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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물러나 '글로벌 총괄'로…전사 메시지 공유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 김범수 의장김범수 카카오(035720) 이사회 의장이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을 책임진다. 김 의장은 14일 이사회 직후 카카오 내부 게시판인 아지트에 전사 메시지를 내고 “미래 10년을 관통하는 핵심키워드를 Beyond Korea, Beyond Mobile로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 “앞으로 엔케이(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Beyond Mobile을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Beyond Korea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일본을 거점으로 세계로 간다그는 먼저, 일본을 거점으로 카카오의 영토를 세계로 확대하는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간 개별 전략 아래 해외 시장을 공략해 왔던 카카오 공동체는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전개한다. 여기에 김범수 의장이 ‘비욘드 코리아’라는 과업에 무게 중심을 두고, 글로벌 확장에 힘을 보탠다.김 의장은 2000년 한게임 재팬을 설립해 성공적으로 일본 시장을 개척한 바 있으며, 2017년부터 카카오픽코마 사내이사를 맡아 한국과 일본 현지를 오가며 사업에 참여해 왔다. 지금의 카카오를 일궈낸 성공 경험과 비즈니스 노하우를 토대로 픽코마 중심의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할은 유지김 의장은 이러한 글로벌 전략 재편에 따라 카카오 이사회에서 사임한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할은 유지하며, 카카오 창업자로서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미래 성장에 대한 비전 제시는 계속해나간다.카카오의 주요 계열사들은 ‘비욘드 코리아’의 방향성에 맞춰 해외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 현재 카카오웹툰과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북미, 아세안, 중화권, 인도,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3배까지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OTT부터 TV, 스크린 등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제작 경쟁력을 확보, 글로벌을 겨냥한 슈퍼IP 기획 제작에 주력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모바일 게임 오딘의 대만 시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다양한 신작 게임들의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14일 전사 직원 대상 메시지를 통해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며 “글로벌 IT기업들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새로운 항해를 멋지게 펼쳐나가길 기원한다.”라고 말했다.비한글 기반 스마트폰 사용자 공략할 것 또 ‘비욘드 모바일’을 중점으로 메타버스 등 새로운 분야와 미지의 영역에 준비하는 남궁훈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의 여러 사업과 서비스의 형태를 글로벌 진출에 용이한 구조로 재구성해 카카오의 국내외 성장을 이끈다.카카오 남궁훈 대표이사 내정자는 “한글 기반의 스마트폰 인구는 5천만 명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인구 50억 명의 1%에 해당한다”며 “이제 카카오는 1%에서 99%로 나아가야 한다. 카카오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혀 글로벌 확대에 대한 의지를 더했다.이와 함께 카카오는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홍은택 카카오 얼라인먼트 센터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내정했다. 이사회에서 빠지는 김범수 의장 자리에 온다.이에 따라 김성수, 홍은택 센터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공동체의 사회적 책임과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남궁훈 대표이사를 도와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행보를 돕는다.한편, 카카오 이사회 개편은 3월 29일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다음은 김범수 의장 14일 전사(카카오 및 주요 계열사 대상) 메시지안녕하세요 크루여러분 브라이언입니다.저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를 맡아, 미래 10년 카카오의 핵심은 무엇이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고민해왔습니다.그리고 미래 10년을 관통하는 핵심키워드를 Beyond Korea, Beyond Mobile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Beyond Korea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 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입니다.Beyond Mobile은 연결이라는 맥락으로 발전한 지난 10년이 완결된 지금 이 시점 이후 새롭게 펼쳐지는 메타버스나 Web3.0과 같은 사업적 방향성을 의미합니다.이러한 미래 비전 하에서 뉴리더십이 정해진 후 엔케이와 함께 제 역할을 논의해왔고, 그 고민의 결과를 오늘 여러분과 공유하려 합니다.앞으로 엔케이가 Beyond Mobile을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Beyond Korea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하였습니다.출발점은 일본이 될 것입니다. 일본은 한게임 시절부터, 카톡 초창기, 픽코마까지 계속 두드렸던 시장이기도 합니다. 특히 픽코마는 일본을 잘 이해하는 인재를 영입하고, 한국에서 성공한 카카오페이지의 성공 방정식을 대입하여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디지털만화 플랫폼으로 성장하였는데요.앞으로 픽코마가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카카오공동체 글로벌 성장의 핵심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합니다.공동체 크루분들의 노력으로 북미, 동남아, 유럽 등에서도 유의미한 성과와 가능성이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스토리플랫폼은 북미, 아시아 1위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이처럼 여러분들이 카카오에서 시도한 실험과 성공의 결과가 곧 글로벌 서비스로 이식되고 글로벌에서 거둔 성공의 결과도 카카오에 연결되는 그런 날을 상상해봅니다. 저 또한 우리의 성공경험이 글로벌에 확장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글로벌 IT기업들을 넘어서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항해를 멋지게 펼쳐나가길 기원합니다.감사합니다.
- LG유플러스, 10대 청소년 전용 ‘U+Z플랜폰’ 출시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LG유플러스(대표 황현식)가 화이트데이를 맞아 중·고등학생의 자기 관리와 학습을 돕는 전용 스마트폰인 ‘U+Z플랜폰’을 출시했다.초등학생용 스마트폰인 U+키즈폰에 이어 청소년 전용 스마트폰을 통해 고객의 생애 주기에 맞춰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그동안 알뜰폰(MVNO) 사업자를 중심으로 출시됐던 청소년 전용 단말기는 주로 데이터 사용을 강제로 제한하는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폰은 자기 관리 기능을 앞세웠다. 박찬승 컨슈머사업그룹장은 “기존 청소년폰이 데이터 사용을 강제로 차단하는 컨셉이었다면, U+Z플랜폰은 청소년이 스스로 유혹을 제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컨셉으로 제작했다”며 “앞으로도 청소년을 위한 전용 단말과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청소년들이 환경 보호에 관심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U+Z플랜폰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 보호활동 기금으로 기후변화센터에 기부할 방침이다. 갤럭시Z플립3 화이트 모델 기반 최신 플래그십 단말기를 선호하는 청소년의 니즈도 반영했다. ‘갤럭시Z 플립 3 화이트’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했다.네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단말기에 선탑재된 ‘ZPlan(Z플랜)’ 앱을 통해 가능하다.Z플랜이 지원하는 모드는 ▲일반적인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기본홈모드’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강화한 ‘컨테이너모드’ ▲원하는 화면과 앱을 마음껏 편집해 이용할 수 있는 ‘커스텀모드’ ▲데이터 이용을 제한하는 ‘피처폰모드’ 등이다.청소년은 평소에는 기본홈모드로 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강의를 듣고, 시험기간에는 데이터 사용을 제한하는 피처폰모드로 변경해 개인 학습에 집중할 수 있다.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배경화면이나 앱은 비밀번호 및 지문 인식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컨테이너모드’를 통해 보호할 수 있다.시간표, 성적기록 등 관리도 가능Z플랜 앱은 10대 청소년의 생활 패턴에 맞춘 자기관리 기능도 제공한다. 청소년은 앱을 통해 학습 ▲시간표 ▲오늘의 할일 등 기본적인 시간 관리는 물론, ▲수상 이력 ▲발표 및 과제 일정 등 특기사항 기록 ▲비교과활동 이력 ▲모의고사 시간 측정 및 성적 기록 ▲석차등급 그래프 등 학습 관련 내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U+Z플랜폰은 청소년이 선호하는 굿즈와 온라인 강의 쿠폰 등을 포함해 패키지 형태로 판매된다. 패키지는 갤럭시 Z 플립3 5G 화이트 컬러 모델과 갤럭시 버즈 2 화이트, 링 케이스, 정고이너사이드 스티커 2팩, 메가 스터디 쿠폰 2매 등으로 구성됐다. 공시지원금 최대 60만원환경을 고려해 패키지 포장재는 종이와 소이 잉크를 활용했다. 출고가는 131만 9890원으로, 최대 공시지원금인 60만원을 포함하면, 실구매가는 71만9890원으로 낮아진다.청소년 고객은 ‘5G 라이트 청소년’ 요금제를 통해 월 4만5천원에데이터 8GB(데이터 소진 시 최대 1Mbps로 사용 가능)를 이용할 수 있다. 지인 결합 상품인 ‘투게더’를 통해 4인 이상 결합할 경우, 청소년은 1만원을 추가로 할인 받아 2만8500원에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U+Z플랜폰 출시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는 19일까지 U+Z플랜폰을 개통한 고객 전원에는 컬처캐쉬 모바일 기프티콘(2만원권)을 증정한다. 오는 19일까지 오프라인 직영점을 방문한 후 단골 고객으로 등록한 선착순 3만명에게는 신세계 상품권(5천원권)을 증정한다. 만 19세 이상만 참여할 수 있다. 청소년 대상 SNS 이벤트도 펼친다. 오는 19일까지 매장에서 Z플랜폰 체험하고 사진을 찍어서 SNS에 업로드한 청소년 전원에게는 문화상품권(5천원권)을 증정한다.
- 쉐보레, 배우 이제훈ㆍ이동휘와 함께한 ‘볼트EUV’ 광고 공개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쉐보레(Chevrolet)가 14일 배우 이제훈과 이동휘를 모델로 한 브랜드 최초 전기 SUV ‘볼트EUV’의 TV 광고를 공개하며 2분기 고객 인도를 앞둔 볼트EUV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본격화한다.쉐보레, 볼트EUV 광고모델 배우 이제훈(우) 이동휘(좌) 이날 공개된 광고엔 이제훈과 이동휘가 출연한다. 차량의 특성에 대한 각 배우의 성격을 대변하는 2편의 에피소드로 나눠진다. 광고는 촬영장에서 만난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의 이제훈과 다재다능한 만능 배우 이동휘가 바라본 볼트EUV의 특징과 장점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위트 있게 전달하는 형태로 구성됐다.먼저 배우 이제훈 편은 ‘이제훈을 안심시킨 전기차’를 콘셉트로, 차량 선택에 있어 ‘안전’을 가장 중요시하는 이제훈의 완벽주의적인 성격에 부합하는 볼트EUV의 안전 기능을 소개한다. 실제 볼트EUV에는 360 올 어라운드 세이프티(360 All around safety)를 목표로 △동급 최대인 10개의 에어백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 차선이탈 방지 경고 및 보조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등 총 14가지 능동 안전사양이 기본 적용돼 있다.‘동휘처럼 스마트한 전기차’라는 콘셉트로 제작된 배우 이동휘 편에서는 연기, 노래,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동휘와 같이 볼트EUV도 다재다능하다는 내용을 배우 특유의 재치 있는 말투와 애드리브로 유쾌하게 전달한다. TV 광고와 함께 공개된 ‘전기차 100년, 당신을 위해, 모두를 위해’라는 슬로건은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기 위한 GM의 노력과 의지를 보여준다.GM은 1912년 682대의 전기 트럭 생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11년의 전기차 역사와 기술, 검증된 전기차 제작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특히 1997년에는 뛰어난 성능과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보유한 전기차 EV1을 출시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쉐보레는 이러한 전기차 헤리티지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7년, 합리적인 가격과 1회 충전으로 383km 주행이 가능한 볼트EV를 출시하며, 국내에 장거리 전기차 시장을 개척했다. 특히 볼트EV는 GM 한국사업장에서 국내 디자이너들의 손에 의해 디자인돼 GM 한국사업장의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고 글로벌 위상을 한층 높인 바 있다.2021년부터 GM은 특정 계층을 위한 전기차가 아니라 누구나 탈 수 있는 전기차, 즉 전기차 대중화를 모토로 ‘EVerybody in’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본 캠페인은 △교통사고 제로(Zero Crashes) △탄소배출 제로(Zero Emissions) △교통체증 제로(Zero Congestion)라는 GM의 ‘트리플 제로’ 비전을 바탕으로 한 GM의 미래 전기차 전략을 담고 있다.특히 이번 TV 광고에서 소개되는 볼트EUV와 함께 출시되는 2022년형 볼트EV는 4000만 원 대의 합리적인 가격, 1회 충전 시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GM의 전략 모델이다.한편, 쉐보레는 오늘 공개된 TV 광고와 함께 디지털, 소셜미디어 채널 등을 활용해 소비자들과 적극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돌입할 계획이며, 오는 2분기부터 2022년형 볼트EV와 볼트EUV를 고객들에게 인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문화예술계 '편가르기 없고 합리적인 지원'[새 정부에 바란다]
-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블랙리스트와 코로나19.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화예술계를 관통한 키워드 두가지다. 블랙리스트는 이전 보수정권 당시 정권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작성된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명단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불이익 및 조직적 배제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공개돼 문화예술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코로나19는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불특정 다수의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계에 큰 피해를 안겼다. 대통령 선거가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으로 끝난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정권과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는 크다. 이번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힌 문화예술계 인사들 상당수가 ‘블랙리스트’를 이유로 꼽았을 정도였다. 코로나19 속 공연과 이벤트 등을 안정적으로 해나갈 수 있느냐는 불안도 상존한다. 특히 문화예술계는 산업적 규모 등을 이유로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지원에서도 배제됐다는 상실감이 컸다. 정치적 성향, 이념에 따른 차별, 편가르기 없는 지원은 새 정부에 대한 문화예술계 전반의 바람이다.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문화예술계는 각 분야마다 특성과 처한 상황이 제각각이다 보니 새 정부에 바라는 바도 폭이 넓다.공연계에서는 그 동안 정부가 공연예술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힘써온 창작지원, 예술인복지 등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지원책을 좀 더 세분화하고 합리적으로 마련해줄 것을 바랐다. 특히 지난 연말 공연법 개정으로 독립적인 장르로 인정받은 뮤지컬 분야에서 이 바람이 컸다.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향후 뮤지컬계에 대한 지원책은 창작자, 배우, 스태프 등으로 나뉘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종규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문화 콘텐츠 강국으로서 K팝, 영화, 드라마 등에서 K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향후 대한민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장르가 바로 뮤지컬”이라며 “이를 위해 새 정부의 이해와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뮤지컬계도 끊임없는 노력과 혁신에 힘쓰고자 한다”고 말했다.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 회장(사진=이데일리DB)출판계에서는 우리 사회에 출판과 독서의 중요성을 차기 정부도 공감하고 같이 고민해줄 것을 바랐다. 특히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습니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해 후보자들에게 출판 정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을 보내고 답변을 받기도 했다.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저작인접권, 공동대출보상제도, 수업목적보상제도 등 각종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 2명 중 1명이 1년에 책을 한권도 읽지 않을 만큼 독서율이 심각할 정도로 떨어졌다며 “책이 있었기에 오늘과 같은 민주주의가 생겨날 수 있었고, 지식을 축적하고 발전시켜 놀랍도록 다른 세계를 열 수 있었다. 책을 가까이 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모든 국민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윤정 한국영화감독조합 부대표(사진=이데일리DB)영화계에서는 ‘영상물 공정보상제도’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제도가 영상창작자들의 생계와 권리를 보장하고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이끌어갈 콘텐츠 산업의 기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영상물 공정보상제도는 영화·영상물을 만든 작가와 감독들도 작품 이용에 대한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다. 음악을 만든 작사가나 작곡자들이 저작권료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이것을 ‘Residual’(잔여 작업)이라고 부르고, 유럽과 남미 등에서는 ‘Fair Remuneration’(공정 보수)이라고 부르며 보장하고 있다.이윤정 한국영화감독조합(DGK) 부대표는 “지인들은 영화감독들이 이미 저작권료를 받는 줄 안다. 음악에도 저작권료 제도가 있는데 영화·영상물이 그렇지 않은 이유를 선뜻 떠올리기 어려워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칸과 오스카를 석권한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전세계 1위라는 믿을 수 없는 기록을 세운 ‘오징어 게임’ 등을 떠올려 보면 한국의 영화·영상 산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영화로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면서도 “그 영광의 이면엔 꿈과 재능을 담보로 위태로운 생계 끝에 내몰린 수많은 창작자들이 있다. 냉험한 승자 독식의 세계에서 지금도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창작자들에게 최소한의 안전망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보이차 340g에 1억원"..차(tea)테크에 빠진 부자들[찐부자 리포트]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서양에 와인이 있다면 동양에는 차가 있죠.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는 후발효차는 미식 가치를 넘어 대체 자산으로서 가치가 충분합니다.” ▲왼쪽 상단 홍인(1950년대), 하단 진운호(1910년대), 오른쪽 복원창(1910년대). (사진=제보)20년간 차를 마셔온 임모 씨(남·56)는 13년 전 중국인 지인에게 1950년대 생산된 보이차 ‘홍인’을 대접받았다. 당시 홍인 한 편(340g) 가격은 한국 돈 750만원 수준이었지만 다음 해 1500만원으로 두 배가 뛰었고 현재는 1억원을 호가한다. 비슷한 시기에 그는 진승 노반장 보이차 생차를 1kg당 8만원에 200kg를 샀다. 10여년이 지난 보이차의 현재 가격은 800만원 수준으로 구매 당시보다 100배 올랐다. 음용을 위해 구매한 차가 큰 자산이 된 것이다. 부자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차(tea)다. 차는 커피와 다르게 여전히 대중적이지 않다. 차의 진가를 느끼려면 자기 입맛에 맞는 차를 고르고 우려서 마시는 모든 과정에서 시간·경제적 여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번 높아진 입맛이 좀체 내려가기 어려운 것처럼 고급 차로 깨난 미각은 더 맛있고 향기롭고 귀한 차를 찾게 된다. 희소성이 높은 백 년 보이차 한 편이 경매에서 수억원에 거래되는 것은 유명한 얘기다. 희소성에 열광하는 부자들에게 가격은 의미가 없을 때가 많다. ▲공부차 청담 소로차실. (사진=백주아 기자)차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차테크(차+재테크 합성어)’가 뜨고 있다. 차를 취미나 건강 목적으로 음용하는 것을 넘어 미술품과 같은 자산의 하나로 여기는 셈이다. 부동산은 사고팔 때는 물론 보유하거나 자식에게 물려줄 때 각각 세금을 내야 하지만 차 중에서도 후발효차는 중고 상품인 만큼 세금이 붙지 않는다. 미술품처럼 단기 환금성은 떨어져도 가격 상승률은 높아 주식, 채권, 부동산 외 자산 포트폴리오 전체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는 셈이다. 차가 자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전적으로 중국 영향이다. 3000년 긴 역사 동안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에서는 차는 일상이고 교양이다. 귀한 사람에게 좋은 차를 대접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아이가 태어난 해에 만들어진 차를 200kg 이상 대량 구매 후 보관해 결혼을 할 때 즈음 숙성된 차를 선물하는 문화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이 G2로 부상하면서 차는 안전 자산이자 투자 대상으로 몸값이 높아졌다. 차 가격이 상승 흐름을 타는 건 인구와 소득 수준 증가로 차 수요는 커지고 있는데 비해 기후 변화와 자연 파괴 영향으로 공급은 계속 줄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통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차 시장은 플랫폼 구축 이후 2016년 148억위안(2조8800억원)에서 2020년 265위안(5조1600억원)으로 80% 성장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찻잎 공급 비율은 28.7%에서 12.8%로 15.9%포인트 줄었다. ▲중국차엽업계 온라인시장 규모와 전망. (자료=imedia Reserch China)차테크 대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는 흑차(黑茶)다. 재테크 측면에서 모든 차가 투자 가치가 높은 것은 아니다. 차는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라는 동백나무과에서 6대 다류(녹차, 황차, 백차, 청차, 홍차, 흑차)가 나온다. 뿌리는 같지만 제조 공정과 발효 방법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데 흑차는 자연 미생물 발효 과정을 거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맛이 점점 좋아지는 후발효차다.한국티소믈리에 연구원 관계자는 “대표적 흑차인 보이차 생차는 오랜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향미와 건강 효능도 증가해 1990년대부터 홍콩과 대만에서 가격이 폭등한 뒤 오늘날 미술품과 같은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다”며 “특히 자금성 창고에서 발견된 청나라 시대에 생산된 보이차는 부르는 것이 값일 정도로 수십 억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차테크 전문가들은 희소성을 감안하면 1990년 이전 노(老) 차를, 접근성 측면에서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신(新) 차를 구매하라고 조언한다. 압구정동 아파트가 부담스러울 때 인근 옥수동과 성수동 아파트를 매매하는 식이다. 좋은 산지에서 생산됐거나 유명한 브랜드(차창)에서 나온 차를 사서 잘 보관하면 적어도 중국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은 거둘 수 있다. 차 가격에 일시적 변동은 있어도 높은 수요에 따라 장기적인 우상향 추세는 계속되는 만큼 적금식 분할 매수 형태로 꾸준히 조금씩 사다 보면 꽤 괜찮은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왼쪽 용마동경호(1940대)와 오른쪽 람인(1960대). (사진=제보)실제 윈난성 각 산지별 보이차 원료 시장 가격은 최근 4년 새 평균 2배씩 올랐다. 중국보이차 산업발전 보고에 따르면 맹해현 노반장 지역 원료는 1kg당 2017년 6000위안(한화 약 117만원)에서 지난해 1만2000위안(234만원), 임창시 빙도 노채 지역 원료는 3만5000위안(682만원)에서 5만8000위안(113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맹랍현 이무 만송 지역 원료가는 1만2000위안에서 4만위안(약 780만원)으로 3.3배 뛰었다. 코로나19로 윈난성 방문이 어려워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1년 만에 다시 고점을 찍은 것이다.보이차를 전문적으로 유통해온 김 씨는 “보이차는 외국 자본 투자비가 높은 데다가 유명 산지는 중국 자본이 잠식한 지 이미 오래”라며 “하지만 와인에 비해 아직도 많이 싸다는 평가가 많아 투기 자본도 상당히 많이 들어온 상태”라고 말했다. ▲20여년 가까이 차를 마셔온 임씨는 사무실 한 켠에 수많은 차와 관련 도구들을 비치해두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최근 중국에서 안전 자산으로 부상 중인 후발효차에는 백사계 안화흑차와 오주차창의 삼학육보차가 있다. 두 차창 모두 국영 기업이 운영하며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한다. 백사계 안화차 천복차(1kg 기준)는 2007년 6만8000원 수준에서 2020년 47만원으로 7배 올랐다. 1991년 0101 삼학육보차는(500g 기준) 지난 2007년 9만원에서 2018년 280만원으로 약 30배, 올해 3800만원으로 420배 급등했다. 이무정산 차창의 두기 금두 보이차 생차 가격이 2007년 19만원에서 지난해 453만원으로 약 24배 뛴 것과 비교해도 인상 폭이 높다. 박성채 천지운 농업회사법인(전남 함평) 차창 대표는 “최근 3년 새 육보차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보이차에 집중된 투자금이 육보차로 분산된 영향에 더해 중국 정부에서 기대 가치가 높은 후발효차 산업 발전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광서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삼학 브랜드 가치는 4억5300만위안(한화 약 881억원)으로 전년대비 이윤 총액은 87.43% 성장했다.전문가들은 차테크에 앞서 먼저 차를 마시고 배우기를 권한다. 차 맛도 유통 시장도 모른 채 수익률만 보고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누구라도 낭패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당장 여윳돈이 없거나 돈을 오래 묵힐 수 없으면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 주식은 소액을 투자해도 여차하면 아무 때나 뺄 수 있지만 차는 소량으로는 거래조차 안 된다. 아무리 희소성이 높은 백 년 보이차라도 보관 상태 나쁘면 가격이 30~40%는 기본으로 떨어진다. 신차 일부에는 버블이 껴있을 수 있다. 투자의 결과는 투자자 몫이고 차 구매에 따른 손실은 구매자 몫이다.40여 년간 차 생활을 해 온 홍 이사는 “차는 살아 있는 생물인 만큼 비싸든 싸든 차는 결국 차”라며 “좋은 차를 마시고 좋은 차를 보는 안목을 키우려면 ‘돈·유행·명예’ 세 가지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흑차 대표 상품 가격 변화. 자료=문승용 기자
- '취임 1주년' 최윤 대한럭비협회장 "럭비, 인기스포츠 멀지 않았다"(일문일답)
-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 사진=이영훈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지난해 2월 제24대 대한럭비협회 회장에 취임한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에게 지난 1년은 파란만장한 시간이었다.도쿄올림픽 출전, 럭비세븐스월드컵 본선 진출 성공 등 기쁜 순간도 많았다. 주요 일간지와 지상파 방송에서는 처음으로 럭비를 메인 뉴스에서 다뤘다. 럭비선수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하지만 최윤 회장 입장에선 어려움도 많았다. 밖으로 보이는 성과와는 별개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는데 장애물이 많았다. 뿌리 깊게 박힌 관행을 바꿔나가려는 노력이 만만치 않았다. 본인 스스로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나라는 반성을 한다”고 말할 정도다.최윤 회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1년 동안 럭비인들에게 감동을 안겨드리려 노력했지만 아직 미약한 점이 많다”고 털어놓았다.하지만 동시에 한국 럭비의 가능성도 발견했다. 지금의 노력을 계속 이어간다면 언젠가 새로운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최윤 회장은 “지금부터 8년 뒤에는 일본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학교 스포츠로 럭비를 보급하고 럭비 코리아리그 출범을 통해 럭비를 ‘비인지스포츠’에서 ‘인지스포츠’, 그 다음에 ‘인기스포츠’로 올려 놓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다음은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과 일문일답. -럭비협회 회장에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그동안의 소감을 전한다면.△20~30년간 오랜시간 럭비계에 몸담아 왔던 분의 많은 요청 및 불만을 제대로 개선하지 못했던 현실을 느낄 수 있었다. 1년 동안 그분들에게 감동을 안겨 드리고 상황을 바꾸려 노력했지만 아직 미약한 점이 많다. 회장에 부임하면서 나름 각오를 했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나라는 반성도 한다.-회장으로서 지난 1년간 많은 성과를 냈다. 사상 처음으로 도쿄올림픽 본선에 진출했고 17년 만에 럭비 월드컵 본선 티켓도 따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은 무엇인가.△정말 어려운 얘기다. 협회장으로서 기뻤던 순간은 솔직히 없다. 다만 럭비인으로서, 특히 재일교포로서 도쿄올림픽에 나간 것은 정말 기뻤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럭비월드컵 예선에서 일본을 이기고 본선 진출을 이룬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개인적이다. 협회장으로선 성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거기에 만족해선 안 된다.-두바이에서 17년 만에 한국 럭비가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다. 현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직접 응원하고 격려하고 기뻐했다. 그 순간의 감정은 어땠나.△나도 기업가다. 항상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진 희망을 가지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한 뒤에는 그다음을 생각하게 된다. 본선 진출을 이루고 나서 30분 동안은 기뻤다. 하지만 그 감동이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시안게임이나 월드컵 본선 등 다음 대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들었다.-다소 유치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지난 1년간 럭비협회장으로 본인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을 주겠는가.△(웃음)80점이라고 하고 싶은데 65점이 아닌가 본다. 자신에 대한 평가는 엄격해야 한다. 남이 나를 평가할 때 어떨지는 모르겠다.-그동안 한국 럭비계의 오랜 관행을 깨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오랫동안 럭비계에 있었던 분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오늘날 서로 많은 정보가 오가고 바쁜 시대에서 어떻게 럭비인들과 소통을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원래 하지도 않는 SNS도 시작했다.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도 받고 지금 진행 중인 것에 대해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아직도 직접 찾아와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소통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있다. 물론 그것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코로나19 시대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미안한 마음이 있다. 이해를 바란다.-OK금융그룹 럭비단을 창단했다. 럭비단을 직접 만들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많은 럭비인들의 요청이 있었다. 그전에는 럭비팀을 만드는 것이 우선순위인가라는 고민이 있었다. 그보다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선수나 지도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협회장이 되면서 럭비단 창단이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받아들여 창단을 결정하게 됐다.-OK금융그룹 럭비단은 순수 아마추어를 추구한다고 들었다.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선수들이 평소에는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퇴근 후에 럭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우리나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마추어 스포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선수들은 일과 중에 근무하면서 오후나 저녁 시간에 운동을 한다. 주중에는 오후에 2시간씩 이틀 동안 훈련한다. 토요일에는 4시간 이상 집중적으로 운동한다. 대신 선수들은 회사 일을 마치고 웨이트트레이닝 등 개인 훈련을 매일 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팀 운영이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길게 보면서 수정할 계획이다.-OK금융그룹 소속 럭비 선수들에게 어떤 얘기를 많이 해주는가.△나는 럭비단 선수들에게 두 가지 권리가 생겼다고 말한다. 첫째는 우리 회사에서 평생 일할 수 있는 권리. 둘째는 언제든지 럭비를 그만둬도 되는 권리다. 우리나라 스포츠에서 새로운 모습을 이 친구들에게 안겨주고 싶었다. 정말 좋아서 럭비를 하고 자기가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세계를 함께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학교 스포츠로서 럭비의 보급을 계속 강조한. 럭비가 학교 스포츠로 뿌리 내릴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는가.△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됐음에도 아직도 개발도상국 시대 국위선양 만을 위한 엘리트 스포츠의 그림자에 갇혀 있다. 이 때문에 학교 스포츠는 완전히 없어졌다. 선진국 가운데 이런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 지금이라도 학교 스포츠를 부활시켜야 한다. 학교 수업시간에, 또 방과 후 학생들이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생활 스포츠 저변 속에서 엘리트 선수가 나오고 프로로 가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어릴 때부터 스포츠를 직접 해보면 꼭 엘리트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그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될 것이고 그 분야의 팬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 기반이 완성돼야 우리나라 스포츠가 더 발전할 수 있다.-학생들에게 럭비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럭비는 15명의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단점을 서로 보완해주고 장점을 발휘해 팀으로 이기는 경기다. 사회의 축소판처럼 재미있다. 럭비는 몸을 부딪히는 종목이다 보니 무서운 것도 많다. 하지만 그 무서움을 연습을 통해 극복한다. 무서움을 극복한 사람들끼리 서로 존중하게 된다. 과감하게 팀을 위해 희생한 기억을 가진 사람들끼리 끈끈한 연결고리가 생긴다. 인생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사회에서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럭비를 통해 얻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 교육 현장에서 체육 활동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거기에 럭비가 좋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한국 럭비 대표팀이 올해 9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리는 럭비 월드컵에 출전한다. 우리 대표팀의 현실적인 목표는 무엇인가.△1승이다. 솔직히 영연방 국가와 우리 실력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새로운 훈련을 반복하고 전략을 배우면서 자신감이 많이 높아졌다. 좋은 역사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꼭 1승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럭비월드컵이 열린 뒤에는 2주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금메달이 가능하다고 보는가.△진짜 목표는 아시안게임이다. 일본과 진검승부를 벌여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물론 일본은 여전히 우리보다 강하다. 정말 이기기 힘든 상대다. 하지만 럭비월드컵 예선에서 이긴 적이 있다. 일본도 단단히 준비하고 나올 것이다. 그래서 너무 재밌을 것 같다. 아시안게임에서 우리가 금메달을 딴다면 럭비가 인기 스포츠로 가는 출발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럭비 협회장에 부임한 이후 대기업 스폰서도 크게 늘어났다. 어떻게 그런 결과를 이끌어냈나.△개인적인 부탁을 하거나 네트워크를 이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거래 회사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정말 싫었다. 다만 굴지의 대기업이 비인지 종목인 럭비를 후원하는 것이 럭비인들에게 큰 자부심이 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흔쾌히 응해준 많은 기업에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선수들이 유니폼에 붙은 기업 로고를 보면서 정말 좋아한다. ‘자기들을 이렇게 알아주는구나’, ‘스포츠로서 럭비를 인정해주는구나’라는 마음을 갖게 됐다. 언젠가 그분들에게 실질적인 보답을 하겠다는 마음이다.-3월 26일부터 럭비 코리아리그가 처음으로 열린다. 럭비 리그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럭비는 23명이 벤치에 들어가야 하고 모든 선수가 교체되면서 경기에 나선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실업팀은 선수가 부족하다. 단기간 동안 일주일에 3~4번 경기를 하면 부상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수의 안전과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경기하는 리그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새롭게 출범하는 럭비 코리아리그는 제대로 된 중계방송도 하면서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계획이다. 오랫동안 실업팀을 이끌어준 한국전력,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등에 보답하기 위해 지금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럭비 코리아리그에는 외국인선수도 출전한다고 들었다.△뉴질랜드, 피지, 일본 국적의 외국인선수 3명이 리그에 참여한다. 원래 20명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 우선 3명을 데려오기로 했다. 그밖에도 리그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팀 선수들이 트라이아웃 형태로 각 팀에 임대돼 부족한 인원수를 메울 예정이다. 좋은 시합으로 럭비의 재미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이 같은 노력이 이어진다면 언제쯤 한국 럭비가 아시아 최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보는가.△일본이 럭비를 아시아 정상으로 올려놓는 데 25년 걸렸다. 한국과 일본 럭비는 초창기에는 실력이 비슷했지만, 이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우리나라가 세계랭킹 30위인 반면 일본은 10위다. 일본을 이기려면 최소 8년은 더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번 마음먹고 노력하면 무섭게 올라가는 스타일 아닌가.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8년 정도면 일본과 대등하게 맞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럭비협회장으로서 그리는 한국 럭비의 미래는 무엇인가.△과거 20년간의 어려운 시대를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관습이나 생각이 잘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을 바꾸지 않으면 스타트가 이뤄질 수 없다. 그래도 지금 럭비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이 좋아졌다. 선수들의 자부심도 크게 높아졌다. 한국 럭비가 예전 굴레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갈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많은 노력에도 불구, 아직도 럭비가 일반 대중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진다. 럭비협회장으로서 국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우리가 코리안 럭비리그를 출범하고 TV 생중계를 한다. 유튜브나 포털사이트 등에서도 생중계할 예정이다. 경기 중 선수와 심판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전달할 것이다. 중계방송을 통해 럭비를 이해하고 재미를 느껴주길 바란다. 럭비가 위험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아이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안전하고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보여 드리겠다. 이번 리그를 통해 럭비를 많이 경험해주길 바란다.최윤 회장이 지난 해 개최된 제74회 전국종별 럭비선수권 대회 현장을 방문해 대회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대한럭비협회올해 새롭게 선발된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의 첫 훈련 및 연습경기 현장에 최윤 회장이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OK금융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