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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수백억 투자금 몰린 루미르, 우주·항공 상장 부진 고리 끊을까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인공위성 개발 전문기업 루미르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오너 리스크 등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루미르는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고 IPO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순조롭게 투자유치를 해왔던 루미르가 우주·항공 스타트업의 상장 부진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루미르는 지난해 초 상장 전 마지막 투자 라운드인 시리즈C 펀딩에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당초 200억원을 목표로 라운드를 열었지만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오버부킹(초과 청약)이 발생했다. 결국 300억원의 투자금을 쓸어 담은 루미르는 총 누적 투자금 405억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상장 기대감을 높였다. 루미르는 지난 2009년 제이엔엠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우주·항공 스타트업으로, 인공위성 시스템·전장품, 위성 영상 및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정부 주도 차세대중형위성 개발 사업에서 위성 탑재체 전체수주 계약을 따내면서 정부의 우주 개발 사업 파트너로 꼽히기도 했다.(사진=루미르)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루미르는 지난 2018년 시리즈A 라운드부터 2021년 시리즈B,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시리즈C 기관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인터베스트 등은 초기부터 루미르에 투자하며 회수를 기다리고 있다. 루미르가 내년도 예정한 목표 기업가치로 상장에 성공하면 FI들의 투자금 회수도 원활하게 이뤄질 예정이다.현재 루미르의 최대주주는 남명용 대표(56.01%), 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가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디지털콘텐츠코리아 펀드’(8.24%)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HB인베스트먼트(440290),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NH헤지자산운용 등도 루미르에 투자해 지분을 가지고 있다.루미르는 IPO를 앞두고 시리즈C 라운드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보다 높은 수준을 목표로 정했다. 피어그룹(비교집단)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 한화시스템(272210), LIG넥스원(079550) 등 규모 차이가 큰 기업들을 지정한 점도 시장의 불안을 샀다. 또한 루미르는 현재 적자기업이기 때문에 2026년 추정 순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는데, 해당 실적 추정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도 나왔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루미르는 올해 매출 202억원, 내년 420억원, 2026년 877억원으로 내다봤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올해 24억원 적자에서 288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증시에 입성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컨텍(451760)과 이노스페이스(462350)가 줄줄이 고평가 논란으로 흥행에 실패하면서 투자 심리가 식은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한참 밑도는 주가를 기록하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주·항공 분야는 앞으로도 민간 투자가 많이 필요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성장해야 할 산업인데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루미르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해 우주·항공 산업의 성장을 이끌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네이버, 韓 AI 대표주자로 발돋움…사우디와 LLM 협업 '임박'
-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글로벌 AI 서밋 2024(GAIN 2024)’에 참석해 아랍어 소버린AI 협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10월 1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 미래도시 ‘디지털 트윈’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소버린AI 개발 프로젝트도 수주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사우디 아랍어 LLM 수주 가능성11일 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등이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이 주최하는 ‘GAIN 2024’에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등도 참석하며, 기조연설자로는 안토니 쿡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 조나단 로스 그록 CEO, 마틴 콘 코히어 사장, 사이먼 시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글로벌 헤드 등이 나선다.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인 ‘올람(ALLaM)’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와의 협업이 공식 발표될 경우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에 아랍어 데이터를 학습시켜 검색증강생성(RAG) 방식으로 파인튜닝(미세조정)을 진행하고, 현지 문화에 맞는 생성형 AI를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도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의 업무 협약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벨리온은 최근 아람코의 벤처캐피털인 와에드 벤처스(‘Wa’ed Ventures’)로부터 2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중동 AI 시장 진출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사우디와 소버린 AI 협력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한국 검색증강생성(RAG) 업체인 포티투마루 등 다른 AI 스타트업들의 중동 현지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네이버 AI랩, 구글 스칼라 논문 피인용수 4만개 돌파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기술력에서 이미 세계적인 수준임을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네이버는 미국 연구 단체 에포크AI(EPOCH AI)로부터 하이퍼클로바 82B, 하이퍼클로바 204B, 하이퍼클로바X 등 3개 모델을 초거대 AI 모델로 인정받았다. 에포크AI는 스탠포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에서 발간하는 ‘AI 인덱스’의 머신러닝 모델 현황 원자료 제공기관으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아울러 네이버 AI랩은 최근 구글 스칼라 논문 피인용수가 4만 회를 돌파했다.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는 학술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구글의 검색 서비스로, 논문 인용 정보를 제공한다. 9월 7일 기준 네이버 AI랩의 논문 피인용수는 4만98회이며, 연구자의 영향력 확인 지표(h-index)는 75개, 인용 횟수가 10회 이상인 논문(i10-index)은 205건에 달한다. 네이버 AI랩의 연구자 중 하정우, 윤상두, 한동윤 등 3명이 피인용수 10000건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정우 센터장은 “이를 통해 네이버 AI랩의 뛰어난 연구 역량과 전 세계 AI 연구 생태계에 기여하는 바를 알 수 있다”며 “네이버의 시니어 연구자들은 NeurIPS, ICML, ICLR, CVPR 등 세계 최고 권위 학회에서 리뷰어를 넘어 AC(Area Chair·리뷰어 평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AI반도체팀 박사, KAIST 겸임교수로..학계서 인정네이버는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 기술력도 동시에 쌓고 있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담당 이사는 10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AI 하드웨어 및 AI 서밋(AI Hardware & AI Summit)’ 참석을 위해 미국 산호세로 출국했다. 이 행사는 제로디자인(ZeroDesign)이 주최하며, 전 세계 AI 및 하드웨어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기술 발전과 미래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서밋에서는 최신 AI 칩, 프로세서, 시스템 아키텍처 등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 동향과 혁신 사례가 공유되며, AI 하드웨어의 실제 애플리케이션 사례와 연구 결과도 발표된다. 앤드류 응 코세라 창업자,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조나단 로스 그록 CEO,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의 사이먼 시 글로벌 헤드 등도 참석한다. 이동수 이사가 이끄는 AI반도체 개발팀의 권세중 박사는 이번 학기부터 KAIST 겸임 교수를 맡았는데 이 역시 네이버의 AI 반도체 기술력이 학계에서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 서울시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원 지원 검토"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서울시는 추석 연휴 기간 문을 여는 병원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지원 방안과 기준 등에 대해서는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왼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서울시)서울시 관계자는 11일 “사전 조사를 해 보니 추석 당일 전후로 문을 여는 병의원이 적었다”며 “응급실 경증환자 분산을 위해 추석 연휴 문을 여는 곳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서울 지역구 의사회 공지로 추정되는 게시글을 통해 문을 여는 곳에 대해 근무시간에 따라 50만~100만원의 지원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확산됐다. 시 측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커뮤니티에 나온 내용과 기준은 다르다”고 설명했다.앞서 서울시는 서울시의사회, 서울시병원회, 서울시치과의사회, 서울시한의사회, 서울시약사회, 서울시간호사회 등 6개 보건의료협의체 단체장을 만나 ‘문 여는 병의원, 약국’의 운영 등 추석 연휴 기간 응급의료 비상 진료 대책을 논의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연휴 기간 서울에 5922개소(일 평균 1184개소)의 ‘문 여는 병의원’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밖에 ‘문 여는 약국’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문 여는 병의원’ 인근으로 6533개소(일 평균 1306개소)를 지정·운영키로 했다. 이는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위급환자를 제외한 경증 환자들은 응급실이 아닌 병의원을 찾도록 해 최근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해소기 위해서다. 시는 추석 연휴기간 응급실과 중환자실 기능 유지를 위해 71억원을 긴급투입할 방침이다.오세훈 시장은 “응급실은 정말 급한 환자를 위해 배려해야 한다. 우리 모두 조금만 협력한다면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는 6개 보건의료단체와 긴밀히 협력해 현장의 상황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시민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 없도록 최선을 하다겠다”고 말했다.한편, 소화제, 해열진통제, 감기약, 파스 같은 ‘안전상비의약품’은 편의점 등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 7310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 "뮤직바야 카페야?" 스타벅스, 고택서 '칵테일'도 판다[르포]
-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바(bar) 분위기가 물씬나죠? 총 11종의 칵테일을 준비했습니다.” 11일 오후 찾은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있는 스타벅스 스폐셜 스토어 ‘장충라운지R점’. 이곳에선 바리스타가 다양한 칵테일 메뉴의 주문을 받고 있었다. 스페셜 스토어는 스타벅스가 특별한 장소에 정체성을 더해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국내 스타벅스 매장이 믹솔로지 콘셉트의 칵테일 주류를 파는 것은 이곳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11일 오후 스타벅스 스폐셜 스토어인 ‘장충라운지R점’에서 바리스타가 칵테일을 제조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내가 알던 스타벅스 맞아?” 남다른 인테리어스타벅스 코리아가 스타벅스 리저브의 국내 도입 10주년을 맞아 장충라운지R점을 12일 개점한다. 1960년대 지어진 저택을 그대로 활용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듯한 ‘고택’의 느낌을 살린 게 특징이다. 매장은 지하 1층과 지상 1~ 2층과 테라스 등 전체 좌석 수 180석 규모다. 매장에 들어서면 국내 그래픽 아티스트와 협업한 벽화가 손님을 맞는다. 커피 원두의 재배부터 수확, 로스팅을 거쳐 한 잔의 커피를 고객에게 제공하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했다. 이는 증강현실(AR)로도 감상할 수 있다. 매장은 총 7개의 공간으로 구성했다. 라운지, 뮤직룸 등 콘셉트를 달리해 각각의 독립된 방으로 분위기를 연출했다. 40석의 좌석이 있는 야외 정원도 있다.장충라운지R점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를 제공한다. ‘푸어오버’와 ‘케믹스’ 등 여러 추출 방식을 선택해서 맛볼 수 있다. 케멕스는 가벼운 바디감이 특징이고 푸어오버는 커피 오리지널의 풍미가 좀 더 살아있다. ‘탄자니아 몬듈 에스테이트’ 등 고급 원두도 판다.왼쪽부터 4만7000원인 ‘탄자니아 몬듈 에스테이트’, ‘콜롬비아 핀카 라스 준타스 핑크 버번’ 원두 (사진=한전진 기자)◇바리스타가 만드는 칵테일부터 고급 커피까지매장의 가장 큰 특징은 ‘믹솔로지 바’다. 이곳에선 각종 칵테일 음료를 제공한다.해외 스타벅스에는 있었지만 국내에선 이번에 처음 선보였다. 믹솔로지는 ‘Mix(섞다)’와 ‘Technology(기술)’의 합성어다. 주류에 다른 음료나 과일,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재료를 조합하는 것을 뜻한다.이곳에서는 전문 주류 교육을 받은 바리스타가 직접 칵테일을 만들어준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대표 커피 메뉴인 에스프레소, 라떼, 콜드브루를 칵테일 음료로 개발한 ‘에스프레소 마티니’, ‘라떼 위스키 마티니’, ‘시트러스 콜드브루 마티니’, ‘버번위스키 크림 콜드브루’ 등 4종을 포함해 총 11종의 다양한 칵테일 음료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리저브 커피와 믹솔로지 음료와 함께 먹기 좋은 디저트도 판다.브레드, 샌드위치, 믹솔로지 푸드 등 총 12종이다. 에스프레소플라이트가 대표적이다. 제품은 리저브 에스프레소에 초콜릿 파우더와 프렌치바닐라 크림, 제주팔삭셔벗을 등 음료 3가지를 한데 모은 것이 특징이다. 바 웨어 전문 브랜드 ‘리델’과 손잡고 만든 크리스탈컵 2종류 등 MD(상품기획) 제품 7개도 내놨다.‘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내부 모습 (사진=스타벅스)◇치열해지는 커피 시장…“특화 매장 지속 확대”스타벅스는 장충라운지R점과 같은 스페셜 스토어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더제주송당파크R점’, ‘더북한강R점’을 스페셜 스토어로 리뉴얼했다. 현재 총 10곳의 스페셜 스토어를 보유하고 있다. 최상의 커피 맛과 장소로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만큼 국내 커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물가의 영향으로 최근 ‘빽·컴·메’(빽다방·컴포즈커피·메가커피)로 대표되는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거세다. 고가 커피 시장에서는 커피 한잔이 최대 48만원에 육박하는 ‘바샤 커피’, 미국의 3대 커피로 불리는 ‘인텔리젠시아’가 국내에 진출한 상황이다. 자칫하다가는 위아래에 낀 샌드위치 형국이 될 수 있다.이런 차별화 전략은 성과를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마트) 계열 스타벅스 운영사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1조 49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5%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이 758억원으로 33.2% 증가했다. 관광 명소를 중심으로 대형 매장을 늘리고, 스페셜 스토어, 반려견 매장 등 특수 매장을 통해 집객력을 끌어모은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홍성욱 스타벅스 점포개발담당은 “장충라운지R점은 국내 리저브 도입 10주년을 맞아 준비한 매장으로 고객이 스타벅스 커피 유산을 즐기실 수 있기를 바라며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콘셉트를 담은 스타벅스 매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매장은 1960년대 지어진 고택을 활용해 문을 열었다. 이 덕분에 고풍스러운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 최상목 "금투세 시행되면 외국·부동산 시장 등으로 자금유출 우려"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 “소수의 ‘큰손’뿐만이 아닌 1400만 전체 투자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외국 시장이나 부동산 등으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본회의가 열린 11일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금투세에 관한 의견을 묻는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최 부총리는 “금투세는 과세 형평성뿐만이 아니라 금융시장 안은 물론, 전체 자산 간 이동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많은 지분을 들고 있는 큰손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간다면, 이는 전체 투자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뱅크런’처럼, 큰손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 소액 투자자들까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또한 최 부총리는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나면 자본시장의 순기능이 위축될 것이라고 봤다. 최 부총리는 최근 충남대, 한양대 등 대학가를 방문했으며, 지난 9일에는 충남대 증권동아리와 만난 자리에서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안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떠나면 그 피해는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돌아간다”며 이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나면 어디로 가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부동산에 투자할 만한 여력이 되는 이들은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고, 소액 투자자들은 해외 시장으로 떠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다른 시장으로 돈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최 부총리는 “국내 주식시장은 국내 가계의 자금들이 우리 기업들로 흘러가는 역할을 해주는데, 그러한 자본시장의 순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SM 시세조종` 첫 재판…檢 "김범수 컨펌" vs 金 "정당한 활동" (종합)
- [이데일리 이영민 정윤지 기자]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SM 엔터)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첫 재판에서 검찰과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SM 경영권 인수전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막으려는 의도를 숨긴 채 고의로 시세를 조종했고, 이 과정에 김 위원장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위원장 측은 정당한 경영권 취득 행위였다며 반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재판장 양환승)의 심리로 11일에 진행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김 위원장 측은 무리한 기소를 비판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와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등 다른 피고인들도 김 위원장 측과 같은 취지로 혐의를 부정했다.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7월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김 위원장 측 공소사실 전면 부인…“정당한 경영권 취득 행위”이날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김범수 측 변호인은 “공개매수는 기업이 경영권 취득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2023년 2월 28일 주식 장내 매수는) 지분경쟁 상황에서 다른 기업의 공개매수 의사가 있더라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지극히 합법적인 경영상 의사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상 시세조종이 성립되려면 시세 외에 다른 인위적인 조작으로 시세를 고정 또는 인상 시키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며 “당시 하이브와 카카오엔터의 인수전에 따른 기대 등 때문에 (SM 엔터) 주가가 (12만원 가량으로) 올랐으나 검찰은 무조건 시세조종성 고가 매수라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 측 주장에 따르면 상대방의 공개 매수에 대응해 고가주문이나 물량 주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저가 주문과 동일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기를 마냥 기다리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대량보유상황보고 의무 위반(5%룰)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이 원아시아파트너스 등의 SM 주식 매수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김범수)피고인에게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원아시아파트너스(원아시아) 등이 SM 주식을 공동 보유하는 관계에 있다는 인식이 없었다”며 “원아시아, 헬리오스, 그레이고 등은 SM 주식 장내 매수로 카카오·카카오엔터와 공동보유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이를 제외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SM 보유 지분은 5%를 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투자를 준비한 직원은 각자의 입장과 위치에 따라 생각에 차이가 있는데 검찰은 이들이 마치 하나의 생각을 가진 것처럼 제 3자의 대화 내용을 유죄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며 “그 자체로 부당할 뿐 아니라 죄를 입증하기 부족함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5%룰은 ‘개인이나 기관이 상장·등록 기업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거나 5% 이상 보유 지분에 대해 1% 이상 지분 변동이 발생할 경우 금융감독원에 5일 이내에 보고해야 하는 제도다. ◇검찰, 주식 매수 의도에 주목…배재현·김범수 지시 정황 담긴 대화 공개김 위원장 측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 검찰은 30분간 혐의별로 피고인들의 통화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 기록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담당 검사는 “카카오엔터는 2022년 부채가 급증하는 등 경영이 악화됐다”며 “카카오 측은 SM 엔터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2022년 실적을 합치면 하이브를 넘어 엔터 업계 1위를 달성할 것을 예상했고 SM 엔터의 보유 상장사 지분을 매각해 인수자금도 쉽게 회수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이날 검찰이 제시한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1월 30일 열린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 회의에서 홍 전 대표와 김 전 대표는 SM엔터 인수에 찬성했지만 카카오 그룹의 CFO(최고재무관리자)는 반대했다. 이 반대에도 김 위원장은 경영권 인수를 최종 승인했고, 홍 전 대표와 김 전 대표는 투심위 참석자들에게 ‘보안을 잘 유지해 SM 주가가 오르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김범수의 컨펌(확인) 하에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에게 전화해 ‘주가가 빠지고 있으니 더 사달라고 이야기해달라, 12만원 이상 주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 부문장은 지창배 원아시아 대표에게 SM 주식을 매입해 주식을 12만원 이상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시세조종 정황을 주장했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한 근거로 2023년 2월 28일 배재현 피고인이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에게 주식 매입을 지시하면서 ‘지금부터 사기 시작해 빨리, 일단 12만 300원까지는 빨리 만들어 놓고 결제 프로세스 빨리 태워, 사기 시작해 지금 당장’이라고 말하고, 이 부문장이 증권사 매니저에게 ‘시세조종으로 발각되지 않도록 사라’며 ‘1시까지는 카카오 본사에서 가격을 받치면서 있을 테니 2시간 30분 동안 490억원을 나눠 써라’라고 말한 내용을 PPT로 정리해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 7월 9일 김 위원장을 소환조사하고 같은 달 17일 그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엿새 뒤(23일) 서울남부지법은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김 위원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가 지난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카카오 측과 공모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된 지창배 원아시아 대표도 이날 보석으로 석방됐다.한편 검찰과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10월 8일 열리는 준비기일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에 대해 다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