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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전혁 “학력 진단 필요” vs 정근식 “평가보단 잠재력 개발을”
  • 조전혁 “학력 진단 필요” vs 정근식 “평가보단 잠재력 개발을”
  •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조전혁 보수 단일후보와 정근식 진보 단일후보가 1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전혁 후보는 “학력 진단평가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정근식 후보는 “잠재력을 찾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서울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한 조전혁 보수 단일 후보와 정근식 진보 단일 후보(사진=연합뉴스)조전혁 후보는 “지난 10년간 학생들의 학력은 떨어지고 교권은 추락했다”며 “서울교육을 10년 만에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교육 서비스 품질 관리에 역점을 두겠다”며 “학교 평가청을 신설해 학교별 교육력을 정확히 측정하고 학부모의회를 만들어 교육정책에 학부모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특히 조 후보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은 아이들 수준이 어떠한지 모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답답해 하고 학원에 가서 레벨 테스트를 받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학생 진단평가가 꼭 필요하며 현 상태를 파악해야지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진단평가를 통해 줄 세우기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학생별 기초학력·성취수준을 파악해 공교육 품질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후보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폐지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원래 전수평가로 진행하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문재인 정부 때 3% 표집평가로 바뀌었다”며 “표집평가로는 개개인의 학력을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생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고 하면서 이를 위한 환경을 없애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전수평가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권리의무조례로 바꾸겠다고 했다. 조 후보는 “학생들의 권리와 자유에는 책무와 의무가 따른다는 원칙을 실천하고 체화함으로써 자유민주사회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라며 “교사가 민원인과 대면하지 않도록 서울시 다산콜센터와 유사한 교육청 콜센터를 운영하겠다”라고 했다. 반면 정근식 후보는 “의료대란을 부른 졸속 행정이 교육 대란까지 번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소통과 화해의 교육감이 되겠다”고 했다. 정 후보는 기초학력 보장 대책으로 학습진단치유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학습 부진의 원인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맞춤형 처방을 하겠다”며 “공부가 더딘 아이들이 주눅 들지 않는 서울교육을 실현하고 지역과 계층에 따른 교육 격차를 정량 지표로 파악하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다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평가에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정 후보는 “평가가 중요한 게 아니고 학생들이 가진 잠재적 능력을 찾는 진단이 필요하다”며 “과거와 같은 입시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가 잠재력을 찾도록 도와주고 하고 싶은 공부, 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하는 것이 미래사회에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조희연 교육감 재임 당시 확대됐던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옹호론을 폈다. 그는 “혁신학교 때문에 학력이 떨어진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정말 혁신학교 정책으로 기초학력이 떨어진 것인지, 외국인·다문화 학생 유입 등 사회적 변화로 인해 그런 것인지 정확히 분석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권 회복과 관련해서는 “선생님에 대한 무고성 신고를 막는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무고로 판명된 선생님이 불이익을 겪지 않고, 당당하게 수업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 개정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의 사전투표는 1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2024.10.10 I 신하영 기자
"유니클로 훔쳐 팔면 대박"…日서 베트남 관광객 절도 기승
  • "유니클로 훔쳐 팔면 대박"…日서 베트남 관광객 절도 기승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유니클로 매장에서 도난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인들이 관광객으로 위장해 조직적인 절도 행각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 도쿄의 한 유니클로 매장. (사진=AFP)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절도 혐의로 체포·적발된 외국인 수는 1326명으로 전년대비 20% 급증했다. 이 수치가 증가세로 돌아선 건 8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가운데 25.8%, 4명 중 1명이 조직적 절도 범죄에 공범으로 가담했다. 실례로 일본을 방문한 베트남 관광객 3명이 작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쿄도 및 간사이의 유니클로 매장 37곳에서 여성용 속옷 등 약 3300점, 약 1230만엔(약 1억 1200만원) 상당의 제품을 훔쳤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단기 체류 비자를 받아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했다. 한 번 방문할 때마다 약 2주 동안 머물렀으며, 17만~21만엔(약 155만~191만원)의 이익을 거뒀다. 베트남 현지매체인 VN익스프레스 올해 상반기 기준 베트남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750만동(약 40만원)으로, 한 번 방문시 4~5배 수준을 벌어들인 것이다. 관광객으로 위장한 여성들은 물건을 훔쳐 매장 밖에서 망을 보며 대기하는 남성에게 이를 전달했고, 남성이 갖고 있는 대형 캐리어가 가득 찰 때까지 범행을 반복하는 등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훔친 물건은 숙소에서 다른 사람이 건네받아 베트남으로 운반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들 여성은 신원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상업 시설 내에 위치한 구조가 개방적인 매장을 노릴 것 △출입구가 많지 않은 매장은 피할 것 △부피가 크지 않은 여성용 의류를 타깃으로 삼을 것 등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사전에 항공권을 전달하고 숙소도 정해줬다. 범행 그룹 중 한 명은 “베트남에서 유니클로는 고급 브랜드로 인기가 높고 되팔이 수요도 가장 높다. 현지에서 생산한 ‘짝퉁’도 많아 일본어로 태그가 붙은 정품은 프리미엄 사이트에서 고가에 거래된다”고 진술했다. 올해 3월에는 베트남 국적의 남녀 4명이 후쿠오카현 유니클로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붙잡혀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들 역시 조직적 절도 행각을 벌였으며 심지어 도난·방범 센서에 반응하지 않는 특수 가공된 가방을 사용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급증한 틈을 타 최근엔 조직적인 절도 범죄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유니클로 외에도 H&M과 같은 해외에서도 지명도가 높은 의류 브랜드 매장과 일손 부족으로 감시가 허술한 화장품 또는 의약품 매장 등도 타깃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국가와 달리 일본에선 매장 측에서 절도를 의심하더라도 노골적으로 경계하거나 대응을 취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 절도범죄방지기구의 미츠자네 장 이사는 “해외에선 매장에 들어가기 전에 대형 가방을 일시 보관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며 “피해 방지는 현장 대응이 중요하다. 직원들을 상대로 범죄 예방을 위한 철저한 의식 교육과 더불어 범행 적발시엔 확실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10.04 I 방성훈 기자
"韓=혼밥 금기, 두려워 말길"…'고독한 미식가' 고로 씨, 메가폰 잡다(종합)
  • "韓=혼밥 금기, 두려워 말길"…'고독한 미식가' 고로 씨, 메가폰 잡다[BIFF](종합)
  • 일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3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국은 ‘혼밥’(혼자 밥을 먹는 행위)을 금기시하는 어떤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고독한 미식가’를 본 한국 시청자가 ‘혼밥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는 반응을 남긴 게 기억이 남는다.”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돼 부산을 방문한 영화감독 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는 3일 오전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국내 취재진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모두가 혼밥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지난 2012년부터 방영 중인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의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 역으로 현지에서는 물론,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고독한 미식가’의 극장판이다. 마츠시게 유타카가 주인공 연기에 영화 연출까지 직접 맡았다. 그의 첫 장편 연출작이기도 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후 오는 2025년 3월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고독한 미식가’는 평범한 중년의 직장인 고로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혼밥(혼자서 식사하는 행위)을 통해 지역의 음식을 음미하며 소소한 일상의 힐링을 경험하는 내용을 담는 드라마다. 별다른 극적 전개는 없으나, 소박하면서 디테일이 뛰어난 주인공의 음식 묘사, 음식을 음미하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주인공의 독백, 의식의 흐름 등 잔잔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스틸.12년 동안 사랑받은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보는 사람까지 침이 고이게 만들 만큼 음식을 맛있게 음미하는 고로의 생생한 표정과 묘사력이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이 드라마의 거의 절반은 다큐와 같다. 실제 영업을 하는 지역 음식점을 방문해 그들이 만들어주는 요리를 먹는다”며 “항상 스태프들에게도 ‘한 번에’ 승부를 봐야 한다. 음식이 나오는 순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오차 없이 찍어야 한다. 깨끗하게, 낭비하지 않고 완식해 다큐의 미덕을 성립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선 한국이 주요 촬영 장소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에 한국이 등장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마츠시게 유타카는 지난 2018년 한국을 방문해 ‘고독한 미식가’ 시즌7의 특별 촬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가수 성시경, 배우 박정아 등과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았다. 2019년에도 ‘고독한 미식가’ 시즌8로 부산, 구조라섬을 방문하기도 했다. 극장판에선 배우 유재명이 등장하며, 마츠시게 유타카와 언어의 벽을 넘어선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완성해 웃음을 안긴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한국을 배경으로 찍고 싶은 생각이 처음부터 있었다. 한국에서 촬영한다면 한국 배우와 함께하고 싶어서 작품들을 찾아보고 있었다”며 “그러다 ‘소리도 없이’란 영화에서 유재명 배우를 발견 후 이 배우가 좋아졌다. 바로 다음 날 ‘난 유재명 씨다’라고 확신을 갖고 관계자들에게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에서는 한국의 거제도와 한국인들에게도 생소한 남풍도란 작은 섬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닭보쌈과 거제도 황태 해장국, 고등어구이 등 한국 음식이 소개돼 고로가 직접 맛보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이 한국의 음식들이 극 중 고로가 프랑스에 사는 친구의 요청으로 그를 대신해 수프요리의 맛을 구현해내는 과정에 결정적 열쇠가 된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저는 후쿠오카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릴 때부터 한국 라디오 방송을 들었고 가까운 외국이라 생각하며 늘 의식했었다. 실제 어른이 돼 한국을 와 봤더니 특히 부산은 물고기를 식재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본과 비슷하고 기후도, 채소도 비슷한데 맛을 다르게 내고 무엇보다 정말 맛있더라”고 한국을 향한 남다른 친밀감을 털어놨다. 일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3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그는 “바다를 건너기만 하면 같은 재료도 맛이 달라진다는 점, 이 점이 고로가 먹고 싶은 요리와 직결된다 생각했다”며 “영화의 테마는 수프 찾기인데 프랑스로 시작해 한국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장소들을 전부 다 직접 헌팅해서 알아봤고, 한국의 요리전문가의 도움으로 촬영 장소를 구했다. 시나리오 작성 단계부터 요리 전문가와 함께 한국의 여러 식재료를 경험하며 맛 실험을 한 게 개인적으로 저에게도 큰 모험이었다”고 털어놨다. 극장판 연출을 자신이 직접 도전한 계기도 고백했다. 그는 “지금 일본의 방송업계가 좋은 환경이 아니다. 환경이 좋지 않다 보니 인재들이 다른 업계로 이동하는 등 인재 유출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방송계에 자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영화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기왕 영화화를 한다면 다른 피를 수혈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뒤 한국에서 알고 있는 감독 딱 한 명, 봉준호 감독에게 편지를 보냈다. 유감스럽게도 일정 맞지 않아서 어렵다고 답장이 왔지만, 완성된 작품을 기대하고 기다리겠다고 하시더라. 함께 작업하지 못하게 된 건 아쉬웠지만, 완성된 작품을 기대하시겠다고 하니 꼭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결심했다. 기왕이면 내가 만들자, 리더십을 갖고 감독으로서 스태프들과 함께 성장을 해가는 것도 재밌겠다 싶어서 감독을 하게 됐다”는 뜻밖의 일화도 들려줬다. 한편 BIFF는 지난 2일 개막해 오는 11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2024.10.03 I 김보영 기자
코스닥, 상승 전환…2차전지株 강세
  • 코스닥, 상승 전환…2차전지株 강세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코스닥 지수가 2일 장중 상승하고 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5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9% 오른 768.4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90억원, 132억원 규모를 순매도하고, 기관이 349억원 규모를 순매수하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는 하락 출발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에 성공했다”며 “미국 대선 부통령 후보 TV 토론이 진행된 가운데 2차전지 등 해리스 관련주 중심으로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2.91%), 일반전기전자(1.46%), 기타서비스(1.00%), 의료정밀기기(0.76%) 등이 강세이고, 유통(-1.07%), 건설(-0.97%), 음식료담배(-0.76%) 등은 하락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에코프로비엠(247540)(3.79%), 에코프로(086520)(4.85%), 엔켐(348370)(4.68%) 등 2차전지주는 강세다. 이밖에 알테오젠(196170)(2.45%), 클래시스(214150)(1.11%), 휴젤(145020)(1.67%), 리노공업(058470)(2.22%) 등이 오르고 HLB(028300)(-0.23%), 삼천당제약(000250)(-1.22%), 실리콘투(257720)(-5.63%) 등은 하락하고 있다.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2024.10.02 I 원다연 기자
"최저임금 미적용 '가사사용인' 고용, 비현실적"
  • "최저임금 미적용 '가사사용인' 고용, 비현실적"
  •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개별 가정이 외국인을 사적(私的)으로 고용하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정부는 맞벌이 부부의 육아 비용을 덜어주기 위해 개별 가정이 외국인을 ‘가사 사용인’으로 고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동법 적용을 받지 않아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으로 돌봄 노동자 고용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저출생 해법으로 내놓은 안으로 연내 외국인 5000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나선다.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하지만 이데일리가 지난 30일 진행한 좌담회에서 윤자영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에서 생활하려면 일정 수준의 돈이 필요한데 최저임금 이하 돈을 받고 생활하고자 하는 외국인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사적 고용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난주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돌봄은 개별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위험한 재화”라며 “그렇기 때문에 사적 돌봄 고용은 가급적 자제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의 노동인권 보호에 허점이 생길 수 있는 동시에 이용 가정도 질 높은 서비스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설명이다.해외의 사적 계약 방식을 참고하기도 쉽지 않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5월 진행한 외국인 가사근로자 관련 공개 토론회 자료집을 보면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는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개별적으로 고용할 때 이용자의 소득 기준과 돌봄 대상자 기준을 별도로 정해놓고 있다. 입주형 고용 방식인 데다 노동인권 보호에 열악한 사적 계약 방식이 발달돼 있다는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사적 고용 방식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김 장관은 30일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은 요양보호사와 개념이 전혀 다르다. 가장 안전하고 우수한 사람이 아이를 돌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저고위가 내놓은 대책 평가를 묻는 말에 대한 답변이었다.현행 가사근로자법은 정신절환자, 범죄 이력자, 마약 중독자 등은 가사관리사로 고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도 본국에서 신원검증을 거쳐 선발됐다. 그러나 개별 가구가 사적으로 외국인을 고용하면 이러한 과정을 거칠 수 없게 된다. 김 장관의 언급도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고용노동부)전문가들은 가사돌봄 시장에서 내국인력이 부족한지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윤 교수는 “내국인력이 부족하면 어쩔 수 없이 외국인력을 수입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 가사돌봄 시장에서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는 없다”고 했다. 돌봄 공백은 발생하고 있지만 인력이 객관적으로 부족한 결과인지, 노동자(가사관리사)와 이용가정 간 매칭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이용가정 매칭 문제라면 외국인력을 들이더라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준공공기관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간 시장에만 맡기면 매칭 경쟁이 심화될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 민간시장에서 외국인을 통한 가사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선호도가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2024.10.02 I 서대웅 기자
"예견된 필리핀 가사관리사 이탈…국내 돌봄제도 보완 없인 악순환 반복"
  • "예견된 필리핀 가사관리사 이탈…국내 돌봄제도 보완 없인 악순환 반복"
  •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필리핀 가사관리사 무단이탈 사태를 국내 돌봄시장 질서를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이데일리가 지난 30일 진행한 좌담회에서 양난주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 윤자영 충남대 교수(경제학), 최영미 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은 한 목소리로 이렇게 강조했다. 열악한 근로여건 탓에 국내 돌봄 노동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외국인이 와도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이러한 점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강조했다.(왼쪽부터)윤자영 충남대 교수, 양난주 대구대 교수, 최영미 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이 지난 30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가사돌봄 정책 긴급 좌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돌봄제도 미발달한 나라 모델로 삼으면 안돼”-시범사업 도입 소식에 각자 반응이 어땠나.△윤자영 교수(이하 윤)=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정책이든 그 나라의 법과 제도, 맥락에 기반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돌봄정책이) 이미 진전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비용 절감 목적으로 외국인을 데려와야 한다고 결정한 게 잘못됐다고 봤다.△최영미 위원장(이하 최)=보통 외국인력을 들여올 땐 업계에서 요구하지 않나. 이번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아니었다. 업계 요구가 없었다. 아이돌보미가 정말 부족한 건지 현황파악과 수급계획이 세워진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밀어붙이며 등장했다.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양난주 교수(이하 양)=싱가포르와 홍콩 예를 많이 들지만, 그 나라는 보육 시스템이 발달돼 있지 않다. 한국은 어린이집, 아이돌보미 제도, 초등생 방과후, 늘봄학교 전일제 등 아동 볼편돌봄이 제도적으로 훨씬 발달돼 있다. 이 제도를 더 발전시켜야 하는데, 미발달된 나라를 모델로 했다는 점에서 정책을 퇴보시키려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두 나라는 제도가 없어서 외국인을 들여왔다는 건가.△최=해당 나라들은 1970년대 ‘공공이 책임져야 하냐, 개인이 짊어져야 하냐’에서 개인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특히 대만은 공공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반발이 컸지만 개인이 책임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윤=해외에서 가정 내 고용이 증가한 배경을 보면, 저개발국에서 이주하는 여성이 많아진 시기와 맞물린 것 같다.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오랫동안 이주를 받지 않았다.◇“예견된 이탈...국내 시장 파악 못하고 정책 펼쳐”-필리핀 가사관리사 이탈 문제는 어떻게 보나.△윤=무단 이탈은 예견된 거였다. 이쪽(가사돌봄) 계통 일자리 자체가 근로가 불안정하다. 계약이 있어도 유명무실하다. 당장 다음주 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거다. 고용허가제는 기본적으로 특정 가정과 매칭해 들어오는 건데, 가정이 마음에 안 들면 “오지마” 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런 특수성이 있는 일자리다. 충분한 근로시간을 보장받을 수 없는데, 그럼 임금 갭은 누가 줄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여기에서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여기에 통금까지, 이건 인권 침해인데. 결국 무단이탈이 생겨난 거다.△최=한국 가사서비스 시장도 파악하지 못하고 정책을 세웠다. 지난 24일 (서울시-고용노동부) 간담회에서 필리핀 관리사가 “밥먹을 때 없어요”, “힘들다”고 하니 서울시 관계자가 “너무 힘드시겠어요”라고 했다더라. 내국인 시장은 20년 이상 이랬다. 이 시장을 그만큼 파악도 못하고 준비 없이 정책을 펼친 거다.-최저임금을 주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는데.△양=최저임금은 한국 땅에서 노동하는 사람한테 주는 최저 수준이다. 문제는 지금 돌봄시장이 딱 최저임금 선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더 내리는 걸로 정책을 펼치면 안 된다. 그 돈으로 (인력을) 살 수도 없다.△윤=홍콩에서 온 대학 교수를 만나보니 최근 홍콩 내에서 필리핀 분들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했다. 캐나다 쪽으로 간다고 하더라. 일본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빠져나가 정부에서 난리가 났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외국인 노동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거다. 이런 와중에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줄 순 없다.-이용가정 입장에서 비용 부담은 만만찮을 거다.△양=돌봄은 공공 제도를 충분히 만들어 서비스화해야 한다. 대체가 안 되면 사회 구성원들이 근로시간을 서로 조절하며 돕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을 일하게 만들고 돌봄 서비스를 외주화한다? 전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필리핀 관리사들 겪는 문제, 새롭지 않아...개선해야”-사업은 폐지해야 하나, 개선해서라도 유지해야 하나.△윤=현재로선 충분한 정보가 없어서 말하기 조심스럽다. 시범사업 평가를 제대로 하고 숙고한 뒤 결정하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용가정 설문조사는 만족도가 높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만 봐선 안 된다.△양=이 사업이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의 우선순위에서 얼마나 급한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또 이 사업으로 저출생 해결이나 일가정 양립에 도움이 된다거나, 외국인을 싸게 이용해 국민들 삶의 질이 높이겠다는 것도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다.△최=시범사업 이후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본다. 외국인 서비스 확대 계획을 중단하고 외국인 수급계획부터 세워야 한다. 돌봄 서비스에서 가장 부족한 분야는 간병인이다. 노인 부양보다 요양원이다. 인력수급을 업종별로 해야 한다.-가사돌봄 제도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윤=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국내 돌봄노동자들이 직면해온 것들이다.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다. (필리핀 분들의) 무단 이탈은 (국내 노동자들이) 직종을 떠난 것과 동일한 현상이다. 외국인 도우미가 이탈해서 주목받는 거지 국내에선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돌봄 노동시장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를 봐야 한다. 이걸 풀지 않으면 외국인을 아무리 들여도 시장은 작동하지 않을 거다.△양=동의한다. 방문요양하는 분들 직업유지 기간이 길면 3.3년, 짧으면 3일이다. 하루 해보고 아니면 그만인 거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도 마찬가지다. 가사돌봄 시장이 어떻다는 걸 점검해서 이 시장과 산업 질서를 다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규칙이 안 세워지면 어떤 외국인이 와도 정착하지 못한다.△최=돌봄 노동자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자격증 제도, 교육 시스템 등을 갖춰야 한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말한 이동시간 문제, 길에서 밥먹고 다닌다는 문제, 국내 노동자들도 모두 겪어온 것이다. 자격증 제도, 교육 시스템 등을 구축해야 한다.
2024.10.02 I 서대웅 기자
"다신 바가지 No" 큰절 사죄한 소래포구...50만명 몰려
  • "다신 바가지 No" 큰절 사죄한 소래포구...50만명 몰려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대게 2마리 가격으로 약 37만원을 부르는 등 바가지 논란에 휘말린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이 최근 축제를 열고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소래포구 상인들이 쇄신 의지를 다지며 큰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9일 인천 남동구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열린 제24회 소래포구축제 방문객은 모두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비롯한 시장 상인들은 세간의 우려에도 성황리에 마무리 된 축제 성적표에 다시금 자정 의지를 다졌다.구는 상인들의 자정 노력과 주최 측의 축제 차별화 전략이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이번 축제는 한낮 기온이 28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열렸으나 갯벌 머드 놀이터와 염전 소금 놀이터 등 체험존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다.사흘간 밤마다 열린 축하 공연에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트로트부터 국악, 가요, 디제잉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라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선보였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보인 ‘드론쇼’와 ‘해상 불꽃쇼’는 소래포구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다.특히 28~29일 이틀간 인천공항 외국인 환승객들이 방문해 떡메치기와 김장 담그기, 연날리기 등 전통문화체험을 물론 소래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새우타워 전망대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비롯한 시장 상인들은 일각의 우려 속에서도 많은 이들의 방문에 모처럼 웃음꽃을 피우며 다시 한번 자정 의지를 다졌다.박종효 인천 남동구청장은 “소래포구 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나 기쁘다”며 “소래가 수도권 2600만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안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앞서 일부 소래포구 상인들의 비양심적인 상행위가 많은 비난을 받았다. (사진=유튜브 캡처)앞서 지난 3월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소래포구 어시장 일부 상인들의 상술을 고발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일부 업소들은 정확한 무게를 알려주지 않고 대게 2마리 가격을 37만 8000원이라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부르거나, 가격표에 광어 가격을 1㎏당 4만원으로 표시해 놓고도 5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일방적으로 수산물 구매를 강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소래포구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비난이 일자 소래포구 상인들은 ‘호객 행위·섞어 팔기·바가지’ 등을 근절하겠다며 전통어시장에서 자정대회를 열고 큰절까지 하며 사과하기도 했다.이에 인천시 남동구는 지난 3월부터 매주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현장점검을 벌여 과태료 부과와 개선명령 등 총 150건의 행정처분을 했다. 구는 실제 무게와 다른 무게가 표시되는 접시 형태 저울(계량기) 61개를 적발해 개선 명령을 내렸으며 수산물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어시장 업소 17곳에 각각 과태료 5만~9만원을 부과했다. 업소 3곳은 1년에 한 번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가 16만~2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또 원산지 거짓 표시 사례와 조리장 청결 위반 사례도 각각 1건씩 적발돼 각각 시정조치와 과태료 25만원 부과 처분이 내려졌다.
2024.09.29 I 홍수현 기자
엉터리 음식 번역, '외국어 QR 메뉴'로 해결
  • 엉터리 음식 번역, '외국어 QR 메뉴'로 해결 [올댓트래블에서 만나요]
  • 외국어 QR 메뉴의 스마트폰 구동 화면[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방어구이는 ‘프라이드 디펜스’(Fried Defense), 곰탕은 ‘베어탕’(Bear thang), 돼지주물럭은 ‘마사지 포크’(Masssage pork) 등등. 한때 국내 식당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엉터리 영어로 번역한 음식 메뉴판을 내놔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금도 온라인 번역기의 오역을 아무런 검증 없이 사용해 망신을 사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2022년 설립된 관광벤처 ‘케이플’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내 최초로 20개 언어를 지원하는 ‘QR 외국어 메뉴’ 서비스를 개발했다. 외국인 손님이 매장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원하는 언어로 음식 정보를 확인하고 주문까지 할 수 있다.김선우, 조원경 케이플 공동대표는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이 한식을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정확한 번역과 풍부한 내용을 제공하는 게 QR 외국어 메뉴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플의 ‘QR 외국어 메뉴’ 스캔 코드케이플의 QR 외국어 메뉴 서비스의 특징은 음식 재료부터 조리법, 먹는 방법, 곁들여 먹는 반찬까지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음식 메뉴 번역은 전문 번역가와 원어민 검수를 거쳐 오역을 최소화하고 국가마다 각기 다른 문화와 정서까지 반영했다.서비스에 대한 평가와 반응은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모국어를 비롯해 익숙한 언어로 원하는 한식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데다, 시중 식당에선 언어 소통에 대한 부담 없이 외국인 손님을 받을 수 있어서다.서울 광장시장과 남대문시장, 명동, 홍대 일대 식당에서 이용 중인 QR 메뉴 서비스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9만 5000여 명이 이용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6배 많은 6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홍대 인근 한 고깃집 점주는 “이전까지 외국인에게 돼지고기 꼬들살과 가브리살 같은 특수부위 설명에 애를 먹곤 했는데 ‘QR 메뉴 서비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 “서비스 도입 이후 외국인 대상 매출도 30%나 늘었다”고 말했다.케이플 QR 외국어 메뉴 서비스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저렴한 이용료다. 음식 메뉴 15개 기준 서비스 이용료는 현재 30만원 수준. 서버 운영과 관리, 가격 변동 서비스가 포함된 연간 이용료는 8만원으로 매출액이나 주문 건수에 따라 별도 부담하는 수수료도 없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음식점이 향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주문 데이터 통계도 제공한다.단양군 구경시장 상인회에 케이플을 소개하고 있는 김선우 대표 (사진=케이플 제공)지방 도시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확대도 준비 중이다. 외국어 메뉴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찾아오기 어렵고 제대로 즐기기 힘든 지역에 QR 메뉴를 보급하고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시스템 고도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선우 공동대표는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과 서비스 개선 작업을 10월 중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내년엔 결제와 영수증 발행, 재고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포스(POS)기와 주문, 결제, 예약 시스템을 통합한 ‘스마트 메뉴’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4.09.27 I 김명상 기자
“매일 밤 10시 방문 두드렸다"...필리핀 가사관리사 인권침해 논란
  • “매일 밤 10시 방문 두드렸다"...필리핀 가사관리사 인권침해 논란
  •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이 무단 이탈한 가운데, 이들이 잠적하기 전까지 공동숙소 직원이 매일 밤 10시 ‘통금 규칙’을 위해 가사관리사 방문을 두드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가사관리사가 방 안에 제대로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을 두드리고 다녔다는 것이다. 가사관리사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홈스토리생활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관계자 간담회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가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26일 이데일리에 “그들은 우리가 방 안에 있는지 체크하기 위해 매일 밤 10시 방문을 두드렸다”고 증언했다. ‘그들’이 누구인지 묻자 “아파트 직원(staff of the appartment)”이라고 답했다. 시범사업 시행업체인 홈스토리생활(서비스명 대리주부), 휴브리스(돌봄플러스)가 서울 역삼동에 마련한 가사관리사 공동숙소를 관리하는 직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4일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긴급 간담회에서 가사관리사들은 ‘밤 10시 통금 규칙’을 거론하며 “우리의 자유를 박탈해 간다고 느낀다”고 했다.이데일리에 증언한 관리사도 “우리는 통금이 매우 불편하다”며 “우리는 이미 업체(agency)에 우리의 우려와 문제에 대해 말했지만 그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도 토로했다. 그는 “업체는 우리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오직 돈에만 관심 있다. 우리에게 실망스러운 일이다(This is frustrating for us)”라고 했다. 가사관리사 2명의 무단이탈 배경으로는 “통금과 급여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관리사 2명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이틀 후부터 그들은 방문을 두드리지 않고 있다”며 “대신 10명의 (가사관리사 동료) 팀장에게 매일 밤 관리사들이 들어왔는지 확인한다”고 했다.고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업체는 관리사 2명이 이탈한 이후 관리사들이 모두 있는지 확인했고 평소엔 관리사들이 조를 짜서 자체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가사관리사는 “훈련 첫날부터 밤 10시 통금 시간이 있었고, 아파트 직원들은 (가사관리사 이탈) 보도 전까지 문을 두드렸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박영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통금 자체가 행동의 자율을 제약하는 행위”라며 “방문을 두드리는 것은 구금시설처럼 운영되는 모양새”라고 했다. 김혜정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처장은 “방 안에 내가 있다는 것을 다른 이에게 왜 알려줘야 하나”라며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했다. 근로시간 외 시간에 대한 근로자(가사관리사) 행동을 제약했다는 점에서 노동법 위반 소지도 불거질 전망이다. 근로기준법 제99조에 따라 부속 기숙사에서 취침, 외출 사항을 정하려면 근로자 동의를 받아 ‘기숙사 규칙’을 마련해야 하지만 업체는 아무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고용부는 이데일리가 취재에 나서자 가사관리사들의 공동숙소를 ‘부속 기숙사’로 볼 수 있는지 유권해석 작업에 나섰다. 박영아 변호사는 “기숙사가 아니라면 가사관리사들은 세입자에 불과한데, 업체는 근로자 동의 없이 세입자 사생활을 침해해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한편 인권단체와 여성단체, 노동계는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를 26일 출범했다. 이들은 출범 기자회견에서 이번 이탈 사태에 대해 “시범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이미 예견됐다”며 “인구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고 여성의 돌봄 과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4.09.26 I 서대웅 기자
코스피, 돌아온 외국인에 2%대 상승…SK하이닉스 9%대↑
  • 코스피, 돌아온 외국인에 2%대 상승…SK하이닉스 9%대↑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상승 출발한 코스피가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깜짝 실적 발표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가 강세를 보이는 등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투심)가 개선되면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오전 11시1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50포인트(2.10%) 오른 2650.82에 거래 중이다. 특히 그간 순매도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 자금이 오랜만에 들어오고 있는 것 보인다. 이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앞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회계연도 3분기 실적과 가이던스가 월가 전망치를 뛰어넘으면서 애프터 마켓에서 14%대 급등했다. 이에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2위 하이닉스가 반응했다. 수급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20억원, 3622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은 홀로 6844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6287억원 매수우위다.업종별로는 대부분 업종이 상승 중이다. 전기전자와 의료정밀이 3%대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보험과 금융업, 증권 등도 2%대 오르며 전날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실망감 이후 반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섬유·의복과 의약품, 비금속 광물은 1% 미만 수준으로 약세다.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상승 우위다. 삼성전자(005930)는 4.02% 오른 6만4700원에 거래 중이고 SK하이닉스(000660)도 9.01% 오름세다. 전날 급락했던 KB금융(105560)은 2.69% 오르며 반등했고, 신한지주(055550)도 5.23% 강세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1% 미만 수준으로 하락 중이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1%대 약세다. 한편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0% 내린 4만1914.75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19% 떨어진 5722.26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04% 상승한 1만8082.21에 거래를 마쳤다.
2024.09.26 I 이용성 기자
코스닥, 외인·기관 쌍끌이 매수에 1%대↑…에코프로 8% 급등
  • 코스닥, 외인·기관 쌍끌이 매수에 1%대↑…에코프로 8% 급등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코스닥이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1% 넘게 상승하며 760선에서 등락하고 있다.2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오후 2시15분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67포인트(1.41%) 오른 765.79를 기록하고 있다.이날 코스닥은 750선에서 상승 출발한 뒤 오후 들어 매수세가 확대되며 760선까지 올라섰다.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은 연방은행 위원들의 경기 우려 불식 발언에 강세를 지속했다”며 “코스닥은 7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생산 업체 대비 주가가 거래대금이 부진했던 탓에 호재에 크게 반응하며 큰 폭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수급별로는 외국인이 778억원 순매수 중이다. 기관도 395억원, 담고 있다. 반면 개인은 1105억원 순매도 중이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92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업종별로는 상승하는 업종이 대다수다. 금융은 5% 넘게 상승하고 있다. 종이·목재는 4%대 오르고 있다. 오락문화는 3%대 오름세다. 화학, 일반전기전자 등은 2%대 강세다. 반면 운송, 제약, 음식료·담배 등은 1% 미만 하락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오르는 종목이 우위다. 엔켐(348370), 솔브레인홀딩스(036830), 에코프로(086520) 등은 8%대 뛰고 있다. JYP Ent.(035900)는 7%대 상승 중이다. 나노신소재(121600), 대주전자재료(078600) 등은 6%대 오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5% 넘게 상승하고 있다. 이와 달리 브이티(018290)는 5%대 약세다. 보로노이(310210), 휴젤(145020) 등은 3%대 하락 중이다.
2024.09.24 I 김응태 기자
K-숙취해소제로 영국 깨웠다..한국다움으로 승부하는 이 자매
  • K-숙취해소제로 영국 깨웠다..한국다움으로 승부하는 이 자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궁금해서 그러는데, 이게 뭔가요? 손님마다 테이블 위에 이걸 올려 두길래요.”영국 런던의 한 유명 바에 들른 한국인 A씨가 음식을 서빙하는 웨이터에게 최근 들은 말이다. 우리나라 말 ‘맑은 아침’과 함께 해태 문양이 깃든 알록달록한 포장지의 이 제품은 다름 아닌 숙취해소제다.유럽인들은 술을 마신 뒤 햄버거와 같이 기름진 음식이나 수분 섭취를 위한 전해질 파우더로 아침을 맞이한다. 이들에게 숙취해소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특히 전통 한방 기법으로 만들어진 숙취해소제는 더더욱이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한류 영향과 함께 사회 생활과 여가 생활 간 밸런스를 맞춰주는 제품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헬스케어 제품에 영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데일리는 영국 런던에서 한국 전통 숙취해소제를 만들어낸 어웨이큰(AWKN)의 테스 킴(Tess Kim·김정현)·숨 킴(Soom Kim·김수민) 대표를 만났다. 자매 창업가인 이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과 유럽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언니인 테스 킴 대표는 지난 2010년 쿠팡의 초기 멤버로써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와튼 MBA 과정을 밟았다.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눔을 거쳐 위워크 코리아 창업 멤버로 활동하면서 기업의 성장 과정을 몸소 체험했다. 동생인 숨 킴 대표는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후 유럽으로 건너가 아디다스, 딜로이트 등에서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중점 업무 경험을 쌓았다. 서로 다른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게 된 이들 자매는 동서양 시장을 동시다발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런칭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는 판단 아래 해외 창업에 뛰어들었다.숨 킴(왼쪽)과 테스 킴(오른쪽) 어웨이큰 대표. [사진=AWKN]◇ K-숙취해소제로 英 홀린 한국인 자매이들 자매의 AWKN은 지난 2021년 설립된 영국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전통 한방 기법의 숙취해소제 ‘AWKN 리커버리 서포트 프로블렌드’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고려인삼과 한국 배, 생강, 영지버섯, 꿀 등 한국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원료를 기반으로 하는 해당 제품은 지난 2022년 영국 헬스케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인 자매가 숙취해소제로, 그것도 한국이 아닌 영국 스타트업 씬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테스 킴 대표는 “위워크 영국 지사로 전근을 갈 기회가 생겨 자리를 옮겼었는데, 한국에서 영국에 들어올 때마다 주변 지인에게 한국 음식과 뷰티 제품, 영양제 등을 선물로 종종 나눠주고는 했다”며 “그 중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것이 숙취해소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알고보니 유럽 시장에는 수분 섭취를 독려하기 위한 이온 및 전해질 파우더는 존재하지만, 숙취를 겨냥한 제품은 거의 없었다”며 “마침 전근을 온 이후 팬데믹이 터져 사업 개발에 매진할 기회가 주어졌고, 우리나라 전통 한방 기법을 이용한 숙취해소제를 개발해 외국에 널리 소개하자는 마음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숙취해소제 출시 후 현지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불과 1년 만에 제품은 일반 고객부터 기업 고객까지 두루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실제 지난 2022년부터 1년간 AWKN의 누적 판매량은 10만개를 기록했다. 제품이 영국 안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재밌는 일화도 속속 생겨났다. 테스 킴 대표는 “한번은 런던의 한 바(bar)에 가 우리 제품을 무심코 올려뒀는데, 웨이터가 조심스레 다가오더니 질문을 쏟아냈다”며 “최근 몇 달간 이 제품을 너무 많이 봤다며 도대체 이게 무엇이냐고 묻더라”고 말했다. AWKN의 숙취 해소제.[사진=AWKN]◇ 美까지 확장…“동서양 잇는 브릿지될 것”AWKN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여곡절 하나 없이 매끄러웠을 것으로 보이나 그렇지만은 않았다. 테스 킴 대표는 “아무리 2개 국어가 가능하고 문화적 이해가 높다고 해도, 외국에서의 창업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내국인이 아니라는 점과 함께 행정기관 업무 프로세스가 우리나라와 달리 통일화되지 못해 사업적으로 신경쓸 것이 많다는 점, 한영 국가간 협력 관계가 한미 대비 아직 진전되는 단계라 관련 도움을 받을 리소스가 덜하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해외 창업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매 순간 주어지기 때문에 겸손해지면서도 당차게 밀고 나가는 힘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헤쳐나가다 보면 반드시 길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AWKN은 현재 프리 시드 라운드를 돌고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은 AWKN의 시장성과 차별점에 점수를 주며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숨 킴 대표는 “한국스러움을 담은 AWKN의 정체성 자체가 타 브랜드와의 차별점”이라며 “투자를 유치한 후 제품군을 늘리고, 지리적으로도 유럽을 넘어 북미권까지 접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AWKN은 현재 영국 아마존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9월 말에는 미국에 제품을 런칭하며 판매 채널을 확대한다. 내년부터는 현지 호텔 바와 레스토랑과 협력해 제품을 노출한다는 게 이들 자매의 계획이다.테스 킴과 숨 킴 대표가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은 무엇일까. 이들 자매는 “서양인들이 AWKN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것이 최종 꿈”이라며 “음악과 영화는 그간 동서양을 연결해왔으나, 한국 제품은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헬스케어 프로덕트를 중심으로 이러한 꿈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2024.09.24 I 김연지 기자
"이달 월급, 다음달에 준다니…"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 이탈
  • [단독]"이달 월급, 다음달에 준다니…"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 이탈
  •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위해 지난달 초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 중 2명이 행방불명됐다. 임금 미지급 등 열악한 근로여건에 따른 무단이탈로 보인다. 관리사들은 입국 이후 두 번째 월급날인 지난 20일 약 50만원의 실수령액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2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은 지난 15일부터 연락이 끊긴 상태다. 이들은 서울 역삼동에 마련된 속소에서 짐을 챙겨 나간 뒤 현재까지 미복귀 상태로 휴대폰 연락도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들이 무단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비숙련 근로자(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이 근무지에 5영업일 이상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으면 지방노동청과 법무부에 ‘고용변동 신고’(이탈 신고)가 접수된다. 이들 2명에 대해선 오는 26일 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후 한 달 동안 근무지로 돌아오지 않으면 불법 체류자로 분류된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취재에 응한 가사관리사들은 열악한 근로 여건 탓에 이탈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실제 관리사들은 지난 20일 3~19일 근로에 따른 임금은 받지 못했다. 이는 이용 가정의 서비스 이용 변동이 잦은 특성 탓에 해당 월 임금을 다음달에 정산하는 업계 관행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다만 8월 20일부터 9월 2일까지 이수한 교육수당은 지급됐다. 급여는 106만원 정도인데 숙소비용이 공제되면서 평균 실수령액은 50만원에 그쳤다.문제는 2주일치 교육수당만 지급된다는 사실이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에야 관리사들에게 통보됐다는 점이다. 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현재 많은 관리사들이 재정적 문제(financial problem)를 겪고 있다”며 “에이전시(시범사업 시행업체)에 고민을 말했지만 반응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이탈한) 2명은 급여를 더 많이 주는 곳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 상황을 필리핀 대사관에 공유했다”며 “남아 있는 가사관리사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관리를 더욱 세심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09.23 I 서대웅 기자
'서진이네' 박현용 PD "고민시 혹사 논란 미안해…다음 시즌은" ②
  • '서진이네' 박현용 PD "고민시 혹사 논란 미안해…다음 시즌은" [인터뷰]②
  • 박현용 PD(사진=tvN)[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혹사 논란’이라고 해서 너무 놀랐죠”박현용 PD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에그이즈커밍 사옥에서 진행한 ‘서진이네2’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인턴 고민시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tvN ‘서진이네2’는 아이슬란드에 오픈한 ‘서진이네 2호점’ 곰탕에 진심인 사장님과 직원들의 복작복작 한식당 운영기. 북유럽에서 맛보는 뜨끈한 뚝배기 한 그릇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기존 멤버인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에 이어 인턴으로 고민시가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가 되기 전 다양한 사회생활을 경험한 바 있다고 밝혔던 고민시는 ‘서진이네2’에서도 일당백을 하며 활약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혹사 논란’으로 표현하기도 했다.(사진=tvN 방송화면)박 PD는 “영업을 시작하니까 민시 씨가 화면에 못 나오고 계속 일을 하지 않았나. 사회초년생분들이 많이 공감을 하신 것 같더라. 뿐만 아니라 여러 주부님들과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께도 죄송했다”고 말했다.또 멤버들에 대한 미안함도 전했다. 그는 “다 열심히 했는데, 새 멤버가 들어왔을 때 더 보게 되지 않나. 민시 씨가 ‘화장실 갈까봐 물도 못 마셔요’ 하는 말이 캡처화면으로 보면 자극적이긴 하더라. 앞뒤 맥락을 안 보시면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싶었다”며 “(이후에) 다른 멤버들의 진심도 보여서 그런 얘기들은 좀 없어졌다고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박 PD는 고민시에 대해 “나중에 느꼈던 건데 생각보다 밝은 사람이었다.(웃음) 현장에선 열심히 일만 했는데 마지막에 퀴즈 풀고 쇼핑할 때는 너무 밝지 않았나”라며 “저렇게 밝고 건강한 친군데 주방에서 일만 하고... 너무 미안했다”고 전했다.(사진=tvN)분식을 팔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한식당으로 변화를 줬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배우들을 알아보는 상황. 초창기 한식 예능들이 ‘한식을 알린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외국인 손님들이 올지 말지를 걱정했다면, 현재 한식 예능을 선보이게 된 ‘서진이네2’가 고민했던 지점은 달랐을 터다.박 PD는 이번 시즌의 목표에 대해 “식당 포맷이 워낙 오래되기도 했고 다양한 변주가 있었지 않나. ‘서진이네2’도 변주가 필요하다고 많이 느꼈다”며 “출연자들간의 멤버십, 케미스트리가 잘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서진이네’라는 식당이지만 그 안에서의 직원들간의 관계와 직급, 승진 등 여러 요소가 있었다. 일 잘하는 인턴 막내와 위기의 최 대리라든가.(웃음) 이사가 되어버린 정 이사라든가 이런 소소한 재미를 주려고 했다”며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시트콤 같았다. 관계들에서 오는 재미가 좋아서 그런 부분을 많이 살리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박현용 PD(사진=tvN)최고 시청률 9.6%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서진이네2’. 박 PD는 “저도 미화가 된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시청률이 예상한 것보다 잘 나왔다고 생각했고, 너무 감사했다. 시청률이 10% 넘어서 더 나오면야 좋겠지만 요즘은 시청률보다 다른 게 더 중요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또 그는 멤버들의 반응을 전하며 “멤버들이 촬영 끝날 때쯤에 ‘다음엔 어떻게 해야 되지?’ 하더라. 더 나은 모습, 색다른 모습,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이보다 더 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이처럼 멤버들까지 ‘다음’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 시즌3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묻자 박 PD는 “다음 시즌은 잘 모르겠다.(웃음) 바로 후속으로는 아닐 것 같다”며 “‘뿅뿅 지구오락실 새 시즌을 얼른 시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024.09.22 I 최희재 기자
'서진이네2' PD "나영석, 사인하느라 바빠…韓 인기 실감" ①
  • '서진이네2' PD "나영석, 사인하느라 바빠…韓 인기 실감" [인터뷰]①
  • 박현용 PD(사진=tvN)[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사전 조사로 예측한 게 정말 아무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어요.”(웃음)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2’를 연출한 박현용 PD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에그이즈커밍 사옥에서 진행한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뜨거웠던 현지 반응에 대해 전했다.‘서진이네2’는 아이슬란드에 오픈한 ‘서진이네 2호점’ 곰탕에 진심인 사장님과 직원들의 복작복작 한식당 운영기. 북유럽에서 맛보는 뜨끈한 뚝배기 한 그릇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아이슬란드로 떠난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그리고 고민시는 몰려드는 외국인 손님들에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제작진도 마찬가지였다. 박 PD는 “정말 많이 방문해 주셔서 저희도 놀랐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많고 식당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한식에 대한 관심도 너무 높았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부끄럽지만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았다. 나영석 PD님은 사인하시느라 정신 없었다”며 “‘채널십오야’ 때문에 많이 알려져있는 제작진이 많았다. 손님들이 이우정 작가님, 김대주 작가님 지나가면 인사도 하시더라. 그런 분들이 매일매일 계셨다”고 떠올렸다.그러면서 “이서진 씨가 제일 당황했다. ‘방탄소년단(BTS)도 없는데 왜 이러지?’ 했다. 서진, 우식 씨한테 ‘너희가 정말 콘텐츠 파워가 세구나’ 하면서 놀라워하셨다”고 덧붙였다.(사진=tvN)제작진의 사전 조사 수요 예측도 빗나갔다. 박 PD는 “첫날에는 한 대여섯 팀 올 거라고 생각했다. 이후에 입소문이 나서 열 팀 오면 많이 오겠다 싶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박 PD는 “SNS에서 보고 비행기 타고 바로 온 손님들도 있었다. 심지어 전날에 줄을 섰는데 안 돼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다시 오신 거였다”고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박 PD는 첫 영업 시작을 언급했다. 그는 “열자마자 손님이 들어왔을 때다. 식당 프로그램 하면서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으니까. ‘뭐가 잘못됐나? 뭐지?’ 이런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이어 “셰프 순환제를 했지 않나. 우식 씨가 첫 셰프라 조마조마했던 것 같다. 첫날엔 손님이 없어서 우식 씨를 배치했던 건데(웃음) 너무 재밌게 잘해주셔서 시청자분들도 재밌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사진=tvN)세계 최북단 아이슬란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 PD는 “‘뿅뿅 지구오락실’ 촬영으로 핀란드에 갔는데 거기도 한식당이 있었다. 유럽 전역에 퍼져있더라. 한식당이 없는 곳에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이어 “1월에 사전조사를 했을 땐 아이슬란드가 유일하긴 했다. 프로그램 처음 시작할 때 ‘추운 곳에서 곰탕을 팔자’는 콘셉트가 있었다”면서 “3월까지 추운 나라를 찾아보니 북유럽이 대부분이었다. 오로라도 있고, 나영석 PD님이 현지 사정을 잘 아시기도 했다”고 설명했다.박 PD는 “너무 외딴 지역으로 가면 진짜 손님이 없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정말 한적한 휴양지 생활을 하게 된다.(웃음) 그렇다고 저희가 파리나 뉴욕에 차리면 인산인해가 될 거니까, 접점을 찾은 게 아이슬란드였다”면서 “레이캬비크에서 찍고 나서 보니까 더 소도시로 가도 많이 오셨겠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2024.09.22 I 최희재 기자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네”…中 여행기 늘어나니 관심도 ‘쑥’
  •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네”…中 여행기 늘어나니 관심도 ‘쑥’
  •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유튜브에서 최근 중국 여행기를 다룬 영상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중국 여행이라고 하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장자지에(장가계)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베이징·상하이 같은 대도시는 물론 윈난(운남)·주자이거우(구채구) 등 숨겨진 관광지들이 많다. 최근에는 북한 접경 지역에 대한 콘텐츠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중국 후난성 장자지에(장가계)에서 관관객들이 스카이워크를 걷고 있다. (사진=AFP)16일 유튜브에서 ‘중국 여행’을 검색하면 중국과 관련한 수많은 영상들이 눈에 띈다.가장 많이 보이는 영상은 장가계다. 영화 ‘아바타’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장가계는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국에서 많은 항공사들이 노선을 열어 운항하고 있고 여행사들의 상품 판매도 활발하다.방송에서도 장가계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고 유튜브 역시 장가계까지 열차를 타고 가고 숙박업소를 찾고 맛집에서 음식을 즐기며 장가계의 자연경관과 관광지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많이 볼 수 있다.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많이 보이는 계정은 여행 관련 콘텐츠를 주로 올리는 ‘예또세상’이다. 구독자 13만명 가량의 예또세상은 중국어를 수준급으로 구사하는데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중국 도시와 시골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현지인들과 대화하고 현지 음식을 직접 먹어보는 콘텐츠를 올리곤 한다.유튜버 ‘예또세상’이 중국 현지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예또세상 계정에서 가장 조회수가 많은 영상은 아침 일찍 하얼빈 시장에 들러 현지식으로 아침 식사하는 내용이다. 죽 한그릇과 반찬까지 1.5위안(약 280원)밖에 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이 눈길을 끈다.예또세상은 중국 네이멍구에 위치한 신도시 어월둬쓰를 찾고 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찾는 등 부동산 관련 영상들도 게시돼 관심을 끈다. ‘세계는 요지경’(구독자 약 20만명)은 광저우시에 있는 초대형 아파트 단지 화과원 탐방기를 올리기도 했다. 124만 구독자를 보유한 ‘육식남’은 상하이를 방문한 콘텐츠를 올리기도 했다. 상하이에서 동파육, 룽샤, 만두 등의 음식을 즐기는 내용으로 게시된 지 약 6일만에 6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중국 관련 콘텐츠들을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영상을 볼 때 눈에 띄는 것은 유튜브 사용자들의 반응이다. 중국 관광지의 부실한 시설이나 낮은 공중도덕, 무질서한 모습이 여과 없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를 비판하는 댓글도 많지만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라는 내용의 댓글도 적지 않다.일상생활을 공유하는 영상에서 나오는 중국인들은 이질적이지도 않고 대부분 친절한 편이다. “중국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영상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거나 “영상을 보고 중국을 한번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라는 사용자들도 있다.유튜브에서 ‘중국 여행’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숏폼 영상들.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실제 중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가 많다. 만약 중국이 동남아 같은 나라들처럼 좀 더 개방적인 분위기였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중국 현지 교민들의 전언이다. 이럴 때 유튜브 영상이 한국과 중국의 교류를 조금이나마 촉진할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실제 중국을 찾는 한국인들도 늘고 있다. 숙박 등 예약 플랫폼인 클룩은 올해 추석 연휴 때 중국 여행 예약건수가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170%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물론 한국인을 비롯해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여행하기에 중국은 진입장벽이 높다. 일단 중국에 가기 위해선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단수 관광비자라도 비자 발급센터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 불편이 있고 비용도 약 5만원으로 적지 않다. 비자 발급 대행을 이용하며 가격은 10만원대로 치솟는다.구글 지도, 네이버 같은 해외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주요 관광지에서도 중국어로만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현지 앱을 이용하지 않으면 신용카드는 물론 위안화 현금 결제가 불편하고 택시를 타거나 배달 음식을 시키기도 어렵다.여기에 반간첩법 같은 국가안보 관련 규제가 늘어나면서 자칫하면 검문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중국 내부에서도 미약하지만 점진적으로 개방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은 중국 간편 결제사와 제휴 맺고 현지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베이징일보는 이달 13일부터 외국인이 지하철 탑승할 때 마스터·비자 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해외 휴대폰 번호로 등록이 가능한 국제 앱 출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상하이 와이탄 지역 일대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2024.09.16 I 이명철 기자
“무슨 일이야?” 울릉도 ‘물난리’ 본 외국인, 삽부터 들었다
  • “무슨 일이야?” 울릉도 ‘물난리’ 본 외국인, 삽부터 들었다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최근 경북 울릉도에 46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여행을 위해 우연히 울릉도를 방문한 미국인 유튜버가 수해 현장을 직접 도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사진=유튜브 채널 '닉 케이'13일 유튜브 채널 ‘닉 케이’(Nick K)에는 ‘울릉도에 도착한 모습에 충격을 받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2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닉은 자전거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는 유튜버로, 최근에는 한국을 여행하고 있다.본래 독도로 갈 계획이었던 닉은 먼저 울릉도를 방문했다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울릉도에는 300㎜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많은 피해를 입었다. 울릉도에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내린 것은 1978년 8월 3일 이후 처음이다.닉은 선착장에서 내리자마자 매섭게 물이 들이치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라며 “산사태의 여파인가? 거리가 진흙탕과 나뭇가지, 바위로 뒤덮인 것 같다”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사진=유튜브 채널 '닉 케이'실제 닉의 영상에서 울릉도 시내 곳곳이 진흙과 돌덩이에 휩쓸리고 있었으며, 주민들은 집과 가게 안으로 들어온 빗물과 토사를 치우고 있었다.이를 지켜보던 닉은 “며칠 동안 섬에 갇혀서 청소나 복구 같은 걸 도와야 할지도 모른다”며 “호텔로 돌아가 지갑과 휴대전화를 놓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봐야겠다”고 말했다.이후 닉은 직접 삽을 들고 소방대원, 주민들과 함께 복구 작업을 도왔다. 그는 “차가 오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뿐”이라며 “길 한가운데 진흙을 모두 제거한 뒤 길가의 바위를 모두 없앴는데 바위는 계속 몰려든다”고 설명했다.사진=유튜브 채널 '닉 케이'첫날 여행의 후기를 밝힌 닉은 “내가 그런 폭우에 바로 뛰어들 줄 알았겠나. 미칠 것 같다”면서도 “다들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다. 제가 알기로는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영상에서 보시다시피 어떤 사람들의 집과 사업장은 꽤 심하게 피해를 입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대한민국의 독도를 알리고 수해 복구를 지원하는 외국인 유튜버가 있다? 성공하시길”, “고마운 이방인”, “일 도와주는 게 쉽지 않은데 감사하다”, “빠르게 회복되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2024.09.13 I 권혜미 기자
"음모론자, AI가 설득 가능해"
  • "음모론자, AI가 설득 가능해"
  • 2020년 미국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자, 그의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 침입해 시위를 일으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인공지능(AI)과의 대화가 인간을 설득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발표된 사이언스 연구에 따르면, 음모론을 믿고 있는 사람이 오픈AI의 ‘챗GPT-4 터보’와 대화한 결과, 그들이 가지고 있던 음모론에 대한 신념이 평균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 효과는 최소 2개월 이상 지속했다. 이 연구는 2200여명의 미국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이 자신이 믿고 있는 음모론에 대한 설명을 AI에 하게 하고, 이에 대해 AI와 대화를 나누게 했다. 해당 주제와 대화 방식은 연구자들이 정하지 않고 개인에 맞춰서 진행되도록 했다. 연구자들은 각 음모론에 대한 신념을 0~100%까지 표시하도록 했는데, 0은 확실히 거짓, 25는 아마도 거짓, 50 불확실, 75 아마도 사실, 100 확실히 사실로 숫자가 커질 수록 음모론에 대한 신념이 강한 것을 의미한다. 모든 참가자들은 대화전 음모론에 대한 신념이 50보다 컸는데 이는 초기 신념이 50 미만인 참가자는 연구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그래프는 AI와의 대화 직후, 각 음모론에 대해 참가자들의 가진 신념의 강도가 줄어든 것을 나타낸다. (그래프=사이언스지 연구논문)◇“9·11테러는 미국정부 조작” 주장하던 참여자가 설득돼논문에 제시된 AI와 참가자의 대화 중 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한 참가자는 9·11테러가 미국 정부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서 폭격을 당하지 않은 WTC7 빌딩이 무너지고, 교실에서 아이들과 있던 조지 W.부시 대통령이 해당 사건에 소식을 들었음에도 놀라지 않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줬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AI는 먼저 참가자의 주장을 요약하고 이 주장에 대해 ‘사실’이라고 믿는 정도를 0~100%로 평가해달라고 했다. 처음 참가자는 이를 100%로 평가했다.이후 AI는 WTC7타워가 공격을 받지 않았음에도 무너진 것은 “북쪽 쌍둥이빌딩이 붕괴하면서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건물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구조적 강도를 약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시 대통령이 침착함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가 보여준 반응은 무관심이 아니라 공공장소서 공포를 조장하지 않기 위한 균형잡기 대응”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는 AI의 설명에 “그럴 수 있다”면서도 “제트연료의 열기가 철골을 녹이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AI는 “WTC타워의 붕괴는 철골이 녹았기 때문이 아니라 충격구역에서 일어난 화재로 구조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다시 설명했다.참가자는 “그렇다면 왜 이라크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비행수업을 받았느냐. 그들은 너무 쉽게 입국했다”라고 반문했다. AI는 “9·11 테러를 기획한 사람 중 이라크 국적을 가진 사람이 미국 내 비행학교에 등록해 훈련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9·11 이전에는 외국국적자들이 교육 목적으로 미국에 입학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테러리스트는 당시 이민 시스템과 비자 시스템의 취약점을 이용해 미국에 입국하고 계획을 준비했다”고 답했다. 최종 평가에서 참가자는 처음 자신이 믿었던 음모론에 대한 신념의 강도를 40%로 평가했다.연구자들은 AI와의 대화 효과가 얼마나 지속하는 지 확인하기 위해 10일 후와 2개월 후 참가자들을 다시 만나 신념의 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났다고 참가자들이 다시 음모론을 믿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음모론에 따른 사회적 혼란 줄일 수 있어연구자들은 AI와의 대화가 거짓된 음모론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즉, 워터게이트 사건과 같이 실제 역사적 사실로 밝혀진 음모에 대해서는 AI가 반박하지 않았고, 이런 사건에 대한 믿음도 약화시키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후 사람이 AI가 한 128개의 주장 샘플을 확인한 결과 99.2%가 사실이고 0.8%가 오해의 소지가 있었으며 거짓은 없었다. 이 연구에 대한 동반논평은 “음모론자의 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자세한 반대 증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을 대규모로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케오마 우조가라 사이언스 부편집장은 “승리를 도난당했다는 잘못된 믿음은 2021년 1월 6일 반란을 시도하는 계기가 됐고, 독일의 코로나19 제한 조치가 사악한 의도에서 비롯된 음모론은 2020년 8월 베를린 의회의 폭동을 야기했다”며 “이 연구결과는 AI를 통해 갈등을 완화하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왜 이런 효과가 나타나느냐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제시된다. AI는 인간 응답자와 달리 모든 유형의 정보에 즉시 접근할 수 있다는 것, 또 AI는 인간과 달리 정중하고 공감하는 방식으로 대화했다는 것이다. 다만 후속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AI가 “예의를 갖추지 않고” 사실적 수정을 하도록 했고, 마찬가지로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 연구를 진행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슬론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랜드 교수는 “많은 음모론자들도 정확한 사실과 증거에 반응한다”며 “그들의 구체적인 신념과 우려를 직접적으로 언급해주기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성형 AI가 가짜 뉴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정당한 우려가 있는 반면, 우리 논문은 AI가 매우 효과적인 교육자가 돼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한계도 존재한다. 네덜란드 틸뷔르흐 대학의 벤체 바고와 툴루즈 경제대학의 장프랑수아 보네폰은 새로운 음모론에 대해서는 AI가 대응하기 어려우며, 과학기관을 신뢰하지 않는 이들을 AI와 상호작용하도록 유도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2024.09.13 I 정다슬 기자
연준 ‘빅컷’ 가능성 재부각…환율, 장중 1320원대로 급락
  • 연준 ‘빅컷’ 가능성 재부각…환율, 장중 1320원대로 급락[외환분석]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20원대로 급락했다.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일주일여 앞두고 금리 인하 폭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미국 내에서 ‘빅컷’(50bp 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달러화 약세가 심화되며 환율이 큰 폭 하락하고 있다. 사진=AFP◇빅컷 가능성 43%…달러화 약세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33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38.7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1.5원 내린 1327.2원에서 거래되고 있다.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8원 내린 1336.9원에 개장했다. 지난 15일 새벽 2시 마감가(1341.6원) 기준으로는 4.7원 하락했다. 개장 직후부터 하락 폭을 확대한 환율은 오전 10시께 1330원선까지 떨어졌다. 오후 12시께 다시 급격히 하락하며 환율은 오후 12시 32분께 1326.8원을 터치했다. 간밤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으나, 시장은 직전 소비자물가지수(CPI)만큼 반응하지 않았다. 또한 주간 미국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2000명 늘어나면서 고용둔화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나리오에 집중했다. 이에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개장 후 달러 약세는 심화했다.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저녁 11시 33분 기준 101.03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장 마감 기준 101 후반대, 개장 초 101.10보다 더 하락한 것이다.달러화가 추가 약세를 나타낸 것은 9월 FOMC에서 빅컷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FOMC 회의 이후 금리 결정과 관련해 25bp(1bp=0.01%포인트·베이비컷)와 50bp(빅컷) 인하 견해가 박빙인 만큼 연준이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시장 관계자들도 빅컷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 주장처럼 인플레이션과 고용 상황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연준이 중립 금리 수준으로 더 빠르게 내려가고 싶어 할 것이라면서 “논리적으로 더 빠른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선임 고문으로 근무했던 존 파우스트는 50bp를 인하하더라도 연준이 소통을 통해 시장 불안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평가하는 한편, 그보다 향후 몇 달간 얼마를 내릴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봤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현재 기준으로 9월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이 43%까지 급반등했다. 전날 15%로 축소됐던 것에서 3배 가까이 뛴 것이다. 달러가 급격히 약세를 보이자 아시아 통화는 강세다. 장중 달러·엔 환율은 140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0위안대로 내려갔다. 특히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7월 수준까지 내려가며 엔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9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500억원대를 팔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빅컷 기대가 올라오면서 달러 약세, 엔화 강세 영향에 환율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며 “조금 전에도 전 뉴욕 연준 의장이 50bp 인하가 적당하다고 밝히면서 빅컷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다음주 FOMC 분수령다음주 국내 외환시장은 추석 연휴로 인해 휴장에 들어간다. 연휴가 끝난 직후인 19일에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것은 기정사실화됐지만, 인하 폭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만큼 연휴 기간 미국 지표 등을 주목해야 한다.국내은행 딜러는 “17일에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나오긴 하지만 19일 새벽에 나오는 FOMC를 대기하면서 그전까지 환율은 방향성을 크게 나타내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이번에 빅컷하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것 같다. 확실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신호를 보낼 것 같다”고 전망했다.이어 “오늘 네고(달러 매도)가 많이 나오진 않는다”며 “오후에도 환율은 무거운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9.13 I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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