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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법인카드를 탐하지 말라"…이재명 비꼰 김은혜 출정식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얼마 전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내 법인카드를 보더라도 탐하지 말라. 그것으로 소고기도 먹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법인카드 없이도 도정을 이끌 수 있습니다.”19일 오후 2시30분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 앞. 국민의힘 경기도당 지방선거 출정식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이 같이 말하자 지지자들은 파안대소를 했다. 전임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꼬집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좌중이 ‘깔깔깔’ 웃자 자신감을 얻은 김 후보는 이어갔다. “우리 남편은 이미 비만인 상태이기 때문에 소고기를 먹지 않아도 동면 가능한 배를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께 약속하고 싶은 것은 국민이 믿고 맡겨 주신 카드를 내 카드처럼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점입니다, 여러분!” 지지자들은 다시 한번 환호했고 “김은혜”를 연호했다. 진지할 것으로만 생각했던 선거 유세장이 흥겨워졌다. 상대 당에 대한 비판에 유머가 섞이자 지지자들의 호응 분위기도 고조됐다. (수원=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용남 수원시장 후보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시장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손을 맞잡아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김은혜 출정 첫날, 차유람 등 지지연설 이날(19일)은 중앙선관위가 정한 6·1 지방선거 정식 선거운동기간 첫날이었다. 각 당은 이에 맞춰 선거운동 출정식을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팔달문에 모인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용남 수원시장 후보는 지난 4년전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민심을 느낄 수가 있었다. 출정식 열기는 얼마 전 국민의힘 입당을 했던 차유람 선수의 지지 연설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차 선수는 국내 대표적인 당구 선수로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원=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시장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차유람 선수와 포옹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그는 “저 역시 두 아이를 경기도 용인과 파주에서 키웠던 경기도 엄마”라면서 “경기도 체육인을 대표한 자리에서 김은혜 후보 연설을 듣고 경기도를 책임질 후보가 김은혜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뒤이어 올라온 홍은철 청년 연설원은 자신을 스무살이라고 소개한 뒤 “지방정부를 민주당이 잡고 있기에 완전한 정권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자들이 경기도와 수원에 했던 만행들을 다 뜯어 고쳐야 한다”면서 “상대 후보 공약 중 하나가 수원 군공항 이전인데, 대통령을 갖고 있고 국회의원도 다수이고 시도당 시장까지 했던 때 못했던 것을 이제 와서 어떻게 하냐”고 묻기도 했다. 김은혜 후보의 출정식 파트너 격으로 나온 김용남 수원시장 후보는 “수원 5석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는데, 그러는 동안 수원은 경제적으로 추락했고 문화적으로 낙후됐다”면서 “우리의 자부심을 다시 살려내고 경제적 부활을 이끌 수 있는 집권여당의 후보인 김용남에게 몰표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진심 보이겠다 연단 위 춤춘 김은혜 후보와 지지자들의 연설이 끝나자 ‘진심크루’라고 하는 자원봉사 율동단이 등장했다. 이들은 기호 2번이 적힌 빨간 잠바를 입고 걸그룹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선율에 맞춰 춤을 췄다. 가사는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으로 계사돼 있었다. (수원=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시장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선거유세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이날 출정식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던 김은혜 후보도 진심크루와 함께 연단 위에서 춤을 췄다. 1971년생 김은혜 후보가 엇박자로 무용단을 따라하고 좌중들은 즐거워했다. 춤까지 끝나고 마이크를 잡은 김 후보는 1분여 동안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춤 추느라 기운 쓰고 숨까지 차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춤을 춰봤다”면서 “3월 9일 봄이 온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수원시와 경기도정을 장악했던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힘있는 여당 후보 밀어달라” 김 후보는 “아침에 출근할 때, 수원에서 영등포까지 무궁화 열차 입석에 끼어 가는 고통을 그동안 누구 하나 손대지 않았다, 내집 하나 마련했지만 세금 폭탄에 죄인과 같은 고통을 받았다”면서 “경기도 의회의 95%를 장악한 민주당이 그때 한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수원공항 이전, 수원역 개축, 1기 신도시 재건축까지 번번이 가로막혔고, 민주당은 한번도 주민들의 개선 사항에 손을 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수원=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시장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자신이 집권여당의 후보인 점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진심이 진심이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한다”면서 “아무리 지자체 수원공장 이전을 협의해도 정부의 의지와 결단이 없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김은혜를 밀어줘야 하는 유일한 이유”라면서 “여러분들 곁에 있겠다, 이 은혜를 잊지 않겠다, 그래서 김은혜”라면서 마쳤다.
- 한석봉 '의열사기'·대형 '대안문'…조선 '현판'을 만나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조화로움을 기르다’(양화당), ‘선왕의 뜻을 받들어 어진 정치를 펼치다’(인정문), ‘만수무강을 받들다’(봉수당).조선시대 현판의 다채로운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5월 19일부터 8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이다.조선시대 글자나 그림을 새겨 문이나 벽에 달았던 현판(懸板)은 건물 이름을 알려주는 명패 혹은 정보를 담은 게시판 역할을 했다. 전각 명칭이 조각된 현판은 건물의 얼굴과 같은 역할을 했기에 정성스럽게 제작했다. 국립고궁박물관 궁중 현판 상당수는 일제강점기 궁궐 건물이 훼손될 때 철거됐고, 여기저기를 떠돌다 2005년부터 박물관 소장품이 됐다.18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설명회에서 김인규 국립고궁박물관장은 “현판은 수량이나 가치 면에서 손꼽히는 유물로 조선시대 궁궐건축의 화룡점정과도 같다”며 “대규모 궁중 현판 전시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고 설명했다.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8일부터 8월 15일까지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현판’ 특별전을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사진=김태형 기자).◇83점 현판 중점적으로 소개현판은 궁궐 건축물에서 빠뜨릴 수 없는 요소이지만, 박물관 전시에서 주인공이 된 적은 거의 없었다. 이번 전시는 현판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현판 775점 가운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된 조선왕조 궁중 현판 81점과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현판 2점까지 83점을 선보인다. 국보 ‘기사계첩’과 각자장(나무판에 글자나 그림을 새기는 장인) 작업 도구 등을 포함하면 출품 자료가 100점을 넘는다. 출품 현판 중 ‘대안문’(大安門·아주 편안함) 현판이 가장 크다. 가로 374㎝, 세로 124㎝이다. 근대사의 상징적인 공간이었던 경운궁(현 덕수궁)에 걸렸던 것이다. 1904년 큰 화재가 나자 고종의 명으로 ‘대한문’(大漢門)으로 교체됐다. 지금은 덕수궁 정문에 ‘대한문’ 현판이 걸려 있다. 크기가 비슷한 ‘인화문’(仁和門) 현판은 대안문 이전에 덕수궁 정문으로 사용된 문이다. 인화문과 대안문 현판 모두 글자 새김 솜씨가 매우 정교한 것이 특징이다.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8일부터 8월 15일까지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현판’ 특별전을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사진=김태형 기자).1부 ‘만들다’에서는 현판 제작 기법과 장인을 소개했다. 명필 한석봉이 쓴 ‘의열사기’(義烈祠記) 현판(1582년)은 박물관이 소장한 현판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의열사기 현판에는 백제 의자왕과 고려 공민왕 시기 충신을 모시기 위해 세운 충남 부여 의열사 내력을 새겼다. 조선시대 현판은 각자장과 단청장 등이 만들었고, 글씨는 당대 명필뿐만 아니라 내시 등 다양한 사람이 썼다. 창덕궁 대은원(戴恩院) 중수 내용을 새긴 현판이 내관이 쓴 대표적 유물이다.2부 ‘담다’는 현판 내용을 성군(聖君)의 도리, 백성을 위한 마음, 신하와의 어울림, 효(孝) 등 왕도 정치 이념이 투영된 네 가지 주제어로 살핀다. 이어 3부 ‘걸다’는 다양한 기능의 현판 20점을 벽면에 걸어 관람객이 압도되는 느낌을 받도록 연출했다. 왕이 신하에게 내린 명령과 지침, 국가 행사 날짜를 새긴 현판 등으로 꾸몄다. 임지윤 학예연구사는 “조선 왕실과 지배층은 국가를 번성시키고 조화로운 정치를 펼치기 위한 소망을 현판에 담았다”며 “오늘날 자산의 공간에 대한 꿈을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광주 총집결 국힘…이준석 "감개무량, 불가역적 변화로"
- [광주=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보수정당 출신의 대통령과 국회의원 대다수가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에 대해 “정말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2년 가까이 해왔던 호남에 대한 진정성있는 노력에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당의 모든 의원님들이 이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감개무량하다”라며 “앞으로 이 변화가 절대 퇴행하지 않는 불가역적인 변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정당에서 더이상 이념논쟁을 무기삼아 정쟁화하지 않겠다는 것을 적어도 제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잘 지켜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제 광주, 호남에서의 과오를 딛고 지난 대선때도 그랬던 것처럼 일자리와 산업, 발전 문제를 놓고 당당히 민주당과 겨뤄야 한다. 이번 광역단체장부터 경쟁력있는 후보를 냈다. 앞으로 민주당도 호남에서 저희를 경쟁자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민주당에서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을 논의하기 위한 헌정특위 구성을 제안한 것에 대해선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 등 다른 과제가 먼저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저는 긍정적으로 반응하지만 총리 임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다른 과제들이 나오는게 부담스럽긴 하다”라며 “진정성을 보이려면 민주당에서 현 정부 출범을 위한 각종 조치들에 빨리 협조해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포인트 개헌`에 대해서도 “개헌이라는 것은 몇십년에 한번 있는 국민의 중지를 모아야 하는 사안이기때문에 원포인트 방식은 와닿지 않는다”며 “당내에서 아직 이 부분에 대해 총의가 모아지지 않았다. 지방선거 이후 총의를 모아보겠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정 인사들과 함께 `광주행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에 내려왔다. 이 대표는 특별열차 내 분위기에 대해 “한편으로는 설레고, 한편으로는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에 놀라는 눈치였다”며 “첫 지방행보로서, 첫 국가행사로서 5·18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윤 정부에서 더 큰 통합행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헌화·분향에 이어 국민의례, 경과보고, 추모공연,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행사 말미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민주당 의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함께 주먹을 쥐고 손을 흔들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오늘은 당 차원에서 다같이 제창하자고 방침을 정했다”며 “오늘 선택한 변화, 당연히 걸었어야하지만 늦었던 변화는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불가역적 변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지선 “난, 사고와 잘 헤어진 사람…전장연 혐오 안타깝다”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그이는 자신을 “사고와 잘 헤어진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스물세 살에 음주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로 중화상을 입고, 40번 넘는 수술을 이겨낸 뒤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 이지선(44) 한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다. 운명을 탓하고 원망하기보다 오늘에 집중하며 사는 쪽을 택한 그의 첫 책 ‘지선아 사랑해’(2003년 이레)는 40만 독자에게 읽혔다.책 ‘지선아 사랑해’로 40만 독자에게 희망을 전한 이지선 한동대 교수가 1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신간 ‘꽤 괜찮은 해피엔딩’ 출간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최근 서울 송파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지선 교수는 “교수로 산 지 6년차를 지나고 있다. 여전히 아는 척하는 게 어색하다”면서도 “꽤 괜찮은 해피엔딩을 향해 가고 있다고 믿는다”고 웃었다.지난달 27일 12년 만에 펴낸 신작 에세이 ‘꽤 괜찮은 해피엔딩’은 그가 자주 곱씹는 이 문장을 그대로 옮겨와 제목으로 달았다. 책에는 생존자가 아닌 생활인으로서 긍정의 삶과 12년 유학생활 끝에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 살아가는 여정을 담았다.“과거 제 상황은 ‘사고를 당했다’는 표현이 맞는 말이었겠죠. 그런데 언젠가부터 ‘당했다’고 말할 때마다 내가 나를 ‘피해자’라고 말하는 것 같아 불편했어요. 살아남기 위한 시간을 지나온 나를 피해자로 살게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 자리, 그 시간에 머물러 있지 않으려고 아픈 몸과 마음을 조금씩 흘려보내며 사고와 헤어져 왔어요. 모르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힌 일처럼 툭툭 털고, 사고 그다음의 제 시간을 살아 왔습니다.”글을 쓰면서 당시의 사고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무슨 잘못을 했나, 하느님의 뜻인가라는 식의 타인들의 해석에서 이제는 자유로워요. 우리는 나쁜 일이 일어나면 꼭 인과관계를 찾아내고 싶어하는데 동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착한 사람에게도 나쁜 일이 일어난 답니다. 나에게도 나쁜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비로소 회복을 향한 걸음을 뗄 수 있어요.”이 교수는 2004~2016년 미국 보스턴대와 컬럼비아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사회복지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생활 12년 동안 누구도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지 않았다고 했다. 그가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회복지학은 사회 주변부로 밀려나 있는 이들을 찾아가 권리와 기회를 누리도록 돕고, 약자가 처한 환경을 바꾸는 일이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촉구 시위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안타까운 이유다.그는 “우리 사회는 단순한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다. 장애인들도 기본적인 인권, 권리를 누려야 하는데 이 사회는 장애인들이 시끄럽고 소란스럽게 시위를 해야만 얘기를 들어준다”면서 “인간다움을 존중하고 지지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책에서 이 교수는 ‘사회적 지지’를 강조한다. 그가 큰 사고를 겪고도 생활인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주변의 지지와 도움 때문이었다. 그는 “가족과 친구, 지역사회의 존중과 관심, 따뜻한 배려와 응원처럼 인간은 신뢰받을 때 부정적 스트레스를 감당할 힘이 생긴다”며 “부디 혼자 아파하지 말고 계속 주변 사람들과 연대하라”고 했다.정치계 입문 기회도 있었지만 고사했다. 유학 시절 한 정당에서 대통령 후보 선대위 공동위원장 자리를 제안받기도 했단다. “정치는 전혀 생각이 없어요. 역량을 갖춘 분들은 따로 있잖아요. 나중에 뭘 하고 살지 장담할 순 없지만 어려운 일을 겪는 사람들의 징검다리가 되고 싶어요.”인터뷰 도중에도 이 교수를 알아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는 “저를 과거 화재의 피해자로만 아는 게 아니라 ‘잘 살고 있구나’, ‘굳이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희망의 말들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배신하지 않았구나’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가족에게 고맙다는 말도 꺼냈다. “가족이 없었으면 진작에 그만뒀을 거예요. 제가 구멍이 많아요. 꼼꼼하지 못한 나인데 메워주고 채워주는 가족의 도움이 없었다면 버틸 수 없었을 겁니다. 진짜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 "대체투자도 ESG서 기회"…행사 끝나도 토론 열기 후끈
- [이데일리 김대연 지영의 기자] 이데일리와 KG제로인이 ‘급변하는 금융환경, 대체투자 길을 찾다’를 주제로 17일 공동 주최한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2022 특별 세미나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됐던 지난해 컨퍼런스와는 달리 이번 세미나는 오프라인으로 열리면서 현장을 찾은 참가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투자전략을 공유하며 활기를 띠었다.마커스 고 EPMB 매니징 디렉터 총괄, 프랭크 린 구글 동북아 투자 총괄, 이규홍 사학연금 CIO, 허장 행정공제회 CIO, 이정호 한양대 교수,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글로벌대체투자컨퍼런스(GAIC)에서 김세훈 BCC글로벌 부사장의 사회로 ‘코로나 엔데믹 성장하는 아세안에서 기회를 찾다’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오는 9월에 열리는 본행사에 앞선 이번 세미나는 이날 서울 중구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아직 출입국이 원활하지 않아 프랭크 린 구글 동북아 투자 총괄과 마커스 고 EPMB 매니징 디렉터 등 해외 연사는 화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당일 행사장에 준비된 이어폰으로 QR코드에 접속해 이번 행사 동시통역을 들을 수 있었다.특히 지난해 GAIC에서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청중들이 유튜브에서 의견을 나눌 수밖에 없었던 반면, 올해는 사전접수를 통해 행사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행사 전후로 서로 인사를 나누며 투자방향을 논의하는 등 이야기꽃을 피웠다.이날 첫 번째 세션의 발표자로 나선 린 투자총괄은 구글이 어떤 분야든지 글로벌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투자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패널로 참석한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구글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어떻게 투자할 계획인지 알 수 있었다”며 “회사마다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연결시킬지가 가장 중요한 이슈여서 이번 포럼이 참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한 패널들의 주요 관심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퍼지면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날 세 번째 세션 발표자였던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ESG 행동주의를 통해 대체투자가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세미나가 끝난 후 패널들은 오는 9월 본행사 때 만남을 기약하며 ESG 투자방향과 전략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진병우 SK에코엔지니어링 경영지원 담당임원은 “ESG에 맞춰가기 위해 여러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지난 2월에 SK에코플랜트에서 공식적으로 분사하기도 했고, 이미 최태원 회장 주도하에 3~4년 전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비용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강종수 콜즈다이나믹스 대표이사는 “오늘 강연에서 기업에 ESG를 적용하고, 국내 대표적인 GP와 LP들의 ESG 투자 관점을 훑고 비교해볼 수 있어 유의미했다”며 “다만 ESG 투자가 필수적인 요건이 돼 가는데 IT 등 유망 업종에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패널로 참석한 시장 관계자들은 그동안 부동산 일변도였던 해외 대체투자를 스타트업 등 점차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해나갈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는 “예전에는 기관투자가 등 ‘그들만의 리그’로 형성된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조각투자’와 같은 새로운 형식의 투자방식이 생긴 만큼 일반인들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며 “앞으로 부동산뿐만 아니라 그동안 투자하기 어려웠던 항만이나 항공 투자 등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국회의장 출마' 우상호 "의회구조 존중…식물국회 벗어나야"[전문]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86 그룹 중진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서울 서대문갑)이 17일 하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21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의회, 시대의 과제를 실현하는 의회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저의 오랜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의라는 미명하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식물국회를 벗어나야 한다”며 “충분히 논의하되 합의가 안 될 때는 국민의 선택을 통해 만든 의회 구조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가 안 될 경우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표결을 통해 법안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2016년 국정농단 당시 여야 의원들을 설득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경험을 언급하며 “그 때와 같은 조정력을 발휘해 국회가 항상 국민이 원하는 선택을 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새로운 의회상을 정립하겠다”며 △국회 국민동의청원 적극 활용 △의원외교 활성화 뒷받침 △법안 발의 후 토론 및 상정 제도화 등을 약속했다. 다음은 출마 회견문 전문. 세상을 바꾼 우상호, 이제 국회를 혁신하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오늘 저는 21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에 출마하고자 합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의회입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의회, 시대의 과제를 실현하는 의회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저의 오랜 꿈입니다. 이제 국회 혁신으로 저의 오랜 꿈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저는 의회주의자입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갈등을 국회를 통해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국회의 명예는 심각히 손상되어 있습니다. 심사도 못한 법안들이 수백 건씩 쌓여 있으며,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하는 시대적 과제들도 정쟁의 대상이 되어 한없이 지체되고 있습니다.이제 국회도 바뀌어야 합니다. 합의라는 미명하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식물국회를 벗어나야 합니다. 충분히 논의하되 합의가 안 될 때는 국민의 선택을 통해 만든 의회 구조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선택이 존중받도록 국회를 혁신하겠습니다. 첫째, 국민의 뜻을 받드는 국회의장이 되겠습니다. 2016년 국정농단으로 헌정질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저는 야당의 원내대표로서 당시 여당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조정하여 234명의 탄핵 찬성표를 이끌어냈습니다. 국회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피흘리지 않고 모두가 승리한 위대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때와 같은 조정력을 발휘해 국회가 항상 국민이 원하는 선택을 하도록 만들겠습니다. 둘째, 입법부의 위상강화로 대통령과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겠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시작부터 많은 우려와 의구심을 낳고 있습니다. 국민의 신뢰는 역대 최저이고 사회 불안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시기야말로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가 적극 나서서 대한민국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반하는 길로 가지 않도록 국회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 앞에 망설이지 않는 국회의장이 되겠습니다.토론과 조정은 정치의 본령입니다. 그러나 시급한 민생과 국가적 과제 처리가 불필요한 정쟁으로 인해 가로막혀서는 안 됩니다. 법률이 보장하는 국회의장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필요한 순간에 망설이지 않고 과감히 결단하겠습니다. 넷째,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을 빛나게 하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습니다. 좋은 법안을 만드는 국회의원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제도와 운영의 혁신을 통해 국회의원 한명 한명의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좋은 의정활동으로 경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국민들께서 국회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의회상을 정립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국민들의 민생해결 창구로 넓히겠습니다. 문재인정부에서 시행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국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윤석열정부에서 이 제도가 계승될지 의문입니다. 이제는 국회가 국민 소통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시행중인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더 크게 열어 청와대 국민청원의 역할을 이어가고 국가와 국민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한 창구가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의원외교가 적극 활성화되도록 국회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겠습니다. 대통령과 외교관의 시야와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외교 영역의 사각지대를 메꾸는 국회의원의 활동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를 제도적으로 확립해 국회의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국제외교의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효율적으로 국회가 운영되도록 제도를 과감히 손보겠습니다. 모든 법안은 발의된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토론하고 상정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회의원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시간의 늪에 매몰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대안 없이 말의 성찬만 이뤄지는 등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대정부질문을 유의미한 정부 견제의 장으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당원동지 여러분.87년 6월의 뜨거운 광장부터 탄핵의 촛불, 올해의 대선까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한 가운데는 늘 제가 있었습니다. 격동의 현장에서 저는 한 번도 좌고우면하지 않았습니다. 원칙있는 승리를 일구기 위해 앞장서서 대화하고, 때로는 격렬히 싸웠습니다. 저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 선거에도 불출마했습니다. 책임이야말로 제 정치의 가장 큰 화두였습니다. 이제는 국회의장이 되어 의회의 권위를 세우고,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으로 제 정치인생의 책임을 다하고자합니다. 민주주의가 백척간두에 서 있습니다. 저에게 국회의장이라는 소임을 맡겨주신다면 대한민국에 국회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의회라고 국민들께서 생각하시도록 만들겠습니다. 우상호는 지금까지 해냈습니다. 믿고 맡겨주십시오. 2022년 5월 17일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의원 우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