉수가 전부인 플랑크톤. 까마득한 시간 뒤에 태어난 인류는 이 생물체를 ‘방산충’이라 부르기로 했다. 지구에 처음 등장했다는 원생동물로 등극시키면서. 뜬금없이 웬 방산충 타령이냐고. 누군들 이 공간에서 방산충을 입에 올릴 거라 예측이나 했겠는가. 어둑한 전시장 한가운데, 마치 밤낮을 뒤바꾸는 듯 서서히 빛을 내며 아코디언처럼 숨을 쉬는, 마치 살아있다는 신호인 양 촉수를 오므렸다 펴길 반복하며 매달린 저 기계생명체들이 말이다. 그 이름뿐이던 방산충을 모티프로, 1만 5000개가 넘는다는 종 가운데 유독 미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것을 뽑아낸 듯한 ‘방산충 연작’ 얘기다(‘포개어진 허파’ 2023∼2024, ‘무한한 석질’ 2023∼2024, ‘이슬방울 연속체’ 2023∼2024 등). 리움미술관에 연 아니카 이의 개인전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 전경. 전시장 허공에 ‘방산충 연작’(앞부터 ‘포개어진 허파’ 2023∼2024, ‘무한한 석질’ 2023∼2024, ‘전류를 발생시키는 석영’ 2023∼2024)이 줄지어 매달려 있다. 뒤편 벽에 입체작품과 회화작품이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리움미술관에 연 아니카 이의 개인전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 전경. 어둑한 공간을 밝히는 건 오로지 작가의 설치물뿐이다. 앞쪽에 걸린 ‘방산충 연작’(‘무한한 석질’ 2023∼2024, ‘포개어진 허파’ 2023∼2024) 사이의 어둠은 노란빛을 내는 누에고치를 닮은 조형물(‘완두수염진딧물’ 2019, ‘푸른 민달팽이’ 2019, ‘선스풀’ 2023, ‘기억잠복세포’ 2023)이 채우고 있다. 작품 속에는 기계나방과 기계곤충이 계속 파닥거리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한국계 미국작가 아니카 이(53)는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 더 깊은 세계를 들춰낸다. 그냥 의례적인 ‘깊은 세계’가 아니다.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파편, 가늠할 수 없는 넓이란 얘기다. 세균이나 미생물, 냄새 등등을 소재로 삼으니 말이다. 생물·지질학은 물론이고 기계와 기술, 디지털, 인공지능(AI) 등 예술과 다른 결인 과학을 바탕에 깔고 시작하니까. ‘맨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시각화한 전시’.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펼친 작가의 개인전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가 말이다. 한두 해짜리 결과물이 아니란 건 짐작할 수 있을 터. 전시는 지난 10여년간 제작했다는 대표작을 골라 생경한 작품세계에 발 들이게 한다. 회화·조각·설치·영상작품 등 33점을 걸고 세웠다. 아니카 이의 ‘공생적인 빵’(2014). 빵 반죽을 이용해 인간의 소화기관을 은유한 작품은 계속 발효하는 중이다. 장내 미생물에 의한 신진대사를 탐구했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꿈틀대거나 시큼하거나…아름다운 촉수·튀긴 꽃자연 그대로의 ‘유기체’에 사람 손이 불가피한 ‘인공물’. 그 둘 사이를 널 뛰듯 오가는 게 ‘아니카 이 작업’의 특징이다. 오랜 시간 작가가 상상해왔다는 ‘기계의 생물화’인데. 한마디로 ‘신의 손’, 이미 명을 다한 생물에 기계를 심어 다시 작동케 하는 원리라고 할까. 어떻게 여기까지 이르렀을까. 시작은 서양으로 옮겨 간 한인작가들이 흔히 밟는 경로였던 듯하다. ‘한국에 뿌리를 둔 서양 이방인의 정체성 찾기’ 말이다. 그런데 이게 좀 엉뚱했다. “선사인류는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이주했다”는 가설, 이때 “포자식물과 균류가 함께 이동해 진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가설을 버무렸다니까. 지난 8월 말 개인전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의 개막에 맞춰 방한한 작가 아니카 이가 작품세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디로 향하는지 명료한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오히려 예술의 목적성을 상실한 게 아닌가”라며 “탐지하기 어려운 예술작품의 방향성을 아티스트는 그저 탐구할 뿐”이라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론과 정서가 범상치 않은 태생만큼 작품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는 데는 한 가닥 이상의 라인을 걸쳐야 한다. 바로 ‘감각’이다. 시각은 물론 청각, 후각까지 총동원케 하는데. 2007년부터 탐구해왔다는 ‘향기’를 두고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향기라는 감각이 가진 생물정치학, 모든 개체에서 생존수단으로 사용돼 온 냄새와 관련된 관계성을 뒤집어보려 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생물오손 조각’(2024) 연작이다. “물에 잠긴 표면에 미생물이 붙어 기계장치에 오작동을 일으키는 현상”이라는 ‘생물오손’의 개념이 끌어들인 건 다름 아닌 ‘꽃’이다. 2000년대부터 작가는 꽃을 기름에 튀긴 뒤 그 ‘튀긴 꽃’으로 꽃이 아닌 형체를 빚어왔는데. 기름이 좔좔 흐르는 외양에 시큼하게 풍기는 향을 입힌 작품으로 보통 꽃을 대할 때 필요하다고 믿어온 ‘일상의 감각’을 깨부순 거다. 전시에는 2m를 넘기는 높이에다가 내장기관 같은 튜브까지 장착한 두 점 ‘절단’(2024)과 ‘식초균열’(2024)을 세웠다. 아니카 이의 ‘절단’(2024). ‘생물오손 조각’ 연작 중 한 점이다. 꽃을 기름에 튀긴 뒤 그 ‘튀긴 꽃’을 붙여 2m가 훌쩍 넘는 형체를 빚고 시큼하게 풍기는 향을 입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니카 이의 ‘절단’(2024) 중 부분. 가슴 쪽에 장착한 튜브가 생명을 만드는 내장기관을 닮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렇다고 후각만이 중요할까. 그렇지도 않다. “감각의 차등을 따지지 않는다”는 작가는 “다층적인 세계”, 그러니까 “딱히 신체가 필요 없는 층위에 도달케 하는 인지체계”에 주목했는데. 빠지면 다신 올라오지 못할 듯한 거대한 관을 내고 끝없는 환영을 만든 ‘또 다른 너’(2024)가 그 끝에 있다. 무한한 거울 형태로 제작한 작품은, 해양생물의 족보를 가진 형광 단백질이 발현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대장균을 가둬두고 그들이 자라면서 연하게 내는 색을 내려다보게 한다. 하지만 해양생물과 섞일 수 없는 대장균이란 태생이 삐걱대는 중이다. 인간만이 고수해온 친족과 혈통이란 고정관념에 균열을 내고 있으니까. 그 대단한 인간은 인간 아닌 생명체를 들여다보면서 그 사실을 깨닫는다. 아니카 이의 ‘또 하나의 너’(2024) 중 부분. 거울을 사용해 끝없이 내려다보이는 환영을 만들었다. 점점이 보이는 건 유전자를 조작한 대장균. 이 미생물이 계속 나라면서 연하게 색을 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니카 이의 ‘또 하나의 너’(2024) 전부. 왼편으로 끝없이 아래로 꺼져 보이는 거대한 관이 자리잡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박제가 될 미술품’을 거부하는 것도 여느 작가의 지향과 다른 결이다. 스멀스멀 움직여온 이 모든 ‘현재의 작품’이 앞으로 어떻게든 진화할 거란 방향성을 암시하고 있으니까. 그 생각과 의지는 16분짜리 영상작품 ‘산호 가지는 달빛을 길어 올린다’(2024)에 실어냈다. 마치 바닷속에서 산호가 살고 죽는 과정을 초고속으로 촬영한 듯한 작품은 “과연 작가가 죽은 뒤에도 작업은 계속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만든 작업물을 AI에 학습시킨 뒤 만든 결과물이라는데. 결국 AI가 그 의문까지 풀고 있는 중인가 보다. ‘디지털 쌍둥이’를 자처하며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있다니까. “예술작품에 대한 방향성을 탐지하긴 어렵지만 미지의 영역을 강화해 긍정적인 측면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한 작가의 ‘예술 진화론’은 이렇게 작동하는 중이다. 아니카 이의 16분짜리 영상작품 ‘산호 가지는 달빛을 길어 올린다’(2024) 중 한 장면. 마치 바닷속에서 산호가 살고 죽는 과정을 초고속으로 촬영한 듯한 작품은 “과연 작가가 죽은 뒤에도 작업은 계속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니카 이의 16분짜리 영상작품 ‘산호 가지는 달빛을 길어 올린다’(2024) 중 한 장면. 죽음 이후를 탐구하는 작가의 대규모 프로젝트 ‘공’(公)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지난 10년간 만든 작업물을 AI에 학습시킨 뒤 만든 결과물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예술도 과학처럼 진화를 하나 작가가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미술관 개인전’을 연 건 처음이다. 두 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다는 작가의 기반은 뉴욕. 하지만 세계가 좁다 할 만큼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는 중이다. 정규미술교육을 받지 않는 이력도 얘깃거리다. 시작은 영화학이었다는데, 중도에 포기하고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패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게 된 계기가 중요했다. 향수·과학에 대한 관심을 끌어냈다니까. 서른부턴 아예 작가의 길로 나섰다. 테크닉을 넘어선 정교한 과학기술을 작품에 끌어들인 게 물론 혼자만의 역량은 아니다. 2015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아트사이언스&테크놀로지센터에서 진행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일이 자산이 됐단다. 예술 밖 다른 세상인 과학기술과 손잡기가 수월해졌단 얘기다. 아니카 이의 ‘전기 고전파 Ⅳ’(2014)와 ‘후기 고전파 ⅩⅧ’(2022). 꽃을 기름에 튀긴 뒤 그 ‘튀긴 꽃’을 플렉시글라스에 붙여 제작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니카 이의 ‘전기 고전파 Ⅳ’(2014) 중 부분. 튀김옷을 입혀 방금 기름에 튀겨낸 것처럼 꽃모양과 줄기가 선명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크기나 덩치로 가치나 무게를 가늠해온 미술작품의 잣대를 들이대기엔 적절치 않아도 말이다. 갈비뼈 같은 기계장치, 인공호흡 하듯 연결한 튜브가 빤히 들여다보여도 말이다. 그 작품들 앞에선 감각이 요동을 친다. 광섬유 표면에 입혔다는 빛을 좇아, 말았다 펴기를 반복하는 한낱 촉수의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다가서게 되는 거다. 그게 예술이고, 이게 진화가 아닌가. 전시는 12월 29일까지. 리움미술관에 연 아니카 이의 개인전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 전경. 전시장 천장에서 내려온 줄에 매달린 ‘포개어진 허파’(2023∼2024·가운데) 사이로 ‘선스풀’(2023·왼쪽)과 ‘기억잠복세포’(2023)가 걸렸다. 숨을 헐떡이며 촉수를 꿈틀대고, 기계곤충의 날개짓으로 살아있다는 신호를 계속 내보내는 ‘기계생명체’들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4.10.11 I 오현주 기자
'문다혜 음주운전' 경찰청장 "철저 수사…위험운전치사상 혐의 검토"
  • '문다혜 음주운전' 경찰청장 "철저 수사…위험운전치사상 혐의 검토"[2024국감]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조지호 경찰청장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방인권기자)조 청장은 11일 서울시 서대문구 미근동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사건을 한 점 의혹 없이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나’라고 묻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이 의원은 “아버지인 문재인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로 적시돼 조사를 앞두고 있고 이와 관련해서 문다혜씨도 전주지검 참고인 조사 일정 조율 중인 시기다”라며 “일반 국민들 같으면 조용히 근신하면서 지낼 시기에 위험운전 치사상죄 수전에 음주운전이 웬말이냐”며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앞서 문씨는 지난 5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경찰에 입건됐다.이와 관련 이 의원은 ‘사고가 5일인데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고 물었고 조 청장은 “케이스마다 달라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여당은 문씨에 대해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 질의를 이어갔다. 위험운전치사상은 음주 또는 약물 복용 이후 자동차 등을 운전해 피해자를 상해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적용된다.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일반론적으로 만취운전해 다른 운전자를 다치게 하면 위험운전치사상이지 않냐”고 조 청장에게 질의했다.조 청장은 “구성 요건을 따져봐야 하며 음주운전으로 위험한 운전을 해 그런 결과를 가져왔으면 (위험운전치사상)조항을 적용할 여지가 있다”며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또 ‘비공개 조사를 할 것이냐’는 물음에도 조 청장은 “조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문씨에 대한) 소환 일정은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문씨에 대한 공개 소환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전직 대통령 딸로 국민적 관심이 높고 관할서의 물리적 특성으로 비공개 소환이 어렵다”며 “문씨 측이 충분히 공개 소환에 응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한다”고 말했다.문씨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문다혜씨 인사청문회도 아니고 이 정도로 하자”며 자제를 촉구했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2024.10.11 I 손의연 기자
최윤범의 ‘반격’…영풍정밀·자사주 공개매수가 전격 인상(재종합)
  • 최윤범의 ‘반격’…영풍정밀·자사주 공개매수가 전격 인상(재종합)
  • [이데일리 하지나 김은경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자사주와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인상 승부수를 던졌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 매수에 나선 MBK파트너스·영풍 연합보다 가격을 더 높게 불러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고려아연 공개매수 87만원..지분 매입도 20%로 늘려 고려아연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7.2% 인상했다. 자사주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5.5%(320만9009주)에서 약 17.5%(362만3075주)로 확대했다. 이로써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기존 약 2조6635억원에서 3조2245억원으로 늘어났다.고려아연 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 수량을 확대하며 실질 유통물량을 안정적으로 전부 매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현재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실질 유통물량을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일반 개인투자자 등을 합해 20% 미만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패시브펀드(5.9%)와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2.4%) 등을 제외한 수치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에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최대 물량을 20%까지 늘리면서 실질적으로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물량 전체를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로써 보유 주식 일부의 청약 불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KG태광 우군 등판..영풍정밀 매수가도 3.5만원 상향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도 상향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5000원 인상한다고 공시했다.제리코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매수 예정 수량은 25%로 기존과 동일하다. 이로써 기존 1181억원이었던 총 투입 금액은 1378억원으로 늘어났다. 공개매수사무취급자의 경우 기존 하나증권에 이어 KB증권을 추가했다.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이 가능한 KB증권을 추가하면서 주주들의 편의성을 개선했다.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에는 TKG태광이라는 우군이 깜짝 등판했다. 제리코파트너스가 이날 제출한 영풍정밀 공개매수 정정신고서에 따르면 TKG태광으로부터 200억원을 차입하는 대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제리코파트너스가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상향하면서 차입금이 881억원에서 1078억원으로 늘었는데 하나증권으로부터 기존 881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차입금이 증가했고, TKG태광의 차입금 78억원이 추가됐다. TKG태광으로부터 대출 계약을 맺은 전체 200억원 중 일부만 이번에 사용됐다.TKG태광은 나이키 운동화 OEM 및 ODM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다. TKG태광은 지난 2020년 별세한 박연차 회장을 이어 1983년생인 박주환 TKG태광 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고 있다. 재계에선 최 회장과 박 회장 역시 70~80년대생의 젊은 오너로써 평소 교류하며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이날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MBK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인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최윤범 회장은 이번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가격 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다.MBK·영풍 연합은 지난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열 양상에 대해 경고하면서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하자 다음 날 고려아연 83만원, 영풍정밀 3만원으로 설정한 매수 가격을 더 이상 인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MBK 공개매수 14일 종료 주목..사법리스크·금융당국도 변수 최윤범 회장이 반격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오는 14일 마감되는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 결과로 쏠리고 있다. MBK 연합의 고려아연,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모두 14일 종료되지만 최윤범 회장 측의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21일, 고려아연은 23일로 더 늦다.이번 경영권 분쟁의 최대 변수는 사법 리스크와 금융당국의 개입이 될 전망이다. 현재 MBK 측이 신청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에서 법원이 MBK 측 손을 들어줄 경우 14일 MBK 측 공개 매수가 실패로 끝이 나더라도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매입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법원 결정은 18일 전후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금융당국 조사 결과가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8일 “상대측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한 바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제련업 등 국가기간산업과 반도체 및 와 이차전지소재 등 국가미래전략산업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장기적인 성장 이어 나갈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뒤 이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를 통해 초우량 기업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2024.10.11 I 하지나 기자
고려아연 “금융당국 우려 경청…주주가치 제고 힘쓸 것”
  • 고려아연 “금융당국 우려 경청…주주가치 제고 힘쓸 것”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고려아연이 11일 자사주 공개매수가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시장 상황과 금융당국의 우려를 경청하고 이사회에서 거듭된 고민과 토론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문을 내놨다.고려아연(010130)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7.2% 인상했다. 자사주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5.5%(320만9009주)에서 약 17.5%(362만3075주)로 확대했다. 이로써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기존 약 2조6635억원에서 3조2245억원으로 늘어났다. 베인캐피탈 물량까지 더할 경우 공개매수 최대 수량은 20%에 달한다.고려아연은 “주주들 고려아연의 자사주 청약에 마음 편히 응할 수 있도록 매수 물량을 늘리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는 공개매수 이후 변동성 높은 주가에 따라 일부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사실상 유통되는 고려아연 주식 물량 전부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확대해 주주를 보호하고 자본시장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고심이 담긴 결과”라고 밝혔다.이어 “이번 결정으로 시장의 혼란과 언론 및 국민 여러분의 우려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지난 2일 법원의 판결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합법적인 절차”라고 재차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뒤 취득한 자사주 공개매수 물량 전체를 소각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고려아연은 “의도적으로 시중에 유포된 잘못된 정보나 풍문에 흔들리지 말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해주길 요청드린다”며 “앞으로 또다시 허위사실 유포나 풍문 등을 통한 자본시장 교란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에 책임을 물을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경고했다.영풍은 평시 주가보다 훨씬 높은 공개매수 가격에 자사주를 사들이는 행위를 배임으로 보고 법원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목적 공개매수 절차 중단 가처분을 신청했다. 자사주 공개매수를 결의한 최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에 대해서도 형사 고소했다.고려아연은 “이번 사태 부작용을 조기에 종식하기 위해 경영진과 임직원, 노사가 합심해 회사를 빠르게 정상화시키고 멋진 기업을 만드는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며 “사모펀드의 기습적인 인수 시도로 시작된 모든 혼란이 빠르게 안정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라고 했다.이어 “지금까지 국가기간산업과 전략산업 선봉에 서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밑바탕이 되기 위해 매진해온 모습을 잃지 않고 이번 위기를 기회 삼아 더욱 건실하고 단단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10.11 I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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