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꼬리 든 국제유가·국채금리…뉴욕증시 일제히 하락[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중동 긴장감이 여전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국채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며 투심이 위축된 분위기다. 그간 국제유가와 국채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증시랠리에 보탬이 됐지만, 다시 꼬리를 들 경우 주식시장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4% 하락한 4만2011.59에 장을 마감했다.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17% 떨어진 5699.94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04% 내린 1만7918.48에 거래를 마쳤다.◇증시 수비수 역할하던 국제유가..가파른 상승세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뒤 주가가 폭락한 데 이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지상전을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은 추가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는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61달러(5.15%) 오른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3.72달러(5.03%) 상승한 배럴당 77.62달러에 마감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 방침을 밝힌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 중(in discussion)이다”라고 말한 게 영향을 줬다.투자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주요 자산을 공격하면 이슬람 공화국이 분쟁을 격화시켜 더 많은 국가를 끌어들이고 잠재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송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서비스업 확장세 여전·미 북동부 항만파업…국채금리↑미국 경제의 대부분 차지하는 서비스업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호재였다.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고, 시장 예상치(51.7%)도 크게 웃돌았다. 크리스 윌리엄슨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수석 경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서비스업은 생산이 계속 증가하면서 2년 반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에 3.0%를 기록한 이후 3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강한 퍼포먼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줄곧 견고한 것으로 나타난 고용지표는 이날 일부 둔화 모습이 나타나긴 했지만, 고용침체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미국 동북부 항만 노동자의 파업이 3일째를 맞으면서 공급망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미 대형마트에서는 사재기 등으로 일부 품목이 동이 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미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일부 매장에는 물이나 휴지 등이 매진됐다. 한 대형식료품체인 CEO는 CNBC에서 “앞으로 몇주간 재고가 충분하긴 하지만 일부 품목은 구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바나나 같은 품목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했다.미국 경제가 여전히 순항하고 있고, 중동 전쟁 및 항만 파업으로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국채금리는 튀어 오르고 있다. 오연준 정책에 민감하에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8bp(1bp=0.01%포인트) 오른 3.705%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도 6.1bp 상승한 3.846%을 기록했다. 연중 저점보다는 약 20bp이상 튀어 오른 것이다.◇허리케인·파업 영향에 실업수당청구건수↑…9월 고용보고서 주목미국 고용시장 둔화 여부도 변수가 되고 있다. 일단 단기적 미국 고용상황을 볼 수 있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몇주만에 소폭 올랐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시장 전망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9월22~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5000건으로, 직전 주 수정치(21만9000건) 대비 6000건이 늘었다. 전문가 예상치(22만2000건)도 웃돌았다. 다만 이를 두고 고용상황이 다시 악화될지를 판단하기엔 어렵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이 늘어난 것은 최근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과 보잉 파업 등 영향이 일부 미쳤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확한 미국 고용상황은 9월 고용보고서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다우존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9월 비농업 고용은 15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14만2000명)보다 소폭 올라간 수치다. 실업률은 4.2%로 전월과 같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금상승률은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3.8%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대로만 수치가 나온다면 연준 입장에서는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 없이, 금리를 단계적으로 내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전망이나, 최근 고용지표가 들쑥날쑥 튀는 점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블랙웰 수요 미친수준” 엔비디아 3.3%↑…에너지주 상승전반적으로 시장은 안 좋았지만 반도체주와 에너지주는 상승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3.32% 오르고 경쟁자인 AMD도 1.92% 상승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칩 블랙웰 수요에 대해 “미친 수준”이라고 밝힌 게 투심을 자극했다. 에너지주에서는 발레로 에너지(Valero Energy)와 다이아몬드백 에너지(Diamondback Energy)가 각각 6.15%, 3.87% 상승했다. ◇달러 강세…BOE총재 “공격적 금리인하” 가능성에 파운드화 급락달러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7% 오른 101.95를 기록 중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소식이 계속 좋다면 좀 더 공격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면서 영국 파운드화는 급락했다. 달러·파운드화는 전 거래일 대비 1.1% 오른 0.762파운드를 기록 중이다.
- '5만 전자' 찍은 삼성전자, 국내외 증권사 평가 엇갈리는 이유는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삼성전자를 향해 잇따라 비관적인 평가와 전망을 내놓으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중 5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외국계 금융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만~6만원대까지 낮추며 투자심리는 더 악화하는 모양새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보면서도 외국계 금융사들의 이 같은 평가와 전망이 과도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와 국내 증권사 간 전망이 엇갈리며 ‘삼전 개미(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혼란도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맥쿼리까지 목표가 6.4만…투심 악화에 ‘5만전자’ 터치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전 거래일 대비 0.33% 내린 6만 13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만 9900원을 기록하며, ‘5만 전자’를 터치했다. 특히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9월 한 달간 하루를 제외하고 모든 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다. 지난 2일부터 1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약 8조 7000억원에 이른다.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은 글로벌 금융사들이 잇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론을 제시하며 우려를 키운 영향이 크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 업황 악화를 이유로 목표가를 10 만5000원에서 7만 6000원으로 내렸다. 이어 글로벌 금융그룹 맥쿼리 역시 메모리 부문의 수요 악화를 근거 삼아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고, 목표가를 12만 5000원에서 6만 4000원으로 반 토막 냈다. 이외 미국의 금융사 서스케하나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가를 5만 5000원까지 낮추기도 했다. 외국계 금융사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비관적인 평가를 내린 가장 큰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이다. 이들은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과잉에 따라 판매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또한 그간 기대를 끌어왔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도 엔비디아 납품 지연 등으로 경쟁력을 잃었다고 봤다. 이밖에 주요 고객사들의 부족한 수요로 태일러 팹(생산공장)이 유휴자산이 될 가능성이 커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도 평가했다.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력 감축 계획의 일환으로 동남아시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해당 지역 인력의 약 10%를 해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 같은 우려에 불안감을 더하기도 했다. ◇ 韓 증권사와 결 달라…“AI 수요와 기대감서 관점 차이”국내 증권사들은 외국계 금융사와 결이 다른 시각으로 삼성전자를 평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서버 인프라 투자에서 뒤처지고 있고, 반도체 다운 사이클에 취약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외국계 금융사들의 우려는 과하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기민감 산업인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고,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도 일부 맞는 얘기”라면서도 “AI 수요가 앞으로 뻗어 나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범용 수요가 현재는 안 좋지만 앞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에서 외국계 금융사와 정반대의 입장”이라고 했다. 실제 국내 증권사 리포트들을 살펴보면, 현재 진행 중인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 통과와 함께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차세대 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크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자 중심 메모리 수급 환경이 유지되며 우려 대비 양호한 2025년 업황이 기대된다”며 “연내 예상되는 HBM 시장에서의 성과 확인도 반등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를 하향하면서도 외국계 금융사처럼 큰 폭으로 낮추지는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삼성전자의 목표가 평균은 9만 9560원이다. 직전 평균 목표가인 10만8320원에서 약 8.08% 눈높이를 낮췄지만, 맥쿼리가 제시한 6만 4000원과 비교하면 35%의 괴리율을 보인다. 한편에서는 지난 9월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점을 들어 외국계 금융사의 우려가 과하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아직 삼성전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글로벌 IB도 많다. 일본의 노무라 증권은 지난달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0만 4000원으로 봤고, 골드만삭스도 같은 달 ‘매수’ 의견을 제시하며 목표가를 9만 5000원으로 잡았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사업구조 자체가 모바일 쪽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DS) 부문에 우려가 반영되고 있지만, 가격이 6만원대 수준이면 밸류에이션 상으로 저점 부근”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주가는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지나치게 반영했다”고 판단했다.
- 10개 금융지주 순이익 14조 돌파, 1년 전보다 4400억 늘어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4400억원 가량 늘어나며 1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관련 이익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 실적’에 따르면 6월 말 10개 금융지주회사(KB·신한·하나·우리·농협·DGB·JB·한투·메리츠)의 순이익은 14조556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6083억원) 대비 4473억원(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회사 등 소속 회사 수는 상반기 11개가 새로 편입되고 7개사가 정리되면서 4개가 순증해 333개가 됐다.6월말 자회사 등 권역별 자산규모 및 비중권역별로는 은행의 이익 비중이 54.5%로 가장 높았고, 이어 보험과 금융투자가 15.3%, 여신전문금융 10.4%로 뒤를 이었다. 이중 보험 이익이 2878억원(13.3%)으로 가장 크게 늘어난 반면 은행과 금융투자, 여전사는 각각 4553억원(-5%), 9423억원(-27.7%), 118억원(-0.7%) 감소했다.10개 지주사의 연결 총 자산은 3672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3530조7000억원)보다 142조원(4%) 늘었다. 자산 비중은 은행이 75.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작년 말보다 0.2%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금융투자는 10.4%, 보험 6.6% 여전사 6.6%였다.6월 말 은행 지주 총자본, 기본자본, 보통주 자본비율은 각각 15.76%, 14.59%, 12.88%로 모두 규제 비율을 상회했다.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0.9%로 작년 말(0.72%)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으며,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같은 기간 29.6%포인트 하락한 121.1%였다. 부채 비율은 26.3%로 0.9%포인트 내려갔다.금감원은 “주요 경영 지표는 양호한 수준이나 고정이하 여신 증가 등에 따라 자산 건전성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금리 인하, 지정학적 불안 등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잠재 위험 요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 "삼성 파운드리, 3나노 수율 최우선…메모리式 조직문화 깨야"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삼성이 파운드리 전략 측면에서 결단을 내릴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 발 빠른 최선단 공정 도입을 위한 투자가 적절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대만 TSMC에 주요 고객사를 빼앗겨 버린다. 삼성이 기술 로드맵을 그리고 실천하는 결정을 빠르게 내려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연구부원장)삼성 파운드리 사업을 놓고 업계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TSMC와 경쟁에서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와중에 삼성전자의 의미 있는 수주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는 탓이다. 삼성전자가 대형 고객사 확보를 통해 신뢰도를 쌓으면서 수주를 늘려야 하는데, 더 공고해지는 TSMC 독주 체제 앞에서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파운드리서 돌파구 찾아야 하는 삼성증권가는 삼성 파운드리사업이 연간 조 단위 적자를 내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를 합쳐 올해 3분기와 4분기 역시 각각 5000억원 안팎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지닌 메모리사업부가 언제까지 적자를 메워줄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지난 2017년 사업을 시작한 파운드리가 장기적으로 홀로서기를 하려면, 자체 경쟁력 측면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규복 부원장은 “현재 삼성은 고객사와 제품별 사업부를 매칭시켜 전문 분야에 맞도록 파운드리 서비스를 하도록 하는 것으로 안다. 파운드리 분사보다 이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파운드리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고객사 입장에서는 설계에 대한 노하우가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삼성 파운드리 분사를 놓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극약처방으로 분사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있지만, 분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판단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다.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반도체교육원장)은 “삼성전자가 지금 파운드리 분사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며 “아직은 메모리에서 돈을 더 벌어서 파운드리에 투자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우선 준비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10억분의 1m) 2세대 공정에서 수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으니, 이를 빨리 정상화하는 작업이 최우선”이라며 “결국 기술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수율을 확보하고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외부 고객사를 잡아야 한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유수의 빅테크 같은) 큰 고객사를 잡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작은 고객사들로부터 많이 수주해 레퍼런스를 쌓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율 개선과 고객 수주 등의 선순환 구조를 어떤 식으로든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김 교수는 아울러 파운드리 사업은 일종의 서비스 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파운드리는 꼭 공정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기술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라이브러리, IT, 디자인 등 고객사에 밀착해 지원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테면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는 칩을 양산하기 전 특정 파운드리와 계약을 맺고 파운드리의 설계자산(IP)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칩을 설계한다. 삼성전자 내 주류인 메모리 사업의 조직문화를 파운드리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TSMC 독주 지속…“IT 칩 고객 잡아야”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모양새다. TSMC는 올해 하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3분기 매출은 7280억~7540억 대만달러로, 최대 약 31조 1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 내에 TSMC를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칩을 직접 만들려고 하는 구글, 오픈AI 등 기업들이 있다”며 “이들이 TSMC로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지금 삼성전자가 해야 하는 목표와 전략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기존 고객사 외에 신규 고객사마저 TSMC에 빼앗길 경우 삼성전자 TSMC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초과 물량을 받아서 사업을 하는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는 어떻게든 최선단 영역에서 기술 우위를 선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AI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학습하는 구조여서 메모리와 비메모리 간 경계가 없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기술적으로 AI 응용 제품에서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한 번에 다 할 수 있는 삼성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반도체 턴키 전략에서) 기술적 리더십을 어떻게 갖고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24일 일본, 중국,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 각각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파운드리포럼 2024’에 이목이 쏠려 있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구자흠 파운드리사업부 기술개발실장, 정상섭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등이 대거 발표에 나선다.
- ‘박스권’ 갇힌 코스피…증권가 “지수보다 업종·종목 집중”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에 증권가에서도 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리란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10월 코스피 지수도 2450~2800선 사이에서 움직이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다만, 기업 실적 시즌 이후 경기와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사그라지면 박스권을 탈출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달 30일 ‘월간 전략’ 자료를 통해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2480~2740선으로 제시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2500~2800선, 미래에셋증권은 2550~2750선을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로 내다봤다.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2450~2750선, 2550~2800선을 제시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박스권 장세 지속…펀더멘탈 우려 우선 해소해야”증권가에선 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에서도 미국 9월 ISM 제조업 지수 등 경제지표 발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 등의 불확실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고 평가했다. 또 본격적인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기업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격적인 순매도를 단행한 여파로 주가 탄력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다”며 “연준 금리 인하는 침체 불안을 완화하면서 증시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과 3분기 실적 시즌 경계감 등이 증시 레벨업을 제한하는 박스권 장세를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올 4분기 코스피 상승 추세를 재개하는 데 있어 10월은 마지막 진통 시기가 될 수 있다”며 “미국 주요 주가지수의 사상 최고치 행진 이후 투자심리 과열 등 반작용 국면과 금리 인하 사이클 검증 국면과 맞물리면서 경기 불안 심리가 커지거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뚫고 추세적 랠리를 재개하기 위해선 경기나 기업의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우선 해소돼야 한다고 봤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반도체·IT)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기침체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지표들로 확인되면 저항선을 뚫을 힘이 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를 포함한 업종들의 이익 모멘텀 둔화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이 이어지면서 지수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의 매출 성장 둔화·물가 둔화에 따른 마진 개선 폭 제한으로 이익 둔화 사이클이 장기화하리란 관측과 함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정치적인 이슈도 지수 오름세를 둔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순환매 장세 대비…“올 4분기 中 효과 고려할 필요”당분간 경제지표 발표나 미국 대선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매크로 환경이 이어지리라는 전망 속 증권가에선 지수보다는 업종, 업종보다는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주도 업종 중심의 상승보다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바이오와 2차전지, 반도체 등 업종별 순환매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증시 안정을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헬스케어, 자동차, 화학, 화장품·의류, 반도체 등 업종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리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해당 업종은 과거 중국 유동성 확장과 디플레이션 탈피 시 주가 수익률이 높았던 업종들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 발표 이후 디플레이션 탈피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4분기 정부 재정지출 금액이 연간 가장 크다는 점을 생각할 때 중국 효과도 4분기 중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유동성 확장과 물가 상승 시 주가 수익률이 높았던 업종 중 올해 주가 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던 업종인 화학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11월부터 밸류업 지수를 상품화한 지수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될 예정인 만큼 밸류업 지수 내 비중 상위 종목들과 거래대금 대비 편입 금액이 많은 종목도 관심을 둬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기관들의 참여가 확대되면 해당 종목들에 대한 추종 자금이 커질 수 있어서다.
- 자유·평화·번영 향한 아세안과의 동행[공관에서 온 편지]
- [이장근 주아세안대사]해마다 이맘때면 세계의 시선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쏠린다. 아세안 10개국과 동티모르가 모이는 아세안 정상회의, 한·중·일 3개국과 아세안 10개국이 함께 참여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 여기에 더해서 미국,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까지 참여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지역기구도 이렇게 매년 주요국 정상들을 불러 모으는 경우가 없다. 아세안은 이를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이라고 부른다. 이장근 주아세안대사아세안으로 불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1967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5개국 외교장관들의 방콕선언으로 탄생했다. 당시 아세안이 지역공동체로서 성공할지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설립 57년이 지난 오늘날 아세안은 10개국으로 확대됐으며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분야를 아우르는 성공적인 지역 공동체로 발전해왔다. 연평균 4%를 넘는 빠른 경제성장, 6억 7000만 명의 세계 4위 인구 규모와 평균연령 30세의 젊은 인구구조,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지리적 이점 등을 적극 활용해 말 그대로 ‘성장의 중심’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올해는 한국과 아세안이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이하는 의미 있는 해다. 아세안은 우리에게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모든 분야에서 매우 긴밀한 파트너가 됐다. 현재 아세안은 우리의 두 번째로 큰 교역·투자 파트너로서 1989년 82억달러에 불과했던 교역규모는 35년 만에 23배인 1871억달러로 증가했고 1989년 9000만달러 수준이던 한국 기업들의 대아세안 투자는 35년 만에 80배인 72억달러로 늘었다. 현재 아세안은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며 국내 외국인 근로자 중 60%, 외국인 유학생 중 27%가 아세안 출신이다. 아세안은 한국 문화 콘텐츠 시장의 전초기지이기도 하다.이러한 배경하에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연대구상(Korean-ASEAN Solidarity Initiative·KASI)을 발표하고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또한 우리 정부는 아세안 관련 3대 협력기금에 대한 우리의 연간 기여 규모를 2027년까지 4800만 달러로 배증하기로 했다.우리나라와 아세안은 대화관계 수립 35년을 맞이하는 올해 최고 수준의 관계인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계획이다. 다음 주 라오스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아세안 10개국 정상간 이를 공식 선언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우리 정부는 자유, 평화, 번영의 가치를 토대로 한 글로벌중추국가(GPS) 구상과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한반도를 넘어서 지역과 세계에 기여하는 국가로 나아가겠다는 비전을 천명했다. 그리고 아세안은 그 비전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이다. 아세안은 우리의 자유, 평화, 번영의 비전을 함께 이루어 나가야 하는 필수적인 동반자다. 한국은 아세안이 더욱 성공적인 지역협력체로서 지역을 넘어서 세계의 자유,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아세안과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라오스에서 개최될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 수립을 통해 우리와 아세안 간 새로운 협력의 지평이 열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