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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언론 '공짜 밥·술' 추적기
- [오마이뉴스 제공] "기자에게 사준 밥·술값은 노터치"양당, 대변인단 식대만 1억원 넘어 ① 1회 조찬 287만원도 정치인과 기자가 만나 밥 먹고 술 먹는데 쓰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같은 질문에 대한 정치인과 기자의 답변은 각각 달랐다. "바다와 같다."대변인 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정치인이 기자들과 만나는데) 욕심을 부리자면 한도 끝도 없다"며 액수의 범위를 '바다'에 비유했다. "모른다."기자들의 답변은 대체로 이랬다. 밥집과 술집을 선택한 것도, 비용을 부담한 것도 취재원 쪽이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가 새삼스레, 어쩌면 해묵은 기자들과 취재원의 접대 관행을 취재하기로 결심한 것은 '최연희 한나라당 사무총장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불거진 부적절한 식사·음주관행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이 있고 나서다.여론은 이 사건의 본질에 대해 '성추행'과 동시에 '부적절한 접대 관행'을 지적했지만, 후자에 대해선 별다른 추적 보도가 없었다. "다 한 통속 아니냐"며 언론의 자기검열을 꼬집는 논평도 많았다.이참에 <오마이뉴스>는 정치인·기자 접대비의 실상과 규모를 파악하고자 했다. 우선 데이터 수집을 위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2005년 회계보고서와 비례대표 49명, 각 지역별로 지역구 의원 10명을 엄선해 후원금 지출내역서를 살펴봤다.지난해 장부상 대변인단 식대 : 열린우리당 1억2055만원·한나라당 1억5800만원일단 가장 확실한 건 대변인 쪽이다(당대표와 사무총장의 지출 비용은 두번째 기사 참조). 대변인을 비롯해 부대변인, 대변인 행정실 관계자들의 지출은 기자들과 관계된 게 대부분이다. 식비, 회식비, 간식비 등이다.당대표나 사무총장의 경우 각사 반장(출입처 대표기자) 모임이나 상견례 등 '굵직한 모임'에 나타나지만, '작은 모임'을 일상적으로 하는 대변인들이 기자들과 만나서 쓰는 비용은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범위였다.우선 총액을 비교하자면, 열린우리당이 대변인단(부총장 포함) 식대로 작년 한해 1억2055만원 가량을 썼다. 한나라당의 대변인단이 쓴 액수는 그보다 조금 많은 1억5800만원이었다.부적절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2004년 연말 당시 박영선 대변인은 공보활동비 명목으로 중앙·경향·연합 3개사에 총 100만원 문화상품권을 돌렸다. 또한 지난해 6월 모 부대변인은 방송사 기자들과의 노래주점에서 뒤풀이 비용으로 34만6천원을 청구했다.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 대표가 기자들에게 격려금이나 경조사비 등을 지원한 사례도 상당수였다. 작년 5월 중국 방문시 특파원 격려금으로 100만원을 썼고, 기자들의 경조사에는 꼬박꼬박 50만원씩을 부조했다. 양당 대표를 통털어 박근혜 대표가 중국 방문시 수행기자단과의 조찬식대(조어대 국빈관)로 287만원을 쓴 것이 1회 간담회로는 최고액이었다.대변인 활동비는 300만원, 그러나 턱없이 부족하다대변인에게는 양당 모두 300만원의 활동비가 지원된다. 때에 따라서는 추가 경비를 청구하기도 하지만 드문 예다. 사실 300만원은 이들의 지출 규모로 봤을 때 턱없는 액수다. "대변인 노릇 제대로 하려면 한 달에 1천만원은 든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한 열린우리당 전직 대변인은 "매달 500만원은 세비 등 개인 비용으로 충당했다"고 말했다.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부족분을 후원금(정치자금)으로 보탠 경우다. 2005년 전 의원이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지출 내역서에 따르면, 한 해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40여 차례의 식대를 지출했고 그 액수는 650만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전병헌 대변인은 "정치자금으로 써도 되는지 몰랐다"며 개인 카드로 충당했다고 말한다.현직 대변인의 비교도 흥미롭다. 취임 한달째인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10개 언론사를 상대로 한 500여만원은 쓴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게 적정수준인 것 같다"면서도 "이보다 더 적게는 못쓸 것 같다, 앞으로 이보다 더 나올까 걱정이다(웃음)"라고 말한다. 우 대변인 역시 추가비용은 사비로 충당하고 있었다.이계진 대변인은 당에서 지원받는 300만원 이상은 아예 쓰지 않는다. "민원을 받지 않고 세비로만 정치하겠다"며 후원회도 조직하지 않은 이 대변인의 경우, 당대표와 사무총장의 기자간담회 자리에 끼는 '더부살이'로 기자들을 만나거나 10만원 안팎의 소액 오찬으로 버티고 있다. 이 대변인은 "개인 재산이 있기는 하지만 노후를 위해 쓸 돈인데…"라며 사비 털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간혹 2차를 가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도망가는' 쪽을 택한다.초선의원, 한달동안 작심하고 20개 언론사 돌았더니... 600만원개별 의원이 기자들에게 쓰는 돈도 상당하다. 물론 편차는 있다. 이는 "기자들과 정치인의 진솔한 대화의 자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에서 "기자들과는 가급적 만나지 않는 게 상수다, 말 실수로 사고난다"는 인식차에서 기인한다.비례대표인 한 초선의원은 지난달 작심하고 인터넷 3개사를 포함해 방송·일간지·통신사 등 20개사와 술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 오찬의 경우엔 20~30만원, 만찬의 경우엔 술(소주·맥주)값이 보태지면서 40~50만원 정도가 들었다. 평균 30만원으로 치면 한달새 600만원을 기자들과의 밥값, 술값으로 쓴 셈이다. 한달 의원 세비와 맞먹는 액수다.이 의원의 경우 대부분 '사비'로 지불했고 몇 건의 경우만 후원금에서 정책간담회, 혹은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청구해 썼다. 따라서 각 의원들이 해당 선관위에 신고한 회계보고서에는 이같은 비용이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다.이런 전제로 기자와의 식대를 명시한 경우만 살펴보면, 비례대표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의원은 민주당의 김종인 의원. 김 의원은 지난 한해 31차례 '기자오찬 식대'로 880만원 가량을 썼다.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은 17차례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52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당의장 하절기 활동 관련', '금산법 개정방향 관련' 이라는 '목적'을 명기하고 기자간담회를 12차례(230만원) 가졌다. 전여옥 의원은 한 회 기자간담회 비용으로 90만원 상당액을 지출하기도 했다.민주노동당은 어떨까?이는 한 명을 제외하고 8명 의원 전원이 비례대표인 민주노동당과 대조되는 실태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회계장부는 타당 의원들에 비해 몇 배 두꺼웠지만('성실신고' 했다는 방증이다), 기자간담회 항목은 물론 그와 유사하다고 의심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상대적으로 기자들과 접촉 빈도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노회찬 의원의 경우, 작년 한해 총 5차례 기자들과 식사자리를 가졌다. 보통 한 번에 대여섯 명이 모이는데, 10만원 안팎의 식대를 노 의원이 지불하면 호프집에서 먹는 2차는 기자 쪽에서 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이니까 가능한 '상례'인지 모른다.후원금의 대부분을 '출장비'로 쓴 단병호 의원도 급할 때는 기자들을 만났다. 작년 연말 비정규직법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 긴장이 높아질 즈음 3차례에 걸쳐 기자간담회를 갖고 46만원 상당을 지출했다.지역구 의원들의 경우 기자간담회 비용을 명시한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혐의'는 짙다. 정책개발비나 정책자문비 혹은 일반 식비 등 두루뭉수리하게 적은 지출내역은 선관위의 '실사'가 필요한 대목이다.총리 내정자인 한명숙 의원(고양·일산갑)은 작년 한 해 18차례에 걸쳐 480만원의 비용을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썼다."기자한테 쓴 거면 선관위도·언론사도 문제삼지 않는다"모 정당의 감사를 지낸 바 있는 한 공인회계사는 "한 언론사와의 식비로 30만원을 쓴 경우가 있었는데 영수증은 '인쇄비용'으로 청구되어 있었다"며 "왜 그런지 담당자에게 물으니 단란주점에서 먹은 건데 주인이 자신의 형이 운영하는 인쇄소의 영수증을 대신 끊어준 경우였다"고 말했다.또 이 회계사는 "중앙당이 쓴 접대비 중에 기자들에게 쓴 게 70%는 되는 것 같더라"며 "왜 이렇게 많냐고 물으니까, 기자한테 쓴 거면 선관위에서도 뭐라고 하지 않고 기자들도 문제삼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한 당직자의 '기막힌 답변'을 전했다.고백컨대 국회의원들이 지출한 기자들과의 밥값, 술값의 규모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했다. 곳곳에 숨어 있었다. 중앙당 재정 곳곳, 의원들의 후원금 곳곳, 그리고 의원들의 뒷주머니 등 다방면에서 지출돼 왔다.한나라당의 한 주요당직자는 "매달 사비로 쓰는 밥값이 1천만원을 넘는다"며 "그 중 기자들에게 절반이 지출된다"고 말한다. 지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선거 기간, 모 당의장 후보의 캠프에서 지원활동을 한 한 의원은 기자들 접대비로 18개사를 돌며 360만원을 썼다고 한다. 이런 의원들의 '빵꾸'난 카드를 메우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보좌관들도 여럿 된다.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기자 접대비에 대한 정치인들의 인식의 편차는 컸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니냐"고 말하는 정치인도 있었고, "차제에 '보이지 않는' 정치문화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취재진에게 연중 캠페인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 살림살이가 빠듯한 한 주요 당직자는 접대비 때문에 '고민'이라면서도 "이런 말 쓰지 마라, 기자들이 부담스러워 안 만나려고 한다"고 걱정했다.'뒷주머니' 없는 부대변인들은 어쩌나 지인이 주는 용돈으로 충당... 발상의 전환 필요한 때 각 당에는 대변인을 보좌하는 부대변인들이 있다. 이들은 또 상근(유급)과 비상근(무급)으로 나뉘는데, 열린우리당의 경우 각각 100만원 또는 20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받지만 한나라당은 그나마도 없다. 박근혜 대표가 한번 외유로 1억5천만원을 쓰는 것과 대조되는 현실이다. 이계진 대변인은 "부대변인들에게 자신의 활동비라도 나눠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고 말한다.당 저간의 사정에 밝은 부대변인의 경우 대변인이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를 지원한다. 또 기자들 민심을 청취해 당에 전하기도 한다. 또 '예비 정치인'으로서 기자들과의 교류에 적극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 역시 기자들에게 쓰는 술값, 밥값이 꽤 된다.열린우리당의 한 상근 부대변인은 "당에서 주는 활동비로는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며 "매달 그 두 배를 지출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부족분은 지연·학연을 매개로 한 선배, 지인들이 찔러주는 용돈이나 월급을 턴다.그나마 '스폰서'가 없는 경우엔 눈물겹다. 한나라당 대변인실 한 관계자는 "돈 없을 때는 기자들이 소주 한잔 하자고 하면 약속 있다고 둘러댄다"고 말한다.20년 가까이 정당 생활을 해온 한 부대변인은 "한때 대변인이나 대변인 행정실장은 요직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과거 '밀실정치' 시절엔 당에서 지원하는 대변인 활동비가 수천만원대에 이르기도 했다고 한다.모범사례도 있다.한 '돈 없는' 부대변인은 국회 식당에서 2천원짜리 식사를 하고 대변인실에서 공짜 커피를 탄 뒤 의원동산에서 얘기를 나눈다며 '발상의 전환'을 충고한다. 아울러 의원들과 기자들의 술자리 관행에 대해 "▲호텔에서 먹을 이유가 없다 ▲일식집에서 일인당 6~7만원짜리 식사할 이유도 없다 ▲칸막이 있는 술집, 이른바 까페에서 양주 먹을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꼬집었다. 한번 만나면 대체 비용이 얼마나 들까 지난 2월 24일 금요일, 한나라당과 <동아일보>의 상견례. 장소는 서울 광화문의 M한정식전문점.이 곳은 식사도우미가 배석하는 이른바 '요정식' 한정식당이다. 가령 4명의 식사자리라면 좌우에서 두 명의 도우미가 앞접시에 음식을 놔주고 술을 따르며 함께 마시기도 한다. 이 날 도우미는 주로 음식을 날랐지만, 양측 대표가 떠나고 난 뒤 10여명이 자리를 옮긴 지하노래방의 도우미는 적극적으로 흥을 돋궜다. 동원된 도우미는 1·2차 각각 3명, 2명.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 이 식당에는 '메뉴판'이랄 게 없다. 저녁식사는 무조건 7만원짜리 코스, 그리고 '서버(식사도우미)' 비용이 7만원 추가된다. 식당 측이 취재진에게 공개한 양주 가격은 국산이 15만원, 발렌타인 17년산이 25만원. 맥주는 한 병당 5천원이다. 계산을 해보자. 한나라당의 한 주요당직자는 "1차에서 6병, 2차에서 3병 들어갔다고 하더라"며 소문을 전했고, 이계진 대변인은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정확하게 기억하진 못했다. 이 대변인은 "내가 마신 폭탄주(양주+맥주)는 서너 잔이었다"고 말했고, <동아> 쪽 한 참석자는 "1차에서 술에 취할 정도로 마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적게 잡아 양주 3병에 각 20만원이라고 치면 60만원, 맥주 30병을 보태면 15만원. 1차 술값만 75만원. 종합해보면 1차 식사자리에서만 최소 200여 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2차에서도 역시 폭탄주가 돌았다고 하니 술값은 더 늘어난다.한달 전 '과거'에 대한 설명이 길어졌다. 그 때 그 사건을 다시금 들춰내는 것은 정당의 대표와 언론사의 편집국이 참석하는 대규모의 상견례 자리에서 쓰이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서다. 이날 비용은 한나라당에서 부담했고, 최연희 당시 사무총장이 결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계진 대변인은 말했다. 한나라당은 <동아> 뿐만 아니라 이미 유력 일간지 세 곳과 상견례 회동을 가졌고, 방송사들과도 자리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일간지와는 중식 레스토랑에서 가졌지만 2차 술자리를 이어가지는 않았고, 가장 최근 상견례를 한 방송사는 여의도 모 횟집에서 식사를 한 뒤 2차를 갔지만 방송사 쪽에서 비용을 부담했다는 후문이다. 열린우리당도 예외는 아니다. 규모와 액수의 차이는 있지만 언론사와의 상견례 혹은 술자리를 갖는다. 2005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작년 한해 당대표와 사무총장의 식대 총액은 1억3천만원이었고, 한나라당은 2억3천만원으로 좀더 많았다. 당에선 대표와 사무총장에게 활동비로 법인카드를 제공한다. 이 중 기자들과의 밥값, 술값으로 지출된 게 얼마인지는 추산이 불가능하다. 회계장부에 누구와 먹었는지는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당직자들은 최소 1/3 정도는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이 역시 전부는 아니다. 당대표와 사무총장이 '사비'로 쓰는 경우도 상당하다. 가령 한나라당의 경우 사무총장을 지낸 한 의원은 개인 비용으로 매달 1천만원 이상은 썼다고 귀띔했다. 김무성 전 사무총장은 한달 500만원씩 지원되는 활동비도 마다했다. 당 형편을 고려해서다.사비를 동원해야 하는 건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다. 매달 7천만원 가량 적자인 중앙당 재정 형편에 손을 내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열린우리당은 각 의원들에게 매달 당비 50만원씩을 의무적으로 납부토록 하고 있다. 사실 기자들과의 접대관행에서 거대 양당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한 열린우리당 당직자의 "우리가 그 M한정식집에 갔으면 절반으로 확 줄었을 거다, 우리는 '소폭(소주+맥주)'이니까"라는 우스개소리에서 별다른 인식차가 없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최연희 사무총장 성추행' 사건이 터지자 여론은 '정언유착'의 가능성을 꼬집었지만 정치권은 '관행'이라는 인식이다.열린우리당 한 전직 대변인은 "사고(성추행)가 나서 그렇지 늘상 있어온 회식 자리 아닌가"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고, 한나라당 한 전직 사무총장은 "기자들이 정보보고 올리는 걸로 어떻게 다 아나, 편집국장도 한번씩 취재원을 만나 직접 얘기를 듣는 자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기자정신은 '술정신'일까 '맨정신'일까 [탐사기획] 정치-언론 '공짜 밥·술' 추적기 ③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선 다양한 모임이 있다. 반장(출입처 대표기자) 모임부터 말진(막내)기자·사진기자·방송기자·여기자 모임 등. 최근엔 인터넷기자 모임도 생겼다. 이 외에도 학연·지연에 따라 다양한 모임들이 구성된다. 심지어 '00에 사는 싱글 남기자 모임'이라는 식의 거주지가 같고 처지가 비슷한 기자들끼리도 뭉친다. 이토록 별의별 공통분모를 동원해 모임을 만드는 것은 소속사 차원을 넘어 취재원과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서다. 가령 반장모임에서 당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하거나 여기자모임에서 한 당직자를 호출해 만찬을 하는 식이다. 기자들 쪽에서 정치인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의원이나 당직자 쪽에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 술자리에서 일용할 양식을 찾는 기자들정치부 기자들은 '일용할 양식'을 위해 정치인을 찾아 헤맨다. 기자에게 양식이란 '정보'다. 때문에 시간 외 근무를 마다 않고, 몸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저녁 술자리를 약속한다. 많을 땐 일주일 내내, 적어도 두세 차례는 저녁 모임이 있는 게 정치부 기자들에겐 예사다. 그렇다고 금방 끝나나? '깔끔하게'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만 하면 밤 10시를 전후한 시각에 끝나지만, 많은 경우 자정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2차를 간 경우다. '소폭'이든 '양폭'이든 폭탄주 돌리기도 필수항목이다.정상적인 근무시간에 정치인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의원회관을 돌며 정치인을 만나는(이를 '마와리 돈다'고 한다) 것으로 모자라,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정치인을 찾아 밤거리를 헤매는 것이 기자의 숙명임을 자처한다.그 저변에는 주요당직자회의, 대변인의 논평, 인터뷰 등 공식적인 취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오프'(비공개) 정보와 상대의 감춰진 속내를 알아내고, 그 과정에서 취재원과 친밀감을 쌓아 신뢰를 형성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특히 속보성 외에도 그물같은 인적 취재망을 통해 보다 정확한 분석과 전망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정치기사의 특성상, '비공식 자리'가 기자들의 또다른 취재현장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밥과 술이 넘어가도 기자와 취재원 사이의 탐색전은 팽팽하다. 청와대 비서관들과 기자들이 식사나 술자리를 할 때는 '긴장!' '긴장!' 구호를 외칠 정도라고 하니.여기서 '폭탄주 불가피론'도 나온다. 폭탄주를 먹지 못하는 한 전직 대변인은 "폭탄주는 상대의 이성을 무장해제시켜 지인의 입장에서 대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기 몸 망가지더라도 취재를 한다는 직업의식 때문이지, 맛으로 먹겠냐"고 기자 입장에 섰다. 한 정치부 여기자도 "정치부 기자에게 위염은 기본"이라며 "낮에 들은 정보와 밥자리, 술자리에서의 정보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한다. 따라서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술 문화를) 바꾸지 않은 한 기자들이 먼저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항변한다.한 일간지 남자기자는 "정치부에 와서 10㎏이 불었다"고 한다. 술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술자리에) 어울리지 않고있는데 바보된 느낌"이라며 정보 풀에서 배제된 듯한 불안감을 토로했다.기자윤리강령, 너무 먼 그대?기자의 감시와 견제가 공식, 비공식을 넘나들며 이뤄질 수밖에 없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비공식 루트가 발달한 한국사회에선 비공식 현장은 기자의 중요한 취재처다. 문제는 비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정화 노력이다. 우선 공짜 접대 관행.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발표한 언론인 자정선언문(2001년)에는 기자의 청렴 의무로 "취재와 관련된 식사와 음주에 대해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KBS는 지난 2003년 PD의 가족동반 외유파문이 터진 뒤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윤리강령을 선포하면서 "직무관련자로부터 3만원 이상의 식사와 향응 등의 대접을 받지 않는다"고 다짐했다.기자들의 향응과 접대 파문이 일 때마다 언론사는 윤리강령을 다지며 자정을 선언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장호순 교수(순천향대 신문방송학)는 "일단 사회적으로 그래선 안된다는 원칙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문제가 남았다"고 지적한다.그런 점에서 장 교수는 "기자 개인보다 경영자, 즉 언론사주의 윤리의식이 더 문제"라고 말한다. 기자가 식대를 제 돈으로 낼 수 있도록 제반 경비를 사측에서 부담해야 하지만 그런 곳은 아직 소수이기 때문이다. KBS의 경우 접대금지 윤리강령을 발표하면서 예산지원와 법인카드 사용 의무화 등 제도적 장치를 지원해 실천의지를 보였다. "2차도 취재현장" - "매우 후진적 발상"또다른 문제는 이른바 '2차 문화'다. 무자비하게 폭탄주가 돌거나 요란한 노래방에서 집단적인 혼혈의식을 경험하는 것. 기자들의 몸이 상하는 시점이기도 하다.의견은 엇갈린다. 일반적으로 넓게 퍼져 있는 한국사회 술문화의 특성상 "2차도 취재현장"이라는 불가피론에 대해 "술좋아하는 사람들의 자기합리화"라는 반박논리가 맞선다. 장 교수는 전자의 논리에 대해 "매우 후진적 발상"이라고 일갈한다. "소수가 권력을 독점해 여론형성이 안되고 방석집이나 비밀요정에서 파벌과 인맥을 통해 정보 거래가 이뤄진 시대라면 술자리 역시 주요 취재현장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권력이 대중으로 옮아갔다. 국민이 정치권을 압박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시대다.따라서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이 보는 앞으로 나오라고 압박해야 하는 게 기자의 역할이다. 그런데 되려 언론이 과거의 기준을 요구하는 꼴이다. 정치의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그런 시대 탓인지, 김소희 <한겨레21> 기자처럼 "상식과 가치관에 반하는 술자리에서 몇마디 얻어듣느니 기꺼이 낙종을 택하겠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기자도 나오고 있다. 또한 작년 한해 5차례 기자들과 식사를 했다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술자리보다는 기자들과 자주 티타임을 갖는다. 일주일에 서너 차례 의원실로 찾아오는 기자들과 30분~1시간씩 부담없이 의견을 교환한다. 새삼스럽지만, 기자가 제공하는 정보의 기준은 정확성과 진정성. 기자의 생명은 '맨정신'인 셈이다.
- 사라진 콘돔 하나, 상상은 꼬리를 물고
- [오마이뉴스 제공] ▲ 요즘 젊은이들의 솔직발랄한 연애담을 그린 영화 <연애의 목적>. ⓒ 싸이더스"너도 저러니? 박해일은 완전히 발정난 개 같네. 저렇게 못 참겠어?""아휴, 엄마도 참…. 그냥 영화에 집중하세요.""봉태규 좀 봐라~ 자나 깨나 오로지 그 생각밖에 없잖아. 근데 아들아, 다 좋은데 엄만 낙태반대론자거든. 혹시라도 여자친구가 임신이라도 하면 바로 결혼이다, 알지?""엄마, 제발 좀! 한 번만 더 들으면 백 번째예요. 엄만 다 좋은데 아들의 성문제에 호기심이 지나쳐요. 관심 좀 꺼주세욧!"얼마 전 대학생 아들과 함께 <연애의 목적>과 <광식이 동생 광태>를 비디오로 보면서 나눈 대화입니다. 호시탐탐 자신의 성 문제에 관심을 표하며 협박(?)까지 일삼는 엄마에게 질렸는지 아들은 이렇게 내뱉습니다."물론(!?) 저도 그러고 싶지요. 펄펄한 이십 대 청년이 그런 생각이 없다면 거짓말이잖아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으니까요. 고등학교 때 교회에서 '순결서약'한 거 잊으셨어요?"교회에서 금연서약서까지 쓰고도 담배를 피우는 아들이지만, 서약서 운운하며 세게 나오니 꼬리를 내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 내 한 번 믿어 주지', 이러면서 말이죠. 아들 책상 서랍 속의 '그것'... 외마디 비명을 지르다얼마 후 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기 위해 대청소를 했습니다. 냉장고와 옷장 위, 책꽂이의 먼지를 구석구석 털어내다 보니 심하게 늘어놓은 아들의 책상이 영 눈에 거슬립니다. 일전에도 아들 책상을 정리했다가 중요한 영수증과 자료를 버렸다며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뒤로는 아들 책상에서 구더기가 나와도 안 건드린다고 다짐했지만 제 손은 이미 책상 위를 주섬주섬 치우고 있었습니다. 책상 위에는 아들의 어릴 적 사진이 놓여 있었습니다. '요렇게 아기처럼 귀여웠던 녀석이 어느새 스무 살이 됐네…. 세월 참 빠르다.' 이런 생각을 하며 사진을 간추려 서랍 속으로 넣으려는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물건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 아들의 서랍 속에서 콘돔이 나온다면? ⓒ 김혜원'어, 이게 뭐야? 이게 어디서 난 거지? 이게 왜 여기에 있는 거야?'제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게 한 '그것'은 바로 콘돔 박스였습니다. 남편이 정관수술을 한 이후 집안에서 콘돔 박스를 보기는 거의 10년 만이었습니다. 스무 살 아들 서랍에서 '그것'을 보다니…. '대략'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모름지기 콘돔이라 함은 성관계 때 사용하는 물건인데… 생각이 여기에 미치고 나니 둔기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얼얼했고 오만 가지 상상이 다 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놀라서 기절하기 일보 직전에 그것이 왜 아들 서랍에 있는지 기억해 냈다는 겁니다. 지난 해 봄 아들은 명동길에서 공짜로 콘돔을 나눠주는 '콘돔축제'가 열렸다며 집으로 콘돔을 가져왔고 저에게도 콘돔과 러브젤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때 받았다는 그 상표가 맞습니다. '아휴, 내 정신 좀 봐. 그때 받았다고 했는데 그새 잊어버리고…. 그럼 그렇지. 휴우, 공연히 놀랐네.'평소에는 아들에게 굉장히 열린 척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반드시 콘돔을 사용하라"고 조언하는 '신세대' 엄마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대 그건 모두 콘셉트입니다. 자식들이 부모와 성 문제를 상의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그럴싸하게 말했던 거지요. 사라진 콘돔, '얘들이 미쳤어, 정말!'저는 엄한 사람 잡을 뻔했다며 마음 편히 아들 책상 서랍을 닫았습니다… 이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비극은 호기심에서 시작된다고, 아들의 사생활에 대한 지나친 호기심이 문제였습니다. 서랍을 닫다가 '혹시?'하는 궁금증이 발동한 거지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손은 어느새 서랍 속의 콘돔 박스를 열고 있었습니다. 마치 나쁜 짓을 하는 사람처럼(솔직히 착한 일은 아니지요) 가슴까지 두근거렸습니다. ▲ 사라진 콘돔에 대한 궁금증은 꼬리를 물고. ⓒ 김혜원'어머머...... 하나가 없네?'겉봉에 적히기로는 박스 안에는 콘돔 12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분명 남아있는 것은 11개뿐. 방금 전 '그럼, 그렇지'하던 아들에 대한 신뢰는 어디로 가고, 순간 아들 주변을 맴돌던 여자친구들의 이름과 면면이 차르르 슬라이드처럼 지나갑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등줄기로 식은 땀 한 방울이 주르르 흘러내립니다. '아니, 얘들이 미쳤어, 정말!'사라진 콘돔에 대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에 소설적 상상력이 더해져 드라마 열 편은 쓸 정도의 시나리오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며칠을 혼자서 끙끙 앓다가 먼저 남편에게 말을 꺼냈습니다. "저어기 큰 아들 서랍에서 콘돔이 나왔는데… 그런데… 하나가 없어진 거 있지? 어떻게 해야 하지?"이 말을 들은 우리 남편, 벌레 보는 듯한 눈을 하더니 대뜸 훈계부터 시작합니다."어떡하긴 뭘 어떡해? 당신 양식 있는 부모 맞아? 아들 서랍은 왜 뒤지나? 스무 살 먹었으면 이젠 성인이야. 서랍 뒤지다가 그거 발견했다고 할래?""그러니까 당신이 어떻게 좀 돌려서 물어 보면….""당신이 항상 콘돔 사용하라고 가르쳤잖아. 그 말은 다 뭐야? 그래서 썼다고 하면 뭐라고 할 건데?" "뭐라고 하긴… 궁금해서… 아휴~ 속 터져. 당신까지 왜 이래?"남편을 지원군으로 확보하지 못한 저는 결국 정면 돌파를 결심했습니다.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지만 도대체 어디에 썼는지(?) 알지 못하면 아무 일도 못할 것 같았답니다. "착용감 알아보려고 썼어요, 뭐가 잘못 됐나요?"마침내 날을 잡아 아들과 단 둘이 텔레비전을 보다가 아무 일도 아닌 듯 가볍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너 저번에 받았다던 콘돔 아직도 가지고 있니?""콘돔? 무슨 콘돔이요?""작년에 명동에서 받았던 거, 그거 말야….""명동… 아! 그거, 아마 어디 있을 거예요. 그런데 왜요?""안 쓰면 이모 주면 안 될까? 이모가 슈퍼 가면 하나 사달라고 했는데 못 사왔거든.""그렇게 해요. 그런데 이모도 그거 쓴대요?""당분간 아이 낳지 않으려고 한대..."아들은 방에 들어가 서랍을 뒤지더니 문제의 콘돔박스를 들고 와 저에게 줍니다. 박스를 열어본 저는 '각본대로' 새삼 놀란 시늉을 합니다. "어머, 하나가 없네? 하나가 없어~ 니가 썼니? 설마 니 여자친구?"우리 아들, 엄마의 추측이 기가 막힌다는 표정입니다."내참, 아들을 그렇게 모르나? 걱정 마세요. 그런 일 없으니까. 하나 쓰긴 썼어요.""어… 디… 다? 그러니까 그걸 어디다 쓰냐고?""정말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당연히 모르지. 이걸로 풍선을 불었을 리도 없고….""나 참 창피하게… 착용감 알아보려고 한 번 해봤어요. 느낌이 어떤가 궁금해서요.""착용감? 정말?""다들 한 번씩 해본다던데. 아빠나 이모부한테 물어보세요. 다들 경험 있으실 걸요. 하하.""착용감이라고? 히히. 정말 웃긴다."며칠 동안 저를 고민하게 했던 사라진 콘돔 하나는 결국 시착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아들은 아직도 엄마가 자기 책상을 뒤지고 혼자 이상한 상상을 했다는 사실을 모른답니다. 평소 아들의 성 문제에 쿨한 척, 개방적인 척 하던 엄마가 그랬다는 걸 알면 얼마나 실망할까요.내 아들이 설마? 이젠 아들을 믿으렵니다▲ 아들은 자기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요? 영화 <연애의 목적>의 한 장면. ⓒ 싸이더스스무 살 넘은 장성한 아들과 사는 엄마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뭔지 아세요?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이 여자친구 데려와 "엄마, 얘 임신했어요", 이러는 거랍니다. 그래서 '다른 아들이면 몰라도 내 아들이 설마?'라면서도 엄마들은 때때로 아들의 방을 뒤지기도 합니다. 저 역시 스무 살 아름다운 청년이 된 아들을 지켜보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기쁘고 행복해서 일 때도 있지만 가끔씩은 뭔가 불안해서이기도 합니다. 이런 엄마의 걱정을 너무나 잘 아는 아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만큼은 절대로 힘들게 하지도 아프게 하지도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하나님과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도 합니다. 그러니 더 이상 자기 방 물건을 들추지 말라고 합니다. 이쯤이면 아들을 믿어줘야겠지요? 저도 약속합니다. 다시는 아들 방을 몰래 뒤지는 일은 없을 거라고…. 김혜원(happy4) 기자
- 봄 세일 제 오시네~
- [조선일보 제공] <!-- 관련 사진 시작 --><!!--bodystart--><!--S_ARTICLE_CONTS-->아직 꽃샘추위가 매섭지만,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 매장에 가면 봄을 느낄 수 있다. 3월을 맞아 나물·옷 등 봄 관련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꽃씨·화분 등을 나눠주는 등 새봄 맞이 행사가 한창이다. ◆꽃으로 봄 냄새를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12일까지 ‘꽃차와 함께하는 상큼한 봄 이야기’라는 행사가 열린다. 국화차·재스민차·장미차 등 20여종의 꽃차를 10~20% 싸게 판매하며, 3만원 이상 구매 고객은 국화꽃·작약·백합·안개초 꽃씨를 받을 수 있다.갤러리아백화점은 5만원 이상 구매 영수증을 제시한 고객 중 선착순으로 미니 화분을 증정한다. 콩코스(서울역)는 3일 선착순 100명에게, 동백점(대전)은 4~5일 매일 100명씩에게 관상용 식물인 ‘자금우’ 화분 1개를 무료로 제공한다.◆패션으로 봄 기분을현대백화점은 5일까지 봄맞이 의류 할인 행사를 연다. 신촌점에서는 ‘봄 신학기 특별 초대전’을 열고 ASK, 폴햄 등 이월상품을 40~60% 할인 판매한다. 천호점에서 열리는 ‘영캐주얼 봄상품 초대전’에서는 톰보이, 나인식스뉴욕, SOUP 등의 이월상품을 40~60% 싸게 판다. 압구정본점과 중동점은 ‘봄맞이 남성의류대전’을 열고 갤럭시, 로가디스, 마에스트로 등의 기획·이월상품을 40~70% 정도 싸게 판매한다. 신세계 이마트는 8일까지 ‘봄 패션 특가전’을 연다. 여성의류, 핸드백, 나들이모자 등 봄 관련 기획상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모자가 달린 사파리 점퍼 4만9500원, 나들이 모자 1800~4800원 등이다. 아동 전문 매장 ‘키즈파크’에서는 꽃무늬 원피스 1만9800원, 청바지 2만1800원 등 봄 나들이옷 특가 상품전을 진행 중이다.◆생활용품·가전으로 봄 준비를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10~19일까지 황사에 대비한 ‘공기청정기 특별 기획전’을 열고 미쓰비시, 블루웨어, 샤프 공기청정기 제품을 15~30% 저렴하게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이 10~14일 진행하는 ‘새봄맞이 명품 침구 초대전’에서는 ‘피터리드’ ‘바세티’ 등 수입 침구류를 40~50% 싸게 판매한다. 봄은 겨우내 쌓였던 집안의 먼지와 묵은 때를 씻어낼 시기다. 홈플러스에서는 15일까지 ‘봄맞이 청소용품 세일전’을 진행한다. 각종 걸레용 천과 빗자루, 세균 제거제, 욕실 세제, 주방 세제 등을 20~50% 싸게 살 수 있는 기회. 롯데마트에서도 각종 주방·청소·욕실 용품 등을 20~50% 할인해 판매하는 특별 기획 행사를 12일까지 진행한다.테크노마트에서는 봄맞이 디지털기기 대축제를 마련했다. 4, 11일에는 컴퓨터·세탁기·디지털카메라 등 가전제품을 최고 낙찰 가격에 파는 ‘오프라인 경매축제’를 연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보통 정상가격의 60~70% 선에서 낙찰되기 때문에 그만큼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5, 12일에는 현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전자사전·MP3플레이어·노트북 등을 절반 가격에 파는 ‘입학가전 선데이(일요일) 하프마켓’이 열린다.◆나물로 봄 기운을신세계백화점에서는 냉이, 달래, 두릅, 취나물, 참나물, 돈나물, 유채나물 등 다양한 봄나물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품목에 따라 100g당 1000~2000원 선.홈플러스에서는 돈나물·참나물·냉이 등을 500~7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7일까지 ‘봄맞이 가족 건강 챙겨주는 신선식품 특선전’을 마련하고 오렌지·맛타리버섯·꽁치 등 비타민과 단백질이 풍부한 신선식품을 최고 50% 할인해 판매한다.
- 카드 포인트 기부, `男이 女 2배`-비씨카드
-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카드 포인트의 기부에 남성들이 여성의 두배 가까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비씨카드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비씨 탑 포인트` 기부에 참여한 인원에 대해 조사한 결과, 남성은 1만5087건, 여성은 9334건으로, 각각 62%, 38%를 차지해 남성들이 참여가 보다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건당 평균 기부금액도 남성은 4920원, 여성은 4207원을 기록, 남성이 평균 이상의 금액을 기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비씨카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카드 사용액과 빈도에서 남성의 비율이 큰 것이 원인"이라며 "꼼꼼히 포인트를 챙겨 활용하는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은 포인트 활용이 적은 상태에서 기부하는 계기에 몰려 그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연령별로는 30대가 가장 활발하게 기부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1만2450건(50.9%)으로 가장 높은 기부실적을 보였다. 이어 40대가 6120건(25.1%), 20대 3650건(14.9%) 순으로 나타났으며, 50대와 60대이상도 각각 1858건(7.6%), 335건(1.4%)으로 나타났다.비씨카드는 2월 현재 적립된 기부 누계금액은 총 1억2000만원이며, 2만5000명이 포인트 기부에 참여했다고 밝혔다.한편 비씨카드는 기부 받은 `비씨 탑 포인트`로 2월 현재까지 폐동맥 협착증 등을 앓고 있는 12명의 어린이 환자의 수술비를 지원했다고 밝혔다.비씨카드는 지난해 6월중 선천성 심혈관 협착증세를 앓고 있는 5세 남아, 7월중 선천성 심장병인 심실중격결손을 앓고 있어 국내로 초청해 수술을 마친 베트남 하노이 거주 2세 남아 등 총 12명의 어린이가 건강을 되찾았다고 전했다.비씨카드는 어린이 보호 재단인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과 함께 긴급 수술이 필요한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선정, 홈페이지에 관련내용 2개를 소개해 그중 고객이 기부를 희망하는 곳에 직접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기부단위는 1회에 1000포인트(1000원에 해당)부터 최고 3만포인트까지이며, 누적기부포인트가 1만포인트 이상일 경우 소득공제용 영수증도 발급도 가능하다.
- 기업 지방세 세무조사 제출서류 11종→5종으로 축소
-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기업들이 지방세 서면세무조사를 위해 제출하는 서류가 종전 11종에서 5종으로 대폭 줄어든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방문 세무조사 대상기업 선정도 민간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세무조사대상자 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행정자치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방세 세무조사 개선 표준안`을 마련하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토록 각 자치단체에 통보했다. 세무조사 개선 표준안에 따르면 서면 세무조사를 위한 서류를 앞으로는 법인현황과 법인소유자산관련 증감명세서, 주민세 특별징수 명세서, 재산할 사업소세 명세서, 종업 원할 사업소세 명세서 등 5종만 제출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토지·건물·구축물 소유명세서, 도급공사명세서 등 11종을 제출했었다. 이에 따라 세무조사 서류제출을 위한 작업시간도 대기업의 경우 10일에서 5일로, 중소법인의 경우 5일에서 2일로 각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치단체의 관계부서 내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건축신고서, 납부영수증, 사업승인서 등 5종의 증빙서류는 더 이상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세무조사 대상기업 선정과 조사방식에 따른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선정기준을 세무조사운영규칙에 명문화하도록 했다. 직접방문 세무조사 대상기업 선정시 세무사, 공인회계사(CPA), 변호사 등 외부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지방세 세무조사대상자 선정위원회`를 광역자치단체별로 설치토록 했다. 선정위는 7명으로 구성되고 이 가운데 6명을 외부전문가로 위촉하도록 했다. 조사방식과 관련, 서면세무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서면조사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작성한 경우, 탈루세원이 포착된 경우, 최근 10억원 이상 부동산 등을 취득한 경우, 최근 1천만원 이상의 지방세 비과세 감면을 받은 경우 등에 한해서만 직접 방문조사를 실시토록 했다. 세무조사도 일반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탈세혐의나 탈세정보가 구체적으로 제보된 경우, 일반조사로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경우 등에만 특별조사를 하도록 했다.◇지방세 세무조사 제출서류(자료 : 행정자치부)
- 새 청약제도 무주택 기준 `5000만원`
-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5000만원이하 주택보유자도 무주택자로 간주 돼 향후 공공택지 내 전용 25.7평 이하 주택 청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8일 청약제도 개선안을 마련한 주택산업연구원은 공공 택지 내 중소형 청약이 가능한 무주택자의 기준을 면적이 아닌 5000만원 이하의 금액으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평당 600만원 것을 고려해 5000만원짜리 초소형주택(약 8평) 보유자도 무주택자로 보자는 의견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박사는 “같은 무주택자라도 강남의 2억원 짜리 전세입자와 강북의 월세입자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며 “고가와 저가 주택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해 금액을 기준으로 무주택자를 삼는 게 편리하다”고 말했다. 또 가점제와 관련해선 주산연은 현재 주택공사가 공급하는 국민임대주택 적용방식과 비슷하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국민임대주택의 경우 전용 50㎡ 이하는 전년도 도시근로자월평균 소득(2005년 기준 325만원)의 50%, 전용 50-60㎡ 이하는 70%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 등에 공급되며 동일순위 경쟁시 세대주의 나이, 부양가족수, 자녀, 당해주택건설 지역 거주기간, 65세 이상 직계존속 1년 이상 부양자 등에 각각 가점을 주고 있다. 소득은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사업자는 세무서가 발행하는 소득금액증명서, 실업자는 지역의료보험증 등을 통해 확인한다. 연구원은 이와 비슷하게 새 청약제도의 가산항목에 부양가족수, 무주택 기간, 나이, 소득, 부동산 자산 등 항목에 각각의 가중치를 부여해 종합 점수를 매기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부양가족수(전체의 25%)의 가중치를 가장 높게 책정해 부양가족이 많은 사람이 유리하도록 했다. 반면 소득은 자영업자의 경우 정확한 금액을 파악할 수 없다는 문제 등을 이유로 가중치를 낮췄다. 연구원은 이 기준을 전용 25.7평 이하는 무주택 청약자끼리 경쟁할 때, 전용 25.7평 초과는 채권입찰제 적용후 같은 금액을 써낸 사람끼리 경쟁할 때 각각 적용한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제도는 민간 사업지를 뺀 공공택지에만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공공택지내 중소형 아파트 청약에 적용되는 만 35세 이상 5년 이상, 40세 이상 10년 이상 무주택 우선 공급제도는 향후 청약제도가 바뀌는 2008년까지만 사용하고, 점진적으로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 [쏙쏙 재테크]中企근로자 경비 15만원까지 정부 지원
- [조선일보 제공] <!-- 관련 사진 시작 --><!!--bodystart--><!--S_ARTICLE_CONTS-->정부 돈으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2005년 3월부터 문화관광부가 국내 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여행 바우처’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국가에서 지원하는 근로자 복지 프로그램인데요, 월 급여 250만원(연봉 3000만원) 이하의 중소기업에 3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자가 대상입니다. 1인당 여행 경비의 40%, 최대 15만원까지 지원해 줍니다. 그러니까 만약 4인 가족이 제주도 여행을 떠나 경비로 40만원을 썼다면, 정부에서 15만원을 대 주고, 근로자는 25만원만 내면 되는 셈이죠. 정부에서 40% 여행상품 할인권을 받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여행사의 희망하는 여행상품을 예약한 뒤에 관광협회(voucher.koreatravel.or.kr)에 신청서류를 우편이나 팩스로 제출하면 됩니다. 이때 전년도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제출해야 하고요. 3일 이내에 혜택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해외여행, 골프여행 등 호화 사치성 여행은 제외됩니다. 금강산 여행도 아직은 어렵다고 하네요. 기본적으로 1년에 1회까지만 가능하며, 정부 예산 내에서 선착순 지원이 원칙입니다. 또한 여행을 마친 후에는, 실제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현지에서 사진을 찍어서 여행사에 제출해야 합니다. 만약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2명이 있는 가족이라면, 여행 상품을 근로자별로 예약해서 지원금을 15만원씩 따로따로 받는 게 유리하겠죠. 반갑게도 올 3월부터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 월 급여 250만원 이하를 받는 근로자로 지원 대상자를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월급쟁이들은 꼬박꼬박 떼가는 엄청난 세금 때문에 속상하게 마련인데,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하면 좋겠지요. 문의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 (02)757-7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