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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피아 근절' 속전속결…"실효성 거두려면 시공 프로세스 손봐야"
- [이데일리 박지애 박경훈 기자]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관예우’가 지목되자 LH가 고강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안전을 도외시 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수어야 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속전속결 혁신안이다. 자성의 노력과 쇄신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속도감 있게 개선안을 내놓았다고 하지만 실효성 있는 결과를 거둬들일지는 미지수다. LH는 명운까지 걸고 ‘이권 카르텔 타파’를 선언했다. 다만 대한주택공사부터 60년이나 된 조직이다 보니 퇴직자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연결고리를 완전하게 끊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참에 혁신안도 혁신안이지만 설계에서 감리까지, 시공사 선정과 평가까지 일련의 ‘시공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전관예우 근절하겠다는데’ 실효성 글쎄2일 LH가 발표한 고강도 혁신안의 핵심 키워드는 ‘전관예우 근절’이다. 이를 위해 LH는 건설공사 전 과정(설계, 심사, 계약, 시공, 자재, 감리 등)에서 전관예우, 이권 개입, 담함 등을 관리하기 위한 추진본부를 신설했다. 건설카르텔 관련 부실시공 유발업체를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퇴출하는 등 고강도 혁신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또 건설안전기술본부를 통해 건설공사 전 과정에서 전관개입 가능 업무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뜻을 밝혔다. 감리 제도 역시 전관 유착 관행에 의해 유명무실했던 이전 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감리 범위를 설계까지 확대 적용한단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대책이 뿌리 깊은 전관예우를 막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 시각이 강하다.지난 2021년 직원 땅 투기 사태 때도 개발정보를 공유하는 등 전·현직 직원 간의 유착 문제가 드러나자 혁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 이때도 전관예우 근절 방안으로 LH 출신 감정평가사나 법무사에 대해 퇴직 후 1년간 수임 제한, 퇴직 직원 출신 감정평가사의 제척·기피·회피 제도 도입, 퇴직자 접촉 신고제 신설 등을 포함했다.임원이 청렴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5년까지 연봉을 환수할 수 있도록 임원 보수 규정을 개정하고,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직위 해제되면 기본급의 최대 50%까지 감액할 수 있도록 규정도 강화했다. 취업제한 대상자를 임원 7명에서 이해충돌 여지가 큰 고위직(2급·부장급 이상) 500여명으로 늘렸고 퇴직자가 소속된 기업과는 퇴직일로부터 5년 이내 수의계약을 제한했다. 또 설계 공모나 공사 입찰 등 각종 심사를 위한 위원회에서 LH 직원을 배제했다.2년이 지났지만 또다시 들고 나온 혁신안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사실 이 문제는 진짜 원인부터 제대로 진단해야 재발이 안 될 사안이다”며 “LH 발주 아파트 91개 단지 중 76개 단지는 제대로 지어졌는데 이 역시 LH 퇴직자가 없진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LH 출신이어서가 아닌 현장별로 의사결정 과정이나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평가 기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 파악부터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무조건 LH 인사를 배제하는 ‘보여주기 식’의 혁신안보단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평가 선정 위원을 외부에서 영입하도록 제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으로는 누가(Who) 설계 시공에 가담했는지 보단 어떻게(How) ‘설계-시공-감리’하는지 선정 과정이나 평가 방식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박성준 대한건축사협회 부회장은 “전관예우는 근절해야 하지만 이 사태의 더 근본적인 문제를 냉철히 봐야 한다. 사업에 응모하면 업체들은 평가를 받는다. 결국 문제가 되는 건 평가 시 LH 관계자가 평가위원으로 들어가 공정하게 평가하지 못하는 것이다”며 “평가위원을 LH에서 정하지 못하게 막고 공공단체 등 외부에서 정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 LH 퇴직자여서 오히려 역차별을 당할 수도 있는데 모두가 공정한 출발선에 서도록 제도를 손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일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사장 주재 회의에서 최근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소통창구·페널티 강화하는 방향으로국토교통부와 LH는 추가 대책으로 LH 출신 임직원이 없는 업체가 LH 사업에 응모하면 가산점을 주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계약법상 발주자가 특정한 조건을 내걸어 계약상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는 조항 때문에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LH 퇴직자의 건설 현장 배치를 제한해 업무상 LH 직원과의 접촉을 원천 차단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건설 공사 과정 간 원활한 소통이 가능토록 시스템을 고안하고 외부 감사 시스템을 통해 전관예우에 대한 감시도 이뤄지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전관유착이 벌어지지 않도록 시스템적으로 외부인사가 포함된 위원회가 적절히 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는 설계와 시공, 감리 사이에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구조인데 시스템 내에서 크로스체크를 할 수 있도록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혁신안에 포함된 감리 역할을 설계까지 확대하는 방안은 되려 전문성을 낮출 위험소지가 있어 기존 규정에서 페널티를 강화해 철근 누락 같은 사태를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조설계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 건축구조기술사가 해야 하는데 감리가 이 부분까지 발을 들이면 되려 전문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결국 시장에선 감리에 대해 구조설계 사무소에 외주를 주는 등 문제가 반복될 소지가 크다. 이번 LH 철근 누락은 시공과 감리보단 구조 설계상 문제가 더 컸는데 이런 부분은 보여주기식 제도 보완보단 기존의 규정을 따르도록 하되 규정을 어기면 실질적으로 사업을 더 하는데 큰 타격이 있는 등 페널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철근 빠진 아파트 '계약 취소' 어려워…"파주운정은 선납금 돌려준 것"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신혼희망타운 분양받아서 곧 들어가는데 철근이 빠진 곳이라네요. 입주 전인데 계약 취소 가능한가요.”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이 누락된 공공주택 15개 단지를 공개한 이후 아직 입주하지 않은 사람들의 계약 취소 문의가 빗발치는 중이다. LH는 정식 계약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일부 단지의 ‘선납 계약금 환불’을 진행하고 ‘계약일정 연기’ 등의 조처를 하면서 계약 해지 및 취소를 막아보려는 분위기이나 입주를 앞둔 주민은 보강 작업을 끝낸다고 하더라도 믿지 못하겠단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일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사장 주재 회의에서 최근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손해배상 청구 가능하지만 계약 취소 어려워LH가 발주한 아파트 가운데 지하주차장이 무량판 구조로 설계된 아파트 91곳 중 15곳에서 전단보강근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9곳이 준공됐고, 6곳은 아직 시공 중이다. 준공 후 철근 누락이 발견된 단지는 파주운정 A34(입주완료), 충남도청이전 신도시 RH11(입주 중), 수서역세권 A3(입주 중), 수원당수 A3(입주 중), 오산세교2 A6(입주예정), 남양주별내 A25(입주완료), 음성금석 A2(입주완료), 공주월송 A4(입주완료), 아산탕정 2-A14(입주완료) 등이다. 이중 아직 입주 전이거나 이제 막 입주 계약을 진행할 계획이었던 단지의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 계약 취소 이후 계약금 환불이나 추후 청약의 불이익이 있는지 등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30대 A씨는 “신혼집으로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돼 좋았는데 철근이 빠진 아파트라니 절망적이고 보강 공사를 한다고 해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입주 전이니 계약 취소가 가능한지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도상 이미 입주한 단지의 주민은 물론 철근 누락 때문에 아파트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계약을 해제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원칙적으론 불가능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동인의 윤현석 변호사는 “철근 누락은 설계단계부터 잘못됐거나 시공상 오류에 해당할 수가 있는데 두 가지 모두 철근 누락 때문인 ‘하자’에 의한 것이어서 손해배상은 청구할 수 있지만 계약의 해제나 취소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며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 취소를 하더라도 추후 청약 불이익 등에 대해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근 누락 때문에 중대한 결함이 있거나 안전상 중대한 하자라고 판단이 되면 계약 취소가 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다만 철근 누락 때문에 보강작업이 길어져서 아파트 입주예정일이 3개월 이상 연기가 된다면 입주지연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가 가능할 수 있다. 이미 납입한 대금을 돌려받고 위약금 조항이 있다면 위약금, 없다면 손해배상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3개월 이상 입주지연해야 계약해지 가능성결국 철근 보강 공사 등으로 3개월 이상 입주지연해야 계약해지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 현재 국토부와 LH는 준공 후 철근 누락이 발견된 아파트에 대해 이달 혹은 9월 말까지는 보강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어서 입주지연에 따른 계약해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무법인 심목 김예림 대표변호사는 “부실시공으로 안전상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계약 해제가 입주 여부와 관계없이 가능할 수 있다”며 “계약 해제되려면 계약해제사유가 인정돼야 하는데 철근누락 등 부실시공으로 계약해제가 가능한지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LH는 이번 건이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법률적인 검토에 나서겠다고 했다. 추가 계약 잠정 연기와 계약금 선납자에 대한 환불을 진행하고 있는 파주 초롱꽃마을3단지(파주운정 A34)는 아직 최종적 법률 행위인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취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LH는 252명의 예비입주자가 선납한 계약금 총 2억8700만원을 환불한 상황이다. LH 관계자는 “임대주택은 계약 전 자산 등 입주자 검증을 하고 적법한 사람만 입주하고 있는데 파주운정 단지는 계약률이 낮아 선납입을 받고 검증을 다음에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었다”며 “이달 1~3일 중 계약을 하기로 돼있었는 데 그전에 계약금을 선납한 사람에게 보강공사 이후 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원치 않는 사람에게는 선납금을 돌려준 것이다”고 설명했다.
- '콘유' 박보영 "시행착오 겪으며 동그랗게 커 가고 싶어요" [인터뷰]②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박보영이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통한 연기변신과 캐릭터 ‘명화’를 향한 애정, 대중에게 각인된 청순 러블리의 이미지에 대한 솔직한 생각들을 털어놨다. 박보영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의 개봉을 앞둔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올 여름 출격하는 한국영화 ‘빅4’의 마지막 주자로,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가 원작으로 이 작품의 2부 ‘유쾌한 이웃’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거쳐 각색됐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박보영이 ‘너의 결혼식’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복귀작이다. 박보영은 극 중 민성(박서준 분)의 아내 ‘명화’ 역을 맡아 기존의 러블리하고 청순했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해 호평을 얻고 있다. 간호사 출신인 명화는 외부인을 배척하는 황궁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이병헌 분)의 폭력적 리더십에 유일하게 경도되지 않고 신념을 지키는 인물이다. 굳건한 ‘명화’의 신념은 주민대표가 된 후 점점 더 집착과 광기에 휩싸이는 ‘영탁’에게 묘한 위협과 불안감을 준다. 극의 중후반부 영탁과 주민들의 갈등이 폭발해 몰입감과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던 데는 박보영의 단단한 열연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박보영이 연기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명화는 박보영이 그간 두각을 드러냈던 로맨스 코미디 장르 속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온도차를 지닌 인물이다. 그 전까지 영화 ‘과속 스캔들’, ‘너의 결혼식’이나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오! 나의 귀신님’ 속 박보영의 이미지에 익숙해있던 관객들이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본다면 반달 눈웃음을 지운 박보영의 변신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숯검정을 잔뜩 묻힌 꾀죄죄하고 파리한 얼굴,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포니테일에 푸석한 머릿결. 그러나 인간성을 시험하는 끝없는 위기 상황에도 잃지 않는 단호하고 맑은 눈빛. 이병헌의 호연 못지않게 박보영이 꺼낸 새로운 얼굴에 박수를 보내는 호평이 적지 않다. ‘명화’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유일하게 이상적인 인간의 ‘선’(善)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그래서인지 끝까지 ‘더불어 살자’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명화의 선택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 답답하다는 호불호 섞인 반응도 일부 관측된다. 박보영은 이에 대해 “저는 오히려 시나리오을 읽으며 명화의 선택들을 마음으로 응원하는 입장이었다”며 “이 세상 어딘가에 명화같은 사람도 분명 존재할 것이기에 이 친구가 하는 선택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싶었다. 제가 봤던 어떤 리뷰 중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다. ‘명화가 이 영화의 희망이자 숨 쉴 구멍’이라 쓴 리뷰였는데 저는 그 한 문장이 명화의 모든 캐릭터를 설명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다만 이를 연기하는 자신은 비슷한 상황에 ‘명화’와 과연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든 적도 물론 있었다고. 박보영은 “명화의 선택을 이해하는 어려움보단, 명화처럼 되고 싶은 나는 과연 실제 명화처럼 행동에 옮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그 고민은 대본을 읽으면서 한숨을 쉬고, 읽기를 잠깐 멈추게 만들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세상이 변해도 누군가는 신념을 지키는 세상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모습 중 하나인데. 과연 난 실제 그럴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통해 앞으로 내가 더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단 생각뿐이었다”는 결심도 덧붙였다. 그 전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톤과는 다른 방식으로 캐릭터에 접근하는 과정에선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명화’ 아닌 ‘박보영’의 모습을 지워내고자 부단한 노력을 펼쳐야 했다. 박보영은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많이 해서 그런지 평소 목소리 톤 자체도 높은 편인데다 제가 약간의 콧소리도 갖고 있다”며 “박서준 오빠와 사람들을 피해 숨는 장면을 연기하는데 저도 모르게 콧 소리가 나더라. ‘오빠 빨리 들어와’라며 잡아 끄는 장면인데 콧소리 때문에 ‘들어왕’이란 발음으로 들리더라. ‘이건 명화가 아니라 난데’ 싶었다. 그것 때문에 죄송하다 양해를 구하고 그 장면을 처음부터 다시 찍었다. 목소리 톤을 다시 잡아나가야 했다”고 토로했다. 색다른 장르 도전에 대한 갈증을 늘 갖고 있었기에, 이번 작품에 출연하게 된 것도 본인의 자발적 의지가 컸다고 했다. 그는 “지금의 소속사 대표님께서 제게 많은 시나리오들을 보여주셨다. 제가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지, 이런 캐릭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자세히 물어봐주셨다. 이 작품도 그 과정에서 대표님이 한 번 읽어봐라, 이런 시나리오가 있는 네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며 보여주신 것”이라며 “시나리오를 받자 마자 그 자리에서 다 읽었고, 책을 덮을 때쯤엔 이 작품을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대표님께 먼저 혹시 이 작품 캐릭터 캐스팅이 이미 완료된 상황인지 여쭤보며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런 장르를 저 역시 너무 좋아하고 이런 색다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늘 있었지만 기회가 잘 없었다”며 “이 작품을 마친 지금은 제 필모그래피 안에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넣게 된 것 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보영은 “이 직업을 선택하고 많은 작품들을 하다보면 배우로서의 욕심이 생기더라. 어느 순간 나의 필모그래피를 되돌아보니 내 연기 스펙트럼이 고르지 않은 한쪽을 향해서만 커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로 인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귀여운 이미지를 의식적으로 멀리한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도 전했다. 박보영은 “지금 생각하면 그 때만 보여줄 수 있던 모습이 있는데, 당시엔 왜 그렇게까지 싫어했을까 싶다”라며 “평소의 애교있는 말투도 그 이미지가 싫어서 일부러 지우려 노력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내 모습도 튀어나오는 대로 자연스레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동그랗게 크는 배우가 되고 싶다. 물론 다른 분야를 도전하다 보면 원치 않는 시행착오를 겪고 좌절감이 들 때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부딪혀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다 보면 내가 몰랐던 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물론 그 목표가 내 개인의 욕심인 것 역시 알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금의 내 모습이 세모에서 느리게나마, 조금씩이나마 동그란 방향을 향해가고 있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것 같다”는 가치관도 덧붙였다. 한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월 9일 개봉한다.
- 올 상반기 건축 '인허가·착공 면적'↓, 준공 면적↑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상반기 전국 인허가 및 착공 면적은 감소한 반면 준공 면적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규모가 큰 건축물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건축 인허가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인허가 면적과 착공면적이 전년대비 각각 22.6%와 38.5% 감소한 반면 준공면적은 전년대비 3.3% 증가했다.올 상반기(1~6월) 기준 전국 허가면적은 7202만 9000㎡로 전년대비 22.6% 감소했다. 이는 다세대 주택과 다가구 주택 등의 허가 면적 감소로 전년 같은기간 9303만 8000㎡ 보다 2100만 9000㎡ 줄었다. 동수도 전년 같은기간 10만 5626동 보다 2만 8125동이 감소한 7만 7501동으로 조사됐다.최근 5년간 상반기 건축허가 연면적으로 볼 때 연평균 1%가 증가했다. 반면 동수는 9.7% 감소해 규모가 큰 건축물이 증가하는 것으로 국토부는 추정하고 있다.지역별 건축 허가 면적은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이 3084만㎡, 지방 4118만 9000㎡로 전년대비 각각 24.8%와 20.8% 감소했다.광역지자체 기준으로는 인천 87.9%, 울산 11.7%, 대전 5.9%, 부산 5.2% 순으로 4개 시·도에서 건축 허가면적이 증가한 반면 세종과 충북, 대구, 경기, 제주, 경남, 경북, 충남 등 13개 시·도에서는 건축 허가 면적이 감소했다.올 상반기 전국 착공면적은 3592만㎡로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의 착공면적 감소에 따라 전년 5845만 3000㎡대비 2253만 3000㎡ 줄었다. 동수는 5만 8475동으로 전년 8만 2036동 대비 2만 3561동이 감소했다.전국 준공 면적은 7047만 1000㎡로 아파트, 연립주택 등 준공 면적 증가로 전년 6821만 2000㎡ 대비 2259㎡증가했다. 다만 동수는 6만 6130동으로 전년 7만 6116동과 비교해 9986동 감소했다.(자료=국토교통부)
- "난 이병헌이 아니다"…'콘유' 박보영의 슬럼프 극복 주문 [인터뷰]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말 그대로 ‘안구를 갈아끼운 듯한’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놀란 순간들이 많았어요. 그걸 옆에서 지켜보며 제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았죠. 중간에 슬럼프도 왔었지만 전 이병헌 선배님이 아니니까 ‘난 이병헌이 아니다’ 속으로 마인드를 다잡으며 극복했죠.”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5년 만에 스크린 컴백한 박보영이 선배 이병헌과의 연기소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박보영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의 개봉을 앞둔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올 여름 출격하는 한국영화 ‘빅4’의 마지막 주자로,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가 원작으로 이 작품의 2부 ‘유쾌한 이웃’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거쳐 각색됐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박보영이 ‘너의 결혼식’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복귀작이다. 박보영은 극 중 민성(박서준 분)의 아내 ‘명화’ 역을 맡아 기존의 러블리하고 청순했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해 호평을 얻고 있다. 간호사 출신인 명화는 외부인을 배척하는 황궁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이병헌 분)의 폭력적 리더십에 유일하게 경도되지 않고 신념을 지키는 인물이다. 굳건한 ‘명화’의 신념은 주민대표가 된 후 점점 더 집착과 광기에 휩싸이는 ‘영탁’에게 묘한 위협과 불안감을 준다. 극의 중후반부 영탁과 주민들의 갈등이 폭발해 몰입감과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던 데는 박보영의 단단한 열연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특히 영탁과 명화가 정면으로 대립하는 후반부 신은 이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가장 필요하면서 중요했던 장면으로 꼽힌다. 박보영이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가장 부담을 느꼈던 장면이기도 했다. 박보영은 “그 장면은 감독님은 물론, 현장에서 마주치는 모든 선배들께서 ‘그 신 잘 준비하고 있니’ 물어보실 정도로 중요했다. 저 역시 그 신이 가장 우려되고 긴장했던 지점”이라고 회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엄태화 감독이 내렸던 특별(?) 솔루션도 소개했다. 박보영은 “내가 과연 선배님 앞에서 잘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제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신 감독님께선 ‘영탁’의 사진을 고화질로 뽑아 제게 주셨다. 그 사진을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하고, 이를 보며 ‘저 사람은 갈치’란 생각을 하며 연습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며 “왜 굳이 ‘갈치’였을까는 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만큼 별 것 아닌 흔한 존재를 보는 듯한 눈빛을 표현할 수 있게 강조하신 표현이 아니었을까 싶다. 처음엔 사진만 봐도 깜짝 깜짝 놀랐는데 계속 보니 점차 익숙해지더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선배님의 눈빛이 정말 무섭다. 그렇게 연습을 했는데도 실제 첫 테이크 촬영할 때 좀 ‘쫄았다’”고도 토로했다. 다행히 이병헌의 조언으로 ‘명화’의 강인한 눈빛을 표현해낼 수 있었다는 고마움도 전했다. 박보영은 “선배님이 연기할 때 다른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많은 말씀을 주시는 편은 아니다. 다만 그 장면과 관련해 선배님이 딱 한 번 제게 이야기해주신 건 있었다”라며 “명화가 영탁과 이야기할 때 시선을 다른 곳을 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시선이 빠지면서 힘도 같이 빠지는 느낌이라 계속 시선을 끌고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완벽히 ‘영탁’의 눈빛을 장착한 이병헌의 열연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신의 연기를 자책하던 순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보영은 “선배님과 연기하는 동안 일기장의 내용이 온통 ‘왜 나는 이렇게 모자른 인간인가’란 문구로 가득찬 적도 있었다”라며 “‘저런 사람이 배우지’란 생각도 들더라. 나는 무엇을 하든 늘 예열이 필요한 사람인데 선배님은 그런 것도 필요없이 어떻게 저렇게 완벽히 연기를 하실 수 있을까 생각을 엄청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실은 중간에 그 생각들로 가득 차 슬럼프가 온 적도 있다. 나는 ‘명화’란 캐릭터를 찾아가는 과정에 크고 작은 시행착오들이 있고, 늘 부족한 2%를 채워나갈 수 있는 정답을 찾아가야 하는데 상대방은 수많은 정답지들을 갖춘 것 같았다”며 “하지만 내가 선배님이 아니기 때문에, 그 차이를 마음에서 인정하며 극복해나갔다. 물론 그 고민들을 선배님께 털어놓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일기장에 풀어뒀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촬영을 계기로 이병헌과는 더 가까이 지낼 수 있게 됐다고. 박보영은 “촬영이 끝나고 소속사 워크샵도 있었고,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함께 홍보 활동을 하면서 전보다 배우 이병헌이 아닌 인간 이병헌 선배님을 마주할 기회가 많아졌다”며 “사석에서의 선배님은 굉장히 유머가 많고 유쾌하시다. 지금은 전과 달리 제가 먼저 선배님께 말을 걸고 농담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병헌과 호흡을 맞추며 배우로서 많은 장점들을 배울 수 있었다고도 전했다. 박보영은 “일할 때 정말 빈틈이 없으신 것 같다. 스탭들을 대하는 태도, 연기적 자세 모든 면에서 꼼꼼하시다”고 떠올렸다. 이어 “선배님의 섬세함을 느낀 적이 많다. 아무래도 작품 경력이 워낙 많으시니 감독님 입장에서 혹시 자신에게 다른 것들을 연기하며 요구하기 어렵진 않을까 생각하셨었나보다. 그래서인지 감독님이 말씀하시기 전에 선배님이 늘 먼저 ’수정사항은요?‘, ’어떤 부분을 다르게 했으면 좋겠나요?‘ 먼저 질문을 던져주셨다. 덕분에 하나의 신을 표현할 선택지도 많아지고 이를 통해 좋은 결과물도 나올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미담도 전했다. 한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월 9일 개봉한다.
- 23일 적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 전국 실시...6년 만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행정안전부는 적 공습 시 국민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20분 간 민방위 훈련을 전국 동시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2017년 8월 이후 6년 만이다.포스터=행정안전부.집중 호우 피해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세종시와 충북 청주·괴산, 충남 논산·공주·청양·부여, 전북 익산·김제, 경북 예천·봉화·영주·문경 13개 지역은 훈련에서 제외된다.훈련은 공습 경보 발령, 경계 경보 발령, 경보 해제 순으로 이뤄진다. 오후 2시 정각에 훈련 공습 경보가 발령되면 국민들은 신속하게 가까운 민방위 대피소로 대피해야 하며, 인근에 대피소가 없는 경우 안전한 지하 공간으로 대피해야 한다.민방위 대피소는 현재 아파트 지하, 지하철역, 지하상가 등에 1만7000여 개가 지정돼 있으며, 인근 민방위 대피소의 위치는 ‘네이버’, ‘카카오’, ‘티맵’,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에서 검색해 조회할 수 있다. 원활한 훈련 실시를 위해 훈련 당일 전국 민방위 대피소에서 공무원과 민방위대장이 훈련을 안내할 예정이다. 대피한 국민들은 민방위 대피소에서 KBS제1라디오 생방송을 통해 전파되는 비상 시 국민행동요령과 훈련 실황을 청취해야 한다.또 훈련 공습 경보 발령과 동시에 15분 간 전국 주요 도로 중 일부 구간의 차량 이동을 통제한다. 차량 이동 통제 훈련 구간을 운행 중인 차량은 도로 오른쪽에 정차한 후 차내에서 훈련 상황을 라디오 등을 통해 청취하도록 한다.차량 이동 통제 훈련 구간이 확정되면 지자체 누리집, 현장 홍보 등을 통해 사전 안내할 예정이며, 차량 운전자는 훈련 당일 ‘네이버 지도’, ‘카카오내비’, ‘티맵’ 이용 시 훈련 구간을 우회하는 경로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오후 2시 15분 훈련 경계 경보가 발령되면, 국민은 대피소에서 나와 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통행할 수 있다. 오후 2시 20분 경보가 해제되면 모든 국민은 일상으로 복귀하면 된다.국민 불편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의원, 지하철, 철도, 항공기, 선박 등은 정상 운영·운행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훈련 공습 경보가 발령된 15분 간(14:00~14:15)은 지하철에서 하차해도 역 외부로 이동은 통제된다.행안부는 훈련 전 2회(18일, 22일), 훈련 당일인 23일 3회(14:00 공습 경보, 14:15 경계 경보, 14:20 경보 해제) ‘안전 안내 재난 문자’ 발송을 통해 훈련을 안내할 예정이다.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도 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아리랑국제방송(Arirang TV)을 통해 영어로 훈련을 안내하고, 다국어로 번역된 훈련 안내서를 공항·출입국관리소, 출입국외국인청, 호텔 등에 비치한다.또 행안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는 7일부터 23일까지 ‘내 주변 대피소 찾기’ 온라인 행사를 실시한다. 참여 방법은 주변의 대피소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하면 되고, 훈련이 끝나는 9월 중 추첨을 통해 간식 쿠폰 등의 경품을 제공한다. 자세한 사항은 오는 7일 행안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민방위 훈련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익혀야 할 기본적인 훈련“이라며 ”스스로를 지키고 소중한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훈련에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