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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해서 조크든요…`독서 놀이`에 빠진 Z세대
-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을 방문한 한 학생이 출판사 부스에 마련된 헤드셋을 차고 시를 감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달 26~30일 닷새간 치러진 서울국제도서전에 사상 최대 인파가 몰렸다. 무려 15만명. 주최 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서전을 찾은 총 관람객 수 13만명보다 약 15.4% 증가한 수치다. 대다수는 20~30대 젊은이들이었다. 랭키파이 분석에 따르면 20대(45%), 30대(28%) 관람객 비중이 전체 73%에 달했다. 이들 중 일부는 도서전을 N차(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출판사 전시 공간을 찾아 굿즈(사은품)를 덤으로 받고 인증샷(기념사진)을 찍는 등 도서전의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했다. 소위 요즘 젊은이들이 ‘책을 읽는 방식’인 셈이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읽기의 확장“독서는 섹시하다(Reading is so sexy).”영국 가디언이 지난 2월 내보낸 기사 문구다. 가디언은 이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에서 “영국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태생) 사이에서 종이책을 읽는 행위가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Z세대가 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지난해 영국에서의 책 판매도 역대 최고 수준인 6억6900만권을 기록했다고 전했다.지난 2월 영국 매체 가디언은 ‘독서는 섹시하다(Reading is so sexy)’는 제목으로 Z세대가 다시 종이책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실제 2022년 영국출판협회(PA)가 16∼25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8%가 ‘북톡(책+틱톡)에서 소개한 책을 산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플랫폼 내 영문 해시태그 ‘BookTok’을 단 게시물도 3370만개에 달했다.국내 Z세대 사이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틱톡(짧은 영상을 올리는 플랫폼)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독서를 인증하거나 책 추천, 글귀 등을 공유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가 된 것이다.최근 들어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신조어가 Z세대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텍스트 힙이란 ‘활자’를 의미하는 텍스트(Text)와 ‘멋있다, 개성 있다’라는 은어 ‘힙(Hip)하다’의 합성어로, 독서, 기록 등의 텍스트 콘텐츠를 힙하다고 여기는 새로운 경향을 가리킨다.출판업계에서도 이런 변화를 감지했다. 최근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팝업 스토어(깜짝 매장)를 활용해 책을 홍보하는 사례가 늘었다. 출판사 창비는 지난 5월 창비시선 500호 출간을 기념해 서울 망원동에 팝업매장 ‘시크닉’을 열고, 한정판 굿즈(기획 사은품)와 전시, 체험 행사를 선보였다. 온라인에서의 독서모임도 활발하다. 그믐을 비롯해 민음북클럽, 마음산책북클럽, 북클럽문학동네, 지난해 첫선을 보인 문학과지성사의 북클럽 문지기 등 출판사마다 온라인 모임을 개설하고 있다.◇셀럽(연예인) 추천에 책 품귀 현상‘그’(녀)가 읽으면 ‘나’도 읽는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Z세대에게 영향력이 큰 아이돌(연예인)이나 유명인(셀럽)의 독서 관련 콘텐츠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려 10년 전 펴낸 800쪽짜리 벽돌책인 철학서 ‘불안의 서’(봄날의책·2014)는 배우 한소희가 추천하면서 품귀 현상을 겪었다. 배우 문가영이 쓴 첫 산문집 ‘파타’(PATA·위즈덤하우스)는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 판매 시작 하루 만에 ‘중쇄’를 찍었다. 독서 행위가 ‘힙하고 멋진’ 이미지로 각인된 것이다.배우 한소희가 추천한 ‘불안의 서’, 배우 문가영이 쓴 산문집 ‘파타’이런 현상을 ‘보여주기식’ 독서로 깎아내리는 시선도 있다. 유명인의 책을 따라 구매하는 것이 ‘SNS 과시용’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독서 문화를 가볍게만 볼 수 없다는 게 출판업계 얘기다.출판계 한 관계자는 “보기(영상) 채널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을 오히려 읽는 게 멋져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Z세대가 독서를 쉽고 재밌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책을 공유하는 문화가 생겨난 것은 매우 유의미하다”고 말했다.이어 “이들은 전통적인 종이책에 대한 인식을 넘어서 책 읽는 방식을 확장하고 있다. 종이책뿐 아니라 전자책, 오디오북도 찾고, 서점, 도서관도 간다. 책을 구입하는 행위 자체도 읽기의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이러한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뉴진스 ‘버블검’ 뮤직비디오에서 민지가 읽던 책은 민음사가 펴낸 ‘순수의 시대’BTS(방탄소년단) RM이 읽고 있는 책은 디자인하우스가 펴낸 ‘다시, 그림이다’르세라핌의 허윤진이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읽고 있는 책은 가와카미 미에코의 ‘젖과 알’ 영문판.
- 콘진원,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4 개최…입장 무료화
-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4 포스터(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이데일리 최희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 이하 콘진원)과 코엑스(대표 이동기)가 공동 주관하는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4(이하 캐릭터 페어)’가 오는 18~21일 나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다.올해로 23회째를 맞이한 캐릭터 페어는 ‘잇-다: 콘텐츠 IP’를 주제로 다양한 장르와 산업을 넘나드는 콘텐츠 IP의 연결성과 확장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190개 콘텐츠 IP 기업이 참가해 전시, 부대행사, 현장 이벤트는 물론 IP 라이선싱의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라이선싱 콘퍼런스 2024(이하 라이선싱 콘)’와 연계 개최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전 세대가 즐기는 콘텐츠 축제기존 코엑스 A홀에서 B1홀까지 총 724개 부스로 규모를 확대한 이번 캐릭터 페어는 전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강화하고, 콘텐츠 IP 산업 활성화를 적극 도모하기 위해 입장료를 전면 무료화했다.공동 홍보대사로 위촉된 키즈 크리에이터 차노을의 퍼포먼스와 대세 걸그룹 트리플에스(tripleS)의 스페셜 팬미팅도 마련되어, 유아동 동반 가족과 MZ세대 모두가 함께 즐기는 콘텐츠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전시에는 △‘헬로카봇’의 초이락컨텐츠 컴퍼니 △‘뽀롱뽀롱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의 아이코닉스 △‘콩순이’, ‘시크릿쥬쥬’의 영실업 등 국내 대표 캐릭터 기업과 △신한은행 ‘신한프렌즈’ △LG유플러스 ‘무너크루’ △현대백화점 ‘흰디’ 등 콘텐츠 IP 비즈니스를 활발하게 추진 중인 연관산업 기업까지 다채롭게 참여한다.특별 기획관은 △KPOP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과 만나는 ‘KPOP관’ △버추얼 아이돌, 애니메이션 등에서 활약하는 가상의 캐릭터가 모인 ‘버추얼 캐릭터관’ △신진 창작자 30인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루키 프로젝트’ △발달장애 아티스트 굿즈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ESG관’ 등을 마련했다.이 밖에도 △대상주식회사 △코레일유통 △GS리테일 △서울랜드 등 연관산업 기업과 중소 콘텐츠 기업이 만나 동반성장 협력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빌드업 기획관’ △우수 강소기업의 다양한 캐릭터 IP 상품을 만날 수 있는 ‘크림스토어 홍보관’ 등 콘텐츠 IP의 무한한 확장성을 확인할 수 있다.라이선싱 콘퍼런스 2024 포스터(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형 IP 비즈니스의 미래 제안 ‘라이선싱 콘’라이선싱 콘은 콘텐츠 IP 라이선싱의 국내외 콘텐츠 IP 산업 동향을 살펴보며 기업의 미래 전략 방향성을 제안하는 행사다. 올해는 ‘다채로운 라이선싱 비즈니스 연결과 확장, 콘텐츠 IP 로그인’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 IP의 연결과 확장을 통한 시너지 효과 및 본격적인 콘텐츠 IP 비즈니스 시대로의 전환을 논의한다. 1일차는 △‘한국형 슈퍼IP ‘나 혼자만 레벨업’의 넥스트 레벨’ 주제의 패널토론(넷마블 윤혜영 실장, 디앤씨미디어 박진해 본부장, 사회 이한솔 작가) △‘‘마이데몬’으로 엿보는 K드라마 IP 비즈니스의 세계’ 주제의 발제와 토론(스튜디오S 정기준 차장, 누보 김신덕 본부장, 미디어그룹 테이크투 정우성 부대표)이 진행된다. 이어 △K콘텐츠X연관산업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에서는 콘텐츠 기업과 연관산업 기업 간 비즈니스 미팅이 진행된다.2일차는 △‘글로벌 슈퍼IP의 시작, 넷플릭스 ‘아바타: 아앙의 전설’’ 세션에서 앨버트 킴(Albert Kim) 쇼러너가 발제를 진행하고, △‘콘텐츠 IP와 브랜드 세계관의 확장’을 주제로 패널토론(스튜디오좋 남우리 대표, 에쓰오일 민웅기 부장, 에이컴즈 이상미 이사, 롯데월드 김민경 부문장)이 진행된다. △‘콘텐츠 IP, 스타트업의 신성장 엔진’ 세션에서는 콘텐츠 스타트업의 비즈니스를 주제로 한 발제(디오리진 정재식 대표, 케이크주식회사 정석교 글로벌 비즈니스 리드)가 이뤄진다.또한 △라이징 글로벌 슈퍼 포맷, ‘더 트레이터스(The Traitors)’의 IP 비즈니스를 주제로 올쓰리미디어 샤브리나 듀게(Sabrina Duguet) 아시아태평양 총괄부사장의 키노트 발제 △‘콜라보의 시대, 협업으로 확장되는 IP 비즈니스’ 세션에서는 업종 간 협업에 대한 발제(현대백화점 조나단 총괄책임, 에스에이엠지 엔터테인먼트 최재원 부사장, LG유플러스 이상진 상무)가 준비되어 있다. 이 밖에도 △‘IP의 무한 확장: ‘OO게임’ 3부작에서 ‘더 에이트쇼’까지’ 세션에서는 배진수 작가와 한재림 감독이 씨네21 김성훈 기자의 사회로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2024년 IP 라이선싱 글로벌 동향’에 대한 마지막 키노트 세션에서는 국제라이선스협회 마우라 리간(Maura Regan) CEO의 발제로 행사가 마무리된다.조현래 콘진원장은 “20여 년 넘게 국민에게 사랑받아 온 캐릭터 페어를 무료화한 만큼 보다 많은 참관객이 우리 콘텐츠 IP의 파워를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콘진원은 다양한 장르와 산업을 넘나드는 글로벌 슈퍼IP의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지속 지원하겠다”라고 전했다.
- 웨이브, 2024 2분기 시청 데이터 결산…시청자 58%가 2030
- (사진=웨이브)[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웨이브(Wavve)가 11일 2024년 2분기 누적 시청 데이터(2024.04.01~2023.06.30)를 바탕으로 결산 리포트를 발표했다. ‘연애남매’로 MZ세대의 신규 유입이 두드러졌고, 동기간 예능 장르에서도 2030 시청 비중이 전연령 중 5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1분기에는 웨이브 전 장르에서 시청량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2분기 또한 청신호가 켜졌다.◇‘연애남매’, 웨이브 신규 유료가입자 견인지난 3월 첫 공개된 ‘연애남매’는 웨이브 역대 예능 중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콘텐츠 1위에 오르며 자체 신기록을 세웠다. 16회차가 방영된 4달간 주말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콘텐츠 1위를 석권한 것. 그중에서도 특히 20대 여성 신규 유료 가입자를 방영 전 월 대비 2배 이상 견인하며 MZ 사이에서 대세 연애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연애남매’의 영향으로 웨이브 2분기 ‘예능’ 장르의 시청량에서 2030이 점유율이 가장 높았으며 실제로 웨이브 전장르 중 ‘예능’은 2030 시청자가 5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간 보다 증가한 수치로, 이번 분기 2030의 시청 선호 장르는 예능임을 알 수 있었다.◇MZ 사로잡은 콘텐츠‘신들린 연애’와 ‘돌싱글즈5’는 MZ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남녀 8명의 MZ 점술가들이 자신의 연애운을 점치며 운명의 상대를 찾는 과정을 그린 ‘신들린 연애’는 웨이브 전체 시청자 중 2030이 60.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90년대생 돌싱남녀가 대거 출연한 ‘돌싱글즈5’ 역시 비슷한 시청 분포를 보였다. 전연령 중 53.2%가 2030 시청자로, 이는 같은 세대를 향유하는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관심도가 쏠리는 것으로 분석된다.MZ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예능도 동세대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웨이브 오리지널 ‘나만 없어, 카라’는 전연령 중 53%가 2030 시청자였으며 성비 측면에서도 큰 차이 없이 비교적 균일한 시청 분포를 보였다.2세대 대표 아이돌인 ‘카라’의 파워는 3, 4세대 아이돌이 출연한 웨이브 오리지널 ‘레벨업 프로젝트 시즌5(레드벨벳)’, ‘에스파의 싱크로드(에스파)’와 방영 당시 동기간을 놓고 비교했을 때보다 시청 시간과 시청자 수 모두에서 앞섰다.◇가장 많이 찾은 콘텐츠는 ‘무한도전’, ‘틈만 나면’최신 콘텐츠 외에도 꾸준히 ‘무한도전’을 시청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무한도전’은 전연령대에서 소비량이 많은 라이브러리지만, 그 중에서도 2030 시청량 순위가 특히 높았다. ‘무한도전’은 2030의 예능 시청 순위 4위에 오르며 스테디셀러인 ‘런닝맨’,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등 인기리에 방영 중인 콘텐츠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이에 더해 유재석과 유연석이 매주 시민을 만나 잠깐의 틈새에 행운을 선물하는 토크 프로그램 ‘틈만 나면’도 짧은 회차지만 단기간에 2030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수 프로그램이 즐비한 예능에서 8회 분량으로 2030 시청 순위 9위에 등극하며 10위권 내에 진입한 것. 웨이브뿐만 아니라 방송 시청률에서도 전회차 ‘2049시청률’ 동시간대 1위를 석권하며 신규 예능의 저력을 뽐냄과 동시에 하반기 시즌2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다.웨이브는 오는 3분기 OTT 최초 드라마 리마스터링 ‘뉴클래식(New Classic) 프로젝트’를 통해 ‘내 이름은 김삼순’과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2024년 4K 감독판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선보인다.
- '뻑난' 지구 위해 별들이 뭉쳤다
- ‘뻑 - 온앤오프’ 참여진(사진=아트버스)[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대중 매체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널리 알린 연예계 스타들이 미술계를 누비는 모습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다. 가수나 배우가 아닌 ‘아트테이너’(art entertainer)라는 수식어를 앞에 붙이고 자신만의 세계를 투영한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아트테이너’들의 세계에 깊숙이 파고 들어가 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이태원 한복판에서 펼쳐지고 있다. 9월 22일까지 프로세스 이태원에서 개최하는 특별 기획전 ‘뻑 - 온앤오프’(BBUCK - ON&OFF)다. ‘아트테이너 그룹’이라는 이름 아래 뭉친 30인이 선보이는 회화, 설치, 조각, 비디오아트 15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기계가 고장났을 때 속된 표현으로 쓰곤 하는 ‘뻑’을 전면에 내세워 강렬한 느낌을 한껏 살렸다. 슬로건으로는 ‘뻑 나고 있는 세상, 뻑 가는 멋진 세상으로’를 내걸었다. 인터넷이란 신기술과 산업 사회의 발전으로 인해 생겨난 여러 부작용과 불편한 현상에 대해 마주하며 변화를 함께 고민해 보자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이정권 전시 총감독은 “지구가 ‘뻑’나고 있는 현상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주요 주제로는 사이버 불링과 환경 문제를 다뤘다”고 설명했다.‘뻑 - 온앤오프’ 전시 포스터(사진=아트버스)‘아트테이너 그룹’과 함께하는 전시를 준비한 영감을 준 매개물은 마이클 잭슨, 밥 딜런 등 전설적 팝스타들이 굶주림에 고통받는 아프리카인들을 돕기 위해 1985년 발표한 자선곡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다.이 총감독은 “예술이 개인의 영역에서 세상을 향한 구원의 의미로 연결되는 전시를 선보이고자 했고, 자신의 본질을 찾기 위해 미술 활동을 하는 아트테이너들에 대한 정의를 확장하고 싶기도 했다”고 밝혔다.온라인을 테마로 한 전시 구역에서는 ‘사이버 불링’ 문제를 다룬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사과는 그릴 줄 아느냐”는 악플에 사과를 오브제로 한 작품으로 당당히 응수한 가수 겸 화가 권지안(솔비)의 미디어아트, 공허함과 시련을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아이돌의 삶을 눈물을 흘리는 광대의 모습으로 표현한 그룹 신화 멤버 이민우의 회화 작품 등을 한데 모았다.신화 이민우의 ‘M’(사진=아트버스)권지안의 ‘a(k)pple land’(사진=아트버스)장혜진 ‘노을’(사진=아트버스)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 기획한 오프라인 테마 전시 구역으로 향하면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위기’를 주제로 다룬 작품들이 기다린다. 알록달록한 색을 입힌 천을 활용해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가수 장혜진의 설치 미술, 시공간을 초월하는 포털 역할을 하는 초록 숲을 표현한 러시아 출신 방송인 안젤리나 다닐로바의 회화 작품 등을 접할 수 있다.이밖에 가수 김완선, 구준엽, 배우 고준, 방송인 전현무, 개그맨 임혁필 등이 이번 전시와 함께한다. 연예계 스타들뿐만 아니라 건축가, 안무가, 뮤직비디오 감독, 인플루언서 등 미술 활동을 겸하는 여러 ‘아트테이너’들도 힘을 보탰다. 아울러 조니 뎁, 밥 딜런, 장 미셸 바스키아 등 해외 ‘아트테이너’들과 음악과 현대미술의 결합으로 후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고(故) 백남준의 작품을 전시에 포함해 볼거리와 의미를 더했다. 이 총감독은 “향후 국내외 다양한 도시에서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며 해외 아트테이너들과의 협업도 확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 "'솔직한 감정' 담은 우리 소리, 대중과의 가교 역할하고 싶어"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초등학교 4학년, 선생님의 추천으로 국악동요대회에 나갔다가 판소리를 처음 접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우리 소리의 매력에 푹 빠졌다. 소리꾼이 되기로 마음먹었지만, 친구들은 그를 ‘소리를 좋아하는 별난 아이’라고 생각했다. 소리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 지금까지 달려왔다. 국립창극단 ‘스타’ 김준수(33)의 이야기다.◇“단독 콘서트,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큰 꿈 이뤄”국립창극단 단원 김준수가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준수는 오는 26~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2024 여우락 페스티벌’ 폐막 공연 ‘창(唱): 꿈꾸다’로 첫 단독 콘서트를 한다. (사진=이영훈 기자)김준수가 2013년 국립창극단 입단 이후 첫 단독 콘서트를 선보인다. 국립극장 여름 대표 음악축제 ‘2024 여우락 페스티벌’(이하 ‘여우락’)의 폐막 공연을 통해서다. ‘창(唱): 꿈꾸다’라는 제목으로 오는 26~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최근 국립극장에서 만난 김준수는 첫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들뜬 모습이었다. 그는 “단독 콘서트는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던 큰 꿈이었다”라며 “‘여우락’ 공연 제안을 받았을 때 ‘드디어 때가 왔다’고 생각했고, 일반 관객도 함께 즐기는 축제인만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김준수는 국립창극단을 대표하는 간판 소리꾼이다.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수궁가 이수자로 2013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했다. 당시 창극단에 30년 만에 들어온 최연소 입단자로 화제가 됐다. 입단과 동시에 작품의 주역을 연이어 맡아 ‘국악계의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21년 JTBC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 대회 ‘풍류대장’에서 2위를 차지하며 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서편제’, ‘곤 투모로우’ 등 뮤지컬에도 출연하며 수많은 팬도 생겼다.국립창극단 단원 김준수가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준수는 오는 26~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2024 여우락 페스티벌’ 폐막 공연 ‘창(唱): 꿈꾸다’로 첫 단독 콘서트를 한다. (사진=이영훈 기자)전남 강진군 죽현마을에서 태어난 김준수에게 소리는 대중음악처럼 친근했다. 농사철이 되면 마을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가요처럼 흥얼거렸다. 김준수는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젝스키스, SES 등 대중음악도 함께 들었지만, 소리를 들을 때 그 소리에 담긴 감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소리를 주변 사람들, 특히 또래들이 왜 낯설고 어렵게 생각하는지 늘 궁금했다. 그때부터 김준수의 꿈은 “소리와 대중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전남예고를 거쳐 중앙대 전통예술학부에 입학했고, 대학 3학년 때인 2013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했다. 창극단을 통해 소리꾼으로 더욱 단단해졌다.“창극단에서 처음 맡은 역할은 ‘서편제’의 어린 동호 역이었어요. 대극장 무대 위에서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긴장되고, 깜깜하게만 보이던 객석 때문에 얼어 있었던 기억이 나요. 때로는 힘들어서 혼자 울 때도 있었죠. 창극단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었어요. 무엇보다 여러 작품을 만나면서 소리꾼으로서의 희열을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었죠.”◇“창극 캐릭터 벗어나 ‘소리꾼’으로 노래에 집중”국립창극단 단원 김준수가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준수는 오는 26~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2024 여우락 페스티벌’ 폐막 공연 ‘창(唱): 꿈꾸다’로 첫 단독 콘서트를 한다. (사진=이영훈 기자)공연은 김준수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구축해 온 자신의 음악적 지향을 관객에게 선언하는 첫 단독 무대다. 단가(短歌, 판소리를 부르기 전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짧은 노래) ‘사철가’로 문을 연다. 김준수의 음악적 뿌리가 곧 소리임을 보여주기 위한 선곡이다. 국립창극단 ‘리어’, ‘트로이의 여인들’, ‘베니스의 상인들’ 등의 대표 넘버, 방송 활동에서 선보였던 음악, 그리고 흥겨운 민요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공연을 구성했다.창의적인 무대 언어와 형식을 탐구해온 여신동이 연출을 맡고, 재즈 피아니스트 출신 남메아리가 결성한 남메아리밴드와 국악 연주자, 오케스트라 현악 연주자 등 14명이 음악을 선보인다. 김준수와 함께 국립창극단을 이끌고 있는 소리꾼 유태평양의 깜짝 출연도 예정돼 있다. 김준수는 “창극 속 캐릭터는 배제하고 소리꾼 김준수로서 오롯이 노래에 집중하는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김준수는 “소리꾼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도장깨기’ 하듯 이뤄내며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제 더 큰 꿈이 생겼다. 기회가 된다면 자신의 콘서트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 더 많은 관객과 만나는 것이다. 김준수는 “앞으로도 창극은 물론 판소리 완창도 하며 소리의 매력을 알릴 것”이라며 “언젠가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국립창극단 단원 김준수가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준수는 오는 26~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2024 여우락 페스티벌’ 폐막 공연 ‘창(唱): 꿈꾸다’로 첫 단독 콘서트를 한다. (사진=이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