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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결렬에 윤석열 "희망 놓지 않겠다"vs안철수 "시한 종료"
  • 단일화 결렬에 윤석열 "희망 놓지 않겠다"vs안철수 "시한 종료"
  • [이데일리 송주오 이지은 김보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 일체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안 후보 측으로부터 최종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자 그동안의 협상 의지를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에 안 후보 측은 ‘비공개 회동을 공개했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윤 후보 측의 단일화를 신뢰하기 어려웠다고 반박했다.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으로부터 단일화 결렬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연합뉴스)◇尹 “安측 오전 9시 결렬 통보…희망 놓지 않겠다”윤 후보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아침 9시 (안 후보 쪽으로부터) 단일화 결렬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 후보가) 시간과 장소를 정해준다면 지방 가는 중이라도 차를 돌려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단일화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국민들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에 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야권 단일화는 전날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며 발표만을 남겼다. 하지만 안 후보 측에서 이날 오전 9시 최종 결렬을 갑작스럽게 통보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양측은 지난 3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접축하며 단일화 협상의 물꼬를 텄다. 이어 7일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직접 연락해 안 후보와 교감을 전제로 단일화 조건을 제안하며 본격적인 협상의 장이 마련됐다. 이후 윤 후보는 협상 라인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신재현 국민의당 선대위 상임고문을 추가했다. 10일에는 윤핵관으로 불린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본부장도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3개의 협상 라인이 마련된 것이다.야권 단일화는 13일 중대한 변화를 맞이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경선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와 관련 이 본부장은 전날 장 의원에게 연락해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이 지금껏 해온 단일화 협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며 이해를 요구했다’고 국민의힘 측은 설명했다. 이후 두 사람은 20일 윤 후보와 안 후보의 회동 일정을 합의했지만, 갑작스런 안 후보의 심경 변화로 취소됐다고 부연했다.26일은 더욱 극적이다. 장제원-이태규 라인은 각 후보에게 전권을 위임받아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협상에 착수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9시 이 본부장이 안 후보가 완주를 철회할 추가 명분을 요구하며 다시 답보상태에 빠졌다. 결국 이들은 27일 새벽 0시40분부터 오전 4시까지 협상해 다시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 이 본부장은 윤 후보 측에 단일화 협상 결렬을 최종 통보했다.윤 후보는 야권 단일화 결렬과 관련해 “이유를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그쪽에서도 오늘 아침에 답이 와서 이유를 물었더니 이유를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 없는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安 “尹측 내용 고려할 가치 없어…협상 시한 종료”안 후보는 이날 호남 유세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전권 대리인 개념이 없다”며 “그냥 그 말을 듣고나서 그 말에 대해 저희끼리 논의한 끝에 한 번 결론을 내자 수준”이라며 “그리고 오늘 아침 전해온 내용을 듣고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재차 “협상에 대해서는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협상에 나선 이 본부장도 이날 별도 입장문을 통해 “ 윤 후보 측이 구상하고 제시하는 단일화 방향과 내용이 상호 신뢰를 담보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봤기에 오늘 아침 최종 결정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본인의 알리바이를 얘기하며 피해자 이미를 가지려 노력했다. 또 단일화 여지가 열려있다고 말하며 중도층의 동요를 막으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열려있다는 의미도 포함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2022.02.27 I 송주오 기자
불법점거 현장서 웬 대선출정식…국민정서 동떨어진 파업
  • 불법점거 현장서 웬 대선출정식…국민정서 동떨어진 파업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택배노조)의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엿새째인 지난 15일. 1층 점거 현장 앞에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가 나타났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선출정식’을 열고 “50일 동안 파업도 불사하고 택배 현장을 바꾸겠다 마음먹은 택배노동자들이 있다면 정치도 바꿀 수 있지 않겠느냐”며 “오늘부터 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힘찬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앞 택배노조 점거 현장에서 열린 20대 대선 선거운동 출정식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수많은 논란을 낳고 있던 택배노조의 무단점거 현장에서 특정 정당의 대선후보가 출정식을 연 점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김 후보와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어제의 동지’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2012년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이 된 김 후보는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때 같이 의원직을 상실한 이가 이석기씨다. 이씨는 ‘RO(혁명조직)을 만들어 무장투쟁을 일으키려했다’는 내란선동죄가 인정돼 2015년 징역 9년 확정판결을 받고 작년 12월 가석방됐다. 진경호 위원장은 이석기씨 정치적 활동의 뿌리인 ‘경기동부연합’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택배노조의 잇단 ‘무리수’는 이처럼 원래 택배와 관계 없는 전문 ‘시위꾼’들이 지도부를 장악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가 불거진 작년까지만 해도 각계의 지지를 받았던 택배노조는 이번 CJ대한통운 불법 무단 점거로 파업의 가장 큰 동력인 ‘국민 지지’를 잃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본사에 진입하기 위해 흡사 ‘좀비’처럼 조합원 수십명이 달려들어 문을 파손하는 모습 등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대체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무단 점거에 폭력 농성이냐”는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결국 택배노조의 뒤떨어진 현실감각이 스스로를 출구 없는 터널로 몰아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택배노조원들이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에 올라가 농성했는데 이런 점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역효과를 낸다는 점을 그들만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택배노조 조합원 200여명이 지난 10일 오전 11시 20분쯤 서울 중구 서소문동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조합원들이 사옥에 진입하기 위해 CJ대한통운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고정문이 파손되는 모습. (영상=CJ대한통운 제공)
2022.02.27 I 정병묵 기자
안철수 "윤석열 제안, 고려할 가치 없다 결론…전권 대리인 無"
  • 안철수 "윤석열 제안, 고려할 가치 없다 결론…전권 대리인 無"
  •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7일 “오늘 아침 전해온 내용을 듣고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 그에 대해서는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게 전부”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단일화 협상 과정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그는 ‘전권 대리인’을 통해 양당이 합의에 이르렀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린 그런 개념이 없다”고 부정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안 후보는 이날 전남 여수 오동도 이순신 광장에서 현장 유세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이미 이 협상에 대해서는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자신이 야권 단일화를 공개 제안했던 지난 13일이 논의 타임라인의 시작이라고 봤다. 안 후보는 “그리고 가타부타 답 없이 일주일이 지났다. 본 선거까지 남은 3주 중 1주일이 지나니 더 이상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선언했다”며 “그런데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잘못된 소문이라든지 마타도어라든지가 횡행했다”고 돌이켰다.국민의당에서는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전권 대리인 역할을 했다는 윤 후보 측 설명에 관해서는 “(윤 후보 측이) 어제 한 번 이야기해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해서 도대체 어떤 말을 저희한테 할 건지에 대해서 이 본부장이 듣기로 한 것”이라며 “전권대사 같은 개념도 없었고, 그냥 그 말을 듣고 나서 저희끼리 논의한 끝에 한 번 결론을 내자 이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정정했다.윤 후보 측이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 적이 없다고 말하는 데 대해서는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안 후보는 “사실 제가 계속 주장한 것은 국민경선에 대한 것이었는데, 받겠다든지 받지 않겠다든지 이런 말로 어떤 입장 표명이 없었다”며 “협상이라는 건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겠나. 협상 테이블에 그것을 올렸는데 없었다고 하는 건 협상 상대자로서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안 후보는 ‘단일화와 관련해 윤 후보가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는 말에는 “지금도 누군지 모르겠는데 계속 전화가 온다. 문자가 3만개가 넘는데 제가 이 전화로 어떤 시도를 할 수 있겠나”라며 휴대폰을 꺼내보였다. 이어 “지금 당(국민의힘)에서 어떤 채널들을 통해 이 순간에도 계속 제 번호를 뿌리고 있는 걸로 안다”며 “이런 짓을 하는 게 과연 협상 파트너로서의 태도인가. 당에서 공식적으로 막을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윤 후보가) ‘다른 어떤 방법이 없는가’를 물었다고 했지만 그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며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22.02.27 I 이지은 기자
"신뢰 못할 세력"…안철수 측, '단일화 결렬' 선언 윤석열 맹비난
  • "신뢰 못할 세력"…안철수 측, '단일화 결렬' 선언 윤석열 맹비난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이 27일 사실상 `야권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 불발의 배경에는 양측 간 신뢰 문제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오늘 회견으로 자신들의 책임 회피를 위해서는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신뢰하기 어려운 세력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시켜줬다”고 주장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전남 순천시 아랫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윤 후보의 단일화 결렬 기자회견 이후 “자신들의 요청으로 시작된 비공개 협의 사실을 윤 후보가 직접 나서서 공개하고 일방적 관점에서 주장했다”며 “다시 한 번 스스로 진정성을 부정하는 모순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협상 내용과 관련, 보안을 지킬 것을 요구한 것은 윤 후보 측이었지만 정작 윤 후보 본인이 언론에 내용을 공개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양측 전권을 가진 실무 협상자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 본부장을 꼽았다.이 본부장은 “어제와 오늘 윤 후보 측과 단일화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안 후보에 대한 집중적인 문자폭탄으로 전화가 마비되고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에게 전화도 하고 만나자는 문자도 보내오고, 실무진들도 지속적인 만남과 협의 요청을 해 왔기에 실무 차원에서 윤 후보 측 진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여론조사 방식의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안 후보가 일주일이 지난 20일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제안을 철회한 대로,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진정성을 파악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협상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안 후보의 인지 하에 전권 협상 대리인이 아닌 선대본부장 차원에서 윤 후보 측의 진정성과 단일화 방향, 계획을 확인하고자 어제 오후와 오늘 새벽 만났다”고 밝혔다. 다만 단일화 관련 의견들을 나눴지만, 윤 후보 측이 제시한 단일화 방향과 내용에 합의하지 못했기에 이날 아침 최종 결정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신뢰를 잃었다고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단일화 제안 이후 보여줬던 윤 후보 측의 다양한 수사에도 불구, 신뢰에 대한 문제가 컸다”며 “결론적으로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자 모든 것을 자신들의 변명과 입맛에 맞추어 일방적으로 까발리는 것을 보며 윤 후보 측에서 제안하는 여러 내용을 그대로 믿기에는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결정한 최종 판단이 맞았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만남 내용을 공개한 윤 후보를 향해서도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마치 단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처럼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단일화 제안 이후 지난 일주일 간의 자신의 불찰을 인정하고 안 후보에게 정중하게 사과 의사를 표명하고 단일화 의지를 밝히며 회답을 기다리겠다고 했어야 한다”고 했다.
2022.02.27 I 김보겸 기자
민주당, 오늘 저녁 긴급의총…이재명표 정치개혁안 당론 추인
  • 민주당, 오늘 저녁 긴급의총…이재명표 정치개혁안 당론 추인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저녁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다당제 연합정치’ 구상이 담긴 정치개혁안의 당론 채택에 나선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이날 민주당에 따르면, 윤호중 원내대표는 전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27일 오후 8시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총을 열어 국민통합 정치개혁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니 반드시 참석해달라”는 공지문을 보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의총은) 전체적인 방향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관련된 법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특별한 이의가 없으면 당론 법안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승패와 관계없이 추진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며 “대선 지면 안 한다고 하면 진정성이 있겠나”라고 답했다. 민주당이 휴일 긴급 의총을 연 것은 지난 24일 송영길 대표가 발표한 정치개혁안에 대한 실행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혁안에는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여야정 정책협력위원회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등이 포함됐다. 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측이 줄곧 요구해온 내용으로, ‘반윤(반윤석열) 연대’를 통해 대선 승기를 잡아보려는 계산이 깔렸다.이와 관련, 안철수 후보는 지난 25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 주관 2차 TV 토론에서 “내가 그 당 내부 사정을 다른 분에 비해 비교적 잘 아는 편인데, 과연 의총을 통과할 것인가가 키(key)”라며 “진정성이 있다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의총에서 얼마든지 통과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내가 당론으로 확정해 의총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보여드리겠다”며 “그래야 정말 믿으실 것”이라고 답했다.
2022.02.27 I 이유림 기자
민주,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제명안' 대선 전 윤리특위 의결 방침
  • 민주,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제명안' 대선 전 윤리특위 의결 방침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미향 이상직 무소속 의원과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안을 대선 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에서 의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외위원장협의회 총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방송대 총동문회 지지 선언 직후 취재진과 만나 “오늘 의원총회에서 (윤리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표 의원이 말할 것”이라며 “제가 세게 빨리 (해야 한다), 특위 일정이 지지부진하냐고 강력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도 비협조적으로 하고 있는데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안은 윤리특위 소위 및 전체회의에 의결된 뒤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으로부터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윤리특위는 지난달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징계안을 상정했지만, 이후 지금까지 소위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윤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 1억여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것과 관련한 징계안이 발의돼 있다. 이 의원은 자녀가 소유한 이스타홀딩스 비상장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하지 않았다는 내용에 대한 징계안이 올라와 있다. 박 의원은 가족 회사가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주계약을 맺을 수 있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22.02.27 I 이유림 기자
윤석열 돌연 경북 일정 취소에…"그래도 지지" "安과 단일화 했으면"
  • 윤석열 돌연 경북 일정 취소에…"그래도 지지" "安과 단일화 했으면"
  • [영주=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경북 일정을 취소하자 윤 후보를 보기 위해 온 경북 시민들은 “어차피 지지할 생각”,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를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27일 오전 경북 영주시 번영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이 청년 유세단의 율동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다만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 해서 무조건 윤 후보를 뽑는 건 아니라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이날 오전 경북 영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윤 후보의 유세는 일정 취소로 중단됐다. 윤 후보를 보기 위해 유세장을 찾은 영주 주민 권진철(61)씨는 “우리는 어차피 정권교체 할 생각이니까 윤 후보가 안 오더라도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윤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문재인 정부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못 믿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권씨는 “특히 이 후보는 네거티브 공격은 안 한다면서 말을 뒤집더니 거짓말도 밥 먹듯 한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윤 후보가 이날 오후 서울에서 단일화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지자 그는 “개인적으로는 (안 후보와) 단일화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 내일(28일) 투표용지가 인쇄되니까 오늘 (단일화) 안 하면 유권자들이 헷갈린다”고 부연했다. 다른 70대 여성도 “안 후보와 윤 후보가 단일화 하면 좋겠다”며 거들었다. 다만 윤 후보에게 회의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유세장을 찾은 한 60대 여성은 “윤 후보가 안 와도 상관없다. 어차피 지지하지 않았다”며 “아무리 영주가 보수당 텃밭이라 해도 이번 선거는 누구를 뽑을 지 전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투표는 유권자의 권리라 하긴 할 생각이지만 막판까지도 고민할 것 같다”고 전했다.
2022.02.27 I 김보겸 기자
중국, 우크라 사태 안일했나…뒤늦은 자국민 철수에 ‘진땀’
  • 중국, 우크라 사태 안일했나…뒤늦은 자국민 철수에 ‘진땀’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 정부가 늦게 현지 자국민 철수 명령을 내리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판셴룽(範先榮)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는 27일 대사관 위챗(웨이신) 공식 계정에 올린 9시 49초 분량의 영상에서 “어떤 중국 동포가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서 ‘우리 대사가 이미 도망갔다는 말을 들었다. (수도) 키예프에 없다는 게 정말인가’라고 물었다”며 “오늘 내가 여러분과 화상으로 만나는 건 중국 대사가 여전히 키예프에 남아 있고 많은 동포들과 지금 함께 이 특수한 어려운 시기를 함께 마주하고 있다는 걸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다”고 말했다.사진=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관판 대사는 “중국 대사가 자신의 안위를 먼저 살피고 동포를 신경 쓰지 않는 건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여러분께 명확히 알려드린다”며 “이는 중국 대사의 품격이 아니고 중국공산당인(人)의 품격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판 대사는 급변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묘사한 후 “한동안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외출을 자제할 것, 현지인과 논쟁하지 말 것 등을 경고하면서 “모든 이들이 평안 무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판 대사는 특히 “현재 많은 이들이 귀국하고 싶어하는 걸 알고 있다”며 “정말로 오늘날 세계로 눈을 돌리면 중국만이 가장 안전하고 집안만이 가장 따뜻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재 모든 곳에 안전 조건이 확실히 갖춰진게 아니다”며 “공중에서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지상에서는 폭발과 총탄이 있고 양군 간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판 대사는 “그래서 우리는 안전을 기다렸다가 다시 움직일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기다림은 수동적이지 않다. 어떤 곳에 조건이 갖춰지는 지, 어떤 방식이 가장 안전한지 따라 우리는 움질 일 것”이라고 설명했다.판 대사는 아울러 “조국이 바로 뒤에 있고, 대사관이 옆에 있다”며 “우리 함께 노력해 현재 일시적인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덧붙였다.그동안 세계 각 국이 우크라이나에 있는 자국민을 철수하고 있음에도 중국 대사관은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일까지만해도 중국 대사관은 “각종 설이 나돌지만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대비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만 경고했다. 그러다 상황이 악화된 지난 22일에서야 긴급 공지문을 내고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정세에 중대한 변화가 일고 있다”고 인정했고,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한 24일부터 매일 같이 공지를 내고 전세기 운영 계획을 밝혔다. 운항 시기는 현지의 안전 상황에 따라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 대사관은 24일 “장거리 운전시 차량에 중국 국기를 부착하라”는 발언을 했다가 다음날에는 “중국인 신분이 드러나는 표식을 드러내지 말라”는 상반된 공지를 내면서 교민들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무역상과 유학생 등 중국인 6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한편 중국은 현지 교민을 귀국시킬 전세기 투입 계획을 밝히면서 탑승 대상에 중국과 홍콩, 마카오 여권 소지자뿐 아니라 대만인을 포함하며 논란을 만들었다.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의 추추이정(邱垂正) 대변인은 “외교부는 이미 (대만)교민의 안전한 철수 계획이 있다”며 “중국의 월권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2022.02.27 I 신정은 기자
TK 일정 취소 했던 윤석열, 오후 5시 포항서 유세 재개
  • TK 일정 취소 했던 윤석열, 오후 5시 포항서 유세 재개
  • [이데일리 송주오 김보겸 기자] TK 유세 일정을 전격 취소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7일 기자회견 후 포항유세에 복귀한다.지난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인사를 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이날 지역기자단에 “윤 후보는 오늘 포항 유세에 예정대로 참석한다”고 공지했다. 이날 포항 유세는 오후 5시에 북포항우체국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이에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한다. 이후 경북 포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윤 후보는 이날 TK 유세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 담판을 위한 행보로 관측했다. 이날이 투표용지 인쇄(28일)전 마지막 골든 타임이기 때문이다.윤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와 관련해 ‘노력하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을 내비치지 않았다.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에서 진행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에서 안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과 단일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직 열려있나”라고 묻자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심 후보의 같은 질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뭐하지만 저희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투표 전날까지도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는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고 있다”며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단일화를 분명하게 원하는 만큼 국민의힘에서는 충분히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안 후보는 이날 호남 유세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측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휴대폰을 못쓸 정도라며 “이러고도 같은 협상 파트너라고 생각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윤 후보 측 단일화 제안에 대해 “지금도 보시면 계속 연락이 오고 있다. 계속 여러가지 전화 폭탄, 문자 폭탄이 오고 있다. 휴대폰이 정말 뜨겁다”며 “이제 거의 2만통 정도 전화, 문자가 와 있다. 제 전화를 못 쓰게 만드는 행동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안 후보는 윤 후보 측이 대선 투표일 전까지 야권단일화와 관련해 노력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제가 이미 열흘 정도 전에 제안을 했고 철저하게 무시를 당했다”며 재차 선을 그었다.
2022.02.27 I 송주오 기자
“나를 키운 8할은 물음표였지”…큰 스승 이어령의 사유
  • “나를 키운 8할은 물음표였지”…큰 스승 이어령의 사유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너무 잘 돌아가기에 마치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바람개비.’ 2018년 작고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생전에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을 이렇게 비유했다.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이어령 전 장관은 인문학자, 대학교수, 언론인, 작가, 행정가, 비평가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하며 ‘시대의 지성’으로 불려왔다. 그는 ‘앉는 그 자리가 곧 강의실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박학다식했고, 달변가였다. 20대부터 60년여 동안 130여종이 넘는 책을 냈다. 큰 스승이 떠나갔다. 평생을 바쳐 세상에 이야기를 던진 이어령 선생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지난 2017년 암이 발견돼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고, 말기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생애 마지막에는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집필에 몰두했다. 말년의 그는 죽음에 대한 성찰을 공유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도록 했다.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지난해 8월25일 서울 종로구 영인문학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1933년(호적상으로는 1934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의 지성사에 한 획을 그은 큰 산이었다. 등장부터 범상치 않았다. 스물세 살 서울대 국문학과 졸업 무렵인 1956년 기성세대를 신랄하게 비판한 ‘우상의 파괴’로 문단을 뒤흔들며 나타났다. 1957년엔 ‘화전민 지대’를 발표하며 전쟁의 폐허 위에 새로운 창조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고 선언했다. 59년 문학의 사회 참여를 비판한 평문 ‘작가의 현실 참여’에서는 한국 문단을 다시 각성시켰다.1960년부터 언론계에서 당대 최고 논객으로 활약했다. 1960년 서울신문을 시작으로 1972년까지 한국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 주요 언론사 논설위원을 거쳤다. 고인이 논설위원으로 언론사에 처음 발탁될 때 불과 스물일곱이었다. 1966년 이화여대 강단에 선 이후 1989년까지 문리대학 교수, 1995∼2001년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를 지냈고, 2011년 명예교수가 됐다. 고인의 일은 문명비평, 문학창작뿐 아니라 문화기획까지 확장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개막식을 총지휘하며 여러 장면을 역사에 새겼다. 개회식에 등장한 ‘굴렁쇠 소년’도 고인의 어린 시절에서 착안한 것이었다. 노태우 정부 때는 신설된 문화부의 초대 장관(1990~1991)을 역임했다. 이때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을 설립했고,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하는 경복궁 복원계획을 수립했다. 80여년 평생 ‘이 시대 최고의 지성’, ‘말의 천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지난해 1월 출간된 인터뷰 책 ‘이어령, 80년 생각’(김민희 지음·위즈덤하우스)에서 이 전 장관은 “나를 키운 팔할은 ‘물음표’였다”고 했다. 지은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어령 선생은 “나는 천재가 아니여”라고 손사래까지 치며 부정을 표했다고 책은 전한다.“내 인생은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고 가는 삶이었어. 누가 나더러 ‘유식하다, 박식하다’고 할 때마다 거부감이 들지. 나는 궁금한 게 많았을 뿐이거든. 모든 사람이 당연하게 여겨도 나 스스로 납득이 안되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어.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오가는 것이 내 인생이고 그 사이에 하루하루의 삶이 있었지. 어제와 똑같은 삶은 용서할 수 없어. 그건 산 게 아니야. 관습적 삶을 반복하면 산 게 아니지.”선생의 마지막 사유는 죽음이었다. 그는 삶과 죽음에 대한 지적인 깨달음을 말년에 여럿 남겼다. 지난달 출간한 ‘메멘토 모리’(열림원)는 그의 생애 마지막 저서가 됐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1987년 별세 한달 전 가톨릭 신부에게 물은 24가지 질문에 병마와 싸우고 있던 고인이 자신의 관점으로 답한 책이다.그는 이 책에서 팬데믹 시대의 죽음에 관해 이런 사유를 전했다. “죽음이라는 것이 바이러스, 질병을 통해 개개인의 마음속에 들어와 경험하게 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더라도 죽음이 자기 일로 비치기 시작한 것이죠. 죽음을 통해 황폐화된 개인을 응시하게 된 겁니다. 이 죽음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두고 볼 일이지.”, “이모털(immortal·죽지 않는)한 존재는 하나님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거지. 생명이라는 것은 다 죽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메멘토 모리를 다시 깨닫게 된 겁니다.”고인에게 죽음은 하나의 탐구 대상이었다. “생명이지. 나에게뿐 아니라 오늘날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도 해요. 생명 자체가 목적이고, 찬란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지. 고통마저도 생명에겐 아름다운 거예요. 죽은 사람이 무슨 고통이 있겠어. 우리가 마지막으로 믿을 수 있는 건, 온 우주에 단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승리인 생명력이에요. 어떤 절망의 시대에도 생명의 힘은 놓치지 않았으면 해.”(책 ‘이어령, 80년 생각’ 중).나라의 지성 이어령 선생은 26일 오후 1시경 잠들어 있던 중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일 오전 8시 30분이다. 장례는 5일간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엄수된다.
2022.02.27 I 김미경 기자
윤석열, 유세 일정 취소…안철수와 단일화 `담판` 시도할 듯
  • [속보]윤석열, 유세 일정 취소…안철수와 단일화 `담판` 시도할 듯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투표용지 인쇄 전 마지막 날인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담판을 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홈플러스 신도림점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은 이날 공지를 통해 “윤 후보가 오늘 사정상 유세에 참석하지 못함을 알려드린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이전 주말 깜짝 회동할 것으로 관측해왔다. 전날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성사는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28일) 전 마지막 날인 이날 재차 안 후보와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에서 진행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에서 안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과 단일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직 열려있나”라고 묻자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심 후보의 같은 질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뭐하지만 저희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투표 전날까지도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는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고 있다”며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단일화를 분명하게 원하는 만큼 국민의힘에서는 충분히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더불어민주당도 안 후보를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다당제 연합정치’ 구상이 담긴 정치개혁안의 당론 채택을 위해 긴급 의원총회를 연다. 이번 의총은 ‘캐스팅보트’를 쥔 안 후보를 향한 공개 메시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안 후보는 지난 토론에서 이같은 내용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요구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당론으로 확정해 의총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그래야 정말 믿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2022.02.27 I 송주오 기자
이재명, 초대 문화부 장관 이어령 별세에 조문…"존경하던 분"
  • 이재명, 초대 문화부 장관 이어령 별세에 조문…"존경하던 분"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6일 초대 문화부 장관인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홍정민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가 오후 7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전 장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이 후보가 유가족분들을 만나 위로를 전하며 평소에 존경하는 분이었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유가족께서 이 전 장관이 평안히 가셨다고 화답했다”고 했다.홍 대변인은 이 전 장관과 이 후보 사이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홍 대변인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성남시에 강연을 오신 이 전 장관을 처음 뵙게 됐고 이후 인사를 드리며 교류해 왔다”며 “이 전 장관이 이 후보에게 종종 조언을 주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이 전 장관이) 오늘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이 후보는)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우리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는 이 전 장관은 이날 투병 끝에 향년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2017년 암이 발견돼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다. 말기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생애 마지막에는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집필에 몰두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는 5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2022.02.26 I 배진솔 기자
이재명에 "빵빵빵" 울린 `드라이브 인`유세…"축제같다" 반응
  • [르포]이재명에 "빵빵빵" 울린 `드라이브 인`유세…"축제같다" 반응
  • [파주=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나를 위해! 빵빵빵! 파주를 위해! 빵빵빵! 대한민국을 위해! 빵빵빵!”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평화누리주차장에서 열린 ‘평화로 드라이브 인!’ 파주 드라이브인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26일 오전 12시 경기도 파주누리주차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도 파주 문산읍에서 ‘평화로 드라이브 인!’ 유세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400여 대의 차량이 모였다. 드라이브 인 유세는 이 후보는 야외에서 유세를 하고 지지자들은 청취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널찍한 주차장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국내 대선 최초 유세 방식이다. 약 오전 10시 30분부터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이 후보가 현장에 나타난 오후 1시 40분쯤엔 주차장이 파란 풍선을 단 차량으로 가득 찼다. 옆 버스 차고지를 포함해 총 800여대가 들어올 수 있는데, 이 후보가 도착했을 땐 그 수를 모두 채운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겨울 끝자락이라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에 바람도 많이 불어 지지자들은 앞으로 달려 나왔다가 차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대부분 차 안에 창문을 내려 이 후보의 목소리를 들으며 유튜브를 틀거나 라디오를 틀고 있는 분위기다. 유세 현장에는 유독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그동안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유세 현장에 직접 와보지 못한 분들이었다. 또 커플 패딩을 입은 부부, 반려견을 안고 있는 엄마, 딸의 손을 잡고 온 가족들도 보였다. 이들은 “축제 현장 같다”,“정말 참신하다”며 입을 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도 파주 누리주차장에서 연 ‘파주 드라이브 인’ 유세에 반려견과 구경나온 파주 시민 (사진=배진솔기자)반려견과 함께 유세 현장은 찾은 조원화(50)씨는 코로나19 감염 걱정에 유세 현장에는 한번도 가보지 못하다가 차 안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해 강아지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한다. 조씨는 “중학생 아들이 있어서 아무래도 더 조심하게 되니 밖에 안 나오게 되는데 오늘 신랑도 가보자 그래서 애기들(강아지들) 데리고 나왔다”며 “어제 토론도 보고 투표 일이 다가오니 잘 들어보고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 뽑을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주에서 나고 자란 이해승(58)씨는 개인택시 차량을 끌고 나왔다. 이씨는 “이재명을 열렬히 지지하는 한 사람이다”라며 “너무 참신하다. 우리가 영화를 야외 영화관에서 보면 행복하듯이 좋아하는 사람을 차 안에서 보는건 가슴 벅차는 일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거리두기로 모이는 것을 꺼려하는데 차안에 있으니까 또 아늑하고 좋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도 파주 누리주차장에서 연 ‘파주 드라이브 인’ 유세에서 지지자가 선루프를 열고 연호하고 있다. (사진=배진솔기자)이재명 후보 로고송인 이연자의 아모르파티가 흘러나오자 박자에 맞춰 전조등이 깜빡 깜빡했다. `이재명` 가사가 나올 땐 `빵빵빵` 경적을 울리며 반응했다. 선루프 위로 올라와 파란 풍선을 흔드는 지지자도 보였다. 딸과 함께 유세 현장에 찾은 남금옥(53)씨는 “계속 유튜브로 유세 방송을 보다가 자동차로 한다고 해서 남편이랑 딸이랑 같이 왔다. 아이도 와보고 싶어했다”라며 “직접 와보니 축제 현장같다”고 했다. 거리두기를 지켜 차량들 사이사이도 공간이 많은 덕분에 아이는 밖으로 나와 파란 풍선을 흔들며 유세를 즐기고 있었다. 아내와 커플 패딩을 입고 온 이모씨(34)도 “저번에 다른 곳에서 좁은 곳에서 해서 사람이 많아서 못갔다. 코로나를 조심할 수 있고 피해도 덜 가니까 안심이 돼서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후보가 유세 연설을 하는 약 30분 가량 경적을 울리고, 불빛을 보내며 화답했다.
2022.02.26 I 배진솔 기자
기차, 어느 칸인들 어떠랴…풍광이 다른 것도 아닌데<25>
  • 기차, 어느 칸인들 어떠랴…풍광이 다른 것도 아닌데[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25>
  • 윌리엄 터너의 ‘비, 증기, 그리고 속도’(1843∼1844). 철도를 주제로 한 그림으론 선구자 격이다. 19세기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등장한 증기기관차에 깊은 인상을 받은 터너가 런던 템스강을 건너는 기차를 ‘순간포착’했다. 기차의 형체를 세세히 묘사하기보다 기차 자체가 변화시키는 빛·대기·속도를 포착한 묘사가 독창적이다. 캔버스에 유채, 91×122㎝,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큐레이터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윤희 큐레이터·미술평론가] 이제 기차는 ‘칙칙폭폭’ 하며 달리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 기차장난감을 쥐어줄 땐 아직도 ‘칙칙폭폭 빽~’ 하는 소리를 들려준다. 고속열차가 날아다니는 21세기에도 역사의 유물로 사라진 증기기관차가 증기를 내뿜으며 달릴 때 내는 그 소리는 여전히 사람들 마음속에 울리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19세기 증기기관차의 등장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수많은 사람과 화물을 한꺼번에 옮길 수 있는 거대한 위용은 이미 시작된 산업혁명을 가속화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 한계도 확장시켰다. 이곳에서 저곳까지 며칠씩 걸렸던 거리를 단 하루만에 갈 수 있다면 생각의 범위와 과정 역시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무엇보다 속도, 인간이 걷거나 뛰어서는, 혹은 마차를 타더라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기차의 속도는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그래서 19세기 사람들은 기차가 달리는 것을 구경하거나 기차역에서 기차가 오가는 것을 바라보는 일을 일종의 여가로 즐기기도 했다. 기차를 타고 먼 곳으로 간다면 다른 인생이 시작될 것인가, 빠른 기차에 앉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등을 상상하며 백일몽을 꾸는 것도 그 시대의 취미생활이었다. 영국 화가 윌리엄 터너(1775∼1851)는 1843년 그레이트 웨스턴 철도(GWR)의 기차 일등석을 타고 창밖으로 머리를 한껏 내민 채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봤다. 마침 안개가 낀 습한 날이었다고 한다. 기차가 내뿜는 증기와 안개가 뒤섞이며 대기는 혼란스럽고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은 머리카락을 헤집어 놓았을 것이다. 터너는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비, 증기, 그리고 속도’(1843~1844)를 그렸다. 이 그림은 첫눈에는 추상화처럼 보일 정도로 알아볼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은 한곳을 향할 수밖에 없는데, 철길을 밟고 달리는 기차가 바로 화면 오른쪽에서 돌진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의 제목처럼 이 화면의 주인공은 기차가 지나면서 만들어내는 대기의 혼란인 것처럼 보인다. 툭툭 끊어지는 붓자국으로 형상화한 잿빛과 황금빛 공기는 석탄을 연료로 한 기관차가 내뿜는 매연일지도 모르겠다. ◇안개 자욱한 날, 기차가 내뿜는 황금빛흐릿하나마 그림에는 두 개의 다리가 있다. 깊은 원근법을 적용한 화면 오른쪽에는 철길이 놓인 다리가, 왼쪽에는 고대 로마시대 양식으로 보이는 옛 다리가 보인다. 얼룩으로 가득찬 것 같은 화면 속에서도 옛 다리는 아치형 벽돌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게 그려져 있다. 마치 옛것과 새것을 대비하려는 것처럼 옛 다리는 저 멀리 소실점으로 사라지는 듯이 보이고, 새 다리는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림의 또 다른 비밀은 다리와 다리 사이에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지만, 양산을 쓰고 나룻배에 탄 사람들도 있고, 지나가는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드는 한무리의 사람도 숨어 있는 것이다. 요즘이야 지나가는 기차가 신기한 일도 아니고, 기차 안에 탄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 일도 없지만, 예전에는 모르는 이들이 탄 기차에라도 열심히 손을 흔들어줬다. 아쉬워서도 아니고 반가워서도 아니고, 기차를 보면 그냥 신이 났기 때문인 것 같다. 앞으로 인간이 더 좋은 세상에서 살 것 같다는, 우리의 앞날에 희망이 비친다는 막연한 마음이었을까. 윌리엄 터너의 ‘비, 증기, 그리고 속도’(1843∼1844)의 디테일. 기차가 달리는 철길 다리와 다리 사이에 숨어 있는 두 가지 풍경이다. 양산을 쓰고 나룻배에 탄 사람들(왼쪽)과 지나가는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드는 한무리의 사람들.기차에 열광했던 것은 터너만이 아니었다.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 역시 오고 가는 기차에 심취했다. 그는 파리 생 라자르역에 허락을 구하고 그곳에서 ‘노르망디 기차의 도착, 생 라자르역’(1877)을 포함해 무려 12점의 그림을 그렸다. 생 라자르역은 유리 천장을 가진 철골구조의 건물로 당시로선 첨단의 외관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천장을 통해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기차노선이 한둘도 아니고 열네 개에 이르는 대형 기차역이었기에 출발하는 기차와 도착하는 기차를 하루종일 볼 수도 있었다. 모네는 증기기관차가 내뿜는 열기와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하늘빛을 그대로 투과하는 기차역의 혼란스러운 풍경에서 동시대를 읽었다. 모네의 눈으로 본 기차와 기차역은 분명 시대의 새로운 풍경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잡다한 인간사는 그저 한두 번의 붓질로 ‘사람들이 이 풍경에 함께 있음’ 정도로만 표현하는 게 다반사였다. 클로드 모네의 ‘노르망디 기차의 도착, 생 라자르역’(1877). 1876∼1878년 모네가 ‘생 라자르역’과 그 주변 풍경으로 완성한 12점의 연작 중 한 점이다. 기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공간으로서의 기차역보다는 ‘기차’란 신문물이 만든 동적인 분위기를 ‘인상적으로’ 그렸다. 캔버스에 유채, 59.6×80.2㎝, 미국 시카고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 소장.◇기차, 근대화의 상징이자 불평등의 상징으로대신 기차가 오가는 풍경을 홀린 듯이 바라보는 ‘사람’을 표현했던 화가는 귀스타브 카유보트(1848∼1894)였다. 그의 ‘유럽의 다리’(1876)에서는 생 라자르역사로 연결된 신축 철교 위에서 기차가 지나다니는 것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새 시대의 철교에서 턱을 괴고 저 멀리 증기를 내뿜으며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난간에 기대고 선 남성 외에도 다리를 따라 몇몇이 더 보인다. 한가롭게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오늘날과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귀족신분제가 위력을 잃고 부르주아 시민사회가 건설되면서 자금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이른바 ‘여가’를 즐기게 된 것이다. 턱을 괸 채 하릴없이 기차가 오가는 것을 구경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는 남성은 시간 가는 것을 촘촘히 헤아리지 않아도 될 만큼 여유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는 또 언젠가 생 라자르역에서 기차를 타고 프랑스 북서부를 여행하리라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과연 기차의 어느 칸에 탑승할 것인가.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유럽의 다리’(1876). 고전적인 규범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파리의 모습 그대로를 테마로 한 카유보트의 이른바 ‘다리’ 연작 중 한 점이다. 길 위 풍경에 관심이 많아 넓은 거리와 광장, 다리, 무엇보다 그 전경을 배경으로 삼은 사람들을 다양하게 그려냈다. 덕분에 그의 작품들에선 19세기 변화하는 파리가 한눈에 보인다. ‘유럽의 다리’는 기차가 등장하지 않는 ‘기차가 오가는 풍경’으로 그려졌다. 캔버스에 유채, 125×181㎝, 스위스 제네바 프티팔레컬렉션.당시 기차는 일등 객실, 이등 객실, 삼등 객실을 구분했는데, 이처럼 각기 다른 기차 내 풍경에 관심을 가진 이는 오노레 도미에(1808∼1879)였다. 그는 일등 칸에 탄 사람들이 넉넉한 자리를 차지하고 여유 있게 풍경을 바라보거나 신문을 읽는 모습도 그렸고, 삼등 칸을 오르며 자리를 차지하려 다툼을 벌이는 장면도 그렸다. 터너와 모네, 카유보트 등이 다소 낭만적으로 기차와 기차역, 기차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그릴 때, 도미에는 신분에 따라 기차의 객실이 나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도미에의 ‘삼등 열차’(1862∼1864)에서는 객실에 빼곡히 앉은, 지치고 피곤한 사람들이 보인다. 입성이 허름해 보이는 젊은 여인은 아기를 품에 안고, 머릿수건을 둘러쓴 노인은 아마도 먹을거리가 들어 있을 바구니를 소중하게 붙들고 있다. 그들 옆의 어린 소년은 노인에게 기대 잠들어 있고, 이고 가야 할 짐이 들었을 법한 나무상자도 보인다. 당시 기차의 삼등칸은 시골에서 도시로 일자리를 구하러 가는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이들에게서는 차창 밖 풍경의 낭만이나 여행의 즐거움 따윈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이 기차가 데려다 줄 낯선 곳에서의 다음 인생을 굳세게 살기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노레 도미에 ‘삼등 열차’(1862∼1864). 산업혁명이 함께 밀고온 자본주의 사회는 기차 안에서 시작됐고, 도미에는 그 지점을 잘 잡아냈다. 빈부격차에서 비롯된 서민들의 박탈감, 노동의 고단함이 절절하게 배인 허름한 열차객실 풍경을 암울하고 쓸쓸한 갈색톤으로 진하게 녹여냈다. 캔버스에 유채, 64.5×90.2㎝,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기차가 신문물이던 때는 한참 전에 지났다. 지금 우리는 19세기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세계의 입구에 또 서 있다. 이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공간 속에서 서로 이야기하고, 마음을 전하고, 일거리를 주고받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는 ‘메타’ 공간이 우리 삶을 바꿀 것이라고 하니 하루하루 사는 것이 한 걸음씩 뒤쳐지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미래를 맞게 될지 일단 구경을 해 봐야지, 달리는 기차를 보며 신나서 손을 흔들던 사람들처럼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믿어볼 수밖에. 일등칸이든 삼등칸이든 주어진 자리에 앉아 다가오는 풍경이 얼마나 새로울지 호기심을 잃지 않고 기대해보기로 한다. △이윤희 큐레이터는… 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해외여행 자유화 덕분에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누구나 들렀던 어느 미술관에서 뜻밖에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그 수많은 작품을 설명하는 언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등을 거치며 오래전 그 렘브란트의 감동을 현장으로 옮겼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 ‘여성의 눈으로 보는 미술 키워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2022.02.26 I 오현주 기자
뚱뚱하면 치매에 더 잘 걸릴까
  • 뚱뚱하면 치매에 더 잘 걸릴까 [조성진 박사의 엉뚱한 뇌 이야기]
  • 조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뇌 이야기를 합니다. 뇌는 1.4 키로그램의 작은 용적이지만 나를 지배하고 완벽한 듯하나 불완전하기도 합니다. 뇌를 전공한 의사의 시각으로, 더 건강해지기 위해, 조금 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어떻게 뇌를 이해해야 하고, 나와 다른 뇌를 가진 타인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함께 탐구해보겠습니다. 일주일 한번 토요일에 찾아뵙습니다.[조성진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인류 역사적으로 인간의 뇌가 진화하게 된 결정적 이유로 ‘불의 발견’을 꼽는다. 불을 이용하여 고기를 익혀 먹기 시작해서 소화기관으로의 과다한 혈액 공급을 줄일 수 있었고, 장의 길이도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뇌로 혈류가 많이 갈 수 있게 되어 뇌 발달을 촉진시켰다는 이론이다. 그 이후 연구자들은 뇌의 크기가 건강과 기능을 결정지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으나 뇌 크기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서는 연구가 미미하였다.비만과 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하나의 연구로 영국의 마크 해머 교수는 체지방이 뇌 크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비만한 사람에서 뇌의 크기가 작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MRI 스캔을 사용하여 뇌의 크기를 계산하고 백질과 회질의 부피를 조사했는데 BMI가 30 이상인 사람들에서 뇌 부피가 가장 적었고, 뇌량의 크기도 작았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중년의 비만은 뇌 수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였으나 비만이 뇌의 부피를 변화시키는 것 인지, 아니면 뇌 구조의 이상으로 비만이 발생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하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 복잡한 사고, 계획 그리고 자제 능력에 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이 비만과 체중증가를 일으킬 수 있는 과식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에서 활동이 떨어진다고 하였다. 즉 비만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인지 저하와 치매의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특히 내장 지방은 대사 질환의 위험요소로 알려져 있고 전신적인 경도의 염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체지방 분포 차이가 뇌 형태학적 구조의 차이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필요하다. 음식을 먹을 때 뇌의 포만 중추에 의해 배부름을 느끼며 과식을 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과정은 장내분비 세포에서 호르몬을 혈류로 보내 뇌의 포만 중추에 신호를 보내는 체계를 이루고 있는데, 장내분비 세포의 감소가 되면 포만 호르몬 방출을 감소시켜 과식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만은 결국 에너지의 불균형이다.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 비만이 발생하는 것인데 우리는 단순히 음식 섭취에 대한 자제력과 의지의 부족이라 생각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며 대사 요인과 관련이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13년 미국의사협회에서 비만은 공식적인 질병으로 인정되었는데, 비만이 단순히 운동이 부족하고 과식의 결과에 의한 것이 아니라 대사 요인에 의한 신체 기능을 손상 시키는 질병에 해당하는 의학적 기준에 부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사람의 키와 체중을 기반으로 하는 체질량지수(BMI)는 사실 근육량, 골밀도, 전체체성분, 인종 및 성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부정확한 지수 임에도 오늘날 BMI가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BMI가 30 이상인 사람은 당뇨병, 암, 심뇌혈관질환, 골관절염, 간 및 담낭 질환의 발병위험이 상당히 높다. 이는 조기 사망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BMI의 가장 큰 결점은 사람의 체지방 대 근육 함량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근육의 무게는 지방보다 무겁다. 따라서 BMI는 필연적으로 근육질의 운동선수를 실제 보다 뚱뚱하게 분류하는 오류를 번하게 된다. 그래서 BMI보다 허리-신장 비율이 심혈관 질환 발병의 더 우수한 예측 인자로 알려지게 되었고, 허리 둘레를 키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이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고 하였다. 예를 들면 키가 180cm 인 사람은 허리둘레가 90cm (35.4 인치) 이하로 줄이는 것을 추천한다. 세계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 멕시코, 뉴질랜드, 호주, 영국, 캐나다, 아일랜드 순이다. 멕시코를 제외한 가장 뚱뚱한 국가들은 모두 공교롭게도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이다. 사실 언어와 비만과 연관성은 없지만, 한가지 이론은 모두 미국식 생활 방식으로 인해 비만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어디든지 운전하고, 저녁에 TV 시청을 하며 간식을 먹고, 패스트푸드 등을 먹는 것들이 공통적으로 비만을 일으키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한국의 비만율은 OECD 국가 중 두번째로 낮지만 일본에 이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4%가 고도 비만이며, 30%가 과체중이라고 한다. 여성은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과체중이 줄어들지만, 남성은 사회경제적 또는 학문적 수준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단 부모 중에 한명이라도 비만이 있는 경우 자식이 비만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는 3배, 여아는 6배 이상 비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뇌를 위해 자식을 위해 그리고 노년의 치매 예방을 위해 허리둘레를 줄이는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하겠다.
2022.02.26 I 노희준 기자
한미, 용산기지 16.5만㎡과 캠프 레드클라우드 반환 합의(종합)
  • 한미, 용산기지 16.5만㎡과 캠프 레드클라우드 반환 합의(종합)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한미가 용산 미군 기지의 16만 5000㎡ 부지와 캠프 레드클라우드 기지를 반환하는 데 합의했다. 한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장인 임상우 외교부 북미국장과 스콧 플로이스 주한 미군 부사령관은 25일 유선 협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SOFA합동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이번에 반환이 결정된 부지는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의 숙소와 업무시설이다. 지난해 미국이 돌려준 5만㎡ 남짓 부지까지 합하면 전체 반환 부지(203만㎡)의 10% 남짓의 부지가 반환이 결정됐다.앞서 한미는 용산 미군기지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0만㎡ 부지를 올해 초까지 반환하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번에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양측은 올해 상반기까지 상당한 규모의 용산기지 반환을 완료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윤창렬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용산기지는 사용 중인 대규모 기지로서 기지 내 구역별로 상황과 여건이 달라 단계적으로 반환받는 것으로 미측과 협의해왔다”며 “오늘 16만 5000㎡를 우선 반환받고 올해 상반기 중 관련 절차를 거쳐 상당한 규모를 추가로 반환받도록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우리나라 최초 국가공원이 될 용선공원 조성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의정부 도심에 위치한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의정부시에서 e커머스 물류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또 캠프 스탠리 취수장(1000㎡)를 반환받아 이로 인해 의정부 부용천의 수해예방을 위한 하천 정비사업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오염 정화 책임과 관련해서는 양측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SOFA 4조 1항은 미국 정부가 미국 기지 시설과 부지를 반환할 때 원 상태로 복원하거나 복원 비용을 배상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우리 정부는 SOFA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에 따라 KISE(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알려진 오염)에 해당하는 오염은 미국이 정화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일단 우리 정부가 환경 정화 비용을 우리가 일단 부담하고 오염 정화 문제를 추후 협의한다는 방침이지만, SOFA가 개정되지 않는 한 미국 측이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은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한미 양측은 미군기지를 보다 깨끗하고 안전하게 유지 관리하는 데 의견을 모으고 사용 중인 기지의 환경관리 강화에 역점을 두고 지속적인 협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 그 결과 미군기지의 평시 환경정보 공유, 사고 발생시 한미대응체계 개선, 미군기지 접근 절차 구체화 등에 합의해 이를 SOFA 환경 문서에 반영했다.이번 조치로 반환 대상 미군기지 80개 중 69개 기지가 반환됐고 용산 기지 나머지 구역을 포함해 11개 기지가 남아 있는 상황있다. 현재까지 국방부에서 정화 완료한 기지는 17개 기지로 정화 비용으로 약 2156억 5000만원이 소요됐다.
2022.02.25 I 정다슬 기자
'박재범 소주' 궁금해...'원소주' 출시 첫날 오픈런 북새통
  • [르포]'박재범 소주' 궁금해...'원소주' 출시 첫날 오픈런 북새통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금일 ‘원소주’ 구매를 위한 웨이팅 시스템 접수는 마감됐습니다. 고객님들의 깊은 양해 부탁드립니다.”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중앙 에스컬레이터로 나서자마자 수백 명의 동시 인파가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이른바 ‘박재범 소주’로 기대를 모았던 ‘원소주’(WONSOJU)를 공식 출시하는 팝업스토어가 이날 이곳에서 처음 문을 열면서다.▲25일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마련된 ‘원소주’(WONSOJU) 팝업스토어에서 이날 공식 출시에 따른 제품 첫 구매를 위해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리며 긴 줄을 서고 있다. 원소주는 원스피리츠 대표 겸 가수 박재범이 선보인 전통 증류식 소주다.(사진=김범준 기자)이날 더현대 서울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 30분 이전부터 정문 앞에는 100여명의 인파가 장사진을 이뤘다. ‘원소주’ 첫 판매에 맞춰 손에 넣으려는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소위 ‘오픈 런(판매 시작과 동시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당일 입장 예약을 시작하자 대기번호는 순식간에 400번대를 돌파했다. 당일 입장을 위한 순서 예약은 현장 태블릿PC와 무인 키오스크, 현대식품관 투홈 앱 등 3개 채널을 연동해 동시 오픈했다.이날 낮 12시 19세 이상 성인 일반 소비자 대상 원소주 판매 시작 이전에 이미 대기번호 1000번 이상을 빠르게 돌파하며 팝업스토어 입장을 위한 예약 서버가 폭주했다. 운영 측은 행사장 안정을 위해 잠시 서버와 키오스크를 폐쇄했다가 이날 오후 1시쯤 다시 예약 접수를 시작했지만 또다시 인파가 몰리며 금세 누적 대기번호 3000번 이상을 돌파했다.당일 수용 가능 인원 수준을 넘어서자 결국 원소주 제조·판매사 원스피리츠는 이날 입장 예약을 조기 종료했다. 앞 번호를 받아 일찍 입장한 한 소비자는 혼자서 100병을 구매해가는 등 사재기와 조기 품절 징후가 보이면서 결국 이날 부랴부랴 ‘1인당 12병’ 구매 제한을 뒀다. 원스피리츠 측은 첫날 판매량을 보고 다음 날부터 12병보다 더 적은 구매 제한을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팝업 스토어 운영 기간 동안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에서다.▲25일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마련된 ‘원소주’(WONSOJU) 팝업스토어 내·외부 모습. 원스피리츠는 첫날 수많은 인파로 웨이팅이 몰리면서 이날 오후 1시쯤 입장 및 판매를 위한 예약 접수를 조기 마감했다.(사진=김범준 기자)운영 측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많은 인파가 몰린 이유는 비단 원스피리츠 대표 겸 가수 박재범(Jay Park)을 보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박재범과 그의 지인 그레이, 쌈디, 박재범, 로꼬, DJ펌킨은 이날 오전 원소주 팝업 스토어 오픈 행사에 참석해 미디어 포토타임을 가지고 돌아갔지만 이후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은 더욱 몰렸다.일명 ‘박재범 소주’로 입소문을 탄 원소주가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일주일간 이곳 더현대 서울 팝업 스토어에서만 판매된다. 쉽게 구할 수 없다는 희소성과 가장 먼저 구매했다는 자기 만족감, 유명 연예인이 만든 술이라는 호기심 등이 젊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소장 욕구를 자극시키면서 결국 오픈런 북새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한 30대 남성 직장인은 “오늘 연차를 내고 개점 전부터 줄 서서 오픈런해 대기번호 214번을 받고 2시간 정도 기다렸다”며 “원소주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있었고 주변 지인들의 부탁도 받아 첫 구매를 하고 싶었다”고 구매 소감을 밝혔다. 이 남성은 이날 1인당 최대 구매 가능 수량인 원소주(375㎖·개당 1만4900원) 12병을 구매하고 카드로 17만8800원을 결제했다.이날 이곳을 찾은 소비자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원소주를 1병부터 12병까지 다양하게 구매해 갔다. 가정에서 분위기 있는 홈술(집에서 음주)을 위해 전용잔(개당 2만5000원)을 함께 구매해 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팝업 스토어 한편에 마련된 ‘칵테일 바’에서 박재범의 레시피로 알려진 탄산수 페리에와 라임 등을 넣은 아이스 칵테일 ‘원 밀리언’ 혹은 시나몬 스틱과 애플 시럽 등을 섞은 핫 칵테일 ‘원 토디’를 맛보거나, 구매 시 기념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매틱 존을 이용하며 즐기기도 했다.▲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마련한 팝업스토어에 ‘원소주’(WONSOJU) 제품이 진열된 모습.(사진=원스피리츠)원소주는 원스피리츠가 선보인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브랜드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로 글로벌 시장 확장이라는 목표를 두고 출시했다.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첨가물 없이 감압증류 방식으로 제조해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과 풍미를 자랑한다. 장인이 직접 만든 옹기에 숙성해 한층 더 부드러운 맛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다. 알코올 도수는 22도다.원스피리츠 관계자는 “원소주의 원은 하나의 원(ONE), 승리했다는 의미인 원(WON) 그리고 소망을 뜻하는 원(Want)의 3가지 의미를 담았다”며 “한국산 프리미엄 전통주로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3월 말부터 자사몰 등을 통한 온라인 판매도 시작하며 가정용 주류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현행법상 일반 주류가 아닌 지역 전통주는 온라인 통신 판매가 가능하다. 원스피리츠는 강원 원주시에 양조장과 사업장을 두고 있다.
2022.02.25 I 김범준 기자
1000km달려 우크라 탈출한 교민…"겁나고, 너무 무서웠다"
  • 1000km달려 우크라 탈출한 교민…"겁나고, 너무 무서웠다"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막상 전쟁이 시작되니까 머리가 핑 돌았습니다”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후 육로로 폴란드 국경을 처음 통과한 교민이 공포에 휩싸인 현지 분위기에 대해 전했다.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교민 A씨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서 살다 육로로 1000㎞를 달려 서부 리비우로 피신했다가, 이날 새벽 80㎞를 더 달려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를 통과했다.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 공격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지하철역 승강장이 짐과 가방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사진=키예프 AFP=연합뉴스)A씨는 “그동안 쌓아온 기반을 버려야 하는 게 가장 힘들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정말 사태가 심각해져서 폴란드로 대피하기로 했다”며 “실제로 닥치기 전까지는 체감이 안 됐지만, 막상 전쟁이 시작되니까 머리가 핑 돌았다”고 전했다.이어 “공습이나 폭발 등 잔인한 장면이 공개되니까 그때부터 정신이 혼미해진 것 같다”면서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겁도 너무 나고, 너무 무서워서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전날 오후 4시경 리비우를 출발한 그는 2시간여 만에 폴란드 국경에 도착했지만, 차량과 인파가 몰려 4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겨우 메디카 국경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었다.육로로 폴란드 국경을 첫 통과한 교민 A씨(사진=연합뉴스)또 육로 635km를 달려 폴란드 코르쵸바 국경검문소 통과를 앞두고 있는 무역업체 대표 B씨의 사연도 전해졌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자동차를 타고 우크아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출발했다.B씨는 “국경에 다다르니 마음이 놓이는 측면이 있지만 오면서 ‘총소리가 들렸다, 포탄이 떨어졌다, 누구 집이 어떻게 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동시에 러시아의 공격을 당하면서 키예프 시내에 5∼6차례 폭발음이 난 뒤 공습사이렌이 울리자 다들 패닉상태에 빠졌다고 덧붙였다.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시위대가 ‘전쟁 안 돼!’라고 쓰인 팻말 등을 들고 반전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상트페테르부르크 EPA=연합뉴스)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 군사작전 개시 선언과 동시에 전날 새벽 5시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곳곳이 포격 당했다.이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현안보고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현지시간 24일 저녁 6시 기준으로 우리 국민 64명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 키예프의 국경수비대 시(사진=로이터 연합뉴스)이어 이들 중 출국을 희망하는 36명에 대해 철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8명은 잔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크림반도 지역 교민 10명과 주재 공관원 21명을 제외한 숫자다. 한편 러시아는 수도 점거를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톤 헤라쉬센코 우크라이나 내무부장관 고문은 이날 “이날 늦게 수도 키예프에 러시아군이 탱크로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쟁 중 가장 힘든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2.02.25 I 권혜미 기자
배수구에 버려진 '대장동 문건'?..."입수자는 고속도로 작업반"
  • 배수구에 버려진 '대장동 문건'?..."입수자는 고속도로 작업반"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고속도로에 버려진 ‘대장동 문건’을 입수했다는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은 “당초 입수자는 고속도로 작업반 종사자”라고 밝혔다.원 본부장은 2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지난 13일에서 14일께 안양-성남 간 제2경인고속도로 분당 출구 부근 배수구에 버려진 대장동 문건 보따리를 입수했다고 밝혔다.여기에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전략사업팀장 정민용 변호사의 명함과 원천징수영수증, 자필 메모 등은 물론, 대장동 개발 결재 문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 및 재판 대응 문건도 다수 포함됐다는 게 원 본부장의 주장이다.국민의힘은 지난 13~14일께 제2경인고속도로 출구 부근 배수구에 버려진 대장동 관련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사진=국민의힘)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 변호사가 이 후보와 독대해 결재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대장동-공단 분리 개발 보고서’를 비롯해 문건 3건이 공개했다..그러면서 “검찰이 고속도로 달리는 차 안에서 배수구로 던져놓은 대장동 핵심 문서 보따리를 찾지도 못하고 찾으려 하지도 않았다”며 전면 재수사를 촉구했다.원 본부장은 기자회견 뒤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에서 같은 문서의 사본을 압수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검찰에선 오늘 공개된 문서 3종을 압수해, 그 중 2개가 재판에 제출됐다고 밝혔으니 그 진위는 검찰에 확인할 사항”이라며 “분리 개발 승인이 결재된 문서의 존재는 알려져 있었으나 내용 공개는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또 정 변호사가 이 후보를 직접 대면한 정황의 핵심 근거에 대해 “대면 보고를 위한 정 변호사의 준비자료가 이번 보따리에 들어있고, 곧 공개할 예정”이라며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 서류인데, 단순 경유 절차만 거치는 서면심의로 결재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문건 입수 경위에 대해선 “당초 입수자는 고속도로 작업반 종사자로 알고 있다”며 “정민용의 자필 원본 문서와 메모가 다수 들어있다”고 했다.사진=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 페이스북원 본부장은 이번 문건과 관련해 “민주당, 조작이라고 물타기 하는데 그래 봐야 소용없는 게 버린 사람, 정민용이 안다. 정민용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미 입수한 문건이고 재판 증거로 제출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이날 원 본부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한 3개의 문건은 수사팀이 지난해 압수했고, 이 가운데 공소사실과 관련 있는 2건은 재판 증거로 냈다고 밝혔다.검찰은 “관련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 밖의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문건 주인으로 지목된 정 변호사는 이날 대장동 사건 재판 뒤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2022.02.25 I 박지혜 기자
"국민 요구를 실천하는 것이 이재명의 경제"…네번째 TV광고 공개
  • "국민 요구를 실천하는 것이 이재명의 경제"…네번째 TV광고 공개
  •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제대통령1’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TV광고를 공개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충북 충주시 충주 산척치안센터 앞에서 열린 “충청의 사위, 산척의 사위 이재명이 왔습니다!” 충주 산척 유세에서 주민들의 요청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5일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는 이 후보의 소통 능력을 강조한 네번째 TV광고를 공개했다. 광고는 오늘 대선후보 TV토론 직후인 오후 9시 59분 SBS를 통해 송출된다.이날 공개된 광고에는 이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계곡 정비 사업과 경기대 기숙사의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지정 당시 간담회 장면이 담겼다.영상에는 이 후보가 경기지사 재직 당시 계곡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직접 소통 통로를 저희가 만들테니 연락처를 주시고 필요한 얘기를 구체적으로 여기다 해달라”며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이 담겼다.선대위는 “이번 광고는 이 후보만의 강점인 소통 능력을 강조했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때 추진했던 각종 정책 역시 국민의 요구를 잘 듣고 실천하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국민 경제와 맞닿아있다”고 전했다.김영희 홍보소통본부장은 “민생이 곧 경제, 국민이 곧 경제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이 후보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전달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22.02.25 I 황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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