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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감시 ‘구멍’…美 빅컷에도 증권사 신용융자금리 그대로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미국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고 한국은행이 다음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10곳에 이르는 증권사가 올 들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한 번도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증권사들이 변동된 조달금리를 적시에 반영하도록 개정된 ‘신용거래융자 금리 모범규준’을 시행했지만 제도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들의 조달 비용이 완화했음에도 높은 신용거래융자 이자비용을 소비자에게 부과하며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공시한 29개 증권사 가운데 올해 들어 신용융자 금리 변경 공시를 하지 않은 업체는 삼성증권(016360), 다올투자증권(030210), 교보증권(030610), 한화투자증권(003530), LS증권(078020), 메리츠증권(008560), 대신증권(003540), 현대차증권(001500), BNK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 10곳으로 집계됐다. 올해 신용융자금리 변경 공시를 하지 않은 증권사들은 시장 금리 하락에도 지난해 연말 이전에 적용한 신용융자 이자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2023년 2월23일 공시한 지점 대면 기준 신용융자 이자율은 △7일 이하 5.1% △15일 이하 8.1% △30일 이하 8.7% △60일 이하 9.1% △90일 이하 9.6% △90일 초과 9.8% 등으로, 이는 현재 금리와 동일하다.신용거래융자 금리 이자율은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를 토대로 기준금리를 산정한 뒤 신용프리미엄, 업무 원가, 목표이익률, 자본비용 등의 가산금리를 추가해 책정한다. 신용거래융자의 기준이 되는 91일물 CD금리는 지난 25일 기준 3.53%를 기록했는데, 올해 초(1월2일) 3.83%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미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산정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져왔고, 이에 금감원이 관련 제도를 개정했음에도 이처럼 시장 금리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금감원의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용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금리 산정 체계에 대한 합리성 문제가 나오자, 금감원은 올해 3월 ‘금융투자회사의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을 개정했다. 개정안은 신용융자금리 재산정을 월별 또는 분기별로 진행하도록 유도하되, 증권사들이 CD금리가 전월 대비 0.25%포인트 이상 변동할 때마다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율 변경 심사를 의무화해 실제 조달금리를 적시에 반영하기로 했다. 다만 이자율 의무 변경심사 기준이 월간 기준이기 때문에 급격한 단기 금리 변동이 아닌 장기 금리 변동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게 한계점으로 손꼽힌다.증권사들이 신용융자금리 변동에 미온적인 것은 모범규준 적용이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일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건 카드 수수료 산정 이외에 금융사에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라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변동된 조달금리를 적시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이 이자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는 만큼, 주기적으로 산정 체계를 공시하는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소비자들이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합당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며 “일정 주기로 금리 산정 체계를 알려줄 수 있는 보조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병풍 안으로, 백자 속으로…궁궐 놀러온 미키마우스
- 우나영(흑요석) ‘미키장생도’(사진=국가유산청)[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쥐이자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사람 나이로 치면 어느덧 올해로 96세가 된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상징. 그 주인공인 미키마우스가 한복을 빼입고 덕수궁을 누비고 있다. 구피, 도널드 덕, 데이지 덕, 플루토, 칩 앤 데일, 미니마우스 등 자신의 단짝 친구들과 함께 한국의 가을 정취를 만끽 중이다.미키마우스와 문화유산이 만난 이채로운 광경은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돈덕전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미키 인 덕수궁: 아트, 경계를 넘어서’에서 펼쳐지고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이하 디즈니 코리아)와 함께 공동 개최한 전시다. 디즈니 캐릭터와 왕실 유산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주제로 다룬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덕수궁은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사가 함께 깃들어 있는 곳이다. 돈덕전은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행사인 칭경 예식에 맞춰 지어진 서양식 건물로 서구 열강과 대등하게 근대 국가로서의 주권을 수호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유럽풍 양식으로 건축됐다. 국빈급 외교 사절을 접경하는 장소였던 돈덕전은 1920년경 일제에 의해 훼철됐다가 지난해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됐다.이번 전시는 100세를 앞둔 세계적인 캐릭터와 100년 만에 재건된 돈덕전의 만남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질 첸 월트디즈니 컴퍼니 소비재사업부 총괄은 지난달 27일 개막식에서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이 문화 교류의 중심지가 된 시점에 역사적인 장소인 덕수궁에 방문하는 전 세계인에게 ‘디즈니 매직’을 선물할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개최 소감을 밝혔다.국내 작가 강재원, 김세동, 박서우, 부원, 성립, 우나영(흑요석), 장진승 등이 참여했다. 국가무형유산 전공 작가인 단청장 이수자 안유진과 전통도예가 이문현도 협업 작가로 힘을 보탰다. 회화, 조각, 도예, 드로잉, 디지털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로 전시 공간을 채웠다.장진승 ‘미키의 손 시각적 음성’(사진=국가유산청)김세동 ‘씬 디즈니 인 서울’(사진=김현식 기자)◇디즈니 캐릭터로 채운 장생도…시공간·경계 초월 7점 전시‘아트, 경계를 넘어서’라는 부제에 걸맞은 신작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장 입구에는 레고 조각 1만 8000개로 완성한 허윤성, 우나영 작가의 협업작인 렌티큘러 작품을 배치했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미키마우스의 의상이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복과 현대식 의상을 입은 미키마우스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줌으로써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라는 전시의 메시지를 알린다.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미키마우스의 상징 중 하나인 흰 장갑에 한국의 전통 단청 무늬를 입힌 오브제 작품인 장진승 작가의 ‘미키의 손: 시각적 음성 1,2,3’과 마주하게 된다. 만국 공통언어인 수어 형식을 작품에 결합해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과 소통의 의미를 강조했다.한국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미키마우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도예 작품인 부원 작가의 ‘하모니’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한국의 공예문화를 상징하는 도자기와 연화 문양 요소로 전통적 아름다움을 미키마우스라는 매개로 재해석했다.우나영 작가의 ‘미키장생도’는 동서양 문화의 결합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해, 산, 물, 돌, 구름, 불로초, 소나무 등 불로장생을 기원하는 장생물을 그려 장수를 기원한 궁중회화인 십장생도에서 영감을 받았다. 한국을 여행하러 온 미키마우스와 친구들이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으며 덕수궁을 체험하는 모습 등을 6폭의 디지털 프린트 병풍에 담아냈다. 미키마우스의 탄생을 알린 단편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의 한 장면을 더해 의미를 더했다.현장에서 만난 우 작가는 “100세를 앞둔 미키마우스가 100년 만에 복원된 돈덕전을 찾는다는 점에서 착안해 100년과 장수를 키워드로 잡았다.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으로 국가유산이 지속되어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이밖에 화재로 소실되기 이전의 덕수궁 중화전을 배경으로 미키마우스와 친구들의 모습을 대형 프린트 이미지로 작업한 김세동 작가의 ‘씬: 디즈니 인 서울’, 미키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아의 주체성 및 타인과의 관계성에 대한 메시지를 녹인 성립 작가의 디지털아트 ‘블랙 크로뮴 스태츄’ 등을 감상할 수 있다.부원 ‘하모니’(사진=국가유산청)(포스터=국가유산청)강재원 ‘버드’(사진=뉴시스)포토존(사진=김현식 기자)◇덕수궁 곳곳에서 디즈니 향연…미키와 ‘인생네컷’도돈덕전 외부에서도 미키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덕수궁 연지에는 새 위를 걷는 미키마우스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인 강재원 작가의 ‘버드’를 가져다 놓았다. 아울러 덕수궁 곳곳에 디즈니 캐릭터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마련했으며 전통문양과 디즈니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한 ‘인생네컷’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부스도 설치했다.이번 전시는 국가유산의 전통적 가치를 제고하고 국내외에 널리 홍보하기 위해 국가유산청과 디즈니 코리아가 지난 6월 체결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개최했다. 국가유산청은 듀오 악뮤(AKMU)의 이수현이 덕수궁 석조전을 배경으로 디즈니 주제곡을 새롭게 해석해 촬영한 뮤직비디오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하는 등 적극적인 전시 홍보를 전개할 계획이다.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작년 한 해 궁궐 방문객이 총 1400만명이었고 그 중 외국인이 200만명이었다”며 “이 가운데 디즈니 식구들이 방문하면서 성사된 동서양의 만남이 K컬처가 전 세계로 나아가는 지름길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디즈니 캐릭터들의 고궁 방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응천 청장은 “향후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에도 디즈니 식구들이 찾아가게 될 것”이라며 “디즈니와 전 세계에 내놓을 헤리티지 굿즈 협업 제작 또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이어진다.
- 파월 “금리인하, 서두르는 위원회 아냐”…11월 25bp 인하 시사(종합)
- [내슈빌(테니시주)=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인하를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위원회가 아닙니다. 연준은 미리 정해진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0일(현지시간) NABE연례회의에서 연설 후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상윤 특파원)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30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 내슈빌서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례회의 연설 및 대담에서 “경제가 예상보다 더 둔화한다면 금리를 더 빨리 내릴 수 있지만, 예상보다 덜 둔화한다면 더 천천히 인하할 수 있다”면서 “위험은 양면성이 있고, 우리는 궁극적으로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계속해서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경제가 예상대로 전반적으로 발전한다면 통화정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중립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를 자극하지도, 부담을 주지도 않은 중립적인 수준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을 한 것이다. 파월은 이날 총 45분의 연설과 대담을 나눴다. 대담을 진행한 엘렌 젠트너 NABE 대표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질문을 던졌지만, 파월 의장은 11월 FOMC에서 ‘베이비컷’(25bp인하)에 나설지 ‘빅컷’(50bp인하)를 단행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다만 그는 9월에 공개된 경제전망(SEP)를 인용하며 “위원들은 올해 75~100bp 인하를 예상했고, 9월 빅컷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추가 두번의 금리를 의미하지, 더 많은 빅컷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물론 데이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게 기준선(baseline)”이라며 “경제가 예상대로 간대면 올해 두번의 금리인하를 의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파월 의장은 미국 고용 시장에 대해 견고하다고 평가했지만, “2%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 위해 고용시장 여건이 더 냉각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최근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상향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얻은 GDP 수치가 견고하다는 데 많은 지지가 있다”면서 “그렇다고도 우리가 고용시장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아직 과제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목표를 향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고통스러운 실업률 상승 없이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9월 ‘빅컷’을 단행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회복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커진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NABE 참석자들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대담을 듣고 있다. (사진=김상윤 특파원)파월 의장은 향후 정책 결정은 데이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지만 연준이 금리를 빨리 인하하기 위해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면서 약간은 ‘매파’ 성향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고용시장 급격한 둔화가 없는 한 파월 의장이 11월 금리인하폭을 25bp로 시사했다고 평가했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50bp인하될 확률은 36.2%로 뚝 떨어졌다. 전거래일인 27일에는 53.3%를 기록했다.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이후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하고,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오후3시반(미동부시기준) 다우지수는 0.3%, 나스닥지수는 0.2%가량 빠지고, S&P500은 보합을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bp(1bp=0.01%포인트) 오른 3.653%를,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5.3bp 상승한 3.802%에서 움직이고 있다.달러도 상승폭을 키우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라태는 달러인덱스는 0.47% 오른 100.85에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