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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방한] 세월호 듣고 또 듣고…한국 '큰상처' 보듬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 이호진 씨를 직접 세례했다. 한국인 첫 세례인이 세월호 유족이 된 것이다(사진=이호진 씨 페이스북).[이데일리 양승준 기자·공동취재단] 17일 오전 7시 30분.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가 세례를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머리를 맞대고 직접 세례를 했다. 숙소인 서울 종로구 궁정동 주한 교황대사관에서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세례를 받은 첫 번째 한국인인 셈이다. 이씨의 세례명은 교황과 같은 ‘프란치스코’. 이씨의 세례식을 옆에서 지켜본 딸 아름 씨는 “교황께 세례를 받아서라도 마음을 치유하고 싶은 아빠를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행복해지길 바란다”며 “교황께서 아빠를 기억해주신다면 언젠가는 바티칸에 있는 사람들,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을 기억해주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린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유족·생존학생 10여명과 교황을 만났을 때 세례를 부탁했다. 교황은 흔쾌히 수락했다. “기억하고 있다”던 교황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교황은 한국에 머물며 하루도 빠짐없이 세월호 유족의 슬픔을 어루만졌다. 특별한 해결책을 내놓은 건 아니다. 유족이 손을 내밀면 잡아주고, 그들이 울먹이면 자신의 손을 가슴에 대고 마음으로 들었다. 한국사회가 최근 가장 크게 입은 상처에 대한 소박하면서도 진심 어린 위로다. ▲“희생자들 기억하고 있다” 교황은 한국땅을 밟자마자 세월호 유족을 챙겼다. 14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비행기에서 내려온 교황은 눈물을 흘리는, 세월호 희생자인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어머니 송경옥 씨의 손을 꼭 잡았다. 송씨의 손을 오른손으로 잡고, 자신의 왼손은 가슴에 댔다. 이 자리에는 남 교사의 어머니 송씨와 아버지 남수현 씨, 사제의 길을 꿈꾸던 단원고 희생 학생 박성호 군의 아버지 박윤오 씨, 일반인 희생자 정원재 씨의 부인 김봉희 씨 등 네 명이 교황을 영접하러 나왔다. 교황은 대중 미사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기도했다.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삼종기도에서 “세월호 참사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기도했다. ‘특히’라는 말로 강조했고 먼저 언급했다. 교황은 방한 사흘 내내 세월호 유족의 상처를 보듬었다. 그들의 말을 듣고 또 들었으며, 손을 내밀면 따뜻하게 잡아줬다(사진=교황방한준비위원회, 공동취재단).▲노란리본 달고 미사 더 나아가 이를 계기로 한국사회가 통합되길 바랐다. 교황은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되었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이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이는 유족을 넘어 한국사회에 던진 치유의 메시지다. 교황은 5만명이 모인 미사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고 나오기도 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 직전 유족에게 받은 선물을 확인한 후 직접 노란 리본을 달았다. 앞서 교황은 단원고 희생 학생 김빛나라 양의 아버지 김병권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유족과 생존학생 10명을 10분간 비공개로 만나 이들의 말을 경청하며 슬픔을 다독였다.▲카퍼레이드에서 내려선 곳도 ‘세월호’세월호 유족과 한 약속도 지켰다. “파파!”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 단원고 희생 학생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교황을 애타게 찾았다.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 집전에 앞서 교황이 카퍼레이드를 할 때다. 이 소리를 들은 교황은 통역을 해주던 신부가 세월호 유족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하자 차에서 내렸다. 그러곤 김씨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위로를 건넸다. 김씨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친필로 쓴 편지를 담은 노란색 봉투를 교황에게 전달하며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도와주시고 기도해주달라”고 말했다. 교황은 김씨가 건넨 노란색 편지를 수행단에 건네지 않고 자신의 오른쪽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교황이 이날 차에서 내린 곳도 세월호 유족들이 모여 있는 자리가 유일했다. 15일 세월호 유족이 ‘단식 중인 유민이 아버지를 안아달라’고 한 부탁을 들어준 것이다. 교황청 대변인인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이 몸소 세월호 참사를 통해 유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에 동참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보듬기’로 이어진 방한 행보 교황의 ‘세월호 보듬기’에 시민들은 “치유의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참된 지도자를 만났다”는 얘기도 나왔다. 교황을 영접한 단원고 남 교사의 아버지 남씨는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문에 ‘미움 있는 곳에 사랑을, 분열 있는 곳에 일치를’이란 구절이 있다. 그의 이름을 따온 교황님의 말씀이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시복식 현장에서 교황의 세월호 유족 위로를 지켜본 경기 광주시에서 온 안진우 씨는 “교황이 보고 싶어 새벽에 두 딸과 아내와 함께 왔다”며 “교황의 미소만 봐도 모든 억울함이 사라지는 것 같다. 정부가 교황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교황방한] "점심? 수요일에 교황청에서…"☞ [교황방한] 교황, 낮은 곳에서 '화합' 울림 주고 떠난다☞ [교황방한] 낮은 자 위한 사랑의 여정 '72시간'☞ [교황방한] 교황, 북한·중국에 "대화하자"☞ [교황방한] 교황 "젊은이들이여, 깨어있으라!"
- "보험사, 동남아서 성공하려면 '이슬람 금융' 이해 필수"
-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주로 진출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성공하려면 이슬람 금융에 대한 이해를 통해 현지인들과의 상호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보험연구원의 전용식 연구위원은 17일 ‘이슬람 금융과 금융회사 해외사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은 최대 종교가 이슬람이고 가장 많은 이슬람 인구를 가진 지역이며, 특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은 이슬람 금융이 활성화 된 지역”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전 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험사들의 해외사업은 미주·유럽 등 선진시장보다는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09년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 이후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법인영업을 본격화했고, LIG손해보험의 경우 1997년 12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설립이후 자카르타, 반둥, 수라바야에 지점을 개설했다. 그는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진출과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지 금융관행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봤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경우 정부가 이슬람 금융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슬람 금융’에 대한 이해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슬람 금융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에서 정해진 사회·경제적 제약 조건에 따라 자금의 조달 및 운용이 이루어지는 금융으로, 이슬람 금융기관의 역할은 예금자·투자자 자금을 파트너십 형태로 투자해 얻은 수익을 금융기관과 예금자·투자자와 배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슬람 보험인 타카풀의 경우 상호부조, 협동 및 형제애 실현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고, 전통적인 보험과는 다르게 계약자가 보험료를 타카풀 운영사에 예탁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그 예탁금중 일부가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기부금으로 지불되는 구조다. 이와 함께 이슬람 금융은 이슬람 율법에 의해 실물자산을 매개로 금융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고, 투기적 거래를 금지해 과다한 신용창출에 의한 자산 가격 상승이라는 투기적 순화구조를 근본적으로 제한하고 있다.전 연구위원은 “해외사업이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현지인들과의 상호신뢰 구축인데, 이를 위해서는 현지의 사업·금융 관행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현지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현지 주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해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진출과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지 금융관행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 "놀이터는 단지 중앙에..승강기는 투시형으로"
-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앞으로 새로 짓는 대규모 아파트나 오피스텔, 고시원 등은 범죄 예방을 위한 각종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범죄자가 침입할 수 없도록 덮개형 배관을 설치하거나 놀이터를 설치할때는 단지 중앙에 배치해야 한다.국토교통부는 이처럼 범죄예방 기준을 반영한 건축물을 짓도록 하는 ‘건축법 시행령’과 ‘건축법 시행규칙’,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우선 5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 수련시설, 오피스텔, 고시원 건축물 등은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는 건축물별 범죄예방 기준에 따라 설계·건축해야 한다. 기준을 살펴보면 외부 배관은 덮개를 설치해야 하고 승강기는 투시형 출입문을 권한다. 담장을 설치할 때는 투명한 소재를 사용해 반대편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지하 주차장에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25m 간격으로 경비실과 연결된 비상벨을 설치해야 한다.국토부는 현재 권고 사항으로 운영 중인 ‘건축물의 범죄예방 설계 가이드라인’을 보완해 범죄예방 기준으로 고시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집회장, 전시장 등 다중이용건축물과 분양 건축물의 천장·벽·바닥 등 실내 공간에 칸막이나 장식물을 설치할 때 미끄럼, 끼임, 충돌 등 생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실내건축 기준을 따르도록 했다. 기준은 화장실 바닥 등 미끄럼방지 기준과 벽·천정·바닥에 설치하는 장식물의 재료 기준, 내부 공간의 칸막이 설치 안전 기준 등을 담고 있다.이행강제금 부과기준도 합리적으로 개선된다. 현재 가구 수 증설 등 대수선 위반, 도로·일조 높이 기준을 위반한 경우 건축물 전체 면적을 기준으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위반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다만 구조, 피난·방화기준 등 건축물 구조 안전에 영향을 주는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전체 건축물 면적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또 전 소유자의 위반행위가 적발됐거나 임대를 줘 사실상 시정하기 어려운 경우 등은 이행강제금을 20% 줄여주기로 했다. 빠른 납부를 위해 이행강제금의 1회차, 2회차까지 20% 줄여준다.국토부는 이번 개정안을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11월 29일 공포·시행할 계획이다.
- [교황방한] "역사의 한 장"…치유로 빛난 시복식
-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 앞서 오픈카를 타고 이동하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이데일리 양승준 기자·공동취재단]“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앞으로 복자라고 부르고 법으로 정한 장소와 방식에 따라 해마다 5월29일에 그분들의 축일을 거행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16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광장.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천주교 순교자 124위에 대해 시복을 선언했다. 시복은 천주교 안에서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해 공경 받는 사람들을 성인의 바로 전 단계인 복자로 선포하는 일이다. “와!” 한국 천주교의 역사적인 순간에 신자들의 환호성이 곳곳에서 터졌다. 교황이 순교자의 땅에서 미사를 직접 집전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간 시복식은 교황청 내 시복·성을 담당하는 시성성 장관 추기경이 바티칸에서 주례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번 시복식은 전 세계 교회가 한국교회의 역량, 평신도들의 순교자 공경과 기도를 인정한 결과라 뜻깊다는 게 교황방한준비위원의 설명이다.순교자 시복식이 한국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천주교 역사로는 세 번째다. 일제 강점기인 1925년(79위)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인 1968년(24위)에 열린 한국 순교자를 위한 시복식은 모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렸다. 이번에 복자가 된 124위는 조선인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를 비롯해 남성 중심사회에서 여성 리더십을 발휘했던 여성회장 강완숙 골룸바, 정약용의 형이자 한글 교리서 ‘주교요지’를 집필한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백정 출신 황일광 시몬 등이다. 신분사회의 사슬을 끊고 신앙 안에서 인간 존엄과 평등, 이웃사랑의 정신을 실천한 이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시복식은 순교한 천주교 신자를 ‘복자(福者)’ 즉 성인 전 단계로 인정하는 의식으로 이번 시복식에서는 윤지충 바오로 등 124위가 복자로 선포됐다(사진=공동취재단).시복미사를 집전한 교황은 스스로 자리 잡은 한국 천주교 역사에 의미를 뒀다. 교황은 강론에서 “하느님의 신비로운 섭리 안에서, 한국 땅에 닿게 된 그리스도교 신앙은 선교사들을 통해 전해지지 않았다”며 “한민족의 마음과 정신을 통해 이 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들어오게 됐다”고 했다. 또 “오늘은 모든 한국인에게 큰 기쁨의 날”이라면서 “순교자들이 남긴 유산, 곧 진리를 찾는 올곧은 마음, 그들이 신봉하고자 선택한 종교의 고귀한 원칙들에 대한 충실성, 그들이 증언한 애덕과 모든 이를 향한 연대성, 이 모든 것이 이제 한국인들에게 그 풍요로운 역사의 한 장이 되었다“고 의미를 뒀다. 순교자들의 유산이 ”더욱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화해를 이루는 사회를 위해 서로 화합하여 일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더 나아가 “온 세계에서 평화를 위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며 강조도 했다. 이날 시복미사는 간소하게 진행됐다. 봉헌예식도 전례에 필요한 것 외에는 다른 봉헌은 하지 않았다.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추구하는 교황의 뜻을 반영해서다. 성찬 전례에는 서울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면서 20년 동안 매일 첫 매상을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기부한 강지형·김향신 부부가 빵과 포도주를 예물로 바쳤다. 시복식에 쓰인 십자가도 크게 만들지 않았다. 인근 광화문과 조화를 위한 조처다. 제대 주변에는 복건을 쓴 아기예수와 비녀를 꽂은 성모가 한복을 입고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는 ‘한국사도의 모후상’이 놓이는 등 한국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됐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미사는 안명옥 주교의 시복 청원과 교황의 시복 선언, 교황 강론, 평화예식, 영성체 예식 등으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국천주교 순교자 124위에 대한 시복식 모습(사진=교황방한준비위원회).교황은 시복식 전 광화문 퍼레이드로 신자 및 시민과 소통했다. 이날 현장에 모인 이들은 신자 17만 명을 포함해 100만 명이 몰렸다는 게 경찰의 추산이다. 교황은 카퍼레이드 도중 차에서 내려 단원고 희생자 김유민 양의 아버지인 김영오(47) 씨를 만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수시로 차를 세워 10여 명의 아이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이 자리는 교황과 시민과 만날 수 있는 가장 큰 자리였다. 이를 통해 시민은 “위로의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광주에서 온 안진우(37)씨는 ”교황이 보고 싶어 새벽에 두 딸과 아내와 함께 왔다“며 ”교황의 미소만 봐도 모든 억울함이 사라지는 것 같다. 정부가 교황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 양산서 온 채정숙(60)씨는 “낮은 곳에 임하는 교황을 본삼아 우리도 다시 한번 겸손하고 낮아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염수정 추기경은 “이번 시복식을 통해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빛과 소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순교자들의 피가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더 복음화되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더욱 봉사하며 그들과 복음의 기쁨을 나누는 교회가 되겠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픈카를 타고 행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날 시복미사에서 윤지충 바오로 등 한국의 124위의 순교자들을 천주교 복자로 시성했다(사진=공동취재단).▶ 관련기사 ◀☞ [교황방한] 교황 "순교자들 유산, 사회화합에 영감"(종합)☞ [교황방한] 무궁화 든 12세 소녀…124위 초상화 공개☞ [교황방한] 교황, 퍼레이드 멈추고 세월호 유족 손 잡아☞ [교황방한] 124위 중 10대 청년 5명…대부분 참수형
- [교황방한] 교황 "순교자들 유산, 사회화합에 영감"(종합)
-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시복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천주교 신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장하며 한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이데일리 양승준 기자·공동취재단] “순교자들의 유산은 선의를 지닌 모든 형제자매가 더욱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화해를 이루는 사회를 위해 서로 화합하여 일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프란치스코(79) 교황이 16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 미사에서 한국천주교 순교자 124위에 대해 시복을 선언했다. 시복은 천주교 안에서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해 공경 받는 사람들을 성인의 바로 전 단계인 복자로 선포하는 일이다. 이번에 복자가 된 124위는 조선인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를 비롯해 남성 중심사회에서 여성 리더십을 발휘했던 여성회장 강완숙 골룸바, 정약용의 형이자 한글 교리서 ‘주교요지’를 집필한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백정 출신 황일광 시몬 등이다. 신분사회의 사슬을 끊고 신앙 안에서 인간 존엄과 평등, 이웃사랑의 정신을 실천한 이들이다. 교황은 시복미사 강론으로 “순교자들의 유산이 이 나라와 온 세계에서 평화를 위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순교자들의 모범은 막대한 부 곁에서 매우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사회들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또 ”순교자들은 우리가 과연 무엇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런 것이 과연 있는지를 생각하도록 우리에게 도전해 온다”면서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면서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여 믿는다면 순교자들이 죽음에 이르도록 간직했던 그 숭고한 자유와 기쁨이 무엇인지 마침내 깨닫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스스로 자리 잡은 한국 천주교 역사에 대한 언급도 했다. 교황은 “하느님의 신비로운 섭리 안에서, 한국 땅에 닿게 된 그리스도교 신앙은 선교사들을 통해 전해지지 않았다”며 “한민족의 마음과 정신을 통해 이 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들어오게 됐다”고 의미를 뒀다. 이어 “오늘은 모든 한국인에게 큰 기쁨의 날”이라면서 “순교자들이 남긴 유산, 곧 진리를 찾는 올곧은 마음, 그들이 신봉하고자 선택한 종교의 고귀한 원칙들에 대한 충실성, 그들이 증언한 애덕과 모든 이를 향한 연대성, 이 모든 것이 이제 한국인들에게 그 풍요로운 역사의 한 장이 되었다”고 말했다. 시복식은 교황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공동 집전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미사는 안명옥 주교의 시복 청원과 교황의 시복 선언, 교황 강론, 평화예식, 영성체 예식 등으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교황 수행단 성직자 8명과 각국 주교 60여명,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 주교단 30여명 등 100여명의 주교단이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 앞서 카 퍼레이드 중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세월호 유가족 400여 명과 이주노동자들 등도 왔다. 특히, 교황은 시복식 직전 진행된 광화문 일대 카퍼레이드에서 차에서 내려 단원고 희생자 김유민 양의 아버지인 김영오(47) 씨를 만나 손을 잡고 위로했다. 김씨가 전한 편지도 수행원에게 주지 않고 직접 자신의 주머니에 넣으며 이들의 슬픔을 보듬었다. 시민과도 친근하게 소통했다. 교황은 퍼레이드 동안 수시로 차를 세워 10여 명의 아이에 입을 맞췄다. 교황을 본 시민은 “비바 파파”를 외치며 환호했다. 눈물을 흘리는 이도 여럿 눈에 띄었다. 가족에게 전화해 “교황 봤다”며 감격스러워하는 시민도 있었다. 현장에는 신자 17만명을 포함해 최소 50만명의 시민이 몰린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교황의 퍼레이드 시작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열었다. 백건우는 헝가리 출신 세계적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두 개의 전설’ 중 첫 번째 곡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8분 동안 연주했다. 이 곡은 가톨릭 성인인 프란치스코에 영감을 받아 작곡가가 만든 작품이다. 연주를 마친 백건우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프란치스코 성인 모두 자기 자신을 낮추며 예수의 삶을 좇은 분들”이라며 “교황과 프란치스코 성인의 뜻을 따라 우리도 깨끗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십만명의 천주교 신자와 시민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집전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지켜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관련기사 ◀☞ [교황방한]대규모 인파·더위에 응급환자 700명..15명 병원행☞ [교황방한] 무궁화 든 12세 소녀…124위 초상화 공개☞ [교황방한]“한국에서 교황을 보다니..최고의 행운” 외국인도 환호☞ [교황방한] 세월호 유가족 세례식 하루 미뤄져☞ [교황방한] 교황, 퍼레이드 멈추고 세월호 유족 손 잡아
- 네오위즈 '벅스' 앱 4.0 출시…"당신을 듣습니다"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네오위즈인터넷(104200)이 서비스하는 음악포털 ‘벅스’가 대규모 업데이트 버전인 벅스 애플리케이션 4.0을 13일 출시했다. 또한 네오위즈인터넷은 벅스 앱 4.0 출시에 맞춰 벅스의 공식 슬로건도 ‘당신을 듣습니다’로 변경했다. 이용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개인 별 성향에 맞춘 음악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미다.벅스 앱 4.0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화 추천 기능이다. 이용자의 감상 및 다운로드 기록, 검색 히스토리 등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개인 별 취향에 맞춘 음악을 추천해 주는 기능이다. 새로 만들어진 ‘뮤직4U’ 메뉴에서는 ‘내가 선호하는 장르의 추천앨범’, ‘내가 즐겨 듣는 분위기의 추천음악’, ‘작년 이맘 때 들었던 추억의 음악’ 등 다양하고 세분화된 추천 리스트를 제공한다. 하루 전까지의 정보가 매일 누적 반영되기 때문에 많이 듣고 이용할 수록 개인화 추천은 정교해진다.또한 자신이 선호하는 아티스트, 뮤직PD 등에 ‘좋아’ 버튼을 클릭한 경우 신규 앨범과 관련 콘텐츠 소식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알림 서비스를 받게 된다. 유명 아티스트의 콘서트 일정과 음악 리스트, 화제의 노래, 오늘 날씨에 어울리는 선곡 등 최근 트렌드에 앞서갈 수 있는 벅스 자체 추천 리스트도 제공된다.벅스의 고음질 서비스도 한층 강화됐다. 디지털 노이즈를 최소화 시켜 깨끗한 소리를 전달하는 음질향상솔루션 ‘래드손’과 함께 새로운 고품질 이퀄라이저(EQ) 시스템을 적용했다.스마트폰에 최적화 된 UX(사용자 경험)와 UI(사용자 환경)도 눈에 띈다. 좌우로 넘기는 ‘스와이프’ 방식으로 빠른 메뉴 전환이 가능하며 어느 화면에서나 바로 재생 목록에 접근할 수 있는 미니 플레이어를 제공한다. 홈 화면에서 좋아하는 장르를 선택하면 해당 분야의 차트와 최신 음악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26개 장르 별 홈 기능도 추가했다.‘무료음악’ 메뉴에서는 이용권이 없어도 벅스의 모든 음악을 전체 감상할 수 있다. 또 ‘벅스 라디오’는 보다 세분화 된 채널 제공과 공유 기능을 추가하고, 채널 별 취향 관리로 직접 선곡 기준을 만들 수 있는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관련기사 ◀☞[특징주]네오위즈인터넷, 카카오 뮤직 효과로 나흘 만에 40%↑☞[특징주]카카오 300조 소매시장 야욕..신이난 카톡 프랜드☞[특징주]카카오와 함께 하는 네오위즈인터넷, 이틀째 강세
- 독일차 승승장구…수입차 유럽차 점유율 80% 돌파
-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BMW, 벤츠 등 독일차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가운데 유럽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수입차 총 9만 4263대 가운데 유럽차의 점유율은 81.1%(7만 6491대)로 작년 같은 기간 점유율(77.1%)에 비해 4.0%포인트 높아졌다. 유럽차의 반기 점유율이 80%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으로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점유율 역시 최초로 80%대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국내에 수입차가 판매되기 시작한 이래 유럽차 점유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일본차의 인기가 정점을 찍던 2008년이다. 당시 유럽차 점유율은 53.1%까지 떨어졌고, 일본차 점유율은 35.5%, 미국차 점유율은 11.3%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일본차와 미국차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유럽차가 빠르게 세력을 넓혔다. 2009년(62.0%), 2010년(65.4%), 2011년(74.1%), 2012년(74.3%), 2013년(78.5%) 등 매년 점유율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유럽차 질주는 독일차가 이끌고 있다.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차는 올해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0%나 증가한 6만 7033대를 팔아치우며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7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66.7%)에 비해 4.4% 높은 수준이다. 상반기 베스트셀링카 10대 가운데 9대가 독일차였다. 독일차를 제외한 다른 유럽차는 랜드로버, 재규어 등 영국차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6% 많은 5665대를 팔아 점유율 10.6%를 차지했고, 시트로앵, 푸조 등 프랑스차는 1.0% 늘어난 1542대로 점유율 1.6%를 기록했다. 볼보 등 스웨덴차는 40.0% 증가한 1296대로 점유율 1.4%, 피아트 등 이탈리아차는 427.6% 급증한 955대를 판매해 점유율 1.0%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