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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페론 대해부]②110조원 항염증 치료 시장 '정조준'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샤페론이 주력하는 염증질환 시장은 1950년 출시된 스테로이드부터 부루펜과 같은 NSAIDs, 휴미라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제제, 최근 출시된 JAK 억제제 등 크게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시장 규모는 110조원에 달한다. 현재 상용화된 일부 항염증 약은 장기 복용 시 위장관 출혈 등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주사 제형으로 투약 편의성이 떨어지는 등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샤페론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해 효과와 안전성, 경제성, 편의성을 모두 갖춘 치료제 개발을 통해 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샤페론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자료= 샤페론)샤페론의 염증복합체 억제제 플랫폼은 면역세포에만 주로 존재하는 ‘GPCR19’를 표적한다. 현재 다수 글로벌 제약사가 타깃하는 염증복합체는 주로 P2X7, NLRP3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비해 샤페론은 서로 다른 염증 신호의 상위(upstream) 신호조절 매개체인 GPCR19를 타깃하고 있어 더 광범위한 효과를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또 면역세포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성 대표는 “P2X7은 얀센, 릴리,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연구를 수행했지만 일부는 효과와 안전성 이슈로 임상을 중단했다”며 “샤페론의 염증복합체 억제제는 전임상과 임상2상을 통해 높은 항염증 효과와 높은 안전성을 확인했고 염증을 억제하는 면역조절세포 수를 증가시켜 추가적인 염증 발현을 억제하는 이점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샤페론이 염증복합체 억제제 플랫폼을 통해 개발 중인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아토피 치료제 ‘누겔(NuGel)’이다. 경증~중등도 아토피 환자를 위한 도포제 형태의 치료제다. 국내 5개 대형 센터에서 임상 2상 환자 등록을 완료했고, 현재 바이오마커를 분석 중이다. 지난해 말 확인한 중간분석 결과 아토피피부염 중증도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 EASI score(습진중증도평가지수)의 유의미한 감소와 약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성 대표는 “아토피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1억7000만명 가량이 있는데, 이 중 90%는 경증~중등도 환자들”이라며 “이들에게는 아직 제한적인 치료제만이 있어 누겔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코로나19 치료제 ‘누세핀’은 루마니아에서 임상2상을 마친 후 국가신약개발재단으로부터 임상개발비 91억을 받았다. 현재 글로벌 임상2b·3상을 진행 중이다. 2b상 결과를 바탕으로 조건부 승인을 받아 내년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성 대표는 “감염내과와 호흡기내과 전담 사업화 팀을 만들어 해마다 매출이 꾸준히 만들어지는 구조를 갖출 계획”이라며 “글로벌 기술 이전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샤페론의 나노바디 플랫폼은 아직 초기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다양한 타깃으로 개발이 가능한 만큼 회사가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면역항암제 효과와 안전성을 높이는 이중, 삼중 나노바디 항체를 개발 중이다. mRNA(메신저리보핵산)와 접목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 성 대표는 “나노바디 플랫폼은 전임상이나 임상1상 등 초기 단계에서 기술이전에 성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나노바디 이중항체는 내년 말까지 임상1상 데이터 도출을 완료하고 2024년 말에는 임상1상 승인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 [마켓인]바이오 혹한기 뚫고 디파이브테라퓨틱스 40억원 펀딩 성공
-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합성치사 항암제 개발사 디파이브테라퓨틱스가 TS인베스트먼트와 하나벤처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으로부터 4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한 독창적 사업구조와 창업자 등 구성원 맨파워, 합성치사 항암제 시장의 성장성에 투자자들이 주목했다는 평가다.오용오 디파이브테라퓨틱스 대표(왼)와 김현진 부사장. 사진=디파이브테라퓨틱스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파이브테라퓨틱스는 최근 40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A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TS인베가 리딩 투자사로서 투자를 이끌었고, 하나벤처스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함께 참여했다. 작년 5월 시드단계에서 조달한 15억원 등을 포함하면 누적 투자금은 총 56억원가량이다. 디파이브테라퓨틱스는 이번 투자금을 합성치사 예측·검증 플랫폼 고도화 및 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비로 쓸 예정이다.◇ 정밀의료 가능한 차세대 표적항암제 개발디파이브테라퓨틱스(이하 디파이브)는 2021년 3월 출범한 합성치사 항암제 개발사다.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는 세포 내 유전자들 가운데 하나의 유전자 결함으로는 세포가 생존하지만, 두 개 이상의 유전자에 동시 결함(변이, 증폭, 결실, 억제, 후성유전학적 변화 등)이 일어나면 세포사멸이 유도되는 현상을 말한다.신약 개발사들은 해당 원리를 기반으로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암세포에서 합성치사 관계에 있는 유전자를 찾고 이를 약물로 억제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쉽게 말해, 세포 내 종양 억제 유전자 A와 합성치사 파트너를 이루는 유전자 B가 있을 경우, 유전자 A가 변이돼 암세포로 바뀌는 경우 유전자 B를 특정 약물로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억제해 세포를 죽임으로써 치료한다는 얘기다.아울러 원리를 역으로 활용해 임상에서 유전자 B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에 치료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을 선정하는 방식을 통해 효능 높은 신약을 효율적으로 개발해낼 수 있다. 디파이브는 이러한 방법들을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1세대 항암제들은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모두 죽이기 때문에 독성이 강해 환자들이 심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내성이 생긴다. 이에 대응해 2세대 항암제로 표적항암제가 개발됐다. 표적항암제는 정상세포와 차이가 나는 암세포의 특정 부분을 타깃으로 삼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전히 내성이 생기고 약효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나타났다.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가 가능한 차세대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디파이브의 목표다.투자자들은 디파이브가 개발 중인 합성치사 항암제가 기존 표적항암제의 타겟을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신약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치료제 ‘린파자’의 상업적 성공 이후, GSK와 BMS, 로슈 등 다양한 빅파마들이 합성치사 항암제 파이프라인 확보에 관심을 보이면서 바이오텍과의 지속적인 기술이전 딜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디파이브테라퓨틱스 로고. 사진=디파이브테라퓨틱스 누리집 갈무리◇ 플랫폼으로 파이프라인 개발해 개발 효율성↑투자자들은 디파이브가 새 합성치사 관계 유전자들을 예측·평가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접근법에도 주목했다. 디파이브테라퓨틱스는 수천종의 암세포주에서 각 유전자 변이가 세포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 유전체 분석 정보 등이 담긴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합성치사 관계 유전자들을 예측해낸다. 아울러 해당 정보를 자사 개발 중인 약물의 치료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자지표) 발굴에 활용해, 약물 반응률이 높은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함으로써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디파이브가 해당 전략을 통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은 ‘Rev1’ 타깃 합성치사 항암제 (DT-01)다. 대표 합성치사 항암제인 PARP 저해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내성이 생긴 환자들이 치료 대상이다. 디파이브는 플랫폼 고도화 및 영역 확장을 통해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뿐만 아니라 추후 국내외 항암제 개발 제약사들과 연구 협력 및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창업자인 오용호 대표와 김현진 CTO가 다경험을 보유한 신약 개발 전문가라는 것도 강점으로 언급된다. 오 대표는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동화약품과 SK케미칼, 일성신약, 아이큐어, 테라젠이텍스 등을 거쳐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았다. 특히 테라젠이텍스에서 AI 신약 테스크포스(TF) 리더를 맡으며 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전문성도 갖췄다는 평가다.최근엔 CTO(최고기술경영자)이자 R&D 총괄 책임자로 합류한 김현진 부사장도 영입했다. 그는 미국 UC 버클리 학사, 미국 콜롬비아대 의약합성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글로벌 빅파마 머크(Merck)와 종근당 등을 두루 거친 신약개발 전문가다.디파이브에 투자한 VC 관계자는 “디파이브는 합성치사 타겟 발굴 시 데이터사이언스를 활용해 실험실 기반의 경쟁사 대비 매우 효율적으로 약물 개발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며 “오용호 대표와 김현진 CTO는 오랜 산업계 경력을 통해 풍부한 신약개발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 오늘 첫 출하한 국산 1호 백신…추가 접종 면역에 효과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추가접종이 면역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품목허가에 필요한 임상3상 시험 검체 분석과 델타변이바이러스 및 오미크론변이바이러스(BA.1)에 대한 교차중화능 분석을 수행한 결과 교차중화능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추가접종 후 중화항체가이번 분석은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추가접종(3차접종)이 BA.1, BA.5 변이바이러스에 대해 어느 정도 중화항체를 형성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다. 스카이코비원으로 추가접종 받은 4개 단일접종군(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과 1개 교차접종군(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 총 5개 대상군을 분석한 결과, 접종 전 대비 BA.1에 평균 약 51.9배, BA.5에 약 28.2배의 중화능 상승 효과를 확인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BA.5 등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번 추가접종군에 대한 변이주 분석을 통해, 국내 개발 백신의 추가접종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소개했다. 장희창 국립감염병연구소장은 “앞으로도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 등 다양한 플랫폼의 국내 개발 백신에 대해 임상시험 검체 분석 및 변이바이러스 평가 등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L 하우스 공장에서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코로나19 백신의 첫 출하를 축하하기 위한 기념식이 개최됐다. 이번에 출하된 물량은 정부가 선구매한 1000만 회분 중 초도물량 60.9만 회분이다. 18세 이상 성인 미접종자 대상 1·2차 기초접종에 활용될 예정이다. 행사에 참석한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한국이 백신 자주권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라며 “국산 1호 백신 개발 경험을 토대로, 미래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에는 보다 빠르게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 전 세계에 공급하는 ‘바이오 선도국’이 될 수 있도록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 [미래기술25]①11개월 만에 백신 출시…mRNA 세상을 구원하다
-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코로나19 백신 개발 착수부터 출시까지 11개월.”코로나19 백신이 등장한 2020년 12월은 역사적인 달입니다.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가 개발한 mRNA 플랫폼기반 코로나19 백신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습니다. 두 회사의 mRNA 백신은 그야말로 인류를 구원했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mRNA 백신은 앞으로 발생할 넥스트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이 가능한 유일한 플랫폼기술로 꼽히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백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은 11년입니다. 반면 mRNA 백신은 바이러스 염기서열 해독만 완료되면 설계 및 개발까지 1~6개월이면 완료할 수 있습니다. ◇최단기간 개발에 강력한 예방까지 mRNA 백신은 현존하는 플랫폼기술 중에서 예방 효능 성적이 가장 뛰어납니다. 예방효능이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는 확률을 말합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95%, 모더나는 94% 효과를 각각 나타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2%, 얀센 백신 66%에 비해 월등합니다.예방효능이 높은 것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이어서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유전정보를 담은 백신을 말합니다. mRNA를 투입해 코로나19를 둘러싼 쇠뿔 모양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 성분을 체내에 만들도록 하면서 면역력을 생성하는 방식입니다. 몸이 마치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황으로 착각하면서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내는 거죠.물론 mRNA 백신의 극복해야 할 점도 존재합니다. 상용화된 mRNA 백신은 모두 지질나노입자(LNP·lipid nanoparticle)를 약물전달체로 사용합니다. LNP를 더 안정된 상태로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PEG(폴리에틸렌글리콜) 때문에 심각한 전신 알레르기 증상인 ‘아나필락시스’ 부작용이 있습니다. 또한 LNP는 구조가 불안정해 초저온에서 보관해야만 합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mRNA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상태에서 유통해야 하고 모더나 백신 역시 영하 20도에 보관해야 합니다. 접종 과정에서는 드물지만 심근염·심낭염 발생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백신에 진짜 바이러스를 사용했습니다. 바이러스를 가열하거나 화학물질 처리해서 병원성을 잃게 만든 다음 몸에 집어넣어 항체를 형성했죠. 수두, 장염, 홍역, 장티푸스 백신이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백신들은 예방효능은 좋지만 균 자체를 주입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살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제조 기간이 길며 장기간 보관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mRNA 백신은 코로나19의 유전정보만을 이용해 체내에서 이와 유사한 단백질을 만들도록 합니다. 병원성에 감염될 우려도 없고 게놈 DNA 삽입에 의한 돌연변이 유발 위험도 적습니다. 정상적인 세포 대사 과정을 통해 분해되기 때문에 체내 반감기(효능이 줄어드는 기간)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재료인 뉴클레오사이드를 조금만 변형하면 안정성과 단백질 합성과정의 효율을 증가시킬 수도 있습니다. ◇mRNA 백신 역사는 60년 전부터놀라운 점은 mRNA 백신이 세상에 처음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좋은 mRNA 백신은 왜 이제서야 나왔을까요. 사실 mRNA는 1961년 최초로 발견됐습니다. 과학자들은 ‘단백질 설계도’ 역할을 하는 mRNA 존재를 규명했죠. 이후로도 mRNA를 직접 몸에 넣는 의약품으로 만들자, 바이러스 예방에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열기는 곧 식었습니다.mRNA의 한계점 두 가지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몸이 mRNA를 침입자로 인식해 공격하고 그 과정에서 과도한 면역반응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또 체내 효소로부터 잘 분해되는 특성 때문에 세포 안으로 주입해 효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비임상시험 결과 mRNA 분자 1만 개당 1개 정도(0.01%)만 전달됐으니까요.첫 번째 과제는 1970년대부터 mRNA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던 카탈린 카리코 펜실베니아대 교수가 해결했습니다. 2005년 mRNA 염기서열 중 하나인 유리딘을 메틸수도유리딘으로 바꿔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mRNA를 합성할 수 있음을 밝힌 겁니다. 2014년에는 mRNA 염기 서열 엔지니어링을 통해 단백질 합성 과정의 효율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습니다.두 번째 과제는 로버트 랭거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해답을 내놨습니다. 랭거 교수는 20년 이상 나노 과학을 연구한 관련 분야 1인자입니다. 인지질(이온화 인지질·ionizable lipid), 콜레스테롤, 폴리에틸렌글리콜(PEG)로 만든 LNP가 mRNA를 세포 안까지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기반 기술이 완성된 셈이었습니다.◇검증 안 된 mRNA, 팬데믹에 첫 등장 미국 화이자 ‘코미르나티’와 모더나 ‘스파이크박스’ 등 mRNA 방식으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ORF=제공)하지만 mRNA가 단 한번도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한계 때문에 투자금을 유치하고, 임상을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정체 모를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고, 미국에서도 많은 사상자들이 나왔습니다. 미국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mRNA 코로나19 백신에 투입했고, 이례적으로 허가 과정도 단축시켰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mRNA 백신은 지금도 출시되지 못한 기술이었을 것입니다. 의약품 판매로 단 1달러의 매출도 없었던 미국 모더나의 성공 배경에는 자국 정부의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이 있었습니다. 모더나는 수십년간 투자 시장에서 ‘사기꾼’이라는 오명이 있을 정도로 아무런 성과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모더나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 비용 10억 달러(약 1조1500억원), 3억 도즈(1회 접종분)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하고 57억5000만 달러(약 6조6000억원)를 추가로 투입 등 총 100억 달러(12조원)를 지원했습니다. 코로나19가 세계를 덮친 지 2년이 넘어가지만 아직 mRNA 백신 후속주자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백신 주권을 위해 mRNA는 확보해야 할 기술이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올리고 합성 전문가이자 과학자인 신동원 올릭스 최고기술경영자(CTO)는 “mRNA 기술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로 안정성이 입증됐으며, 개발 속도 측면에서 타 플랫폼 기술 대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함이 증명됐다”며 “새로운 감염병에 빠른 대처를 위해서는 mRNA 기술이 꼭 필요하다. 팬데믹 이후에도 mRNA 기술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이달 적응증 2개 추가...국내 도입은 지지부진?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2세대 항체약물접합(ADC) 기술로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의 매출이 급상승할 전망이다. 유방암 대상 3차 치료제로 말기 환자의 주요 치료 옵션으로 떠오른 엔허투가 이달 적응증 2개를 연달아 획득하면서다. 이에 따라 1년째 지지부진한 엔허투의 국내 도입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레고켐바이오(141080)이나 알테오젠(196170) 등이 개발 중인 ADC 기반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일본 다이이찌산쿄가 2세대 항체약물접합(ADC) 기술로 개발한 유방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제공=다이이찌산쿄)ADC는 항체와 접합체(링커), 약물(톡신 혹은 페이로드) 등으로 구성된 융합 플랫폼이다. 항체에 약물을 붙여 원하는 위치에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알려졌다. 엔허투는 2세대 ADC 기반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 유방암 환자 대상 3차 치료제로 처음 개발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9년에 해당 적응증으로 엔허투를 품목 허가했으며, 일본(2020년)과 유럽연합 및 호주(2021년) 등 주요 의약당국도 이를 차례로 승인했다.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엔허투 매출이 급상승할 전망이 나온다. 미국 내 엔허투의 판권을 보유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에 따르면 2021년 엔허투 매출은 4억26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5550억원)다. 스위스 크레디스스위스증권은 적응증 추가를 시도하는 엔허투의 세계 매출이 1~2년 내로 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향후 뚜렷한 경쟁 약물이 없는 등장하지 않는다면 엔허투가 관련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공히할 것이란 분석이다.실제로 최근 엔허투가 유방암 세부 적응증과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연달아 획득하며 영역 확장을 본격화했다. FDA가 지난 5일(현지시간) HER2 발현이 낮은 유방암 관련 엔허투의 적응증을 추가 승인했다. 6일 뒤인 11일에는 이 약물에 HER2 양성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세계 유방암 환자의 20~25%가 HER2 양성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으며, HER2 발현이 낮게 발생한 유방암 환자는 약 30%에 이른다. 이번에 엔허투가 HER2 발현이 낮은 유방암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전체 관련 환자의 과반 이상(약 55%)을 투여 대상으로 포함하게 됐다. 국회 홈페이지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의 신속 승인 요청대한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제공=국회 홈페이지 캡쳐)이 때문에 엔허투의 국내 도입 요구가 더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엔허투의 허가 절차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국회 홈페이지에는 지난 16일부터 한달 동안 이 약물의 신속승인을 위한 국민동의청원이 진행되고 있으며, 23일 기준 1만9593명이 동의한 상태다. 지난 18일 환자단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가진 정기간담회에서 엔허투의 신속허가를 요청했다. 식약처는 “추가자료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DC 개발 업계 관계자는 “엔허투가 초기에 획득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3차 치료제로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식약처와 다이이찌산쿄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위스 로슈의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과 같은 일반 항체치료제나 1세대 ADC로 탄생한 ‘캐사일라’ 등보다 무진행 생존률(PFS) 등 여러 지표에서 엔허투가 월등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이 각자의 ADC 기술 후보물질을 발굴할 때, 엔허투를 넘어서는 것을 기본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국내 레고켐바이오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대상 ‘LCB14’를 발굴했다. LCB14는 엔허투와 마찬가지로 허셉틴을 뼈대가 될 항체로 사용한다. 하지만 링커나 톡신 등은 레고켐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중국 포순 파마에 2015년 약 209억원 규모로 LCB14에 대한 중국 내 판권을, 2021년 세계 판권(중국,한국 제외)은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익수다)에 10억 달러(한화 약 1조18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포순제약은 엔허투가 가진 유방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관련 LCB14의 중국 내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익수다 역시 관련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알테오젠 역시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항체의 특정 부위 2곳에만 약물을 접합시키는 2세대 ADC ‘넥스맙’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ALT-P7(국내 임상 1상)을 확보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인과 달리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인은 유방암보다 위암 발병률이 높다”며 “국내사의 후보물질이 HER2 양성 위암 등을 중심으로 폭넓은 임상이 진행하는 만큼 개발 완료될 경우 아시아 지역 내에서 경쟁력이 큰 약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삼성자산운용, 'KODEX 선진국MSCI World ETF' 순자산 5천억원 돌파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삼성자산운용은 전세계 선진국 23개국 주식시장에 분산투자하는 ‘삼성 KODEX 선진국MSCI World ETF’의 순자산이 지난 23일 기준 5000억원을 돌파해 5051억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사진=삼성자산운용)삼성 KODEX 선진국MSCI World ETF는 지난 2016년 8월 상장된 이후 최근 3개월 수익률 11.4%, 설정 후 수익률은 114.0%로 우수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 ETF는 아시아에 상장된 MSCI World ETF 중 최대 규모다.삼성 KODEX 선진국MSCI World ETF는 글로벌 선진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MSCI World Index를 추종한다. MSCI World Index는 대표적인 선진국 시장 벤치마크 지수로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사가 발표한다. MSCI는 매 분기 유동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전세계 23개 선진국 종목을 종합한 지수를 산출하는데, 미국을 비롯해 일본,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다. 섹터별로 보면 IT, 금융, 헬스케어, 필수 소비재 등 MSCI와 S&P가 공동 개발한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의 11개 부문에 모두 투자하고 있다.이 ETF는 분산투자라는 ETF의 본질적인 장점을 극대화한 상품이다. 전세계 23개 선진국의 중대형 1500여개 종목을 시가총액 순으로 지수에 반영해 각 비중만큼 투자한다. 소액으로도 선진국 시장 우량 기업에 효율적으로 분산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상승장과 하락장에서 시장 대비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할 수 있다.대표 종목으로는 △미국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일본의 토요타, 소니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쉘 △프랑스의 LVMH 등이 있다. 또한 이 ETF는 환노출 상품으로 미국 달러나 유로 같은 주요 선진국 통화가 강세일 때 환율 상승으로 인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삼성 KODEX 선진국MSCI World ETF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녀에게 추석 명절선물 대신 주고 싶은 ETF”라며 “미국주식시장을 포함한 23개 선진국 주식시장에 분산투자해 개별국가 ETF 투자 대비 상당한 안정성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연금계좌에 묻어둘 수 있는 주식형 상품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 [미래 백신 산업]①‘바이러스·세균·항암’ 등 백신 3대 축의 강자들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백신 산업의 중요성을 인류에게 각인시킨 대사건으로 기록된다. 코로나19는 백신 산업을 크게 증폭시켰다. 백신 산업은 계절독감, 대상포진 등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나 폐렴구균과 파상풍균 등으로 인한 세균 감염 질환을 무대로 성장했다. 여기에 예방이나 치료용 항암백신 산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결국 바이러스와 세균, 암 등 크게 3개 축으로 백신 산업이 구분되는 셈이다. 이데일리는 미래 백신 산업 1편에서 세계 백신 산업의 현실과 전망을 다룬다. 이어지는 2, 3편에서는 글로벌 백신 산업의 대표 플레이어들을 집중 조명한다.[편집자주](제공=픽사베이)◇글로벌 백신 산업 100조원...코로나19 비중 60% 이상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해당 감염질환이 백신시장의 생태계를 송두리째 뒤흔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한국바이오협회 ‘글로벌 백신 시장 및 국내 백신 수출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글로벌 백신 시장은 330억 달러(당시 한화 약 38조9400억원) 규모였다. 당시 해당 시장을 이끄는 제품이 타깃하는 주요 질환은 폐렴구균과 계절독감, HPV, B형 간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대상포진, 수두, 홍역, 뎅기열, 기타 등이었다. 이중 HPV와 B형 간염은 각각 자궁경부암과 간암을 유발할 수 있어, 관련 백신이 예방용 항암백신으로 분류되는 상황이었다.2020년 폐렴구균 백신 산업은 약 70억 달러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했다. 디프테리아 및 파상풍 백신(43억 달러), HPV 등 자궁경부암 백신(41억 달러), 계절독감(40억 달러) 등이 주요 시장을 구성하는 상황이었다.하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 시장이 656억 달러(당시 한화 약 75조원)로 급팽창하면서 기존 백신 시장 전체를 크게 압도했다. 이를 모두 합하면 지난해 백신 시장의 규모가 1000억 달러(100조원) 안팎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의약품 시장(약 1193조원)의 약 9% 수준이다.여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등이 예방용에서 치료용으로 항암백신의 개념을 확장하고 나섰다. 예방용 항암백신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감염을 차단하는 물질이다. 반면 치료용 항암백신은 암세포 표면에 나타나는 항원을 인체에 투입해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의약품으로 정의되고 있다. 각국에서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 제도를 마련하는 중이다.김우주 대한백신학회 회장은 “바이러스, 세균 등 미생물에 저항하기 위해 예방용 백신이 개발돼 왔다”며 “면역력을 증강하는 방법으로 치료용 항암 및 항알레르기 백신의 개념이 등장했지만, 사실상 치료제 신약으로도 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등을 중심으로 이를 개발하려는 회사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GSK·사노피, 화이자·모더나 잡기 위해 연구 총력코로나19로 인해 백신 업계를 주름잡던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의 점유율 구도가 요동쳤다.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프랑스 사노피, 미국 머크(MSD) 및 화이자 등이 백신 시장의 빅4로 군림하며 전체 매출의 89%를 차지했다. GSK의 시장 점유율은 40%로 1위였다. 화이자와 머크가 각가 17%, 사노피가 15%로 그 뒤를 이었다.하지만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으로 전체 백신 산업 내 총매출에서 화이자가 1위 자리를 굳히게 됐다. 바이오벤처였던 미국 모더나는 백신 산업의 새로운 빅2로 자리매김했다.화이자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코미르나티’로 368억 달러를, 모더나는 ‘스파이크박스’로 177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올해 코로나19 시장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849억 달러에 이를 전망되면서 이들 매출 역시 20~30%이상씩 증가할 전망이다.한편 2021년 백신 관련 매출을 보면 GSK는 82억 달러(약 68억 파운드), 사노피는 약 63억 달러, 머크는 58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얀센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각각 코로나19 백신에서 24억과 37억 달러를 기록하며 새롭게 백신 업계 빅7으로 이름을 올렸다.김 회장은 “코로나19 관련 매출을 제외하면 백신 명가로 알려진 사노피와 스위스 노바티스의 백신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한 GSK, 폐렴구균 등 블록버스터를 갖춘 화이자 등이 전체 백신 시장에서 주요 품목을 두루 확보하고 있다”며 “이들의 추가 백신 후보물질 발굴 노력도 거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백신 개발 건수는 사노피가 33건으로 가장 많으며, GSK(19건) 화이자(14건),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13건), 모더나(12건), 얀센(9건), MSD(8건) 등으로 집계된 바 있다..왼쪽부터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제공=SK바이오사이언스)◇“세계 무대에서 길 찾는 ‘SK바사’ 주목”한편 국내 백신 시장은 2020년 기준 4억5100만 달러(한화 약 5300억원)로 당시 전체의 2%를 차지하는 수준이었다. 당시 GC녹십자(006280)와 일양약품(00757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이 국내 백신 시장을 이끌었다. 각사가 모두 계절독감 백신을 생산해 판매했다. 특히 녹십자가 개발한 신증후출혈열 예방 백신 ‘한타박스’는 지난 1990년 국내 신약 1호로 허가된 바 있다.김 회장은 “코로나19 이전 한국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는 제품은 계절독감 백신이었다”며 “수두 백신 등을 국내사가 개발해 판매한다. 하지만 이런 제품은 세계적으로 큰 매출을 일으키는 프리미엄 백신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가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주력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SK바사는 사노피-파스퇴르와 폐렴구균 다가백신 ‘GBP410’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중 임상 3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또 회사 측은 지난 6월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난 16일에는 빌 게이츠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안재용 SK바사 사장 등이 만난 것 확인됐다. 김 회장은 “SK바사가 국내 업계 중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며 “폐렴구균 시장에 진입할 제품이 없는 사노피가 SK바사와 손을 잡고 화이자에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빌게이츠와 SK바사 측이 만났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백신 등을 생산해 개발도상국 등 일부 국가를 공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국내 백신개발 업계 관계자는 “바이러스는 단연 코로나19, 세균은 폐렴구균 등 세부 시장 규모가 큰 백신 분야에서 경쟁력있는 제품을 출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모더나가 단숨에 빅2로 올랐듯 강자가 없는 항암백신 분야에서 신시장 개척을 노리는 바이오벤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 [단독]왕의 귀환 SK바사, 내년 독감백신 생산 확정...GC녹십자 ‘위협’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독감백신 시장에 다시 돌아온다. 2020년 국내 독감백신 업계 1위 자리를 포기하고, 2년여 가동했던 코로나19 백신 비상체제에서 정상화 과정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1위를 재탈환했던 GC녹십자 등 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이하 스카이셀플루)를 2023~2024년 시즌에 다시 공급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2021~2022, 2022~2023년 두 시즌에 독감백신 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스카이셀플루가 생산되던 경북 안동 바이오산업단지 내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의 라인에서는 현재 의약품 위탁생산(CMO)·위탁생산개발(CDMO) 코로나19 백신이 만들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백신 공급의 시급성을 고려해 스카이셀플루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영업 관련 복수 관계자는 “경영진으로부터 내년 스카이셀플루 판매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달받았다”면서 “코로나19 백신 체제 가동으로 설 자리를 잃었던 해당 영업인력에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도 주요 ‘캐쉬카우’(현금창출원)인 스카이셀플루를 공급할지 말지 큰 고심을 했다. 하지만 대외적인 요구에 2년 연속 스카이셀플루의 생산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 지난 3월에 열린 기업공개(IPO)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생산 라인이 제한된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이냐 독감 백신이냐 고민을 했는데 공중 보건 측면에서 전 세계 인구가 좀 더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방향을 전환한 배경으로는 내년 코로나19 백신 수급 전망과 실적 감소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풍토병화 등을 들어 내년에는 서서히 팬데믹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한다. 코로나19 백신 CDMO 등 스카이셀플루의 매출액 감소분을 상쇄했던 실적들도 줄어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근 성적이 방증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54억원과 849억원이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2.4%, 29.1% 줄어든 수치다.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 종료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분기 400억원 넘게 매출액을 냈던 스카이셀플루를 포기하기 쉽지 않게 됐다는 뜻이다. 스카이셀플루의 시장 복귀가 현실화되면 업계의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년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비교 우위 제품력과 튼튼한 유통망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숫자가 증명한다. 스카이셀플루는 2016년 세계 최초 4가 독감백신으로 주목받은 후, 빠르게 성장해왔다. 출시 4년 만인 2000년 국내에서만 2000만 도즈가 판매되며, 전통 강호 GC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를 제치고 시장 1위에 올라섰을 정도다. 당시 독감백신 매출액은 스카이셀플루 1647억원, 지씨플루 829억원,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III테트라백신주 279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후 스카이셀플루가 빠진 시장은 지씨플루의 독주체제가 됐다. 2021년 독감백신 매출액은 지씨플루 1527억원,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테트라백신주 407억, 일양약품(007570)의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 320억원 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GSK 4가 독감백신 ‘플루아릭스’의 시장 진입 등으로 2년 전과 시장이 같진 않다”면서도 “스카이셀플루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은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다만 스카이셀플루의 재생산에 대해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한편 스카이셀플루는 국내 유일 세포배양 독감백신이다.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돼 항생제나 보존제의 투여가 불필요한 게 특징이다. 기존 유정란 백신 대비 생산 기간이 짧고 효율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