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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가치만 수천억…‘자산주’ 강남제비스코 사들인 슈퍼개미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보유 부동산 가치만 수천억원으로 평가되는 강남제비스코(000860)가 극단적인 저평가 국면을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의 큰손 역할을 하는 이른바 슈퍼개미가 지분을 사모으고 있는 것이 포착되면서다. 사진=강남제비스코강남제비스코는 건축, 선박, 자동차, 강관 등에 사용되는 도료를 중심으로 합성수지 그리고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운송·운수 등에 활용되는 복합성형재료 등을 생산 및 판매한다. 1950년대부터 업력을 쌓은 뿌리깊은 기업이나 최근 주가 흐름은 좋지 않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엑소더스로 외국인 지분이 6.25% 까지 떨어지며 시가총액은 21일 종가기준 16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저평가주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던 강남제비스코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슈퍼개미라 불리는 조문원 씨가 지분을 사들이면서다. 조 씨는 2021년 7월부터 강남제비스코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해 지난 7월 지분 5.20%를 확보한 대주주가 됐다. 이후 10만3157주를 더 사들이며 6.78%로 늘렸다. 이는 최대주주인 황익준 대표이사(19.24%)와 동생인 황익수(18.87%) 씨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조 씨가 강남제비스코의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을 놓고 시장에서는 수익 향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만원대 중후반인 조 씨의 취득 단가와 현재 주가(2만5000원)를 고려하면 향후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포인트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강남제비스코는 부산과 대구, 대전, 광주, 경기 화성과 평택, 경남 함안군의 부동산 등 소유 유형자산 가치만 4059억원으로 평가되는 자산주다. 2021년 매각 계약된 당정동 부지 세후 매각 차익과 잔여 토지 할증가치 등만 합쳐도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현재의 기업가치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6이다.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강남제비스코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48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익 185억원, 당기순이익은 138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실적 개선이 진행형이다.시장에서는 강남제비스코의 자회사 실적 개선이 기업가치 회복을 위한 촉매제로 유력 거론된다. 강남제비스코는 강남 지분을 26.21%, 강남건영을 29.35% 소유하고 있으며 강남이 강남건영을 64.77% 소유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가 실질적으로 43.2%의 지분을 소유한 강남건영은 서울시내 청년주택 사업 시공만 6개가 진행 중이며 지난해 말 도급잔액 1402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강남은 지난해 매출액 393억원에 영업손 132억원을 기록하며 최악의 실적을 냈으나 최근 조선업 훈풍 속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2030년까지 매출 2500억원, 영업익 200억원이 경영 목표다.
- 외국인 인플루언서의 '완벽한 한국여행'…2주 만에 조회수 170만 돌파
- 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 6개국 외국인 인플루언서 8명을 초청,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일대 팸투어를 진행했다. 사진은 춘천 레일바이크 체험에 나선 외국인 인플루언서들. (사진=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충북 5개 시·도가 방한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동 제작한 40여 개 SNS 콘텐츠가 공개 2주 만에 누적 조회 수 170만 회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께 조회 수 200만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전통문화와 K콘텐츠가 만나는 완벽한 한국 여행’을 주제로 선보인 5개 시·도, 10개 지역의 다양한 콘텐츠가 개인·소그룹 단위 자유여행, 특별한 경험을 선호하는 체험소비 욕구를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가다. 연중 최대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실시한 온라인 마케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연말연시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여행)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가고 있다.이번 SNS 공동 마케팅은 광역 관광 협의체인 ‘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가 주도했다. 협의회는 지난 1999년 지방자치법에 의거 5개 시·도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상품 공동 개발과 홍보를 위해 출범한 광역 협의체다. 충북도가 단장을 맡은 올해는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지난 4월 국내 인플루언서에 이어 이달 초 외국인 인플루언서 초청 팸투어(답사여행)를 진행했다.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 6개국 외국인 인플루언서 8명을 초청,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일대 팸투어를 진행했다. 사진은 김포 제일영농에서 진행한 금쌀고추장 만들기 체험 (사진=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이달 1일부터 회당 2박 3일 일정으로 두 차례 진행한 팸투어에는 미국과 일본, 러시아, 이란, 인도, 인도네시아 등 6개국 8명의 외국인 인플루언서가 참여했다. 초청 대상은 올해 기준 방한 관광객 수 상위 10위 이내 국가 중 꾸준히 증가하는 곳들 가운데 여행과 관광, 미식 분야에서 적게는 1만, 많게는 80만 팔로워를 보유한 파워 인플루언서를 선정했다.장인수 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 단장(충북도청 관광과장)은 “인플루언서는 팔로워 수와 같이 정량 지표 외에 그동안 올린 한국 관련 콘텐츠를 분석해 한국 문화와 정서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향후 친한(親韓)·지한(知韓)파 인플루언서로 지속적인 활동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충북·강원(1차), 경기·인천·경기(2차)로 나눠 진행한 팸투어는 최근 새롭게 문을 열었거나 국내에 비해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 위주로 코스를 짰다. 지난해 관람객 1400만 명을 돌파한 청주 ‘청남대’, 강릉 ‘오죽헌 한옥마을’, 포천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내 ‘포천아트밸리’, 김포 ‘아라마리나’,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서울의 새 명물 ‘서울달’ 등이 대표적이다.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 6개국 외국인 인플루언서 8명을 초청,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일대 팸투어를 진행했다. (사진=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탐방 코스에는 옛 정취와 지역 주민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육거리 종합시장’과 ‘신포국제시장’ 등 전통시장, K콘텐츠의 최신 트렌드를 확인할 있는 여의도 ‘더현대 서울’ 등도 포함됐다. 체험과 공유 등 여행소비 행태에 맞춰 단양 팔경 ‘산악 오토바이’, 김포 ‘금쌀 고추장 만들기’ 체험,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이 가능한 청주공항 인근 정북동 ‘토성’과 서울 홍제동 ‘카페폭포’ 등 인증샷 명소 탐방도 진행했다.장 단장은 “인플루언서들이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SNS 상에서 나타난 뜨거운 관심과 반응이 실질적인 방한 관광 수요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5개 시·도를 연계한 관광 코스와 상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한국 전통 장(醬)의 신세계…간장 명인의 52년 비법은
- 기순도 명인이 간장을 붓는 모습 (사진=한식진흥원)[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최근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는 ‘장(醬) 트리오’ 미션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참가 셰프들은 한국 전통 장(고추장, 된장, 간장)을 활용해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며 관심을 받았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 문화는 이제 글로벌 무대로 향한다. 유네스코는 다음 달 2일부터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최종 등재를 결정할 예정이다. 등재 이후에는 우리의 장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여행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된장과 간장의 비밀, 한국 전통의 맛을 찾아서대한민국 식품명인 제35호 기순도 명인의 종가에 있는 1200여 개의 항아리.“잘 발효된 메주를 항아리에 넣고 죽염수를 붓습니다. 그리고 고추, 숯, 대추를 넣어요. 이후 약 60일 전후에 장을 가릅니다. 이제 메주는 된장이 되고 죽염수는 간장이 되는 것이죠.”전남 담양의 고려전통식품에서 만난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35호 기순도 명인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된장과 간장이 같은 항아리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처음 듣는다며 놀라워했다.“중국이나 일본은 ‘된장은 된장대로 간장은 간장대로’ 만듭니다. 메주 문화가 없어서 그래요. 간장과 된장이 함께 나오는 것은 우리 문화의 고유한 특징입니다.”기 명인의 간장은 이미 해외에도 잘 알려져 있다. 2017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는 370년 된 씨간장을 사용해 구운 한우갈비를 선보였다. 여기에 쓴 씨간장은 기순도 명인의 문중에서 대대로 내려온 유산이었다. 당시 외신은 ‘미국 역사보다 오래된 특별한 간장’을 썼다며 놀라워했다.기 명인이 사는 종가의 마당에는 고추장, 간장, 된장을 담은 1200여 개의 항아리가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다. 올해 75세의 기순도 명인은 시어머니에게 장 만드는 법을 배운 지 52년째가 됐다고 했다. 반백 년이 넘는 동안 명인은 지금까지 천연 재료와 전통 방식만을 고수해 장을 만들고 있다.“전통 간장은 대량 생산되는 일반 간장과 달리 화학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천연 발효식품입니다. 숙성 기간에 따라 청장(1년), 중간장(2~3년), 진장(5년 이상)으로 나뉘며 각각의 맛과 용도가 다릅니다.”씨간장은 오래된 간장에 가장 좋은 햇간장을 더하는 ‘첨장’의 과정을 통해서 이어진다. 와인을 블렌딩해서 맛을 깊게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지금도 기 명인은 그 작업을 직접 하고 있다.“장을 잘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 재료, 그리고 정성이죠. 장 만들기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철학이 담긴 문화라고 할 수 있어요.”기순도 명인이 운영하는 간장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의 참가자.간장 만들기 체험은 단순히 장을 만들어보는 것을 넘어, 한국 고유의 음식 철학을 배우는 시간이 된다. 최근에는 외국 셰프와 미식가들도 한국의 전통 장을 배우기 위해 기순도 명인을 찾아오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칠레 등 16개 국가의 30여 개 레스토랑 관계자들이 찾아와 장 만들기 체험을 했는데 이들은 장 발효 과정의 신비에 감탄하며 한식을 활용한 음식을 자국에서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기순도 명인은 사라지고 있는 전통 장 만드는 방법을 알리기 위해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국내외에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 장의 가치를 알리고 있어요.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방법을 잘 보존해서 전해야죠. 그게 저의 책임이자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추장, 세계인의 입맛을 홀리다순창장본가를 운영하는 강순옥 명인의 고추장 만들기 체험 (사진=한식진흥원)‘흑백요리사’ 프로그램에서 눈길을 끈 메뉴 중 하나는 에드워드 리 셰프가 만든 ‘고추장 버터 스테이크’다. 듣기에는 한식의 탈을 쓴 괴식에 가까운 조합 같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유행을 타고 만드는 법이 SNS 등을 통해 공유되기도 했다. ‘문화의 역수입’이라고 부를 만한 고추장 버터의 제조 방법은 전북 순창에서 직접 배울 수 있다. 식품명인 64호 강순옥 명인이 운영하는 ‘순창장본가’에서는 고추장 만들기와 함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고추장 버터 만들기 체험“고추장 버터의 핵심 재료는 1년간 숙성된 찹쌀고추장과 고소한 버터입니다. 여기에 쪽파, 꿀, 마늘 플레이크를 더해서 섞으면 쉽게 만들 수 있어요”체험 과정에서는 각 팀이 자신만의 비율로 고추장 버터를 만들어보고, 서로 맛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진다. 레시피는 정해진 기준 없이 각자의 감각으로 조리하도록 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고추장 버터는 구운 빵 조각에 발라 먹으면 된다. 맛을 본 참가자들은 “빵에 발라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독특하고 괜찮다”, “고추장의 매운맛을 버터가 부드럽게 감싸줘서 외국인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전통 고추장 만들기도 병행한다. 메주와 찹쌀, 천일염 등을 사용해 고추장을 만드는 과정을 따라 하면서 전통 음식 문화를 이해하는 동시에 무궁무진한 우리 장류의 발전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다. 고추장으로 조리한 장어구이, 간장김치, 청국장 향이 어우러진 담백한 수육을 담은 순창삼합코레일관광개발은 이러한 장 담그기 체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K-미식 장 벨트’ 기차 상품을 출시하고 지난 20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식진흥원이 주관하는 ‘K-미식벨트’ 사업의 첫 상품이다. 일정 중에는 간장, 고추장 만들기 체험 외에 담양 삼다리 내다마을 대나무밭에서 자란 잎으로 만든 죽로차를 시음하고, 장이 잘 발효되기를 기원하는 ‘버선금줄’ 제작 체험 시간도 마련된다.무형문화재 청자 기능 보유자 권운주 도예가 (사진=한식진흥원)순창에서는 높이 40m의 병풍폭포로 유명한 강천산을 걷고, 무형문화재 청자 기능 보유자 권운주 도예가와 함께 전통 옹기를 직접 만들며 숨 쉬는 흙의 특성을 살린 발효과학을 접할 수 있다. 일정 중에는 대통밥과 떡갈비, 순창삼합 등의 미식이 제공된다. 코레일관광개발은 ‘K-미식 장 벨트’ 상품 출시를 기념해 12월 13일과 14일 2회 한정으로 정가의 6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강천산 병풍폭포
- [만났습니다]'KS 우승' 이범호 KIA 감독 "나는 감독 같지 않은 감독"①
- [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인터뷰[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인터뷰10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이범호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왜 직원끼리 있으면 흥겹고, 즐거운데 사장님이나 부장님이 오면 갑자기 조용해지잖아요”KIA타이거즈를 9년 만에 프로야구 정상으로 이끈 이범호(41) 감독의 리더십은 다소 엉뚱한 생각에서 출발한다. 선수들이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초보감독’ 이범호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이다.이범호 감독에게 2024년은 기적 같은 시간이었다. KIA 타격코치로 있던 지난 2월 13일 호주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리더로서 동료와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구단도 ‘미래의 감독감’으로 점찍고 다양한 기회를 줬다.막상 감독 임명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찾아왔다. 이범호 감독이 처음 사령탑에 올랐을 때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 프로야구 최연소 감독(42세)이자 최초의 80년대생 사령탑이라는 수식어는 그에게 또 다른 족쇄가 됐다. ‘경험이 적고 준비가 덜 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주변의 편견과 걱정을 날려버리고 당당히 우승팀 리더로 우뚝 섰다. 수많은 풍파와 위기가 있었지만 ‘야구 명문’ 호랑이 군단의 자존심을 다시 세웠다.◇‘감독 같지 않은 감독’…권위를 버리니 권위가 찾아왔다이범호 감독은 자신을 ‘감독 같지 않은 감독’이라고 표현했다. 사령탑으로서 권위를 스스로 버리고 선수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회사에서도 직원끼리 있을 때는 화기애애한데 윗분들이 지켜보고 있으면 분위기가 딱딱해진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감독이 없으면 팀이 더 활발하게 돌아가고 더 열심히 한다. 선수 때에도 느낀 점은 후배들 실력이 기본적으로 좋다는 것이었다. 가진 것을 마음껏 발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범호 감독이 싫어하는 것은 ‘연습을 위한 연습’이다. 본인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선수 자신이다. 프로선수라면 뭐가 필요한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누가 시켜서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훈련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 이범호 감독의 생각이다.“개인훈련이 필요한 선수가 있는 반면 휴식이 절실한 선수도 있다. 일정상 ‘모든 선수가 훈련에 참가하라’고 공지하면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한다. 그건 연습을 위한 연습이다. 핑곗거리밖에 될 수 없다. 그래서 선수가 경기에만 몰두할 수 있는 팀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이범호 감독은 경북 의성군에서 태어나고 대구고를 졸업했다. 200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8순위로 한화이글스에 입단했다. 큰 기대를 받고 한화에 입단하자마자 주전 유격수를 맡았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2004년에만 무려 30개 실책을 범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실책 3위 기록하며 쓴맛을 봤다.이범호 감독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에 좌절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수비 실력을 보완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강점인 타격에 집중했다. 그 결과 그해 23홈런을 때리면서 리그 정상급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수비 부담이 적은 3루수로 포지션을 옮겼고, 수비에서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선수가 됐다.“돌아보면 20대 초반에 힘든 것을 모두 경험했던 것 같다. 그 순간을 이겨내면서 성장할 수 있었고 20대 중반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펼칠 수 있었다. 당시의 경험이 지금 추구하는 야구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그에게 찾아온 또 다른 시련은 일본 생활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2010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했다. 기대와 달리 치열한 팀 내 경쟁에서 밀렸다.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고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때의 아픈 기억은 이범호 감독이 더 큰 선수로 성장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됐다.“나는 외국인 용병이었다. 팀에 외국인 선수가 9명이 있었다.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선수는 규정상 3명뿐이었다. 팀에는 홈런왕도 있었고 홀드왕, 세이브왕도 있었다. 내가 뛸 자리는 없었다. 대신 2군에 있으면서 야구에 대해 많이 눈뜨게 됐다. 경기에 뛰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었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의 마음도 이해하게 됐다. 선수로선 아쉬움이 남지만 내 야구인생에선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나는 무색 감독…선수들 색깔에 맞추는게 내 역할“이범호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자신만의 색깔이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사령탑에 그 말은 부정적인 의미다. 한국 스포츠에서 ‘색깔=권위’를 의미한다. 감독이 자신의 의도대로 강하게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이범호 감독은 달랐다. 스스로 ‘무색 감독’을 선언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맨송맨송하게 팀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선수들이 가진 색깔에 맞춰 따라 자신의 색깔을 맞춘다는 것이다.“파란색을 가진 선수에게 내가 가진 색깔을 집어넣으면 그 색깔이 완전히 바뀐다. 다른 색깔도 마찬가지다. 그 선수가 가진 색깔에 내가 맞추면 더 예쁜 색깔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색을 가진 사람과 잘 어울리는 것이다. 선수들 색깔을 찾아주고 그 색이 빛나게 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무색 감독’이 되고 싶다”KIA의 올 시즌 우승 중심에는 ‘21살’ 김도영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프로 3년차 김도영은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다. 정규시즌을 타율 3위(0.347), 득점 1위(143점), 장타율 1위(0.647), 홈런 2위(38개), 안타 3위(189개), 출루율 3위(0.420)로 마무리했다.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최소 경기(111경기) 30홈런-30도루 대기록을 세웠다. 7월 23일 광주 NC전에서는 단타-2루타-3루타-홈런 순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내츄럴 사이클링 히트’도 역대 두 번째로 세웠다.시즌을 마친 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2024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17타수 7안타(타율 0.412), 3홈런, 10타점, 1도루를 기록하며 ‘국제용 거포’임을 증명했다. 명실상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김도영도 지난해까지는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부상도 부상이었지만 뭔가 쫓기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 김도영의 가능성을 깨운 주인공이 이범호 감독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김도영에게 ‘안타 치고 도루하지 말고, 홈런치고 도루하라’고 말했다. 충분히 홈런 칠 능력이 있으니 눈치보지 말고 마음껏 스윙하라는 뜻이었다.공을 맞히는 데 급급했던 김도영은 이범호 감독의 조언에 따ㅑㅐㅐ:[[라 스프링캠프부터 의도적으로 공을 띄워치기 시작했다. 연습경기에서 삼진을 당해도 전혀 지적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이 타고난 재능과 맞물리면서 시즌 개막과 함께 홈런이 쏟아졌다. 김도영 스스로 감을 찾았고, 자신감을 끌어올린 결과다.“김도영의 변화를 통해 나도 감독으로서 많은 것을 느꼈다. 젊은 선수들에게 뭔가 틀을 만들고 ‘그 안에서 움직이라’고 하지 않아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만들고 스스로 뛰어놀 수 있게 만드는게 감독인 내가 해야 할 일이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트럼프노믹스, 미국 S공포 부른다
-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다음은 11월 2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트럼프노믹스, 미국 S공포 부른다-16개 그룹 사장단 “상법 개정안, 기업·증시 밸류다운만 초래”-범죄 수익 1원도 용납 못해… 檢, 환수 전담 조직 만든다-LG그룹, 80년대생 AI인재 전진배치-[사설]정쟁 볼모로 잡힌 예산… 나라 살림이 화풀이 도구인가-[사설]줄 잇는 경제 먹구름 예보, 정부는 위기의식 과연 있나 △베일 벗은 ‘아이오닉9’-호화 저택에 300여명 북적… “보트처럼 잘빠진 디자인, 섹시” 탄성-“美서 80% 판매 목표”… 내년초 국내 출격△위기 속 기회 찾는 기업들-내수 허기 해외서 채우자… 미·유럽공장 짓는 CJ, 영문명까지 바꾼 오뚜기-안정 속 미래 그린 구광모 회장… A·B·C에 신규임원 집중 배치△종합-이익만 좇는 트럼프, 협상 쉬울수도-분열된 韓, 대등한 협상 어려울 것-업비트서 이더리움 1.5조 털어간 범인은 북한-세계 최고층 ‘낸드 321단’… 가장 먼저 쌓은 SK하이닉스-AI산업 혁신 틀 마련… AI 기본법, 연내 통과 가능성△대한민국 ‘중점검찰청’을 가다-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범 ‘금융범죄’ 엄단… “증시 신뢰회복 돕겠다”-금융범죄, 빠른 증거확보가 관건… 디지털 포렌식 지원 늘려야△정치-“건건이 설명 않겠다”는 한동훈에… 친윤계 “가족 여론조작 자백”-가격 오르고 효용성 의문… 아파치 추가 도입 재검토-석 달 만에 재가동 고위당정협… 일정 이유로 불참하는 대통령실-“방위비분담금은 사소한 이슈, 트럼프 2기 더 큰 리스크 많아”△경제-김치통 돈다발까지… 올해 체납세금 2.5조 징수-한전, 사우디 가스발전소 수주 “25년간 전기 판매로 4조 매출”-밥값 깎고 상여금 안줘… 비정규직 차별한 마트-공정위, 은행 LTV 담합의혹 ‘재심사 결정’△금융-JB금융 회장 ‘3연임’ 시끌… 금융당국 움직일까-6대銀 ‘40조 예산’ 경기도 금고지기 각축전-10년간 여섯 차례 매각 모두 불발… ‘흑자 전환’ KDB생명, 반전 도모-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지침에… 손보사 ‘백기’ 드나△글로벌-엔비디아 또 깜짝 실적… 너무 높아진 기대치에 주가는 뚝-우크라, 英미사일로 러 타격… 러, ICBM으로 맞불-전기차 부진에 감원·파산 위기… 유럽 車·배터리사 ‘한파’-“재택근무 없애 공무원 줄일 것”… 머스크, 첫 구조조정안 제시-트럼프, ‘코인 전담직’ 만든다△산업-50년 제련술 집약… 대형 반응기로 생산 극대화-“이미지까지 이해해 번역·요약 척척”-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EU 최종 승인까지 한발-LG화학, 美서 리튬 10만t 확보… 공급망 다변화 속도-SK하이닉스 투자 ‘키옥시아’ 내달 日증시 상장-가성비·디자인 굿… KGM ‘티볼리’ 국내 30만대 판매△산업-K신약 삼대장 ‘1호 블록버스터 의약품’ 도전-카톡 친구 ‘업데이트 프로필’에도 광고 뜬다-사용한 만큼 요금 내는 GPT… 韓 기업 맞춤형 ‘웍스AI’-뷰노, ‘흉부 엑스레이 AI 진단’ FDA 허가△소비자생활-5층 건물에 K컬처 다 모아… 글로벌 ‘K뷰티 랜드마크’ 노린다-유동성 위기 선그은 롯데 “부동산·가용예금 71조”-“불닭 넘어 글로벌 물류사 발돋움… 성장 비결은 효율”-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 출범 1주년… 교육생 절반 ‘취업’△하반기 빛낸 ‘엄지척 기업’-국내 최초 베젤리스 창호… 실리콘 없애 곰팡이 아웃-국내 최초 내한 콘크리트… 영하 10℃에도 사용 가능-습도까지 조절하는 공청기… 리클라이닝 기능 안마의자-세련된 디자인에 편의성까지… 인테리어 소품 같은 정수기-1kg 대용량 아이스룸 정수기… ‘기포 분리’로 온수 품질 UP-AI 기술 접목한 숙면매트… 0.5도 단위 세밀한 온도 조절△예종석의 미식가의 세계-美로 빚어낸 味… 日食, 예술이 되다△증권-서학개미, 테·팔에 꽂혔다-주주환원·엔비디아 호재에도… 삼전 외면하는 외인-덩치 키운 운용사들, 비결은 해외펀드-뷰티주 ‘잔인한 11월’△부동산-1기 신도시, 이주대책 지자체와 정밀히 협의 중-DL, 캐나다 비료공장 설계 수주… 북미 블루 암모니아 시장 진출 발판-다음 수험행 받아라… 학군지 전세전쟁 신호탄-전국 아파트값 반년 만에 하락 전환△여행-장안의 화제를 찾아서-외국인 인플루언서의 ‘완벽한 한국 여행’… 조회수 170만 돌파-[여행 브리프]연중 최대 할인받고 호캉스 즐기자 外△2024 이데일리 광고대상-AI 세상으로 나가는 기술 여정, 쉽게 표현-배터리 강화, 편의 사양 추가… 고객만족도 ‘업’-눈에 보이는 피부 변화 선사… 소비자 신뢰 ‘업’-“광고 효과 고민 큰 SNS 시대… 사과나무 심는 마음으로 브랜드 가꿔야”△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무색 감독’ 선언… 선수들 색깔에 맞춰주니 숨은 기량 나왔죠-선수 아내들 생일에 꽃다발 보내는 ‘꽃범호’△오피니언-[목멱칼럼]성장에 욕심낼 때 아니다-[유영만의 절반의 철학]후반전 반전 위한 오성급 성공 모델-[기자수첩]고령화 시대 달라져야 할 자영업 대책△피플-병상에서 만난 치매노인 역할… 이 연극은 하고 죽자 결심했죠-“트럼프 2기 기술패권 경쟁 가속화… 韓 규제 완화 시급”-“매년 韓·베트남 기업인 교류의 장 만들자”-류진, 고용부 장관 만나 노동현안 의견 나눠-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 국가품질상 철탑산업훈장△사회-할아버지 배낭 속 초콜릿 까보니… 200억원어치 20만명분 필로폰-출퇴근길 어쩌나… 철도노조 ‘내달 5일 무기한 총파업’ 예고 -교육부 “의평원, 증원 의대 평가 항목 줄여라”-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 지하철까지 된다-“남녀공학 논의 잠정중단” 동덕여대 논란 잠시 휴전-이재명 ‘위증교사’ 선고도 생중계 안한다
- 트럼프 피해 유럽으로 이민?…美서 '골든비자' 문의 폭증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은 조만간 부유한 미국인들의 유입을 환영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부유층의 (해외) 이주를 돕는 컨설턴트에 따르면 올해 미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이후 미 시민들 사이에서 소위 ‘골든 비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특히 민주당 유권자들 가운데 미국을 떠나려는 부유층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사진=AFP)골든 비자란 부동산, 국채,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외국의 시민권 또는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비자다. 주로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필리핀 등 신흥국 부유층, 대가 자국 내 심각한 수준의 정치적·경제적 불안정에 직면해 있거나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두 번째 여권을 원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정치적 분열 및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골든 비자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헨리앤드파트너스에 따르면 2020년 이후엔 미 국민이 투자 이민 프로그램에 가장 많이 지원했다. 올해 미 국민들의 골든 비자에 대한 문의는 전년 동기대비 33% 늘었으며, 미 대선이 치러진 주간엔 전주대비 400% 폭증했다. 도미닉 볼렉 헨리앤드파트너스 개인 고객 부문 책임자는 “골든 비자에 대해 문의한 개인 고객 가운데 상당수가 다른 나라에서 영원히 살 계획을 갖고 있었다”면서도 “만약을 대비해 외국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미리 확보하려는 보험용으로 알아보려는 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 이민 컨설팅 회사인 아튼 캐피털도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다음 날 100건이 넘는 문의를 받았다며, 평소의 5배 규모라고 전했다. 이 회사의 아만드 아튼 최고경영자(CEO)는 “실제로 이주하려는 사람은 매우 적다. 대부분 대안으로 이주를 원한다”며 “앞으로 반년 동안 우리는 미 시장에서 매우 바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 대상 지역으로는 유럽이 가장 인기가 높았으며, 1위는 포르투갈이 차지했다. 시민권 또는 영주권 획득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금액이 25만유로(약 3억 6800만원)로 가장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국가에선 유럽연합(EU) 시민권 취득까지 7~10년이 걸리지만, 포르투갈에선 5년 만에 얻을 수 있다고 CNN은 부연했다. 순자산이 5000만달러(약 699억 1500만원) 이상인 초부유층은 몰타나 오스트리아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투자해야 하는 금액은 포르투갈보다 훨씬 많지만 EU 시민권을 즉각 취득할 수 있어서다. 몰타는 환불 불가 조건으로 정부에 60만유로(약 8억 8400만원) 지불, 부동산에 대한 상당한 추가 지출, 지역 자선단체에 1만유로 기부를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지역 사업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경제에 직접적인 기여를 요구한다. 일반적으로 투자 금액은 350만유로(약 51억 554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민 및 세무 자문사인 레스퍼런스앤드어소시에이츠의 데이비드 레스페란스는 “지난 2주 동안 유료 상담에 실제로 돈을 쓴 미국인 고객을 하루 평균 3~4명 만났으며, 대화를 나눈 미국인들은 가족을 이주시키는 계획에 대해 매우 진지했다”며 “처음으로 미국인 고객의 해외 이주를 돕기 시작한지 34년 만에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럽 일부 지역에선 미국인들을 끌어들이는 노력도 감지된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의 올롤라이 마을은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시작했다. 이 마을은 미 대선 결과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비어 있는 부지를 채워주길 바라고 있다고 CNN은 짚었다. 부유층이 아닌 미 시민들, 즉 골든 비자를 취득하기 힘든 미 시민들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다양한 해외 이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 부부가 2주 전 해외 이주를 돕기 위해 게재한 유튜브 동영상은 조회수가 50만건에 달했으며 댓글도 4000개나 달렸다. 댓글 상당수가 해외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긴급하게 알아보고 있는 미국인들이었다. 미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도 ‘미 대선 이후 이민’이라는 제목의 스레드에 2주도 안되는 기간에 1300개의 댓글이 달렸다. 스페인에 거주하며 미국인들의 해외 여행, 취업, 유학을 돕는 플래너리 포스터는 여성, 흑인,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부모, LGBTQ+ 커뮤니티 등을 언급하며 “이주 문의가 폭증했다. 주로 생명과 생계가 위험에 처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골든 비자를 받을 사람들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시민권도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50년 제련기술 총집약"…'국가핵심기술' 고려아연 전구체 공장 가보니[르포]
- [울산=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울산역에서 차로 40여분을 달리자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가 광활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큰 도로를 사이에 두고 그 맞은편에는 황산니켈(켐코)을 비롯해 전구체( LG화학·켐코 합작법인 한국전구체), 동박(케이잼) 등 2차 전지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 계열사 공장들이 줄지어 서 있다. 특히 한국전구체의 전구체 제조 및 공정기술은 최근 정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첨단기술로 지정됐다. 21일 찾은 한국전구체 공장 창고에는 출하를 앞두고 있는 전구체들이 포대에 담겨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현재 한국전구체에서는 고객사 니즈에 맞춰 니켈 함량에 따라 4가지 종류의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 전구체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전 단계를 말한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섞어 만든 화합물로, 여기에 리튬만 더하면 양극재가 되는 것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하는데, 전구체는 이 양극재 제조원가의 80%를 차지한다. 한국전구체 공장 창고에 전구체 완제품들이 쌓여 있다.(사진=이데일리 하지나기자)한국전구체는 니켈 비중이 다른 4종류의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하지나 기자)하지만 전구체의 경우 중국산 비중이 90%에 이를 정도로 대중 의존도가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전구체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것은 상징하는 바가 남다르다.김승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기술연구소장이 2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고려아연 제공)김승현 기술연구소장은 “현재 고려아연의 경우 33㎥ 이상의 용량을 갖고 있는 반응기를 사용해 전구체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전구체 기업들이 6~7㎥의 반응기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5배 가량 큰 수준이다. 김 소장은 “500cc 물통에 설탕을 녹이는 것과 100t 탱크에 설탕을 녹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하물며 훨씬 민감한 이차전지 소재의 경우 이를 균질하게 컨트롤하는 것이 차별화된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기술력은 고려아연이 지난 50년간 축적된 제련 기술에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고려아연은 전략광물자원인 안티모니 제련 기술과 아연 제련 독자기술(Hematite공법)에 대해서도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추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반도체와 원자력, 전기전자, 로봇 등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 및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해당 기술을 기관이나 기업은 법률에 따라 보호 조치를 실시해야 하고, 해당 기술을 수출하거나 해외 인수합병, 합작 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하려는 경우에는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정부 승인 없이는 해외에 매각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매각이 아니어도 기술유출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고려아연 측의 우려다. 김 소장 또한 최근 경영권 분쟁을 우려했다. 그는 “지금도 고려아연과 협력업체 전 직원들이 더 좋은 회사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주주 및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고려아연 올인원 니켈 제련소 부지 전경(사진=이데일리 하지나기자)고려아연은 현재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올인원 니켈 제련소’도 짓고 있다. 니켈 기준 연간 생산량 4만2000톤(t) 규모로, 기존 켐코 생산량을 모두 합치면 연간 6만4900t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최첨단 친환경 제련 기술을 집약해 산화광, 황화광을 비롯해 블랙매스, 폐배터리 등 다양한 원료에서 고순도 니켈을 뽑아내는 세계 최초의 올인원 니켈 제련소이다. 고려아연은 올 하반기부터 정부가 발주한 ‘2024년도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 중 ‘저순도 니켈 산화광 및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 원료 소재 제조 기술개발’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10개 산학연 기관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김 소장은 “황산니켈이 아닌 니켈산화광을 수소 환원 방식으로 저탄소·친환경 니켈 환원체를 만들어 전구체까지 만드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