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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 "LNP 밀고, 캡핑 당기고...mRNA 사업 성장세 가팔라"
- [프랑크푸르트=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mRNA 원료 물질 공급 부족난이 심각합니다”.김경진 에스티팜 대표가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CPHI 에스티팜 부스에 나와있다. (사진=김지완 기자)김경진 에스티팜 대표이사는 “화이자나 모더나는 mRNA 원료를 자체 수급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 “반면 이제 mRNA 치료제·백신을 개발하는 회사나 학계에선 mRNA 원료를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실 mRNA 기반 기술 대부분이 에스티팜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기술”이라면서 “이걸 대량생산으로 바꿔보자고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코로나 백신에 들어가는 mRNA 원료를 공급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국내 많은 기업들이 mRNA를 성장동력을 꼽지만, 실제 mRNA로 돈을 버는 기업은 에스티팜이 유일하다. 에스티팜은 2021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총 4차례 걸려 총 2008만달러(286억원) 규모의 mRNA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데일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고 있는 ‘2022 세계 제약·바이오 전시회’(2022 Convention on Pharmaceutical Ingredients Worldwide, 이하 CPHI)에서 김 대표를 만나 단독 인터뷰했다. 이날 인터뷰에선 에스티팜의 mRNA 경쟁력과 성장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에스티팜, 세계 유일 cGMP mRNA 원재료 공급사김 대표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처음 코로나 백신을 시작했을 때 굉장히 급했다”면서 “이 백신에 들어가는 원료 물질 대부분이 cGMP(식품의약국(FDA) 우수의약품 관리 및 제조기준)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팬데믹 상황에서 FDA에선 화이자,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긴급 승인을 내줬다. 품목허가 후 FDA는 cGMP 가이드라인에 따라 코로나 백신 제조와 관련된 자료를 백신 개발·제조사 등에 요청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기회가 발생했다”면서 “캐나다 소재 바이오 회사가 mRNA 핵심 원료인 지질나노입자(LNP) 생산에 필요한 리피드(Lipid)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에스티팜이 캐나다 회사에 공급하는 지질은 LNP에 핵심원료인 이온화지질과 PEG지질 등 2종이다.에스티팜은 전체 생산시설이 cGMP 인증을 받았다. 다시 말해, 에스티팜은 FDA 인증 mRNA 원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인 셈이다. 여기에 에스티팜은 이화여대 이혁진 교수와 함께 상온에서도 보관 가능한 차세대 LNP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아울러 자체 기술로 LNP를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적응증에 국한해선 제네반트사로부터 LNP를 기술도입했다. 국내외 mRNA 제제 개발사 입장에선 에스티팜이 LNP 관련 국제 특허 이슈를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로 부상한 셈이다.◇ IP 문제에 세계 각지에서 스마트캡 요청 쇄도에스티팜은 mRNA 제제의 또 다른 핵심 원료인 캡핑에서도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겼다. 김 대표는 “모노머(오각형 구조의 케미칼)를 3개 붙여서 만들면 캡핑”이라면서 “우리는 모노머 20개 넘게 이어붙여 올리고를 만드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제조 자체가 일도 아니었다”고 말했다.현재 미국 트라이링트사의 클랜캡이 글로벌 캡핑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화이자, 모더나도 이 회사의 클랩캡을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조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78%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티팜은 지난해 스마트 캡핑을 내놨다. 현재 세계에서 상용화된 mRNA 캡핑은 클린캡과 스마트캡 뿐이다. 에스티팜의 스마트캡은 클린캡보다 30%~40% 가량 저렴하다.클린캡은 3종인데 반해, 스마트캡은 무려 30종이다. 그만큼 약물 특성에 최적화된 캡핑 사용으로 약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대표는 “간, 췌장, 폐 등 장기마다 고유한 세포 특성이 있다”면서 “어떤 캡을 쓰느냐에 따라 기관별 세포 내 단백질 발현율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캡을 트라이링크사의 클린캡과 비교했을 때 훨씬 좋은 데이터가 나오는 것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주요 공급자와 스마트캡 수출 논의 중그는 “mRNA 백신이나 치료제는 약을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앞에 캡핑을 붙이고, LNP로 감싸야 한다”면서 “이 순간 IP(지적재산권) 이슈가 발생하기 때문에 여타 신약과 다르게 연구개발을 하든, 위탁생산(CMO)을 하든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LNP와 캡핑을 모두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치료제 연구개발(R&D) 단계부터 바이오 회사들이 찾아오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에스티팜은 현재 10여 개 글로벌 바이오텍 mRNA 제제에 스마트캡을 붙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현재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공급망 중심에 있는 몇 몇 회사들과 스마트캡 공급을 놓고 얘기 중이라 전했다.김 대표는 “현재 mRNA 백신 2종을 개발 중”이라면서 “상용화되면 현재 보유 중인 LNP와 스마트캡핑 기술 가치는 더 올라가고 시장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CPHI에 와보니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으로 중국 공급망 불안을 염려해 중국 외 지역으로 mRNA 원료 공급선을 바꾸려는 회사가 상당하다”면서 금번 CPHI 성과를 기대했다.
- [단독]위기에 빛났다…임원들 반대 뚫고 데이터센터 투자 이끈 박원기 대표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지난 15일 오후 3시 33분 발생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시작된 불은 오후 11시46분 완전진압됐고, 서버실 전원은 자정을 넘겨 차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사고 발생 나흘째인 18일 오전 9시 기준 전원 공급은 95%가량 이뤄졌다.카카오의 서비스들은 아직도 완전히 복구되지 못했지만, 네이버는 달랐다. 화재 발생 4시간여 만에 일부 장애가 발생했던 서비스들이 정상화된 것이다. 3만 2,000여 대의 서버를 맡겼던 카카오보다 적은 수이지만, 네이버 역시 2~3만 대의 서버를 SK 판교센터에 두고 전체 트래픽의 10%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화재가 진압되기도 전에, 전원 공급이 재개되기도 전에, 서비스를 정상화할 수 있었을까. 2009년부터 네이버 인프라 책임져…자체 센터 ‘각’ 설립 주도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가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중화하고, 서비스 아키텍처 를 개선하고, 인프라의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적인 노력을 한 덕분”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옆집 슬픈 일이 우리 집에 경사가 되면 안 되지 않느냐”라고 주저했지만, 10년 전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고도화를 고집스럽게 챙긴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 질문을 계속했다. 박원기 대표는 2009년 당시 NHN의 인프라서비스본부장으로 입사해 네이버의 IT인프라 서비스 전반을 책임지기 시작했다. 네이버가 2013년, 국내 IT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을 만들 때, 이를 주도했다. 춘천 구봉산 자락에 만든 ‘각’은 네이버 서비스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네이버는 ‘각’에 이어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2023년 2월 완공을 목표로 세종시 집현동 산 163번지 도시첨단산업단지에 만들고 있다. ‘각’이 네이버 서비스를 위한 서버 자원관리차원이었다면, ‘각 세종’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 확장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각 세종’은 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구축할 수 있어 △빅데이터 △인공지능(AI)△로봇 등 첨단 산업의 컴퓨팅 환경을 대규모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각’에 3,000억 이상 들어…이해진 GIO가 공감해줘10년 전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만들자고 했을 때 반대는 없었을까. 애플, 구글, 메타, 아마존, MS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 재난복구 등에 100조 원 넘게 투자한다지만, 덩치가 작은 국내 IT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다. 네이버가 ‘각’을 지었을 때 땅값을 빼고 3000~4000억 원 정도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각’에는 이번 화재사고에서 발화가 시작된 화재에 취약한 배터리가 없다. 박 대표는 “각에는 배터리 없이 전기를 공급하는 다이나믹 UPS(무정전전원공급장치)를 썼다”면서 “전원에 장애가 있을 때 발전기가 자동으로 킥오프되는 방식으로 구축했다. 돈은 많이 든다”고 했다. 비용 문제로 데이터센터 건립에 내부 반대는 없었을까. 그는 “뭐 그랬다”면서 “우리 GIO(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굉장히 많이 공감해줬다”고 전했다. 이해진 GIO는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은둔의 경영자로 꼽히지만, 지난 6월 20일 두번 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 상량식에 참석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GIO는 2019년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를 뺏기는 건 매출을 뺏기는 것과 같다”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위험을 외부에 맡긴 카카오와 달라…재난대비 서비스 설계와 훈련자체 센터 ‘각’을 메인센터로 해서 6개 데이터센터에 데이터를 분산한 덕분에,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화재라는 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반면, 카카오는 남의 데이터센터를 메인센터로 빌려 쓰는 바람에 기본적인 위험을 SK에 의존한 셈이 됐다. 박원기 대표는 데이터 보호와 재난대비를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고 했다. 그는 “서비스 로직과 비즈니스 로직을 분산해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아키텍처(설계)가 중요하다”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여러 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 같은 재난대비 운영 기술과 경험을 쌓기 위해 네이버는 BCP(Business Continuity Plan, 업무연속성계획)를 만들어 모의훈련을 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가뭄이든, 화재든, 전쟁이든, 팬데믹으로 사람이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든 시나리오별로 BCP를 만들어 1년에 두 번씩 실제 모의 훈련을 한다”고 전했다.
- [문화대상 이 작품]무대의 숨은 주인공 연주자들, 한 발 앞으로!
-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장] 우리는 군무나 ‘떼창’처럼 다른 사람과 같은 동작을 하고 같은 소리를 낼 때 어떤 것으로도 느낄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그 감정이야말로 공연에서는 빠질 수 없는, 특히 야외 페스티벌에 빠져서는 안 되는 특별한 요소다.지난 3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메가필드 뮤직 페스티벌 2022’는 그런 감정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가운데 넓은 야외 공원에서 수십, 수백여 명의 연주자들이 같은 곡을 연주하는, 마치 연주자 버전 ‘플래시 몹’과 같은 이채로운 무대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무대 구조부터 여타 페스티벌과 확연히 달랐다. 스탠딩존에는 드럼 25대가 자리했고 무대 양옆에는 기타와 베이스 앰프 수십여 대가 놓였다.현장을 찾은 관객을 적잖이 놀라게 한 신선한 무대 구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준 건 ‘메가 락킨 플레이’(MEGA Rockin’ Play) 공연을 위해 등장한 메가밴드 연주자들이다. 디어클라우드, 이주혁, 딕펑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사거리 그 오빠, 노브레인, 빅톤, 이하이가 차례로 공연을 펼친 뒤 등장한 메가밴드 연주자들은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관객의 시선을 다소 낯설어하는 듯하면서도 들뜬 모습이었다. LED 화면에는 연주자들이 뜻깊은 무대를 만들어준 페스티벌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 담긴 인터뷰 영상도 송출돼 눈길을 끌었다.메가밴드의 공연은 연주자들의 인터뷰 영상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드러머 25명, 기타리스트 16명, 베이시스트 9명 등 총 50명이 의기투합해 힘차게 연주를 시작했다. 본 조비 ‘잇츠 마이 라이프’(It’s My Life)를 시작으로 AC/DC ‘하이웨이 투 헬’(Highway To Hell), 이매진 드래곤즈 ‘빌리버’(Believer), 건즈 앤 로지즈 ‘웰컴 투 더 정글’(Welcome To The Jungle), 브루노 마스 ‘런어웨이 베이비’(Runaway Baby) 등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명곡의 향연이 이어져 귀를 즐겁게 했다. 절정의 순간은 넥스트 ‘라젠카 세이브어스’(Lazenca Save Us)가 흘러나올 때였다. 웅장한 사운드가 돋보인 연주가 관객의 심장을 울렸다. 50명 모두가 주인공이 돼 하나의 노래를 완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는 모습에 관객은 연방 환호하며 감탄했다.메가밴드는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인 에픽하이와 협연으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30여분간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인 뒤 퇴장하는 연주자들을 향해 관객은 오랜 시간 박수갈채를 보냈다.완벽한 공연 뒤에는 숨은 공로자인 연주자들이 있다. 때로는 관객이 볼 수 없는 자리에서 연주하기도 하며 가수들의 공연을 묵묵히 빛내준다. 좋은 공연을 관람했다면 연주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연주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메가필드 뮤직 페스티벌 2022’는 기억해야 할 가치가 충분한 공연이었다. 언젠가 메가밴드의 무대가 다시 한번 펼쳐지기를, 더 확장된 연주자들의 공연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무대의 숨은 주인공 연주자들, 한 발 앞으로!
- [만났습니다]①"반도체 특허 우선심사로 기술전쟁서 우위 확보"
- 이인실 특허청장이 정부대전청사 청장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특허청 제공)[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기업 중심의 역동적인 혁신성장을 구현하고,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강한 지식재산 선순환 구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발굴하겠습니다.” 이인실(61) 신임 특허청장은 세계적인 기술패권 경쟁시대에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권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특허청의 화두로 던졌다. 최근 정부대전청사 특허청장 집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청장은 “특허청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심사와 심판”이라는 점을 전제한 뒤 “국민들이 재산권인 특허를 제대로 등록하고 활용되기 위해서는 심사관의 역할과 심사 품질이 중요하며, 심사·심판관들이 정확한 심사·심판업무를 할 수 있도록 특허청 내부 역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며 특허청 내부 역량 증진을 주요 추진과제로 밝혔다. 다음은 이인실 특허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기술패권시대에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분야 지원 방안은△전 세계적으로 반도체는 산업계의 화두이다. 치열한 기술경쟁 시대에 기업들에겐 빠른 특허권 확보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분야의 우선심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특허 우선심사를 도입하면 12.7개월 정도 걸리는 반도체 분야의 특허심사가 2.5개월로 대폭 단축된다. 또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 경쟁력 확보의 일환으로 민간의 퇴직인력을 특허 심사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첨단기술 분야의 퇴직 인력은 기술 이해도가 높아 심사업무에 투입 가능한 훌륭한 기술 인력이며, 퇴직인력의 심사관 활용은 핵심인력의 해외유출 방지, 첨단기술의 신속·정확한 권리화 등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반도체 기업의 기술경쟁 동향을 파악하고, 우리가 집중해야 할 기술을 선별하기 위해 반도체 분야의 특허 빅데이터 분석 지원을 확대하겠다.-달 궤도선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우주 기술 특허경쟁력은 어느 정도이고, 지원 계획은△항공우주연구원을 제외한 민간기업의 우주 관련 특허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특허청은 특허 빅데이터를 상세히 분석한 결과를 민간기업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특허 빅데이터를 보면 실용위성 자체발사국이 특허출원건수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다. 우주 기술 중 위성체, 발사체 관련 특허가 81%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우주 기술의 특허경쟁력은 위성을 발사하는 기술의 보유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우리나라는 특허출원건수에서 위성체 기술은 세계 5위, 발사체 기술은 세계 7위이나 선도국과는 큰 격차가 있다. 미국, 프랑스 등은 민간기업이 기술개발과 특허출원을 주도하는 반면 우리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외에 민간기업 특허가 매우 부족하다. 현재 우주 기술 특허 빅데이터를 추가로 심도있게 분석 중이며, 연내 분석 결과를 연구기관과 민간에 공유해 우리나라의 특허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최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지적재산권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효율화 방안은△인공지능(AI) 기술을 심사관의 선행기술·도형상표 검색, 특허분류, 번역 등에 활용하며, 심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AI 도형상표·디자인 검색시스템은 심사관에게 빠르게 검색결과를 제공해 심사업무를 실질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이에 따른 심사관들의 만족도와 신뢰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도 검색 정확도 향상,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을 통해 AI 기술을 활용한 심사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지난달 WIPO 총회가 3년 만에 대면회의로 열렸다. 회의 의미와 국제협력 추진방향은△WIPO 총회 기간 중에 프랑스와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들이 한국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표 심사에 관심을 보인 만큼 향후 외국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전 세계 지적재산권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식재산 분야 공동 협력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고, 양자간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난 2년간 디지털 분야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으로서 화상디자인, 데이터 및 유명인의 초상 등에 관한 보호를 강화한 사실을 소개했다. 또 한·프랑스 특허심사하이웨이 등 5개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11월에는 아세안 10개국 특허청장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아세안 특허청장회의를 개최한다. 이 기간 중 아세안 국가들의 지식재산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한국 특허청의 종합적인 지원 계획을 제안할 예정이다.-지식재산 가치평가의 신뢰도 제고 방안 및 향후계획은△지식재산 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식재산(IP) 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IP 금융이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가치평가의 신뢰성 제고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지식재산 평가관리센터를 설치해 IP 가치평가 신뢰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평가정보시스템도 구축하는 등 IP 가치평가의 부실평가 방지·적발 기능도 강화하겠다. WIPO 총회 기간 중 싱가포르와 칠레 등의 국가들이 한국의 IP 금융 제도, IP 가치평가 시스템에 관심을 보였다. 향후 외국과 가치평가 지원사업 등 지식재산 금융 정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이인실 특허청장은△1961년 부산 출생 △부산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프랑스 로베르슈맹법과대학원(CEIPI) 졸업 △이화여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 △미국 워싱턴대 법학석사 △고려대 법학박사 △제22회 변리사 시험 합격 △김앤장법률사무소 근무 △청운국제특허법인 대표변리사 △한국여성변리사회 회장 △세계전문직여성(BPW) 한국연맹 회장 △국제변리사연맹 한국협회(FICPI Korea) 회장 △(사)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
- 尹·김건희 부부, '허위경력 거짓해명 의혹 '무혐의'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 의혹’ 관련 거짓 해명을 했다며, 고발당한 윤 대통령 부부 등에 경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2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김은혜 당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 등 6명에 대해 지난달 25일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송치 결정했다.경찰은 “김 여사가 제출한 이력서의 경력 중 일부 학교명의 오기가 있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일부 기재가 있으나 나머지는 사실에 부합하는 경력으로 확인된다”고 봤다.또 “제출한 이력서에 첨부된 재직 증명서들의 위조 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는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김 여사는 2001년부터 2014년까지 한림성심대, 서일대, 수원여대, 안양대, 국민대 등 5개 대학의 강사 또는 겸임 교직원에 지원할 때, 이력이나 학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부분적으로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이에 대해 민생연구소는 지난 2월 김 여사의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언급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윤 대통령 부부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민생연구소 측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즉각 이의신청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김 여사의 허위 경력 관련 고발 사건도 수사 중인 경찰은 이달 안에 결론을 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주52시간 유연화’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주요 업종 노·사 심층 인터뷰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주52시간 유연화와 연공급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권고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시하는 역할을 맡은 미래노동시장 연구회가 제조업 등 주요 업종별 근로자와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미래노동시장 연구회 좌장 권순원 교수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모임공간 상연재에서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발족 한달을 맞아 그간 논의사항과 향후 운영계획에 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는 주요 업종별 근로자와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연달아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7월 18일 출범한 연구회는 노동시장 개혁과제 발굴·검토를 위한 전문가 논의기구로 노동법, 인사조직, 노동경제, 사회복지, 보건 등 분야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다. 연구회는 4개월간 논의 후 근로시간제도와 임금체계 개편 등에 관한 권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이번 심층인터뷰는 노동시장 개혁과제가 여러 이해관계자와 관련되어 있고 업종별 특성도 다양한 만큼, 현장 의견을 폭넓게 들을 필요가 있다는 연구회 논의 결과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그간 소규모 업종·기업 중심으로 진행됐던 간담회·현장방문과 달리, 최대한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업종·규모·직종·연령 등을 폭넓게 고려해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했다. 이날 심층인터뷰에는 제조업, 보건업, 정보통신업 등 주요 20개 업종의 근로자와 인사담당자 40명이 참석했다. 인터뷰는 제도 개편 필요사항, 개편 시 고려사항 등에 관해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임금체계와 관련해서는 현재 임금이 결정되는 체계와 직무·성과 평가하는 방식이 공정한 보상으로 연결되는지, 개선 필요사항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근로시간과 관련해서는 실 근로시간과 함께, 일ㆍ생활 균형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는지, 업무량 등에 따라 근로시간이 탄력적으로 운영되는지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있었다. 양극화 등 이중구조와 관련해서도 현장에서 느끼는 임금 등 근로 여건 격차를 비롯해서 격차가 발생하는 원인과 해소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인터뷰가 이루어졌다.한편 연구회는 지난 7월 18일 발족한 이후, 전체회의·워크숍·외부전문가 발제 등을 통해 우리 노동시장의 현황과 주요 쟁점들을 살펴보고, 논의 방향 및 과제 발굴 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IT기업 간담회, 공공기관 간담회, 중소기업 간담회, 철도여객운송업 자회사 간담회, 산업단지 현장 간담회 등에 참석해 현장의 의견도 듣고 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또 연구회는 현장의 실태를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 추가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노‧사 단체 토론회, 전문가 간담회도 개최하기로 했다.이날 연구회 좌장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노’와 ‘사’라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현장 의견을 토대로 노ㆍ사가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첼리스트 최하영 "콩쿠르 우승 이후 첫 한국 투어, 설렘 커"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2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한국인 최초 우승자 첼리스트 최하영(24)이 다음달 우승을 기념하는 한국 투어에 나선다.공연기획사 에스비유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위너스 콘서트’를 다음달 14일부터 21일까지 부산·서울·제주·철원 등 4개 도시에 총 7회 공연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콩쿠르 준우승자인 중국인 첼리스트 이바이 첸이 함께 한다.첼리스트 최하영. (사진=에스비유)최하영은 기획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콩쿠르 우승 이후) 한국 투어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히 부산과 철원은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어서 마음이 설레고 기쁘다”고 투어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손꼽힌다. 매년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콩쿠르는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등 4개 부문 경연을 매해 번갈아 개최한다.최하영은 콩쿠르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는 벨기에서 머물렀던 호스트 패밀리 가족의 열정을 꼽았다. 최하영은 “제가 모르는 사이에 대형 플래카드를 만들어 파이널 결과 발표 때 제 이름이 불리자 관중석에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그 모습이 방송에 중계됐다”며 “한국어·프랑스어·네덜란드어로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는데, 전무후무한 일이라 현장에 있던 왕비도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콩쿠르 수상 이후 달라진 것에 대해선 “꼭 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를 실현할 기회가 주어졌다”며 “바흐 무반주 프로그램부터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작곡가들과의 교류까지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 참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털어놨다.롤모델로는 레슨을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첼리스트 버나드 그린하우스를 꼽았다. 다른 예술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 음악회 외에 전시회, 오페라, 연극도 틈틈이 보러 간다고 했다.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첼리스트로서 해야 할 일을 찾고, 음악을 통해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저의 길을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하영은 “음악이 아니었으면 무엇을 했겠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음악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새삼 깨닫는다”며 “좋은 음악적 동료들에게 영감도 얻고,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첼리스트 이바이 첸. (사진=에스비유)최하영과 함께 투어에 나서는 이바이 첸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이바이 첸은 “예술이 담고 있는 가장 큰 가치는 사랑과 같은 정서적인 느낌이고, 저는 곡 위에 흐르는 감정적 흐름을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한다”며 “신선한 음악적 해석으로 한국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이번 투어에서 최하영과 이바이 첸은 오케스트라 협연, 듀오 리사이틀 등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지휘자 서희태가 이끄는 KNN 방송교향악단과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자 아드리엘 김이 이끄는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 지휘자 성기선이 이끄는 이화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협연으로 참여한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협력 피아니스트이자 콩쿠르 역대 수상자이기도 한 리브레히트 반베케부르트가 반주자로 함께 한다.공연은 다음달 14일 부산문화회관, 15일 서울 노원문화회관, 16일 제주 서귀포예술의전당, 17일 강원도 철원군 철원제일교회 옛터, 18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21일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으로 이어진다.
- 작가 장강명 “힐링물? 묵직한 소설 쓰는 게 내 임무”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장강명표 사회소설’로 불린다. 가열한 취재량 덕에 붙은 수식어다. 방대한 자료조사와 밀착 취재를 통해 쌓아 올린 생생한 서사는 현실을 직격하기 때문이다. 장강명(47)은 2018년에도 현장에 있었다. ‘한국사회 본질적 문제점의 기원을 추적하는 글을 써보자’는 구상 하나로, 수사 현장을 찾아 경찰 9명, 형사 6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아, 쓸만하겠구나!”는 첫 시작의 떨림은 무려 원고지 3100장에 이르는 장편을 쓰는 데 동력이 됐을 터다.6년 만에 새 장편소설 ‘재수사’(전 2권·은행나무)를 내놓은 장강명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슬럼프를 겪었다. 이례적으로 오래 붙들고 있던 작품”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강 플롯의 큰 틀을 구상한 뒤 2019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해 지난달 말 완성했다고 했다. 탈고하는데 4년 가까이 걸린 것이다. 기자 출신 소설가 장강명 작가가 6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재수사’(전 2권) 출간을 기념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3년을 공들여 원고지 3100매 분량으로 완성한 이 소설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현대 사상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사진=연합뉴스).“요즘 세상에 누가 두 권짜리 소설을 사서 읽을까 싶었죠. 지금의 한국소설 트렌드와도 맞지 않고요. 분량도 많고, 최근엔 가벼운 힐링글이 많이 읽히거든요. 고민거리를 던지는 제 소설을 읽는 독자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고마워요. 트렌드와 상관없이 무겁고 묵직한 소설을 쓰는 게 제 임무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굵직한 글들을 써나갈 것 같습니다. 하하.” ‘재수사’는 단순명료한 제목 그대로,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이 미제사건으로 남은 22년 전 신촌 여대생 살인사건을 재수사하는 이야기다. 여기에 범인이 쓴 회고록이 교차하며 소설의 또 다른 축을 이룬다. 총 100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야기를 끌고 가는 형사 연지혜의 수사 과정과 자신의 살인 행위가 정당하다는 논리를 펴는 범인의 생각을 번갈아 보여준다. 기대와 불안이 소용돌이 치던 2000년의 신촌을 거울 삼아 지금의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자 하는데, 소설이 본질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사회적 구조다. 장강명은 집필 당시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과장된 액션이나 초능력 같은 도구 없이 ‘현실적인 경찰소설을 쓰자’는 것과 ‘2022년 한국사회의 풍경을 담고, 그 기원을 좇아보자’는 것이었다. 소설은 형사들의 수사 과정과 업무 방식, 직업관을 매우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가령 강력반 형사들이 정기적으로 ‘아이템 회의’를 열어 단상토론을 벌인다든가, 범인을 어떻게 추려나가는지 등의 촘촘한 디테일은 현장감을 더해준다.장강명은 2011년 한겨레문학상에 장편 ‘표백’이 당선되면서 데뷔한 기자출신 작가다. 그는 “경찰 기자 시절에는 피해자와 사건 결과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막상 이번에 취재를 해보니 형사들이 어떤 식으로 수사를 하는지 몰랐던 부분이 많더라”고 회고했다. 소설은 두 권짜리 분량임에도 술술 읽힌다. 장강명은 “소설을 중간 쯤 썼을 때 진행이 안 돼 갈아엎었다. 인물을 줄이고, 범인 독백으로 시작한다는 구성을 넣었는데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현대 사회에 대한 장강명의 오랜 고민도 녹여냈다. 소설 속 살인 시점은 2000년, ‘불안’과 ‘공허’로 대표되는 징후들이 가시화한 때다.“한국 사회에 대한 저의 감각을 단어로 표현하면 ‘공허와 불안’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IMF) 이후 ‘불안’이 한국인들의 지배적인 정서가 됐고, 삶의 방향을 잃어버려 공허해졌죠. 지금의 한국 사회는 잘못돼 간다는 감각은 있는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몰라 고개를 갸웃하죠. 다음 세상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다음 세상의 청사진이 그려지지 않는 겁니다.”소설은 과연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가설’과 공동체 유지에 필수적인 윤리적 처벌,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계몽사상’을 기반으로 한 지금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느냐고 묻는다. 장강명은 “다음 세상을 그리려면 논리와 사상을 갖춰야 한다. 감수성을 기초로 한 세상은 회의적”이라면서 “촘촘한 논리와 사상이 있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 지금 필요한 건 비전과 희망”이라고 일갈했다.현재 ‘재수사’는 제작사와 영상화 작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작가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2015·민음사), ‘댓글부대’(2015·은행나무)도 영상화 작업 중이다. 장강명은 “‘오징어 게임’ 같은 드라마들이 승승장구한 덕에 한국 지식재산권(IP) 시장이 커졌다. 어떤 제작사든 원작들을 살피고 있다. 다른 소설가들의 작품도 많이 팔린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올해로 등단 12년차인 장강명은 다작(多作) 작가이기도 하다. 단독 저서로는 이번이 16번째 책이다. “2011년 데뷔했으니, 중견작가가 된 거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선 결국 작품으로 이야기해야 하잖아요. 오래 읽히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