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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맨에 1850만달러 인도적 지원 결정
  • 정부, 예맨에 1850만달러 인도적 지원 결정
  • 26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의 알사빈 병원 영양실조 예방 병동 인큐베이터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한 신생아가 치료받고 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예멘 인구의 80%인 2400만 명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약 740만 명엔 영양지원이, 그중 320만 명에는 급성 영양실조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정부는 3일 예맨의 인도적 위기 대응을 위해 1850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함상욱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은 2일 개최된 ‘예맨 인도적 위기 대응을 위한 고위급 공약 화상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더욱 악화된 예멘의 인도적 위기 대응을 위해, 예멘에 대한 최대 공여국인 사우디 정부와 유엔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유엔측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의 내전으로 예멘 전체 인구의 약 80%인 2400만 명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시리아와 더불어 인도적 위기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은 이번 공약회의를 계기로 2020년 하반기 코로나19 대응 지원 1억8000만달러를 비롯해 총 약 24억달러 규모 지원을 요청했다. 올해 우리 정부의 지원은 예멘의 코로나19 대응 및 식량난 해소, 취약 계층 지원 등을 위해 제공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2018년부터 매년 예멘에 지원해 오고 있는 우리 쌀 지원 사업도 포함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 1월 식량원조협약(Food Assistance Convention)에 가입하면서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매년 예멘을 포함한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등 4개국에 우리 쌀 총 5만톤을 지원하고 있다. 함 조정관은 예멘 내전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우리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예멘 국민들이 내전과 코로나19로부터 동시에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역내 긴장 완화,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예멘 국민들에 대한 신속한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응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5.18 세계보건총회를 계기로 1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기여 계획을 발표한 바와 같이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갈 예정임을 강조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앞으로도 분쟁 등으로 인해 장기화된 인도적 위기로 고통 받고 있는 국가와 국민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노력에 적극 동참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0.06.03 I 하지나 기자
푸틴-에르도안, 시리아 이들립서 휴전 합의
  • 푸틴-에르도안, 시리아 이들립서 휴전 합의
  •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AFP)[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와 터키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이들립은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주요 거점이다.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은 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시리아에서의 전쟁 중단 및 양국 간 갈등 봉합을 위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합의문은 양국 외무장관을 통해 발표됐다. 합의문에 따르면 양국은 6일 0시부터 시리아 이들립 지역의 현재 전선에서 모든 전투행위를 중단하기로 약속했다.또 시리아 북부 만비즈와 까미슐리를 잇는 M4 고속도로 남북으로 6km에 걸쳐 안전통로를 조성하고, 이번 달 15일부터 M4 고속도로를 따라 공동 순찰을 시작하기로 했다. M4 고속도로는 이들립을 관통하는 핵심 수송로여서, 이 도로를 중심으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 격렬한 교전이 지속됐다. 이날 합의로 교전도 멈출 것으로 기대된다. 시리아 내전에서 그간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해 왔으며, 터키는 반군 편에 서서 내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러시아와 터키는 지난 2018년 9월 이들립 휴전에 합의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옛 알카에다 세력이 이 지역을 장악하자,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지난해 4월부터 이들립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해 말부터 공세를 더욱 강화하며 반군을 터키 국경 쪽으로 몰아냈고, 반군 지역 민간인 100만명 가량이 공격을 피해 터키 국경으로 밀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터키군 유전 감시 병력들이 상당수 목숨을 잃게 됐고 결국 터키는 지난달 대대적인 보복에 나섰다. 이후 시리아 정부군 뿐 아니라 러시아까지 터키와 군사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가 고조됐다. 이에 양측 지도자가 직접 만나 갈등 해소에 나서게 된 것이다. 두 지도자는 회담을 마치고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서로 시리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인식과 관련 항상 의견이 일치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 중요한 순간마다 우리는 양국은 높은 수준의 유대 관계에 의거, 공통 분모를 찾으려 노력했고 (양측 모두)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도출해 왔다. 그리고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시리아 이들립 지역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했다”며 “터키는 상호 존중에 기반해 러시아와의 협력을 지속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터키는 자체 힘으로 시리아 정부군의 행동에 대응할 권리를 갖는다”며 시리아 정부군이 약속을 어기고 반군을 공격할 경우 보복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2020.03.06 I 방성훈 기자
개막 10일째 맞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모저모
  • [광주세계수영]개막 10일째 맞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모저모
  • 21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여자 계영 예선에서 대한민국 계영 선수들이 경기 후 믹스존을 빠져나가고 있다. 왼쪽부터 이근아, 정유인 최지원, 정소은.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지난 12일 막을 올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개막 열흘째인 21일에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쏟아냈다. 특히 21일부터 가장 관심이 높은 경영 종목이 본격 시작되면서 대회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한국 여자 계영 400m, 대회 첫 한국기록...“더 좋은 성적 낼 수 있다”한국 여자 계영 400m 대표팀이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첫 한국 기록을 수립했다. 이근아-정소은(23·서울시수영연맹)-최지원(21·경북도청)-정유인(25·경북도청)가 팀을 이룬 한국 여자 계영 400m 계영팀은 21일 광주광역시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예선 2조 경기에서 3분42초58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2016년 전국체육대회에서 황서진, 정소은, 정유인, 박나리가 작성했던 종전 기록 3분43초73을 약 3년 만에 1초 이상 줄인 기록이었다.순위는 아쉬웠다. 2조에서 9개국 중 8위, 전체 18개국 가운데 15위에 그쳤다. 세계 수준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다.2번 영자로 나선 정소은은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 덕에 힘이 났다”며 “메달권과 격차는 크지만 지금 이 멤버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맏언니 정유인도 “2015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계영 4위에 올랐는데 그때의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경기를 치렀다”며 “함께 훈련하면서 ‘선발전 기록을 합해 보면 한국 기록을 세울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한국 기록을 세워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한국 다이빙, 역대 최고 성적...새로운 효자종목이번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전반부에서 한국 수영이 거둔 가장 큰 수확은 다이빙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었다.다이빙 경기 일정이 지난 20일 모두 막을 내린 가운데 한국은 예선을 치른 10종목 가운데 8종목에서 결승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역대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예상하지 못했던 메달도 손에 넣었다. 김수지(21·울산시청)는 개막 이틀째인 13일 광주광역시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5차 시기 합계 257.20점을 받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다이빙이 처음 따낸 메달이다. 남자 다이빙의 간판 우하람은 남자 1m 스프링보드, 3m 스프링보드 개인전에서 4위, 10m 플랫폼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 종목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도 따냈다.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세계 수준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우하람은 김영남(23·국민체육진흥공단)과 짝을 이룬 싱크로나이즈드 종목에서도 3m 스프링보드(10위)와 10m 플랫폼(6위)에서 결승 무대에 올랐다. 15일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 결승에서는 우하람-김영남 조의 역대 최고 성적이자 한국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최고 타이인 6위에 올랐다.‘다이빙 절대 지존’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13개의 금메달 가운데 12종목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1종목은 자국 선수를 내보내지 않았다.△시리아 난민 출신 소녀, 희망의 레이스는 계속된다.시리아 출신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21)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최초로 꾸려진 ‘난민팀(Refugee Olympic Team·ROT)’의 일원으로 출전해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시리아에서 수영 선수 꿈을 키우던 마르디니의 2015년 8월 내전을 피해 소형보트에 몸을 실었다. 레바논과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향하던 중 에게해 한가운데서 소형보트가 가라앉는 위기를 이겨내고 탈출에 성공했다.이후 그리스를 거쳐 독일 베를린에 정착한 마르디니는 리우에서 난민팀 소속으로 출전, 올림픽의 꿈을 이뤘다. 이번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도 ‘국제수영연맹 독립 선수(Independant FINA Athletes·IFA)’ 팀 일원으로 참가했다. 21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100m 접영 예선 2조에서 1분 08초 79의 기록으로 조 4위, 전체 52명 가운데 47위에 자리했다.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마르디니의 얼굴은 웃음꽃이 피었다. 그는 “어깨 부상을 겪었고, 시차의 여파도 있었지만 괜찮다”며 “기록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여기서 경기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벌써 독일에 정착정착한 지년째에 이르는 그는 유창한 독일어로 “독일에서 사는 것, 수영하는 것, 모든 게 좋다”며 “난민은 물론 나의 조국, 사는 나라 독일을 대표해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2019.07.22 I 이석무 기자
미·중 무역협상 경계감 속…유가 혼조세
  • 미·중 무역협상 경계감 속…유가 혼조세
  •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이틀간의 무역협상을 마친 류허(왼쪽) 중국 부총리과 스티븐 므누신(가운데) 미국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제공][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경계감 속 국제 유가는 혼조세를 나타났다.이날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04달러 하락한 배럴당 61.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반면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23센트(0.3%) 오른 70.62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 시장에서도 화두는 미·중 무역협상이었다. 10일 오전 0시 1분(미국 동부시간)을 기점으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고 중국이 보복을 하겠다고 밝히자,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될 경우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이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등이 우려되며 유가는 하락했다. 다만 미·중 양국이 미국 워싱턴에서 협상을 마친 후,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하면서 WTI 낙폭이 제한됐다.시리아 내전 격화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것 역시 유가를 지지했다. 금선물가격은 상승했다. 금 선물가격의 지표가 되는6월 인도분은 트로이온스(31.1g)당 전 거래일 대비 2.2달러 상승한 12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9.05.11 I 정다슬 기자
 혼돈의 베네수엘라‥제2의 시리아 되나
  • [글로벌pick] 혼돈의 베네수엘라‥제2의 시리아 되나
  •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며 반정부 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후안 과이도(왼쪽) 국회의장과 현 대통령인 니콜라스 마두로. (사진=AFP)[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준기 뉴욕특파원]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제2의 시리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대립구도를 형성하며 서로 다른 진영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이 군사개입 가능성을 거듭 내비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시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와 대치해왔다. 시리아에서는 미국이 한발 물러섰지만, 베네수엘라는 다르다. 미국 뒷마당이나 다름이 없는 곳이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베네수엘라가 시리아, 쿠바, 북한 또는 이란과 같은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美 “베네수엘라는 우리 영역”…軍개입 가능성 시사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군사작전은 가능하다. 만약 그것이 필요하다면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안보사령탑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지지 세력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도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에 출석해 “대통령이 요구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관료들이 잇따라 베네수엘라 군사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정권 교체를 위한 미국의 공약”이라고 설명했다.미국이 군사개입 카드를 거론한 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폼페이오 장관, 볼턴 보좌관 등은 지속적으로 “군사개입도 하나의 옵션”이라고 밝혀 왔다. 하지만 이번엔 무게가 다르다. 미국이 지지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실제로’ 군사 충돌 가능성을 키우고 있어서다. 과이도는 지난달 30일 중무장 군인 70여명을 이끌고 거리로 나와 군사봉기를 일으켰다. 과이도가 군사력을 동원해 직접 행동에 나선 건 처음이다. 자칫 대규모 군사 충돌로 번질 경우 마두로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뒤뜰이나 다름 없는 베네수엘라에 러시아 군대가 들어오는 것을 미국이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날 볼턴 보좌관이 “이곳(베네수엘라)은 우리 영역이다. 러시아가 간섭할 곳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1962년 러시아가 쿠바에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을 배치했을 때, 쿠바 영해를 봉쇄하는 등 “중남미에 감히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에는 러시아가 물러섰다. ◇러시아, 발 빼기엔 쓴 돈 너무 많아그러나 러시아 입장에서도 기득권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처지다. 러시아는 마두로 정권을 군사·경제·재정적으로 대폭 지원해왔다. 지난 수년 동안 무기, 식량, 현금, 차관 등을 제공하며 미국 제재 속에서도 버틸 수 있게 도왔다.또 베네수엘라 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데도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는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러시아의 투자 규모는 200억~2050억달러에 달한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의 자회사인 시트고의 지분 절반을 갖고 있다. 시트고는 마두로 정부의 최대 수입원이다. 첨단 장비를 포함해 베네수엘라군이 쓰고 있는 무기 대부분도 러시아산이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30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러→독재정권 Vs 미→반대진영 지원…시리아 닮은꼴 과이도는 지난 1월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며 스스로 임시 대통령을 자처했다. 미국은 즉시 마두로 현 대통령이 아닌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이후 유럽연합(EU)과 캐나다를 비롯해 칠레, 페루, 파라과이,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우파정부들이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러시아는 쿠바 등과 함께 마두로를 지지하고 있다. 마두로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그와 마찬가지로 반미 노선을 걷고 있다. 터키, 이란, 시리아, 볼리비아 등 미국과 적대 관계에 있는 대다수 국가들도 마두로 편에 섰다. 이러한 대치 구도는 시리아를 연상케 한다.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 정권을 지지하고, 미국이 반군 진영을 지원했던 것과 유사하다. 초기 모습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원유 ‘자원’ 문제가 걸려 있다는 점, 처음엔 자국 내 충돌이었으나 점차 국제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 등이 닮아 있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지난달 초 시리아를 방문했을 때 “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 이전의 상황을 설명하자마자 나는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시리아식 내전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親마두로 Vs 反마두로…둘로 쪼개진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는 현재 마두로 정권과 과이도 의장을 각각 지지하는 진영으로 쪼개져 있다. 미국이 과이도를 지지하기 시작한 이후 더욱 내분 양상은 더 심화되는 모습이다. 유혈 사태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과이도의 요청으로 이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선 수천명이 참여한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하지만 친정부 맞불 집회도 만만치 않았다. CNN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카라카스에서 모였다”고 보도했다.과이도는 군인들과 장갑차를 배경으로 찍은 동영상에서 1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군대도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의 대대적인 전향을 의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동조하는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극소수만이 등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마두로는 이틀간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대해 “합법적이고 정당한 정부를 전복하려는 시도”라며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강경 진압을 지시한 그는 시위 진압 후 “쿠데타 시도가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시위 과정에서 100명이 넘는 인원이 부상을 당했다.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정부군에게 진압당하고 있다. (사진=AFP)◇미-러 대리전 양상으로…베네수엘라 의지와 무관베네수엘라 정국 혼란은 국민들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이미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가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와 쿠바이 개입이 베네수엘라와 미·러 양국 관계에 불안정 요소가 되고 있다”며 마두로 정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오히려 “미국이 손을 떼야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측의 명백한 지원으로 야권이 권력 찬탈을 시도했다”며 미국 배후론을 제기했다. 이어 “미국의 주권 국가(베네수엘라) 내정간섭과 위협이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에 대해 “파괴적 외부 개입, 특히 무력적 개입은 민주적 절차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했다. 베네수엘라 사태 해법에 대한 양국 간 간극이 극명히 드러나면서 극도의 대치전선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난 오바마와 다르다”는 트럼프 최대 변수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꼽힌다. 그는 “나는 오바마와 다르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면 용납하지 않겠다며 ‘레드라인’을 정했다. 이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지만, 미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달랐을 것”이라며 수차례 비난했다. 그는 지난 2017년 4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때 차별성을 보여주려는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도중 시리아에 미사일 폭격을 지시했다. 게다가 베네수엘라는 시리아와는 달리 지리적으로 미국과 가까운 곳에 있다. 미국의 무력 행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미국 역시 평화적인 정권 교체, 즉 마두로의 자진 퇴진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폭력을 피하고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마두로가 떠나고 새 선거가 열리는 그곳에서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선호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2019.05.02 I 방성훈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부활절 미사서 스리랑카 테러 규탄
  • 프란치스코 교황, 부활절 미사서 스리랑카 테러 규탄
  •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 밤(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부활절 전야 미사를 집전하며 성경을 두 손으로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각) 가톨릭에서 가장 중요한 축일인 부활절 미사에서 스리랑카의 성당과 호텔 등에서 발생한 동시 다발 테러를 강하게 규탄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야외 미사를 집전한 뒤 발표한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를 향해) 말미에 스리랑카 테러 참사를 언급했다.교황은 “오늘, 부활 주일에 슬프게도 애도와 고통을 가져온 공격 소식을 들었다”며 “기도 중에 공격을 당한 현지 기독교 공동체와 그런 잔인한 폭력에 희생된 모든 이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교황은 이어 “비극적으로 죽은 모든 이와 이 끔찍한 사건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이날 스리랑카의 교회와 고급 호텔 등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로 현재까지 최소 160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보도했다.교황은 아울러 시리아와 예멘, 리비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수단, 베네수엘라, 니카라과에 이르기까지 분쟁과 내전, 정치 불안에 신음하는 지구촌 곳곳을 열거하면서 갈등 종식과 평화정착을 강조했다. 교황은 시리아 내전으로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한 수백만 명의 시리아 주민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치인들이 공동선과 평화정착에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분쟁 지역을 비롯한 세계 지도자가 군비 경쟁과 무기 확산을 끝내기 위해 협력하라고 당부했다.
2019.04.21 I 김성훈 기자
KIST, 화학무기 독성제거 가능한 고활성 제독촉매 개발
  • KIST, 화학무기 독성제거 가능한 고활성 제독촉매 개발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화학무기는 극소량으로 대량학살이 가능해 전 세계가 ‘화학무기금지조약’을 맺고 생산과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시리아 내전과 테러 등에 사용되면서 효과적인 보호 방법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화학무기에 대응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독촉매 개발에 성공했다.(a) 가격 경쟁력을 가지면서,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촉매활성을 극대화시킨 MOF 나노-촉매소재의 고용량 제조방법 개발을 통하여 본 소재의 실증화 가능성 규명.(b) 양자화학계산법을 기반으로 반응 에너지의 계산을 통하여 촉매 반응 메커니즘 규명 및 해석.(c) 기존과 달리 고성능의 촉매성능을 지속할 수 있는 제독 시스템 개발과 실증화된 코팅소재, 보호의 또는 방독면 등으로의 응용개발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제시. 그래픽=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백경열 박사팀이 원재료의 농도 및 산도(pH) 조절과 같은 간단한 방법을 통해 높은 효율을 보이는 나노미터 수준 균일한 입자크기 지르코늄(Zr) 기반의 제독 촉매를 대량으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활성탄 기반의 제독제는 독성 화학물질을 흡착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흡착된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재처리 과정에서 2차 오염 문제가 발생했다. 또 기존의 제독촉매 소재는 복잡한 유기물을 합성하는 과정이 필요해 대량생산이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었다.KIST 연구진은 기존 제독방법인 흡착의 한계를 넘은 직접 독성제거가 가능한 촉매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금속유기물 골격체(MOF, Metal-Organic Framework) 중 가격이 저렴하고 제조방법이 간단한 ‘UiO-66’이라는 소재를 기반으로 약 100㎚ 입자크기의 MOF 합성에 성공했다. 새로 개발된 촉매는 기존 촉매의 1/6수준의 부피를 갖고 있어 부피 대비 표면적이 높아 기존 소재보다 100배 이상 높은 반응효율을 기록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제독 성능을 보였다. 또 KIST 연구진은 양자화학계산을 통해 기존의 촉매소재가 일회성 사용에 그쳤던 원인을 밝혀냈다. 이는 향후 지속 사용 가능한 촉매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제 코팅소재 및 방독면 등에 응용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KIST 백경열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촉매소재는 화학무기의 독성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라며 “기존의 제독제와 함께 사용하면 화학무기 또는 고위험성 화학물질로부터 보다 능동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민군융합기술 연구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촉매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2019.02.12 I 이연호 기자
2개의 공간, 4개의 이야기…연극 '더 헬멧' 다시 무대에
  • 2개의 공간, 4개의 이야기…연극 '더 헬멧' 다시 무대에
  • 연극 ‘더 헬멧: 룸스 Vol.1’ 출연진. (좌측 상단부터) 김종태, 양승리, 소정화, 김보정, 김국희, 한송희, 이호영, 이정수, 강정우, 김슬기(사진=아이엠컬처).[이데일리 장병호 기자]연극 ‘더 헬멧: 룸스 Vol.1’(이하 ‘더 헬멧’)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S씨어터에서 재공연에 올랐다.‘더 헬멧’은 공연장을 ‘룸 서울’과 ‘룸 알레포’라는 2개의 시공간으로 나눠 진행하는 공연이다. 각 에피소드 안에서 ‘룸 서울’은 백골단(빅 룸)과 학생(스몰 룸)의 이야기. ‘룸 알레포’는 화이트헬멧(빅 룸)과 아이(스몰 룸)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연출가 김태형-작가 지이선 콤비가 4개의 대본으로 이뤄진 4개의 공연으로 지난해 초연해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다.제목처럼 ‘하얀 헬멧’을 키워드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룸 알레포’에서 등장하는 ‘화이트 헬멧’은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활동하는 민간 구조대를 가리킨다. ‘룸 서울’에서 보여주는 ‘백골단’은 1987년과 1991년 사복 경찰관으로 구성해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했던 경찰 부대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또는 죽이기 위해 쓰는 헬멧의 두 가지의 의미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이번 재공연에는 초연 출연진인 이호영·이정수·한송희 외에 김종태·양승리·소정화·김보정·김국희·강정우·김슬기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룸 서울’과 ‘룸 알레포’의 ‘스몰 룸’ 공연은 이미 매진됐다. 공연은 오는 2월 27일까지.
2019.01.09 I 장병호 기자
아기 예수도 난민이었다
  • [목멱칼럼]아기 예수도 난민이었다
  • [정영훈 한국여성연구소 소장] 며칠 전 캐나다 몬트리올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첫 방문이었다. 그동안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몬트리올의 이미지는 올림픽이었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첫 올림픽 금메달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양정모 선수가 자랑스러운 메달을 걸고 카퍼레이드를 벌였고, 학생이었던 나는 내내 몬트리올 올림픽을 입에 올리는 뉴스와 특집 프로그램을 보며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도시의 곳곳에서 나는 성당을 보았다. 거의 매 구역마다 크고 아름다운 성당이 있어서 안에 들어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내부를 구경했고, 불어는 물론 영어조차 더듬거리면서도 꼼꼼하게 그 연혁을 들여다보곤 했다. 특히 노트르담 성당은 짧은 기간 동안 세 번이나 갔었다. 노트르담(Notre-Dame)은 성모 마리아란 뜻이다. 당연하게도 이 이름을 가진 성당이 세계 곳곳에 많이 존재한다. 가장 잘 알려진 곳이 중세 고딕 건축의 걸작이라고 알려진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일 것이다. 몬트리올의 그곳은 특히 성당 내부가 아름다웠다. 1824년에 처음 건축을 시작해서 여러 번의 개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채광과 조명이 21세기적으로, 초현대적으로 보였다. 소리 울림도 좋아서 크고 작은 음악회가 자주 열린다고 했다. 낯선 도시에서 낯선 언어에 둘러싸여 낯선 예배당에 (나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므로) 혼자 앉아 있자니, 자연히 낯선 곳으로 떠도는 사람들이 떠오르면서 ‘예수 가족도 난민이었습니다’라는 말이 기억났다. 올 여름 예멘에서 온 난민들이 제주도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해준 말이었다. 마리아와 요셉을 부모로 두고 태어난 예수는, 두 살 이하 사내아이를 죽이라는 왕의 명령을 피해 살던 곳 베들레헴을 떠나 남의 나라 이집트까지 갔다. 다행히 이집트 사람들은 그들을 내쫓거나 죽이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그곳에서 3년간 살며 영아살해라는 끔찍한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2010여 년이 지났을 때, 내전을 피해 가족과 함께 시리아를 떠났던 세 살 배기 소년 크루디가 있었다. 2000년 넘는 시차를 두고 난민 가족이라는 점에서 두 소년의 모습은 꼭 닮아 있었다. 그러나 아기 예수와는 달리, 크루디는 모든 곳에서 쫓겨나 결국 터키 해변에서 비극적인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한 아이는 살아 인류를 구원했지만, 한 아이는 죽어 받아줄 곳 없는 삶의 비극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신의 아들과 사람의 아들에 관한 교리를 논하고 싶지 않다. 다만 우리 모두는 사실은 한때 혹은 영원히 자기 땅에서 내쫒긴 자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고 말하고 싶다. 한국전쟁 당시 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난 수많은 이북 출신 피난민 가운데 나의 아버지도 있었다. 그는 인간이 고향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평생을 통해 비극적으로 증명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나는 태초부터 이 땅의 주민인양 살고 있지만, 사실은 피난민의 자식으로 내 삶의 뿌리가 ‘난민의 기억’ 위에 있다는 것을 때때로 확인한다. 예수가 태어났다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보잘 것 없어 서럽고 힘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전해졌음을 축하하는 시기이다. 이 세상의 삶이 언제든 덧없이 끝날 수 있으니 삶의 중심을 눈앞의 것에 두지 말라는 메시지가 전해진 때이기도 하다. 예수와 그의 가족이 한때 난민이었음을, 그래서 세상의 모든 고향 떠나 고달픈 이들에게 구원이 될 수 있었음을 일깨우는 나날이다. 낯선 이에게 관대한 것이 실은 자신에게 관대할 수 있는 길임을 일 년에 한 번쯤이라도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 꼭 노트르담 성당에 가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2018.12.28 I 최은영 기자
  • 푸틴 "트럼프가 옳다"…시리아서 미군 철수 결정 환영
  • 시리아 사태 개입으로 중동 내 입지를 크게 키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반겼다. 푸틴 대통령은 20일(모스크바 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에서 병력을 철수키로 한 미국의 결정은 옳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IS 격퇴전에서 승리했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조직에 승리했는가에 관해서는,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동의한다”고 했다.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미군이 철수하고 있다는 어떤 징후도 아직 안 보인다”고 말해 미군 철수 발표의 의도나 속도에 대해 의구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았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에 내전 승리를 안긴 러시아는 그간 미군 철수를 꾸준히 요구했다. 앞서 전날 러시아 외무부의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도 백악관 대변인 발표 후 현지 채널원 방송에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법에 대한 실질적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결정”이라며 반겼다.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에 따른 세력 공백은 지정학적 균형을 흔드는 일대 변화로 여겨진다. 특히 시리아에서 미국과 각을 세운 아사드 정권, 러시아, 이란, 터키에 유리하고 이스라엘과 쿠르드 세력에는 불리해졌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최고경영자 마크 두보위츠는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란 지도자들에게 선물이며, 이 지역에는 재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 터키군 장악 시리아 '쿠르드 도시'서 차량폭탄…8명 사망
  • [이데일리 뉴스 속보팀] 터키군이 통제하는 시리아 북부에서 차량 폭탄공격이 발생해 8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 ’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시리아 북부 아프린에서 친(親)터키 시리아 반군을 상대로 차량을 이용한 폭탄공격이 발생했다.이 공격으로 주민과 반군 조직원 각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친 것으로 이 단체는 파악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아프린의 한 시장 부근 친터키 반군 부대 앞에서 폭탄을 실은 차량이 터졌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터키 국영 테레테(TRT) 방송도 아프린 시장에서 연쇄 폭탄공격으로 4명이 숨지고 약 2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달 13일에는 아프린에서 터키군 병사 1명이 도시에 잠입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의 총격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터키는 올해 1월 아프린에서 군사작전을 벌여 두 달 만에 도시에서 YPG를 몰아냈다. 아프린에는 원래 쿠르드 주민이 다수였지만 도시가 터키 세력에 점령된 후 아랍인이 대거 유입되고 빠르게 ‘터키화’를 벌이고 있다. 터키 하타이주(州)가 아프린의 주민 행정을 관할하며 터키 이동통신 서비스가 제공된다.
2018.12.16 I e뉴스팀 기자
시리아 내전 참전국들…미국만 쏙 빼고 평화종식 논의
  • 시리아 내전 참전국들…미국만 쏙 빼고 평화종식 논의
  •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AFP PHOTO)[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독일, 프랑스, 러시아, 터키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 8년 간의 시리아 내전을 평화적으로 끝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이 빠져 있어서 눈길을 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4자 회담을 개최하고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에서 휴전을 촉구했다. 이들립은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주요 거점이다. 4개국 정상은 공동 성명을 내고 “시리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휴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연말까지 유엔에 전후(戰後) 헌법위원회를 구성해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외에도 인도주의 단체들이 안전하게 시리아 전역에 접근,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을 지지해 온 독일, 프랑스, 터키 정상들이 참석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초대받지 못했다. 러시아와 터키가 시리아 해법과 관련, 미국을 배제하고 국제사회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러시아와 터키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편에 각각 서서 싸워왔으나, 작년부터는 이란과 함께 시리아 사태를 종결시키기 위한 다양한 국제적 노력을 펼쳐 왔다. 러시아가 지원하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군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이후 유엔이 주도해 온 시리아 평화협상이 지지부진해진 탓이다. 메르켈 총리는 4자 회담을 마치고 “구속력이 있는 합의는 아니지만 시리아 사태 해소에 동기를 부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8.10.28 I 방성훈 기자
방러 볼턴, 러 국방과 회담…"국제·지역 안보 이슈 논의"
  • 방러 볼턴, 러 국방과 회담…"국제·지역 안보 이슈 논의"
  • 볼턴 보좌관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등에 대해 논의했다.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쇼이구 장관과 볼턴 보좌관 간 회담 사실을 밝히며 “전략공격무기, 중거리 핵전력 조약, 중동·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여러 지역 안보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회담은 건설적이었으며 세계 여러 지역에서의 국제·지역 안보와 관련한 광범위한 이슈들이 논의됐다”고 소개했다.쇼이구 장관과 볼턴 보좌관 간 회담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INF 탈퇴 경고로 미-러 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루어졌다.볼턴 보좌관은 전날 방러 첫 일정으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안보 수석 격),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정부 인사들과 만난 데 이어 이날 쇼이구 장관과 회동했다.쇼이구 장관은 회담에서 “오늘날 세계에는 우리가 공동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핵억지(핵확산 저지)와 같은 전략적 문제는 물론 시리아 내전과 같은 오랜 대규모 분쟁 해결 문제 등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그는 시리아 분쟁 해결 과정에서의 미-러 공조를 최근 양국 공조의 긍정적 사례로 들었다.쇼이구는 이어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미-러 양자 관계와 관련 “지난 여름 헬싱키 미-러 정상회담은 양국 간 유대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첫 번째 본격 정상회담을 하고 국제현안과 양자 관계를 논의한 바 있다.이에 볼턴 보좌관은 “”러시아와의 대화를 강화하기 위해 방러했다“면서 ”헬싱키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 뒤 우리는 서로 간 대화를 확대하고 심화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과제를 맡았다“고 화답했다.볼턴은 ”시리아에 관한 미-러 협의가 유익하고 생산적이었다는 (쇼이구 장관의) 견해에 확실히 동의한다“면서 ”우리는 여러 방안을 통해 그러한 대화를 확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볼턴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쇼이구 장관과 대화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INF 탈퇴 경고 발언과 관련한 미국 측 입장을 설명하고 양자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과 양자 관계, 시리아, 지역 분쟁, 전략 안보 등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10.23 I 임정우 기자
트럼프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 파기할 것"…新냉전 우려 확산(종합)
  • 트럼프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 파기할 것"…新냉전 우려 확산(종합)
  •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IRNFT 또는 INF협약)을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안보 균형이 무너지면서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州) 엘코에서 11·6 중간선거 지원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모스크바가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을 위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위반했다는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INF협약은 지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이다.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사거리 500~5500km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고, 기존 핵무기를 전량 폐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대표적인 냉전 종식 협정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협정을 파기하겠다”며 “그런 다음 우리도 무기를 개발할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무기를 만들고 있는데 우리만 조약을 지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모스크바와 새로운 무기 협정을 체결해 무기를 상당히 줄일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를 위반하고 지속적으로 무기를 개발하자, 똑같이 무기를 늘려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의 선거 개입 시도 의혹을 비롯해 미국 내부에서 반(反)러시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아울러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전날 러시아가 수년 동안 협정을 위반해 무기를 개발해왔으며, 중국은 서태평양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중거리 핵무기를 증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역시 이에 대처하려고 했으나 협정이 걸림돌로 작용,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파기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왔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장기적으로 중국이 개발한 중거리미사일에 대응할 준비를 이미 시작했으며, 과도기적으로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 잠수함 등에서 발사하던 기존 미사일을 지상발사형으로 개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미사일은 일본이나 괌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수주 안에 조약 파기에 공식 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오는 22~2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협정 파기 방침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작년 2월 러시아가 미국의 항의에도 미사일 배치를 강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동안 미국 정보보고서에서 러시아 순항 미사일을 ‘SSC-X-8’로 표기해 왔으나, 더이상 ‘X’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 이는 미사일이 개발단계를 지나 실전 배치된 상태라는 뜻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보기 위한 러시아의 도발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 순항미사일은 지난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에도 협정 위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러시아에 협정 위반 사항을 시정토록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사일 개발을 강행해 실전 배치까지 추진했다.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다가 2016년 11월에서야 제네바 협약에 따라 관련 문제를 다루는 특별 검증위원회를 소집했다. 러시아는 이 자리에서 협정 위반 사실을 부인했다. 문제는 이 미사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국가들에겐 실질적인 군사 위협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미국의 협정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러시아, 중국의 핵개발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新) 냉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비롯해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사태, 이란 핵협정 등 각종 현안에서 양국이 충돌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어서다. 러시아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파기와 관련,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으나 언론 등을 통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알렉세이 푸시코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미국이 탈퇴하면 세계의 전략적 안정성이 다시 타격을 입게 된다. 2001년 미국의 탄도탄요격미사일조약(ABM) 탈퇴가 첫 타격이었다”면서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냉전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란츠 클린세비치 상원의원도 “미국이 러시아를 군비경쟁에 끌어들이려 한다”며 “러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새로운, 위험한 난제가 생겨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를 지냈던 스티븐 파이퍼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모스크바는 아무런 제약 없이 SSC-8 순항미사일과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마음껏 배치할 것”이라며, 조약 파기가 되레 유럽의 안보 위험을 증가시켜 각국의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8.10.21 I 방성훈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 330명…주요 후보는 누구
  •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현지시간으로 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5일 오후 6시)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올해 수상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벨위원회는 관련 후보 접수는 지난 2월1일 공식 마감됐으며, 후보는 330명이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다른 이유로 받게 되거나 후보로 올랐을 수는 있지만,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 성과는 실제 올해 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관련한 정상회담 성과는 내년에 기대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추천 후보로는 국제기구인 유엔난민기구(UNHCR),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야권 성향 일간지인 ‘노바야 가제타(Novaya Gazeta)’와 고문 희생자들을 돕는 인권단체 등이 꼽힌다. 시리아에서 활동했던 자원봉사 구조단체인 ‘화이트 헬멧’과 콩고 내전 희생자를 도운 콩고의 의사 데니스 무퀘게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후보로 추천을 받았다. 노르웨이 진보당 소속 한 의원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활약한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의 군사조직 페슈메르가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노벨평화상은 스웨덴 발명가인 노벨의 뜻에 따라 제정돼 지난 1901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98차례 시상됐으며 작년에는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O)이 수상했다.
2018.10.05 I 김경민 기자
  • "러 공습으로 3년간 시리아서 1만8천명 숨져…8천명은 민간인"
  •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시리아에서 러시아군 공습으로 지난 3년 동안 주민 8천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민간 단체가 집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8천96명으로 파악됐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는 2015년 9월 30일 시리아 반군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공습을 시작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러시아군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약 44%인 7천988명이 민간인이다. IS 조직원 5천233명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제거됐다. 앞서 이달 시리아인권관측소는 IS 격퇴 국제동맹군의 공습으로 4년간 시리아에서 1만1천846명이 숨졌고, 그 가운데 주민이 3천331명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러시아군은 국제동맹군보다 공습 기간이 1년 짧은데도, 민간인 인명피해는 2배가 넘는다. 그간 인권단체와 서방 각국은 러시아군이 알레포와 동(東)구타 등에서 민간인 시설을 무차별 공습한다고 비난했다. 이날 시리아 반군 지역 구호단체인 ‘하얀헬멧’, 즉 시리아민방위도 보고서를 내고, 러시아군이 민간인 밀집 시설을 공습한 현장에 출동한 기록이 수십 차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하얀헬멧은 보고서에서 지난 3년간 러시아군 폭격을 당한 학교와 의료시설 각각 19곳과 20곳, 시장 12곳에 출동했다고 기술했다. 하얀헬멧 구조센터 21곳도 폭격을 당했다고 보고했다. 국제사회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는 러시아의 적극적인 개입은 시리아내전의 전세를 역전시켜, 2016년 말부터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러시아가 공습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반군 거점은 이들립주(州)만 남았으며 아사드 정권은 반군과 내전 종식을 눈앞에 뒀다. /연합뉴스
2018.10.01 I 김경민 기자
러시아 “시리아에 새 방공미사일 공급”…이스라엘 영향 불가피
  • 러시아 “시리아에 새 방공미사일 공급”…이스라엘 영향 불가피
  •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제공)[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이스라엘군이 시리아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정찰기가 격추된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가 시리아에 새로운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공급해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24일(모스크바 현지시간) TV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추가 안보 조처를 지시했고 러시아 국방부는 시리아 방공망 현대화를 결정했다”며 “2주 안에 시리아군에 현재보다 발전한 S-300 방공미사일시스템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리아 지중해 일대에서 시리아 영토를 공격하려는 군용기를 상대로 위성항법장치, 레이더, 교신시스템을 교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러시아가 시리아 방공만 수준을 높이는 이유는 시리아에서 러시아 군용기 일류신(IL)-20이 시리아군 방공미사일 S-200에 격추된 데 따른 것이다.앞서 이달 17일 시리아군은 서부 라타키아 상공에서 작전 중이던 이스라엘 전투기를 공격하는 도중 S-200 방공미사일로 아군인 IL-20기를 맞췄다. 이 사고로 IL-20기 탑승자 15명 전원이 사망했다.이스라엘은 20일 대표단을 보내 러시아군과 사건 자료를 공유하며 IL-20기 피격이 시리아군 잘못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이스라엘에 책임을 돌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23일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스라엘 전투기 조종사가 IL-20기를 엄폐물 삼아 시리아군 미사일에 노출됐고 이스라엘군이 잘못된 작전지역 정보로 러시아군을 오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군이 제공한 정보는 러시아 국방부가 내린 결론과 배치된다”며 이스라엘군이 제시한 사건 경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네타냐후 총리는 숨진 IL-20기 탑승자에 관해 거듭 조의를 표했으며 러시아의 S-300 공급 결정과 관련해 지역 위험을 키우는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스라엘 총리실을 인용해 보도했다. 5년 전 러시아는 시리아에 S-300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이스라엘 요청으로 인도가 보류된 바 있다. 시리아 방공망 수준이 높아지면 시리아를 수시로 드나들며 공습을 벌이던 이스라엘 작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전 기간 동안 시리아 내 이란 패권 확산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수시로 시리아를 공습했다. 그간 공습은 시리아 정부 관할 지역의 제공권을 가진 러시아의 ‘협조적 묵인’ 덕분이었다.
2018.09.25 I 이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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