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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역대 최대 규모 경영혁신안 발표…"조직 체계부터 문화까지 싹 바꾼다"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이 경영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내년까지 조직 변화를 이뤄나가겠단 계획을 밝혔다. 총재·부총재의 권한을 부총재보에게 위임하는 등 권한과 책임을 나눠 조직 구성원들의 능동적 업무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문가 경로를 신설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조직 탈바꿈을 예고했다.배준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 경영인사 혁신방안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은)배준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16일 경영인사 혁신방안 설명회에서 “이번 경영혁신 방안의 키워드는 권한 하부 위임을 통한 역동성 제고, 전문성 강화, 지역본부 싱크탱크 육성 등 다섯 가지”라고 소개했다. ◇3년만에 공개된 경영혁신 방안…이 총재 의견 수렴한은은 지난 2020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공표한 중장기 발전 전략 ‘BOK2030’을 세운 뒤 3년여 만에 경영혁신 방안을 발표하게 됐다. 앞서 한은은 전임 이주열 총재 때부터 머서코리아, 맥켄지컴퍼니 등 글로벌 컨설팅 업체로부터 받은 자문을 토대로 중장기 혁신방안을 계획해왔다. 이 총재는 취임 직후 관련 보고를 받고 직원들과 추가 논의를 거쳐 혁신안을 최종 완성했다. 취임전부터 한은의 변화와 혁신, 직원들의 사기진작 등을 예고한 이 총재가 취임한지 약 두 달여만이다. 배 부총재보는 “가장 중요한 점이 수평적이고 수요자 중심적인 조직문화인데 총재께서 국제통화기금(IMF) 근무 경험을 토대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면서 “성과 평가 제도나 이른바 ‘계급장 떼고’ 벌이는 치열한 토론 문화 등이 그것이다”라고 설먕했다.이번 경영 혁신안은 지난 2011~2012년 이뤄진 조직 개편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이뤄졌다. 수직적이던 조직 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고 전문성을 키워 한은의 역량을 대외적으로도 키우는데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골자다. 먼저 총재·부총재의 권한을 부총재보에게 하부위임을 시작으로 부총재보는 국장, 국장은 부장에게 각 직책별 권한을 나눠 담당자들의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했다. 통화정책·시장, 금융안정·결제, 조사·통계, 국제금융·협력, 경영관리 등 부총재보의 담당부서도 기능 및 업무 유사성을 기준으로 재분류한다. 국장은 부서 차원의 전략 추진 및 성과 산출을 책임지며 부서 업무완결권을, 부장은 일반적인 업무에 대해 기존 국장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부서의 규모, 업무 성격을 감안해 조직 체계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부(部) 조직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국(局), 팀 체계를 적용할 수 있도록했고 국장이 국 내의 임시조직(TF)를 구성할 수 있거나 부장이 내부 반(班)을 만들 수 있게 자율성도 높였다. 조직의 리더로 4~5급의 직원들도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 인사도 가능하게 했으며, 조직 구성 행정절차 또한 간소화했다. 배 부총재보는 “관리자들이 주어진 권한 범위 내에서 책임 경영을 수행함으로써 결재 단계가 불필요하게 중첩되는 중층화를 방지하고 의사결정 신속성 확보 등 업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젊고 유능한 관리자가 배출될 수 있는 체계”라고 설명했다. ◇전문성 조직 신설, 치열한 평가와 그에 따른 보상조직원들의 책임과 권한을 나눈 만큼 개개인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에 대해서도 주력할 방침이다. 직급이나 연차에 따라 업무를 바꾸는 순환보직이 아니라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축적하도록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고, 나아가 이를 외부에 발표하는 등 성취 지향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전문가 경로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시행 초기엔 경제모형, 통계, 정보통신(IT)이나 법 관련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우선 도입하고 차츰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전문성을 입증받는 과정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3급 이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경로 지원을 받지만, 성과가 저조하거나 리더십 리뷰 결과 등이 불량한 경우 직책 보임 해제도 가능하게 했다. 리더십 리뷰란 기존에 팀원들이 부서장, 팀장 등 관리자의 리더십을 평가하던 관리능력조사를 확대 보안해 자료를 인사에도 반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든 것이다. 대신 그에 따른 보상도 확실하다. 전문가 경로의 직원들은 경쟁을 통해 직급 승진이 가능하며 동일 직급의 관리자와 유사한 수준의 보수를 받을 수 있다. 또 전문분야 관련 국내 기관 근무 기회, 국내외 연수 기회 및 연구환경 등을 제공한다. 그간 방만한 경영을 해왔단 지적이 있던 지역본부 역시 ‘지역사회의 싱크탱크’로 새로 탈바꿈 할 것이란 각오다. 가칭 ‘BOK 정책심포지움’과 같은 지역 소통행사를 만들고 지역 내 경제주체들과 수시로 소통할 예정이다. 지역사회의 관심 유발과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총재, 부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장기적으로는 지역본부를 광역본부 중심체제로 개편하여 현행 16개의 지역본부 조직 체계를 7개의 광역본부, 9개의 지역본부로 개편한다. 또 장기간 안정적인 지역본부 업무를 전담할 ‘종합기획직원’을 권역별로 채용할 예정이다. 한은은 전에 없던 치열한 경쟁과 토론을 바탕으로 탈바꿈하겠단 의지를 내보이면서도 ‘모두 함께 성장’ 한다는 궁극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종합기획직원, 일반사무직원, 일반기능직원, 전문직원 등 모든 직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업무성과에 대한 평가 제도도 수평적이고 세세하게 바꿨다. 엄격한 상대평가 방식이었던 점수 부여 방식을 폐지하고 5개 성과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 또 부서 및 팀에 대한 집단업적평가를 폐지하여 조직 내 서열화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평가면담 활성화한다. 다만 연 2회 평가에서 연 1회 평가로 횟수를 줄여 직원들의 부담을 줄였다. 팀원들이 상급자를 평가하는 리더십 리뷰와 동료들끼리 서로 평가하는 제도를 강화해 성과 평가 때 참고할 예정이다. 올해 중에는 직무권한 하부위임, 정보공유 확대 및 리뷰 활성화, 일반기능·전문직원 직급 신설 등을 우선 시행하고 내년부터 국·부·팀제 확대, 전문가 경로 제도 1단계 시행 등을 시작으로 여타 제도(평가 등)도 순차적으로 개편한다.
- [마켓인]"언제까지 대체투자로 묶나" 교직원공제회, 자산분류 개편 고민
- [이데일리 조해영 김대연 기자] 대체투자의 비중과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대체투자’라는 이름으로 묶였던 다양한 자산군에 새로운 분류 체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기관투자자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일률적인 주식·채권·대체투자 분류 대신 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포트폴리오 기준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기존의 자산군 분류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조3963억원 규모의 투자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투자자산은 △대체투자 62.4%(26조4560억원) △주식 20.4%(8조6525억원) △채권 14.8%(6조2778억원) △단기자금 2.38%(1조1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교직원공제회의 고민은 대체투자라는 이름으로 각기 다른 여러 자산이 묶여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교직원공제회는 물론이고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과 공제회들은 대체로 주식·채권·대체투자의 자산군 분류를 따르고 있는데, 대체투자 안에는 부동산, 인프라, 기업투자, 벤처캐피탈 등이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대체투자는 기관들이 주식과 채권에 집중하던 과거에는 말 그대로 전통자산의 대안적(alternative) 성격이라는 점을 나타내는 명칭이었다. 하지만 대체투자로 포괄되는 투자 영역이 다양해지고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다.교직원공제회는 올해 들어 기존의 분류 대신 자산의 성격에 따른 새로운 구분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내부적으로 해외 연기금의 사례를 조사하기도 했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연기금, 공제회마다 투자 성격, 자산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며 “주식·채권·대체투자 대신에 우리 기관에 맞는 옷(분류)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말 기준 교직원공제회 투자자산 구성(자료=교직원공제회)해외 연기금은 국내 기관처럼 주식·채권·대체투자 분류를 일률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캐나다 연기금(CPP)은 연차보고서에서 자산을 △인프라 △부동산 △크레딧 △상장주식 △PE △채권 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연기금(GPFG)은 △에쿼티 △채권 △부동산(비상장) △재생에너지(비상장)의 큰 구분 아래에 30개에 가까운 세분류를 두고 있다.자산군 분류 체계의 개편은 목표 수익률이나 벤치마크(BM) 설정, 성과 평가 등과 맞닿아 있는 중요한 문제다. 공제회 업계 관계자는 “기업투자, VC, 선순위 부동산 등이 저마다 상황이 다른데도 대체투자로 묶여 있으면 평가 기준과 목표치를 똑같이 주게 된다”며 “목표 수익률과 BM을 제대로 부여하기 위한 차원에서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규모가 큰 기관은 물론이고 중소형 기관들 역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군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분류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분류를 다 바꾸긴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 “전세의 월세화”…수도권 신축 임대차 거래 절반 이상 ‘월세’
-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높은 수도권 새 아파트의 월세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자료=부동산R114)15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전국 아파트 임대차 거래건수는 38만3859건(△수도권 23만2468건 △지방 15만1391건)으로 집계됐다. 거래 유형별로는 전세 23만4354건(61.1%), 월세 14만9505건(38.9%)으로 전세 거래가 더 많았지만, 입주 연차가 짧은 신축일수록 전세 거래 비중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이 같은 경향은 인구가 밀집해 임차수요가 많은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입주 5년 이하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월세 거래 비중이 53.7%(2만8582건)으로, 전세 비중(46.3%, 2만4642건)을 넘어섰다.입주 연차가 짧은 신축일수록 구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높아 월세 거래 비중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갱신권 사용까지 감안해 4년 계약(2+2년)을 예상한 임대인들이 높은 가격으로 전세를 내놓자, 대출금리 인상에 이자 부담이 커진 임차인들이 ‘준전세’ 계약에 나서면서 월세 거래 비중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신규 계약할 때부터 급등한 보유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려는 임대인들이 늘면서 월세 매물 공급이 늘어난 것도 월세 거래 비율을 높이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임대차 계약은 전세와 월세가 낀 월세·준월세·준전세로 나뉘는데, 일반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를 말한다. 월세를 납부하되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는 준월세,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거래는 준전세로 분류한다.올해 1~5월까지 전국 아파트 임대차 거래 가운데 준전세 거래 비중은 △5년 이하 41.5%(4만5359건 중 1만8835건) △6~10년 이하 29.2%(2만2766건 중 6657건) △10년 초과 25.0%(8만1380건 중 2만380건)로, 신축일수록 준전세 비중이 높았다. 특히 수도권의 5년 이하 아파트의 준전세 거래 비중은 47.8%(2만8582건 중 1만3652건)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준전세 식의 아파트 월세 거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부터 갱신 만료된 신규계약 물건이 순차적으로 풀리는데, 주변 시세에 맞추거나 갱신계약을 포함한 4년치 상승분을 미리 반영한 가격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 연구원은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지불하려는 임차인과 보유세 전가를 위해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의 니즈가 맞물리면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고교 국어·수학·영어 기초학력 미달비율 ‘역대 최악’
- 13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발표한 ‘202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교과별로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1수준’ 학생 비율은 고2에서 수학 14.2%, 영어 9.8%, 국어 7.1% 수준으로 집계됐다.(그래픽=뉴시스)[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파악해 보완해야 하는데 진단을 못하니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가 늘어나는 것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임모(50) 교사의 이런 우려가 수치로도 확인됐다. 고2 학생의 3%를 대상으로 치른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국어·수학·영어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3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1학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역대 최악으로 꼽혔던 지난해보다 더 악화된 수치를 보였다. 중위권 비율은 감소하고 최하위권인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늘어서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9월 14일 전국 중3·고2 학생(78만203명)의 약 3%(2만2297명)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평가 결과 고2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비율은 역대 최악을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국어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전년도 6.8%에서 7.1%로, 수학은 13.5%에서 14.2%로, 영어는 8.6%에서 9.8%로 상승했다. 기초학력 미달비율은 교과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소위 ‘수포자’·‘영포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에 근거, 학생들의 교육목표 달성 정도를 평가한 것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다. 2008년부터 전수평가로 진행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부터 중3·고2 학생의 3%만을 대상으로 표집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도 원래 평가 대상이었지만 이마저도 2013년 폐지됐다. 문제는 전수평가를 표집평가로 바꾼 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고교 수학의 경우 표집평가 첫해인 2017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9.9%를 기록한 뒤 2018년 10.4%, 2019년 9%, 2020년 13.5%에 이어 올해 결국 14%를 넘었다. 중학교 국어·수학·영어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2020년 각각 6.4%, 13.4%, 7.1%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에 발표한 2021년 평가 결과에선 국어 6%, 수학 11.6%, 영어 5.9%로 소폭 반등했다. 반대로 중위권 이상인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감소했다. 중학교 국어는 75.4%에서 74.4%로, 수학은 57.7%에서 55.6%로 각각 감소했다. 영어만 같은 기간 63.9%에서 64.3%로 소폭 올랐다. 고교 국어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전년 69.8%에서 64.3%로 줄었으며 영어 또한 76.7%에서 74.5%로 하락했다. 수학에서만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60.8%에서 63.1%로 소폭 상승했다. 결국 교육부도 학성성취도 평가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날 학업 성취수준 향상 지원방안을 통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올해부터 컴퓨터 기반 시험으로 전환하고 평가 대상을 연차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초6, 중3, 고2가 평가 대상이며 내년은 초 5·6, 중3, 고 1·2로, 2024년에는 초3부터 고2까지로 평가대상이 늘어난다. 다만 평가는 희망 학교의 신청을 받아 실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2017년 이전의 전수평가로 되돌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방침대로 ‘희망 학교’만 평가할 게 아니라 해당 학년의 모든 학생을 평가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평가는 교육의 일부”라며 “객관적·과학적 진단을 통해 뒤처진 학생을 빨리 찾아내어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것이 국가와 학교의 책무”이라고 지적했다.
- '구름팬' 몰고 다니는 양지원… '9595쇼' 현장 직접 가보니…
- ‘9595쇼’ 출근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양지원.[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트롯판 피리 부는 사나이다. ‘트롯 프린스’ 양지원이 가는 곳마다 구름팬을 몰고 다니며 ‘트롯 대세’임을 보란 듯이 증명하고 있다.7일 오후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 빌딩 내 카페. 이곳에는 양지원 팬클럽 JPL을 의미하는 새빨간 옷을 입은 팬 수십명이 몰려 있다. 이들의 얼굴에는 천진난만한 미소가 가득 차 있다. 이유인 즉슨, 양지원을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양지원의 라디오 스케줄 현장을 직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에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부산에서 버스를 대절해 상경한 양지원 팬클럽 JPL 회원들의 모습.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공간 한편에 양지원이 앉아있었다. 새빨간 수트를 입고 얌전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시선을 강탈한다. 카페에 모여있는 수십명의 팬들은 양지원을 흠칫 흠칫 쳐다보며 까르르 웃고 있고, 그 모습을 지켜본 양지원은 흐뭇한 미소로 화답하곤 했다.이날 양지원이 소화할 일정은 TBS FM ‘박성호 강지연의 9595쇼-위대한 씽맨’이었다. 양지원은 매주 화요일 ‘9595쇼-위대한 씽맨’ 코너에 출연해 DJ 박성호, 강지연과 청취자들의 ‘속풀이 사연’을 소개하고, 이를 해소해 주는 노래를 즉석에서 부르곤 한다. 양지원의 맛깔나는 입담, 신명나는 노래가 청취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그 결과 방송과 동시에 진행되는 유튜브 라이브에 무려 1만8000명의 청취자가 몰리는 진풍경을 만들기도 했다.라디오 출근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양지원.양지원은 카페에서 옷매무새를 다듬은 뒤 스튜디오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입구 앞에서 그의 출근길을 기다린 이들을 향해 특유의 ‘왕자 미소’ 지어준 양지원은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튜디오로 이동했다. 양지원 혼자만 이동한 건 아니다. 이날은 부산에서 올라온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다. 바로 양지원 팬클럽 JPL의 부산 팬이 함께한 것이다. 양지원이 스튜디오에 앉아 사연을 읽고 노래를 부르면, 반대편에 팬들이 앉아 양지원에게 지켜보는 것이었다.‘9595쇼’ 스튜디오로 이동 중인 양지원.양지원은 팬들과 함께 하는 일정이 부담될 수도 있는데도 의외로 덤덤했다. 오히려 힘을 얻는다며 방긋 웃어 보였다. 양지원은 팬들 앞에서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부담보단 감사함이 크다”고 말했다. 양지원은 “지역별로 매주 버스 두 대씩 대절해서 오시곤 하는데, 오늘은 부산에서 팬분들이 오셨다”며 “연차 내셔서 오시는 분도 있는데, 어렵게 시간을 내서 와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게 없다”고 재차 감사함을 표했다.‘9595쇼’ 녹화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온 에어’.녹화를 20분 정도 앞둔 순간부터 양지원은 대본을 꼼꼼히 읽으며 체크하기 시작했다. 혹여라도 생방송 도중 실수하면 안 되기에, 점검 또 점검하는 습관을 들였다고. 양지원은 “수많은 청취자분들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주시는데, 사연을 보내주신 사연자분을 주인공을 만들어드리기 위해선 절대 실수하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하며 “사연을 재밌게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진심을 다해 노래를 불러드리는 것이 내 목표다. 오늘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며 파이팅을 외쳤다.대본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는 양지원.녹화에 들어가기 직전 ‘9595쇼’ 담당 작가가 급하게 뛰어나왔다. 무슨 일이라도 난 것인지 무척 급해 보였다. 작가는 양지원에게 ‘연하의 남자’를 부를 수 있냐고 물었고, 양지원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OK!’를 외쳤다. 작가는 또 ‘돌아와요 부산항에’도 부를 수 있냐고 묻자, 양지원은 “걱정 말라”며 작가를 안심시켰다. 갑작스럽게 선곡 리스트가 바뀌어 당황했던 것. 사실 양지원 입장에서도 충분히 당황할 법도 했지만, 수천 곡을 꿰뚫고 있는 그이기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양지원에게 대략 몇 곡을 알고 있냐고 묻자 ‘5000곡 이상’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노래 반주만 들어도 어떤 노래인지 안다”고 말한 양지원은 “예전에 친한 친구들과 방송에서 전주 1초만 듣고 맞추는 게임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거의 다 맞춘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또 “노래를 많이 듣기도 하지만, 작곡과 프로듀싱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세세하게 따져가며 노래를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곡을 알게 됐다”고도 했다.양지원이 ‘최애 음료’ 요구르트를 마시고 있는 모습.혹시 아이돌 노래도 많이 듣냐는 물음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양지원은 “음원차트 톱100을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어 다양한 노래를 많이 듣게 된다”며 “왜 이 노래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 끊임없이 연구해야 나도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노래를 듣는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지원은 최근 즐겨 듣는 노래로 싸이의 ‘댓댓’을 꼽기도 했다.양지원은 녹화에 들어가기 전 커피나 탄산음료 대신 ‘요구르트’를 애용한다고 했다. 술도, 커피도, 담배도 하지 않는다는 양지원은 가요계에서 ‘바른 생활’의 표본으로도 유명하다. 양지원은 “최애 음료가 요구르트다. 또 솔의 눈과 실론티도 좋아한다”며 “목 관리를 위해서 몸에 좋은 음료를 마시곤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양지원을 따라 스튜디오로 입장 중인 팬들의 모습.‘9595쇼’ 생방송 스케줄에 함께한 양지원 팬들의 모습.양지원은 대본을 최종 점검한 뒤 스튜디오로 입장했다. 이후 팬들이 나란히 줄을 서서 입장해 스튜디오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팬들은 양지원의 한마디 한마디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고, 양지원도 팬들에게 힘을 얻었는지 한치의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소화했다. 함께 자리한 MC 박성호, 강지연도 양지원의 맛깔나는 진행 솜씨에 흠뻑 반했고, 양지원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또 한 번 반한 듯했다. 이들은 녹화가 끝난 뒤에 양지원과 양지원 팬들을 향해 연신 엄지척을 날리고,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등 남다른 추억을 선물하기도 했다.‘9595쇼’ 녹화를 마치고 팬들과 함께 기념촬영 중인 양지원.양지원은 이날 스튜디오를 방문한 팬들에게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건넸다. 또 팬들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어주는 등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팬서비스를 아낌없이 펼쳤다. 그러면서 양지원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건 모두 팬 여러분 덕분’이라고 강조 또 강조했다.“팬들 덕분에 이렇게 노래도 하고, DJ도 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이 모든 것은 다 팬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짝 허당미도 있지만, 노래할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 진중하게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 점을 많이들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JPL!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 중장년 고용 불안해지고 청년 일자리 준다?…임금피크제 논란 A to Z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임금을 깎는 것은 불법일까. 지난달 26일 대법원의 판결은 임금피크제 논란에 불을 붙인 계기가 됐다. 경영계는 이번 판결로 임금피크제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며 고령자의 고용안정과 청년 일자리에 악영향일 미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외벽 모니터의 고령자 계속 고용장려금 광고.(사진=연합뉴스)그러나 정부는 이번 판결이 우리나라 임금피크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기업은 7만6000여곳에 달한다. 최근 논란이 커진 임금피크제의 실태와 종류, 이번 판결의 의미와 임금피크제의 영향 등을 고용노동부의 문답지를 통해 정리해봤다.◇중장년 고용불안·청년 일자리 위해 도입…7만6507개 기업 운영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근로시간·근로일수 조정 등을 통해 임금을 감액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연공성이 강한 우리나라의 임금체계 하에서 중장년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줄이고 청년의 일자리 기회를 늘리기 위해 도입됐다.지난해 사업체노동력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64만 3000여 개 사업체 중 정년제를 운영하는 사업체는 34만 7000여 개이고 이 중 22.0%에 해당하는 7만 6507개 사업체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임금피크제 도입 사업체 중 87.3%는 정년 60세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된 2013년 이후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최근 임금피크제가 논란이 된 건 지난 26일 대법원이 임금피크제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하는 판결을 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6일 대법원은 퇴직자 A씨가 자신이 재직했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 임금피크제가 인건비 부담 완화를 통한 경영 성과 제고를 목적으로 적용됐다”며 “55세 이상 직원들만 대상으로 한 임금 삭감 조치를 정당화할 만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대법원 “정년연장 없이 나이만으로 임금 감액은 위법”연구원은 정년 61세를 유지하면서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노사 합의를 거쳐 2009년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연구원의 임금피크제는 만 55세 이상 정규직 직원에만 적용됐고, 만 55세 이상이 되면 그 이전의 직급·역량등급에 무관하게 특정 기준연급을 지급하는 형태였다.대법원은 연구원이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모집과 채용, 임금과 임금 외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등의 대상 분야다. 즉, 사업주가 근로자와 합의한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이라도 내용 안에 고령자를 차별해 법에 반하는 조항은 무효라는 것이다.2021년 6월 기준 임금피크제 최초 도입연도 사업체 수(자료=고용노동부 제공)연구원의 임금피크제는 인건비 부담 완화와 경영성과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그 목적이 55세 이상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한 임금삭감 조치할 정당한 이유로 보기 어렵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특히 연구원의 51~54세 직원의 실적 달성률이 55세 이상 직원의 실적 달성률에 비해 떨어지는데 오히려 55세 이상 직원들의 임금만 감액됐다.또 연구원의 임금피크제로 A씨는 임금이 일시에 대폭 하락하는 불이익을 입었다. A씨는 성과 평가 결과에 따라 월 급여가 약 93~283만원이 줄었다. 또 불이익을 보전하는 조치가 강구되지 않았다. 아울러 A씨에게 부여된 업무 목표수준 또는 내용에 차이가 없었다.◇고용부 “정년유지형 대상 판결…국내 기업 대부분은 정년연장형”고용부는 이번 판결이 정년유지형이 아닌 정년연장형에게는 본질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금피크제 도입 시점을 기준으로 노사가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로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경우에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이고, 정년의 변경 없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경우에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로 분류할 수 있다.이에 노사가 정년 연장을 배경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면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가 동시에 도입되지 않더라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볼 수 있다. 특히, 2013년 5월 이전에 정년이 60세 미만이었고, 2013년 5월 정년 60세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고령자고용법 개정 이후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경우에는 정년연장형으로 볼 수 있다.또 정년유지형이라도 항상 무효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고용부의 설명이다. 정년유지형은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정 연령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다. 판단기준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등 이다. 정년을 유지하면서 일정 기간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의 효력은 판단기준에 따라 개별 사안별로 달리 판단될 수 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다만 임금피크제 도입의 목적이 타당하지 않고, 불이익을 보전하는 조치가 없는 등의 형태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면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로 볼 수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연구원의 임금피크제는 도입한 합리적 이유가 없이 결과적으로 일정 연령 이상의 근로자에 대해 연령만을 이유로 해 불이익한 처우를 한 것이 차별로 인정됐다.◇정년유지형도 위법 아닐 수도…“판단기준 등 고려해야”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지만 연령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이 판단도 있다. 고령자 고용안정과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목적이 정당하고, 불이익을 보전하는 조치가 이루어지는 등의 형태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면 연령차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크라운제과에 방문, 임금피크제 운영 사업장 현장방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올해 2월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된 B공단 사건은 일정 직급 이상 근로자에 대해 정년(60세) 연장 없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경우에도 연령차별로 보지 않은 사례다. 해당 기관의 임금피크제는 2013년 60세 정년 의무화 법 통과 이후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명시한 고령자고용법에 근거한 조치였다. 3급 이하인 근로자는 정년이 연장(58→60세)되면서, 연장된 2년 동안 임금이 연간 25% 삭감되는 반면, 2급 이상인 원고들은 정년(60세) 연장 없이 2년 동안 1차년도에 임금 25%, 2차년도에 임금 30% 삭감하는 식이었다.법원은 2급 이상인 원고가 기존에 유리한 정년 규정을 이미 적용받았고, 정년퇴직 전 1년 동안 공로연수가 가능했고, 희망자에 대해서는 업무시간 조정이 가능했음 등을 이유로 해당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정년연장 수반 조치로 도입했다면 차별 아닐 것”정년연장형에 대해서는 아직 대법원에서 연령차별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된 판례, 기타 하급심 판례에 따르면 정년연장에 수반된 조치로서 노사협의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면 원칙적으로 연령차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지난 5월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된 C공단 사건에서 해당 임금피크제는 정년 60세 의무화에 따라 고령자고용법에 근거해 도입됐다. 3, 4급 근로자였던 원고들은 정년이 58세에서 60세로 연장돼 임금피크제 시행에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됐으므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해 원고들이 불이익만을 받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다.다만 명목만 임금피크제일뿐 실질적으로는 비용 절감, 직원 퇴출 등의 목적으로 특정 연령의 근로자의 임금을 과도하게 감액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연령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서울고법에서 확정된 판례에 따르면 정년을 2년 간 연장하는 대신 빠르면 44세부터 연차별 최대 50%까지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다. 근로자에게 일방적 불이익을 가하는 내용으로 설계된 것으로서, 임금 삭감이 근로의 질이나 양과 무관하게 결정되고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였는지 여부’와 ‘승급대상에서 누락하였는지 여부’에 연동되어, 사실상 근로자를 퇴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 성매매 노출 아동·청소년, 절반이 채팅앱 통해 유인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아동·청소년 성매매 피해의 절반은 채팅앱을 통해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3일 발표한 2021년 전국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운영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매매 유입 경로는 채팅앱이 338명(46.5%)으로 절반에 가까웠으며, 친구 및 지인 93명(12.8%), SNS(사회관계망서비스) 78명(10.7%) 순이었다. 피해 내용은 길들이기(269건), 폭행·갈취(159건), 강요에 의한 가출(131건) 등이 1372건 보고됐다. 피해자 연령대는 14∼16세가 293명(40.3%)으로 가장 많았으며 17∼19세는 281명(38.7%)이었다. 10∼13세는 48명(6.6%) 순이다. 이 중 장애인은 47명(6.5%)으로 소수였으며, 비장애인이 680명(93.5%)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전국 지원센터 17곳은 지난해 아동·청소년 피해자 727명(장애인 47명 포함)에게 1만2520건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 유형별로 보면 상담이 9608건(76.7%)으로 가장 많았고 법률지원 1274건(10.2%), 의료지원 578건(4.6%) 등이 뒤를 이었다.지원센터는 피해 청소년이 귀가 이후 다시 성매매에 유입되지 않도록 보호자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판단, 부모 등 법정대리인 78명에게 피해재발 방지 교육을 355회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원센터는 온라인 성매매 감시활동 1만1993회, 유흥업소 밀집 지역 등 현장방문 63회 등을 실시해 아동·청소년의 성매매 피해 예방과 피해자 구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국 지원센터 17곳은 2020년 11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2021년 신규 개소했다. 아동·청소년이 성매매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성폭력, 인신매매 등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상담, 치료·회복 등을 통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성지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아동과 청소년 대상 성매매는 성폭력 등 또 다른 성범죄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피해 발생 전 신속한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자체, 보호시설 등 유관기관과 연계한 성매매 예방 활동과 사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다보스서 'ESG외교' 펼친 나경원…“FMC 참여 적극 검토”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다보스포럼’ 대통령 특사단장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선도그룹연합’(First Mover Coalition·FMC)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외교부에 따르면, 나 특사는 포럼 첫날인 23일(현지시간) FMC 지도자 모임 세션에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녹색기술이 글로벌 공공재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이같은 의향을 전했다.FMC는 2021년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계기로 미국과 WEF가 공동 출범시킨 것이다.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30%를 차지하는 8개 주요 분야(항공, 해운, 철강, 트럭, 알루미늄, 탄소제거, 콘크리트, 화학제품) 기업들이 저탄소 기술을 적극 도입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FMC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저탄소 제품을 적극 참여함으로써 수요를 창출하는 것을 지원한다. 미국 아마존과 애플, 보잉 등 30여개 사가 참가하고 있다. 나 특사는 또 같은 날 블랙록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세운 ‘브레이크 스루 에너지’를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녹색기술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나 특사는 도닐런 블랙록 투자연구소 대표를 만나 윤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설명하고 블랙록 측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블랙록측은 향후 투자의 50% 이상을 지속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이러한 기조에서 한국 투자를 늘려가는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아울러 번스타인 브레이크 스루 에너지 부사장을 만나 차세대 원전과 녹색기술(그린수소,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다이렉트 에어캡쳐, 에너지저장장치)의 대중화를 위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요청했다.24일에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대표 등을 면담했다.나 특사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식량·에너지 위기 및 최근 전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에 대한 WTO의 역할과 한국과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세스 버클리 GAVI 대표와의 만남에서는 코로나19 대응과 종식을 위한 우리나라와 GAVI 간 협력에 대해 상의했다. 특히 나 특사는 최근 북한 내 심각한 코로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 코로나 방역 지원 방침에 관해 설명했다. 북한의 코로나 상황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 공동 대응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 中, 다보스 회의 고작 4개 참여…“주요 발언 기회 놓쳐”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이 지난 22일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인 ‘다보스 포럼’에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적은 규모로 대표단을 보냈다고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스스로 세계 무대에서 발언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개막식 기조연설을 맡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AFP)SCMP에 따르면 나흘간 열리는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 대표단이 공식 참석하는 회의는 전체 200여개 중 4개에 불과하다. SCMP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서 중국은 글로벌 정책 결정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면서도 “중국은 이번 다보스 포럼에 적은 규모로 참여하면서 자국의 정책 목표를 알리고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혼란에 빠진 외국 기업들의 걱정을 덜어줄 기회를 잃었다”고 풀이했다. WEF는 매년 1월 다보스포럼을 열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 행사는 취소했다. 올해도 1월에 행사를 계획했다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로 5월로 연기됐다. 대면 형식으로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것은 2020년 1월 이후 2년 만이다.SCMP는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위기와 인플레이션, 주요 선진국의 긴축 기조, 신흥국의 부채 등 산재한 글로벌 이슈를 고려할 때 이번 다보스 포럼 참석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시 얼마나 잃을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져온다”고 분석했다.중국 대표단 중 최고위급 인사는 셰전화 중국 기후특사다. 그는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와 기후 변화 문제에 관한 패널 토론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 대표단은 그 외 ‘중국 경제전망’과 ‘세계 에너지 전환에서 중국의 위치’, ‘유라시아 전략전망’ 세션에 참여한다.SCMP는 “중국은 디지털 통화, 세계화, 식량 안보, 신냉전과 같은 사안들에 공식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라면서 “반면 미국은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과 상원의원 일부가 참석해 글로벌 협력에 대한 자신들의 비전을 홍보할 것”이라고 짚었다. 왕후이야오 중국 세계화연구소 이사장은 올해 중국 대표단 규모에 대해 자국의 엄격한 격리 정책 등 ‘기술적 이유’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안부 산하 국가 이민관리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통제를 이유로 자국민의 ‘불필요한’ 출국을 제한했다. 왕 이사장은 “이는 분명 중국에 불리하다”며 “우리는 온라인 교류 강화를 고려해야 하고 국제 항공편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외르크 부트케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소장은 “중국 정재계 인사들은 더 이상 해외를 방문하지 않고, 중국 정부 혹은 중국 재계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외부에 알리는 것을 놓치고 있다”면서 “외부와 교류가 단절된 상태이며, 회상회의로는 그 차이를 메울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