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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장고·세탁기가 진화?…테슬라 닮은 LG전자 'UP가전'
- (사진=LG전자 뉴스룸 캡처)[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LG전자가 올해 재미있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바로 가전 업그레이드를 뜻하는 ‘업(UP)’가전 개념입니다.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도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기존 제품을 새제품처럼 계속 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입니다.가전제품은 사는 순간 구형이 되는 게 일상입니다. 늘 새로운 기술이 나오기 때문이죠. 하지만 업그레이드를 하면 구형도 신형처럼 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가전제품에 탑재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를 하면 신형 소프트웨어를 쓰면서 신기능을 쓸 수 있고, 하드웨어도 추가로 장착하면 다른 가전제품처럼 쓸 수 있다는 겁니다.◇반려동물 키우면 ‘펫기능’ 업그레이드이를테면 집에 공기청정기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최신 공기청정기는 ‘펫기능’을 추가해 반려동물의 배변냄새를 탈취할 수 있습니다. 배변냄새의 주요성분인 암모니아, 아세트알데히드, 아세트산 등 유해가스를 누적정화량 기준으로 기존모델대비 55% 가량을 더 제거해줍니다. 또 반려동물의 털, 먼지 등을 보다 제거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로 한 소비자가 새로 ‘펫기능’이 있는 공기청정기를 사려면 기존 제품을 팔고 새제품을 사거나, 아니면 추가로 ‘펫기능’을 갖춘 공기청정기를 사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하지만 ‘펫기능’을 업그레이드 한다면 일부 하드웨어 비용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습니다.최근 냉장고는 ‘야간 눈부심 방지 기능’도 있습니다. 사용자가 편의에 따라 밝기를 낮추는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죠. 기존 냉장고를 쓰던 사용자도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를 하면 이 기능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별도로 새 냉장고를 살 필요가 없는 것이죠.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UP가전(업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산토끼보다는 집토끼 잡겠다는 LG전자가전업계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지 않을까요? 일반적으로 제품 교체 주기가 짧을수록 회사는 돈을 더 벌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상품을 계속 구매해야 매출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그런데 ‘가전 업그레이드’가 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새 상품을 살 필요가 없어지겠죠. 고장만 안 난다면 기존 제품을 오랜기간 쓸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분명 이득인 것은 분명합니다.하지만 LG전자는 기업입니다. 마냥 소비자한테 혜택을 주는 ‘착한 기업’ 이미지만 얻고자 ‘UP가전’을 꺼내 들지는 않았을 겁니다.LG전자가 ‘가전 업그레이드’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충성고객 확보가 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 수요가 주춤하고, 가전 수요는 ‘피크(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추세입니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신규고객을 끌어모으기보다는 충성 고객을 유지하는 게 보다 나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산토끼’보다는 ‘집토끼’를 지키는 전략이 더 나을 수 있는 셈이죠. ‘산토끼’를 잡으려면 마케팅 비용을 대거 투입해야 하는데, 오히려 이 비용을 줄이고 기존 고객한테 혜택을 주는 게 보다 현명할 수 있는 상황이죠.충성 고객이 확보된다면 LG전자로서는 잠재적인 수요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전제품의 주기는 5~10년 입니다. 새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더라도 기존 제품이 고장이 난다면 새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새 제품을 구입할 때 LG전자 제품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가 된다면 계속 LG전자 제품을 쓰지 않을까요? LG전자는 이를 두고 고객이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고 강조합니다. ◇스마트폰에선 이미 대중화된 업그레이드사실 ‘업그레이드’ 개념은 이미 스마트폰에서 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애플입니다.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더라도 기존 아이폰 사용자도 새로운 소프트웨어(iOS)를 계속 쓸 수 있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카메라 기능은 점점 고사양화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아이폰 10이나 아이폰13 사용자도 똑같이 쓸 수 있습니다. 아이폰은 삼성 갤럭시나 중국 화웨이,오보, 비보 등 스마트폰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출고가도 비싼데다 판매장려금을 거의 태우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가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한번 아이폰을 쓴 고객은 계속 아이폰을 씁니다. 바로 아이폰이 선사하는 ‘경험’ 때문입니다. 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는 경험, 늘 혁신을 선사하는 ‘아이폰’ 경험 때문에 휴대폰 교체기에도 ‘아이폰’을 주저없이 선택합니다. 애플입장에서는 당장은 교체 수요가 조금 줄고 제품 교체 주기가 늘더라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성능과 안정성을 보다 제고하면서 아이폰 사용자를 꾸준히 ‘충성 고객’으로 만들고 있는 셈이죠.LG전자도 비슷한 전략을 꺼내 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1등 업체만 구사할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힙니다. 이미 확보된 점유율을 바탕으로 기존 고객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죠. 후발 주자는 점유율을 늘리는 게 더욱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에 쉽사리 먼저 꺼내 들기 어려운 카드죠. 지난해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가전 1위를 차지한 LG전자의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힙니다.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소비자가 새로운 기능을 쓸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있다. (사진=테슬라)◇개념은 좋은데..실제 업그레이드를 봐야LG전자가 꺼내 든 ‘UP가전’은 가전시장에서 새로운 파문을 던진 것은 분명합니다. 후발주자들도 LG전자의 전략을 따라가야 할지, 아니면 가격을 낮추고 마케팅비를 충분히 활용해서 점유율을 늘릴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하지만 LG전자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개념은 훌륭하더라도 실제 고객이 느끼는 ‘업그레이드’가 충분히 실용적이냐가 관건입니다. LG전자가 현재까지 제시한 ‘업그레이드’ 사례만으로는 소비자가 충분히 만족할지는 불투명합니다. ‘펫기능’ 업그레이드 외에 소비자가 혁신이라고 느낄 만한 기능이 업그레이드가 될지, 아니면 불필요한 업그레이드만 하고 오히려 신제품 구매 못지않게 비용부담만 하게 될지에 따라 향후 시장 판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이를테면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능이 개발될 때마다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앱스토어에서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구형 테슬라가 신형 테슬라로 바뀔 수 있는 거죠. 이 기능이 충분히 쓸만하다면 소비자는 기꺼이 비용을 내고 업데이트를 하지만, 자율주행기능이 충분하지 않는다면 굳이 업데이트를 하지 않을 겁니다.마찬가지로 LG전자가 앞으로 선사할 ‘업그레이드’ 내용이 무엇일지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 연말 '깜짝 실적' 낸 애플, "1분기 반도체 부족 개선" 전망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 애플이, 공급망 차질을 뚫고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연말에 비해 공급망 문제가 개선되고 있다”며, 다음 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AFP)27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2022회계연도 1분기(10~12월) 실적은 월가 전망치 평균을 상회했다. 매출이 1239억달러(약 149조원)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했으며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컨센서스 1186억달러(142조원)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2.10달러(2527원)로 25% 증가하며, 컨센서스 1.89달러(2274원)를 넘어섰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제외한 전 사업부에서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냈다. 작년 9월 출시된 신제품 아이폰13 등에 힘입어 아이폰 사업부는 716억달러(86조원)를 기록, 9% 증가했고 월가의 전망치 평균 683억달러(82조원)를 상회했다. 애플 뮤직, 아이클라우드 등이 포함된 서비스 부문은 24% 증가한 195억달러(23조원)로, 전망치인 186억달러(22조원)을 웃돌았다. 서비스 부문은 애플 사업부 중 가장 많은 마진을 내는 곳이다. 이밖에 맥과 기타 제품 매출도 모두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아이패드는 72억달러(8조원)를 기록해 14% 증가했지만, 컨센서스 82억달러(10조원)엔 미치지 못했다. 애플이 최근 분기 깜짝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건, 반도체 부족 사태에 잘 대처한 결과로 풀이된다. 애플 측은 특히 아이폰의 가장 핵심 반도체인 ‘리딩 엣지 칩’과 디스플레이와 전원 시스템을 관제하는 ‘레거시 노드 칩’ 부족 문제가 있지만, “잘 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패드 부문이 유일하게 부진했던 것도, 자원이 한정된 반도체를 주력 제품인 아이폰에 몰아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패드의 인기가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팀 쿡 CEO는 “모두가 겪고 있는 반도체 사태 부족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9% 증가했다는 건 매우 놀라운 일이다”며 “아이패드의 매출은 상당한 공급 제약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애플은 이번에도 회사가 예상하는 다음 분기 실적 전망치인 가이던스를 발표하지 않았다. 애플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로 불확실성이 커졌단 이유로 가이던스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팀 쿡 CEO는 “반도체 부족 문제는 9월보다 연말에 더 심해졌으며, 이번 분기 들어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반도체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 스마트폰 인기 덕봤다…LG이노텍 작년 사상 최대 실적(종합)
- LG이노텍 본사 건물[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LG이노텍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일궜다. 애플의 아이폰13 판매 호조로 인한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판매가 날개를 활짝 편 덕분이다.LG이노텍(011070)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14조9456억원으로 56.53%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1조2642억원으로 85.64% 늘었다고 26일 공시했다. 사상 첫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기록이다. 특히나 지난 4분기 실적의 힘이 컸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조7231억원으로 48.93% 늘었고, 영업이익은 429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5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625억원으로 두배 이상(116.83%) 늘었다.LG이노텍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멀티플 카메라모듈, 3D 센싱모듈 등 고성능 카메라모듈 신제품의 공급확대가 실적을 이끌었다”면서 “반도체 기판의 견조한 수요와 생산 능력(CAPA) 확대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었고, 차량용 카메라,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장부품도 전 제품군에서 고른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호실적을 이끈 것은 역시나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이었다. 4분기 광학솔루션 사업의 매출은 4조7945억원을 일궜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3 판매 호조로 매출과 수익성 두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애플과 거래량이 늘어난 데다 아이폰13에 적용한 멀티플 카메라 모듈, 3D센싱모듈 등 고성능 카메라 비중이 높아지면서 LG이노텍의 판매단가도 올랐다. 4분기 실적에 힘입어 광학솔루션 사업의 연간 매출은 11조5178억원으로 전년대비 69.9% 증가했다. LG이노텍의 매출 77%를 일군 셈이다.4분기 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42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보합수준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1조5,7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3% 증가했다.차세대 먹거리인 전장부품사업은 4분기 38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3%, 전분기대비로도 13% 증가한 수치다. 차량용 카메라,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 제품군에서 고른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연간 매출은 1조3903억원으로 전년보다 17.1% 증가했다.한편, LG이노텍은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000원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배당기준일은 2021년 12월31일이다. 시가배당율은 0.85%다. 배당금총액은 709억9352만1000원이다. 정기 주주총회 확정 후 1개월 이내 지급할 예정이다. LG이노텍은 2024년까지 당기순이익 10% 이상 배당을 유지키로 했다.LG이노텍 카메라모듈
- "삼성·LG·애플, 실적발표…반도체·세트 관전 포인트는?"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이번주 정보통신(IT) 대형주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진다. KTB투자증권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하지만 올 1분기는 중국 전력난 해소와 이연 수요, 신제품 출시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애플 3세대 ‘아이폰SE’ 예상 이미지. (사진=폰아레나)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지난해 4분기 테크기업 실적은 비메모리 부족과 중국 전력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반면 올 1분기는 중국 전력난 일단락, 기저효과, 이연 수요, 신제품 출시 사이클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반도체 업종에선 오는 27일 삼성전자(005930), 28일 SK하이닉스(000660)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올해 연간 메모리 공급 가이던스와 장비·소재 부족, 공정 난이도 상승에 따른 목표 대비 공급 차질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이다. 세트 업체 중에선 27일 LG전자(066570), 28일 애플이 실적을 발표한다. 가전 수요 둔화와 신흥국 환율 변동성 확대,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고 봤다. 또 애플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중국 전력난 영향은 이미 컨센서스에 반영이 됐고, 올 1분기 기저효과와 신제품 출시로 호실적을 기대했다.김 연구원은 “올해 주요 세트 출하는 비메모리 부족으로 생산 차질 영향이 컸던 스마트폰은 전년 대비 7% 증가할 것”이라며 “펜트업(보복소비) 수요 효과가 컸던 TV와 PC는 역기저 효과로 기존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아울러 부품업계는 작년 말 중국 전력난 해소 이후 생산 재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애플이 2년 만에 아이폰SE 모델을 출시하면서 관련 밸류체인의 올 상반기 실적 호조를 전망했다.아울러 주요 섹터별로는 메모리 업종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제기했다. 메모리 수요는 회복되는 가운데 공급 증설이 점차 어려워지는 추세라고 짚었다. 올 1분기를 저점으로 메모리 수급 개선을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장비·소재 업체는 비메모리 대규모 증설로 장비 인도 시기 지연과 소재 부족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선호주는 SK하이닉스로 꼽았다.아울러 애플 부품 공급사에 대해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애플은 올해 역대 가장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라며 “1분기 아이폰, 2분기 맥·모니터, 4분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관련 제품을 공개할 전망으로 관련 부품 밸류체인의 호실적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 삼성폰, 작년 글로벌 1위 지켰지만…성장률 ‘0%대’ 그쳐
- 2021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료=카운트포인트리서치)[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소매 판매량 기준)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지만 0%대 성장률에 그치며 애플과의 격차가 1%포인트대로 좁혀졌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8.9%를 기록했다. 2위를 기록한 애플(17.2%)에 비해 1.7%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번 집계는 소매 판매량 기준이다. 중국의 샤오미는 점유율 13.5%로 첫 3위에 올랐고, 같은 중국 업체인 오포와 비보도 각각 11.4%, 9.5%를 기록하며 약진했다. 특히 오포와 비보는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해 눈길을 모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에도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연간 성장률 측면에서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불과 0.9% 성장에 그쳤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를 필두로 지난해 25.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샤오미, 오포, 비보의 연간 성장률은 35.1%, 32.8. 25.2%에 달했다. 경쟁사들은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데 비해 삼성전자만 나홀로 0%대 성장에 그친 것이어서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9년 20%, 2020년 19% 등 점차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2위 애플과의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2019년엔 7% 포인트, 2020년엔 4%포인트로 줄었고, 지난해는 불과 1.7%포인트까지 좁혀진 상황이다. ‘아이폰12’가 흥행한데다, 신작인 ‘아이폰13’도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은 영향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마저 중저가폰을 무기로 점유율을 무섭게 확대하고 있다.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의 폴더블(접는)폰을 따라는 ‘미투 전략’으로 트렌드를 따라오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조금씩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 동남아, 인도 등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차근차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새로운 폼팩터(외형)인 폴더블폰 대세화 전략을 추진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지만 올해도 여전히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에게 치이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역시 폴더블폰 대세화 전략과 함께 중저가 라인인 ‘A시리즈’ 강화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며 “지난해 말 DX부문으로 조직이 통합된만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접근과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새해부터 뜨거운 중저가폰 시장…1분기 韓·美·中 ‘격전’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새해부터 글로벌 모바일 시장의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하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은 유럽시장에 중저가폰 출시를 앞뒀고, ‘프리미엄 시장의 강자’ 애플도 2년 만에 5G를 적용한 중저가 라인인 ‘아이폰SE’를 글로벌 출시한다.삼성전자(005930) 역시 최근 ‘갤럭시 S21 팬에디션(FE)’을 유럽시장에 우선 선보이며 경쟁의 불씨를 당겼다. 중저가폰 수요가 높은 유럽, 그리고 5G폰 침투율이 낮은 동남아,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한(韓)·미(美)·중(中) 모바일 업계의 격전이 예상된다. 오포가 유럽시장에 출시를 준비 중인 ‘레노7 5G’. (사진=오포 홈페이지 캡쳐)◇오포·샤오미, 유럽에 중저가폰 출시 준비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업체 오포(OPPO)는 유럽 시장에 ‘레노(Reno)7 5G’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레노 시리즈는 오포의 중저가폰 라인으로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최신작이 공개됐다. 오포는 내수 시장에 출시했던 ‘레노7’ 시리즈를 유럽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최근 유럽연합(EU) 인증을 준비 중이고, 제품명도 ‘파인드 X5 라이트’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오포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한 업체로 특히 5G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오포는 글로벌 5G폰 시장에서의 성장률이 165%에 달한다. 이번 ‘레노7’은 2699위안(한화 약 50만원)으로 올해 오포의 첫 유럽시장 신제품이 될 전망이다.샤오미도 조만간 중저가폰 라인인 ‘레드미 노트11’ 시리즈를 유럽 시장에 출시한다. 역시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선보였던 제품으로 가격은 250유로(한화 약 33만원)로 예상된다. 중국 제품들 가운데서도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가격대비 성능비’를 강조하는 제품이다. 오포와 샤오미 모두 내수시장에 공개했던 신제품들을 보강하거나, 모델명을 바꾸는 과정을 거쳐 글로벌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SE 2세대. (사진=애플)◇애플은 ‘아이폰SE’, 삼성은 ‘A시리즈’ 강화프리미엄폰의 대명사인 애플도 2년여 만에 중저가폰을 선보인다. 업계에선 애플이 오는 3월 중저가 라인인 ‘아이폰SE’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가을 선보일 ‘아이폰14’ 이전에 중저가 제품을 출시, 점유율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나올 아이폰SE 3세대의 가격대는 전작(아이폰SE 2세대·399달러)보다 다소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주요 시장으로는 유럽, 남미 등이 꼽힌다. 보급형이지만 처음으로 5G를 적용하고, 애플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A15 바이오닉’ 칩셋을 장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능적으로는 수준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이미 이달 초 ‘갤럭시 S21 팬에디션(FE)’을 공개하며 올해 중저가폰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경쟁사들 중저가폰들보다 가격대(83만원대)가 높지만 플래그십(전략)폰 수준의 기능을 갖춰 해외에서의 수요가 높다. 삼성전자가 국내가 아닌 유럽, 미국 등에 먼저 출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가격대가 20만~50만원대인 보급형 라인 ‘갤럭시 A’ 시리즈에도 올해 5G 적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5G 중저가폰 시장을 대거 흡수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만큼 A시리즈를 통해 시장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대비 7% 증가한 14억9200만대에 달하고, 이중 5G폰 비중은 약 54%에 이를 전망이다. 물량으로는 약 8억대로 지난해 5억8000만대보다 3억대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5G폰 보급률이 20%가 채 안되는 인도, 동남아 등의 중저가폰 시장이 업체들의 주요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업체들의 5G폰 시장 성장률이 매우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와 애플도 위기의식이 느껴졌을 것”이라며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요하게 보는 유럽, 5G폰 보급률이 낮은 신흥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전략을 선보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삼성전자 갤럭시S21 FE. (사진=삼성전자)
- 세트만 잘 나가나? 삼성전기·LG이노텍도 역대 실적 예고
- LG이노텍 카메라모듈[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세트업체의 호황에 힘입어 부품업체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카메라, 삼성전기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힘을 톡톡히 봤다.17일 전기전자,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해 연간 매출 14조원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키움증권, KB증권은 지난해 LG이노텍의 매출액은 14조원을 웃돌고 영업이익도 1조2500억원 가량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세계 1위인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의 영향이 컸다.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 부문은 전체 매출의 65%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3 판매 호조로 LG이노텍의 매출이 덩달아 늘었다. 아이폰13은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6주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폰13에 적용한 트리플 카메라 등 고성능 카메라 비중이 높아지면서 LG이노텍의 판매단가도 올랐다.특히나 경쟁사인 샤프 등이 코로나로 인해 생산차질을 빚으면서 애플의 LG이노텍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진 점도 호재였다. 하반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도 매출 규모를 키웠다. 다만 영업이익은 성과급 지급, 물류비·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기존 예상치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전망은 더욱 밝다. 아이폰 판매 호조로 카메라모듈에 대한 수요가 건재한데다 전장(자동차용 전자장치) 부품 사업이 확장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에는 매출 15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카메라 화질 업그레이드로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고, 보급형 모델 출시에 따라 공급량도 늘 수 있어 광학솔루션 부분은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며 “전장부문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일부 해소되면서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전기 초소형 고용량 MLCC (사진=삼성전기)삼성전기 역시 지난해 최대 실적 달성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 이베스트증권, 대신증권 등은 삼성전기의 작년 매출액이 9조9000억원대를 기록하면서 ‘매출 10조원의 벽’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 역시 1조5000억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컴포넌트 부문이 호조를 보였다.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 부품인 MLCC 덕분이다. 4분기의 경우 MLCC 연말 재고조정 영향으로 가격은 떨어지고 거래물량도 저조했지만, 연간 전체로 보면 모바일용 소형·고용량 MLCC와 산업·전장용 MLCC, 고사양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기판 부문에서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반도체 기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도 향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MLCC 가격 하락세가 마무리되면서 삼성전기 역시 올해도 ‘최대 실적’ 신기록을 이어갈 전망이다. 웨어러블 기기 및 정보통신기술(IT) 제품간 연결성 강화로 전자제품의 대당 MLCC 탑재량이 늘어나는 점도 호재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4분기 MLCC 재고조정이 일단락됐고, 스마트폰 출하량도 작년대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보다 8%, 18%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