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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MEFOLIO 글로벌안티에이징바이오액티브’ ETF, 2일 상장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내달 2일 ‘TIMEFOLIO 글로벌안티에이징바이오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한다고 26일 밝혔다. TIMEFOLIO 글로벌안티에이징바이오액티브 ETF는 KEDI 글로벌 불로장생 바이오 지수를 비교지수로, 비만·당뇨, 치매 및 신약·바이오시밀러 등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 헬스케어 글로벌 탑 기업들에 투자한다. 주요 투자종목으로는 글로벌 탑 비만치료제인 젭바운드, 오젬픽을 만드는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와 키트루다를 보유한 글로벌 탑 항암제 기업인 머크, 떠오르는 차세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인 바이킹테라퓨릭스,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등 다양한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더불어 파마리서치(214450), 휴젤(145020)과 같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다.이 ETF의 운용역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이정욱 부장은 “사회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며 건강한 장수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최근 비만과 치매가 건강한 노후를 위해 극복해야할 질병으로 그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할 만큼 비만과 당뇨 치료에 대한 관심도 전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60%이상을 미국이 차지하고 덴마크, 독일 등 유럽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글로벌 빅파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고 있는 만큼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은 글로벌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며 “바이오, 헬스케어 섹터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고 기술력, 재무 건전성 등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서 시의 적절하게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깊이 있는 리서치를 통해 운용하는 액티브 ETF가 가장 적합하다”고 제시했다.
- 지놈앤컴퍼니, 글로벌 ADC 항체 기업 승부수...클라우딘 대항마 노린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지놈앤컴퍼니가 신규 타깃 ADC 항체 개발사로 닻을 올렸다. 기술이전 한 ADC 항체 외 새로운 항체를 통한 반복적 기술이전을 예고했다. 기존 ADC 시장에서는 HER2와 TROP2라는 항체가 입지를 굳힌 가운데, 일본 아스텔라스가 새로운 항체 클라우딘18.2(CLDN18.2)를 적용한 ADC 치료제를 승인받으면서 ADC 신규 항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놈앤컴퍼니(314130)가 새로 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체 콘탁틴(CNTN4)도 종양발생억제와 다수 암 종에서의 범용성을 입증해 ADC 시장에서 글로벌 항체 개발사로 도약하는 밑바탕이 될 전망이다. 특히 회사가 목표로 한 5년내 흑자전환을 위해서도 신규 ADC 항체 성공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최근 몇 년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사업을 영위하던 지놈앤컴퍼니는 대내외적인 투자 가뭄 현상에 위기를 맞았다. 이에 과감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ADC 분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항체 개발을 통한 시장 진입에 주력했다. ‘CD239’를 표적하는 ADC용 항체를 개발했고, 스위스 디바이오팜과 3년간 공동연구 끝에 해당 항체가 적용된 GENA-111 기술이전(계약금 약 69억원, 총 5860억원 규모)에 성공해 결실을 맺었다.차미영 지놈앤컴퍼니 신약연구소장.(사진=지놈앤컴퍼니)지놈앤컴퍼니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또다른 ADC용 항체를 개발해 지속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3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후 이데일리와 만난 차미영 지놈앤컴퍼니 신약연구소장은 “ADC는 항체와 페이로드(약물), 둘을 연결해 주는 링커로 구성되는데, 그동안 링커와 페이로드의 중요성이 높아져 관련 연구가 주를 이뤘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존 링커와 페이로드의 특허가 만료되고, 혁신적인 링커 기술들이 나오면서 오히려 항체 쪽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ADC 신규 타깃 항체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그동안 ADC 신약 개발 60~70%가 검증된 HER2와 TROP2를 타깃하는 항체를 활용했지만, 이를 뛰어넘는 신규 항체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아스텔라스가 개발한 클라우딘18.2(CLDN) ADC 항체 치료제가 지난 3월 일본에서 최초로 승인됐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 아스트라제네카는 물론 국내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리가켐바이오(141080), 동아에스티 등도 클라우딘18.2를 타깃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지놈앤컴퍼니는 이런 니즈에 선제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자체 신약개발 플랫폼 지노클(GENOCLE)을 통해 디바이오팜에 기술이전을 한 ADC 항체를 개발했다. 또 다른 신규 ADC 항체 CNTN4(콘탁틴)도 개발했다. CNTN4 항체는 암세포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나는 콘탁틴을 타깃해 암을 억제한다.차 연구소장은 “ADC 항체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암을 타깃해 억제하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타깃에 기인한 특징들에 따라 항체를 개발하는 난이도가 상이해 개발이 쉽지 않고, 잘 개발될 수 있는 타깃인지를 검증하는 작업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 CNTN4를 적용한 GENA-104를 자체적으로 제작한 링커·페이로드로 실험한 결과 ADC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GENA-104는 지난해 국가신약개발사업 우수과제에도 선정된 바 있다.◇흑자전환 이끌 ADC 항체, 종양성장억제율 80%-다수 암 종 범용성 확보지놈앤컴퍼니는 GEN-104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CNTN4의 종양성장억제율이 확인됐고, 여러 암 종에서 환자 범용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차 연구소장은 “동물실험에서 CNTN4 발현시 종양성장억제율이 80%에 달했고, 반면 CNTN4가 적게 발현시 종양성장억제율이 감소함을 확인했다. CNTN4가 발현하지 않았을때 종양성장억제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암세포 면역 회피 기전인 PD-L1보다 T세포의 활성을 강하게 억제하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환자에게 얼마나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발현율에 대해서도 클라우딘18.2 만큼의 가능성을 나타냈다. 클라우딘18.2의 경우 위암에서 발현율이 약 77%에 달한다. 즉 클라우딘18.2는 위암 환자 77%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CNTN4는 위암에서 62%, 간암 57%, 흑색종 56%, 자궁암 50%, 방광암 40%, 담낭암 40%의 발현율을 보여 ADC 치료제로서 높은 시장성을 확인했다.차 소장은 위암에서 클라우딘18.2의 발현율이 CNTN4 대비 높은 것과 관련해서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마다 발현율이 달라질 수 있다. 클라우딘을 타겟팅한 ADC가 위암 시장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낸다고 하더라도, 저항이 나타나 치료가 안되는 환자들도 있다. 그렇게 되면 그런 환자군에서는 클라우딘 치료제를 활용할 수 없다”며 “발현율 차이도 중요하지만 환자에게 더 적합한 항체임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CNTN4에 발현하는 환자들에게 자사 신규타겟 항체에 대한 니즈가 충분히 있을 것이다. 또한 개발이 더 진전되면 파이프라인으로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우리는(지놈앤컴퍼니) CNTN4 ADC 분야에서 확장하는 단계에 있다. 또한 여러 적응증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가장 먼저 개발할 적응증을 확정할 것”이라며 “위암이 아닌 다른 적응증에서는 경쟁사 대비 높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CNTN4와 GEN-104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CNTN4 기반 파이프라인 개발로 2~3년 내 반복 기술이전을 자신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디바이오팜에 기술이전 한 GENA-111이 극 초기 기술이전에 성공했을 만큼 신규 ADC 항체에 대한 니즈가 커 GENA-104도 초기 기술이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나아가 회사는 장기적으로 ADC 항체 뿐만 아니라 링커까지 자체 개발해, ADC 신약 개발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실제 글로벌 ADC 시장에서 새로운 링커 기술에 대한 니즈도 크다. 동아에스티(170900) 자회사 앱티스가 개발한 링커를 활용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 론자와 중국 우시 바이오로직스가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차 소장은 “지놈앤컴퍼니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ADC 항체와 링커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항체에 이어 링커도 직접 개발하고, 이를 통해 향후 경쟁력 있는 ADC 신약을 임상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대형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메디컬 프로바이오틱스 사업까지 본격 추진해 5년 내 흑자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GSK·화이자’ 선점한 RSV 시장, 모더나 新mRNA 백신이 뚫을까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백신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시장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023년 첫 RSV 예방 백신이 시판되며 관련 시장이 이제 막 커가는 시기에 등장한 mRNA 백신이 얼마나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코로나19 mRNA 백신으로 촉발된 안전성 우려가 여전해,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미국 화이자 등이 개발한 RSV 백신의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유바이오로직스(206650)가 면역증강기술을 활용한 RSV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을 개시해 2030년경 해당 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미국 화이자 등이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기반 백신으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예방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모더나가 개발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신규 RSV 백신이 허가돼 삼파전을 예고하고 있다.(제공=게티이미지, 각사)◇RSV 예방 시장 2023년 본격화...GSK ‘아렉스비’가 주도RSV는 감염 시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전염성 바이러스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에서 감염률과 사망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6400만 명이 RSV 감염을 겪고 있으며, 매년 16만 명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질병예측기관인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국의 RSV 예방 시장이 2030년경 105억 달러(한화 약 14조 504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RSV의 예방 백신은 탄생한 지 이제 막 1년이 조금 넘었다. 지난해 5월 GSK의 아렉스비가 60세 이상 감염 위험자의 RSV 예방 백신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로 승인됐다. 비슷한 시기 화이자의 ‘아브리스보’도 아렉스비와 같은 적응증으로 미국에서 시판 허가됐다. 두달 뒤인 7월에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와 프랑스 사노피 등이 공동 개발한 영유아 대상 RSV 예방용 항체주사제 ‘베이포투스’가 미국에서 승인됐다. 이처럼 현시점에서 시판된 RSV 예방용 백신이나 항체 주사제는 4종이며, 이중 성인 대상 제품은 아렉스비와 아브리스보 등 두 종 뿐이었다. 왼쪽부터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아렉스비’와 미국 화이자의 ‘아브리스보’ (제공 GSK, 화이자)GSK와 화이자 등에 따르면 가장 먼저 출시된 아렉스비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9개월간 15억 달러(한화 약 2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GSK와 화이자는 성인 RSV 예방 시장을 확실히 가져가기 위한 출시국및 적응증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실제로 GSK는 지난 1월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본에서 아렉스비를 출시했으며, 지난 7일(현지시간) 아렉스비의 접종 연령이 미국에서 60세에서 50세 이상으로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화이자 역시 지난해 8월 아브리스보에 대해 임신 32주~36주 사이 신생아의 RSV 관련 하기도감염질환 예방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이에 더해 지난 4월 회사는 18세~60세 사이로 아브리스보의 접종 연령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 임상 3상에서 1차 지표를 충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mRNA 백신 ‘mRESVIA’ 승인...“부작용 우려 불식이 관건”그런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백신 ‘mRESVIA’(엠레스비아)가 60세 이상 성인의 RSV 예방 용도로 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미국 시장 내 고령자를 대상으로 아렉스비와 아브리스보, mRESVIA 등 삼파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기존의 성인 RSV 예방 백신이었던 아렉스비와 아브리스보 등은 모두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RSV의 특정 당단백질(항원)을 체내에 주입한 다음, 이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반면 모더나의 mRESVIA는 RSV 표면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의 mRNA를 직접 항원으로 넣어 면역력을 강화하는 개념이다. 임상 3상에서 아렉스비나 mRESVIA 등의 RSV 감염 예방 효능은 80%대로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mRESVIA의 등장으로 승승장구하던 아렉스비와 아브리스보의 매출이 직격타를 입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데이터의 아넬레 태넌 감염질환 담당 애널리스트는 “감염 예방 백신과 항체 주사가 RSV 시장을 전반적으로 상승시키는 가운데, 모더나 mRNA 방식의 RSV 백신이 가세해 환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시장의 동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모더나가 지난 5월 말 미국에서 승인 받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mRESVIA’(엠레스비아)다.(제공=모더나)하지만 mRNA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백신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계속 상용화된 제품이 나온 유전자 재조합(합성항원) 방식과 달리 코로나19로 급작스럽게 현장에 도입된 mRNA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추가 논의와 분쟁 등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때 대안이 없어 가장 빨리 나온 mRNA 백신을 선택했지만, RSV 분야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있는 만큼 mRESVIA의 성장세는 비교적 더딜 수 있다”고 내다봤다.국내 감염내과 한 교수는 “코로나19 mRNA 백신에서 수백 만명의 한 명 꼴로 나타나는 뇌척수염 등의 특수한 부작용은 임상 3상을 모두 진행했다해도 확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mRNA 백신에 대한 우려가 크고 당장 RSV 감염과 연관된 질환이 없는 고령자라면, mRESVIA의 시판 후 적용 사례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가 나올 때를 기다려봐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현재 모더나 측은 “mRESVIA 등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고, 주사부위 통증이나 근육통 등 아렉스비와 비슷한 경미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회사는 mRESVIA의 임산부 및 영유아 대상 접종 연령 확장을 위한 적응증 확장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국내에서는 유바이오로직스(206650)가 회사의 면역증강 플랫폼 ‘EuIMT’ 활용한 RSV 백신 후보물질(EuRSV)을 개발해, 지난 4월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개시했다. EuIMT는 사백신의 면역활성화 능력을 높일 ‘톨 라이크 수용체4’(TLR4) 작용 기전의 면역증강 기술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끌 물질로 2030년 전후 EuRSV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안창호 루닛 총괄 "유방암 치료 판도 변화에 루닛이 글로벌 중심"
- [시카고=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56.5%, 61.8%.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를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숫자다. 56.5%는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게 앤허투를 투여한 결과 나타난 객관적 반응률(ORR)이다. 61.8%는 HER2 초저발현군에게 투여한 앤허투 객관적 반응률이다. 모두 화학항암요법에서 나오는 32.2%를 압도한다. HER2는 암세포 표면에서 성장, 분열, 생존을 돕는 단백질이다. 즉, HER2가 조금만 발현돼도 높은 확률로 유방암을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단 얘기다.앤허투는 일본 다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앤허투는 HER2 수용체를 과발현하는 암세포를 표적·살상한다.놀라운 것은 루닛(328130)이 유방암 치료에서 HER2 치료제 확장을 정확하게 미리 읽어냈다는 점이다. 루닛은 이번 ASCO에서 HER2 저발현군을 인공지능(AI)으로 선별하는 임상연구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안창호 루닛 의료부문 총괄(내분비내과 전문의)이 지난 2일(현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포스터 발표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이데일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시카고 현장에서 HER2 저발현군 선별 AI 모델 개발을 진두지휘한 안창호 루닛 의료부문 총괄(내분비내과 전문의)을 인터뷰했다.◇“ 의사 눈으로 HER 저발현 환자 선별 쉽지 않아”안창호 총괄은 “HER2는 유방암에서 중요한 표적”이라면서 “과거엔 허셉틴으로 HER2를 표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셉틴은 HER2의 0-3단계 중 3플러스(+) 단계 이상에서만 투약했다”면서 “2단계의 경우 추가 검사를 통해 HER2 발현이 더 확인되면 허셉틴을 투약하는 식이었다. 즉, 과거엔 병리학에서 HER2 판독에 ‘3+’ 여부가 투약 기준점으로 매우 중요했다”고 덧붙였다.HER2는 0(음성), 1+(음성), 2+(불확실, 경계), 3+(양성) 등 4단계로 구분된다. 하지만 최근엔 HER2 표적 치료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안 총괄은 “최근 HER2 3+ 환자뿐만 아니라 2+ 심지어 1+ 환자에게도 앤허투 약효가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나아가서 울트라 로우(초저발현) HER2 환자에서도 앤허투 투약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가 보고됐다”고 전했다.그는 “이제는 새로운 약물(앤허투)이 나오면서 3+보다 낮은 단계에서도 약을 쓸 수 있게 됐다”면서 “저발현 HER2 환자군에서 진짜 음성 환자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정리했다.문제는 HER2 저발현군을 기존 병리학에서 선별하는 게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병리과 의사 또는 병리학 교수 대부분이 HER2 ‘3+’ 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병리과 의사 상당 수가 3+ 판별을 놓고 트레이닝(훈련)을 받은 결과다. 실제 병리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0, 울트라로우, 1+, 2+ 등을 구분하는 데 있어 상당한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모델, HER2 4단계를 100단계로 촘촘히 구분그는 “루닛은 이런 현실 속에서 AI 시스템이 도움을 준다면 더 정확하게, 더 재현성 있게, 더 편차가 적게 HER2 분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시스템 개발 취지를 설명했다.실제 AI는 HER2 판별에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냈다.루닛이 지난 2일(현지시간) ASCO 2024에서 발표한 포스터 중 일부다. 루닛 AI 모델은 HER2 음성(0)에서 1+ 사이를 0~100의 스코어로 구분했다. (제공=루닛)안 총괄은 “환자 하나의 조직 슬라이드에 수십만 개의 세포가 있다”면서 “AI를 이용하면 세포마다 0에서 100점 사이 HER2가 얼마나 발현하는지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 눈으로는 11점과 12점의 HER2를 다르게 인식하기 어렵다”며 “AI는 보다 세밀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비교했다.그 결과, HER2 음성(0)으로 판독받은 환자 347명 중 82명(23.6%)이 AI 판독 결과 초저발현군(울트라 로우)으로 확인됐다. 과거엔 화학항암요법만 가능하다고 분류됐던 환자들이 AI에 의해 HER2 표적 치료제 투약이 가능한 환자군으로 재분류됐다.그는 그래프를 손으로 가리키며 “병리과 의사들이 HER2 1+와 HER2 제로(0)로 판독한 그래프”라며 “의사들은 단순하게 2단계로 구분했지만, AI 모델로 분석할 결과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이 나온다”고 비교했다.루닛은 HER2 모델을 개발하는 데 6188개의 임상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 연구에 153명의 병리학자가 참여했다.안 총괄은 “우리 연구가 완결성을 가지기 위해선 루닛이 1+, 울트라 로우로 판독한 저발현 HER2 환자에게 앤허투를 투약하고, 효능까지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유방암 치료 양상이 바뀌고 있고, HER2 치료 범위가 확장하는 상황에서 루닛 AI 모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 유한양행 ‘렉라자’ 데이터 중무장…예상 점유율 40%, 판매 로열티는?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유한양행이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다수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데이터로 중무장한 렉라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하는 경우 빠른 속도로 시장을 점령할 것으로 기대된다.렉라자의 글로벌 개발 및 권리를 가진 존슨앤존슨과 얀센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절반을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확보하게 될 ‘판매 로열티’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마리포사 임상 구조.(사진=유한양행)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존슨앤존슨 자회사 얀센은 유한양행 렉라자와 관련해 메인 연구인 ‘마리포사-1’(MARIPOSA-1) 외 ‘마리포사-2’(MARIPOSA-2) 등 총 3건의 주요 임상을 추가로 진행하면서 데이터를 확장 중이다.비소세포폐암을 타깃하는 렉라자는 현재 얀센의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요법으로 FDA 품목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FDA 품목허가를 신청한 근거는 마리포사-1 임상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을 현재 표준요법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단독 요법과 비교했다.마리포사-1 임상에 따르면, 추적관찰 중앙값 22개월 시점에 렉라자+리브리반트가 타그리소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30% 가량 줄였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렉라자+리브리반트가 23.7개월, 타그리소가 16.6개월로 나타났다. 객관적반응률(ORR)은 렉라자+리브리반트가 86%, 타그리소 85%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이 각각 25.8개월과 16.8개월로 집계되면서 차이를 보였다.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이미 충분한 유효성을 보인 만큼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내 FDA 품목허가를 점치고 있다.하지만 얀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렉라자와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마리포사-2’, ‘크리살리스-2’(CHRYSALIS-2), ‘팔로마-3’(PALOMA-3) 등 3건의 임상을 더 진행하고 있다. 이는 품목허가 관련 전략적 선택 일 뿐 아니라 렉라자+리브리반트의 효과를 추가적으로 확인해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가장 먼저, 마리포사-2 연구는 타그리소 치료에 실패한 환자 대한 2차 치료 임상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항암화학’ 병용요법과 항암화학 단독요법을 비교한다. 마리포사-2 임상은 환자 69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 중에 있다.현재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경우 3세대 EGFR TKI인 타그리소에 불응하는 경우 이후 치료 옵션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렉라자+리브리반트+항암화학 병용요법이 효과를 보이는 경우 2차 치료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게 되는 셈이다.마리포사-2 임상은 FDA 품목허가 전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혹시라도 1차 치료제 허가가 불발되는 경우, 2차 치료제로 우선 허가받은 뒤 1차 치료제로 추가 허가받는 전략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렉라자는 먼저 2차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 받은 뒤 향후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희귀 변이에 대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효과를 확인하는 ‘크리살리스-2’(CHRYSALIS-2) 연구도 순항하고 있다. 현재 임상 1상 단계로, S768I, L861Q, G719X 등 엑손20을 제외한 비정형 EGFR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최근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비정형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1차로 투여할 경우 ORR이 55%까지 높아졌다. 이는 기존에 사용되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 ORR 45% 대비 뛰어난 효과를 보인 것이다. mPFS은 19.5개월까지 늘어났다.병용 약물인 리브리반트의 제형을 기존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변경한 임상 ‘팔로마-3’(PALOMA-3)데이터도 나온다. 이번 ASCO 2024에서 발표된 PALOMA-3 임상 3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418명 환자에 투여 후 12개월에 렉라자+리브리반트SC 환자군 65%가 생존했다. 기존에 연구된 IV제형 환자의 경우엔 51%가 생존했다.특히, 팔로마-3 연구를 통해 마리포사 임상에서 발생한 주입관련 반응(IRR) 부작용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받는다. 연구 결과 동일한 렉라자 병용요법으로 리브리반트 IV와 SC제형을 비교했을 때 SC제형은 IRR 부작용이 16% 수준으로 보고돼 IV제형의 67% 대비 현저하게 낮았기 때문이다.유한양행 렉라자. (사진=유한양행)◇시장 점유율 40%, 판매 로열티도 기대감이처럼 얀센은 렉라자와 관련한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으며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렉라자의 피크 세일(판매 최고점) 시점이 앞당겨지고 예상 시장 점유율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미래에셋증권은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과 관련해 피크 세일이 기존 7년에서 5년으로 2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1차 치료제 피크 점유율을 기존 30%에서 40%로 상향조정했다. 렉라자 글로벌 권리를 가진 존슨앤존슨은 피크 점유율 50%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도 기대된다.유한양행은 임상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외 판매 로열티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향후 데이터 근거를 바탕으로 판매가 증가하면 그에 따라 더 많은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다. 유한양행이 얀센으로부터 받는 판매 로열티 비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 일부에서는 최대 10%의 판매 로열티를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글로벌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규모가 약 30조원에 달한다. 이 중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 치료제 시장규모는 약 5조원이다. 존슨앤존슨의 목표대로라면 단순 계산시, 렉라자의 매출은 2조5000억원 가량이다. 이 경우 유한양행은 1000억원 안팎의 판매 로열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와 관련한 모든 개발은 얀센에서 진행 중으로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렉라자+리브리반트SC’ 병용요법 효능 청신호, 유한양행 렉라자 가치 급상승 예고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유한양행(000100)의 ‘렉라자’와 미국 얀센의 ‘리브리반트’ 정맥주사(IV) 제형의 병용요법 관련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적응증에 대한 미국 내 허가 결론이 오는 8월에 나올 전망이다. 그런데 최근 열인 미국항암종양학회(ASCO)2024에서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과 렉라자의 병용요법에 대한 긍정적인 3상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SC제형을 사용한 병용요법은 IV제형 대비 투약편의성을 크게 확보할 수 있다. 얀센이 리브리반트 SC제형과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해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 신청을 이미 진행한 것으로 파악되며, 미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렉라자의 가치 역시 상향조정 돼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미국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이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자사가 개발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피하주사(SC)제형과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밉) 등 두 약물의 병용요법 관련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 3상 연구의 성공적인 1차 분석 결과를 공표했다.(제공=게티이미지, 각사)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미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IV제형의 단독요법이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여러 병용요법도 추가로 허가 가도를 달리고 있다. 리브리반트는 EGFR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인 티로신키나아제를 억제하는 3세대 약물로 알려졌다.최근 비소세포폐암 치료 시장에서 화제를 모은 것은 리브리반트 IV제형과 미국 일라일리리의 ‘알림타’(성분명 퍼멕트랙시드), 화학요법제 등 삼중 병용요법이다. 해당 병용요법은 2021년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가속승인됐고, 지난 3월 완전승인을 추가로 획득하며 그 효능을 검증받았다 여기에 얀센은 지난 2018년 유한양행으로부터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기술이전받은 다음, 현재 리브레반트 IV 제형과 렉라자를 병용하는 요법으로 미국과 EU 등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적응증을 얻기 위해 허가 심사를 받는 중이다. 경구제인 렉라자 역시 리브리반트처럼 3세대 TKI 억제 기전을 가진 약물이다. 특히 렉라자와 리브레반트 IV제형의 병용요법은 미국에서 우선 심사를 거쳐 오는 8월 그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얀센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리브리반트 IV 제형 또는 SC제형 등과 렉라자를 병용하는 요법을 비교분석한 임상 3상(PALOMA-3) 연구 대한 1차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얀센에 따르면 리브리반트 SC 제형과 렉라자의 병용요법을 2차 치료 단계에서 적용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경우 전체생존율(OS)과 반응지속시간(DoR),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등이 순서대로 65%와 11.2개월, 6.1개월로 확인됐다. 이 요법이 리브리반트 IV제형과 렉라자 병용요법의 OS(51%)와 DoR(8.3개월), mPFS(4.3개월) 등을 상회한 것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PALOMA-3 연구 결과가 고무적이다”며 “현재 미국과 EU에서 허가 심사 중인 리브리반트 IV제형과 렉라자 병용요법과는 별개로 SC제형과 우리 약물의 병용요법이 빠르게 허가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EU에 해당 병용요법의 허가 신청을 진행했고, 미국 등 주요국 의약당국에도 관련 허가신청 작업을 발 빠르게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얀센에 따르면 리브리반트 IV 제형의 투약시간은 약 4~5시간이지만 SC 제형은 5분 정도다. SC제형과 렉라자의 병용요법이 시장에 진출할 경우 환자의 투약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렉라자의 시장성 역시 1~2년 내 기존 전망치보다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신증권에서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EU에서 리브리반트 IV제형과 렉라자의 병용요법이 비소세포폐암 대상 1차 치료제로 진입할 경우 렉라자의 가치는 9638억원, 2차 치료제 적응증까지 추가하면 5955억원이 추가될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해당 병용요법의 비소세포폐암 1~2차 치료 시장 진출시 렉라자의 가치가 약 1조5000억원 달한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이번 ASCO2024에서 렉라자와 리브레반트 병용요법 관련 5건의 추가 임상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그 가치가 시간에 따라 재평가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행사에서 PALOMA-3 이외에 △렉라자 및 리브리반트IV제형의 병용요법과 ‘타그리소’의 효능을 비교하는 임상 3상(MARIPOSA) 2차 분석 결과 △비정형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렉라자 및 리브리반트 IV제형 병용요법의 임상 1상 결과 △렉라자 및 리브리반트 IV제형 병용요법의 뇌전이 환자 대상 임상 2상 결과 등이 공개됐다.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에 대한 여러 병용요법 중 3상과 2상에 올라 있는 연구가 많다. 이런 연구가 진전되면 중장기적으로 4~5년 내 적응증 확장에 성공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비소세포폐암 치료 시장에서 렉라자의 글로벌 영향력과 가지가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한편 세계적으로 매년 220만 건 이상의 신규 폐암 환자가 발생하며 이중 약 84%가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현미경으로 봐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크기가 작은 소세포폐암과 달리 암세포 크기가 비교적 큰 폐암을 통칭한다. 세계 시장규모는 40조원에 달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약 30%는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결국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이 노리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글로벌 시장은 약 10조원 안팎인 셈이다. 현재 해당 시장의 최강자는 매출 약 6조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A)의 타그리소로 알려졌다.
- 에이비온, 약값만 수백억 드는 대규모 임상계획 발표에..."성공확신 없으면 못해"
- [시카고=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레이저티닙과 바바메킵(ABN401) 병용요법은 강력한 비소세포폐암 치료법이 될 것입니다”.2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서울대 약대 교수, 왼쪽)가 대규모 바바메킵+레이저티닙 병용임상 계획을 발표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문한림 에이비온 최고의료책임자(CMO)가 2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이 같이 발언하자 세미나장이 술렁였다. 이날 에이비온은 ASCO 기업전문가 세션인 ‘IET’(Industry expert theater)을 통해 ‘바바메킵+레이저티닙’ 병용임상 전략을 발표했다. 문 CMO는 슬라이드를 가리키며 “레이저티닙과 바바메킵과 병용투여한 결과를 보면 암세포가 전혀 증가하지 않는다”면서 “병용투여 중 체중 변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EGFR 비소소포폐암에서 T790M 변이에서도 ‘레이저티닙+바바메킵’ 병용투여에 암세포가 전혀 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이 슬라이드에서 T790M 변이에서 레이저티닙을 단독 투여했을 땐 초기 대비 암세포 크기가 15배가량 커졌다. T790M 변이는 EGFR 단백질 구조 변화로 약물 효과가 크게 줄어든다. 바바메킵은 EGFR 염기서열이 변형된 변이(엑손19 결실)와 엑손19결실과 T790M 변이가 모두 있는 동물실험에서 암세포가 전혀 자라지 않았다.뿐만 아니라 체중도 그대로 유지돼 중증 암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카켁시아가 전혀 없었다. 카켁시아는 암 질환 중 급격한 체중 감소를 말한다. 암 환자의 20%는 암이 아닌 카켁시아로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대사 증후군이다. 바바메킵이 독성이 없단 의미로 해석된다.◇ 158명 병용임상, 약값만 수백억...‘성공확신 없으면 못해’더 놀라운 건 이날 에이비온이 대규모 레이저티닙+바바메킵 병용임상 계획을 발표했단 점이다.신영기 에이비온 대표(서울대 약대 교수)는 “병용임상은 1차 18명으로 시작해, 2차 60명, 3차 80명 등 최대 158명에 이르는 대규모”라며 “곧,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연내 첫 환자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바바메킵은 현재 미국, 한국, 대만 등에서 40명 규모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레이저티닙+바바메킵 병용투여는 임상 2상 코호트2로 편입된다. 이날 에이비온은 바바메킵 임상 2상 규모가 코호트1과 2를 합쳐 2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임상으로 전환을 선포했다. 어림잡아 레이저티닙 약값만 수백 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의료기관, CRO(임상시험수탁기관) 비용 등이 합산되면 임상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임상성공에 강력한 확신이 없다면, 국내 바이오텍이 내리기 어려운 결단이다.에이비온이 병용투여 임상성공을 확신하는 데는 바바메킵의 안전성과 효능 모두에서 경쟁 약물을 압도한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바바메킵은 임상 1상에서 치료와 관련한 중대이상 반응 건수는 전체 투약군 30명 중 3명(10%)에 그쳤다. 반면, 경쟁 약물인 타브렉타 37.6%, 텝메코는 28%로 각각 나타났다. 그리고 C-MET 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살이 부풀어오르는 부종도 바바메킵은 1명(3.3%)에 불과하다. 부종은 타브렉타 13.2%, 텝메코 15%를 기록했다. 2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서울대 약대 교수, 왼쪽)와 문한림 에이비온 최고의료책임자(CMO, 메디라마 대표)가 발표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문 CMO는 “바바메킵은 정확히 C-MET에서만 약물 결합이 확인된다”면서 “경쟁 약물은 C-MET이 아닌 부위에서도 결합이 포착된다”며 비교했다. 이어 “부작용에서 약물 간 차이가 나는 이유”라고 설명을 곁들였다.바바메킵은 임상 2상 중간결과에서 투약 13명 중 7명에서 부분관해(PR)가 나오면서 54%의 객관적반응율(ORR)을 기록했다. 이 역시 경쟁약물 타브렉타(48%), 텝메코(43%)를 모두 넘어선다.◇ “결국, 레이저티닙·타그리소 모두 우리에게 줄 설 것”이번 바바메킵+레이저니팁 병용임상은 기술수출을 넘어 EGFR 변이 비소세포페암 치료제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타그리소와 레이저티닙 모두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두 치료제 모두 세포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해 암세포 성장과 분열을 억제하는 TKI 약물이다. 타그리소는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했고 지난해 58억달러(8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타그리소는 현재 94개국에서 승인돼 시판 중이다.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에서 개발해 지난 2018년 1조 4000억원 규모로 얀센에 기술수출됐다. 레이저니팁은 국내에선 렉라자란 이름으로 품목허가를 받고 시판 중이다. 연센은 레이저티닙을 자사 항암제 리브레반트(아미반타맙)과 병용요법으로 FDA 심사를 받는 중이다. 업계에선 병용요법이 10~11월, 빠르면 6~8월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문제는 이 두 치료제 모두 우수한 EGFR 돌연변이 폐암 치료제지만, 1~2년 사이 내성이 발생한다. MET 유전자가 증폭되거나 과발현이 내성 원인으로 지목된다. C-MET 저해제는 이 MET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거나, 표적해 내성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신 대표는 “타그리소는 경쟁 약물과 병용요법으로 이 내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안전성 문제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라며 “타그리소+타브렉타 병용임상 결과 대비 레이저티닙+바바메킵 병용요법이 안전성과 효능 모두에서 월등한 결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그는 이어 “타그리소 병용요법 데이터를 모두 가지고 있는데, 현재 데이터로는 우리가 많이 앞선다”면서 “레어지티닙 병용투여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기술수출은 물론, 아스트라제네네카(타그리소)도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ETF언박싱]'10억불 매출' 의약품 가진 글로벌바이오에 투자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경쟁력이 검증된 글로벌 바이오 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새로 나왔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28일 ‘KOSEF 미국블록버스터바이오테크의약품+ ’를 상장했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1년에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는 의약품을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분류한다. 해당 상품은 이를 보유한 기업에 95% 가량을 투자하고, 나머지 5% 가량은 향후 5년 내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의약품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블록버스터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은 막대한 규모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단 점에 주목했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제약 산업은 2028년까지 연간 5.2%의 매출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대상을 보면 노보노디스크, 일라이일리, 머크앤코, 사노피, 존슨앤드존슨 등의 순으로 비중이 높다. 노보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등의 블록버스터를 갖고 있고, 일라이일리 역시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로 알려져 있다. 머크앤코는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사노피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인 ‘듀피센트’를 갖고 있다. 이외 애브비,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 화이자, 노바티스, GSK, 모더나 등에 투자한다. 투자등급은 ‘높은 위험’에 해당하는 2등급이며, 총보수는 연 0.49%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령화 추세와 새로운 분야에서 등장하는 신약 개발을 통해 부각되는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에 집중하는 상품”이라며 “하반기 금리 하락 국면 진입 과정에서 장기 성장성이 밸류에이션에 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이라고 평가했다.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 (사진=AFP)
- 엔허투와 성능 비슷...루닛 AI바이오마커, "빅파마와 동반진단 빅딜 논의중"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루닛(328130)의 병리조직 기반 인공지능(AI) 바이오마커 솔루션 ‘루닛스코프’가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의 ADC 엔허투의 객관적반응률(ORR)과 비슷한 수준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에 루닛의 빅파마 추가 계약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마커란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이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항암제 효능이 좋은 환자군을 미리 선별할 수 있다. ◇ 루닛, ADC 동반진단 가능성 ↑...루닛스코프, 엔허투 수준 반응률 나와 28일 AI의료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최근 인간표피 성장인자 수용체(HER2) 초저발현(Ultra-low) 유방암 환자군 분류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유방암 환자 401명의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한 결과, 기존 방법으로 HER2 점수가 0인 환자의 23.6%가 HER2 초저발현군으로 볼 수 있음을 확인했다.HER2 발현 1+로 판독된 환자에서 HER2 발현 정도를 더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었고 이 중 51.9%의 환자에서 더 높은 HER2 발현 양상을 보였다. 이 비율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엔허투’ 3상 임상시험 결과에서의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대상 HER2 표적치료제 객관적 반응률(ORR) 52.3%와 유사한 수준이다. 엔허투‘의 투약 효율을 높이는 AI 바이오마커 기술력을 입증한데 이어 반응률도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루닛스코프 매출 추이 (자료=루닛, DS증권)이에 루닛의 추가 빅파마 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루닛은 약 5곳의 글로벌 빅파마의 신약 개발에 루닛스코프를 활용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면역항암제 동반진단 임상으로 빅파마와 추가 계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신규 면역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보니, 특히 면역항암제 시장에 후발 진입하려는 제약사에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빅파마 1곳과 루닛스코프를 활용한 공동임상 관련 상용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 루닛스코프, 2027년 매출 1300억원 이상 가능할까경쟁사 대비 루닛스코프의 강점은 AI가 직접 병리 슬라이드를 통해 종양 내 면역세포의 위치와 밀도를 확인해 면역항암제 적용 대상자를 선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150여 명의 병리학 전문의가 입력한 100만여 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이 이뤄진다. 자궁경부암, 위암, 대장암 등 16개 암종에서 분석이 가능하다.특히 ADC의 경우 아직 약물-동반진단 바이오마커가 개발되고 있지 않아 잠재적 수요가 높다. 약물-동반진단 검사는 항암제와 바이오마커가 ‘한 세트’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루닛 관계자는 “자사 AI 분석으로 면역항암제 대상자 50%를 추가로 찾아낼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스코프는 연구용역에 따른 수익만 발생하고 있어 FDA 승인 획득 후 매출 점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루닛의 바이오마커는 현재까지 존재하는 바이오마커 중 가장 직관적으로 많은 대상자를 선별할 수 있어 상업성이 높다”고 설명했다.루닛스코프의 주요 경쟁 업체 (자료=한국IR협의회)제품 출시 예상 시점은 2025년이다. 2027년부터는 루닛스코프가 AI 영상분석 솔루션 ‘인사이트’의 매출을 앞설 예정이다. 업계가 예상하는 2027년 스코프 예상 매출은 1311억원이다. 스코프의 매출 ‘퀀텀 점프’가 예상되는 건 미국 내에서 항암제 투여 시 바이오마커 검사를 미리 진행하는 약물-동반진단 검사 빈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서 항암제 투여 전 바이오마커 동반진단 검사를 사용하는 비율은 60% 달한다. 연평균 성장률은 15%다.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면역항암제 사용 전 바이오마커를 병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비용은 1회 투여에 최대 1억원(비급여 기준)에 달하지만 약효가 잘 발휘되는 암 환자를 찾기 어려워서다.시장의 폭발적 성장에도 아직 루닛과 견줄만한 상대가 없다. 국내 경쟁자인 뷰노는 물론이고 글로벌 AI 의료 대표주자인 패스 AI와 오킨도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 기술이 아직 없는 상황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바이오마커 발현 여부가 자사 의약품 처방에 중요한 표적·면역항암제를 보유하거나 개발 중인 제약사들과도 충분히 파트너십이 가능하다”며 “암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PD-L1뿐 아니라 암 조직 슬라이드에서 영상으로 관찰 가능한 다른 바이오마커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빅파마 매출 26%가 희귀질환...주목해야 할 시장은[주목! e기술]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희귀질환은 유병률이 낮은(약 2000명 중 한 명) 약 5000~8000개의 유전적인 질병들을 말한다. 국가별로 정의와 기준에 차이는 있으나 통상적으로 유병인구, 유병률, 질병 발생 원인 불명, 치료법의 유무에 따라 지정된다. 희귀질환의 80% 이상은 유전이나 선천성 질환으로, 치료제가 없거나 있어도 고가여서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 환자 수가 적어 임상 환자 모집이 어렵고 개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성이 낮아 주목받지 못했던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은 2026년 352조 원(2021년부터 CAGR 12%)으로 예측, 비희귀 의약품 시장보다 두 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6년에는 희귀의약품 매출이 전체 처방의약품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Health products in the pipeline from discovery to market launch for all diseases’ 자료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의 79%가 희귀의약품으로 나타났다.희귀의약품 개발은 비희귀 의약품에 비해 임상 개발 비용은 낮으면서 허가 승인까지의 성공률은 높다. 2019년에 보고된 문헌에 따르면 희귀의약품의 임상 1상부터 허가 승인까지의 성공률은 비희귀의약품에 비해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임상개발 평균 소요비용은 약 절반가량으로 나타났다. 또 경제적 지원 및 시장 독점 혜택을 제공하는 각 국의 희귀의약품 개발 장려 정책도 시장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다만 희귀의약품의 시장 확대는 글로벌 빅파마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에 따르면 2026년 빅파마의 매출 중 희귀의약품 매출이 평균 2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등 빅파마는 급성장 중인 희귀의약품 시장에서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기업 인수 등 파이프라인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몇몇 질환군은 국내 기업들도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어 주목받고 있다.(자료=미국BIO협회, Orphanet Journal of Rare Diseases 저널)◇BMS·베링거·종근당 개발 뛰어든 특발성폐섬유증고령에서 주로 발병하며, 희귀질환에서 발생자 수뿐만 아니라 사망자 수 또한 ‘최다’를 기록하고 있는 질환, 특발성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이하 IPF)이다. IPF는 원인 불명의 폐실질의 섬유화가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희귀질환으로 주로 50세 이후에 발병한다. 서서히 진행하는 가래를 동반하지 않은 기침 및 운동 시 호흡곤란과 피로함이 주된 증상이다. 진단 이후 약 3~5년의 평균 수명을 보이는 예후가 매우 나쁜 질병으로 손꼽힌다. 질병관리청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IPF로 인한 신규 환자는 4450명으로, 200명 초과 질환에서의 총 발생자 수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사망자 수 또한 전체 25%에 육박하는 451명으로 나타났다. 희귀질환 통계 내 단일 질환으로는 발생자와 사망자 통계 모두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치료가 쉽지 않아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40% 미만이다. 비특이성 간질성 폐렴(NSIP), 특발성 기질화 폐렴(COP) 등의 다른 간질성 폐질환이 적절히 치료되면 비교적 경과가 좋은 것을 고려해 볼 때, 간질성 폐질환 중에서도 경과가 안 좋은 병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약제(퍼페니돈, 닌테다닙)를 표준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지만, 일부 환자들에서는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위장 증상, 간 기능 이상, 피부 발진 등 견디기 힘든 부작용으로 중도 포기율이 높다.미충족 의학적 수요가 높은 IPF의 세계 최초 치료제 개발을 위한 경쟁은 여전히 뜨겁다. 현재 베링거인겔하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퓨어텍, 대웅제약 , 종근당(185750),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 등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시장 진입이 가장 빠를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베링거인겔하임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며, 연내 주요 데이터를 발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IPF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에 21억 8440만 달러(2조 9557억원)에 달했고, 2030년에는 최대 46억 1430만 달러(6조 243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예측 기간(2023~2030년) CAGR은 10.1%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진행성핵상마비, 젬백스 GV1001 ‘희귀의약품 지정’진행성핵상마비(PSP)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 중 하나로 비전형파킨슨증후군으로 분류된다. 파킨슨병과 유사하지만 파킨슨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으며, 질병 진행 속도가 빠르다. 비전형파킨슨증후군 가운데는 가장 흔한 질환이지만 파킨슨병과 비교하면 10분의 1정도로 드문 희귀질환이다. 일반적으로는 60세 이후에 시작되지만 빠르면 40세에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대다수의 퇴행성 신경계질환이 그러하듯이 PSP도 적절한 인구 기반 조사가 없어 정확한 유병률이나 발병률을 알기가 어려우나 대체적인 유병률은 10만명당 5~6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징적인 증상은 몸통의 경직에 따른 자세불안정과 하방주시마비를 보이는 수직 안구 운동장애이며, 강직 및 서동증은 파킨슨병과 큰 차이가 없으나 안정 시 떨림은 드물다. 질환의 진행이 빨라 증상 발생 후 평균 생존율은 5~1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PSP의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병리학적으로 뇌에 타우(tau) 단백이 뭉쳐져 침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현재까지 완치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직 질환의 진행을 늦춰주는 약제조차 없지만 세계 최초 치료제 개발을 위한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아밀릭스(Amylyx Pharmaceuticals)는 ‘AMX0035’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페레(Ferrer)는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 생명공학회사 아세뉴런(Asceneuron)으로부터 O-GlcNAcase 억제제(타우 응집 억제) ‘ASN90’의 전 세계 권리를 인수했다. ‘ASN90’은 유럽 EMA와 미국 FDA로부터 PSP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젬백스(082270)앤카엘의 ‘GV1001’이 PSP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GV1001’은 국내에서 2상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완료하며 순항 중이고, 미국 FDA로부터 IND 승인을 받아 미국 2상 임상시험의 본격적인 진행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PSP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루츠 애널리시스(Roots Analysis)에 따르면, PSP 치료제 시장은 2024년 약 7700만 달러(1041억 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 36%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아이엠비디엑스 대해부]② AZ와 암 동반진단 협업...압도적 글로벌 기술 경쟁력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아이엠비디엑스(461030)는 이미 상장 전부터 흥행 기대를 모았다. 이 회사는 공모주 경쟁률에서 이미 바이오 기업 중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검증된 교수 출신의 창업자와 기술력이 기대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파악된다. 현재 시총은 2000억원 이하로 하락한 상황이지만 액체생검 시장에서 여전히 독보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작년 매출은 40억원 정도이며 해외 매출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예상 매출은 73억원, 2027년 기대 매출은 499억원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아이엠비디엑스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증권 갈무리)◇ 상장 직후 고점 찍은 후 하락세...“펀더멘털 이상 없어”주가 추이를 보면 상장 첫날인 4월 3일 아이엠비디엑스 주가는 3만600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 1만3000원 대비 119.6% 높은 2만 8550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177% 상승했다. 아이엠비디엑스의 일반 청약 증거금은 약 10조7800억원이 몰렸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2654.19대 1이고 비례 경쟁률은 5308대 1이었다.최근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아이엠비디엑스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기술력의 근거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벌써 총 4개의 제품을 출시했다. 빅파마와 파트너쉽도 맺었다. 아이엠비디엑스가 개발한 액체생검 기술은 종전의 조직 검사와 달리 환자에게 부담이 적고, 더 빠르게 여러 종류의 암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종전 검사에서는 찾기 어려웠던 1cm 이하의 작은 종양도 검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을 준다. 재발 모니터링의 중요성과 치료 과정 동안의 암 크기 변화 (자료=아이엠비디엑스)아이엠비디엑스는 대표 제품으로 혈액에서 극미량 (0.01%) 암 유전자 돌연변이를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는 액체생검 플랫폼인 ‘알파리퀴드100’을 개발했다. 관련 기술은 한국에서는 특허 등록,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는 특허 출원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 기술로 췌장암, 폐암을 가려내는 정확도는 84%, 대장암은 100%다. NGS 진단 분야에서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해당 플랫폼은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국립암센터 등 국내 34개 기관 검진센터에서 활용되고 있다. 3~4기 암환자의 예후 예측, 동반 진단, 치료 효과를 분석하는데 적용되고 있다. 동반진단법(CDX) 액체생검은 기존에도 쓰였지만, 국내 기업이 개발한 NGS 기반 액체생검 플랫폼이 환자 진단에 사용한 건 아이엠비디엑스가 처음이다. 경쟁 글로벌 회사 제품 대비 기술력, 가성비까지 갖춰 지난해 말 기준 누적(2021~2023년) 처방 건수는 2098건에 달한다.김태유 아이엠비디엑스 대표는 “알파리퀴드 100은 2022년 기준 전체 보험 처방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와 대만 등에서 지속적으로 처방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캔서 파인드로는 미국 ‘그레일’ 잡는다아스트라제네카(ZA)와 동반진단 협약도 맺었다.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15개 유전자를 탐지하는 동반진단 패널 ‘알파리퀴드 HRR’를 아스트라제네카가 표적항암제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미 남미, 중동, 아시아 지역 9개 국가에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임상연구,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머크도 알파리퀴드를 활용한 표적항암제 동반진단 임상연구를 시작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동반 진단 협약 1단계(Phase 1)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단계(Phase 2)를 단독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엠비디엑스 캔서파인드와 갤러리 제품 비교 (자료=아이엠비디엑스)조기 암 검진 서비스인 ‘캔서 파인드’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현재 액체생검 조기 암 검진 서비스로 가장 앞선 기업으로는 미국 그레일(Grail)이 꼽힌다. 그레일은 지난 2021년 조기 암 검진 상품을 출시했는데, 작년 해당 부분 매출이 1000억원을 넘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아이엠비디엑스 관계자는 “캔서파인드의 성능이 암 조기 검진 제품인 미국 그레일의 갤러리라는 제품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고,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실제 아이엠비디엑스의 제품 가격 경쟁력은 미국 제품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알파리퀴드 100와 캔서디텍트의 경우 경쟁 제품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가장 최근 출시한 캔서파인드도 출시가가 82만원으로 책정돼 경쟁 제품(120만원)보다 저렴하다. 김 대표는 “우수한 성능을 갖추면서도 단가를 낮춰 글로벌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며 “최종적으로 캔서파인드의 가격을 30만원까지 낮춰 더 많은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이엠비디엑스 대해부]① 서울대, 연대 최고수 교수들이 의기투합 창업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최근 지지부진한 제약·바이오 시황과 다르게 청약 경쟁률부터 최고 경쟁률을 경신하고 상장 하루만에 시가총액 5000억원을 터치한 기업이 있다. 액체생검을 통한 암 정밀 분석 전문기업 아이엠비디엑스(461030)가 그 주인공이다. 액체생검(Liquid Biopsy)은 혈액이나 체액 속 데옥시리보핵산(DNA)에 있는 암세포 조각을 찾아 유전자 검사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기존 조직검사에 비해 빠르고, 종양세포 특유의 돌연변이 등을 분석해 거짓 양성이 낮은 편이다. 거짓 양성은 본래 음성이어야 할 조직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잘못 나오는 것을 말한다.◇ 아이엠비디엑스, 창업 주축 멤버 역량은아이엠비디엑스는 서울대와 연세대의 주요 교수진이 함께 설립했다. 바이오 기업은 결국 원천 기술 보유자가 누구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전문성이 중요해서다. 창업자는 김태유 서울대 교수(아이엠비디엑스 대표, 전 서울대 암병원장 및 정밀의료센터장)와 방두희 연세대 교수(NGS 분야 전문가)다. 김 교수는 국내 종양내과 최고 권위자로 서울대병원 암병원장, 정밀의료센터장, 대한종양내과학회장을 지내고 대한암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태유 아이엠비디엑스 대표 (사진=아이엠비디엑스)방두희 교수는 연세대 화학과 교수다. 2005년 시카고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하버드 대학교 조지 처치 연구소의 ‘Damon Runyon Foundation Fellow’도 담당했다. 하버드대에서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개발하는 것도 경험한 것이다.방 교수는 이전 기업을 창업해 상장까지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2010년 방 교수와 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권 교수의 제자인 김효기 대표는 셀레믹스(331920)라는 회사를 창업해 상장시켰다. 현재 방 교수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던 셀레믹스 보유 주식을 상당 부분 (약 34만주) 매도해 최대주주 지위에서는 빠진 상황이다.김 대표는 “암은 삶에서 피해갈 수 없는 여러 가지 질병 중 하나인데, 혈액검사만으로 암을 조기 발견하는 액체생검 기술은 전 세계 암 연구자들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성공적인 임상서비스 진입과 기술 상용화로 NGS 기술 고도화와 시약 내재화 및 검사 가능한 암종 확대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액체생검으로 창업 결정한 배경은 두 교수의 인연은 2014년 시작됐다. 암 유전체 분석이 임상에서 진단과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서울대병원의 암유닛 액체 생검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인연을 맺었다. 여기서 얻은 연구 성과에서 그치지 않고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2018년 창업을 결심했다. 이들은 SK이노베이션 및 효성중공업 출신의 문성태 전 공동대표와 손잡고 전문 기술과 경영 능력을 결합, 상장까지 성공했다. 김 대표는 ”연구 끝에 핵심 기술인 액체생검(혈액 및 골수를 통한 암 진단)에 대한 사업화 가능성을 발견했고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의 상업화가 가능해질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해 공동 창업을 결심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혈액을 통한 암 진단 프로세스 (자료=아이엠비디엑스)이 기업은 국내 최초로 암 정밀의료 및 조기진단 플랫폼을 임상 적용에 성공했다. 5년 만에 국내 유일하게 암 치료의 전주기에 특화된 액체생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1분기 기준 출시한 제품은 총 4개다. 1~3기 암 수술 후 재발을 조기탐지하는 ‘캔서디텍트’와 일반인 및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암을 조기진단하는 ‘캔서파인드’도 출시했다.회사 측에 따르면 국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시장에서 아이엠비디엑스의 점유율은 1위(2022년 기준 67%)다. 118개 암 관련 유전자를 탐지하는 종합 프로파일링 제품인 알파리퀴드100은 대만 시장에서 점유율 2위 달성하며 해외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15개 유전자를 탐지하는 동반진단 패널 ‘알파리퀴드 HRR’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아시아, 중동 등 9개 국가에서 블록버스터 PARP 저해제 ‘린파자’에 대한 동반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세금 대신 재단 통해 공익기부…국민 75% "지원 확대 공감대"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발렌베리가(家)는 ‘유럽 최대·최고(最古)의 산업 왕조’로 불리는 스웨덴 기업 가문이다. 160여년 간 5세대에 걸쳐 다국적 기업들의 대주주 지위를 지켰다.발렌베리가는 지주사를 통해 에릭슨, 아스트라제네카, 일렉트로룩스, 사브 등 핵심 자회사들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 지주사를 지배하는 곳이 가문이 세운 공익재단이다. 세금 부담이 없는 재단을 통해 가문 경영권을 보장받는 대신 그룹 이익금의 80%는 모두 재단으로 보내 기초과학, 연구개발, 대학지원 등 공익적인 목적으로 쓴다. 그래서 발렌베리 가문은 스웨덴에서 존경의 대상이라고 한다. 공익재단을 통한 가업 승계는 미국, 유럽 등에서 비일비재한 사례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HPSP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가업 승계가 부담되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속세 완화를 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그러나 이는 한국에서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 탓에 대를 거듭할수록 가업 승계 자체가 매우 어려운 데다 해외 민간 공익재단들과 비교해 규제들이 많은 탓이다. 한국은 차등의결권(일부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상속세·증여세법(상증세법)상 공익재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이 전체 주식의 5% 이상을 주식 취득 형태로 출연받는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미국(20~35% 면세), 독일(전액 면세) 등과 비교하면 재단을 통한 가업 승계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다. 재계에서는 이런 규제만 풀렸어도 락앤락(밀폐용기), 유니더스(콘돔), 쓰리세븐(손톱깎이), 동진섬유(신발원단) 등이 승계를 포기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가 이데일리 의뢰로 지난 7~10일 실시한 상속세 대국민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그대로 드러났다. 기업 공익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민 74.7%는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기업의 자발적인 활동이므로 불필요하다”는 답변은 25.3%에 그쳤다. 유럽처럼 공익재단을 새로운 지배구조 패러다임으로 검토하는 게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또 ‘최근 상속세 납부를 위해 상속받은 주식을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 상속세 부담이 기업 경영권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위협”(18.5%) “위협”(53.4%) 등의 답변이 70%를 넘었다. 실제 중견기업 A사는 최근 상속세 부담 탓에 제조업을 이어가기보다 사모펀드에 팔아 생긴 현금으로 부동산 혹은 금융 투자를 하는 게 이득이라는 자녀들의 요청에 승계를 포기했다.거주지(개인) 또는 본사(기업)를 지방으로 이전할 때 상속세 혜택을 제공한다면 비수도권으로 이전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9.3%가 “의향이 있다”고 했다. 지방 이전을 위한 상속세 완화 정도를 두고서는 “절반까지 완화시”(55.4%) “전액 면제시”(30.4%) “3분의 1까지 완화시”(14.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바이오 상장심사만 9개월…절반 단축 큐리옥스,라메디텍 뭐가 달랐나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심사를 받고 있는 바이오텍의 심사 기간이 속절없이 길어지고 있다. 2년 전만해도 4개월 수준이던 평균 심사기간은 최근 9개월까지 늘어지면서 투자 적기를 놓칠까 걱정하는 바이오텍이 상당하다. 이런 가운데 비교적 빨리 상장 승인을 받은 기업도 있어 관심이 모인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거래소에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심사를 받고 있는 바이오 기업은 퓨쳐메디신,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지피씨알, 에이치이엠파마, 온코크로스, 셀비온, 쓰리빌리언 등이 있다. ◇“최대 9개월 대기”… 늦어지는 심사이들 중 가장 먼저 심사를 청구한 퓨쳐메디신(2023년 10월 20일)의 경우 7개월 가량 지난 현재까지 ‘심사 중’ 상태다. 비슷한 시기 심사를 신청한 넥스트바이오메디컬(2023년 10월 31일) 역시 심사를 받고 있으며, 지피씨알과 에이치이엠파마 모두 지난해 12월 신청해 5개월째 심사 중이다.퓨쳐메디신과 비슷한 시기 심사를 신청한 엑셀세라퓨틱스(2023년 10월 31일)는 7개월이 지난 이달 14일이 돼서야 상장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7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노브메타파마는 9개월이나 걸렸다. 회사는 이달 거래소로부터 상장 미승인 통보를 받고 시장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르면 상반기 상장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이엔셀도 심사가 8개월 넘게 소요된 바 있다.지난해 파두가 상장 뻥튀기 논란을 일으킨 후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심사 기준이 훨씬 까다로워졌단 게 업계 중론이다. 바이오 신약 개발사의 경우 심사 지연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투자 적기를 놓쳐 임상시험 진입이 늦어지면 성장동력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어서다. 원칙적으로 거래소의 상장예심 기간은 45영업일이다. 이 기간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니지만, 9개월 가까이 결과가 나오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도 상장 지연에 따른 피로감이 상당한 분위기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시기가 그만큼 늦어지기 때문이다. 한 VC 대표는 “자금 회수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도 꺼리게 된다”며 “가뜩이나 돈줄이 마른 바이오 업계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2년여 전까지만 해도 기술특례로 상장 승인을 받은 기업의 경우 평균적으로 4개월이 소요됐다. 샤페론(378800)은 2022년 1월 예심 청구 후 5월 승인받았고 보로노이(310210)는 2021년 9월 청구, 2022년 1월 승인을 받았다. 에이프릴바이오(397030)는 2021년 11월 청구했고 4개월이 지난 2022년 3월 결과를 통보받았다. 심사를 기다리다 자진철회한 곳도 있다. 올해 1분기 자진 철회한 바이오 기업은 피노바이오, 코루파마, 옵토레인, 하이센스바이오 등 4곳이다. 이들은 예비심사 7개월 가량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철회를 택했다.◇승인 빨랐던 기업, 뭐가 달랐나이런 가운데 5개월 만에 상장 승인을 받아낸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관심이 모인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445680)는 지난해 1월 예심 청구 후 5개월 만인 6월 승인을 받아 지난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큐리옥스바이오는 세계 최초 세포분석 자동화 기기를 개발해 국내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대장주’로 꼽힌다. 회사는 상장 후 한 달 만에 시총 5000억원을 돌파했고 현재는 시총 4000억원 대에 안착했다. 공모가(1만3000원) 대비 주가는 300% 이상 뛰었다.큐리옥스는 매출과 기술의 ‘연계성’으로 규제 당국의 빠른 심사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바이오 3대 분석 필수 공정 중 하나인 세포분석 과정을 자동화한, 기존에 없던 혁신 장비를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들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 18곳에 혁신 장비를 납품 중이다. 그 동안 바이오 기업들은 원심분리기를 통해 세포분석을 해왔다. 하지만 원심분리기를 통한 분석은 비용이 많이 들고 분석 시간이 오래 걸리며, 연구원 숙련도에 따라 데이터가 차이를 보이는 등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큐리옥스는 기존 수작업 공정을 자동화하는 장비를 개발해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다.내달 상장을 앞둔 라메디텍의 경우 2023년 11월 심사 청구서를 제출해 2024년 4월 승인을 받아 역시 5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거래소는 라메디텍이 핵심기술에 바탕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라메디텍의 핵심기술은 초소형 고출력 모듈이다. 기존 병원에서 사용하는 장비는 레이저 모듈의 크기가 아무리 작은 것도 50㎝ 정도 된다. 라메디텍은 이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성능은 유지한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설계·광학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주력제품을 바탕으로 빠르게 매출도 올리고 있다. 2019년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한 이후 코로나19 등 악재에도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맞춤형 의료시대]③ 빅파마 뛰어드는 액체생검...K-암 진단 경쟁력은
- 스마트 기기를 가슴에 대면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심장 및 호흡 소리를 인식해서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알려준다. 반지를 끼면 혈압을 지속적으로 체크해서 위험도를 알려주는 기기부터 몸에 붙이면 혈당 변화를 알려주는 기기까지 등장했다.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전통적 방식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로 의료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개인이 직접 자신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관리하는 맞춤형 의료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 맞춤형 헬스케어는 미국에선 빅테크 기업 위주로, 국내에서는 바이오텍이 각각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형국이다.팜이데일리는 국내 바이오텍이 세계시장에서 일정부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3개 분야에 대해 미국과 기술 격차를 분석해봤다. △연속혈당측정기 △원격의료 △액체생검 등이다.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각 분야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국내외 주요 대표주자들의 사업전략 등을 집중 해부한다.[편집자주][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한국인 사망원인 1위(통계청)는 37년째 암이다. 인구 10만 명당 약 160명이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초기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워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 발생인구의 약 1/3은 암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액체생체검사’(액체생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액체생검은 혈액, 타액(침), 소변 등에 존재하는 핵산조각을 분석해 암 등 질병의 진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이다. 액체생검 시장 시장에 뛰어드는 빅파마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의료시장에서 암 치료 패러다임이 ‘개인·맞춤’으로 고도화되면서 체외 진단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액체생검 바이오 벤처기업 프리놈은 최근 시리즈F 투자라운드에서 약 34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는 빅파마 중 한 곳인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주도했다. 로슈를 포함해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미국 투자가 캐시 우드가 이끌고 있는 자산운용사인 아크인베스트 등 20개사가 참여했다. 시리즈F 라운드까지 포함한 프리놈의 누적 투자금은 총 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액체생검에 부정적이던 미국...투자 분위기 바뀌었다과거 미국에서 액체생검은 ‘사기꾼의 사업’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실리콘밸리 혈액검사 스타트업 테라노스 창업자인 엘리자베스 홈스 때문이다. 그는 자사 키트를 이용하면 혈액 몇 방울로 250여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며 기업 가치를 10조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만능진단키트’의 존재는 결국 거짓이었고, 이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사기극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사태 직후 ‘액체생체검사(액체생검) 시장 신뢰도도 큰 타격을 입었다.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미국 대표 액체생검 기업 가던트헬스가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기술 검증이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이다.가던트헬스는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NGS 동반진단 제품인 가던트360을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다. 현재 전세계 60개국, 약 25만명의 고형암환자에게 자사 액체생검 서비스 ‘가던트360’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엔 한국 기업 루닛(328130)과 암진단 제품의 국내 유통계약을 체결했고 혈액기반 대장암 검사법 ‘실드’를 한국에 출시했다.해당 제품은 고형암을 대상으로 혈액을 통해 여러 종류의 암 유전자 돌연변이를 동시에 진단이 가능토록 한 제품이다. 총 74개의 유전자에 대해 단일염기서열 변이와 삽입결손 변이 판단이 가능하고, 18개 유전자에 대해 증폭 여부와 6가지의 유전자 융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기존 조직생검 방식과 비교 임상시험을 진행해 액체생검 방식인 가던트360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82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에 등재된 7가지 유전자 돌연변이(G7) 진단 능력을 비교했을 때 조직생검에서는 60명의 환자를 진단했지만, cfDNA 기반 액체생검은 77명을 진단했다. 이 중 48명의 환자는 결과가 동일했다.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가던트헬스의 작년 매출은 5억6394만달러(약 748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45%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4억4953만달러(약 5967억원)를 25.45% 상회한 수치다. 지난달 26일 기준 가던트헬스의 시가총액은 2조9000억원에 달한다. 가던트360은 앞선 임상으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 NGS 액체생검 동반진단 최초로 미국 공적보험에도 편입됐다. 아직까지 많은 환자들이 액체생검 동반진단을 활용하고 있지 않아 가던트360의 시장 침투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가던트헬스가 향후 몇 년간 약 20%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던트헬스는 루닛과 파트너쉽을 맺고 공동 개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은 가던트헬스와 지난 2021년 독점적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올해 초 첫 공동개발 제품을 글로벌 출시하는 등 암 정밀 진단 서비스 제공을 위해 상호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유통 계약을 통해 확보한 유통망은 향후 출시할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국내 유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다른 미국 기업 그레일은 혈액 속 메틸화 분석으로 50종 이상의 암을 진단하는 자사 플랫폼 ‘갤러리’를 통해 시장을 확대 중이다. 2021년 출시된 갤러리는 1년 만에 매출 약 8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 국내 조기진단 업계 아직 ‘블루오션’...아이엠비디엑스 등 기대주 ‘우뚝’암 액체생검 분야는 크게 3가지로 구분이 가능하다. 암 환자 맞춤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동반진단, 암의 잔존 질병과 재발을 예측하는 예후진단, 초기 단계에 진단하는 조기진단이다. 가던트헬스에 따르면 동반진단 시장 규모는 60억 달러(6조8160억원), 예후진단 시장은 150억 달러(17조400억원), 조기진단 시장은 그보다 훨씬 큰 500억 달러(56조8000억원) 규모로 각각 추정된다. 국내 바이오텍의 경우 조기진단에서 아직 확실한 매출 선두 기업이 나오진 않았다. 기술적으로 뛰어단 코스닥 상장사들이 빅파마와 파트너십을 통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대표기업으로 코스닥 새내기 아이엠비디엑스(461030)가 꼽힌다. 아이엠비디엑스의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179%가량 오른 2만3300원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은 5000억원 대를 터치한 후 현재는 2000억원 정도다.2018년 설립된 아이엠비디엑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반의 액체생검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GSK)와 동반진단 협약을 맺으며 실력을 증명했고 유한양행 렉라자 동반진단 키트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주관하는 ‘캔서문샷’에도 합류했다.가던트헬스 혈액검사 모습 (사진=가던트헬스)아이엠비디엑스는 암의 조기 진단부터 수술 후 재발 모니터링과 예후진단까지 전주기에 걸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외 의료현장 커버리지가 넓어지면서 매출도 동반 늘고 있다. 올해부터는 진단 암 종류 확대와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암세포는 증식과정에서 순환종양 DNA(ctDNA. circulating tumor DNA)를 방출하는데, 아이엠비디엑스는 혈액 속 ctDNA를 이용해 암 유전자를 찾아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젠큐릭스(229000)도 기대되는 기업이다. 2011년 설립돼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젠큐릭스는 디지털PCR 암 분자진단 전문기업이다. 젠큐릭스 진스웰BCT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개발된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다. 작년 세계 3대 암 학회 중 하나인 ASCO에서 글로벌 판매 1위 유방암 예후진단 제품과의 비교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우수성을 입증했다. 진스웰BCT는 꾸준히 국내 병원에 도입돼, 현재 49개의 병원에서 진단할 수 있다.싸이토젠(217330)도 액체생검 기술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싸이토젠의 액체생검 플랫폼 ‘고밀도미세다공칩’은 순환종양세포(CTC)를 손상 없이 살아 있는 상태로 검출해 분석, 배양하기 위해 나노테크놀로지 기술을 적용한 플랫폼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CTC는 암 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통해 돌아다니면서 암의 전이를 일으킨다. CTC를 검출할 수 있다면 암 조기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수가 극히 적어 식별이 어렵다. 실제 암 혈액 1㎖에 혈구 세포는 약 10억 개가 존재하며, 그 중 CTC는 5개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기술력을 높게 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체생검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엠비디엑스 등이 보유한 플랫폼이 80% 이상의 암 진단 민감도를 나타냈지만, 아직 일부 암종에만 적용이 가능한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향후 조직검사를 완벽히 대체할 액체생검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조셉김 아젠타 대표 “플럼라인 헬시에이징 치료제 기술수출 이끌 것”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바이오 전문가로 가장 행복했을 때를 생각해보니, 초기 단계의 벤처기업을 이끌 때였다. 당시 개발한 기술 중 하나인 반려동물용 헬시에이징 치료제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원천기술을 개발자로서 헬시에이징 치료제의 기술수출에 앞장설 것이다.”조셉김 아젠타 대표는 7일 서울 강남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올해 출시를 앞둔 플럼라인생명과학(이하 플럼라인)의 반려동물용 헬시에이징 치료제 ‘PLS-D1000’의 기술수출 논의차 한국에 방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생명공학 면역학 박사 학위로 바이오 업계에 입문해 20년 넘게 한우물만 파온 DNA 의약품 전문가다. DNA 의약품 개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2001년 바이오 벤처기업 VGX를 설립한 바 있다. 이후 DNA 주입 기술을 보유한 이노비오를 인수·합병해 2014년 나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현재는 미국 면역관문억제제 전문 바이오벤처 아젠타 테라퓨틱스(AGENTA Therapeutics)의 최고경영자(CEO)로 근무하고 있다. 조셉김 아젠타 대표. (사진=유진희 기자)◇“PLS-D1000 플럼라인 본격적인 성장 신호탄될 것”김 대표는 “이노비오가 김경태 플럼라인생명과학 대표 다음으로 이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이유는 성장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라며 “PLS-D1000이 그 시작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럼라인은 DNA 의약품을 플랫폼으로 하는 동물의약품 전문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김경태 대표로 21.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이노비오로 17.30%를 확보하고 있다. 플럼라인은 지난해 9월 PLS-D1000에 대해 노령견 헬시에이징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올해 3분기 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헬시에이징은 기존 안티에이징(노화방지)의 개념을 넘어 질병과 장애 예방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 유지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라며 “PLS-D1000은 앞선 임상에서 대상 노령견들이 활력을 회복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증명했다”고 강조했다.PLS-D1000은 타깃한 반려동물의 단백질을 체내에서 생산해 노화로 감소 또는 쇠퇴한 생리적인 지표를 개선하는 DNA 의약품이다. 노령 반려동물의 활동성과 식욕을 늘려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PLS-D1000의 임상 3상에서 노령견의 CD8+ T세포의 증가, 활동량 및 식욕 개선, 면역력 유지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났다. PLS-D1000의 임상 3상은 큰 질병이 없는 10세 이상 노령견 30마리를 대상으로 했다. 1회 접종 후, 1~2개월마다 내원해 6개월간 효능 지속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CD8+ 나이브 T세포는 새로운 병균에 대처할 수 있는 면역세포다. 김 대표는 “PLS-D1000은 외인성 단백질 또는 펩타이드 치료물질을 노령견에 투여하는 기존 방식과는 차이가 크다”며 “PLS-D1000은 노화로 감소한 반려견의 내인성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I)를 활성화하고, 이는 자체 피드백으로 최적하게 체내에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효능은 약 6개월 정도 유지돼 반감기로 자주 투여(약 1주)해야 하는 기존 외인성 호르몬 및 펩타이드 의약품의 불편도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태 플럼라인생명과학 대표. (사진=플럼라인생명과학)◇“PLS-D1000 인체용으로 확장하는 게 목표”그가 이처럼 PLS-D1000에 대해 전문가 이상으로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원천기술 개발자이기 때문이다. 플럼라인의 PLS-D1000을 비롯한 핵심기술은 김 대표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가 플럼라인의 투자자에서 최근 사외이사로 역할을 바꿔 직접 PLS-D1000의 기술수출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김 대표는 “플럼라인이 이미 복수 기업과 상용화 후 구체적인 기술수출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년 넘게 쌓아온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바이오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대한 PLS-D1000의 기술수출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대표는 이노비오 대표로 재직 당시 아스트라 제네카와 로슈 등에 대규모 기술수출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각각 계약금 2750만 달러와 1000만 달러, 마일스톤 7억 달러와 4억 달러를 조건으로 한 계약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신망이 높은 연구가이기도 하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젊은 글로벌 리더’(Young Global Leader),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아스펜 연구소의 ‘건강 혁신가 펠로우’(Health Innovators Fellow) 선정이 방증한다. 현재까지도 연구에 손을 놓지 않고 있으며, 최근까지 그가 발표한 논문만 100건이 넘는다. 김 대표는 “PLS-D1000이 반려동물 제품으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체용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며 “플럼라인과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상용화해 성공한다면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자신감처럼 플럼라인도 PLS-D1000의 상용화와 기술수출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PLS-D1000은 상용화되면 세계 첫 반려동물 헬시에이징 치료제, 혁신신약(First-in-class)이 된다. 플럼라인은 PLS-D1000의 출시 후 2년 내 국내 노령견 헬시에이징 시장에서만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노령 반려견 숫자는 전체의 약 50%인 2억 3000만 마리로 추정된다. 반려견 시장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 노령견 관리를 위해 일반견 대비 매년 약 1000달러(약 137만원)를 추가로 지출한다. 현재 노령견 관리는 대부분 처방용 사료에 의존하는데 관련 시장 규모는 2030년 100억 달러(약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경태 대표도 “우선 PLS-D1000의 상용화에 기반해 올해 매출을 실현하고,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상장을 위한 준비를 끝낼 것”이라며 “내년 코스닥 상장 후에는 인체용 PLS-D1000 임상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