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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 일본서 배워라②] 소도시 숙박까지 챙기는 日…컨트롤타워조차 없는 韓
- 연도별 한-일 양국 외국인 입국 실적 비교(그래픽=문승용 기자)[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 관광산업은 매해 난관을 맞고 있다. 2014년까지 방한 관광객이 방일 관광객보다 많았지만 2015년부터 역전됐다. 이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어 관광업계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방일 관광객은 2869만명으로 방한 관광객 1334만명의 두 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했다. 실제로 한국 여행수지 적자는 무려 138억 달러에 달했다. 환율을 달러당 1100원으로 계산해도 15조원을 훌쩍 넘는 규모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관광수지는 2001년 이후 17년째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누적 관광 수지 적자 규모는 총 883억 9000만달러(약 94조원)가 넘는 슬픈 현실이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방한(訪韓) 관광객 증가율은 5.4%로 일본의 29.0%에 크게 뒤지고 있다. 관광활성화를 통해 저출산·내수시장 침체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본 위기 극복기는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하베 신조 총리 정부가 ‘관광입국’ 정책을 사실상 최우선 국가정책 목표로까지 설정하면서 최근 보이는 과감한 정책 행보는 추락하는 지역경제와 미래 먹거리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 정부와 사회에 수많은 시사점을 던진다.◇韓 관광정책, 목표·전략도 없어국내 전문가들이 앞다퉈 우려하는 점은 우리 정부의 관광정책 목표, 즉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국가관광전략 회의에서도 정부 정책 목표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지역관광 활성화라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비무장지대(DMZ) 평화관광 거점으로 육성·브랜드화 △명품숲 50선 발굴 △오버투어리즘에 따른 관광객·주민 갈등 최소화 등과 해양레저관광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마리나 선박 정비업 신설 △어촌·어항 관광 거점 조성 △해양레저스포츠 체험 기회 확대 및 안전 레저 환경 조성 등을 논의했다. 당시 이 총리는 “우리 관광수지는 17년째 적자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관광적자는 138억 달러로 재작년 적자 65억 달러의 두 배를 넘는다.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고 한국 관광사업이 처한 엄중한 현실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실질적인 목표나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훈 한양대 교수는 “정책 목표는 지표관리를 통해 실현되는 법이다”면서 “먼저 목표를 정하면 그 목표를 위한 평가지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정부와 민간이 그 가치를 공유하면서 목표에 가까워지는 법인데, 이번 정부는 최소한의 지표관리조차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관광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 비서실을 개편하면서 관광진흥비서관을 없앴다. 관광비서관은 정권마다 차이는 있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물론 보수 정권 때도 직제상 명맥을 유지해 왔었다. 국가관광전략 회의도 애초 대통령 산하 기구로 추진했지만, 결국 국무총리 산하 기구로 격하됐다. 아베 총리가 2013년부터 매회 평균 2회 관광입국 관련해 회의를 주재하고, 도시 뿐 아니라 지방소도시까지 직접 챙기는 등 직접 컨트롤타워라 자임하며 직접 컨트롤타워가 자임하며 뛰는 일본과는 분명 비교되는 대목이다.◇ 세심하게 관광 키우는 선진국들일본은 철저하게 지표 중심을 정책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2015년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비전’을 수립했다. 당시 목표 지표를 2020년과 2030년으로 나누고, 방일 외국인 관광객을 4000만명에서 6000만명, 방일 외국인 관광객 소비액을 8조엔에서 15조엔, 도쿄·오사카·나고야 권을 제외한 방일 외국인 연 숙박객 수를 7000만명에서 1억3000만명, 방일 외국인 재방문 수를 2400만명에서 3600만명, 일본인 국내여행소비액을 21조엔에서 22조엔 등으로 세부 목표를 설정했다. 일본이 직면한 내수경기 침체라는 엄청난 문제를 관광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관광선진국인 호주는 관광정책을 무역위원회와 관광청이 분담하고 있다. 관광 분야에 다양한 정책지표를 도입한 호주무역위원회는 관광 노동생산성 성장률까지 정책지표로 관리하고 있다. 주요 목표인 관광분야 일자리 증가 정책에서는 고용된 호주 원주민 수의 확대 목표까지 세운다. 캐나다 또한 놀랄 만큼 치밀하다. 캐나다 관광위원회는 투입예산 대비 효과를 철저히 따진다. 이를테면 목표 시장에서 광고를 본 기억이 있는 캐나다 방문 18세 이상 장거리 여행자 수를 세는 식이다. 위원회는 또 자체 마케팅이나 비즈니스 이벤트의 관광수입으로 만들어진 추정 일자리 개수까지 분석해 발표한다.이인재 가천대 교수는 “일본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축소되던 내수 시장을 보완할 제2의 내수 시장으로 관광산업에서 찾고 있다”라면서 “이같은 노력 끝에 죽어가던 일본 내수 기업들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말했다.
- “옷이 너무 좋아서 MD가 되고 싶어요” - 취준생에 11년 차 MD의 조언
-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패션계 취업을 원하는 이들 다수가 고려하는 직무는 MD다. MD는 상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책임지는 머천다이저(merchandiser)로, 패션 트렌드의 한가운데 있는 직업이다. 반면 “MD는 ‘뭐든지 다 한다’의 약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만만치 않은 업무강도로 알려졌다.좋아하는 옷에 파묻혀 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옷을 좋아한다고 해서 MD일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는 MD 지망생을 대신해 11년 차 MD에게 조언을 들어봤다.김정아 스페이스눌 대표김정아 스페이스눌 대표는 2007년부터 국내에서 수입 브랜드 편집숍 ‘스페이스눌’을 운영한다.그는 편집숍을 통해 ‘에르노’ ‘하쉬’의 여성복 라인을 국내 처음 소개했고, ‘호프’ ‘타이거오브스웨덴’ ‘메릴링’ ‘스테판슈나이더’ 등 국내 소비자에게 낯선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서 성장시켰다.서울대 노어노문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러시아 문학박사이자 패션 중소기업 사장으로 이중생활 중이다.패션 전공이나 패션계 커리어로 시작하지도 않은 그가 11년간 수익구조가 탄탄한 회사를 만든 것에는 경영자이기 전 탁월한 MD였기 때문이다.그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패션 MD(부제-패션MD가 알아야 할 모든 것)’ 1~3권을 출간, 자신이 패션계에서 좌충우돌하며 얻은 정보를 공유하는 등 패션계 후배에게 애정이 많다. 다음은 김정아 대표와의 문답. ◇ MD 업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패션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다 한다고 보면 맞다. 구체적으로 브랜드 찾기, 바잉(매입) 준비, 오더 넣기, 오더 팔로업(후속 업무)와 같이 바잉 전반에 관한 것, 또 재고량 조절, 급한 완불 주문 건에 가격표 붙이기 등이다.제 생각에 이중 가장 중요한 일은 매장이 하나인 경우에는 바잉을 잘 하는 것이다. 고객 성향을 파악해 샵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유행을 선도해야 한다. 매장이 여러 개일 경우에는 특정 아이템이 잘 팔리는 점포에 알티(rotate: 물건 넣어주기)를 잘해 판매를 촉진하는 것이다.◇ 기업 규모, 유통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지나우선 백화점의 경우 MD나 바이어라 불리는 직함이 있지만, 이는 백화점 매장 입·퇴점 관리 업무가 주요하기 때문에, 편집숍 MD의 일과는 성격이 다르다. 내가 얘기하는 것은 여성복 편집숍에서 브랜드를 직접 바잉하는 MD다.기업규모가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업무는 비슷하지만, 대기업은 한 편집숍 내에서도 MD가 국가별 등으로 분화된 곳도 있다. 모든 업무를 다 배우려면 아무래도 중소기업에서 시작해야 기본기가 탄탄해 질 것이라 생각한다.수입 패션계를 봤을 때 살짝 슬픈 점은 대기업이 아니라면 단단한 멀티숍이 많지 않아, 수입 MD 지망생들이 설 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 하지만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아니겠나. 패션계에 귀와 눈을 열어 놓고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MD로서 느끼는 보람과 어려움은가장 행복한 점이자 뿌듯한 점은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시즌의 따끈따끈한 아이템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출장 시 시차와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몸이 아플 정도로 피곤할 때도 어쩌다 예쁜 아이템, 신선하고 포텐셜이 높은 브랜드를 발견하면, 눈이 반짝반짝 해 진다. 그 아이들을 한국에 소개했을 때, 판매로까지 자연스레 이루어지면 더없이 행복하다. 어려운 점은 MD의 역할이 사실은 시장이 만들어진 뒤 팔릴 아이템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시장과 트렌드를 만드는 것이다. 편집숍 고객들은 얼리어댑터다. 편집숍에서 소비자 반응을 보며 브랜드와 아이템을 키운 뒤, 대중화 되면 모노 브랜드로 나오는 순인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또 브랜드를 소개해서 키워 놓으면 큰 회사들이 빼앗아 가고 다른 데서 똑같이 오더 하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디자이너는 많고, 브랜드도 많다. 항상 발품과 손품을 팔고 열린 눈, 깨어있는 마음으로 있으면 이런 문제들도 어느 정도는 해결된다.◇관련 전공도 아니고, 경력도 없지만 옷이 좋아서 MD가 되고 싶다면?옷을 정말 좋아해서 MD가 되겠다는 건 좋다. 실제로 내가 그랬기 때문에 11년차가 된 지금도 너무 재밌다.어느 만큼 좋아해야 하냐? 묻는다면 ‘한 달간 굶더라도 내가 원하는 아이템은 사야 직성이 풀릴 정도의 강한 열정’이라고 하겠다. 만약 이것이 허영으로 느껴진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나이가 들면 현실과 균형을 맞춰 타협하게 되는데, 막 시작하는 젊은 시절에 이정도 열정은 있어야 한다.세세하게 말하면 분야를 선택할 때도 내가 좋아하고 많이 사본 옷, 안 되면 많이 입어본 옷이어야 한다. 아니라면 백전백패다. 내 라이프스타일 속에 있는 물건이어야 대상 고객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두 번째 이유는 바잉은 두 세 시즌 가르치면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옷에 애정을 가지고 브랜딩하려는 열정, 자신이 자발적으로 키운 ‘패션을 보는 눈’은 가르칠 수 없다.반대로 그냥 직장인으로서 MD가 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발품을 정말 많이 팔아야 하고 쉴 시간도 적고. 쉽지 않다.지난 10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에비뉴엘에서 열린 ‘프랑스 열정의 역사-가죽 패션 제품’ 전시. 프랑스 대표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 로저 비비에 등 시대상을 보여주는 브랜드와 상품을 전시했다. 김정아 대표는 프랑스 현대 브랜드 200개 중 한국 시장에 맞는 상품을 바잉해 선보였다.◇ 그밖에 MD한테 필요한 자질핫한 또는 핫하게 될 브랜드 빠르게 발굴하기, 현장 판매 경험을 통한 판매직원에 대한 이해, 알티와 불량의 빠른 처리를 위한 재고 수위 관리다.패션에 대한 열정 만큼 판매 직원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외국 MD는 대부분 훌륭한 판매직 출신이다. 물건을 알고 고객을 알아야 좋은 바이어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패션에 대한 열정은 대부분 MD에게서나 찾을 수 있지만, 판매 직원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는 MD는 아주 드물다. 정말로 다양한 고객이 있기 때문에 판매직은 MD 업무의 열 배, 스무 배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MD가 되고자 한다면 1년 정도는 판매를 해보며 고객의 눈 높이에 맞춰 생각하고 재고 관리하는 법을 익힐 것을 추천한다.◇팔리는 옷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나요약하면 스타일링 센스, 아이템을 보는 직감, 다년간의 경험이다.또 최상의 체력과 체격을 갖추고 6개월에 한 번씩 돌아오는 바잉 전쟁에 임해야 한다. 팁으로는 바잉을 앞둔 시점에 내 체중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바잉에 나가 새로운 옷들을 입어보면서 사이즈를 정확히 체크하기 위해서다. 옷을 굉장히 좋아하고 평범한 몸매를 가진 MD들이 입어서 예쁜 옷이 실제 판매도 잘 되는 옷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밖에 매장의 고객의 연령대를 꼭 염두에 두고 바잉하는 것이다. 아무리 귀여워도 내 매장 고객의 연령대가 높다면 그런 옷은 살 수 없다. 고객의 연령대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선호도 등을 고려해서 바잉을 해야 판매로도 연결이 된다.◇ 눈에 확 띄는 옷이 있고, 평범하지만 잘 팔리는 옷이 있다.맞다. 유니크해서 바잉하는 게 있고 커머셜해서 하는 것이 있다. 커머셜(상업적)하면서 꾸준한 팬층을 누릴 수 있는 아이템이 70% 정도가 되는 걸 권장한다. 나머지 30% 정도는 톡톡 튀는 유니크한 아이템을 넣어 주면 좋다. 하지만 그것은 재정적인 여유가 있을 때 이야기고, 만약 빡빡한 자금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유니크 아이템 10%, 커머셜 90% 정도도 괜찮다. 각 샵의 사정에 따라 유니크 아이템은 10-30% 정도 범위에서 조정하면 정체성도 유지하며, 재미도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MD 일을 시작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뭐든 2~3년이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A부터 Z까지 다 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고 늘 깨어 있기를 당부한다. 꼭 옷이 아니더라도 모든 것에서 영감을 느끼고 그걸 디스플레이, 매장 내 오브제, 팝업 시안 등과 연결해봐야 한다. 보고 듣는 모든 것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 살아 있는 MD의 의식이자 매너리즘을 방지하는 방법이다.
- '정용진표 만물상' 총괄 수석부장이 말하는 흥행비결은…
- 그래픽=이동훈 기자.[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정돈’보다는 ‘혼돈’, ‘쇼핑’은 기본 ‘재미’까지 선사하는 ‘탕진잼’(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의 명소 삐에로쑈핑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등장한 지 4개월 여. ‘펀앤크레이지’(Fun&Crazy) 콘셉트를 표방한 ‘정용진표 만물상’ 삐에로쑈핑이 톡톡한 집객 효과를 바탕으로 ‘과연 국내에서도 통할까’라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내고 있다. 트렌디한 이색 상품 등 기존 상식을 파괴한 새로운 시도가 적중하면서 주말에는 하루 1만여명이 찾을 정도의 쇼핑 명소로 자리잡았다. 지난 9월 초 동대문 두타몰 지하 2층에 문을 연 2호점은 새벽 심야 영업 및 외국인 고객 상품 강화 등 상권에 맞춰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1호점의 성공 신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1·2호점을 합쳐 누적 방문객은 160만명(일 평균 코엑스 8000명·두타몰점 6000명 기준)에 이른다. ◇B급 감성의 다양한 상품군…낮은 입점 문턱흥행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불식시키고 삐에로쑈핑이 연착륙에 성공한 비결로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유니크한 아이템과 낮은 입점 문턱이 꼽힌다. 삐에로쑈핑을 총괄하는 유진철 이마트 상품본부 수석부장은 “품질 관리 기준이 까다로운 이마트와 달리, 삐에로쑈핑은 국가공인 시험인증 기관이나 시험원만 통과하면 입점할 수 있다”며 “이것이 B급 감성을 자극할 만한 다양한 상품 유치로 이어져 고객들을 끌어당긴다”고 설명했다. 물론 먹거리 안전 기준이나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 좀 더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고 있다.가성비와 매출, 재미 3박자를 고루 갖춘 ‘3·3·4’ 전략도 주요 성공 요인 중 하나다. ‘3·3·4’ 전략이란 30%는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제품, 30%는 일반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제품, 40%는 다른 채널에서 보기 힘든 재미있고 특이한 제품으로 매장을 꾸리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주방용품부터 코스튬, 성인용품 등 전에 보지 못하던 ‘키치 아이템’들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제품을 주로 유치하면서 독특한 제품을 좀 더 싼 가격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삐에로쑈핑 전체 820개 협력사 중 대기업은 120개인데 반해 중소 벤더사는 370개, 중소 제조사는 330개에 달한다. 매출 비중 역시 81.3%가 중소기업에서 발생한다.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한 예로 국내 중소 벤더사가 수입·판매하는 ‘야마야 명란마요네즈’의 경우 이마트에서는 점포당 한 달 평균 판매 수량이 채 50개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삐에로쑈핑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매월 1500~2000개씩 팔려나가며 조미료 카테고리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삐에로쑈핑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성인용품숍 반응도 폭발적이다.1호점인 코엑스점 오픈 초기 하루 평균 매출이 약 300만원이었는데 지금도 꾸준히 평균 200만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성인들을 위한 공간인 만큼, 1호점은 천막 형태로 앞을 가려뒀고 2호점은 자동문으로 미성년자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3호점부터는 신분증을 대야 문이 열리는 자동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유진철 이마트 상품본부 수석부장은 “입점 문턱을 낮춘 게 다른 유통채널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B급 감성의 독특하고 다양한 상품을 갖출 수 있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마트)◇검증된 상권부터 확장…두타몰 ‘심야 영업’ 등특성에 맞는 변신 기존 유통업계의 상식을 과감히 뒤집은 획기적인 공간과 상품을 앞세워 손님을 끌어모으는 역할도 물론 중요하지만 수익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유 수석부장은 “집객 역할을 넘어 자체적으로도 흑자를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대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뒤 이익이 나기까지 평균 5년을 잡는데 그보다 1~2년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상권이 검증된 곳 위주로 추가 출점을 진행하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지만, 사업 초기인 만큼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까지 대대적인 확장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우선 논현과 의왕, 명동, 가산 W몰을 연내 오픈한다. 중소기업 전문 유통업체 ‘행복한 백화점’과 신촌 그랜드마트 내 입점도 협의 중이다. 상품 구성은 상권에 따라 유연하게 꾸릴 예정이다. 2호점인 두타몰점의 경우 상권에 맞지 않는 상품들은 과감히 생략한 대신, 잘나가는 ‘알짜’ 상품들은 늘렸다. 한류 쇼핑·문화·미식의 중심지인 특성을 반영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기 상품과 기념품, 아이돌 굿즈 및 캐릭터 완구 상품을 보강했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심야 영업(오전 10시30분~익일 오전 5시)에도 나섰다. 내년에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약 10개의 매장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부산이나 대구 등 지역 상권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유 수석부장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흡수하지 못했던 새로운 수요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져보고 구매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코스피, 보합권 출발…美중간선거 앞둔 관망세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코스피 지수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관망세에 보합권으로 출발했다. 전날에 이어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순매도를 보이고 있고 개인이 홀로 순매수중이다. 6일 오전 9시 1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0.22포인트, 0.01%오른 2077.14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강보합으로 개장한 코스피 지수는 약보합과 강보합을 오가며 뚜렷한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 중간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영향으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90.87포인트(0.76%) 상승한 2만5461.7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5.25포인트(0.56%) 상승한 2738.31을 기록했지만, 나스닥 지수는 28.14포인트(0.38%) 하락한 7328.85에 거래를 마쳤다.코스피 역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금융시장의 변화는 예측하기 힘들다”며 “이를 감안해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종목별 변화 요인에 반응을 보이며 반등이 예상되나 상승폭을 확대하기 보다는 상승 후 관망세가 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77억원, 197억원 순매도중이다. 기관 중에서는 금융투자와 투신권이 각각 20억원, 30억원 순매도다. 반면 국가는 18억원 순매수중이다. 개인은 599억원 순매수중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를 종합해 총 112억원 순매도다.업종별로는 혼조세다. 의약품 업종이 1.65%로 가장 크게 오르고 있고, 운수장비와 철강금속, 보험, 금융업, 증권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반면 전기전자는 1.06% 내리고 있고 의료정밀과 전기가스, 건설업종 등이 하락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상승과 하락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우(005935) LG화학(051910)은 하락하고 있지만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포스코(005490) SK텔레콤(017670)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NAVER(035420) 등은 상승세다. 개별기업으로는 유한양행(000100)이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 소식에 전날 상한가에 이어 이날도 17%대 급등중이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수주 증가와 선가 상승 기대감에 2%대 상승중이다.
- [식품박물관]②카누는 진화 중…미니부터 디카페인까지
- 카누는 출시 초기부터 현재까지 배우 공유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사진=동서식품)[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커피 명가’ 동서식품이 만든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는 진화하고 있다.동서식품은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매년 100회 이상의 시장조사와 분석을 한다. 이를 통해 △카누 라떼 △카누 미니 △카누 디카페인 등 다양한 맛과 용량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카누 라떼’는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 다음으로 판매율이 높은 제품이 라떼인 점에서 착안해 언제 어디서나 부드러운 라떼를 즐길 수 있도록 출시한 제품이다. 더욱 진한 맛의 라떼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위한 ‘카누 더블샷 라떼’와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카누 아이스 라떼’ 등 총 3종의 제품으로 다양화했다. ‘카누 미니’ 제품은 소비자들이 만들어낸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누 미니 다크 로스트 아메리카노.(사진=동서식품)초기 카누 제품은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를 모티브로 개발됐기 때문에 스틱 1개 당 물 180~200㎖를 타서 음용하는 것을 권장했다. 발매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 중 재미있는 내용이 지속적으로 관찰됐는데, 카누 스틱 1개를 2명이 나눠 먹거나, 두 번에 나누어 타 마신다는 점이었다. 이는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상황이었다. 텀블러를 주로 사용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종이컵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었다. 동서식품은 이런 한국인 특유의 음용 습관을 고려해 일명 ‘코리안 사이즈’라 일컬어지는 120㎖ 종이컵 기준에 적합한 용량으로 카누 미니를 내놨다. 카누 발매 이듬해인 2012년 10월의 일이다.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임신 등 카페인 섭취를 신경 쓰는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으로는 ‘카누 디카페인’이 있다. 카페인 제거 공정을 거친 원두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카페인 함량을 낮췄다. 카페인 함량은 줄었지만, 기존의 카누와 마찬가지로 진한 향의 에스프레소 맛을 내는 커피 파우더에 미분쇄 원두를 코팅해 깊고 은은한 커피의 풍미는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했다.카누 미니 크리스마스 블렌드 아메리카노.(사진=동서식품)이외에도 동서식품은 소비자들이 시즌에 맞게 다양한 맛과 향의 카누를 즐길 수 있도록 특색 있는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꽃향기와 과일 향이 매력적인 에티오피아산 원두를 라이트 로스팅해 만든 봄철 한정판 ‘카누 스프링 블렌드’, 무더운 여름철에 청량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카누 아이스 블렌드’, 에티오피아·케냐·과테말라 3종의 원두를 블렌딩해 향긋한 꽃, 과일 향기를 머금은 풍성한 맛이 특징인 ‘카누 크리스마스 블렌드’ 등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메시지를 내세우는 카누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주목된다.동서식품은 카누를 출시하면서 당시에는 식음료 기업들이 패키지에 잘 사용하지 않던 검은색을 과감하게 적용했다. 빨강, 노랑 등 원색 포장이 많던 당시 검은색 박스에 빨간 글씨의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그 결과 2011년 한국디자인기업협회(KODFA)가 주최하는 ‘2011 잇어워드(It-Award)’에서 ‘패키지&용기 디자인’ 부문 베스트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카누라떼.(사진=동서식품)또한 동서식품은 카누 출시 초기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면서 소비자들이 카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었다. 이 같은 마케팅 활동이 높은 평가를 받아 국내 브랜드 최초로 ‘2013 아시아 마케팅 효율성 페스티벌(FAME)’에서 은상과 동상을, ‘2014 아시아 태평양 에피 어워드(Effie award)’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카누는 출시 초기부터 현재까지 드라마 ‘커피프린스’에 출연했던 배우 공유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오랜 기간 카누의 모델로 활동하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카누=공유’라는 공식이 생겼을 정도다. 카누와 공유의 오랜 인연은 지난 2014년 인기리에 방영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빛을 발했다. 당시 드라마에는 주인공 공유가 카누 로고가 적힌 머그잔으로 음료를 마시는 모습이 소개됐는데, 이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카누 광고 모델은 역시 다르다’, ‘카누 CF인 줄 알았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미래기술25]②3D도면 넣으면 갈비뼈·비행기도 층층히 쌓아 뚝딱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오랜 역사를 지녔지만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했던 3D프린팅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건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3D프린터로 누구나 총기를 제작할 수 있다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세계 각국은 3D프린팅 관련 주요 정책들을 발표하게 됩니다.이런 논란과 함께 또 다른 이면에는 저성장시대로 접어든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지렛대라는 표현을 앞세워 자국의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일환으로 미래기술 관련 정책을 수립해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독일·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의 사정도 존재합니다.◇30조 시장 눈앞..전세계가 주목하는 제조 혁명도면과 재료만 있으면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21세기의 연금술’로 불리는 3D프린팅 기술을 핵심적으로 표출해내는 도구는 3D프린터입니다.기존 프린터가 PC에 있는 문서를 바탕으로 글이나 사진을 종이 인쇄하는 것과 달리, 3D 프린터는 3차원 도면을 바탕으로 그릇, 신발, 장난감과 같은 물건을 만들어냅니다. 플라스틱이나 금속을 녹여 잉크로 사용해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입체형 물체를 만들죠.전통적인 제품 생산방식은 재료를 자르거나 깎아서 생산하는 절삭가공(subtractive manufacturing)인 반면, 3D프린팅은 재료를 한 층씩 쌓아 제작하는 방식으로 적층가공(additive manufacturing)이라고도 불립니다.3D프린터의 종류는 재료와 적층하는 방식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데 △플라스틱 등 고체를 열로 녹여 분사해 적층하는 FDM(Fused Deposition Modeling)/FFF(Fused Filament Fabrication) △광경화성 액상 수지에 레이저나 가시광선 빛을 쪼여 중합반응을 일으켜 선택적으로 고형화시키는 DLP(Digital Light Processing)/SLA(Stereo Lithography Apparatus) △분말 재료에 레이저를 선택적으로 주사해 조형하는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등이 대표적입니다.컴퓨터로 제어하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형태가 다양하고 다른 제조 기술에 비해 사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은 제작 속도가 느리고 가격도 여전히 비싸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 앞서 언급했던 위험한 총기와 같은 물건을 마음대로 인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규제가 필요하며, 최근에는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논쟁도 불거지고 있습니다.그럼에도 여러 국가와 기업은 산업 전반에 걸쳐 제조 기술의 큰 변화를 가져올 핵심 기술로 3D프린팅을 조명합니다. 로봇,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핵심기술과 산업용 3D프린터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제조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기 때문이죠.2016년 기준 세계 3D프린팅 시장은 기존 고분자계 장비 개발지연과 금속기반 장비의 개발부진으로 인해 업계 선도기업인 3D 시스템즈와 스트라타시스의 매출감소와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의 강력한 육성정책과 특허만료 및 관련 기술발전으로 인해 전년대비 17.4% 성장한 60억 63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Wohlers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6년간 3D프린팅 시장은 연평균 28%의 성장률을 유지하여 2022년에는 2016년에 비해 4배 성장한 261억달러(약 29조7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인공장기 이식부터 대형 건축물까지 상용화 단계그렇다면 3D프린팅 기술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요.자동차와 로켓, 항공기, 음식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이를 활용한 많은 제품이 생산되고 있지만, 최근 특히 3D프린팅을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의료계입니다. 3D프린팅의 최대 특장점인 맞춤형 생산과 의료산업 내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한 지속적 수요가 맞물려 임플란트, 인공턱뼈, 신체조직 등의 다양한 개인 맞춤형 의료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해당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이나 플로리다 대학에서는 인공장기를 제작하는 연구가 완성 단계에 있으며, 미국의 3D바이오프린팅 대표 벤처 기업인 오가노보는 사람의 간 조직을 3D프린터로 출력하여 쥐에 이식하는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3D프린팅 공급기업 로킷이 간이나 신장 같은 인공장기뿐만 아니라 두개골, 턱뼈, 피부 등에 이식에 활용될 수 있는 바이오 3D프린터를 개발하는 등 바이오 3D프린팅관련 제품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이와 함께 외국에서는 이미 건축분야에서 3D프린팅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사람이 하는 공정에서 굉장히 힘든 작업인 콘크리트 곡선 성형 작업도 3D프린팅을 활용한다면 매우 간단해지죠. 이탈리아의 WASP(World’s Advanced Saving Project)는 2년 전 높이 12m에 달하는 거대한 3D프린터 ‘빅 델타(Big Delta)’를 선보였는데, 이 프린터는 진흙과 모래 등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건축자재를 원료로 벽면, 천장 등을 제작해 원통 모양의 집을 짓는 것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UN에서는 이러한 프린터를 널리 보급해 세계 전역에 있는 저소득층 주택을 건설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국방산업에서의 응용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미국 해병대의 한 부서에서는 3D프린터를 활용한 폭발물을 개발해 실험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왕립 해군은 최근 3D스캐너 업체 아텍(Artec)과 제휴해 아텍에바(Artec Eva)와 스파이더 3D(Spider 3D) 두 종류의 3D 스캐너를 사용하여 자국의 모든 해군 함대를 3D로 스캔해 제조하기로 했습니다. 전쟁 게임처럼 뚝딱 무기를 생산하는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체형에 맞는 권총 손잡이나 그립, 조준경의 아이피스, 개머리판의 완충 고무 등은 가장 쉽게 제작하고 교체할 수 있는 시대는 곧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이 밖에도 항공·우주, 자동차, 고고학, 패션·의류, 스포츠 등 다양한 업계에서도 3D프린팅은 다양한 형태로 상용화 단계에 있습니다.[이데일리 이서윤]◇이제는 ‘금속시대’..한국은 아직 걸음마산업계뿐 아니라 가정용 3D프린터의 보급이 점차 확대되면서 3D프린팅 기술은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도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영국의 엔지니어링 컨설팅 업체인 KWSP는 전세계 약 2억8500만명의 시각 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점자 인쇄 기술 발표했으며, 초콜릿으로 유명한 벨기에서는 3D프린터를 활용한 초콜릿 세공품 생산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각종 제품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3D프린터의 보급 확대는 개인 창업자의 증대로도 연결되고 있습니다.3D프린터를 소유하는 개인이 늘게 되면 생산뿐 아니라 소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업체에선 도면만 보내주고, 고객이 집에서 직접 프린팅하는 방법으로 배송비와 배송시간을 절감할 수 있죠.다양한 활용 방안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세계적인 물결은 금속 3D프린팅 개발로 흐르고 있습니다.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이 발생하는 기술전문지 MIT 테크놀로지리뷰는 금속 3D 프린팅을 ‘2018년 10대 혁신 기술’로 선정하며 시제품 제작에 머물던 기존 3D 프린팅과 달리 금속 3D 프린팅은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플라스틱 사출이 주류인 현시대를 넘어 이제는 ‘금속시대’를 향하고 있는 것이죠. 이미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은 금속 3D프린터로 저렴하고 빠르며 가벼운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투자와 업무협약(MOU)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2028년까지 1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 금속 3D프린터 시장에서 미국은 연평균 30%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금속 3D프린팅 후발주자인 한국은 이 분야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이제 막 시작된 상황입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금속 소재는 앞으로 전체 3D프린팅 시장에서의 비중이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되나 국내 3D프린팅 기업들의 금속관련 연구 및 개발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추후 글로벌 3D프린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산학연 또는 기업들의 파트너십을 활용한 연구의 진행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3d프린터 이미지 [출처=Freepi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